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음,다행히 주식도 오르고 있고★ 역시 떡상각이라고 굳게 믿었는데 현실이 되는구나! 이제 주식으로 대박치면 이 고생스러운 인생도 이제 끝난다! 나는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키득키득 웃고는,배맛 사이다를 얼음이 가득찬 유리잔에 쫘아악 따른다. 자아,이제 승리의 축배를 들자! 배맛 사이다를 쭈우욱 들이키려던 찰나.
"푸왓?!"
그 정신나간 메이드 꼬맹이가 진단실로 쳐들어왔다. 나는 너무 놀라서 마시던 사이다를 뿜어버렸고,동시에 사레들렸다. 쿨럭,쿨럭 소리를 내면서 휴지로 일단 책상부터 닦는다. 아오 진짜,이걸 확 그냥...
"나도 아프다. 너때문에 사레들렸 쿨,잖아,쿨럭,쿨럭."
목도 아프고 코도 아프고 머리도 아파 죽겠다. 나는 그렇게 투덜거리면서 일단 이녀석이 피 흘리건 말건 책상부터 닦는다. 으으,사이다 흘리면 끈적거려서 싫은데. 그렇게 먼저 휴지로 책상 다 닦고,물티슈로 뒤처리까지 다 하고 나서야 손에서 피를 철철 흘리는 요 메이드 꼬맹이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뭐하다가 다쳤엉? 별거 아닌걸로 다쳤니? 아니면 중요한걸로 다쳤니?"
별로 큰 상처는 아닌거 같긴 한데,도대체 뭐하다 다친겨. 아니,이 조직 조직원들은 별것도 아닌거 가지고 피 철철 흘리는 상처를 입는다니까.
홀로그램 연무장, 이전 군 시설에서도 많이 써봤지만 이렇게 방패를 들고 사용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방패를 사용하는 것은 오직 실전에 한해서만, 이라고 본인 스스로 규정해왔지만 그 규칙을 지키기엔 아무래도 더욱더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참, 남아일언중천금 지키기 힘드네."
불평을 터트린 그의 입가로 가볍게 미소가 지어지고, 순식간에 그의 앞으로 총을 든 3명의 인영이 생겨난다. 홀로그램이라고 해서 방심할 수는 없지, 순식간에 그의 눈빛이 날카로워지고, 그는 쉴드 렌치와 함께 매니퓰레이터에서 서브머신건을 뽑아든 뒤 적들을 노리기 시작하였다. 적이 먼저 총을 쏴오자 그는 서둘러 방패라는 이점을 살려 몸을 보호한 뒤 천천히 전진하며 서브머신건을 이용해 적을 견제하였고, 그 의도에 맞춰 그들 또한 서브머신건에 집중하게 되며 천천히 흩어지기 시작한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그의 생각이 끝마침과 동시에 그가 눈을 감는다. 동시에 여지껏 보이지 않던 파동의 흐름들이 하나둘 감각을 타고 흘러들어오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희미하였으나 지금에는 천천히 그 감각이 깊어지며 그 느낌에 따라서 주변의 모든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확히는 뭐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제대로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아주 희뿌연 느낌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마음의 눈으로 보라. 지금의 나는 거미다. 아주 단단한 갑각에 쌓인 거미!!'
그와 동시에 총의 격발음이 들려오고, 기다렸다는 듯이 엘리고스의 쉴드 렌치가 움직인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는 것일까? 그의 어깨로 총상이 스쳐갔다는 신호가 들려오고 홀로그램으로 경감되었지만 그에 준하는 전기충격이 어깨에 가해지자 그는 느낌에 씨익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맞지? 나이는 못 속인다고."
무예란 길과 같다, 처음에는 가장 빠른 길을 달리기 위해 달리고 내달리지만 결국 한계가 찾아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더 빠르게 달리려 하지만 결국 시간이라는 장벽에 틀어막힌다.
-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가? "정답은..... 길을 새로 찾아야겠지."
엘리고스는 그 벽 앞에 서있었다. 나이가 너무 들었으니, 더이상 젊은 날처럼 싸우기는 글렀다. 그렇다면 자신만의 방법으로 길을 찾아가는 수 밖에.
정색. 딱 여기서는 살짝 정색을 빨 수 밖에 없다. 내가 아무리 성격이 드럽고 머릿속이 4차원인 인간이라고 해도...1121 얘를 따라 갈 수는 없잖아★ 그 뭐냐,진짜를 보고 화들짝 놀란 컨셉맨이 되어버린 느낌이야★ 참,요녀석을 어찌 해야하나-
"요리 하지마,니 요리 맛없어."
이건 너무 단호해서 단호박이 될 기세로 말한다. 아니,양심적으로 너무 맛이 없는걸 어떻게 하는데?! 엘리고스한테 좀 배워라 마,그 재수없는 녀석이 다른건 몰라도 요리는 진짜 맛나게 하든데. 걔가 해주는 닭카라아게랑 매운 카레 진짜 먹고 뻑가서 그거 해준 날은 최대한 수술 안아프게 해줬잖어. ...물론 다음엔 얄짤 없었지만★ 어쨌든! 그정도로 요리 잘하는 것도 아닌데,왜 식칼에 손베여가면서 요리하는건데. 엉?!
"얼씨구,잘하는 짓이다."
아주 2단점프 할기세로 방방 뛰고 이래저래 깨방정을 떠니 출혈이 멈추질 않아서 안색이 아주 새하얘지고,곧 이어 눈을 감고 쓰러진다. 아놔 진짜. 내가 이녀석을 확 그냥. 이러면 치료 안해줄 수가 없는데,그렇다고 요 요 괘씸한 녀석을 그냥 치료해주긴 싫고★
"...한까치만 피고 생각하자★"
가운에서 담배를 한개피 꺼낸 뒤 입에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쓰으으읍,파아아★ 역시 이 맛이라니까★ 애를 앞에두고 흡연하는 나도 참 못돼먹은 사람이네,간접흡연의 폐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는데 말야. 으음,근데 이녀석은 간접흡연 당해도 싸다. 담배를 다 태우니 머리가 맑아진다. 좋아쓰,한번 움직여볼까.
"치유 삐이이임-★"
치료 안해주기도 뭐하지,이쯤되면,진단실 바닥에 피를 온통 흩뿌린 1121의 손에 초록색 치유빔을 쏜다. 그러자 상처는 싹 아물고,얼굴에 다시 혈색이 돌아온다. 물론,엄청 아픈 고통이 1121의 뒤통수를 쎄게 후릴테니 도저히 깨어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내 1121은 눈을 떴고,나는 그 꼬맹이를 보며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말한다.
"......? 제 요리 맛없어여? 내 입맛엔 맞던데? 오빠 미각이 잘못된 거에여, 제 입맛이 잘못된거에요? 오빠 맨날 담배피다가 혀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 아냐?! 헐, 어떡하지. 아 그리고 치료는 고마워요! 고마운데, 음, 뭐랄까... 아무튼."
저는 이내 갑자기 차분해져버려요. 내 안의 또 다른 인격 각성... 이라던가, 뭐 그런 건 아니긴 한데. 아무튼. 차분한 게 좋잖아요. 웬만하면 나도 밝은 정신과 맑은 뇌로 해피해피하게만 살고 싶은데 아무래도 이 4차원 아저씨 앞에서는 뭔가 기가 죽어버려요. 아니 나도 이 사람 정신세계에 영향을 받아버렸나... 오락가락하네...
"아무튼 오빠. 내 요리 글케 맛없어요? 으음...... 어... 아니 그렇지만 나름 메이드복 입고 있는데. 메이드인 척은 하고 살아야 되지 않겠어요...? 아니 그렇지만 나도 먹고 살아야죠. 오빠가 대신 요리해줄 거 아니면 그렇게 슬픈 말은 하지 맙시다. 내가 솔직히 우리 엄마보다 오빠가 나이 많은데도 오빠라고 불러주잖아요. 앞으로는 콱 그냥 아빠라고 불러버릴까..."
고개를 끄덕끄덕거려보아요. 역시 당연한 거지요. 나를 까는 사람에게는 똑같이 까는 게 맞아요! 그리고 이 사람은 나이가 많다는 걸 붙잡고 까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어!
"그보다 오빠. 담배냄새나는데. 나 기절한 뒤에 담배폈져. 간접흡연이 애한테 얼마나 악영향 끼치는 지 알아요? 애한테 이렇게까지 까여가면서 담배 펴야겠음? 의사면서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홍보하며 금연 캠페인을 해도 모자를 판에 완전 골초가 되갖고 이러고 있으면 안돼죠 이 아저씨야."
여태까지 1121이 만난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서 적어볼게유. →엘리고스 1121: 좋은 아저씨였어여. 요리 잘 하는 개멋진 아저씨... 요리 배우고 싶당. 나중에 요리 가르쳐달라고 찡찡대면 안돼겠지?(고민) 그렇지만 나는 아무도 막을 수 없는 투명메이드인거시다. 크아앙. 투명메이드가 울부지져따. 나중에 요리 가르쳐달라고 해야징. →제냐 1121: 옷을 사주겠다니 좋은 사람이지만 거절한다.(단호) 잘 모르는 사람의 친절은 일단 거절하는거랬어여. 유괴범에게는 안돼요 싫어요 하지 말아요 꺼져요를 외치며 도망치는겁니다. 그릏지만 같은 동료인데... 어...(고민) →페인킬러 1121: 이 오빠야는 맨날 날 갈구니까 우리 엄마한테도 갈굼당하지......(절레) 나이도 겁내 많으면서 왜 날 갈굴까...(측은) 아빠뻘인데 오빠라고 불러주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돼 이 사람은(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