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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혀있는 홍보 내용도 좋고 다 좋은데 왜 쿠키 영상이 1시간이나 되는 것이더냐? 이 홍보 영상."
헤실헤실, '신' 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는 모습은 언제나 순수한 숭배의 마음이 가득했다. 기쁨의 빛이 희미하게 반짝이는.
하지만 이내 앵화영장의 벚꽃잎 풀장 속에서 론과 다람쥐 한 마리를 발견하여 구출하고는, 평소보다도 멍한 표정을 좀체 지우지 못 했다. 그야, 그야, 전... 이 다람쥐 씨가...
이어서 들려오는 아사 님의 작은 중얼거림은, 그러한 자신의 혼란스러운 머릿속에 쐐기를 박아버렸다. 환각과 현실의 괴리감. ......제가... 환각 능력을 너무 오래 사용했나봐요. ...머리가 아파요... ...피곤해졌어요.
그제서야 묘한 두통이 올라오는 듯 했다. 멍한 눈동자가 더욱 몽롱히 변했다. 얼굴 표정 역시도 조금은 어두운 빛이 서렸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자신의 품 속의 론과 다람쥐는 처참한 몰골이었다. 특히 론은...
"......네..."
아사 님의 말씀에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자신의 '임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멋진 탐정이신 아사 님의 의뢰인으로서는 '역할'이 끝났겠지. 그렇기에 아사 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애써 희미하게, 금방이라도 사라져버릴 듯한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꾸벅, 숙였다 폈다.
"...찾는 걸 도와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사 님. 역시 아사 님께 의뢰를 부탁드리길 정말로 잘 한 것 같아요. ...아사 님께서는 멋진 명탐정 님이세요, 정말. ...의뢰 완료 보상으로 혹시 뭔가 원하시는 것이라도 있으신가요? ...제 힘이 닿는 한, 저도 아사 님의 이 은혜에 꼭 보답해드리고 싶어요."
두려움. 아사 님의 다정한 목소리가 담아낸 글자가 자신의 마음을 파고들어왔다. ...저는 지금, 두려워하고 있는 걸까요. ...모르겠어요. ......지금은... 그냥, 피곤해요. 피곤해졌어요. 론도, 저도, 다람쥐 씨도...
"...잘 모르겠어요, 아사 님. 그냥... 두렵다기 보다는 조금 피곤한 것 같아요. ...능력을 너무 오래 사용했더니 부작용이 일어났나봐요."
애초에 자신은 '신' 님이 아니었으니. 그런데도 신통력을 그리 오래 사용했다면,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 당연했다. 천천히 다람쥐에게 붙은 솜들을 떼어주면서 조용히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자신을 걱정해주시는 듯이 물어오는 아사 님의 말씀은 따스하디 따스했기에, 그것에 힘입어 얼굴에 드리웠던 어둠을 서서히 걷어냈다. 그리고 부드럽게 두 눈을 접어 웃어보였다.
"...걱정도, 응원도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사 님. ...네, 자랑스러워할게요. 무려 위대하신 탐정 아사 님의 멋진 지시를 직접 받았으니까요."
일부러인지 "...흐읍...!"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어깨와 두 날개도 한껏 과장하듯이 느릿하게 위로 치켜올렸다. 나름대로의 당당한 모습. 헤실헤실, 동시에 희미하게 웃어보이던 것이, 이내 이어진 아사 님의 말씀에 이내 사라져버렸다. 그 대신, 놀란듯이 멍한 눈동자가 크게 뜨여졌을 뿐.
순간 아예 목소리까지도 잃어버린 양, 그저 두 눈동자만 멍하니 깜빡깜빡이다 이내 한 박자 늦게 환히, 희미하지 않은 미소를 얼굴에 가득히 꽃피웠다.
"...정말로요...? 정말로 제가 아사 님의 조수가 되어도 괜찮나요? ...네! 아사 님을 도울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사 님.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꾸벅, 허리를 숙였다 폈다. 어두웠던 마음이 다시 걷혀졌다. ...비록 론이 이렇게 되어버린 것은 무척 마음 아팠지만... 그래도 다시 찾을 수 있었으니까요. ...제가 고쳐줄게요, 론. 론에게 조용히 속삭이고는, 이내 아사 님의 말씀에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리고 솜을 다 뗀 다람쥐를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놓아주었다. 그러자 다람쥐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둘러보더니, 이내 재빨리 숲 속으로 달려가 사라져버렸다. 그 뒷모습에 대고 조용히 손을 흔들어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이내 자신에게로 내밀어진 아사 님의 손. ...감히 제가 '신' 님의 손을 잡아도 될까요...? 조금 머뭇머뭇, 망설이는 듯이 손가락을 작게 꼼지락거렸다. 하지만...
이내 천천히 론을 안고 있지 않은 쪽의 자신의 손을 살며시, 조심스럽게 느릿한 동작으로 아사 님의 손에 올려놓아 살짝 잡았다. 희미한 미소가 아사 님을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