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아주 고민해서, 뭐라고 말해야할지 생각했다. 자신이 책을 치기가 무섭게 눈을 번쩍하고 뜬 여학생의 모습에 심하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제법 놀랐다. 그 제법이라는 게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입을 막았던 손을 떼어내고, 천천히 생각했던 말을 내뱉으려고 했지만 ㅇ발음이 자신의 말 중에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걸 알아차리고 소년은 거의 말의 중간중간을 얼버부리면서 말을 하다가, 그대로 말끝을 흐리는 것을 선택했다.
어째서 자신이 말하는 말 중에는 ㅇ발음이 많이 들어가는 것인가.
"혹시 제가 친 책미 머리를 치진 많으셨습니까?"
소년은 눈을 꾹 감았다가 뜨고, 뻐근해진 몸을 푸는 여학생이 자신에게 시선을 옮기자마자 재빨리 말했다. 그 말에는 ㅇ발음이 들어가는 터라 ㅁ발음으로 튀어나왔다는 건 여담이다. 결국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소년은 약간 뻔뻔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보는 여학생의 시선에 소년은 똑바로 시선을 맞추며 제발 알아들었기를 기원한다.
>>211 세ㅔㅔㅔㅔㅔㅔ상에ㅓㅔㅔㅔㅔ 여러분 제가(니가 아니라 지애가) 여와를 만났어요! 현무 기숙사 넣으면서 유일하게 맘에 걸렸던게 유령이 히키라 못만난다는건데(아님)(캐붕) 세ㅔ상에 이렇게 만날 줄이야! 솔직히 저희 스레 돌리면서 한번은 만날 수 있을까..이정도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드디어 감기에 나았습니다. 후우, 근데 일이 있어 현호주 답레는 조금 뒤에 드릴게요!
그리고 돌려 돌려 다이스!
.dice 1 8. = 3
1. 멈뭄멈뭄멈뭄미체로만 말하게 되는 술 2. 무지개를 토하게 되는 술(?) 3. 멍뭉이로 변할 수 있는 폴리쥬스 4. 유포리아 묘약(마시면 행복감에 취하게 됩니다. 독특한 진줏빛.) 5. 윤기나는 마법 머리약(feat.엘라스~틴) 6. 펠릭스 펠리시스(행운의 물약. 황금색) 7. 한 가지의 행복한 꿈을 꾸게 해주는 약 8. 그저 평범한 음료수
갑자기 번쩍 일어난 이유는 본인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어디 잠을 관리하는 세포가 고장났나보지. 적당히 판단한 채 밝게 웃으며 대답하지만, 음, 자신감이 많이 부족한 사람인가? 말을 흐리는 상대를 보며 속으로 추정해본다. 거의 기정사실화 시키는 것과 다름이 없었지만 말이다.
“아...”
아, 발음이 잘 안 돼서 말이 자꾸 흐려지는 구나. 상대의 말을 듣고 나서 몇 번 반복해본 적절한 판단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괜찮아요. 짧게 덧붙인 채 아까 맞았던 부위에 손을 가져다대본다. 아직까지도 머리가 살짝 얼얼하긴 하지만, 아마 자기 전 맞았던 책의 여파일 것이다.
“저... 괜찮아요! 발음이 안 좋을 수도 있죠! 그래봤자 소통이 안 되는 것뿐이니까요?”
사는 데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죠? 거의 기정사실화 시킨 뒤 바닥에 놓여있던 책 3권을 차곡차곡 품에 쌓는다. 음. 저건 태생적인 걸까, 무언가의 저주인걸까? 조금 호기심이 생기긴 했지만, 더 이상 캐묻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에 그것 또한 품에 묻어놓으며.
어찌된 일인지 소녀는 정확히 맞췄다. 향은 자신도 그런 일을 당할까봐 겁이 난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다행히 그녀는 아직 강아지로 변한 적이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만약이란 게 있으니까... 향은 강아지로 변하기 싫다고 생각한다. 하기야 지구상의 그 누가 강아지가 되고싶다고 생각하겠냐만은.
키노 사이카... 소녀는 이름을 한 번 읊조려보았다. 예쁜 이름이었다. 이 학교 학생들의 이름은 왜 이리 예쁜 걸까? 이름으로 보아 일본쪽 학생인걸까? 그럼 외국인? 신기하다.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물론 이 학교 교수님들 중에서도 외국인이 있었지만 외국인 학생을 보는 건 처음이기 때문이다. 앗 신기해하면 기분나빠 할지도 몰라! 소녀는 애써 평정심을 가장했다.
"예쁜... 이름이네요... 저... 혹시 일본인이신가요?"
앗! 말해버렸다. 말하고 나서야 소녀는 입을 가렸다. 어떡하지? 날 싫어하는 거 아닐까? 이리저리 안절부절 해봤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아! 호... 혹시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외국인 학생은 잘 못 만나봐서 그만..."
향은 고개를 푹 숙였다. 이쯤되면 이 아이가 고개를드는 순간은 대체 언제일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문득 3학년이라는 말이 들려왔다. 저번의 현호 선배랑 똑같은 학년이다. 3학년들은 저렇게 개성이 강한걸까? 향은 문득 궁금해졌다. 자신도 3학년이 되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모를 일이다.
"네... 신입생이에요. 그나저나 3학년이면 선배님이네요."
문득 향의 머릿속에 이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자신은 선배에게 폭풍 쓰담을 시전한건가? 으아아 창피해!
소년은 여학생이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하려고 입을 열었다. 이내 그 단단하게 굳은 듯 다물려 있던 입술은 곧이어 다시 닫혔다. 차라리 저렇게 오해를 하고 있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해봤자, 단순하게 단어의 나열로는 절대로 이해가 안될지도 모르고, ㅇ발음이 얼마나 나올지 머릿속으로 대충 계산해봤더니 스스로가 ㅇ발음대신 ㅁ발음을 한다는 것에 대해 급격하게 부끄러워질것 같았다.
소년은 차라리 자신에 대해 오해를 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
"미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년은 정중하게 여학생을 향해 말뿐만이 아니라 목례까지 하며 정중하게 감사를 표했다. 책 3권을 품에 차곡차곡 쌓는 것을 보던 소년이 제 손을 뻗어서 그 책중에 두개를 제 스스로의 한팔에 들면서 다시 말을 이었다.
"들어드리겠습니다."
음, 이건 ㅇ발음이 덜 나오는군. 소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잠시 여학생을 응시했다. 괜찮겠냐는 의문이 담긴 부담스러울 정도로 지긋한 시선이였다.
어설프고 서툰 동정은 금물이었지만, 눈 앞 소년의 파란만장한 과거를 한 번 유추해보고 나니 괜스레 따뜻한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게 되었다. 이응 발음이 자꾸만 미음 발음으로 되어버리는 듯한데, 그럼 삶에 많은 지장이 가해졌을 것이 뻔하니까.
“저 그럼 주문은 어떻게 쓰세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의문이 금세 머릿속을 점령해버린다. 뮘가르디뭄 레비모무사...? 흐, 마법을 쓰는 모습을 생각했다가 외마디 웃음이 튀어나올 뻔하여 입을 확 다문다. 이, 이건 비웃은게 아니라! 그냥 웃겨서...! 물론 굳이 설명하는 것이 더욱 구차하기에 안으로 삼켜버린 말이지만 말이다.
“아, 괜찮은데... 네 감사합니다!”
적당히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아직 2개의 책을 더 찾아야하고, 왠지 모르게 승낙하여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저절로 고개를 끄덕여버린다. 뜬금없는 만남이었지만, 이 책들을 다 옮겨다니는 것에 비하면 매우 행운이라 할 수 있었다.
“아차, 저는 청룡 기숙사 3학년, 윤이나예요. 감사합니다 선배!”
그러고보니 돕는다고 했으면서, 정작 어느 기숙사인지도 말을 안 했구나. 키가 크니 적당히 선배라 추정하고, 급히 감사를 표한다.
소년은 여학생의 따스한 시선을 느끼고 왠지 모르게 미안한 기분이 들어서, 슬그머니 여학생과 시선을 피하듯 눈을 데구르르 굴렸다. 저런 곳에 먼지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어색하지 않게 시선을 돌렸다가, 여학생의 질문에 다시 시선을 돌려 여학생을 바라봤다. 주문은 어떻게 쓰냐니. 지금이야 그 멈뭄미신때문에 이 모양의 발음이 되어버렸지만 딱히 수업때만 아니면 평소에 마법을 마구 쓰는 편은 아닌 소년은 여학생의 질문을 곰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 생각은 여학생이 입을 다무는 것에, 끊어지긴 했다. 혹시 뮘가르디뭄 레비모무사. 같은 생각을 했을까. 소년은 대답하는 걸 선택하지 않고 어깨를 가만히 으쓱여서 대답을 대신한다. 감사하다는 여학생의 말에, 소년은 손에 있는 다른 책도 주라는 듯 가리키고 자신이 들고 있는 책을 다시 가리켰다. 이거 멍멍이랑 으르릉밖에 안되는 개가 된 기분이다.
"주작 기숙사밉니다. 현호, 돔갑이니 말 놓므십시모."
청룡 기숙사, 윤이나. 소년은 머릿속으로 여학생의 정보를 집어넣으면서 자신을 소개했다. ㅁ발음은 여전했지만. 소년은 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담담한 무표정을 지은 채 도서관인 탓에 작게 중얼거린 뒤 감사합니다 선배! 하는 말에 비어있는 손의 검지로 살짝 제 입술을 막았다.
혹시 이 애도 사실 청룡 신입생인데 현무인 척하고 있는 학생이라거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저 백향이라는 소녀를 보니 거짓말을 할 사람으로 보이지도 않았고. 그리고 옷 입히기는 그나마 덜 고통스러운 쪽이니까 생각할 법한 일이기도 했다.
"어, 칭찬 고마운데. 외국인 맞아."
이름이 예쁘다라, 고마운 말이긴 하다. 제 이름을 듣고 바로 나온 말이라기엔 조금 낯설었지만. 전에 살던 곳에서도 아예 듣지 못했던 말은 아니었다. 다만 이름이 사이카라니 특이하다, 라는 반응이 가장 먼저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보통 제 이름에 쓰인 한자는 사이카보다는 아야카라고 읽는 게 보통이었으니. 하다못해 사야카라 읽는 사람은 봤어도 사이카는 지금껏 자신 외에는 본 적이 없었다. 이름을 지은 사람이 무슨 의미를 담아서 이렇게 정하기는 했을 것이다. 자신은 여태, 굳이 알고 싶지 않아서 물어본 적이 없었지만 말이다.
그에게 그런 이름을 준 사람에게 제 이름에는 어떤 좋은 뜻을 담았는지 묻고 싶지는 않았다.
그 사람도, 애초에 사이카가 묻기 전에는 그녀가 궁금해할 만한 것들을 잘 말해주지 않는 편이었고. ...외국인을 잘 못 만나봐서 그렇다는 것쯤이야 이해할 만한 일이다. 사람마다 경험이 다른 건 당연한 거니까.
"그것도 괜찮은데. 그리고 여기는 나 말고도 외국인이 엄청 많으니까 금방 익숙해질걸?"
당장 교수들 중에는 외국인을 넘어서 인간이 아닌 이들도 꽤 섞여 있었으니까. 그들에 비하면 국적은 별달리 말할 것도 없는 문제다. 이어지는 백향의 말에는, 역시 그렇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갸오오오옥ㄱ 오늘ㄹ은 왜 이렇게 글이 안ㄴ 써지지.....(찌글ㄹ 흑흑ㄱ 죄송함다 자꾸 늦네요 ;ㅁ;
>>234 맞아요 제왚피 너무 치명적이다;;;; 헐ㄹ 그럼 저 이제 현호주랑 성사된거에요?????? 와 아싸 신난ㄴ다!!!!! ^▽^
>>236 님 관캐취향은 이런애였군ㄴ요 후 다행이네요 이미 완결난 만화라서 고록은 안되겟ㅅ내요;;;; 네???? 전혀 몰랐던 사실이네요 근데 어쩌죠 저 이미 현호주랑 잘될 사이라서요;;;
레주 이나주 다녀와요!!!!
.dice 1 8. = 1
1. 멈뭄멈뭄멈뭄미체로만 말하게 되는 술 2. 무지개를 토하게 되는 술(?) 3. 멍뭉이로 변할 수 있는 폴리쥬스 4. 유포리아 묘약(마시면 행복감에 취하게 됩니다. 독특한 진줏빛.) 5. 윤기나는 마법 머리약(feat.엘라스~틴) 6. 펠릭스 펠리시스(행운의 물약. 황금색) 7. 한 가지의 행복한 꿈을 꾸게 해주는 약 8. 그저 평범한 음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