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을 하는 이들을 바라보면서 서하는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손가락을 퉁긴 후에 자신의 테이저 건을 챙겨서 허리에 찬 후, 그는 앞장서서 출구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하윤아. 혹시 모르니까 모니터링 해 줘. 알았지? ...그리고 다들, 고마워요.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장비는 확실하게 챙기세요. ...제가 파악하지 못한 것을 저들이 파악하지 못할 리가 없으니까."
나른한 느낌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마냥 평소와 비슷한 나른한 느낌은 아니었다. 무언가를 느끼고 있는 것일까. 아무튼 서하는 모두에게 장비를 확실하게 챙기고 따라나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자신은 큰 대형 경찰차의 운전석에 앉아서 출발 준비를 서둘렀다. 그리고 거기에 모두가 타는 순간, 바로 출발했다. 자신이 찾은 그 포인트를 향해서...
문제의 장소. 그곳은 북쪽 지구의 정중앙에 위치한 장소였다. 그곳에 있는 것은 정말로 황폐한 대지와, 폐가와 다를 바가 없는...말 그대로 정말로 조용하고 낡은 연구소 하나 뿐이었다. 그 근처에서 차량을 세운 서하는 가장 먼저 내렸고, 그 연구소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여기에요. 다들 내리세요. ...일단 말하자면, 여기엔 옛날에 뇌파 연구소가 있었다고 되어있어요. 지금은 위치를 이전했기에 건물은 그냥 방치되어있는 느낌이지만 말이에요. 하윤아. 보이지?"
ㅡ네! 보여요!! 확실히 황폐한 곳이네요. 정말로 그곳에, 월드 리크리에이터가 있을까요? 아무리 봐도...
"...일단 조사는 해봐야지. ...나 혼자 조사하기 귀찮아서 이렇게 사람들도 데리고 왔으니 말이야. ...그럼 주변을 조사해볼까요. 일단?"
이어 서하가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그의 발 바로 앞에, 뭔가가 빠르게 날아오고 땅에 명중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날아온 공격에 서하는 표정을 굳히고 살짝 뒤로 물러섰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와는 별개로 방금 무언가와 명중한 곳에선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강한 열이 동반되는 것일까. 검게 그을린 자국이 참으로 인상적인 느낌이었다.
>>695 ...음..이걸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 일단 전재조건부터가 잘못되었다고 해두겠습니다. 자신을 노리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것을 막기 위해서 힘을 준 것이 아닙니다. 하윤이의 모두가 무사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에 반응한 것이라고 해야겠죠. 그리고 R.R.F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는 것에 대한 답변은... 위키의 용어 설명. R.R.F 부분을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메이비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서하는 작게 혀를 차면서 손가락을 퉁겨서 그녀를 다시 자신이 있는 쪽으로 전송했다. 그와 동시에 그녀가 서 있던 곳으로 또 다시 뭔가가 빠르게 날아와서 명중했고, 그곳에선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기 시작했다. 모두가 경계하는 가운데, 폐가, 혹은 폐허나 마찬가지인 연구소 쪽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걸어왔다. 점점 가까워지는 이는 곧 누군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고, 곧 그 사람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것은 R.R.F의 멤버. 코드네임 감마. 용성이었다. 오른쪽 손에, A.E 라고 쓰여있는 탄창이 꽂혀있는 붉은색 소총을 들고 있는 그는 아무런 말 없이 모두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가 든 소총은 총구가 상당히 긴 느낌의 특이한 형태였다. 그것을 바라보며 서하는 작게 다시 한번 혀를 찼다. 어째서 그러하는지는 아는 이가 적어도 지금 이곳엔 없었다. 아무튼 모두에게 하윤의 통신이 들어왔다.
ㅡ저건... R.R.F 소속의 코드 명 감마에요! 모두들 조심해주세요! 덧붙여서 그곳에 익스파 반응이 조금 남아있어요. S급이에요! 여러분들과 동급이니까 주의해주세요.
"...처음 보는 사람은 처음 보고 아닌 사람은 아닐테지. 그러니까 인사하도록 하지. ...익스레이버."
눈으로 모두를 훑어보던 용성은 매우 딱딱한 목소리로 모두를 바라보면서 자신이 입고 있는 양복을 정리했다. 그리고 서하를 잠시 바라보는 듯 하다가, 정말로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듯하가 다시 입을 열었다.
"...분명히 올 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었지만...이렇게 많이도 왔는가. ...상관없겠지. 하지만, 나도 무의미한 싸움은 싫어서 말이야. ...일단 말해두지. 이곳에 월드 리크리에이터는 존재하고 있다. 덧붙여서 난 아직 그것을 회수하지 않았다. ...물론 회수를 하러 갈 생각이지만... 그 전에, 잠시 대화를 나눠볼까?"
이어 그는 모두를 바라보면서, 아니 정확히는 서하는 조금도 바라보지 않고 질문을 던졌다.
"...너희들은 왜 이곳으로 왔지? 월드 리크리에이터를 얻을 참인가? 아니면 지킬 참인가? 지킨다고 하면 어째서지? ...너희들에게 이득이 가는 것이 있나? ...아니, 근본적인 것을 묻지. 월드 리크리에이터. 그 힘의 파편의 진실을 모르는 이는 여기엔 없다고 봐도 좋겠지. ...그러고도 너희들은...우리에게서 지키는건가? ...이런 세상을 위해서? 아니...더 간단하게 이야기하지."
이어 그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가 어쩌면 믿기 힘들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태연하게 꺼냈다.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 범죄를 방조하고, 리크리에이터가 발동하도록 내버려둔, [익스퍼 보안 유지부]의 의도에 따라서 움직일 참이냐?"
그녀가 용성의 손에 들린 소총을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였다. 일반적인 총알이라면 저렇게 바닥이 녹듯 파일리가 없는데. 익스파를 사용했나? 아무렴 좋을 얘기지만.
범죄자가 건네오는 대화라, 재미있네. 그녀가 느릿히 제 눈을 깜빡이며 실소를 머금었다. 범죄자 주제에, 대화를 운운하고 있다는 점이 웃겼던걸지, 제가 실소를 터트린 이유는 잘 알지 못했지만.
“ 아 뭐 따지자면 배신자네요. 아니 글쎄..., 따지면 그쪽도 범죄집단인데 뭘 깨끗한 척이시람. 그 쪽에서 무슨 짓을 했길래. “
...너무 쎄게 말했나, 다만 제가 느끼는 바를 가장 깔끔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한 문장이었다. 어차피 그쪽도 석연찮은 구석이 있긴 했다만, 범죄를 방조했다 라는 말을 들으니 조금 더 정보를 얻어도 좋겠다고 생각한 그녀였다.
“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판단은 우리가 내립니다. 범죄조직한테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다고요. 우리는 우리가 판단하기에 가장 이성적이고 정의로운 쪽으로 움직일거예요. 우리가 그쪽 의도대로 움직이는 거던, 아니던. 어쨌든 우리는 우리의 계획 하에 움직입니다. 아시겠어요? RRF단... 뭐? 감마씨? “
...자신은 없었다만, 뭐. 맞지 않겠어? 비록 정부의 개..., 아니 지팡이이긴 하지만서도. 그녀가 느릿히 미소를 지어내며 딱딱한 어조로 대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