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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캡틴 레스 쓰기 전에 질문이 있는데요, 크토니안(기생충)과 그 알의 크기는 어느정도인가요? 또한 숙주가 크토니안화하기 전 잠복기동안 그가 감염되었다는 걸 알아챌 수 있는 지표가 있나요? +이건 별로 관계 없는 질문이지만 아웃월드에 크토니안 말고 다른 생명체가 존재하나요?
Q. 크토니안과 그 알의 크기는? A.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크기만큼 작은 것부터 대형견의 크기만큼 다양합니다. 발견된 순수 크토니안은 이렇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종에는 더 큰 게 있을지 몰라요 ♪ 기생상태의 알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의 크기부터 타조알까지 다양한 크기를 보입니다!
Q. 잠복기의 증상? A. 안타깝게도 알아차릴 방법이 없습니다. 간헐적인 두통과 가슴의 답답함 그리고 소화불량 정도인지라 대부분은 그냥 넘어가고 말죠. 크토니안화 하게되기 직전에 정신착란과 붉은 반점 그리고 고열등을 동반하며 완전히 부화했을 때 몸을 찢고 나오기 전에 잠시동안 제정신으로 돌아다닐 수 있으나 외형은 이미 뒤틀린 이후입니다.
Q. 다른 생명체의 여부? A. 없습니다. 애초에 아웃월드에 있는 모든 생명체를 크토니안이라 지칭합니다.
이곳은 A지구의 구석지의 외딴 골목. 일주일 전 이니시에이터 자격증을 딴 유페미아는, 이니시에이터가 된 후의 첫 관찰대상을 쫓아 이곳까지 오게되었다. 관찰 대상은 마치 정신착란을 듯 마구 날뛰던, 빨간 반점이 두드러기처럼 나 있는 들개. 허수지구에서 강을 건너 넘어온걸까?
들개는 가쁜 숨을 몰아쉬더니, 이곳 인적 드문 골목에서 마지막 눈을 감는다.
그리고, 크토니안이 눈을 뜬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구만."
"역시 30년 넘는 전문가의 눈은 못 속이는 게지,"라고 잠시 자아도취에 빠져 있던 유페미아는, 촉수로 뒤덮이고 점액을 질척거려 더 이상 개라고 부를 수 없는 짐승을 조준하고...
사진을 찍는다?
아, 뭐, 왜. 크토니안이 발현되는 그 순간은 희귀한 데이터란 말이다! 영상자료를 남겨 둬야지!
그래도 이곳은 사람이 많은 A지구. 크토니안을 관찰한답시고 오래 방치해뒀다간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따라서 이번엔 제대로 마취총으로 조준하고 쏘려는데,
A지구에서 메모장을 들고 느긋한 시간을 보내다가 크토니안을 죽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볼펜을 오른쪽 관자놀이에 대며 고민하는 사이 걸어다니다가 골목길 까지 이동했다. 골목길은 인적이 적어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보내기에는 쾌적한 장소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골목길 자체가 쾌적한 장소라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겠지만.
"...크토니안."
12게이지 탄환으로 찢어죽여도 시원치 않을 그 개처럼 생긴 놈이 보였다. 죽일 수 있을때 죽여두는게 내 마음에 안정을 가져오기때문에 들고다니는 산탄총의 약실에 강선된 슬러그 탄환을 집어넣었다. 슬러그 탄환 한개면 저런 잡종은 확실하게 분쇄할 수 있을 것이다.
"죽어."
모습을 들키지 않도록 작게. 마치 심장에 작은 폴딩나이프를 쑤셔넣는듯한 감각으로 말을 읇조리고 조준선에 있는 그것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뭘 망설이는거죠?"
그것에 총을 겨누고있는 아줌마(혹은 할머니)를 향해 말했다. 저것을 죽이는데 왜 망설일 필요가 있다는 말인가. 결단은 빠르게, 실행은 신속하게. 죽일때는, 잔혹하게.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이 없다. 지금 막 크토니안화한 싱싱한(...) 개체를 눈 앞에서 잃어버린 유페미아는, 이니시에이터라는 본분을 잊고 연구자 시절로 돌아가 있다.
"거기, 자네! 샘플을 이렇게 훼손하면 어떻게 하나!"
"에에잉, 오래간만의 싱싱한 개체였는데, 망했구만."
하는 수 없다. 변화에 따른 빠른 상황 펀단과 대처는 연구자의 미덕이다. 비록 크토니안은 죽었지만, 그 혈액에는 분명 순수 크토니안이 남아 있을 터였다. 유페미아는 신속히 가방에서 라텍스 장갑을 꺼내 크토니안을 뒤집어 가며 그 크기와 촉수의 수 등을 세고는, 수첩에 그 내용을 기록해 나간다.
도대체 뭘 위한 샘플인지도 모르는데 어쩌라는 말인가. '망했다' 라는 말을 듣고 무슨 수가 있겠냐는듯 손을 저어보인다. 그리고 라텍스 장갑과 그 용도를 보고는 살짝 얼굴을 찡그리다가 곧 바로 표정을 평상시 대로 바꾼다. 저 아줌마도 수첩을 가지고다니네. 이런 길바닥에서 다 찢어진 시체를 뒤적이는데 훼손이고 뭐고가 있는걸까. 하지만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겠다 싶어 자신도 수첩을 들고 그 수첩에 글을 써 나간다.
양보하고 말고를 운운하기 전에 애초에 개 크토니안을 처리한 사람은 에너드, 즉 크토니안 시체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 역시 자신이 아니라 에너드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만족스러울 만큼 데이터를 채집한 유페미아는 자리에서 일어서 에너드가 시체를 가져갈 수 있도록 비켜준다.
그리고는, 비위생적이라 느끼는 에너드의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라텍스 장갑을 벗고는 악수를 청하는 것이다.
"이것도 인연인데 통성명부터 하지. 불스트뢰드. 유페미아 불스트뢰드라고 하네."
취미라는 말에는,
"그렇구만, 그렇구만. 이상해 보일지 몰라도 이건 내 취미일세. 몇 달 전만 해도 직업이었겠지만 말일세."
하지만 몇 달 전에는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데이터를 모으지는 않았다. 대학교 연구실과 계액을 맺은 이니시에이터들이 모아온 데이터를 연구실에서 편하게 분석만 했을 뿐. 즉 이런 더티 잡은 유페미아에게도 사실 처음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