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잘재잘. 관심 하나 두지 않으려 했지만. 그러기엔 들려오는 이야기가 너무 흥미로워서. 가늘게 뜬 눈으로 이야길 듣는다. 중간중간 손난로를 흔드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어렴풋 제 익스파를 처음 알던 때가 떠오른 건 왠지. 불공평이라. 그래, 더 이상 억압받기 싫은 사람들이 적긴 하지만 있긴 하겠지. 금세 식어버린 제 손난로를 의미 없이 흔든다. 동료들의 반응을 살피다 물끄럼 다시 다혜를 바라본다. 복잡하네. 저 말들이 사실인지도 모르겠고. 사실이래도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었는지도 모르겠고. 손난로를 주머니에 넣곤 금세 차게 식은 제 손을 쥐었다 핀다. 넌짓 말을 건넨다.
"후훗. 그렇겠죠. 저도 예상했어요. 하지만, 약간의 시간은 끌 수 있었어요. 그쪽의 메이비 씨였나요? 꽤 머리가 좋네요. 그래요. 당신이 예상한대로 이미 연구소에는 저희와 같은 팀인 이가 들어갔어요. 감마가 말이죠."
태연하게 대답하면서 다혜는 모두를 바라보면서 두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그녀는 이어 허공을 바라보면서 아무도 없을 그곳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그것은 서하와 하윤을 향한 말이었다.
"지켜보고 있는 오퍼레이터 씨. 후훗. 멋대로 퇴각시키게 하지 마세요. ...그런 짓을 하면..연구원들을 빠짐없이 몰살시킬테니까. 전에, 한올. 그 사람에게 말해서 없애버린 연구원처럼 말이에요. 원본의 위치를 말했으면 살 수 있었을텐데...바보 같은 남자."
".........칫.."
"서하 씨.."
도발과도 같은 그 말을 들으면서 서하와 하윤은 그저 화면을 바라볼 뿐이었다. 서하의 눈빛이 상당히 매섭게 변하고, 하윤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그 옆에서 화면을 바라보던 렛쉬 역시, 으르렁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어 다혜는 모두를 바라보면서 도발적인 목소리로 모두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것은 마치 선전포고와 같은 것이었다.
"후훗. 다들 범죄니 뭐니 하지만...결국, 그것은 위대한 그 분의 이상, 그리고 우리들의 이상. 익스퍼를 위해서 필요했던 것. 그에 필요한 희생이었다고 생각해주세요. 이해하지 못하다니..조금 유감이네요. 꽤 유능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오늘은 전처럼 가볍게가 아니라..제대로 박살을 내는 것이 좋겠지요."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주변에 아주 커다란 막이 쳐졌다. 그것은 커다란 녹색의 막이었다. 그리고 아롱범 팀의 몸에 녹색의 점들이 무수하게 찍혔다. 이어 모두의 이어셋으로 하윤의 말이 들려왔다.
https://youtu.be/j_t5qGOopYo
"모두들 조심하세요! 그 주변에 강력한 S급 익스파가 가득 찼어요. 이건 오버 익스파...!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으니까 다들 조심해주세요!"
"후훗. 자.. 공격해보세요. 익스레이버 아롱범 팀. 당신들 같은 A급 익스퍼 따위... 짓밟는 것은 매우 간단하니까요."
"하하하하! 어차피 겁 먹고 못 덤비는 거 아니야? 그렇게 되면 이쪽이 너희들을 박살낼 뿐이지만 말이야!"
"...자. 오세요. 아롱범 팀. 우리들의 동료가, 그 장치를 회수하기 전에, 우리를 어떻게 해야... 우리들을 막을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후훗. ...물론 이 불합리한 것에 따르고 복종하고 있는 국가의 개나 마찬가지인 당신들에게 그것이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제압전의 시작입니다.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이번에는 합체 기술의 경우에만 순서를 적용하겠습니다..! 그러니까 편하게 편하게 하면 되겠습니다! 상대는 S급 익스퍼 2명입니다. 반응 부탁하겠습니다! 하지만...어쩌면 조금 신중해야할지도 모르지요..?
그렇네, 확실히 충격적이야. 옅은 색채의 눈동자가 가볍게 떨려왔다. 그 SSS급 익스퍼에 대해서 알 수는 없지만, 여기의 무능한 정부라는 놈들은 익스퍼의 존재를 비밀시 하기위해 해서는 안될 짓을 저질렀다.
"솔직히 배신감 들 정도군요. 높으신 분들의 생각은 알 수 없다니까."
농담하는 듯한 투였지만, 전혀 웃는 것 같지 않다. 그녀들에게 설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문점만이 계속 떠오른다. 어째서 그 익스퍼에게 능력을 쓰게 하지 않고 희생시켰는지. 그리고 어째서 그런 짓을 하면서까지 익스퍼의 존재를 숨기고, 억압하려는건지. 가벼운 두통에 미간을 짚는다. 윗 분들 생각을 알 수 없으니.
"어쨌든 이 도시의 높으신 분들도 썩을대로 썩어버린건 사실이네요. 겨우 익스퍼의 대한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 사람을 희생시키다니."
"...별로 마음에 안 드네요." 안의 그걸 디코이로 쓸 것도 아닌데 상관없지 않을까. 란 걸로 털어버렸습니다. 막아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기억은 어느 정도 돌아와서 괜찮은데. 실전은 처음인걸요..묘한(약간 불안함이 섞인) 표정을 지으면서 녹색 점을 쳐다보다가 오버 익스파라는 것에 더 넓어지면 곤란한데. 라고 중얼거리고는 그나마 연습한 건 안에서인데다가 속박 뿐인데에.. 라고 생각합니다.
"...이거 정말로 곤란해요.." 셉터를 둔기로 써야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마저 들었으니. 일단은 그림자에서 생물체를 불러내려고 합니다. 공격보다는 방어에 더 가깝겠군요. 그런데도.. 두통이 심하네요. 빌어먹을 비정제.
//타미엘-TO: 서지로서 나타났더니 첫 케이스부터..17까지 전투라고는 해본 적 없었는데.. 기억을 보긴 봤지만 그게 딱 될 리가..(말잇못) 타미엘주: 잉여가 되면 어쩌지.. TO쟝.. 셉터로 후려치기라도 해.. 내구도는 짱짱이고 부서져도 다시 복구되니까..
와 음. 감마도 있데. 그럼 델타나 오메가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미 없는 생각을 잠깐. 들려온 말에 눈을 팍 구긴다. 이상이고 익스파고 뭐고. 대놓고 나 익스퍼요 할 순 없지만, 우리가 뭐 공개적으로 돌팔매 맞고 차별 당하는 건 아닌데 말야. 그리고 자기들이 뭔데 익스퍼를 위하니 뭐니 하는 건지. 한숨을 픽 내쉬다 몸에 찍힌 초록 점을 바라보곤 당황한다. 그러니까, 이럴땐 가끔 익스파가 유체이탈이라는게 너무 아쉽단 말야. 익 소리를 내더니 테이저건을 들어 다혜를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