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만. 이대로만 있자꾸나. 그 누구도 내 안에 들어오지 말거라. 그는 입술을 짓씹곤 자신을 삼켜냈다. 다시금 차가운 모습을 유지한게다. 완벽하게 정리가 되어버린게다. 비틀리되 비틀리지 않게 되어버렸다. 어깨에 남은 온기가 사라지자, 그는 고개를 돌려 저 멀리 나가떨어져 기절한 제 패밀리아를 바라보았다. 한심한 녀석. 분명 베아트리스에게 편지가 오겠지. 어찌 그럴 수 있냐 격노하겠지. 알 바가 아니다. 이렇게 된 이상.
어찌 고개를 내젓는게냐. 그는 조용히 눈을 마주쳤다. 그 눈동자가, 망가졌나? 아니면 본 모습을 되찾았던가? 글쎄, 아주 오래 전 부터 얼어붙은 눈동자를 어찌 구분하겠어. 자신의 어깨를 손으로 감쌌다 놓는 모습에 그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목의 상처가 쓰렸다. "불렀느냐." 짧은 목소리로 답하고, 그의 속삭임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무것도 못 본게다. 아무것도 모르는게다. 그 누구도 몰라야 하는 것 이니. 아무도..
나도..
지나치게 완벽한 그를 가만히 바라보던 그는 발을 내딛기 전 짚은 지팡이를 반대로 돌려 자신의 패밀리아를 향해 겨눴다. 마음 같아선 산산조각을 내고 싶겠지만, 형은 그러지 아니하겠지. "아씨오." 작게 중얼거리며 그것은 축 늘어진 새의 목을 잡았다. 정신을 차릴 때도 되었지 아니하더냐, 멍청한 녀석. 그것을 가볍게 흔들자 그제서야 새는 정신을 차리고 날개를 이리저리 퍼득였다. 자신의 손을 격하게 물어뜯으려 부리를 딱딱대자 그를 저 멀리 던졌다. 겨우 날갯짓을 해 그의 어깨에 앉은 그것은 부리를 꽉 다물고 몸을 바르르 떨었다.
아니 진짜..... 가베....... 가베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필 드러낸게 왜 현호 앞이냐구요!!!!!!!!! 아무것도 못해주는데!!!!!!!!!! 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진짜 가베야 8ㅁ8 ......!!!!!!!!!!!!
눈을 마주치는 아우프가베의 시선을 소년은 피하지 않았다. 그 어떤 것도 느껴지지 않는 그의 눈동자가, 기복이 없는 차분한 소년의 눈동자를 비출 뿐이다. 아주 차갑고 차게 얼어붙은 눈동자를 응시하던 소년이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 뒤 제 말에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그제야 다시 걸음을 옮겼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아무것도 듣지 못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아이가 되어야함이 옳다. 소년은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고 등 뒤에서 들리는 아씨오, 라는 단어에 걸음을 멈추고 그를 바라봤다. 아우프가베의 어깨 위에 앉은 패밀리아가 몸을 바르르 떠는 것을 바라보다가 소년은 문득 제 새하얗게 짝이 없는 노랗고 파란 눈동자를 가진 애교많은 자신의 패밀리아 사화의 털을 빗어줘야지, 하고 아주 쓸때없는 상념에 잠긴 채 아우프가베의 목에 있는 상처를 훑어내는 시선으로 가볍게 스쳐가며 바라본 뒤에 소년은 백호 기숙사 쪽이 아니라 양호실을 향해 걷다가 문득 멈췄다.
"양호실로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바로 기숙사로 돌아가시겠습니까. 형님."
소년의 질문은 평이했고 담담했다. 방금 전의 그 상황이 모조리 거짓이였고 환상이라도 본 것처럼 복도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조용했고 그와 소년의 사이에 감도는 기이한 침묵이 평소와는 달랐지만 소년이 그를 대하는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다.
다만, 그래. 소년과 그의 사이에 감도는 기묘하고도 암묵적인 침묵만이 평소와 달랐을 뿐이다. 그것 뿐이다. 단지 그것 뿐이다. 그렇지, 단지 그것 뿐이지. 침묵에 익숙한 소년은 묻지 않는다.
"양호실이 싫으시다하시면 그것은 치료하는 게 좋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숙사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그저 편의상 물어봤다는 것을 알려주듯 소년은 고개를 천천히 기울이면서 그와 비슷한 속도로 이어붙힌 말을 평이하고 담담하게 내뱉더니 복도를 가로질러서 백호 기숙사를 향했다. 유난히도 고요하기 짝이 없는 복도에는 발소리가 유난히 컸다.
그리고 막레로 할게요ㅠㅠㅠ아 진짜ㅜㅜㅜ수고ㅜㅜ많으셨어요ㅜㅜㅠㅠㅠㅜㅜㅜㅜㅜ 으아악 현호야...아 진짜 가베야 왜 그랬어 ㅠㅠㅠㅠ형ㅇ이 모범을 보여야지!!!!!!(가베: 너 때문이잖아 **) 현호 왜이리 맴찢이에요ㅠㅜㅠㅜㅠ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우럭우럭)(바다로 돌아갈 정도의 슬픔)
>>651 수고하셨습니다 가베주......... 가베야... 가베야아아아아.. 8ㅁ8 (맴찢(찌통(눈물바다)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호보다 가베가 오조억배는 더 맴찢이라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수고하셨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일상 하는 내내 주먹울음하고 막.... 아 진짜 가베 너무 맴찢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
>>670 에... 꽃길... 분명히 처음 구상했을때 꽃길은 아니라고 구상했는데...... 제가 떡밥을 푸는 재주도 독백을 쓰는 재주도 없다보니 강제꽃길행을 걷고 있는 지애입니다.......(시선회피 어 그런데 요즘 다른 아이들 비설을 보니, 지애는 계획대로 가더라도 이정도면 꽃길은 아니더라도 낙엽길은 되겠더라고요! 이 정도면 확실히 복받은 건 맞는 것 같네요!(분발해야겠다
>>670 않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냐 그런 비단길이 아니란 말임다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ㅜㅠ 정말... 불꽃길 배틀 말고 꽃비단길 배틀이 있어야 한다구요!!!!8ㅁ8 괜찮아여 아연이 길은 큰 웅덩이 한두개 때문에 가끔 발만 빠지는 정도거든여.... 그러니까 꽃 좀 밀어다 남 줘도 남는다구요ㅜㅠㅠㅠㅠㅜㅠㅜㅜㅠ
>>674 헐헐 세연주 따뜻하게 계세요...;;;;;; >>676 앗 제가 그렇게나 잡담에서 스포를 많이 했나요ㅋㅋㅋㅋ 이놈의 입방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78 그거... 현대인의 고충... ;ㅁ; 소담아 힘내자! 잘 할 수 있을 거야 소담이는 강한 아이니까!!!!!
>>685 잡담이나, 일상........... 정도요? 잡담에서는 잘 안드러나는데 일상 돌리시면서 툭툭 던지시는 걸 잘 줏어먹고 있습니다. 마이쪙!!!! 스포까지는 아니고 비설도 아니고 자잘한 설정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맛나게 주워먹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88 제가ㅋㅋㅋㅋㅋㅋ 일상에 잘 녹아나게 표현을 못해서 제 의도를 부연설명으로 자꾸 밝히게 되긴 하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 안그러면 다른 분들이 읭? 얜 또 왜이럼? 성격 뜬금없네.. 하실까봐요. 하 지난번에 낸 캐릭터도 미루다 미루다 비설을 못 풀고 엔딩났기 때문에.... 이번에는 좀 억지여도 빨리 비설을 드러내긴 해야겠어요. 이제 3월이면 학기도 시작할거고.
>>690 어어어...... 글쎄요 저는........ 캐릭터가 캐릭이여서 그런지 몰라도..... 뭔가.. 현호라는 아이가 무심하고 건조(?)해서 그런지 지애랑 일상 돌릴 때 지애 설정이 은연중에 풀리는 걸 많이 봤는데!!......... 그냥 제가 눈치가 빠른거라고 치부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루 날잡고 독백을 쓰시는건... 제가 절대로 지애 독백을 보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에요(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