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모든 것은 순식간에 결판이 나버렸다. 각자의 위치에서 모두가 움직이면서 정말로 순식간에 해문은 제압되었다. 움직일 수도 없고, 바로 눈앞에 총이 들이밀어지는 상황 속에서 해문은 이를 꽉 깨물었다. 정신을 차린 아이는 모두의 도움으로 무사히 해문에게서 빠져나올 수 있었고, 얼음벽 너머의 아이들은 제압되는 광경을 보지 못했으며, 타미엘이 있는 곳의 아이들은 일제히, 최면이 풀려났는지 모두들 어리둥절하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이어 서하는 우선 타미엘에게 통신을 보냈다.
"...그쪽의 문제..어떻게 되었어요? 뭔가 애들의 상황이 조금 바뀐 것 같은데..."
지속되는 공격. 그것에 흽쓸리면서 해문은 충격을 입으면서 뒤로 밀려났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제압당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월하의 오버 익스파가 발동하고 있었기에.. 폭발도, 결계 공격도 그에게 있어선 예상치 못한 일이었는지 이를 악물다가 웃어보였다.
"후후..후후후...그런가...너희들이 더 강했다는건가. 자...그럼 죽이라고...이지현 형사. 나에게 쌓인 것이 많겠지? 그때 당한 빚을 없애버리고 싶겠지? 크크큭... 하지만 착각하지 마! ...운이 없던 것 뿐이야! 나의 지배가...지배가 풀리다니..그깟..오르골 따위가...! 오르골 음악 소리 따위가..! 뭘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그런 것을 준비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내 익스파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준비했다는 것을 알았다면...!"
도발을 하는 듯 하다가 그는 피식 웃으면서, 분노한듯이 말을 내뱉었다. 이어 지현의 손에 전송이 되는 것은 익스퍼를 체포할 때 사용하는 푸른색 수갑이었다. 그것을 채우면 이 익스퍼, 해문도 체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지현이 무슨 행동을 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죽여보라고...날 죽이고 싶지? 눈앞에서 자살을 한 아이들을 생각해봐. ....그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나? 그 아이들이 죽은 모습이 보이지 않나? 너도..나와 같은 지옥으로 떨어지는거야.. 자...자..! 자...!!"
//뭔가 제압전이 생략되버릴 정도로 너무 깔끔하게 제압당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체포 뿐이로군요. 여러분들...너무 손발이 잘 맞는 거 아닙니까?(흐릿)
어느정도 상황이 마무리가 된 것 같자, 제이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확실히 처음 사건 맡았을 때와는 달랐다. 우리도 많이 맞춰지나봐요. 다친 사람도 없어서 다행이구. 그보다는……. 제이가 신해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분노를 있는대로 터뜨리는 그를 바라보는 것 같던 제이의 얼굴에 알 수 없는 빛깔 하나가 스쳐지나간다. 도발해서 어쩌게. 제이가 지현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한 번 돌리다, 이내 팔짱을 꼈다. 나설 권한은 없었다. 저 사람을 체포하느냐 쏴죽이느냐는 제 것이 아니다. 총을 든 건 상처를 가진 이지현이었다.
"일단은 최면이 풀린 것 같아요." ...경찰들에게 인수인계를 하고, 어느 정도 범인에 대해 적당한 핑계거리나. 사건을 만든 뒤 부모들에게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라고 말을 이었습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의 멘탈케어 및 비밀보장등등을 해야겠지만요. 라고 생각하고는 자신이 끼어들기도 전에 순식간에 끝난 것 같은 상황을 생각하고는 느릿하게 눈을 깜박였습니다. 지금 드는 생각은 아마도 기절했던 사람들을 적당히 자는 것처럼 모아둔 걸 잘했다.. 와 깨진 유리창을 삼켜 없앴다는 것 정도요?
감각 공유중에 '청각'만을 극도로 늘리고, 놈을 직접 쏘는 대신 귀 옆의 바닥을 향해 여섯 발을 모두 쐈다. 내 오버익스파의 세기를 조절 못하는 놈은 갑자기 증폭된 청력에 총소리가 더해져 머리가 아플것이다. 복수는, 이정도면 충분하다. 권총을 집어던지고, 놈에게 수갑을 채운다.
"당신은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 변명의 기회가 있고 체포구속적부심을 법원에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내 앞에서 권총을 든게 실수였어. 다음부터는 차라리 나이프로 날 위협하는걸 추천할게. 물론, 지난 사건과 이번 사건의 형량을 모두 받는 너에게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을 차렸다. 난, 또 정신을 제어하는 데에 실패한 것인가. 무표정인채 눈을 살짝 감았다. 구제할 방도가 없잖아, 이 수준이면. 유혜는 나를 어떻게 보았을지. 이번에야말로 실망하지는 않았을까. 놀랍게도 이 생각들은 사랑하는 이를 잃고 싶지 않은 어느 한 멍청이의 욕심이었다. 하하. 고개를 살짝 숙이고 헛웃음을 작게 흘렸다.
해문은 체포 당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아니, 아직은 몰랐다. 수갑을 전송 받은 이지현 씨의 선택에 따라 그건 갈리는 거겠지. 저번의 나 같은 바보 같은 짓은 말았으면 좋겠다.
조롱하듯이 도발을 계속하는 그 자식의 모습. ...'그 인간'은 저런 상황에 내몰리면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까. 웬만하면, 신나게 비웃어줄 수 있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는데. 공허한 무표정인채 그리 생각하였다.
이제 시간도 충분히 지났으니, 조만간에 나츠미와 자료를 정리하자. 몇 년씩이나 들인 정보들을 모두 정리하고, 충분한 수준이 되었으면. 시선을 아래로 살짝 깔았다. 코미키 히로시가 한국으로 온 것은 예상 밖의 일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