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공격에 결국 쓰러진 태형은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려는지 경찰과 성아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악을 썼다. 처절한 그의 모습에 알트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고 광기에 찬 목소리로 자신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그는 거대한 검은색, 번개로 이루어진 구체를 알트에게로 날려보냈다. 정말 끝없는 집념이라 할 수 있을정도로 대단했지만, 성가셨다.
"......"
이런 위급한 상황임에도 알트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려는듯 두 눈을 감았고 곧이어 부릅 뜬 눈으로 태형을 바라보더니 무언가를 다짐한듯 오래전 깨져버린 팬던트를 손에쥐는 시늉을 보이자 그의 온 몸에 불이 붙었다. 파란색에서 하얀색, 그리고 검은색으로 서서히 색이 변하는 불꽃은 보이는것과는 달리 전혀 뜨거워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몸이, 장갑은 벗은 손가락이 서서히 회색빛으로 변하는게 보였다.
"가족을 위해서라도 이런곳에선 죽지않아!"
푸른 입자가 그의 몸 주변에서 맴돌다 구체를 향해 뻗은 그의 팔을 향해 모여들더니 이내 구체를 향해 검은색의 입자덩어리가 무리를 지어 발사되었다. 계속해서 뻗어져나가는 광선을 유지시키는게 꽤나 힘이 벅찬것인지 어느새 그의 얼굴 주변까지 서서히 회색으로 변하는 모습이 마치 자신의 몸 까지 태워먹으려는듯 보였다.
그냥도 아니고 검은 스파크라니. 알트를 바라보다 휙 위치를 바꿔 태훈의 앞으로 향해 시야를 가린다. 이러면 일단 다른 동료들이 공격할 때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 그것보다 대체 저 구체는 어떻게 해야할지. 속으로 앓는 소리를 내다 익스파를 사용한다. 돌멩이도 좋고, 파이프가 부숴지면서 나온 볼트도 좋으니까. 들어 움직일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들어 태훈을 향해 쏘아내려 한다.
...아마 내 생각이 맞다면. 나는 번개구체를 향해 남은 탄을 전부 쏟아붓고, 그 다음 탄창을 꺼내 쏘았다. 테이저셀이 든 탄창도 꺼내들어 냅다 쏘고, 챙겨온 탄창 4개를 모두 비운 후에는 경찰용 리볼버도 꺼내 6발을 비웠다. 번개를 쏘아낼 때마다 구체의 에너지가 줄어든다, 는 추측이 부디 정답이기를...
지긋지긋하다. 어쩜 저리 찌질할까. 팀원들의 활약을 지켜보던 유혜가 두 눈을 천천히 감았다가, 들어낸다. 이제 슬슬 마무리 타임이니까.
오버익스파를 사용하기 위해, 태훈과 알트씨의 능력을 복제한다. 누군가의 능력을 빌려쓴다는 건, 정말이지 미안한 일이었지만. 그리고는 자세를 잡고 태훈이 다루던 검은 번개—혹은 전류—를 검은 구체에게 날려버린다. 번개가 구체에 닿는 순간, 알트씨가 다루는 광자들이 폭발하듯 엄청난 빛 에너지를 내뿜도록. 일정량 이상의 에너지를 흡수한다면, 그 위력도 약해지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 된 행동이었다.
어긋나있다. 어긋나고, 망가져있다. 망가진 것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길가에서 주인을 잃고 돌아다니는 개를 보는 시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 시선조차도 고운 축에 속했지. 누가 알았겠어. 저런 머저리한테 전멸 당했을줄. 그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듯 혀를 찼다.
"더 이상 잃을 수 없지."
휠체어에서 몸을 일으킨 그는 조용히 몇 걸음 다리를 움직여 걷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아롱범의 그 누구도 내가 살아있는 한 죽을 수 없다고. 멍청한 녀석아."
화려하게 수놓아지는 결계, 그 사이로 벌레를 가두려 하는 손은 중지 하나만을 치켜들고 있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것처럼 튀기 시작하는 검은색 스파크. 그것은 모든 것을 파괴할 기세로 강하게 튀었고, 검은 번개는 알트를 향해서 날아갔다. 그와는 별개로 다른 대원들도 움직였다. 우선 월하는 자신의 익스파를 사용해서 근처의 잔해들을 꼼짝도 못하는 태훈에게 날렸다. 그리고 다른 이들은 모두 구체를 공격했다. 지현이의 총알이 가장 먼저 날아갔다. 하지만 총알은 그것에 닿기 전에 소멸되듯이 사라져버렸다. 그만큼 스파크가 보통 강한 것이 아닌 듯 보였다. 하지만 뒤이어 울프와 유혜의 오버 익스파가 발동했고 그것은 강한 돌풍..그리고 번개와 빛의 에너지가 하나가 되어..아주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압축된 대기의 흐름 속에서 강한 전기가 스파크처럼 흘렀고 빛은 그 안에서 퍼져나가면서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쓸어버릴 정도의 강한 에너지가 되어 구체에 충돌했다. 그 덕분에 구체는 조금씩 밀려났지만..그럼에도 아직 화력은 조금 부족한 느낌이었다.
뒤이어, 알트의 오버 익스파가 발동했고 알트에게서 정말 강한 광선이 앞으로 날아갔다. 그것은 검은색 번개와 충돌하였고 밀고 밀리는 싸움이 시작되었다. 조금씩 밀리는 알트였지만... 뒤에서 지탱해주는 원조의 오버 익스파가 발동했고 더 이상 알트가 밀리지 않게 되었다. 그것은 곧 울프와 유혜의 오버 익스파에 섞여 말 그대로 모든 것을 빛으로 만들어버렸다. 태훈의 비장의 무기 오버 익스파는 소멸하고, 주변에는 노란색 빛의 결정이 아름답게 쏟아졌다. 그리고 그것은 태훈에게도 데미지를 주었고 태훈의 몸 일부가 쓸리면서 상당한 화상자국을 남겼다. 이어 로제의 오버 익스파가 발동했고 데굴데굴 구르던 태훈을 결계에 가뒀다. 그 결계의 힘으로 더 이상 태훈은 익스파를 쓸 수 없었고 힘이 빠지는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알트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어...째서냐...어째서...어째서..내가...내가...지는거냐....나는...나는....내..마음은..절대로..밀리지 않았을텐데...성아....를...성아를..기억하는 건 오직..."
이어 메이비의 통신에 서하가 바로 대답을 했고 푸른색 수갑 2개를 각각 알트와 로제에게 전송했다.
"...수갑이야 지금 딱 보내주면 되겠죠. ...하지만 듣자하니 두 사람과 관련이 있는 모양이고, 두 사람이 마무리를 짓게 하면 되겠죠."
"어서 체포하세요! 일단 가뒀다고 해도, 또 일어날지도 모르니 말이에요! 확실하게 결판을 내려주세요!"
남은 것은 결판...그것 뿐이었다. 그와는 별개로 모두에게 피로가 상당히 누적되기라도 했는지 모두의 몸이 상당히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어쩌면 아직 S랭크의 힘에 적응하지 못한...부작용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쩌면..몸이 삐걱거리는 이도 있을 수 있겠고...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제압전이 종료되었습니다. 이제 멋지게 대사 남겨주시고... 마무리를 지어주시면 되겠습니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주저앉을 뻔했지만, 간신히 균형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하하..전 정말 쓸모없는 것이었네요. 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감상을 생각하고는 그들이 마무리짓는 걸 바라보았습니다.
"..." 낄 자리가 아니예요. 눈 앞이 가물가물거렸습니다. 눈을 깜박거려도 그 가물거림은 사라지지 않은 채 픽 하고 무언가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린 것 같더니. 한 쪽이 팍 시야가 새카매졌다 돌아왔습니다. 너무 빠른 건지..아니면 생각보다 늦었던 건지 구분할 수는 없었지만. 튕긴다면 누굴 데리고 들어가서라도 끌어낼 거예요.
바보같은 생각을. 사실 못할 것 같아서 불안해졌어요. 그러면 저는 상관없지만 너는 어떻게 되는 거지? 온몸이 비명을 지르는 기분의 몸을 억지로 움직였습니다. 입 안이 비릿했어요. 꿀꺽꿀꺽 삼켜내는 기분이 좋을 리가요.
사태는 어떻게든 정리가 되었다. 과거 악연이 있던 범죄자를 체포하는 알트와 로제의 모습은 상당히 단호했고 태훈은 그렇게 힘 없이 체포되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서하와 하윤도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상태가 좋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서하는 잠시 모두를 모니터 너머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작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조만간에 조금 트레이닝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네. 이건.. 귀찮지만..."
서하의 그 말을 들으면서 하윤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오퍼레이터가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저 둘만의 생각이 있었을 뿐이니까...
한편, 하윤의 연락을 받은... 언제나 등장하는 김호민 경위가 그곳으로 달려왔고, 그들은 모두를 바라보면서 다시 경례자세를 취했다. 그것은 언제나처럼 한결 같은 자세 그 자체였다.
"자네들에게 또 신세를 지는군. 정말...자네들은 우리 시의 보물일세! 일단 이 사내가 범인이라고 했나? 요즘 그..사람을 감전시킨다는..? 아무튼..차후는 우리가 맡도록 하지. 자네들은 가서 이제 푹 쉬도록 하게나! 정말로 수고했네!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언제나처럼 부하를 시켜서 범죄자를 압송하는 그는 다시 한번 익스레이버 아롱범팀에게 크게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하늘에 떠 있는 해. 먹구름에 의해서 가려져있는 해는 아롱범 팀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그것은... 힘든 싸움을 끝낸 그들에게 보내는 하늘의 축복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던 누군가는 조용히 뒤로 돌아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 발소리는 아무에게도 들리는 일 없이, 조용히... 조용히.. 저 멀리 깊숙한 곳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톱니바퀴는 상당히 많이 돌았다. 그 끝을 향해서... 그리고 이제는 멈출 수 없는 레일 위를 힘차게..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모두들 스토리 수고하셨습니다..! 이어 사이드 스토리와 Case 11 예고편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스레주는 이번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과연 빨리 이길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고 합니다. 만약 너무 늦어지면 델타가 등장해서 알트를 엄청나게 무시하고 비웃는 전개가 나왔을테니까요. 뭣도 모르는 태훈은 넌 뭐야? 꺼져하면서 공격하다가 델타에게 한방 컷으로 당했을 전개가 있었다고 합니다.
>>167 그게 전개를 위해선 어쩔수 없었다는 느낌이거든요. 그게..R.R.F가 일단 시간을 끌기 위해서 보낸 이가 Case 7~8에서 나왔다는 느낌이고 Case 9은 일단 알파와 베타와의 결전이었고 Case 10은 알트를 죽이기 위해서 R.R.F가 보낸 자객이니까요. 아무래도 그런 전개가 되긴 했습니다만...보다시피 다음은 또 사건이랍니다...!
>>170 알파와 베타에게 면회를 가는 것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사이코메틀리에 응해줄지는 별개랍니다. 애초에 알파와 베타는 아실리아의 능력을 알고 있기도 하니까요. 그렇기에 아마, 상당히 비협조적일 거예요. 하지만 어떻게든 사용한다고 한다면, 정보를 얻을 수는 있답니다. 하지만 '그 분'이 누구냐라던가..델타가 누구냐라던가...는 아마 보이지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이 경우는 조금 그 분과 관련이 있는데....
조금 빨리 밝히자면 그 분이 암시를 걸어뒀거든요. 만약 잡히게 될 시, 자신이나 다른 멤버들의 정보는 망각하는 느낌으로 말이에요. 그래서 이것은 알아내려고 해도 알아낼 수가 없답니다.
>>190 아무래도...서하를 직접적으로 저격해서 입원시켜버린 것이 베타기도 하니까요. 물론 베타 입장에선 아실리아가 왜 자신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굳이 말한다면.... 그렇게 제가 한 행동들이 고생스러웠나보죠? 다행이네요. 당신을 곤란하게 만드는데는 성공한 모양이니까. 이렇게 비꼬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서장님의 성향을 조금 생각해 본다면야. 당연 괜찮다고 하시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가윌 집어 든다. 옷 소매로 슥 닦아내다 들려온 말에 슬 고갤 돌린다. 개인적인 사정이라. 호기심이 조금 치밀지만 묻는 건 예의가 아닐 거 같아서. 슬몃 웃어 보이며 고갤 끄덕인다. 건네져온 질문에 눈을 깜빡인다. 방글 웃는 얼굴로 답한다.
>>272 전에 독백으로 푼 것도 있고, 위키에도 추가된 사항도 있고... Case9의 떡밥도 그렇고.. 요원들도 아무래도 진짜 정의로운 느낌은 아니죠. 그런 곳이다보니 서하도 스트레스는 많이 쌓였고 담배를 피운 시절도 있었답니다. 물론 지금은 끊었답니다. 네. 성류시에 오는 것이 결정된 이후로 끊었답니다. 서하에게 있어선 그것은 하나의 해방이기도 했으니까요. 물론 그와 동시에 새로운 일의 시작이었지만요.
>>276 서하는 서울 출신이고 부모님들도 원래 서울에서 살고 있었답니다. 다만 이제 부모님들이 성류시로 이사를 갔고요. 하지만 서하는 서울에서 일을 하니 따라가진 못했고, 자신도 이후 성류시로 가게 되었고.. 다시 부모님과 살게 되었다는 느낌이랍니다. 그리고 부모님도 알고 계시답니다. 서하의 부모님은 익스퍼는 아닙니다만..서하가 익스퍼이기에 당연히 익스퍼의 존재를 알고 있고 말이에요. 다만..요원이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진 몰라요. 그냥 익스퍼의 존재를 숨기는구나..그런 느낌으로만 알고 있답니다.
>>285 아무래도 그게 아니면... 굳이 손가락이 잘릴 이유가 없기도 하고 말이죠? 그리고 그 독백이 SSS급 익스퍼. 월드 리크리에이터를 능력으로서 가지고 있는 이의 독백이 맞답니다. 과거 이야기에요. 사실 케이스 끝날때마다 하나씩 풀기로 했는데...오늘은 제가 체력이 떨어져서..내일 일어나서 쓰려고 생각 중이랍니다.
당신을 좋아해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을요! 하지만 당신은 나에게 너무 벅차서, 차마 당신을 부를 수가 없네요. 나도 당신과 초콜렛같은 달달한 일상을 돌리고 싶은데, 어쩔 수 없죠. 당신은 내 마음도 모르는걸요!
가끔 일요일 자정을 지나는 그 순간에 웹박수 내용이 올라왔으면 하는 생각을 해요. 어차피 날이 밝으면 알게 될 텐데도. 이번에도 답답해 앓는 내용이 있을까 싶어서. 혹 그 대상이 절 말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 착각이라면 어쩔 수 없죠. 아무도 곁에 없다면 저 혼자 절 부둥켜안을 수 밖에요. 미안해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절반이에요. 하루라도 조금 더, 같이 손잡고 걸을 수 있게. 부끄러워도. 가까워지길 노력해봐요.
이름에 [ㅇ] 들어가는 너! 맞아 너! 너 말하는거야 너어어ㅓㅓ!! 애정한다 진짜 애정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한 앓이를 하고있는듯하다. 이어지는거 자체가 무리겠지? 그런 생각이 계속 드는거보면. 돌릴 타이밍도 전혀 나오지 않고. 그 캐릭터는.. (흐릿) 그래도 포기가 되지 않는것은.. 어찌 해야하나요.
미소가 너무 예뻐. 글이라서 분명 상상만 가능한데, 글을 읽으면서 그 모습을 상상만 해도 너무 예뻐. 나 반한 거 맞나봐. 유혜야. 그래 너. 그런데 난 용기가 안 나. 많이 만나지도 못했고. 고민하다가 결국 실명 앓이 지른다. 진짜 너무 애정한다. 응.
목 끝까지 혀 끝까지 말이 차올라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지만 손을 들어 입을 막아 이를 다물어 혀를 깨물고 튀어나오려는 것에 뚜껑을 덮고 고개를 숙여 삼켜 괴로워도 전부 참아 넘겨버려. 북받치는 숨소리와 함께 전부 삼키고 나면 자, 오늘도 조용한 하루. 조용하고, 조용한.
선물 1 - 모두의 책상 위에 포춘쿠키가 올려져 있습니다.
선물 2 - 선물에는 각각에 담긴 의미가 있다고 하더라고. 이 선물에 그 의미를 담았다.. 라기보다는 생각해보니 그런 의미가 담겨 있었던 거야. (각자의 취향의 색의 부드러운 천으로 만들어져 각자의 이름의 이니셜이 자수로 놓인 손수건이 직사각 종이상자에 포장되어 각자의 책상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봄의 끝이 다가왔다. 4월 개학식 때 보았던 화려하게 만발한 벚꽃들은 이미 자취를 감춘지 오래고, 그 자리를 대신해 모습을 드러내는 푸른 잎사귀들은 곧 다가올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따뜻한 날씨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나는 하굣길을 걷고 있었다. 초등학교에서 돌아가는 길이었다. 현재 나는 10살. 3학년으로 지내고 있다.(편의상 한국식 나이 씁니다) 붙임성이 좋다고 듣는 사교적인 성격 덕분에 친구도 많이 사귀었는데, 집으로 가는 길이 달라서 지금은 이미 교문에서 작별인사를 한 상태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지금 혼자. 하지만 외롭지는 않았다. 홀로 주변을 구경하면서 걸어가는 것도 좋아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중간에는 언제나 커다란 저택을 볼 수 있었다. 진짜로 입이 떡 벌어질 수준의 규모였다. 학교에서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CPH라는 대기업의 회장 코미키 텐마와 그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저택이라는 것 같다. CPH라면 일본에서는 모르면 이상한 사람 취급 당할 정도로 영향력 큰 회사인데 집집마다 놓여있는 전자기기, 컴퓨터 안의 소프트웨어...모두 다 CPH라는 석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다른 분야에도 웬만하면 모두 손을 뻗은 듯하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 정도로 엄청난 회사라는 것이다. 들어보니 현재 코미키 텐마는 내 또래 정도의 손자 손녀가 있다고 한다. 용돈 엄청나게 받겠네. 부러워라. 게다가 저 엄청 큰 저택에서 지내다니, 가정부라든가 그런 거 분명 있겠지. 그러고 보니 코미키 텐마는 그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유명한 강사를 고용하여 집에서 교육을 한다는 것 같다. 하긴 이 근처 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코미키라는 성을 들은 기억은 없다. 만약 있었다면 소문도 금방 퍼졌을테고. 아무튼 귀족 같이 화려할 것이 분명한 가문이다. 오늘도 나는 헉 소리를 한 번 멍청하게 흘리고 그들이 사는 저택을 지나친다. 역시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계속 주위를 둘러보며 걸어가다가도 길고양이를 발견하거든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뒤쫓아본다. 재빠른 고양이가 어디론가로 모습을 숨겨버리면, 발걸음을 돌리는 내 마음속에는 어딘가 아쉬운 기분과 뒤늦은 창피함이 섞여 몰아친다. 길고양이가 받을 스트레스는 고작 10살 밖에 안 먹은 어린아이에게는 모르는 일이었다. 한동안 길고양이가 보이지 않아 그런 일이 없더니, 결국 오늘 또 저지르고 말았다. 범인은 하안색의 예쁘게 생긴 고양이였다. 도망치는 고양이의 뒤를 열심히 밟았다. 언젠가 놓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새하얀 고양이는 잽싸게 도망쳤고, 사람 없는 골목길로 들어가 어느 나무 앞에서 멈추어섰다. 그러고는 경계어린 눈빛으로 뒤돌아보았다. 뒤따라가던 나도 걸음을 멈추어 고양이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해졌다. 그 상태로 계속 있을 것 같았는데.
"앗, 유..."
조금 놀란 분위기의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이곳에 다른 누군가가 있는 것이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고양이 바로 앞의 나무 뒤에 한 남자아이가 고양이를 얼빠진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좀 덥수룩한 검은색 머리칼과 선명한 검은색 눈. 전체적으로 좀 어두워보이는 인상의, 내 또래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 고양이를 향해 시선을 낮추고 있어서 그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언제부터 저기 있었는지도. 약간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를 바라보자, 남자아이도 시선을 내쪽으로 옮겼다. 하얀 고양이는 그 틈을 타 완전히 도망쳐버렸다.
"앗, 고양이 도망쳐버렸다. 어쩔 수 없지. 뭐, 사실 데려가서 키울 것도 아니고.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나는 언제나와 같이 좋은 붙임성으로 그에게 말을 걸었다. 나는 그를 동갑 또는 연하로 멋대로 판단했다.
"...응."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는지 남자아이의 대답은 조금 늦었다. 나를 바라보는 그 검은 눈동자는 여러 감정들이 섞인 것처럼 보였다. 그 중에서는 경계심도 보이는 듯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나저나 진짜 선명한 눈동자네. 좀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남자아이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눈치를 살피는 듯 하다가 "...그럼"이라고 무표정하게 읊조리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어째선지 나는 그 행동을 수긍하지 못했다. 왠지 조금 더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어린아이로서의 호기심도 있었을테고, 친구를 더 사귀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테다. 하교는 지금 아무래도 좋았다. 엄마한테 좀 늦는다고 문자 하나는 보내야지. 그 걸음을 빨리 따라잡아 팔을 잡으며 "저기, 좀만 더 이야기하자. 응? 나 심심하단 말이야."라고 친근하게 다시 말을 걸자 뒤돌아보는 그의 눈빛에는 당혹감이 서렸다.
"뭐야, 넌. 우리 전에 만난 적이라도 있어?"
그는 다시 시선을 내리깔더니 뭐라고 짧게 혼잣말하였다. 대충 들리는 건...기억이라는 단어와 그게 전부가 아니었나 하는 말...정도? 정확히 무슨 소리인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제대로 들리지 않은데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는 그 혼잣말은 그렇다 치고, 단순하게 그냥 그가 나에게 직접 말한 말에만 답하기로 하였다.
"...음, 아니? 전혀."
그리 대답하고는 어색하게 하하 웃어보였다. 내가 생각해도 참 한심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체면 같은 것을 크게 신경쓰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 남자아이가 자신과 대화하고 싶으면 도게자를 하라고 해도, 정말로 그와 대화를 할 수 있다면 기꺼이 하겠다! ...라는 그런 묘하게 극단적이기도 한 생각. 아니, 역시 도게자는 좀 너무 많이 나갔나. 한편 남자아이는 그런 내 말을 듣고 뭔가 안도한 것 같았다. 응? 왜지.
"그럼 됐어. 나 같이 생긴 사람 본 적 없는 거야, 넌."
손을 뿌리치고는 중얼거렸다. 그냥 말 들을 걸, 이라고. 그 분위기가 어쩐지 침울하게 느껴졌다. 애초에 어둡게 생겨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간에 나는 더욱 그를 무시할 수 없게 되어버렸지만.
남자아이는 질렸다는 표정이었다. 하하, 진짜 할 줄은 몰랐겠지. 전혀 몰랐겠지. 내 자존심이 탈탈 털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지만 무시하겠노라고 눈물겹게 생각했다.
○
약속대로 남자아이는 나와 대화를 좀 하기로 하였다. 나와 대화하는 이상 그 대화의 끝이 어디일지는 장담 못하겠지만. 하하.
"일단 자기소개부터 하자. 난 한성재. 10살. 5살 때 한국에서 왔어." "한국인가 아아, 이름이 좀 어색하기는 하네. 한...상재? 이 발음이 아닌데. 송재......안 해. 그냥 한." "아무리 그래도 성만 부르다니 친근감 제로야, 제로...아무튼 너도 자기소개해줘." "......"
남자아이는 잠시 주저했다. 그러더니 생각에 잠시 잠긴다. 뭐야, 설마 자신의 이름도 제대로 기억 못하는 그런 건 아니겠지. 이런 걸 기억상실증이라고 부르던가.
"10...0...1008..."
그리고 숫자를 중얼거린다. 엄마, 얘 무서워.
"...센하." "센하?" "응, 센하야. 그래, 응. 나이는 너와 같은 10살."
...뭔가 내 두뇌가 강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1008을 일본어로 읽으면 '센하치'. 맨앞 두 글자만 읽으면 '센하'...그래, 내 앞의 이 녀석이 자신의 이름이라고 소개한 단어다. 그런데 이거...영, 냄새가 이상한데. 이상 내 두뇌.
"음...성은 뭔데?" "......"
주춤한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자,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야아아아!! 아무리 우리가 전에 만난 적이 없다고 해도 가명을 알려주냐, 이 나쁜 놈아!! 네가 스파이냐? 마피아냐?? 진짜 이름을 알려달라고! 자, 그래서 초면 씨. 당신의 본명은?"
마이크를 든 것 같은 손모양을 하고는 그 녀석의 입 근처에 내밀었다. 녀석은 이른바 동공지진이라는 것을 미세하게 일으켰다. 고민하는 기색이다. 영락없는. 아니, 그런데...설마 정말로 뭐 마피아의 자식이라든가 그런 아이는 아니겠지. 이젠 아무 생각이나 뇌리에서 춤추고 지나간다. 그러나 나는 그런 마피아의 자식이라는 설정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이 밝혀질 줄은 몰랐다.
"...토오야. 코미키. 아니, 그러니까. 성이 코미키고, 이름이 토오..." "헐." "...야...인 거야."
...자, 다시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야아아아!! 웃기지마!!! 방금 코미키라고 했냐? 코미키라니 그거 아냐, 그 저기 있는 엄청나게 거대한 저택 저거! 저 엄청난! 네가 저기서 산다고? 장난치냐!!"
그러나 사실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동공지진을 일으켰다. 아까 저 녀석이 하던 그 미세한 동공지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도가 센. 얼마 가지 않아 진정하였다.
"...와, 대박이다. 그러니까 코미키 토오야라고? 와...진짜 내 인생 중 제일 충격적인 사건이다."
아직 10살 밖에 안 되었으면서 뭔 인생 타령을.
"...퍼뜨리지마. 몰래 나온 거니까. 할아버지, 허락 없이 행동하는 거 싫어하시거든. 그리고 날 부르고 싶으면 그냥 센하라고 불러. 아까 말해준 거. 토오야라고는 부르지마. 밖에서는." "아, 응. 알겠어. 센하라고 부를게. 퍼뜨리지도 않을 거고."
뭔가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센하는 그런 나를 바라보더니 미소를 옅게 지었다. 앗, 처음으로 웃었어, 이 녀석. 대화가 엄청 길어질 것 같은 기분이다. 즉, 지금까지 저 엄청난 저택에 대해서 품고 있었던 수많은 의문들을 풀어놓을 시간이다. 나랑 대화하면 그 끝이 어디인지 보장 못한다니까.
//아 독백 아아아아 독백 아아아아 전에 쓰다 만 독백 아아아아아ㅏ 겁나 길어졌네(도주) 다들 어서오세요!
연구가 성공했다는 말이 들려왔다. 기계장치를 머리에 쓰고 있지만, 그런 말들이 분명히 내 귀로는 들려왔다. 사람들에게는 기밀로 진행중인 연구. 그것은 최강의 초능력자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난 들었다. 이 실험이 성공하면, 나는, 그리고 내 동생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길이 남을 거라고 했다. 분명히 내가 듣기로는 그러했다. 이 세상을 바꿔버릴 수 있는 힘. 그것을 만든다고 했다. 그것이 성공하면 우리나라의 국력을 포함해서 정말 많은 것이 바뀌게 될 거라고 그들은 이야기했다.
세계를 바꾸는 힘. 월드 리크리에이터. 그것이 내가 가진 힘이라고 했다. 그것이 성공했기에 연구소는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 축제의 원에 나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저 사람들만이 축하하고, 기뻐할 뿐. 나는 기계장치를 뒤집어 쓴 채로 그대로 있었다.
사실 아무래도 좋았다. 난 그저 내 동생을 빨리 만나고 싶었다. 연구가 성공이니, 나의 머리에 기계를 뒤집어씌우고 내 머리를 뒤집어놓는 일도 없을 것이고, 이상한 영상을 보게 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집중력 훈련이라면서 이상한 것을 계속 보게 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이상한 약물을 먹게 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머리가 너무 아프고 찌릿거렸다. 마치 내가 내가 아닌 듯한 기분. 그렇기에 동생을 보고 싶었다. 동생을 보면 조금은 나아질지도 모르니까.
"........"
".....?"
갑자기 내 머리에 씌워진 기계장치가 벗겨졌다. 연구원 중 하나가 벗겨주는건가 싶었지만 이어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이 연구소를 지키는 일을 하고 있는 그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 사람은 걱정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저를 보세요?"
"괜찮아?"
"...괜찮아요. 연구가 성공이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저는 이런 거 안하고, 동생과 같이 있을 수 있는거죠?"
"......"
그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는 일도 긍정하는 일도 부정하는 일도 없었다. 그저 보이는 것은 조금 어두워보이는 표정 뿐이었다. 그 표정은 너무나 이질적이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강한 축하의 소리와는 너무 다른 느낌이었다.
"어째서 그런 표정을 지어요?"
그렇기에 나는 물어보았다. 그 사람에게 왜 그런 표정을 짓냐고... 하지만 그 사람은 다시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이어 나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너의 힘. 월드 리크리에이터라고 했지?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이라고."
"네. 그렇다고 들었어요."
"세계를 바꾸고 싶니? 너는?"
"........"
그 물음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조용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 힘이 있다고 해도 나는 딱히 세계를 바꾸고 싶진 않았다. 그저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하늘에 별이 아름답게 빛나게 하고 싶긴 해요. 적어도 이 근방은 말이에요."
그것은 내가 처음으로 이 능력을 가지고 바라게 된 소원이었다. 내 동생이 그토록 좋아하는 별이 언제나 밤이 되면 반짝일 수 있기를... 그런 소망을 살짝 담아 그렇게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침묵을 지키면서 쉬라는 말을 남긴채 다시 어디론가 천천히 걸어갔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그때부터였다. 이 근방에 별이 정말로 아름답게, 정말로 아름답게 반짝이기 시작했다.
출근하자마자ㅡ방에서 나와서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뿐이지만ㅡ 헛웃음부터 흘렸다. 자리에 앉아서 제 자리 위에 올려져있는 선물 두 개를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포춘쿠키와, 연보라색 손수건. 보라색이라, 사실 애증의 색에 가까운데 말이지. 그래도 좋아하는 색이라 한다면, 부정할 수는 없다. 자신의 눈 색. 아, 역시 증오스럽기도 하다. 'AO.SH.'라는 이니셜이 자수로 놓여져있는 손수건을 잠시 가느다란 눈으로 바라보다가 서랍 안에 넣어두었다.
그리고, 포춘쿠키인가. 이걸 까면 안에서 자신의 운세가 튀어나온다던가. 재미있는 발상이야. 흥미가 조금 동해 하나를 집어들어서 툭, 가운데를 부러뜨렸다. 쪽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좋아, 그래서 내 운세는 무엇이니. 이런 걸 믿는 사람은 아니지만, 재미 삼아서는 해볼만하다.
'용서하면 평화가 찾아온다.'
표정이 싸늘해졌다. 쪽지를 사정없이 찢었다. 공허한 눈으로.
"웃기고 있네."
조소를 흘리면서 쓰레기통에 떨어뜨렸다. 용서라니 그런 건 겁쟁이들이나 가지는 덕목이야. 나는 그 인간을 찢어죽일 거야. 아아, 지옥에 떨어지도록. 한 편 쿠키는 입에 넣었다. 오도독. 안에 들은 쪽지는 한없이 우스웠지만, 쿠키는 맛있었다.
//선물에 대한 센하의 반응이옵나이다!
>>336 네네 첫만남이에요! 그리고 센하의 성격은, 그것도 있지만 센하가 10살 때 성재와 만나기 전 어떤 사건이 하나 있어서...더욱 그렇습니다!
코미키 히로시 : A랭크-Person Scanner : 눈을 마주치는 것으로 그 사람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능력이다. 이름, 나이, 성별, 혈연관계, 가족, 직업, 키, 몸무게, 익스퍼로서의 능력과 랭크...정도. 인간에 한정되며 그 사람의 생각이나 과거 같은 것은 읽을 수 없다. 능력 사용에는 제한이 없다.
코미키 유우카 : A랭크-Rock Master : 일렉기타를 잡고 록을 찰지게 하는 능ㄹ...이 아니고, 암석을 소환/조작(암석 한정 염력과 같이)하는 광범위한 능력이다. 암석이라는 개념 안에는 바위는 물론 보석 등의 광물도 포함이 된다. 조작에는 한계가 없지만 소환을 자주 할수록 조금씩 지치게 된다.
"혹시 여기 이 부분에 대해 가르쳐 줄 수 있어?" Chesed El Gedulah: 네, 어디가 어려우신가요? Geburah Din Gedulah: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비웃) 안 알려줍니다(매우 비웃)
"자신을 살려 달라 애원하는 악인에게?" Chesed El Gedulah: [*자비-_-] Geburah Din Gedulah: [*공격=D]
"너의 사는 재미가 뭐야?" Chesed El Gedulah: 살아가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습니다. Geburah Din Gedulah: 위선자(=헤세드) 괴롭히는 재미로 살아요!
"어떻게 죽이고 싶어?" Chesed El Gedulah: .... 꼭 죽여야 합니까?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자비를 베풀고 싶어요. Gebuarah Din Gedulah: 고대 고문방식과 익스파를 섞어서 죽여버릴거야요(해맑)
헤세드주: 게부라! 너 경찰이다?! 경찰이야?! 세피라의 악덕 드러내는 거 라니랴?!
"강제로 너의 하루가 다방면으로 전세계에 중계된다면?" Gebuarah Din Gedulah: .... 법으로 대화하겠습니다. Chesed El Gedulah: 중계한 쪽을 죽이면 중계 되지 않을 거잖아요?
"어느날 일어나 보니 너를 제외한 모두가 사라져 있어. 그럼 어떨 것 같아?" Chesed El Gedulah: 슬플 것 같아요.. 그리고 모두를 찾으러 가겠죠..? 저는 경찰이니까, 혹시 모를 생존자를 찾기 위해서도 있으니까요. Geburah Din Gedulah: 오버익스파를 써가면서 폐허로 바꿔버릴거야요!
//답변하며 갱신하고 다시 일하러 갑니다!!!XD 밑의 세 질문은 게부라 이름 넣었을 때인데... 놀랐어욥:3
뭐 그런 의미에서 이번주 주말은 여러분들끼리 진실게임을 해도 좋고, 왕게임을 해도 좋고..그냥 자유롭게 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제가 없는 동안에 스레 관리는...음...음...아무리 생각해도 유혜주밖에는 떠오르는 이가 없네요. 상대적으로 자주 오시는 분이기도 하고 말이에요. 일단 유혜주가 오면 그때 얘기를 해봐야겠네요.
잠시 연말정산을 좀 도와준다고 자리를 비웠습니다. 아무튼...유혜주 어서 오세요! 좋은 오후에요! 음..역시 무리려나요? 일단 유혜주가 상대적으로 자주 오시고 자주 보인다는 느낌이고.. 좀 주말에도 여유로워보이셔서... 부탁하려고 했습니다만..무리라면 굳이 받지 않아도 됩니다.
힘든 일은 안해도 괜찮아요. 그냥 분위기 가끔 잡아주시고, 스레에 문의 안 들어오나..그런 느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만 시트의 경우는... 새로 들어와도 제가 올 때까진 받지 말아주세요. 그냥 스레주가 오면 체크해준다고 말해주시고요. 그 정도면 되겠습니다! 그리고...>>451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이렇게 슬퍼요..! 그리고..구..권주주...!(토닥토닥)
입가를 문질러 닦으며 나온 나를 기다리고 있던 이는 프레이였다. 용케 시간 맞춰 왔네. 실없는 소릴 하며 다가가니 그가 내 머리에 헬멧을 씌웠다.
"가자." "...응."
달리 말할 힘도 없어 그냥 그렇게 말하고 오토바이에 탔다. 팀원들이 나오기 전에 그가 먼저 출발했다. 거의 기대다시피 그를 붙잡고 오는 동안 나도 그도 말이 없었다.
"......"
오는 내내 내쉬는 숨은 비릿했고 속은 뜨거웠다. 갈수록 머리도 뜨끈해지는 것 같았다. 아, 몸살 나는 건가. 슬슬 감기는 눈 사이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뭐, 확실히 요즘 랭크 오르고 무리하긴 했지.
프레이는 말하지 않아도 병원이 아닌 집으로 날 데려다놓았다. 그가 특별히 한 것은 없었다. 맥없는 몸뚱이를 업어다 침대까지만 눕혀놓고 끝. 나는 몸이 푹신한 이불에 감싸이자마자 잠이 들었다. 그리고 깨었을 때는 이미 사방이 어두컴컴해진 후였다.
"......"
부스스 일어나서 먼저 보인 건 옷이었다. 입고 나갔던 옷 그대로 잠들었으니 깨어서도 그대로였다. 갑갑한 그것들을 훌훌 벗고 욕실로 들어간다. 온수를 기다리지 않고 무작정 머리 위에서부터 물을 맞으며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주륵주륵 흘러내리는 물 사이로 시야가 뿌옇다. 생각 없이 서 있다가, 왈칵 올라오는 토악질에 몸이 휘청였다. 웩, 케헥. 입을 가림이 무색하게 손가락 사이로 뜨거운 덩어리들이 새어나와 바닥으로 떨어졌다. 선명하게 울리는 그 소리에 파르르 떨리는 눈커풀을 드니 발밑이 새빨갛다. 붉다 못해 검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물이 그 붉음을 점점히 번져뜨리고 있었다.
"...에휴..."
보통이라면 기겁할 그 광경이 나는 놀랍지도 않았다. 마치 지긋지긋한 것을 보듯 한숨을 내쉬고, 물로 입을 헹굴 뿐이었다.
그저 그냥, A랭크 보다는 확실히 버겁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예전엔 가끔이었는데..."
이제는 쓸 때마다 이러는 걸까. ...에이, 모르겠다.
발로 바닥을 흩어버리곤 마저 씻었다. 현장의 흙먼지와 더러움을 말끔히 씻어내고 머리에 수건을 헐겁게 두른 채 나왔다.
나 외에는 기척 없는 집 안은 조용하다. 물기 남은 발로 차박거리며 부엌으로 가, 불을 켜고 냉장고를 열었다. 작은 냄비에 어제 끓인 토마토 스프가 있어 그걸 가스렌지에 올리고 끓을 동안 식탁에 앉아서 기다렸다.
"......"
조용한 부엌에 머리칼의 물 떨어지는 소리와 냄비를 데우는 불의 소리만이 잔잔하게 흐른다. 그 적막함 때문인지, 싹 씻고 나왔는데도 정신은 영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촛점 없이 허공을 보며 앞뒤 없는 생각들을 머릿속에 주워섬기고 있었다.
수많은 생각이 지나갔지만, 어느 것 하나도 도움 되는 생각은 없었다. 그럼에도 시간은 잘도 흘러 냄비 속 스프가 끓는 소리가 들렸다.
"...아."
소리를 들은 것에 비해 한박자 늦게 정신이 들어, 서둘러 일어나 렌지로 다가간다. 불을 끄고 타진 않았는지 속을 들여다보곤 냄비를 들으려다가-
"!!"
또다시 목을 넘어오는 감각에 냄비가 아닌 허공을 짚으며 넘어졌다. 이번엔 눈 앞이 핑 돌아 제자리에 서 있기도 버거웠다. 쿨럭, 큭. 기침과 함께 뱉어낸 것은 아까보다 양은 적었지만 색만이 선명하게 붉었다.
젠장. 바닥에 떨어지지 않게 손을 모아 쥐고 일어나 개수대에서 손을 씻었다. 찬물로 손도 입안도 헹구고나니 식욕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옆에서 풍기는 토마토 냄새와 부글거리는 그 색에 욕지기가 더 치미는 것 같아 서둘러 부엌을 나갔다.
간신히 침실로 돌아온 나는 정신없이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머리는 덜 말랐고, 옷도 거의 속옷 바람이었지만 더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뜨거운 속에 비해 차가운 몸이 이질적이어서 싫었고, 손에 닿는 것마저 멀게 느껴져서, 그저 잠들고만 싶었다.
>>492 그것에 대해서는 아직 S급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익숙하지 않다라는 느낌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래도 정상적으로 랭크가 오른 것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곧 익숙해질테니..곧 과부하는 없어집니다. 없어질 거예요... 8ㅁ8 물론 이건 전의 스토리에서 모두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라는 것에 대한 설명이고 캐릭터 개별에 대한 설정은 또 다르니까요.
"그냥 놓아주고..심연은.. 있으란 말이야!"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구나. 내 딸아. 사이렉스의 모습을 빌린(그의 말로는 그냥 나올 수 없다고 하였던가요.) 심연은, 부드럽게 정말 딸인 양 대하면서도 저를 공간의 벽에 내팽개쳤습니다.
"커흑.." 제멋대로 내팽개쳐져서 완전 엉망이긴 하지만 이건 무의식일 뿐입니다. 실제로의 신체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 그러나 영향이 아예 없을 수 없어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
"그래도 이건 좀..." 나뒹구는 살점이라던가. 바닥을 곱게 물들인 색이라던가. 금방이리도 부서질 듯(실제로도 몇 번 박살났었다)금갈대로 금 간 몸이라던가. 무의식만 아니었으면 r-19먹어도 할말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실제로도 잘 안보이는 쪽 눈이 몇십 번 정도 분리되었던가요. 이젠 거의 안 보일지도 모르겠어요. 감각조차 둔해지는 것을.. 튕겨봤자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왜 난 이렇게나 열심인 걸까요. 란 자조적인 웃음을 내뱉었습니다.
바닷가와 그 심해의 심연에 접속하기 위해 몇 번이고 갔지만 접근하기도 전에 시스템 메세지가 가득 뜨고, 겨우 접속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이렇게 처참하게 돌아오다니. 정말 포기해버리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기한다 하더라도 어차피 자신은 사라질 존재. 아무런 의미 없잖아요. 라고 중얼거렸지만..
알고 있잖아요.
-주인님. 우리의 주인님. 모든 원인과 모든 이유와 모든 결과가 합당하실 근원적인 주인님.. 어찌하여 소일거리와 함께 기다리시는 것이나이까. -대저 근 50년 이상을 기다렸던 것을 겨우 몇 주일 더 기다린다 하여도 무어가 바뀌겠느냐?
튕겨나온 몸이 침대에 안착하면 웅크리고 핏기가 삭 빠져나간 듯 차갑고 창백한 몸을 추스렸답니다. 몇 번을 했나요? 몇 번이 남았죠?
너의 입술이 나에게 포개어지고, 우리는 한참동안이나 그렇게 입을 맞췄다. 너와 이렇게 있는 시간이, 그렇게 한참임에도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좀 더, 좀 더, 좀 더. 너와 보내는 이 시간의 밀도가 가득찼으면 좋겠다. 이렇게 서로의 체온을 공유하는 이 시간,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하게 내게, 너에게 주어진다는 것이 너무나 고마웠다.
타미엘이 복귀하고 나서 여러 일이 있었지만 일단은 경찰이니까 당직을 서야 했습니다. 기억이야 어떻게든 많이 동기화 시킨 덕에 업무는 많이 익숙해졌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연인.. 이라는 건 감정적으로 메마른 데다가 동기화 따위는 진행이 안 되니가 기억은 있는데 감정적으로 생각이 들지가 않아서..
약간 피하는 경향이 없잖아 있었을지도 몰랐습니다. 그건 죄책감의 발로였는지. 아니면 불행감을 주기.. 싫다는 마음이었는지. 아니면 이런 모습으로는 만나봤자 상처만 줄 것 같을지도 몰라서.. 잔뜩 아프잖아요. 촉감이 둔하고.. 눈도 한쪽은 잘 안 보이고.. 시무룩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오늘 당직을 서기 위해서 서류를 정리하던 중에(단안경을 잠깐 쓰고 서류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처리하려고 했습니다) 자신과 같이 당직인 울프씨가 보였습니다. 머뭇거리기는 했지만 말을 걸어보려고 노력했어요.
"서류는.. 많나요..?" 일 관련 외에는 말할 게 그다지도 없던가요. 란 생각이 들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뭔가 다른 걸 이야기하기도 그렇고요.. 어색하긴 하지만 말을 걸었다는 데 의의를 두는 게..
스타일을 중시하는 평소의 나라면 절대 안 할 짓이었지만,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으려니 답답했다. 하지만 쓰고 있지 않으면 내게도 느껴질 정도로 비릿한 숨이 주변으로 퍼질게 분명했다. 그러면 분명 귀찮아질 테니까 어쩔 수 없었다. 그런 날 당직이었던 것 역시 어쩔 수 없었지...
순찰을 할 기력은 없어서 얌전히 자리에 앉아 그동안의 조서나 자료 따위를 정리하고 있었다. 상태가 상태인지라 손이 느렸다. 한장한장 천천히 넘겨가며 정리하는데, 옆에서 누가 말을 걸었다. 돌아보니 타미엘이 보였다. 음. 뭔가 평소랑 달라보이는데. 뭐 기분 탓이겠지.
"...아니."
서류가 많냐는 물음에 잔기침 두어번을 하고 짧게 대답했다. 마스크를 쓴 탓에 어물거리는 소리가 되었을 듯 하지만, 아무렴 어때. 나는 시선을 서류로 돌리며 한마디 덧붙였다.
흐릿한 시야 너머로 마스크를 낀 울프씨가 보인다. 기억 데이터 상으로는 마스크를 쓴 걸 본 적 없는 기분인데. 라는 생각을 하지만 감기라도 걸린 거려나요. 란 생각으로 넘기려고 했습니다. 잔기침까지 하는 걸 보니 감기인 것 같아서 따뜻한 차라도 드시는 게 어떻냐고 권유할까.. 망설였습니다.
"그런가요..." 서류 관련에서는 괜찮다는 말과 비슷할 거라고 지레짐작하기는 했지만, 그녀를 바라보면서 쉬어도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쉬면 영원히 잠들어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케흑거렸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날아갔던 데 주위..그러니까 눈가를 만지작거렸습니다. 뭐라도 할 게 있으시다면 나눠주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라고 덧붙인 뒤 믿기지 않는 일이네요. 라고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습니다. 무엇이? 왜? 라는 것 하나도 없이 그 말만이 무심결에 튀어나왔던 거예요.
"그렇게 하면 되겠네요.." 가지고 가다 흘릴 것 같다는 생각을 읽지는 못했지만, 사실 서류를 잘 들고 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았습니다. 그냥 옆에 앉아서 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고는 울프가 말한 대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안경을 끼우고 몇 번이고 확인하면서 실수 없이 정리하려고 하는 것도 있고요.
"..그..건 감기인가요..?" 감기라면 따뜻한 차 마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려고 합니다. 동기화는 성격에도 영향을 주나요? 네 줍니다. 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자신 몫에 울프 몫까지 더해서 아마도 있을 법한 유자차나 다른 차라도 타올까 생각했었지만. 그래도 허락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게 아닐까요?
"....그렇군요.." 진실로 그런 건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고, 그 의문이 말에 아주 살짝 묻어났던 것 같기는 해도 직접적으로 부정할 것 같은 것을 굳이 캐묻지는 않을 것이었습니다. 타미엘이랑 나의 큰 차이점이지 않을까요? 그런 생각을 좀 했지만.. 녹차를 가져다주자 감사합니다. 라고 중얼거리고는 녹차를 집어들려고 했습니다. 눈을 슥슥 비비자 순간 턱..하고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기분이었습니다.
.dice 1 3. = 3 1. 컵을 잘못 건드려 책상 밑으로 쏟았다 2. 조금 더듬거리긴 했지만 잘 잡았다. 3. 많이 더듬거렸지만 잘 잡았다
잘 집었던 집지 못했던. 서류엔 해가 없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녹차인가요?" 아..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면서 상황에 맞게 행동하려고 했습니다. 금방 돌아와서 다행이네요. 점점 나빠지는 건데 왜 하필이면 이쪽부터인가요?
추운 날에도 몸을 움직이고 갈고 닦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 일단 당장 처리해야 할 일은 끝냈기에 나는 몸을 갈고 닦기 위해서 아령을 들면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기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서장이라고 해서 맨날 앉아서 지시만 하고 지휘만 할 순 없으니까. 그야 그만큼 열심히 몸을 움직이면서 만일의 경우는 내가 우리 애들을 도와야 하는 법이다. 그렇기에 열심히 몸을 움직이면서 갈고 닦았다.
그러는 도중, 누군가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인가 싶어 일단 아령을 내려놓고, 몸에서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은 후에, 잠시 벗어뒀던 경찰 제복을 제대로 차려입었다. 그래도 누가 왔는데 흉한 모습을 보일 순 없으니까. 일단 그렇게 준비를 한 후에, 나는 책상의 자리에 앉았고, 방금 전 까지 일을 하고 있었던 것처럼 나름대로 포즈를 취했다. 그러니까 한 손에는 볼펜, 다른 한 손에는 서류. 혹시 하윤이면 운동한 거 걸리면 엄청나게 혼나니 말이야. 허허.
하지만 곧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게 되었다. 메이비 양인가? 나에게 무슨 일인진 잘 모르겠지만 일단 근엄한 목소리로 문 뒤에 있을 그녀에게 말했다.
"들어오게나.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안에 있네. 보고해야할 사안이 있나? 아니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는가?"
좋아. 잘했어. 나. 이 정도면 제법 근엄한 느낌의 서장으로서 보이겠지. 그래도 어느정도는 이런 위엄은 보여줘야... 나도 나름의 체면이 사는 법이니까 말이야.
리크리에이터. 그것에 대한 정보는 나도 얼마전에 전달받았다. 그것이 SSS급 익스퍼와 얽혀있다는 것도...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정확히..확실하게 아는 것은 없었다. 그야, 나도 리크리에이터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것에 대한 진실은 전혀 몰랐으니까. 하지만 그것으로 나에게 물을 것이 있다면 확실하게 대답하는 것이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근처에 있는 아령을 슬쩍 책상 서랍 속으로 집어넣으면서 두 손을 모은 후에, 나름대로 분위기를 잡고 메이비 양을 바라보았다.
"리크리에이터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뭔가. 일단 들어보도록 하지."
그리고 묻고 싶은 것이 있으면 답하겠다고도 이야기했다. 일단 어느쪽인진 모르겠지만 난 상사로서 부하의 말에 귀를 기울일 의무가 있고, 묻는 것이 있으면 대답할 의무도 있다. 그렇기에 조용히 눈앞에 있는 그녀의 말을 조용히 기다렸다.
아무거나 괜찮다는 그 말에 나는 냉장고에서 우롱차 하나를 꺼낸 후에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리크리에이터라는 것은 안전할까...라는 물음에 대해서 나는 일단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나도 리크리에이터에 대한 것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무래도..기억을 조작한다는 것이 그렇게 유쾌한 것은 아니니까. 그와는 별개로 묘한 적대감도 들지만.. 이것은 경찰로서의 내 마인드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것에 대해서는 나도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일단 확실하게 무엇이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답을 할 뿐이었다.
"적어도 내가 들은 리크리에이터는 해가 되진 않네. 그냥 말 그대로,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고 조작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그것이 월드 리크리에이터였나? 그 R.R.F라는 이들의 설명이 사실이라고 친다면... 아마 세계를 개변하는 것이겠지. 그 사건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느낌으로 말일세. 그러면 사람들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테니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은 이미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개변된 것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가 부작용을 당했다..라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네. 적어도 내가 가지고 있는 경찰 기록엔 말일세. ...애초에 그것을 정말로 분석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 리크리에이터는 경찰 담당이 아니라, 이 국가의 알려지지 않은 기관 중 하나인 [익스퍼 보안 유지부]가 담당하고 있는 것일세. 이번에 감마라고 했나? 그가 소속되어있던 '요원'들이 있는 곳이지. 아무튼 그들이 내놓은 자료에도 부작용은 일체 존재하지 않는다고 되어있네."
불확실한 발언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는 서장으로서 가지고 있는 자료를 토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어 들려오는 메이비 양의 말에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확실히 그것은 좋지 않지. 월드 리크리에이터를 추적하려는 것이 목적일테니까. 하지만, 우리들은 경찰일세. 당장의 사건을 모르는 척 할 순 없네. ...그러니까 어떻게든 조사를 해서 저들을 찾아내는 수밖에 없겠지. 적어도..지금 단계엣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네. 그것이 경찰의 한계겠지만...그럼에도 우리는 경찰일세."
이어 나는 내 몫의 음료수를 꺼낸 후에 그것을 따고서 벌컥벌컥 마시고 책상에 내려놓고 그녀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자네의 심정은 알지만,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우리가 손을 쓸 방도는 없네. 유감스럽게도."
사람의 기억을 지운다, 물론 그것은 여타 만화와 같은 느낌은 아니었고 말 그래도 세계를 뜯어 고친다는 느낌이었던거 같지만. 그럼에도 묘한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우롱차를 한모금 마시고서야 진정한 그녀는 대답들을 꼼꼼히 기억하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틀린말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 답답하도록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저들이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접근조차 할 수 없다니..
"그러면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서, 이번에 성게놈이 S급으로 성장하는 약물을 먹었던걸로 압니다만, 지금까지 S급 약물을 쓰지 않은걸보면.. 저희와 연관이 있는걸까요? 만약 처음부터 S급 약물이 있었다면 그걸 사용했으면 될거 같은데, 이상하게 저희가 S급이 된 이후부터 쓴다는것이.."
그녀는 일단 그 질문을 던져놓고는 말을 이었다.
"아, 또 다시 리크리에이터의 이야기입니다만.. 지금 리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사람은. 그것의 능력을 다 사용하지 못하는걸까요?"
"...그것은 나도 모르는 일이네. 애초에 그 플라스크는 아직 분석중이야. 하지만 상황 상, 그것을 먹게 되면 S급 익스퍼로 성장하게 되거나, 혹은 전에 회수한 A가 쓰여있는 플라스크에 있는 것은 A급으로 성장하는 익스퍼가 된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여도 될걸세. ...어쩌면 난 그것도 월드 리크리에이터의 힘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네. 자네들은 이번에 있었던 사건 이전의 사건. 그러니까 R.R.F의 이들과 대치했을 때 S급으로 성장하게 되었지. 그때, 익스퍼 탐지기에서 자네들 주변에 특이한 파장이 포착되었네. 그 페턴을 읽어서, 어쩌면 응용해서 사용하는 것일지도 모르지."
물론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저 상황적으로 판단을 할 뿐이었다. 그저 그렇게 보이니까... 그런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할 뿐이었다. 지금은 그 누구도 그 진실을 정확하게 알 순 없을 것이다. 서장인 나도 모르는데, 부하들이라고 해서 알 턱이 없겠지. 그렇기에 메이비 양도 나에게 와서 이렇게 묻는 것일테고. 부하의 궁금증을 정확하게 해소시킬 수 없는 나 자신이 조금은 쓰리게 느껴졌다.
이어 들려오는 질문은.. 리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사람의 이야기. 그것에 대해서는 나도 정확히 아는 것이 없었다. 그것은 우리 경찰이 관리하는 부문이 아니니까.
"그것까진 나도 아는 것이 없네. 월드 리크리에이터의 힘을 빌린다고 들었지만, 그 능력을 다 쓰지 못하는 건지, 아니면 아예 쓰지 않는 것인지. 그것은 나도 아는 바가 없네. 다시 말하지만 그 리크리에이터는 정부가 비밀리에 운영하는 조직인 [익스퍼 보안 유지부]의 요원들이 관리하는 것일세. 그러니까 그것에 대해서 알려면 요원에게 직접 물어볼 수밖에 없네.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하군. 일단 내가 아는 가까운 곳에 있는 요원에게 직접 물어보았지만... 그 요원은 자신은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 그러니까 요원이라고 해서 다 아는 것은 아닐걸세. 아마...높은 고위층이 아니면 아는 이는 없다고 봐도 좋을지도 모르지."
굳이 서하 군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일단 서하 군은 자신이 요원이라는 것을 가능하면 그 누구에게도, 자신이 말하는 것이 아닌한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으니 나는 그 부탁을 들어줄 생각이었다.
"익스파의 등급마저 마음대로.. 정말로 악용하게 된다면 엄청난 대 혼란이 찾아오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그만한 힘을 가졌다면 말입니다.. 마음에 드는 방식은 아니지만 익스퍼 경찰들을 전부 S급이나 SS급까지 성장시키면 일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들은걸로 보아하니 이 문제에 대해선 더 알 수 없을거 같지만요."
일단 사건의 해결을 더 필요로 한다면 굳이 수단을 가릴 필요는 없지않을까. 하는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여러가지 탐색에 적합한 익스퍼들도 많을텐데 그런 사람들이 S급, SS급까지 올라가면 엄청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후....."
그녀는 답답한 상황만 한가득인 이 느낌이 너무나도 싫었는지, 혀를 차고는 서장님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불가능할걸세. 그것이 가능했다면 이미 하고도 남았을 위인들이지. 하지만 그것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둘 중 하나일세. 1번째. 불가능하거나... 2번째. 너무 위험해서 할 수 없다거나... 어느쪽이건 그리 좋지 않네. R.R.F를 이끄는 이가 분명히 있겠지. 그 자가 어떤 이인지 알 수 없는 지금... 나로서도 답답한건 매한가지네. 하지만 걱정하지 말게. ...내가 반드시 내 부하들만큼은 지키도록 할테니."
그렇게 말을 하면서 주먹을 꽈악 쥐었다. 그러면서 아주 살짝..주먹에 내 능력을 발동시켰다. 그러자 녹색의 투명한 막이 펼쳐졌고 그것은 이내 곧 사라졌다. 그리고 크게 껄껄 웃으면서 다시 메이비 양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미러 리플렉트. 그게 나의 힘이네. 그리고 이 힘은 내가 가지고 있는 오버 익스파와 더불어서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한 힘이네. 이 힘으로 자네들이 위험하면 언제든지 도와줄테니 너무 겁먹지 말게나. 서장으로서 약속하겠네."
확실하게 약속하겠다고 나 자신에게도 다짐하면서 나는 이내 들려오는 그녀의 물음에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술인가? 그 말에 피식 웃으면서 그녀의 말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자네가 취하기 전에는 안 취할 자신이 있네만 왜 그런 것을 묻는건가? 나와 술 한번 하고 싶다는 건가? 하하하하."
내 말을 순순히 긍정하는 것도 그렇고, 죽어가는 처지라는 둥 중얼거림이 들릴 때마다 눈썹이 실룩거렸다. 안 물어봤잖아. 좀 조용히 있으면 안 되냐? 얘 진짜 왜이래. 살짝 가늘어진 눈으로 옆을 흘깃 보곤 쯧, 혀를 찼다. 역시 아까 일 없다고 보내버렸어야 했어. 괜히 내줬어. 후.
"...힘들면 쉬라고."
확실히 짜증이 섞인 말투로 내뱉고 정리가 끝난 서류뭉치를 탁, 내려놓았다. 그러곤 타미엘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잠시 눈을 감고 그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것은 참으로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일. 내가 좀 더 힘이 있었다면 그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겠지. 나는 어쩌면 그 죄책감을 짊어지고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정말로 지키고 싶었던 것을... 지키지 못했기에.. 그렇기에....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음료수를 다시 벌컥벌컥 마시고 맨 손으로 구겨버린 후에 근처의 쓰레기통에 훅 던져서 골인시켰다. 그리고 피식 웃으면서 메이비 양의 말에 이어서 대답했다.
"무리인가? 하하하하. 글쎄? 자네가 SS랭크로 성장하게 되거나 바뀌게 된다면 생각해보도록 하지. 적어도 서장으로서 부하들은 내 손으로 지킨다는 자세는 바꾸지 않을걸세. 소중한 것을 잃는 것의 아픔이 얼마나 아픈지 아니까...나는 그 아픔을 그 누구에게도 겪게하고 싶지 않네. 자네들이 뭐라고 한들...자네들은 전부 나의 부하일세. 서장이 부하 경찰들을 지키는 것이 뭐가 무리겠는가. 우선 나에게 그런 말을 하고 싶다면 자네들이 더욱 강해져서 나를 지킬 정도가 되고 이야기하게나. 하하하하!"
이어 술을 마시러 가자는 제안에 나는 작게 웃으면서 메이비 양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당연하겠지. 자네들이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네. 내 딸인 하윤이도 마찬가지지.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지키고 싶네. 나의 소중한 것들을..."
그것은 나의 고집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과거에 사로잡혀있는 나의 정말로 무서운 고집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미 한번 잃었으니까. 그렇기에 내 딸을, 내 딸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을 지키고 싶다. 그리고, 내 밑에 있는 이들도... 그것이 고집이라도 좋다. 아버지로서, 서장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니던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다시 메이비 양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술이 들어가야 나오는 이야기인가? 처음부터 그쪽이 메인이었나보군. 술이 들어가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 이야기인가?"
그 이야기가 무엇일지 잠시 생각하며, 나는 가만히 메이비 양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부하와 함께 술이라. ...나쁘지는 않았다. 상사로서 같이 할 수도 있는 것이니까. 하윤이가 이상하게 보지만 않으면 좋으련만... 일단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근처에 걸려있는 코트를 챙겨입었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정복은 가릴 수 있고, 만일의 경우 바로 출동도 가능하겠지. 나름대로의 처세술이었다.
"좋네. 대신 좋은 곳으로 안내해줬으면 하는군. 자네의 이야기가 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기왕이면 술맛이 좋은 곳이 좋으니까."
작게 웃으면서 나는 조용히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자. 과연 뭐가 나오려나... 역시 상사로서 알아둘 필요가 있겠지.
"쉬어봤자. 인 걸요." 쉬나 일하나 같은 것이라면 차라리 일을 하는 것이 낫습니다. 다만 튕기는 것이 없다면 나쁘지는 건 덜할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끝을 향해 달려가는 거. 속도는 상관없지 않나요? 잔혹한 것을 보아서 그런지 분류하는 손이 조금은 느려지는 것 같았습니다.
"....." 원하지 않는다면 물러나야겠지요. 정말. 닮아갔네요. 어린 저였다면 더욱 푹 찌르지 않았을까요? 란 생각을 하고는 거절하는 듯한 말. -그러니까 가라는 말에 자신이 한 부분들을 정리하고는 눈을 내리깔고 알았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선술집인가. 여기도 전에 한번 온 적이 있었지. 혼자서 술 먹을 때 말이야. 하윤이에겐 비밀이지만... 물론 따로 사람을 부르거나 하진 않았다. 서장으로서 일하다보면 혼자서 술을 먹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것은 참으로 슬픈 기분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서장이기에..밝히지 못하는 것도 있었다. 아무튼, 여기에 오기 전에 화풀이할 곳이라고 하였는데... 나에게 화풀이라도 할 참인걸까? 뭐, 아무래도 좋았다. 부하의 화풀이 정도는 들어도 상관없을테니까. 무슨 말을 할진 모르겠지만 조금 가공는 하는 것이 좋겠지.
이어 나는 자리에 앉은 후에, 적당히 술을 주문했다. 이런 곳에서 먹는 술은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을테니까. 가볍게 파전이나, 두루치기 같은 것을 주문하면서 나는 그것이 나오는 기다렸다.
"확실히 밖보다는 따뜻하지. 아. 자네도 안주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시키게나. 내 돈으로 계산해줄테니. 적어도 자네보다는 많이 받으니까 돈 걱정은 하지 말게. 그래서 말이네만... 역시 메인 이야기는 술이 들어가지 않으면 안할 참인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꽤 많을 것으로 느껴지네만.."
나름대로 추측을 하면서 가만히 메이비 양을 바라보았다. 굳이 여기까지 올 정도다. 서에서는 그다지 밝혀지지 않고 싶은 무언가가 있겠지. 그리 생각하며 조용히 메이비 양의 말을 기다렸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조용히 받아줄 생각을 하면서...
물론 모두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찰로서, 올바르지 않은 언동이라면 그것은 조금 말을 해야만 하겠지.
나에게 따라주는 술을 받으면서 나는 나대로 그녀에게 술을 따랐다. 그리고 안주에 대해서는 먹고 싶으면 먹으라고 이야기했다. 어차피 이거, 얼마나 한다고... 그리고 이내 들려오는 말은 성장에 대한 것이었다. 이를 빠득 갈면서 나에게 따지듯이...그리고 그 분노를 표현하듯이 말하는 메이비 양을 바라보면서 나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우선 잔에 따라져있는 술을 혼자 조용히 마셨다.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건가? 성장이라는 것이 다 그런 거 아니겠나. 나 역시도 비슷한 느낌이었네. 어느 순간 갑자기 그렇게 랭크가 올라가게 되었지. A급에서 S로.. S에서 SS로...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일세. 자네는."
이어 나는 내 잔에 셀프로 술을 천천히 따랐다. 넘칠 듯, 넘치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면서 잔을 들어올려 이번엔 그녀에게 살짝 내밀었다. 가볍게 술잔을 부딪치자는 의미였다. 역시 둘이서 술을 마시면 이런 것도 있어야지. 그리 생각하면서 말을 이었다.
"...서하 군에게 보고는 받았네. 자네들. 저번 범죄자를 제압하고 대부분 힘이 빠져서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고 하는군. ...랭크는 올라서 좀 더 힘을 쓸 수 있게 되었을지 몰라도,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힘을 버티지 못하는 것. 그것이 자네들의 한계가 아니겠나. 오히려 랭크가 올랐다면.. 어떤 계기로라도 올렸다면 이젠 그 힘을 컨트롤 할 수 있게 자신을 갈고 닦을 차례지. 설마 랭크가 올랐다고, 바로 힘이 증폭될 거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겠지? 물론 그런 것도 있지만 결국 익스퍼의 힘은, 자신이 얼마나 갈고 닦냐에 따라서 다른 걸세. 단적으로 이야기하지."
피식 웃으면서 나는 메이비 양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확실하게 단언했다.
"지금의 자네들은 전부 덤빈다고 해도, 같은 랭크인 서하 군도 제대로 제압하기 힘들걸세. ...적어도 지금의 자네들은 말이지. 알겠나? ...불평할 시간이 있으면,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고 그 힘에 익숙해지도록 하고 그 힘을 끝까지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게나. 그것이 강해진다는 것일세."
조용히 울분을 토하는 듯한 그 말에 나는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분하다인가... 자신이 스스로 뭘 할 서 없었다는 것이..? 그 말을 끝까지 들으면서 나는 잔의 술을 비웠다. 여기서는 조금은 따끔하게 말할 타이밍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말을 하기 전에 한 모금 더 술을 마셨다. 그리고 비어있는 술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고서 진지한 눈빛을 메이비 양에게 향했다. 그리고 상사로서 해야 할 말을 전했다.
"하윤이는 잃는 것을 두려워하네. 그 아이의 엄미가, 나의 아내가 그 아이를 지키려다가 죽었으니까. 그렇네. 하윤이의 눈 앞에서 죽었네. 물론 그때의 일은 잘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그것이 아마 트라우마로 남아있겠지. 아마 자네들이 쓰러졌을 때 그 아이는..자신도 모르게 스위치가 눌렸을지도 모르네. 그래.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에 분하다는 것도 알겠네.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더 강해지도록 노력하게. 그 분한 감정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네. 정말로 냉정할지도 모르지만.. 분하다는 감정만을 느낀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네."
그녀에 대한 것은 이미 다 파악을 해 둔 상태다. 서하 군이 제공해주는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나름대로 과거의 기록도 조사를 하니까. 그리고 그녀가 모 사건에 휘말렸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녀에게 있어서 지켜진다는 것은 무언가의 스위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는 여기서 위로할 수 없었다. 여기서는, 위로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다.
"...분하다고 느끼다면 그만큼 강해지도록 하게. SS랭크인 나도 제압할 수 있을 정도로. 그리고 그 힘으로 자네의 그 분한 감정을 승화시키게. 자네가 경찰이라면, 나는 왜 이러냐로 끝나면 안되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한다를 생각해봐야만 하지. 과거를 보고, 거기에서 분함을 느끼는 것은 자네의 자유지만, 자네가 경찰이고, 자네가 정말로 분하다고 느끼다면, 자네는 자네의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서 자네가 스스로 지켜보이면 될 일이네. 쉽지 않지. 나도 어려웠으니까. ...하지만 내가 자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그 정도밖에 없네."
더욱 강해져라. 분한만큼 강해져라.
말은 참으로 쉽다고 느끼지만 그것만큼 심플한 방법은 없었다. 그렇게 말을 끝내고 나는 다시 술을 마셨다. 참으로 씁쓸한 술 기운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눈빛이 조금 바뀌었다고 생각하며 메이비 양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내 말이 조금은 자극이 되었다면 좋을텐데. 그리 생각하며 파전에 두루치기를 싸서 입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그 말에 나는 조용히 메이비 양을 바라보면서 역으로 물어보았다. 여기서 내 재혼의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를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서장이라는 직위를 굳이 언급하는 이유도...
죄송하다는 말에 잠시 침묵을 지키면서 나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입을 열었다.
"누구 좋은 이라도 소개해 줄 참인가? 하하하. 하지만, 이래보여도 나이가 50이 넘었네. 자네가 그 정도의 나이를 지닌 여성을 알 거라고 보진 않네만... 그러니까 소개는 아니겠지. 그렇다고 한다면 개인적인 호기심인가?"
누군가의 눈에는 역시 신기하게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나로서는 좋게 생각되긴 어려운 일이었다. 딱히 말은 안하겠지만 말이다. 이어 두루치기 고기 한점을 입에 집어넣고서 나는 다시 메이비 양을 바라보면서 물어보았다.
"솔직히 조금 놀란 이야기이네. 허허허. 그리고 사과할 것이 있나? 확실히 나는 서장이니까 말일세. 보통은 이 정도 직위가 있으면 재혼을 하겠지. 미안하다고 할 것은 없네. 그저 조금 놀랐을 뿐이지."
이어 나는 조용히 술을 한 모금 삼켰다. 생각도 못한 이 상황 속에서 그녀가 왜 그런 것을 묻는지 궁금했다.
조용히 말을 들으면서 술을 다시 한 모금 마셨다. 마지막 말이 묘하게 신경쓰였다. 자신이 나에게 관심이 있다라... 어쩌면 내 착각일지도 모른다. 그야..말이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메이비 양은 그저 장난으로 이런 말을 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여러모로 곤란한 느낌 그 자체였다. 물론 내 착각이라면 좋겠지만 말이야. 그렇게 잠시 생각을 하다가 나는 두루치기 고기를 입에 넣고 천천히 씹은 후에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자네는 그렇다는 거군. 그렇다면 나도 생각을 말하지. 재혼할 생각은 없네."
어쩌면 미련할지도 모르고, 바보 같다는 생각을 들을지도 모른다. 재혼을 해도 늦지 않은 나이라는 말을 들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재혼을 할 마음이 없었다. 그 사람의 죽음을 보고, 하윤이를 혼자서 키우고, 서장의 자리에 오른 지금까지도 나는 단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그저, 이대로 혼자 독신으로 살아갈 생각이다. 나와 그 사람의 사랑의 결실인 하윤이를 바라보면서 그저 그렇게 살아갈 생각이다.
"하하하. 애석하게도 나는, 죽은 내 아내를 잊을 수 없어서 말이야. 내가 지켜주지 못한 그 아내를 잊을래야 잊을 수 없네. 그렇기에, 나는 재혼하고 싶지 않네. 그저 그 사람을 가슴에 품고 조용히 살아가고 싶다네. 이 말에는 거짓이 없네. 내 마음에는 오로지 그 사람 뿐일세. 하하하. 그리고 자네 같은 아가씨가 나에게 관심이 있을 수도 있다고 치더라도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네. 설사, 그 어떤 여성이 온다고 할지라도...나에게 있어선 그 사람 이상의 여성은 없어."
조용히 술을 마시면서,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다시 평소처럼 유쾌하게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하하하! 확실히 술을 먹으니까 이런 이야기도 하게 되는군. 뭐, 아무트 그렇네. 독신으로 평생 한 여자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서장. 멋지지 않나? 하하하!"
사실은 조금, 이 사람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정답이라고 대답할수밖에 없을것이다. 만... 이런 상황에서도 이 진지함. 나중에 별명은 진지한 서장님 정도로 붙여볼까. 따위의 생각을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가 잊을 수 없는건가. 서장님 정도로 강해져도 그 부분은 어찌할 수 없는걸까. 그렇다면 그것은.. 정말이지 잔혹한것이다.
"굳이 말을 덧붙이자면 놀라는 척이라도 해주십쇼."
평소의 가벼운 이미지는 다 어디로 간거냐며 그녀는 웃었고 멋지지 않냐는 물음아닌 물음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렇네요, 로맨틱하기도 하고."
자신은 언젠가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그녀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파전을 잘라서 입에 넣었다. 뭘 해야 이 진지한 서장님을 당황시킬 수 있을까.
"하하하하! 아무리 그래도 나도 서장인데 이런 곳에서는 분위기 좀 차려야 하지 않겠나? 그리고.. 아내에 대한 것만큼은 가벼울 수가 없네. 정말로..."
그래. 그런 것만큼은 절대로 가벼워질 수 없다. 적어도 그것만큼은... 그것은 하윤이도 아는 사실이다.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그 사람에 대해서만큼은 말이지. 설사 재미가 없다고 해도... 답답하다고 할지라도... 아마 나는 죽는 그 순간까지 그녀만을 안고 가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술을 따른 후에 그 잔의 내용물을 꿀꺽꿀꺽 마셨다. 이어 술을 다 마실 쯤에 들려오는 말. 하윤이가 남자친구를 데려오면 총으로 쏠 거냐는 그 물음에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경찰이 총으로 쏠리가 없지 않은가. 나보다 강하지 않으면 허락 안할걸세. 그것만 만족한다면, 나는 흔쾌히 내 딸과의 교재를 허락할걸세. 하하하. 간단하게 말하자면 나는 하윤이의 아픔을 감싸줄 수 있는 그런 이가 있다면 허락해줄 생각이네. 나보다 더 그 아이의 아픔을 감싸주고, 그 아픔이 하윤이가 침식하지 않게 지켜줄 정도의 강함이 있다면 말일세. 아..그래도 내 딸을 줄 수 없어..! 같은 것은 해보고 싶으니까 허락하더라도 한번 연출해달라고 부탁할건데 어떤가? 이거 괜찮지 않은가?"
크게 껄껄 웃으면서 어느새 많이 비워진 파전을 먹으면서 크게 기지개를 켰다. 하윤이의 남자친구는 남자친구. 그때가서 생각해볼 일이다. 그러다가 잠시 생각을 하면서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사고를 친 후에 허락해달라고 하면 일단 난 그 놈팽이를 죽일걸세. 처절하게, 처절하게 말일세."
ㅋㅋㅋㅋㅋㅋㅋ 괜히 서장님이 아닙니다. 되게 날카로운 분이에요. 현장에 안 나가는 이유는 이 분이 현장에 나가면 그냥 바로 게임 끝이기도 한지라... 그래서 일부로 제가 안 내보내는 거기도 하고... 괜히 세계관 최강급 분이 아닙니다. 아무튼 답레는 천천히 해주세요! 저는 괜찮으니까요. 저도 조금 있다가 좀 나가봐야거든요. 사실 점심 먹고 바로..그런고로 스레주는 점시 먹으러 가겠습니다! 일 다 끝나고 다시 오겠습니다!
아주 큰 방에 있었다. 그 방은 본국에서 쓰던 내 방이었다. 년에 한번 갈까 말까한 그 방은 언젠가 보았던 그대로였다. 아마 마지막으로 보았던 풍경 같다. 낯익고 익숙한 느낌의 방을 둘러보며 새삼스러워 하다가, 무언가 나를 잡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아, 정확히는 손이 붙들려 있었다.
"...?"
손을 드는데 왜인지 묵직하다.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은데. 하지만 내려다본 손에는 색색의 실이 덕지덕지 얽히고 묶여 있었다. 양 손에 빽빽히 묶인 실들은 실이지만 무거웠다.
그 실 가닥가닥이 저만의 무게를 가지고 있어, 그 무게에 늘어진 손은 쥐락펴락 하기도 힘들었다. 무거워. 이대로는 손가락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풀 수가 없다.
그러면 어떡하지?
[자르면 되지.]
내 생각에 답을 내려주듯 누군가가 귀에 속삭였다. 자르면 되잖아. 아, 그러면 되겠구나. 무언가 홀린 듯 그 말에 수긍하며 고개를 돌리니
처음 보는 탁자에 정말 예쁜 은가위가 둘 놓여있었다. 크고, 섬찟하게 반짝이는 은빛 가위 두 개가.
"......"
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가위를 양 손에 하나씩 들었다. 들고, 크게 벌린 다음 오른손으로 왼손을, 왼손으로 오른손의 손목을 벌린 틈에 걸쳤다. 양 손목을 그렇게 엇갈려 문 다음 가위의 손잡이를 다물렸다.
찰
칵
서걱
가위는 너무나 단조로운 소리를 내며 내 양 손목을 잘라내었다. 깔끔하게 잘린 손목은 실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바닥으로 떨어진 손은 철퍽, 소리를 내며 뭉개졌다. 내게 남은 것은
없었다.
"......" "...?....???"
무슨 일이야 이게, 무슨, 내 손, 어? 손이? ㅅ, 손이, 손, 내 손, 손......
"...!!!"
입은 벌어졌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나는 잘린 팔을 든 채 부들부들 떨며 어찌 할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런 내 앞에 내가 나타났다. 아니, 나는 여기 있는데? 내가?
나와 똑같은 모습을 한 나는 손 없는 팔을 들어 손가락질 하듯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 잘못, 이야. 전부, 전, 부, 내 자, 잘못, 잘못이, 이야..."
내 잘못이라는 건지 네 잘못이라는 건지 모를 말을 연신 반복하는 나, 그런 나를 망연하게 바라보는 나. 누가 누구고 누가 진짜인지 모를 상황에 말하던 내가 서서히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마치 밀랍인형이 녹는 것처럼 머리 끝부터 질척하게 흘러내리면서도 두 눈의 빛만은 선명했다. 나는 입술이 무너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말했다.
"다, 음은, 너, 야..."
말이 끝나자마자 나는 순식간에 무너져내렸고 나는 그것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었다...
"꺄아아아아아악!!!!"
목이 터져라 내지르는 비명과 함께 눈을 뜨니 성류시의 내 방 천장이 아침 햇살에 비쳐 보였다. 살갗엔 늘 덮던 이불의 감촉이 느껴졌다. 나 이외에는 쿠션들로 채운 그 침대에 붙박힌 듯 정자세로 누워 입을 크게 벌리고 눈을 부릅뜬 채로 한동안 굳어있던 나는, 짧은 호흡을 두어번 함으로써 그것이 꿈임을 깨달았다. 그와 동시에 서러운 울음을 터뜨렸다.
센하는 외출이라는 것 자체가 제한되는 것 같았다. 이번에 나온 것은 충동으로 몰래 한 독단 행위. 제한되는 것은 외출 뿐만이 아니었다. 저택 안에서의 삶, 사사로운 것까지 전부. 무조건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하는 자유롭지 못한 삶인 모양이었다. 용돈이라도 많이 받는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다. 아니, 설령 많이 받는다고 해도 외출부터 제한되는 이상 쓸데가 없기는 하지. 잠시 주저하다가 센하는 나에게 위와 같은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그것을 들은 나는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내가 상상하던 대기업 회장의 손자의 삶과는 영 딴판이었다. 그런데 더욱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은.
"그래도 괜찮아."
당사자의 태도였다.
○
센하는 그 때 몰래 행한 외출을, 처음이자 마지막의 독단 행위로 하겠다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어째선지 용납하지 못했다. 붙임성이 좋다보면 자연스럽게 오지랖도 넓어지는 걸까. 그 녀석의 무덤덤한 목소리와는 다르게 눈동자는 차분하지 못했던 것 같다. 분명 진심은 다를 거야, 라는 확신. 나는 그 녀석에게 가끔씩 나랑 같이 놀면 안 되냐고 물어보았다. 처음 느낀 인상보다 자기 주장이 확고했던 그 녀석은 고개를 저었다. 나는 다시 한 번 부탁해보았다. 짧은 시간에 똑같은 대답을 수없이 듣다가 센하는 드디어 다른 반응을 보여주었다. 한숨을 쉬더니.
"...진짜 독하네, 너. 뭐, 어쩔 수 없이 어울려주지...며칠만."
무뚝뚝하게 말하지만 눈동자는 한결 차분해진 것 같아서 나는 미소지었다. 그 뒤로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나는 집밖으로 몰래 나온 센하와 만나서 거의 매일 놀았다. 한 일주일이 지난 뒤에는 센하를 우리 집으로 초대하여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같이 보거나 하였다. 사족으로 그러면서 그 녀석의 한국어 실력이 괴물 같이 성장해서 나는 당황하기도 하였다. 한편 며칠만 어울리겠다던 말은 그 녀석이 잊어버린 것인지, 아니면 그저 빈말이었던 것인지 이렇게 같이 놀다보니 어느새 한여름이 되어있었다. 그래, 여름축제를 하는 계절이 온 것이다.
○
코미키 가는 손자손녀들을 여름축제에마저 보내지 않는다는 것 같았다.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축제까지 보내지 않는 걸까. 센하의 말에 따르면 남들이 축제를 즐기는 시간에 공부를 한다고 한다. ...중학교 과정을. 와, 괴물도 아니고.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거다. 센하는 오늘도 몰래 나와서 나와 같이 여름축제를 즐겼다. 그 녀석을 맞이한 시간은 이미 어두워진 때였다. 축제가 슬슬 절정에 치닫을 시간. 금붕어를 낚아보고, 타코야키도 사보고, 도박성 놀이도 해보는 등 축제를 여러모로 즐기다가 우리는 강가로 빠져나와서 휴식을 취하기로 하였다. 나는 캠프파이어를 피워보겠다고 말했다. 어차피 강가여서 괜찮다. 그리고 내 능력이라면. 그런데 이걸 센하에게 보이면 곤란한 구석이 있었기에 나는 그 녀석에게 장작을 좀 가져와달라는 구실을 붙여서 잠시 자리를 비우게 만들었다. 자, 그럼 이제 불을 붙여볼까. 두 손바닥을 펼쳐서 불을 생성해내었다. 그러고 보니, 센하는 자신도 모르게 어떤 나지막한 한마디를 흘렸었다. '오랜만이네, 여름축제'. 나는 그것을 떠올려보았다. 코미키 가는 아이들을 여름축제에 보내지 않는다고 하지 않던가...? 센하는 어째서 오랜만에 여름축제에 왔다는 이야기를 입에 올렸을까. 설마 꿈에서 가봤다든지 하는 건 아니겠지. 잠시 골똘히 생각하다가 나는 정신을 차리고 어서 불을 붙이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 때.
"어? 성재 불 쓰네?"
장작을 안고 온 센하가 어느새 옆에 와서 저런 말을 던졌다. 조금 놀란 듯한 눈치. 그런데 있잖아, 나는 더 놀랐어.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 이제 혼나는 거야? 혼나는 거지? 그치? 아아아아아아아아, 익스퍼인 거 들키면 안 된다고 했는데에에에에에. 우와아아아아아, 지금까지 열심히 숨기면서 다녔는데에에에에. 이렇게 허무하게 들키냐. 응? 아아아아아아...
"흐음...너도 익스퍼였구나."
...아아아아...응? 센하가...익스퍼를 안다...? 그렇다는 건?
"어어어엄...센하...도?"
센하는 대답없이 장작 하나만을 손에 남기고 나머지는 내가 붙인 불에 넣었다. 그러고는 남겼던 장작 하나를 저 멀리로 던졌다. 땅에 떨어지기 전에 손가락을 튕긴다. 나무가 폭탄처럼 펑 터졌다.
"이거."
나지막히 말한다. 그렇게 우리 둘은 서로가 익스퍼라는 사실도 새로 알게 되었다.
장작을 좀 더 넣으니 불은 더욱 크게 타올랐다. 센하를 보니 그 녀석은 묵묵히 그 불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큭. 웃는다. 조소하듯이. 그 녀석은 소리를 낮춘채 계속 히죽히죽 웃었다. 눈은 불에 똑바로 고정되어있었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그 녀석이 보인 모습은 아이의 순수한 웃음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너무 무서운 웃음이라서. 말을 걸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국 나는 옆에서 손목시계를 바라보며 다른 화제로 혼잣말하였다.
"조금 이따가 불꽃놀이 하겠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언가가 발사되는 가느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위로 올렸다. 얼마 후에 하늘에는 아름다운 불의 자수가 놓여졌다. 뒤늦게 들려오는 터지는 소리. 그 소리를 듣고 센하도 웃음소리를 그치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직 미소를 머금고 있지만. 펑. 펑. 펑. 불꽃놀이는 길게 이어졌다. 아름다웠다. 센하는 어떻게 생각할까. 센하쪽을 다시 바라보며 물어보려다가 나는 입을 다물었다.
눈물이 툭 떨어졌던 것이다.
●
소년은 섬뜩한 미소를 옅게 지은채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폭발음이 연신 울리면서 불꽃놀이가 여름축제의 절정을 장식한다. 아아, 그래. 그 때도 불꽃놀이를 구경했었어. 소년은 눈을 가늘게 떴다. 절경이다. 그런데. 무언가 따뜻한 것이 볼을 타고 내려가 툭 떨어졌다. 소년은 흠칫하더니 한 손으로 눈가를 비볐다. 그러나 눈물은 흐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더니, 결국은 포기한 듯 소년은 울기 시작했다. 소리를 억지로 삼켜가며 하염없이 계속 운다. 소년의 친구는 당황스러워하다 어색하게 등을 토닥여주었다. 여름축제의 불꽃놀이는 길게 이어졌다.
○
그 날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밤, 소년은 침대에서 일어나 방안의 거울 앞에 앉았다. 손에 들고 있었던 것들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잘그락. 종류가 두 가지인 피어싱 여섯 개. 소년은 거울을 바라보았다. 제 조부와 부친을 지독하게도 닮은 얼굴이다. 그들과 확실하게 다른 곳은...채도 낮은 자색 눈이겠지. 아아, 공허하기도 하여라. 소년은 느리게 눈을 깜박이며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노려보았다.
소년은 결심한듯 오른손을 올려 귀 뒤로 가져가더니 왼손을 그 귀로 뻗었다. 그 손에서 가느다란 무언가가 옅게 반짝인다. 피어싱용 바늘이었다. ...조부나 부친이 이에 대해 추궁하면, 적당히 둘러대고 용서해달라고 하면 될테다. 분명.
ㅡ토오야, 이건 어른이 되면 해야하는 거야. 알겠지? 우리 약속할까? ㅡ응, 약속할게.
무감각한 눈빛인채 소년은 제 귀를 뚫었다. 사사로운 거였지만, 그 사람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다. 약속은 어기지만, 증오스러운 그 사람의 선물을 귀에 끼운다. 아, 어쩌면 이렇게 모순되는 걸까. 마지막 여섯번째 피어싱을 귀에 끼웠다. 다시 거울 속의 제 모습을 보았다. 아아, 여전하다. 자색 눈동자는. 자고 일어나면 다시 검은색 렌즈로 가리겠지만.
가끔 이렇게 일을 하게 되면, 나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하루에 일을 하면, 아침 9시에 정식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고 정시 퇴근을 하면 저녁 6시니까 9시간 정도 일을 하게 된다. ...뭐, 솔직히 귀찮아서 느그적느그적 거릴 때가 솔직히 많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특별히 출동하거나 순찰을 하는 것은 아니니까. 난. 애초에 난 서류 담당이고.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서류를 빨리 끝내면 대충 4시간 정도면 끝낼 수 있다. 이렇게 평화로울 때는... 내 주요 업무는 아무래도 익스파 탐지기로 익스파를 체크하거나 들어오는 신고 전화를 받거나, 사건을 정리하거나, 서류를 정리하거나 뭐 그런 것들이 주니까. 말 그대로 사무직이다. 물론 나도 가끔 순찰 돌고, 현장에 나가기도 하지만...
아무튼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 내가 정말로 빠르게 빠르게 일을 하면 대충 4시간이면 일단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일은 끝난다. 거기서 플러스로 일이 더 들어올지는 모른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 이후에 일이 안 들어오면 5시간은 그냥 말 그대로 앉아서 대기하는 시간이다. 솔직히 객관적으로 따지자면, 내가 이때 뭘 해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하윤이도 일만 다 끝내면 나를 풀어주니까.
그렇다면 이 5시간을 이렇게 멍때리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차라리 나에게 있어서 유익한 것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이쪽이 효율성도 좋고, 시간 낭비도 하지 않는 길이니까. 솔직히 그렇잖아? 다들 멍때리는 것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라도 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낫잖아. 안 그래? 그렇기에 나는 생각했다.
"...귀찮긴 하지만 내가 빠르게 일을 다 해서 4시간만에 끝내도록 할게. 그럼 그 이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퇴근해도 될까? 하윤아?"
"일단 묻는데 뭘 할 건데요?"
"집에 간 후에 이불 속에 들어가서..."
"내일치 일도 같이 하실래요? 아니요. 아예 그냥 1년치 일을 다 하실래요? 그럼 내년 1년은 쉴 수 있겠네요. 안 그래요? 서하 씨? 후훗."
"........"
거기까진 생각을 하지 못한 나의 팩트의 완벽한 패배였다. ...역시 귀찮지만, 정말로 귀찮지만... 5시간 멍 때릴 수밖에 없나. 그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쉬면서 서류정리르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하윤이를 바라보다가 다시 서류를 바라보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아무도 듣지 못할 작은 혼잣말이었다.
"...다음엔 그 팩트를 깨버릴 정도로 멋진 팩트를 찾고 말거야. 두고 봐. ...귀찮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 딸에게 엄한 짓을 하고 허락해달라고 하는 놈팽이를 그냥 두는 것은 내 성미에 맞지 않았다. 난 스스로 딸바보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그래도 용납을 못하는 것이 존재하는 법이다. 아무렴 어떤가. 그때만 경찰 아닌 것으로 하지. 실제로 죽일 것도 아니니까. 아무튼 그런 대화들을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술이 다 떨어졌고 슬슬 돌아갈 시간인듯 했다. 일단 취하지 않았기에, 태연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끔은 이렇게 술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물론 돌아가서 다시 업무 봐야하지만 말이야.
"뭐가 곤란한진 모르겠지만, 괜찮다고 하면 다행이네. 그럼 먼저 돌아가게나. 나는 계산하고 잠깐 바람 좀 쐬다가 돌아갈테니 말일세."
아무리 그래도 술을 바로 먹고 업무를 볼 순 없는 노릇이다. 이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적당히 술을 깨고 들어가는 것이 베스트겠지. 그리 생각하며 나는 메이비 양에게 먼저 돌아가라고 지시했다. 잠깐 만날 이도 있고 말이지. 아무튼 여러모로 재밌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다시 메이비 양을 바라보면서 입을 열어 이야기했다.
"힘내게나. 그리고 강해지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스스로의 몸을 파괴하진 말게. 그것은 아무도 바라지 않을걸세. 대원들도, 그리고 나도 말일세."
그것만큼은 확실하게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카드를 꺼낸 후에, 계산대로 걸어갔다. 그리고 다시 한번 메이비 양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다시 한번 지시를 내렸다. 조금은 그녀의 속이 시원해졌으면 좋으련만....
>>877 그거 막상 보면 되게 감사하기도 하지만 누구인지 정말 궁금해지고 그러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ㅋ 저는 그랬는데 말이에요. 하지만 저는..음..저는 제 캐를 앓는 이가 있어도 제 마음이 우선인 나쁜 레주라서.... 앓이함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답니다. 근데 맞관이었네요. 그것도 꽤 이전부터...(흐릿)
>>878 네... 사실 누구신지가 제일궁금...(못됨 저는 뭔가 제가 누굴 앓고 있어도 누가 제 캐에 관심을 보여주면 또 갑자기 그쪽으로 끌리는 타입이라...(노답 너무너무너무 신경쓰여요!!! (붕방 그리고 정말 부족한 유혜를 좋아해주시니...(주륵 유혜 : 내가 왜....
여담이지만 스토리에 대한 독백을 가끔은 써야하는데.. 조절을 어떻게 해야할지 조금 고민이 된답니다. 괜히 잘못 썼다간 여러분들이 모든 것을 알아낼 것 같은 불안감이 솔솔이에요. 일단...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이 정도네요.
-SSS급 익스퍼는 여성이었다. -과거 SSS급 익스퍼는 지금의 천체연구소에서 지내면서 외출도 금지된채 자신의 동생과 함께 연구를 받고 실험대상이 되었다. -처음에는 월드 리크리에이터라는 능력이 없었지만 연구 결과 끝에 월드 리크리에이터라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 -그 능력을 얻고서 자신의 동생이 좋아하는 별이 밤이 되면 밝게 보이는 소망을 가지게 되자, 그 근방의 하늘에서 밤이 되면 별이 정말로 아름답게 반짝이게 되었다. -연구소의 경비를 서는 일을 하고 있던 누군가는 그녀를 상당히 걱정하고 있었다.
심연쟝: 자칭타칭 난 강하니까. 그렇지만 그럼에도 현실에 개입하기를 원했고, 처참히 실패했다. 그렇기에...개입을 위해.. 타미엘주: 강한 건 사실이지만 너무 강해도 탈입니다. 현실에 뭔가 안 덮어쓴 채로 튀어나오면 그거 코즈믹 호러예요! 아 물론 당신 나올 일은 스레 끝나기 전까지 없을 테니까요.. 심연쟝:(심연무룩) 타미엘주:안돼요. 돌아가세요. 떽! 심연쟝: 그럼 작전이라도 하게 해주던가! 타미엘주: 연플 없었으면 가능은 했겠지만.. 안됨요. 해방된 에디처럼 파티나 즐기세요!
>>887 네. 전 알고 있었죠. 그래서 유혜주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우사미 눈으로 말이에요! 아니..그리고...! 그런 페턴이 있었나요!? 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하지만 SSS급 익스퍼는 물론이고 그녀와 관련된 인물은 정말 엄청난 스포일러 요소이기에 지금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네요.
>>897 으음... 사실 하게 될지 어떨진 모르겠...(눈피하기 저번주에 급작스레 나온 의견이었으니까요. 이번주에 스토리가 없어서 안오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하면 재미있지 않겠나—싶지만요! 그리고 저는 분명 스레주의 패턴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사미눈
>>916 이 스레가 꽤 된 것 같지만 겨우 108일 밖에 안 된 스레랍니다! 네. 16일이 익스레이버 100일이었습니다. (끄덕끄덕) 음..아무튼..!! Case 4면..아마 스레 개장하고 한 달 정도 지난 뒤였을 거예요. 대충 그 쯤...? 아니다..조금 더 지나서였나..! 아무튼 그런 느낌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뭐..애초에 스레가 장기 스레 치고는 그렇게 오래 된 것은 또 아니니까요.
>>917 오오... 백일...(처음 알았다) 한달이면 으음... 보통 참여 멤버들 굳히기(?) 하는 기간이죠! (아니다 으음.. 익스레이버는 중장기 정도 될까요. 일년은 못채우나 반년 정도 채운... ㅋㅋㅋㅋㅋcase4때 막 들어온 신참이라 관전만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1case네요!
>>918 스레주는 이전에도 밝힌 적이 있지만 익스레이버는 딱 6개월을 생각하고 만든 스레랍니다! 원래는 4월달에 엔딩을 낼 예정이었습니다만..어쩌다보니 스토리를 쉬기도 하고, 좀 길어지기도 하고..그러다 보니..대충 8개월 정도가 되지 않을까..그렇게 생각되기도 하고...ㅋㅋㅋㅋㅋㅋ 애초에 1년을 채우는 스레는 잘 본 적이 없는걸요. 물론 가끔 있긴 하더라고요. 가끔.
아무튼 2월부터 단 한번도 쉬지 않고 스토리를 진행하면 딱 4월 말쯤에 스토리가 끝나긴 하겠네요.(끄덕)
사실 R.R.F의 3번째 멤버인 감마만 제압하고 나면 그 이후부터는 쭉쭉 진행되지 않을까..그리 예상도 한답니다.
>>920 엔딩은 확실하게 낼 생각이랍니다. 상판 스레에 시트를 냈는데 그 스레가 어떠한 요소건 간에 엔딩을 내지 못하고 흐지부지하게 끝나거나, 혹은 묻히거나 할때의 슬픔은 저도 잘 아니까요. 그래서 이 스레만큼은 반드세 엔딩을 내 생각이랍니다! 그리고...아니요. 그것은 델타...(흐릿) 감마는 요원인 용성이요.
>>922 앗...! 감사합니다! 유혜주! 그런 유혜주를 위해서라도 힘내서 이끌도록 하겠습니다! 여담이지만..네. 델타는 정말로 강합니다. 최종전투를 제외하면 가장 어려운 전투가 바로 델타니까요. 아마..와..이걸 어떻게 이겨?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어차피 Case21에서 싸우는 애라서...
>>923 어서 오세요! 아실리아주! 좋은 밤이에요!! 테마곡이라.. 피아노곡이 참 슬픈 느낌 그 자체네요...
>>928 만날뻔 했었습니다. 가면을 쓰고 있는 델타와 말이에요. 싸우진 않았습니다. 단지, 알트에겐 최악의 전개가 되었겠지요. 그리고 아롱범 팀에게도 말이죠. 그리고 정말로 어렵습니다. 마지막 케이스 직전이기도 하고 좀 많이 세게 잡았습니다. 서하로 치자면... 현 시점에서 아롱범 팀이 서하와 대전한다고 한다면 서하를 정말 힘들게 이기는 수준의 차이가 존재합니다만... 그 서하가 아마 전력으로 덤빈다고 해도 한방 컷. 혹은 두방 컷으로 끝낼 수 있는 이가 바로 델타랍니다.
>>936 괜찮습니다! 여러분들은 해낼 수 있어요! 델타만 이기면 대망의 마지막 케이스가 나오죠. 최종보스. 물론 최종보스는 스포일러 처리입니다만..모든 이야기의 결말을 짓는 이야기가 나올 거예요. 아마...이 부분은 조금 길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합니다만..어떻게든 되겠죠.
>>935 어.. 힘의 차이가 좀 심각하게 많이 나는데요...???? (동공대지진) 그 와중에 가면이라. 쳇. 치밀하기는.. (대체) 으음, 역시 아롱범 팀이 더 경험을 쌓아야지만 그나마 겨뤄볼 만 하겠네요. 그나마. 그마저도 어려울 것 같고.. 그런데 델타는 SS급인가요? 경험과 숙련도의 차이에 따라서 S급끼리도 격차가 크게 있다는 건 알지만 서하가 한 두번만에 리타이어할정도면.. (._. ) 랭크도 랭크지만 능력이 강한 능력일 것도 같네요. 뭘까.. 능력이.
>>957 조사력이 넘사벽인 건 인정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 S급으로 올라오면서 이젠 정말 많은 걸 알 수 있으니까요. (떡밥이랑 비설 캐내는 능력자)(그거 아냐) 사이코키네시스를 하려고 한 이유가 날아다니고 싶어서(...) 였는데, 그냥 어느 순간 생각이 바뀌어서 그대로 썼습니다. 헉, 그리고 레주가 그렇게 말해주시면 설레잖아요! (?)
1. 권주는 원래 존댓말 캐가 아니였습니다. 애초애 성격이 그렇게 좋지 않았었죠. 험한데에서 굴러먹다와서 약간 드세고 욕쟁이라는 느낌이였는데... 굴리기가 힘들어져서 지금의 나름대로 선하고 격식있는 모습으로 잡힌겁니다. 존댓말은... 진짜 어쩌다 잡힌 캐릭터. 권주가 반말을 하게 되는 상대는 정말 친근하거나 정말 쓰래기라 권주조차 욕을 하게 만든다던가...
2. 기계치입니다. 경찰서에서 휴대폰을 제공받은 후에야 스마트폰이란걸 만져봤을 정도죠. 카톡이랑 전화기능만 써요. 그 외에는 홈 화면이 동생들 사진...(끔찍
3. 권주의 부모는 중요한듯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권주는 굳이 행방을 찾지 않고있습니다. 근황이라면 성류시가 아닌 곳에서 각자 잘 살고있어요.
>>975 오...리크리에이터님...(흐릿 범죄자가 다같이 뭉쳐서 나온다거나... 하진 않겠죠....(먼산) 복수라... 아니 우리가 언제 원망 살 일을...! (눈물남) 엑스트라는... (기억안남(미안 뭔가 그 연구원이 걸리긴 하지만... 뭐! 나중에 봐서 정체를 까발려봐야죠!!! 아직은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