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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라의 부탁을 들은 미호는 인터폰으로 전화를 걸어 마리아를 보내달라 했습니다. 곧 딸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키아라의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당연히 조심해야지요, 누구 때문에라도."
말을 마치고 키아라는 옅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흉흉하다고 한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라도 그녀는 절대 쉽게 죽을 수 없었습니다. 잠깐 담소를 나누고 있으니 방문이 스르륵 열립니다. 문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마리아는 쏜살같이 달려가 엄마의 품 안으로 쏘옥 뛰어들었습니다. 엄마가 많이 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딸을 품에 안은 키아라의 표정도 금세 환해집니다.
"마리아, 그동안 잘 지냈니? 미호 언니 말은 잘 듣고?"
마리아는 잘 지냈다며, 미호 언니 말도 잘 듣는다며 말하곤 뿌듯한 듯이 키아라의 품 안에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키아라는 그런 딸의 모습에 흐뭇해하며 마리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줍니다.
사람이 대답을 하지 않더라도 숨도 쉬지 않고 말을 하는 모습은 생기발랄 그 자체였다. 문제는 생기발랄한 사람이 40대를 넘긴(가설) 아주머니 라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차라리 10대 소년이든 소녀였다면 귀엽게라도 보였겠지만ㅡ
"아니, 좀 천천히. 천천히ㅡ"
말하라고 하는 순간에도 눈 앞에있는 사람은 생기발랄한 상태로 설명을 하고 있었고 오른손에 잡고있었던 맥주를 놓고 수첩과 펜을 꺼내들었다. 그러고는 무언가를 적으려다 말고 적으려다 말았다가 작게 중얼거린다.
"글러먹었구만."
수첩에 '그냥 산탄총이나 쏴 갈기라고!' 라고 적어두고는 수첩을 닫고 도로 주머니 안으로 집어넣었다. 이렇게 빨라서야 적는게 따라잡지를 못한다. 포기하고 말을 듣기로 마음먹고 그 말이 끝나갈 즈음에야 입을 열었다.
"제법 그럴듯한 가설이군요."
하지만 이 '빌어먹을 놈들' 이 기생숙주를 찾을 수 있는곳이 여기만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 '빌어먹을 놈들' 은 본래 기생생물이고 이미 다른 세계에서 우리와는 다른 생물으로 번식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정말 소설같은 이야기다. 어쩌면 다른 차원에서는 기생밖에 할 수 있는게 없는 하등생물취급을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 하등생물에게 애먹고 있는 실정이다만.
"아뇨, 괜찮습니다. 애초에 제가 권한것이고."
제법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소설의 소재로는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며 갑자기 간지러워지는 콧등을 긁었다. 아, 간지럽네.
언니라고 부를 나이는 지났지만요. 하고 속으로 생각하며 쓴웃음을 지은 미호는 저리도 좋을까 하고 중얼거리며 모녀의 재회를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보았습니다.
" 자, 여기 송화밀수에요. 한 잔 더 해요 키아라. 마리아는 쥬스로 괜찮지? "
포도쥬스. 유기농으로 길렀다지만 요즘같은 세상에 유기농이니 어쩌니 하는 게 다 무슨 소용일까요 하고 피식 웃은 미호는 제 몫의 차를 따르곤 저도 마리아같은 딸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마리아, 차라리 나랑 살래? 하고 장난스레 말하곤 가서 엄마 보여주기로 한 그림 가져오라며 마리아를 보냈습니다.
사실 이건 유페미아가 대학에서 강연을 할 때도 자주 일어나던 일이었다. 유페미아 혼자 신이 나서 속사포로 떠들어대는 바람에, 필기를 하고 있던 학생들의 멘탈은 붕괴해 버리는... 한번은 이 때문에 수강취소율 47%를 찍어 총장에게 불려간 적도 있었다. 이제는 다 옛날 이야기이지만. 에잉, 옛 버릇이 잘 안 죽는구만. 유페미아는 스스로를 향해 멋적은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럴듯한 가설이고 말고. 학회에서는 유력한 가설 취급을 받았다네."
그 가설을 발표한 사람이 자신이 아니었다는 것은 무시하자. 쥴스-하퍼의 발표 후 같은 내용을 발표하려 하자 비웃음을 받았다는 것도. 그건 어디까지나 도난맞은 "내 가설"이었으니까 말이다.
"아웃월드에서 넘어온 생물들은 모두 다 '크토니안'이라고 칭하고, 이 크토니안들은 모두 다 인월드 생명체를 숙주로 삼을 수는 있지만 서로를 숙주로 삼을 수는 없다는 특징을 가지니까 말일세. 최소한, 우리가 아는 한은 말이야. 때문에, 그들이 차원벽이라도 뚫을 수 없는 이상 아웃월드에 그들의 숙주가 될 생명체는 없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네."
마리아는 미호의 말에 힘차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 다음 이어지는, 같이 살자는 미호의 말에 마리아는 금세 고민하는 표정이 되었습니다. 미호 언니도 좋은데, 엄마도 좋고. 마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질문을 받은 어린아이 같은 모습입니다. 이내 미호는 마리아를 다시 내려보냅니다. 엄마 보여주려고 그린 그림이 있다나요? 키아라는 딸의 작품이 기대됩니다. 그런 마리아가 마냥 기특하기도 했습니다.
"마리아를 막 낳을 때가 그저께 같았는데, 벌써 저렇게 커버렸군요."
키아라는 말을 마치고 다시 차를 들이켰습니다. 앞으로도 아무 일 없이 건강하게 무럭무럭 커줬으면 좋겠네요.
정확한 정보가 없다는 말이 되는것이다. 하지만 크토니안의 세계가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관심밖의 이야기였다. 난 그저 크토니안을 죽이고싶었고, 죽이면 될 일이었으니까. 게다가 난 연구자도 아니다.
"덕분에 많은걸 알 수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이런 이야기는 맥주 한 잔으로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 일 것이다. 감사하다고 말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인세는 들어오고있지만 그 사건 이후로 들어오는 인세가 확실하게 줄어들었다. 대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을만한 여유는 없는것이다. 대학교에 갈 생각도 없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