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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혀있는 홍보 내용도 좋고 다 좋은데 왜 쿠키 영상이 1시간이나 되는 것이더냐? 이 홍보 영상."
기약이 너무 길어진다면, 그건 버려지게 된 것일까요. 스스로 기약을 기다린다고 생각한다면, 버려지지 않게 된 것일까요. 아사 님의 말씀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조용히 올라왔다. 멍한 눈빛 너머로는 생각들과 몽상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론-리스. ...론도 알아줄까요. '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저는...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사 님. 왠지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 것 같아요. ...아사 님께서는 역시 멋진 탐정 님이시자 위대하신 '신' 님이세요. ...정말 고마워요."
희미하지 않은 환한 미소가 순간 확실하게 얼굴에 꽃피워났다. 아사 님께서 피워주신 작은 희망. 그것을 소중히 마음 속에 간직하면서, 이내 아사 님께서 짝짝, 하고 '힐리스"라는 것을 만들어주신 것을 신기한 듯이 지켜보았다.
"...이 신발 씨는... 신기하게 생기셨네요. 저랑 비슷한 이름의 신발 씨. ...그럼... 감사히 잘 신겠습니다, 아사 님.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예의 바르게 인사를 올리고는 천천히 힐리스를 신어보았다. ...신발은 역시 답답해요. 하지만... 무려 아사 님께서 직접 만들어 주셨으니까... 기뻐요. 소중해요. 그렇기에 이어진 아사 님의 말씀에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든든해요, 아사 님. 역시 아사 님께 의뢰를 부탁드리길 정말 잘 했ㅇ... ...꺅...?!"
그러나 이어지던 말은, 이내 천천히 몸을 일으키다 그만 힐리스의 바퀴가 뒤로 쭈욱 미끄러지자 한 박자 늦은 비명으로 바뀌어버렸다. 낯선 신발에 아직 적응하지 못 해서일까, 결국 그렇게 중심을 잡으려 아등바등, 파닥이던 두 팔과 활짝 펼친 날개가 무색하게 그대로 앞으로 넘어져버렸지만.
"......"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차라리 이대로 죽은 척을 해버릴까요, 하는 생각도 스쳐지나갔지만, 이내 몸을 느릿하게, 조심스럽게 일으켰다. 그리고 멋쩍게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시선을 슬쩍 옆으로 피했다. 귀 끝이 묘하게 붉어진 것 같기도 했다.
"...이, 이 신발 씨는 처음이라 조금 어렵네요... 금방 익숙해지겠습니다, 아사 님..."
아사: 일단 앵화영장의 청소를 도맡아하는 내 시급은 관리자 급여로 산정하고 시급을 계산했어. 또한 신통력으로 청소하는 대신 수동으로 청소하는 것으로 시간을 산정했지. 그리고 그것을 청소하는 시간동안 앵화영장을 운영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일어나는 수익금의 손실과(그래도 이건 딱 책정가만 해줄게) 번화가에 내놓고 판매하는 상품들의 피해보상..(중략) 정신적 피해보상금까지. 아사주: 이 무시무시한 손배소..
아사 님의 말씀에는 대답하지 못 했다. 아마 이런저런 생각들이 가득히 뒤덮었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그것 역시도 이내 이어서 처음 신게 된 '힐리스'라는 것에 의해 다시 사라졌다. 그야, 바퀴가 달린 신발이라는 것은 전혀 익숙하지 않았으니. 아니, 애초에 신발을 신고있다는 것 자체 역시도.
하지만 애써 부끄러움을 멋쩍음으로써 잠재우고 있자, 이내 아사 님께서는 자신의 손을 잡아주었다. ...'신' 님께서 저의 손을 잡아주셨어요. 영광스러움과 감사함에 잡힌 손가락이 살짝 떨려왔다. 손가락은 굽혀질 듯, 말 듯, 작게 움찔거리다가 결국에는 굽혀지지 않았다. 그저 어정쩡하게 손이 잡힌 채 "...감사합니다." 하고 희미하게 웃으면서 아사 님께 감사 인사를 전했을 뿐.
그리고 이어진 아사 님의 말씀에도 그저 고개를 끄덕이면서 순순히 날개를 접었다. 발이 미끄러지면서 불어오는 바람이 묘한 느낌이었다. ...발이 이상한 기분이예요. 그래도... 아사 님의 손은 따뜻해요. 그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자신이었다. '신' 님의 작은 따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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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정말로 빠르게 앵화영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자신이 곧바로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앵화영장의 풀장. 벚꽃잎이 가득한 그 곳에는 훨씬 더 많은 솜 뭉치들이 하얗게 군데군데 떨어지거나 묻혀져있었다. 그리고... 그 벚꽃잎들의 가운데에서 도움을 청하듯이 울음소리를 내고 있는 다람쥐 한 마리와 진한 분홍색의 무언가.
"......저 다람쥐 씨는...?"
순간 멍하니 중얼거렸던 것도 잠시, 이내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황급히 론의 이름을 부르며 날개를 펼쳐 꽃잎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이내 다시 날갯짓으로 인하여 벚꽃잎을 여기저기에 흩뿌리면서, 벚꽃잎 속에서 론과 다람쥐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아들고 원래 자리로 천천히 돌아왔다. 다람쥐의 이빨과 몸 여기저기에는 솜들이 하얀 눈처럼 묻혀져있었고, 론은 여기저기 뜯긴 듯이 너덜너덜해진 채 솜이 전부 다 빠져나가 홀쭉한 모습이었다.
"......아사 님, 이 다람쥐 씨께서는..."
멍한 목소리가 살짝 떨려왔다. 애써 사실을 부정해보려는 듯 했으나, 명탐정 아사 님께서는 아마... 이미 눈치채셨겠지. 이 사건의 전말을. 자신이 환각이라고 착각했던 이 다람쥐는 사실 진짜로 살아있는 동물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