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아무래도 저와는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이 확실히 다를 테니까 말이죠. 거기다 사장님께서 따로 조사하고 계신다면- 소득이 적어도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만.”
하지만 그것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사내도 알고 있었다. 아무리 이 조직이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Moon 내의 사건을 해결한다고 하지만 사장에게는 올바른 방식으로 보고가 올라갈 터이니 말이다. 굳이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사장을 찾아가서 물어본다면 일개 투입 요원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해결될 문제다만, 그렇지 않으니 필시 눈앞의 상대가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일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이코메트리.”
긴말은 필요 없었다. 오너에게 굳이 물어볼 필요도. 초능력자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굳이 상대를 의심할 필요가 없었기에 그저 남자는 속으로 감탄을 하며 말을 이었다.
“확실히, 탐정 일하기에는 도움이 되는 능력이군요. 약간 과장해서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장소와 시간대를 알려드리죠.”
주머니 속에서 자신의 핸드폰을 꺼낸 조디악은 지도 앱을 열어 몇 번 터치하고선, 이전에 갔던 폐공장의 위치를 알아내었다. 그 옆에 교전이 일어났던 시간대를 필기한 후, 상대에게 핸드폰을 밀어 보여주려 한다.
조디악은 사내의 말에 그렇게 대답을 했다. 조디악 자신이 The Noom에 들어온 이유야 [검열됨]이었지만.
남자는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이런 능력을 갖춘 탐정이라면 안심하고 제 일을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탐정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이름을 들어 보지 못하였다는 점은 일을 해결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자신의 존재를 남에게 쉬이 알리지 않는다. 라고 한다면 단번에 이해가 가능한 일이고.
“좋은…. 이야기군요. 개인적으로 궁금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으니, 무언가 알아봐서 알려주신다면 저야 감사하죠.”
남자는 사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서에서 온 연락을 받고 급하게 상담소를 나오느라 정리할 것들이 조금 남아있다는 게 마침 기억나기도 했고. 그것을 치우는 것이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니었으나, 그의 성격에 오랜 시간 동안 그것을 내버려 두는 것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저씨, 아니야? 파브닐은 고개를 기울였다. 모르겠다. 일단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말하면 된다. 어린 아이의 외형이니 그런 말을 해도 괜찮겠지. 모두가 이해해줄거야. 아무렴, 속까지 어린아이인가? 자네는 나이가 없지 않던가. 자네에게 언제부터 나이가 있었다고. 병기는 나이가 없다네. 쓸만하면 쓸만한 것이지.
"실험체?"
모르는 단어인게지. 실험체. 무릎에 앉은 파브닐은 르노를 빤히 올려다보다 활짝 웃었다. 실험체, 맞아. 그런 건 모르는 걸로 치고. 이름? 이름..
"파브닐. 파브닐이에요."
성은 없었더라지? 오, 어찌 이리 작은 아이에게 악룡의 이름이 붙었는지! 타라스크나 티어매트가 아닌 것에 다행스러워 해야하는건가. 파브닐은 눈을 깜빡였다.
도시의 삭막한 풍경마저 질려버린 나는 어느샌가 자주 들리는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돗자리를 깔고 앉은 가족들, 개를 산책 시키는 주인, 수다 떠는 학생들 등 많은 사람들이 모여 북적인다. 내가 들어서자 그들의 시선이 한순간 내게로 모였다. 불쾌하다. 그러던 도중 어디선가 비웃음과 뒤섞인 비난이 들려온다.
"어머, 저기 저 사람 좀 봐. 엄청 초라하다~ 친구 없겠지? 바보같아 보여." "들리겠다. 조용히 말 해."
들려, 듣기 싫어도 들린다고.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내 알 바 아니긴 한데,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작게 뒷담을 속닥거리는 건 과연 어떨지. 나는 안 들리는 척하며 걸었다.
귀가 좋은 탓인지 나는 듣고 싶지 않은 것들도 무심코 들어버리고 만다. 내 성격 상 어차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곤 하나, 가끔씩 남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느끼는 점이 있다. 그 누구도 똑같은 얘기를 꺼내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모두 각각의 사정이 있고, 각각의 인생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세상을 본다면 느낌이 새롭다.
눈 앞을 지나가는 저 아이도 부모가 있을 것이며, 그 부모에게도 부모가 있을 것이며, 하다못해 지나가는 개마저 자신의 새끼가 있고 주인이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떠오르는 의문이 하나 있다.
'왜 나는 없지?'
나는 가정도 가족도 제대로 된 진실한 친구도 없다. 보다 심각한 것은 내게는 일반인들과는 다르게 그것을 만들 의욕조차 상당히 결여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해결될 수 없는 의문이 언제나 날 붙잡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곤 하였다.
그러나 현재의 삶에 불만을 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의문을 가질 뿐.
예전에 '통 속의 뇌'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갑작스럽게 떠오른 이 단어로부터 이어지는 무의미한 공상이 머릿속에서 빙빙 돌기 시작한다. 이 세상이 전부 가짜라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의미 없는 망상, 비생산적 사고.
근처에 붙어있는 영화 포스터를 들여다본다. 잡념은 지우고 한가로이 시간이나 때우자고, 그렇게 자신과 타협했다. 오랜 의문의 답은 미래로 미루어둔 채. 오늘은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다.
즈는 1121의 이름을 마법소녀 육성계획 limited의 7753을 보고 저런 이름 짓구싶어! 한 뒤 바로 지었쥬. 삐삐 숫자 용어같은 걸 좀 참고했어유. 참고로 1121의 이름을 좀 이상하게 읽는 식으로 메일리라고 할 생각도 있었어유. 근데 솔직히 말하자면 아이리가 맘에 드네유.
맞아유 즈도 그렇게 생각해유. 사실 그거 읽는 방법도 되게 이상했구... DQN네임...... 1121을 I121로 치환하구... I=Me니까 Me... Me121->Me121에서 1은 그냥 일로 읽구... 21은 리로 읽어서...(계산기 액정같은 식으로 해서 읽어보아유)그래서 메일리... 가 될 뻔 했지만 이게 좋아유. 이게 좋았어유. 그냥 맴에 들었어유. 이런 이름의 캐를 꼭 굴려보고 싶었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