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복장이니까요." 적어도 초상화 안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었으니까요. 라고 나긋나긋하게 말하고는 앉아도 되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나 결혼식 복장이라기엔 검었지만.. 그건 의도적으로 능숙히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성인이 아니었으니 약간 어설펐을지도 모를 일이었지만요? 알고 있냐는 물음에는 약간 아차. 한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기억해두세요. 치희. 당신은..정말로..없잖아요.. 안 그래요? "알고 있..지요.. 신기한 일은 아니예요. 학원에 다녔었으니까.." 끝까지 다니지 못하고 넘어갔.. 아니. 이 용어는 조금 생소하겠네요. 죽었지만요. 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실은 조금은 즐거웠나요? 아니지요? 예쁜 이름이라는 것에 이젠 영영 쓰지 못할 이름이지만요. 라고 씁쓸하게 말하다가 손을 뻗는 도윤의 모습을 보고는 눈을 깜박였습니다. 화사한 게 어울릴까요. 라고 중얼거린 뒤..
"전 그저 종이에 그려진 것일 뿐이니까요." 마법이 사그라들고, 물감이 바래고, 종이가 삭아 없어질 때까지.. 남아 있어야 하니까요..
하늘은 어둡고 달빛은 차갑도록 시렸으나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 절경에 걸맞지 않는, 마치 아름다운 작품 속에 실수로 튀어버린 물감과도 같은 처지가 된 기분에 그녀는 입안의 연한 살을 씹어내고야 만다. 결국에 스스로 목을 비틀어 죽어버릴 인생일 것을, 탄생부터가 뒤틀린 인생이었지. 어디서부터 이 인생이 꼬이고 더럽혀진 것인지가 궁금해 제 인생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보니 그녀의 탄생 부터가 이미 흙탕물에 담궈져 더러워져 있었더라. 이제는 웃음 조차 나지 않는, 신물이 날 정도로 질린 삶이었다. 이제 그녀는 죽음을 집어 삼키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책임따위는 얼어붙은 땅바닥에 내팽겨치고. 혹시나 저를 따라올까 맨손으로 피가 배어나올 정도로 악착스레 땅구덩이를 파서 그 안에 산채로 집어넣어 지붕을 덮기까지 해서라도 제 업보를 끊어내고 조용히 죽음을 들이마시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그녀는 차분히 내려앉은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았다. 가슴 한 켠에서 미련이 뭉친 감정 덩어리가 자꾸만 고개를 쳐드려들었지만, 그녀에겐 애써 무시하는 게 고작이었다.
" 피칠갑을 하더라도 어여쁜 얼굴이라 불러준다면야, 사양 않고. "
그녀가 미소를 흘려내며 입술을 달싹였다. 그러고는 반쯤 부러진 구두를 끌어내며 이슬이 내려앉은 잔디들을 짓밟아 그에게로 다가갔다. 전혀 흔들리지 않는 그 눈동자가 퍽 뻔뻔해 보이기도 했다만, 그녀는 결국 한두뼘 정도의 공간만을 남겨두고 바짝 그의 앞에 제 얼굴을 들이세웠다.
" 결국에는 제가 원하는 길을 걷게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하다면 제가 이긴 것이지요. "
살점이 튀기고 핏물이 바닥을 적시는 와중에도 그녀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대단한 인간이었다. 어쩌면 한참이나 뒤틀린. 제 손끝에서 사람이 죽어 나감에도 아랑곳 않고 그 어여쁜 미소를 지어내니 참으로 대단한 인간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양심따위는 아사 직전 먹어치워낸지 오래였으며 도덕이란 잣대를 들이밀기에 그녀는 너무도 불행한 인생을 걸어왔으니. 이제 그녀를 옥죄는 건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았다. 모두 그녀가 먹어 치워냈거든.
" 나쁘진 않겠습니다. 이리 된 거, 어떻게 구르고 찢기던 이제 상관하지 않을테니. 제 마지막 모습을 담아줄 눈동자 하나 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고개가 끄덕여지기 무섭게 곰방대를 쥐어 제 입에 무는 그녀였다. 곰방대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에 얼굴이 잠시 가려졌다가, 바람과 함께 바스라져 그 시야가 깨끗해졌다. 어쩌면 오랜 고민은 필요 없던 걸지도 모른다. 은연중에 저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의 편린이 그녀의 가슴을 깊게 찔러내고 있었으니. 그녀가 곰방대를 쥔 손을 아래로 늘어뜨렸다. 고민이 끝났다는 나름의 신호였다.
" 고민은 끝났습니다. 다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결론이 나질 않았으니, 원하는 대로 하시지요. "
>>564 ㄴㄴㄴㄴㄴㄴ솔직히 38이면 너무 아재아님?? 얘 솔직히 자기 외모 늙어가는거 못 봐서;; 독살 안 당한다 치더라도 늙기 전에 자살할듯;;;; ㅋ ㅋ ㅋ ㅋ ㅋ아니 님 좀 이상한 부분에서 설렘포인트 느끼시는거 아니예요?? 아니;; 저 좀 해보고 싶은데;;; ㄹㅇ루 안되는 거임? 살짝 제 진심어린 부탁인데도 거절하실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페이 주량 얼마인데요?? 츸사는 주량 좀 셀 거 같은데;; 근데 얘는 아마 자기 스스로 취하는게 싫어서 조금 느낌온다싶으면 지가 안 마실 거 같아요;;; 페이 멀쩡한척하면 옆에서 엄청 놀릴듯;;
>>565 그럼 전 현호주께 10고퀄 장인이란 칭호 드릴게요;; 저 지금 무척 어색해서 살짝 서먹서먹해진 거 같은데;; 안물안궁 한 번 해도 되는 각? 아 근데 님;; AU호인 일상 언제 해줌? 저 현호랑 제인이 결혼준비하는거 너무 보고싶은데;
무령 수장이라는 사람이 좀 독특한 취향이라서 그랬으려나.잠깐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는 뒤이어 들려오는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듯한 제스쳐를 취한다.뭐,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어서 저 복장을 택했다.라는 것은 정말 훌륭한 선택.신의 한수였으니까.지금 저 모습이 외모의 절정을 찍어주는 것 같았으니까.그리고 이어서 앉아도 된다는 허락이 떨어지자 고마워요 하고 가볍게 웃으면서 의자에 살짝 다리를 꼰 채로 편히 앉는다.
"어라,정말이예요?그러면 날 봤을지도 모르겠네~?"
그때의 나는 지금답지않게 엄청 방방 뛰고 엄청 활발하고 엄청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었으니까.문득 그때 생각이 나서 피식 웃음을 흘렸다.하여튼 나도 참 못 말리는 사람이었다니까 그때는. 아무튼 예전 생각을 하니까 또 무언가가 막 캥긴다.캥긴다.예전?어렸을때 봤던 오팔아이..?그래,분명 오팔아이를 어렸을때도 봤는데.여명에서..여명의...어디었더라.갑갑한 기분에 푸흐 하고 한숨을 내뱉었다.왼쪽 눈을 가린 앞머리가 팔랑 들렸다가 다시 차분히 덮어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에 조금 놀란듯한 모습을 보인다.
"..세상에나,어쩌다가요?나 조금 충격받았는데."
그 말은 접대용 립서비스가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었으리라.자신이 이렇게까지 정이 넘치는 성격이었는가가 다시금 캥기기는 했지만 뭐 아까 그랬듯이 자연스럽게 집어 치우도록 하고.아무튼 일단은 눈 앞의 어여쁜 숙녀분이 어쩌다가 그런 봉변을 겪었는지가 궁금했던 것이다.뭐,일단은 들어줄 의향은 있었으니까.자신과 같은 학원에 다녔다면,분명히 일단은 아는 사람일 것이다...만 지금은 기억이 단 1도 나질 않았다.정확히는 애매하다고 할 수 있었다.
"영영 쓰지 못할 이름이면 뭐 어때요.내가 지금이라도 불러드리면 되잖아.그치,치희 아가씨?"
영영 쓰지 못할 이름같은건 없어.일단 자신이 부름으로써 누군가에게는 쓰일 이름으로 되었으니까 만족하셨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글-쎄-다,과연 그림이라고 해서 그런 미소를 짓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요?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림에 그려져서 화사하지 못해야 한다면,지금 치희 아가씨도 화사하게 있을수 없는 거잖아~하고 피식 웃었다.솔직히,그림 속 인물의 외모 하나만큼은 화사하다고 자부해줄 수 있었다.아니,이건 화사한게 아니라 아름답다는 게 더 잘 어울리려나~아무튼.
제 소리를 내자마자 뒤에서 물음이 들려와 돌아보니 제 또래의 여자애가 이쪽을 보고있더라. 가로로 찢어진 눈이 냉하였으나 소리 등으로 보아 별거 아닌듯 보였다. 제가 중얼거린 소릴 들었던게지. 비슷하고도 다른 분위기가 재밌기도 하고, 허나 그외에 떠올린 것은 없다. 뭐가 예쁘냔 말에 대답 대신 저 앞의 동백나무를 가리킨다. 언제 봐도 아리따운 紅葉이다.
"예쁘게 잘 핀것 같아서. 동백나무. "
숨이 가쁘게 섞여 텅빈 목소리. 차분하나 지나치게 속삭이는 데가 있다. 적어도 네게는 잘 들릴테지. 그래도 가까이 있는 이들은 잘만 들었다. 오래는 끌지 못할 소리였다.
>>581 하;; 넘 다행;;; 저희 넘 잘 맞네요;;;; ㅇㅋㅇㅋ 서로 씻고와서 재회하죠;;;;;;;;;;;;;;; 다녀오삼;;;;;;;;; 저도 다녀오겠음;;;;;;
>>582 ㅇㅋ;; 안물안궁요^^ 아 결혼한거 ㅇㅈ합니다;; ㄹㅇ루 님들 잘 돌리다가도 갑자기 시리로 넘어가서 ㅋㅋㅋㅋ 저 살짝 당황스러웠잖음 ㅋㅋㅋ 음;; 님의 상냥한 마음씨는 잘 알겠는데요;; 그래도 앤캐잖아요;; 솔직히 현호주께서 뭐 맨날 제인주랑만 돌리는 것도 아니고 다른 분들이랑도 잘 돌리잖아요;; AU성인 시점으로 상황이 바뀌었는데 앤캐랑 새로운 상황으로 돌리고 싶어지는게 당연한거 아님? 전 솔직히 님이 하고 싶은대로 돌려주셨으면 좋겠음; 제가 보고싶어서 이러는건 아니고;
>>574 아 그럼 34세 어떰;;; 그때까지는 츸사 미모 빛날듯;;;; 아니 그리고 페이를 위해서 사람 죽이는데 안설렘?;;;; 전 설렘 ㅇㅇㅇ 되긴 되는데 페이 발 광나도록 닦고 가겠음;;;; 세균이란게 존재할 수 없을 정도로 ㅇㅇㅇㅇ 페이 주량 대충 평균 이하... 근데 지는 안 취한줄 믿고 놀러도 노 타격 ㅋㅋㅋㄱㄱㄱ 진짜 앉아 있을 때는 티 하나도 안나는데 문제는 일어섰을 때 ㅋㅋㄱㄱ 막 다리 풀리고 넘어지거나 전봇대보고 나무라면서 신기해함 ㅋㅋ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