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는 그렇게 간단히 떨어져있지 않습니다. 복도는 어디... 소화전이라던가 창틀, 다른 열려있는 교실을 뒤져본다면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겟지만 나머지는 잘 모르겟군요. 이런 답답함 속에서 당신은 하나가 아무도 말리지 않자 유리창을 깨는 모습이 머릿속에서 선명히 그려집니다. 만약 여기에 있었다면 당신은 하나가 창문을 깨려는 것을 막아섯을지도 모르겟군요.
-에초에 돌리는 법도 제대로가 아니라서 나같은 잡귀도 못 막잖아! 진성이가 한 말 잊었어? 박자 맞춰서! 제대로 간절하게 집중해서 안 하면 효엄이 하나도 없어!
...이 잡귀는 특이하게도 당신의 안전을 위한 훈계를 해주는군요. 어쨋든 자신을 잡귀라고 밝힌 이 잡귀는 당신에게 협력을 하는 듯 출구를 늘려보면 어떠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못 돌아오면, 아예 못 돌아오면 너 어쩔꺼야?
잡귀는 진성이가 돌아올거라는 말에 갑자기 풀이 죽은 것인지 아니면 울먹이는 것인지 모를 목소리로 말합니다. 그러다가 다른 수가 있는지, 자신이 진혁에게 위협이 되는지 아닌지를 물어보자 조금 진정하고 말합니다.
-일단 이 층에는 위협적인 애들이 없으니까 그거만 잘 돌려도 상관없지만 아까 진성이도 그랬잖아? 핸드폰은 왠만하면 해가 약간이라도 뜨기 시작할 때 부터 쓰면 가장 안전해. 그리고 난... 진성이 친구야. 너도 아마 기억하진 못 할테지만... 아니. 이 얘긴 나중에 하고. 어쨋든 학교에서 긴장을 풀고 딴일을 하는건 좋은 습관은 아니야.
그렇게 말하며 잡귀는 당신에게 다가가며 구석에서 빠져나옵니다. 언뜻, 잡귀가 창가에 비취지자 진혁은 그녀의 실루엣을 좀 더 잘 볼 수 있을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분나쁜 색의 물질이 가득한 창틀이였다. 괜히 손끝도 대어보기 꺼림칙 할 정도로. 깨림칙해져서 슬슬 뒷걸음질을 쳤다. 여기도 아니였던것 같다. 소화전을 살펴보려는 찰나에, 무언가가 크게 부딫치는 소리에 크게 몸을 떨었다. 뭐야. 어디서 들려오는 거야? ...더이상 열쇠를 찾기위해 시간 낭비를 하지 말아야되는걸까. 소리가 난 방향을 살펴보려 하며, 바로 옆 교실 1안으로 임시로 피하려고 했다.
그나저나 잡귀였구나.고개를 끄덕이고서는 그쪽을 빠안히 바라보았다.일단 절대 나쁜놈은 아닌것 같았다.저 잡귀의 말을 믿을지 말지는 아리까리했지만,지금으로써는 의심병에서 벗어나 말을 듣는게 이로울듯 싶었다.그렇기에 돌리는걸 잠깐 멈춰두었다.일단은 아군이니까.아군을 쫓아내어야 할 이유는 없었지. 출구를 늘리는게 좋을것같다는 제스쳐를 보자마자 후다닥 행동으로 옮겼다.막아둔 책상들 중 일부분을 치워서,자신이 여유롭게 드나들만한 공간을 남겨둔 것이었다.
"흐아..힘들어어.."
지쳐있는것도 잠시.곧 들려온 말에 어버버하던 진혁은 이내 시무룩해졌다.
"....그렇게 된다면..내가 죽일놈이지.이쪽으로 넘어오지만 못하고 살아있는것 뿐이라면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진성이 형아만큼은..살려낼거야."
그럴 일 없이 반드시 돌아올거라고 뻐기는 구차하고 찌질하며 기약 없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저쪽이 갑자기 그런 말을 한것도 심상치 않았고,아까 거울속에 있던 쌤 표정 똑똑히 봤잖아.게다가 진성을 놓아주었던 건 다름아닌 자신이었다. 그래도 마음 한켠으로는 진성이 무사하기를 빌었다.당연하잖아.
"그렇다면 폰은 해가 조금 뜬 다음에 할게에...앗,진성이 형아 친구야아..?진짜로?"
그렇다면 조금은 더 안심할 수 있겠는데... 으음.긴장을 풀고 딴일하는건 좋은 습관이 아니라는 말에 다시금 놓고 있던 긴장의 끈을 붙잡고서,자신을 진성이 형아의 친구라고 밝힌 잡귀가 거울에 비춰지자 문득 그리로 시선이 옮겨갔다. ...귀신이 창문에 비춰지는것에 대한 의문점 역시 들었다.
당신은 창문에 비추어진 그녀의 얼굴은 굉장히 예쁩니다. 이건... 당신은 방전에 본 상아의 얼굴을 여기서 다시 봅니다. 하지만 그녀의 복장은 다르군요. 빨간색이랑 검정색의 셔츠에 짧은 치마, 매끈한 다리를 보여주는 예쁜 스타킹이 맵시있습니다.
-오 미안해. 도와주고싶긴하지만 난 그정도로 강하지 못 해서...
그녀는 진짜 친구냐는 말에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지금 진성이랑 하나가 있는 곳은 음... 사실은 원래 내가 거기 있어야 했어. 없어진 미래의 혼령은 그곳에 있게되는게 보통이거든. 이렇게 말하면 역시 복잡하겟지? 그냥, 유령은 시간이랑 공간에 구속되는게 적다는것만 알아줘. 어쨋든! 그래서 난 너희들이 학교에 있을 때 다 지켜봣어. 이 세계의 내 생령이 저기 가면서 난 여기로 쫒겨났지만 도움은 될거야. 혹시 내가 저 세계에 가서 쟤네를 빼올 수 있도록 네 몸을 잠시 빌려도 될까? 안된다면 뭔가... 대신 들어갈 인형이라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겟어.
문을 열자마자 들어오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화색을 지은 것 같다. 선배의 상태를 본 것은 조금 뒤의 일로, 팔다리를 움찔거리기만 할 뿐 기력조차 없어보였다. 당황스러워져 허둥지둥 선배의 곁으로 다가간다.
"하나 선배! 괜찮으세요?! 다친건가요...?"
일단 찾아서 다행이였지만... 선배의 상태가 그닥 좋아보이지 않아서 시선을 불안정하게 두며 눈치를 보았다.
"일단... 저는 괜찮지만..."
역시 혼자 돌아다닐 만한 곳은 아니였다. 살점 괴물이라던가... 아라크네. 마주친 괴물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다 고개를 뒤흔들었다. 어라, 볼 쪽으로 무언가 타고 흐른다. ...어느새 눈물이 닭똥처럼 뚝뚝 얼굴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이러면 안되는데... 손등으로 눈물을 훔쳐도 마르지 않았다. 무서웠는데, 하나 선배를 보자마자 안심이 되어서... 뭐라 말할려고 하면 꺽꺽 거리는 소리가 나와서 잠시 진정하려고 했다. 히끅, 딸꾹질이 절로 나와 어렵사리 말을 잇는다.
아앗,순간 내가.. 아니 이게 무슨 괴전파야.나 이런 캐릭터 아니라고.하여튼 어디서 많이 봤다 싶은 외모에 진혁은 금새 아 했다.잊어버릴리가 없잖아.방금 전 봤던 그 누나인걸.아까 전의 복장과는 다르게,지금의 복장은 확실히 아이돌스러운 복장이었다.
"괜찮아아-이런건 내가 해야겠지이.."
씁쓸히 웃는 모습에 믿어줄테니까 그런 표정 하지 말라고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저 모습까지 봤는데 자꾸 의심하는건 좋은 짓이 아니다. ...진성이 형아가 친구라고 한 사람이니까.게다가 진성이 형아 친구니까.믿는게 당연했다.
"...누나 죽어?!"
혼령..혼령이라니.혼령은 생령과는 의미가 다른 갓으로 일고 있었다.그랬기에 그녀의 입에서 나온 혼령이라는 말에 가장 먼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더란다.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마저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저 세계에 있던 상아 누나의 혼령은 지금 상아 누나의 생령과 위치가 바꿔치기가 된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말에 잠깐 머뭇였다.
"..사람을 구하는데 가장 중요한건 시간이라고 우리 형아가 말해줬어.인형을 찾으러 다니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거야.."
"내 몸 빌려줄게."
잠깐 고민하던 진혁은 의외로 흔쾌히 승낙의 뜻을 전하였다.귀신 놈들에게 통수 맞는게 이로써 두 번째가 될지,아니면 무사히 몸을 돌려받을수 있을지는 의문이었지만.거울 속 선생님의 말을 다시금 상기시켰다.그 말은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겠지.여차하면 손목시계를 써야겠다 하고 생각하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
-응. 내버려두면 분명히 죽어. 이쪽의 내 몸은 여기있는데 거기 오래있으면 분명히 심정지나 뭐 뇌사라던가... 그런걸로 죽을거야.
그녀는 별로 놀랍지도 않다는듯이 말합니다. 그리고는 당신이 결연한듯이 몸을 빌려주겟다고 하자 조금 미안한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휘말리게 해서 미안해. 너희들 전부 다. 그렇지만 최대한 노력할게. 너희가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당신에게 스르르르 다리조차 움직이지 않고 다가온 상아는 그대로 당신의 몸에 손을 대기 전에 말합니다.
-같은 몸을 쓸 뿐이야. 보통 빙의하면 네 몸을 내가 쓰는 것 뿐만아니라 네 정신을 지배할수도 있겟지만 난 그럴정도는 아니야. 그러다가 오히려 너한테 된통 당할거야. 하지만 넌... 우린 같은 시야를 갖게 될거야.
상아는 당신의 몸에 자기 몸을 겹쳤습니다. 그러자 잠깐 현기증이 나더니, 진성은 창문 곳곳에 생긴 이상한 균열들과 저 멀리 운동장에서 움직이는 이상한 괴물들이 보이길 시작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목이... 좀 따갑다 싶더니 당신에게는 3층 화장실 2번째 문, 3층 복도를 통해 중앙관-구관-구관1층 출구로 가는 길이 그대로 재생됩니다.
"잘 기억해놔."
당신의 입이 멋대로 열리더니 그녀가 당신을 통해 말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갑자기 창문의 균열로 들어갑니다.
하나는 당신에게 떨리는 손을 들어서 뻗으려고 합니다만, 손은 불과 10cm도 올라가지 않고 바닥에 떨어집니다. 피가 점점 더 많이 그녀의 몸 속에서 빠져나옵니다. 그녀의 입에서는 참을래야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그녀의 몸은 사시나무 떨듯이 덜덜거립니다.
당신은 점점 더 큰 공포와 충격속에서 몸이 저리기 시작합니다. 이 교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 안하셨나요? 예를 들자면 저기 구석을 보세요, 그때 그 악마를 죽인 검게 빛나는 저것이 당신들을 향하여 느릿하게 걸어오는것을 보시죠.
"••• ••• ...•• •••• ••••" "......"
하나의 떨림이 멎었습니다. 당신이 다가간 그녀의 온기는 아직 남아있겟지만 아마 몇 십분 뒤에 그녀는 차가워질겁니다.
안이 네 ㅠㅡㅠ????????????????????????????.?????????,???,,?????????????????????????????????????????????????????????? 아 세상 상아쟝 멘탈 괜참ㅎ아야할텐데요 일단 후딱 답레쓸게요 오 주여;;;
안이 네 ㅠㅡㅠ????????????????????????????.?????????,???,,?????????????????????????????????????????????????????????? 아 세상 상아쟝 멘탈 괜참ㅎ아야할텐데요 일단 후딱 답레쓸게요 오 주여;;;
친구가 죽는다는 건 아마 슬픈 일이겠지.진혁은 그런 일을 겪어본 적..... ....있기는 했다.면허도 안 따고 고배기량의 오토바이를 몰던 양아치 친구.진혁에게 자기 오토바이를 자랑한지 하루도 못 되어 교통사고로 인해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더라지. 그때의 심정을 떠올리고서는 상아의 말에 한숨을 폭 내쉬었다.정말 말로 다하지 못할 감정이었다.
"괜찮아.어짜피 나느은-.... ..아니다.얼른 가자아.이대로 머뭇일 틈이 없을 것 같다구-"
다가오는 모습에 조금은 겁먹었지만 이내 진정하고서는 그리 말했다.
"그냥 빙의랑 다를것 없구나아...좋아,그렇다면 안심인거얼-"
자신은 단 한번도 빙의라는것을 직접 체험해본 적이 없었다.그랬기에 이번 빙의는 무섭기도 하면서,동시에 약간의 설레임 또한 있었다. 잠깐의 현기증 이후,시야가 약간 바뀌었다.창문 곳곳의 균열 하며,운동장의 이상한 괴물들... ..저건 그만 보자.무섭다. 이어서 목이 좀 따갑더니 학교 안의 길이 머릿속에서 재생되었다.자신이 이 학교에 다니면서 한번쯤은 주변을 지나치거나,혹은 들러보았을 길이었다.
"앗,으응...이러니까 기분 신기한거얼-"
뭔가 이중인격자가 된것같은 기분이랄까.자문자답하는듯한 모양새로 그리 말하고는 잘 기억하라는 상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이래뵈도 길 기억은 잘 하니까. 이어서 갑자기 창문의 균열로 들어갔다!자신도 따라갈 필요..는 없었다.상아는 지금 자신의 몸을 빌린 상태였으니.
고개를 끄덕이고는,곧 하나 누나랑 진성이 형아의 모습이 보였다. ...아마 상아 누나의 기억이겠지? 왠지 모를 따뜻한 기분에 순간적으로 울컥 했더란다.짐성이 형아 웃는거 처음 봐.하는 생각과 함께 꼭 반드시 그들을 대려와야겠다고 결심했는데...
"으아아,이거 뭐야아...!"
이어지는 모습에 그 결심이 순간 흐지부지 되었더란다.우와 대박,마약 한사발 한것같은 기분이랑 그런 느낌이야.나 죽겠다.가벼운 헛구역질을 하고서는 올라오는 토기를 애써 억누르며 버텨내었고,곧 도착한 장소는 왠지 모를 이상한 공간..이었다.기둥과 문 뒤에서 키득이는 이상한 생명체들을 보자,악마에게 물렸던 목 뒤가 따끔거렸다.
"아.."
그런건가.이건 일종의 경고신호 알림과도 같은 것이다.이상한 놈들이 주변에 있다면,이렇게 먼저 피부로 신호가 오는거...아니라면 말고.
"으으윽..나도 힘들어어..."
그래도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며,진혁은 고개를 끄덕여 동의의 뜻을 전하였다.부디...부디 다들 무사해줘.제발.정말로.이 와중에 벽에 기대고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지,맘 같아서는 귀차니즘 본성을 발동하고 벽에 기대서 폰질을 하고 싶었다.그래도 참자.참아야만 해.
아직은, 아직은 따뜻할지도 몰랐을 그 손은 미적지근하게 식었습니다. 피부는 죽은 사람들처럼 창백했고, 못 감은 눈은 뒤집히다 만 채로 당신의 적갈빛 눈동자를 바라봅니다.
"••... ••• ••• ••• ••• •••ㄷ..."
그것은 점점 더 사람에 가까워지더니 아예 아까의 그 살점처럼 갈색의 꽁지머리, 남학생의 교복을 입은 모습이 되었습니다만 끝까지 얼굴이며 목소리를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카메라를 내리치자, 얄밉게도 그것은 아즤 쉽게 카메라와 당신을 시계쪽으로 날러 시계를 부숴버립니다. 당신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며 책상과 의자에 발부터 딸어지고는 데굴데굴 굴러버립니다. 등에서는 뜨뜻한 액체가 흐를 것 같고, 발목은 미친듯이 쑤십니다. 오. 이런. 도망가긴 다 틀렸군요.
"••••• ••••. ... ••."
당신의 몸에서도 그녀처럼 피가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자간 현기증이 나는것도 잠시, 뱃속이 온통 뒤집혀지는 것 같고, 온 몸이 쑤십니다. 거기다가 눈이 미친듯이 따갑습니다. 하나는 이런 고통속에서 아무것도 못 하고 죽은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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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혁
"그... 우웁."
그러게라고 말하려고 한 그녀는 정말로 토할것같자 입을 막고 10초간 코로 숨을 내쉬었다가 다시 들이마쉽니다. 아. 진짜로 토할뻔했군요. 그래도 아직 갈길이 멀었죠.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단을 내려가다가 보이는 거울로 냅다 달려듭니다. 지금 그녀와 같은 시야를 쓰는 진혁에게는 어쩐지 거울쪽에서 피냄새가 진하게 풍김을 알 수 있겟지요?
그리고 두 사람이 거울로 들어가자 갑자기 창문을 향해 둘은 진혁의 교실이 있는 복도로 도착하면서 바닥을 굴렀습니다. 그 충격의 반동일까요? 상아가 진혁의 몸에서 빠져나와 데굴데굴 구르다가 당신의 근처에서 멈춥니다.
제발 지금은 말하지 말아줘.진짜 토할것같아.하고 마음속으로 말한 진혁은 그대로 상아가 하는대로 가만히 있었다.마음속으로 말하면 어떻게든 전달되겠지.지금은 같은 몸을 공유하고 있으니.. 조금 진정이 되고 난 뒤,다시 제 몸을 상아에게 맡긴 진혁은 상아가 가는대로 발걸음을 옮겼다.아아,왠지 이러고 있으니까 편안한걸.마치 귀찮을때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기분이야.물론 느낌은 전혀 다르지만..
"..피 냄새..."
이어서 풍겨오는 비릿한 혈향에 곱게 미간을 구겼다.악마 놈 만났을때 이후로 다시 맡아보는 혈향.그것은 언제 맡아도 기분나쁜 것이었더란다. 뭔가 불길한 기분을 애써 억누르고서,거울을 통해 반대쪽 거울로 나올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애석하게도 나온곳은 복도였고,그 바람에 바닥에 거하게 굴렀더란다.
"크흑..!"
으아,나 죽는다.몸 전체가 으깨질듯.빠개질듯 아팠다.문득 한가지 생각이 더 들었다.고작 이정도 높이에서 떨어진것도 이렇게 아픈데,투신자살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곧 그것이 쓸데없는 생각이었음을 다시 깨닫고는,상아의 물음에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이...갈비뼈 한두개 나간것 같아아-...."
농담으로 한 말이었다.설마 진짜 부러지진 않았겠지. 하여튼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이곳에는 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그것에 대해 의구심을 품은듯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그녀는 문 하나를 손을 뻗어 간신히, 남이 봣다면 100kg 덤벨이라도 옮기는 것 처럼 힘겹게 움직여서 열어줍니다. 그러자 순식간에 피비린내가 가득한 방에서 얼굴을 알아보기 힘든, 온 몸이 피떡이 된 남학생의 시체 한 구와 목이 잘리고 온 몸이 조각나 여기저기 흩뿌려진 여선생의 시치를 당신들은 보게 되었습니다.
-...어.
그런데, 이 시체 왠지 낮이 익습니다. 아디서봣더라... 저 머리카락...
-진성...아?
아. 맞다. 참. 진성의 머리카락과 매우 유사한 색과 길이입... 이런 망할. 망할! 망할! 저건 진성입니다! 저건 진성이에요! 한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기껏해야 당신이랑 해어진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그가 저기에! 저렇게 있습니다! 왜! 왜! 왜!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