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크리에이터. 그것에 대한 정보는 나도 얼마전에 전달받았다. 그것이 SSS급 익스퍼와 얽혀있다는 것도...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정확히..확실하게 아는 것은 없었다. 그야, 나도 리크리에이터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에 대한 진실은 전혀 몰랐으니까. 하지만 그것으로 나에게 물을 것이 있다면 확실하게 대답하는 것이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근처에 있는 아령을 슬쩍 책상 서랍 속으로 집어넣으면서 두 손을 모은 후에, 나름대로 분위기를 잡고 메이비 양을 바라보았다.
"리크리에이터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뭔가. 일단 들어보도록 하지."
그리고 묻고 싶은 것이 있으면 답하겠다고도 이야기했다. 일단 어느쪽인진 모르겠지만 난 상사로서 부하의 말에 귀를 기울일 의무가 있고, 묻는 것이 있으면 대답할 의무도 있다. 그렇기에 조용히 눈앞에 있는 그녀의 말을 조용히 기다렸다.
아무거나 괜찮다는 그 말에 나는 냉장고에서 우롱차 하나를 꺼낸 후에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리크리에이터라는 것은 안전할까...라는 물음에 대해서 나는 일단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나도 리크리에이터에 대한 것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무래도..기억을 조작한다는 것이 그렇게 유쾌한 것은 아니니까. 그와는 별개로 묘한 적대감도 들지만.. 이것은 경찰로서의 내 마인드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것에 대해서는 나도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일단 확실하게 무엇이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답을 할 뿐이었다.
"적어도 내가 들은 리크리에이터는 해가 되진 않네. 그냥 말 그대로,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고 조작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그것이 월드 리크리에이터였나? 그 R.R.F라는 이들의 설명이 사실이라고 친다면... 아마 세계를 개변하는 것이겠지. 그 사건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느낌으로 말일세. 그러면 사람들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테니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은 이미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개변된 것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가 부작용을 당했다..라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네. 적어도 내가 가지고 있는 경찰 기록엔 말일세. ...애초에 그것을 정말로 분석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 리크리에이터는 경찰 담당이 아니라, 이 국가의 알려지지 않은 기관 중 하나인 [익스퍼 보안 유지부]가 담당하고 있는 것일세. 이번에 감마라고 했나? 그가 소속되어있던 '요원'들이 있는 곳이지. 아무튼 그들이 내놓은 자료에도 부작용은 일체 존재하지 않는다고 되어있네."
불확실한 발언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는 서장으로서 가지고 있는 자료를 토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어 들려오는 메이비 양의 말에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확실히 그것은 좋지 않지. 월드 리크리에이터를 추적하려는 것이 목적일테니까. 하지만, 우리들은 경찰일세. 당장의 사건을 모르는 척 할 순 없네. ...그러니까 어떻게든 조사를 해서 저들을 찾아내는 수밖에 없겠지. 적어도..지금 단계엣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네. 그것이 경찰의 한계겠지만...그럼에도 우리는 경찰일세."
이어 나는 내 몫의 음료수를 꺼낸 후에 그것을 따고서 벌컥벌컥 마시고 책상에 내려놓고 그녀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자네의 심정은 알지만,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우리가 손을 쓸 방도는 없네. 유감스럽게도."
사람의 기억을 지운다, 물론 그것은 여타 만화와 같은 느낌은 아니었고 말 그래도 세계를 뜯어 고친다는 느낌이었던거 같지만. 그럼에도 묘한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우롱차를 한모금 마시고서야 진정한 그녀는 대답들을 꼼꼼히 기억하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틀린말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 답답하도록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저들이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접근조차 할 수 없다니..
"그러면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서, 이번에 성게놈이 S급으로 성장하는 약물을 먹었던걸로 압니다만, 지금까지 S급 약물을 쓰지 않은걸보면.. 저희와 연관이 있는걸까요? 만약 처음부터 S급 약물이 있었다면 그걸 사용했으면 될거 같은데, 이상하게 저희가 S급이 된 이후부터 쓴다는것이.."
그녀는 일단 그 질문을 던져놓고는 말을 이었다.
"아, 또 다시 리크리에이터의 이야기입니다만.. 지금 리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사람은. 그것의 능력을 다 사용하지 못하는걸까요?"
"...그것은 나도 모르는 일이네. 애초에 그 플라스크는 아직 분석중이야. 하지만 상황 상, 그것을 먹게 되면 S급 익스퍼로 성장하게 되거나, 혹은 전에 회수한 A가 쓰여있는 플라스크에 있는 것은 A급으로 성장하는 익스퍼가 된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여도 될걸세. ...어쩌면 난 그것도 월드 리크리에이터의 힘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네. 자네들은 이번에 있었던 사건 이전의 사건. 그러니까 R.R.F의 이들과 대치했을 때 S급으로 성장하게 되었지. 그때, 익스퍼 탐지기에서 자네들 주변에 특이한 파장이 포착되었네. 그 페턴을 읽어서, 어쩌면 응용해서 사용하는 것일지도 모르지."
물론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저 상황적으로 판단을 할 뿐이었다. 그저 그렇게 보이니까... 그런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할 뿐이었다. 지금은 그 누구도 그 진실을 정확하게 알 순 없을 것이다. 서장인 나도 모르는데, 부하들이라고 해서 알 턱이 없겠지. 그렇기에 메이비 양도 나에게 와서 이렇게 묻는 것일테고. 부하의 궁금증을 정확하게 해소시킬 수 없는 나 자신이 조금은 쓰리게 느껴졌다.
이어 들려오는 질문은.. 리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사람의 이야기. 그것에 대해서는 나도 정확히 아는 것이 없었다. 그것은 우리 경찰이 관리하는 부문이 아니니까.
"그것까진 나도 아는 것이 없네. 월드 리크리에이터의 힘을 빌린다고 들었지만, 그 능력을 다 쓰지 못하는 건지, 아니면 아예 쓰지 않는 것인지. 그것은 나도 아는 바가 없네. 다시 말하지만 그 리크리에이터는 정부가 비밀리에 운영하는 조직인 [익스퍼 보안 유지부]의 요원들이 관리하는 것일세. 그러니까 그것에 대해서 알려면 요원에게 직접 물어볼 수밖에 없네.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하군. 일단 내가 아는 가까운 곳에 있는 요원에게 직접 물어보았지만... 그 요원은 자신은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 그러니까 요원이라고 해서 다 아는 것은 아닐걸세. 아마...높은 고위층이 아니면 아는 이는 없다고 봐도 좋을지도 모르지."
굳이 서하 군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일단 서하 군은 자신이 요원이라는 것을 가능하면 그 누구에게도, 자신이 말하는 것이 아닌한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으니 나는 그 부탁을 들어줄 생각이었다.
"익스파의 등급마저 마음대로.. 정말로 악용하게 된다면 엄청난 대 혼란이 찾아오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그만한 힘을 가졌다면 말입니다.. 마음에 드는 방식은 아니지만 익스퍼 경찰들을 전부 S급이나 SS급까지 성장시키면 일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들은걸로 보아하니 이 문제에 대해선 더 알 수 없을거 같지만요."
일단 사건의 해결을 더 필요로 한다면 굳이 수단을 가릴 필요는 없지않을까. 하는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여러가지 탐색에 적합한 익스퍼들도 많을텐데 그런 사람들이 S급, SS급까지 올라가면 엄청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후....."
그녀는 답답한 상황만 한가득인 이 느낌이 너무나도 싫었는지, 혀를 차고는 서장님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불가능할걸세. 그것이 가능했다면 이미 하고도 남았을 위인들이지. 하지만 그것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둘 중 하나일세. 1번째. 불가능하거나... 2번째. 너무 위험해서 할 수 없다거나... 어느쪽이건 그리 좋지 않네. R.R.F를 이끄는 이가 분명히 있겠지. 그 자가 어떤 이인지 알 수 없는 지금... 나로서도 답답한건 매한가지네. 하지만 걱정하지 말게. ...내가 반드시 내 부하들만큼은 지키도록 할테니."
그렇게 말을 하면서 주먹을 꽈악 쥐었다. 그러면서 아주 살짝..주먹에 내 능력을 발동시켰다. 그러자 녹색의 투명한 막이 펼쳐졌고 그것은 이내 곧 사라졌다. 그리고 크게 껄껄 웃으면서 다시 메이비 양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미러 리플렉트. 그게 나의 힘이네. 그리고 이 힘은 내가 가지고 있는 오버 익스파와 더불어서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한 힘이네. 이 힘으로 자네들이 위험하면 언제든지 도와줄테니 너무 겁먹지 말게나. 서장으로서 약속하겠네."
확실하게 약속하겠다고 나 자신에게도 다짐하면서 나는 이내 들려오는 그녀의 물음에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술인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그녀의 말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자네가 취하기 전에는 안 취할 자신이 있네만 왜 그런 것을 묻는건가? 나와 술 한번 하고 싶다는 건가?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