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4690295> [1:1/HL] 사자와 북극성 01 :: 662

Rick

2017-12-31 12:18:05 - 2022-04-15 07:33:53

0 Rick (3753456E+5)

2017-12-31 (내일 월요일) 12:18:05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햇빛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왔는가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풀려와
날개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을.
하이얀 국화가 피어 있는 날
그 짙은 화사함이
어쩐지 마음에 불안하였다.
그날 밤 늦게, 조용히 네가
내 마음에 다가왔다
나는 불안하였다. 아주 상냥히 네가 왔다
마침 꿈 속에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오고 그리고 은은히, 동화에서처럼
밤이 울려 퍼졌다
밤은 은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한 주먹의 꿈을 뿌린다
꿈은 속속들이 마음 속 깊이 스며들어
나는 취한다
어린 아이들이 호도와
불빛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듯
나는 본다, 네가 밤 속을 걸으며
꽃송이 송이마다 입맞추어 주는 것을.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53 축제 비하인드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35:36

별명 : ~짧은 비하인드~ 기능 : 작성일 : 17-09-17 23:38 ID : sitjmN22M0wic
릭은 직관적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논리적인 사람이었다. 무엇이든 철저히 분석하고 계산하고 나서야 행동하는 것이 마음 편했다. 아무렇지 않게 지어보이는 미소 안에도 수십 수백의 의도가 담긴다. 그러나 이 치밀한 남자에게도 이성의 힘이 통하지 않는 분야는 있었다. 하나는 그의 동물적인 여섯번째 감각, 또 하나는 폴라리스.
릭은 제 육감을 퍽 신용했다. 매우 비과학적이고 비이성적인 판단 방식이긴 하나 그것은 종종 그에게 놀라운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인페르노의 모든 조직원들이 '폭탄'을 찾으러 간 그때, 그는 문득 불길한 징조를 느꼈다. 말 그대로, 살갗에 '느꼈다'. 그의 감이 어서 일어나 뛰쳐나갈 것을 종용했다. 그렇다면 어디로. 어제 독살 시도의 후유증으로 홀로 자택에서 휴식하고 있을 그의 아비가 불현듯 떠올랐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프레드리히의 자택으로 향했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자택의 문고리가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헛돌며 허망하게 길을 내주었을 때, 그는 제 불길한 예감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퉁, 뛰어 들어간 저택 한켠에서 희미한 박수 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손바닥이 맞부딪히는 소리 따위가 아니라 소음기를 낀 권총의 사격음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릭만큼은 그것을 판별할 수 있었다. 그는 곧장 자택의 서재 쪽으로 몸을 던졌다. 바로 그곳에 지하로 향하는 비밀문이 있다.
끼익, 기괴한 소리를 내며 지하로 통하는 길이 열렸다.

"......"

순간, 릭은 더 볼 것도 없이 총을 빼들었다.
마주한 것은 중년이라기엔 노쇠하고, 노인이라기에는 애매한 딱 프레드리히 정도 연배의 남성이었다. 그의 발치에는 죽은 듯이 누워 피를 흘리고 있는 가장 높은 사자가 있다. 머리에 총구를 갖다대고 있던 것으로 보아 확인사살이라도 할 요량이었을테지. 그 역시, 들이닥친 릭을 보자마자 총이 향하는 방향을 빠르게 바꾸었다.

숨막히는 긴장. 팽팽한 대치 상황. 빠드득, 이빨 가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렸다. 누구도 양보하지 않을 적막 끝에 릭은 상대의 앞으로 한발짝 다가섰다.

"누구냐, 네놈은."

바닥에 누운 프레드리히가 동시에 잘게 기침했다. 고통스러운 듯이 신음한다. 숨이 붙어있구나. 그 작은 생존신호에 릭은 저도 모르게 안도했다. 일순 스쳐지나간 희(喜)의 감정을 보았을까. 그를 겨누고 있던 남성이 비릿하게 조소했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낮고 갈라진 목소리가 사방이 막힌 지하실에 꽉 차도록 울렸다.

"아둔하구나, 젊은 사자여."

...젊은 사자. 그를 그렇게 부르는 이는 이 도시에 몇 없었다. 아, 릭은 그제서야 어둠속에 가려진 그 얼굴을 알아보았다. 희끗한 머리카락이 눈에 띄는, 그의 두배는 더 살았을 남성, 연륜에서 오는 지혜마저 느껴지는 그 얼굴은 그도 익히 아는 조직 간부 한 명의 것이었다. 그는 릭에게 제 정체를 숨길 생각도 없는 듯했다. 빳빳하게 고개를 든 채로 말을 이었다.

"율리안은 유하면서도 그 안에 날카로운 현명함을 지닌 남자였지."
"그러나 너눈 유함도, 현명함도, 그 어떤 것도 소유하지 못했다."

율리안. 릭은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건 그를 낳고 기른 생부의 것이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게냐. 사납게 요동치는 눈이 상대를 노려봤다. 좁은 공간을 채우는 강렬한 위압감에 남성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나 짧은 정적 끝에 또 한번 내뱉는 말에는 일말의 동요도 섞이지 않았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눈앞의 원수를 알아보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화살을 돌리는 꼴이 처량하구나..."

눈 앞의 원수? 릭이 미간을 찌푸렸다. 원수, 눈 앞의.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님을 알면서도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다.
별 생각 없이 내린 시선 끝에 프레드리히가 잡힌 것은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그의 기민한 감이 아비를 향해 사정없는 경보음을 울렸다.

펑, 기분 나쁜 폭발음이 들려온 것은 그 순간이었다. 젠장! 폭발물이라도 설치되어 있었던 건가? 꼭 무릎 아랫쪽이 절단된 것만 같은 고통, 상황을 파악할 새도 없이 종아리가 불타는 듯 아파온다. 릭은 작은 신음과 함께 반사적으로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그보다는 앞서 있던 남성 쪽이 빨랐다. 주저앉은 릭을 뒤로하고, 거침없이 지나쳐 지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른다. 사자의 형형한 눈이 그의 뒷모습을 쫓았다. 갑작스러운 고통으로 흐려진 시야임에도 쥐고 있던 총을 받쳐든다.

그가 떠난 곳에는 처량한 총성만이 남았다. 탕, 탕, 제대로 조준하지 못하는 손이 목표를 맞췄는지, 그러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후, 숨을 고르던 젊은 사자가 신경질적으로 바닥에 총을 내던졌다.
부상당한 다리를 끌며 걸어간다. 눈앞의 원수는 이제 그곳에 누워있다.

54 여섯번째 일상(1)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36:41

6-1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24 21:13 ID : si4phnzmYRq8g
마천루 꼭대기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내려다보는 야경은 눈앞이 아찔해질만큼 아름다웠다. 릭도 때때로 맞았던 기념일에서 몇번이나 찾았던 곳이라, 맛이나 분위기 면에서 실패할 일은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완벽한 계획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최대한 변수를 통제하려고 노력했다. 완벽한 하루를 선물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느닷없이 발생한 그의 부상으로 약속을 취소하는 것이 정말 내키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다친 곳은 다리 뿐만이 아닐까. '눈앞의 원수를 알아보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화살을 돌리는 꼴이 처량하구나.' 자꾸만 웅웅거리는 낮은 목소리에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릭은, 언제나 의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해 치밀하게 숨어있는 답을 찾아내고야 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번만은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 희뿌연 안개 속에서 길을 잃은 것 같았다. 아니, 사실은 무엇을 의심해야하는지, 그의 말이 시사하는 바가 너무나 또렷함에도 뇌가 애써 생각을 거부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소파에 길게 누워 있는 몸이 긴 팔을 뻗어 탁자 위의 휴대전화를 들었다. 머리가 아팠다, 그리고 다친 다리 역시, 그럼에도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다.

그는 잠금을 열어 익숙한 다이얼을 눌렀다. 심지어 저장조차 되어있지 않은 번호지만 릭이 그것을 잊는 일은 없을 것이다.

"폴라리스."

몇번의 착신음 끝에 그는 입을 열었다. 아침에 의사를 잠깐 본 외에는 사용한 적 없던 목소리가 조금 갈라진 것도 같았다. 큼, 그는 전화기를 입가에서 떼고 가볍게 헛기침했다.
...당일의 약속을 취소하려면 좀 더 이른 시간에 통보해야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친 다리를 끌고서라도 나서고 싶어서, 수십 수백번을 고민하느라 두 시간 전에야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적절한 변명이 될까. 자문해도 알 수 없어 릭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미안해. 다음에 만나야 할 것 같아."

모든 것은 언제나 처음이 어려운 법이다. 미안해, 그에게 가장 익숙치 않은 단어 중 하나를 그녀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보았을진데 전처럼 어렵게 느껴질 턱이 있을까. 또 한마디를 말하고 그는 폴라리스의 대답을 잠시 기다렸다.

6-2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9-24 22:51 ID : siR2pgLvt/Q4M
폴라리스는 릭과 연인이 되기 이전에도 릭으로 인해 심란한 적이 있고, 연인이 된 이후에도. 아니, 연인이 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심란해질 때가 있다.

릭. 내가 정말 어쩌면 좋을까요. 내가 어떻게 하는 게 당신에게 더욱 좋은 걸까요.

폴라리스는 저에게 좋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그에게 좋은 것을 바랄 뿐.

*

침대에 엎드려 나란히 놓아둔 시계를 본다. 하나는 릭이 준 호출기이고, 하나는 자신이 원래 가지고 다니는 시계. 그래, 마취침(수면침)이 내장된 호신용 시계이다. 폴라리스는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릭에게서 호신용품(???) 무더기를 받았지만. 호신용품(????)들은 그에게 받은 것 이상으로 이미 보유하고 있었다. 그래도 저를 생각해주는 릭의 그 마음이 예뻤고. 일일이 설명해주는 게 가슴 찡했고. 또 ……귀여웠지. 응. 그래서 양심이 아팠던 것도 같다.

총 쏘는 법은 알아?

그 질문에는 그냥 머쓱하게 웃고 말았다. 릭은요? 하고 되물어 보았다. 그리고 그가 보는 저는 어떤 여자일지 궁금해졌다. …모르긴 몰라도 실제보다 굉장히 미화된 모습이지 않을까. 예상하면 또다시 양심이라고 추측되는 부분이 아플 뿐이었다.

*

폴라리스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위험에 처한 순간들이 있었고. 그 순간에는 늘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좋을 정도로 혼자였다. 예외가 있기는 했지만, 위험-과 불행-은 혼자 겪는 게 차라리 나았다. 그게, 더 익숙하고, 더 편하고, …덜 고통스럽다. 누군가와 함께 겪을 바에야 오롯하게 혼자서 두 배로 고통 받는 게 낫다.

폴라리스는 시계를 앞에 두고 심란해졌다. 시계 두 개를 차는 것 정도야 일도 아니지만, 그가 준 시계는 여태까지 제가 찬 것과는 ‘무게’가 달랐다. 그리해서 망설여졌다. 그가 준 운동화처럼 소중히 모셔두고 싶지만, 아마도 그는 그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땅이 꺼질 것 같은 한숨을 쉬며 폴라리스는 릭이 준 시계를 오른쪽 손목에 찼다. 원래 차야했을 호신용 시계는 시계보다는 장식용 팔찌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골라 왼쪽 손목에 찼다. (물론 솜니움에서 일할 때는 둘 다 벗어야 했다. 바텐더는 시계를 차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폴라리스는 원칙을 준수해서 시계를 벗고 옷의 안주머니에 넣어두었다.)

다만 제가 위험에 처하게 되었을 때, 폴라리스는 호출기의 버튼을 누를 자신이 도무지 없었다.

*

심란한 것은 심란한 것이고, 설레는 것은 설레는 것이지. 약속된 데이트를 앞두고 들떠있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지금은 심란함의 비중보다 설레는 마음의 비중이 훨씬 더 컸다. 옷장 앞에서 고민하는 시간도 평소보다 길었다. (데이트 당일이 아니라, 어제였지만) (그야 고민하다가 데이트에 늦을 수는 없잖아?) 사실 옷을 입고도 다른 옷으로 갈아입을까 거울 속에 비친 저를 보며 생각했다.

될 수 있으면, 그의 눈에는 세상에서 제일 -이라고 생각하면서 또 양심이 찔렸다- 예쁘고 매력적으로 보였으면 좋겠다.

거울을 통해 발그레해진 제 뺨이 비쳐 보여서 폴라리스가 덮지도 않은 이불을 발로 차고 싶은 심경을 느낄 때였다. 휴대폰이 울렸다. 작은 별 변주곡, 릭의 번호에 지정해 놓은 벨소리다. 영상통화가 아니라 다행이라고 여기며 폴라리스는 전화를 받았다.

"폴라리스."

조금 갈라진 목소리. 큼, 멀리 들려오는 가벼운 헛기침.

…? 무슨 일 있나? 아까까지 들떴던 기분이 무색해지게 뭔가 감이 좋지 않았다.

"미안해. 다음에 만나야 할 것 같아."

다른 사람이 말했다면 흔쾌히 그러자고 했을 것이다.

-괜찮아요, 다음에 보면 되잖아요.

상대방이 무안해하지 않을 정도로의 상냥한 말을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주었을 것이다. 그 정도의 친절함은 가지고 있었다. 폴라리스는 갈등했다. 모르는 척 넘어가 주는 것이 배려며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인가, 아니면 그의 ‘미안해.’ 라는 말의 뒷편에 숨겨져 있는 것-그것은 일말의 불안감과 닮아 있었다-을 눈치 챘다고 표시하는 게 최선인가.

“보고 싶어요.”

이것은 사실이다. 보고 싶었어요, 도 사실이고. 보고 싶어요, 도 사실이고. 보고 싶을 거예요, 도 사실이지. 사람 설레게, 혹은 심란하게 만드는 말을. 툭, 당연한 말처럼 뱉어 놓고 폴라리스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보고 싶었고, 보고 싶을 거예요.”

기왕 말하는 김에 사실을 좀 더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이후의 말에는 약간의 텀을 두었다.

“다른 사람이 다음에 만나자고 하면 나는 흔쾌히 그러자고 했을 거야.”

반말로의 전환은 예고 없이. 이어질 폴라리스의 말이 무엇일지는 릭이라 해도 예측하기는 힘들겠지.

“괜찮아요, 다음에 보면 되잖아요-가 당신이 지금 당장 원하는 말이면 나는 할 수 있는데.”

폴라리스는 눈을 한 번 깜박였다. 지금 당장 원한다고 하면, 충분히 해줄 수 있는 말이고. 배려였다.

“원해요, 그 말을?”

하지만 그게 진짜 당신이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기에, 그에게 묻는다. ‘적당한 배려’ 라는 것은 언제나 ?겉으로는 쉽게 행하는 것 같아 보여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지 않은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당신 앞에서는 그것이 더더욱 어렵다. 존댓말로의 전환도 물론 예고는 없다. 일일이 예고하고 전환하는 것도 이제 와서는 조금은 웃긴 일이 아닐까.

“…당신이 괜찮지 않은 것 같고, 나는 그게 신경이 쓰여요.”

아까보다는 목소리가 조금 줄어들었지만, 알아듣기에 어렵지 않은 크기였다.
사실보다는 본심일까. 여태까지 말한 사실도 전부 진심이지만, 진심보다 본심 쪽이 좀 더 털어놓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지. 내게는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인데, 당신 앞에서만은 때때로 그게 어렵게 느껴지지도 않는 게 신묘한 일이다.

6-3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24 23:26 ID : si4phnzmYRq8g
총 쏘는 법은 알아?
릭은요?

당연한 소리를... 당신은 대체 날 뭐라고 생각해. 어이가 없어 중얼거리면서도,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친절히 총을 다루는 법을 설명해 주었다. 여기로 장전하고, 이렇게 조준해. 읊조리며 그녀가 쥔 총구를 제 가슴에 갖다댄다. 장난스럽게 웃는다. 방아쇠를 당겨. 그러면.

-

죽는 순간에 내 눈 앞에는 당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

보고 싶어요. 예상치 못한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혀왔다. 릭은 무거운 눈꺼풀을 감았다. 보고 싶어요, 보고 싶을 거예요. 아득해진 정신에 그 목소리가 들려온 순간 그의 안에서는 이미 다음 말에 대한 대답이 내려져있었다. 원해요, 그 말을? 릭은 조금 고개를 저었다. 수화기 너머의 상대에게는 전해지지 않을 동작임을 알면서도 그냥 그리 완강한 표현을 하고 싶었다. 후우, 낮게 한숨 쉰다. 당신이 괜찮지 않은 것 같아서 신경쓰여요. 나는 당신이 괜찮지 않아질까봐 신경쓰이는데, 어쩌나.

"...그냥, 조금 다쳤는데."

짧은 정적 끝에 다시 낮고 갈라진 목소리를 흘려보낸다. 릭은 길게 누워있던 몸을 천천히 일으켜세웠다. 소파에 걸터앉은 채 상체를 숙인다. 전화를 쥔 손등 옆으로 헝클어진 금발이 흘러내렸다. 무언가 불안하기라도 한 듯 의식하지 못한 새 손끝으로 무릎을 툭툭 두드린다.

"별 건 아니야. 당신이 신경쓸 만한 정도는 못 돼."

그렇지만 지금 당장 내 곁으로 와준다면 지독하게 기쁘겠지. 차마 하지 못한 말은 삼킨다.

6-4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9-25 00:21 ID : si8+XCO+Sc1vY
총 쏘는 법은 알아?
릭은요?

그는 제가 쥔 총구를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대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방아쇠를 당겨. 그러면.

폴라리스는 순간적으로 눈앞이 새하얗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좀 더 심약한 인간이었다면 기절했겠지. 폴라리스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이런 장난은 치는 거 아니예요. 화내지 않았다.

만약 이 반대로, 내가 내 목숨 가지고 장난조로 이런 행동을 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건가요? 쏘아 붙이지도 않았다. 장전 된 총알이 현재로써는 없다는 것을 안다. …알고 있는데도.

“…어렵네요.”

폴라리스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작게 한숨을 쉬고, 다음 무기 설명은 조금 쉬었다 배워도 되나요? 작게 읊조렸다. 총을 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거였으니까. 다만, 숨을 쉬는 게 지금은 어려웠다. 이미 알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

내가 죽는 순간에는, 아무도 내 곁에 없었으면 좋겠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그 누구도, 내가 죽는 장면을 목격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 누군가가 내게 특별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

"...그냥, 조금 다쳤는데."

그 조금이 종이에 손 벤 정도의 조금인가요? 우문일 거라 예상되어 하지 않았다. 폴라리스의 한쪽 눈썹이 비뚜름히 올라갔다. 눈매도 날카로워졌을 것이다. ‘조금’ 이 아니기만 해 봐요.

"별 건 아니야. 당신이 신경쓸 만한 정도는 못 돼.“

…거짓말쟁이,

라고 지금 이 순간 말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참았다. 별 거 아니야, 라고 말하면서 별 거인 것을 감추는 사람들의 부류에 당신이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종이에 손 벤 정도라고 해도 신경 쓰일 거거든요. 폴라리스는 휴대폰을 잡지 않은 손으로 제 머리칼을 거칠게 쓸어 올렸다. 거칠게 쓸어 올리는 와중에도 전화기 너머로 소리는 넘어가지 않게 신경을 썼다. 이성적인 인간이라 다행이야. 아니, ‘이성적일 수도 있는 인간’이라 다행이야. 폴라리스는 아까 릭의 음성이 낮고 갈라졌다는 사실을 상기해냈다. …아픈가, 많이. 날카로워졌던 눈매가 순하게 내려간다. 눈썹도 팔자로 쳐진다. 어쩌면 그는 많이 아플지도 모른다. ‘모른다’는 가정이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무언가가 얹힌 것 같다. 폴라리스는 잠시 침묵했다. 감정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보고 싶으니까 만나러 가게 해주세요.”

폴라리스는 부탁한다. 전화 너머로 보이지는 않겠지만, 다정하게 웃는다.

6-5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25 00:44 ID : sid+JOYDdv4DE
"원래 처음이 제일 힘든 법이니까."

뭐가 그리 어렵다는 줄도 모르고, 남자는 푹 숙인 고개를 두어번 쓰다듬는다. 쉬어도 되냐는 말에 별다른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마주보고 있던 자세를 정면으로 돌아앉는다. 침묵은 언제나 그렇듯 긍정이다. 철컥, 그리고 또 한번 철컥, 폴라리스가 보고 있지 않은 곳에서도 습관처럼 장전을 반복하는 소리가 시끄러웠다.

*

자주 느끼지만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야.
-스트리트, -번지. 만나러 가게 해달라는 말에 못이긴 척 그의 현주소를 불러버린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지도 몰랐다. 나는 계산적인 사람이니까, 또 나도 모르는 새 당신이 여기로 와줄 것도 예측하고 있었는 지도 모르지.

바보 같으니. 방금 전까지 그리도 심란해 했으면서 고작 이걸로 기쁘다고.. 그는 조금 씁쓸히 웃었다.

"데리러 가지 못해서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이, 이제 아주 입에 붙게 생겼다.

"천천히 와."

느릿하게 덧붙였다.

6-6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9-25 02:09 ID : si8+XCO+Sc1vY
"원래 처음이 제일 힘든 법이니까."

…아니, 총 쏘는 게 처음이 아닌데요. 숙인 고개 아래로 시선이 잠시 떨렸다. 어떻게 하지. 이상한 방향으로 오해 산 거 같은데. 기분 탓인가? 철컥, 그리고 또 한번 철컥, 보고 있지 않은 곳에서도 습관처럼 장전을 반복하는 소리를 들으며, 나 아마 저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장전 할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마 저 장전 속도가 릭이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는 아니겠지 싶어서 입을 다물었다.

*

-스트리트, -번지. 알려주는 현주소에 잠시 동공에 지진이 났다. 이런 거 막 알려줘도 괜찮아요? 나는 당신이 부하를 시켜서 나를 픽업하러 올 줄 알았는데. 도청… 아니다. 지금 이 폰은 도청도 못하지. 릭의 핸드폰도 아마 도청이 어려운 종류겠지, 막연히 짐작했다. 대포폰으로 처음에 전화 걸기를 잘한 걸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핸드폰 여러 대라는 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할까, 짧게 고민했다. …릭도 핸드폰 여러 대일 것 같은데, 말해도 안 놀라지 않을까?

"데리러 가지 못해서 미안해."

왜 그런 걸 미안해해요? 폴라리스는 의아해졌다.

“왜 그런 걸 미안해해요?”

그래서 그냥 의아한 그대로 말했다.

“나도 당신을 데리러 가고 싶을 때가 있고, 먼저 만나러 가고 싶을 때도 있다구요. 늘 당신이 데리러 오는 쪽. 만나러 오는 쪽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천천히 와. 느릿하게 덧붙인 말에는 작게 웃었다.

“See you later, Darling.”

이따 봐요, 자기. 낯간지러운 말을 달콤한 어조로 하고서 전화를 끊었다. 와. 전화라서 다행이야. 폴라리스는 제가 한 말을 곱씹지 않았다. 안 돼. 곱씹으면 얼굴 빨개질 거야. 폴라리스는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후우, 하고 크게 숨도 쉬었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다. 얼마나 다쳤을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꾸우욱 찌그러질 기세로 눌리는 것 같은데. …사실 마음의 준비를 해도 소용없을 것 같기는 한데,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아, 그래도 내가 다치는 게 훨씬 나았을 텐데. 폴라리스는 또다시 숨을 크게 쉬었다. 그리고 그것을 끝으로 씩씩하게 나갈 준비를 했다. 일단 엉크러진 머리부터 어떻게 해야 했다.

*

릭이 알려준 주소와 조금 떨어진 곳에 내렸다. 바로 코앞은 아니고 5분 정도 걸으면 되는 거리.

쇄골의 둘레를 감싸는 펀칭이라고 하기엔 크고, 뚫린 것이라고 하기엔 자잘한 크기의 구멍들이 문양을 이루는 매력적인 하늘하늘한 붉은 원피스 위에 중성적인 디자인의 검정 정장-소매는 살짝 걷어 올렸다. 그래서 릭이 준 시계를 찬 게 아주 잘 보였다- 은색 가방에 은색 펌프스 힐.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열에 여덟은 남녀 관계없이 폴라리스를 시선을 주었을 것이다.

축제기간이라 준비한 가면도 있었지만, 그것을 쓰지는 않았다. 가면보다는 선글라스를 쓰는 게 더 나았겠지, 라는 마음이 안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재 선글라스를 쓰고 있지 않았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만, 좋은 집에서 산다. 외관보다 내부가 더 근사하겠지, 아마? 폴라리스는 초인종을 눌렀다.

6-7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25 02:37 ID : sid+JOYDdv4DE
See you later, Darling. 무어라 대답할 새도 없이 전화가 끊긴다. ...이렇게 카운터로 치고 들어오는 건 반칙이라고, 당신에게 언제쯤 말해줄 수 있을까. 릭은 화면이 꺼진 휴대전화를 탁자 위에 엎어놓고 다 헝클어진 머리칼을 쓸어넘겼다. 희미하게 웃었다.

-

그는 자기관리에 철저한 편이었다. 완벽주의자, 흐트러진 모습을 스스로 용납하지 못하는 어쩌면 조금은 피곤한 티입인지도 몰랐다. 전화를 내려놓자마자 비틀거리며 욕실로 들어갔다. 그 혼자 살기에 지나치게 넓은 주거공간은 이처럼 다리를 다치기라도 한 날에 최악이었다.
투명한 샤워 부스 문을 연다. 그의 키보다 높이 달려있는 헤드에서 나오는 물은 다 지난 여름을 회상하듯 지나치게 차가웠다. 그러나 오히려 그 냉기에 머리가 식는 듯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차가운 물줄기가 치켜든 이마를 타고내리고, 부드러운 머리칼이 물에 젖어 목선에 달라붙는다. 탄알이 박혀들었던 자리에서는 미디움 레어 단계마냥 핏물이 새고 있었다. 미끈한 바닥이 붉게 물든다. 기분 나쁜 비릿함, 진득함이었다. 그러나 릭은 그정도에 신음하리만치 어리지는 못했다.

-

릭은, 현관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Welcome, Darling."

채 말리지 못한 머리카락이 여전히 조금 젖어있었다. 문틈으로 보이는 얼굴에 다정하게 웃었다. 몸을 조금 비켜 폴라리스가 들어올 공간을 열어준다. 또각거리는 실버 힐이 당신의 흰 발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수트를 입지 않은 릭을 만난 것은 처음일 거라고 생각했다. 늘 단정히 단추가 채워져있던 몸 위에 느슨한 재질은 퍽 이질적일 지도 몰랐다. 실크로 된 가운 아래, 쇄골이 얼핏 드러나는 브이넥 셔츠가 보인다. 당신 눈에만 끝이 보이는 타투는 조금 로맨틱하다. 폴라리스가 그 외에는 어떤 것에도 신경쓰지 않기를 바라서, 그는 다리를 절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다. 당신이 신경쓸 만한 정도는 못된다는 건 다분히 진심이었다.

"잘 찾아왔어."

똑똑한 여자. 따뜻한 손으로 어깨를 살짝 감쌌다 놓았다.

"커피, 마셨던가?"

55 여섯번째 일상(2)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37:28

6-8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9-25 19:51 ID : si8+XCO+Sc1vY
"Welcome, Darling."

Welcome, Darling. 저정도의 대사를 치면, 낯이 좀 붉어질 법도 하지 않을까. 평소의 폴라리스라면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은 그런 생각 하지 않는다. 그가 비켜준 대로 들어와 신발을 벗고 실내용 슬리퍼를 찾아 신는다. 폴라리스의 발은 객관적으로 예쁜 발이 아니고, 폴라리스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흰 편이기는 했지만, 자세히 발바닥까지 들여다보면 고생한 흔적이 엿보이는 발이다. 오래된 상처들과 굳은 살, 위로 또 다시 상처들이 생기는 발이니까.

폴라리스는 그의 안색을 유심히 살폈다. 평소보다 미묘하게 창백한 것 같기도 했다. …피, 흘렸을까. 어쩌면 많이? 창백하게 보이는 게 부디 착각이면 좋겠다. 아마 착각이 아니겠지만. 채 말리지 못한 머리가 젖어 있는 것을 보면서 아주 잠시 짠눈을 했다. 저러고 다니면 감기 걸릴 텐데. 손을 뻗어 오늘따라 더 창백해 보이는 금발의 끄트머리를 손가락으로 만져 확인했다. 육안으로만 덜 마른 게 아니고, 확실히 덜 말라 있다.

“그러고 다니면 감기 걸려요.”

믿을 수 없겠지마는, 그녀의 짠눈은 걱정의 다른 표현이기도 했다. 늘상 걱정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데, 지금은 그랬다.

느슨한 옷차림 쪽도.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저러고 다니면 훅 가지 않나. 끝이 보이는 타투에 잠시 미간이 좁아졌다가 펴졌다. 흉터로 착각할 뻔… 했지만, 저것은 아마 문신이다. 폴라리스가 문신 전체를 봤다면, 객관적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할 그의 로맨틱한 타투는.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폴라리스에게 로맨틱함의 로자도 못 사고 있다. …문신은 흉터를 가리려고 새긴 걸까, 하는 생각이 1차적으로 들어버려서. 폴라리스는 그런 생각을 1차적으로 하고 마는 스스로의 습성이 약간은 슬퍼졌다.

"잘 찾아왔어."

따뜻한 손이 어깨를 살짝 감쌌다 놓았다. …그의 손이 따뜻해서 좋았다. 아주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체온이 떨어질 정도로 피를 흘린 것은 아닌가 보다.

"커피, 마셨던가?"

폴라리스는 고개를 저을까 하다가 입술을 열었다.

“가끔. 필요할 때 마시기는 해도, 선호는 안 해요.”

그리고 지금 내 마실 거 챙겨줄 때가 아니잖아요. 폴라리스의 시선이, 정확히 릭이 총알을 맞은 다리-부위-에 내려간다. 부단히 숨기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라면 들키지 않았겠지만. 그녀는 ‘숨기고 있는 것’을 눈치 채는 직감이 아주 예민하고 예리했다.

날 때부터 예민하고 예리했던 것은 아니다. 타인을 의심하는 법을 몰랐던 어린 시절에는, 그녀는 이렇게까지 날카로운 인간은 아니었다.

“머리 말려주고 싶었는데, 다른 쪽이 더 시급한 거 같네요.”

지금 릭이 보고 있을 폴라리스의 표정은 약간은 속상해 보이고, 조금은 부루퉁해 보이는 표정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으로 속상했지만, 그것을 크게 드러내지는 않는다.

“…내가 힘이 좀 셌더라면 좋았을 텐데.”

릭 정도의 체구를 메치는 것-릭 이상의 체구라 해도 가능은 했다-은 할 수 있지만, 넓은 집. 어딘지도 모르는 침대까지 업고 갈 힘은 제게 없을 것 같다. 힘과 기술은 다른 분야다. …가능할까? 마음속으로 가늠해 보았지만, 시도해서 실패하면 둘 다 다치므로 현명한 선택지는 아닌 것 같다. …한 1미터라면 업고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평지라면 몰라도 계단은 무리다. 무리. 폴라리스는 그를 업어주는 대신에 그를 아주 약한 힘으로 살짝 안아주었다. 어린 아이를 껴안을 때도 이렇게까지 조심스럽고 약한 힘으로 껴안지는 않을 것이다. 폴라리스는 고개를 살짝 들고 물었다. 한색이 가질 수 있을 가장 다정한 눈동자에 어쩔 수 없는 걱정이 서려있다.

“치료는 제대로 받았나요?”

6-9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26 02:40 ID : si8g4R/wmNUEY
겉으로는 영국의 거리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세련된 신사의 탈을 썼으면서도, 때때로 드러나는 취향은 최소한 반 세기를 살아왔을 노인같다. 하지만 그런 그가 제 접시 위에 올라와있는 브로콜리를 전부 가생이로 밀어내는 모습은 또한 일곱살 난 어린애의 그것과도 유사한 양이다. 그간 누구도 깨닫지 못했지만 릭은 알면 알수록 참 새로운 사람이다. 폴라리스가 이 집에서 보게 된 것은 그의 새로운 지평이었다.

슬리퍼를 신었음에도 바닥과 가장 가까운 발가락 틈새로 대리석 특유의 차분한 냉기가 피어오른다. 현관을 지나자 아래 깔려있는 초콜릿색 양탄자는 아마 그것을 막기 위함일 터였다. 릭은 폴라리스의 앞에 서서 천천히 집안 내부로 발을 들였다. 어두운색으로 덧칠된 원목 테이블부터 소파를 비롯한 각종 가구들이며 몇점의 그림들까지, 다분히 고전적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인테리어였다. 멀리 놓여있는 탁자 위의 은촛대가 레 미제라블에서나 볼 법하게 근사했다. 거대한 샹들리에까지는 달려있지 않은 것이 차라리 다행일까. 거실 한켠의 벽난로는 만약 지금으로부터 조금 더 추워진다면 금새 울긋불긋한 빛을 발하겠지. 그러고 다니면 감기 걸려요, 라는 말에 릭은 아직 날이 따뜻해서 괜찮다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커피, 마셨던가?
선호는 안 해요.

"다행이네. 나도 별로 안 좋아해."

당신과 나의 또 하나 유사점을 찾았다. 누군가와 취향을 맞춰나간다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프레드리히 릭먼은 나쁘지 않은 보호자였지만 좋은 양육자는 되지 못했다. 그는 은근히 어린애같은 입맛; 채소보다는 고기가 좋고 쓴맛이 나는 커피는 싫다. 누가 보면 하루종일 비오는 창가에 앉아 우아하게 더치만 홀짝일 것 같은 인상이지만, 실은 스테이크에 곁들여 나오는 브로콜리나 당근 따위 일절 입에도 대지 않았다. 당신이 그걸 보면 어떻게 여길까. 생각해보니 아직 제대로 된 식사 한 번 같이 하지 못한 것 같다. 앞으로 당신과 함께 해야할 것들이 너무도 많다.
불가능함을 알지만, 그러니까 늘 그렇게 일상적이고 폭신한 이야기만 나누었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점점 아래를 향하던 폴라리스의 시선은 정확히 그가 다친 곳에서 멈춰선다. 머리를 말려주고 싶었다는 말에 맥락에 맞지 않게도 그녀가 드라이어를 들고 서 있는 그림을 떠올려본다. 그 섬세하고 가는 손가락이 머릿결을 타고 내려오는 느낌이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피어싱에 걸린 머리카락 몇 올을 빼내어주며 결이 참 부드럽다고 칭찬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스러워. 힘이 좀 셌더라면 좋았겠다는 말에 결국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얼핏 웃었다. 그는 평균 신장을 훨씬 웃도는데다, 날씬해 보일지언정 결코 마르지는 못했다. 당신이 좀 센 걸로는 안될껄, 차라리 내가 좀 더 작았으면 좋았을까. 언제나 위에서 내려다봄으로써 위압감을 줄 수 있어 편리하게 생각했던 큰 키를 처음으로 그렇게 여겼다. 조심히 허리를 감싸오는 등을 부드럽게 토닥였다. 그러니 괜찮아.

"도시 최고의 명의들이 다녀갔지."

총구를 가슴에 겨누고 그랬던 것처럼 따뜻하게 웃었다.
바로 오전에도 방문한 주치의, 비록 그가 감아준 이런저런 치료도구는 씻기 전에 전부 풀러버렸지만. 사람은 겨우 이 정도로 죽거나 불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릭은 채 성장도 끝내지 못했을 때 이미 깨달았다. 붕대라면 그 자신도 꼼꼼하게 감을 수 있으니 상관없었다. 잡스는 애초에 항암치료도 거부했다고 하지, 성공한 자 특유의 치기와 오만함이라 일컫는다면 달리 할 말은 없었다. 그러나 당신이 걱정하지는 않기만을 바랐다. 피흘리고 있던 그 순간에는 불현듯 당신이 떠올랐는데... 눈앞이 흐려지는 고통 속에서, 이것이 죽음의 순간이 아님을 알면서도, 혹여나 그렇다면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주기를 상상하며, 그랬으면서 이제 와 아무것도 모르기를 바라는 것은 대체 무슨 모순된 감정인가.
그는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다. 피를 많이 흘린 것은 맞지만 창백해졌다는 것은 아마 기분탓일 것이다. 피로한 것은 정신적인 고통일 뿐이지 육체적인 의미는 아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굳이 집 주소를 불러준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린 것은 대체 왜.

"앉아 있어."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어 그리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기분은 늘 그랬지만 생소하고 불쾌하다. You make me brave,라고 고백했던 겁쟁이 사자는 사실 아직도 용기의 물을 필요로 하는지도. 희미하게 저는 다리는 바보처럼 바닥에 슬리퍼를 죽죽 끌었다. 더 이상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숙인 허리가 카페트 너머로 긴 그림자를 이어붙였다.

예쁘지. 부엌에서 가져온 투명한 유리주전자를 내려놓으며 릭이 잔잔히 물었다.

"국화차, 라는 이름의 티(tea)인데..."

향이 좋았다. 주전자에 올록볼록 그려져 있는 세밀하고 고급스러운 무늬 덕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그렇지만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역시 노란빛으로 물드는 차 본연의 색이었다. 잔뜩 말라있던 작은 꽃잎들이 뜨거운 물을 붓자 화려하게 피어오른다. 릭은 아주 잠시,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았다. 언제나 빈틈없던 그답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만큼 생각할 것이 많아서- 그리고 폴라리스 앞에서 마음을 놓아서. 의 반증이었다.
그는 소파 끄트머리에 걸쳐있던 담요를 끌어 폴라리스의 무릎 위에 얹어주었다. 문득 흰 옆얼굴 경계의 귓볼이 귀엽다고 생각했으나 스스로 느끼기에도 바보같아 곧 그만두었다.

6-10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9-27 22:44 ID : sieNTeWmnVktU
고전적인 취향이다. 그의 집안, 내부를 보면 대개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당신이랑 잘 어울리는 집이네요, 라고 그녀는 생각했지만. 이 집이 아주 모던하게 꾸며져 있었어도 폴라리스는 그와 집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을 거고, 그래서 이 집이 좋아졌을 거였다. 그녀의 취향이라서가 아니라. (폴라리스는 고전적인 것도, 모던한 것도 좋아했다. 고아원과 그곳을 연상시키지 않는다면야, 그렇게까지 싫어지지는 않는다) 릭이 사는 곳이라서 좋았다.

*

"다행이네. 나도 별로 안 좋아해."

선호를 하지 않는 거지 안 좋아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데. 그러나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폴라리스는, 그냥 릭이 커피를 별로 안 좋아한다는 사실을 별말없이 기억해 두었다. 언젠가 그에게 칵테일을 대접하게 된다면 커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이라든지, 커피리큐르를 사용한 칵테일은 만들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

머리 말려주고 싶었는데, 다른 쪽이 더 시급한 거 같네요.
…내가 힘이 좀 셌더라면 좋았을 텐데.

전부 진심이었다. 릭이 다쳤다 짐작하는 곳이 다리여서 ?어떻게 다쳤는지까지는 모른다. 총상인지, 자상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 단지 아픈 부위가 저기구나, 짐작했을 뿐이다. 폴라리스에게 투시능력은 없다.- 서 있는 것도 사실은 못마땅했다. 등을 부드럽게 도닥이는 손길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누그러들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못마땅한 마음은 남아있었다.

"도시 최고의 명의들이 다녀갔지."

그래도 안심이 되질 않아요. 말하는 대신에 따뜻하게 웃는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좋아하는 소리다. 피아노 치듯 굴러가는 매끄러운 저음이 취향이라서가 아니라 ?어쩌면 그것도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릭의 목소리여서, 릭의 웃음소리여서. 폴라리스가 좋아하는 소리가 되었다. 당신이 다쳐서 마음이 아픈데도, 당신의 온기가 품 안에 있어서. 그래서 가슴이 이상하게 요동치는 것도, 가라앉는 것도 같다. 불안한 건지 안심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 많이 다친 것을 참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한데, 당신이 살아있다 생각하면 안심이 돼. …여기에 오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했지만, 당신의 상처를 눈으로 확인하기 전인데도. 마음이 납덩이에 눌린 것 같다.

그래도 당신이 따뜻하게 웃어주니까, 나도 아직은 웃을 수 있어요.

*

"앉아 있어."

…미약하지만 확실하게 현기증이 났다. 그는 저를 앉혀놓고 일어서서 뒤를 돈다. 그리고 희미하게 다리를 절며 부엌이라고 추정되는 곳을 향해 걸어간다. 앉아 있어야 할 것은 당신이잖아요. 왜 나를 앉혀놓고 당신이 움직이는 건데요……

마음 같아서는 그냥 그를 눕혀놓고 싶다. 안전하게 눕혀서, 얼마나 다쳤는지 상처를 확인하고, 그리고……

…그리고 뭘 어째야 할지,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폴라리스는 속으로만 끙끙 앓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조금 멍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

예쁘지. 부엌에서 가져온 투명한 유리주전자를 내려놓으며 릭이 잔잔히 묻는다. 상황에 맞지 않지만 꼭 마음에 드는 물건을 자랑하는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이 얼핏 보인 것도 같았다.

"국화차, 라는 이름의 티(tea)인데..."

티고 나발이고 일단 자리에 앉기나 해요. 다쳤으면서 몸을 막 굴리지 말란 말이야. 투명한 유리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붓고, 말려있던 꽃들이 피어나는 것은 알겠으나. 지금 폴라리스에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폴라리스는 오묘한 표정-마치 티벳여우를 연상시키는-으로 그를 보다가 제 옆자리를 팡팡 두드렸다. 오묘한 표정은 잠깐이었고, 그녀는 단호했다. 단호한 표정이고, 단호한 태도였다.

“앉아요, 얼른.”

그는 소파 끄트머리에 걸쳐있던 담요를 끌어 제 무릎 위에 얹어주었다. 폴라리스는 또다시 미약한 현기증을 느꼈다. 나를 신경 쓰지 말고, 제발 당신을 신경 써요. 말로 표현하면 들어줄까? 폴라리스는 그가 입은 가운의 소매 끄트머리를 소심하게 붙잡고서 두어번 잡아당겼다. 가운에 가려져 있을 그의 팔이 끌려올 정도로 강한 힘도 아니었고, 재촉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제스쳐다. 본인 스스로도 그것을 알았다. …환자를 상대로 멱살을 잡고 짤짤 흔들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당연하게도 접촉은 조심스러웠다.

“…앉아주세요.”

뒤이어 나온 부탁 역시 재촉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조그마한 목소리였다. 그러고서 릭을 슬쩍슬쩍 올려다보는데, 아까 옆자리를 팡팡 두드릴 때의 단호한 표정은 간데없고 어쩐지 주인의 눈치를 보는 소동물같은 모습이었다. 물론 속으로는 끙끙 앓고 있다.

……정말로 차라리. 내가 당신 대신 아파주고 싶다. 그러는 편이 덜 불안하고, 내 마음은 더 편하겠지. 라는 생각이 끙끙 앓는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 얼마나 다쳤는지 몰라서, 이렇게 불안한 걸까. 눈으로 확인해보면 지금보다는 덜 불안할까?

6-11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28 10:29 ID : si7KWWGuohFUs
앉아요, 앉아주세요. 거의 애원하는 듯한 태도에 마음이 쓰인다. 내려다본 두 눈이 정면에서 본 것보다 배로 올망했던 탓일까, 옷소매를 잡아오는 손이 작고 보송보송한 토끼의 그것처럼 느껴젔다. 역시 내가 지켜줘야 할 것만 같다. 당신의 마음도, 신체도, 다치지 않게. 그는 폴라리스의 손을 자신의 것으로 감싸 부드럽게 떼어냈다. 그리고 그녀가 이끌던 쪽으로 군말없이 끌려와 두드린 옆자리에 앉았다.

"폴라리스."

천천히 이름을 불렀다. 차마 귀엽다고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흰 귓볼이 시선 끝에 잡혔다.
뜨겁고 투명했던 주전자 속의 물은 이제 꽃잎이 충분히 우려나 따뜻한 노란빛이다. 차의 은은한 향이 견고한 유리의 틈새를 뚫고 온 집안을 서서히 유영한다. 내가 좋아하는 차야. 정말 향이 좋거든. 당신도 좋아했으면 좋겠는데.. 말하며 그녀 몫의 잔에 조금 따라주고 싶었지만, 잔뜩 흔들리는 블루 컬러의 눈에서 지금은 그런 시덥잖은 대화나 나눌 때가 아님을 눈치챈다. 곧바로 말을 끊고 부상에 대한 내용을 꺼낼 것이다. 그것은 릭이 정말 원치 않는 바였다. 그러면 안되지. 그는 대화의 주류가 자신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내버려둘 생각이 없었다.


"......"

그래서 그는 천천히 그녀의 가는 목으로 다가가 어깨와 이어지는 가장 아랫부분에 입술을 묻었다. 건조한 가을날씨에 때때로 영양제가 발린 입술은 촉촉하진 못해도 거칠게 느껴지진 않았을 것이다. 피부가 맞닿은 따뜻한 접촉 부위가 목을 타고 천천히 올라왔다. 높은 콧대가 입술이 움직이는 항로 조금 뒷편에서 서서히 끌렸다. 그리고 마침내 턱선 끝에 있는 귓볼에 뜨거운 숨이 도달하자, 그가 느끼는 바를 더 이상 숨기지 않고 굳게 다물려있던 입술을 살짝 열었다. 드러난 치아가 가지런하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감상일까. 그 촘촘한 이들을 맞물려, 말랑한 귓볼을 약하게 깨문다. 문자 그대로 약하고 세심하게. 사자는 항상 누군가를 취하는 데만 날카로운 이빨을 꺼내들지는 않는 것이 자명하다. 꼭 짐승이 새끼의 뒷목을 입으로 들어 운반할 때 처럼 아주 연하게 물어온다. 그대로 턱을 벌려 꺼내는 말에 혀끝이 스쳤다.

"당신, 오늘 입은 원피스 잘 어울리네."

기실 그녀가 무엇을 입어도 그렇게 말해주었을 테다. 그는 붉은 색을 좋아했지만, 푸른 색도 그녀의 청명한 바다빛 눈의 연장선으로 눈이 부실 듯이 잘 어울렸을 게 분명하다. 어깨에 정교하게 잡힌 문양들도 마음에 들고, 장밋잎을 연상시키는 너울진 치맛단도 아름답다. 그러니까.

"날 만나려고 입었구나."

알고있지만, 꼭 그랬으면 좋겠는데. 작게 중얼거렸다. 아래로 내리깔린 눈이 고요하게 일렁였다. 원피스 사이로 드문드문 드러나는 쇄골을 손끝으로 진득하게 훑었다.
릭은 팔을 뻗어 그녀의 가는 어깨를 에둘러 감쌌다. 그녀가 입은 정장 자켓에 비해 그의 집 안은 너무도 따뜻했다. 그래서 끝을 조금 끌어내려, 드러난 살갗에 또다시 입맞췄다. 따뜻한 입술이었다. My little ocean. 나의 작은 바다. 속삭였다. 손을 내려 가는 허리를 쥔다. 단단한 바닥에 긴 손가락, 다른 하나를 쓰지 않고도 그 안에 알맞게 들어올 것 같다. 넓은 어깨 위로 물기 어린 금발이 흘러내린다.

귓볼을 깨문 것은 다분히 충동적이었다. 그러나 또한 계산적인 면모도 갖췄다. 더 이상 다친 것에 대해 입을 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대화를 원하는 방향으로 주무르는 것은 그가 가진 몇몇 특기 중 하나였다. 이래도 이야기를 꺼낸다면.. 정말 물리적으로 말을 막아버리려 들까. 그것까지는 알 수 없었다.

6-12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9-29 00:15 ID : siN5+WuK8QDQI
얼마나 다쳤는지 몰라서, 이렇게 불안한 걸까. 눈으로 확인해보면 지금보다는 덜 불안할까?

폴라리스는 갈등했다. 다친 곳을 보여주세요, 라고 대놓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는 아마도 그것을 원치 않을 것 같아서. 단적으로 차를 대접하는 것만 봐도 그랬다. 차의 향은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 분위기를 보다 유하게 변화시키는 것. 릭은 폴라리스가 그의 공간에서 불안을 ?조금이라도- 내려놓고 편하게 있기를 바랄 것이라는 점은 정말로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안한 걸. 눈으로 보면 충격이겠지만, 그래도 실체를 모르고 불안에 떠는 것보다 실체를 확인하고 충격 받는 게 낫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렇지만 릭이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갈등과 번민으로 인해 제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느끼면서 폴라리스는 릭이 하는 양을 지켜보았다. 그는 떼어냄으로 그녀가 상처 입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처럼 부드럽게 제 손을 떨쳐내었고 제가 두드렸던 옆자리에 앉아주었다.

“폴라리스.”

그가 이름을 천천히 부르는 순간까지도 그녀는 망설이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에는 침묵한다. 침묵하고 생각을 이어나간다. 그의 시선이 잠시 귀의 끄트머리쯤에 머무는 것을 느꼈지만, 왜 그러는지는 모른다. 그녀는 문득 그의 시선에 제 발에 머물렀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 회상은 곧 끊겼다, 그가 제 목의 아랫부분에 입술을 묻었기 때문이었다. 생각이 잠시 끊기고 몸이 작게 움찔했다. 그는 그녀가 생각을 이어갈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이 입술을 위로, 위로 천천히 옮겼다. 입술만 닿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모양 좋은 콧대 역시 그녀의 피부에 부딪혔다. 그의 입술과 코가 피부에 접촉할 때마다 긴장한 몸이 희미하게 떨렸다. 마침내 그의 뜨거운 숨결이 귓불에 도달했을 때에는 몸이 저절로 움츠러들었고. 약하게 귀를 깨무는 순간에는 흐읏, 하고 신음이 터져 나왔다. 제 목에서 나왔다 믿기 힘든 소리였다. 폴라리스는 눈을 꾸욱 감았다. 눈을 뜨고 있었다면 틀림없이 울망울망한 눈동자를 하고 있었을 테니까. 그러나 가릴 수 없는 얼굴은 이미 붉어져 있을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귓불에 혀끝이 스친다.

…나보고 기절하라는 뜻인가.

누군가 들었다면 실소했을 생각이 뇌리를 스쳐간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마 그런 뜻으로 하는 행동들은 아닐 것이다.

"당신, 오늘 입은 원피스 잘 어울리네."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고른 옷이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들었다. 붉은 색이 여성을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는 어디에서 읽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어느 잡지의 문구가 떠올라서, 애초부터 메인이 될 옷은 붉은 색으로 하기로 마음먹었었다. 원피스를 가장 먼저 고르고, 거기에 맞춰서 아우터와 신발과 가방을 차례로 골랐다. 밤의 도시의 축제는 화려하고, 그렇기 때문에 거리에는 수많은 꽃들이 피게 된다. 그녀는 거기서 제일 눈에 띄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릭의 눈에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었을 뿐, 다른 사람의 눈에는 띄지 않아도 좋았다. 아니, 오히려 띄지 않는 편이 좋았다. 그와 데이트 약속이 잡히지 않았더라면, 타인의 눈에 띄지 않고 존재감이 별로 없는 제인의 모습으로 돌아다녔겠지.

"날 만나려고 입었구나."

“네에,”

작게 대답하고 입술을 앙다물었다. 네에, 다음에는. 그랬어요, 가 나와야 했겠지만. 거기까지는 차마 말하지 못했다. 내 목소리 왜 이러지. 목소리까지 붉은 물이 찰랑거리는 것 같아 입을 열기전보다 조금 더 민망하고 부끄러워졌다. 차마 시선을 맞추지 못하는 눈동자가 흔들리다가 아래를 바라본다.

알고있지만, 꼭 그랬으면 좋겠는데.
알고 있으면 대체 왜 물어봐요. 내가 민망해 하는 게 좋아요?

마음 속 문답을 들을 리가 없는 그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원피스 사이로 드문드문 드러나는 쇄골을 손끝으로 진득하게 훑었다. 폴라리스는 이미 충분히 어쩔 줄 몰라 하는 중이었다. 릭이 팔을 뻗어 어깨를 에둘러 감싼다. 제가 입은 정장자켓의 끝을 조금 끌어내려, 드러난 살결에 다시 또 입술을 맞춘다. 따뜻하다 못해 뜨겁게 느껴졌다. My little ocean. 나의 작은 바다. 그는 속삭였고 그녀는 지금 당장 도망치고 싶어졌다. 도망치지 않으면 얼굴이든 심장이든 둘 중 하나가 터져버릴 것 같다. 그의 손을 내려가 가는 허리를 쥔다. 어깨 위로 물기 어린 금발이 흘러내린다. 어쩌면 얼굴이랑 심장 둘 다 터질 수도 있겠다.

…와. 내가 지금 기절을 안 하는 게 정말 용하다.

폴라리스는 어깨를 잘게 떨었다. 헛웃음인지 신음인지 모를 것이 터지려는 것을 눌러 참으며 생각을 이어간다. 그는 아마 내가 기절하라고 이런 행동들을 이어나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을 보고 싶어서 이러는 것도 아닐 것이고, 그냥 이유 없이 나를 만지고 싶어서 이러는 것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그럼 왜?

그럼 왜일까. 폴라리스는 그가 제 이름을 천천히 부르기 전으로 생각의 테이프를 뒤로 감았다. 그때의 저는 갈등하고 있었다. 다친 곳을 보여 달라고 부탁할지, 아니면… 아니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침묵했지. 침묵 끝에 할 선택이 뭐였을지 지금은 모르겠다. 현재도 결정이 망설여지니까. 저를 위한 거면 다친 곳에 대해 묻는 게 좋고, 그를 위한 거면 아마도.

…아마도 묻지 않는 게 그는 좋은 것일까. 그의 행동의 이유를 추측해 봐도 답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고민하다가 그녀는 몸을 릭의 쪽으로 살짝 기울였다. 도망은 가고 싶다. 그렇지만 그는 제가 도망가면 어쩌면 쫓아오지 않을지도 모르고.

…쫓아오려면 안 그래도 다친 다리 또 움직여야 하잖아. 그건 싫었다. 이이상 무리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녀는 그에게 좀 더 얌전하게 붙어 있는 것을 선택했다.

6-13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10-05 21:46 ID : siL6l/z5k53GU
그의 가지런한 치아에 짓눌린 귓볼이 무언가의 스위치가 되었던 듯이, 깨물린 순간 새어나오는 가느다란 변화가 솔직하다. 미약한 신음. 그것은 갓 태어난 새끼의 미약한 울부짖음 같기도 했고, 생의 끝에서 최초의 환희를 맛본 자의 서러운 비명처럼도 들렸다. 그러나 사실 그런 비유 따위는 어느 쪽이든 상관 없는 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 작은 반응이 릭에게 있어 절제를 끊어내는 도화선이 되었다는 점이였다. 그가 이끌어낸 폴라리스의 반응이 이번에는 그 자신의 이성을 내리는 스위치로 작용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각종 연결장치로 꼼꼼히 연결된 연쇄적 매커니즘. '애정'이라는 항목이 내장되어 있지 않던 기계에게 있어 새로운 충격이었다.
그래도 이 다분히 차가운 남자는 마지막까지 이성적으로 행동하려고 들었다. 당신에게 오늘 입은 원피스가 잘 어울린다고, 나를 만나려고 입었느냐고. 아무렇지 않은 양 원래 하려던 말을 입밖으로 낸다. 더 이상 평정을 유지하기 힘들어 진 것은 작은 동물이 오물거리는 마냥 네에,하는 대답이 돌아왔을 때였다. 사랑스러워. 새로운 충격, 2연타였다. 그리고 어깨에 파묻은 얼굴에 기울여주는 어깨는, 3연타. 거부하지 않고 그가 이끄는 대로 따라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 생각하는 순간 순간 머릿속에서 툭, 무언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상황을 보자. 언제나 그랬듯이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부상이니 뭐니 하는 것은 이미 먼 꿈결 속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별빛을 쫓는 사자여, 더 이상 예상하고 계산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지.."

릭은 뜻모를 말을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 단순한 한마디야말로 곧 이어질 그의 행동을 완벽히 설명하는 기조였다. 이를 세워 맞닿아있던 어꺠를 살짝 깨물었다. 그것을 신호로 입술이 아주 가까이 닿아있던 곳에서 미끄러지듯 올라간다. 아까 그러했듯이 그녀의 목선을 따라 얼굴을 타고오르는 것이다. 다만 이번의 목적지는 좀전과 같은 귓볼이 아니었다. 하아, 밭은 숨을 내쉬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정말, 잘 어울려."

도달한 곳은 결국엔 저와 같은 입술이었다. 더 이상 잴 것도 없이 입술을 열고 위아랫니 사이의 공간을 벌린다. 허리를 잡고 있던 손을 점차 끌어올렸다. 마침내 양 손으로 그녀의 양 어깨를 잡고 있는 모양을 만들었으나, 그러는 동안에도 계속 입을 맞추고 있던 채 한 순간도 행동에 흐트러짐이 없었다.
릭은 눈을 감았다. 실수했다고 생각했다. 온 집안을 감도는 따뜻한 국화향이 진정에 탁월한 효능이 있으며 분위기를 유하게 변화시킨다는 건 아무래도 근거없는 낭설인 듯 싶었다. 당장 내 심장만 봐도 이리 빨리 뛰고 있지 않은가. 가는 어깨선을 따라 두 손을 부드럽게 움직여 그 위를 감싸고 있던 자켓도 자연히 끌어내린다. 미끈한 살갗이 드러나고, 그가 칭찬했던 붉은 원피스도 밝은 전등빛 아래 화려하게 빛난다. 폴라리스의 뒷머리를 부드럽게 감싸안았다.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났다면 다음으로 릭의 손끝에 닿은 것은 아마 그 옷가지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창밖에서 터져나온 파열음은 어쩌면 다행인가. 그는 맞부딪혀 있던 입술을 떼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

그것은 온 밤하늘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는 아름다운 불꽃놀이였다. 이제 막 시작된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순히 흥을 돋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그 도입부부터 화려하게 제 존재감을 피력한다. 릭은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전히 앉아있는 폴라리스에게 손을 내민다. 함께 테라스로 나가자.

"Shall we."

당신과 이 도시의 아침을 맞고 싶어.

6-14
520
별명 : ocean - land 기능 : 작성일 : 17-10-06 18:37 ID : sibdEXzwGJ/5k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지..

…대체 무엇을요? 물을 여유는 없었다. 살짝 어깨를 깨물렸을 뿐인데, 또 다시 신음이 흘러나온다. 아픈 것과도 간지러운 것과도 조금 다른 것 같은 감각. 뭘까, 이건. 고민할 여유도 없이 그의 입술이 목선을 타고 위로 올라간다. 흐윽, 깨물리지도 않았는데 신음이 샌다. 폴라리스는 가늘게 눈을 떴다. 길고 풍성한 속눈썹 아래로 보이는 짙어진 농도의 푸른 눈동자가 옅게 일렁였다.

정말, 잘 어울려.

폴라리스는 눈을 동글게 떴다. 어쩌면 입술이 부딪히기 직전 시선이 마주쳤는지도 모른다. 릭은 또다시 폴라리스에게 생각할 여유를 빼앗아 갔다. 입맞춤을 나누는 동안,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 위로 올라갔고, 둘 데를 모르고 헤매던 폴라리스의 손이 릭의 가운을 잡았다. 동그랗게 뜨고 있었던 두 눈은 어느 샌가 감겨 있었다. 그의 양쪽 허리춤에 각각 위치한 폴라리스의 손 안에서 가운이 조금 구겨졌을지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의 손에 의해 자켓이 흘러내리고, 뒷머리가 따뜻한 손에 감싸인다. 펑. 터지는 소리가 아득히 먼 곳에서 나는 것 같다. 실질적으로 아득히 먼 곳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느껴졌다. 방금까지 맞닿아있던 입술이 떨어진다. 그제야 폴라리스는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몽롱한 눈을 느릿하게 꿈벅이며 그를 보았다. 그가 폴라리스에게 시선을 떼서 화려한 불꽃놀이를 보는 동안에도 그녀는 계속 그를 바라보고 있다가 느슨하게 풀린 얼굴로 미소했다. 아, 지금 나 얼굴 풀렸네. 자각은 조금 느리게 찾아왔다. 가운을 잡고 있었던 손도 모르는 사이에 풀려 있었다. 아마 그가 입맞춤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을 때 힘이 빠져서 손을 놓았을 것이다.

Shall we.

방금 전까지 그런 키스를 하고서는 손을 내밀고 함께하자 권하는 것이 천연덕스러웠다. 다리, 앉아 있으라고 몇 번을 말해야 들을까. 당신 부상자라구요. 그렇지만 지금 자신의 부상을 잊은 것처럼 행동하는 그 앞에서 구태여 타박의 소리를 하고 싶지 않아서, 폴라리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웃었다. 내민 손을 잡고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폴라리스는 잠시 생각했다. 당신을 나를 보고 작은 바다라고 했었지. 폴라리스는 그의 손을 잡고 일어서는 게 아니라 그 손을 제 입가에 가져갔다. 손끝을 시작으로 손가락 마디위로 새가 쪼듯 가볍게 입술을 맞추어 나갔다. 마침내 그의 손등에 도달했을 때, 폴라리스의 입술이 시원스런 호선을 그렸다. 촉, 희미한 소리를 내고 그의 손등에서 떨어진 말캉하고 부드러운 입술은 아마도 장미의 색. 폴라라스는 고개를 들고 그와 시선을 마주하며 환하게 미소했다.

“if you want.”

당신이 원한다면.

“My beloved land.”

사랑하는 나의 육지여.

여기까지는 완벽했던 것 같다. 그러나 곧이어 폴라리스의 양뺨에 떠오른 발그스름한 빛이 진해진다. 폴라리스는 고개를 푹 숙이고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쑥스럽네요.”

그것도 꽤 많이. 전화 너머로 그에게 달링이라고 말할 때는 혼자서 쑥스러움을 가라앉힐 시간이라도 있었지, 지금은 그러지도 못한다. 폴라리스는 포르르 한숨을 내쉬고 흘러내렸던 옷을 추어올려 입었다. 가늘고 하얀 어깨에 약하게 찍힌 잇자국은 아마 옷 속으로 숨어버렸겠지. 폴라리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이번만은 묻지 않을 테니까, 빨리 나아야 해요.”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고, 만약 다쳤다면 ?그가 다친다는 가정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 상처가 빨리 낫기를 바란다. 부러 가벼운 어조로 이야기 했지만 깊은 진심이다. 폴라리스는 그의 손을 잡고서 천천히 테라스로 나간다.

“궁금한 게 있는데 당신 손은 왜 이렇게 따뜻한 걸까요?”

싱거운 농담처럼 덧붙여 물으며 폴라리스는 옅게 미소했다.

56 릭주 ◆rAqAiJ2zqg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40:59

앗 드디어 다 옮겼네요! 글자수 20000까지 가능이라 나름 스무스하게 옮긴 것 같아요..(*´ω`*) 이제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봐야겠어요 폴라리스는 언제봐도 사랑스럽네요´・ᴗ・`

57 폴리주 ◆lcVSk6vvyc (6260044E+6)

2018-12-28 (불탄다..!) 01:09:43

>>43

저 사실 >>39레스 때문에 창피했는데 릭주가 중간 중간 글을 적어주셔서 이제 안 창피(혹은 덜 창피)해요 (헤헤) 앗... 저는 맹수랑 집착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니까 릭이랑 집착이라는 단어도 어울린다고 생각을 했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ㅇ^ 그렇지만 스윗이라는 단어랑 젠틀이라는 단어도 릭이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릭이랑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건 단어는.. 어... 비굴? 비굴한 릭은 상상이 안 가요.

기상청이 거짓말을.. 언제 올 초겨울쯤에 비 안 온다고 했다가 비온 전적이 있어서.. (부들부들) 앗.. 비교적 건강하게 지내셨다니까 안심이 됩니다 :D 흐윽.. 저 뿐만 아니라 릭주를 위해서도 모두를 위해서도 추위가 가셔야 해요..... 겨울이라도 가끔 따뜻한 날이 있으면 좋겠어요 8ㅅ8


???? 저 읽어보고 있는데 기억 속의 릭의 대사라든가 지문이 바뀐 것도 같아요...??? 제 기억에는 "사랑하죠" 였는데 "사랑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 로 바뀌어 있어서 어리둥절했어요... 제 기억이 잘못된 거였을까요... (낑)

>>52
앗... (동공지진) 릭주의 알렌이라서 귀여워 했었는데 속상하셨을까요? 앗... 앗... 릭에 동화해서 질투 비슷한 걸 했다고 말씀해 주시는 게 귀엽네요... (。・・。) ()() 전 그때 일상 돌리면서 알렌이 폴리를 싫어하는 것 같다! 고 느꼈던 것 같아요. 릭의 여자라서 싫은 걸까, 아니면 그냥 폴리가 싫은 걸까 궁금했었는데... 싸가지 바가지에 빵 터져 웃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만약에 제가 폴리말고 다른 캐릭터를 냈다면 릭주가 그 캐릭터를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하셨다면 기분이 오묘했을 거 같아요. 어... 뭐라고 하지? 위기의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폴리도 아닌데 왠지 제가 위기의식 느꼈을 거 같은 걸 보면 저도 폴리한테 동화한 면도 있나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

58 폴리주 ◆lcVSk6vvyc (6260044E+6)

2018-12-28 (불탄다..!) 01:13:11

앗... 20000 제한이 있군요...? 끊어서 옮기는 기준이 궁금했었는데 이제 풀렸어요! 저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고 싶은데 벌써 새벽을 넘겨서... (낑낑) 자러가야해서 슬퍼요... 8ㅁ8 릭도 그래요. 언제봐도 사랑스럽고 또 매력적이에요 =D 옮기느라 수고하셨어요. (어깨 조물조물) 감사합니다!

59 제인(폴라리스) - 어느 뒷골목에서 (6260044E+6)

2018-12-28 (불탄다..!) 01:14:52

냐옹-

고양이가 길게 울며 제인이 놓아둔 사료를 쌓아둔 밥그릇에 다가온다. 차콜색 후드티, 흰색 선이 들어간 검은 기모 트레이닝 바지. 그 위를 감싸는 검은 롱패딩으로 완전 무장한 제인이 양손을 제 입술 앞에 모아 호- 불었다. 하얀 입김이 새어나오는 완연한 겨울이었다. 아마 이 계절을 다 보내지 못하고 죽는 고양이도 있겠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주 조금은 착잡해지는.

여기 저기 인적 드문 골목을 돌며 사료를 뿌려서 가방 안의 사료가 슬슬 바닥을 보인다. 밤의 도시에서 새벽은 안전한 시간대는 아니다. 아니, 어느 시간대든 안전하지가 않다. 호신용품으로 무장하였다 해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그런 날. 제인은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창백한 달이 까만 밤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제인은 제 연인을 떠올렸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와 밤이 어울린다고 생각하겠지만, 태양 아래서 내리쬐는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금발을 보면, 그는 환한 낮도. 아침도. 그리고 이런 새벽도 어울리는 사람일 것이다. 그와 보지 못한 지 한달 쯤 되었을까. 다친 곳은 다 나았을까, 오늘도 생각하면 좀 우울해진다. 끝까지 다친 곳의 상처를 보지 못했다. 다쳤다는 사실만 알고 상처의 경중을 모르는 것은 꽤 불안해지는 일인 것이다. 그저 빨리 낫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는 게 슬펐다. 의사였다면 좋았을까. 집적 그의 상처를 살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직업이었다면 좋았을까. 그렇지만 그런 직업으로 만났다면 지금의 관계와 다른 관계가 되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연인이 되지 못했을 수도 있지. 제인은. 폴라리스는 그것은 싫었다. 이미 사랑을 알게 되고, 연인이 된 그가 얼마나 다정한 눈을 하는지 알게 되면 그 이전으로는 도저히 돌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

냐앙.

사람보다 더 인기척에 밝은 작은 짐승이 꼬리를 세운다. 경계심이 다분히 묻어나는 그 몸짓에 제인은 주머니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립스틱 모양-겉으로만 봐서는 립스틱으로밖에 안 보이는 정교한-의 전기 충격기를 쥐고 제인은 마음속으로 숫자를 센다. 당연히 전기 충격기는 아직 꺼내지 않는다. 일촉즉발의 순간까지 숨기는 것이기에. 발걸음 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가 더 가까워진다. 제인은 그 특유의 무표정-속을 알 수 없어 고양이처럼도 보이는-을 하고서 뒤를 돌아보았다. 제인의 까만 눈동자가 달빛을 받아 고양이의 그것처럼 빛났다.

60 폴리주 ◆lcVSk6vvyc (6260044E+6)

2018-12-28 (불탄다..!) 01:23:04

저도 옮겨두고 자러갈게요! 순서상 17레스를 이쪽 아래로 옮기는 편이 더 보기 편하실 것 같아서 :>

저는 제인을 폴리보다 굴리기 편하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은데... 제인으로 릭 만난다고 생각하니까 긴장이 돼요... (...) 릭이 제인이 폴리인 것을 알아볼까! (두근두근) 못 알아봐도 못 알아보는대로 좋고, 알아봐도 알아보는대로 전 좋을 것 같아요! (제인 : 내 의견은 안 들어봐?)
제인으로 릭을 처음 만났어도, 릭이 폴라리스에게 사랑에 빠졌을까 그게 궁금해졌어요. if랄까 au? 로 제인이랑 먼저 만난 릭도 상상해 봤는데... 제인으로 만났다면 두 사람의 도입부 과정이 조금 달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랑, 그때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끼어 있던 명함이 신의 한수 였구나...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어요!

으앗... 벌써 새벽 한 시네요. 잘자고 좋은꿈 꾸세요 릭주! (ɔ ˘⌣˘)˘⌣˘ c)

61 릭주 ◆rAqAiJ2zqg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1:39:41

>>57 ㅋㅋㅋㅋㅋㅋ아앗..비굴.. 그렇네요 자존심, 자존감, 항상 우위에 있는, 같은 게 릭의 정체성이나 마찬가지인데 비굴은.. 거의 정 반대에 위치하는 단어일까요^ㅇ^?

아니 폴리주 기억력 엄청나게 좋으신데요 ㅇㅁㅇ...?!(당황) 그으.. 제가 계속 읽으면서 사실 작게작게 몇 군데 바꾼 부분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그 대사 하나를 기억하시다니 약간 감동인 부분일까요(..)(T▽T)

ㅋㅋㅋㅋ알렌이 폴리에게 적대적인 표면적인 이유는 전자에 가까웠겠지만... 이면에는 저의 속좁음으로 인한.. 그런 것일까요...^ㅁ^(쥐구멍) 저도 천천히 다시 한번 읽어보려구요ㅎㅎ 일상 하나하나가 길어서 꽤 양이 많아요
맞아요 벌써 시간이 한시가 훌쩍 넘어버렸네요 폴리주 너무 늦게 주무시는게 아닌지 ㅜㅜ.. 걱정이 되네요 제인이랑은 첫 만남이예요(*´ω`*)! 주무시고 계시면 이어둘게요(두근두근)

안녕히 주무세요 폴리주! 어떤 꿈을 꾸시라고 하는게 좋을까요... 스윗한 버전의 릭이 나오길 바랄까요(〃▽〃)(??) 늦었으니까 오늘은 아무 꿈도 안꾸고 푹 주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내일 만나요 폴리주 잘자요!♡´艸`)

62 릭 - 폴라리스(제인)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4:51:34

릭은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천국과 지옥의 구분을 믿는다면 손을 대어서는 안 될 일들을 너무 많이 저질렀기 때문에도 맞는 이유지만, 사실 그가 같은 성품을 지닌 평범한 회사원이었어도 그 믿음이 크게 달라졌을 것 같지는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는 철저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었다. 운명이나 인연, 기적 같은 말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것을 좇는 허상에 불과해 보였다.
그렇지만 폴라리스, 이 캄캄한 도시의 어디에도 당신이 보이는 것은 무어라고 설명해야 할까?

"차 세워."

헛것을 봤나, 의심하면서도 타이어의 거친 표면은 새벽의 한적한 도로변에 작은 마찰음을 냈다. 그가 발견한 것은 그 짧은 사이 온데간데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어저면 정말로 그가 무의식적으로 가장 보고 싶어하는 모습을 반영한 허상인지도. 그러나 뭐라고 정확한 이유를 설명할 수도 없이, 운명적으로 차에서 내리는 것이 옳음을 알 것 같았다.
환한 대낮조차 밤으로 물들이는 마법같은 도시의 실제 밤은, 거리 곳곳에 설치된 가로등이 무색할 만큼 고요하고 음산했다. 미세하게 절뚝거리긴 했지만-이것이 그가 근 한달 간 직접 차를 몬 적이 없는 이유일 것이다-그러면서도 릭은 조용한 골목을 온통 울리는 제 딱딱한 구두굽 소리를 감출 생각조차 없는 듯했다. 여유인가, 어쩌면 제가 왔음을 알리는 배려인지도 몰랐다. 릭이 작게 헛기침했다. 물론, 그와 거의 동시에 그보다 훨씬 작은 짐승이 울음으로써 그의 도착을 알렸기 때문에 큰 효용은 얻지 못했다.

"폴라리스."

폴라리스. 일련의 알파벳들이 그의 혓바닥 위에서 부드럽게 굴렀다. 4음절에 불과한 짧은 한마디에 마음 한구석이 깊이 울리는 것 같은 이 느낌은 대체 무얼까? 당신을 부르며 릭은 별다른 표정을 짓지는 않았다. 그녀가 석유처럼 검은 머리를 하고 있든, 얼굴도 보이지 않을만큼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든 하는 것은 그에게 별로 고려할 만한 사실이 아닌 듯했다. 폴라리스였다.
사자는 왜인지 굉장히 오랜만에 그의 사랑하는 이를 만났다고 느꼈다. 그녀의 생각대로 얼굴을 보지 못한 것이 어느덧 한달 언저리를 넘기긴 했지만, 어쩐지 그보다 더 오래, 세 개의 계절을 넘어 마침내 같은 시간에 도달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답지 않게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조금 망설였다. 어색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당신이 없는 시간이 양초를 씹는 것마냥 아무런 재미가 없었다는 말부터 시작해야 할까. 더 근사한 말을 찾으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그의 평소 태도와 일치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다가도 고민이 무색하게, 순간 내리쬐는 달빛에 그녀의 눈동자가 빛나서, 릭은 결국 다정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까만 눈동자도 아름답네."

야옹, 그의 발치에서 고양이가 울었다. 릭은 별 감흥 없는 눈빛으로 잠시 그것을 내려다보다가, 곧바로 다시 폴라리스에게 시선을 옮겼다. 창백한 금발이 달빛에 부대꼈다. 한낮의 태양 아래에서만큼은 아니더라도, 그것이 당신 눈앞에서 은은히 빛났다.

63 릭주 ◆rAqAiJ2zqg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5:02:09

앗.. 딴짓도 하고 하다보니 늦은 새벽이 되어버렸네요(*´ω`*)
ㅠㅜㅜ아앗 그리고 제가 너무 기쁘다보니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ㅠㅜ 연말이고 하다보니 조오금 바쁠 것 같아요 오늘(금요일)도 그렇구 31일 1일 이렇게 또 여행을 가가지구.. 그치만 틈틈이 들어오는 건 물론이구 가능한 한 자주 이을게요༶ඬ༝ඬ༶ 오랜만의 답레니까 신나서 줄줄 써내려갔네요 흑흑..

>>59 ㅠㅜㅜ그가 얼마나 다정한 눈을 하는지 알면 도저히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니 다정한 눈빛을 또 안 보여줄 수 없었잖아요..?(/ω\)
후후 그렇습니다 릭은 알아봐 버렸습니다!!^ㅇ^(제인:ㅂㄷㅂㄷ) 아까 말씀드린 것과 같은 이유로 답레 천천히 주셔도 좋아요..ㅠㅜ.. 벌써 새벽 5시네요, 폴리주는 편안하게 주무시고 계시겠지요ㅎㅎ? 저도 이만 들어가볼게요 굿밤이예요!⊂◉‿◉つ

64 릭주 ◆rAqAiJ2zqg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13:09:25

점심이니까 한번 갱신해봐요! 폴리주 식사는 하셨을까요? 오늘도 넘 춥네요ㅠㅅㅜ 꼭 따뜻하게 입고 다니셔요~

65 폴리주 ◆lcVSk6vvyc (0076884E+5)

2018-12-28 (불탄다..!) 16:03:08

결국 늦잠 자버렸는데, 릭주 레스 덕에 아침부터 실실 웃을 수 있었어요...! 아... 릭주가 너무 글을 잘 쓰셔...ㅠㅠㅠㅠㅠㅠ 릭이 너무... 릭이에요. 그래서 좋아요..ㅠㅠㅠㅠㅠ 사실 제인에 대해 메모해둔 것들 읽어보고 차분하게(?) 글을 쓸라고 했는데 막 머릿 속에서 뒷 이야기가 생각나는 거예요. 이렇게 이을까 저렇게 이을까 즐겁게 생각하다가 너무 쓰고 싶은 대사가 생겼는데 약속이 생겨서 오늘 안에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8ㅅ8

제 기억력이 엄청나게 좋은 게 아니라. "사랑하죠" 라는 대사가 설렜어서 기억하는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전... 제가... 기억력이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폴리 생일만 까먹은 게 아니라 제인 목떡을 올렸는지도 기억이 안 나서... ㅠ_ㅜ (제인 목떡 기억이 안 나요... 제가 올린 적이 있었나요?) 사랑한다고 말하는 대상이 담배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괜히 폴리주가 설레고 그랬거든요. 앗... 작게작게 바꾸신 부분들이 있군요. 제 레스들이 부끄러운 (녹차라떼 홍차라떼 다시 봐도... 아니 다시 보니까 더 부끄러운 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시에 릭주가 올리신 레스 다시 읽는 게 기대되고 그래요... ㅠ////ㅠ


알렌이랑 다시 만나면 알렌이 안 적대적이었으면.. 덜 적대적이었으면 좋겠는데.. 폴리가... 알렌에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폴리가 걱정입니다... (._. ...(이러다 폴리가 알렌 멱살 잡을 일(????)이 생길까 걱정이.. 쪼금 들어요...) 그러네요. 일상 하나하나가 긴데 그때는 길어서, 릭을 오래 볼 수 있고 릭주 글을 많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고, 지금도 읽을 게 많아서 해피해요. ^▽^

>>63 헉 너무 늦은 시간에 주무신 거 같아서 걱정되는데...ㅠㅠㅠㅠㅠㅠ 오늘은 일찍 주무셔요! 연말은 원래 바쁘죠. 여행! 즐겁게 잘 다녀오세요 :> 틈틈이 들어와주시는 건 기쁘고, 가능한 한 자주 잇겠다는 말도 기쁘지만... 무리하지는 마세요! 저도 지금 신나요... *^◇^* (헤헤)
또 안 보여줄 수 없었잖아요? 라는 말이 괜히 설레요... 으앜ㅋㅋㅋㅋㅋㅋ 저 말고 제인이.. 폴리가 설레라고 쓰신 걸텐데 왜 제가 설레지... 88 못 알아보면 이렇게 이어봐야지~ 라고 생각한 거랑 알아보면 이렇게 이어지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한 거랑... 릭주 글 읽고나서 제가 잇고 싶은 거랑 달라졌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달라질 내용쪽이 현재는 더 마음에 드는데 써봐야 어떻게 달라질지 알겠어요. 네, 저 레스만 옮기고 바로 기절(...)했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늦잠) 굿밤 되셨길, 맛있게 식사하셨길 바래요! 저야 점심도 이미 먹은 시간이구, 따뜻... 따뜻하게 입고 나가도 제가 추위를 타네요....ㅋㅋㅋㅋㅋㅋㅋ... 릭주는 덜 추우셨음 좋겠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D ♡

66 릭주 ◆rAqAiJ2zqg (5749081E+5)

2018-12-28 (불탄다..!) 18:11:05

네에 오늘이 아니어도 내일이든 모레든, 천천히 써주셔도 좋아요^^♥!! ㅋㅋㅋㅋ아.. 폴리주 말 듣고보니까 그때 사랑하죠를 일부러 그렇게 썼던것 같기도 하고(???) 첫일상부터 정체를 들키게 했던건 확실히 폴리랑 좀더 가까워지고 싶어서였죠 헿..
제인 목떡은 에.. 기억에 없는데 제가 올리신걸 기억 못하는건 아니었음 좋겠네요☞☜... 폴리가 불러준 노래들 막 유튜브에 검색해보고 그랬던게 생각나네요 가사 읽으면서 주책맞게 의미부여하고..ㅋㅋㅋㅋㅋㅋ
저는 마지막 일상(이었던 것)의 폴리 마지막 대사88 당신 손은 왜이렇게 따뜻한거냐는 말이 항상 너무 먹먹했어요 정작 따뜻한건 릭의 손이 아니라 폴리의 말씨였기 때문이었는지..

다시 만나면 알렌은 그냥 설설 기어다닐 것 같은데(알렌: ) 그때 너무 못되게 굴어서 정말 폴리쪽에서 미워하지 않을지 걱정이네요^u^
폴리주도 신나세요? 저도 신나고 설레요^ㅇ^ 으으 오늘도 진짜 말도 안되게 추워요.. 가급적 실내에 있어야하는 날씨입니다 먼곳에서 보내는~~ 제 온기를 받아 조금이나마 더 따뜻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셔요^-^♥

67 릭주 ◆rAqAiJ2zqg (8577715E+5)

2018-12-29 (파란날) 10:15:14

좋은아침이예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폴리주^-^~!

68 폴라리스(=제인) - 릭 (8817247E+5)

2018-12-29 (파란날) 16:51:45

하나, 둘, 셋. 마음속으로 센 숫자가 끝날 때에 맞추어 제인은 돌아보았다. 조용한 골목을 울리는 걸음에는 폴라리스보다 약간은 둔감할 제인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미세한 절뚝거림이 있었을까.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그녀가 전혀 예상도 못한 사람이었다.

폴라리스.

조금의 망설임 뒤에 나온 명확하고 부드러운 발음. 놀라서 커진 까만 눈동자에 스쳐 지나간 것은 어쩌면 충격이었을까. 그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저토록 분명하게 제인을 폴라리스라고 부를 순 없을 것이다. 너무도 놀라운 일이지만 그가 그녀를 망설임도 없이 찾아냈기 때문에. 그가 한 번도 본 적이 없을 제인의 모습을 하고 있던 그녀를 아무런 예고도 없이 알아보았기 때문에. 제인은, 폴라리스는, 그녀는... 순간 아무 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대체 어떻게 나를 알아본 걸까, 라는 당연한 의문조차도 떠올리지 않았다.

까만 눈동자도 아름답네.

다정하게 건넨 칭찬에 맥이 풀릴 것 같다. 핫- 그녀의 입술에서 탄성같은 헛웃음이 짧게 흘러나왔나 싶더니만 주머니 속에 넣었던 손에 힘을 풀고서 제인은 환하게 웃고 말았다. 긴장했던 몸에 힘이 풀린다. 맹세컨대 단 한번도. 밤의 도시에서 제인의 모습을 하고 이렇게 웃은 적이 없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그녀의 가면들을 들키는 게 싫은 사람이다. 싫다 뿐이랴, 어쩌면 그녀의 모든 가면들을 들키는 것은 두렵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건 들키고 말고의 문제조차 떠나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당신은 나를 한 눈에 알아볼 것만 같아서.
그것은 충격은 동시에. …감동? 감동일까? 감동이라는 단어가 지금 제가 느끼고 있는 이 알 수 없는 술렁거림의 다른 이름일까.

“...당신은 정말,”

제인은 주머니에서 손을 뺐다. 힘이 풀려 있던 손이 진즉에 손 안에 있던 립스틱 모양의 전기충격기를 놓아주었다. 깨끗한 빈 손이 어쩌면 추워보일지도.

“놀라운 사람이네.”

그녀의 입술 밖으로 흘러나온 음색은 평소의 것과는 다를 것이다. 쉽게는 잊을 수 없는 청아함 대신, 듣는 사람의 감정을 어쩐지 평온하게 가라앉힐 것 같은 약간 허스키한 음색. 그러나 그 음색 안에 담겨 있는 감정이 평소의 것과 다를 리 없다. 알기 쉬운 애정이 묻어 나왔다. 제인은, 아니 릭의 폴라리스는. 천천히 걸어 그의 앞에 섰다. 그가 손만 뻗으면 금세 그녀를 품에 가둘만한 거리에 가만히 서서 지금의 당신을 오래도록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사람처럼 빤히 바라만 보다가. 어느 순간 둥글게 눈을 휘며, 말갛게 속삭였다.

“키스해줘요.”

*

In other words, darling, kiss me.
(바꿔 말해서, 연인이여, 키스해줘요.)

*

충격이었고, 가슴이 술렁거렸지만. 그 충격과 가슴의 술렁거림이 싫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는 당신이기 때문일까. 그가 그녀를 알아보았다. 까만 눈동자도 아름답네, 아무렇지도 않게 칭찬을 건네었다. 사실 나는 당신이 익히 알고 있을 푸른 눈동자가 아니라면, 당신이 날 사랑해주지 않을까 두려웠던 것 같아. 그러나 그 두려움이 천천히 녹아가기 시작한다.

당신이 나를 알아보았다는 사실이.
사랑한다는 고백보다, 당신은 나를 용감하게 만든다는 말보다, 더욱 명확하게 와 닿는 사랑의 증명 같아서. 나도 그 어느 때보다 당신이 명확하게 알아차릴 수 있게.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전하고 싶어졌어. 당신을 만났던 계절, 당신을 만나지 않았던 그 모든 계절을 뛰어넘어서. 내 마음이 당신에게 닿았으면 좋겠다고 바라.

69 폴리주 ◆lcVSk6vvyc (8817247E+5)

2018-12-29 (파란날) 17:27:26

구상할때만 해도 이렇게 길진 않았는데... (동공약진) 하지만 쓰고 보니 길어지는 일은 언제나... 있었던 일 같아요... 허허..

>>66 빨리 쓰고 싶었는데 어제는 도저히 시간이 안 났어요... 8ㅅ8 사실 시작할 때만 해도 약간 헤맸는데 어느 순간 되게 몰입해서... 글이... 길어지고... 구상과는 달라지고.... 그래도 가장 쓰고 싶었던, 그래서 구상하면서 많이 고민했었던 장면은 썼어요! (헤헤) 저는 릭이 제인을 너무 망설임도 없이 폴라리스라고 알아본 게 신기했어요... 밤의 도시를 러닝할 적에, 만약에 제인을 폴리라고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면 (아주 어렵게) 알아봤어도 긴가민가 해하며 폴라리스...? 라고 물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릭은 예상 밖의 사람이에요... (´͈ ᵕ `͈ ) 앗... 앗... 폴리랑 가까워지고 싶었다는 게 기쁘네요...88!! 전.. 저는 릭이랑 첫일상 때 되게 신나했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해맑게 신나하면서 음료 쏟는 레스 썼었던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제인 목떡은 안 올렸었나봐요! 후보는 있는데 정확히 정하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좀 더 고민해 보려고요. 앗.. 아앗... 릭주가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까 맞관이었는데 진짜로 1도 눈치를 못 챘던 제가 떠올라 버려서 이불을 발로 차 버리고 싶어졌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와서 할 수 있는 이야기 일까요. 고백 쓰기 전날.. 제가... 폴라리스가 차일거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 차일 거라고 생각했으면서도 릭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싶었어요. 릭과 릭주가 첫일상부터 폴리를 좋아했다는 게 정말로 새삼스럽게 기쁘네요!

설설 기어다니는 알렌이 상상이 안 가요.... 릭 앞에서는 몰라도 폴리 앞에서는 전혀... (도리도리) 미워한다기 보다는... (먼산) 조심스럽게 꺼내는 이야기예요. 미리 여쭤보고 싶은데 폴리가 알렌을 싫어해도 괜찮을까요...? 정주행 하면서 놀랐던 게 폴리가 마음의 문을 닫아서 그런가... 알렌이 안 귀여워 보여서 놀랐어요...ㅇㅁㅇ 폴리가 자기 마음 닫아버릴 때 제 마음의 문도 같이 닫고 가버렸나...?? (어리둥절) 음~ 그래도 폴리는 대체로 제 예상을 빗나가는 아이니까 다시 알렌을 만나면 지금 제가 생각하지 못하는 반응을 보여줄지도 모르겠네요!
신나고 설레는데 말도 안 되게 추운 날씨인 건 오늘도 그래요..ㅎㅎㅎ 앗! 릭주가 온기 보내주셔서 저는 더 따뜻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냈어요! 릭주에게도 제 온기를 보냅니다~~!! =D ♡
좋은 아침 인사를 해주셨지만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네요.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70 폴리주 ◆lcVSk6vvyc (8817247E+5)

2018-12-29 (파란날) 17:41:49

다 쓰고 올리고 보니까 깨달은 사실
1. 예전에도 생각한 적 있지만 제인일 때가 폴라리스 모습할 때보다 둔감하긴 하구나...
2. 저 장면 지금 고양이가 보고 있을텐데.. 제가 릭을 보느라 고양이를 까먹어 버렸... 어요....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 : 심기불편)

정주행 하면서 느낀 것들 몇 개만!
1. 릭이 운전할 때 사랑한다고 말한 폴리가 너무하다. 너무해 보인다.... 폴리가 릭의 안전운전을 방해하고 있다... (글을 쓸 당시에는 너무한 행동이라는 자각이 없었습니다...ㅋㅋㅋㅋㅋ)
2. 학교 외전 짱 좋아요... 제인릭 짱 좋아... 릭제인 짱 좋아....ㅠㅠㅠ
3. 릭폴리 폴리릭은 좋아하는 장면들이 너무 많아서... 다 좋아요! 만약에 릭이 폴리를 제인 모습으로 먼저 만났더라면~ 이라던가 릭이 폴리한테 음료수를 쏟았더라면~ 같은 것도 궁금해졌지만 지금의 릭폴리릭이 너무 좋아서 첫만남에서 음료 쏟은 게 지금 와선 너무 잘한 일 같습니다... (뿌듯)

+) 폴리 말씨가 따뜻하게 느껴진 건 릭이 폴리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 아닐까요? (´͈ ᵕ `͈ ) (먹먹해는 하셔도 가슴 아파하시진 않았으면 좋겠다) 릭도 따뜻해요. 폴리한테는 놀라울 정도로요.

71 릭주 ◆rAqAiJ2zqg (3331708E+5)

2018-12-29 (파란날) 18:35:26

ㅠㅜㅠ으아 흑흑 으아아아...(사망) 일하는 중에 잠깐 들어와봤는데 때마침 레스가 올라와있다니 엉엉 울면서 씁니다ㅠㅜㅜ 넘조아요 안절부절.. 어서 자리에 앉아서 각잡고 쓰고 싶은데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내일 써야할지 오늘 틈틈이 쓸지 고민이네요ㅠㅜ(오열)
릭은.. 릭이라면 제인을 한눈에 알아봐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간 릭이 감이 좋다고 수없이 묘사해왔던 것들이 바로 이순간을 위한 장치가 아니었을까요^ㅁ^? 그치만 그저 감이 좋기 때문만은 아닐거예요 사랑하기 때문이죠 이것이 바로 power of love..() 폴리도 그렇게 느껴주다니 저는 이자리에 드러눕습니다 흑흑..ㅠ-ㅜ

그럼요! 폴리가 알렌을 싫어하는게 어쩌면 당연하지요..(알렌: ) 누군가를 싫어하는 폴리라니.. 또 새로운 모습.. 저는 기쁩니다^ㅠ헤헤
아 한달동안이나 서로 못 만났다는 말에서도 그렇고 그전에도 종종 생각했는데 릭이랑 폴리는 서로에 대해서 참 모르는것같아요.. 열정-친밀감-헌신으로 이루어진 사랑의 삼각형으로 보자면 열정과 헌신은 최고치인데 친밀감은 한없이 바닥을 찍는 기괴한 형태일것 같달까^^*() 둘은 언제쯤 서로에게 솔직해질까요?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 외의 그 모든 영역에서요.. 종래에는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ㅋㄱㄱㅋ아..아헐.. 그러고보니 본스레(?)에서 릭폴리인지 폴리릭인지 희대의 고민을 했던게 기억나네요 헉 추억이어라..
전 정주행하면서 느낀게 릭이 폴리 앞에서는 말도 안되게 애가 된다는 걸까요? 막 찡찡거린다는건 아닌데..ㅎㅎ 감정도 답지않게 왔다리갔다리하고 자기도 의식하지 못하는거같지만 묘하게 기대고 싶어하는게 느껴졌어요 폴리 앞에서 냉정한 모습이 가능하기나 할까요? 모두가 코웃음 치겠지만 사실은 어른인척하는 헛어른이네요

오늘도 날이 정말 추워요.. 심지어 한파라네요 겨울이라 해도 엄청 짧아요8-8 올해도 사흘 남았네요, 부디 따뜻한 곳에서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바라요^^♥

72 폴리주 ◆lcVSk6vvyc (8817247E+5)

2018-12-29 (파란날) 21:00:55

저도! 저도 각잡고 쓰고 싶었어요! (활짝) 오늘 시간 없으시면 릭주의 현생부터 챙기고 오세요 :> 근데 틈틈이 쓰고 싶은 마음도 이해해요. 제가 그랬으니까요....ㅋㅋㅋㅋㅋㅋㅋ
릭이 제인을 너무 망설임도 없이 알아봐서. 사랑이구나, 했어요. 폴리가 이상한 곳에서 둔감(...)해도 그걸 못 느낄리가 없죠! 아닠ㅋㅋㅋㅋㅋ 릭이 감이 좋타고 수없이 묘사한 게 지금 이 순간을 위한 장치라니 로맨틱 하잖아요.... 찬 데 드러눕는 거 아니니까 이불 위에 전기매트도 깔아드리겠습니다 ㅠ◇ㅠ

으악...ㅋㅋㅋㅋ 기뻐해 주신다니 이제 안심하고 콜드한 폴리를 쓸 수 있겠네요!
한달이나 서로 못 만났다는 것도 그렇고, 둘 다 서로 매일 열심히 카톡을 들여다보는 성격도 아니고... 폴리도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서 핸드폰을 늘 챙기고 다니진 않을거라서요... ()() 서로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다고 해도, 서로가 남들이 모르는 모습만은 알고 있다는 것도 좋아요 :> 사랑의 삼각형 이론 검색해보고 왔어요! 아닠ㅋㅋㅋㅋㅋ 친밀감이 바닥을 찍진 않을거라구요! (울먹) 단지 서로에게 솔직할 수 없는 부분이 아직은 많을... 뿐... 사랑한다는 사실 외의 모든 영역에서 솔직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종래에 어떻게 될 지는 그때에 이르러야 알 게 되겠죠. 릭과 폴리는 늘, 거의 대체로 저희의 예상을 빗나가잖아요. 지금 예상해도... (빗나가지 않을까...?)


릭폴리일 때가 있으면, 폴리릭일 때도 있는거지요 ^p^ 릭폴리릭으로 써야할지 폴리릭폴리로 써야할지는 지금도 고민이 되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
앗 정말요? 전 릭이 어른이구나, 느낀 때도 있었는데. 어린애가 되는 것도 전 좋아요. ㅋㅋㅋㅋㅋ 헉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기대고 싶어 하는 거...ㅠㅠㅠㅠㅠㅠㅠㅠ 넘 좋아요... 릭이 폴리에게 의식하지 못해도 묘하게 기대고 싶은 것은... 릭이 기대면 폴리가 웃으며 받아줄 것을 알아서일까요. (´͈ ᵕ `͈ ) 폴리는 릭이 자신에게 기대고 의지한다면 기쁘고 또.. 안심할 거예요. 폴리에게 완전히 냉정할 수는 없겠죠, 릭이 폴리를 사랑하고 있는 한은요! 어른인 척 하는 헛어른은 아닙니다...ㅋㅋㅋㅋㅋㅋ 소년같은 어른이라고 해주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 ^◇^
한파라구요...? 88 따뜻하게 하고 나가셨을까요? 앗, 맞아요. 버스타고 가면서 확 느꼈어요. 여름이면 이 시간이면 아직 해가 떠있었는데~ 하던 시간대가 너무 어두웠어서... 88 헉... 올해가 사흘밖에 안 남... 았군요... 의식하고 있지 않던 사실이네요 ㅠ_ㅠ 네, 릭주도 따뜻한 곳에서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새롭고 행복하게 신년을 맞이하시길 빌어요!♪(*´▽`)ノ♡

73 릭 - 폴라리스 (3331708E+5)

2018-12-29 (파란날) 21:28:44

두근, 심장에서 시작된 따뜻한 혈류가 온몸을 쥐고 흔들었다. 릭은 폴라리스가 어째서 그리 기쁜 표젓을 짓는지 알지 못했다. 자신이 그를 바라보며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릭이 상기된 얼굴로 다만 침묵한 것은 폴라리스의 온 얼굴에 만연한 기쁨을 차마 말로써 응대할 수 없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작은곰자리는 저 먼 북쪽 하늘에 떠 있지만, 그는 눈을 맞추기 위해 역설적으로 고개를 조금 숙여야 했다. 내리쬐는 달빛은 날카롭게 뻗은 콧날에 갈라지며 길고 어두운 잔여물을 뱉어냈다. 놀라운 사람이네, 폴라리스가 속삭였다. 껍질은 다르지만, 같은 알맹이를 포장했으니 기꺼이 그것을 당신의 목소리라고 말해도 좋지 않을까. 어둠에 잠긴 입술은 침묵을 깨고 무언가를 대답하려는 듯했다. 그러나, 그의 사랑하는 이가 그 즈음에서 만족할 줄을 모르고, 눈빛 다음에는 호흡을, 호흡 다음에는 입술을 맞춰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릭은 그저 작은 웃음소리를 낼 수 없었다. 그늘에 맞물리는 것이 퍽 낮고 깊다. 당신이 옳아. 원하는 것이 명료하다면, 어설프게 망설이는 것은 되려 독이 되지. 운좋게 이 내 심장을 낚아챘다면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전부 얻어내야 하지 않겠어.

how clever, my dear.

금방이라도 살이 닿을 듯한 가까운 거리, 릭은 천천히 손을 들어 폴라리스의 옆얼굴을 쓰다듬었다. 섬세한 왼손가락들이 전에 그랬던 것처럼 귓볼을 부드럽게 훔친다. 그들의 발치에 앉은 고양이가 혓바닥으로 제 털을 고르는 것 마냥, 미끄러지듯이 흐르는 손길이 그녀의 뒷머리를 감싼다. 창백한 입김이 허공에 긴 궤적을 그렸다. 무언가를 더 말하려다가, 쪽, 그는 짧게 입맞추었다. 그리고 여전히 그녀의 볼을 감싼 채로 잠시 떨어져서, 그 심해마냥 까만 눈동자를 얼마간 들여다보았다. 평소의 그 단단하고 흔들림 없는 모습과는 다르게, 당신을 가까이 둔 눈빛이 조금 떨리는 것도 같았다. 그가 제 아랫입술을 살짝 깨문 것은 두 사람이 바람 한 무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밀착해 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변화였을 것이다.

"기분이 이상하네."

꼭 무언가 망설이는 것처럼 보였던 건 착각이었을까, 그는 마침내 퍽 조용하고 덤덤하게 고백했다.

"...그렇지만 여기서 끝내는 건 너무 어린애 장난같지?"

그렇지. 릭은 스스로 대답했다. 당신의 대답까지 필요한 질문은 아니었는지, 그는 그 말을 끝으로 곧바로 다시 고개를 틀었다.


*

어떻게 나를 알아보았어요? 묻는다면 릭은 분명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표정 없는 얼굴로-그러나 동시에 따뜻한 눈빛으로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테다. 당신이 변장한 상태였다고 말한다면 그제야 그랬구나, 작은 중얼거림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겠지.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찌됐든 그가 당신의 앞선 질문에 어떠한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할 거라는 사실이다. 마주친 순간 대뜸 폴라리스, 하고 부른 것은 당신을 한번에 알아보았다고 으스대기 위함이 아니었다. 수면 아래 물고기가 숨쉬듯, 꽃이 시절을 알아 피어나듯 그냥 자연스레 당신인걸 알았어. 당신은 내게 그저 폴라리스였고, 현재에도 앞으로도 그럴것이고, 그 외에 의미를 둘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지. 심지어 당신이 검은 눈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한참을 바라보고서야 알아차렸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릭은 이번에도 애매한 대답을 흘릴 것이다. 그냥 그렇게 느꼈어. 다정하고 건조한 말씨다.

74 릭주 ◆rAqAiJ2zqg (3331708E+5)

2018-12-29 (파란날) 21:58:20

흐아 결국 틈틈이 썼는데 퀄리티가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ㅋㅋㄱㄱㄱ맞아요 폴리는 항상 예상할 수 없었지요 폴리주한테는 릭도 그랬을까요? 그래서 늘 참 도키도키 했어요

릭은..! 맞아요 굉장히 날카롭고 냉정하고 빈틈없고 이성적이고..(원래는.. 폴리 앞이 아닌 곳에서는..) 그런게 어른이라면 매우 어른스러운 사람 일것 같긴 해요^ㅁ^ 하지만 마음이 여유롭거나 관대하고.. 다른 사람들과 편안하게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과는 매우 거리가 먼 것 같아요 굉장히 극단적이네요^^3 그래도 폴리한테는 꽤 솔직하게 굴고 있으니, 언젠가는 폴리가 릭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줄까요?

앗 알바가 곧 끝나가네요 기뻐요ㅎㅎ 이따 다시 말씀 드릴 것 같지만, 오늘도 따뜻하고 행복한 밤 보내세요 폴리주^^* 한파 조심, 추위 조심이예요!(왈칵)

75 폴리주 ◆lcVSk6vvyc (8817247E+5)

2018-12-29 (파란날) 21:59:56

동접일까요! ㅠㅠㅠㅠ 시간 없다고 하셨는데 레스가 일찍 올라와서 놀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달빛이 콧날에 갈라지면서 길고 어두운 잔여물 뱉어낸다는 묘사라던가 껍질은 다르지만 같은 알맹이를 포장했으니 그것이 당신의 목소리... 라는 대목도 좋은데... 짧게 쪽 입맞추다가... 아... 으으아... ㅠㅠㅠㅠ 망설이는 것처럼 보였던 게 조금 마음에 걸리는데 어린애 장난같냐니.. 릭이 너무... 너무하네요... 심장을 들었나 놓네요.... 88888 그치만 수면 아래 물고기가 숨쉬듯 꽃이 시절을 알아 피어나듯 그냥 자연스레 당신인 걸 알았다는 문장에 제일 심장을 치고 지나가는 것 같아요.. 아니... 검은 눈을 하고 있다는 것도 한참 보고서야 알았다는 거 좋고 귀여워요... 흑흑...88 아니 어떻게 한참 보고서야 알지? 싶은데 그냥 그렇게 느꼈다니까 이것 또한 사랑이구나, 싶기도 하네요... ㅜ_ㅠ....

76 릭주 ◆rAqAiJ2zqg (3331708E+5)

2018-12-29 (파란날) 22:15:40

ㅠㅜㅜ아앗!! 맞아요 그 귀하다는 동접이예요!(붕붕방방) 흑흑 공들여서 썼어요(??) 좋아해주셔서 기뻐요..^ㅇ^ 사실 꽤 마음에 들었던건 작은곰자리 이야기였는데 북극성은 하늘에 떠있지만 또 다른 북극성을 보기 위해선 반대로 고개를 숙여야하는.. 그런 로맨틱한(엥) 상황을 연출하려고 한것이에요^^♡()

흑흑 릭이 폴리를 알아본건 뭐랄까.. 눈으로, 감각으로가 아니라 느낌으로.. 직관적으로 마주치는 즉시.. 의 느낌이랄까요 그렇지요 릭이 폴리를 좋아하는 것도 무슨 이유를 갖다붙여서 설명할 수 있는게 아니듯이요ㅎㅎ!

77 폴리주 ◆lcVSk6vvyc (8817247E+5)

2018-12-29 (파란날) 22:24:33

틈틈이 쓰셨다는데 어떻게 사람 심장 들었다 놓는 문구를.... 이렇게 짧은 시간안에 생각해서 쓰셨을까요...? (벙찜) 릭주 글은 들인 시간이 길면 긴대로, 틈틈히 쓰면 쓰는 대로. 다른 멋이 있고, 전 어느 쪽의 멋도 좋아합니다! ㅠㅠㅠ.... 릭을 좀 예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언젠가 한번쯤? 했었어요.... 근데... 릭이 너무 예상 너무 힘든 사람이에요... ㅋㅋㅋㅋㅋㅋ 응, 예상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저도 참 두근거렸죠. 지금도요.

뭐랄까? 이성적인 어른, 어른 앞에 이성적인 수식어를 붙여야 할 것 같다고 해야 할까... 10대의 사람이 릭을 본다면 어른! 으로 볼 거라고 생각했어요. 10대의 사람이 폴리를 보면... 어른? 이라고 생각할 것 같고 제인을 본다면 자기 또래... ()() 라고 볼 것 같은데 릭 눈에는 제인이든 폴리든 그냥 폴라리스라서. 문득 릭이 폴라리스를 애같다고 느낀 순간이 있는지, 어른같다고 느낀 순간이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여유... 여유는 모르겠지만 폴리에게는 관대하고, 폴리와는 마음과 사랑을 주고 받고 있잖아요. 다른 사람들과 편안하게 마음을 주고 받는 릭... 폴리는 괜찮을 거 같은데, 폴리주는....ㅋㅋㅋㅋㅋㅋ 다른 사람과 편안하게 마음을 주고 받는 릭을 보면 조금.. 쪼끔 질투날 것도 같아요. 극단적인 것도 릭의 매력 중 하나겠죠 XD 앗... 앗... 언젠가는 릭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폴리가 되는 게 폴리주의 큰 꿈입니다. 폴리는 기쁘게 릭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줄 거예요 :>

날이 추우니까 조심조심해서 돌아오세요. 장갑 끼고 다니시구요! 따뜻...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한데 심장이 들었다 놓아져서 정신이 조금 없는 밤이기도 해요...ㅋㅋㅋㅋㅋ 릭주도 따뜻하고 행복한 밤, 또 설레는 밤(?)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76 그리고 글을 쓰고 있는데 또 릭주의 글이 보이네요... 진짜 동접이군요...ㅠㅠㅠㅠㅠㅠ 앗.. 아앗... 곰자리에 작은곰자리 큰곰자리 제우스 칼리스토... 이런 거 연상하고 있던 저의 멱살을 잡으러 갑니다... (셀프 멱살잡이) 릭에게는 북극성이 둘인 거네요....ㅠㅠㅠㅠ 릭폴리의 로맨틱은 릭이 담당하고 있나봐요... (폴리는 릭한테 로맨틱을 좀 배워야 한다...)
직관적으로 마주치는 즉시... 다른 사람이 폴리를 한순간에 알아봤다면 폴리가... 소름돋는다고 생각했을텐데, 릭이라서. 릭이 알아본 거라서 충격과 감동을 느꼈을 거예요... 으악... 릭이 폴리를 좋아하는 것에 무슨 이유를 갖다 붙여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라니... ㅠㅠㅠ 릭이.. 릭주를 보고 로맨틱한 대사를 배웠나봐요... (릭 : ???) 저도 로맨틱하다는 느낌을 주는 폴리 써보고 싶은데 쓰는 사람이 저라서 자신이 읍서여... (._. ....

78 릭주 ◆rAqAiJ2zqg (0614228E+5)

2018-12-29 (파란날) 22:44:50

흡흑흑 아니.. 알바중이라 포커페이스 유지하는 중인데 자꾸 광대승천 할것같아요(줄줄)

폴리주가 좋아해주셔서 너무 기뻐요8-8 저는 참 복받은 사람이애오......
ㅎㅎ릭은.. 잘 모르겠지만 릭주가 느낀게 릭과 같다고 가정했을 때 귀여웠던건 사귀기 시작했던 순간ㅠㅅㅜ? 사실 모든 순간 다 귀엽지만요.. 어른스러웠던건, 글쎄요 알렌을 만난 직후 왕창 혼났을 때였을까요ㅎㅎ?

ㅋㅋㄱ ㅋ제 생각에도.. 만약 릭이 정말 다 의지하게 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건 폴리뿐일거예요*^^*

헤헤 북극성이 작은곰자리에 있단걸 보고 이거다 생각했어요.. 제가 그렇게 낭만적인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릭은 확실히 종종 로맨틱하네요. 릭이 저를 닮아가는걸까요 제가 릭을 닮아가는걸까요?(?)

사람은 이성으로 의식하는 것 이전에 직관적으로 알아차리기도 하는데.. 릭이 폴리를 그렇게 알아차렸으면 했어요 릭이 폴리를 사랑하는게 아니었다면 불가능했겠고, 폴리가 릭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무섭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네요 확실히.. 둘이 사랑에 빠져있어서 다행이예요^^3!

윽윽 춥네요 저는 이제 퇴근을했어요!! 이제.. 이제 술을 마시러 갑니다..^ㅜ(왈칵) 조금 이따 또 와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일단은 미리 안녕히 주무시란 말을 해야겠어요 또 언제 동접할 수 있을까요..?(줄줄)

79 릭주 ◆rAqAiJ2zqg (0614228E+5)

2018-12-29 (파란날) 22:47:15

안녕히 주무시구, 오늘도 좋~은 릭폴리릭 꿈꾸셔요^♡^ 전 오늘 늦게 자니까 >>72에서 깔아주신 전기매트 고대로 다시 가져가셔서 따뜻하게 주무시고.. 행복한 밤, 굿밤 보내세요^ㅁ^!

80 폴리주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00:25:16

릭이 릭주의 어느 부분을 닮은 것일 수도 있고, 릭주가 릭을 닮아가는 것일수도 있죠! 아마 둘다..?

답레 쓰다가 쓰고 있던 글이 제 성에 안 찬달까. 구상을 좀 더 하고 쓰는게 예쁠 것 같아서 자기 전까지 이런저런 구상을 하다가 잠이 들 것 같아요. 술은 많이 마시지 말고 꼭 안전귀가 하셔야 해요.(부둥부둥) 전 지금 졸립다와 싸우고 있지만 >>72의 전기매트는 이미 릭주의 것이라는 건 알아요! 전 수면잠옷만 있으면 돼요. (히히) 굿나잇, 스위트 드림 *^◇^*

81 릭주 ◆rAqAiJ2zqg (6186663E+5)

2018-12-30 (내일 월요일) 11:24:24

좋은 아침이에요! 어흑 죽겠다 어흑^-^..... 곧 제 생일이라고 전에 말씀드렸었나요? 크리스마스에 생일에 연말에 새해에 번번이 파워 넘치는 술자리가 될수밖에 없네요(꼬로록)
어젯밤은 따수운 수면잠옷 입고 잘 주무셨을까요? 이제 밥을 먹고.. 가끔 참치 한번씩 들여다보면서 폴리주 레스를 기다려야겠네요^^* 앗 그치만 천천히 주셔요 폴리주 하고싶은만큼 구상도 하시고.. 헤헤..

릭폴리는 아직도 풀어갈 얘기가 무궁무진하다고 느꼈는데 어떤 것들을 생각했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네요(가물가물) 안개에 싸인 릭이나 폴리의 출신, 어린 시절에 관한 것들 등등이었을까요. 릭은 자기가 폴리에 대해 모르는 게 이렇게 많단걸 꿈에도 모를거예요 기억으로는 폴리 등에 흉터가 있었던 것 같은데.. 나중에라도 보게 되면 적잖이 놀라려나요.

음.. 누구나 그렇겠지만 릭은 특히 통제에 대한 욕구(주변 모든 것들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자기 힘이 닿는 영역 안에 두려고 하는?)가 엄청나게 강한 사람이라 생각해보니 폴리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를 스스로 용인하지 못할 것 같아요. 어찌보면 오만하지요. 아마 지금도 폴리 모르게 폴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인간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을것같네요(;;;) 얼마나 알아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특히 과거에 관한 건 미궁에 빠져있으니까요. 그에 관한 걸 한번쯤 물어보게 될 것 같아요

82 릭주 ◆rAqAiJ2zqg (6186663E+5)

2018-12-30 (내일 월요일) 11:41:34

ㅋㅋㅋㅋ앗 또 생각났는데 릭은 질투..를 느끼는 역치가 매우 높은 사람일거란 생각이 들지만 그만큼 한번 건들여지면 불같이 화르륵일 것 같아요 그런 모습도 언젠가 볼 수 있으려나요..(곰곰) 솜니움에 손님으로 찾아가서?(무알콜음료 홀짝)

폴리의 사격실력도 릭이 빨리 알아야하는데!(두근두근) 아.. 그리고 폴리는 릭의 다정한 면을 더 많이 봤을텐데(어쩌면 가장 많이 본 사람일텐데..) 냉정한 면을 보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네요^ㅜ 폴리를 제외한 주변 사람들은 늘 냉정한 면만 봐서 오히려 다정한 면에 기겁할텐데 아이러니한 일이에요. 아..앗 기왕 이렇게된거 알렌을 아예 나쁜놈으로 만들어서 릭이 손을 더럽히는 장면을 폴리가 딱 보게되게끔 수작하는건.. (알렌 미안해^ㅁ^..) 폴리는 그런 릭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앗 할얘기가 넘많네요 이대로라면 끝도없이 썰이 나오겠어요0ㅁ0그럼 이만 점심을 먹으러 가기 위해^^*~ 줄일게요 폴리주도 맛점 하고 계시길! 오늘도 행복한하루 보내세요ㅎㅎ~~

83 폴리리스 - 릭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3:29:02

제 옆 얼굴을 쓰다듬고 귓불을 훔치는 손길이 자연스럽고 능숙하다. 그러고 보면 제게 닿는 그의 손길이 부자연스러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흐르듯이 미끄러져 뒷머리를 감싸는 손에서 깊은 키스를 예상했을까. 흘러나온 창백함 입김 덕에 새삼스럽게 지금이 겨울임을 깨닫는다. 혹여나 당신이 춥진 않을지. 폴라리스는 제가 매고 있을 배낭에 넣어둔 목도리를 떠올렸다. 키스가 끝나면 둘러줘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가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나 궁금했지만, 짧은 입맞춤에 그것을 물어볼 타이밍을 놓쳤다. ...? 그의 키스가 이렇게 짧았던 적이 있었던가? 약간의 의아함이 폴라리스의 눈동자에 떠오르고, 시야에 그의 떨리는 눈빛이 들어온다.

기분이 이상하네.

왜요? 반사적으로 묻지는 못한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무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려서. 나는 당신에게 아주 작은 상처라도 나는 게 싫어요. 내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서 기분이 이상한 건가요? ...제인의 모습은 폴라리스의 모습만큼 사랑스럽지는 않은 걸까요? 뱉지 못할 질문이 속에서 맴돌았다. 두려움은 천천히 녹아갔지만, 완벽히 녹을 수는 없었고. 불안은 남아있었던 걸까. 그가 망설이는 것 같다는 착각이 길어졌다면, 폴라리스는 틀림없이 알기 쉽게 시무룩해졌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끝내는 건 너무 어린애 장난같지? 그녀에게 또다른 작은 의문을 안기고서 그는 스스로 그렇지, 라는 대답을 했다.

...???

뭐지? 그 의문은 짧았다. 그 말을 끝으로 그가 곧바로 고개를 틀어왔기 때문에. 입술이 맞닿아오면 그녀는 그의 목에 제 팔을 천천히 감았을 것이다. 언젠가. 그가 처음 키스해주었을 적에, 내가 좀 더 키스에 능숙한 사람이었더라면 이렇게 하고 싶었지, 짧게 회상하면서. 키스가 능숙해졌냐 물으면 잠시 생각해보다 고개를 저어 보이겠지만, 그의 키스에 익숙해졌냐 물으면, …처음보다는요. 라고 답하며 수줍게 고개를 끄덕여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완전히 익숙해졌냐 물으면 차마 고개를 끄덕일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84 폴리주 ◆lcVSk6vvyc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4:11:22

으악... 다 써놓고 깨달은 사실이 있는데 폴라리스는 '릭의 키스'가 익숙해진 게 아니고, 제게 '키스해주는 사람이 릭'이란 것에 익숙해진 것 같아요. 말로는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한 차이... (적어놓고 나니까 왠지 부끄럽다...)

>>81 지금은 좋은 점심이네요! (랜선으로 숙취해소 음료를 보낸다) 생일이라고 말씀해주신 적 없어요! ㅇㅁㅇ 세상에... 폴리가 릭 생일을 모르는 것처럼 저도 릭주의 생일을 몰랐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생일 미리 축하해요. 세상에 태어나 주셔서, 릭을 폴리에게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락) 크리스마스 생일 연말 새해... 파워 술자리... (기겁) 술은 적당히 마시는 거예요...! 술은 마시는 거지, 술에게 잡아먹히면 안 되는 겁니다.. (´*`)
구상 다시 하고 처음부터 쓸라고 했는데 일어나서 릭주 레스 보고 조금만 더 살을 붙여서 오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어젯밤에는 왜 폴리가 불안해 하는 걸까??? 쓰면서도 이해를 완전히 못했는데 이젠 알겠어요... 폴라리스에게는 '불안함 없는 평안'을 느껴본 적이 있긴 있었는데 그 시간이 너무너무너무 짧았고 그게 이미 한참전에 지나가부렀어... 88... 릭에게는 '불안함 없는 평안'이 있었을까요...?

전 릭이 알쓰인 거 폴리한테 들키는 거랑 릭 우는 거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는 것을 떠올려 버렸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개에 쌓인 릭...! 폴리 출신.. (이건 생각난다) 폴리 어린시절... 세상에... 저 폴리 과거사 다 안 짰었는데... 폴리과거가 미궁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저한테 있었... ㅇ<-< (이건 제가 릭한테 멱살 잡히면 되는 부분인가요...?) 제인, 학교 외전 제인한테 등에 흉터가 있었어요! 본편에 폴리 흉터는 공개한 적 없어요! 어디에 있는지, 어떤 흉터인지 전혀.. 공개를 안 했었던 거 같아요... :Q.... 아마 흉터에 대해 고민하고 수정하려고 공개를 안 했었던 거 같은데.... (흐릿) (가물가물)

폴리는 자기 자신에 대한 통제욕구는 강하고 확실하게 있어도 주변에 대한 통제 욕구는... 별로 없을 것 같은데... :Q 자기 주변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했으면 좋겠다~ (정확히는 위험요소에 대한 파악?)는 마음 정도는 있겠지만 그것을 자기 힘 안에 닿는 영역에 두고 싶어하냐면 그건 아님... 이라서요... 헉... 폴리 모르게 지금도 어떻게 살아왔는지, 주변의 인간관계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구요?!?!.... (상상도 못했음) ㅇㅁㅇ........ 폴리는 자기가 싫은 행동 남한테 행하는 걸 꺼려하기도 하고, 자기가 한 번 싫다고 했으니까. 릭이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그만두었겠지..? 막연히 생각해두고 그것에 대해서는 더 생각도 안 하고 있는 방심(?) 상태일텐데... ㅇㅁㅇ..... 어뜩카죠...
앜ㅋㅋㅋㅋㅋ 미궁에 빠진 폴리 과거사.... 릭이 물어보기 전에 제가 구상을 해둬야 하는데... 폴리 과거사 짜기가 너무 힘듭니다 릭주선생님.... (안선생님을 보는 정대만의 눈빛)

85 폴리주 ◆lcVSk6vvyc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5:58:05

질투를 느끼는 역치가 높다는 것은... 어지간해선 질투를 잘 안 느낀다는 건데, 어지간함을 넘어가면 그야말로 불같이 화르르륵!! 이란 뜻인가요.... (´▽`*) 솜니움에 손님으로 오는 릭...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바텐더랑 친근해 보이는 모습 보면 질투.. 할까요...? 안 했으면 좋겠는데... 흑흑... (폴리한테 손님이 찝적거리는 걸 봐도 릭이 질투할 것 같지는 않아요! 불쾌함을 느낄 것 같지만 ㅇㅇ...) 폴리는 솜니움의 친절한 바텐더여서, 솜니움 내부 사람들이랑은 대체로 잘 지내고 있을 것 같아요. 친절한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이 잘 없는 것처럼 폴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솜니움에서는 (아마) 없을 것 같구... 폴리도 솜니움 내부 사람 중에서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구... (꿈의 직장이다 진짜...ㅠ_ㅠ) 문제는 외부 손님들이겠죠! 진상손님이 폴리한테 아주 가볍게 테러(...?) 하는 장면 어쩌다 딱 보면 릭이 뭘.. 뭘 느낄까요...? :Q... (왠지 짐작하기 무섭다..)

폴리 사격실력....ㅋㅋㅋㅋㅋㅋ 릭이 알게되면.. 어... 어어어... (같이) (사격장에 가면 되나...?) 앗.. 그러네요. 폴리가 릭의 다정함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일텐데! (흐뭇) 폴리가 릭의 냉정함을 보면... ㅋㅋㅋㅋ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리 스포하지 않겠습니다. 그때가서 보여드릴게요! ♪(*´`)ノ알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렌은 대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정도로 나쁜 놈이 되면 릭이 알렌을 살려두긴 할까요...?? 알렌의 충성심이 너무 삐뚤어졌는데요...0ㅁ0??? (알렌... ▶◀)
앗... 릭이 손을 더럽히는 장면을 폴리가 딱 보게되게끔 알렌이 수작하는건... 장면적으로는 재밌을 것 같아서, 폴리주는 '어떻게 릭이 손을 더럽히는 장면을 폴리에게 들키는가'는 릭주에게 맡기도 싶어요. 릭주가 구상 다 하시고 편한 때에 써주세요 :3

끝도 없이 나오는 썰이 좋지만, 사람은 밥을 먹어야 합니다...! 점심 맛있게 드셨길. 또 다가오는 저녁 맛있게 드시길 바라요 (´͈ ᵕ `͈ ) 앗... 본문보다 제 수다가 더 길어져 버렸네요.. ☞☜ 이만 줄일게요!

86 릭 - 폴라리스 (3936716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04:32

입술이 맞물린다. 손가락에 닿은 뺨은 굳이 훑어보지 않아도 어린 고양이의 잔등만큼이나 보드라울 것임이 분명했다. 왜인지 기분이 이상하다고, 그녀에게 넌지시 고백했었다. 그러나 그것이 제인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반문했다면, 그는 다시 둘 사이의 거리를 벌려 당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바보같은 소리라고 일축했을 것이다. 그녀는 내게 사랑을 가르쳐준 어린 선생님이지만, 그 말만큼은 일말의 부분점수도 기대할 수 없을 명명백백한 오답이었다. 제비 꼬리가 엉키듯, 숙인 목 뒤로 사랑하는 이의 살랑이는 두 팔이 감겨왔다. 릭은 눈을 감았다. 맞닿은 입술이 따뜻했다.
어쩌면, 그는 좀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었다.

"이러다간 끝이 없어질 것 같아."

잠시 고개를 뒤를 물리고, 그가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아, 혓바닥은 원래 무언가를 말하는 데 쓰이는 기관이었지, 그 짧은 사이 잊어버리기라도 한듯 새삼스럽게 생각했다. 목스리를 내면서도, 추운 날씨 탓에 얼굴 표정이 조금 굳는다. 코끝이 미묘하게 붉어진 것은 날씨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일까. 그 어떤 수치도 부끄럼도 없다는 듯 직선적인 두 눈만큼은 폴라리스를 오랫동안 응시했다.

"당신을 보내주기 싫어지면 어떡하지."

릭은 다시, 천천히 폴라리스에게로 다가갔다. 아니, 사실은 그렇게 느리지 않았지만 그냥 그 순간이 슬로우모션처럼 보인 것일지도 몰랐다. 그는 손을 들어 폴라리스의 턱을 엄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내렸다. 그새 얼어붙어버린 하관이 서늘하게 벌어졌다.

"날이 이렇게 추운데..."

그 말을 끝으로, 입술은 다시 맞물렸다. 이상한 기분의 뿌리는 거기에 있었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어야하기 마련인데, 그 당연한 법칙을 받아들일 수 없어질 것만 같은 이상한 예감이 들어서.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미 어린애 장난으로 끝낼 수는 없어진 것을. 내 힘으로 도저히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도 때로는 존재하는 것이다. 어떤 힘도 압력도 도시의 어떤 어둠으로부터도 벗어나서, 그 달 내리는 좁은 골목은 이미 두사람만의 작은 왕국이었다. 즉위식에서나 울려퍼질만한 웅장한 관현악곡을 제쳐두고, 야옹, 제인이 돌보던 작은 고양이는 울었다.

87 릭주 ◆rAqAiJ2zqg (3936716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28:35

좋은 저녁이예요! 오늘도 일하면서 짬짬이 써들고 왔어요!^^*

>>83 불안이라..! 생각해봤는데 릭은 불안해한다기보다는 항상 긴장 상태에 있다는 편이 어울릴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마음 놓고 편히 누릴 수 있는 평화는.. 한번도 없었다고 봐야겠지요ㅎㅎ? 연애에서는 조금 다를 것 같긴 해요. 사실 사랑을 해본게 폴라리스가 처음이긴 하지만.. 원래는 상대와 일정 거리가 있는 걸 편하고 자연스럽게 여기던 릭이었지요.(애착유형이란 걸로 따지면 회피형일까요?) 그치만 폴라리스와 가까워지길 바라게 되면서, 점점 불안해하게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은 그 정도가 심하진 않지만, 과연 어떻게 될런지^-^?(릭:

ㅋㄱㄱㄱ아맞아요 릭 우는거..ㅋㄱㅋㄱㄱㄱ보고싶어 하셨던게 기억나네요 약간 저도 어떨지 궁금해졌어요(??) 아아앗 그렇군요 맞아요 제인이었어요.. 어릴때 납치당해서 등에 북두칠성 모양 흉터.. 이거 실화냐구욧..ㅜㅅㅜ(광광)

아앗.. 폴리가 싫다고해서 더 이상 사람 붙이고 이런 짓은 안하지만 여전히 알아보고 있을건 같은 느낌이 스멀스멀..ㅜㅜ 이것도 릭이 이전과 달리 느끼는 불안함 때문일까요.. 폴리가 알게되면 크게 싫어하겠지요.. 앗 이거네요! 이렇게 릭을 울리면 되겠어요^ㅜ(???

맞아요 릭이 평범한 상황에서 질투할것같진 않고.. 뭔가 폴리도 그쪽을 좋아한다는 느낌이 들면 그때 딱 버튼 눌릴것 같네요^ㅁ^ 진상손님은..흑흑 죽이고 싶어할것같은데요^^(..)

헤헤 좋아요 혼자 막 상상의 나래를 펼칠 게 생겼네요 신난다*^^*! 앗참 릭 생일은.. 예전에 12월 23이라고 했던게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조직을 비롯 주변 모든 사람들이 그날로 챙겨서 해마다 그 주변에 선물이 쏟아지긴 하지만 사실 그건 양아버지한테 받은 생일..? 느낌이라.. 글쎄요, 폴라리스가 물어본다면 어쩌면 이제 알고 있는 사람이 자기밖에 안남은 진짜 생일을 알려줄지도 모르지 않을까요ㅎㅎ..? 겨울에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88 릭주 ◆rAqAiJ2zqg (3936716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32:17

글구 저는 내일부터 여행을 떠나서ㅜ-ㅜ.. 잘못하면 화요일까지 잇지를 못할것 같기도 해요 물론 틈틈이 들어오겠지마는.. 그래서 천천히 이으셔도 될것같아요 여유롭게 주셔요:♡;

89 폴리주 ◆lcVSk6vvyc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34:03

(사망)

어.. 어떻게 하죠.... 릭주 레스만을 하염없이 넋을 놓고 보고 싶어요...ㅠㅜㅠㅜㅜㅜ 릭주 레스 안의 릭이 폴리주 심장을 터뜨려 버렸다....ㅠㅠㅠㅠㅠㅠㅠㅠ (깨꼬닥)
저 답레 어떻게 쓰지요....? 이건.. 이건 너무 심각하다... 심각하게 좋다..

90 릭주 ◆rAqAiJ2zqg (3936716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38:29

아니 이렇게 빨리 보셨다구요^ㅠ?????(동공지진) 안돼요.. 흑흑 사망하시면 안돼요 어서 진정시켜드리자^ㅁ^..(보담보담

91 폴리주 ◆lcVSk6vvyc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40:13

31~1일까지 여행 다녀오신다고 미리 언질해 주셨으니까요 여행 잘 다녀오시라는 말을 오늘 잠 잘때쯤 적으려고 했는데 이케 미리 적을게요!
레스 걱정은 마시고 여행 즐기셔요! 즐겁고 신나는 여행, 힐링 여행, 릭주에게 행복한 여행이 됐으면 좋겠네요. 생일도 축하드려요! (하트) 폴리주는... 심장이 터져부러서 오늘 답레 못 적을 것 같기도 하니까요...ㅠㅜㅜㅠㅜㅠㅜ 심장재생기간이 필요합니다... 와.. 으와아... 그때... 릭이.. 내 사랑, 내 마음, 내 정신과 신체, 내가 가진 그 모든 걸 당신을 위해 희생해도 하나도 아깝지 않아. 라고 할 때처럼 심장이 터져 버린 것 같아요...ㅠㅠㅠ....

92 폴리주 ◆lcVSk6vvyc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43:05

>>90 빨리 본데다가 동접이기까지 해요! (동공지진) 진정이 안 돼요... 으앜ㅋㅋㅋㅋㅋ... 릭주 짐 잘 챙기시고 확인도 잘 하시고 여행지에선 지갑이랑 핸드폰을 특히 더 잘 챙기시고 다녀야 하고..... 그외에 더 챙겨드리고 싶은 말과 마음이 있는데.... 심장 터져서 다 까먹어 버린 판입니다...ㅠㅠㅠㅠㅠ.... 내일이면 진정하고 레스 쓸 수 있을까요...?

93 릭주 ◆rAqAiJ2zqg (3936716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53:31

아니 사진 실화.. 이런건 언제 또 준비하셨대요.....?ㅜㅅㅜ 흑흑 맞아요 동접이예요ㅜㅜ(방방) 네에 꼭 조심해서 여행 다녀올게요 돈조심 지갑핸드폰 조심.. 핸드폰 특 참치 들어와야함....☆

ㅋㅋㅋㅋㄱㅜㅠ흐아 그때는.. 폴리가 고백했을때 정말 놀랐었죠ㅜㅅㅜ ????해서 이것은 고백이 맞는가? 했는데 그뒤에 폴리주가 맞다고 막막.. 언제부터 관캐였는지 말해주셔서 심장 터져부렀었으요.. 그런 대화들이 다 날아가버려서 참 아쉽기도 하네요^ㅜ 정말 재밌고 떨렸는데요 흑흑..

94 폴리주 ◆lcVSk6vvyc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23:58:33

ㅅ;ㅁ... 심장 진정하고 오려고 했는데... 심장 진정하고 레스 쓰려고 했는데... 레스는 썼는데 제 심장은 아직도 안 진정이네요....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 심장이 이런데 폴리 심장이 괜찮을리가 없다...

앗... (하트)<- 요거 사실 (하트풍선을 날린다) 를 적었다 지우고... 대신에 사진! 하트 풍선 사진 찾아와서 올린 거예요! 맘에 드신 것 같아 다행이네요~~~~ XD (야호) 네! 조심조심 다녀오세요 :D 네...??? 제가 언제부터 관캐인지 말했었다구요....??? (기억에 없음) 제 기억에 있는 건 릭주가 폴리를 첫일상부터 좋아했다... 라고 말씀해 주신거랑, 다음 일상에 고백하려고 했다... 뿐인데요... 제 어렴풋한 기억 속의 그때의 릭주는 침착하셨는데... 심장이 터지셨었구나... (신기) 저도... 저도 그런 대화들이 날아간 게 너무 아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87 한번도 없었다는 게 슬퍼요....ㅠㅠㅠㅠㅠ... 끙... 끄으으응....ㅠㅠㅠㅠㅠ 릭에게 평화를... (훌쩍) 몇몇 예외를 빼고 상대와 일정 거리가 있는 걸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편하다고 생각하는 건 폴리도... 마찬가지였어서.. ()() (애착유형이 뭔지 몰라서 검색해봐써요!) (폴리랑 완전히 들어맞는 건 없는 것 같아요...?) 폴리는 릭과 가까워지는 것을 원하는데 릭이 제 모든 것을 아는 것은 두려운... 좀 모순적인 마음일까요? (그리고 릭이 제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것 같은데...) 릭의 불안함이 아직... 심하지는 않다고요...? (눈부빗) (부빗부빗)

제인 흉터는 실화인데 학교외전의 릭이 그 흉터를 보며 어찌 생각할지 알고 싶어요. 일단 범인을 잡아... ㅈㅜㄱ... 아니 학교 외전의 릭은 언더보스가 아니니까()() 감옥에 집어 넣겠다...? 제인이 제 흉터를 릭이 몰랐으면 하고 바라는 게 본편의 폴리랑 아주 똑같군요... ()() 그러나 릭이 이미 안단다 얘야... (측은)
>>폴리가 싫다고 해서<< 사람 붙이고 이런 짓을 안 한다는 걸 보고 칭찬해주고 싶은데... 알아보고 있을 건 알아보고 있다니... 치.. 칭찬은.. 칭찬은... 'x' (미피입) 네 크게 싫어할 거예요.. 근데 이거 때문에 릭이 운.. 운다구요...? ㅇㅁㅇ....?? (안 믿김)
폴리도 그쪽 좋아하는 느낌이 들면! 일때 그 좋아하는 정도가 어느 정도여야지 질투버튼이 눌릴까요...? 앗... 아앗... 전 나름 가벼운 진상짓(?????)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가벼운 진상손님돜ㅋㅋㅋㅋㅋㅋㅋㅋ 릭 앞에서는 무사하지 못하겠군요....
릭 생일 12월 23일... 이미 지나가버렸네요....... (엉엉) 폴리도 이미 모르고 지나가버렸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열) 자기 밖에 모르는 진짜 생일을 알려줄지도 모른다는 말에 두근했습니다..ㅠㅠㅠ 조만간 꼭... 물어봐야지... (흑흑) 앗... 왠지 릭은 겨울에 태어났을 것 같은데 겨울이 아니라니 신기하네요...!!

95 폴라리스 - 릭 (1851692E+5)

2018-12-31 (모두 수고..) 00:29:00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그의 키스에 익숙해질 수 있겠냐는 물음에 처음보다는요, 라며 수줍게 답하려고 했었다니. 그의 키스에 익숙해지기에 먼저, 심장이 아프게 뛰는 일에 익숙해져야 할 판이다. 팔을 그의 목에 감고 있는 게 다행이었다. 그의 옷깃을 잡고 있었다면 틀림없이. 제 손이 화살을 맞아 떨어진 새처럼 파르락 떨리는 것을 숨길 수 없었을 거다. 그제야 폴라리스는 깨닫는다. ‘릭의 키스’가 익숙해진 게 아니라, 제게 ‘키스해오는 사람이 릭’이라는 것에 익숙해진 거다. 참으로 꿈만 같은 사실이었다.

이러다간 끝이 없어질 것 같아.

…끝이 다가오기 전에. 혀가 녹아 없어지든지, 뇌가 녹아 없어지든지, 내 심장의 어딘가가 녹아 없어질 것 같은데. 폴라리스는 꿈꾸는 것 같은 시야에 그를 담는다. 몽롱하게 깊어진 그녀의 눈동자 안으로 조금 표정이 굳은 그가 들어온다. 코끝이 미묘하게 붉어진 게 귀여웠다. 겨울의 추위가 고마워지는 순간이었다. 폴라리스는 붉어진 그의 코끝보다 알기 쉽게 연홍색으로 상기된 뺨을 하고선 모든 경계심이 녹아 없어져 버린 표정으로 흐, 웃었다. 참으로 무방비한 미소.

당신을 보내주기 싫어지면 어떡하지.

“…사랑스러운 말을.”

하시네요, 라고 이어질 뒷말은 그녀의 잔웃음 사이로 흩어졌다. 폴라리스는 생각했다. -어떻게 저렇게 직선적인 눈으로 저를 보면서, 이렇게까지 귀엽게 들리는 말을 해주는 걸까, 모를 일이라고.

그가 기분이 이상하네, 라고 말할 적의 기이한 불안은 어느 사이에 녹아 사라져 버린 걸까. 기분이 이상하네, 라는 말에 나쁜 뜻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이제는 알겠다. 느린 속도로 재생하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천천히 그가 다가왔다. 그녀는 이제 그의 손가락이 제 턱을 누르고, 제 입술이 자연히 벌어지는 것에 대해 어떠한 작은 의문도 갖지 않는다.

날이 이렇게 추운데...

그러네요. 날이 이렇게 추운데. 입술은 또다시 맞물렸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세상에 꼭 당신과 나, 이렇게 단 둘만이 남은 것 같다는. 로맨스 소설에서나 읽을법한 현실감 하나 없는 생각이다. 야옹. 자기가 아직 이곳에 남아 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조금은 불만스럽게 들리는 고양이 울음소리조차 저희들을 축복해 주는 것 같아서 실없는 웃음을 터트리고 싶어졌다. 이 키스가 끝나면 그에게 목도리를 둘러줘야겠다. 그리고 어쩌면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을 고양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줘야지.

96 폴리주 ◆lcVSk6vvyc (1851692E+5)

2018-12-31 (모두 수고..) 00:31:14

릭이 상기된 얼굴로 침묵했던 것도, 코끝이 미묘하게 붉어진 것도 너무너무 귀여워여... 으흑...ㅠㅠㅠㅠ 완전 새빨개진 얼굴을 보는 게 폴리주의 꿈입니다.. 폴리의 꿈이기도 합니다...

내일의 여행을 위해 지금쯤 주무시고 계시겠지요. 벌써 열두시가 넘었어요! 푹 주무세요, 릭주 :D

97 릭주 ◆rAqAiJ2zqg (3151588E+5)

2018-12-31 (모두 수고..) 14:31:28

아이고ㅠㅜㅜㅜ 기차 안에서 잠깐 갱신하구 갑니다!! 금방가야해서 긴말은 못하겠지만..내심장..ㅠㅜㅜㅜ으아으 사랑스러운 말을 하시네요 라뇨.. 저의 무덤은 여기인것같습니다..(털썩)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88! 일단 낼모레로 미뤄둬야겠어요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셔요 폴리주♥~!

98 폴리주 ◆lcVSk6vvyc (7360569E+5)

2019-01-01 (FIRE!) 00:28:13

>>97 안 돼요! 릭주 무덤은 여기가 아니에요...!! 8ㅁ8 (붙잡) 제가 릭주 레스 봤을 때 심장 떨어졌던 것처럼 저도 릭주 심장 떨어뜨리는 데 성공한 걸까요...? ㅋㅋ큐ㅠㅠㅠㅠㅠ

저는 하고 싶은 말 참으려고 했는데 못 참고 해요...ㅠㅠㅠㅠㅠ 제비 꼬리가 엉키듯, 숙인 목 뒤로 사랑하는 이의 살랑이는 두 팔이 감겨왔다. 이 구절이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 좁은 골목이 두 사람만의 왕국이 되고 관혁악곡 울려 퍼지는 대신에 고양이가 야옹하는 것도 좋아죽겠는데...ㅠㅠㅠㅠㅠ 저 제비 꼬리 구절이 왜 좋은가 곱씹다가 깨달은 게 있어요. 릭주가 묘사해주시는 폴리의 행동이, 릭의 시점에서 보는 폴리가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사실을요...ㅠㅠㅠㅠ (폴리 시점에선 폴리가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럽진 않아요...ㅋㅋㅋㅋㅋㅋ) 릭이 폴리를 엄청 사랑스럽게 보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말로 표현 못하게 좋아요ㅠㅠㅠㅠ 토끼같은 앞발이라거나 고양이 잔등같이 부드러운 뺨도..ㅠㅠㅠㅠ 폴리가 릭이 이렇게 자기를 사랑스럽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텐데...ㅠㅠㅠㅠ 폴리가 리얼로 감동사 해버리면 어쩌죠.... (끙끙) 제가 폴리 대신 감동사 해버려야겠다... ㅇ<-<

오늘.. 아니 열두시가 지나갔으니까 어제도 좋은 하루 되셨길!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요. 2019년이에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ワ `*)♡♡

99 릭주 ◆rAqAiJ2zqg (1829398E+6)

2019-01-02 (水) 12:21:55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폴리주(*´∇`*)!! 하루 늦어버렸지만(ㅜㅜ) 해피 뉴이어입니다~~ 저는 오늘 새벽에 여행에서 돌아왔어요 오자마자 기절잠하구.. 드디어 답레를 쓸 수 있게 되었군요(♡´艸`)(두근)

>>94 ㅋㅋㅋ앗.. 여기서 말하는 심한 불안함이란 진짜 일상생활도 불가할 수준의,... 어떻게 보면 집착이지요 릭이 그러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ㅔ..
폴리의 모든 걸 알고싶어하는 건 사실 어떻게보면 폴리를 통제하고 싶어하는 거지요 어쩌면 폭력이라고 할수도 있을 것 같아요 폴리가 그걸 알아채고 엄청나게 화낸다면(거의 이별위기 수준으로() 정말 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미 저번에 시간을 가지자고 할 기미가 보이니까 심장 철렁했는걸요(つ﹏<。)

>>98 ㅋㅋㅋㅋㅋㅠㅜㅜ아.. 맞아요 제인의 고양이나 토끼같이 쪼꼬만 동물같은 손동작,, 예전에 릭이 아니라 다른 분이랑 일상 돌릴 때 처음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제 일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심쿵심쿵 했었지요^//^
헤헤 맞아요 릭에게 폴리는 쏘큐트 뷰리풀이예요 ㅋㅋㅋㅋ앗..아직 폴리가 모를까요?? 릭이.. 더 많은 표현을 해야함...(메모!)

100 릭 - 폴라리스 (1829398E+6)

2019-01-02 (水) 18:58:22

폴라리스는 웃었다. 그믐날 밤의 달처럼 티없이 맑고 순수한 미소였다. 지나치게 아름답고 빛나서, 그것은 꼭 그녀와 릭 사이에 유일하게 걸쳐있는 한 겹 은하수마저 녹여버리고 가까이 다가온 이쪽으로 어서 건너올 것을 제안하는 듯했다. 릭은 성큼성큼 제비가 놓아준 오작교를 건넜다. 이제 선명하게 보이는 그녀의 흰 뺨은 추위 때문인지 다른 무엇 때문인지 울긋불긋하게 물들어 있다. 춥겠다. 그는 두 손으로 그 뺨을 기꺼이 감싸안았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꼭 작은 동물들이 그러하듯 얼어붙은 두 뺨을 서로 부벼 미약하게나마 남은 온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건 그 답지 않게 퍽 비현실적이고 낭만적인 아이디어였다. 바보같은 상상, 머릿속 작은 세포들을 조금 책망한다. 그러나 다시 돌이켜보니, 어차피 이제 그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남지 않은 터다. 무슨 요술이라도 부린걸까, 이미 그의 뇌와 심장은 당신의 생각으로 온통 마비가 되어버렸다. '사랑스러운 말을.' 웃음섞인 폴라리스의 목소리에 심장이 가볍게 수면 아래로 꺼진다. 내가, 사랑스러워? 릭은 어쩐지 묻고 싶어졌다. 너무 아이같은 물음이라 끝끝내 입밖으로 내지는 못했지만-조금만 더 용기가 있었다면. 그가 조금만 더 약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어린 사자는 반짝이는 두 눈을 하고 침묵 속에서 그녀의 긍정을 기다렸을 것이다. 내가 사랑스럽니, 폴라리스.

한겨울, 두껍게 입은 코드마저 구제해 줄 수 없는 날씨임에도 당신과 맞닿은 부분만큼은 참으로 따스했다. 따뜻한 살덩어리가 입안에서 엉킨다. 지금의 당신과 나를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내가 지금 내밀고 있는 건 경계를 녹이는 당신의 미소로부터 얻은 통행증이다. 폴라리스는 릭의 목 뒤로 팔을 둘렀고, 릭은 그녀의 허리를 부드럽게 감싸들었다. 오래된 왕궁의 지하감옥마냥 어두운 골목 한켠에서, 공주님과, 차마 왕자님이라고는 부를 수 없을-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 잔인한 무언가는, 추위가 가실 때까지 조금은 오랫동안 서로를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

그럼 이제, 선택을 해야 할 시간이였다.

"폴라리스."

따뜻한 입안에서는 목소리를 꺼낼 때마다 한줌의 희뿌연 입김도 여전히 함께 흩뿌려졌다. 릭은 한 발짝 물러나 폴라리스가 고양이를 돌보고 하는 양을 잠시 지켜보았다. 검은 머리칼에 시간대와 어울리지 않는 새카만 썬글라스, 편안해보이는 옷차림들. 뒤늦게서야 안 차이점인데다가, 어차피 눈앞에 있는 건 똑같은 폴라리스라지만, 릭은 도무지 그녀가 왜 그리했는지를 짐작할 수 없었다. 원래 평상시에는 이런 모습으로 다니는건가? 이게 편해서? 아니, 그렇다기에는 백화점의 첫만남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숨기고 싶은 게 있었을까... 누구로부터.
어차피 묻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살얼음같은 평안 뿐이다.

"무얼 하고 있었던거야?"

릭은 느릿하게 물었다.

101 릭주 ◆rAqAiJ2zqg (1829398E+6)

2019-01-02 (水) 19:02:18

어뜨케 하면 취조같이 들리지 않을까... 막 고민했어요(つ﹏<。) 제인이 뭐라고 할지가 기대돼요..ㅎㅎㅎ 그냥 취미라고 대답할까요?
앗 그리고 예전에 풀어주셨던 설정 중에 폴라리스의 다른 모습 중 제인 말고 한 명이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초록머리 였던가요..?(가물) 궁금하네요^ㅇ^

어쨌든 벌써 저녁시간이예요!! 저는 오늘 왠지 속이 별로 안좋네요 왜지(왈칵) 폴리주는 즐거운 저녁 보내고 계실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고, 보내시길 바라요~!⊂◉‿◉つ

102 릭주 ◆rAqAiJ2zqg (1829398E+6)

2019-01-02 (水) 21:42:02

잠깐 갱신하구가요ㅎㅎ! 벌써 밤이네요 오늘도 좋은밤 좋은꿈 꾸세요 폴리주~:-)

103 폴리주 ◆lcVSk6vvyc (7143238E+6)

2019-01-02 (水) 21:50:33

>>99 잠은 푹 주무셨을까요. (토닥) 해피뉴이어에요 릭주!

아니 이건 정말 심각한데요... 0ㅁ0 일상생활은 가능해야죠....ㅠㅠㅠㅠㅠ 집착... 집착하니까 납치 감금이 떠오르고 마는 저... 릭이 폴리를 납치하거나 감금할 수 있을... 까요...? 그녀의 모든 것을 알고 싶은 남자와 그에게만은 들키고 싶지 않은 게 있는 여자...이케 쓰니까 케미 넘치게 보이는 건 제 눈에 릭폴리릭깍지가 씌여서... :Q... 근데 이건 반대도 적용돼요! 릭의 모든 것을 알고 싶냐고 물으면 폴리는 저도 모르게 고개 끄덕이다가 흠칫(...) 멈출 것 같구... 릭도 자신의 모든 것(잔인한 모습이라거나...)을 폴라리스에게 알리고 싶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ㅠㅁㅠ 폴리도 할 수 있다면 자기의 예쁘고 밝은 부분만 릭에게 보여주고 싶을 건데, 릭도 이건 마찬가지일 것 같아서... 88.... 어쩌면 폴리의 트라우마 스위치가 눌리거나 과거의 안 좋은 기억 스위치가 켜질수도 있겠네요... 아... 폴리 트라우마 메모 좀 해놨어야 했는데... 과거에 생각만 해두고 메모로 다 옮기진 않았던 거 같아요.. (과거 자신의 머리 쥐어뜯으러 감) 릭이 우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릭을 울 정도로 괴롭지는 않길 바라는 이 모순적인 마음... ㅠㅠㅠ.... ㅇ<-<

저도 제 일상이 아닐 때도 릭보고 심쿵한 적이 있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 심쿵하면서 이게 다 릭이 매력적이라서 그런가...? 나 왜 심쿵했지..??? (아직 관통 자각 전이었습니다) 이랬던 거 같아요 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릭이 자기를 사랑하는지는 아는데, 저렇게까지 사랑스럽게 보고 있다는 건 모름...일까요... 아닠ㅋㅋㅋㅋ 이미... 이미 충분히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폴리가 둔감(??)한 것 뿐입니다....

취조라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뿜) 갑자기 분위기 전환되서 놀랐는데, 어차피 묻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살얼음같은 평안 뿐이다. 라는 표현이 너무 릭이 할 법한 표현이라서 와...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얼어붙은 두 뺨을 부벼 온기를 나누는 거 생각하는 릭이 너무 귀엽고... 내가 사랑스럽니, 폴라리스. 이게 왜 이렇게....ㅠㅠㅠㅠ 심쿵인지 모르겠어요... 가끔은 폴리가 릭의 저런 귀여운 생각들을 읽는 초능력자였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888888 초록머리.. 저는 머리색은 까먹고 센언니화장(...) 이것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릭주 기억력 너무 굉장하셔... 0ㅁ0.... 페이였어요. 페이진! 속... 속 안 좋으신 거 나으셨음 좋겠어요! 88 폴리주 손은 약손 릭주 배는 예쁜 배... (토닥) 괜찮다가도 조금 아픈 걸 봐선 과식(...)을 조금 했나봐요... ㅋㅋㅋㅋㅋ 자기 전까지는 아마 나을 거에요 :> 릭주도 헤버 굿 데이, 헤버 굿 나잇이에요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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