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인간계에서는 지금이 추석 연휴라고 들었느니라. 그렇다면 내가 추석 연휴를 잘 보냈을터니 선물을 주겠느니라."
그렇게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탐색을 하는 도중, 밸린은 근처 풀숲에서 냐옹, 냐옹..거리면서 마치 누군가에게 말을 하는 것처럼 계속 울음소리를 내는 문제의 고양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고양이는 숲 안쪽을 바라보면서 계속 울고 있었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계속 냐옹, 냐옹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찾듯, 무언가를 부르듯...
그 고양이가 뭐라고 하는지는 알 수 없었고, 그 울음소리가 무슨 의미를 내는지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고양이는 생각보다 멀쩡하다는 것이었다. 일단 다른 이들을 부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고양이를 잡아보려고 해도 고양이는 빠른 움직임으로 그녀가 잡으려는 것을 피할테니 잡는 것은 일단 포기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다.
//이번 레스는 밸린주가 먼저 반응레스를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모두를 불러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은 그 후에 그 반응레스를 보고 반응해주시면 되겠습니다. 9시 45분까지 받습니다!
꽤 짧은 시간 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본인에게는 운조차 따르는 모양이구나. 저 바다 깊은 곳에는 없는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무언가를 애타게 찾는 듯한 구슬픈 비명처럼 들리기도 했다. 소리가 나는 곳을 따라 가보니 홀로그램과 똑같이 생긴 고양이가 더 깊은 곳을 바라보며 구슬피 울고 있었다. 아쉽게도 본인에게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재주는 없기에 신통력을 써볼까도 했으나 역시 갑자기 말하는 편이 더 위험하겠지. 저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오히려 찾기 어려워진다. 인내의 미덕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궁에서의 예절교사도 하지 않았던가. 우선은 돌아가서 다른 녀석들을 불러오기로 했다.
“짐이 그 고양이?를 찾은 것 같구나! 짐을 따라 오거라!!!”
다른 신들이 모여있는 장소에 돌아가 큰 소리쳤다. 어차피 거기까지는 닿지 않을테고 닿더라도 도망가지 않으면 괜찮지 않겠는가.
아무리 찾아도 고양이의 작은 털이나 발바닥 자국같은 작은 단서 하나도 채 보이지 않았기에,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이 더더욱 커져갔다. 그런데 그 순간, 크게 들려오기 시작하는 낯선 신 님의 목소리.
"...아...!"
처음 보는 신 님께서는 고양이를 찾았다고 크게 외치셨고, 그 말에 드물게 곧바로 고개를 번쩍 치켜드는 등, 반응이 바로 튀어나왔다. ...역시 '신' 님...! 존경심과 숭배스런 마음을 품고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겉옷자락에 마구 붙은 풀잎들이며 흙들을 털어낼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사라진 아기 고양이였고, 그에 처음 보는 낯선 신 님의 말씀을 그저 무조건 신뢰하며 그 뒤를 따라 나섰다. 땅을 밟았다가 떨어지는 맨발이 제법 다급해보였다.
그리고 드디어 발견한 고양이. 다행히 크게 다친 곳 없이 멀쩡해보이는 겉모습에 작게 안도의 한숨을 휴우, 내쉬었다. 하지만 고양이는 어딘가 모르게 계속 의아한 행동을 보였다. 마치... 무언가를 부르고, 찾고 있는 듯이. 그에 고양이의 시선을 따라서 숲 안쪽을 천천히, 가만히 응시했다.
한참 고양이를 찾는 도중, 고양이를 찾았다는 말에, 누리님은 누구보다도 빠르게 그곳으로 달려갔고, 나 역시 빠르게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곧 고양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고양이는 풀숲에서 계속해서 숲을 바라보면서 울고 있었고 주변을 바라보면서 울고 있었다. 그것은 대체 무슨 의미일까. 나는 알 수 없었다. 난 고양이가 아니니까.
"고마워! 정말로 고마워! 밸린! 그리고 찾으러 와준 이들도 다들 고마워. 그리고 고양아. 무사했구나...! 다행이야!"
이어 누리님은 그 고양이를 안기 위해서 손을 뻗었다. 하지만 고양이는 냐옹! 하는 소리와 함께 누리님의 손을 피했다. 그 모습에 누리님은 놀랐는지 고양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고양아...?"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주변에 무언가 어두운 기운. 정확히는 사악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것은... 모두를 억눌러버릴 정도로 숨이 턱 막히는 무언가였다. 뒤이어 나는 누리님의 앞으로 뛰쳐나간 후에, 양 손에서 늑대 발톱을 꺼냈고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모두들 제 뒤로 오십시오!"
그 순간이었다. 풀 숲에서 온 몸이 검은색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어, 그 형태를 쉽사리 알아보기 힘든 무언가가 뛰어나왔다. 그것은 네발로 걷고 있었고, 정말로 빠르게 뛰어나와 아기 고양이를 물고 우리들과 거리를 띄웠다.
"......!"
"고양아?!"
눈앞의 검은색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는 사악한 기운은, 정확히는...악신은, 우리들을 바라보면서 그르렁 소리를 내고 있었다. 입에 물려있는 아기 고양이는 그 검은색의 무언가를 바라보지만 몸부림을 치는 일도 없었으며, 그저 편안한 울음소리로 냐옹, 냐옹 울고 있을 뿐이었다.
무서운 분위기가 흐르는 가운데, 나는 경계를 하고, 단번에 달려들 자세를 갖췄다. 조금이라도 빈틈이 생기면, 바로 달려들 생각이었다. 아직 저쪽에서는 우릴 공격해오지 않았다. 마치, 우리를...경계하는 것 같았지만, 그 이상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천만 다행이라고 하면 좋을까?
"냐옹. 냐옹."
그 와중에도 편안하게 울음소리를 내고 있는 고양이의 울음소리만이 조용히 들려올 나름이었다.
//반응레스를 부탁하겠습니다! 자..여러분들은...어떤 행동을 하시겠습니까? 10시 30분까지 받습니다!
령은 그리 말하며 주변을 경계한다. 좋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불길했다. 대체 이건 뭐란 말인가? 령은 검을 꺼내들었다. 가검이긴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무기로 쓸 수는 있을 터였다. 그때였다. 갑자기 악신이 튀어나와 고양이를 물고 거리를 벌렸다. 고양이는 놀라는 기색도 없이 야옹야옹 울고 있을 뿐이었다. 령은 눈을 가늘게 떴다. 저 고양이 뭔가가 수상하다. 령은 고양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감사 인사를 하는 누리에게 별 일 아니라며 한번 웃어 보이고서 멀리서 고양이를 잡으려 하는 누리를 보고있었다. 하지만 고양이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누리의 손에서 떨어졌고 믿을 수가 없다는 듯 누리는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 누리의 짧은 한마디가 끝나는 것과 함께 숲은 인간계의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악한 기운이 내 목을 조르는 듯 했다. 괘씸하게도 말이다.
“보통 삿된 것이 아니로구나!!!”
역시 이 기운이 너무 강한지 제대로 된 힘을 낼 수는 없다. 애초에 아직은 고위신이 아닌 몸, 어느정도 몸이 무겁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던가. 가온의 뒤로 가 천천히 눈앞에 나타난 악신을 바라보았다. 고양이는 굉장히 편안한 듯한 모습으로 가릉거리고 있을 뿐 별다른 이상은 보이지 않는구나. 금방 덤비지 않는 것을 보아하니 일부러 자극하지 않으면 공격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러고보니 저 고양이, 어디에서 얻어왔다 하지 않았더냐? 짐에게 설명해 주는 것을 허가하도록 하마. 악신이라고 한들 바다의 자손, 떨어진 원인 이 있다면 짐은 알아야겠구나.”
생명이 탄생하는 바다의 아이라면 본인은 책임을 지고 품을 필요가 있다. 지상의 모든 것은 심해의 그것에서 태어난 것들. 그렇다면 지상의 것들도 본인의 백성으로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물론 고위신과 그 백성들에겐 손 댈 필요가 없지만 지상의 생명이라면 본인이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짐이 보기에 저 악신과 고양이는 마치 부모 자식인 것 같구나. 누리 너에게 묻겠다. 저 아이를 어디에서 주웠느냐?”
누리를 바라보며 느긋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혹시라도 부모와 자식을 떼어놓은 것이라면 우리의 실책이 아니더냐.
누리 님께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안심하며 희미하게 웃었던 것도 잠시, 이내 고양이가 누리 님의 손을 피하자 한 박자 늦게 놀란듯이 두 눈동자를 크게 떴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이내 자신들의 주변에 맴돌기 시작하는 사악하고 어두운 기운...?
"......흐윽...!"
온 몸이 억눌러지는 듯한 감각에 이어서 숨이 턱, 막혀왔다. 그에 자신도 모르게 희미한 신음 소리가 입술 새로 새어나왔고, 황급히 양팔을 교차해 붙잡으며 몸을 살짝 웅크렸다. 덜덜, 온 몸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이것은 마치... '죽음'이 다가오는 향기였을까. 본능적인 감각들이 온통 되살아나 멍했던 두 눈동자가 제대로 떠졌다. 바들바들, 떨리는 건 몸 뿐만이 아니었다. 한 시야 밖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어둠 속에 잠식해갔다.
그러자 이내 누리 님의 앞으로 뛰쳐나가 늑대 발톱을 꺼내는 가온 님. 하지만 바로 그 순간, 풀숲에서는 무언가가 튀어나왔고, 검은색 불꽃으로 온몸이 타오르고 있는 그것은 그대로 아기 고양이를 물고 자신들과 거리를 띄웠다.
바들바들, 떨리는 두 눈동자를 애써 들어올려 보이는 그것은... ...악신 님...?
"...아기 고양이 씨..."
금방이라도 꺼질듯한 희미한 중얼거림이 새어나왔다. 악신 님께서는 마치 자신들을 경계하듯이 그르렁하는 낮은 소리를 내고있을 뿐이었다. ...악신 님께서 아기 고양이를 해치지는 않으셔서 정말로 다행이예요. 하지만...
"...신 님..."
악신 님을 조용히 불렀다. 다리가 살짝 바들바들 떨려와 금방이라도 주저앉아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신' 님. ...저는...
"...괜찮아요. 괜찮아요, 신 님. 저희는 신 님을 해치지 않아요. 신 님을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 드릴게요."
과연 자신의 목소리가 닿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신 님 쪽으로 조심스럽게 한 걸음 정도만 살짝 다가가며 말을 걸었다. ...저의 목소리가 닿을까요? 저의 눈동자가 보일까요? 마치 자신들이 해칠까봐 경계를 하시는 듯한 악신 님은 어딘가 모르게 궁지에 몰려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시는 듯 했다. 그러니... 악신 님을 우선 안심시키고, 진정시켜드리고 싶어요. 전부 다 괜찮다고. 위험한 것은 하나도 없을 거라고. ...악신 님께서 들어주실까요...?
"...그러니 일단은 그 아기 고양이 씨를 놓아주시면 안 될까요...? 부디... 부탁드릴게요, 신 님."
조용히 부탁드리는 목소리는 조심스러우면서도 다정했다. 스스로가 품고 있는 두려움을 어느 정도는 억누를 정도로.
답답해 보일정도로 길게 길어 가려진 머리카락 너머에서도 확실히 보이는 기운이였다. 맹렬한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듯 한 검은색의 불길한 기운. 아니, 굳이 통해서 보지 않았어도 보이는 것이였다만... 대놓고 '나 악신이오'라고 광고하는 신이라니. 그 칠칠맞은 기운 정도는 감추려고 노력하면 안되는 걸까. 한숨을 쉬며 창고 한 구석에 처박혀 있던 검을 꺼내야 할까, 고민하다가. 새끼 고양이의 기색이 편안해 보였다. 연약한 생명이 버틸 수 있는 기운은 아닐텐ㄷ...
"...아아, 그런 전개로 나오시겠다... 마음에 안드네."
쯧. 혀를 차며 옆으로 뻗은 손은 그만두려는 제스처인지 휘저어 버린다. 최소한 아는 사이, 좀 더 추측을 해보자면 어미와 새끼의 관계.
틈을 잡고 있는 사이, 모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이들 중 저 악신에게 공격적으로 나오는 이는 없었다. 오히려 리스 씨는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팔을 뻗어 더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았다. 그리고 누리님은 자신에게 온 물음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답을 했다.
"발견한 곳은 다솜의 경계선 근처야. 정확히는 라온하제의 안쪽이었어."
뒤이어 아이온 씨는 악신에게 질문을 하려고 했지만 악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으르렁, 으르렁거리는 소리만 낼 뿐이었다. 그러는 동안 고양이는 계속해서 냐옹, 냐옹 소리를 냈고, 으르렁거리는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 검은 불꽃의 악신은 고양이를 내려주었고, 고양이는 그 검은 악신의 다리로 가서 몸을 부비기 시작했다. 경계하는 눈빛이 사라지고, 주변에 깔려있는 숨이 막히는 기운도 사라졌다.
"...고양아...? 잠시만... 모두가 저 악신의 목소리를 듣게 해줄게."
이어 누리님은 자신의 신통술을 사용했고 은빛 하얀색 빛이 그 검은색 악신을 비추었다. 그러자, 고통스러워하는 목소리가 우리의 머릿속에 울리듯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ㅡ...너희들은 그 녀석이 아닌건가. 그럼...이 아이를 데리고 도망쳐. 지금 당장...도망쳐.
"도망쳐? 무슨 의미야?"
ㅡ내 아이를... 내 아이를...지켜줘.
ㅡ싫어. 싫어. 싫어.
그리고 들려오는 것은 고양이의 목소리였다. 그 고양이는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듯이, 다리에 몸을 부비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다시 그 악신의 목소리가 머릿속으로 울려오기 시작했다.
ㅡ이 아이만큼은, 구해줘. 이 아이만큼은... 이 아이만큼은... 지금 이 아이를 노리고 있는....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또 어딘가에서, 이번에는 아까전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숨이 턱 막히는 기운이 느껴졌다. 그것은 틀림없는 악신의 기운이었다.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는... 정말로 숨이 막히다 못해, 나조차도 머리카락이 삐쭉 솟아오를 정도로 불길한 느낌의 무언가가 느껴지고 있었다.
원인은 명확했다. 경계선 근처 라온하제의 안쪽에서 발견된 외부의 동물. 저 악신은 당사자의 말그대로 분명 무언가에 쫓기고 있었고 자신의 아이를 마지막 힘을 짜내 라온하제에 들어오게 하였고 본인은 악신이 되었다. 경계가 풀린 걸 보니 본인의 일행이 그 악신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챈 모양이로구나.
“부모자식의 연은 무엇으로도 끊을 수 없다고들 하더구나.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일이다. 짐은 그대들에게 무엇도 해줄 수 없으나 그대가, 부모의 역할이라면 끝까지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아직 저리 작은 아이에게서 떨어져 홀로 죽겠다는 것이냐? 홀로 자랄 아이가 어떻게 될지는 생각하고서 말하는 것이냐? 이 우매한것아!!!”
본인의 아이의 안전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당연한 일이니라. 자식을 지키고 싶지 않은 부모가 있다면 본인이 직접 그자를 처단하리라. 하지만 이 가족은 살 수 있을 터. 악신의 모습임에도 은호의 구역까지 왔고 아이를 그곳으로 보내는 것에도 성공하지 않았는가. 본인의 착각이라고? 그렇다면 어떤가? 무엇을 써서라도 자식을 지키려고 한 부모의 무엇이 나쁘단 말인가.
“그대도 함께 간다. 이것은 어명이니라!! 악신이라 한들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 모두 짐의 사랑을 받아 마땅할 위대한 바다의 백성!! 짐의 백성에게 포기는 허가하지 않았노라!!!”
악신을 향해 지휘봉을 들고서 크게 소리쳤다. 그것과 함께, 다시 한 번 사라졌던 악한 기운이 이 자리를 감쌌다. 전신의 털이 거꾸로 솟아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것은 위험하다. 무언가가 이곳을 오고 있다고 모든 감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악신 님을 우선 진정시켜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앞으로 살짝 내딛던 발걸음은 이내 가온 님의 저지에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 그에 잠시 놀란듯이 동그래진 눈동자로 가온 님을 바라보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다시 평소대로의 그 몽롱한 눈매로 되돌아왔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악신 님과 아기 고양이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숨이 막히는 기분. 그럼에도 그 느낌을 애써 이겨내려 노력하며, 그 둘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내 고양이의 울음소리에 점차점차 진정되어가는 듯한 악신 님의 모습. 아예 고양이를 내려주자 고양이는 그대로 악신 님의 다리에 몸을 부비기 시작했고, 그에 악신 님의 경계의 눈빛이 사라짐과 동시에 숨 막히던 검은 기운도 싹 사라졌다.
"...하아..."
그에 자신도 모르게 안도하듯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가 한 박자 늦게 천천히 내뱉었다. 순간 흐트러졌었던 호흡이 다시 제대로 돌아오려는 듯이.
하지만 이어서 누리 님께서 사용하시는 신통술에 의하여 악신 님과 고양이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들려오기 시작하자, 다시금 또다른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저 지금 당장 도망치라면서 저의 아이를 지켜달라고 얘기하는 악신 님. 고양이는 그에 싫다는 말만을 반복했고, 그러한 둘의 모습을 놀란듯이 두 눈동자를 크게 뜨면서 두 손으로 입을 막으며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
다시금 느껴지는 숨이 턱, 막히는 어두운 기운. 아까 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강하디 강한 악신 님의 기운에, 작은 비명조차 채 지르지 못 한 채 그저 몸을 웅크리며 작게 벌벌 떨었다. 멍했던 눈동자에 더이상의 멍함은 없었다. 그저 흔들리는 불길함과 불안, 두려움만이 미세하게 있을 뿐.
애써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천천히 내려 다시금 양팔을 교차해 붙잡았다. 지금은 땅 위에 꿋꿋이 두 다리로 서 있기도 버거운 느낌이었지만, 그럼에도 애써 버텨내려 애썼다. ...'신' 님... 자신의 '신' 님을 불렀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다, 다 같이 도망칠 수는 없는 건가요, 신 님...? 모두 힘을 합하면...!"
악신 님을 바라보며 묻는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하지만 역시 이런 위험한 곳에 악신 님만을 남겨두고 도망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조금은 절박하게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