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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드물게 곧바로 말이 나왔다. 그 목소리는 흔들림 없이 확고하고 무한한 신뢰가 가득히 들어있는 목소리였고, 령 님을 바라보는 두 눈동자 역시도 따스하지만 굳건한 믿음이 녹아 있었다. 령 님의 손을 조금 더 꼬옥 잡았다. ...괜찮아요, 령 님. 제가 여기 있을게요. 저는 여기 있어요. 그러니... ...부디 슬퍼하지 말아주세요. 손의 온기로 령 님께 위로의 메시지를 조용히 전했다.
이어서 발견한 세 명의 인간들에게 Trick or Treat!를 같이 외쳐보았다. 물론 자신의 느린 반응으로 인하여 돌림노래와 같이 조금은 어정쩡한 모습이었지만, 나름대로는 진지하게 외친 것이었다.
"어라어라? 자매 아니었나요? 죄송해요~ 유령 분은 얼굴이 안 보이기도 하고 그냥 키 차이가 나시는 두 분이 손을 잡고 다니시길래 자매인 줄 알았어요!"
박쥐 여자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해맑게 사과를 건넸다. 그 뒤를 이어서 령 님의 '장난'이 나타나자, 자신도 모르게 몸을 살짝 움찔, 했다. 박쥐 여자도 히익! 하는 비명을 내고 여우 여자도 놀랐는지 두 눈을 크게 뜬 가운데, 늑대인간 남자는 낫과 령 님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뭐야? 뒤에 낫을 숨겨두고 있었던 거야? 역시 범상치 않았네, 예쁜 사신 누나. 과자를 안 주면 장난으로 내 모가지라도 따가겠다는 거야? 내 머리는 맛 없을ㅌ..." "넌 제~발 입 좀 다물어! 왜 이 분들께 시비를 못 걸어서 안달인데!! 죄송해요. 얘가 나쁜 애는 아닌데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 그만..." "아, 때리지 좀 마! 개아프다고!! 애초에 그 친구 중 하나가 너잖아!" "시끄러어어!!"
박쥐 여자가 늑대인간 남자의 머리를 세게 한 대 후려갈기자, 결국 서로 왁왁거리는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여우 여자는 익숙한 듯이 그들을 무시한 채 평화로운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들에게 다가왔다.
"저 아이들은 신경쓰지 마시고 여기, Treat를 받아주시겠어요? 마음에 드실지 염려되는군요."
이내 자신들에게 내밀어진 사탕과 초콜릿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 천천히, 조심스럽게 그것을 받아들었다. 처음으로 얻은 사탕과 초콜릿.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그것을 내려다보던 멍한 두 눈동자에 이내 기쁨의 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반짝반짝이는 눈빛으로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꾸벅, 숙여보였다.
령은 그에 맞게 온화하게 웃어보였다. 자신에게 자비로운 '신'님이라고 말하는 리스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함이었다. 리스는 정말로 다정하고 따스한 신이구나. 령은 그렇게 느끼며 눈을 살짝 감았다 떴다.
박쥐 여자는 그제서야 자기가 오해한 걸 알았는지 사과를 했다. 령은 그걸 묵묵히 듣고 있었다. 키 차이가 나는 두명이 함께 다니면 자매로 보이는가보다. 령은 그저 살포시 웃을 뿐이었다. 그러고보니 령에게는 자매가 있었는가? 있었지. 옛날 옛적에는 있었다. 평범한 흑조라 나중에는 다 죽음을 맞이했을 뿐.
"아닙니다. 충분히 오해하실 만도 하죠. 너무 미안해하지 마세요."
령은 웃으며 박쥐 여자에게 괜찮다고 말하였다. 아아, 그나저나 너무 겁줘버렸나? 늑대인간 남자를 뺀 나머지가 전부 경악하는 걸 본 령은 한숨을 쉬었다. 늑대 남자한테 발끈해서 지나치게 장난을 쳐버렸다. 이걸 어떻게 수습한담? 령은 저도 모르게 머리카락에 매달린 방울 장식에 손을 댔다. 방울이 딸랑딸랑 흔들렸다.
"괜찮습니다. 오히려 저야말로 겁을 줘서 죄송하다고 해야겠죠."
령은 정중하게 말을 하고는 한숨을 쉬며 옆에 있던 리스를 바라보았다. 리스는 괜찮을까? 자신이 아까 한 행동 때문에 겁에 질려 달아나진 않았을까? 다행히 그러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령은 옆에 있던 리스를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겁줘서 미안해요, 리스."
여우 여자가 싸워대는 박쥐 여자와 늑대인간 남자를 무시하고 초콜렛과 사탕을 내밀었다. 령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성공했다. 령은 웃음을 지었다. 리스가 기뻐할지도 모른다. 과연 제 예상대로 리스는 기쁨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정말이네요. 한번에 성공하다니... 너무 기쁘군요."
령은 웃으며 사탕과 초콜렛을 바라보다가 주섬주섬 그것들을 호박모양 바구니에 넣었다. 잃어버릴지도 모르니깐. 바구니 안에 사탕과 초콜렛을 넣는 령의 표정이 정말 기뻐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