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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얼음조각이 되어서 미리내 지역에서 발견된 이유가 환영식을 위한 얼음동상을 만들기 위해서, 얼음을 캐러 갔다가 빙해에 빠졌다 이 말이더냐?"
누가 조각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 곳의 주인인 두 고위신의 자그마한 도자기 인형을 만들어보는 것도 꽤 괜찮겠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갑자기 떠오르는 영감을 적곤하는 작은 수첩을 가져오길 잘했다며 꺼냈다가, 지금 이것을 끄적이는 것은 그닥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머쓱하게 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나를 포함한 신들에게 발랄한 인사를 하는 작은 은여우신을 보니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것을 느끼며 손을 작게 흔든다.
날개를 접어 사뿐히 중앙광장에 착지한 설에게 먼저 보여진 것은 그야말로 거대한 동상이였지. 같은 여우귀에, 두루뭉실해 보이는 꼬리. 그 외의 분위기를 따져보더라도 두 인물은 매우 닮아있었다. 아무래도 모녀와 같은 사이였으려나. 신들이 하나 둘 씩 모이고 있었다. 설은 그 무리에서 조금 떨어져서 기다린다.
이어 강한 바람이 일며 두명의 신이 등장을 하였다. 그 얼음 동상의 주인들이렸다. 그 둘의 등장을 보고도 설은 그저 길게 기른 앞머리가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천천히 매만질 뿐이였다.
은호가 손을 탁, 친다. 동시에 테이블 위에 음식들이 나타난다. ...이 정도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제법 귀찮은 일이였을텐데. 그 늑대 수인의 열정을 알리가 없는 설은 감히 그렇게 생각을 하였다.
"거기 토마토!! 토마토 음식도 있으니까 굳이 새로 만들지 말지어다!! 그리고 거기 플라밍고! 그대는 왜 제대로 먹지 않는가!"
다른 이들을 바라보면서 엄마는 그렇게 소리를 치기도 하면서 나름대로 음식을 가져왔고 나 역시 달콤한 음식들 위주로 가지고 왔다. 아무튼, 뒤이어 엄마는 계속해서 설명을 시작했다.
"아무튼 이야기는 계속 하겠느니라. ...그건 그렇고 저 조각상 진짜로 누가 만든 것이더냐?"
"...가온이가 아닐까? 엄마?"
"그 녀석 말이더냐? 그 녀석은 만들다가 얼음조각이 되어서 회수되었지 않았더냐?"
"하지만 가온이라면 또 만들고도 남잖아."
"...나중에 가온이와 얘기를 해야겠구나. 아무튼 이야기를 하겠노라. ...그래. 난 슬슬 라온하제의 지배권을 내 딸인 누리에게 넘기려고 하느니라. 이젠 나도 좀 쉬고 싶구나. 500년 정도 가르친 후에 넘겨줄 생각이니라. 그러니까 500년 뒤에는 내가 아니라 내 딸인 누리가 지배하게 될 것이니, 그렇게 알도록 하라. 사실 지금부터 조금씩 가르치긴 할 것이니라. 그렇기에, 아무래도 내가 이 땅을 모두 관리하기가 힘드니라. 그래서 너희들 중 일부에게 지역의 관리권을 넘겨주겠노라."
이어 엄마의 구슬이 또 다시 빛이 났고, 거기서는 각각 4개의 빛이 방출되었고, 신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아마, 내가 아는 것이 맞다면 아이온, 사우, 밤프, 세설. 그 4명의 신에게 날아간 것이겠지. 엄마가 그 4명에게 주겠다고 이야기를 했으니까. 각각 분홍색, 녹색, 주황색, 파란색 빛이었고, 그 빛이 구슬에 닿는 순간, 구슬은 그 빛으로 반짝이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지금쯤, 변화를 알 수 있지 않을까?
"분홍색은 다솜, 녹색은 아라, 주황색은 가리, 파란색은 미리내. 그렇게 관리권을 나눠줬느니라. 너희들은 각 지역을 관리할 수 있느니라. 너희들의 취향대로 꾸밀 수 있고, 너희들이 원하는대로 관리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마음대로 하면 그 힘을 뺏을 것이니라. 잘 알아두어라. 너희들에게 자유를 주나, 오로지 너희들 멋대로는 안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너희들이게 맡기고, 나는 이제 좀 쉬면서, 누리를 교육할 것이니라. 이 비나리 지역을 상징하는 보라색 빛을 가진 이는... 나중에 보면 되느니라. 그리고 관리자들은 나처럼 보좌를 둘 수 있느니라. ...그건 너희들이 알아서 선택하도록 하라. 내가 내 보좌를 두고 있는 것처럼, 너희들도 보좌를 두도록 하라. 없어도 상관은 없겠지만 말이다."
이어 엄마는 설명을 끝내면서 오렌지 주스를 마신 후에 컵을 내려놓고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그럼 기왕 모였으니 게임을 해보도록 하지.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이에겐 특별한 선물을 줄것이니라. 뭐..간단하도다. 그냥 둘 중에 하나를 택하면 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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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지역 관리자들에게 실버 트로피 [너희에게 맡기노라]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보좌를 1명 둘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각자 일상으로 알아서 잘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이어 반응레스를 받겠습니다! 9시 10분까지 받습니다!
비록 음식을 가져오긴 했지만 령은 그것에 손 끝 하나라도 대지 않았다. 말하면서 음식을 먹는 건 령의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령은 가만히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듣기로는 은호가 라온하제의 통치권을 누리에게 넘겨주고 각 지역의 관리자를 새로 뽑은 모양이다. 령은 그저 가만히 있었다. 자신에게 연관된 일이 아니었기에.
애초에 많이 먹는 취향은 아니라서 느긋하게 맛을 음미하고 있자니 은호씨가 지역의 관리자들을 새로 선출한다고 하신다. 음... 관리자... 욕심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이미 관리중인 다른 땅이 있는만큼 그렇게 큰 욕심을 낼 필요도 없었다. 애초에 이 역할을 맡은지는 꽤 되어도 아직 모르는것 투성이니까 말이지. 중요한건 이런게 아니었다. 은호씨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신경쓰일 수 밖에 없었다. 살아남는다... 살아남는다...
"질문있습니다! 그... 살아남는다는 말이 굉장히 폭력적으로 들리는데 제 착각인가요!!!"
둘중에 하나? 뭐지? 삶과 죽음을 선택하는건가?! 이 선택이 끝나면 이곳의 신은 반만 남게 되는건 아니겠지? 분명히 은호씨는 믿을만한 사람이지만 어째 이런건 조금 심각하게 느껴졌다. 성격탓인걸까...
딸기 하나만 두 손으로 꼬옥 잡은 채 깨작깨작 먹고있자, 은호 님의 소리침이 들려왔다. 그에 순간 놀라 움찔, 하면서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더, 더 큰 걸 먹어야 했나...? 다시 시선을 올려 멍한 눈빛으로 열심히 과일들을 훑어보았다. ...아. 저게 좋겠다. 그리고 겨우겨우 찾아내어 두 손으로 집어든 것은 딸기보다는 아주 조금 더 큰 자두였지만.
그리고 들려오는 은호 님과 누리 님의 대화에 의하면, 저 위대한 얼음 조각상을 만드신 분은 바로 가온 님인 듯 했다. 그에 결국에는 다시 작게 와아, 하고 멍하니 감탄했다. 역시 은호 님과 누리 님을 보좌하시는 신 님...!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은호 님의 말씀. 그것은 각 지역의 관리자를 임명하는 것이었고, 반짝이는 4개의 빛을 두 눈을 크게 뜨고 초롱초롱히 바라보았다. 4명의 신 님. 전부 다 위대하셔...!
선택받은 4명의 신을 순수하게 축하하는 마음에, 환하게 웃으면서 박수를 쳤다. 4명에게 꾸벅, 공손하게 고개 숙여 인사까지 확실히 올리면서.
그리고 다시 자두를 야금야금 먹고 있자, 이내 은호 님의 말씀이 다시 들려왔다. 그러니까...게임...? 특별한 선물, 이라는 말에는 조금 흔들렸지만, 자신이 감히 신 님들의 게임에 참여해도 되는지가 걱정이었다. ...그래도... 참가... 안 하면, 더 걱정하실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딸을 교육한 뒤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말- 중간에 플라밍고라는 단어에 잠시 너울 속으로 안그래도 가느다란 눈을 더욱 가늘게 떴다- 과 각 관리자에 대한 이야기, 보좌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너울 너머로 사과를 야무지게 먹은 뒤 잠시 어깨에 걸치고 있던 하오리를 끌어올리고는 이번에도 다시 사과를 향해 손을 뻗었다. 푸릇푸릇한 색감도 색감이지만 식감이 마음에 들었다. 작게 조각내어서 절이면 나중에 꽤 맛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던중 들려오는 말에 불을 붙히지 않은 곰방대를 입에 물곤 너울 너머로 은호님을 바라봤다.
"어머, 게임이라니 재미있겠네.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
곰방대와 사과를 든 채 용케 박수를 치고는 후후 웃었다. 즐겁다는 기색이 드러나는 웃음이였다.
눈을 가늘게 접어내며 중얼거리고 있을 무렵에 네 가지 색을 띠는 빛 중 하나가 이쪽으로 날아와서 잠깐 멈칫하였다. 기어이 제 소매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빛에게 엄하게 호통이라도 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세로 왼손목을 드러내자 그에 걸린 팔찌의 구슬이 영롱한 녹빛을 자랑하였다. 허? 분명히 저의 구슬은 우중충하디 컴컴한 흑빛을 띠지 아니하였던가.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파악한 것은 바로 그 직후였다.
"아하..."
연홍빛은 다솜, 녹빛은 아라, 주홍빛은 가리, 청빛은 미리내를 상징한단 색이었다. 그중 아라의 것이 자신에게로 왔단 것은.
"뭐, 어떻게든 잘 해보겠습니다~"
한 손을 대충 흔듦에 따라 소매도 펄럭였다. 손을 내리고는, 게임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듣더니 미소를 스윽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