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표정으로 무엇이라 말을 하려다 나는 무언가를 떠올렸다. 그래서 입을 다물어서 말을 멈추었다. 강하윤 씨가 누구의 편을 들든 내가 그에 대해 무엇이라 하면 그것은 제 분수도 모르는 행위였던 것이다. 아무리 강이준을 지옥으로 떨어뜨리고 싶어도, 아무리 그가 바라는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절대로 싫다고 해도...어느 한 사람이 저의 가족을 어떤 식으로 대하는지, 라면.
나는 가족과 행복했고, 가족을 증오했고, 가족에게 복종했고, 마지막에는 결국 가족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리고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했다.
"......"
그런 나에게는 그 어떤 참견도 할 자격이 없었다. 나는 총을 든 손을 내렸다. 동시에 고개도 숙이며 시선을 아래로 향해버렸다.
"...하하..."
작게 헛웃음을 흘리면서 괴로운 듯 눈을 감았다. 죄송하다는 그 말이 누구를 향한 것이든,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권총을 쥔 손이 별안간 살짝 떨렸다.
//갸아아아아 돌아왔습니다아아!!! 와아 이거 센하 진짜로 아무말도 할 수 없..(동공지진)
죄송하다는 그 말. 한마디가 의미하는 것은 상당히 컸을지도 모른다. 지금 바로 이곳에서라면...더욱 더.... 이내 그 자리에 흐르는 것은 침묵이였다. 그리고 하윤은 앞으로 한 걸음 더 걸어갔다. 모두가 총을 내린 상황. 이준에게 하는 말들이 들려왔지만 그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의 딸, 하윤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내 하윤은 또 한 걸음 더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멈춰선 후에, 고개를 숙인채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것은 참으로 슬프고 슬픈 목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전 엄마에 대한 것이 기억이 나지 않아요.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떠올리려고 해도... 떠올리려고 해도... 하지만, 엄마에 대한 것을, 그때 들었을 때... 강한 충격을 느꼈어요. 정신이 멍했고... 엄마를 그렇게 만들고... 저까지 노리는 그 요원들이라는 이들을 용서할 수 없어요. 절대로.. 절대로..!! 하지만...!! 하지만...!!!"
이어 눈물이 섞인 목소리로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이준을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는 정말로 강한 결의가 깃들어 있었다. 이내, 그녀는 평소의 목소리와는 다르게, 정말로 크고 당당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렇다고 해서, 아빠가 하는 방식이... R.R.F가 하는 방식이 옳은 것은 아니에요! 그건...결국, 수많은 이들에게서 소중한 이들을 뺏어간다는 거잖아요! 그런 것을...엄마가 바라나요? 제가 바라나요? 아니야..! 엄마에 대해서 기억은 안 나지만... 어렴풋한 기억이 나요. 엄마는... 엄마는...그런 것을 바라는 사람이 아니야. ...물론, 물론...제가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해서..정말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해서 환상인 것일지도 모르지만...그렇지만...!!"
이내 그녀의 옆에 테이저 건이 전송되었다. 그것은 언제나 그녀가 들고 다니던 그 테이저건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그것을 전송해준 것은 서하겠지. 아주 쉽게 상황판단이 되었다. 이내 그녀는 그것을 쏘았고, 하얀색 광선이, 이준을 스쳐 지나갔다. 이어 그녀는 자신의 손을 올려, 자신의 머리를 쌍갈래로 묶고 있는 리본을 풀어서 하늘로 던졌다. 매우 길고 긴 머리가 그녀의 허리까지 내려왔고, 그녀는 이준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저는, 저의 방식대로.. 아빠도, 그리고 유지부가 원하는 것도 막을 거예요. 그리고, 저만의 방식으로... 그 누구도 피해를 주지 않고 당당하게 법의 힘으로..! 경찰의 힘으로.. 그런 피해자들을 구해내겠어요! 그 누구도 희생되지 않게..!! 그것이 엄마가 바라는 것일테니까. 아빠. ...죄송해요. 하지만...저는 아빠와 함께 할 수 없어요. ....저는, 저는.. 경찰로서의 당당하고 멋진 아빠를 존경했어요. 어릴 때부터, 저를 사랑해주고 언제나 신경써준 아빠를 존경했어요. 저의 머리스타일도 걱정해주면서 추천해준 아빠에게 감사한 것이 많아요. 그렇기에, 아빠를 닮고 싶어, 경찰의 길을 걸었고 경찰이 되었어요. ...그런 아빠에게 죄짓는 것일지도 모르지만...그럼에도 저는 경찰이니까.. 아빠가 말했다시피, 경찰은 그 어떤 악도 용서하면 안된다고 했고 당당하게 나아가라고 했으니까..! 그러니까..!!"
이어 그녀는 제대로 조준을 한 후에 이준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저는 저의 동료들과과 힘을 합쳐서, 아빠를 막고, 이 세상을 바꿔보이겠어요. 강하윤 순경..!! 지금부터 범죄조직 R.R.F의 멤버. 델타. 강이준. 당신을 체포하겠습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발언이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응레스를 부탁하겠습니다. 이것이 반응레스가 필요한 마지막 레스입니다. 명대사 한번 날려주시죠. 멋지게..!(??)
그녀가 느릿히 숨을 삼켰다. 하윤씨의 부탁에 따라, 내키진 않았어도 총구를 바닥에 처박으며, 시선은 여전히 델타를 향한 채로. 그녀가 어떤 결정을 내리던 그녀는 하윤의 선택을 비난하지 않았을 것이다. 부모를 잃은 슬픔이, 그리고 그 복수심이. 정말로 깊게 이해가 되었으니까. 하지만 당신의 결정은 틀렸고, 하윤씨의 선택만이 남았으니. 그녀가 조용히 제 입 안의 연한 살알 씹어냈다.
“ 하윤씨, 고마워요. “
어딘가 막힌듯 갈라진 목소리가 툭 흘러나왔다. 허리께까지 내려오는 그 머리칼을 보며, 희미한 미소를 머금었다. 우리는 경찰이었고, 우리의 사사로운 감정은 접어야했다. 감히 그 복수를 드러내선 안됐고 속으로 삼키고 억누르며 그 본분을 다해야했다. 바보라서 그런 것도 아니었으며 방법을 몰라 그리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우리는 경찰이니까. 그 이유 하나만으로 이곳의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숨겨야 했었다. 하지만, 당신은 그러지 못했지.
“ 이게 바로 당신과 우리의 차이점입니다. 아시겠어요? 범죄자와 경찰의 차이라고. “
하윤이 그를 조준하는 걸 보며 유혜 또한 미소를 삼키며 다시금 총을 들어 델타를 노려보았다. 총구는 다시 델타를 향하며, 그렇지만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띄워진 채로.
“ 우리가 바봅니까. 우리도 사람 죽일 줄 알고 복수심에 불타기도 해요. 그렇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똑같은 놈이 되기 싫으니까, 적어도 나는 그래선 안되니까. 내 가족이 그놈들과 똑같아진 나를 보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
>>703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실리아주의 이미지는 뱁새로 고정되는건가요? 음..크로스오버 진행이라..아마 스토리가 끝나고 제가 사이드 스토리와 Case 19 예고편을 쓴 후에 바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Case 19입니다. 아무튼...오늘은 제 체력을 다 불태워보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