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그렇게 하면서 얼굴은 뒤틀린 미소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여전히 비아냥거리는 것이다. 말마냥 정말로 억울하다는 듯한 말투도 은근히 웃음기를 띠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고 누군지는 확실했다. 그쪽을 곁눈질했다. 경고하는 듯한 혹은 일갈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해온 권주를 향한 그 눈빛이 그렇게 차가울 수가 없었다. 센하가 조용히, 고요하고 음침한 호수처럼 표현하는 자그마한 분노는 흡사 성숙하지 못한 어린아이가 어른의 간섭에 이를 갈며 표출해내는 화 같았다. 흥밋거리가 있거든 그에만 집중하고 다른 것은 거들떠보도 않는 어린아이. 그래도 어렸을 적에는 어른스럽단 소리를 곧잘 듣던 이였는데, 심각히 비틀린ㅡ이해하고 동정할 수도 있지만 합리화시키지는 못하는ㅡ인생이 낳고 만 고질적이고 낡은 문제라 할 수 있겠다.
ㅡ필요없는 사족은 빼도록 하지. 무슨 목적으로 여기로 왔나? 자네들?
이준이 본론으로 들어갔다. 기대하던 바였다. 그러나 내용은 우습기만 하여서 센하는 아까처럼 다시 실소할 수밖에 없었다. 수감자 주제에 보이는 꼴이 우습기 그지없었다.
"뒤늦게 성인의 흉내를 내려고 하지 마요. 개인적인 복수를 거창하게 포장하더니 그 나쁜 버릇이 아직도 남아있군요? 하하, 참 한결 같네요."
말하는 그야말로. 센하는 경멸의 목소리로 말했다.
"죗값을 치루기로 했으면 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요. 나는 위선적인 사람이 정말로 싫더라고."
거기서 잠깐 멈추더니 공허한 헛웃음을 흘렸다. 곧바로 뒤를 이은 것은 마찬가지의 공허한 목소리였다.
"아아, 그래요. 그건 예전의 내 자신도 싫다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공허함의 사이로 자조가 섞인 듯했다.
"그러니까 당신도 연기는 그만두라고요, 나처럼."
근거없는 어림짐작이었다.
//어어어어어어 늦어서 죄송해요오오... 그리고...이런 완전 노답 센하를 상대하는...권주랑 서장님에게도 너무 죄ㅅ(끌려감)
"둘 다 나에게 죄값이나 치루라고 하는 말인가? 허허허. 이미 나는 죄값을 치루고 있지 않나. 하지만, 이것은 일종의 경고이네. 아마 자네들은 자네들이 생각도 못하는 큰 벽에 도달하게 되겠지. 자네들이 한 때 내 부하가 아니었다면...나도 이런 말은 하지 않아."
두 사람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나는 소리 내어 웃어보였다. 익스퍼와 익스퍼가 아닌 이들이 공존하는 세상. 그것은 상당히 꿈과 같은 세상이다. 하지만 그것이 마냥 쉽게 펼쳐지진 않는다. 이 세상은 다르기에 차별을 하고, 다르기에 충돌을 하고, 다르기에 싸움을 한다. 사이좋게 지내는 이들도 있지만, 모든 이가 다 그런 느낌은 아니다. 결국... 힘이 없는 자는 힘이 있는 자를 두려워하고 시기한다. 그것에 대한 나의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확고하다. 이곳에서도 바깥의 이야기는 적당히 들려오고 있으니까.
"자네들도 이미 알고 있지 않나? 힘이 있는 자와 없는 자가 충돌하는 일도 있다는 것을... 힘이 있는 자는 없는 자를 더 이상 피하지 않고,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힘이 없는 자는 힘이 있는 자를 무서워하고 경계하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나고, 경찰이 출동하게 되지.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배척하는 세상. 그 사회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아. 그렇기에 나는 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힘을 부여하려고 했네. 그 과정 속에서 누군가가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말이야. 아직도 나는 그것이 옳다고 믿고 있어. 물론...지금 이 세상도 나쁘지 않네. 하지만...그 대가로 나오는 것은 생각보다 큰 혼란이지."
틀린가? 그렇게 말을 하면 나는 작게 웃어보였다. 그리고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두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연기인가? 허허허. 연기도 위선도 아니네. 그저 나는 진심으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뿐. 아니면...자네들은 내가 이 상황에서 또 무엇이라도 꾸민다고 생각하나?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그런 생각은 하지 말게나. 하윤이와 약속을 했네. 난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고...자네들이 만든 세상. 이제 그것을 이끌어가는 것은 자네들이어야 하는 법. 나는 무대에서 내려올 때가 되었지. ......그보다 말이야. ...하윤이와 서하 군은 무슨 관계인가? 전에 뭔가 나란히 둘이 찾아와서...뭔가를 말하려고 하는 것 같았는데 말을 하지 않았단 말이지."
그래. 그것은... 나도 참 의외인 느낌이었다. 하윤이는 내 딸이니까 나를 찾아오는 것이 이상하지 않지만 서하 군이 나를 찾아올 이유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때 뭔가 머뭇머뭇거리면서도 0.5cm 정도 가까워진 두 사람의 거리.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하윤이와 서하 군. 그렇고 그런 관계인가? ...아..잠시만... 간수 양반. 내가 30분만 자리를 비우고 오면 안되겠나? 잠시 좀 찾아가서 이야기를 해야 할 이가 있어서 그러네. 응? 안된다고? 그럼 전화기만 조금 빌려주지 않겠나? 전화기도 안된다고? 너무하는구만! 내가 급해서 그래! 자네도 나중에 딸이 생겨봐! 응?!"
깐깐한 것도 모자라서 타협을 해주려고 하지 않는 간수를 바라보며 나는 한숨을 내쉰 후에 다시 자리에 얌전히 앉았다.
"....자네들에게 잡혀줄테니, 잠깐만 여기서 내보내주지 않겠나?"
//어서 오세요! 센하주! 좋은 밤이에요! 그리고...늦었다니요! 전혀 아니에요!! 8ㅁ8 바쁘면 늦을 수도 있죠! 괜찮습니다!! 그리고...아직 확정은 아니랍니다..! 좀 더 생각해보고 공지하도록 할게요!
>>702 그것도 조별과제라서 다른 애들이랑 시간이 잘 안 맞는단 말이죠...결국 이메일이라는 도구로 어떻게든 하고 있는데...흑흑(눈물)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그래서 너무 힘들어서 제 분량을 보낸 뒤 다음 역할이 돌아올 때까지 참치에 접속해서 딴짓(??)을 하기로 했읍니다 :3
센하의 말에 모든 행동을 멈췄다. 숨소리마저 죽여버린채 그저 빛이 바랜 시선만을 바닥으로 떨어트리고 있었다. 어라, 신기하네. 너에게도 통하는 말이잖아? 그런 거였다. 여태까지 이준에게 느껴왔던 증오는, 자신을 향한 그것과 닮아 있었다. 모두를 위하는 척, 자신은 옳은 척 하지만 어차피 껍데기를 까보면 죄인에 불과한 주제에. 그저 서있던 곳이 승리해서 정의의 편이 됐을 뿐인 주제에. 이준을 비판할 자격도 없는 그런 주제에 나는. 그걸 이제야 깨달은거야? 멍청하긴.
"...시간이 많이 걸릴 지도 모릅니다. 여태까지 사회에 존재했었던 갈등들보다 더 거세지겠죠. 그렇지만... 마냥 어두운 부분만 존재하지는 않을겁니다. 선의를 가진 익스퍼가 존재함으로서, 그런 갈등을 와해시키고, 세상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진전시킬수 있을거라고. ...저는 그런 가능성을 믿고 있기에 선택을 한겁니다."
어쩌면 자신이 틀렸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스멀 들기도 전에 무표정 아래 숨겨버린다.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어이가 없군요. 그런 걸 어째서 당신에게 일일히 말해야 하는 겁니까? 그 관계가 설령 사실이라고 해도 간섭할 이유도, 필요성도 없으니까요."
간수와 이준 사이의 콩트극 아닌 콩트를 보면서도 헛웃음조차 치지 않는다. ...이 사람, 뻔뻔하다. 뻔뻔하기 짝이 없어서 어이가 없다. 감옥에 갇힌 범죄자인 주제에 태평한 태도라던가. 오퍼레이터들의 사이를 묻더니만, 그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사람 앞에서 탈옥을 계획하는 모습에, 정말 어이없다는 듯이 눈썹 한쪽을 치켜올리고 되묻는다.
ㅇㅕ담으로 제가 만들었지만 권주라는 캐릭터는 해석하기가 참 힘들어요...☆ 어릴 때부터 학대 때문에 자아가 제대로 성장을 못하기도 했고, 애정이 많이 결핍되어서 다른 존재에게 의지를 하는거라던가. 그걸 필사적으로 지키는게 선의로 보이는 것 뿐입니다. 천성이 선한 건 맞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