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친구란 말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았다. 령은 미소를 지으며 우물우물 포도를 씹었다. 과즙이 터져나오면서 신맛과 단맛이 동시에 느껴져 기분이 좋았다. 령은 포도를 다 씹고는 꿀꺽 삼켰다.
"그래, 친구. 나의 벗이 된 걸 환영해."
령은 나붓하게 말하고는 이번에는 신과를 찍어 입에 넣었다. 상큼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났다. 아아, 이게 신과의 맛이로구나. 령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먹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른 맛을 내는 과일이 있다니... 정말 좋은 것이다. 령은 신과를 씹으며 누리의 말을 들었다. 확실히 미리내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저 하늘의 별도 영롱했고 하얀 눈은 고고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이곳 비나리도 그에 견줄만큼 아름다운 것이 많은 모양이었다. 여길 좀 돌아다녀 볼까? 령은 누리의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렇구나. 오늘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비나리를 한 번 돌아봐야겠어. 네가 그렇게 말하니 기대가 커지는걸?"
령은 후후 웃으면서 포크로 신과 한조각을 더 찍어 입에 넣었다. 아까와 같은 맛이 느껴졌다.
"후훗. 기대해도 좋아! 아. 아. 맞아. 맞아. 마음에 든다고 뭔가를 함부로 꺽어가거나 하면 안 돼. 그럼 가온이가 바로 등장할테니까. 조금 화낼지도 모르거든. 가온이는 비나리 지역의 관리자라서, 그 부분은 정말로 철저해."
조금 유순하게 생각해도 좋을텐데, 가온이는 그 관련은 양보가 없으니까. 정말로 깐깐하기도 하고... 물론 관리자로서 모범적이라고 보지만, 일을 할 때의 모습을 보면 조금 숨이 막히기도 하니까. 그 모습을 떠올리며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다. 나는 그런 것보다는 조금 유순하고 재밌는 것이 좋은데...
뒤이어 마저 젤리를 모두 먹은 다음에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정도 대화를 나눴으면 충분히 즐거운 대화였으니까. 이번엔 어디로 가볼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나는 령을 바라보면서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그럼 난 다른 곳에 가볼게. 다른 신들과도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거든! 후훗.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얘기하자. 령!"
령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환하게 지은 후에, 나는 다음에 또 보자는 말과 함께 다른 곳으로 천천히 향했다. 이번엔 또 어떤 신과 얘기할까...? 그렇게 고민을 하다 나는 어느 한 곳에 멈추었다.
저것은 그의 입장에서 높기만 그지없는 신의 말에 거역할 수 없음에 나오는 수긍이지, 결코 스스로 그러한 생각을 순수히 해본 적은 없으리라. 엉큼한 홍학이 맞다라니, 그로부터 은근히 느껴지는 장난기에 농일 수도 있겠거니, 생각은 했지만서도 조금 전에 내렸던 결론이 무서운 기세로 그것을 덮어버렸다. 진지하게도 과장적인, 그렇기에 백지마냥 순수한 신이다. 금방 그 판단에서 벗어나기엔 보통 일이 아닐 테다.
"그으~래애~ 너라면 그런 말들을 충분히 전해주고도 남겠어."
기세 좋게 운을 떼었다가도 금방 웅얼거렸다. 삿갓은 도무지 놓지를 못하엿다. 그와중에 또다시 들리어오는 그놈의 죄송합니다. 스스로도 신이거늘 어찌하여 이렇게도 타신을 숭배하다시피 할까. 슬슬 기가 차려고 한다.
호통 이후에 아마 한 박자 뒤였을 게다. 늦은 대답이 줄줄 나오고 끄트머리엔 감사합니다, 라는 거짓 일 말도 없는 소리가 수수하디 화려하게도 장식해버린다. 마주친 이색의 눈은 마냥 진심이란 듯 호를 그렸다.
......속내로 정직히 고한다. 사뭇 우스웠다고. 그리도 실소하게 만든 것이 무엇인지는, 도무지 인정해내지 못한다. 활짝, 시원하기 그지없는 미소를 한껏 보여냈다. 그러는 데엔 익숙하였고 게에 진심이 들었는지 아니하였는지는 별개의 이야기가 되었는데, 현재는 어떠한지 토해보건대 솔직히 반은 어거지였다.
"그렇구나! 리스야, 그 '신'님이란 자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마는 너한텐 굉장히 대단한 존재로 남아있는가보네. 그치?"
깍지로 삿갓 뒤를 푹 누르며 장난적인 얼굴을 동작 자연스레 그에게로 향했다. 참고로 난 너 걱정한 적 없다~ 바람결 따라 목소리를 흩어내면서 시선을 잠깐 개울에 떨어뜨리더니, "꼬리는 하가에 빠졌는고"라 나즉이 종알거린다. 대번에 성체로 자라나겠구만. 깍지를 놓고 대신 아무렇게나 내린 무릎이나 툭 잡았다. 쳐다본 리스를 향해 싱거웁게 웃어보이고.
"슬슬 너만의 유의미한 시간을 보내야하지 않겠냐."
개구리만 바라보다간 시간 낭비라구. 농처럼 이야기하고선 삿갓 옆을 잡은 채 이쪽은 개울을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