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동안 나눠갖은 정과 인사를 뒤로 하고 당신들은 거울속을 익숙하게 통과합니다. 그리고 방금전에 지나쳐온 그 통로에서처럼여러가지 미래의 환영들이 보이는 가운데, 두 사람은 한가지 이변을 발견합니다.
무지개길에 크고 작은 균열들이 생겨서는 삐걱거립니다. 아까는 이런 균혈이 없었는데! 거기다가, 빨리 걸어가지 않는다면 안될 것 처럼 무지개 자체의 색이 희미해저가고 있습니다. 가장 큰일난점은 상아가 안보인다는 사실! 방금 전 까지 가득...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반짝거리던 희망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기분이군요.
당신들에게 보이는 가능성들 대브분이 암울해지고 향복하게 마무리지을 것 처럼 보이는 분기점이 점점 더 적게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선택지는 잔인하게 다가왓습니다.
상아 누나를 찾을까 했지만,상아 누나는 아까 여자 진성이 형아가 있는 곳으로 가기 전 이미 사라졌다.그런고로 그것은 무의미한 일.그렇지만 앞으로 쭉 간다고 해서 다시 원래 세계로 돌아갈지도 의문이었다.그쪽 세계의 자신과 우현이가 자기네들도 모른다 했으니.... ...그치만,어딘지로 모를 차원으로 떨어지는것보단 좋아.
"내 손,절대 놓지 말고..!"
준비됐어?하고 물어본 다음,우현이 동생의 손을 잡고서 균열들을 피해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길의 끝으로.닿을지도 모르는 그 끝으로.
길잡이였던 상아 선배도 어느새 사라져 버린지 오래였지. ...아무리 유령이였다지만 상아 선배는 괜찮은걸까? 그러나, 무지갯길이 삐그덕거리며 무너질 기세였으니,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지금 저희의 코가 석자인데 걱정을 할 여유는 오만일 뿐이였다.
"여기서 떨어지면 당연히 죽겠죠...?"
당연한 말씀을. 바닥이 보이지 않는(애초에 바닥이란게 존재할까 싶은) 발 아래를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약간의 균열에 흠칫하며 옆으로 피한다. 역시나, 또 죽기는 싫었다. 붙잡혀진 손으로 시선을 내렸다가 진혁 선배를 바라보았다. 그래, 포기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희미하게나마 희망이 보이는 곳이 있다면 그 쪽으로 가야한다. 그러기에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있던 세계로.
"...네!"
더 이상의 말이 필요할까. 어찌되든간에 그 의미만 다 전달되었으면 되는 것이다. 진혁을 따라 같이 길을 따라 무작정 달려간다. 앞으로 있을 일은 예상조차 하지 않고서.
두 사람은 앞으로 갑니다. 이 순간에도 균혈은 점점 더 심해지고, 무지개빛은 잿빛이 되어갑니다. 한 발 한 발 뻗으면 뻗을수록 균혈은 당신들이 향하는 그 방향으로 갈수록 커겨저 빠질 위기가 더욱 심해집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들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습니다만... 결국 원래세계이든 그 괴물차원이든 한 곳에 도착하려던 그 때에 입구부터 그 차원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며 두 사람은 다시금 어디론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당신들은 누군가가 뺨을 가볍게 두들기는 감각에 눈을 떳습니다.
"야. 야. 너희들 괜찮아? 뭔일이 있던거야?"
두 사람에기는 이젠 익숙한 한 밤중의 학교의 모습과 함께 보건실에서 당신들을 침대이 눕혀둔 채로 소곤거리는 진혁과 함께 피곤해보이는 정숙, 산이와 하나, 지안의 모습이 보입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기분이네요.
요 며칠 사이,굉장히 정신없고 또 이상한 일이 가득했다.백물어 때의 이야기들과,그 다음날의 악마와는 견줄수도 없을 만큼 위험하고.또 이상하면서도 기괴한 일.진혁의 작은 머리로는 차마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들이었기에,요즘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오죽했으면 지금의 자신도 사실 한번 죽고서 다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지내는건 아닐까.이 세계는 과연 정말로 원래 세계일까.사실 원래 새계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밤을 지새웠을까?
"..편안해애-"
그랬기에 지금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생각 정리가 완벽하게 끝나지는 않더라도,최소한의 휴식 시간이 필요했다.이대로 계속 간다면,분명 자신의 정신세계는 산산히 부서지고 망가져 폐인이 되어버릴 느낌이었으니. 귀에 이어폰을 꼽고,듣기 좋은 잔잔한 노래를 틀어놓고 벤치에 앉아 있으니 정말 편안했다.사람들이 많이 지나는 번화가에 놓인 벤치라 주위가 시끄럽다는 게 많이 아쉬웠지만,어짜피 이어폰을 끼고 있었기에 핸드폰의 볼륨을 높이면 해결될 문제라 그리 크게 개의치도 않았다.
너무나도 편한 벤치와 평화로운 분위기에 저도 모르게 스르륵 눈이 감겨왔다.이런 곳에서 기절잠하면 누군가 무조건 업어갈거라는 부장 형아의 경고가 있었지만.....너무 피곤하니 어쩔수 없잖아. 그대로 벤치에서 길 잃은 고양이마냥 새근새근 잠들어있던 진혁은,어느 순간 잠이 깨었다.시계를 보니,조금 시간이 지나 있었지만 오전이었던 시간대가 밤이 되어있거나 하지는 않은.그러니까 그렇게 큰 시간 차이는 아니었다.
"1~2시간정도밖에 못 잔걸까,나.."
늘어져라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켜고 주위를 살펴보았다.그 사이에 누군가 동전이라도 두고 가지 않았을까 싶옸지만 그런 건 없었다.그리고 정말 다행으로 누군가가 자신을 업어간것같지도 않았고. 바닥에서 이리저리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던 닭둘기들을 바라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귀여워."
제 키의 반에 반도 안 되는 자그만 새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게 귀여웠는지,엄마미소를 짓고 그리 말하던 진혁은 어디론가 걸음을 옮기더니 다시 돌아왔다.손에 들려있는건 소세지였다.비둘기가 소세지도 먹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좋은게 좋은거겠거니 싶은 모양이다. 소세지를 내빌자 비둘기들이 열심히 먹기 시작한다.그런 비둘기들을 보며 다시 귀엽다고 해 주는 진혁이었다.
온몸의 피가 구멍을 통해 전부 빠져나가는 감각을 생생히 기억한다. 이가 딱딱 부딫쳐오는 한기에 눈은 미친듯이 따갑지, 게다가 피는 주체할 수 없이 나오니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고, 나오는 피의 촉감은 질척질척.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였다. 아니 익숙해지면 안되지 그건. ...하나 선배가 죽어가는 것을 눈 앞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다시는 그런 풍경, 볼 수 있을리가. 떠올리기만 해도 정말로 정신이 어떻게 되버릴것 같아.
그래도, 그래도... 아직은 포기는 할 수 없었다. 아마도 진짜로 미쳐버린 걸지도 모르지.
...그날에 대한 것은, 머리속에서 지워버리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주말이였지만 집 밖으로 나왔다. 당장의 닥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건... 자취방 냉장고 안이 텅텅 비어있었다는 것. 그야말로 텅 비어있었지. 여기저기 샅샅히 살펴보아도 계란 하나 존재하지 않았다. 집에서 보내온 반찬도 전부 떨어진지 오래고. 결국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혼자 살면 이런게 불편하다니까."
항상 들고다니는 카메라 가방의 끈을 꾸욱 쥐고, 멀리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조금 커다란 마트에 갈 필요성이 있었으니.
- 버스를 타고 도달한 곳은 번화가였다. 조금 더운 날씨에도 바쁜 듯이 사람들은 바삐 서로 갈 길을 간다. 잠시 멍하니 정류장에서 제 갈 길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바라보다가, 겨우 발을 떼었다. 나도 제 갈길 가야지. 장 봐올 물품들을 써놓은 종이를 다시 한번 꺼내었다. 조금 많이 만져서 그런지 종이가 많이 너덜거리긴 했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며, 비용이 얼마나 나올지 계산해보았다. 계란, 3분 카레, 라면, 진혁 선ㅂ... 어 진혁 선배...?
"진혁 선배...! 거기서 뭐하세요?
...시야 구석에서 용케 진혁 선배를 발견하였지. 잊고 있었겠지만 시력 만큼은 좋기도... 음 넘어가자. 왠지 모르게 주위에 비둘기들이 많았다. 아, 선배가 소세지를 뿌리니 당연히 몰려들고 있겠지.
"어어... 비둘기는 좀 찝찝하지 않나요...?"
닭둘기들이 날아가지 않도록 조심히 다가가며 -그래도 슬슬 피하기만 할 뿐 날아가지는 않더라- 선배에게 재차 말을 걸었다.
토요일 결국 무리한데다가 가족분의 감기가 옮으면서 생리까지 터지고 심하게 앓게 되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다른 가족분중에 유일하게 운전 가능한 분이 같이 앓게되어서 1박까지 더 해서 오늘에서야 폰잡을 기력이 생겼군요. 하지만 오늘도 계속 열이 내렸다 말았다 해서 내일이나 모레까지 더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어어... 레주 어서오세요... 아프셨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ㅠㅠㅠㅠㅠㅠ 으윽 그나저나 생리랑 감기가... 끔찍하네요... 금방 나으셨으면 좋겠어요... 조심히 돌아오시고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도...요즘은 많이 정신이 없어가지고...(._. ) 정말 괜찮은 거에요!
전에 일상 돌리다가 말없이 기절잠해서 미안해요 우현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답레 잇다가 기절잠 각이라서 말할까 말까 하다가 답레쓰고 말씀드려야지 했는데 몸이 못 버텨줬어요..오늘 오전~오후중으로 얼른 이어올게요!지금 잇기에는 알바 출근해야해서 좀 힘들거같아요 ㅠㅠ 캡틴 넘 걱정했어요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흑 다 나으셨다니 렬루 다행이에요!!!!야호 캡틴 보고싶었어요!!!!!!!!(와락
한참 닭둘기들을 뿌듯하게 바라보고 있을 때,누군가의 목소리가 이어폰 너머로 어렴풋이 들려왔다.어디서 많이 들어본,익숙한 목소리 톤..
"..우현이 동ㅅ..."
저도 모르게 반갑게 미소지으며 우현을 반기려던 진혁은 잠깐 뜸을 들이더니 표정이 굳었다.자신은 우현에게 무슨 악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좋은 동생이면 좋은 동생이었지 절대 그 이하로 떨어질 리는 없었으니까.응. 그렇지만 지금 진혁의 심기를 건든 것은,우현 역시 죽었었다는 것이었다.분명 하나와 진성과 함께 죽었던걸 자기가 똑똑히 봤는데,어떻게.
"..."
진혁은 그만 입을 꾹 다물었다.감정이 착잡했다.차라리,차라리 그때 직접적으로 죽어있는것을 보지 않았더라면 이러지는 않았으련만,어째서 나는. 평소처럼 후배님을 웃으며 대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진짜일까,가짜일까.대체 정체가 뭐야?
"..으응,찝찝하기는 하지.."
그보다 훨씬 더 찝찝한 일이 있다는듯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고서 다시 우현을 바라보았다.매일 보는 얼굴이었다.전혀 낯설지 않아.그럼에도 쉽사리 믿을수 없는 건...왜일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 해도 그때 받은 충격이 너무 컸기에,머릿속이 상당히 혼란스러웠다.이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으며,어째서 그날 그곳에 간 사람들은 전부 죽었는데 우현이 후배는 살아돌아온것인지.익숙함에 숨어들어 숨통을 조여오는 무언가일까?
"...우현이 동생.이런말 하긴 미안하지만.."
"......진짜 우현이 동생 맞아..?"
결국 불신을 숨기지 못하고 드러내버렸다.그것이 상대방 기분을 상하게 할 것을 알기에 금새 미안하다고 말하며 시선을 살짝 내리깔았다.그래도..그래도 아직까지는 믿기 힘들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