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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 무늬는 제가 일단 이 핸드 니팅 씨에게 익숙해질 때까지는 잠시 미뤄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잠시 으음, 하고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작게 끄덕끄덕였다. 그래, 처음부터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될 것이었다. 아직 자신은 뜨개질 초보자. 너무 무리하게 진도를 뺐다가는, 아무것도 못 하게 될 것이 분명했으니. 그렇기에 욕심을 접어두고는 일단 매듭을 길게 만들어나가는 것에 먼저 익숙해지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다짐하면서 이내 자연스럽게 담요를 벗어서 돌려드리자, 아사 님께서는 담요를 톡, 톡, 건드리더니 다시 자신에게로 내밀었다. 그에 잠시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듯이 그저 멀뚱멀뚱, 멍한 두 눈동자만 깜빡깜빡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상황 파악을 마치고는 정말로 깜짝 놀란 듯, 두 눈이 휘둥그레하게 크게 뜨여졌다.
"...저, 저에게 주시는 건가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까지 살짝 더듬어졌다. 제가 과연 이렇게 좋은 것을 받아도 되는 걸까요...? 그것도 무려 '신' 님께...? 과분한 선물이라는 생각에 쉽사리 받지 못 하고 잠시 머뭇머뭇거렸다. 하지만...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사 님. 정말로 소중하게 잘 사용할게요. 그 대신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이내 자신이 처음으로 떴던 그 작은 목도리를 조용히 풀어내어 고이 접어 아사 님께 공손히 내밀었다.
"...제 선물이예요, 아사 님. 제가 뜨개질 씨로 만든 첫 작품. 다음 번엔 더 좋은 목도리 씨를 꼭 만들어서 선물해드릴게요. 지금은 가진 게 이것밖에 없어서..."
부드러이 두 눈을 접어 웃어보였다. 하지만... 다음 번엔 꼭. 응, 반드시 예쁜 목도리 씨를 만들어드릴 거예요. 그렇게 굳게 다짐하며, 의도치 않은 선물 교환을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사 님의 말씀에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명심할게요, 아사 님. 오늘 정말로 감사합니다. 다음 번에도 잘 부탁 드려요. 아사 님께서 부디 조심히 돌아가실 수 있기를 기도할게요."
안녕히 가세요, 아사 님. 공손히 허리를 꾸벅 숙이며 아사 님을 배웅했다. 헤실헤실, 희미한 미소는 아사 님께서 떠나시는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는 잠시 시선을 담요에 두었다. ...숙제, 열심히 해야겠어요. 결심이 강해졌다.
/ 그러면 이렇게 막레 드리겠습니다! 일상 돌리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아사주! 함께 돌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XD
비나리 광장의 얼음 동상은 오늘도 어김없이 그 위엄을 보이면서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었고, 그 근처에 세워진 종은 오늘도 어김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가온이가 새해마다 울리는 종소리가 조용히 울릴 때마다 새해가 온다는 것을 느끼고는 한다. 올해도 마찬가지였고. 은호님이 직접 신통술로 만들어낸 은색 여우 목도리를 두르고 나는 근처 벤치에 앉아 가온이가 일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새해에도 정말 보통 바쁜 것이 아니란 말이야. 저 애.
일단 후배이기에 가끔 이렇게 일을 하는 모습을 보러 오고는 한다. 절대로 비나리의 먹을 것을 바라고 오는 것은 아니다. 물론 내가 먹을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먹순이는 아니란 말이야. 게다가 운동도 하면서 포동포동 살이 찌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으니까 된 거 아니야? 그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늘 유성우가 떨어진다고 했던가?
라온하제의 밤하늘은 상당히 아름답다. 호은골의 하늘도 그렇지만, 우리 신계. 라온하제의 별하늘도 절대 그에 지지 않는다고 자부할 수 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슬슬 시작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물론 이것은 미리내로 가야 제대로 볼 맛이 나지만 그래도 비나리에서 이렇게 볼 수도 있으니 이것으로 만족할까? 손에 든 호떡을 난로 삼아 꼬옥 쥐다가 그것을 입에 넣고 냠, 냠 씹었다. 응. 맛있어. 호떡은 역시 꿀이 달콤해야 제 맛이란 말이야.
그건 그렇고...
"조만간에 뭐라도 해볼까?"
가끔은 내가 '즐거운 내일'을 만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이미 은퇴한 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놀기만 할 순 없잖아? 후훗. 그렇다면 뭐가 좋을까? 아. 간만에 우리 집으로 모두를 초대해볼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 나는 미소를 지었다. 일단 그것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당장 급한 것은 아니니 말이야.
하지만 나도 '즐거운 내일'을 만들고 싶긴 하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유성우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오늘은 이 유성우를 보기 위한 것이 목적이니까. 절대로 호떡을 먹으러 나온 것은 아니야. 정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