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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라서 만들어도 되는 거야?" 만들면 예쁠 거 같기는 하지만. 이라고 말하고는 눈을 깜박입니다. 은여우 털로 만든 부드러운 목도리..라던가도 나쁘지 않을지도.. 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깃털로 만드는 건 한계가 있는걸?" 그렇다고 나 아르겐스다운 만들기는 애매해. 라고 덤덤히 말하는군요. 음.. 확실히 깃털로 만드는 건 약간 애매해보일 수도 있겠군요. 일단 유전적으론 오히려 비늘에 가깝다니까 말이지요. 그치만 아르겐스다운. 만들면 한 마리로도 롱패딩 두 개는 족히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란 괴전파가 수신되지 못했네요.
"안 돼? 그러면 어쩔 수 없지.. 가온이가 할 법한 일이긴 하지만 한올 한올 빠진 거 주워모을까.." 가온이가 명예훼손당해요... 꼬리털을 바라보고는 그래도 하기 싫어하는 걸 할 생각은 없는지 그냥 동강난 것만 만지작거립니다
그것도 싫었기에 강력하게 부정하는 의사를 보이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내 빠진 꼬리털을 가져가서 대체 뭘 하려는 거야.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행위를 좀 더 반복하면서 볼을 강하게 부풀렸다. 정말... 남의 꼬리털을 뭐로 아는 거야. 애초에 가온이가 그런 거 할 리도 없잖아.
"가온이는 그런 일 안 해! 아무리 그래도, 떨어진 털을 모아서 좋아하고 그러는 이는 아니야!"
확실하게 가온이에 대한 변호를 해준 후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하다가 아이온에게 한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이거라면... 충분히 문제가 없을테니까.
"인공적으로 만든 털이 있잖아. 그런 것을 쓰면 안 돼? 은호랜드에도 그런 가짜 털을 이용해서 만든 여우 귀라던가 그런 것들이 있는걸. 그런 것을 구입해서 쓰면 되잖아."
그럼 굳이 내 꼬리 털을 사용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더 부드러울 수도 있고... 물론 내 꼬리 털보다는 덜 부드럽겠지만, 그래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아이온을 바라보았다. 그러면서도 절대로 내 꼬리를 내지는 않았다. 이것을 넘겨줄 마음은 추호도 없으니까. 응. 절대로 안돼. 내가 꼬리털을 얼마나 소중하고 정성스럽게 관리하는데...
"애초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그렇게까지 거창하게 준비할 필요는 없지 않아?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하잖아. 물론 마음만 너무 중요시 해서 별 거 아닌 것을 가져오며 그건 좀 섭섭하겠지만..."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잡은 꼬리를 놓긴 했지만 그래도 경계하는 눈초리는 없애지 않았다. 저러다가 갑자기 내 꼬리를 노릴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경계를 해서 나쁠 것은 없잖아. 안 그래? 그렇기에 괜히 빤히 바라보면서 나는 아이온을 경계하는 태도를 없애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아이온의 말에는 공감했다.
"응. 마음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허술한 것을 가지고 오면 그건 실망스럽잖아. 그러니까 그 부분은 적당히 잘 조율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 너무 비싸지도 않고 너무 허술하지도 않은 거. 그리고 거기에 정성 가득.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난 생각해."
이렇게 말하는 나도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지는 알 수 없었다. 정말로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 조금 고민을 하긴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끄응 소리를 내며 생각에 빠졌다. 정말로 뭐가 좋을까. 뭐가 좋을까. 뭐가 좋을까.
가볼 곳은 닥히 없지만 정해놓은 시간이 조금 가까워진 것이 맞다니. 무슨 의미인 것일가? 영문을 알 수가 없어서 가만히 아이온을 바라보았다. 아이온은 가끔 뭔지 모를 철학적인 소리를 해서 어려울 때가 있다. 이를테면 지금처럼... 그렇기에 가만히 생각을 하다가 잘 알 수 없기에, 그냥 질문에 대한 대답에 답하기로 했다.
"잘 모르겠어. 난 태어난지 1년밖에 안 되었거든. 하지만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은 맞대. 가온이도 그렇고, 백호 언니도 그렇고, 엄마도 그랬어."
고작 1년의 삶을 산 내가 시간이 빠르고 느림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확실하게 답할 수 있는 것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잘은 모르겠지만, 즐거운 시간은 정말로 빨리 흐른다고 생각해. 언제나, 언제나 말이야. 그러니까..시간이란 빨리 흐르는 것이 아닐까? 잘 모르겠지만..."
언제나 즐거운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그래서일까? 라온하제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고 느낄 때가 많다. 그것이 참으로 묘하게 신기하다고 느끼며 나는 꼬리를 살랑살랑 양 옆으로 흔들었다.
"많이 다르네. 나는 시간이 영겁과도 같이 흐르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 같아. 지금은 조금 괜찮지만, 언젠가는.." 또다시 전혀 흐르지 않는 것처럼 될까? 그렇다면 어떻게 될까.. 라고 묻는 듯 혼잣말을 하는 듯 느리게 말하다가 시간이 빨리 흐르는 건 나쁜 건 아니야. 라고 덧붙입니다.
그건 그저 느끼기에 따라 다를 뿐이고, 그런 이들은 매일매일이 항상 새롭다는 거니까. 라고 생각하면서 아까 전 말이 무슨 의미냐는 물음에 아. 라고 감탄사를 내뱉습니다.
"그건 내 계획같은 느낌일까. 나 일하는 거랑 쉬는 시간이랑 구분이 엄격하거든." 쉬는 시간이 끝나가서 그런 거야. 라고 고개를 끄덕여 말합니다. 자유시간에 뭘 하던 상관없지만 할 일은 다 끝내놔야지. 라고 말합니다.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이 엄격하다니. 가온이도 그렇게까지 하진 않을텐데. 완전 철저하게 하는구나. 엄마가 관리자는 정말로 잘 뽑은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아이온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언젠가 내가 이 땅을 물려받게 되면 나도 저 정도로 일을 하게 될까? 물론 엄마를 보면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지만...엄마도 자잘하게 이런 일, 저런 일을 하긴 하니까. 일단 축복의 힘도 제공하고 있고...
"그러면 남은 시간은 푹 쉴 수 있게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쉬는 시간이 곧 끝난다면 말이야."
혹시나 내가 쉬는 시간을 방해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 조금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물어보았다. 아무래도 방해가 된다고 한다면 너무나 미안한걸. 그렇게 생각하며 잠시 아이온을 바라보면서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 마디를 더 남겼다.
"크리스마스 선물 준비하는 거라면 좋은 선물을 마련할 수 있길 빌게. 엄마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은 축복을 내릴 수 있어. 그러니까 그 축복을 내릴게."
웃으면서 살며시 눈을 감고 아이온에게 축복을 걸어보았다. 엄마만큼의 힘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면 나도 가능하니까.
"철저하다면 철저하지만. 쉬는 시간을 안 정하다가 한 번 엄청 혼난 적이 있어서 만들고 있어." 24시간 내내 하다가는 뺍니다. 그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이헤하고 있으니까.
"몇 마디 나누고 돌아간다면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 일은 양과 질을 보니까. 좀 더 채찍질헤서 완수해내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라고 고개를 끄덕끄덕 방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입니다. 방해는 아닙니다. 일할 때 방해하는 게 싫은 거지. 쉴 때에는 꽤 너그럽지요? 그리고 축복을 걸어주는 것에
"축복은 고마워. 선물 같은 거 준비할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그래도 많이 쉬기는 했으니까 일은 해야겠지. 라고 말하면서 옷은 다음에 사야겠다. 라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조용히 넘어간 그 때는 빼고 말이지요. 그렇죠?
대체 얼마나 일을 하고 싶은 거야?! 아이온은?! 가온이도 그 정도는 하지 않고 엄마도 그 정도는 하지 않아. 혹시 일 중독 비슷한 것이 아닐까. 그런 걱정이 들어 나는 아이온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조만간에 엄마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 그러면 엄마가 어떻게 해주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다가 곧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래도 엄마에게 부탁하는 것은 뭔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슬슬 옷은 다음에 사야겠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보아 아이온이 돌아가려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판단하고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러면 다음에 꼭 사. 알았지? 그럼 나도 다시 가던 길을 가볼게. 너무 무리하진 마. 알았지? 그리고 내 꼬리 털은 절대로 안되는 거 잊지 말고."
아직 경계심을 완전히 죽인 것은 아니기에, 풍성하고 아름다운 내 은빛 꼬리 털을 꼬옥 잡으면서 다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튼 아이온은 일을 하러 갈 생각인 듯 보이니, 나도 가던 길을 가는 것이 좋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즐겁게 대화하자고 웃으면서 나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갈 채비를 했다. 역시, 아이온과의 대화는 재밌어. 오늘은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별개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은 슬슬 생각하는 것이 좋을까? 역시? 그렇게 생각하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