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엄....한번은 나타날지도요...? 아..아마도....? 몰라요. 저 이 스레 끝나면 뭐할지... 또 다른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고, 그냥 익명체가 되어서 돌아다닐지도 모르고, 난민이 될지도 모르고 어디 스레에 소속될지도 모르고.에잇..! 4개월뒤에 제가 어떻게 될진 나도 모른다..!
퇴근 시간이었을 때, 나는 내 이름이 적힌 새하얀 상자를 금이야 옥이야 소중히 안은채로 방에 들어갔었다. 안에 들어가서 또 다시 상자의 덮개를 열어 그 안을 멍하니 바라보았었던 것이다. 행복한 웃음이 멈추지 않았었더라. 그 때 비로소 깨달은 것이었다. 나라는 인간도 그런 평범한 모습을 보일 수 있구나, 라고.
곰돌이 모양 사탕과 하트 모양 사탕. 두 가지의 사탕을 골고루 담은 조그마한 병을 들고 나는 밖으로 나섰다. 주머니에 넣은채로 원하는 때라면 언제든지 하나든 둘이든 꺼내서 입에 넣을 수 있도록. 밖으로 나간 이유는 요리를 할 재료를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버터쿠키를 요리할 재료. 저번에 유혜에게 언젠가 맛있는 버터쿠키를 주기로 약속했으니까. 눈을 가늘게 뜨면서 나는 버터쿠키의 재료 고르기에 심사숙고하였다. 이따금씩 유혜가 만든 사탕의 달콤함을 맛보면서 나는 마트에서 나와 다시 서로 향하였다. 곰돌이 모양 사탕을 바라보다 입에 넣으면서 생각하였다. 역시 아깝다.
서에 들어가서 층을 올라갔다. 익숙해진지 오래인 발걸음으로 느긋하게 저의 방으로 돌아가는데, 그 근처에 있는 사람을 보고 무심코 "어라"하는 소리를 내었다. 유혜였다. 그녀가 내 방 근처에 서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궁금증도 잠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얼굴을 보고 이내 깨달았다.
"뭐야, 기다릴 거면 미리 말해놓지 그랬어. 더 빨리 올 수 있었는데..."
유혜게 다가서고 말하면서 미안하다는 듯이 말끝을 살짝 흐렸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행복한 감정이 들어서, 옅은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아무튼 어쩐 일이야? 화이트데이라서?"
태연한 목소리로 물어보지만 네가 먹는 막대사탕을 보고 멋쩍은 듯 괜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볼을 긁적이는 내 모습은 본내를 알려주고 있는 것 같았다.
얕은 잠에서 깨어나버린 강준은 짜증스러운 표정이였다. 이게 도대체 며칠 째인건지. 새벽이 될때마다 매번 잠을 방해받아, 그는 정말 피곤하게 보였다. 옆에서 누워있는 원인을 쳐다본다. 방이 따로 있었으면 이런 건 안 봐도 될텐데. 얼굴을 가리고 허리를 한껏 구부려서 움츠린 자세로, 꿈에서 뭔가에 깔려 죽어가는 건지 뭔진 모르겠지만, 힘들게 끙끙거리며 식은땀을 흘리기에 보는 사람이 다 안쓰러워 보일 지경이였다. ...동생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는건 본인도 싫어 할 것이다.
정말 귀찮다는 듯이 신경질적으로 제 머리카락을 마구 헝큰다. 그리고선 버릇처럼 형의 팔뚝을 살짝 터치하려한다. 하지만...
'뭔가 이상해...'
무언가에 막혔다. 아니야, 통하긴 했지만 효과는 금세 사그라들어 무용지물로 돌아가버렸다는 느낌. 이라지만 이런 일은 전혀 없었다고...! 얼이 나가 형의 뒷통수를 쳐다보고 있자니, 형의 목소리였지만, 어째선지 울먹이고 있는 웅얼거림이 들려왔다.
"죄송합니다...! 제가 윽... 잘 못했어ㅇ... 미안해... 비겁하게... 나는... 그때..."
떨리는 목소리, 거칠게 들이내쉬는 호흡, 등이 가늘게 진동하고 있어서 차마 건들지 못 하였다. 발작하듯 사과를 쏟아내는 권주를 보고. 강준은 그저 멍하니, 그곳에 주저 앉아있었다.
"나...나는... 그날, 나는... 어째서 죽지 않... 이건 잘 못됐..."
의미를 모르겠어. 도대체 무슨 꿈을 꾸고있는거야. 어째서저런 말을 하는 영문을 모르겠다고. 전에는 이런 적 없었었다. 그냥, 조금 꿈을 험하게 꾼다고만 생각했는데. 형이 하는 실언들을 고스란히 듣고 있다가 어느 순간에 황급히 그의 어깨를 흔들고 소리를 질렀다.
"일어나! 형! 정신 좀 차..."
그러나 깨우려고 하자마자 스르륵 일어나는 자신의 형을 보고 더더욱 당황해 버린다. 권주도 갑자기 다급하게 깨운 것 조금 당황했던건지 잠시 텅 비어버린 눈으로 강준을 바라보다 금세 뭐라 말을 꺼냈다.
"권강준...? 갑자기... 왜?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아... 그게... 아무것도 아니야... 깨워서 미안."
너무나도 태연자약한 반응. 방금 덜덜 떨던 그 사람이 맞았던걸까? 눈 앞의 남자는 평소의 그 형이 맞아서, 오히려 위화감 까지 들었다. 강준은 얼떨결에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
"그냥... 조금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아니야, 그냥 바람이 창문이 부딫치는 소리였나봐."
"뭐야... 진짜 아무 일 없는거야? 다행이네... 그건 그렇고 더 자둬. 새벽에 깨어있으면 하루종일 피곤하니까."
그렇게 말하고서는, 권주는 일어서서 욕실로 향하였다. 기억을... 못하는건가? 강준은 그런 형의 뒷모습에 대고 뭐라 말을 하려다, 그냥 입을 다물어버렸다.
기다림의 끝에 들려온 그의 목소리에 그녀가 고개를 들어 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았다. 의도하지 않아도 떠오르는 밝은 미소와 함께, 그녀는 역시나 저와 같이 미소를 띄우고 있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느릿히 제 입술을 떼내었다.
“ 그냥, 놀래켜주고 싶었는데. ”
그녀는 그리 말하며 제 어깨를 으쓱였다. 제대로 놀래킬 심산이라면 이 근처 어디에 숨어있다가 왁 하고 튀어나오면 될 일이었다만. 그렇게 대놓고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으니 놀래키고 싶었다는 말은 어딘가 앞뒤가 들어맞지 않는 것같기도 했었다. 어떠한 계획도 없이 그저 네가 보고싶어 온 것이었으니 별다른 이유가 있었을까. 멋쩍은 듯 제 목덜미를 긁적이던 그녀가 다시금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겸사겸사, 보러 왔어. ”
차마 보고 싶어서라는 말을 꺼낼 수는 없었던걸지 그녀가 제 볼을 긁적이는 센하를 바라보며 옅게 미소를 지어올렸다. 다만 제 귀가 조금 밝게 달아올랐으니 그 속마음을 눈치 챘을 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그러고는 그야 말로 어디를 다녀왔던건걸지 궁금해진 그녀가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으며 질문을 던졌다.
“ 그런데 어디 다녀온거야? 손에 들린 건? ”
사실 하고 싶은 질문은 산더미였다. 제가 준 사탕은 어땠는지, 맛은 있었는지, 마음에는 드는지, 제 편지를 읽어 보았는지. 그 생각을 하자 별안간 얼굴이 조금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지는 그녀였더라. 아무래도 몇 번이나 글씨를 고쳐쓰며 결국에 완성해낸 그 편지가 조금 부끄러워지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다만, 조금 의미를 더하고 싶은 마음에 그랬던 것이니 후회는 없으면서도.
“ 사탕은 어때? 직접 만든건데. 맛있었어? ”
동시에 제 입안에서 퍼져나가는 달콤한 맛에 살풋 미소를 떠올리며, 그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평소에는 울릴 일이 없던 휴대전화에 낯선 전화번호가 내비친 그 순간에, 차라리 그 불행을 직감하고 현실로부터 도피했다면 어땠을까. 그 전화를 받지 말고 은연 중에 느낀 불행에게서 도망쳤다면 어땠을까. 그녀가 느릿히 제 눈을 감았다. 후회로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었기에, 그녀는 말 없이 숨을 삼킬 뿐이었다.
*
“ 전혜정 씨 따님 되십니까? “
그 이름을 들은 것이 너무도 오랜만이라 하마터면 ‘그 사람이 누구인데요?‘ 라는 바보 같은질문을 던질 뻔 했더란다. 다만 그 이름의 주인이 누구인지 기억하는 일은 수 초도 걸리지 않아, 그녀는 가라앉아 축축해진 목소리로 긍정의 대답을 내놓을 수 밖엔 없었다. 그 낯선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예사롭지는 않았기에, 그녀는 열심히 두드리던 컴퓨터 자판에게서 손가락을 떼내고야 말았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11시 29분의 축축한 공기와, 그 남자가 들인 무거운 공백과, 그리도 따사롭던 햇살과 푸르던 하늘을 그녀가 어찌 잊을 수 있었을까.
“ 사망하셨습니다. “
순간 심장이 덜컥이며 제 기능을 멈춘 것만 같았다. 머리는 멍해졌으며 귓가에는 알 수 없을 소음이 떠돌아 그녀의 정신을 헤집어놓았고, 도저히 생각이라는 걸 이어갈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보호자, 어려움, 전달, 사고. 단어들이 어지럽게 머릿 속을 떠다녔지만 그녀는 그 어떠한 말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져 휴대전화를 쥔 손을 제 귓가에서 튕기듯 떼내어 통화 종료 버튼을 몇 번이나 반복적으로 눌러댄 뒤에야,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울컥 치미는 눈물을 떨구는 수 밖에는 없었다.
그렇게, 다시 한 번 겪은 죽음은 결코 아름답지 못했다.
지병을 앓고 있긴 했지만 건강한 사람이었다. 이제 겨우 50대 후반이 된 여자였으며 당신이 앓고 있던 지병이라 해보았자 그다지 큰 병도 아니었다. 그랬기에 솔직히 솔직하게 말해서, 저보다도 오래 살지도 모를 여자라 생각했다. 그런데, 당신은 왜 허무하게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낸건가. 구토감이 몰려와 그녀가 제 입을 틀어막았다. 제 위에 집어넣은 음식물도 없었지만 제 몸을 끊임 없이 역류하는 저것이 무엇일지 의문이 피어오르더라. 바닥에 다리를 굽혀 주저앉아 입을 틀어막았지만 그 시리게도 아플 감정은 그대로 그녀의 몸 밖으로 흘러내리고야 말았다.
*
“ 병원으로 호송 되시는 사이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저희가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
신고가 늦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살 수도 있었지만 당신은 죽었다고 했다. 누군가가 당신을 발견해 조금만 더 빠르게 신고를 해주었다면 지금쯤 당신은 멀쩡히 살아있을 수도 있을 일이었다. 의사는 조심스럽게, 수사를 요청하겠냐고 물었다. 웃기는 일이었다. 그녀 자신이 경찰이었는데, 자신의 직업이 경찰이었는데. 우습게도 제 가족을 죽인 이는 찾지를 못하고 있었으니. 당신의 시신은 영안실에 있다고, 제 앞의 남자는 수 없이 반복되어 결국에 무뎌진 그 목소리로 말을 마쳤다.
차를 타고 거의 한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한 병원에서. 그녀는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머리를 감싸고, 울음을 토하고, 결국에 엄마라는 단어를 수 없이 불렀다. 당신을 없는 존재로 치고 살겠다 다짐한 저였는데 왜 정작 당신이 제 곁을 떠나자 그리도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파온건지 그녀 스스로는 전혀 알 길이 없었다. 이제 진짜로, 당신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마냥 그저 울음부터 터져나오더라. 그렇게 미워하던 당신인데도 막상 그 소식을 접하니 머리가 멍해지더라. 그녀는 처음부터 증오로 옭아진 관계라 생각했는데, 우습게도 당신을 잃고 나니 그 어떠한 말도 나오질 않더라. 그저 막힌 목을 손으로 조이며 어떠한 단어라도 내뱉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에 흐르는 건 사람의 것이 아닌 울음이더라.
*
마지막으로 갔던 게 아마도 작년 1월 즈음이었던가. 흐릿한 기억을 헤집어 도착한 당신의 집은 너무도 차가웠다. 무거운 철문이 열리는 순간부터 자신을 엄습해온 썰렁한 공기는 정말 이것이 평범한 가정집의 공기가 맞는 것일지 의심스러웠고, 모든 걸 포기한 눈망울로 둘러본 당신의 집안은 정말 최소한의 것들로 차들어 간결하고도 단조로웠다. 그나마 집안에 생기를 북돋아주는 것이라곤 당신이 아끼던 화분 두어개였으니. 생명이 마르는 회색빛의 집안을 몇 번이나 서성이며 그녀는 당신의 온기를 찾으려 안간힘을 쏟아내었다. 거실 하나에 방과 화장실이 하나씩 딸린 작은 아파트에서 살아온 당신의 흔적들을 되짚어보니 그녀의 얼굴에 헛웃음이 절로 떠올랐다. 잘 정돈 된 이불들과 기타 식기들, 거의 텅 비어버린 냉장고와 식탁. 그 사이에서, 그녀는 당신이 왜 우리 가족의 가족사진이 끼워진 액자를 그리 소중히도 보관해놓은 것인지 이해가 가질 않아, 그 액자를 부여잡고 바닥에 주저 앉아 버렸다.
당신이 깨부숴버린 행복을 왜 당신이 그리워하고 있는건지, 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어 반쯤 열린 창문틈으로 살랑이는 봄바람에 얼굴을 파묻어 액자를 품에 안고 한참이나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는 그녀였다. 당신을 이해할 수가 없었고 당신을 이해하고 싶지 않았었다. 하지만 당신은 내 곁에 없었으니 이제는 당신을 이해하고 싶어도 이해할 수가 없겠구나. 그녀는 지나온 과거를 저주했다. 자신을 저주했고 당신을 저주했다. 끝까지 자신의 인생을 바닥으로 구겨버린 당신을 원망하며, 하늘에게 빌었다. 모든 업보는 제가 질테니, 당신을 한 번만 만나게 해줄 수는 없겠느냐고.
당연히도, 신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
거실 한 가운데 전시된 액자에는 딱딱히 굳은 채로 꽃다발을 안고 있는 경찰대학교 졸업 때의 자신과, 그 옆에서 조금 떨어진 채 역시나 굳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당신이 있었다. 당신은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과거의 당신을 저주했을까, 후회했을까. 조금이라도 용기를 내보려했을까, 지나온 과거를 쉬쉬하며 묻으려 했을까. 이제는 알 수 없을 일이었다.
다음생에 당신이 태어난다면, 그녀는 당신이 자신의 딸로 태어나주길 바랬다. 나는 적어도 당신보다는 좋은 엄마가 될테니, 내게도 당신에게도 다음생이 있다면 당신은 나의 딸로 태어나주길 바라.
타미엘주: 어...음.. 타미엘도 해피..? 타미엘:(목에 걸린 목줄을 보여준다) 이런 걸 차고 있는데요? 타미엘주: 넌 인생의 승리자잖아! 능력도 현실에서 가질 기회 온다면 바로 캐치할 정도로 지젼 쩌는 거지... 잘생기고 멋지고 아무튼 무슨 칭찬을 해도 모자랄 것 같은 애인도 있지... 타미엘: .....(맞는 말이긴 한데. 과거가 그래서 영 그럼)
Case 1 범인 형탁: 3 Case 2 범인 지현: 3.5 Case 3 범인 시호: 6 Case 5 범인 강우: 4 Case 6 범인 희진: 5 Case 7 범견(?) 렛쉬: 9 Case 8 범인 한올: 9 Case 10 범인 태훈: 19 Case 11 범인 찬기: 21 Case 12 범인 오진: 24 Case 13 범인 해문: 30 Case 16 범인 이름 불명: 45
R.R.F 소속 알파: 48 R.R.F 소속 베타: 45 R.R.F 소속 감마: 53 R.R.F 소속 델타: 640 R.R.F 소속 그 분: 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