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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계에서는 지금이 추석 연휴라고 들었느니라. 그렇다면 내가 추석 연휴를 잘 보냈을터니 선물을 주겠느니라."
"위대한 바다의 주인? 벨린 다윈 1세? 그러니까 아틀란티스라는 곳을 다스리고 있는 고위신을 이야기하는 거지? 미안해! 난 태어난지 그렇게 오래 된 신은 아니거든. 그래서 다른 고위신은 엄마 이외에는 잘 몰라. 하지만 엄마라면 알 거라고 생각해. 고위신이라면 말이야."
밸린 다윈 2세. 그러니까 밸린이라고 부르면 되는걸까? 1세, 2세. 이것이 무슨 의미인진 나도 알고 있다. 부모의 이름과 똑같을 때 구분을 하기 위해서 그렇게 짓는다고 들은 바가 있다. 그러니까 그 고위신의 이름도 밸린이고, 이 여자애의 이름도 밸린인 것일까? 일단 예를 갖춰서 말하는 모습에 나는 그럴 필요 없다는 듯이 두 손을 휘저었다.
"에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어. 난 그런 분위기는 그다지 안 좋아하거든. 나는 즐거운 내일을 원해. 물론 나도, 너도 고위신의 딸이니까, 예의를 지켜야 할 땐 지켜야겠지만 적어도 이런 자리에서 그럴 필요는 없잖아? 아. 그리고 서신은 그다지 신경쓰지 마. 엄마도 딱히 신경 안 쓰는 모양이니까."
실제로 엄마에게 내가 들은 것은 그런 신이 왔다 정도의 말이었다. 만나면 친하게 지내주라고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딱 그 정도였다. 뒤이어 나는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리면서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나는 다시 밸린을 바라보면서 물어보았다.
"그러고 보니, 너는 혼자 왔어? 너도 고위신의 딸인데, 막 지켜주는 일을 하는 신이라던가 없어?"
혹시나 어딘가에 있는데 내가 못 알아보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나는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리면서 손에 들고 있는 닭꼬치를 한 입 더 베어물었다.
"완벽? 응! 멋져! 나는 아직 완벽하진 않은데 말이야. 그리고 나는 왕이니 뭐니, 그런 것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우리 엄마도 한 지역을 직접 관리하고 있고 이 마을, 호은골에는 가호를 내리는 고위신이니까 비슷할지도 모르겠네. 아. 그럼 나도 공주인가? 후훗. 그다지 자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 그래도 보통 그렇게 높은 이들에겐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호위를 하는 이가 한 명은 있지 않아?"
나로 예를 들면 가온이 같은 존재. 물론 가온이는 너무 성실해서 문제지만...그래도 일을 열심히 하니까 싫어할 수는 없는 존재이다. 가끔 극성이 아닐까 생각을 하지만 딱 그 정도이다. 마저 닭꼬치를 꿀꺽 삼킨 후에, 나는 손에 들고 있는 꼬치는 근처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곧 들려오는 밸린의 말에 살짝 놀라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소문까지 퍼진 거야? 응. 가온이가 있어. 라온하제의 지역 중 하나이자 라온하제의 수도인 '비나리'를 관리하고 있는 늑대 수인 신 가온이. 아마 지금도 어딘가에서 날 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일단 실력은 좋은 이라서 믿음직하지만, 가끔 너무 과보호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조금 걱정을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정말로 긴급하거나, 혹은 내가 필요로 하지 않는한 나오진 않긴 하지만... 후훗. 불러줄까?"
장난스럽게 그렇게 이야기를 하기도 하면서 곧 나는 엄마를 떠올렸다. 그리고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하도록 두거든. 그 대신 내가 한 행동에는 내가 책임을 지도록 가르쳐주셨어. 그 외에도 이것저것 직접 돌아다니면서 배우라고 하고 있고. 하지만 애초에 가온이를 나에게 붙여준 것이 엄마니까, 내가 걱정이 되기는 하나봐."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나는 밸린을 바라보면서 답을 하면서 궁금했던 것 하나를 질문했다.
"엄밀히 말해 호위는 필요 없다 보는 것이 맞겠지. 과거엔 목숨을 노리는 악신이 있기는 하였으나 대부분은 아바마마와 어마마마의 공세에 처리되었으니... 그리고 짐은 공주라 자칭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으나 필요할때라면 그 이름을 써야겠지. 나라를 유지하기위한 일이라면 말이다. 여기서는 그저 밸린이라 불러주거라. 그대와 나는 같은 위치에 서있으니 어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호위라... 확실히 체비를 갖추어서 정식으로 대사의 자격을 받아 온거라면 성과 신하들을 거느리고 왔겠으나 이번에 그런 것은 필요없느니라. 무엇보다 이번 이주는 경험을 위한것. 자신이 강해지는 것이 목표인 만큼 많은 신하를 데리고 오는 것은 언어도단. 무의미한 소비는 패망의 지름길이 되는 법인것을.
"그대는 백성에게 사랑받고 있구나. 가온이란 아이도 그대를 믿고있기 때문에 더 그런 것이니라. 그러고보니 비슷한 일은 짐에게도 있었구나. 짐이 업무가 많아 성에서 나오지 않을때가 있었는데 나흘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몇몇 대신들이 대가 끊겨버렸느니 하며 통곡을 하고는 했었지. 그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위대한 자가 사라지면 누구라도 당황하기 마련, 얼마나 학식이 많다고 한들 그건 다르지 않다!!"
일부러 부를 필요는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확실히 이번에 같이온 아이도 일부러 데려온것이 아니기도 한데다 평소 행실을 보면 비슷한 부류라고 볼 수도 있겠구나. 조금 자제해주었으면 하는 점까지...
"아이가 걱정되지 않는 부모가 어디에 있겠느냐. 짐도 아이는 없으나 백성에게 비슷한 감정을 느끼곤 하느니라. 무엇보다 그대와 짐은 마땅히 모든이의 앞에서 모범이 되어야 하는 자들, 지도자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 말할거라면 그 정도는 기본이 되어야 하는것이니라! 훌륭한 선왕의 아래에서 자랐으니 그대도 필시 훌륭한 왕이 될테지. 그 가온이란 아이도 마음에 드는구나! 충성을 표하는 것도 신하의 자질. 그릇된 방향이 아니라면 받아주는 것이 미래에는 도움이 될게야."
고개를 끄덕이다가 그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곳에서의 나의 생활인가... 생각해보면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업무를 보고 수업을 받고 가끔씩 시내를 순회하고는 했다.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
"아마 그대와 다를 것은 없다고 생각하느니라. 후대에는 아바마마의 뒤를 이어 나라를 다스릴 몸, 그에 걸맞는 언동은 취하고 있다 여기고 있느니라! 말 그대로 짐은 대단하니 말이다!"
역시 나보다 뭔가 품위가 있는 것이 느껴진다. 굳이 말하면 엄마가 나에게 할법한 소리를 하는 모습이 나보다 더 신으로서의 경험이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틀란티스...? 라는 곳에선 저렇게 교육을 시키는 걸까? 아니면 그냥 저 애 특유의 성격일까? 잘 모르겠지만 절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후훗. 똑같이 고위신의 자식이지만, 뭔가 나와는 다른 느낌이 들어서 신기해. 우리 라온하제에선 그렇게까지 딱딱하게 생활하진 않거든. 애초에 엄마도, 라온하제를 어지럽히는 이가 있으면, 나서서 처단을 할 정도고, 그 외에는 그냥 각 지역은 각 지역를 관리하는 신들에게 맡겨두고 있고, 전체적인 감독만 할 정도니까. 물론 라온하제를 살피기도 하지만 말이야. 역시 지역차라는 것이 확실하게 있는 모양이야. 애초에 여기서는 우리 엄마를 왕으로 부르는 이도 없거든."
그렇기에 왕이라고 하기도 애매하기 그지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그냥 한 지역을 지배하고 있는 지배자? 어라. 이것이 왕인가? 조금 애매한 느낌이 들어서 고개가 절로 갸웃 넘어갔다. 나중에 엄마에게 가서 물어보는 것이 좋을까? 잠시 그렇게 생각을 하다가 곧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굳이 즐거운 축제인데 이렇게 어려운 생각을 해서 나쁠 것은 없잖아? 그렇기에 지금은 이 즐거운 분위기를 만끽하기로 마음잡고 나는 곧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응. 대단해. 대단해. 나와는 다르게 엄청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느낌이야. 나는 그저, 라온하제에 있는 신들이 '즐거운 내일'을 맞이하길 바랄 뿐이거든. 그것을 위해서 이것저것 하고 있고... 후훗. 애초에 나를 공주님으로 부르는 이도 없으니까 너와 약간은 차이가 있을 거야. 아무튼, 잘 부탁할게!"
그렇게 말을 마친 후에 나는 밸린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것은 악수를 하자는 표시였다. 그야, 앞으로 친하게 지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이고, 앞으로 라온하제에서 살아간다면 그건 내 친구나 다를바 없는 이니까.
"그대의 말대로 지역차라는 것은 있나보구나. 한동안은 짐도 이곳의 주민. 그렇다면 이곳의 방식에 따르는 것이 맞겠지."
지역에 따른 관리라... 확실히 왕정이기는 하지만 지방 귀족같은 것도 남아있다보니 어느정도는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애초에 신들이 지배하는 곳이라면 어느정도는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것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나의 과제인 것이겠지. 돌아가기 전까지는 확실히 다른 신들에게서 배울것이 많아보였다.
"음, 짐도 잘 부탁 하느니라. 그대가 그리 짐을 높게 평해주니 기분이 좋구나. 우리 모두 바라는 바가 같으니 그대와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테지."
그녀가 내민 손을 잡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아직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만큼 정련되어있지는 않으나 지도자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의 행복이 어닌 타인의 행복을 내일을 바란다는것이 얼마나 어렵겠는가.
"그러고보니 아직 짐은 이 축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였구나. 방금 먹은 이 닭이라고 하는 육류를 즐기고 싶다만... 좋다! 지상에서는 소매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들었다!! 이곳이 익숙한 그대에게 짐을 안내할 수 있는 영광을 주도록 하마!! 편히 지내라 하였으니 따르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는가!!! 아틀란티스식의 휴가법을 피로할 시간인 것이니라!!"
주머니에 준비되어 있었던 선글라스와 지휘봉을 꺼내들었다. 밤이라 잘보이지 않으면 어떤가! 짐의 종족은 원래부터 선천적인 포식자의 일족! 냄새만 맡더라도 비슷한 것은 찾을 수 있을테지!
// 윽... 시간이... 죄송하지만 막레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니면 누리가 밸린과 함께 인파속으로 사라진걸로 해 주셔도 됩니다!!!
악수를 나누면서 나는 미소를 지었다.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그 말이 참으로 기분이 좋아 미소가 지어질 수밖에 없었다. 뒤이어, 안내할 수 있는 영광을 주도록 한다는 말에는 다시 한 번 웃을 수밖에 없었다. 뭔가 정말로 엄마가 말하는 것 같아. 일단 안내를 해달라는 이야기로 받아들여도 되겠지? 응. 나도 처음 사귄 친구와 같이 축제를 즐기고 싶기도 하니까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후훗. 알았어. 그럼 안내할게. 축제는 지금부터 시작이니까."
이어 나는 악수하는 손을 놓은 후에 잠시 주변을 바라보았다. 닭이라고 하는 육류라고 하면 방금 내가 먹은 닭꼬치를 파는 곳으로 가면 되겠지? 그러니까 그게...
"응. 저곳으로 가면 돼. 안내해줄게! 맛있는 닭고기를 파는 곳이 있어!"
한편, 꺼내든 선글라스와 지휘봉 비슷한 것을 바라보면서 나는 그저 웃어보였다. 묘하게 귀여운 느낌도 들기에 더욱... 아무튼, 그렇게 나는 천천히 앞장섰다.
호은제는 아직 이어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글쎄...이미 먹어봤을지도 모르고, 생각보다 일찍 먹게 될 지도 몰라?" "아니면 연이 없어서 영영 먹지 못할지도 모르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아사는 턱을 괴었습니다. 장갑을 끼고 케밥을 먹는 건 좀 그렇다 생각했던 건지. 한쪽은 주머니에 들었고 한 쪽만 낀 상태였습니다.
"그래. 둘 다 맛있으니 좋겠다" 홍시는 살짝 냉동된 상태였어서 시원할 것이었으니. 라고 보면서 받아들고는 쪽 빨아먹으면 시원한 슬러쉬같은 촉감도 느껴지겠네요.
"그렇다면 먹고 나서 헤어져야겠네." 더 둘러볼 것이라는 것에 케밥을 한 입 깨물며 말을 한 다음 인연이란 건 정말 아상하다니까. 라고 생각하면서 금붕어들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