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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나 뿐이 아니라 령 씨와 아이온 씨도 저 고양이는 마파람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까지 저 괴도 마파람이라는 이가 고양이를 물고 늘어질리가 없었으니까. 아무튼 령 씨는 거절할 이유가 없다는 느낌이었고, 아이온 씨는 조건하에 받아들여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말을 했다. 일단 나를 제외하고서라도 상관이 없다는 의견이 두 개나 있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내가 혼자 반대해도 곤란한 것일까?
"정말로 신과를 훔치지 않을 참이냐?"
"훔치지 않는다! 내 조건을 받아들이면!"
"그럼 대체 왜 신과를 훔치러 왔다는 거냐!"
"괴도에게 물건을 훔치는 이유는 없다!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는거냐!!"
"아니! 그럼 대체 왜 여기서는 또 훔치지 않겠다고 하는 거야? 고양이에게 신과를 배부르게 먹게 해주면 그냥 간다니. 너 대체 여기에 왜 온 건데?"
"신과를 훔치러 왔다!"
"야!!"
나도 모르게 너무 답답해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내가 정말로 바보인 것일까. 아니면... 저 녀석이 바보인 것일까. 영문을 도저히 알 수 없어 고개가 절로 도리도리 저어졌다. 절로 미간이 꾸욱 잡히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한편 고양이를 살짝 바라보니 고양이는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모습을 보였다. 대체 무슨 의미인 것인진 나도 알 수 없었기에 일단 넘기기로 했고, 나는 고민을 하면서 이야기했다.
"좋아. 어차피 신과는 누구나 원하는 이에게 배부르게 먹게 해주는 과일이니까... 딱히 문제는 없어."
"잠깐! 정말로?! 정말로 누구나 원하는 이는 배부르게 먹게 해주는 과일이냐?! 아무에게도 안 주는 그런 과일이 아니냐?!"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아니. 그게... 그러니까...그게..고양...이는 모른다! 난 모른다! 아무튼 그럼 물러나겠다! 더 할 말은 없겠지?"
아이온 씨와 령 씨의 말에 마파람인지 휘파람인지 뭔지 하는 이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왜 저러는지 나로서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어디서 이상한 소리라도 듣고 온 것일까? 그저 난감한 표정이 지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고양이는 령 씨가 내민 신과를 보더니 야금야금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고양이도 느낄 수 있는 단 맛. 그것이 바로 신과니까. 당연히 맛이 좋아서 계속 먹을 수밖에 없겠지.
"보았지? 고양이에게 신과는 책임지고 제공하겠어!"
"흥! 그렇다면 나도 약속대로 물러나겠다! 안녕이다!!"
이어 마파람의 목 부분에서 뭔가가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한 돌풍소리가 저 편에서 들려왔고, 순식간에 마파람은 바람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아무래도 신통술을 사용해서 도망친 모양이었다. 자연스럽게 남아있는 것은 우리들과 고양이 뿐이었다. 나는 일단 결계를 없애버렸고,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모두를 바라보았다. 일단...잘은 모르겠지만 문제는 해결된 것일까?
"저기..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신과를 지킨 모양입니다! 그런고로 여기에 와주셔서 같이 있어준 여러분들에게 감사인사를 올리겠습니다! 저기, 혹시 바라는 것이 있으십니까? 뭔가 답례라도 하고 싶습니다만!"
일단 모두가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었기에, 나는 모두에게 원하는 것이 없는지를 물어보았다.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것이라면 들어주기 위해서였다.
둘 다 바라는 것이 없다니. 그건 조금 아쉬운 일이었다. 딸랑거리는 방울소리와 함께 령 씨는 다른 곳으로 가봐도 좋냐는 물음을 던졌고 나는 그것에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이제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령 씨에겐 없을테니까 가고 싶다면 가는 것이 좋을테지. 그리고 아이온 씨를 바라보면서 나는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
"여러모로 모두 감사합니다! 고양이는 제가 신과를 많이 먹일테니까 맡겨주시고 가서 쉬시면 됩니다!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야옹. 야옹.
고양이는 계속해서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고양이를 바라보며, 나는 근처에 있는 신과 바구니를 가지고 왔고 그 신과들을 고양이의 앞에 놓아두었다. 이리도 신과가 먹고 싶었던 것일까? 고양이는 정신없이 신과를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대체 마파람의 목적은 무엇이었던걸까? 어째서 예고장을 보낸 것일까. 그 의문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기에 나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신과를 지켰으니 된겁니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며 나는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다른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래. 그것은 내가 이 라온하제에 막 들어왔을 때의 이야기다. 따뜻한 꽃이 가득 피어있는 그곳에 나는 도달했다. 듣자하니 이곳이 다솜이라던 모양인데 말이야. 다른 곳은 너무 부정한 곳이 많아서 뭔가 좀 평화롭고 살기 좋은 그런 곳을 찾아서 떠나다보니 이 라온하제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다솜에서 나는 어느 한 아기 고양이를 만날 수 있었다. 벚꽃나무 아래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던 고양이의 모습이었다. 덧붙여서 난 고양이 수인 신이기에, 고양이와 말을 할 수 있었다.
"안녕! 귀여운 고양아!"
동족이라면 동족이고, 동족이 아니라면 아닌 그 고양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곳이 다솜이라는 곳도, 여기가 따뜨하다는 곳도, 여기에는 좋은 이들이 많다는 것도. 그렇다면 내가 괴도질을 하지 않아도 좋은 것일까? 좋아! 좋은 곳에 왔어!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이었다. 고양이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비나리라는 곳에 신과가 있는데 달콤하대. 먹고 싶어. 그거.
"신과? 아아. 신과. 먹고 싶으면 먹으면 되는 거 아니야? 가서 달라고 하면 안 돼?"
-그 신과를 기르는 늑대 신님이 있어. 너무 소중하게 기르고 있어. 달라고 해도 안 줄 것 같아.
"...야. 그건 조금 힘들겠다. 내가 살면서 느낀 건데 말이야. 그런 이들은 보통 달라고 해도 잘 안주지. 어쩔 수 없어. 그 신들도 일단 먹고 살아야하잖아. 그러니까 상품은 잘 안 주는 법이지. 하지만 너, 먹고 싶은 거지?"
-응. 먹고 싶어. 엄마에게도 주고 싶어.
"이런 착한 아이를 보았나! 좋아. 그럼 내가 도와줄게! 이건 너만 아는 비밀이야. 알았지? 난 사실 무엇이든지 훔쳐낼 수 있는 괴도 마파람이라고 해! 내가 그 과수원에 예고장을 보낼게! 그러니까 넌 내가 지시한 날에 과수원으로 몰래 들어가. 몰래 들어간 후에 거기서 신과를 배부르게 먹어. 어차피 없어져도 내가 훔친것처럼 취급될테니 괜찮아!"
-...오빠는 괜찮아? 그러면 미움 사잖아.
"으하하! 괴도는 원래 미움 받는 직업이야! 그러니 괜찮아!"
설마... 과수원에서 기르는 신과를 아무렇지도 않게 나눠주는 곳이었다니. 으하하! 내가 실수를 한 모양이네. 하지만 그런 큰 과수원에서도 신과를 나눠줄 정도고 고양이를 해치지 않는 신들이 가득한다면 이곳도 나름 살만한 것 같은데? 그렇다면 당분간 여기서 지내볼까? 이 낙원이라고 소문난 축복의 땅, 라온하제에서 말이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내 집이 있는 남쪽, 아라로 향했다.
나는 괴도 마파람.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과연 이 라온하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좋지 않겠어? 내가 괴도 일을 하지 않아도 좋고, 가끔 괴도로서 장난을 쳐도 재밌을 것 같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