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9432415> [All/판타지/일상] 축복의 땅, 라온하제 | 15. 신들의 하루하루는 평화로워 :: 1001

리온주 ◆H2Gj0/WZPw

2018-10-13 21:06:45 - 2018-10-23 18:21:23

0 리온주 ◆H2Gj0/WZPw (7162153E+5)

2018-10-13 (파란날) 21:06:45

☆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관리자들을 감시한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은호님?!"

"...대체 그 소문을 퍼뜨린 자가 누군지 내, 꼭 얼굴을 보고 싶구나."

-자신에게 묻는 질문에 대해서 한숨을 내쉬면서 대답하는 여우신의 모습

747 리온주 ◆H2Gj0/WZPw (3847742E+5)

2018-10-21 (내일 월요일) 02:27:29

스레주는 이만 자러 가보겠습니다!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748 세설주 (179608E+55)

2018-10-21 (내일 월요일) 02:30:05

ㄴ니온주 안녕히 주무세요!

749 리스주 (312683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02:53:50

>>746 새우튀김 맛있죠, 새우튀김! 튀김 하니까 고구마 튀김도 먹고 싶네요...ㅠㅠㅠ(의불222) 앗...! 그, 그치만 지금 시간에는 소화가 잘 안 되니까 뭐 드시면 안 돼요, 세설주...!ㅠㅠㅠ

>>747 레주 안녕히 주무세요! :)

750 세설주 (179608E+55)

2018-10-21 (내일 월요일) 02:56:24

먹지 않습니다:) 이 시간에 무언갈 먹는다는 것 자체가 살로 직행이니...(우럭) 대신 내일은 꼭 튀김하려고요!!XD

751 리스주 (312683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03:02:25

>>750 좋은 선택이예요, 세설주! XD 네네! 대신 내일은 꼭 튀김을 더 맛있게 드시는 거예요! 배 터지게 잔뜩, 행복하게요!ㅎㅎㅎ

752 리스주 (312683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03:06:19

그럼 전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D

753 세설주 (179608E+55)

2018-10-21 (내일 월요일) 03:08:50

리스주 안녕히 주무세요...!

754 리온주 ◆H2Gj0/WZPw (772446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2:58:54

시험을 마친 스레주가 잠시 갱신합니다! 다들 조금 있다봐요!

755 아사주 (2326251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3:35:22

다들 나중에 봐요- 갱신갱신..

분명 잡담 좀 나누다가 잔다고 하고 잤는데 그거 다 꿈..?

756 아사주 (2326251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4:19:17

https://youtu.be/sdX3Gh6i3T8

이런 초콜릿 예쁘네요...(귀욥) 앵화영장에서 파려나..

757 리온주 ◆H2Gj0/WZPw (3847742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4:30:57

집에 돌아온 스레주가 제대로 갱신합니다! 모두들 하이하이에요!!

758 아사주 (2326251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4:36:25

어서와요 레주! 냠냠. 요거트 맛있당...

759 령주 (4942903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4:45:41

갱신합니다.

760 리온주 ◆H2Gj0/WZPw (3847742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4:47:19

하이하이에요! 아사주! 령주!!

761 아사주 (2326251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4:55:45

령주도 어서와요!

잠온다..(흐느적)

762 리온주 ◆H2Gj0/WZPw (3847742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5:00:18

아침 7시부터 일어나서 활동한지라...조금 피곤하군요. ........허허허... 역시 시험은 몸에 해로워요.

763 리스주 (312683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6:01:43

갱신합니다!

764 리온주 ◆H2Gj0/WZPw (3847742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6:02:44

하이하이에요! 리스주! 어서 오세요!

765 령주 (4942903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6:06:03

리스주 어서와용.
저 리스한테 할말 있어서 그러는데 혹시 돌릴 수 있으신가요?

766 리온주 ◆H2Gj0/WZPw (3847742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6:13:50

하이하이에요! 령주! 어서 오세요!!

767 리스주 (312683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6:19:17

레주, 령주, 안녕하세요! :D

>>765 앗... 제가 지금 다른 일을 병행 중이라 텀이 조금 ㄱ

768 리스주 (312683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6:19:54

>>767 걸릴수는 있긴 한데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천천히나마 괜찮아요! XD

769 령주 (4942903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6:22:29

>>767-768 천천히라도 저는 괜찮아요. 선레는 제가 써오겠습니당!

770 리온주 ◆H2Gj0/WZPw (3847742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6:24:09

으아아아... 여러분들은 시험을 칠 때 가능하면 아침에 시험 치는 것은 피하세요...! ....라고 말을 하지만 대부분 시험은 아침에 있지. (주륵)

771 리스주 (312683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6:30:22

>>769 령주께서 괜찮으시다면 저도 좋아요! XD 선레 감사히 잘 받을게요. 천천히 다녀오세요, 령주! :D

>>770 (토닥토닥) 시험 보시느라 고생하셨어요, 레주...ㅠㅠㅠ

772 리온주 ◆H2Gj0/WZPw (3847742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6:32:29

>>771 후후후...괜찮습니다..! 저는...저는...어떻게든 돌아왔으니까요!

773 령-리스 (4942903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6:35:52

령은 지금 비행중이었다. 날개를 펄럭일때마다 검은 깃털이 하늘하늘 떨어져내렸다. 령이 간 곳은 다솜이었다. 아아 오늘도 다솜은 아름답구나. 령은 저 멀리 보이는 다솜을 바라보며 생각을 했다. 자신이 거주하는 미리내도 아름답기는 매한가지였지만 눈을 볼 때랑 꽃을 볼 때의 감상이 차이나는 것은 당연했다. 아, 다솜이 점점 가까워진다. 령은 사뿐히 땅에 착지하곤 날개를 갈무리하였다. 한 무더기의 흑조 깃털이 휘날리다가 바람을 타고 저 멀리 사라졌다. 령은 힐끗 제 깃털이 날아간 곳을 쳐다본다. 아무런 감상이 없었다. 또각또각. 령의 하이힐이 움직인 것은 그 다음의 일이었다.

령이 이 다솜에 온 것은 결코 놀러온 것이 아니었다. 령은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일순간 분홍머리의 누군가의 모습이 떠올랐다. 령은 눈을 지그시 감다가 떴다. 그녀의 손엔 신과 쥬스와 달콤한 머랭이 담긴 꾸러미가 있었다. 이걸 받아주려나... 령은 꾸러미를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또각또각 앞으로 나아갔다. 지체할 시간은 없었다. 물론 오늘 저의 일정은 여유로웠으니 느릿하게 하는 것도 나쁘진 않았지만 령은 이상하게도 상황을 재촉하고 있었다.

"다솜에 있었으면 좋으련만..."

령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신의 모습이 보이는가?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았다. 령은 긴장한 채로 발걸음을 옮기며 서서히 눈을 돌려 제가 찾는 신을 찾아다녔다. 아무래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774 리스 - 령 (312683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6:59:12

"...바람이 불고 있어요."

조용한 목소리가 흩어져갔다. 다솜의 벚꽃나무 숲 속, 나무 기둥 아래에 무릎을 모으고 쪼그려앉아 가만히 하늘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멍한 두 눈동자에는 파랗디 파란 하늘과 연분홍색의 꽃잎들만이 담길 뿐이었다. 깜빡, 그리고 또 깜빡. 느릿하게 깜빡이는 눈동자와 바람에 살며시 흩날리는 머리카락. 살짝 날개를 펴서 바람을 맞이하자 분홍색 깃털들이 가벼이 흔들렸다.

"......누군가가 오시려는 걸까요?"

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이 들었다. 동물로서의 본능이 알려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위협적이거나 두려운 느낌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가운 쪽에 가까운... 그런 느낌.
깜빡, 눈동자가 다시 느릿하게 깜빡여졌다. 바람 씨가 데려와주시는 걸까요? 바람 씨가 인도해주시려는 걸까요?

천천히 두 손을 자신의 구슬에 갖다대고 두 눈을 감았다. 그러자 서서히 빛나기 시작하는 구슬. 구슬은 이내 반딧불이 같은 노란색의 빛들을 자신의 주변에 환각으로 만들어내었고, 감았던 두 눈을 느릿하게 떠서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빛들 중 하나를 살며시 두 손바닥에 담아내고, 자신의 '신' 님께 가만히 기도를 올렸다.

"...헤매고 계신 누군가가 계신다면, 부디 그 분을 도와주세요. 저의 '신' 님."

두 손바닥을 위로 올리고는 후우, 살며시 숨을 불어 노란색 빛들이 바람에 따라 실려가게 날려주었다. 만약에 헤매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빛을 따라 이 쪽으로 오실 수 있도록.

775 리스주 (312683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7:00:00

>>772 (토닥토닥) 이제 푹 쉬시길 바래요, 레주...ㅠㅠㅠ

776 리온주 ◆H2Gj0/WZPw (3847742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7:01:46

후후후...저는 지금 집에서 푹 쉬는 중이랍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777 령-리스 (4942903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7:13:29

오래 걷다 보니 슬슬 다리가 아팠다. 령은 문득 걱정이 되었다. 이렇게나 오랫동안 찾았는데도 없으면 어떡하지? 다른 지역으로 가신건가? 길이 엇갈렸나? 령은 주변을 휘휘 둘러보았다. 암만 봐도 제가 찾는 신은 없었다. 령은 머랭이 든 봉지를 꽈악 쥐었다. 미리 연락하고 왔어야 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곤란한걸."

그때였다. 노란색 빛덩어리들이 두둥실 령에게로 다가왔다. 령의 눈이 크게 뜨였다. 이 빛덩어리들은 대체... 령은 주변을 휘이 둘러보았다. 빛덩어리들은 마치 자신을 따라오라는 듯 기다리고 있었다. 령은 저도 모르게 그것들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또각또각. 구두소리가 바닥에 울려퍼졌다. 령은 노란 빛을 바라보았다. 빛은 두둥실 떠서 자신을 따라오고 있었다. 이 빛은 대체 무엇일까? 자신이 찾는 그 신이 보낸 것일까? 그랬으면 좋으련만. 령은 복잡한 표정으로 노란 빛덩어리들을 바라보았다.

"...아."

한참을 걷다보니 벚꽃나무 숲이 나왔다. 벚꽃들이 바람에 휘날려 하늘하늘 떨어지고 있었다. 령은 그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말을 잃었다. 참으로 아름답다. 미리내에서 눈이 휘몰아치는 풍경을 봤을 때랑은 다른 감정이 들었다. 령은 손을 내밀어 벚꽃 하나를 받았다. 손바닥에 안착한 연분홍빛 벚꽃을 보니 그 신이 떠올랐다. 그 자도 벚꽃과는 잘 어울렸지. 령은 벚꽃을 버리고는 노란색 빛을 따라 벚꽃나무 숲 안으로 들어섰다. 노란 빛을 따라 이리가고 저리가며 벚꽃나무 숲에 들어간지 얼마가 되었을까? 령은 마침내 찾던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리스."

령은 익숙한 분홍빛 머리를 보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머랭과 신과 주스가 든 봉지가 바스락거렸다. 령은 그녀에게로 가까이 갔다. 그리고 몸을 굽혀 눈을 마주했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령의 목소리는 조곤조곤했다. 령이 온화하게 미소지어보였다.

778 리스 - 령 (312683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7:30:35

누군가가 올 지, 안 올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환각으로 만든 작은 노란색의 빛들을 날려 보내보았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누군가가 있는 듯한 곳을 향하여. 헤매고 계신다면 더이상 헤매시지 않도록, 작은 안내자들을.

그리고는 다시금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기다림이. 하지만 기다리는 것 쯤이야 익숙했다. 그저 가만히 앉아서 하늘을 물끄러미 올려다보고 있으면 되는 것이었다. 언제나와 같이. 그래도... ...론도 데려올 걸 그랬나봐요.

혼자서 멍하니 있는 것과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은 차이가 나는 일이라는 것은 당연했다. ...다른 존재의 유무는 무척이나 크나큰 것이었으니.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누군지도 모르는 존재를 얼마나 기다렸을까. 애초에 그런 존재가 없을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왠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것은... 저의 '신' 님께서 내려주신 계시인 걸까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깜빡, 두 눈을 다시 느릿하게 감았다 떴다. 그리고 이내 천천히, 아예 두 눈을 감아버렸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은 죽음 역시도 마찬가지. 그렇게 얼마나 스스로의 시간을 멈추고 있었을까.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와, 감았던 두 눈동자를 느릿하게 떴다. 그리고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존재를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령 님...?"

방금 전까지 자신이 마주하고 있던 검은색과는 전혀 다른, 아름다운 검은색이 한 시야 속에 들어왔다. 그에 한 박자 늦게 령 님의 이름을 부르며, 조곤조곤한 목소리와 온화한 미소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두 가지의 검은색. 상황파악이 쉽사리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상황을 깨닫고는, 뒤늦게 "...아." 하는 소리와 함께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 꾸벅,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

"안녕하세요, 령 님...! 죄송합니다, 잠시 생각에 빠져서..."

괜히 시선을 떨구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곧 천천히 시선을 올려 희미하게 령 님에게 웃어보였다.

"...오랜만이예요, 령 님. 네, 전 잘 지냈답니다. ...령 님께서는 잘 지내고 계셨나요? 자주 찾아뵈었어야 했는데..."

779 령-리스 (4942903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7:49:19

령은 리스의 말에 다시금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한 박자 느리게 반응하는 것도, 그라데이션 진 머리카락도, 색이 다른 양쪽 눈동자도 모두 예전에 봤던 것과 같았다. 신기하게도 그녀는 저번에 벚꽃나무 숲 속에서 봤던 것과 달라지지 않았다. 령은 리스가 몸을 일으키는 것을 보았다. 동시에 그녀의 자세도 허리가 조금 올라가게 됐지만.

"죄송할 게 뭐가 있나요? 누구나 다 생각에 빠질 때가 있으니 전혀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괜찮답니다."

령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한없이 상냥했다. 령이 미소지어 보였다. 리스는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령은 그 사과를 거절했다. 리스가 자신에게 미안해할 이유는 없었다. 누구나 다 생각에 지나치게 몰두할 때가 있고 리스 또한 그럴 뿐인 것을. 령은 리스의 반응이 늦은 것에 대해 전혀 괘념치 않았다. 오히려 이런 걸로 답답해하거나 화내는 사람이 이상한거지. 령이 살며시 제가 사온 신과 주스와 머랭 쿠키를 내밀었다. 봉지가 바스락거리며 제 존재감을 과시했다.

"오랜만에 찾아왔으니 선물을 조금 준비했어요. 마음에 들지 모르겠지만... 받아주시겠어요?"

령은 제가 들고있는 봉지를 바라보았다. 봉지 속 흰 머랭쿠키가 유달리 빛나보였다. 아, 리스가 시선을 내리고 손가락을 꼼질거린다. 주눅 든 것일까? 령의 표정이 미묘하게 걱정을 담고 있었다. 주눅들면 안되는데... 하지만 이내 리스가 얼굴에 희미한 웃음을 담아내었다. 령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리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저는 잘 지냈답니다. 자주 찾아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렇게 제 쪽에서 찾아와도 되는걸요. 게다가 라온하제에서 있던 크고작은 행사에서 리스 씨와 마주친 적이 제법 있으니 괜찮아요."

물론 그땐 둘만의 대화를 나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얼굴 보고 잘 지내냐고 확인만 하면 되니까. 령은 온화하게 웃었다. 바람이 불며 머리카락에 달린 방울 장식들이 딸랑딸랑 노래를 불렀다. 동시에 벚꽃나무에 붙어있던 벚꽃잎들이 잔잔하게 떨어져내렸다. 보기 좋은 광경이다. 령은 그 생각을 하며 리스를 바라보았다.

780 세설주 (179608E+55)

2018-10-21 (내일 월요일) 17:54:08

오오 뭔가 우플 각이 설 듯한 일상..(팝그작

781 리온주 ◆H2Gj0/WZPw (3847742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7:57:45

하이하이에요! 세설주!1 어서 오세요!!

782 세설주 (179608E+55)

2018-10-21 (내일 월요일) 18:02:51

리온주도 좋은 밤입니다!!!!

783 령-리스 (4942903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8:03:03

세설주 어서와요!!!!!

784 세설주 (179608E+55)

2018-10-21 (내일 월요일) 18:04:54

령주도 안녕안녕이에요!:)

785 리스 - 령 (312683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8:13:53

바람에 실려 자신을 찾아와주신 존재는 바로 령 님이었다. 죽음의 서늘한 검은색과는 달리 우아하고 아름다운 검은색. 그에 한 박자 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몸을 일으켜 섰다. 무려 '신' 님께서 직접 찾아와 주셨는데 자신이 감히 앉아있을 수는 없었으니. 그와 동시에 잔잔히 빛나고 있던 구슬의 빛과 노란색 반딧불이들도 한순간에 훅, 꺼졌다.

이어서 령 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냥하디 상냥한 목소리. 자신을 향하는 것 같지 않은 따스함이었다. 자신의 사과를 거절하시는 따스함. 깜빡, 이질적인 두 눈동자가 느릿하게 감겼다가 떠졌다. 그리고 부드러이 접혀졌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령 님. 정말 감사해요."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으면서 다시금 꾸벅, 공손히 허리를 숙였다 폈다. 역시 '신' 님께서는 포용력과 이해심이 깊으신 존재이셨다. 이런 한낱 동물일 뿐일 자신에게조차도 자비와 관용을 베풀어주시는.
령 님께서는 이내 바스락, 하고 자신을 향해 봉지를 내밀었다. 그에 한 박자 늦게 두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졌다.

"...제, 제가 정말 감히 이 선물을 받아도 되나요, 령 님...? 정말로 죄송해요. 전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 했는데..."

죄송스러움을 가득히 드러내면서 조금 시무룩한 듯이 두 날개가 살짝 아래로 처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두 손으로 천천히 받아든 봉지에서 달콤한 냄새가 올라오자 자신도 모르게 코가 작게 킁킁, 움직여졌다. ...아, 달콤한 냄새예요. 무척 맛있어보이는 처음 보는 음식과 음료의 모습. 그것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두 눈동자는 살짝 호기심에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령 님의 말씀. 온화한 령 님의 미소와 딸랑딸랑, 맑게 울리는 방울 소리에 연분홍색 벚꽃잎들이 아름답게 떨어졌다. 그에 희미하게 배시시 웃어보였다.

"...잘 지내셨다니 다행이예요, 령 님. 이런저런 행사에서 가끔 뵙기는 했지만 그래도 느긋하게 대화를 나눠보지는 못 해서..."

잠시 말을 멈추었다. 머리카락이 흩날리자 분홍색이 한 시야 속에 가득히 들어찼다. 그 중에서도 우아하게 빛나고 있는 검은색을 바라보며 두 눈을 부드럽게 접어 웃었다. 두 손으로 든 봉지를 령 님을 향해 앞으로 살짝 내미면서.

"...선물, 정말로 감사합니다, 령 님. 무려 령 님께서 주신 선물이어서 정말 기뻐요. ...령 님께서 괜찮으시다면 같이 드셔주실 수 있을까요?"

비록 자신이 받은 선물이라고 하더라도 맛있는 것을 자신 혼자 먹을 수는 없었기에. 가능하다면 같이 먹고 싶었다.

786 리스주 (312683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8:14:37

세설주 어서 오세요! :D

787 아사주 (2326251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8:29:47

불행한 적은 아마 없었지. 그렇다고 행복했던 적도 없었지만 말이야.
아니면...

자고 일어나서 비몽사몽.. 갱신합니다- 다들 안녕하세요-

788 령-리스 (4942903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8:31:11

아씨 날렸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89 리온주 ◆H2Gj0/WZPw (3847742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8:36:20

하이하이에요! 아사주!! 어서 오세요!! 그리고 령주...메..멘탈 회복을...!! (토닥토닥)

790 리스주 (312683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8:38:12

>>787 아사주 어서 오세요! :D 그런데 뭔가 불안한 문구가...?(흐릿)

>>788 앗...!(동공대지진) 령주, 괜찮으세요?! 으아아...ㅠㅠㅠㅠ 천천히 주셔도 괜찮으니까 느긋하게 생각해주세요...!ㅠㅠㅠ(토닥토닥)

791 령-리스 (4942903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8:45:22

리스가 몸을 일으켜서자 령은 황급히 그녀를 따라 몸을 일으켰다. 저가 부담스러워서 자세를 바꾼 걸까? 령은 손을 뺨에 대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괜히 찾아온걸까? 리스가 부담스러워 하진 않을까? 그 생각을 하는 동안 반딧불이처럼 반짝반짝 빛나던 노란색 빛들이 훅 꺼져버렸다. 령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래도 신통술에 의한 빛이었나보다. 아쉽다. 예뻤는데. 령은 다시 제 앞의 리스에게 집중했다.

"감사하긴요. 당연한 말을 했을 뿐인걸요."

령은 손사레를 치며 웃어보였다. 온화한 미소는 자칫 차가워보일 수도 있는 령의 인상을 바꾸었다. 령의 머리카락에 달린 방울 장식이 령이 움직일 때마다 딸랑딸랑 소리를 내며 그녀의 존재감을 알렸다. 령은 말없이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생각에 잠겼다. 어쨌든 리스는 잘 지낸 것 같으니 다행이었다. 좀 더 자주 찾아왔을 걸 그랬나? 내심 마음속에 후회의 감정이 들었다.

"죄송할 필요가 무어 있나요? 그저 빈손으로 오기엔 뭐해서 사왔을 뿐이랍니다. 받아도 괜찮아요, 리스."

당신에겐 이걸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는걸요. 령은 속삭이듯 말하며 리스에게 봉지를 내밀었다. 바스락. 봉지 안에 있던 머랭쿠키들이 서로에게 부딪혀 소리를 내었다. 령은 봉지 안을 바라보았다. 다행히 머랭 쿠키가 깨지는 일은 없는 것 같았다. 리스가 이 선물을 받아줬으면 좋으련만... 뭐 받지 않아도 어쩔 수 없지. 령은 마음 한구석이 씁쓸해짐을 느꼈다. 자신은 내심 리스가 받아주길 바랬던걸까?

"맞아요. 행사 때 바쁘기도 했고... 그땐 다른 신들도 많이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둘이서 대화하는 건 오랜만이죠. 령은 축제 때를 떠올리며 말했다. 요리대회, 카트, 그리고 최근의 퀴즈쇼까지... 비록 리스와 대화는 나누지 못했지만 령은 그때 충분히 즐겼었다. 행사는 즐거웠으니까. 리스도 자신처럼 즐겼을까? 그랬으면 좋으련만.

"원래 리스에게 줄 선물이었긴 하지만... 그럼요. 같이 먹어도 괜찮아요."

령은 잠시 고민하는 듯 턱을 매만지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령은 신통술을 사용해 컵 두개를 소환했다. 매끈하고 무늬나 장식이 없는 흰 도자기 컵이었다. 령은 컵 하나를 리스에게 내밀고 신과주스를 컵에 따랐다. 신과 특유의 빛깔이 컵과 잘 어울렸다.

792 아사주 (2326251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8:48:32

다들 안녕하세요-

저 문구는.. 딱히 가감할 거 없는 사실 그대로죠. 크게 불행한 건 아니었지만 크게 행복한 것도 아니었다는 것 뿐..

793 리온주 ◆H2Gj0/WZPw (3847742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8:53:35

음..음...느낌이 오늘은 좀 빨리 뻗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안돼...버틸거야...!

794 리온주 ◆H2Gj0/WZPw (3847742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9:06:03

스레주는 밥 먹고 올게요!!

795 아사주 (2326251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9:09:21

다녀오세요 캡! 갸아아아. 잠아 깨어라...

796 령-리스 (4942903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9:09:35

레주 다녀와용

797 리스 - 령 (3126834E+5)

2018-10-21 (내일 월요일) 19:16:34

"...당연하지 않으니까 정말로 감사해요, 령 님. 정말로 말이예요."

손사래까지 치며 온화하게 웃으시는 령 님에게 자신 역시도 희미하게, 아니, 조금은 진해진 미소를 헤실헤실 보였다. 당연한 말. ...그 말씀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실 정도면 령 님은 얼마나 다정하신 '신' 님이신 걸까요. 부드럽게 접혀지는 눈웃음이 순수하게 존경심을 담아냈다.

딸랑딸랑, 령 님의 방울이 바람에 따라 울렸다. 맑고 청아한 소리. 그 소리의 너머로 기품 넘치는 령 님의 조곤조곤한 목소리가 따라서 자신의 귓가로 들려왔고, 그 속삭임을 들으면서 잠시 령 님을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제게는 이걸 받을 충분한 자격이...

깜빡, 깜빡. 이질적인 색채의 두 눈동자가 느릿하게 감겼다가 떠짐을 반복했다. ...잠시 누군가가 자신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리스. 자신의 이름을 조용히 마음 속으로 중얼거려 보았다. 만약 저의 '신' 님께서 저에게 목소리를 들려주신다면, 저런 말씀을 해주실까요. ...리스.

정답 없는 생각이 깊어져갔다. 천천히 두 손을 앞으로 내밀어 령 님께서 내미시는 봉지를 조심스럽게, 살며시 받아들었다. 바스락, 처음 보는 낯선 음식들이 신기한 소리를 내었다. 달콤한 향기로 자신의 코를 자극하면서. 그에 감사하고 기쁜 마음 역시도 깊어져갔다.

"...네. 확실히 여러 행사에서는 다른 신 님들께서도 많이 계시기도 하고, 각종 대회 씨들을 즐기느라 바빴으니까요. ...그래도 무척 즐거웠어요. 모든 기억들이."

배시시, 희미한 미소가 꽃피워졌다. 즐거운 과거를 추억한다는 것은 낯설면서도 두려울 정도로 행복한 일이었다. ...령 님께서는 즐거우셨을까요? ...언제나 행복하셨으면 좋겠는데...

마음 속으로 조용히 기도했다. 그리고 이어진 자신의 제안에 령 님께서 신통술로 컵 두 개를 소환하여 내밀자, 감사인사를 전하며 그것을 공손히 두 손으로 받아들었다. 신과와 같은 색의 주스가 하얀 컵을 채워나갔다. 그것을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 역시도 봉지를 열고 처음 보는 과자를 자연스럽게 령 님께 먼저 내밀며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었다. 먼저 드셔보라는 듯이. 그리고는 자신 역시도 신과 주스를 천천히 몇 모금 마셔보았다.

"와아...! 맛있어요!"

목을 타고 넘어가는 새콤달콤한 주스의 맛에 순간 표정이 환해졌다. 맛있는 것을 그다지 접해보지 못한 자신으로서는 놀랍고도 행복한 일이나 다름 없었기에. 그렇기에 순수하게 기쁜 마음을 희미하게 드러내다, 다시 령 님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그런데... 혹시 실례가 아니라면 여기 다솜까지는 어쩐 일이신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령 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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