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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을 이름으로 쓰는구나. 절로 령이 하고 있는 방울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방울을 하고 있는 것일까? 어느 쪽이건 상당히 예쁜 이름이라고 생각하며 령을 바라보았고, 곧 악수를 나누었다.
천천히 위 아래로 여러번 흔들다가 손을 놓았고, 나는 배시시 웃으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지배하는 이로서 당연한 일인걸! 엄마도 전부 파악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니까. 고위신의 의무? 영토에 살고 있는 고위신의 의무...? 라고 들었어. 그러니까 지금은 배우는 입장이라서 이것저것 익히는 중이야! 아직 부족하지만... 그리고 살 수 있게 했지만 온 것은 령인걸. 그러니까 너무 기뻐. 수많은 신들이 있으면 즐거운 내일, '라온하제'가 이뤄질 수 있으니까. 후훗."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면서, 젤리를 하나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다가 접시를 령에게로 살짝 옮기면서 먹었다.
예쁜 이름이라... 령은 가만히 이 이름을 받았을 때가 생각났다. 인간의 아이에게서 이 이름을 받았지. 그 이름을 준 인간은 이제 육신이 스러져 세상에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게 되었건만... 괜스레 씁쓸한 감정이 다가와서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런 생각은 하지 말자. 여긴 즐거운 라온하제니까.
"고마워. 누리란 이름도 예쁘다고 생각해. 누리는 혹 이름에 뜻이 있니?"
령은 누리를 바라보며 대화를 이어갔다. 다른 이들의 이름에도 저마다 다른 뜻이 있을까? 뜻이 있든 없든 상관은 없지만. 영토에 살고 있는 고위신의 의무는 생각보다 버거운 모양이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 있었지. 령은 누리의 말을 들으며 차분하게 말이 끝나길 기다렸다. 누리는 많이 바쁘겠구나. 라온하제에 대해서 이것저것 배워가려면...
"그랬구나. 많이 바쁘겠네. 이것저것 배우려면... 그리고 맞아. 신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즐거운 내일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난 여기에서 누리를 만난 게 기뻐."
잔잔히, 조곤조곤하게 누리의 말에 대답했다. 그러다 누리가 접시를 살짝 옮기자 자연스레 그곳을 향해 시선이 내려갔다. 안에 든 것은 젤리였다. 맛있게 보였다.
'세상'. 그것은 정말로 멋지고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름 자체가 귀엽기도 해서, 나는 이 이름을 정말로 좋아한다. 나에게 이름을 붙여준 이를 잠시 떠올리다 미소를 환하게 지었다. 그리고 곧 들려오는 령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 만난 것이 기쁘다는 말에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응! 나도 기뻐! 후훗. 다른 이들과도 이렇게 친해질 거야. 역시 친구가 많은 쪽이 더 즐거우니까. 이미 친한 이들도 있긴 하지만, 령과도 친하게 지내면 좋을 것 같거든. 아. 그리고 고마워!"
이어 과일이 든 접시에서 붉은 사과를 집은 후에, 그리고 가온이가 기른 신과도 집은 후에 하나씩 하나씩 먹었다. 사과는 달콤했고, 신과도 내 입맛에 꼬옥 맞게 너무 달콤해서 나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무 맛있어! 사과도, 신과도....! 령은 무슨 과일을 좋아해? 과일을 가지고 온 것을 보면 과일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세상이라... 누리는 좋은 이름을 받았구나. 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자를 쓰는 이름은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순우리말 같았다. 좋은 이름이다. 세상은 멋지고 아름다웠으니까.
"누리 너 또한 멋진 이름을 받았구나."
령은 우아하게 말을 잇고는 잠시 상념에 빠졌다. 다른 이들하고도 많이 친해지고 싶다라. 자신이 다른 신들과 맺은 관계는 어떠했는가? 령은 사람을 만나는 걸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역시 친구가 많은 건 좋지. 령은 누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령은 입꼬리를 당겨 웃었다.
"그렇구나. 네가 마음맞는 벗을 많이 사귀길 바랄게. 그리고 그 벗의 대열에 나를 끼워넣어 준다면 난 기꺼이 기뻐할거야."
조금 돌려서 말하긴 했지만 나 또한 너와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뜻이 담겨있었다. 령의 목소리에 온화한 빛이 담겨있었다. 령은 젤리를 하나 집어들고 씹었다. 상쾌한 딸기맛이 혀 안 가득 퍼져나갔다. 문득 누리를 바라보니 과일이 입에 맞았던 모양인지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령은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소리가 맑고 듣기 좋았다.
"나는... 엄연히 말하자면 채소긴 하지만 방울토마토를 좋아해. 딸기도 좋아하고. 전반적으로 과일이라면 다 좋아하는 편이야."
"엄마가 지어준 이름은 아니야. 그냥 누리는 태어날 때부터 누리였어. 후훗. 자세한 것은 비밀이지만..."
그 관련은 굳이 이야기해서 좋을 것이 없었기에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나도 그다지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야기였으니까. 아마, 내 입으로 말하는 일은 평생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뒤이어 들려오는 령의 말. 벗의 대열에 나를 끼워넣어준다면 기뻐한다면서 입꼬리를 올리는 말에 나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미 친구라고 생각해! 이렇게 편하게 대화를 나누잖아? 그러면 친구가 아닐까? 친하게 지내면 그것이 친구니까! 물론 령이 어떠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나는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생각해."
절로 꼬리가 살랑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내가 기분이 좋을 때 나오는 내 나름의 버릇이었다. 일단 령도 나와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것 같으니까 이런 것은 친구인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졋다.
그리고 뒤이어 들려오는 말에, 나는 아...하는 소리를 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방울토마토를 좋아하면, 밤프에게 가보는 것은 어때? 토마토를 대접해주거든. 엄청나게 많이! 가리의 관리자인 신이야!"
방울토마토도 토마토에 들어가는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다 갑자기 고개를 갸웃했다. 령은 미리내 지역에 사는 거 아니었나?
>>200 아닠ㅋㅋㅋㅋ 괜찮아요! 리스는 그것도 오히려 신 님과 함께 다닌다고, 신 님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하고 기뻐할 아이거든요! XD 저도 기왕이면 라온하제 이후의 선관을 원했답니다. :) 앗, 그런 첫 만남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 스미레의 온천 사업(???)을 듣고 리스는 대단한 계획이라고 찬양하면서, 혹시 도와줄 건 없는지 물어보며 종종 찾아갔을 것 같네요.ㅎㅎㅎ 그리고 스미레도 여러가지 인형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리스도 '론'이라는 플라밍고 인형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니, 그 관련으로도 서로 이야기 나눠본 적 있었다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