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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라는 날이 곧 찾아오는구나. 그렇다면 이런 날을 그냥 넘길 수 없지 않겠느냐. 받도록 하라."
"...그렇다고 해도 감기 걸릴지도 모르잖아. 가온이는 미리내만 갔다오면 며칠 감기에 걸린단 말이야!"
물론 그거와 이건 전혀 비교대상이 안된다는 것은 잘 알긴 하지만, 그렇긴 하지만..!!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밖에서 자면 감기 걸릴 수밖에 없잖아. 그렇기에 조금 단호하게 말을 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나도 모르게 꼬리가 바짝 위로 올라가는 것은 절대로 기분 탓이 아닐거야. 꼬리는 나의 생각과 의지와는 정 반대로 움직이고는 하는걸. 아마 지금도 그런 것의 일환일거야. 역시 여우는 어쩔 수 없는 것일까. 그래도 신인데.
괜히 시무룩한 표정을 짓다가 나는 다시 아이온의 말에 집중했다. 일어날 때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그건 역시... 머리가 아파서겠지? 이후에 저렇게 말하는 것도 그렇고 말이야. 뒤이어 가만히 아이온을 바라보다가 나는 아이온에게 물어보았다.
"그럼 왜 굳이 술을 마시는 거야?"
머리 아픈 것이 싫으면 굳이 마실 이유는 없지 않아?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렇게 물었다. 실제로... 그러했으니까. 나라면 그렇게 마시지 않을 테니까.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이해가 안 간다는 식으로 아이온을 빤히 바라보았다.
"가온이는... 그건 빠져서 돌아오니까 그런 게 아닐까..?" 솔-직히 말해서 가온이는 뭔가 허당끼가 좀 있어. 라고 가감없이 솔직히 말합니다. 그렇지만 레이스 때에도 자기가 만든 거에 자기가 걸린다거나 얼음동상이 된다거나. 돌아볼 때에도 하필 자기가 발로 가기로 했다거나..를 보면 없다고 하면 그게 더 비상식적인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 듯 나름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기억이 빠진대." 정확하게는 너무 취하면 기억이 빠져서 죽는다라는 말이긴 하지만. 아직은 죽고 싶은 건 아니었으므로. 그건 넘어갑시다. 틀린 말은 아니니까. 그러고 싶어서 마시는 이들도 았고, 맛과 향을 즐기려는 용도로도 마시고. 다양하지. 라고 혼잣말하듯 중얼거립니다. 아주 오래 전에는 자연발효된 과실주도 마시고 헤롱대는 걸 보고 마셨었는데. 라고 농담처럼도 말합니다.
"음...응. 취한 거라고 객관적으로 봤을 땐 그런 거겠지." 안 취했다고 말하고 싶으니까 취한 거야. 라고 말하면서 느릿느릿하게 동의합니다. 아마도 좀 있다가 이동해서 자야할지도 모르겠어. 라고 덧붙인 다음 놓인 신과주 한 잔을 더 마실까말까 하는 듯 고민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신과주를 바라보는 것 같았기에 나는 신과주 병을 집어서 내 쪽으로 가지고 왔다. 그리고 절대로 주지 않을 생각으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취했다고 말을 했는데 술을 더 먹일 수는 없었다. 이건 내가 나중에 알아서 처리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절대로 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리 술을 즐기고 싶다고 해도 안되는 것은 안 되는 거야.
"500년 뒤에 라온하제의 지배자가 될 고위신으로서 이건 안돼. 차라리 다른 것을 먹어. 다른 요리 많잖아. 저기 가온이가 만드는 요리라던가."
이어 나는 몸을 틀어서 요리를 하고 있는 가온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지금도 가온이는 열심히 이것저것 요리를 하고 있었다. 백호 언니가 그 근방에서 냄새를 맡으면서 다가오는 것은 일부로 모르는 척 하기로 했다. 그건 가온이가 알아서 잘 할 거라고 생각하니까.
뒤이어 나는 신과주의 냄새를 킁킁 맡다가 다른 테이블에 놓고서 다시 아이온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아이온은 가온이에게 가혹하구나. 물론 가온이가 조금 그런 느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 돼...?" 질문을 하지만 안 된다면 안 되는 거겠지. 라면서 쿨하게 넘기는군요. 단호하군요 누리는! 그리고 가온이가 요리하는 걸 보면서 요리 잘하네. 라고 감상을 내뱉습니다.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으려나..? 라고 중얼거리지만. 지금 했다가는 화력조절 못해서 앞 바보털 태워먹기나 취중요리로 손가락을 썰어버리는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르니 금지입니다.
"나는 다른 이들에게 공평해. 딱 느끼는 대로 말하는 거야." 그래도 누리랑 은호는 조금은 특별하긴 하지. 응.. 지배자고 지배자가 될 거니까. 라고 고개를 끄덕이려 합니다. 가온이에게만 가혹한 게 아니라. 극장판이긴 해도 적호에게 팩폭을 막 날리지 않았던가요.
"나는 가혹한 존재는 아니야. 그저.. 가감이 없는 것...뿐..?" 나름 자기자신에 대한 것을 생각은 하고 잇었나 봅니다.
다시 한 번 단호하게 이야기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응. 지금 상태에서 술은 절대로 못 줘. 확실하게, 또 확실하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나는 술이 있는 곳을 내 몸으로 막듯이 의자의 방향을 바꾸었다. 이렇게 하면 집고 싶어도 못 집을테니가. 물론 신통술을 사용하면 집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그럼 다시 뺏어버리지 뭐.
그리고 아이온의 말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느끼는대로만 말한다. 그게 곧 팩트 폭력이라는 거 아닌가? 말 그대로 사실만을 이야기하는데 그것이 폭력같은 데미지를 준다는 이야기잖아. 이어 귀를 아래로 내린 후에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래도 그런 사실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 않을까 싶어."
나 역시 솔직하게 아이온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배시시 웃으면서 아이온을 향해서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그런 아이온이 멋지다고 생각해! 응!"
저렇게 사실만을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나도 배워야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조금 개인적으로 들기 시작했다. 나도 연습을 하는 것이 좋을까? 아무래도?
뭔가 말을 하려다가 만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절로 고개가 갸웃했다.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한 것일까? 전혀 알 수가 없었기에 고개가 절로 갸웃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물어봐도 좋은 것인지 알 수 없어 어떻게 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닐까? 물어도 되는 것일까? 고개를 갸웃, 또 갸웃. 꼬리를 흔들, 또 흔들. 그렇게 천천히 흔들면서 가만히 아이온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곧 들려오는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하는 것을 멈추고 웃으면서 아이온의 말에 대답했다.
"가능해! 나도 통찰력은 적지 않다고 생각해! 아...아마도..."
말을 하는 것은 좋았지만 막상 자신감이 조금 없어진 것은 사실이었다. 나는 통찰력이 조금 적을지도 모르니까. 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 그런 것은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며 괜히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꾸물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500년 뒤에는 이 땅을 지배할 존재! 그렇기에 여기서 물러서면 안된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마도 물어본다고 해도 제대로 대답은 안 해 줄 것 같습니다. 아니. 술은 대단하네요. 일단 대화가 제대로 성립이 될 정도로 친절하게 말해주고 있어.. 그리고 아니야 라고 하면서 목소리가 작아지는 누리를 보면서 고개를 갸웃합니다. 동작이 큰 건 몸을 가누는 게 힘들어서...는 아니고 멀쩡할 때보다 몸을 가누는 데 힘이 많이 들어가서.. 일 겁니다.
"나는 아무 말도 안 했어."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말 외에는. 이라고 덤덤하게 말하고는 통찰력이 적다고 해도 시간이 가고 많은 경험을 할 수록 늘겠지. 라고 말하려 하는군요.
"사실 백년만이 통찰력이 늘면 좋은 거야." 나는 꽤 오랫동안 겪어서 가능한 거거든. 이라고 합니다. 음.. 대충 500년 정도는 걸렸나..? 라고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술에 절어 있어서 그런 거 뿌옇습니다. 역시 들어가 봐야 하는 걸까.. 라고 생각하면서 손을 휘적휘적 흔드는 것을 눈 앞에서 봅니다.
"....내가 손가락을 몇 개 펴고 있지.." 4갠가. 라고 중얼가립니다. 살제로 펴 진 손가락 수는.. .dice 1 4. = 2 개로군요.
어쩌지. 손가락을 2개 펴고 4개라고 하고 있어. 역시 많이 취한 것이 분명해. 나도 모르게 안쓰러운 눈빛으로 아이온을 바라보았다. 아이온.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 술을 왜 이렇게 먹은 거야.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나는 두 손을 모아서 아이온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아이온. 정말로 들어가서 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지금 손가락 2개야."
내가 숫자를 잘못 세는 것이 아닌 이상 지금 편 손가락은 2개였다. 그런데 편 손가락의 수도 세지 못할 정도면 얼마나 취한 거야. 절로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가끔.. 생각이 너무 날 때면 많이 마시는 것 같아.." 생각을 말한 건지. 아마도 약간 눈이 흐린 기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언가 먼 기억을 생각하는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그자 먼 기억들이 뿌연 것에 만족하고 있는 것이었을까요... 그건 모를 일입니다. 만일 아이온이 다른 이가 그러고 있고 읽을 수 있었다면 읽었을 겁니다. 참 다행이네요. 그럴 가능성이 없어서.
"손가락 2개야..?" 아. 진짜 이건 문제네. 라고 생각하는 것을 입 밖으로 내고는 허공을 바라보면서 제멋대로인 것 같은 흐느적거리는 것 같은 몸을 느끼는 듯하다가 물을 가져다줄까? 라는 누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가락이 정말로 2개라는 것을 몰랐던 모양이야. 어쩌지. 정말로 걱정되는 눈빛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잖아. 거기다가 몸도 흐느적거리고 있어. 참으로 안쓰럽다고 생각을 하면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을 하다가 물을 마시겠다는 아이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만 기다려줘!"
뒤이어 나는 총총 뛰어서 근처에 있는 물을 가득 떠왔다. 술이 깰 수 있도록 얼음도 두 개 정도 띄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역시 시원한 것을 마셔야 술이 빨리 깨니까. 엄마는 늘 그렇다고 했었어. 그러니 맞을 거야. 아무튼 그렇게 다시 총총 뛰어서 아이온에게 돌아온 나는 손으로 잡고 있는 물 컵을 조심스럽게 건네주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응. 괜찮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자. 여기 물 있어!"
정신이 번쩍 들 수 있도록 빠르게 가져다줬으니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비틀거리는 아이온을 바라보면서 다시 한 번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역시 신통술로 한 번에 집까지 보내줄까? 그쪽이 나을 것 같아."
혹시 저러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잖아! 그런 조마조마한 마음에 가만히 아이온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괜찮은 거 맞는 거지?
조마조마하지만 한 번에 집에 갈 수 있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하면 다행일지도 모르는 일일까? 일단은 믿기로 하면서 아이온을 바라보았다. 뒤이어 나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하는 아이온을 바라보면서 나는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아이온도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잘 보내!"
선물도 많이 받았잖아? 배시시 웃으면서 아이온이 받은 선물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봤다. 그 정도면 많은 거지. 응. 그러면 아이온의 크리스마스는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응. 그럴 거야. 그럴 거라고 믿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아이온이 돌아가는 모습을 계속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이온이 돌아가는 것을 완전히 확인한 후에 다시 내가 원래 있던 자리로 천천히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