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포트를 올려놓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 보니 신입이 새로 들어왔다던데. 저도 슬 지나가며 들은 이야기라 자세히 듣진 못했지만. 이름이 다솔이라던가 했었지. 혀를 굴려 작게 이름을 발음해보다, 테이블에 축 늘어진다. 요즘 사건의 수위가 점점 커져가고 있었는데. 어째 참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온 지원병이다. 서장님이 손이라도 쓰신 건지 우연인 건지. 어쨌든 앞으로 손 부족할 일은 없겠단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R.F.F가 마음에 걸려온다. 최근에 일어난 사건의 범인들이 저희 아롱범 팀원들과 관계가 있어서. 이전엔 알트가 그랬고, 그다음엔 센하가. 그리고 지금은 지현이. 설마 신입에게도 그럴까 싶지만. 겪어 보기 전 까지는 모르니까. 앞으론 팀원들의 상처를 건드는 일이 없으면 하단 생각을 하다 물 끓는 소리에 고갤 든다. 미리 종이컵들의 티백에 뜨거운 물을 부어내곤 쟁반을 든 채 걸음을 옮긴다. 저희 사무실로 들어서다, 낯선 얼굴을 마주 하곤 걸음을 멈춘다. 타박 다솔에게 다가가 조심히 컵 하나를 건네보이며 방글 웃는 얼굴로 말을 건다.
일하는 시간 도중 찾아온 1시간 정도의 휴식 시간. 오늘은 가위바위보에서 이겨서 내가 먼저 쉬게 되었다. 그렇기에 나는 잠시 쉬고 온다고 말하고 2층에 있는 휴게실로 향했다. 그리고 2층 휴게실에서 캔커피를 뽑은 후에, 그것을 뽑은 후에 마셨다. 안 그래도 요즘 어린아이 유괴사건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단서는 제대로 나오지도 않아서 보통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니다. 아마도 저번 사건의 마지막에 정체를 드러낸 그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지. 정말로 한숨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단서를 숨길 정도면... R.R.F. 그러니까 그 녀석과 손을 잡은 감마. 나와 같은 요원 출신인 그 사람이 어느정도 관여하고 있다고 봐도 좋겠지.
"...안 그래도 따로 해야 할 일도 많은데 말이야."
자연스럽게 랭크가 오를 수 있는지에 대한 것도 관찰해서 보고서를 해야하고, SSS급 익스퍼. 통칭 '월드 리크리에이터'의 혈육, 정확히는 그 딸을 찾아야하는 것도 나의 일 중 하나다. 그런 것까지 함께 병행하려고 하니 체력이 버틸래야 버틸 수가 없었다. 정말 피를 토할 것만 같은 나날이다. ....진짜 귀찮은데 왜 일만 이렇게 점점 늘어나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이렇게까지 나에게 일이 몰리는건지 버틸 수 없었다. 솔직히 피곤하다 못해 토가 나올 것만 같았다. 이 커피가 없었으면 어떻게 버텼을지...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또 내가 힘을 낼 수 있게 해주는 것.
손가락을 가볍게 퉁긴 후에, 일단은 서랍 속에 넣어둔 은색 반지를 내 손바닥으로 전송했다. 이런 것은 또 언제 구입한건지. 이것을 구입할 만한 이는 딱 1명 밖에 없었다. 그 1명이 아니면 보통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니까. ...맞출거면 같이 맞추면 좋잖아. 이렇게 갑자기 반칙급으로 준비하는 것은 또 뭐람. 영문 필기체로 내 이름을 세길 정도면... 이것은 틀림없이 이전부터 준비를 했다는 이야기다. 아실리아. 나의 연인인 그녀가 이렇게 준비를 했을 것을 생각하면 절로 미소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정말, 이렇게까지 욕심나게 할 참이야? 이리 되면, 나도 진짜 어찌 해야할 지 모르겠는데."
이곳에 오고서 처음으로 욕심이 난 존재. 그녀에게 민폐가 될지도 모르지만 고백했고, 그녀는 나의 고백을 받아들이고 이제는 공개적으로 사귀고 있다. 물론 경찰이고, 최근 일이 넘치고 있으니... 조금 만나는 시간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같은 직장이니 보는 것은 거의 매일같이 보고 있다. ...일단 일은 확실히 해야하니, 지나가면서 인사를 하거나, 혹은 가끔 버터쿠키를 선물한다거나...하는 식의 일밖에는 못하고 있지만...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훅 들어오면 반칙이야. 아실리아."
작게 웃으면서 손바닥 안에 올려진 그 은반지를 바라보면서 작게 소리없이 웃었다. 대체, 이런 것은 언제 준비한건지... 꼭 감사인사를 해야겠지. 나중에 시간이 좀 나면 그때 만나러 가던가 해야겠네. 물론 지금은 일이 바쁘니까 못 만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발렌타인 초콜릿도 그렇고, 반지도 그렇고... 받는 것이 많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미소지으며 내 손 안에 든 이 작은 행복을 꼬옥 쥐었다. ...아실리아. 그녀는 정말로 욕심이 나는 존재였다.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내가 이렇게까지 마음을 먹게 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두려움을 느끼지만...그와 동시에 그런 것이 너무 행복하기에, 작게 중얼거렸다.
"...이렇게까지 크게 파고들줄은 몰랐지. ...그렇기에, 나도 안 놓을 거야. 절대로.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번 일만큼은..."
이번 일 만큼은 확실히 끝내리라 다짐했다. 이번 일만 끝이 나면... 내가 요원으로서 해야하는 일만 완수한다면, 그땐... 나도 어쩌면 여기서 계속 있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다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내 손 안에 들어있는 작은 행복을 꼬옥 쥐면서...
다솔은 습관적으로 안경을 올리려다 그제서야 자신이 오늘 렌즈를 끼고 출근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월요일에 항상 안경을 꼈는데 이유는, 그냥, 월요일엔 출근 준비하기 무척 귀찮으니까. 일종의 월요병일지도 모른다고 그녀 스스로 생각했다. 다시 말해서, 오늘 렌즈를 끼고 온 것은 그녀 나름대로 어어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증거였다. 물론 처음으로 아르바이트가 아닌 제대로 된 직장이라는 생각에 아침에 눈이 저절로 뜨인 이유도 있지만. 그렇지만 막상 서내의 자기 책상에 앉아있자니 한가했다. 처음 들어온 직후로 신문에 실릴 정도로 굵직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다행이었지만), 별 사고나 일 없이 월급을 받는 거야말로 그녀가 원하는 것이기도 해서, 그냥 책상에 앉아서 다시 한 번 이제 정리 할것도 없어 보이는 책상 정리를 하는 중에, 아마도 자신에게 인사하는 듯한 목소리가 귀에 들어와 뒤를 돌아보았다.
" 아, 안녕하십니까. 최다솔이라고 합니다. "
처음 보는 얼굴임을 알자 반사적으로 꾸벅, 정중히 목례를 하며 인사를 했다. 키가 큰 여성이었다. 이 경찰서엔 다들 키 큰 분들 밖에 없는걸까, 힐을 신고 와야 할까. 잠시 다솔은 생각하며 다시 원래 자세로 돌아왔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종이컵이 눈에 들어와,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하며 손에 받아들었다.
" 혹시 성함을 여쭈워도...? "
질문을 한 뒤, 뜨거운 것은 잘 못 마시기에 능력으로 살짝 냉기를 주어 차를 식힌 뒤 한모금 마셨다.
>>760 그거 해명아니잖아욬ㅋㄱㅋㅋ 이 사람이 지금 지은이를 어떻게 하려고! (식겁) 근데 유혜 애인 생기면 진짜 장난쳐보고 싶닼ㅋㅋㄱ 지은 : 후우... 그때 내가 언니 진짜 좋아했는데... 막 고백(??)도 하고... 유혜 : (끄덕끄덕) 애인 : (동공지진)(세상 뻘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