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극판 규칙 ☞ 상황극판은 익명제입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익명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삼가주세요. 하지만, 자신의 위치(스레주/레스주) 등을 밝혀야 할 상황(잡담스레 등에서 자신을 향한 저격/비난성 레스에 대응할 시 등)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이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모두 두루두루 친하게, 잘 지냅시다. 말도 예쁘게해요, 우리 잘생쁜 참치들☆ :> ☞ 상황극판은 성적인/고어스러운 장면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묘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약물과 범죄를 미화하는 설정 또한 삼가해주세요. 각 스레마다 이를 위반하지 않는 수위 관련 규범을 정하고 명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직한 상판을 가꾸기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 다만 잡담스레에서의 저격이나, 다른 스레에서의 비난성 및 저격성 레스는 삼갑시다. 비난/비꼬기와 비판/지적은 다릅니다. ☞ 상황극판의 각 스레는 독립되어 있습니다. 특정 스레에서의 인연과 이야기는 해당 스레 내에서만 즐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잡담스레에서 타 스레를 언급하는 일도 삼가도록 합시다. 또한 각 스레마다 규칙 및 특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해당 스레의 이용자들에게 문의해주시고, 그 규범에 따라 행동해주세요. ☞타 스레와의 교류 및 타 스레 인원의 난입 허용 여부(이건 허용한다면 0레스에 어디까지 괜찮은지 명시해둡시다)와, 스레에 작성된 어그로성 및 저격성 레스의 삭제 여부, 분쟁 조절 스레의 이용 여부에 대한 결정권은 각 스레의 스레주에게 있습니다.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분쟁 조절 스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처음 오신분은 어려워말고 잡담 주제글에 도움을 청해주세요! 각양각색의 스레들을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적응에 효과적입니다.
티엘린 사립 아카데미의 새학기이자 새학년은 전 대륙에 퍼진 은 제국의 역법 상 가을에 시작합니다. 티엘린 아카데미가 있는 로라시아 섬은 딱 가을스럽습니다만. 학생들이 오는 지역은 일년 내내 겨울같을수도, 일년 내내 여름같은 곳도 있을 수도 있지요. 물론 사계절이 있는 곳일지도요?
개학식의 날짜가 공지되었습니다! 모이는 곳은 강당이군요!
주의! 데플은 없지만 부상 등으로 구를 수는 있습니다. 어두운 분위기도 존재하고요. 개인설정, 개인 이벤트, 환영합니다. 완전 초보라 미숙한 스레주입니다.. 잘 봐주세요..(덜덜덜) 활발한 어장생활! 캡이 응원합니다!
전투 시스템에서 다이스를 사용합니다!! 라고 공지하지 않는다면 그냥 공격하시면 됩니다. 다만 공지할 경우에는 명중빗나감 다이스를 굴립니다. 다른 다이스가 필요하신 분은 자신이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사실, 사람들이 많은 곳 또한 정말로 즐겁고 좋아하는 이아나이다. 하지만 이아나도 아직은 어리숙한 면이 남는 소녀였다. 더군다나 언젠가부터 피부로 느끼게 된-그녀의 입장에서는 충격적이게도-혼혈에 대한 차별의 시선은 마음이 쓰이는 일이라 몸을 사리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부터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상냥한 사람을 알게 된다는 것은 제 오빠인 이안에게 하는 것 마냥 마음 편히 두고 응석을 부리고 싶은 부분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고마워요!"
사실 햇빛이 비추어져서 만드는 착각이겟지만 미소를 짓는 순간 주변이 살짝이나마 빛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곧, 손으로 빛을 가리는 프란츠를 보며 조금 어수룩하게, 아니. 그것보다는 허겁지겁 그늘로 간다.
"그러게요! 날이 좋아서 게이트로 올 때 보니까 모두들 오는 표정이 좋아보였어요. 이런 날이라면 차랑 음식을 챙겨서 피크닉을 가거나 낙시를 가더라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네요."
그럼 야외 테라스가 있는 곳을 알아보아야 할까, 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앞장서서 전망이 잘 보이는 카페로 프란츠를 안내하였다. 아마... 이곳은 학교 안에서도 아는 사람은 아는 곳이니 프란츠도 대충 들어보거나 이미 와보았거나 하여 알 수 있을만한 곳이기도 하다.
프란츠는 왠지 그녀에게서 후광 비슷한 것을 느꼈지만, 아마도 착각이었을 것이다. 숨겨진 능력이 있다는 말은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으니까..? 그 다음 그는 그녀에게 안내받아 한 카페로 이동했다. 그곳은 프란츠가 전혀 알지 못하는 곳이 아니었고, 적당히 익숙한 느낌이 드는 장소였기에 만족할수 있었다. 게다가 야외에 자리도 있는 곳이니까.
"정곡인가 보군요. 충고같은 이야기지만 예전부터가 당신의 어머니와 관련되있으면 생각을 읽기가 쉬웠으니까 좀 조심하는게 좋을걸요."
그가 졌다는 듯 낮은 웃음소리로 얼버무리려고하자, 그렇게 말해둔다. 그에게 있어서 어머니라는 존재는 큰 지주로서 역할하고있으니까. 오히려 약점 잡히지말라는 의도로 말하는 것이었다. 이윽고, 언쟁이라는 말에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웃음기가 아마도 없어졌다는 정도는 스스로도 자각할수 있는 수준으로.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미천한 벌레들이 조금 있긴합니다. 진상을 알지 아니하고 헛소리를 내뱉는 존재가. 은 제국의 법도상으로 크게 확산하는 자가 아니라면 죄를 문책할수도 없는 노릇이니. 어떻냐고 물으신다면 조금 과격한 말로 말하자면-."
'표정'을 유지하는 것을 잊고 말했다. 아마 거울이 있다면 비추고 있는건 사람으로서 이런식으로 가지는게 가능한가라고 의문이 들정도의 독기가 서린 얼굴. 거기엔 공허와, 무미건조하면서도 심연을 보는 듯한 눈동자가 마치 모든것을 원망한다는 듯 노려보고있었으리라.
"그 세치혀를 잘라서 저잣거리에 구경거리로 삼았을텐데."
나는 근본적으로 나를 폄하하는 자를 그런식으로 밖에 생각할수없었다. 다만 너무 그런 증오를 현실에서 드러내는 것은 위험하기에 다시 표정을 정리하기 위해서 옷에 꼬불쳐뒀던 종이부채를 꺼내서 '착'하는 소리를 내고 얼굴을 가린다.
벌떡 일어나서 직각으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자연스레 탁자 위를 내려다봤다. 바구니를 놓고 가셨다. 바구니에는 젤리가 조금 남아 있었다. 달걀 샐러드도. 더 먹을 생각은 없으니 서늘한 곳에 뒀다가 내일 돌려드릴까…. 일단 먹은 자리를 치우기 위해서 다시 앉았다. 창 밖 서쪽 마지막 구름 한 조각까지 먹빛으로 물들었다. 접시 위에 뒹구는 주스 방울들을 핥았다.
「고령토로 성도 쌓을 수 있다.」 스승님의 가르침 그 열한 번째. 도예가의 캔버스와 같은 고령토만 있다면 무궁무진한 것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반죽’도 마찬가지로 가능성이 가득한 능력일 터였다. 다만 내가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것뿐.
“물을 굳힐 수 없다면, 젤리는 어떨까….”
바구니에 담긴 젤리를 약간 덜어, 울퉁불퉁해진 접시 위에 놓았다. 젤리는 흐물흐물하게 퍼졌다. 오른손의 손가락 다섯 개를 젤리 위에 대고 젤리를 굳히자 모서리가 찰기 있게 곤두섰다. 무언가 번뜩 떠올라, 젤리를 도로 바구니 속 통에 담고, 바구니를 들고 일어섰다. 새로운 훈련법을 찾은 것 같았다.
오늘만 두번째 듣는 예쁘단 말에 웃음도 안 나왔다. 도대체 답답하다 못 해 아예 얼굴을 반 가려버린 날 보고 어딜 봐서 예쁘다고 하는 거지? 상대가 말하는게 굳이 얼굴이 아니어도 별로 듣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들어봐야 어이 없을 뿐이었다.
딱딱하게 대해도 자리가 없어서 그런지 상대는 가지 않았다. 그래도 불편하긴 하겠지. 애초에 말을 안 걸었으면 좀 나았을 것을. 이제와 후회해도 소용없단 걸 상대도 알겠지 생각하며 케익을 한입 크기로 잘라 입에 넣었다. 혀 끝에서부터 퍼지는 단맛에 기분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역시 이 가게의 맛은 1학년 때부터 변하질 않아 좋다. 그렇게 홀로 커피와 케익을 먹는데 앞에서 호들갑스런 소리가... 신경질적으로 힐끔 쳐다보니 엄청 촌스런 반응을 보이는 앞사람이 보였다. 참나, 초콜릿 무스 케익 처음 먹나. 내게도 맛있지 않냐며 촐싹대길래 약간 짜증이 담긴 목소리로 대꾸했다.
"아니까 좀 조용히 먹지?"
상대의 반응이 좀 요란했어야 말이지. 주변에서 몇몇 학생들이 이쪽을 보며 키득거리고 있었다. 아 짜증나네. 다리를 꼬고 비뚜름히 앉아 디바이스의 액정을 톡톡 두드렸다.
"개인 취향 존중이란 걸 모르나본데. 내 입에는 그 주스가 더 시큼하고 들쩍지근해서 최악이거든."
뾰족한 포크로 주스잔을 가리키며 쌀쌀맞게 말하고 커피잔을 들었다. 맛도 모르는게 말 막 하고 있네 정말.
"생긴대로 어린애 입맛이네."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며 빈정대는 한마디가 따라붙은 건 구태여 속내를 숨기지 않은 탓이었다.
그녀는 고고하다. 하지만 위태롭다. 황녀라는 자리는 이토록 사람을 몰아붙히는가? 황녀라는 이유로 비웃음당하고 사소한 실수 하나로 뒷방아를 찍는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방계로써의 의무와 책무를 강요당하고 제국의 누와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모든 것에 조심해야한다. 이것이 황가의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중압감. 나는 그것을 반으로 나눠 피하고 짊어졌지만.
하지만 동정은 하지않는다. 아니, 감히 누가 동정한단 말인가? 고고하게 나는 봉황은 낮게나는 새들의 머리위에서 날아오른다. 그것이 은 제국의 핏줄이다. 그런 이들에게 동정이라? 어불성설이다.
"제국의 위명을 더럽히지 않는 한 처벌하지 않는다. 참으로 자비로운 제국입니다."
이 말에 야속함과 원망을 담았다. 나는 냉정과 침착을 연기한다. 연기라 함은 결국엔 덧씌우는 것, 한꺼풀 벗겨지면 너무나 감성적인 나는, 분노와 질책으로 언젠가 터져버리겠지. 역으로 생각하자면 이 제국의 위명을 더럽히는 자들을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감히, 어머니와 여제의 나라를 더럽히려 하는 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구역질이난다.
창 밖으로 보이는 훌륭한 경치가 괜스럽게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살살 부는 바람은 그녀가 사랑하는 바다의 냄새를 아른거리며 다가와 커피냄새와 섞여 기묘한 향수를 만들었다. 아마도 이런것에서 오는 감동이 하나 하나가 모여 그녀의 하루 하루를 빛나게 채워갔으리라. 메뉴를 시키고 프란츠와 함께 경치가 잘 보이고 가림막이 있는 곳에 앉는다.
"그러고보니 당분간은 그때... 수치랑 관련된 물건 덕분에 수업이 없다고 하던데 선배님은 따로 계획이 있으신가요? 언뜻 듣기로는 벌써 알뜰하게 휴가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도 들려왔어요!"
사실 그녀로서는 늘 한가한 것에 가까웠다. 학교의 이론은 다른 평범한 학생들처럼 시험기간에 적당히 하다가 벼락치기로 빡세게 한 번 하는 정도였고, 능력은 늘상 발휘되던 터라 일부러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실컷 노래를 부르는 것 만으로도 연습이였기에 할 말이 없었지만 프란츠와 같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지낼지가 궁금했다.
이안: 에히이! 거기서는 비음이 너무 강해. 이 부분의 악센트를 살리려면 무리하게 소리를 내지르려고 하지 말고 차라리 글자 하나 하나 만큼을 강조할 수 있도록 발음을 단단히 하는게 좋아. 이아나: 그렇긴 하겟지만! 그 뒤로 다시 첫 소절로 돌아오는 소리까지 하면 너무 정신없잖아! 정말로 하이라이트가 되는 구간은 따로 있는데 여긴 음을 높이면서 좀 천천히 죽이는게 전체적으로....
아주 그냥 단칼에 잘라버리는듯한 그 말에 질려서 더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세상에,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뭔 말을 하면 왜이리 잘 받아주지를 못하냐. 프란츠같은 애는 만나면 재밌게 놀 수 있는데 말이지. ...물론 오늘 처음 만나긴 했지만요.나는 한숨을 푹 내쉬고 이 차가운 여성분과 더 대화를 하는걸 포기했다. 그래,뭔 얘기를 하겠어. 내가 뭔 말을 하면 칼에 베일것 같이 차갑디 차갑게 얘기하시는 분인데. 하지만 이어진 여성분의 말은 조금 싸늘하게 내 마음에 박혀왔다. 아니,뭐라고? 생긴대로 어린애 입맛이라고? 살짝 열이 올라온다. 이래봬도 스무살 넘긴지 한참 지났는뎁쇼.
"미안하지만 이 몸,4학년에 스무살 넘었습니다요. 그동안 인생의 쓴맛을 너무 많이 봐서 커피를 싫어하는거랍니다. 어린애 입맛이 아니라."
그래,임마. 진짜 힘든 일 많이 겪은 사람은 커피같은거 안좋아해! 커피는 어중간하게 고생한 사람들이나 좋아하는거야,진짜 힘든 일 겪으면 그 일을 잊기 위해서 술이나 단걸 먹지. 난 속으로 툴툴거리고는 다시 포크로 케이크를 한입 떠 입에 집어넣고 살살 녹는 단맛을 음미했다.
...이렇게 조용히,서로 대화 없이 말없이 케이크만 먹으니 너무 분위기가 삭막하다.나는 인상을 살짝 찌푸리고 포크를 입에 물고,포크를 잘근잘근 씹고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바꿔서 마셔볼래?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입에 물었던 포크로 앞에 앉은 여자애의 커피를 가리킨다. 그래,얼마나 쓴지 궁금해서 말이야. 커피를 안마신지 벌써 3년이 지났다구.
그는 평범하게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적당히 쓰고, 적당히 맛있으니까. 마실게 없을때는 담백하게 시키는 것도 괜찮은 느낌이었다. 음료가 나온뒤 그는 커피에 설탕을 넣어 티스푼으로 빙빙 저었다.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보아 조금씩 식히면서 마셔야 할 것 같았다.
" 계획이요? 이론 공부라도 조금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남는 시간이 있다면 그때 조금 놀고. "
이제 4학년이니까, 공부는 열심히 해두는게 좋을 것이다. 이것을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것이 아니었으니 방학 중에도 틈틈히 해왔었고, 이번에도 별 다를 것은 없었다. 그는 아주, 정말 중요한 또다른 일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공부로 때우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는다면.. 말한대로 어디든 가서 놀게 되겠지.
황위계승을 포기했다는 말이 황가에 영향을 주지지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내 어머니나 오라버니,언니가 있기에 쫒겨나지않는것만으로도 다행인 실정이니까. 그렇기에 그러한 사실이 부담스러울수 밖에 없다. 가족사이라고 해도 결국은 빚을 지고있는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어째서 홀로서기가 되지않는 것일까하고 원망스럽기 그지없는 황가의 사정이다. 결국 고고한 존재인척 하지만 스스로의 힘은 부족하기 짝이없다.
그런 상황을 동정받는 것은 더욱이나 그런 눈초리를 찔러버리고싶다.
"황권국가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어느정도의 자유가 백성에게도 존중이 되어야겠지요. 그 자체가 나쁘다고는 할수없어요."
그저, 자신에게 걸림돌이 되는 인간이, 존재가. 증오스러울 뿐이다. 그렇기에 훗날을 위해 그들을 절대로 잊지않고 뇌리에 세겨둔다.
나와 그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황가의 아군으로서 그러한 자들을 싫어한다면, 나는 조금 그와는 달랐다. 내 스스로가 근거없는 소리에 피해를 입어야한다는 점. 그것이 가족에게 빚이된다는 점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러니까, 나는 나의 문제가 먼저. 그렇기에 눈앞에 있는 그도 완벽히 나의 아군이라고 생각하지않는다. 황가라는 체제자체의 아군은 그저 부분집합일뿐이다.
"너무 극단적인것은 결국 스스로 독주를 마시는 것이니까 자중해야하지요."
사실은 극단적인 생각을 버리지는 않고있다. 그것을 드러내는 순간 나는 화투패를 잃은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다른 건 다 넘겨도 어린애 입맛이라던가 그 말은 그냥 못넘기겠나보다. 즉각 반응이 오는 걸 보고 비웃듯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렇게 생겨먹은 쪽이 잘못인거지."
상대는 4학년에 스무살이 넘은 것도 말해주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어려보이는 외모였다. 키도 나와 비슷하거나 작은 듯한 느낌이고. 신입생 같은 모습을 하고 초코 케익에 주스를 마시고 있으니 누거 어리지 않게 볼까. 참나.
그 뒤로 한동안 조용해서 이제야 좀 느긋이 있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종알종알 뭔 말이 그렇게 많은지. 이 조용한 침묵을 즐기며 커피를 마시고, 케익을 먹고 디바이스를 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상대는 이 조용함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끝내 다시 말을 거는 걸 보면.
포크로 내 커피를 가리키며 바꿔서 마셔보지 않겠냐는 물음에 노골적으로 쯧, 혀를 찼다. 마시고 싶으면 사서 마시던가 저게 무슨 말이야. 다시 한번 소리나게 혀를 차곤 차갑게 권유를 거절했다.
"주스 따위로 입맛 버리고 싶지 않거든."
상대가 상급생이고 연상이란 걸 알아도 반토막난 말은 고쳐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당당하고 까칠하게 굴었으면 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