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닉시는 돌아갔습니다. 지령을 받았지요. 여기는 산림이기 때문에 상점이랑은 그다지 가깝지 아니하기에 스피드가 생명이기도 하니까요. 밀어내는 힘이 강해서이기도 하고, 외부 영향을 꽤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몸이다 보니 약간 찌릿찌릿한 듯한 느낌을 느끼고는 그녀는 머리카락이 엉망이 되는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정말로...기분나쁜 감각을 느끼지만, 기묘한 감각으로 반짝반짝하는 듯한 돔을 보고는 나무에 부딪치려는 순간 쑥 들어가버리려 합니다.
어차피 여기선 날아다니던 뭘 하던 상관 없으므로. 아연의 위로 향해 거기에서 쾅 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빠르게 추락하듯 떨어져내리려고 합니다. 테이저건과 함께요. 어차피 고통이란 그런 것 뿐이지요. 가볍지 아니하지만 무감각할 수 있는 것. 언제나 아프지요.
상황은 급박하게 바뀌었다. 유혜의 오버 익스파가 바뀌었고, 모두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이내 아연은 나무로 끌려갔고 거기에 붙었다. 당황한 그녀가 몸을 빠르게 움직이려고 했지만 몸은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나름 피해보려고 했지만 다른 이들의 공격적 서포트가 있었기에 그것은 회피하기가 힘들었다. 이내 총탄이 아연에게 명중했고 피가 살짝 튀었다.
"아아아악!!"
갑자기 돌변해버린 분위기 때문에, 그녀는 크게 당황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이렇게 역전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일까? 메이비의 공격도, 타미엘의 공격도 제대로 먹혀들어갔다. 그리고 총탄에 맞은 것 때문일까. 그녀의 익스파가 해제되었고 막은 물론이고 연구원 한민 역시 다시 땅에 털썩 쓰러졌다. 생각보다 빠르게 끝이 난 상황. 하지만 그것에 신기해할 틈은 없었다. 어서 체포를 해야만 했으니까....
하지만, 그때 근처 나무 하나가 뒤로 넘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서장, 아니.. R.R.F의 멤버 델타인 '이준'이었다. 두 손에 녹색의 막을 깔고서 그는 빠르게 뛰어와서는 단번에 아연의 앞에 섰다.
"데, 델타 님..! 여, 여긴 어떻게..!"
"...후퇴하도록. 아연 양. 아직 자네를 잃을 순 없네. ...자네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말이야."
"하, 하지만..."
"...명령이네."
상당히 냉철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아연에게 지시를 내리자, 아연은 분하다는 듯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아롱범 팀에게 두고보자는 말과 함께 빠르게 후퇴했다.
어찌보면 아롱범 팀에게 있어선 최악의 상황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지금 그들의 앞에 선 것은 다름 아닌, 이준의 모습이었으니까. 이번에도 저번처럼 아롱범 팀이 상대하던 익스퍼를 체포되지 않도록 막은 그는 아롱범 팀을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처음부터 저 연구원을 제거했으면 좋았을 것을.. 시키지 않은 짓을 할 줄이야. ....골치가 아프군. 뭐, 좋아. ...잘들 지냈나? 아롱범 팀."
그의 목소리는 다름 아닌 아롱범 팀을 향하고 있었다. 아주 여유로워보이지만, 그럼에도 그의 자세에서는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서하와 하윤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제목이 저렇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이것이 이유..! 이준의 등장입니다. 물론 제압전은 아니지만... 전에 못다한 이야기라도 마음껏 해보시죠..(??) 물론 덤벼도 상관은 없긴 합니다만...? 아무튼...반응레스를 받고 오늘은 여기서 끊도록 하겠습니다!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에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노골적으로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었다. 한 때는 우리의 서장이었겠지만, 지금은 더러운 범죄자다. 우리의 적. 나는 이를 으득 갈았다. 눈앞에서 태연히 인사를 건네는 강이준은, 우리를 배신한 인간이다. ...뭐, 나도 똑같은 인간이라고...? 웃기지 마.
"하, 이 상황에서 안부 인사야? 그래, 덕분에 아주 잘 지냈어. 당신은 어때?"
일그러진 미소를 옅게 지으면서 대답하였다. 손에 들고 있던 권총의 총구를 그 인간에게로 똑바로 향하였다. 아아, 역시 망설여지지 않는다. 저 인간을 짓밟을 것이다. 무참하게 짓밟을 거야. 저 인간의 딸인 강하윤 씨가 본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어차피 나는 7살 때 모친의 죽음을 보면서 웃었는 걸? 그래, 어설픈 정은 버려야 해.
"뭐, 그래서 얼마나 대단한 계획이길래 이렇게도 열심이신 걸까. 어차피 다아 망할텐데 그런 노력 소용없는 거 아냐? 하하, 당신 같은 사람을 보면 언제나 웃기단 말이지."
냉소하다가 나는 표정을 무표정으로 차갑게 굳혔다. 이를 다시금 으득 갈았다.
"...딸 앞에서 아주 잘 하는 짓이다, 당신."
그치? 덧붙여내면서 싸늘히 노려보았다. 뭐...굳게 믿고 있었던 가족에게 배신 당하는 기분은 잘 알지만. 나는 무심코 다른 손으로 제 피어싱을 만지작거리다 도로 손을 내렸다. 그렇지? 히라카와 하나.
애초에 여러분들은 내일 스토리 끝난 후에 바로 크로스 오버 스레로 넘어가서 바로 또 짧게 진행을 이어갈 거예요.(끄덕) 네. 시공을 넘어서 저쪽 스레의 세계관으로 갑니다. 여기서 주의할점은... 해리포터가 소설이긴 하지만..저쪽 세계관으로 가서 소설 속 세계 아니야? 이런 식으로 말하는 행위는 하지 말아주세요. 아무래도..그것은 지켜야 할 것 같고 말이에요.
그녀의 하루가 행복으로 시작하여 행복으로 끝난다는 말이 과언은 아니었을 것이었다. 오늘도 제가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 받은 초콜릿맛 막대사탕을 입안으로 굴려내며, 그녀는 센하가 지내고 있는 사무실 앞 벽에 몸을 기댄 채로 이따금 고개를 쓱 내밀며 그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화이트데이와는 별개로, 그를 만나고 싶었으니까. 차마 부끄러운 속마음을 내비치진 못한 채 그녀는 빼곰 제 얼굴을 내밀어 그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 나보다도 요리를 잘 한다니까. ”
문득 화이트데이 선물로 전달했던 사탕들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몇 번의 실패 끝에 성공한 사탕들이었지. 실패물들은 모조리 그녀의 냉장고로 쳐박힌지 오래, 이따금 꺼내 먹다보면 나름대로 맛은 있었다만 너무 달거나 모양이 흉측한 것이 대부분이더란다. 그렇게 다른 잡생각에 빠져 시선을 바닥에 떨구고 있기를 몇 분이나 지났을까. 이제 슬슬 올 때가 된 것같은 마음에 그녀는 다시금 자세를 고쳐 벽에 등을 기대 팔짱을 껴내었다. 오래 기다린 티를 내고 싶지는 않았던걸지, 허리가 아파올 것이 분명함에도 아랑곳 않고 고개를 까딱이며 무료한 시간을 하염없이 흘려내고만 있었다.
“ 언제 올까... ”
지치진 않았다. 너를 기다리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기뻐졌으니까. 반쯤 녹아 작아진 사탕을 다시금 입 안에서 굴려내며 그녀가 느릿히 제 고개를 들었다.
음..여러분들에게 정보를 준다고 한다면...여러분들의 캐릭터가 마음 고생을 하는 곳은 Case 19ㄹ 끝! Case 20부터는...5월부터 이어지긴 하겠지만... 정말로 별 거 없이 쭈욱 이어질 예정이기도 하고 말이에요! Case 20, 21, 22는 하나의 긴 에피소드를 3부로 나눈 것이기에..(끄덕)
그리고 엔딩의 날짜가 확정이 되었습니다. 7월 22일에 스레는 엔딩을 맞이하게 되겠습니다.
에....엄....한번은 나타날지도요...? 아..아마도....? 몰라요. 저 이 스레 끝나면 뭐할지... 또 다른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고, 그냥 익명체가 되어서 돌아다닐지도 모르고, 난민이 될지도 모르고 어디 스레에 소속될지도 모르고.에잇..! 4개월뒤에 제가 어떻게 될진 나도 모른다..!
퇴근 시간이었을 때, 나는 내 이름이 적힌 새하얀 상자를 금이야 옥이야 소중히 안은채로 방에 들어갔었다. 안에 들어가서 또 다시 상자의 덮개를 열어 그 안을 멍하니 바라보았었던 것이다. 행복한 웃음이 멈추지 않았었더라. 그 때 비로소 깨달은 것이었다. 나라는 인간도 그런 평범한 모습을 보일 수 있구나, 라고.
곰돌이 모양 사탕과 하트 모양 사탕. 두 가지의 사탕을 골고루 담은 조그마한 병을 들고 나는 밖으로 나섰다. 주머니에 넣은채로 원하는 때라면 언제든지 하나든 둘이든 꺼내서 입에 넣을 수 있도록. 밖으로 나간 이유는 요리를 할 재료를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버터쿠키를 요리할 재료. 저번에 유혜에게 언젠가 맛있는 버터쿠키를 주기로 약속했으니까. 눈을 가늘게 뜨면서 나는 버터쿠키의 재료 고르기에 심사숙고하였다. 이따금씩 유혜가 만든 사탕의 달콤함을 맛보면서 나는 마트에서 나와 다시 서로 향하였다. 곰돌이 모양 사탕을 바라보다 입에 넣으면서 생각하였다. 역시 아깝다.
서에 들어가서 층을 올라갔다. 익숙해진지 오래인 발걸음으로 느긋하게 저의 방으로 돌아가는데, 그 근처에 있는 사람을 보고 무심코 "어라"하는 소리를 내었다. 유혜였다. 그녀가 내 방 근처에 서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궁금증도 잠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얼굴을 보고 이내 깨달았다.
"뭐야, 기다릴 거면 미리 말해놓지 그랬어. 더 빨리 올 수 있었는데..."
유혜게 다가서고 말하면서 미안하다는 듯이 말끝을 살짝 흐렸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행복한 감정이 들어서, 옅은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아무튼 어쩐 일이야? 화이트데이라서?"
태연한 목소리로 물어보지만 네가 먹는 막대사탕을 보고 멋쩍은 듯 괜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볼을 긁적이는 내 모습은 본내를 알려주고 있는 것 같았다.
얕은 잠에서 깨어나버린 강준은 짜증스러운 표정이였다. 이게 도대체 며칠 째인건지. 새벽이 될때마다 매번 잠을 방해받아, 그는 정말 피곤하게 보였다. 옆에서 누워있는 원인을 쳐다본다. 방이 따로 있었으면 이런 건 안 봐도 될텐데. 얼굴을 가리고 허리를 한껏 구부려서 움츠린 자세로, 꿈에서 뭔가에 깔려 죽어가는 건지 뭔진 모르겠지만, 힘들게 끙끙거리며 식은땀을 흘리기에 보는 사람이 다 안쓰러워 보일 지경이였다. ...동생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는건 본인도 싫어 할 것이다.
정말 귀찮다는 듯이 신경질적으로 제 머리카락을 마구 헝큰다. 그리고선 버릇처럼 형의 팔뚝을 살짝 터치하려한다. 하지만...
'뭔가 이상해...'
무언가에 막혔다. 아니야, 통하긴 했지만 효과는 금세 사그라들어 무용지물로 돌아가버렸다는 느낌. 이라지만 이런 일은 전혀 없었다고...! 얼이 나가 형의 뒷통수를 쳐다보고 있자니, 형의 목소리였지만, 어째선지 울먹이고 있는 웅얼거림이 들려왔다.
"죄송합니다...! 제가 윽... 잘 못했어ㅇ... 미안해... 비겁하게... 나는... 그때..."
떨리는 목소리, 거칠게 들이내쉬는 호흡, 등이 가늘게 진동하고 있어서 차마 건들지 못 하였다. 발작하듯 사과를 쏟아내는 권주를 보고. 강준은 그저 멍하니, 그곳에 주저 앉아있었다.
"나...나는... 그날, 나는... 어째서 죽지 않... 이건 잘 못됐..."
의미를 모르겠어. 도대체 무슨 꿈을 꾸고있는거야. 어째서저런 말을 하는 영문을 모르겠다고. 전에는 이런 적 없었었다. 그냥, 조금 꿈을 험하게 꾼다고만 생각했는데. 형이 하는 실언들을 고스란히 듣고 있다가 어느 순간에 황급히 그의 어깨를 흔들고 소리를 질렀다.
"일어나! 형! 정신 좀 차..."
그러나 깨우려고 하자마자 스르륵 일어나는 자신의 형을 보고 더더욱 당황해 버린다. 권주도 갑자기 다급하게 깨운 것 조금 당황했던건지 잠시 텅 비어버린 눈으로 강준을 바라보다 금세 뭐라 말을 꺼냈다.
"권강준...? 갑자기... 왜?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아... 그게... 아무것도 아니야... 깨워서 미안."
너무나도 태연자약한 반응. 방금 덜덜 떨던 그 사람이 맞았던걸까? 눈 앞의 남자는 평소의 그 형이 맞아서, 오히려 위화감 까지 들었다. 강준은 얼떨결에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
"그냥... 조금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아니야, 그냥 바람이 창문이 부딫치는 소리였나봐."
"뭐야... 진짜 아무 일 없는거야? 다행이네... 그건 그렇고 더 자둬. 새벽에 깨어있으면 하루종일 피곤하니까."
그렇게 말하고서는, 권주는 일어서서 욕실로 향하였다. 기억을... 못하는건가? 강준은 그런 형의 뒷모습에 대고 뭐라 말을 하려다, 그냥 입을 다물어버렸다.
기다림의 끝에 들려온 그의 목소리에 그녀가 고개를 들어 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았다. 의도하지 않아도 떠오르는 밝은 미소와 함께, 그녀는 역시나 저와 같이 미소를 띄우고 있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느릿히 제 입술을 떼내었다.
“ 그냥, 놀래켜주고 싶었는데. ”
그녀는 그리 말하며 제 어깨를 으쓱였다. 제대로 놀래킬 심산이라면 이 근처 어디에 숨어있다가 왁 하고 튀어나오면 될 일이었다만. 그렇게 대놓고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으니 놀래키고 싶었다는 말은 어딘가 앞뒤가 들어맞지 않는 것같기도 했었다. 어떠한 계획도 없이 그저 네가 보고싶어 온 것이었으니 별다른 이유가 있었을까. 멋쩍은 듯 제 목덜미를 긁적이던 그녀가 다시금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겸사겸사, 보러 왔어. ”
차마 보고 싶어서라는 말을 꺼낼 수는 없었던걸지 그녀가 제 볼을 긁적이는 센하를 바라보며 옅게 미소를 지어올렸다. 다만 제 귀가 조금 밝게 달아올랐으니 그 속마음을 눈치 챘을 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그러고는 그야 말로 어디를 다녀왔던건걸지 궁금해진 그녀가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으며 질문을 던졌다.
“ 그런데 어디 다녀온거야? 손에 들린 건? ”
사실 하고 싶은 질문은 산더미였다. 제가 준 사탕은 어땠는지, 맛은 있었는지, 마음에는 드는지, 제 편지를 읽어 보았는지. 그 생각을 하자 별안간 얼굴이 조금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지는 그녀였더라. 아무래도 몇 번이나 글씨를 고쳐쓰며 결국에 완성해낸 그 편지가 조금 부끄러워지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다만, 조금 의미를 더하고 싶은 마음에 그랬던 것이니 후회는 없으면서도.
“ 사탕은 어때? 직접 만든건데. 맛있었어? ”
동시에 제 입안에서 퍼져나가는 달콤한 맛에 살풋 미소를 떠올리며, 그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평소에는 울릴 일이 없던 휴대전화에 낯선 전화번호가 내비친 그 순간에, 차라리 그 불행을 직감하고 현실로부터 도피했다면 어땠을까. 그 전화를 받지 말고 은연 중에 느낀 불행에게서 도망쳤다면 어땠을까. 그녀가 느릿히 제 눈을 감았다. 후회로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었기에, 그녀는 말 없이 숨을 삼킬 뿐이었다.
*
“ 전혜정 씨 따님 되십니까? “
그 이름을 들은 것이 너무도 오랜만이라 하마터면 ‘그 사람이 누구인데요?‘ 라는 바보 같은질문을 던질 뻔 했더란다. 다만 그 이름의 주인이 누구인지 기억하는 일은 수 초도 걸리지 않아, 그녀는 가라앉아 축축해진 목소리로 긍정의 대답을 내놓을 수 밖엔 없었다. 그 낯선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예사롭지는 않았기에, 그녀는 열심히 두드리던 컴퓨터 자판에게서 손가락을 떼내고야 말았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11시 29분의 축축한 공기와, 그 남자가 들인 무거운 공백과, 그리도 따사롭던 햇살과 푸르던 하늘을 그녀가 어찌 잊을 수 있었을까.
“ 사망하셨습니다. “
순간 심장이 덜컥이며 제 기능을 멈춘 것만 같았다. 머리는 멍해졌으며 귓가에는 알 수 없을 소음이 떠돌아 그녀의 정신을 헤집어놓았고, 도저히 생각이라는 걸 이어갈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보호자, 어려움, 전달, 사고. 단어들이 어지럽게 머릿 속을 떠다녔지만 그녀는 그 어떠한 말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져 휴대전화를 쥔 손을 제 귓가에서 튕기듯 떼내어 통화 종료 버튼을 몇 번이나 반복적으로 눌러댄 뒤에야,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울컥 치미는 눈물을 떨구는 수 밖에는 없었다.
그렇게, 다시 한 번 겪은 죽음은 결코 아름답지 못했다.
지병을 앓고 있긴 했지만 건강한 사람이었다. 이제 겨우 50대 후반이 된 여자였으며 당신이 앓고 있던 지병이라 해보았자 그다지 큰 병도 아니었다. 그랬기에 솔직히 솔직하게 말해서, 저보다도 오래 살지도 모를 여자라 생각했다. 그런데, 당신은 왜 허무하게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낸건가. 구토감이 몰려와 그녀가 제 입을 틀어막았다. 제 위에 집어넣은 음식물도 없었지만 제 몸을 끊임 없이 역류하는 저것이 무엇일지 의문이 피어오르더라. 바닥에 다리를 굽혀 주저앉아 입을 틀어막았지만 그 시리게도 아플 감정은 그대로 그녀의 몸 밖으로 흘러내리고야 말았다.
*
“ 병원으로 호송 되시는 사이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저희가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
신고가 늦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살 수도 있었지만 당신은 죽었다고 했다. 누군가가 당신을 발견해 조금만 더 빠르게 신고를 해주었다면 지금쯤 당신은 멀쩡히 살아있을 수도 있을 일이었다. 의사는 조심스럽게, 수사를 요청하겠냐고 물었다. 웃기는 일이었다. 그녀 자신이 경찰이었는데, 자신의 직업이 경찰이었는데. 우습게도 제 가족을 죽인 이는 찾지를 못하고 있었으니. 당신의 시신은 영안실에 있다고, 제 앞의 남자는 수 없이 반복되어 결국에 무뎌진 그 목소리로 말을 마쳤다.
차를 타고 거의 한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한 병원에서. 그녀는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머리를 감싸고, 울음을 토하고, 결국에 엄마라는 단어를 수 없이 불렀다. 당신을 없는 존재로 치고 살겠다 다짐한 저였는데 왜 정작 당신이 제 곁을 떠나자 그리도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파온건지 그녀 스스로는 전혀 알 길이 없었다. 이제 진짜로, 당신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마냥 그저 울음부터 터져나오더라. 그렇게 미워하던 당신인데도 막상 그 소식을 접하니 머리가 멍해지더라. 그녀는 처음부터 증오로 옭아진 관계라 생각했는데, 우습게도 당신을 잃고 나니 그 어떠한 말도 나오질 않더라. 그저 막힌 목을 손으로 조이며 어떠한 단어라도 내뱉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에 흐르는 건 사람의 것이 아닌 울음이더라.
*
마지막으로 갔던 게 아마도 작년 1월 즈음이었던가. 흐릿한 기억을 헤집어 도착한 당신의 집은 너무도 차가웠다. 무거운 철문이 열리는 순간부터 자신을 엄습해온 썰렁한 공기는 정말 이것이 평범한 가정집의 공기가 맞는 것일지 의심스러웠고, 모든 걸 포기한 눈망울로 둘러본 당신의 집안은 정말 최소한의 것들로 차들어 간결하고도 단조로웠다. 그나마 집안에 생기를 북돋아주는 것이라곤 당신이 아끼던 화분 두어개였으니. 생명이 마르는 회색빛의 집안을 몇 번이나 서성이며 그녀는 당신의 온기를 찾으려 안간힘을 쏟아내었다. 거실 하나에 방과 화장실이 하나씩 딸린 작은 아파트에서 살아온 당신의 흔적들을 되짚어보니 그녀의 얼굴에 헛웃음이 절로 떠올랐다. 잘 정돈 된 이불들과 기타 식기들, 거의 텅 비어버린 냉장고와 식탁. 그 사이에서, 그녀는 당신이 왜 우리 가족의 가족사진이 끼워진 액자를 그리 소중히도 보관해놓은 것인지 이해가 가질 않아, 그 액자를 부여잡고 바닥에 주저 앉아 버렸다.
당신이 깨부숴버린 행복을 왜 당신이 그리워하고 있는건지, 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어 반쯤 열린 창문틈으로 살랑이는 봄바람에 얼굴을 파묻어 액자를 품에 안고 한참이나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는 그녀였다. 당신을 이해할 수가 없었고 당신을 이해하고 싶지 않았었다. 하지만 당신은 내 곁에 없었으니 이제는 당신을 이해하고 싶어도 이해할 수가 없겠구나. 그녀는 지나온 과거를 저주했다. 자신을 저주했고 당신을 저주했다. 끝까지 자신의 인생을 바닥으로 구겨버린 당신을 원망하며, 하늘에게 빌었다. 모든 업보는 제가 질테니, 당신을 한 번만 만나게 해줄 수는 없겠느냐고.
당연히도, 신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
거실 한 가운데 전시된 액자에는 딱딱히 굳은 채로 꽃다발을 안고 있는 경찰대학교 졸업 때의 자신과, 그 옆에서 조금 떨어진 채 역시나 굳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당신이 있었다. 당신은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과거의 당신을 저주했을까, 후회했을까. 조금이라도 용기를 내보려했을까, 지나온 과거를 쉬쉬하며 묻으려 했을까. 이제는 알 수 없을 일이었다.
다음생에 당신이 태어난다면, 그녀는 당신이 자신의 딸로 태어나주길 바랬다. 나는 적어도 당신보다는 좋은 엄마가 될테니, 내게도 당신에게도 다음생이 있다면 당신은 나의 딸로 태어나주길 바라.
타미엘주: 어...음.. 타미엘도 해피..? 타미엘:(목에 걸린 목줄을 보여준다) 이런 걸 차고 있는데요? 타미엘주: 넌 인생의 승리자잖아! 능력도 현실에서 가질 기회 온다면 바로 캐치할 정도로 지젼 쩌는 거지... 잘생기고 멋지고 아무튼 무슨 칭찬을 해도 모자랄 것 같은 애인도 있지... 타미엘: .....(맞는 말이긴 한데. 과거가 그래서 영 그럼)
Case 1 범인 형탁: 3 Case 2 범인 지현: 3.5 Case 3 범인 시호: 6 Case 5 범인 강우: 4 Case 6 범인 희진: 5 Case 7 범견(?) 렛쉬: 9 Case 8 범인 한올: 9 Case 10 범인 태훈: 19 Case 11 범인 찬기: 21 Case 12 범인 오진: 24 Case 13 범인 해문: 30 Case 16 범인 이름 불명: 45
R.R.F 소속 알파: 48 R.R.F 소속 베타: 45 R.R.F 소속 감마: 53 R.R.F 소속 델타: 640 R.R.F 소속 그 분: 820
'그냥, 놀래켜주고 싶었는데'라니, 정말로 그럴 생각이었다면 어딘가에 숨어있기라도 하는 것이 통상이 아니던가. 짐작건대, 무슨 말로 대답할지 궁리하다 결국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으로 튀어나온 것일테다. 그런 유혜의 모습도 나는 좋기만 해서, 무심코 내뱉은 실소조차도 그녀를 향한 애정으로 가득차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허, 그렇다면 유감이네. 그야 나, 조금도 놀라지 못했거든."
나는 그 장난스럽게 그 장단에 맞추어주기로 하였다. 다소 짓궂은 목소리로 대답을 건네주고 나니 목덜미를 긁적이던 유혜가 다시금 나를 보며 입을 연 것이다. 겸사겸사 보러 왔다고. 부드럽게 들려오는 그 말에 잠시 시선을 피했던 나는 그녀를 다시 안 볼 수가 없었다. 옅은 미소를 짓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아, 어떻게 하면 사람이 이렇게도 사랑스러울 수 있는 걸까.
"아, 이거 말이지."
유혜의 질문에 무표정으로 돌아와 눈을 가느다랗게 뜨면서 비닐봉지를 든 손을 살짝 들어올렸다. 이런 것에 대해 자연스레 궁금증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일테다. 나는 그 비닐봉지를 잠시 살짝 흔들면서 무덤덤하게 답했다.
"별 거 아니야. 버터쿠키 재료. 다시 만들어보게."
그것의 의미를 알리는 것은 유혜의 판단에게 맡겼다. 뜻을 알아챈 그녀의 표정이 조금 궁금해지기도 하였다. 부끄럽게 얼굴을 붉히려나, 아니면 밝은 웃음을 터뜨리려나. 애인으로서의 유혜의 모습은 본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짐작해내기가 다소 어려웠다. 하지만 그런 예상치 못한 모습들로 이따금씩 놀라고 싶은 것도 진심 중 하나였다. 놀라고 또 놀라다가 어느새 녹아들어서 너의 모든 모습을 향해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겠지.
비닐봉지를 든 손을 도로 편하게 내리자 또 다른 질문이 날아왔다. 사탕은 어때? 직접 만든 건데. 맛있었어? 맛있다고 즉시 답하려다가 나는 심술궂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글쎄, 어땠을 것 같아? 두 종류 모두 먹어봤는데, 한 번 숨김없이 냉정하게 평가해볼까. 내가 때에 따라 얼마나 정이 없어지는지, 10년이나 봐왔는데 너도 잘 알지?"
물론 그런 모습은 미성년자 시절 때는 가뭄에 콩 나듯이 조금씩 보이고ㅡ그 때는 대부분 실수였다ㅡ 경찰대 때는 가끔 일부러 보여서 사실상 오랜 세월이 무색하게도 조금이다. 뭐, 올해 이곳에서 만나고 난 다음에는 출동시의 여러 사태들 때문에 결국은 적나라하게 드러내버렸지만. 아무튼 나는 이내 온화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유혜를 돌아보았다.
"그래서 내 평가는, 맛있었다는 거야. 예전에 만든 적이라도 있어? 오늘 몇 개나 먹었는지 몰라...책임져야지, 너."
일부러 살짝 볼멘소리를 했다. 그러다 다시 평소의 무표정과 분위기로 돌아오면서 "많이도 만들었더라. 응, 편지도 잘 읽었고..."라 덧붙였다. 끝을 살짝 흐린 것은 무심코 그런 것이었다. 갑작스레 그 편지의 내용을 처음 보고 느꼈던 감정이 다시 덮쳐와서. 나도 모르게 조금 슬픈 미소를 지었던 것 같다. 그 슬픈 얼굴을 어서 지우면서 나는 넌지시 물어보았다.
"그러고 보니, 그건 어때?"
당연하지만 유혜가 먹는 사탕에 관한 이야기다. 달콤한 맛을 즐기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뻔히 보이면서도 괜히 웃으면서 물어본다.
//갸ㅏ아아 유혜주 일상 내일 ㄴ마저 이어도 좋을까요? ;ㅅ;(도게자) ㅇ않이 왜째서 갑자기 눈이 막 감기지...,.(흐으릿) 죄송합니ㅑ다ㅏㅠㅠㅠ
>>181 (동공지진) 즐거웠던 것이 너무 많아서 답하기 힘든데 으음... 천천히 써갈게요!
음... 이걸 말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익스레이버는 제 첫 어장에 가깝습니다 ㅠㅠㅠ 네, 완전 생초보로 들어와서 이것저것 잘 모르고 우왕좌왕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중간에 제가 몇 주간 오지 않았을 때 사실 계속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개학과 숙제 이것저것 겹치다 보니 제대로 못들어오고 그냥 지켜보기만 햇던 것 같아요 ㅠㅠㅠ 그리고 지은이가 제 마음대로 안 돌려지느 ㄴ것 같고... 잠수 타는 것도 너무 죄송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어요 ㅠㅠㅠ (지은 : 아니 왜 내 탓해??) 그래서 몇 주만에 용기내어서 돌아왔을 때 사실은 조금 걱정되었거든요... 근데 여러분들이 막 반겨주시고 그러셔서 엄청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지은이 독백도 쓰고 돌려보니까 익숙해지고 지은이 너무 애정하고...(사랑해 지은아!!) 그리고... 스토리때 그 지하철에서 능력써서 사람들을 구했을 때 엄청 즐거웠습니다! 활약하는 기분도 잇고 흐음... 아무쪼록 기뻤어요! 잡담할때 여러분들이 격려해주시는 것도 너무 좋고, 다들 사랑합니다! 네, 이상 제 주저리주저리입니다ㅠㅠㅠㅠ 말이 길어졌네요. 여러분 모두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D
지하철이라고 한다면... 그 입자 능력자를 말하는거군요. 여러모로 위험천만한 화였죠..! 음..음..그러하군요..! 이런 진솔한 감상은 정말로 뭐라고 해야할까..엄청나게 좋습니다..(엄지척) 음..음...(끄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이렇게 엄청난 답변이 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었는데..!!
으음... 유혜는 그 상황을 회피할 것 같아요. 저때문에 누군가가 희생되는 걸 원하지 않고 사실 좀 모순적인 도덕의식을 가진 아이기에, 제 행위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아이기도 해서... 진짜 막 죽을 정도로 다치게 하진 못하고 회피를...!! 물론 팔다리에 총을 맞는 정도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약간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그렇지만 모순적이게도 미소를 담은 얼굴로 유혜가 대꾸했다. 그런 짓궂은 모습까지도 사랑스럽고 행복할 뿐이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 이내 제가 던진 물음에 제 손에 들린 봉투를 흔들이며 덤덤히 대답하는 그의 목소리에 그녀가 옅은 미소를 비추어냈다.
“ 버터쿠키? 전에 내가 다시 만들어달라 그랬던 거 기억하는거야? ”
그녀가 제 고개를 숙이며 입가를 손으로 가려냈다. 저도 모르게 비추어진 미소를 밝게 지어내며, 그리도 밝을 수가 없을 웃음을 흘리는 그녀였다. 그저 그런 네 모습 하나하나가 너무도 사랑스럽고 고마워서, 이런 네가 제 곁에 있어주어서. 그녀가 다시금 고개를 들며 밝은 미소를 피우며 그를 바라보았다.
“ 잘 알지, 그래도 진짜 열심히 만들었는데. ”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어린아이가 삐진 것마냥 말끝을 흐리던 유혜가 제 뒷목을 느릿히 문질렀다. 사탕을 완성하기까지 세 번이나 실패를 했던 것, 그리고 그 때문에 집안에 한동안 단내가 진동을 했던 것은 굳이 말하지 않기로 마음 먹는 그녀였다. 어딘가 긴장한 듯 진지해진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그가 내릴 평가를 기다리던 그녀는, 이내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밝은 미소를 피어올렸다.
“ 아, 진짜. 나 긴장했잖아. 맛있었다니 다행이다, 그 사탕 만든다고 세 번이나 실패했었는데. ”
긴장이 풀린걸지 행복한 미소를 머금은 그녀가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어 그에게로 다가갔다. 어딘가 볼멘소리를 내던 그의 얼굴에서 어딘가 슬픈 미소를 엿보았기에, 편지를 보았다는 그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그녀가 제 손을 맞잡았다.
“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가장 잘 표현할 말이 그 말밖엔 없는 거 같아서. ”
그닥 좋지 못한 일본어 실력으로, 열심히 써낸 한 문장이었다. 조금 더 장황하고 아름다운 문장들로 채우고 싶었지만 그 간결한 문장으로도 그를 향하는 마음은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녀는 밝게 미소를 피어올리며 그와 눈을 맞추었다.
“ 너무 맛있어, 진짜 너무 행복했는데. 꽃다발 모양인 것도 그렇고, 편지도 그렇고. 센하도 보면 참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
굳이 ‘안’이라는 글자도 써넣고 말야. 장난스레 그를 바라보며 대꾸하는 그녀의 얼굴에 그와 같은 미소가 피어올라 있었다. 그의 미소를 보며, 행복해진 감정으로 천천히 그의 손을 잡았다. 얼굴이 조금 붉어지긴 했지만,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겠지. 차마 맞잡지는 못하겠던지, 그녀의 손이 그의 손등을 가볍게 감싸쥐었다. 다만 그것만으로도 감정이 격하게 몰아쳤던걸지 어딘가 긴장한 듯 느릿히 숨을 내쉬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첫 연애를 경험해보는 사춘기 소녀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었더라. 그녀는 시선을 돌려 그에게서 시선을 옮겨내며 남은 한 손으로 제 볼을 긁적였다.
“ 으응, 뭐. 그렇다고. ”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는 것도 힘들다니까. 어딘가 부끄러워 진걸지 쉽사리 시선을 돌리지 못하는 그녀였다.
기억나던 사건은 렛쉬랑 첫 만남... 손 쓸새도 없이 일가족이 살해되던게 뭔가 안타까웠고. 그리고...음... 언급해도 될까요? 그 전에 꽤 초기에 냈던 사람이 개인사정으로 그만뒀을때랑 그 캐의 연인도 시트를 내렸던 일이였었죠. 그냥, 뭐라 위로해주고 싶었는데 그냥 보내버려서 슬펐던 기억이 나네요...
>>197 아.. 그 사건... 그건 그냥 시작부터 일가족이 살해가 되었지요. (끄덕) 그만큼 한올의 잔혹함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습니다만..그리고 그 두 사람 말이군요. ...음... 안타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죠. 아마 둘 다 버티기 힘들었을테니까요. 어쩔 수 없지요. 그건..(토닥토닥)
>>205 서장님은 초기에도 빌런으로 나올 예정이었냐고 한다면..... 네. 빌런 예정이었습니다. 다만 서장님은 초기안과 큰 차이는 없어요. 거의 초기안과 비슷한 느낌이랍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초기 서장님은 엄청 냉철한 사람이었답니다. 진짜 딱 딱 자르는 사람. 그리고 원래 능력은 유나가 가지고 있는 그 능력이였답니다. 사실 지금처럼 되게 알고보니 피해자..그런 것도 아니었고 그냥 악당이라는 느낌이기도 했고...아무튼 그랬답니다. 아..이것이 결정된 차이인데... 원래는 서장님이 아니었어요. 그냥 상사 간부 캐릭터 중 하나였답니다.(끄덕)
초반엔 키가 정말 크고(앞자리가 2가 넘었던..가?) 담배를 피던 쎈언니에서... 어떤 만화와 모 애니와 모 만화와 모 소설을 보고 아 귀엽고 싶다. 키작고 예쁘고 귀여운데 약간 쿨계 미소녀가 돌리고 싶다! 에서.. 키를 칼질하고(타미엘쟝: ㅂㄷㅂㄷ) 머리카락은 초기에도 길다. 설정이었는데. 갑자기 헤어스타일을 검색하다가 이 머리스타일은 사실 최소 허리까지 와야 얘쁘게 됨ㅋ 모 캐릭터의 머리카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이라서...
처음 지은이는...(흐릿) 경찰보다는 빌런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해서 낸 캐릭터였습니다. 제 느낌상 할리퀸+데드풀이었는데, 총 막 쏘고 다니는 무법자 안티 히어로...(영화를 넘 많이 본듯...) 캐릭터 내려고 보니까 경찰이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급 얌전해진 지은입니다8ㅇ8 (초기설정이면 큰일 남) 그리고 범죄자를 싫어하는 이유도 화상 사건이 아니라 아버지가 범죄자라서 손가락질 받으며 살아서... 였습니다. 음음 ;ㅁ;
>>250 분명 저번 케이스의 인간처럼 은밀하게 숨어서 괴롭혔을 거에욥! 그리고 해결책은 아마도 저번처럼 페인트였을 것 같고요! SS급인 만큼 접촉해도 투명화 안 풀리고 오버 익스파도 분명 지금 보다 효율 좋았겠죠. 허공에 아무도 없는데 갑자기 총알이 날라오고 하늘에서 뭐가 떨어지고 동료들끼리 서로 안 보여서 곤혹스럽기도 하겠죠!
제가 다룬 캐릭터가 엄청나게 많은데.... 또 다시 캐릭터들인가...(동공지진) 음..음......하나하나 찝지 말고..그냥 합쳐서 말을 하자면... 사실..스레주의 눈에는 제 캐릭터는 그게 누구건 다 소중하고 귀엽습니다. 안 그런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서하나 하윤이나 이준이나 정말로 되게 아끼고 있고...(끄덕) 마음에 드는 특징이라고 한다면..음..글쎄요. 이야기에서 뭔가 살아서 숨쉬는 느낌? 그리고 여러분들의 캐릭터에게 뭔가 영향을 준다는 느낌..? 그런 느낌이 정말로 좋습니다. 뭐..구체적으로 나아가자면...
3명 다...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뭔가 되게 입체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드는 특징일지도 모르겠네요. 물론..음..스토리 때문에 3명 다 조금 고통받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엔딩이 나면......(이준을 바라본다) 해..행복할 거예요! 적어도 2명은..!!(??)
음..서하는 사실 제가 제일 익스레이버에서 가장 공을 들여서 만든 2대 캐릭터 중 하나에요. 다른 하나는 하윤이인데 여기서는 서하만 이야기하도록 할게요. 사실 얘는..음... 마음에 드는 특징을 말하라고 하면, 진짜..뭐라고 하면 좋을까. 진짜 현실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제가 살리고자 하는 캐릭터성이 정말 잘 드러나서.. 지금 첫인상, 현인상만 봐도 너무 제가 의도하던 대로 잘 흘러가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컬러렌즈 껴서 눈동자가 붉은색으로 보이는데..크으..! 적안..은근히 멋지지 않습니까. 그런데 얘가 또 귀차니즘 환자라서.. ㅡ사실은 유지부 일 때문에, 무기력해진 것이 크지만ㅡ 나른한 표정의 적안... 이 얼마나 색다른 조합입니까. 그 뿐입니까. 그러면서도 애가 귀찮아하면서도 할 일은 다 합니다. 서하가 은근히 엘리트 설정이라서 일은 또 잘하거든요. 잘 안하려고 해서 그렇지. 사실 초기에 할로윈 이벤트 할 때 서하는 뱀파이어 복장 입고 있었거든요. 그때..크으..진짜...제가 생각해도 너무 잘 뽑은 것 같고... 지금 고심하는 것만 봐도 단순한 면이 아니라 나름 입체적인 면이 잘 살았고.. 어..! 그리고 능력도 얼마나 멋진가요. 전 솔직히 서하 능력 너무 부러워서 죽습니다. 저도 이 능력 가지고 싶어요. 사실 제가 가장 가지고 싶은 능력 붙여준 애에요.
그리고 솔직히 고구마 관련으로 요즘 뭐 답답한 전개 말이 많은데 서하 봐요. 얼마나 시원시원합니까. 고민을 안하는 것은 아닌데 얘는 그냥 조금 고민하다가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바로 갑니다. 물론 그 와중에 조금 상담을 받기도 하는데... 아실리아에게 고백할 때도, 그냥 말 좀 꾸미다가 이런 것 자체가 번거롭다고 느끼고 직구 던지고.. 평소에도 보면 알겠지만 상당히 직구를 많이 던집니다. 얼마나 시원한가요. 그런데 그것이 또 독설은 아니에요. 그냥 나름대로 생각하고 직구를 던져요. 돌리다보니 좀 차가운 남자 속성도 붙은 것 같은데..차가운 남자는 사실 아니라서..(도리도리) 그리고 사랑꾼 맞습니다. 얘가 절대로 양보를 못하는 것이 3개가 있는데..1번째가 연금이고 2번째가 자신의 동료 및 가족이고, 3번째가 연인인 아실리아입니다. 스레주가 지금..어..! 균형이나 그런것을 지키려고.. 진짜 앓이 같은 거 잘 안하고, 그냥 아실리아주와 얘기를 할때도 그냥 가벼운 잡담 조금 하다가 마는데..서하가 아실리아를 어떠게 생각하는지를 말하면..이런 순애보가 또 없지요. ...다만 이것은 제가 스레주로서 존재하는 한 아마 다 풀지는 않을 것으로.. 솔직히 제가 커플 스레를 만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만들면..아마 풀 수도 있겠지요. ...다만 이 부분은 조금 고민중이에요. 여러 의미로... ...솔직히 조금 음...네. 그런 것이 있다고 합니다. 뭐, 개인적인 문제니 넘어가도록 하죠.
아무튼... 이러니저러니해도 서하가 잘 해주잖습니까. 데이터베이스도 바로바로 봐 줘. 지금 하윤이 납치해갈 수도 있는데 안 납치해가. 동료애도 은근히 강해요. 진짜로. 귀찮아서 표현을 안하지. 이런 애가 또 어딨습니까. 장점 얼마나 많습니까.
음...이러니저러니해도 다이스는 다 굴러간 것 같고...(끄덕) 시간도 시간이고 일단 오늘은 이쯤 하도록 하죠..! 너무 늦어지면 또 안되는 법..! 그리고...음... 사실 스레주가 앓이는 엄청 길게길게 할 수 있어요. 안할 뿐이지. 자캐건 연플캐건...스레주의 자리에 있는 한... 길게 할 마음도 없고요. 섭섭하고 차갑다고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스레주는 윗자리에 있는만큼 그런 언동을 신경 안 쓸 수도 없고..(끄덕) 권력과 힘이 있다면 그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지요. 아무튼 저 위의 개인적인 문제는 굳이 답하지 않겠습니다. (끄덕)
오너 진실게임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할 이야기도 없고 해서 조금 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새벽에 심심해서 충동적으로 한 것이기도 하고..(끄덕) 새벽 늦은 시간인데 일찍 잠들수도 있지요. 캐 어필... ㅋㅋㅋㅋㅋㅋㅋ 이제와서 읽어보지만...쥐구멍을 팔 준비를 좀...아..!! 진짜 새벽만 되면..왜..! 결론은 아실리아도 갓캐이고 다른 이들도 다 갓캐입니다.
권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말이 끝나니 다시금 침묵이 이어졌다. 월하는 아무런 답이 없었다. 그저 절 바라보는 권을 마주 보았고, 피하듯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그녀의 시선이 향한 곳은 깍지 낀 자신의 손이었다. 미세하게 손이 떨리고 있었다. 깍지를 풀어 테이블 아래로 감췄다. 다시 시선을 들며 권주를 바라봤다.
아니다. 테이블 밑으로 감춰버렸지만, 손이 떨리고 있었다. 이건 농담이 아닌걸까. 월하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같이 바라보았다. 그냥, 괜찮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싶었는지 모르겠다. 이제 나아졌다고, 더 이상 아프지 않다고. 하지만 역시 제 이기적인 욕심이였을 뿐이였나. 그녀와 시선을 맞추다 그만 눈꺼풀을 느리게 닫는다.
"...죄송합니다. 제가 할 말을 잘 고르지 못했습니다."
본인이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담담하게하는 월하의 태도에 올라오는 감정을 제제 하려한다. 여기서는 무슨 반응을 해야 상처를 받지 않을지, 아니 그만두어야 할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하지만 이기적이게도 제가 할 말을 계속 이어간다.
"저는... 전... 월하씨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바램일 뿐이지만. 그냥 같이... "
담담하게 말하려 했지만.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을까. 제 목에 손을 가져간 월하가 권의 시선을 살피곤 손을 내렸다. 들린 말에 입술이 언 듯 괜찮다는 미소를 보이나 싶었지만 금방 흐려졌다. 농담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지. 하지만 현실은 비참했다. 거짓말로 덮을 수도 없었다. 저가 쌓은 많은 거짓말 속에서도 유일하게 이것만은 진실로 말하길 거울에 대곤 약속했었으니까. 사과하는 권주의 말에 월하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많은 질문들이 입 밖으로 새지 못하게,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권주의 말이 끝나길 기다렸고. 말이 끝나자 권주를 바라보던 월하의 눈이 일그러졌다. 시선이 아래로 흘러가며, 천천히 가라앉았다. 경멸이란 단어를 속으로 몇 번인가 곱씹다간 간신히 입을 열어냈다. 다시 마주한 시선은 흐렸다.
열대어어.. 항상 백화점의 그 코너에 가면 한참이나 들여다보게 되어요.. 열대어들이 헤엄치는 모습이 예쁘더라고요.. 전 그것만큼이나 크고 탄탄하고.. 뭐.. 좀 애완용보단 식용스러운 애들도 좋아하지만요. 낚시에서 올라오는 방어같은 거 보고 지젼 귀엽다.. 라고 하는 인간상이라.. 철갑상어같은 애들도 귀여워예요.
>>476 으하 진짜 유혜주 오늘 이벤트 전에 꼭 잇고 싶었는데 접속조차도 못한 이 못난 센하주를 매우 치세요 으으으으으으으으ㅠㅠㅠㅠㅠㅠㅠ(눈물펑펑) 아, 아무래도 크로스오버 때문에 중간에 킵해야할 것 같네요...(흐으릿)(죄스러움) 일단은 답레 천천히 써볼게요오...!! ;ㅁ;
모니터 안에 비친 사내, 이준의 모습에 서하와 하윤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잔뜩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상당히 긴박한 분위기가 주변에 흐르고 있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말 그대로 배신한 이가 모두의 앞에 서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자는 매우 강한 이였으니까. SS급 익스퍼의 힘은 절대로 작은 것이 아니었다. 이전에 오버 익스파로 모두를 전멸시킬뻔 했던 기억은 어쩌면 모두에게도 남아있으리라.
모두가 대치하거나 경계하는 분위기를 보이는 상황 속에서 이준은 피식 웃으면서 모두를 바라보며 아주 여유롭게 왼손을 검은색 바지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하지만 절대로 방심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설사 한 손을 집어넣었다고 해도 그는 SS급 익스퍼였으니까.
"다 망한다고 했나? ....센하 군. 자네는 늘 말하지만 그렇게 센 척이 흠이라면 흠이네. ...글쎄? 다 망할까? 그리고 끝까지 막는다고 했나? 권 주 군. ...해보게나. 눈을 꼬옥 감는 시점에서 그 정도의 용기가 있을지 모르겠군. 그리고 질문인가? 메이비 양?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이 아직 바뀌지 않았나라고 했나? 글쎄. 그것을 추측하는 것은 자네들이 해야 할 일 아니겠나? 그리고 유혜 양. 내가 여기에 왜 왔는지는 이미 자네도 알고 있지 않나? 물론 그 이유만은 아니네만... 그리고 타미엘 양. ...잘 지낸 것은 아닌가? 허허허. 그럴만도 하군."
태연하게 모두의 말의 일부에 대답을 하면서 이준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섰다. 자신을 향해서 총이 겨눠진 상태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면서 모두를 바라보았다.
"이제와서 자네들에게 나에게로 오라고는 하지 않겠네. 자네들이 그럴 이들이 아닌 것은 잘 아니까. 일단 내가 여기에 온 목적의 반은 달성했네. 그녀는, 아직 쓸 곳이 있거든. ...남은 반은... 이러게 되면 내가 저 연구원을 제거하는 것이다만..자네들은 그것을 막으려고 들겠지. 허나 말일세.. ...자네들은 왜 아직도 이 무대에 올라와있나?"
피식... 비웃는 듯한 미소가 그의 입가에 번졌다.
"...내가 자네들을 배신했으니까 자네들은 나에게 적대감이 있겠지. 이해하네. ...그래. 자네들 입장에선 우리가 하고자 하는 행동을 넘길 수 없겠지. 경찰이니까. 하지만 결국 자네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뭐지? ...솔직하게 까고 이야기하겠네. 자네들에게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나? 그저 배신당한 것으로 인해서...아니. 틀리지. 처음부터 난 이쪽 사이드였으니까. ....자네들은 알고 있나? 바로 눈 앞에서 아내를 버리고 가야만 한 상황. 딸을 지키기 위해서 사랑하는 이를 버리고 도망가야만 했던 상황. 그리고, 그 사랑하는 이의 능력이 사랑하는 이를 죽여버린 이들에게 쓰이고, 이제 와서는 내 딸조차도 자신들의 도구로 이용하려고 하는 그들에 대한 내 분노를...?"
이내 그의 오른손이 녹색의 막으로 덮였다. 이어 그는 그 손으로 근처의 나무를 힘껏 쳤다. 상당히 강한 힘인지, 나무의 밑둥에 살짝 금이 가고, 나무는 저 편으로 넘어가버렸다.
".....나는 이 순간만을 위해서, 그때의 치욕과 고통, 그리고 모든 것을... '암시'로서 잊어지게 했네. 성류시에 범죄를 일으켜서, 익스퍼들의 범죄를 계속해서 일으켜서, 익스퍼 경찰들로 만들어진 팀을 결성하게 유도하고.. 거기의 서장으로서 내가 지원했네. 그래. 이래보여도 나는 경찰의 임무에도 꽤나 충실한 편이네. 그렇기에 '암시'로 그때의 기억을 잊은 나는 모집을 할 때, 거기에 당당하게 지원했고 나의 힘으로 붙었네. 아주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경찰로서 이전할 수 있었지. 그리고 마침내 이 순간이 왔네. ...그래. 모든 것에 대한 결말을 일으키기 위해서... 내 딸 하윤이와 죽어버린 나의 아내, 유리를 위해서...나는 각오를 다졌네. 설사 내가 비난받는 한이 있다고 할지라도..!! 내 딸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와 같은 이가 다시는 만들어지지 않도록..!! 나는 내 모든 것을 저버릴 생각이네. 실제로, 나는 자네들에게도 등을 졌네. 그 정도의 각오가 나에게는 있어. ...말해두지.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여기서 물러나게. 자네들에게도 소중한 이가 있겠지. 소중한 것이 있겠지. 그런 소중한 이와 소중한 것을 위해서라도 목숨은 소중히 해야하지 않겠나. ...경험자로서 말하지. 남아있는 자는 반드시 피눈물을 흘리게 되네. ...아니면 자네들은 분노와 배신감 때문에, [목숨]을 걸고서라도, 나를 막겠다는 사명감이 있나? 되도 않는 분노와 배신감 때문에 내 앞에 서 있는 거라면 꺼지게."
지은은의 손에 들린 총은 흔들림 없이 이준을 향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은의 의지가 그 만큼 굳건한 것은 아니었다. 지은은 짧게 심호흡을 하고 이준의 말에 대꾸했습니다.
"그렇다고 당신의 행동이 정당화 되는 건 아니지 않나요~? 그 쪽들이 열심히 일해주신 덕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더라? 설마 잊은 건 아니죠? 당신도 결국 그 자들과 같아요. 당신이 증오하고, 복수하고 싶어하는 그 사람들과 말이죠."
지은이 비실비실 웃었다. 물론, 저 마음은 이해한다. 나또한 복수로 눈에 멀었던 자였으니, 그리고 지금도 역시 망가진 삶을 한탄하고, 증오하고, 저주하며 살아가는 자였으니. 하지만 행복은 있었다. 희망이 있었다. 범죄자를 증오했지만 선량한 자들을 사랑하는 만큼은 아니게 되었다. 경찰로서 일해온 그간의 성과가 차근차근 모여서 만들어낸 결과였다.
"사명감? 당연히 있죠. 당신네들을 그대로 두었다가는 어떻게 될 줄 알고요? 그리고... 정말로. 정말로 경찰로서 일해오는 동안 느끼신 게 없으신거에요? 정말로?"
"추측이라.. 그렇다면 저는 제 마음대로 아직 당신이 지키려고 하는것이 변하지 않았을거라 믿겠습니다."
그녀는 이준의 말에 피식 웃으며 대답하고는 승산이라는 말에 어깨를 으쓱였다.
"암시라.. 뭐 대충 제가 생각하던건 맞았나보네요. 만약 서장님이 배신.. 아니 배신이라고 할 수 없나요? 어쨌든 이런 결과가 나온다면 그럴거라고. 뭐 어쨌든.. 승산이라고 하셨습니까? 승산이라면 당연히 있지요. 그렇기에 저희에게 틈을 보이지 않으시는거 아닌가요? 아니면 그냥 토끼를 사냥할때도 전력을 다한다는건가? 어느쪽이든 상관없어요. 저는 당신이 한 말을 믿습니다. 우리라면 SS급이라도 이길 수 있을거라고 했던 말을. 그 가능성을 말했던 당신이 가짜가 아니었으니까. 그때의 그 모습도 진지한 당신의 모습이었으니까요. 절대 그저 인격이 바뀐다거나 한건 아니잖아요?"
사랑하는 이를 죽이고, 죽은 사람의 힘을 자신들이 원하는곳에 쓰고. 그래. 확실히 분노할것이다. 참을 수 없겠지. 그 마음을 다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공감은 할 수 있을것이다. 아니 공감도 못하려나? 그것은 슬플지도 모르겠다.
"저는 당신이 그저, 그 유지부에게 복수하고. 자신의 아내를 이용해서 만든 리크리에이터를 되찾아 오는것이 목적이라면. 진지하게 도왔을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너무 나간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확실하게 말하죠 그 생각은 틀렸습니다. 그러니까 이쪽에서 가만히 있을수는 없어요."
분노로 논리적인 사고를 잃은걸까. 아니면 지극히 논리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된걸까. 어느쪽이든 슬플 뿐.
"당신은 모든것을 바꾸는, 아니 부순다는 일념 때문에 가장 중요한것을 2순위로 밀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서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면 그렇게는 못하겠네요. 당신이 지키고 싶어했던것. 그 대상이 지금 어떤 기분일지 상상은 하고 있습니까? 그것을 생각하면서도 당신은 내 딸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나요? 아내를 위해서라던지 딸을 위해서라던지 그렇게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확실하게 말씀드리죠. 당신의 그 생각은 오로지 당신을 위한것입니다. 차민경씨도 당신도 그저 그냥 자신의 고통에 미쳐 날뛰고 있을뿐이라는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어요."
후우- 그녀는 잠시 숨을 내뱉었다.
"소중한것.. 이라. 아시지 않습니까 저에게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지금 제가 이곳에 서있는 이유는 오로지 그것뿐입니다. 그 사람이 지키고 싶어하던것을 지키기 위해서. 그 사람이 잊어버렸다면 제가 깨닫게 해주기 위해서입니다. 분노? 배신감? 그런건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여자란.. [사랑]에 [목숨] 정도는 내걸 배짱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서장님이었으니까 그는 알고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정보들을. 다만.. 자신이 생각하기로는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 별로 긍정적인 생각을 잘 들지 아니하기에... 그래. 상대방 쪽이 어떻게 된다면 아마.. 그걸로 그녀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을 것이겠지? 아니다. 너는 그것 이상으로 전부 다 새로 만들려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연구원에게 하는 건 애먼 화풀이일 뿐이잖아요." 화풀이라도 해서 감정이 나아진다면 모르지만 직접적인 원인을 내버려두고 하는 화풀이는 오히려 감정을 악화시킨다..라고 했던가요. 느릿하게 말을 잇고는 연구원을 힐끔 바라봅니다. 기회를 봐서 쑥 수납해버리면 되려나요.. 기회를 노리지만 겉으론 드러나지 않게 하려고 합니다.
"감정 자체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미 뒤도, 옆도 보지 아니한 그것은 정의도, 대의도 아니지요. 분노와 배신감은 생각보다는 옅었습니다. 그렇지요? 처음 느낀 것만큼이나 빠르게 사그라들고 그 자리를 냉랭함이 채웠군요.
"...유감스럽지만..무대를 떠난다면, 그건 지겨운 리프레인이 될 뿐이지요." 넌 역시 그의 딸이야.
나는 차갑게 읊조리면서 권총을 쥔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총구는 여전히 강이준을 똑바로 향해있었다. 그는 배신을 한 것이 아니었다. 애초에 저 모습이 본래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망설일 것은 더더욱 없어지지. 나는 눈을 잠시 가느다랗게 떴다.
"뭐...그래, 솔직해질게. 당신의 사정은 잘 알겠어. 복수하고 싶은 심정도 잘 알겠어. 그 점만은 내가 뭐라고 할 말이 없어. 당신도 잘 알다시피...나 또한 복수에 미친 사람이니까."
사실 그 때 권찬기를 죽이지 못한 일을 아직도 조금씩 후회하고 있다. 나는 씁쓸한 표정을 짓다가 다시금 차가운 표정으로 강이준을 똑바로 보았다.
"...하지만 당신의 사고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당신이 당한 일과 같은 일을 만들지 않겠다면서, 왜 다른 이들을 희생시키는 거지? 당신의 아내와 딸이 불행해지는 것은 죽어도 싫지만, 다른 이들은 괜찮다, 이거야? 웃긴다고, 아주 웃겨. 하하하하하...! 있잖아, 당신...그런 식으로 자기합리화시키는 건 그만두지 그래? 이건 인정해. 당신은 당신의 원수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지옥에 떨어져야하는 범죄자야. 방금 이야기는 왜 한 거야? 우리를 납득시키려고? 웃기지 마. 오히려 당신이 얼마나 쓰레기 같은 인간인지 더욱 잘 알게 되었어."
이를 으득 갈았다. ...적어도 나는 다른 이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야망을 이루지는 않아. 너야말로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네, 토오야.
"목숨을 걸 수 있냐고? 당연하지. 나라는 인간의 가치는 이미 나락으로 떨어질만큼 떨어졌어...! 이미 과거에 처참하게 지내온 인생, 이미 늦었어."
차갑게 내리던 눈. 따뜻하게 건네져온 한마디. 손에 쥐어진 우산. 머릿속에서 수십 번, 수백 번 되감기 하던 그 시간. 그리고 어떤 소음도 없는, 이 세상에서 나와 당신만 존재하는 것 같은 지금 이 순간. 모든 게 분명해지고 선명해진 지금.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더 깊게 묻어냈던 말을 파내어도 괜찮을까. 스스로 조차 편들지 못하는데. 남의 편을 들어도 괜찮은 걸까. 모든 게 오만이지 않을까.
"나, 당장, 내일이라도, 죽을지도 모르는데."
생각한 것보다 일찍. 곁을 떠나 상처만을 남길지도 모르는데. 진창인 마음 속에서 나오는 말은 가시가 될 말 뿐이라. 입술을 꽉 깨물던 그녀가 웃었다. 아니 울었다. 슬피 웃었다. 옷소매로 맺힌 눈물을 닦아내곤 권주와 눈을 마주했다.
"나는 자네들이 부하였던 것이 상당히 자랑스러웠네. 아무리 그래도, 내 인생에서 아롱범 팀의 서장이라는 사실이 사라지진 않지.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나는 여러 의미로 번거로운 저을 얻은 모양이로군. ...하지만 경찰로서 보자면 자네들은 자랑스럽네. 물론... 델타로서 보자면 자네들은 번거롭기 짝이 없는 존재들이야."
모두의 말을 들으면서 이준은 피식 웃어보였다.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각자의 생각을 말하고 있었다. 결론은 이준 역시 다른 바가 없다는 것. 그렇기에 막겠다는 것.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것에 의미가 있냐는 것.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이런 것은 화풀이밖에 안된다는 것. 경찰로서 느낀 것이 아무것도 없냐는 것. 그런 말들을 하나하나 귀담아 들으며 그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자네들에게 정말로 그 정도의 각오가 있는지는 별개라고 할 수 있겠지. 말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네. 말 뿐이라고 한다면 말이야. 그렇다면 자네들은 어떻게 할 생각이지? 자네들이 한낱 경찰로서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지? 결국 자네들이 하는 말은... 현상 유지밖에 되지 않네. 자네들이 앞으로 그 어떤 희생도 이뤄지지 않게 할 수 있는가? 이런 일을 시작한 이유는 이것 외에는 이 악순환을 깨버릴 방법이 없기 때문일세.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가 이 세상에 있고 가지지 못한 자가 가진 자의 힘을 원하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또 다시 다수의 익스퍼가 희생되었지. 그 저주받을 유지부 녀석들에게... 유지부가 없지면 끝날 거라고 생각하나?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걸세. ...처음부터, 전부 가지게 만들어버리면 그만일세. ...거기서 희생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익스파도, 익스퍼도 모두 비밀이기에 '익스파 주입 실험' 같은 것이, 밝혀지지 않고 그들의 악행도 이어지지. ...그렇다면 비밀이 아니게... 그리고 가진 이들만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면 될 일일세. ...추잡한가? ....나는 부처가 아닐세. ...내 아내도 잃고, 내 딸도 위협받는 지금 시점에서 내가 부처의 마음을 가지리라 생각하지 말게나."
결국 그것은 절대로 물러설 생각도, 그만둘 생각도 없다는 선이었다. 그렇게 차갑게 선을 그어버리고서, 그는 아롱범 팀의 모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공중을 바라보는 듯 하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난 자네들을 만나서 영광이라는 것과 동시에 저주스럽네! 생각이 잘못되었어. 이 팀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는데... 설마, 여기에 잠입하려고 계획한 팀이 결국 이렇게 우리의 앞을 막아서게 되다니. 경의를 표하지."
주머니에 집어넣은 손을 꺼내서 그는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손목에 시계가 하나 채워져있는 것이 보인 이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까지 말한 자네들을 적으로서 인식하도록 하지. ...그리고 R.R.F의 멤버, 델타로서 자네들이 방해를 한다면 철저하게 나도 상대하겠네. ...애초에 내가 여기에 온 진짜 이유는 연구원 나부랭이보다 다른 중요한 것이 있으니까. ...강하윤. 보고 있는 건 알고 있어. ...이쪽으로 와라. 너는 내가 지켜주마."
ㅡ.......!
"너는 거기에 있을 이가 아니라 여기에 있어야 해. ...아니면, 자네들이 막을텐가? 자네들이 지키겠다는 이유로 내 딸을 붙잡아둘텐가? 알고 있겠지? ...결국 내 딸은 나와 같은 입장이라는 사실을...."
하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저 조용히... 조용히....
메이비가 공격해들어오는 것을 확인하며 그는 자신의 왼손에 녹색의 막을 쳤다. 그리고 단번에 몸을 뒤로 빼면서 단번에 그녀의 몸을 가격했다. 그것은 한치의 봐줌도 없는 정말로 강력한 일격이었다. 텔레포트해서 돌아온 그녀였지만, 그리고 페이크를 썼지만 그는 태연하게 회피하면서 오히려 카운터로 공격을 날렸다. 덕분에 그녀의 몸은 뒤로 밀려나면서, 근처에 있는 나무에 등이 제대로 부딪쳤다. 정말로 아플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몸의 어딘가가 부서지진 않았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자네 혼자서 덤벼든다고 한들, 무언가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나? 나는 말했을터다. SS급을 뛰어넘고 싶으면 모두가 힘을 합치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자네 혼자서 무언가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게나. 메이비 양. 그리고 없앤다고 했나? ....없었기에 그것을 바라는 이들로 인해서 인체실험이 이뤄졌다는 것을 아나? 자네는? 결국 모두 없어진다고 한다면... 또 다시 힘을 바라고, 인체실험을 하는 이가 나타날 뿐이야."
이어 그는 다시 아롱범 팀을 바라보면서 차가운 눈빛을 보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것은 자네들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지. 답은 하윤이가 정할 일이지. 안 그런가? 그리고 존경하고 믿어왔다라...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네. ...말했다시피, 나는 모든 것을 내던지고 자네들에게 등을 돌렸으니까. 자네들 앞에 서 있는 것은 서장 '강이준'이 아니라 R.R.F의 멤버. 델타일세. 아직도 나에게 서장으로서의 모습을 기대한다면... 그 생각을 버리게나. 그것들이 자네들의 각오가 아닌가? 자. 하윤아. 아빠에게 오렴. ...더 이상..나는 아무도 잃을 마음이 없어. 이번에는 그 누구도 잃지 않아. 지킬 생각이야. 하윤아."
ㅡ........
하윤은 고개를 계속해서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잠시 고개를 올린 후에 서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서하에게 뭔가를 말했다. 이어 서하는 침묵을 지키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하윤은 그곳에 도착했다. 서하의 전송으로... 약간의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그곳에 도착했다. 평소의 경찰제복 차림이 아니라, 사복 차림인 그녀는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있었다. 저벅..저벅....앞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자연히 그곳에 있는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을지도 모른다.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있는 하윤은 앞으로 걸어가다가, 정확하게 아롱범 팀과 이준의 사이에 멈춰섰다. 그리고 고개를 숙인채로 입을 열었다.
"...아빠...."
"그래. 하윤아. 아빠다. ...와줬구나. 그래. 잘 생각했어. ....아직 일이 벌어지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구나. 그래. 여기로 오렴.. 하윤아..."
"............"
이준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하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윤은 그저 고개를 숙이면서 아롱범 팀을 향해서 이야기했다.
"...아롱범 팀 여러분. 부탁할게요. 총을 내려주세요. ...잠시만...조금만이라도 좋으니까... 부탁이에요."
그녀의 목소리는 상당히 떨리고 있었다. 간절한 그녀의 감정이 그대로 실려있었다. 정말로 간절하고, 간절하게 바라는 목소리가 그곳에 있었다. 이어 그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메이비가 뒤로 물러나자 지은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게 자세를 흩뜨립니다. 아까 이준을 대하던 태도와는 명백히 다른 태도였습니다. 이어지는 이준의 말에 지은은 입을 으득 갈고는 이준을 노려봅니다. 분하게도, 맞는 말이었습니다. 이건 하윤 선배가 결정할 일이지 자신이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다시 자세를 잡고 권총을 이준에게 향하다가 하윤의 말에 다시 흩뜨려지고 맙니다. 무엇이라 하려고 입을 열어보지만 자신이 끼어들 사안이 아니란 것을 깨닫고 다시 입을 다뭅니다. 불만과 동시에 걱정이 함께 떠오릅니다. 하지만 선배니까. 의심해서는 안되겠지요. 지은은 애써 머리를 흔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하윤 선배의 말대로 총을 거두고 기다릴 뿐입니다.
제대로 날아가듯이 밀려나며 나무랑 부딪혔다. 갈비뼈라던가 내장이라던가 크게 다친거 같진 않았지만 후들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킬 순 없었다. 콜록 콜록 기침이 나왔다. 그러나. 그녀는 웃고 있었다.
"지금게 전력입니까? 아니면 역시 조금 봐줬으려나..?"
겨우 이게 전력이냐! 같은 허세가 아니었다. 그녀는 보통 사람이 판단하기 힘들 정도의 텔레포트 페이크를 사용했다. 보기엔 매우 간단해 보일지 몰라도 그렇게 쉽게 피할 수 있는 공격이 아니다. 하지만 매우 간단하게 피한것도 모자라 카운터로 제대로 얻어 맞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지금 그녀가 받은 피해는 절대 절망스러운 피해가 아니었다.
"맞는 말입니다. 혼자서 이길 가능성이 있을리가 없죠. 하지만 상대의 힘을 파악해두는것도.. 으그그.. 일이라서 말입니다. 그리고 대충 확신이 섰습니다. 역시 당신은 무적이 아니야."
그리고 그 사이, 하윤이 나타나고 상황이 조금 바뀌고 있는것이 보였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원래 자리로 물러났고 일단 공격 태세를 거뒀다. 이 앞으로는.. 참견할 수 없다.
복잡한 표정으로 무엇이라 말을 하려다 나는 무언가를 떠올렸다. 그래서 입을 다물어서 말을 멈추었다. 강하윤 씨가 누구의 편을 들든 내가 그에 대해 무엇이라 하면 그것은 제 분수도 모르는 행위였던 것이다. 아무리 강이준을 지옥으로 떨어뜨리고 싶어도, 아무리 그가 바라는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절대로 싫다고 해도...어느 한 사람이 저의 가족을 어떤 식으로 대하는지, 라면.
나는 가족과 행복했고, 가족을 증오했고, 가족에게 복종했고, 마지막에는 결국 가족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리고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했다.
"......"
그런 나에게는 그 어떤 참견도 할 자격이 없었다. 나는 총을 든 손을 내렸다. 동시에 고개도 숙이며 시선을 아래로 향해버렸다.
"...하하..."
작게 헛웃음을 흘리면서 괴로운 듯 눈을 감았다. 죄송하다는 그 말이 누구를 향한 것이든,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권총을 쥔 손이 별안간 살짝 떨렸다.
//갸아아아아 돌아왔습니다아아!!! 와아 이거 센하 진짜로 아무말도 할 수 없..(동공지진)
죄송하다는 그 말. 한마디가 의미하는 것은 상당히 컸을지도 모른다. 지금 바로 이곳에서라면...더욱 더.... 이내 그 자리에 흐르는 것은 침묵이였다. 그리고 하윤은 앞으로 한 걸음 더 걸어갔다. 모두가 총을 내린 상황. 이준에게 하는 말들이 들려왔지만 그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의 딸, 하윤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내 하윤은 또 한 걸음 더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멈춰선 후에, 고개를 숙인채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것은 참으로 슬프고 슬픈 목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전 엄마에 대한 것이 기억이 나지 않아요.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떠올리려고 해도... 떠올리려고 해도... 하지만, 엄마에 대한 것을, 그때 들었을 때... 강한 충격을 느꼈어요. 정신이 멍했고... 엄마를 그렇게 만들고... 저까지 노리는 그 요원들이라는 이들을 용서할 수 없어요. 절대로.. 절대로..!! 하지만...!! 하지만...!!!"
이어 눈물이 섞인 목소리로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이준을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는 정말로 강한 결의가 깃들어 있었다. 이내, 그녀는 평소의 목소리와는 다르게, 정말로 크고 당당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렇다고 해서, 아빠가 하는 방식이... R.R.F가 하는 방식이 옳은 것은 아니에요! 그건...결국, 수많은 이들에게서 소중한 이들을 뺏어간다는 거잖아요! 그런 것을...엄마가 바라나요? 제가 바라나요? 아니야..! 엄마에 대해서 기억은 안 나지만... 어렴풋한 기억이 나요. 엄마는... 엄마는...그런 것을 바라는 사람이 아니야. ...물론, 물론...제가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해서..정말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해서 환상인 것일지도 모르지만...그렇지만...!!"
이내 그녀의 옆에 테이저 건이 전송되었다. 그것은 언제나 그녀가 들고 다니던 그 테이저건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그것을 전송해준 것은 서하겠지. 아주 쉽게 상황판단이 되었다. 이내 그녀는 그것을 쏘았고, 하얀색 광선이, 이준을 스쳐 지나갔다. 이어 그녀는 자신의 손을 올려, 자신의 머리를 쌍갈래로 묶고 있는 리본을 풀어서 하늘로 던졌다. 매우 길고 긴 머리가 그녀의 허리까지 내려왔고, 그녀는 이준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저는, 저의 방식대로.. 아빠도, 그리고 유지부가 원하는 것도 막을 거예요. 그리고, 저만의 방식으로... 그 누구도 피해를 주지 않고 당당하게 법의 힘으로..! 경찰의 힘으로.. 그런 피해자들을 구해내겠어요! 그 누구도 희생되지 않게..!! 그것이 엄마가 바라는 것일테니까. 아빠. ...죄송해요. 하지만...저는 아빠와 함께 할 수 없어요. ....저는, 저는.. 경찰로서의 당당하고 멋진 아빠를 존경했어요. 어릴 때부터, 저를 사랑해주고 언제나 신경써준 아빠를 존경했어요. 저의 머리스타일도 걱정해주면서 추천해준 아빠에게 감사한 것이 많아요. 그렇기에, 아빠를 닮고 싶어, 경찰의 길을 걸었고 경찰이 되었어요. ...그런 아빠에게 죄짓는 것일지도 모르지만...그럼에도 저는 경찰이니까.. 아빠가 말했다시피, 경찰은 그 어떤 악도 용서하면 안된다고 했고 당당하게 나아가라고 했으니까..! 그러니까..!!"
이어 그녀는 제대로 조준을 한 후에 이준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저는 저의 동료들과과 힘을 합쳐서, 아빠를 막고, 이 세상을 바꿔보이겠어요. 강하윤 순경..!! 지금부터 범죄조직 R.R.F의 멤버. 델타. 강이준. 당신을 체포하겠습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발언이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응레스를 부탁하겠습니다. 이것이 반응레스가 필요한 마지막 레스입니다. 명대사 한번 날려주시죠. 멋지게..!(??)
그녀가 느릿히 숨을 삼켰다. 하윤씨의 부탁에 따라, 내키진 않았어도 총구를 바닥에 처박으며, 시선은 여전히 델타를 향한 채로. 그녀가 어떤 결정을 내리던 그녀는 하윤의 선택을 비난하지 않았을 것이다. 부모를 잃은 슬픔이, 그리고 그 복수심이. 정말로 깊게 이해가 되었으니까. 하지만 당신의 결정은 틀렸고, 하윤씨의 선택만이 남았으니. 그녀가 조용히 제 입 안의 연한 살알 씹어냈다.
“ 하윤씨, 고마워요. “
어딘가 막힌듯 갈라진 목소리가 툭 흘러나왔다. 허리께까지 내려오는 그 머리칼을 보며, 희미한 미소를 머금었다. 우리는 경찰이었고, 우리의 사사로운 감정은 접어야했다. 감히 그 복수를 드러내선 안됐고 속으로 삼키고 억누르며 그 본분을 다해야했다. 바보라서 그런 것도 아니었으며 방법을 몰라 그리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우리는 경찰이니까. 그 이유 하나만으로 이곳의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숨겨야 했었다. 하지만, 당신은 그러지 못했지.
“ 이게 바로 당신과 우리의 차이점입니다. 아시겠어요? 범죄자와 경찰의 차이라고. “
하윤이 그를 조준하는 걸 보며 유혜 또한 미소를 삼키며 다시금 총을 들어 델타를 노려보았다. 총구는 다시 델타를 향하며, 그렇지만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띄워진 채로.
“ 우리가 바봅니까. 우리도 사람 죽일 줄 알고 복수심에 불타기도 해요. 그렇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똑같은 놈이 되기 싫으니까, 적어도 나는 그래선 안되니까. 내 가족이 그놈들과 똑같아진 나를 보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
>>703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실리아주의 이미지는 뱁새로 고정되는건가요? 음..크로스오버 진행이라..아마 스토리가 끝나고 제가 사이드 스토리와 Case 19 예고편을 쓴 후에 바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Case 19입니다. 아무튼...오늘은 제 체력을 다 불태워보도록 하죠.
미안해. 라는 말을 전해줘야만 할 것 같았답니다. 부드럽고 가볍게 너는 이 세상을 떠나버릴 것만 같아서. 꼭 끌어안고 싶었는데. .....누가 한 말이었을까..? 과거의 말이 몇 가지 생각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마도 그녀의 생에서 가장 강렬할 경험들을 꼬맹이에게 해주다니. 너무한 거 아닌가요? 하윤의 말을 듣고 겨누어진 테이저건을 보고는.
"강하네요." -나와는 다르게. 라고 옅게 읊조리고는 약간은 뻗어나간 듯한 것을 느끼면서 말했습니다.
"하윤 씨의 말이 맞아요." 그들이 아무리 더러운 짓거리를 하였다 해도 같은 방식으로 마주하면 물들 뿐이예요. 당신들은.. 약간은 감정이 올라간 모양인지. 한호흡 끊고 그녀는 말을 이었습니다.
"혁명이란 부당함에 맞서 싸우되 정당해야 하는 법이예요." 당신들은 사이렉스같은 상이잖아요. 뒤에서 조종해서 범죄를 일으키고, 물건을 찾고. 그건 혁명이 아니예요. 오히려..흑막이지요.. 라고 중얼거렸습니다. 생각해보니까. 그에 비유하기엔 RRF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정확하게 아는 이는 거의 없지 아니한가요?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격에 맞춰 그는 몸을 옆으로 굴렸다. 덕분에 그가 공격에 명중하는 일은 없었다. 이어 그는 자리에서 재빠르게 일어섰고, 모두가 하는 말. 그리고 하윤이 하는 말을 조용히 들었다. 이어 그는 난감하게 웃으면서 아롱범 팀을 바라보았다.
"...그런가. 그것이 너의 답이구나. 하윤아. ...그래.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내가 강요할 순 없겠지. 하지만...거기에 있다고 해서 내가 적당히 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라. ...그리고..자네들...자세가 좋군. 그래. 경찰로서 아주 멋지군. 내가 계속해서 자네들을 지휘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을터인데 말이야."
참으로 안타깝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이준은 모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뒤이어, 아롱범 팀을 바라보며 아주 큰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막아봐라!!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나는... R.R.F의 델타! 너희들이 넘어서야만 하는 벽. 너희들이 이 세상을 지켜내고 싶다면 반드시 막아서야만 하는 벽이다! 절대로 쉽게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이내 이준은 뒷걸음질을 치다가 단번에 퇴각해버렸다. 그 속도가 상당히 빨랐기에 따라잡는 것은 힘들어보였고 지금 굳이 그를 따라갈 필요도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이준이 퇴각하면서, 겨우 그곳은 조용해졌다.
이준이 사라진 곳을 조용히 바라보던 하윤은...그저 조용히,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모두를 바라보았다. 뒷모습만 보이던 그의 얼굴이 보이는 순간... 그의 눈물로 젖어있는 두 눈이 보였다.
"...이것으로...이것으로..괜찮은 거겠죠? ...아무리 그래도..아빠와 같은 길을 걸을 순 없으니까...그러니까...미안해요... 모두들... 힘을 빌려주세요! 아빠를 막을 수 있는 힘을..! 그리고 R.R.F를 막을 수 있는 힘을...!! 저...반드시, 막아보일 거예요!! 반드시..!! 그러니까...잘 부탁할게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목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나왔지만, 그녀는 울지 않았다. 애써 눈물을 꾹 참으면서 환하게 웃어보였고, 그 모습은 상당히 당당하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사무실에서 서하는 혼자 조용히 바라보았다.
"........"
자신도 모르게 고개가 점점 아래로 내려가는 지금 그가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Fin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이어 사이드 스토리와 Case 19 예고편을 바로 올리고 크로스오버 스레로 넘어가겠습니다! 모두들 그때까지 쉬어주세요!
당신이 느꼈을 그 고통, 당신보단 덜하겠지만 그 아픔이 얼마나 짙게 마음에 남을지 나는 안다.
"왜 모르겠어요, 저도 당신과는 다르지만 그 아픔이 얼마나 지독하고 아픈지... 떠나간 이를 생각할 때 마다 얼마나 상처가 그 안을 후벼파는지 저는 알아요."
내 손과 같은 산탄총, 너는 잠시 쉬고 있어줘. 내가 손에 쥔 것은...맨 처음 강력계 병아리 형사로 갔을때 받았던, M60 리볼버다. 아니, 이건 내 초심이다.
"강 이준, 현 시간부로 당신을 체포하겠습니다. 당신은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 변명의 기회가 있고 체포구속적부심을 법원에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시야가 뿌옇게 물들었다. 역시 이런 운명은 너무 잔인해.
"...그리고, 과거의 잘못을 파헤치는 일, 제 작은 손이라도 빌려드릴게요. 저 이래뵈도 프로파일러 짬 헛먹은거 아니거든요. 아는사람중에 높은사람도 몇 있고, 도와줄 정의바보 강서사람들도 있고, 하다못해 자료 열람권한도 꽤 높거든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발 혼자서 안고 가려 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제가 짐을 조금이라도 들어 드릴테니까...!"
숲 속을 열심히 달리면서, 정말로 빠르게 달리면서, 방해가 되는 나무는 부숴버리면서 이준은 정말로 앞으로 빠르게 달렸다. 하윤을 데려가지 못한 그였지만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져있었다. 그것은 애써 웃는 것이 아니었다. 참으로 후련한 웃음이었다. 지금 그가 생각하는 것은 방금 전, 아롱범 팀과 하윤의 모습이었다.
정말로 당당하게 자신에게 맞서려는 모습. 자신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모습. 그 모든 것을 그는 조용히 떠올렸다.
"....과연...."
만족스러웠다. 비록 적이지만, 이젠 적이 되어, 싸워야 할 운명이었지만... 자신의 딸조차도 자신에게서 뒤돌아섰지만, 그럼에도 후련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정말로 크게 웃기 시작했다.
"허허허허!! 그런가... 그렇게나 당당해졌는가. 그 애송이들이..."
애송이. 그것이 가리키는 것은 틀림없는 아롱범 팀의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A랭크 수준의 이들이었지만 이제는 정말로 강해진 그들.. 그런 그들이 그는 자랑스러웠다. 자신에게 당당히 맞서는 딸이 너무나 당당하기 짝이 없었다. 물론 쓰린 것은 변함이 없었다. 그야... 결국 이렇게 되어버렸으니까.
>>749 (머언산) 뭔가 앞으로 정신적인 성장을 무척 해야할 희망찬(?) 캐릭터로 보이게 쓰고 싶었는데 정작 써놓고 보니 뭔가 굉장히 답이 ㅇ벗는 악역같이 써졌다는 후문...(흐으릿) 그래요 센유커플 행복해야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위키를 그렇게 써놓고 양심어디..?)
안녕하세요! 동화학원 캡틴! 크로스오버 스레에서 만납시다! 음..그리고 아침 7시까지는 여기서 일상을 돌리는 것도 가능하게 해두겠습니다. 일단...오늘 고백 터지기도 했고...마무리는 지으셔야죠? (싱긋) 아무튼...!! 그렇습니다..! 하지만 7시 이후로는 가능하면 사용하지 말아주세요!
당장 내일에라도 죽을지 모른다... 그 말이 너무나 무거워서, 오히려 물어보고 싶었다. 남은 삶을 저에게 맡겨도 괜찮겠냐고. ...나는 월하가 생각하는 것보다 못 미더운 사람인데. 그리고 나에겐 다시 질문을 던진다. 또다른 이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이별을 견딜 준비가 되어있는가? ...나는 누군가를 사랑할 자격이 되는가? 모든 질문에 답을 확실히 내놓을 수는 없었다. 그나마 명확히 대답할 수 있는 건, 나는 월하를 사랑하고 있다.라는 것이였다.
"그런 일은 상상으로도 싫습니다만... 만약에 월하 씨가 곁을 떠난다해도, 그 상처는 고스란히 안고 가겠습니다. 당신을 끝까지 기억하고, 끝까지 사랑하겠습니다."
월하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어서 그녀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 자신의 얼굴을 볼 수있었다면, 나는 무슨 표정이였을지. 사랑해요. 라는 말에 색채가 옅은 두 눈에서 그의 온 감정이 응축된 눈물이 툭 떨어졌다.
"...감사해요. 저야말로... 사랑합니다."
저한테는 너무 과분한 사랑이였지만, 그래도 이기적이라고 할지라도, 월하에게 만큼은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주고 싶었다.
Case 19는...음...말했다시피 아무래도 조금 깁니다. 일단 저는 4월 15일에 끝나지 않을까..그리 예상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난이도도 있고... 아무래도 유지부와 결판을 짓는 시나리오다보니... 일단 4회진행분이 되지 않을까..스레주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일단은 말이죠.(끄덕)
그와는 별개로..... Case 19가 시작되면 케이스가 끝날 때까진 서하의 일상이 막히게 됩니다. 고로 서하를 만나고 싶다면 이번주에 팍팍 만나시면 되겠습..(??)
아...그리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실리아주가 시트를 내렸지요. 음..이 부분은 그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했으니 더 하지 않겠습니다만... 그로 인해서 스토리가 변경되거나 하는 일은 없답니다. 서하 꽃길 예정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모두들 혹시나 걱정하고 있다면 그 부분은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80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솔직히 쓰리지 않다면 거짓말이긴 하죠. 스레주도 사람이니까요. 하지만...역시 연플캐가 내렸다고 해서 자신의 캐릭터를 몰아붙이거나, 혹은 스토리가 변경된다거나...그러는 것은 역시 옳지 않으니까요. 스레주로서 실격이기도 하고 말이에요. 그리고 서하의 운명은 애초에 아실리아 1명으로만 정해진 것도 아니고 [동료]로서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고..아무튼 그렇다고 합니다.
아마 없을 거라고 보지만 서하에게 도전할 분들은 다시 도전해도 상관은 없다고 합니다. 일단 아무말대잔치!
>>830 >>832 그렇습니다. 총집합입니다. Case 20~22는 어차피 하나의 긴 시나리오를 3개로 나눈 것이기에...사실상 조사와 추리, 로직 배틀이 나오는 파트는 여기가 마지막입니다. 그러기에 좀 더 어렵게 잡았습니다. 로직배틀은...음...개인적으로 조금 생각해봐야 할 파트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사실 어떻게 답하냐에 따라서 다르긴 한데..어설프게 대답을 하면, Case 19의 보스님이 바로 피식 웃으면서 역으로 반격할지도 모르지요.
버터쿠키에 대해 기억하고 있었냐는 밝은 물음에 나는 태연한 척 무표정인채 "뭐, 그렇지"하고 나지막히 대답을 읊조리며 고개를 한 번 까닥였다.
"긴장하라고 그런 거야. 성공해서 기쁘네요. 사탕을 만드는데 세 번 밖에 실패하지 않았다고? 그 정도면 요리사 다 됐네. 안 그래?"
조금 나른하게 들릴 수도 있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해주었다. 하지만 나름 진심이었다. 자신이 사람을 대하면서 이렇게 가식을 차리지 않는 때가 많지 않은데 이러고 있으면 어딘가 편안해서 좋다. 그 상대가 유혜라는 사실에 나는 감사하였다. 평소의 무표정 위로 옅은 미소가 자꾸만 올라왔다. 하지만 나는 태연함을 가장하려고 노력하였다.
"짧고 굵게, 이건가? 그런 의도였다면 너도 성공한 거야. 기뻐해도 좋아."
잠시 피식 작게 웃으면서 연보라색 편지지에 적힌 그 한문장을 다시 떠올려냈다. '사랑합니다'를 일본어로 적어낸 그 짤막한 편지. 그저 사랑스럽다고만 느끼다가 생각의 흐름은 점점 저에게 이런 따뜻함은 역시 과분한 것이 아닐까, 자신에게 그만큼의 가치가 있기나 할까, 라는 생각에 다다르고 말았다. 그동안 자신이 남겨온 삶의 흔적에 비했을 때 그녀는. 그 생각이 그 때 나의 쓸쓸함을 지어낸 것이다. 아차, 지금도 다시 그 씁쓸한 미소를 다시 보일 뻔하였다. 나는 모든 표정을 지우기로 하였다. 옅은 미소조차도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저의 위태로운 속내를 다시 들킬 것만 같아서, 어쩔 수가 없었다.
"써온 게 아까워서 안 바꿨는데, 들켜버렸네."
뭐, 아무튼 맛있게 먹었다니 다행이야. 그렇게 덧붙여낸다. 그러면서도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유혜는 내 손등을 감싸는 형태로 손을 잡았고, 그것은 나를 조금 놀라게 만들었다. 손에 들고 있었던 비닐봉지를 그만 놓쳐버려 비닐이 바닥과 부딪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순간 속마음을 감추지 못하였다. 다시금 씁쓸해진 듯한 무표정으로, 긴장한 듯 부끄러운 미소를 지어내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손을 제대로 맞잡기에는 조금 부끄러워서 대신 손등을 잡은 것일터인 그녀의 손에서 부드러이 제 손을 빼내고 다시 돌아와 제대로 손을 맞잡았다.
"...다시 말할게. 사탕 맛있었어. 정말로 고마워. 미안, 여태껏 다른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이 없어서 역시 서투네."
잠시 입을 다물었다. 본래는 목적대로 코미키 가를 향한 모든 복수를 마치고 마찬가지로 끝내버릴 목숨이었는데. 참 많은 것들과 얽혀서 여기까지 온 셈이다. 완전히 빚지면서 살아온 거 아니야. 헛웃음을 작게 흘리면서 유혜를 바라보았다.
"...그저, 너만을 위한 선물을 했고 네가 좋아해줬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있어."
사실 유혜가 준 선물은 예상하고 있었으면서도 조금 놀라고 말았다. 그야,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받는 첫번째 선물이었으니까. 나는 그 때 기뻤고, 지금도 그렇다. 그러니까 오늘 하루는 기쁜 하루였던 걸로 하자. 중얼거리듯 작은 목소리로 말하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조금은 더 편안해진 것 같은 얼굴로 다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쓸쓸한 분위기는 자취를 감추었다.
"...뭐, 이런 건 아무래도 좋아."
아까 유혜에게 말했듯이 오늘은 기쁜 날이니까 말이다. 나는 미소를 부드럽게 지어보였다. 그녀가 나에게 준 따뜻함만큼 지금 그녀에게 되돌려주고 싶었다.
"지금 그 미소 예쁘다고, 천유혜."
낮은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해주고는 다른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손끝으로 잠시 쓸어내렸다.
//핫챠 짧게 쓰기 실패.......(주륵)
안졸린데정신은멍함+새벽감성에 의해 의식의 흐름대로 써내려가다 헉 이거 안 된다 싶어서 정신을 다잡고 마구 수정한 답레이옵니다!
사실 여기서 쓰려다가 두 이벤트 전의 이야기라 시기가 애매해서() 그냥 현재를 시기로 잡은 독백으로 빼기로 한 부분이 있어요 :3 얼른 그것도 올려야...
내가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간 것은, 결정적으로는 아키야의 절망어린 비명소리에 의해서였다. 조금 피곤했던 탓에 잠시동안만 침대 위에 누워 있었던 중이었다. 시작은 아마 의자가 넘어지는 소리였다. 그 거친 소리는 제 아무리 피곤한 사림이라도 눈을 뜨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갑자기 고양이의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다른 소리들을 모두 가로막았는데 그 사이로 엄마를 목놓아 부르는 아키야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 같기도 하다. 그 때 나는 불길한 기운을 느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은은하면서도 불쾌한 소리, 무언가가 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자 울음소리가 그쳤다. 그 때, 아키야가 비명을 지른 것이다. 거실로 나가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그 광경은 아직도 선명하다. 불에 휘감긴 자루, 공허한 눈빛을 한채 한 손에 라이터를 꽉 쥐고 있는 히라카와 하나, 바닥에 주저앉아 무언가를 중얼거리면서 떨고 있는 아키야.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을 느끼면서 아키야를 진정시켰는데 히라카와 하나는 위태로운 발걸음을 옮겨 컵에 물을 담아오더니 불 위로 기울였다. 연거푸 같은 행동을 계속하자 바닥에도 일부 옮겨 붙은 불은 꺼졌고, 남은 것은 검게 탄 자루였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시선을 옮겨 그것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이미 다 알아버렸다. 히라카와 하나를 올려다보니 그녀가 얼굴 위로 떠올린 표정은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져 있었다. 절망적이고도 잔혹한 표정이었고, 웃기게도 그것은 숨기는 것 없는 그지없이 솔직한 표정이기 또한 하였다.
유키의 시체는 여전히 검은 자루에 담긴채로 거실 구석에 방치되어 나중에는 썩은내까지 났다. 몇 번 그 시체를 매장하려고 시도해보았지만 낮에는 히라카와 하나가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게 주먹을 휘둘렀고, 밤에는 아키야가 처절한 목소리로 유키를 다른 곳에 보내지 말라고 애원했던 탓에 모두 헛수고가 되어버렸다. 그 사건 이후로 히라카와 하나가 우리 형제를 어떤 식으로 대하였는지는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겠다. 주먹이나 발로 맞았으면 그것은 그나마 무사히 지나간 것이었고, 다른 사물로 맞았다면 그것은 중간, 심하게는 목을 졸리거나 날붙이로 베였다. 뭐, 더 이상 떠올리기 싫다.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고문에 가까운 가정폭력이었다. 그것에 최대한 아키야는 당하지 않도록 나는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그러면서 히라카와 하나의 눈치를 살피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간혹 사람에 대해 혼자 묵묵히 파악하는 버릇이 생긴 것일테다. 공포의 와중에도 히라카와 하나를 유심히 보면서 자연스레 그녀의 발언에도 신경쓰게 되었다. 그렇게 하다보니 얻은 진실이 바로 나와 아키야가 그녀와 코미키 히로시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라는 것과, 그녀가 그 전에도 어떻게든 코미키 가와 연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사생아였다는 사실은 어린 나이의 나에게는 순간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그 일순간 뒤로는 꽤나 침착하게 그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절대로 좋은 영향을 받았을리가 없었던 그 시기에 내가 어떤 식으로 제정신을 유지했는가 싶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당시 히라카와 하나를 굉장히 증오했으며, 진심으로 그녀를 죽일 궁리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언제, 어디서, 무엇으로, 어떻게 죽여야 가장 고통스럽게끔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그치지 않았다. 그 미친 생각은 히라카와 하나와 아키야 앞에서는 감추었다. 뒤틀린 내심을 감추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으며, 나는 조용히 히라카와 하나를 향한 살의를 키워나갔다.
사실 이어진 가을에 그 화재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미 미소를 지으면서 제 손에 히라카와 하나의 피를 묻히고 있었을 것이다. 나중에 나츠미와 조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그 사건은 누군가의 방화에 의한 것이었고, 그보다도 전에 일어난 노인정 화재사건도 같은 이의 소행이었다. 범인은 코미키 하루나. 뭐, 이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하지 않겠다. 지금은 히라카와 하나의 이야기를 계속하겠다.
히라카와 하나의 괴성에 의해 잠에서 깨어나니 방안에는 연기가 자욱했다. 그것만으로 화재임을 직감한 나는 아키야를 급하게 깨워서 굳게 닫혀있던 방문을 열고 우선 거실로 나갔다. 연기 때문에 기침이 멈추지 않아도, 급히 잡은 손잡이가 뜨거워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불지옥이 되어버린 거실로 나가자 히라카와 하나가 거기에서 소리를 막 지르면서 어쩔 줄을 몰라하고 있었다. 겁이 많았던 아키야는 눈물을 터뜨렸고, 나는 침착하게 그 녀석을 데리고 불을 피하기 위해 현관으로 향했다. 그래, 그 때였다. 히라카와 하나가 소름끼칠 정도로 날카로운 비명을 내질렀다. 무심코 돌아보자 커다란 불이 있었다. 붉기 그지없는 불이 그곳에 있었다. 아니, 그것은 불에 휘감긴 히라카와 하나였다. 이성을 잃은 그녀는 불타면서 몸을 이리저리 휘저었다. 죽음에 가까워져 가는 비명을 계속 지르다가 결국에는 바닥에 쓰러졌다. 나는 멍한 눈빛으로 그 모습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어디선가 본 듯한 광경이었다. 몸부림조차도 못하게 된 히라카와 하나는 점점 검게 변하였다. 거실 구석에 방치되었던 자루 또한 불타고 있었다. 탄내가 났다. 히라카와 하나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여태껏 바라고 또 바라왔던 풍경이었다. 나는 웃기 시작했다. 우는 아키야를 신경쓰지도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은채로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며 폭소했다. 신고를 받아 출동했을 소방대원이 들어오고, 구조 당하는 와중에도 미친 듯이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아이 두 명을 구조해가는 소방대원은 분명 공포어린 시선으로 나를 보았을 것이다. 웃는 나의 모습은 명백히 광인의 모습 그 자체였을테니까. 집밖으로 나가자 나는 어째선지 사람들을 피해 아키야와 함께 한적한 곳으로 갔다.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흘기듯 바라본 집의 그 불타는 붉은빛이 너무나도 선명했다. 나는 조용히 히죽히죽 웃었다. 불현듯, 과거 우리 형제가 히라카와 하나와 함께 간 여름축제에서 본 불꽃놀이가 떠올랐다. 나는 타마야, 라고 작게 읊조렸다. 이내 다시금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아키야의 어깨를 잡고 그 기쁨을 토로했다. 눈앞이 부예져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아키야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왔다. 형은 왜 우는 것이냐고. 나는 그것이 아키야의 착각일 것이라고 일축하다가 무심코 눈가에 손을 가져다댔다. 따뜻한 물이 손을 타고 흘러내렸고, 시야는 다시 선명해졌다. 분명 히라카와 하나와의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린 탓에 심경이 복잡해졌던 것이다. 나는 주저앉아 웃는 동시에 울고 말았다. 그 뒤로의 기억은 끊겨 있다. 여기서부터는 짐작인데, 코미키 아야코가 우리 형제를 기절시키고 코미키 가의 저택으로 데려간 것일테다. 왜냐하면 그녀는 코미키 텐마의 충실한 부하이니까. 그리고 코미키 텐마가 능력으로 우리 둘의 기억을 조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3년이 지나고 의도치는 않았지만 반지를 부숨으로써 나는 기억을 전부 되찾아버렸다. 이상하리만큼 냉정했던 나는 갑작스레 들이닥친 그 모든 기억들을 빠르게 이해하였다. 모두 납득하고 히라카와 하나에게서 생일 선물로 받았던 여섯 개의 피어싱을 확인하고 나니 모두 이해가 되었다. 어째서 코미키 토오야로서 보내온 시간동안 코미키 히로시가 저를 눈엣가시처럼 대하였는지 또한 알 수 있었다. 실소가 나왔다. 저로부터 나온 사생아가 영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저를 잇는 후계자의 자리를 차지한다니,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오는 일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 때 묵묵히 생각하였다. 그래도, 히라카와 토오야로서 보내온 시간보다는 훨씬 낫지 않은가. 자유로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 고통의 나날보다는 확연히 지금이 낫다. 나는 당시 그렇게 생각하였다. 완전히 코미키 토오야로서 이곳에 남고 싶다고. 무심히 고개를 들어올리자 거울 속의 자신과 시선이 맞았다. 칙칙한 자색 눈동자가 눈에 띄었다. 이제 와서 말하지만 나와 아키야는 히라카와 하나와 닮은 구석이 거의 없다. 그녀에게서 유일무이하게 물려받은 곳이 바로 이 눈동자의 색이었다. 나머지는, 특히 나는 코미키 텐마와 코미키 히로시의 외모와 꽤나 닮아 있었다. 그렇기에 그 때 거울을 통해 본 저의 자색 눈동자에 나는 분노를 느꼈다. 강한 증오심에 휩싸였다. 나는 히라카와 하나에게서 받은 흔적을 일체 없애버리고 싶었다. 그렇다면 이 눈을.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손을 뻗어 책상 위의 커터칼을 움켜잡았다. 그와 동시에 날을 꺼냈다. 드르륵거리는 소리가 불쾌하게 다가왔다. 미세하게 빛을 반사해내는 그 날을 공허한 눈으로 응시하다가 결심한 듯 그 끝을 제 눈으로 향했다.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호흡은 거칠어졌다. 나는 내 눈을 스스로 도려내려 하였다. 이를 악물고 칼을 쥔 손에 힘을 주어서ㅡ
//으아아아아 갱신과 동시에 드디어 제 3막 후다닥 올리고 센하주는 외출 갑니다앗!!(스르륵)(순식간) (그냥 도주다)
유혜의 얼굴에 언뜻 부끄런 미소가 떠올랐다. 별달리 큰 의미가 있는 미소는 아니었다만, 그게 그리도 부끄러웠던건지. 약간 물들은 귀끝을 가만히 만지작대며 그녀는 느릿히 고개를 까딱였다.
“ 그렇게 말하는 것치고는 네가 너무 잘 만들었던데. “
아직도 그 달큰한 사탕의 맛을 잊진 못했다. 저가 좋아하는 초콜릿맛이 나도록 어여쁘게도 만들어주었던 작은 꽃다발. 그걸 만들고 있었을 그를 떠올리니 다시금 미소가 피어오르는 그녀였다.
“ 편지에 쓰는 것만으로도 너무 떨려서. “
그러고는 희미한 미소로 뒷말을 대신했다. 어딘가 씁쓸한 듯 비추어진 그의 얼굴에 그녀는 두 눈을 느릿히 깜빡이며 그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너는 어찌 이리도 속마음이 잘 비쳐나는지. 달밤 호수에 비친 달을 보듯 보이는 너의 빛바랜 감정에, 그녀는 느릿히 제 입술을 떼내며 수 많은 단어를 떠올렸다.
“ 고치지 않아도 좋았을텐데. “
느릿히 뻗어잡은 네 손의 온기가 얼마나 따스한지. 별안간 그가 잡고 있던 비닐봉투와 바닥이 맞닿는 둔탁한 소리에 한 번 놀라 두 눈을 느릿히 깜빡이더니, 제 손을 잔뜩 감싸오는 온기에 다시금 놀라며 제 얼굴을 수줍게 밝혀냈다. 아무리 숨기려해봐도, 어여쁠대로 만개한 그 미소는 좀처럼 지워지지가 않더라.
“ 그냥,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네가 좋아. 정말 너무 좋아서, 함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
감히 담아낼 단어가 어디 있을까. 가랑비에 옷이 젖듯 그렇게 천천히 스며들어 어느새 그가 그녀의 일부가 되어 있더라. 부드럽게 맞잡힌 손을 통해 전해지는 온기가 너무도 소중해서, 그녀는 조금 더 그 온기에게로 파고들었다.
“ 나도, 내 선물에 네가 행복해 해서 다행이야. “
그 씁쓸함이 사라진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가 느릿히 미소를 떠올렸다. 나는 이기적이어서, 너의 가장 큰 행복이 되고 싶다. 나로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평생의 행복이 나였으면 좋겠다. 미치도록 이기적이고 욕심많은 생각이었다.
이윽고, 그 미소가 예쁘다는 그의 얼굴에 아까보다도 붉어진 미소를 피워내는 그녀였다. 내가 정말 이 커다란 행복을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 나는 너를 만나 비로소 행복했고 너를 만나 사랑을 했으니, 네게 진 빚이 너무도 많아 이 목숨이 시들기 전까지 부지런히 갚아도 모자르겠구나. 어여쁜 미소가 다시금 피어올랐다. 저의 머리를 쓰다듬는 그 손길에 제 마음을 맡기며, 그녀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 이기적이라 생각해도 좋아. 나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랑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어. 네게 안긴 모든 감정을 쓸어내고, 그냥 나랑 행복했으면 좋겠어. “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나의 오만한 욕심으로 얼룩진 말이었다. 네 얼굴에 비치던 씁쓸함이 내 마음을 아프게 만들어서, 나는 아프고 싶지 않았기에 나의 이기심으로 너를 행복하게 만들고 싶었다. 차마 흐르지 못한 사랑한단 한마디를 삼켜내며 그녀는 제가 쥐고 있던 그 손가락을 놓지 않겠다는 듯 꼭 부여잡았다.
//안이 센하야........(오열) 죽을 생각이었다니.... 안돼....... 아니야.....(쓰러짐
죽는다는 게 두렵지 않았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을까. 무리겠지. 절 기억하겠단 권주의 말에 울음은 그쳤으나, 쉽사리 웃어 보이지 못했다. 그렇게나 듣고 싶었던 말이었지만. 너무 걱정을 시킨 거 같아서. 시간을 조금만 뒤로 돌릴 수 있었더라면, 방금 같은 실언은 하지 않았을 텐데. 어느덧 다가온 권의 손길에 살짝 망설였다. 허나 거부하진 않았다. 이전 보다 또렷해진 시야로. 한참을 권을 바라보다간, 권의 손을 조심이 힘을 주어 잡아 쥐었다. 앞으로 우리는 이 순간을 추억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