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은 장난스럽게 말하면서도 주위를 살폈다. 비록 우리가 S급이 되었다 해도 유리하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어떻게 해야할까. 그리고 저 동전들. 자신의 능력으로는 해결할 방도가 없었다. 좀 아프겠지만 역시 정면돌파가 답이겠지. 지은은 자신의 가방을 들어 머리부터 보호했다. 정말이지. 이 능력 너무 쓸모없잖아!
"저번에는 불로 된 벽이더니 이번에는 물인건가..."
지은은 한탄하 듯, 한숨을 쉬면서도 눈을 가늘게 떠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저 벽 너머로 무언가 보이면 좋을련만.
그리고 앨리스주 어서 오세요! 좋은 밤이에요! 일단 체크하겠습니다! 그리고... 물 안에 들어있다기보다는 물줄기를 올려서 그것을 벽처럼 가드하고 있다는 느낌이기에 독을 푼다고 해도 둘에게 닿거나 하진 않습니다. 사실 무엇보다...추천하진 않습니다. 알파의 능력이 물을 조종하는 것이니까요. 오히려 독이 풀어진 물이 파도처럼 밀려올 가능성이 높지요.
모두가 각자 움직임을 갖췄다. 이전에는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면 이제는 모두가 힘을 합쳐서 겨우 대등해졌다는 느낌이었다. 이전보다 능력이 조금 더 자유롭게 사용되어지는 느낌이 매우 컸다. 일단 메이비는 여기저기로 이동하면서 동전을 따돌리고 있었다. 동전은 계속해서 그녀를 뒤쫓기 시작했고 샛별의 본체를 찾으려는 메이비에게로 하윤의 통신이 들어왔다.
"모두들. 들어주세요. 오버 익스파.. 서치 아이로 탐색이 끝났어요. 일단...연구소에서 누군가가 나오는 것을 봤지만... 누구인지 얼굴은 못 봤어요. 남자인 것은 확실한데..검은 양복을 입고 있었어요. 딱히 뭔가를 가지고 온 것 같진 않아요. 이 이상 탐색은 힘들어요. 아무튼..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곳에 있는 박샛별은 가짜에요. 아마도 오버 익스파로 만들어낸 가짜. 진짜는 익스파의 흐름을 서칭한 결과... 다혜. 그 여자의 뒤쪽에 있는 나무 뒤쪽에 있어요. 그곳에 진짜가 있어요."
한편 센하의 공격과 권주의 능력 사용으로 인해서 날아오는 동전의 다수가 파괴되었다. 하지만, 전부 피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동전들은 계속해서 회피하고 있는 메이비를 제외하면 다리나 팔을 스쳐 지나갔다. 그것은 마치 뭔가에 베인 것 같은 아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아픔은 이를 꽉 악물면 일단은 참을 수 있는 아픔이었다. 그나마 동전이 파괴되었기에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모두들....!! 읏...!"
"...무리하지 마. 강하윤. 방금 오버 익스파를 사용했잖아."
순간 비틀거리는 하윤을 붙잡으며 서하는 그녀에게 무리하지 마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현장의 다혜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이 나왔으니 어쩔 수 없을까?
"...역시 너무 보여버린 모양이네요. 이 능력."
"상관없잖아? 이번에는 이쪽이다..!! 사라져라..! 익스레이버..!!"
물의 벽 안에서 샛별의 큰 목소리가 들렸고 이어 물의 벽 앞 쪽의 수분이 뭉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 강력한 쓰나미가 앞으로 쭈욱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매우 빠르고 빠르게 모든 것을 쓸어버릴 작정으로 몰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아롱범 팀에게 닿으려는 순간, 모두가 앞으로 밀려오는 파도의 뒤쪽으로 전송이 되었다. 아마도 이 능력은 서하의 능력인, 포지션 텔레포트였다. 그리고 이어 서하의 통신이 모두에게 들려왔다.
"일단 몰려오는 것은 회피시켰지만, 오토 록온이 걸려있는 이상 다시 돌아올 거예요. 그러니까 빠르게 대처해주세요."
파도가 다시 돌아서 오려면 약간의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물의 벽이 있는 곳까진 그야말로 뻥 뚫린 길이었다. 하지만 물의 벽은 샛별과 다혜를 확실하게 가로막고 있었다. 곧 돌아올 파도를 대처할지, 아니면 벽 안에 있는 둘을 노리고 공격할지는 각자의 자유였다.
그녀는 텔레포트를 해서 정 반대편으로 이동을 하고, 앞으로 조금 전진한뒤에 땅에 표식을 새긴뒤에 반대편으로 텔레포트. 그리고 다시 자신에게 동전이 날아오면 마지막에 새겨뒀던 표식으로 텔레포트하고 전진. 다시 반대편으로 텔레포트를 반복하며 하윤의 통신대로 나무를 향해 나아갔다.
'오래 버틸만한 전략이 아냐....'
보기에는 완벽하게 회피하고 있는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순식간에 공간이 바뀌며 시야가 바뀌는 작업. 이렇게 연속으로 휙휙 이동해서야 멀미가 나기 싫어도 날 수 밖에 없다.
".....?"
그러다 포지션 텔레포트로 파도를 피하게 되자. 그녀는 그 자리에 표식을 새겨두고 물의 벽을 지나쳐서 나무에 표식을 새기려한다. 거리가 부족하다면 아까같이 텔레포트를 반복하며 어떻게든 나아가려 할것이다.
이쪽은 파도뿐 아니라 동전도 아직 록온 된 상태, 멈췄다가는 그대로 저세상에 갈수도 있으니까.
날아오는 동전들의 대다수는 두 팀원에 의해 파괴되었지만 전부는 아니었다. 그 결과 팔다리를 스치는 감각이 여러번 이어졌고 나는 언젠가 맞은 적 있는 그 고통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앗, 윽, 윽!"
아파, 아파! 젠장. 맞은 어딘가에선 피가 나는 것도 같다, 하지만 돌아볼 틈도 없이 몰려오는 쓰나미를 보고 혀를 찼다. 이런 걸 어떻게 피하라고. 역시 저번에 아주 조져놨어야 했어. 저 물비린내 계집. 바람으로 가를까 하는데 서하의 능력으로 일단 한번은 피할 수 있었다.
"흐흥. 고맙네. 그럼 기회를 잘 살려야겠지?"
통신이 들리자마자 최대 풍속으로 몸을 날려 물의 벽의 가까이로 접근한다. 접근과 동시에 전보다 견고하고 단단한 돌풍의 창을 만들어 물의 벽 너머의 다혜를 노리고 내려찍었다.
동전이 자신의 팔 다리를 스쳐지나가자 베이는 듯한 아픔에 지은은 입을 꽉 물었다. 엄청난 고통까지는 아니어도 아픈건 아픈 것이었다. 지은은 하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고 있는 도중에 순간적으로 파도가 날라왔다. 또 저 파도야? 같은 S급이어도 압도적으로 강했다. 차라리, 내 능력이 더 공격적인 능력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지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 일단 서하 선배 덕분에 파도는 가까스로 피했지만 이 다음을 어떡할까. 저 둘에게 가려면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단은 투명화를 해도 들키는 마당에 자신이 섣부리 움직일 필요는 없다.
"선배님들이 잘 하시겠지..."
지은은 어색하게 웃으며 주변에 눈에 뛰는 나무위로 올라갔다. 이 곳이라면 저 파도도 어느정도 피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