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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얼음조각이 되어서 미리내 지역에서 발견된 이유가 환영식을 위한 얼음동상을 만들기 위해서, 얼음을 캐러 갔다가 빙해에 빠졌다 이 말이더냐?"
미리내의 자랑거리가 무엇이냐고 한다면 백이면 백 분명히 아름다운 겨울의 경관일 것이다. 유리처럼 반짝거리는 얼음부터 소복히 쌓인 부드러운 눈까지 다른 지역에 지지않을정도로 훌륭한 경관을 가진것은 틀림이 없다!
한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다면 다른 지역에서 일부러 찾아올 수준의 관광명소를 찾는것이 힘들다는 점정도겠지. 내가 미리내에서 오래살아서 그런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약간의 향수병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아무도 뭐라고 하지않겠지! 애초에 한주에 한번은 다시 고향에 다녀오고있으니 향수병은 생길 일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뭐 때문에 이런 일을 하냐고 물어본다면 제대로 대답해 줄 수 있다. 개인적인 욕망! 신이라고 한들 모든것을 가질 수는 없는법! 그렇다면 직접해야만 하는것은 당연지사겠지! 그렇다! 온천이다! 대형 온천을 파내면 단순히 춥기만한 지방이 아니고 따듯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서 아름다운 겨울경관을 볼 수있는 최고의 관광지가 되겠지!!!
"이젠 삽질이 익숙해져버렸어... 이번에도 수맥이 아니면...!!"
약간 소름이 돋았다. 이미 손에 굳은살이 박혀버렸다고. 여기서 더하면 피까지 엄청나게 나는거 아니야? 하는 나약한 생각이 머리를 잠식해갔다.
"첫삽질 간드아아!!!!"
나약한 생각을 뿌리치려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땅을 향해 삽을 꽂아넣으려는 순간... 주변에서 엄청난 소리가 들려왔다. 무언가... 어디에선가 별백금의 소리가...!!!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하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엄밀히 말하면 익숙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몇번 만난정도인가. 은호씨의 부하... 보다는 신자에 가까운 늑대신. 가온이었다. 얼음을 치면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아직까진 그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직 제대로 조각도 못했는데 주먹이 너무 시려워서 나도 모르게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히잉. 비나리 지역의 관리자로서, 누리님과 은호님이 있는 지역을 수호하는 이로서 이 정도로 무릎을 꿇을 순 없는데.. 호오, 호오. 그렇게 뜨거운 입김을 내뱉으며 나는 차가운 두 손을 녹이려고 시도했다. 그러는 도중, 갑자기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아. 스미레 씨가 아닙니까! 안녕하십니까!"
미요시 스미레. 아마도 그런 이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코요테 수인 신. 나와 같은 계열이기도 하기에 볼 때마다 조금 반가움은 느끼지만 고작 그 정도였다. 애초에 늑대와 코요테는 다른 생명체니까. 아무튼 삽을 어깨에 걸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나는 두 손을 휘저으면서 이야기했다.
"아하하하!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이 정도로 동상이 걸리다니. 저는 그렇게 나약한 신이 아닙니다! 보십시오! 자고로 신이라는 것은 이렇게..!"
뒤이어 나는 점프해서 은호님의 머리를 조각할 부분을 강하게 내리쳤다. 그리고 착지하면서, 가만히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 다시, 호오, 호오... 뜨거운 숨결을 불면서 이야기했다.
"...조금 쉬었다가 해야겠습니다! 아무튼 그 삽은 무엇입니까? 무엇이라도 파고 계십니까?"
"응. 토마토. 토마토로 잼도 만들 수 있어? 토마토 갈아넣어 만든 빵이랑 토마토 잼이랑 토마토 크림, 토마토 설탕사탕이랑 토마토로 만든 토마토 케이크?" 왠지 생일엔 그런 거 줘야 할 것 같아. 라고 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고 뽑아도 되는 건 아니라고 하자 알았어. 라도 나름 납득합니다. 경계하는 듯한 걸 눈치를 챈 건지 못 챈 건지 모를 웃음을 지으며 빙글빙글 돌아보려 합니다. 그리고 밤프의 물음에
"달라. 박쥐 날개는 있는 거고, 개미 더듬이는 연상된 거니까." "나는 아이온 피아사. 음.. 아사가 낫겠지?" 그러니까 이름은 뭐야? 라고 물어보려 합니다.
"그렇지만 나름 정중하게 물어봤는걸?" "선생님은 선생님 된 지 얼마나 되었어?" 싫으면 안 했을 거야. 내 것도 뽑아봐도 돼. 라고 머리를 숙입니다. 긴 더듬이가 살랑살랑 움직여 턱쪽을 간지럽힐지도 모릅니다.
애초에 내가 스미레 씨를 알게 된 것도, 은호님에게 스미레 씨가 찾아오셨기 때문이었고... 그냥 그런 느낌으로 알게 되었을 뿐이다. 위대하냐고 물으면...모르겠다. 위대한지, 위대하지 않은지...애초에 나에게 있어서 위대하신 분은 누리님과 은호님일테니까. 하지만 저것은 굳이 건들면 안될 것 같으니까 건들지 말아야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며 스미레 씨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온천을 찾으려고 한다는 것 같았다. 온천이라. 확실히 나쁘지 않다. 온천은 자고로 따뜻한 물이 펑펑 솟아오르는 그런 것이 아니던가. 그렇다고 한다면 누리님과 은호님에게도 좋은 것이 아닌가. 곧바로 모든 생각이 끝나자, 나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스미레 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대단합니다! 정말로 대단합니다! 다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니. 그건 곤란합니다! 이 땅은 은호님이 지배하고 계시고, 장차 누리님이 받게 될 영토! 그것을 은호님과 누리님에게 숨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미리내 지역에 살고 있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그것은 더욱 모두에게 알려야 합니다! 스미레 씨의 그 위대하고 멋진 계획을 말입니다!"
하지만...문제가 딱 하나 있었다. 그 온천이라는 것. 대체 어떻게 파면 되는 거지? 그러니까..땅을 마구마구 파다보면 나오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스미레 씨에게 물어보았다.
"그 온천이라는 것, 어떻게 나오는 겁니까? 수맥을 찾아서 파올린다고 했는데 수맥이라는 것은 어떻게 찾습니까? 그리고 말은 해야 표현이 되는 법입니다. 정말로 멋진 계획입니다! 제가 도와줄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해주십시오! 은호님과 누리님을 위해서라도, 큰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랬었나? 은호씨한테는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내가 대단한건 틀림이 없지!"
음... 지금까지 내가 관찰한것이 맞다면 가온이는 누리랑 은호씨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따르고 있으니 말이야. 뚝심이있다고 하던가? 확실히 변심안하는 건 대단한거지!! 나도 그런 동료가 있다면 좋겠지만 역시 모두들 오랫동안 살아온 신들이라 그런건지 너무 자기의견만 몰아붙인단 말이야... 안좋은건 아니지만!
"그렇지? 대단하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게 아니야! 아직 말하지않은 것 뿐! 머지않아 나의 원대한 계획을 모두애게 알릴거니까 말이야! 미리내말고도 다른지역에도 말이지! 대자보를 붙이는것도 좋겠어! 물론 땅자체는 은호씨 거니까 말이야! 파고나면 첫입욕의 영광은 누리와 은호씨에게 드려야겠지!"
아직 머나먼 미래에 대한 환상을 품으면서 행복한 상상에 빠져있었지만 솔직히 막막했다. 그도 그럴게 내가 수맥을 찾는 방법은 다우징인걸. 미신이라고도 하지만 뭐? 신한테 미신이 있을까보냐!!! 따지고보면 우리가 미신같은 존재라고!!
숨길필요는 없었다. 나의 엄청난 다우징실력을 피로하는 수 밖에!!!
"후후... 어떻게 파내는지가 궁금한건가! 자 이걸봐라! 이건 다우징로드라는 거야! 이걸 들고 움직이다가 수맥이 탐지되면 X자가 되고 수맥바로 위에 서면 이게 빙글빙글돌아간다구! 내가 이번에 1주일동안 힘들게 찾은곳이 저기! 바로 저곳이야!!!"
허리에서 다우징로드를 꺼내 열변을 토하다가 내가 내려왔던 저 위쪽을 가르켰다. 내가 찾은 것은 확실하게 민물수맥일게 틀림없어! 하지만 그정도는 나의 신통력으로 어떻게든 가능할거라구! 대단하지!
"그래, 온천수인지 아닌지는 파봐야 아는법... 하지만 꿈에 우리 오빠가 나왔었으니까 틀림없어! 만약 민물이라면 나의 엄청난 신통력으로 내 기운을 불어넣어서 온천수로 만들면 그만! 그리고 가온이 너는 방금 만들던 무언가를 은호씨에게 가져갈때에 이 계획을 알려주면 감사하겠어!!"
방금까지 가온이가 만들고잇던 무언가를 다우징로드로 가르키면서 크게 소리쳤다. 이 계획의 유일한 허점인 미인가 작업이라는 건 땅의 주인에게 허락만 받는다면 되는것! 그렇다면 빠른 움직임이 중요하다!!!
멋쟁이 토마토라는 노래도 있냐며 묻는 아이온의 물음에 그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하는 듯 했다. 정말 그녀의 말마따나 저 노래를 교가로 만들어야하나 하는 진지한 생각을 하고있었겠지. 아마, 그 진의를 아는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진지하기는 커녕 또 어떤 기행을 벌이는 것 처럼 보일테지만.
"인연이란 닿기도하고 닿지않기도 하는 법이지!"
수백 년이라면 수백 달이기도 할텐데 어째서 한 번도 보자못했냐는 그 물음에 그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양 팔을 펼쳐올리며 당당히 말을 내뱉었다. 그리곤 뒤이어 더듬이를 뽑는 것 보다 가시깃을 건드리는게 더 아플거라며 말을 내뱉는 그녀의 목소리에 그는 납득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럼 밤프. 잘 부탁해?
"이쪽이야말로 잘 부탁하도록 하지! 아마 앞으로 계속 라온하제에 이 몸을 뉘일 것 같으니 자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고개를 끄덕이며 그는 그녀에게 작별인사를 하고선 자신의 몸을 액체처럼 늘어나는 옷감으로 휘감더니 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다우징로드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저것이 뱅글뱅글 돌면 수맥이라는 것이 있는 모양이었다. 방식은 잘 모르겠지만 신통술의 일부인것일까? 그런 거라고 한다면 나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일단은 스미레 씨가 하는 것이 더 확실하겠지. 계속 쓴 모양이니까. 일단 설명을 끝까지 들으면서 스미레 씨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았다. 저 위쪽이라. 조용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까? 그럼 파면 되는 것입니까? 파봐야 알 수 있다고 하니 파면 되겠군요! 그리고 알겠습니다! 꼭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천천히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일단 땅을 파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한다면, 역시 지금 이런 모습보다는 동물의 형태로 변하는 것이 좋겠지. 아무래도 그쪽이 땅을 파기는 더 좋을테니 말이야. 이어 나는 내 목에 찬 초크의 구슬에 힘을 모았다. 그러자 구슬에서는 하얀 빛이 멤돌았고, 내 몸은 곧 검은색 늑대로 바뀌었다.
[안내해주십시오.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 좀 더 파기 편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땅을 파는 것은 자신이 있습니다!]
지금의 나는 입을 움직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동물이나 식물의 형태가 되면 이 구슬의 신통술을 통해서 직접 상대에게 말을 전달하는 느낌이기에, 내 입이 움직이는 일은 없었다. 물론 말을 하라면 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더 편하기도 하니까. 그냥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말을 전할 수 있으니까.
>>397 ㅋㅋㅋㅋㅋ꽃무릇이 너무 예뻤을테니까요!(리스: ...와아...(머엉)(나름 감탄)(홀림)) 앗, 그러면 그렇게 만나서 서로 통성명하고 리스가 이번에 다솜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알려서 서로 안면을 튼 사이는 괜찮을까요? 리스라면 요령이 '예쁜 꽃 속에 둘러싸인 채 살아가시는 예쁜 신 님'이라는 인식으로 뭔가 도와드릴 건 없을까, 싶어서 종종 찾아와도 되냐고 물었을 것 같은데...ㅎㅎㅎ
>>401 않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게 봐주면 요령이는 엄청 좋아할겁니다!!네!! 꽃무릇 칭찬은 자기 칭찬이기도 하니까요:D 네네 그런 정도의 선관 좋을거같아요! 정착하게 됐다고 하면 요령이는 그러니? 하면서 얼마든지 찾아오라고 쓰담쓰담해줬을거에요! 도와줄 건 없고 와서 푹 쉬고 가시면 되겠습니다!!
>>402 앗...! 리스의 멍한 숭배 및 찬양의 칭찬이 더 강해질 정보네요! XD(끄적끄적) 요령이 멋져요! 쓰담쓰담까지 받으면 리스는 신 님께 쓰담쓰담 받았다며 영광 중의 영광이라 여겨 은근히 기뻐할지도 모르겠네요.ㅎㅎㅎ 물론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도울 게 있으면 도우려 하겠지만요.ㅋㅋㅋㅋ 그러면 그런 선관으로 하도록 해요! 선관 짜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요령주! 함께 짜주셔서 감사해요! XD
이어 말을 마친 후에 나는 다시 신통술을 사용해서 수인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역시 늑대로 변신하는 것도 좋지만, 인간의 모습이 어느정도 있는 이 모습도 나름 편했다. 물론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나도 이 모습으로 있는 것이 꽤 오래되었으니까. 이제는 이런 모습도 나쁘지 않았고... 아무튼 뒤이어 들려오는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대답했다.
"인간의 과학입니까? 아. 확실히 인간들은 특별한 힘도 없으면서 이런저런 신기한 것을 만들지요. 늘 신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학력을 '총'이라는 것을 만드는데 쓰지만 않았어도 참 좋았을텐데. 아무튼, 과학의 결정이라. 참고하겠습니다. 그리고 잘 물으셨습니다!"
뒤이어 나는 고개를 돌려 내가 방금 가지고 왔던 커다란 얼음덩어리를 바라보았다. 아주 살짝 깍여나가긴 했지만, 얼음덩어리는 아직 거의 원형 그대로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크게 웃으면서 나는 스미레 씨를 바라보면서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무엇을 숨기랴! 오늘은 이 라온하제에 새로 들어오는 이들과, 쭈욱 살고 있던 이들을 불러, 환영식을 하는 날입니다! 물론, 전 저대로 따로 하는 일이 있긴 합니다만, 그 이전에, 이 얼음덩어리로 은호님과 누리님의 동상을 만드는 중이었습니다! 비나리의 광장에 놓아두어, 은호님과 누리님의 위엄을 선보일겁니다! 아하하하! 빙수. 빙수라. 확실히 그것도 나쁘진 않군요. 다음에 천연 얼음을 가지고 온 후에, 빙수를 만들어봐야겠습니다."
다음에 누리님이 빙수를 먹고 싶다고 한다면 이곳으로 와서 천연 얼음을 가지고 온 후에 그것으로 빙수를 만들어도 되겠지. 신과를 올리고 말이야. 나도 모르게 절로 군침이 돌아 침을 꿀꺽 삼켰다. 뒤이어 차가운 바람에 흔들리는 내 머리카락을 제대로 잡아 더 이상 흔들리지 않게 한 후에, 힘껏 주먹으로 점프해서 얼음을 내리쳤다.
"간단하게 이렇게 내리치면서 얼음 동상을....."
ㅡ와장창...
듣고 싶지 않은 소리. 그리고 보고 싶지 않은 광경. 그 모든 것을 바라보며 나는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팔짱을 낀 후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