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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꽤 넓은 지역을 돌아다녔는걸." 좀 더 꼼꼼히 돌아다녀도 괜찮았을텐데. 라고 생각하고는 포부와 론의 크기를 알아차린 리스를 바라봅니다.
"핸드니팅을 얇은 실으로 못하는 건 아니니까. 익숙해지면 얇은 실로도 할 수 있을 거야." "...보여 주고 싶은 거야..?" 사실 옷 쪽으로 가려면 핸드 니팅보다는 암니팅이 좀 더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신통술을 써서 줄이거나 늘리거나...? 아니면 베틀로 짜는 듯 하거나요.
"간소한 것도 좋아." 가장 별로인 건 뭔가 많은데도 안정되지 않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니까. 라고 하지만 아사의 방이 그런 데라는 게 함정일까나? 그런 걸 전혀 인지하지 않은 채로 리스가 서투르지만 열심히 하는 것을 지켜봅니다.
"핑거 니팅이 익숙해지면 얇은 실로 하는 거랑, 암니팅이랑, 진짜 두 손을 다 쓰는 자이언트 얀 니팅도 있거든." 내가 짜는 이거. 말이야. 라면서 커다란 담요같은 것을 짤 법한 두툼한 실을 들어올리고는 나중에 가르쳐줄게. 라고 말하면서 어설프지만 원칙대로 잘 만들어진 매듭을 보면서 똑같이 반복해서 원하는 길이만큼 매듭을 지어봐. 라고 말하려 합니다. 어차피 뜨개질은 실의 손상이 별로 없이 처음으로 다시 되돌릴 수 있으니까. 라고 고개를 끄덕이려 합니다.
아사 님의 말씀에 잠시 넓은 지역을 돌아다녔을 아사 님의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아사 님께서 보셨던 지역들은 얼마나 넓고 거대했을까요? 그것은 분명 자신이 봐왔던 지역의 모습과는 달랐을 것이었고, 그 수나 그 크기마저도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컸을 것이 분명했다. ...저도 그렇게 넓은 시야를 가진다면, 아사 님처럼 지혜로워질 수 있을까요? 잠시 예전에 은호 님께서 주셨던 조언이 문득 떠올랐다.
"...네,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핸드 니팅 씨를 열심히 연습해서 좀 더 익숙해지면 아사 님의 말씀대로 얇은 실 씨로도 할 수 있을테니까... '아사 님께서 잘 가르쳐주셔서 제가 이렇게 만들 수 있었어요!' 하고 아사 님께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고개를 두어 번 끄덕끄덕이며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그리고 아사 님께서 자신의 집에 대하여 간소한 것도 좋다고 하자 기분 좋은 듯이 배시시, 입꼬리를 올리며 한 박자 늦게 "...감사합니다." 하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아사 님의 설명을 듣고 잠시 시선을 두툼한 실로 두며,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감탄했다.
"...와아... 실 씨가 엄청 커요...! 무척 폭신해보여서 예뻐요."
저도 언젠가는 저런 실 씨를 아사 님처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을까요? 두근두근, 기대되는 마음이 커져갔다. 아무튼 이내 시작하게 된 핸드 니팅 수업. 아사 님께서 직접 시범을 보여주시는 것을 뚫어져라 지켜보며, 마찬가지로 천천히 손을 움직여 매듭을 지어보았다. 그러자 아직 조금은 어설퍼 보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완성된 매듭. 그에 이어서 들려오는 아사 님의 설명에 고개를 세게 위아래로 끄덕끄덕였다. 그리고는 다시 손을 꼬물꼬물 움직여 열심히 매듭을 떠보기 시작했다.
"......"
집중을 하느라 목소리는 사라졌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점차 익숙해진 손은 제법 속도가 붙어 열심히 매듭을 길게, 길게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느릿하던 평소의 모습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속도. 그동안 배울 기회가 없어서 못 했을 뿐, 의외로 재능이 있어보이는 듯한 동작으로 조용히 계속해서 손을 움직였고, 목을 한 번 정도 감을 수 있는 길이 즈음이 되어서야 잠시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아사 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길게 매듭이 지어진 실을 살짝 들어올려 보여주었다.
"...이 정도면 될까요, 아사 님?"
/ 오오...! 동영상 진짜 신기해요! XD 해보고 싶은데 실도 비싸서 엄두가 안 나네요...ㅠㅠㅠ
"그렇구나.." 많은 이들을 보아온 터라 큰 감흥은 없는 듯한 말이었습니다. 그래도 감사 인사는 조금 쑥쓰러우려나. 많이 잃어버린 감정입니다. 실 씨가 무척 크다는 말에 그건 그렇지. 생각보다 상당히 폭신하고 의외로 가벼워. 라고 말하면서 생각보다 처음 하는 것 치고는 잘 하는 것을 힐긋 보면서 손은 기계적으로 커다란 담요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건 리스 마음대로지." 리스가 원한다면 온몸을 칭칭 감을 정도로도 가능할 거지만. 처음 하는 거니까 이정도로도 충분할 것 같네. 라고 덧붙이면서 마무리를 예전에 짜뒀던 걸 살짝 풀어서 손에 꿰고는 천천히 따라해보라면서 동작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지금은 작은 쁘띠 목도리지만. 익숙해지면 암니팅이나, 도구를 이용한 것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재능있어 보여. 라고 담백하게 말하는군요. 도구를 쓰는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네. 라고 생각하는 듯 결과물을 바라보려 합니다.
겉으로는 감정 기복이 크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감정들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의 하나가 풀린 지금, 자신의 손을 덮어버릴 것만 같은 커다란 아사 님의 실을 바라보며 솔직하게 감탄하며 잠시 머릿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다.
저 실뭉치 씨 위에 엎드리면 엄청 폭신폭신해서 금방 잠들게 되지 않을까요? 꼭 고양이 씨처럼요. 앗, 그렇지만 아사 님께서는 커다란 담요 씨를 만든다고 하셨으니... 그것을 덮고 잠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머릿속에 이런저런 상상을 잠시 펼쳐보다, 이내 고개를 살짝 도리도리 젓고는 다시금 두 손을 꼬물꼬물 움직이기 시작했다. 열심히, 열심히. 집중을 하는 두 눈동자는 드물게 초롱초롱, 의욕의 불꽃을 활활 태워가며 빛났고, 머지 않아 목을 한 번 감을 수 있을 정도의 길이의 매듭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온몸을 칭칭 감는다..."
잠시 아사 님의 말씀을 중얼거리면서 다시금 상상해보았다. 크림색으로 온몸을 칭칭 둘러싸고 있는 자신의 모습. 마치 할로윈 때 봤던 미이라같지 않을까, 하는 실없는 생각도 해보다가 아사 님의 설명이 다시 이어지자 뒤늦게 황급히 핫, 하고 정신을 차렸다.
"아사 님께서 이해하기 쉽게 잘 가르쳐주셔서 저도 이렇게 할 수 있었던걸요. ...그래도 칭찬은 정말 감사해요, 아사 님."
무려 '신' 님께 칭찬을 받다니...? 그에 바보같아 보일 정도로 헤헤, 기분 좋은듯한 웃음을 솔직하게 흘렸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더욱 증가했다. 그로 인하여 더욱 열심히 아사 님의 동작을 따라하며 작디 작은 목도리를 꼼꼼히 완성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 성공이예요, 아사 님!"
기쁜듯이 외쳤다. 그리고 완성된 크림색의 미니 목도리를 아사 님께 보였다. 뿌듯한 미소가 스쳐지나갔다.
마치 머릿속에 메모를 하듯이 잠시 조용히 중얼중얼, 몇 번 반복해보았다. ...네, 기억했어요! 나중에 스웨터 씨도 꼭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라온하제의 '신' 님들께 선물로 드린다면... 잠시 모두가 스웨터를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마치 잠옷 파티처럼 스웨터 파티가 되는 것일까? 어쩌면 '스웨터의 날'이 새롭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실없는 상상에 이르러서야 간신히 생각을 멈추었다.
그 대신...
"......그, 그건... ...정말 기뻐요. 그래도 아사 님께서도 잘 가르쳐주신 것도 맞답니다. 처음 해보는 저도 한 번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전부 이렇게 하나하나 알려주셨던 아사 님의 가르침 덕분이었는 걸요."
아사 님의 칭찬에 조금 부끄러운 듯이 시선을 살짝 피하며 두 손을 입가로 가져갔다. 양볼이 살짝 붉어져있는 것 같기도 한 그 모습으로 작게 중얼거리다, 이내 희미하게 웃으면서 다시금 그 공을 아사 님께로 돌렸다. 하지만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그것을 증명해주듯이 나름대로 잘 완성된 귀여운 미니 목도리. 따스한 크림색을 지닌 그 목도리를 바라보다 이어서 들려오는 아사 님의 말씀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느릿하고도 조심스럽게 그 목도리를 두 손으로 들고, 그대로... ...아사 님의 목에 살며시 둘러드렸다.
"...정말 잘 어울려요, 아사 님."
헤실헤실, 해맑은 미소가 희미하게 뒤이어졌다. 그리고 자연스레 시선이 향하게 된 커다란 담요를 보며, 살짝 놀란 듯이 두 눈동자가 한 박자 늦게 동그래졌다.
"촘촘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네..." 리스에게 줬던 건 조금 성긴 느낌이었던가.. 그리고 공을 돌리는 리스를 바라보면서
"하나하나 알려주는 건 알려주지만, 그걸 잘 받아들인 건 리스니까." 나는 잘 가르치는 쪽은 아니야. 라고 생각하고는 마무리를 하고는 커다란 담요를 바라보려던 찰나. 리스가 자신에게 목도리를 둘러주려고 합니다
"...." "어..음.. 고마워..? 바보털이 상당히 빳빳이 선 걸로 봐서는 생각을 못한 상황이었나 봅니다. 그도 그럴 만했지. 그런 것은 무척이나.. 미묘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담요가 완성될 듯하다는 리스의 말을 듣고는 응.. 그래. 라고 답하려 합니다.
"리스한테 말한 거긴 했지만." 이라고 약간은 새침한 듯 말하면서 목도리를 리스에게 둘러보려고 합니다.
다시금 추가 메모를 하듯이 몇 번 조용히 중얼중얼거려 보았다. 그리고 이내 기억했다는 듯이 고개를 열심히 끄덕끄덕였다. 물론 촘촘하든, 성기든, 자신은 그저 선물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기쁜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자신이 만들어서 '신' 님들께 선물을 드리려면, 아사 님의 조언을 따라서 좀 더 촘촘히, 더 좋은 퀄리티로 만들어야 했으니.
아무튼 이어서 아사 님께 공을 돌리자, 다시금 아사 님은 그 공을 자신에게로 돌려왔다. 하지만 거기서 포기할 자신이 아니었다. 감사 인사와 칭찬은 꾸준히. 더군다나 그것이 '신' 님께 향할 감사 인사라면 더더욱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아사 님의 칭찬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면서도 다시금 아사 님의 공도 크다며, 그 덕분이라는 말도 빼먹지 않았다. 고개까지 열심히 끄덕끄덕여가며 한 그 말은 흡사 스승님을 찬양하는 제자의 동경심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내 자신이 목도리를 자연스레 아사 님께 둘러드리자 갑자기 빳빳하게 선 아사 님의 바보털. ...아, 저 모습은 처음 봐요. 그 바보털을 잠시 신기하게 올려다보다가 문득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가만히 갸웃했다. 그러자 이내 다시 목도리를 자신에게 둘러주는 아사 님. 약간은 새침한 그 목소리를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듣다가, 몇 박자가 지나서야 그제야 상황을 이해한 듯, 뒤늦게 아, 하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조금 멋쩍게 웃다가 이내 허리를 살짝 꾸벅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긴, 아사 님께 선물로 드리려면 좀 더 예쁘게, 좀 더 열심히 만드는 게 좋겠지요. 조용히 납득하면서 잠시 아사 님께서 둘러준 크림색의 작은 목도리를 두 손으로 조심스레 매만져보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 폭, 파묻히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사 님의 담요 씨도 이렇게나 부드럽겠죠? 호기심 어린 눈빛을 거의 다 완성된 아사 님의 담요로 두었다.
"스웨터까지 짜려면 능숙해져야겠네.. 으음.. 편법이기는 해도.." 핸드니팅으로 만든 것들을 이어붙이는 법도 있거든. 알록달록하려나. 라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과한 공은 더 이상 받는 것도 주는 것도 마치 체할 것 같은 느낌이니 일단은 그만두기로 했다. 체한다고 해도...아무것도 밝히진 않겠지만.
"그으리고... 누군가인지는 몰라도 리스가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에게 선물한다면.." 조금 서툴러도 괜찮을거야. 정성을 들인다면. 이라고 말하면서 흐물흐물하게 가라앉은 바보털을 잘 정돈하려고 합니다. 감사하다는 리스의 말을 들으면서 예쁘게 짜긴 짠 거니까. 괜찮을 거야 라고 답한 뒤에 완성된 담요를 한품에 다 안아들고는 잠깐 가까이 오라고 말해보려고 합니다.
"....자아." 한 번 둘러봐. 라고 말하고는 담요를 까치발을 들고는 리스의 머리부터 망토처럼 둘러주려고 시도합니다.
두 주먹까지 꼬옥 쥐어가며 고개를 끄덕끄덕였다. 의욕이 넘쳐나는 모늡. 비록 편법이라고는 하더라도, 예쁜 스웨터를 선물로 드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좋았다. ...그렇지만... 너무 알록달록하면 역시 보기 조금 그러려나요? 으으음, 고민의 소리가 잠시 새어나왔다.
그러다 이어서 들려오는 아사 님의 말씀에, 몇 박자 늦게서야 천천히 멍한 두 눈을 깜빡깜빡였다.
"...제가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요...?"
특별, 특별. 그 단어에 잠시 생각을 해봤다. ...떠오르는 사람은...
"......아사 님의 말씀대로 좋아해주신다면 좋겠어요."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어보였다. 조금 서툴러도 기뻐해주신다면 정말 좋을텐데. 그렇지만 역시 그 전에, 자신이 최대한 서투르지 않게 열심히, 최선을 다해 만들어볼 생각이었다. 모든 정성과 마음을 다하여.
...아, 다시 가라앉았어요. 이내 다시 흐물흐물해진 바보털을 자신도 모르게 눈으로 좇다가, 이어진 아사 님의 말씀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짜본 첫 뜨개질을 칭찬 받아서일까, 은근히 기뻐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다 아사 님의 담요가 다 완성되자 마치 자신의 일인 것마냥 기쁘게 박수를 짝짝, 치면서 와아, 하는 소리를 내었다.
"예뻐요, 아사 님...! 완성하신 거 정말 축하드려요. ......어... 네?"
그렇게 축하의 말을 전해드리다가 이내 잠깐 가까이 오라는 말씀에 멍한 두 눈을 깜빡깜빡였다. 그리고 한 박자 늦게 천천히 아사 님께로 가까이 다가가보았다. 그러자 자신의 머리부터 둘러지기 시작하는 커다란 담요. 그에 조금 늦게 "...아," 하고 반응하다가 꼬물꼬물, 담요를 움직여 얌전히 망토처럼 입어보았다.
두 손으로는 망토를 목 부근에서 조심스럽게 꼬옥 붙잡고 마치 후드를 뒤집어 쓰듯이 둘러진 담요. 폭신따뜻한 그 감촉이 기분 좋아 괜히 배시시, 읏음이 새어나왔고, 이내 두 눈을 부드러이 접으며 아사 님을 바라보았다.
"...역시 아사 님의 솜씨는 굉장하세요. 엄청 보들보들해서 기분 좋아요, 이 담요 씨! 미리내에 가도 끄떡 없을 것 같아요."
"알록달록하지 않으려면 같은 색 실로 잔뜩 만들어야겠지만?" 이라고 편법이지만 예뻐 보인다는 말을 하면서 그렇게 만들면 의외로 정성들인 듯한 모습이야. 라고 말하면서 처음엔 그렇게 배우기도 했고. 라고 하면서 예전에는 양말을 잔뜩 짜두기도 했는데. 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리고 특별히라는 말에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 듯한 리스를 바라보면서 좋아해주신다면이라는 말에
"그런 이가 있어?" 라고 넌지시 물어보고는 대답을 바란 건 아니라는 듯 고개를 돌리고는 마지막 마무리처럼 실로 만든 빵빵한 털방울과 이음실을 살짝 추가합니다. 그리고는 둘러주려 하는군요.
"미리내에서도 끄덕없을 거라면 다행이야." 그거 덮어도 괜찮아. 끝에 매달린 실로 만든 방울같은 거랑 실을 엮으면 간이 망토스럽게도 가능해 라면서 입어도 괜찮아. 라고 느릿하게 말해봅니다. ...어. 그거 선물인 건가요? 그런데? 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만들고 싶은 색실로 많이 만들어두면.. 음.. 10개 정도? 만들고 나면 연결하는 방법을 가르쳐줄게." 라고 말해보려 합니다
역시 아사 님이예요! 너무 컬러풀하지 않을까, 하던 고민을 말끔히 날려준 아사 님의 해결책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표정 역시도 순간 화아, 밝아질 정도로. 그러다 아사 님의 중얼거림을 용케 듣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양말... 그러고보니, 크리스마스 씨에 양말 씨를 선물 받았었지요. 무척이나 보드랍고 따스했던 양말이었기에 결국 한 번밖에 못 신어보았다. 결국 아끼려는 듯이 고이고이 보관해 놓았으니. ...그럼 저도 양말 씨를 한 번 만들어볼까요? 머릿속으로 대충이나마 한 번 상상해보았다. 어쩌면 그것이 스웨터보다는 더 쉬울지도...?
그러다 이어진 아사 님의 물음에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느릿한 동작으로 끄덕였다.
"...일단... 드리고 싶은 분들은 있답니다."
머릿속을 잠시 스쳐지나간 그 얼굴들을 떠올리며, 이내 아사 님께서 담요를 완성하는 것을 신기하다는 듯이 두 눈동자를 반짝반짝이며 지켜보았다. 그러자 이내 곧 자신에게 둘러지기 시작하는 담요. 따뜻폭신한 그 감촉에 기분 좋은 듯이 웃다가 아사 님의 말씀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나중에 저도 한 번 시도해봐야겠어요. ...아, 그리고... 여기요, 아사 님. 감사했습니다. 아사 님께서는 분명히 더 잘 어울리실 거예요."
일단 키는 서로 비슷했으니 길이는 괜찮았을 것이고, 크기도 넉넉하니 딱 좋은 듯 했다. 그렇기에 확신을 담아 얘기하며 이내 조심스럽게 담요를 벗어 곱게 접고는, 희미한 미소와 함께 아사 님께 두 손으로 공손히 돌려드렸다.
그리고 이어진 아사 님의 수업 계획 및 숙제를 경청하여 듣고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끄덕였다.
"...네! 열심히, 많이많이 만들어 놓을게요. ...오늘 여러가지 가르쳐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사 님. 정말로 재밌었어요."
꾸벅, 허리를 숙였다 펴고는 배시시, 작게 미소지었다. 배움에 대한 즐거움과 새로운 취미에 대하여 눈을 뜨게 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