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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저 탕후루라는 것을 다 먹은 후에 나는 손수건을 꺼내서 입을 톡톡 털었다. 입에 설탕가루 같은 것이 묻은채로 돌아다니는 것은 그러니까. 그렇게 톡톡 털어서 입에 묻은 것을 모두 닦아낸 후에, 나는 가만히 그 수영장을 생각해보았다. 역시 직접 보지 않으면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상당히 예쁠 것 같은 느낌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평화롭게 잘 흘러갈 것 같지만 방심하진 마. 후훗. 관리가 소홀하면 다른 이에게 넘길거니까. 그러고 보니, 아사는 보좌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 있어?"
관리자는 자신의 일을 도와줄, 혹은 자신이 없을 때, 대신 관리를 해줄 보좌를 둘 수 있다. 이를테면... 엄마와 가온이를 들 수 있다. 가온이는 한 지역의 관리자지만 보좌를 따로 두진 않는다. 왜냐하면 가온이는 이미 엄마의 보좌니까. 그래서 엄마도, 나도 자리를 다 비우면 그땐 가온이가 대리로 라온하제를 이끌게 된다. 물론 그럴 일은 아마 없으테고, 가온이도 뭔가를 하거나 하진 않겠지만...
"두고 말고는 자신의 자유지만 두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해. 혼자서 일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힘들테니까. 후훗.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자유야."
어떻게 하건 자유. 그 점을 확실하게 하면서 나는 가볍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아사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보좌.. 지금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아마도 그럴지도. 라고 확신은 없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만큼이나 너는 강박이 있지. 그래서 믿지를 못할 거야. 그리고 너의 잘못으로 돌릴 거야. 그런 것들을 전부 밑바닥에 던져넣으면 언젠가는 석유가 될까? 오 너의 것들은 이미 석유일지도 모르지 않니? 아사는 무감정하게 그 생각들을 훅 불어 날려보냈다.
".....자유이긴 하지만 후보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아." 그래야 급박할 때에는 정할 수는 있을 테니까? 라고 고개를 갸웃합니다.
"비나리 지역은.. 변화가 있다는 게 장점이자 단점일지도?" 그렇지만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해. 번화가도 가장 크고, 신과 과수원도 예뻐. 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어떠한 감상을 가졌다 하여도, 어떤 것을 잃었었다고 해도 아름다운 것은 퇴색하지 않으니까. 그렇게 너는 합리화한다.
두고 싶으면 두고, 두기 싫으면 두지 않는 거니까. 꼭 둬야 할 규정도 없는걸.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꼬리를 살랑거리면서 시원한 바람을 맞았다. 인간계는 상당히 덥지만 여긴 그렇게 덥지는 않으니까. 물론 엄마가 축복을 내린 호은골도 그렇게 덥진 않고... 생각해보면 인간들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뜨거운 더위 속에서 어떻게 버티는 것일까? 모두들 더위에 강해지도록 진화를 한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갸웃하다가 나중에 연구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후훗. 그래? 가온이가 들으면 좋아할 거야! 비나리 지역은 가온이가 자신이 꾸미고 싶은대로 꾸몄으니까. 물론 반쯤은 엄마가 꾸민 거지만... 나도 약간은 돕기도 했고..."
나중에 가온이에게 꼭 전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미소를 지으면서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뒤이어 나는 피아사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으면서 가볍게 질문 하나를 툭 던졌다.
"아사는 이 라온하제에서 하고 싶은 것이 있어? 일단 여기로 온 이유가 있을 거 아냐."
신계에 수많은 지역 중 굳이 이곳으로 온 이유..뭐야? 그렇게 물으면서 난 대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응. 그건 자유롭게 두어진 거야." 그렇지만 후보를 두는 것도 자유롭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바람에 하늘하늘거리는 꼬리깃을 봅니다. 그라고 가온이가 기뻐하겠다는 말에 그러면 다행이겠다. 라고 대답합니다.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얻어온 것을 너는 잘 보관할 거야. 그리고 누리의 질문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다는 듯 팔짱을 끼고 조금 음음 하다가..
"온 이유라... 이중국적자의 기쁜 설움이 있었어? 그렇지만 출퇴근하기로 했어." "그리고오.. 나는 조금 오래 살면서 여러 군데를 많이 돌아다녔으니까.. 그치만 이쪽은 많이 안 온 것 같았고.." 그리고 어른의 사정이 있었을지도? 라고 갸읏합니다만, 첫인상과 보이는 외관과는 다르게 전혀 어른스러워 보이진 않습니다. 하는 행동이 행동이어야지. 눈을 깜박이면 속눈썹이 팔랑거립니다.
"음 그리고 하고 싶은 거라면 가족을 만들고 싶어..?" 라는 의미불명한 말을 합니다. 정말 할 거라면 이야기는 하고 해야겠지만. 음. 생각해보니까 이루어지면 안 될지도. 라는 말을 덧붙입니다.
낯선 신 님께서는 수면 위로 얼굴만 빼꼼 내밀었다. 뽀글뽀글, 물 속의 거품이 일어나는 것을 멍하니 지켜보면서, 두 손을 공손히 모아 허리를 숙여 사과를 올렸다. 그러자 오히려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스스로를 소개 해주시는 신 님. 신 님의 이름을 들었다, 라는 사실과 자신에게로 다가와서 다시금 인사를 해주셨다는 사실. 그 작디 작은 것들이 마냥 행복과 기쁨으로써 자신의 마음 속을 울려, 희미한 미소를 더욱 깊게 피워냈다.
"...치야 님이셨군요. 만나서 정말 영광이예요. 그리고... 아무리 치야 님께서 겁이 많으시다 하시더라도 제가 놀래켜버린 것은 맞으니까요. 그러니 죄송합니다."
다시금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러나 다시 천천히 들어올린 얼굴 표정에는 미소가 떠나지를 않았다. "...치야 님을 뵈었다는 것이 저는 매우 기쁘거든요." 부드러운 목소리가 멍한 눈빛과 함께 덧붙여졌다.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절대로 신 님께, 치야 님께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혹시 제가 여전히 무서우시다거나 불편하시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제가 바로 자리를 뜨겠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는 확고히 진실만을 고할 것을 맹세했다. 제가 감히 신 님께 거짓말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저는 신 님께 있어서 하찮고 작디 작더라도, 떳떳한 존재이고 싶어요. 그리고 이어진 치야 님의 말씀. 마치 자신을 걱정해주는 듯한 그 말씀에, 다시금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조금 뜨겁기는 하지만... 그래도 저는 치야 님과 대화하고 싶... 아...!"
그러나 말이 다 이어지기도 전, 갑자기 커다란 물보라가 자신의 머리부터 몸까지 크게 촤악, 튀어버렸다. 그에 순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그저 멍한 눈빛과 표정으로 내려다보자 보이는, 물이 뚝, 뚝, 떨어지는 자신의 머리카락과 날개, 그리고 젖어서 몸에 촤악 달라붙어버린 겉옷.
물론 뜨거움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지만, 그만큼 오히려 온 몸이 젖어버렸다. 하지만 화는 나지 않았다. 오히려, 치야 님을 향해 작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치야 님. 혹시... 물장난을 좋아하시나요? ...하고 싶으시다면 이런 저라도 얼마든지 무례를 무릅쓰고 함께 하겠습니다. 그러니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엄마에게 물으면 더 자세하게 알려줄까?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나는 거기까진 잘 모르니까. 하긴 엄마도 모든 신이 왜 여기로 왔는지는 모를 수도 있지만... 일단 출퇴근이라는 말에 엄청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닐까...그런 생각이 들었다. 일단 어딘가에서 또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 그 와중에 어른의 사정이 어쩌고 하는 말에 볼을 살짝 부풀렸다.
"나, 그런 말 싫어. 어린아이 취급하는 것 같아."
물론 태어난지 1년 정도밖에 안되는 신이지만, 신에게 나이는 의미가 없잖아. 그런 식으로 투덜거리는 도중 가족을 만들고 싶다는 그 말에 나는 아사를 바라보면서 질문을 던졌다.
다솜은 언제나 따스하고 따뜻한 곳이었다. 봄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곳. 언제나 꽃들이 만발하여 피어있는 곳. 이름 그대로, 언제나 '사랑'이 가득한 곳. 그리하여,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곳.
그리고 자신이 그러한 다솜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바로 이 동쪽 끝에 있는 숲이었다. 그야, 이곳에는 언제나 벚꽃나무들이 가득히 벚꽃을 피워내어 아름답게 분홍빛 꽃잎들을 떨어뜨리고 있었으니. 그렇기 때문에 이곳이 바로 자신이 다솜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하는 곳이었다.
...모두가 저와 같은 색이거든요. 가장 큰 벚꽃나무의 굵은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떨어지는 벚꽃잎들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그런 벚꽃잎과 함께 떨어질 작은 생각 하나가 서로 다른 두 눈동자를 감음과 동시에 져버렸다. 분홍빛, 그리고 연분홍빛. 진한 분홍빛. 같은 분홍색이라도 전부 다 차이가 났으니. 그리고 저는... 저의 색은...
신통술이 사용되어질 듯, 말 듯, 오묘한 색상의 구슬이 살짝 일렁거렸다, 말았다를 반복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빛을 완전히 거두어버렸다. 그리고, 다시 정적.
"...♪"
그 정적을 깨고 여전히 두 눈을 감은 채, 작게 입술을 열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흘러나오는 것은 자장가 비슷한 노랫소리였다. 가사는 없는지 그저 허밍음같은 소리로만 채워진 자장가였지만, 벚꽃잎들을 잠재우기에는 충분할 듯한 희미하고도 부드러운 노랫소리 하나였다.
자기 위안의 소리가 알맹이도 없이 그저 반복되었다. 다급한 걸음을 옮기면서 함구한 채 수없이 자신에게 들려준 탓으로 마음이 되려 소란스러워졌으나 멈출 수는 없었다. 어느 적부터 걸음하였는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목전에 있는 것은 不測之淵, 단지 그곳을 향해 계속하여 점근해 갈 뿐.
밟은 땅은 황폐하였다. 더 이상 나아가지 마라는 경고였던가. 진동하는 송장의 향내가 농후하였다. 악취로부터 얼굴 하면을 소매로 가리면서 시체들 사이를 걸었다. 떠올랐다 사라지는 온갖 물음은 마치 안개 같았다. 어디 한번 문초하건대.
"신통술로 왔다갔다하면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그리고 그런 말이 싫다고 어린아이 취급하는 것 같다는 누리의 말에 진짜 어린 건 아니고? 라고 약간 (진심은 아닌 듯) 놀리듯이 말하고는
"어른의 사정이란 건 알면 곤란한 걸 말하는 걸지도?" "누우리는 이제 교육 받..고 있을 테니까. 뭔가 여러가지 알아갈지도?" "그렇지만 동심파괴는 안되는걸? 으음. 그렇지만 이건 동심파괴급은 아닌뎅.." 그렇지만 모르는 걸 얼버무릴 때에도 잘 쓰일 것 같아. 라고 말하면서 누리의 질문을 듣습니다. 목적에 대한 질문은. 나올 것 같았고, 나왔군요.
"으음.. 결혼이라기보다는.."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려나. 하고 생각합니다.
"나아의 모델은 이미 음. 약 553에서 580.. 정도 전에 다 멸종했으니까.. 나는 남아있기는 하지만.. 단성생식을 한다면 만들어낼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었거든." 그건 가족이라는 의미보다는 조금 다른 걸까. 여왕벌처럼? 자식들을 구성에 쓰는 걸지도 몰라? 라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만년은 왜 뺍니까. 모르는 누가 들으면 16세기에 멸종한 줄 알겠네.
"응! 나도 만나서 반가워! 그리구 죄송해할 필요 없다니깐. 난 괜찮아! 날 잡아먹지 않을거잖아. 그치?"
말을 잇고는 다시 물속으로 뽀그르르 잠수해 들어갔다가, 물고기의 모습으로 다시 얼굴을 내밀어요. 아, 역시 이 모습이 편하다니까요. 신이 되도 물고기는 물고기니까요. 반응이라도 보고 싶은데, 흘끗 본 리스? 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아요. 뭐가 저리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괜찮아 괜찮아~ 그리고 존칭 그만써. 너나 나나 똑같은 신인데 왜 자꾸 존댓말을 쓰는거야?"
지느러미를 쫙 펼치고는 참방거리며 리스를 향해 살짝 물을 튀겨요. 정확히는, 바로 앞에 떨어질 정도로 튀긴 거지만요.
".....앗"
신통력을 괜히 썼나봐요... 리스가 잔뜩 젖어버렸어.. 순간적으로 동공에 지진이 오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