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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그러길 바랄게. 지금도 앞으로도. 빙긋이 희미한 웃음을 지으면서 바래주려 합니다. 눈을 일부러 마주치려 하지 않기에 눈을 휘며 웃은 건지..
"언젠가 지치고 힘들더라도, 리스는 이겨낼 것만 같아." 미묘하네. 라고 생각하면서 진심인지 모를 말을 하고는 유능하고 지혜롭고 라는 등의 리스의 말에 잠깐 멈칫합니다.
"나는 충분히 쉬고 있어. 미안하지만 나는 꽤 잘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충고는 받아들일게. 기억해두고 아니다 싶으면 충고를 실행할 테니까. 감히까지는 아니야. 라고 덧붙인 다음 단어를 따라하는 리스를 물끄러미 바라보려 합니다. 핸드 니팅 잘 가르쳐줘야겠다는 생각이던가? 어쨌거나 종을 울립니다.
"예쁜 소리네. 울리는 느낌도 좀 있고.." 뭔가 속까지 울리는 기분이 불쾌합니다. 그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그런 기색은 하나도 드러내지 않은 채, 종을 바라보려 합니다. 더 울릴 거야? 라고 살짝 물어보려 합니다.
"그렇지만, 힘든 걸 이겨내려고만 하지 않고 가끔은 받아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 신이 나타난다면, 그래서 찾게 된다면 그 다음은 뭘까? 문득 든 생각이었습니다. 그 이후엔 이유를 잃고 전락해버리는 걸까? 글쎄. 그건 다 추측에 지나지 않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다 치우려고 합니다. 아무 생각도 안 했다는 듯 믿는다는 말에 약간 당혹스럽다는 듯 고개를 홱 돌리는군오. 다만 바보털은 푸슬푸슬하니 축 늘어져있었습니다. 힘들 때 라는 것에 그런 게 없길 바라려나. 라고 생각합니다.
"응..." 사라지는 소리에 무언가가 개운해지는 듯한 느낌도 미묘하게 들었습니다. 듣고 싶었을 따름이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바라보다가 핸드 니팅씨라는 말에. 아. 라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바보털이 좀 나풀나풀거리듯 움직이다가 바짝 서게 되었군요.
"아아.. 그래. 그러면 리스의 집으로 이동할까?" 자신의 실은 그냥 들고 오면 되기에, 이동하기만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핸드니팅을 하기 위해서 좀 천천히. 느긋하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멍하니 아사 님의 말을 조용히 따라서 중얼거려보았다. 힘든 것을 받아들인다. 그것은 자신이 언제나 해왔던 것이기도 했다. 이겨낼 수 없는 힘듬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으니. 어쩌면 그것은 자신이 가진 운명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 이후로 더 깊게 이어지려는 생각은 애써 조용히 접어내었다. 그래, 지금은 그것이 중요하지 않았으니. 그렇기에 그저 고개를 홱, 돌린 아사 님의 바보털이 추욱 늘어져있는 것을 조금 걱정스레 지켜볼 뿐이었다. ...아사 님께서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 걸까요. 알 수 없었다. 적어도 자신은 알 수 없었다.
종 소리는 멀리멀리 사라져갔다. 그것에 종 소리를 듣고 싶었던 기대와 설렘을 실어보내며, 그에 대한 미련 역시도 전해 보냈다. 그리고 이제는 핸드 니팅이라는 것을 배울 차례. 그것에 대해 얘기하자 아사 님의 바보털이 다시 바짝 서는 것에 한 박자 늦게 "...아." 하고 안도한 듯이 반응했다.
"...네, 그럼 저희 집으... 로..."
문득 그렇게 얘기하자 왠지 모르게 조금 쑥스러움이 올라와 두 손으로 입가를 가리고 시선을 피하며 작게 웅얼거렸다.
"......저, 저희 집에 '신' 님께서 오시는 건 처음이라 왠지 떨려요..."
긴장된 마음이었다. 아무튼 이내 자신의 오두막집이 있는 다솜의 벚꽃나무 숲으로 다시 천천히 날아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다시금 아사 님의 말씀을 따라서 중얼거려보았다. 그리고 잠시 물끄러미 아사 님을 바라보았다. ...아사 님께서는 공유하지 않지는 않으시다는 건... 지금은 힘들지 않다는 뜻일까요?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예요. 잠시 선명한 미소가 피어났다 조용히 사라졌다. 그리고 이어진 아사 님의 말씀에 한 박자 늦게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 집은 최대한 안 보이는 깊숙한 숲 속에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아무도 오신 적이 없으세요. ...아, 가끔 토끼 씨랑 다람쥐 씨 등등이 오시기는 하지만요."
하지만 적어도 '신' 님께서 오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이 더더욱 떨리고 긴장되는 것이기도 했다. ...두근두근, 집을... 조금 더 깨끗하게 치워놓을 걸 그랬나봐요. 애초에 있는 것도 많이 없던 집이었지만.
아무튼 다솜의 벚꽃나무 숲으로 함께 천천히 돌아가던 중, 들려오는 아사 님의 물음에 잠시 으음, 하고 고민하는 소리를 내었다.
"...저는... 아사 님께서 만드셨던 그 옷 씨요? 스웨터... 였나요? 그걸로 론의 옷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그리고 목도리 씨들도 만들어서 '신' 님들께도 선물해드리고 싶고... 무엇보다도 잘 만들게 되면 저에게 뜨개질을 알려주신 아사 님과 저의 친구인 령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어요."
그것은 자신의 목표이기도 했기에.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으며 나름대로의 포부를 밝히다보니 어느새 자신의 작은 오두막집에 도착하게 되었고, 조금 긴장된 마음을 안고서 작은 오두막집의 문을 천천히 열고 아사 님을 바라보았다.
"...여기가 바로 저의 집이예요, 아사 님. 조금 작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 일단 의자나 침대에 편히 앉아계셔도 괜찮아요. 저, 저는 실 씨들을 가져올게요...!"
커다란 창문이 나 있는 그 오두막집 안에는 침대와 책상과 의자 등등 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물품들만이 간소하게 있을 뿐이었고, 침대 위에는 론이 아사 님을 빤히 바라보며 앉아있었다. 그러한 론에게 다녀왔다는 인사를 전하며, 침대 옆에 있는 커다란 상자 속에서 곱게 넣어져있는 크림색 실들을 한가득 안아들고 재빨리 돌아왔다. 나름대로 배움에 대한 열정과 기대감이 묻어나오는 듯한 몸동작이었다.
"아. 그렇구나. 내가 좀 더 깊게 돌아다녔어야 했는데." 깊은 곳에 있다는 것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간 건 나쁘지 않잖아? 그런 겁니다. 그리고 리스의 목표를 듣고는 고개랑 바보털을 갸웃갸웃거립니다. 대충 상상이라도 해보는 것일까요.
"그러려면 좀 큰 것 부터 할 수 있어야겠네." 론은 작으니까 얇은 실로 촘촘하게 해야 할 거 아니야? 라고 말하면서 론을 힐긋 바라보았습니다. 굵은 실로 론의 옷을 만들면 음.. 꽤나 성기게 나올 것 같은 느낌? 사실 인형 옷은 핸드 니팅보다는 대바늘로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입을 다뭅니다. 좋은 현상이예요! 아사가 입을 다무는 법도 알긴 알았군요!
"간소하네.." 뭐. 아사의 방만큼 살풍경하지는 않습니다. 뭔가 많은데도 살풍경한 걸 보면 참 아쉬워보일지도 모르죠
"아... 그럴게." 리스의 말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잠깐 서서 기다리고 있자니 리스가 크림색 실들을 들고 돌아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럼 핸드 니팅을 해볼까? 내 옆에서 내가 하는 걸 보고 따라 해봐." 리스가 따라할 수 있도록 아주 천천히 손에 실을 얹고 매듭을 짓는 것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으으응, 아니요. 라온하제는 넓고, 다솜도 그만큼 넓은 걸요. 아사 님께서는 이것저것 일도 많으시고 바쁘시니까... 괜찮아요."
고개를 살짝 도리도리 저어가며 조용히 두둔하고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 괜찮았다. 지금이라도 가게 되었으니, 나쁘지 않을 것이었다. ...그래요, 분명.
아무튼 이어서 나름대로의 자신의 포부를 밝히자, 아사 님께서는 고개와 바보털을 갸웃갸웃하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에 자신도 모르게 미묘하게 한 박자 늦게 눈동자를 데굴데굴, 좌우로 굴리며 그 바보털의 끝을 따라가다, 이내 들려오는 아사 님의 말씀에 뒤늦게 "...아," 하고 반응했다.
"...역시 그럴까요? 론은 저보다도 작으니까... 큰 것도, 작은 것도, 저는 다 열심히 배울게요, 아사 님. 예쁘게 잘 만들어서 아사 님께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두 주먹까지 살짝 쥐어가며 의지에 가득찬 눈빛을 반짝반짝였다. 아마 완성을 하게 된다면 뿌듯한 표정으로 자랑 아닌 자랑을 하게 되지 않을까. 물론 그러려면 지금 아사 님께 열심히 배워야 하겠지만.
"...네, 크게 더 갖고 싶다거나 한 물건 씨들도 딱히 없어서 말이예요."
조금 멋쩍은 듯이 작게 헤헤, 웃으며 대답했다. 애초에 크게 욕심도 없었으니 이렇게 살아가는 데 지장은 없을 정도면 만족했으니까. 아니, 이 정도만 하더라도 자신에게는 엄청난 호사였지. 그래도 나름대로 햇빛이 잘 들어오기 때문일까, 따스하고 아늑한 집 안의 분위기 속에서 이내 크림색 실들을 재빨리 품에 안아들고 돌아왔다. 안 그래도 바쁜 아사 님을 오래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으니.
그리고 아사 님께서 이내 손에 실을 얹고 매듭을 짓는 것을 두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뚫어져라 지켜보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크림색의 두꺼운 실을 작은 손에 얹고, 똑같이 천천히 매듭을 짓기 시작했다.
"......"
집중을 하느라 목소리가 사라졌다. 하지만 멍했던 두 눈은 동그랗게, 또렷이 떠진 채 그저 열심히 실을 따라 움직일 뿐이었고, 조용히 꼬물꼬물 움직이던 작은 손으로 조금 어설프게나마 매듭을 완성했다. 그에 기쁜듯이 아사 님께 그것을 내밀어 보여주었다.
"...아, 해냈어요, 아사 님!"
/ 오오...! 핸드 니팅 동영상 신기하네요! 해보고 싶다...! 아무튼 답레와 함께 갱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