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저도 처음엔, 머릿속에 복수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정리하다보니 복수가 다가 아니더라구요. 제겐 가족같은 강서경찰서 사람들, 지금의 아롱범 팀 동료들, 순찰을 나갈 때마다 수고한다고 격려하던 사람들, 날 사랑해주는 연인, 그리고...지켜주지 못한 아이들을 생각하니, 저 혼자 복수의 길을 택하는 건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 생각이 정리 되더라구요."
"자네의 말은 알겠네. 하지만, 나도 서장이고, 그렇기에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주게."
부하의 말은 믿어주고 싶지만, 그럼에도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지가 않다. 그렇지 않은가. 당장 나만 해도... 내 아내를 그렇게 만든 이를 직접 본다고 한다면..경찰로서의 자세를 유지할 자신이 없다. 사실, 지금은... 약간의 처방으로 그것을 억제하고 있는 것에 가깝다. 만약 이것이 풀리게 된다고 한다면...나는, 나 자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런 공포감이 들 때도 있다. 그렇기에, 나 자신부터 그러하기에...난 지현 양을 바라보면서 확실히 신뢰할 수 없음을 밝혔다.
"자네가 해야 할 일은 복수가 아니라 체포다...인가. 그렇다면 그것을 증명해보이게. 자네의 행동으로서. 그리고 만일의 경우를 위해서 자네를 억제해줄 수 있는 이를 임명해주게.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네. 서장인 나 조차도.. 내 감정을 다스리기 힘드네. ...그런 상황인만큼 자네가 자네의 모든 것을 억제할 수 있으리란 법은 없네. 무엇보다...지금 이 상황은 절대로 가벼운 것이 아니니까. 어쩌면, 정말로 대거적으로 투입해야할지도 모르지."
그렇게 확실하게 선을 그은 후에 나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조금 무겁고 진지한 무게를 풀고 싱긋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생각도 못한 말에 나도 모르게 눈이 크게 떠졌다. 아니. 대체 우리 서에는 연애를 하는 이가 몇 명이야?! 전에 서하 군에 대한 것을 내가 하윤이에게 들은 기억이 있는데..이제는 지현 양도...인가..?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나도 모르게 크게 당황하는 목소리를 냈다는 것을 느끼면서, 헛기침을 여러번 냈다. 어흠. 쿨럭. 쿨럭. 안되지. 아무리 그래도 이 자리에 있을 때는... 평소엔 두더지 굴 파기 놀이 같은 것을 한다고 쳐도 이 자리. 내 자리에서만큼은....
"어흠...그런가. 연인이 있었나. 좋네. 그럼 그 사람으로 하도록 하게. 그리고 해당 자료는 체크하도록 하지. 하지만... 과연 이번에도 같은 느낌으로 나올질 알 순 없네. 명심하게. 자네가 쫓고자 하는 이의 뒤에는 R.R.F가 있네. 솔직히 인정하기 싫지만, 여러모로 뛰어난 이들이라고 생각하네. 대체 무슨 방법으로 이렇게 연속으로 찾아내는진 모르겠네만... 그들이 있는만큼 조금 위험할지도 몰라."
만약 그들이 정말로... 우리의 멤버들을 내부에서부터 파괴할 생각이라고 한다면... 그렇다고 한다면....
시그니처가 남을지는 잘 모르겟지만... 아마, 그것을 R.R.F가 가만히 두고 볼리가 없다. 요 근래 우리를 저격한 4번의 사건. 그 스케일은 보통이 아니었고, 참으로 집요하고 날카롭게, 그리고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큰 사건들이 일어났다. 그것은 틀림없이.. 월드 리크리에이터를 찾기 위함이겠지. 월드 리크리에이터. 그것이 대체 무엇이길래 그렇게까지 찾으려고 하는 것인지 난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정말로 세계를 개변하는 것이 가능하단 말인가...? 도데체 어떻게 그런 것이 가능하단 말인가. 그 정도로 강한 익스파가 존재한단 말인가? 조금 혼란스러운 생각이 들었지만, 우선 나는 지현 양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이어 복잡한 생각을 저버리고 나는 서류를 검토했다. 아마도, 타이밍상..일단 이 사건부터 먼저 수사해야 할 것 같으니까. 이 이상의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나는 좀 더 검토하고 찾아보기로 했다. 나의 정보망대로... 물론...그것이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여기서 약간의 정보. 델타는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사건의 흐름을 관전하고 있었습니다. 어디에서 어떻게 관전하고 있었는지는 비밀. 능력일수도 있고, 아니면 의외로 사건 현장 어딘가에 있었을지도 모르고... 혹은 감시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고...그렇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트가 잘리긴 했습니다만... Case 3에서 어떤 분이 정말 어마어마한 가설을 스토리 진행때 내놓았었지요. 꽤 놀란 기억이 있답니다.
상처를 보았구나. 당혹스러운 마음을 눌러낸다. 괜찮다며 말하려 입을 방싯거리다 다문다. 따뜻한 호의를 거절할 수도 없고. 제 상처 때문에 걱정할 지은을 마주 볼 수 없을 거 같아서. 밴드를 받아 들고는 제 손을 살핀다. 들린 웃음에 고갤 슬 들어 지은을 바라본다. 이야길 가만 듣다 끝나고선 허리를 슬 펴낸다. 시선을 정면으로 돌리며 잠깐 침묵하다. 깍지를 슬 끼며 얇게 웃는다. "그랬군요." 말하곤 입을 다문다. 과거 성격이라. 깍지 낀 손을 풀어내곤 제 손의 상처를 물그럼 살핀다. 주먹을 살짝 쥐다 피곤 말을 잇는다.
"그냥, 조금 걱정스러워서 물었어요. 응."
더 이야기하기엔 분위기가 너무 처진 거 같아서. 어떻게 화제를 바꿔야 할까 고민하다, 문득 창밖에 스친 문구를 보곤 말을 꺼낸다.
>>353 덤으로 장난감 가게인가, 그 때도 누명쓰셨었죠. (._. ) ....다 연기일지도 모름.. 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넘) 아니면 의외로 서장님 또한 아직 요원일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예전에 차씨 자매 데리고 탈출하셨는데... (동공지진) 그 때는 연구소 경비? 이시기는 했지만요. (혼란 진행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