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상황을 보며 매우매우 절망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깊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렇게까지 노력했는데 결국 또 원래 세계로 돌아가지 못했어.지금쯤 엄청 걱정하고 계실텐데,다들.자신을 걱정하고 있을 부모님과 형아,누나.그리고 방송부 부장 형아와 나머지를 생각하니 절로 마음이 착잡해졌다.이제 어쩌면 좋지.
"...상아 누나느은-.."
상아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말을 하려다가 중간에 끊고 한숨을 폭 내쉬었다.이 상황에서는 무슨 말을 하든지 이상하게 보일까봐.이 세계에는 상아 누나가 죽었던 모양이다.그렇다면 미래의 시점이라는 걸까.초점 잃은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기만 하던 진혁은,이어지는 정숙의 반응에 화들짝 놀래며 그쪽을 바라본다.
"....잠-깐만,정숙이 동생.동생도 백물어 한다고 불렀었다니..예상 하나 해 보자면 그 다음에 또 만났을 때는,나랑 지안이 누나가 악마놈이랑 싸우던걸 보다가 갑자기 사라졌었지이..?"
조금 희망이 생겼기에 눈빛이 금새 밝아졌다.제발...제발 맞다고 해줘.그렇다면 돌아갈 방법을 알아낼 팀이 한명 더 늘어나게 되고,그렇게 된다면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한층 더 쉬워질테니..
진혁과 우현의 이상한 행동에 영문을 모를뿐인 지안과 하나와 진성입니다만... 정숙만큼은 두 사람을 보는 눈이 다릅니다.
"...너희들도 알잖아. 3일 전에 학교에서 추모식이 있던거..."
하나는 조금 괴로운 표정을 짓습니다. 아. 물론 당신들은 모르는게 당연하지만요. 그러거나 말거나 정숙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 그래! 맞아 그랬어요! 난 그게 정말로 장난인줄 알았는데... 그것때문에 선배도 엄청 다치고 그랬잖아요? 아니... 어쨋든 드디어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지만 난 이제 이런일에 끼어들 생각은 전혀 없어요! 뭐가 어쨋든간에 날 밝으면 더이상 이런 일엔 엮이지 않을거에요!"
우현은 침대 밑에서 피가 좀... 많이 묻은 진성의 살아있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어...? 이게 왜...
드디어.드디어 말이 좀 통하는 사람을 만난 기분이다.저들한테는 아무리 해명해봐야 못 알아들을게 뻔했다.이쪽 세계의 일은 자신에게는 큰 메리트를 주지 못했다.여기가 다른 세계라면,이쪽에는 원래 존재하던 자신이 있었을 터였으니까,그런건 이쪽의 자신이 알아서 하겠지 뭐.그랬기에 말이 통하는 정숙이 동생에게 모든 희망을 걸기로 했다.
"드디어.....으응,맞아맞아-..그땐 정말 죽을뻔했는데에.녀튼 그때 정숙이 동생이 갑자기 사라져버려서 많이 놀랐었단 말야아.어디로 간 거였어..?"
그때 가장 크게 들었던 의문점을 표출해내며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분명히 그때 잠깐 모습을 보였는데,그 이후에 갑자기 사라져 버렸었다.그 바람에 크게 난리가 났었고,정숙이 후배님을 찾으러 학교에 다시 갔었으니....어라,이렇게 되면 의도치않게 목표를 달성하게 된 건가? 이어지는 말에 고개를 젓는다. ..안돼,포기하지 말아줘.제발.
"..그래도오...정숙이 동생은,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거야..?이런 곳에 있어봐야 그저 비정상 취급 받을게 뻔한거얼.."
"비정상인들 사이에서는 정상인이 비정상이니까아..정상적인 세계로 돌아가야지.안 그래애..?"
자신이 할수 있는 한 최대한 열심히 설득하고,밖을 내다본다.슬슬 해가 뜨는게 보인다. ...원래 같았더라면 이 시간쯤에 슬슬 해산해서 집에서 꿀잠잤을텐데...
아무래도, 이 세계는 너무 늦은 것 같았다. 비록 생령으로 밖에 만나지는 못했었지만... 그 전에 들은 것도 있으니 더더욱 마음이 아파온다. ...괴담을 먹는 책에 대한 것도 모르고 있었을까? 물어보고 싶은 것은 많았다. 그러나, 그 질문들 전부가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도움을 줄 것 같지는 않았지.
"...여기는 우리가 사는 세계가 아니에요... 원래 그 사건이 일어났던 세계로 돌아가야..."
중얼거리듯이 말을 하지만 역시 자신감이 없어 말끝을 흐렸다. ...이 말을 믿을리가 없잖아. 역시...
"도대체 이게 왜...?"
문득 꺼낸 것은 이미 반쯤 굳어버렸는지, 검붉은 피가 끈끈히 묻어있는 책이였다. 하지만 경악하게 만든 것은 피가 묻어있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바로 진성 선배가 가지고 있었던 것이였으니까. 괴담을 먹고, 살아있는 책. 모든 일의 원흉인 바로 그 책.
진성 선배는 어떻게 된거지?
숨을 한차례 들이쉬고, 폐의 공기가 전부 빠지는 느낌이 나도록 푸욱 내쉬었다. 아무래도 정숙이는 의지하기 힘들었고, 하나선배와 진성선배도 더이상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학교의 밤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였으니. 진혁 선배와 나만이 해쳐나가야 한다. 최대한 냉정을 찾아야 돼....
"그래요, 다 좋은데... 들키기 전에 나가야 하지 않았나요?"
이제 곧, 이라기엔 선생님들의 출근 시간조차 먼 시간이였지만, 이 곳을 관리하는 경비 할아버지는 하루 일과를 끝낼 시간이였다. 아마도, 잠겨있는 문들을 열기 위해서... 일단 학교 밖에 나가서 숨을 돌린 후에 생각해 보는 것도 대책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무슨소리에요?! 다들 갑자기 영문을 모르겟다는 표정으로 나타나서... 날 구해준거잖아요?"
진혁의 말에 정숙은 정말 영문을 모르겟다는 표정입니다. 그래도 일단 추리는 할 수 있겟군요. 1. 이 세계의 정숙은 지금 없다. 2. 당신들이 이 세계로 넘어오기 전에 원래 여기살던 세상의 진혁과 우현을 포함한 맴버가 정숙이 가버린 차원, 혹은 시간대중 하나에 들러서 데려온 것일 수 있다.
"몰라요! 난 이제 다신 그런거 안보고 살거니까! 이상한 말 하지 마요!"
정숙은 아무래도 결심을 단단히 한 모양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우현은 진성의 피가 묻은 그 책에서 뭔가 스산하고 끈끈한 기운을 느낍니다.
"음. 너희는 밤에 학교로 와본 적이 없으니 다들 패닉증인 것 같은데 일단은 우현이 말대로 나가자. 아까 저쪽 1층 창문에 잠금장치 풀어놧으니까 거기로 가자구. ...너희들 이제 일어서는거 가능하지?"
하나는 우현과 진혁을 바라봅니다.
이대로 돌아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로 놀랍게도, 두 사람의 집마저 같은 곳에 있는 세상이니까요. 아예 정숙처럼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모르던 때와 같이 사는 것도 가능할 것 같은 그런 세상입니다. 어느쪽을 택하든지 이 글을 적는 저는 당신들의 선택을 존중할테니 안심하세요.
무사히가 아닌거 같은데욬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하나랑 진성이 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게 이렇게나 힘든 일일줄은...(흐릿 뭣보다 선택..선택 진짜 애매하네요 일단 지녁쟝은 그래도 원래 있던곳으로 돌아가보려고 애를 쓸거 같은데 그러다가 완전 꿈도 희망도 없는곳에 떨어질까 무섭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