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별로 감정의 변화가 거의 없어보이는 표정으로 그녀는 델타를 바라보았습니다. 옳지 않은 것이다. 라는 의견을 지니고는 있지만, 그녀는..순간이나마 섬짓해졌다. 만약이 떠오른 까닭이었을까. 지금이라도 그만두라는 말을 하는 하윤을 바라보면서 눈을 깜박입니다.
"실험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희생되는 사람을 희생시킬 권리가 생기는 건 아니지요." "물론 억울한 건 알겠지만." 현대 법치주의 국가가 왜 사적 복수를 금지하는지는 살인의 대물림만 보아도 알 수 있을지도요. 라는 생각을 하면서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원론이라면 원론이지요.
//타미엘주: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인 걸지도.. 아아 제발 트롤링만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무릎꿇)
그 여유는 접어두세요. 서하의 경고성 어린 한마디가 들렸다. 센하는 고개를 살짝 갸웃하였다. 전 같았으면 그 말을 듣고 남몰래 이를 갈았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는 헛웃음을 지어내듯 피식 입꼬리를 올렸다.
"당신들처럼 긴장을 해서 나아지는 게 있다면요."
그것은 명백한 조롱이었다. 참 대담하기도 하지. 이것은 좋은 변화인 것인가. 오히려 더욱 뒤틀려버린 걸지도 모른다. 그것에 대해 단정짓지는 못해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센하 자신은 그것이 변화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한다는 기괴한 사실이다.
*
델타가 앞에 있다. 그는 가슴속의 분노를 여지없이 드러내면서ㅡ여태껏 얼마나 오래 감추어왔는가ㅡ 자신의 아니, 자신들의 복수를 정당한 것처럼 이야기하였다.
센하는 피차일반, 복수귀로 전락해버린 입장으로서 그 모습을 담담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던 거다. 사람에게 약물을 주입하고, 머리에 전류를 흘리고, 전기 신호를 가하고, 압력을 가하고 그것을 쉴틈없이 측정하는 모습. 그것은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자유롭게 살아가기만을 원한 이를 잔인하게도 죽여버리는 것은 본 적이 있다. 그가 또한 본 것이 있다. 시작부터 잘못된 한 사람의 인생이, 얼마만큼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는지, 아아 그래ㅡ그것만큼은 진절머리가 나도록 보았다. 그리고 또,
그런 이가 얼마만큼 '선한지'도.
"속죄?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센하는 말끝을 올리면서 황당하다는 듯 눈매를 일그러뜨렸다.
"저기, 말은 똑바로 하지 그래? 그런 식으로 합리화하지 말고 솔직해지자, 우리. 거창하게 불리자 마. 단순히 당신들의 개인적인 복수,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서잖아. 그래, 아까 무엇이라 대단하게 말하셨더라...세상은 옳지 않은 길로 나아가고, 거기서 더 나은 길이 발견되는 법. 그래서 얼마나 나은 길이 만들어지는지 한 번 보여줘. 허황된 영웅심을 가지고...!"
철컥. 권총이 장전되는 소리가 둔탁하게 울렸다. 센하는 보란 듯이 씨익 이빨을 보이며 오만하디 오만하게 웃었다.
"있잖아. 사회라는 건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모두에게 힘이 주어져도 급이 나눠지지. A급으로는 S급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리고 또다시 약육강식. 어떤 형태로든, 약자는 강자에게 잡아먹히지. 그렇게 나타나게 되있어. "
눈을 천천히 깜박인다. 색이 옅은 눈동자가 올곧게 델타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도 사랑하는 존재가 있었잖아. 희생되는 걸 눈앞에서 지켜만 봤으니까. 그런 생각을 품은 것 아니야? 유감스럽게도, 내 여동생은 비익스퍼거든. 만약 성공한다면 익스퍼로 거듭날지도 모르지... 하지만 실패하면? ...존재를 지울 수 있다고 해서 간단히 생각하나본데. 나에게는 더없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거든.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적용되겠지."
...어디선가 굉음이 울려퍼졌다. 단순히 환청인걸까?
" 손에 쥐고 흔들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나본데....개개인의 목숨은 타인이 저울질 할 수 없는거야. 그러니까, 가족을 위해서라도 나는 당신을 넘고, 막을거야."
각각의 말들을 들으며 이준은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뒤이어 입을 연 것은 다름 아닌 하윤과 서하였다.
"아빠. 아무리 미사어구를 붙여도 결국 아빠가 말하는 것은 자신의 분노를 죄없는 이에게 풀겠다는 것이고 죄없는 이를, 대의라는 명분 아래에 희생시키겠다는 거예요! 그런 것이 올바른 길일리가 없고, 그런 것이 용납이 될리가 없잖아요! 아무런 죄도 없이 희생당할지도 모르는 이들이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요?! 그건...결국 아빠가 당한 일...엄마 같은 이를 더 양성하는 거잖아요! 그런 세상에 무슨 의미가 있고, 엄마도 그런 것을 바랄리가 없잖아요! 왜 그걸 모르는 거예요!!"
"...애초에, 우리 부모님도 익스퍼가 아니에요. 멋대로 남의 부모님을 없애려고 하지 말라고요. ...아무리 귀찮아도 도리는 다할 거고, 경찰로서 도리는 다할 생각이에요. ...이건 명백한 테러행위잖아요. ...귀찮게, 이런거 일일히 설명하게 하지 말라고요. ...아니. 아무리 귀찮아도, 귀찮은 것을 이겨내고 해야 할 것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그게 바로 오늘인 것 같네요. R.R.F 대원 델타. 통칭 강이준. 당신을 테러 행위 및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하겠습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발언이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크르릉..!"
모두의 말을 들은 이준은 피식 웃으면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호탕하게 웃으면서 입을 열어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못 본 사이에 변한 이도 있는 것 같지만 뭐 어떤가. 그래. 그렇게 말하기에 자네들은 경찰이고 아롱범 팀이지. 한때나마 내가 지휘했던 아롱범 팀. 정말로 대단하군. 자네들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는데 말이야.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큰 적이 되는 존재. 자네들을 만든 것이 나라면, 자네들을 해체시키고 없애버리는 것도 나여야 맞는 것이겠지. 스스로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지. 와라.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내 이름은 강이준!! R.R.F의 세운 2명 중 하나이자, 코드명 델타! 그리고 위대한 대의를 수호하기 위한 벽으로서, 여기까지 온 너희들에 대한 경의로서 진심으로 상대해주마...!!"
이어 이준의 두 팔에 녹색 막이 펼쳐졌다. 그 순간, 엄청난 압박감이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마치 전체적으로, 공기가 모든 것을 억누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 그곳에 퍼지고 있었다. 그것이 SS급 익스퍼의 위압감이라는 것일까...
이어 하윤은 메이비가 준 나이프를 꾸욱 잡았다. 그리고 모두를 향해서 이야기했다.
"가도록 해요. ...상대는..R.R.F의 간부. 델타. SS급 익스퍼. 능력은 미러 리플렉트. 익스퍼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것을 모두 반사할 수 있는 힘. 그리고...그 능력을 자신의 힘에 더해서 싸우고 있어요. 조심하세요. 모두들...!"
하윤의 설명을 듣더니 센하는 헛웃음을 지으면서 잠시 입맛을 쩝 다셨다.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채 권총을 한 바퀴 휙 돌리면서ㅡ장전해둔 권총의 방아쇠를 함부로 다루다니 사실 위험천만한 짓이다ㅡ다른 손으로 목덜미를 쓸어내렸다. 난처한 이야기다. 여태껏 익스파를 이용해서 범죄자를 여럿 잡아온 우리들에게 있어서 델타는 천적이다. 미러 리플렉트라는 저 능력을 어찌하지 못하는 이상 익스파로 대항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그런 의미에서 테이저건이 아닌 권총을 뽑아든 행위는 올바른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최 씨, 저 델타 뒤로."
이어셋을 통해 짤막한 내용을ㅡ성 뒤에 이름을 붙이는 것조차 않고 부른다ㅡ나직한 목소리로 서하에게 빠른 템포로 전하는데 따지자면 대단히 뻔뻔한 행동이다. 방금 조롱한 주제에 서포트를 요정하고 있으니. 그 철면피는 감탄할만하다.
델타의 바로 뒤쪽으로 이동되자마자 센하는 조금의 틈도 주지 않고 권총을 그의 오른쪽 어깨에 겨냥하였다. 그리고 곧바로 방아쇠를 두어번 당겼다. 그 전에 총구가 잠깐 델타의 목으로 향하기도 했던 것은 사족일 뿐이다.
//서하 전송 부분은 제가 미리 처리했는데 괜찮은 거죠?? 0ㅁ0(으어어) 그리고...어...앞날이 깜깜하다..(?)
"미안하지만 그런일은 없을거라고.. 정 해체하고 싶으면 다시 진급해서 서장님으로 오던가!"
그녀는 농담을 뱉으며 하윤이 나이프를 받자 싱긋 웃은뒤에 이준의 주위에 나이프들을 던져서 박아넣었다. 정면 승부로 승산은 없다. 그렇다면 믿을만한건 연계공격.
"....."
일단 자신의 텔레포트를 반사하는것은 불가능할거라고 그녀는 생각하고 있었다. 이건 그냥 사람을 이동시키는 기술이니까. 하지만 이준에게 표식을 새기는것은 불가능하겠지. 그렇다면...
"죽을 각오로 간다."
그녀는 나이프 하나 하나를 이용해서 사방으로 텔레포트하기 시작했다. 최고속도의 연속 텔레포트. 그 빠르게 변해가는 풍경 사이에서 이준의 움직임을 살피며 중간 중간 베어링탄을 튕겨 보낸다. 그 중 몇개는 표식이 새겨져 있었다. 그러면서 이준의 뒤쪽과 천장에서 나이프를 박아넣으려하며, 어느 방향에서든 공격이 가능하게 필드를 짜려했다.
SS급, 어쩌면 A급 시절에 알파와 델타를 상대했을때보다 더욱 위험한 적이였다. 게다가 익스파를 반사한다는 말도 안되는 능력도. 대부분의 전투를 익스파에 많이 의지해야 했던 나에게는 더없이 불리하기 짝이 없는 싸움이겠지. ...다른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인 부분이였지만. 설명을 가만히 듣다가, 의문점이 생긴다. 익스퍼의 영향의 범위라는 것이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으니, 부딪쳐 보자. 그리 생각하며 엘리베이터의 문짝에 손을 대자, 재구축되어, 투핸드 소드라고 부를 만한 것이 만들어진다. 익스파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엘리베이터였던 것이니까, 아슬아슬 하게 가능하지 않을까?
"..."
일단 이길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할 여지는 없다. 그것까지 염려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니... 이 신체가 대신 부숴지더라도 벽에 부딪쳐본다. 느껴지는 무게감을 감당하고서, 그대로 델타의 정면을 노리고 달려나간다.
모두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통신으로 들려오는 센하의 말에 서하는 손가락을 퉁겨서 센하를 이준의 뒤로 보냈다. 그와는 별개로 타미엘이 닉시를 이준에게로 보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며 이준은 피식 웃어보였다.
"무르군. 자네들의 능력은 전부 알고 있네. 능력을 발동할 때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도 말이야."
이어 이준은 빠르게 몸을 움직여서, 녹색 막이 쳐져있는 팔로 닉시를 잡은 후에 자신의 뒤쪽으로 집어던졌다. 그것은 센하에게로 날아갔고, 센하의 몸에 달라붙어버렸다. 그 때문에 결국 조준은 빗나가버렸고 총알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버렸다. 타미엘이 어떻게 다시 컨트롤을 하려고 해도 그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미 그것은 이준의 명령을 따르고 있었다. 이어 그는 몸을 굴려 메이비가 날리는 베어링탄을 주먹으로 받아쳐냈다. 물론 베어링 자체는 익스파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기에 그의 손에 상처를 주었을진 모르지만 이준은 멈추지 않고 공격을 받아쳐낸 후에, 이어 자신에게 달려오는 권 주를 바라보며, 단번에 파고들었다. 그것은 그가 달려오는 도중이었다. 이어 그는 있는 힘껏 주의 배에 힘껏 주먹을 찔러넣었다. 그 때문에 권 주는 그대로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모두의 공격을 아주 가볍게 받아친 그는 여유롭게 피식 웃어보였다.
"애송이들. 이렇게 제각각 공격을 해오면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
말을 하는 도중, 빠르게 자신에게 날아오는 서하가 쏜 테이저 건을 이준은 가볍게 손으로 받아쳐냈다. 그러자 테이저 건은 아주 가볍게 튕겨져나가 창문을 깨버렸고 하윤과 렛쉬는 그에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 일단 대기했다.
"...뭐야. 저거. 그냥 일순으로 다 받아친거잖아."
"아빠는 그러고도 남을 이에요. 경험도, 익스퍼로서의 힘도, 우리들보다 훨씬 위니까요."
"...자. 잔재주는 끝났나...? 그렇다면 이렇게 가보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이어 이준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자신의 뒤에 있던 센하에게로 돌진했다. 지금 그의 몸은 아직 닉시에게 붙잡혀있었다. 누군가가 구해주지 않으면 위험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