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4690295> [1:1/HL] 사자와 북극성 01 :: 662

Rick

2017-12-31 12:18:05 - 2022-04-15 07:33:53

0 Rick (3753456E+5)

2017-12-31 (내일 월요일) 12:18:05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햇빛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왔는가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풀려와
날개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을.
하이얀 국화가 피어 있는 날
그 짙은 화사함이
어쩐지 마음에 불안하였다.
그날 밤 늦게, 조용히 네가
내 마음에 다가왔다
나는 불안하였다. 아주 상냥히 네가 왔다
마침 꿈 속에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오고 그리고 은은히, 동화에서처럼
밤이 울려 퍼졌다
밤은 은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한 주먹의 꿈을 뿌린다
꿈은 속속들이 마음 속 깊이 스며들어
나는 취한다
어린 아이들이 호도와
불빛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듯
나는 본다, 네가 밤 속을 걸으며
꽃송이 송이마다 입맞추어 주는 것을.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1 이름 없음◆rAqAiJ2zqg (3753456E+5)

2017-12-31 (내일 월요일) 16:10:41

릭주가 갱신해두고 가요♡

2 폴리주 (2028482E+4)

2017-12-31 (내일 월요일) 16:12:42

앗... 여기도 인증... 나메란에 #단어 치면 인코가 되나요?
폴리주도 갱신해요! ㅠㅠㅠㅠ 네, 날아간 것들이 아쉽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시 만날 수 있었다는 게 중요하니까요. 릭주 다시 한 번 더 감사해요... (꼬옥)

3 릭주 ◆rAqAiJ2zqg (3753456E+5)

2017-12-31 (내일 월요일) 16:15:01

네, 똑같이 #단어 하면 인코 생기네요!! 네에 다시 만날 수 있어 다행이예요.. 참치로 이주 얘기가 나온 시점이라서 다행이구..♡´・ᴗ・`♡ 저도 항상 고마워요 폴리주. 많이 고마워요(♡´౪`♡)

4 크리스마스 선물 (2028482E+4)

2017-12-31 (내일 월요일) 16:16:52

~제인이 중3이고 릭이 고1입니다~
[릭과 제인의 크리스마스 3일 전]

이브도 아니고, 크리스마스도 아닌. 이브의 이브라고 부르면 좋을까, 생각하며 제인은 핸드폰 달력을 봤다. 학교가 달라져 보기 힘들겠지, 중3으로 올라가는 날 생각했지만. 옆집이라서 연락만 하면 예상했던 것보단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역시, 학교에서 볼 수 있는 거랑 없는 거랑 차이가 크다.
릭이 없는 학교가 조금은 –가끔은 조금 이상으로- 쓸쓸하게 느껴진다.
뭐, 어차피 내년에 같은 학교에 갈 것이고. 올해는 얼마 안 남았으니까.

한숨을 푹 내쉬는데 릭이 옆에서 TV 안 봐? 하면서 은근슬쩍 조금 더 가까이 붙어 제 핸드폰 화면을 정말 티 안나게 훔쳐본다. 아마 내가 한숨 쉰 게 신경 쓰였던 모양이지. 제인은 눈을 가늘게 뜨며 볼 거야, 작게 말하곤 핸드폰 화면을 껐다. 조금 과장을 보태 학교에서 제일 인기 있을 남자와 같은 쇼파에 앉아서 TV 시청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순전히 릭의 옆집에서 태어났기 때문이겠지. 소꿉친구의 특권이라면 특권이란 거다, 생각하며 제인은 릭의 팔을 조금 당겨서 그의 몸을 살짝 기울게 해 그의 어깨에 조그마한 머리통을 기댔다. 그리고 나른한 표정으로 눈을 반쯤 감고는 TV 화면에서 웃고 떠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

“제인.”

릭이 제인을 불렀다. 돌아본 시야에, 릭의 손에 들린 크리스마스 트리장식으로 쓰일 작은 지팡이-흰색과 녹색이 감긴 지팡이모양 막대사탕 같은-가 흔들거리는 것이 잡힌다. 고양이풀 흔들 듯 흔드는 모양, 그리고 어쩐지 기대감이 어린 것 같은, 재밌어 하는 게 역력히 보이는 릭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없던 심술이 솟는 것 같다. 제인은 뚱한 표정으로 지팡이와 릭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손을 둥글게 말아 지팡이를 투닥투닥 조금은 전투적으로(?) 건들었다. 발톱을 감추고 솜방망이같은 손으로 장난감을 전투적으로(?) 치는 새끼고양이가 절로 연상되는 꼴을 하고 제인이 새침하게 입술을 열었다.

“내가 특별히 너랑 놀아주는 거야.”

니가 놀아주는 게 아니라, 내가 놀아주는 거다, 라는 뜻을 담아 한껏 도도하게 말했는데. 어쩐지 릭이 입술을 꾹 다물고선 희미하게 몸을 떤다. 웃음을 참는 게 분명한 소꿉친구를 보며 제인이 눈을 가늘게 흘기며 입술을 삐죽였다. 그리고 둥글게 주먹 쥔 손을 릭의 뺨에 사뿐히 얹는다. 고양이 손처럼 말린 손가락의 마디 부분이 정말 릭의 뺨에 살포시 닿기만 했다. 주먹을 쥐니 살이 없는 제인의 손이 한결 희고 작아 보인다.

“재밌어?”

뾰로통하게 묻는 게 아무래도 삐진 모양이지. 그러나 언제나처럼, 릭은 삐진 제인을 잘 달래줄 것이라 믿는다.

*

릭 좋아해.

네가 너무 좋아, 라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5 생일 선물 (2028482E+4)

2017-12-31 (내일 월요일) 16:17:27

[네 생일을 축하하고 싶어.]

올해는 직접 만든 케이크를 선물하고 싶어서,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다. 릭의 생일이 마침 휴일이라 다행이었다. 뭐, 너무 어려운 것은 못 만들겠지만. 이 정도면 만들 수 있겠지 싶어서 지난주 토요일에도, 지난주 일요일에도 팬케이크를 굽는 연습을 했다. 제인은 이제 태우지도 설익지도 않은, 적당한 색감의 맛있어 보이는 팬케이크를 크기별로 구울 수 있었다.

층층이 밑에는 넓고 위에는 좁아지는 형태로. 구상한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서 제일 커다란 –제일 커다랗다고 해도 제인의 손바닥보다 조금 큰 정도지만- 팬케이크를 아래에 깔고 그 위에 생크림을 바른 후 슬라이스로 자른 딸기를 얹고, 그 위에 팬케이크를 얹고 생크림을 바르고 또 다시 슬라이스로 자른 딸기를 얹는 작업을 몇 번 반복했다. 5층 정도를 쌓고서 그 위에 생크림을 바른 후 슈가 파우더를 솔솔 뿌렸다. 그 위를 딸기로 만든 장식을 얹었다. 윗부분을 살짝 잘라 생크림으로 얼굴을 만들어주고 잘랐던 윗부분을 모자처럼 덮어주고 깨를 눈동자 위치에 붙여준 장식이 꽤나 귀여워 보였다. 케이크를 완성한 제인은 만족스레 웃었다. 이정도면 릭도 놀라겠지, 의기양양하게 옆집…으로 향하려다가 혹시 팬케이크를 올린 접시를 길가다 엎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릭을 제인의 집으로 부르기로 했다. 시계를 보니 점심을 먹기 직전인 시간대, 아직 안 먹었으면 좋겠는데. 생각하며 제인은 깨끗이 손을 씻고 핸드폰을 잡았다.

[생일 축하해, 릭. 지금 우리 집으로 와줄 수 있어?]

문자를 보내는 일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닌데, 왜 이렇게 떨릴까. 릭이 이 케이크를 마음에 들어할까? 초조함과 설렘 사이를 오가는 기분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하며 제인은 릭의 답장을 기다렸다.

6 이름 없음◆lcVSk6vvyc (2028482E+4)

2017-12-31 (내일 월요일) 16:21:54

앗...!! 그럼 저도 인증코드 달아봅니다. 이주 이야기 미리 해두길 정말 다행이예요! ㅋㅋㅋㅋㅋㅋㅋ... 릭주 너무 귀여우셔... (꼬오옥) (*´ ワ `*)

7 릭주 (5135391E+4)

2017-12-31 (내일 월요일) 23:40:35

흑흑 고마워요 폴리주ㅜ♡ㅜ ㅠㅜㅜㅜㅜㅜ(와락) 저는 지금 종치는거 보러 보신각 와있어요!! 그리고 폴리주 생각나서..헤헤 급하게 달려와써요 조금 일찍 새해인사 드리구 가요 해피뉴이어예요 폴리주!!~~ 내년에도 잘부탁해요 사랑해요♡♡!~~♡

8 폴리주 ◆lcVSk6vvyc (2028482E+4)

2017-12-31 (내일 월요일) 23:47:21

폴리주는 졸림을 참고 2018년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아... 보신각에 가셨군요! 보신각에서 종 치는 것을 실물로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보러가셨다니까 신기해요. 감기 안 걸리게 따뜻하게 입고 계시나요? 으아... 흑흑... 제 생각이 나서 급하게 달려와주셨다는 게 감동이예요...ㅠ////////ㅠ

해피뉴이어 릭주, 내년에도 릭주에게 좋은 일이 잔뜩 있기를 바라요. 내년에도 잘 부탁해요, 사랑해요...!! 사탕하고 캔디하고 쥬뗌므해요!

9 폴리주 ◆lcVSk6vvyc (6914985E+5)

2018-01-01 (모두 수고..) 00:02:57

사실 크리스마스 때 레스 남기지 못했던 게 마음에 걸려서, 올해 1월 1일은 레스 남겨야지! 마음 먹고 열심히 깨어 있었어요..!! 눈이 건조해서 슬슬 자러가야겠네요. 릭주는 보신각에서 종 치는 것 보시고, 주위 분들과 신년 축하 나누시고 조금 늦게 주무실까요? 감기 안 걸리게 따뜻하고 입고 계셔야 해요. 오늘도 좋은 꿈 꾸시구요.

릭주가 찾아와주신 0레스의 시는 봐도 봐도 좋아요. 그 이후로 릴케의 시를 찾아보고 있지만 제 0레스의 시와 릭의 시 (소녀의 기도), 폴리의 시 (내 눈을 감기세요)만큼 제 마음에 드는 시가 없어서, 2판을 제가 세우게 된다면 릴케의 시가 아니라 노래가사를 적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 어쩌면 0레스의 시를 계속 사용하게 될지도 모르겠고요! (0레스의 시는 정말 읽을 때마다 좋아서 감탄이 나와요)

올해에도 잘 부탁 드려요. 사랑하는 릭주! (´͈ ᵕ `͈ )♡

10 릭주 ◆rAqAiJ2zqg (2621189E+6)

2018-01-01 (모두 수고..) 11:37:36

ㅠㅠㅜㅜㅜ네에, 폴리주에게도 좋은 일이 그득그득 하기를 바라요.. 그리고 그 중 하나쯤은 제가 만들어드릴 수 있기를 바라요(`∀´)ゝ” 다시 한번, 올해도 잘 부탁드려요!!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해요 폴리주(●o’∪`o)ノ―♪`*.+
그 보신각 얘기를 좀 하자면, 놀랍게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하나도 춥지 않았어요^-^ㅋㅋㅋㅋㅋㅋ 그, 뭐랄까.. 펭귄들이 단체로 꽁기꽁기 안고 있는기분...?(??) 네에, 2판에는 노랫말을 적어도 좋을거예요ㅎㅎ!! 뻘하지만 저 어제 노래 하나 들었는데.. 달과 별의 노래라구, 들으면서 왠지 릭과 폴리 생각이 났어요 왜일까♡(ŐωŐ人) 텍본 정리는 시간날 때마다 얼른얼른 해놓을게요!! 오늘도 행복하구 좋은 하루 되세요 폴리주!~(♥ω♥*)

11 릭주 ◆rAqAiJ2zqg (2621189E+6)

2018-01-01 (모두 수고..) 11:52:50

으음.. 그런데 빨리 정리하고 싶은데 참치에 스탑기능을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어요(T▽T).. 에 설마 없는거면 그 그득그득한 양을 스탑 없이 올리는게 너무 폐()가 될거 같기도 하구.. 아 참치는 그런데 파일 업로드도 할 수 있는 모양이더라구요 아예 텍본 자체를 여기 올리는게 나으려나요ㅎㅎ..!

12 폴리주 (6914985E+5)

2018-01-01 (모두 수고..) 15:06:38

이미 만들어 주시고 계시는 걸요! 이렇게 같이 새해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게 폴리주에게 좋은 일이예요. :> 와ㅏ... 사랑한다는 말을 연달아 들었네요. (햅삐) 사모하고 연모하고 또 사랑하고 있어요! 한국어는 좋네요, 사랑이라는 표현이 이렇게나 다양해서. (헤헤) 아닠ㅋㅋㅋㅋㅋㅋㅋ 펭귄... 단체 펭귄이라니 넘 귀엽잖아요...ㅠㅠㅠㅠ... 그 펭귄 중에서 물론 릭주가 제일 귀엽고 사랑스럽겠지만요. 달과 별의 노래.. (메모) 몰랐던 노래니까 메모해두고 나중에 들어봐야겠어요! 앗... 폴리주는 스탑기능을 사용해본 적이 아예 없어서(...) 트래픽도 걱정되고 하니, 파일업로드로 텍본 자체를 올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 레스를 연달아 올리는 것도 힘든 일이기도 하잖아요. 릭주가 더 편한 쪽으로 해주세요. >/////<

13 릭주 ◆rAqAiJ2zqg (2621189E+6)

2018-01-01 (모두 수고..) 19:06:13

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흑흑ㄱ.. 사랑이라는 말에 슬슬 면역이 생길법도 한데 저는 여전히 녹아내리네요 흐ㄱ흑흑..(파스스) 폴리주 말 너무 상냥상냥하게 하셔요... 저도 좋아하고 애정하고 사랑해요 폴리주(T▽T) 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ㅜㅜ네에, 달과 별의 노래!! (이)진아님 노래인데, 정말 좋아요 시간 되면 들어보셔요!!+。゚φ(ゝω・`○)+。゚ 헤헤, 그럼 텍본으로 올리는걸로 한번 해볼게요!! 자암시만요..

14 릭주 ◆rAqAiJ2zqg (2621189E+6)

2018-01-01 (모두 수고..) 19:10:56

에에.. 아 업로드되는 파일은 그림 형식 뿐이구 텍본은 안되네요..ㅠㅜㅜㅜ 어카지 좋은 방법이 뭘가요()(끙끙) 으음, 일단 이 문제는 제쳐두고 새 일상을 돌리고 있을까요...? 어디 파일 올릴 수 있는 데 찾아볼게요오(T▽T)

15 폴리주 (6914985E+5)

2018-01-01 (모두 수고..) 20:22:34

사랑이라는 말에 면역이 안 생기시는 릭주가 귀여우시니 면역 안 생겼으면 좋겠네요 ㅎㅅㅎ(야) 앗.. 달과별의 노래라고 검색하면 다른가수 이름이 뜨는데 (이)진아님 노래였군요!

아.. 올라가지 않는군요 ㅠㅠㅠㅠ
그럼 텍본문제는 일단 제쳐두고 새 일상을 돌려요..!
다만 폴리주가 지금 하고 있는 게 있어서 오늘은 10시나 11시쯤에 올 것 같아요 ㅠㅠ (끙) 그 시간쯤이면 주무시려나.. ㅠㅠㅠ...

16 폴리주 (6914985E+5)

2018-01-01 (모두 수고..) 22:02:06

안녕, 릭주! 폴리주가 와써여! 아까 모레딕으로 몰래 접속해서 짧게 남기고 갔는데 릭주가 지금 계시려나요. (빼꼼)
릭주 언제나 감사하고 또 미안해요. 이케저케 애써주시는 모습 보면서 감사하다고도 죄송하다고도 말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폴리주는 원래 이모티콘을 잘 안쓰는 사람인데... (뜻밖의 고백) 릭주의 이모티곤을 보고 있으면 기쁘고 귀엽고 어쩌면 이렇게 적절한 곳에 쓰실까 감탄하고는 해요...ㅋㅋㅋㅋㅋㅋ

늘 고마워요...! 많이많이 고마워요..!! ( ◍•㉦•◍ )♡제가 선레 쪄오기로 했으니까 부지런히 타자 쳐올게요..! 제인으로 만나려고 하니까 새삼 떨리네요..!!

17 제인(폴라리스) - 어느 뒷골목에서 (6914985E+5)

2018-01-01 (모두 수고..) 22:52:08

냐옹-

고양이가 길게 울며 제인이 놓아둔 사료를 쌓아둔 밥그릇에 다가온다. 차콜색 후드티, 흰색 선이 들어간 검은 기모 트레이닝 바지. 그 위를 감싸는 검은 롱패딩으로 완전 무장한 제인이 양손을 제 입술 앞에 모아 호- 불었다. 하얀 입김이 새어나오는 완연한 겨울이었다. 아마 이 계절을 다 보내지 못하고 죽는 고양이도 있겠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주 조금은 착잡해지는.

여기 저기 인적 드문 골목을 돌며 사료를 뿌려서 가방 안의 사료가 슬슬 바닥을 보인다. 밤의 도시에서 새벽은 안전한 시간대는 아니다. 아니, 어느 시간대든 안전하지가 않다. 호신용품으로 무장하였다 해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그런 날. 제인은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창백한 달이 까만 밤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제인은 제 연인을 떠올렸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와 밤이 어울린다고 생각하겠지만, 태양 아래서 내리쬐는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금발을 보면, 그는 환한 낮도. 아침도. 그리고 이런 새벽도 어울리는 사람일 것이다. 그와 보지 못한 지 한달 쯤 되었을까. 다친 곳은 다 나았을까, 오늘도 생각하면 좀 우울해진다. 끝까지 다친 곳의 상처를 보지 못했다. 다쳤다는 사실만 알고 상처의 경중을 모르는 것은 꽤 불안해지는 일인 것이다. 그저 빨리 낫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는 게 슬펐다. 의사였다면 좋았을까. 집적 그의 상처를 살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직업이었다면 좋았을까. 그렇지만 그런 직업으로 만났다면 지금의 관계와 다른 관계가 되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연인이 되지 못했을 수도 있지. 제인은. 폴라리스는 그것은 싫었다. 이미 사랑을 알게 되고, 연인이 된 그가 얼마나 다정한 눈을 하는지 알게 되면 그 이전으로는 도저히 돌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

냐앙.

사람보다 더 인기척에 밝은 작은 짐승이 꼬리를 세운다. 경계심이 다분히 묻어나는 그 몸짓에 제인은 주머니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립스틱 모양-겉으로만 봐서는 립스틱으로밖에 안 보이는 정교한-의 전기 충격기를 쥐고 제인은 마음속으로 숫자를 센다. 당연히 전기 충격기는 아직 꺼내지 않는다. 일촉즉발의 순간까지 숨기는 것이기에. 발걸음 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가 더 가까워진다. 제인은 그 특유의 무표정-속을 알 수 없어 고양이처럼도 보이는-을 하고서 뒤를 돌아보았다. 제인의 까만 눈동자가 달빛을 받아 고양이의 그것처럼 빛났다.

18 폴리주 (6914985E+5)

2018-01-01 (모두 수고..) 22:58:49

아앗... 빨리 쪄오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들었네요... ㅇ<-< 달과 별의 노래, 아니 밤과 별의 노래 듣고 왔어요! 릭주가 왜 폴리와 릭을 떠올렸는지 알 것 같았어요... ㅎㅎㅎㅎ (저는 내가 어두운 밤이 되면 별이 되어 줘~~ 부분에서 릭과 폴리 생각이 났어요.) 친구가 되어줘, 를 사랑이 되어줘, 라고 고치면 더 완벽하겠지만. 충분히 사랑스러운 노래네요..!!

19 폴리주 (6977603E+5)

2018-01-03 (水) 17:59:04

갱신해두고 갈게요!S2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XD

20 폴리주 (0982039E+5)

2018-01-06 (파란날) 23:49:34

갱신할게요! 으아.. 언젠가는 포스트가 15개 이상 보였으면 좋겠네요!

21 폴리주 (2720952E+5)

2018-01-09 (FIRE!) 19:43:45

갱신할게요 :>

22 폴리주 (2057311E+5)

2018-01-13 (파란날) 22:45:05

봄이되면 언젠가 릭주가 추천해주신 생딸기라떼를 먹으러 쥬씨에 가볼 생각이예요 :) 갱신할게요!

23 폴리주 (2415114E+6)

2018-01-20 (파란날) 22:55:14

오랜만에 갱신이네요. 릭주는 많이 바쁘신걸까요8-8?
만나지 못하는 동안에도 건강히 잘 지내시길 바라요. 보고싶네요.

24 ◆rAqAiJ2zqg (6273871E+5)

2018-12-27 (거의 끝나감) 22:50:15

인코가 맞았으면 좋겠네요. 일년만에 다시 갱신하려니 많이 떨리고,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커요.. 그렇지만 그만큼 기쁘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갱신할게요.. 사자와 북극성이라니, 누가 지었는지 다시 봐도 찰떡같은 이름이네요(*´ω`*)

25 릭주 ◆rAqAiJ2zqg (6273871E+5)

2018-12-27 (거의 끝나감) 22:51:26

앗, 맞았네요 인코! 기뻐요!(*´∇`*)

26 폴리주 (312715E+60)

2018-12-27 (거의 끝나감) 22:55:02

전... 인코도 다이스 굴리는 법도 다 까먹었습니다... (아하하) 저 왜 이렇게 까먹은 게 많..죠... 휴식기가 길었나봐요. 릭주 기억력 왜 이렇게 좋으시죠? (동공지진)
.... 8ㅁ8... 릭주 귀여운 이모티콘 너무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나네요...

27 릭주 ◆rAqAiJ2zqg (6273871E+5)

2018-12-27 (거의 끝나감) 22:57:04

그렇지만 다시 정말 미안하다고 하고싶어요
그렇게 사라져서, 오랜 시간 돌아오지 않아서 정말 미안해요
폴리주가 다시 시작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어요 절대 원망하지 못하고, 안 했겠지만 거절하고 싶지 않다고 하셔서 정말 기뻤어요. 기억해주셔서 고마워요.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할지 어렵지만... 잘 부탁해요. 다시요8▽8

28 폴리주 ◆lcVSk6vvyc (312715E+60)

2018-12-27 (거의 끝나감) 22:58:16

제 기억력은 안 믿지만 제 메모장은 반쯤만 믿어 볼게요... ◑◑ 전 이제 제 기억력을 믿을 수가 없어...

29 릭주 ◆rAqAiJ2zqg (6273871E+5)

2018-12-27 (거의 끝나감) 22:59:58

>>26 ㅋㅋㅋㅋㅠㅜㅜ저도 나머지는 다 까먹었어요.. 이모티콘도 일년 만에 쓰네요. 오랫동안 서랍 속에 묵혀두었던 걸 꺼낸 뭉클한 느낌이예요. 다시 빛이 바래지 않게.. 자주 써야겠네요! 앞으로는 자주 볼거예요..ヽ(ヅ)ノ

30 릭주 ◆rAqAiJ2zqg (6273871E+5)

2018-12-27 (거의 끝나감) 23:06:00

너무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그새 나이를 더 먹었다고(?) 그런지... 왜 이렇게 조잘조잘 실없이 떠들고 싶어질까요...?(T▽T) 텍본은... 참치에 여전히 스탑 기능이 없는 것 같으니 새벽에 사람 없을 때 슬쩍슬쩍 옮겨둬야겠어요 폴리주 주무시면.. 언제 주무시나요?(/ω\)

31 폴리주 ◆lcVSk6vvyc (312715E+60)

2018-12-27 (거의 끝나감) 23:11:08

>>27 또 그렇게 말없이 사라지시면 안 돼요. 알겠지요?
앗...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어렵다고 생각한 건 못다말 스레 166번 레스 쓸 때의 저... 네요... (._. .... 응, 잘 부탁합니다. 다시요.
(´͈ ᵕ `͈ ) <-그때 제가 자주 썼던 이모티콘이 이거 였던 거 같아요...

조잘조잘 말하는 릭주가 참새보다 더 귀여우니까 자주 조잘조잘 해주셔도 전 좋아요. (´͈ ᵕ `͈ ) 스탑기능 있어도 어떻게 쓰는지 몰라요... (어떻게 푸는 지도 몰라요...) ㅋㅋㅋㅋ
새벽에 옮기시는 거 피곤하시지 않겠어요? 전... 오늘은 12시 즈음일까요? 그보다 일찍 기절할 수도 있구요.

32 릭주 ◆rAqAiJ2zqg (6273871E+5)

2018-12-27 (거의 끝나감) 23:21:51

>>31 정말 그러지 않을게요.

폴라리스도, 폴리주도 항상 나긋나긋하게 말하지만 말에 힘이 있어요 그런 부분도 참 좋아했던 것 같네요.. 멋대로 폴라리스를 보호..하려고 들었던 릭을 야단치던 모습이 바로 얼마 전에 봤던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져요

맞아요 그 이모티콘 자주 쓰셨어요 흑흑..ㅠㅜㅜ 피곤하지는 않아요!(〃▽〃) 오늘은 거의 하루종일 집에 있었네요. 사실 아까 밖에 나갔다올까 말까 하다가 어쩌다보니 잠깐 과제하느라.... 못 나갔는데 폴리주 레스 올라온 거 보고 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했어요..(T▽T) 일찍 주무셔도 괜찮아요. 오늘도 그렇고 요즘 엄청 추운데 건강하게 지내셨나요?

33 시트 (6273871E+5)

2018-12-27 (거의 끝나감) 23:48:19

~릭 시트~

-이름: 릭Rick
-성별: Gentlemen
-나이: 25

-외형:
속된 말로, 잘 빠진 사내다.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느냐. 릭은 희미하게 미소지을 뿐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180cm대 후반, 작은 머리 탓에 더 넓어 보이는 어깨에 좋은 비율이다. 슬림한 몸이지만 마르지는 않은 것으로 보아, 옷 안에는 탄탄한 근육들이 맵시좋게 자리잡고 있을 모양이지. 좋은 옷걸이에는 응당 근사한 옷을 입혀두어야겠다. 자기 관리에 흐트러짐이 없는 그는 거의 항상 베스트조차 생략하지 않은 완벽한 정장 차림이다. 그러나 끝까지 채운 셔츠 단추가 금욕적이기만 하냐면 그건 또 아니다. 손목에 달린 화려하기 짝이 없는 커프스는 매일 달라지는 것을 보아 아마도 그 본인의 취향. 자세히 보면 왼쪽 귀에는 피어싱도 세 개나 뚫려있다. 의외라고 하자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역시 종잡을 수 없다.
오른쪽 언저리에서 적당히 가르마를 타내린 창백한 금발은 어깨 즈음에서 차분히 내려앉아 있다. 상당히 좋은 머릿결인 탓에 바람이 불면 찰랑찰랑 나부끼기라도 할 모양새다. 잘 정돈된 눈썹 아래의 눈은 길고, 쌍커풀이 잡힌 다정한 눈매가 인상적이다. 언제나 짓고 있는 옅은 미소가 그의 온화한 분위기에 한 몫 했을까. 창백한 금발과 대조되는 온화한 다갈색의 눈동자가 그보다 더할 수 없을만큼 따뜻하다. 높고 부드러운 콧대며, 혈색이 도는 입술. 말끔하고 흰 피부가 어딘가 우아한 분위기를 가진 것 같기도 하다.

-성격:
일단은 친절하다. 정말로, 처음 보는 누구에게나 친절하다. 세련된 말투에 훌륭한 매너, 적당한 위트와 센스는 금상첨화일까. 그러나 그와 수 시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웃음 사이 문득 가라앉은 차가운 무표정을 본 당신은 갑자기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당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가요. 릭은 대답하지 않는다. 이하 공란.

-기타:
>인페르노. 이태리어로 지옥. 조직 '인페르노'의 언더보스다. 밤의 도시 최대 마약운반상, 인페르노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렇다.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릭이 그곳의 머리를 꿰어차고 있는 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을 거다. 릭은 인페르노의 보스를 '아버지'라고 부르나, 감히 그가 보스의 친자인지를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명석한 두뇌, 신들린 사격술, 그리고 동물적인 감각. 그 세가지가 릭을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게 했다. 뛰어난 감각이라는 게 오감과 육감 중 어느 것을 뜻하는 지는 모르겠다. 문 너머에서 회의 내용을 옅듣고 있던 첩자의 머리를 귀신같이 꿰뚫어버리는 걸 보면 두가지 모두인 지도. 그것이 그를 수많은 죽음의 위협에서 살아남게 한다.
릭의 '아버지'는 암살당했다.

>뭐 그리 중요한 특징은 아니다만, 릭은 왼손잡이다. 모든 일을 왼손으로 처리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총도 왼손으로, 시가도 왼손으로 잡고, 중요한 서류의 사인도, 왼손으로.

>그래, 시가. 릭은 꽤 헤비 스모커다. 일반 담배도 좋아하지만 더 선호하는 것은 시가 쪽일까. 한창 같이 카드를 치던 릭이 어느 순간 사라져 있다면 그는 아마 머리도 식힐 겸 밖에서 시가 한 모금을 빨고 있을 테다.

>담배는 좋다만 담배 냄새가 내키지 않는다는건 모순일까. 릭은 흡연 후에는 언제나 향수를 뿌린다. 전형적인 고급스러운 남자 향수 향, 덕분에 그의 곁에서는 언제나 향수 냄새가 난다. 깊이 껴안는다면 묘한 담배 향이 섞여 알싸하겠지.

>알코올에 취약하다. 문제는 그거다. 아예 술을 입에 대지 않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그가 자기관리에 정말 철저하다고 여기기 마련인데, 사실을 한 잔도 못할 정도로 심각하게 술을 못마셔서 그렇다.

>외형란에 채 다 적지 못한 그의 신체적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역시 사소한 특징이다만, 릭은 발폭이 좁다. 발사이즈 자체는 275-280mm인데 발폭이 좁아 신발 선택이 애매한 모양이다. 덕분에 그의 구두는 언제나 맞춤이다.
왼쪽 가슴 윗부분부터 쇄골까지 장미 문신이 있다. 덩쿨을 타고 오르는 장미는 꼭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하다.

>말끔한 저음. 처음 보는 이를 대하는 것은 친절한 존댓말. 그의 반말은 살벌하다.

>그는 독서를 좋아한다. 특별히 장르는 가리지 않는다. 유명한 시구부터, 스릴러, 철학, 셰익스피어의 비극적 서사까지. 물론 그 비극조차 그를 눈물흘리지는 못할테지만.

>피아노를 상당히 잘 친다. 선호하는 것은 야상곡. 그게 아니라면 베토벤 소나타.


~폴라리스 시트~

-이름: 폴라리스Polaris
-성별: Lady
-나이: 22

-외형:
눈처럼 하얀 백발은 날개뼈를 살짝 덮는 길이로 찰랑찰랑하게 내려온다. 뽀얗고 흠 없는 피부 미인. 청순하다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주는 이목구비는 모양과 균형이 잘 잡혀있다. 그 청순함의 절정을 찍는 것은 청량한 느낌을 주는 선명한 아이스 블루색 눈동자. 옷 위로 봐도 전체적으로 늘씬한, 나올 곳 나오고 들어갈 곳이 확실하게 들어간 선이 예쁘고 축복 받은(듯한) 몸매는 운동으로 가꾼 것. 천사, 악마, 정령.. 판타지 속에 나오는 캐릭터 중에 이미지를 꼽자면 눈과 호수의 정령에 부합하는 이미지. 눈물을 흘리고 난 후나 기쁨의 감정(혹은 그 외의 감정)이 짙어질 때는 눈동자가 얼린 소다처럼 깨끗하고 달콤하게 반짝인다. 육안으로 보기에는 늘씬해서 가벼울 것 같은데,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몸무게가 나간다. 167cm 58kg. 기본적으로 상냥해 보이는 옅은 미소를 유지하고 다녀서 유한 인상을 주지만, 작정하고 서늘한 표정을 지을 때는 (의외로) 차가운 인상으로 돌변한다.

+) 아이스 블루색 눈동자는 렌즈의 도움을 받아서 완성한 것. 렌즈를 끼지 않은 본래 눈색은 보랏빛을 띄는 벽안.

+) 가게에서 일할 때는 누구나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바텐더 복장을 한다.

-성격:
바에서 폴라리스가 일하는 요일. 일하는 시간대에 만나면, 거의 누구나가 폴라리스를 잘 웃고 친절하고 상냥한 점원으로 생각할 것이다. (이하 캐붕방지 공란)

-기타:
>목소리가 끝내주게 좋다. 말할 때도. 노래할 때도.

>건전하고 모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칵테일바 솜니움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다. 근무하는 요일은 주로 금, 토. 교대제 근로. (드물게 다른 바텐더와 일정을 바꿔줄 때는 다른 요일에 근무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금요일과 토요일에 근무하고. 일주일에 2일만 바텐더로 일한다.)

>칵테일바 솜니움에서 제공하는 것은 칵테일과 안주와 로망이다. 마약과 마약을 포함한 불건전한 향락은 제공하지 않는다. 밤의 도시에서 가장 건전한 칵테일 바를 사람들이 꼽는다면 솜니움이 세 손가락 안에 꼽힌다.

>제공하는 로망은 ‘이 중의 한 명은 네 취향이 있겠지.’ 싶은 타입 다른 미남미녀(?) 종업원들의 (건전한) 서비스. 솜니움의 사장은 두 사람. 여기 모인 미남미녀가 사장님들 취향의 일부라고는 굳이 밝히지 않아도 아시겠지.

>폴라리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들어주는 것.’
기본적으로 본인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타인의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 + 뭐든지 들어줄 것 같은 상냥하고 온화한 미소 장착 + 사람 마음을 녹이는 달콤하고 사근사근한 목소리 + 서비스업(?)으로 다져진 경청 내공 + 긴장을 풀어주는 바의 분위기와 술. 폴라리스 앞에서는 원래 수다스럽지 않은 사람도 종종 수다스러워지곤 한다.

>부와 행운의 신이 주관하는 별 아래서 태어난 건 같은 운의 소유자. 경마, 도박, 경품 추천, 주식 투자, 땅 투자.... 등등 각종 운이 필요한 곳에서 운이 빛을 발하지만...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고아인 걸 봐서 친부모 운은 없나 보다.

>물론 운 나쁜 날도 드물게 존재한다. 그 날은 몸을 매우 사린다.

>본인의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이 있을 뿐이지, 아름다운 구석이 전혀 없는 인간은 드물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의 크기와 가치가 같지 않다고도 생각한다.

>가면을 쓰는 것도 능숙하고, 연기도 매우 매우 잘한다. 내숭도 잘 떤다. 상냥하고 친절하고 온화게 웃을 수 있다고 해서 속내까지 언제나 상냥하고 친절하고 온화한 사람인 것은 아니다.

>돈을 좋아한다. 돈으로 모든 행복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돈 없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은 바늘구멍에 낙타가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고. 돈은 신용할 수 있는 친구 같은 것이므로. 본인의 금전 운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운을 맹신하지는 않는다.

>눈에 띄는 외모이므로 외출 시에는 변장한다. 가장 자주하는 변장은 새카만 썬글라스 + 깊게 눌러쓴 검은색 후드 집업 + 청바지처럼 캐주얼한 복장의 흑발 여자.
이 변장 시에 착용하는 렌즈는 머리카락과 같은 검은색. 이때 사용하는 이름은 ‘제인.’ 간혹 렌즈를 안 끼기도 하는데 이때는 선글라스를 벗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34 릭주 ◆rAqAiJ2zqg (6273871E+5)

2018-12-27 (거의 끝나감) 23:49:42

일단은.. 시트네요!(つ﹏<。) 정말 오랜만이예요 릭도 폴리도..

35 독백 (6273871E+5)

2018-12-27 (거의 끝나감) 23:50:39

별명 : Morning, Rick. 기능 : 작성일 : 17-08-07 20:56 ID : siQYqIqobxrqA
여자는 코끝을 간질이는 매캐한 연기에 눈을 떴다. 잠이 덜 깬건가, 아직도 약에 취해있나. 흐릿한 시야에 잡히는 구름같은 연기가 몽환적이다.
여자는 두어 번 눈을 꿈뻑이고서야 그것이 어젯밤 저와 같은 침대에서 잠든 남자의 담배향임을 깨달았다. 릭. 작게 속삭인다. 잠이 덜 깬 허스키한 고음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매혹적인 것을. 그러나 무언가 생각에 빠져있기라도 한지, 남자는 그럼에도 대답이 없다. 대꾸하지 않겠다면야 이쪽에서 다가가면 그만이다. 스르르, 몸을 일으키는 여자의 어깨에서 도톰한 이불이 흘러내렸다. 이제 그녀를 안정감 있게 감싸는 것은 입고있는 얇은 슬립 뿐이다. 고개를 돌린 여자는 이윽고 말없이 침을 꿀꺽 삼켰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남자의 상체. 숨을 쉴 때마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탄력 있는 근육, 아아. 어제 빨아들인 약이 다 깨지 않은걸까, 가슴 위의 한줄기 장미들이 금방이라도 천장을 향해 뻗어오를 것 같다.

여자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그 작은 황홀경에 머리를 묻었다. 담배 연기 사이를 비집고 나는 희미한 향수 향에 빠져들 것 같다. 이건 당신의 장미에서 나는 향기인가요? 여자의 높은 목소리가 달짝지근하게 감긴다. 제가 말하고도 나쁘지 않은 조크라는 생각이 들어 키득 웃었다. 그러나 남자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다. 가슴에 안겨있는 자신을 껴안지도, 내치지도 않는다. 무언가 부족해서인가. 그러나 이 나를 보면 머지않아 참을 수 없게 될것을. 여자는 고개를 들었다.

"......"
"......"

사자의 눈. 남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그녀는 불현듯 그렇게 생각했다.

"시, 실례했습니다."

화들짝 놀라 남자의 몸에서 떨어진다. 순간의 절대적인 공포가 그녀를 급격하게 옥죄었다. 언제부터 나를 보고있었나. 내가 안겼을 때부터? 아니, 어쩌면 내가 깨어난 그 순간부터. 여자는 그제서야, 어젯밤 남자의 부하가 했던 경고를 떠올렸다. '날이 밝으면 눈을 뜨는대로 나오는 게 좋을겁니다.' 왜죠? 앙칼지게 되물었던 것 같다. '릭님은 잠에서 깨어난 직후가 가장 예민하시거든요.' 멍청이, 그게 이제야 생각나다니! 상대가 인페르노의 거물이라는 것까지 떠올리고 나니 등뒤로 식은땀이 흐른다. 부모도, 이렇다할 친지도 없다. 나따위는 내일 아침 시내의 까마귀밥으로 던저진다고 해도 누구도 알지 못할 테다.
여자는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는 옷가지들을 주워 빠르게 방 밖으로 나섰다. 문을 열고 나가는 그 순간까지, 남자는 다행히 그녀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다.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온 그녀는 곧바로 그녀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듯한 또다른 남자를 마주쳤다. 어제 그녀에게 나직한 경고를 남겼던 바로 그. 여자는 저도 모르게 꾸벅 목례했다. 걸음을 멈추지 않고 달려간다.

빠르게 복도 끝으로 사라지는 여자의 뒷모습을 보며 남자-아이작-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린 시절부터 그랬듯이, 여전히 알다가도 모르겠군. 사라진 여자를 뒤로하고 아이작은 그녀가 떠나간 방 안으로 발을 들였다.

"큼큼."

남자가 작게 헛기침했다. 동물적인 감각을 지닌 저 사내가 내가 방 안에 들어섰음을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다. 그러나 릭은 여전히 이쪽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벌써 몇 개비 째인지 모를 담배를 털어내고 있었으므로, 그냥 그렇게라도 저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예의겠거니 싶었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정면만을 보고 있다. 가끔은 저 싸늘한 다갈색 눈 너머에 도대체 무엇이 담겨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아무것도. 아이작은 입을 열었다.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
"반드시 잡아서 목을 따라고 하셨지요. 감히 이 인페르노의 정보를 팔아먹던 그 쥐새끼를 찾았답니다."

후. 순간 눈이 번뜩인 것도 같다. 릭은 연기를 뱉었다.

"확실하게 처리해."

사자의 눈이 그제서야 이쪽을 향한다. 존명. 눈이 마주칠 새라, 아이작은 그가 시선을 돌리는 즉시 고개를 꾸벅 숙였다. 젠장. 잠시 저 눈빛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린다. 사자 앞에 선 가젤은 이런 기분이겠군. 적이 아님을 다행으로 여겨야하나. 푸, 뒤를 돌자마자 한숨을 뱉었다.

마침내 홀로 남은 방 안은 고요하다. 반쯤 남은 담배를 탁자 위에 지져 끄고, 릭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잘 개켜있는 가운을 걸친다. 뚜벅뚜벅. 창가로 걸어가는 발걸음은 흐트러짐이 없다. 사이사이 희미한 빛이 드는 두꺼운 암막커튼. 릭은 그 틈을 비집고 열었다.

"......"

방 안에 스미는 햇살. 밤의 도시.

그 황홀한 아침이다.

36 첫번째 일상(1) (6273871E+5)

2018-12-27 (거의 끝나감) 23:52:51

1-1
(곧 죽을)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07 22:51 ID : siDkbcrKAtcqw
여름철 피서 중 꿀인 장소 중에 백화점이 Top 10안에 들어가리라 폴라리스는 생각한다. 태양이 완연히 지상을 비치기 전인 오전 10시 경에 백화점에 입성한 그녀는 1층부터 갈 수 있는 제일 윗층까지 다 보고 나올 생각에 심장이 다소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날렵한 디자인의 검은 선글라스, 회중 시계가 그려진 흰 반팔 티, 무릎 아래 부분이 멋스럽게 찢어진 청바지. 그리고 웨지힐이 오늘의 쇼핑룩이었다. 원래 비싼 옷은 아니었지만 선이 고와 옷을 날개로 만들어 버리는 폴라리스의 몸매가 열일 했다. 간혹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그녀는 선글라스를 방패 삼아 그 시선을 모른 척 했다.

...이상하지. 쇼핑이 기대되서 두근거리는 것치고는 좀 과한데.

그 두근거림은 아마도. 오늘 있을 만남에 대한 경종이었으리라. 아직은 아무 것도 눈치 채지 못한 채 그녀가 백화점을 5층을 돌 무렵이었다. 목이 마르니 뭔가를 마셔야겠는데 정수기 물은 별로 내키지 않은 폴라리스는 백화점 내 카페로 가서 녹차라떼 아이스를 시켰다. 혼자 자리에 앉아 마셔도 되겠지만, 머릿 속에 아까 본 원피스가 아른거린다. 세일가가 아닌데 사 버릴까. 사버리고 싶다. 세일가의 물건을 좀 더 선호하지만, 정말로 마음에 든 물건은 정가로도 구입하는 폴리는 한 손에는 아이스 카페라떼 음료. 다른 손에는 오늘 구입한 옷들이 담긴 쇼핑백 두 개를 들고서 그대로 점내 카페 밖으로 나갔다.

나간 것까지는 좋았으나 폴라리스는 평소에 잘 하지 않는 바보같은 실수를 했다. 아무래도 오늘은 폴라리스의 일진이 사나운 날인가 보다. 행운의 신의 사랑을 받는 것 같은 그녀는, 불운의 신의 사랑 역시 받고 있으니까. 어느 시점 이후로 운 좋은 날들이 이어지는 편이었지만 재수가 황인 날도 없지는 않았던 것이다. 폴라리스는 발을 헛디뎠다. 그대로 넘어져 음료를 손에서 놓쳐 버리기까지 했다. 뚜껑이 열린 음료의 내용물이, 그 근처를 지나려던 누군가에게 튀었다.그 누군가가 누구인지는 이 글을 보는 당신이라면 이미 짐작하고 있으리라 믿고 자세한 서술은 생략하겠다.

아, 발 삐끗한 것 같은데. 이게 완전히 접질린 건지 살짝 삔 건지 모르겠네.
음료수도... 쏟은 것 같은데, 설마 누구한테 튄 거 아니겠지? 부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리적으로 찔끔 나온 눈물이 폴라리스의 눈동자를 맑고 깨끗하게 만들었다. 넘어진 직후 부터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는 울상인 얼굴을 들어 혹시 근처에 음료수 튄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그때 시야에 잡힌 것은....

1-2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07 23:07 ID : siQYqIqobxrqA
짙은 푸른색 코트를 입고 있는, 잘 빠진 검은 정장의 남자. 그의 시린 금발이 언뜻 갈색으로 물든 것은 당신 눈의 착각이 아닐런지도 모르겠다.

릭에게는 언제나와 같은 오늘이었다. 슬림한 몸에 잘 어울리는 멋스러운 수트, 베스트까지 갖춘 완벽한 풀세트에 비해 과하게 화려한 커프스 버튼은 그의 취향을 담뿍 담은 종점이다. 수십 분 전에 진열대에서 나온 롤렉스는 언뜻 가려진 셔츠 아래에서도 빛이 났다. 어쩌면 그 화려한 유리장에서보다 이 남자의 오른손목에서 더, 라고. 릭의 카드를 받아든 점원은 조심스럽게 생각했을까. 어쨌든 1 뒤에 0이 수없이 붙은 그 시계를 릭은 아무 미련 없이 손목에 둘렀다. 사이즈를 정확히 맞춰 착 감겨드는 느낌이 퍽 시원했다.

괜찮은 하루였을 것이다. 이대로 자택으로 돌아가 시가 한 대를 무는 것도 나쁘지 않게 황홀한 기분이었겠지.

"......"

특별한 반응 없이 얼굴이며 머리카락에 묻은 음료들을 털어내는 릭의 동작은 간결했다. 아니, 오히려 지나치게 평온해서, 옆에서 수군거리는 다른 행인들조차 대체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고민하는 수준이었다. 살짝 시선을 내린 셔츠에는 보기 싫은 얼룩이 져있다. 다시 입진 못하겠군. 릭이 별 감흥 없이 중얼거렸다.

다음 순간, 그는 살짝 무릎을 굽혀 넘어져있는 폴라리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결 좋은 금발이 언뜻 볼을 스친다. 살짝 미소짓고 있는 눈이 다정하다. 누구도 그 갈색 눈동자 안에 담긴 따뜻함을 의심하지 못할만큼.

"괜찮나요, 레이디?"

매력적인 저음에 세련된 말씨. 언뜻 보면 잘 교육받은 도련님 같기도 한.

"잡고 일어나요. 많이 다친 게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1-3
별명 : 폴리(사슴...?) - 릭(사자) 기능 : 작성일 : 17-08-07 23:46 ID : siDkbcrKAtcqw
폴라리스는 눈물로 흐린 눈을 몇 번 깜박거리며 남자를 (겉으로는 전혀 티가 나지 않는 매의 눈으로) 스캔했다. 눈물 나게 비싸 보이는 옷은 베스트까지 갖춘 풀셋이었고, 부자들의 잇템인 시계는 슬쩍 봐도 0이 천문학적으로 붙었을 것 같다. 비교적 얌전한 정장과 다르게 화려해 뵈는 커프스 단추와 왼쪽 귀에 피어싱 세 개가 특이하다면 특이한 금발 미남이었다. 폴라리스에게는 그가 미남이라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세상에.. 옷에만 묻은 것도 아니고 머리랑 얼굴에도 튄 거야? 어떻게 해. 진짜 기분 나쁘겠다....

단지 쏟아진 음료수가 남자의 어디부터 어디까지 젖게 했는지가 중요했다. 배상. 배상 어떻게 하지... 배상이야 물론 망가진 것의 두 배로도 해줄 수 있지만, 그 돈의 출처를 궁금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지금 제 차림은 딱 봐도 부자의 차림이 아니었으니까, 그저 가난뱅이로도 보이지 않을 뿐. 지금 내가. 지금 폴라리스가 해야하고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배상이 무엇일까?

“....”

그러나 폴라리스의 배상에 대한 고민은 특별한 반응 없이 음료를 털어내는 지나치게 평온해 보이는 릭의 모습에서 서서히 그 크기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의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친 순간 고민은 동전 크기가 되어 뒤편으로 물러났다. 폴라리스는 자신의 지론을 상기했다.

…완벽한 것일수록 의심한다. 그 완벽한 것이 아름다워 보이고 상냥해 보이기까지 한다면 더더욱.

물론 자신은 완벽하지 않은 것도 의심하는 의심병 말기 환자지만. 눈앞의 남자는 부자일 것이 확실한데 서민(....)의 녹차라떼 샤워를 맞고도 기분 나쁜 내색 없이 다정하게 웃기까지 하는 사람인 것이다.

…수상해. 엄청 이상해.

남들이 의심할 수 없을 정도의 다정함에, 오히려 든 의혹이 폴리의 직감과 연결되는 경고등을 울렸다. 뭔지는 아직 확실치 않는데. 지금 내가 지뢰를 밟았거나, 혹은 몹시도 위험한 것과 엮일 위기에 처한 것 같다. 폴라리스는 흔들리는 동공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눈물을 주르륵 쏟았다. 펑펑 우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눈물만 주르륵 흘러 나왔다. 폴라리스는 그가 내민 손을 잡지 않고 손등으로 눈물을 훔쳤다.

“…괜찮아요.”

아뇨. 하나도 괜찮지 않아요. 속으로 생각했지만 폴라리스의 열린 입에서 나오는 것은 가냘프게 떨리는 미성이었다. 젠장. 왜 음료를 쏟아도 지뢰에게 쏟은 거야, 나 자신. 십분 전의 자신을 손날로 기절시켜 카페 밖으로 나오지 않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지금 폴라리스의 표정은 미안해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의 것이었다.

“다친 게 아니라 쪽팔려서 못 일어나는 거니까....”

쪽팔린 건 둘째치고 발목도 아픈 것 같다. 제발 기분 탓이었으면 좋겠다. 부러졌어도 멀쩡하게 걷는 척 해야 하나, 생각하는 폴라리스의 뺨이 부끄러움에 젖은듯한 분홍빛으로 물든다. 창피해서 견딜 수 없는 사람처럼 시선을 내리깔고 속눈썹만 파르르 떨고 있기도 했다.

“그.. 배상은 어떻게 해드릴까요....”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사람처럼 시선도 못 맞추고, 죄진 사람처럼 말하는 게 퍽 사슴처럼 연약한 아가씨 같았다. 겉은 완벽하게 그랬다. 마음속으로는 그냥 아무 말도 없이 부러진 다리로라도 내빼고 싶은 자신이 존재하는 것을 느끼며, 폴라리스는 완벽하게.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연약한 아가씨의 껍데기를 뒤집어썼다.

1-4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08 11:50 ID : si+WWwaOjcmVM
운다. 우는 여자를 보는 건 질색이다. 그는 드러나지 않는 깊은 내면의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릭은 내쳐진 손을 거두는 대신 그대로 무릎을 굽혀 앉아 울고 있는 폴라리스와 눈을 맞추는 일을 택했다. 눈물 때문일까, 선그라스에 반쯤 가린 볼이 붉다. 눈썰미가 좋은 릭마저 눈치채지 못한 대단한 연기력이다. 코트 안쪽으로 손을 넣는다 싶더니 그는 두번 접힌 손수건을 침착하게 내밀었다. 푸른 체크무늬. 하단에 작게 적힌 버버리는 한눈에 봐도 값나가는 물건이다.

배상이라.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웃는 얼굴 그대로 릭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입고 있던 것은 릭이 가지고 있는 것들 중 가장 고가에 속하는 물건은 아니었다만, 그래도 그런대로 꽤 아끼던 컬렉션이다. 가슴 아프리만치 아쉽지는 않다고 해도 처음 본 여자를 위해 아끼던 것을 아무렇지 않게 희생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가 생각하기에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눈물이 떨어지는 속도에 기름을 붓고 싶지는 않았다.

릭은 여자가 꼭 사슴같다고 생각했다. 이 사자의 시선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녀를 흠모해 뒤쫓는 남성들을 두손 가득 꼽을 수 있을 법한 미인이다. 그리고 그런 미인이 우는 앞에 무릎을 굽혀 앉아있는 남자는 백화점의 고객들에게 꽤 볼만한 볼거리일 것임이 분명했다. 저 남자가 울렸나봐. 릭은 이쪽을 힐끔 쳐다보던 행인이 쑥덕거리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좋지 않다. 저 중에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보다 귀찮은 일이 없겠지. 사자는 또한번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장소를 옮겨서 더 이야기하기로 하죠. 일어날 수 있겠어요?"

힐끔 여자의 발목을 본다. 저거, 어쩐지 조금 부어오르는 것 같기도 한데. 접질린 게 아니었다면 좋으련만. 따뜻한 미소를 띠고 릭은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다.

1-5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08 16:30 ID : sidIg2ZdXL6J+
폴리의 눈물은 완전한 거짓이 아니었다. 정말 저도 모르게 주르륵 흘러나온 것뿐. 펑펑 울지 않게끔, 조절하는 것과 뺨을 살짝만 상기되게 만든 것만이 폴리가 한 연기. 혹은 즉흥적으로 만든 가면이겠지. 폴리는 남자가 손수건을 꺼내 내미는 동작이 퍽 자연스럽게 우아하다고 생각했다. 선천적으로 몸에 밴 건지,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우아함인지 판별할 수 없지만. 내밀어진 손수건은 누구나가 알 법한 메이커의 것. 저 남자한테는 그 비싼 손수건이 휴지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기며 손수건을 받아 조그맣게 감사합니다. 라고 중얼거렸다. 작은 중얼거림이지만, 릭은 확실히 들었겠지.

선글라스를 쓰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것은 이상한 것이므로 폴리는 선글라스를 슬쩍 들어 올려 머리에 머리띠처럼 얹고서 눈물을 훔쳤다. 하얀 속눈썹에 반쯤 잠긴 눈동자는 소다색으로 보일 정도로 짙어져 있으리라. 그리고 폴리는 제 달콤한 색을 띠는 눈물 젖은 눈동자가 남자의 마음에 들지 않기를. 혹은 남자의 취향에 들지 않기를 반쯤은 체념한 심정으로 빌었다. 눈물이 닦여졌지만, 아직도 물기가 남아 있는 듯 촉촉한 눈동자에 담겨 겉으로 보이는 감정은 여전히 ‘미안해 죽을 것 같다.’ 였다.

“네에...”

말끝을 조금 늘린 얌전한 대답. 귀가 어둡지 않은 폴리는 행인의 쑥덕거림을 들었고, 그 소리가 꼭 사자의 아가리에 제 머리를 쳐 넣으려는 하이에나의 수군거리는 소리로 번역되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아무래도 착각 아닌 것 같아. 폴리는 선글라스를 도로 내려 쓰고서는 친절하게 또 다시 내밀어진 릭의 손이 무안하지 않게끔 제 손을 얹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쏟아지는 일은 좋지 않은 일이다. 첫째로는 눈앞의 남자가 사람들의 시선을 좋아할 것 같지가 않았고, 둘째로는 폴리 역시 쏟아지는 시선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 손은 릭의 손에 얹은 채, 다른 손으로 6cm 굽의 웨지힐을 벗기 시작했다. 벗으며 손에 슬쩍 스친 발목이 아팠다. 그렇지만, 일어날 수는 있을 것 같다. 좀 절뚝거리긴 하지만 걸을 수도 있을 것이다. 폴리는 한쪽 손으로는 신발을 챙기고, 다른 손에 약간의 힘을 주어 릭의 손에 의지해 몸을 일으켰다. 바보같은 누군가가 묘사한 것을 까먹은 크로스백은 폴리의 어깨에 얌전히 매여 있었지만. 쇼핑백은...

쇼핑백은... 음, 그건 포기하자. 그냥 버리자. 그리고 신발도 버려두고 맨발로 걸을까. 어차피 이 발목으로는 힐 신고 걷는 것보다는 맨발이 편할 테니까. 지금은 폴리의 손에 달랑 들린 웨지힐은 머지않아 버려질 위기에 처했다. 그리고 폴리는 제 웨지힐보다 본인의 명줄... 아니, 신경줄이 더 위험에 처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장소를 옮겨 이야기하자는 말에 순순히 따르겠지만, 공으로 넘어가주지 않는 것으로 보아 남자는 손해 보는 것을 싫어할 것이다. 그렇지만 너무 과한 금액을 청구하지는 않을 것 같다. 젠틀한 신사의 껍데기를 부디 오래. 오래오래 쓰고 있어 주면 좋으련만. 둘이 있는 장소에 가면 이야기가 달라지려나... 뭐, 그것은 가보면 자연히 알 게 될 것이다.

1-6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08 16:59 ID : si+WWwaOjcmVM
자의로든 타의로든, 릭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왔고, 앞으로도 끝없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갈 테다. 휘하에 있는 이들만 수백, 상대한 '고객'들은 생각만으로 꼽을 수조차 없다. 그 사람들 모두의 얼굴을 어렴풋이라도 기억한다. 유달리 비상한 두뇌는 그들의 특징 하나하나씩을 머릿속에 새긴다. 인생에서 다시 보기 어려울 별 특이한 인간 군상도, 릭은 여럿 만나보았다.
그럼에도 이런 색의 눈은 낯설다. 어디서 이런 눈을 본 적이 있던가. 아, 언젠가 보았던 남태평양의 비취색이 떠오른다. 곧장 남극으로 이어진다던 그 깊은 물의 색을 닮았다. 특이한 빛깔이군. 사자는 금세 선글라스 뒤로 숨은 그 눈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폴라리스는 이번에야말로 순순히 릭의 손 위에 자신의 것을 겹쳐주었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릭이 위로 뻗어있는 그녀의 손을 힘있게 지탱했다. 그는 제 손을 잡은 여성이 신발을 벗으며 보인 순간의 통증을 놓치지 않았다. 이래서는 어디로 이동하기도 곤란하다.

"걸을 수 있겠어요?"

처음보는 다친 여자를 데리고 돌아다닐 자신은 없다. 릭은 힐끔 폴라리스가 벗어든 한 쌍의 신발을 보았다. 평범한 힐이라면 힘으로 부러뜨리겠다만, 저런 형태의 굽은 떼어내는 것도 불가능할 테다. 간만에 귀찮은 일에 휘말렸다.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버리고 가는 것은 당연히. 내키지 않는다.

"집에는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가져온 차가 있나요?"

1-7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08 17:22 ID : sidIg2ZdXL6J+
이 남자는 아마도 젠틀함이 몸에 배인 것 같다. 의식적인지, 무의식적인지 모를 정도로 꽤 깊게. 폴라리스는 릭의 배려 덕에 삐끗한 발목으로도 비교적 수월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아픔을 참느라 미간이 조금 구겨지긴 했지만, 그 구겨짐이 오래는 안 갔다.

“걸을 수는 있어요, 오래는 못 걸을 것 같지만.”

그 오래가 언제냐 하면 한 두시간쯤? 폴라리스의 고통을 참는 인내력(육체 한정)은 밖의 도시 여자보다는 높고도 깊은 것이다. 초인적인 수준에는 물론 미치지 못하겠지만. 그래서 폴라리스는 그 오래가 언제냐고는 자세히 일러주지 않았다. 그가 적당히 알아서 추측하도록. 그녀의 걸음은 점점 느려질 것이다. 느려지다가 한 10분에서 20분 정도쯤에 울상을 하고서 더 못 걷겠다고 하면 되겠지.

“택시 타면 되니까, 괜찮아요.”

난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마라. 솔직히 그냥 버리고 가도 좋다. 바래다 주겠다는 소리는 제발 하지 마라. 솔직히 말해서 이대로 버리고 가주었으면 좋겠지만, 지금 하는 모양을 봐서는 당장에 버릴 것 같지는 않다. 폴라리스는 약간 쭈뼛쭈뼛하며 얌전한 태도로 말을 이었다. 행동이나 몸짓 말투와 태도가 어딘지 초식동물다운 것을 폴리 본인이 자각하고 있다. 폴리는 평소에 원래 이렇게까지 초식동물답지는 않은데... 악갼 아련한 마음으로 그녀는 생각했다.

“저어.., 이제 어디로 갈까요?”

1-8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08 17:41 ID : si+WWwaOjcmVM
하늘도 무심하시지.

"데려다 드리죠."

딱한 여자. 보나마나 심하게 접질린 모양인데, 이대로 두고 갔다가는 또 언제 길 한복판에 넘어져서 엉엉 울고만 있을지 모르겠다. 릭이 보는 폴라리스의 이미지는 딱 그정도였으므로, 그에게 있어서는 별 의도 없는 사소한 매너였다. 그녀가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꿈에도 모르는 모양이지. 데려다 드리죠. 릭이 사근사근하게 웃어보인다.

"자택보다는 병원에 가는 게 낫겠네요."

그리고는 가볍게 다음 행선지까지 이야기하고 있는거다. 당연히 거절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인건가. 빨리 데려다주고.. 그러고 나서 담배 한 대를 태우려나. 주머니 속의 라이터를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린다.
빠르게 엘리베이터 쪽으로 걷던 릭은 제 손을 잡고 있는 여자가 다쳤음을 순간 깨달았다. 부러 걸음을 늦춰본다. 다리길이 탓에 원래도 차이 났을 보폭에 발목을 다치기까지 했으니. 릭의 입장에서는 기듯이 걸어도 과한 처사는 아닐 것이다.

"연락처를 드리죠. 치료 받고, 나중에 다시 연락주세요."

엘리베이터 옆의 역삼각형 버튼을 누르고 싱긋 웃었다

1-9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08 18:23 ID : sidIg2ZdXL6J+
하늘이 나를 버렸나 보다.

“네에?”

폴라리스는 깜짝 놀란 듯 되물어 본다.

“그으, 민폐 끼친 것도 미안해 죽겠는데.... 그렇게까지 안 해주셔도 돼요.”

민폐 끼친 게 미안하기도 죽겠고, 그렇게까지 하면 더 송구해 할 기세였다. 내가 이렇게까지 송구해 하니까 그냥 날 놔줘! 라는 마음의 외침은 물론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파스... 붙이면 낫지 않을까요...”

파스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다. 자신 없는 목소리로 파스 붙이면 괜찮지 않겠냐고 말을 흘리고선 흘긋 릭을 바라본다. 당신 왜 이렇게 나한테 친절해요? 친절함이 너무 과한 거 아냐???? 라고 따지고 싶은 마음은 깊이 묻어둔 채로.

초반. 폴라리스는 릭의 빠른 걸음에 황새 따가가는 뱁새의 심정을 느끼며, 황새 따라가는 뱁새처럼 걸었을 것이다. 으흑, 작은 신음이 잠깐 튀어나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그 배려 없는 빠름 걸음에 친절함이 없어서 도리어 안심이 되었다. 그다지 크지 않은 크기의 안심이었지만. 중반부쯤부터 남자가 걸음을 늦춰준다. ...들었을까, 내 신음? 되게 작은 소리였는데. 어쩐지 시무룩해진 상태를 유지하며 남자의 손을 잡고서 폴라리스는 걸었다. 뒤로 갈수록 남자의 걸음이 느려져 심정적으로 뱁새가 되었을 때보다 편하긴 하다고 아주 잠시 생각했다.

“네에, 그럴게요.”

나중에 연락 주라는 말에 착하고 얌전하게 답하고서는 잠시 머뭇거렸다.

“엄청 상냥하시네요...”

그래서 더 고맙고 죄송해요. 뒷말을 작게 덧붙이고 머쓱함과 감사함과 죄송함이 복잡하게 뒤섞인 듯한 어설픈 미소를 띄웠다. 그 미소로 잠시 싱긋 웃는 릭을 바라보다가 민망한듯 고개를 숙였다.

1-10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08 18:44 ID : si+WWwaOjcmVM
파스라니.

"그 정도로는 택도 없을겁니다."

그녀가 뭐라고 해도 자신의 생각을 관철할 것임을, 릭은 가벼운 어투 아래에 담았다. 한 조직을 이끄는 자란 대부분 이런 족속들일까. 분명 웃고 있음에도 보이는 묘한 카리스마가 자신만만하다. 웃음을 벗고 보이는 냉랭한 표정은 그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덜하진 않을 테다.

너는 사자를 닮았구나, 아들아.

둔탁한 목소리가 귓가에 웅웅댄다. 작았던 그 때에는 이해할 수 없던 말이었다. 긴 금발이 사자의 갈기를 닮았다는 뜻인가. 그때는 그저 그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성장하고, 골격이 굵어지며, 어느날 거울 속의 그 자신을 보았을 때. 모든 것이 달라졌지만 어린날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형형한 눈빛, 릭은 그제서야 그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이 여자는 마지막까지 친절함 이면을 알지는 못할 테지. 상냥하시다는 말에 별다른 대꾸 없이 빙긋 웃는다. 천사마냥 다정하다.

"이쪽이예요."

릭은 오늘 백화점에 어울리는 젠틀한 벤틀리를 타고 온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 조수석 문을 여는 동작이 군더더기 없다. 문과 본체 사이, 그 공간을 손으로 받친 것은, 정확히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다만 아마 그 사이로 들어갈 폴라리스가 머리를 부딪히지 않도록 한 배려였던 것 같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기어 아래에는 흰 명함 한 장이 끼어있다. 인페르노.

37 첫번째 일상(2) (6273871E+5)

2018-12-27 (거의 끝나감) 23:53:58

1-11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08 19:19 ID : sidIg2ZdXL6J+
응. 그렇구나. 이정도 변명으로는 도주로 생성이 택도 없는 거였구나.

“....”

더 이상 무슨 말을 해도, 릭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관철할 거라는 것을 폴라리스는 알아차렸다.

자기가 원하는 바를 관철할 수 있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거나. 포기를 모르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이다. 폴리는 눈앞의 남자가 전자에 속하는지, 후자에 속하는 건지는 아직은 모른다. 다만 역시 오늘 일진이 사납다고 또다시 속절없는 생각을 하고 마는 것이었다.

이 이상 운수 사나운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미 같이 병원에 간다고 정해진 상태, 발목이 나으면 제 스스로 위험한 사람에게 연락해야 하는 미래에서 더 무언가가 추가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는데. 불행의 신은 폴리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지 않았다. 폴라리스는 릭이 문을 열어주고 손을 받쳐주는 것을 약간은 불안한 심정으로 보았다. 물론 겉으로는 전혀 표내지 않았다. 선글라스는 역시 언제나 신의 한 수다. 폴라리스는 릭의 젠틀함이 언제까지고 유지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상냥? 그래. 상냥하기야 했지. 그렇지만 그것이 이 남자의 다가 아니라는 것은 진작에야 알아챘다.

선글라스 너머로 처음 눈이 마주친 순간부터.

“....”

폴라리스의 행동이 우뚝 멈추었다. 기어 아래 깔린 한 장의 명함에는 인페르노라는 글씨가 떡하니 박혀 있었다. 그녀는 저것이 밤의 도시 최대 마약운반조직의 이름인 것을 알았다. 이태리어로 지옥이라는 뜻을 가진 것 역시 알았다. 그렇지만 그곳의 언더보스가 누구인지는 몰랐다.

여태까지의 친절은 날 방심시켜 차에 끌고 오려는 수작이었나요...?

묻고 싶은 것을 꾹 참고서 폴라리스는 천천히 뒤를 돌았다. 아, 남자의 친절이 끝날 시간이었다.

1-12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08 19:46 ID : si+WWwaOjcmVM
릭은 폴라리스의 행동이 갑자기 멈춘 것을 의아하게 느꼈다. 선글라스에 가려진 그녀의 남태평양빛 눈이 천천히 이쪽을 돌아본다. 왜요, 릭은 싱긋 웃어보였다. 시트 위에 당신이 기겁할만한 바퀴벌레 따위라도 있었나. 살짝 고개를 들어 폴라리스의 머리 너머 차 안을 들여다보았다.

"아."

그리고 그 순간, 릭은 잠시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기어 밑에 끼워진 한 장의 명함. 그것의 정체를 그도 익히 알고있었기 때문이었다. 저게 왜, 저런 곳에?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 따위에 의문을 품을 시간이 없었다. 그는 이제 벗어버려야 할 가면 아래를 생각해야했다.
릭은 당황하지 않고 조수석 안으로 허리를 굽혀넣었다. 팔을 뻗어 명함을 들어올리는 손이 우아하다. 명함은 그와 어울리는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꾸며져있다. 장식 하나 없는 두툼한 흰색, 그 위에 쓰여있는 유려한 검은 필기체의 "Inferno". 당신만을 위한 지옥이다. 그리고 표정을 보아, 릭 앞에 서있는 여자는 그 이름이 가진 무게를 알고 있었다.

"제가.. 이름을 알려드렸던가요?"

폴라리스는 그 순간, 아마도. 웃음 사이 가라앉은 릭의 차가운 무표정을 보았다. 찰나의 공허다. 여전히 웃는 표정이건만, 묘하게 섬뜩한 분위기는 마치 사자가 이빨을 드러내기 직전이다. 릭은 미소지은 얼굴 그대로 폴라리스의 오른손을 살짝 받쳐 들어올렸다. 로렉스를 찬 손목이 주차장의 밝은 형광빛에 반짝 빛난다.

"릭입니다."

그리고는 부러 명함을 뒤집어 그녀의 손바닥 위에 얌전히 올려놓는 것이다. 인페르노의 뒷면에는 그의 이름이 간략하게 써있다. Rick. 그리고 언더보스. 그녀가 이것의 무게까지는 모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뭐, 사실 아무래도 상관없지만서도.

여전히 조수석 문을 열어둔 채로, 릭은 차체에 기대어 코트 안에 손을 넣었다. 아까는 손수건이 나왔던 곳에서 담뱃잎을 감싸 만 희여멀건 것이 나온다. 길쭉한 것이 꼭 그의 손가락을 닮았다. 릭은 폴라리스에게 양해도 구하지 않고 불을 붙였다. 장소가 주차장이라는 것 따위는 이 남자에게 어떤 의미도 가지지 못하는듯이,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라이터 뚜껑을 연다. 그리고 고개를 튼 그대로. 움직이는 사자의 갈색 눈동자가 폴라리스를 응시한다. 각도 탓에 흘러내린 금발 사이로는 그제서야 드러난 세 개의 은빛 피어싱이 있다. 이제 어쩔 것이냐. 그는 눈빛으로 묻는다.

1-13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08 20:37 ID : sidIg2ZdXL6J+
폴라리스는 저 명함을 먼저 차에 올라타 슬그머니 제 호주머니 사이에 숨겼을 수도 있었다. 저 명함을 보고 굳지 않고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올라타서 기어 사이에 명함이 떨어져 있네요, 라고 천연하게 말했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선택지를 고르지 않고, 우뚝 멈춘 것은 왜였을까. 그리고 굳어 있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 것은 왜였을까.

그것은 아마도. Inferno. 지옥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 때문이었을 거다.

-폴리는 지옥을 안다. 지옥을 안다는 것은 악마를 안다는 것이다.

차가운 무표정, 찰나의 공허, 섬뜩한 분위기의 웃는 표정 앞에서 폴리의 시선은 약간 멍하니 그의 동선을 그대로 따라갔다. 손바닥 위로 올려진 명함을 약간 멍하니 읽었다. Rick. 아마 이것이 남자의 이름이다. 폴리는 아까 흘려들었던 소리를 약간 힘겹게 머릿속에서 찾아와 재생시켰다.

‘제가.. 이름을 알려드렸던가요?’
아뇨, 당신은 제게 이름을 알려준 적 없어요.

‘릭입니다.’
명함에 적어진 것과 같은 이름이네요, 릭.

-폴리는 지옥을 알았다. 지옥을 안다는 것은 악마를 안다는 것이었다.
폴리는 저 조직명이 그녀가 알던 그 지옥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눈 앞의 남자 역시 그 악마와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 역시 알았다.

그렇다면 그녀가 두려워 할 것이 뭐가 있을까? 폴라리스는 오직 같은 형태의 지옥만이 저를 덮쳐오지 않으면, 공포에 질리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다. 폴리는 제게 양해도 구하지 않고 담배에 불을 붙이는 남자를 얌전히. 아니, 고요히 바라보았다. 아무 것도 던져지지 않은 호수처럼 잔잔하게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틀어 저를 바라보는 사자의 시선을 물끄러미 마주 보았다. 피어싱은 아까 전에도 그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좀 더 분명한 형태로 보인다. 이제 어쩔 것이냐, 눈빛으로 묻는 그를 보며 빙긋, 소리 없이 웃었다. 그 매끄러운 미소가 답변의 전부가 아니었다. 5초 정도 미소는 지속되었다. 폴리는 은은한 분홍빛이 도는 입술을 태연하게 열었다. 솔직히 악마랑 비교하자면 사자는 귀엽지. 사자가 사람 잡아 먹는 맹수라는 걸 알고 봐도 얌전떨고 있는 사자는 귀엽긴 하지. 라는 태평한 생각도 잠깐 했다.

“글쎄요, 릭. 제가 어쩌면 좋을까요?”

글쎄요, 릭. 마치 오늘 점심 메뉴는 무엇으로 정하면 좋을까요, 묻듯이 평이한 어조의 말이 흘러나왔다. 목소리는 언제나와 같이 끝내주게 예뻤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일상 속에 솜니움 안에 있는 것처럼.

“이 발목으로 뛰어봤자 잡힐 것이고.”

남자의 본색의 일부를 본 이상. 어차피 도망칠 생각도 없었다. 도망가면 쫓는 게 맹수의 본능이라 하지 않던가. 폴리는 맹수의 사냥 본능을 자극할만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아마도. 아직은.

“겁에 질린 척은 해줄 수도 있겠는데. 겁먹은 척이랑, 진짜로 겁을 집어 먹는 것이랑은 다른 거잖아요?”

폴리는 멋쩍은 듯 명함을 가지고 있지 않은 손으로 뺨을 긁적였다. 그리고 손에 들린 명함을 한 번, 릭을 한 번 번갈아 보았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진짜로 모르겠어서 묻는 거예요.”

그렇다. 진짜로 모르겠어서 묻는 거다. 살려주세요, 라는 남자가 수없이 들었을지도 모르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진짜로 저를 죽이려 들면. 부탁 한 가지만 들어달라고 해야지.

물론 폴리의 그 부탁이 목숨을 구걸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유언을 그에게 남길 뿐이다. 소박한 소원이니 그 정도는 들어줬으면 좋겠다.

안 들어줘도, 뭐... 별 수 없지만.

1-14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08 21:26 ID : si+WWwaOjcmVM
릭은 담배를 입술에서 떼어냈다. 이제는 몸을 틀어 폴라리스를 똑바로 응시한 채로, 선글라스 너머 그녀의 눈 외에는 아주 잠시도 한눈을 팔지 않고. 느릿한. 그러나 그래서 더 우아한 움직임이었다.

겁에 질린 척은 해줄 수도 있겠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쿵, 소리를 내며 가라앉았다.

사자는 더 이상 웃지 않았다. 더없이 다정했던 눈빛을 씻고, 차가운 고요 속으로 끝없이 추락했다. 릭은 그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금까지 그 앞의 폴라리스는 연약한 사슴이었다. 사슴이었고, 사슴이서, 사자는 마치 놀잇감을 가지고 놀듯 그녀의 다음 행동을 궁금해했다. 지켜보면서도, 사실 이빨을 드러내고 그 작은 몸을 집어삼킬 생각은 없었다. 그저 궁금했을 뿐이었다. 자, 이제 어떻게 할 것이냐. 당신은 내가 보여준 다정한 모습을 믿겠는가. 전번의 소녀-라일-처럼 그것을 믿고 순순히 내 호의를 받아들이겠나, 아니면 뒤돌아 도망칠텐가. 갑자기 궁금해진 것이었다.

왜 갑자기 그런 어울리지도 않는 호기심을 품었던걸까. 어쩌면 그 안에 웅크려있던 사자가 그도 모르는 사이 이 여자의 이면을 보았던 걸지도 모르겠다고. 릭은 문득 생각했다.

"...글쎄요."

무표정한 얼굴은 대체 무슨 생각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릭은 잠시 제가 만났던 셀수없이 많은 사람들 중 이런 인간군상이 있었는지를 생각했다. 아니. 대답은 단호하다. 이제껏 그의 앞에 섰던 여자들이 떠오른다. 당신은 겁에 질려할 줄 알았는데. 답지 않은 착각이었다.
새 담배를 꺼내 입에 문 릭이 불을 붙이기 위해 살짝 턱을 당렸다. 후, 그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로 첫 숨을 뱉는다.

"실수했네요, 내가."

릭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흥미가 일었다. 사자의 형형한 눈이 이제 사슴인지 무엇인지도 모를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예민한 육감이 순간 경고했다. 파멸할거야. 위험한 여자, 부지불식간에 갑자기. 그러나 그는 처음으로, 그 자신을 여러번 죽음의 위기에서 지켜주었던 그 육감을 가볍게 짓밟아버리기로 한다. 그래. 릭은 자신의 뜻을 관철할 줄 아는 남자다. 강한 사람, 지나친 프라이드. 결코 자신의 고집을 거두지 않을 테다.

"당신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어요."

그가 입을 열었다. 눈치챘어? 이상하지, 그는 간헐적으로 향을 빨아들이면서도 절대 그것을 정면으로 뱉지는 않는다.

"하나는 내 차를 타고 안전하게 병원에 내려지는거고, 또 하나는 내가 건네줄 돈을 받아 안전하게 택시를 타는거죠."

릭이 웃었다. 그러나 아까처럼 밝고 다정한 것이 아닌 차갑고 희미한- 차라리 실소에 가까운 것이다.
입에 문 담배를 빼더니, 불씨가 뜨겁지도 않은지 검지를 내리쳐, 툭, 때리듯이 불을 껐다. 저보다 더 강한 힘에 부딪힌 불씨가 어쩔 도리 없이 무너져내린다. 꼭 폭죽처럼 터져오르는 불빛이 둘 사이를 잠시동안 장식했다.

"어떻게 하겠어?"

그러고보니, 릭은 아직도 이 여자의 이름을 모른다.

1-15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08 22:28 ID : sidIg2ZdXL6J+
정말로 한눈팔지 않고 똑바로 내 눈을 보네, 저 사람.

그래서 폴리는 릭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담배를 입술에서 떼어내는 동작이 우아했다는 것도, 그의 무엇인가가 툭-하고 가라앉았다는 것도, 그녀의 가면 중 일부를 이제는 그가 깨달았다는 것도. 그렇지만 폴라리스는 독심술사가 아니었다. 보는 눈이 좋고, 눈치도 빠르고, 감이 좋은 편이어도 그의 생각까지는 완벽하게 읽어낼 수가 없다. 그래서 궁금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라는 질문에 그가 어떤 대답을 되돌려줄 것인지가.

“....?”

새로 바꾼 담배의 첫 숨을 뱉은 후. 고개를 들어 시선만으로 저를 내려다보는 남자가 무엇을 실수했다는 것인지 모르겠어서. 폴라리스는 그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천천히 옆으로 기울였다. 갸웃, 하는 동작이 모르는 사람이 보았다면 퍽 귀엽다고 생각했겠다마는.
글쎄. 이제 그는 폴라리스를 마냥 사슴처럼 보아주지 않을 테니 쓸데없는 귀여움이지 않을까?

“뭘 실수했는지 물어보는 건, 엄청 눈치 없는 행동일까요?”

폴라리스는 고개를 바로하고 선글라스를 천천히 벗었다. 빗물이 그친 후, 비가 개인 후의 하늘의 색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소다처럼 달콤한 색채를 가졌던 눈동자가 지금은 약간 시리고 또 청량한 색상으로 변모해 있었다. 아이스블루. 그렇게 흔하게 볼 수 있는 색은 아니겠지. 깜박깜박. 몇 번 속눈썹 아래로 숨었다 모습을 드러냈다를 잠깐 반복한 눈이 그의 눈을 직시한다.

“어느 쪽이든 당신이 내 안전을 보장해 준다면.”

안전하게 내 차를 타고 병원에 가거나, 안전하게 택시를 타거나.
진짜로 안전한 선택지가 있기나 할까?
똑바로 그의 눈을 직시하던 폴리의 눈동자가 둥글게 휘었다. 그 눈웃음이 자못 부드러웠다. 그에게 어떠한 해도 끼치지 못할 것처럼.

“당신 차에 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겠죠. Mr, 릭. 병원까지 데려다 줘요.”

밝고 다정한 미소는 당신의 가면. 그리고 아까 보여준 차갑고 희미한 웃음은 당신의 진짜?
글쎄, 어느 쪽도 가면이고. 어느 쪽도 진짜일지. 지금의 나는 모르지. 그러니까 조금 더 당신이랑 있는 게 지금의 내게 있어서 더 나쁘지 않은 선택지 일 거야. 폴라리스는 선글라스를 도로 껴 제 눈동자를 감추었다. 그리고 신발을 먼저 릭의 차 조수석의 밑바닥에 내려놓고는 제 가방을 뒤적여 손수건을 찾았다. 릭이 준 손수건을 아까 엘리베이터 타기 전에 이미 제 가방 안에 넣어두었고, 찾아서 꺼낸 손수건은 본인의 것이다. 유명한 메이커의 것은 아니고, 그냥 백화점 세일 때 골라서 산. 에스닉한 무늬가 남색, 바탕이 연한 회색인 별로 비싸 보이지는 않지만 깨끗한 손수건을 똑바로 펴 발이 앉을 자리에 먼저 깔았다. 맨발로 주차장까지 내려왔으니 발이 성할 리 없다. 생채기도 생겼고, 더러워졌고. 그런 발로 비싼 차를 타는 것은 좀... 그랬던 것이다. 차는 청소하기 힘드니까 내 특별히 배려해준다. 폴라리스는 손수건 위로 천천히 발을 옮겼다. 삔 발목이 아까 릭이 보았을 때보다 부어 있었지만. 폴라리스는 아프다는 티를 조금도 내지 않았다. 그리고 조수석에 앉아 스스로 안전벨트까지 매고 릭 쪽을 바라보았다.

안 타고 뭐해요?

라고 묻는 듯이.

1-16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08 22:57 ID : si+WWwaOjcmVM
당신을 마냥 사슴으로만 여긴 거겠군. 무얼 실수했냐는 물음에 가볍게 대답한다.

미스터 릭. 상대의 뻔뻔스러운 말투에 이름의 당사자는 작게 코웃음쳤다. 정말 차를 타겠다고 한 것도 우스운데, 배려랍시고 바닥에 손수건을 깐 것은 더 우습다. 배려는 강한 쪽이 약한 쪽에 베푸는 자비라고 생각해왔다. 저 여유로운 태도는 무얼까. 이래서야 내가 사슴이 된 꼴은 아닐지. 마주친 시리도록 푸른 눈동자에 순간 잡아먹히는 착각이 든다. 그녀의 눈동자는 아까와는 또 다른 색깔이다. 남태평양, 이제는 남극의 빙하 그 자체. 꼭 그녀의 페이스에 휘말리고 있는 느낌이다. 상황의 주도권을 쥐지 못한다는 건 만족스럽지 못한 일이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탈겁니다. 릭은 비릿하게 웃는 얼굴로 조수석 문을 닫았다.

차에 타자마자 담배를 태우는 것은 그의 오래된 습관이었다. 주차장 밖을 나서기가 무섭게, 그는 차창을 내리고 또 다른 조각을 물었다. 긴 금발이 기분 좋은 바람에 흔들리고. 두 사람이 타고 있는 승용차는 일절의 소음도 내지 않은 채 아스팔트 위를 부드럽게 미끄러진다. 릭이 사랑하는 편안한 승차감이다.

"이름이 뭡니까?"

갑작스레 묻는다.
릭은 상대와 부드럽게 대화를 이어나갈 줄 아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차에 타면서부터 그는 굳이 이어지는 침묵을 깨려 하지 않았다. 어쩌면 더 이상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지도 모르겠다. 한번 이빨을 보인 상대에게 굳이 얌전한 양의 탈을 뒤집어쓸 필요가 있을까. 그렇게 이어진 얼마 간의 침묵 끝, 차가 신호를 받아 멈추고서야. 릭은 여전히 정면을 보는 채 툭 물었다.

"억울하네요. 나만 당신 이름을 모르는 게."

..이쪽은 농담이었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아닌가. 상냥하고 위트있는 남자의 탈은 이미 벗어던진 줄 알았더니, 아까와 다른 무표정으로 종잡을 수 없는 소리를 한다. 역시 알다가도 모를 사람. 릭은 과거의 누군가가 그에게 했던 말을 문득 떠올렸다.

1-17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08 23:20 ID : sidIg2ZdXL6J+
내 사슴처럼 연약한 아가씨 가면은 완벽했나보다. 가볍게 대꾸하는 그의 말에 슬쩍 미소가 피었다. 하지만, 역시. 나는 완벽을 믿을 수가 없다. 완벽을 추구하는거지, 완벽한 가면은 아니었을 거야.

비릿하게 웃는 얼굴이 아니라, 문이 내는 쾅 소리에 놀랐다. 눈을 땡그랗게 하고 닫힌 문을 보아도, 그 눈이 선글라스에 가려져 있어서 그냥 놀라지 않고 그를 바라보았던 걸로 그가 착각할지도 모르지.

차창을 내리고 또 다른 담배를 무는 그를 잠시 보다가 담배 연기를 피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담배 연기는 대부분 릭이 열어놓은 창으로 빠졌지만, 간혹 창 밖으로 빠지지 못한 희미한 연기가 차 안으로 들어올 때는 미간을 슬쩍슬쩍 찡그렸다. 간접흡연이 더 건강에 나쁘다는 소리를 폴리는 생각하면서도 릭에게 털어놓지 않았다. 침묵의 시간동안 그를 바라보지 않고 창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을 보고 있는데 갑작스러운 물음이 들렸다.

“?”

이제 와 그게 궁금해요?
사실은 이제 물어볼 타이밍이 생긴 거지, 실은 아까 전부터 궁금하지 않았어요?

“....”

계속 억울해 하세요. 얄밉게 말하고 손으로 입술을 가리며 호호 웃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은데, 폴라리스는 위태로운 평화를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 정말로 돌 것 같은 일이 없으면 미친 짓을 사서 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폴라리스는 고개를 돌려 릭을 바라보았다.

“폴라리스.”

지금 이 모습일 때의 풀 네임을 한 번 차분하게 불러주고.

“폴리라고 부르셔도 돼요.”

약칭 또한 차분하게 불러주었다.

“담배 많이 좋아하세요?”

많이 좋아하는 것 까지는 아니면 그냥 꺼 줬으면 좋겠지만. 내가 꺼달라고 하면 꺼 줄까?
젠틀한 남자의 가면은 이미 벗었잖아, 당신.

1-18
"폴라리스."

피아노를 치듯, 말끔한 저음이 그녀의 이름을 혀끝에서 한바퀴 굴린다. 폴리라고 불러도 된다는 말에 릭은 여전히 정면을 쳐다본 채로 그 이름 역시 중얼거린다. 폴리라, 아까 들었다면 웃으며 예쁘다고 칭찬해주었을 법도 한 이름이다. 그러나 이제와서 그런 말을 할 이유는 없으니- 릭은 잠자코 창밖으로 내밀고 있던 것을 다시 입에 물었다. 신호가 푸른색으로 바뀌고, 그는 브레이크 대신 엑셀을 밟는다.

"......"

담배 많이 좋아하세요? 청아한 물음이다. 릭은 대답 대신 슬쩍 시선을 옮겨 폴라리스의 표정을 보았다. 폴라리스에게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는 퍽 눈치가 빠른 남자다. 쓰고있는 선글라스 탓에 눈빛이 읽히지 않는다해도 당신의 의도 정도는 단번에 읽었을 것이다. 후. 마지막 연기를 빨아들인 릭이 폴라리스를 힐끗 훑었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러고는 별 미련 없이 손을 내밀어 담배를 차창 밖으로 털어버린다. 착각일까, 차가 달리는 속도가 조금 빨라진 것도 같은데. 계기판의 속도 표시가 점점 올라가는 걸 보면 착각은 아니고. 이 오만한 남자의 마음에 뭐라도 불편함이 있었는가, 그러나 그렇다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표정변화가 없다. 여전히 담배를 물고 있는 듯 평온한 표정이다.

차는 그의 손을 따라 빠르게 움직였다. 완벽한 승차감인 덕분에 창문까지 닫고 나자 그다지 빨리 달리는 것 같지도 않다. 변하는 것은 창밖의 풍경뿐. 조용한 침묵과 표정없는 릭 탓에 차 안의 시간은 마치 아까 전에서부터 멈춘 듯, 고요히. 고요하게 흘러간다.

"잠깐 기다려요."

마침내 도착한 병원 앞이다. 마지막에서 불친절한 이 남자는 그 말만을 남긴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 안을 빠져나갔다.

1-19

별명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09 00:08 ID : sis9782/y0KA2
피아노 소리도, 낮은 저음도 좋다. 기실 누구나 미남이라고 인정할 릭의 외형보다는 그의 목소리가 더 마음에 드는지도 모르겠다. 남자는 시각에 약하고 여자는 청각에 약한 동물이라더니 그 말이 틀리지는 않아. 생각하며 폴라리스는 그의 목소리를 통해 제 이름을 들었다.

“.....”

담배를 사랑한다고 말한 남자가 아무 미련 없이 손을 내밀어 창밖으로 담배를 버린다.

...?

대체 왜? 라는 의문이 들기는 했다. 피워도 불평 못하는데 사랑한다고 말할 정도면 피우지 그랬어요. 그리고 폴리는 올라가는 계기판의 속도를 보며 차라리 담배 좋아하세요? 라고 묻지 말 걸 그랬다고 쪼끔. 아주 쪼끔 후회를 했다. 그리고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선호한다고 추정되는 기호품을. 좋아하냐고, 말 한 마디 물었다고 버려준 것은. 후회보다 좀 더 큰 크기로 신기하게 여겼다.

안전한 사람은 아니겠지만, 내 예상보다 훨씬. 위험하지 않게 굴어준다. 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내게 배려를 해줄 이유가 없을텐데?

젠틀남의 가면을 쓰고 있던 아까처럼 과하다 싶은 친절은 베풀지 않지만, 어째 이상하게 내 예상보다 훨씬. 훨씬 더 친절하기까지 한 건 대체 왜일까...? 의문을 품었으나 아무에게도 묻지 못하고 고요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폴라리스는 꽤 많은 생각을 했다. 릭에게 받은 손수건은 나중에 전화할 때, 그래서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세탁해서 돌려줘야 하는 것인가, 하는 실없는 생각도 그 생각들 중에 포함된 것이다.

잠깐 기다리라는 말에 얌전히 고개를 끄덕거렸으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난 남자가 알 턱이 없겠지. 릭이 빠져나가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했다는 것 역시 알 길 없겠지.

1-20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09 00:50 ID : siko2967EoaK6
아무런 예고도 없이 조수석 문이 벌컥 열린다.

"신어요. 이거."

확실히 제멋대로인 남자다. 폴라리스가 신기 편한 방향으로 툭 내던진 것은 다름 아닌, 방금 병원에서 가지고 나왔음이 분명한, 병원마크가 큼지막하게 찍힌 초록색 슬리퍼였다. 신발을 신기 편하도록 옆으로 살짝 비켜선 그의 시선은 무얼 생각하는지 그녀의 발쪽으로 향해있다. 그냥 멍이라도 때리고 있는건가 싶지만, 아무 생각 없이 남의 발이나 들여다보고 앉아있기에 그는 지나치게 계산적인 사람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이 알수없는 남자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은 그 부모라도 무리일 테다.

릭은 한참을 기다리다, 폴라리스가 병원 접수를 끝내고 진료실 안으로 들어서고서야 비로소 일어나 병원을 떠났다. 비싼 맞춤형 가죽구두로 길고 긴 복도를 흐트러짐 없이 걷고. 가장 바깥쪽의 유리문까지 지났다. 마침내 지상에 위치한 병원 주차장까지 도착한 그는, 바로 몇십분 전 주차한 자신의 차를 찾아 차체에 몸을 비스듬히 기대었다. 그래도 병원에서 담배를 피워선 안된다는 생각은 있는지 반쯤 뚜껑을 연 라이터를 다시 코트주머니에 집어넣는다.
고개를 든 하늘에는 화사한 태양이 땅을 비추고 있었다. 밤의 도시와 어울리지 않는군. 릭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

그리고, 이건 아무래도 좋을 이야기.

"아이작입니다."

치료를 받고 나온 폴라리스는 아마도 병원 입구에서 무언가 똥씹은 듯한 표정의 남자를 만났을 거다. 아이작입니다. 단정한 머리에 은테안경, 그러나 양팔에는 한눈에봐도 나 불량하오~하는 문신을 가득 새긴 이 남자는 자신을 그렇게 소개했다.

"폴라리스님 맞으시죠?"

그리고 폴라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면, 아마도. 말없이 무언가를 슥 내밀었을 거다.

"신으세요."

꼭 누군가가 생각나는 말투다. 어리둥절하게 받아든 쇼핑백 안에는 작은 상자가, 상자 안에는 하얀 운동화가 하나 들어있다. 신발은 놀랍게도 폴라리스의 발에 잘 들어맞는다. 어떻게 사이즈를 이렇게 잘 알았지? 생각하는 폴라리스의 머릿속에, 어쩌면, 한시간 전의 어떤 장면이 오버랩될지도 모르겠다. 병원 슬리퍼를 신는 발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모습. 릭이 보고 있던 것이 자신의 발사이즈였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아까는 미처 보지 못했던. 상자 바닥에 깔려있는 메모 하나를 발견하겠지. 어울리지 않게 쪽지 모양으로 접혀있는 그것을 펴보면- 정갈한 글씨체로.

[당신이 적신 그 수트, 리미티드 에디션이었어요.]

...소름이 돋을 지도 모르겠다.

38 두번째 일상 (6273871E+5)

2018-12-27 (거의 끝나감) 23:55:11

2-1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09 22:25 ID : siko2967EoaK6
모란방 향주와의 짧은 대화를 마무리짓고, 릭은 잠시 바람이라도 쐴 요량으로 발코니 쪽으로 발을 옮겼다. 글라스 안의 붉은 와인이 그가 한 걸음을 뗄 때마다 조심스럽게 출렁인다. 이럴 때 만큼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체질. 린과의 대화 중 고작 한 모금을 마셨을 뿐인데 취기가 오르는 것도 같다. 불쾌하군. 릭은 마침 그의 곁을 지나가던 딜러의 쟁반 위에 들고 있던 것을 다시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는 발코니 옆에 기대어 있는 익숙한 은발을 보았다.

"신발은 잘 받았나요?"

끝이 뾰족한 멋스러운 맞춤구두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간다. 처음 본 그 순간의 다정한 미소를 띈 채로. 사자는 태연하게 그녀에게 인사했다.

"또 보네요, 폴리."

2-2
별명 : 폴리 - 릭 기능 : 작성일 : 17-08-09 22:39 ID : sis9782/y0KA2
...음, 젠장. 적어도 여기서 마주치고 싶지는 않았는데. 생각하면서도 폴리는 릭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태연히 고개를 돌렸다.

"잘 받았어요."

감사를 표하듯이, 폴라리스는 빙긋 웃었다.
솔직히 당신의 정갈한 글씨로. 내가 적신 정장이 리미티드 에디션이라고 하는 것보다도.
발에 꼭 맞는 신발이 내 취향이라는 게 더 소름 돋았었다. 심지어 색깔도 폴리가 선호하는, 하얀색이었어.
-라는 속마음이 1도 들리지 않는, 차분한 목소리로 릭의 말을 받았다.

"이런 곳에서 볼 줄 몰랐는데 신기하네요."

2-3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09 23:22 ID : siko2967EoaK6

"칭찬이겠죠?"

너무 잘 어울린다는 말에, 릭이 싱긋 웃으며 되묻는다. 웃고 있는 눈매가 참 부드럽다. 이렇게 보아서는 티끌만한 오점도 없이 선한 인상이거늘. 느껴지는 자꾸만 묘한 위압감은 왜일까. 아, 아무래도 희미하게 풍기는 향수 냄새 때문인가보다. 고급스러운- 그러나 분명한 남자의 것. 후각은 오감 중 가장 예민한 감각이라고들 하니.

"난 한번 본 사람은 잊지 않아요."

릭은 자신이 이 수많은 군중 속에서 폴리를 찾은 것을 아주 당연한 일이라는 양 가볍게 치부했다. 명석한 기억력에 뛰어난 눈썰미다. 이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대체 무얼 하고 살았을까, 어쩌면 그 좋은 머리를 굴려 나쁘지 않게 높은 자리에 앉았을 지도. 그러나 밤의 도시에서 태어나 여섯에 처음 총을 잡은 시점부터 그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탕, 갑작스럽게 들린 총소리에 릭은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대화를 나누고 있던 여성의 앞을 막았다. 꼭 뒤따라오던 부하의 움직임을 제지하기라도 하는 양. 살인사건이다! 누군가 소리친다. 잠시 그쪽을 바라보고 있던 릭은, 곧 얼핏 웃으며 고개를 돌려 다시 폴라리스를 보았다.

"내가 한 거 아니야."

...핀트가 어긋난 농담이다.

2-4
별명 : 폴리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0 00:00 ID : siR6XUWzWPXJU

“칭찬이죠, 물론.”

따라서 싱긋 웃으며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찔리는 거 있어요? 굳이 칭찬이냐고 묻게. 느껴지는 위압감에도 움츠러들지 않았다. 겉도 그랬고, 속도 그랬다. 나한테 위압감을 주려거든 일단 내 장기를 뺀다고 말로 협박하지 그러세요... 그렇게 분위기로 위압하려들지 말고.

“...그래요?”

그것 참 오싹한 멘트네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폴리는 한 번 본 사람을 잊지 않는 사람. 그러니까 기억력이 비상한 사람을 처음 만난 게 아니었다. 전혀 놀랍지 않았다. 새롭지도 않았다. 조금의 침묵 후에 그래요? 되묻는 게 왠지 그럴 줄 알았어요, 라고 들린 것은 릭의 기분 탓이 아닐 것이다.

*
일순간에 멈춘 암전. 멈춘 음악.

뭔가 예감이 좋지 않았다.

탕, 소리에 저도 모르게 한 쪽 무릎을 굽히고 앉아버린 폴리-본능적으로 몸을 낮춘 것이다-가 혼란 속의 웅성거림에서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온 물체 같은 것-릭의 손-을 반사적으로 양손으로 잡아버렸다. 날아온 야구공 잡듯이 그렇게.

세상에. 내가 지금 잡은 게 누구 손이지?

불이 켜지고 누군가 살인사건이라고 하는 게 들렸지만. 그 소리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폴리는 지금 제 포즈가 부끄러웠다. 미친 것 같아. 꿇어앉아서 릭 한 쪽 손을 제 양손으로 붙들고 있는 게, 릭의 포즈와 맞물려 꼭. 주님의 손을 붙든 베드로나 요한 같은 것을 연상케 하는 것이었다. 도로 불 꺼요. 왜 켰어요.

“...알아요.”

망연히 답한 후에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손을 잽싸게 떼서 제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고 몸을 수그렸다. 눈썰미 좋은 릭은 폴라리스의 선글라스 쓴 얼굴이 붉은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귀까지 붉어져서 양손으로 얼굴을 가려도 소용이 없을 듯 싶었다.

-나 빼고 다 여기서 나가주세요.

-제발.

심각한 살인현장에서, 남들은 다 진지하게 추리하고 있는 판국에. 저 혼자 개그캐가 된 것 같아서. 지금 폴라리스는 이 자리에서 소멸해 버리고 싶은 기분을 느끼며 어깨를 바들바들 떨었다.


2-5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0 00:21 ID : sisGoUmcheCxM
릭은 이렇게 희한한 방식으로 제 손을 잡는 사람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애초에 불필요한 스킨십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긴 거래를 마치고 협상의 성사를 알리는 악수를 할 때도, 그는 땀에 젖은 상대의 손이 불쾌하게 축축하군, 따위의 건조한 감상만 늘어뜨릴 뿐이었다. 겁도 없이 손을 잡는 옛 연인들-애인이라고 생각하기는 했던가-의 가냘픈 손가락 따위는 어렵지 않게 뿌리쳤다. 의도가 빤히 보이는 접촉은 불쾌하다. 기분이 몹시 저조해져서, 곧장 화장실로 걸어가 흐르는 물에 끈적해진 손을 쑤셔넣곤 했다.

...그런데 이건, 뭐지? 불이 켜지고, 반사적으로 내민 손이 누군가에게 잡혀 있음을 깨달은 순간. 그리고 방금까지 옆에 서있던 그 여자가 손에 아이마냥 대롱대롱 매달려있음을 안 순간, 릭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더랬다. 내가 한 거 아니야. 되도 안되는 농담. 이건 대체 무슨 의도일까. 릭은 어쩌면 제가 조금 당황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알고 있었다면 다행이군요."

약간의 침묵 끝에 그는 느릿하게 대답했다. 대답을 들은건지 못들은건지. 폴라리스는 잽싸게 손을 거둬 이제는 자기 얼굴을 오밀조밀 가리고 있다. 텅 비어 갈곳을 잃은 제 손이 안쓰러워 릭은 그것을 천천히 내렸다. 찰나의 순간 스쳐지나갔지만, 선글라스에 가린 그녀의 볼은 붉다. 저건- 또 연기? 아니면.

"울어요?"

바들바들 떨리는 어깨를 보며, 릭은 애매하게 웃었다.

2-6
별명 : 폴리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0 00:35 ID : siR6XUWzWPXJU
수치사로 죽고 싶다. 그런데 여기 말고 딴 데서 죽을 거야. 그렇지만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범인을 찾는 것 뿐이라고.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수치사로 죽어가는 와중에 기적적으로 들렸다.

XX.. 창문 깨고 탈출하고 싶다...
그렇지만 그게 불가능 하대...

"안 울어요..."

흑흑, 흐느끼는 것 같은. 부끄러움에 죽어가는 소리가 울지 않는다는 대답에 묻어나왔다. 어깨가 바들바들 떨리는 것 역시 여전했다. 진짜로 울고 있냐고 묻는다며. 몸 말고 마음으로 울고 있다고 대답해야겠지.

"몸은 안 우는데, 마음이 울어요..."

툭 치면 죽어버릴 것 같은 연약한 목소리가 죽어가는 와중에 착실히 대답했다. 로우 포니테일로 묶은 탓에 노출된 귀에서 붉은 물이 빠지지 않았다.

"누가 절 불쌍히 여기신다면 범인 좀 빨리 찾아줬으면 좋겠어요. 저 여기서 탈출 좀 하게...."

탈출해서 가는 장소로는 어디가 좋을까? 자살 명소로 핫하다는 데가 요즘 어디였지?

2-7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0 00:56 ID : sisGoUmcheCxM
꼭 울고 있는 것 같은 목소리 위에, 처음 만나던 날 그녀가 흘렸던 눈물이 미세하게 오버랩된다. 설마 이것도 연기는 아니겠지. 정말이지 알다가도 모를 사람, 릭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볼 때 어떤 느낌을 느끼는 지를 비로소 깨달았다.

"여기서 이야기나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나갈 수 있게 되겠죠."

그러나 폴리가 부끄러움으로 죽어가든 말든, 범인을 찾아달라고 하든 말든, 릭은 시종일관 여유롭다. 강자의 힘에서 나오는 자신감일까, 하지만 그렇다기에 릭은 지금 이 상황에 티끌만큼의 흥미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에게 언제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안전이다. 어쩌면 폴라리스와 떨어져있는 홀의 이 한켠이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지도 모르지. 적당히 시간을 떼우다가, 정 안되면 바깥에 연락해 문을 부숴버리자. 그 전까지는 유유자적 이곳에 머물러있으면 그만이다.
별 생각없이 습관처럼 담배를 꺼내물던 릭은 곧 그것을 코트 주머니에 다시 쑤셔넣었다.

"조금 다른 얘기나 할까요."

잠시 벽에 기대어 무대 위의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는 듯도 했다. 얼마 가지 않아 그는 흥미 없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 입을 연다.

"왜 연락 안했어요? 신발을 받았으면, 그 안의 내 쪽지도 봤을 거 아닌가."

리미티드라니까. 다시 못 구해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예의 그 다정한 표정을 다시 지어보인다.

2-8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0 01:16 ID : siR6XUWzWPXJU
-여기서 이야기나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나갈 수 있게 되겠죠.

지금 이야기 나눌 정신 없거든요? 지금 누구 약올려요? 속으로만 따박따박 반박하며 폴리는 슬슬 정신줄을 챙겼다. 하... 인생... 훅 가는 게 한 방이라고 했지만, 이런 방식으로 훅 갈지는 몰랐지.

어깨의 움직임이 잦아들 무렵. 그가 다른 이야기나 하자는 제안을 한다.

싫어요. 안 돼요. 하지 마세요.

"....."

폴리는 포즈를 풀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힘 없는 걸음으로 걸어, 의자 두 개를 질질 끌고 와 하나는 릭의 근처에 놓고. 다른 하나는 릭의 의자에서 테이블 하나 들어갈 간격을 두고 놔두었다. 그리고 그 의자에 앉았다. 하...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숙인 채로 폴리는 입을 열었다.

"연락은 발이 완전히 나으면 하려고 했죠. 지금은 대충만 나았어요."

하아... 또다시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고서 폴리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어차피 선글라스가 표정의 반은 가려줄 것이다.

"원하는 배상이 정확히 어떤 거예요?"

힘이 없는 표정. 힘이 없는 목소리.

"얼마 주고 사셨는데요...."

솔직히 지금은, 눈 앞의 남자가 무엇을 배상으로 요구하든. 얼마를 주고 샀든. 전혀 놀라지 않을 것 같다. 놀랄 영혼이 반쯤 털려 있는 상태였으니까. .....다정한 표정이 (비)웃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내 착각이었으면 좋겠다. 그래, 뭐. 지금 내 꼴이 웃기긴 하지.. 맘껏 (비)웃어라...

2-9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0 01:48 ID : sisGoUmcheCxM
고마워요. 출중한 매너를 지닌 이 남자는, 레이디의 친절한 행위에 대한 감사 표시 후에야 싱긋 웃으며 자리에 앉는다.

"사실 돈은 딱히 필요 없어요."

릭은 얼마를 주고 샀냐는 폴라리스의 말을 가뿐히 무시했다. 분명히 똑같이 다정한 말투이긴 한데- 이런 사소한 부분들이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의 완벽한 상냥함과는 묘하게 다르다. 그때라면 사근사근하게 손사레를 치며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겠지. 같은 듯 미묘하게 다른 부분들. 계속해서 드러나는 새로운 면모, 그건 폴라리스가 아직 온전한 릭을 모두 보지 못했다는 것을 뜻하는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돈은 필요 없다는 말만은 진심이었다. 당연하지, 돈이라면 썩어날만큼 많은 인페르노의 언더보스가 고작 그만한 푼돈을 받겠다고 이런 정성을 들이고 있겠는가. 그러나-폴라리스는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원하는 배상이 정확히 어떤 거냐는 말에, 릭은 뜻밖에도 아주 잠시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글쎄. 모르겠네. 무얼 요구할까. 이 계산적인 남자는 오랜만에 기분이 시키는대로 흔들리고 있다.

"글쎄, 모르겠네... 나도 내가 뭘 원하고 있는지..."

의자 등받이에 반쯤 기대어 다리를 꼬고 있는 오만한 자세. 고개를 틀자 떨어지는 금발 사이로 릭은 조용히 속삭였다.

장내가 갑자기 조용해진 것은 그 순간이었다. 웬 남자의 장황한 설명이 이어지더니.. 칼이 어쩌고, 총이 어쩌고. 이내 사람들의 환호성과 탄성 비슷한 것들이 들린다. 릭은 직감적으로 게임이 끝났음을 깨달았다. 옳지. 굳게 닫혀 절대 열리지 않을 듯하던 문이 일제히 입을 벌렸다. 상황이 종료된 것이다. 새가슴인 누군가는 비명을 지르고 죽은 시체는 피범벅이 되어 되살아난다. 그제서야 시체의 얼굴을 분명히 보았다. 치나츠였군. 릭은 이 살벌한 게임이 참으로 치나츠 답다고 생각했다.

"저 남자가 수수께끼를 풀었나보네요."

당신이 바라던 대로. 누구라도 좋으니 빨리 문제를 풀고 탈출하고 싶다면서요. 턱끝으로 던킨 쪽을 가리키며, 릭이 별 감흥 없이 중얼거린다.

"뭐해요? 가서 키스를 퍼부어줘도 부족할텐데."

...그러니까 이건, 진짜 농담. 아마도. 빨리 뛰어가요. 이제서야 코트에 박아두었던 담배를 물며 그는 희미하게 웃었다.

2-10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1 20:47 ID : siRDgL24v8IpE
돈은 딱히 필요 없다는 말에 쉬이 납득했다. 애초에 배상 예상 선택지가 세 개였으니까. 첫째, 돈으로 배상한다. 예상 액수는 외제차 한 대에서 세 대 정도. 둘째, 돈은 필요 없으니 돈이 아닌 다른 것으로 요구한다. 이때는 물질적인 게 아닐 확률이 높았다. 대체 뭘 요구할 것 까지는 예상할 수 없었지만. 셋째. 배상을 요구하지 않는다. ...셋째가 제일 확률이 낮지. 아무래도. 0에 수렴하는 확률이지 않을까.

“....?”

조용히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글쎄, 모르겠네... 나도 내가 뭘 원하고 있는지...’ 라는 대답이 돌아올 줄은...
솔직히 말해 릭의 대답은 폴라리스의 예상 범주 내에 없는 것이었다. 본인이 원하는 걸 왜 몰라요? 배상 고르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 자연히 폴라리스는 의문을 가졌지만, 선글라스로 가려진 그녀의 눈동자 외에 의문을 생각하는 사람들 특유의 동작이 없었다. 남자의 오만한 자세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뿐. 그러던 중 폴리는 잊었던 무언가를 떠올렸다.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려던 찰나에, 장내가 조용해졌다. 그녀는 열려던 입을 도로 다물고 사람들의 소리에 귀를 귀울였다.

마침내, 수수께끼가 끝난 모양이었다. 폴리는 약간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약간의 해방감도 같이 느꼈다. 스르륵 어깨가 내려갔다. 이제 드디어 갈 수 있겠다.

“뛰어가서 키스하면 미친 여자 취급 받을걸요.”

폴라리스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애초에 감사의 키스를 남발하는 타입도 아니었다. 그리고 내 입술 비싸요. 억만금을 줘도 살 수 없는 거라고요. 릭의 웃기지도 않은 농담을 가볍게 받아치고서는 고개를 돌려 릭이 턱 끝으로 가리킨 남자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렇구나, 저 사람이... 수수께끼를 풀어주었구나. 탈출의 일등 공신이었다. 폴리는 남몰래 저 남자-던킨-을 가면무도회의 용사님이라고 불러보았다. 기억해 둬야지.

“....”

폴리는 고개를 도로 릭에게 돌렸다. 담배를 물고 희미하게 웃는 그가... 아니, 그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정확히는 그의 행동을 이해 못하겠다. 연기를 내 쪽으로 뱉지 않고, 피던 담배를 버리고, 도로 집어넣고, 물기만 할 뿐 불을 붙이지 않는. 사소한 것 같으면서도 사소하지 않는 배려인지, 예의인지, 정중함인지 모를 것을. 그 명함을 발견한 순간부터 친절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폴리는 자신의 판단을 되물렸다. 그의 친절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의 본성을 알기 전에 릭이 보여준 ‘완벽한 상냥함’을 보는 것은 이제 무리겠지만.

폴리는 서류가방을 열어 잊었던 무언가를 찾아서 꺼냈다. 그때 빌렸던-그것을 빌렸다고 표현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릭의 손수건을 세탁 후에 포장한 것. 그리고...

“발은 일주일 후에 나을 것 같아요. 원하는 것은 천천히 생각하셔도 좋아요.”

일주일 후에 연락하겠다는 소리다. 천천히 생각하는 건 좋은데, 너무 열심히 생각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폴라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있는 릭에게 다가갔다. 릭의 무릎 위에 포장한 손수건을 올리고, 그 위에 그림엽서를 올렸다. 손수건은 그렇다 치고, 왜 그림엽서까지 올렸는지 궁금하겠지.

“....당신이 준 운동화가 솔직히 지나치게 내 취향이었어요. 그림엽서는 하잘 것 없는 답례라고 생각하세요.”

그렇다. 남자가 힘들이지 않고 골랐을 그 운동화가 소름 끼치도록 폴라리스의 취향이었다는 게 문제였다. 게다가 폴리는 공짜로 무언가를 받는 것을 선호하지도 않았다. 꽤 많이 생각하고, 꽤 많은 고민 끝에. 밤의 도시 바깥에 열린 미술 전시회까지 찾아가는 수고-명화 그림 엽서는 미술 전시회 기념품으로 구할 수 있다-를 들여 고른 답례였지만. 그에게 하잘 것 없으리라는 것을 안다. 남의 손을 탄 손수건을 도로 쓸 것 같지도 않았다. 어쩌면. 아니 지극히 당연하게. 손수건도, 그림엽서도 버려질지도 모르지. 버려질 확률이 높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세탁해서 예쁜 포장지로 포장하고, 예뻐 보이는 엽서로 골랐다.

…주는 건 내 마음대로지만, 버리는 건 어디까지나 당신의 마음대로 하세요.

폴라리스는 언제나 많은 생각을 속으로 삼킨다. 그녀는 생긋 웃고서 살짝 고개를 숙였다. 이제 슬슬 헤어질 시간이지.

2-11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2 00:29 ID : siEJuH8xEn5Tc
릭은 잠시, 제 무릎 위에 올려진 작은 두 개의 물체가 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나 폴라리스는 곧바로 그 의문에 대한 답을 내놓는다. '이게 뭡니까'하고 물어볼 새도 없이.

"......"

그는 대답 대신 잠시 침묵한다. 그림엽서라니. 당혹스러워서였을까? 설마, 이 철저하게 차갑고 계산적인 남자가. 역시나- 침묵을 이상하게 여겨 바라본 릭의 얼굴에는 그 어떤 표정도 남아있지 않다. 지나친 무표정, 심지어는 항상 짙고 있던 옅은 미소마저 사라진 채로. ...그래. 미소마저 사라졌다. 그러니 이걸 포커페이스라고 해야할지, 그 가면이 깨졌다고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몇가지 분명한 것은 그가 자신의 무릎 위에 눈길을 주고 있다는 것이며, 그 차분한 갈색 눈동자에서는 여전히 그 어떤 생각도 읽히지 않는다는 사실.
침묵의 너머는 공허하다.

"고맙네요. 소중히 간직하죠."

그러나 남자의 침묵은 길지 않았다. 언제 무표정했냐는 양 싱긋 웃는 미소는 마치 폴라리스가 릭을 처음 만난 순간만큼이나 온화하다. 소중히 간직하죠, 하며 두개의 선물(하나는 원래 자신의 것을 돌려받은 것 뿐이지만, 어쨌든)을 집어들어 코트 안주머니에 넣는다. 담배에 불을 붙이며, '일주일 뒤에 뵙죠', 웃으며 화답하기까지 한다.

소중히 간직하겠다. 그 말이 그의 진심인지- 아니면 단순히 선물을 준 상대의 호의를 눈앞에서 짓밟아버릴 수 없어 예의상 꺼낸 말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페르노의 사자는 상대의 진심을 짓밟는 데 양심의 가책 따위를 느낄만한 순수한 인간이 아니며, 폴리의 선물이 원래의 그에게는 아무런 가치를 가질 수 없는 법한 물건이라는 것. 언젠가는 시가의 불을 붙이기 위한 하나의 불쏘시개로 전락해버릴 가능성이 만무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의 릭은 그의 말대로 해돋이가 아스라이 그려진 작은 그림엽서를 코트 안에 소중하게 집어넣는다.

'모네의 해돋이.'

릭은 여전한 무표정으로 생각했다.

-

며칠 뒤, 릭의 집무실.

"...해서, 그레인 패밀리 쪽에서 완전히 발을 빼버렸다는 소식입니다."

완전히 흥분한 끝에 저도 모르게 서류더미를 릭의 책상에 내동댕이쳐버리고, 모가지가 날라갈까 불안해하던 아이작의 바로 그 시점이다.

'...망할,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거지? 화난 거 아니야? 설마, 고작 이거 가지고 내 목을 날리진 않겠지-'

오싹, 아이작은 릭의 왼손 근처에 놓여있는 총이 그대로 자신의 심장을 꿰뚫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죽음의 공포에 떨며 정신없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던 그는, 곧 상사의 책상 한구석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그림 엽서 한 장을 발견하게 된다.

'뭐야, 저게?'

말 그대로 그림 엽서다. 해질 무렵. 푸른 하늘을 물들이는 석양과, 저무는 바다가 이끌어내는 희미한 경계의 순간이 그려져 있는. 저런걸 좋아하셨나? 딱 필요한 것들만 놓인 깔끔하기 짝이 없는 책상 한켠, 업무와 영 상관이 없어보이는 엽서는 이질적이다.
마침내 릭이 '가봐'를 말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무사히 방 밖으로 빠져나온 리트리버는 생각한다.

'아무래도 집무실에 그림 한 점이라도 걸어드려야겠어.'

...역시. 그는 참으로 단순한 사내다.

39 폴리주 ◆lcVSk6vvyc (312715E+60)

2018-12-27 (거의 끝나감) 23:55:56

>>32 그래요. (쓰담)

폴리는 몰라도 제가요....? (동공지진) 보호 보호... 알렌을 붙였던 것을 말씀하시는 거죠? ㅋㅋㅋㅋㅋ... 어느 때였더라, 그때 릭주 묘사 보고 되게 철렁했었는데. (불안하기도 했었고) 그런데 그때 일상의 마무리를 릭이 스윗하게 해줘서 감동했었다구요... (앗) (근데 릭이 폴리한테 집착하는 모습을 그때의 제가 보고 싶어했었던 거 같아요!)

(´͈ ᵕ `͈ ) 이거는 폰으로 쓰긴 어려우니까 폰으로 옮기면 다른 이모티콘 쓰거나 안 쓸 거 같아요.... (폰으로 이모티콘 못 쓰겠다...) 울지 말아요. (토닥토닥) 안 나가길 잘하셨어요... 오늘 와... 진짜 대박 추웠거든요... 여름이나 겨울이나 했던 생각이 한반도 날씨 너무 하다 (ㅜㅜㅜㅜ) 였어요... 이렇게 추워서 앞으로 어떻게 살지.. 라는 생각은 오늘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릭주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건강... 건강... 릭주... 건강하게 지내셨냐고 저한테 물으시면 안 돼요...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예스라고 대답을 못하거든요..◑◑ 릭주는 건강하게 지내셨나요?

40 세번째 일상(1) (6273871E+5)

2018-12-27 (거의 끝나감) 23:57:47

3-1
-일주일 뒤에 뵙죠.

그로부터 딱 일주일 되는 날, 아침. 폴라리스는 폰 여러 대를 앞에 두고 고민에 빠져있다. 폴라리스로 다닐 때 쓰는 폰을 쓸 것이냐, 추적이 불가능한 대포폰을 쓸 것이냐. 아니면 어느 가게에 들어가 그 가게 전화를 빌려 쓸 것이냐.... 한참을 고민하다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는 것이다.

“아침부터 이게 뭐하는 짓이지...”

더 고민하면 위가 아파질 것 같다. 폴리는 샤워하면서 마음을 정비하기로 했다. 샤워실 문을 열어 샤워기 앞으로 직행했다. 입욕제를 푼 욕조에 몸을 푹 담그면, 거기서 나오고 싶지 않을 것 같아서. 장미, 백합, 라벤더... 폴리는 눈앞의 통들-보통 여자 욕실보다 통들의 개수가 더 많을 것이다. 욕실 자체도 넓었고-을 보다가 그중 세 개를 골라 집었다.

음, 오늘 샴푸는 체리블라썸. 바디워시랑 바디로션도 거기에 맞춰서 체리블라썸으로 할까...

*

몸과 머리카락에서 봄 내음이 났다. 현재 계절이 여름인데도. 폴리는 제 손목의 냄새를 킁킁 맡아보다가 오늘은 향수를 뿌리지 않기로 정했다. 체리블라썸으로 하길 잘 한 것 같다. 기분이 좋아지는 냄새라서.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하얀 목욕 가운을 입은 채 헤어드라이기-냉풍-로 머리를 말리며 폴라리스는 오늘 입고 갈 복장을 점검했다. 신발은 하얀 운동화로 정했으니까, 약간 캐주얼한 복장으로 하는 게 좋겠지.

폴리는 옷장에서 벚꽃색 5부 반팔 티와 청치마를 꺼내 갈아입고서 침대 위에 올려둔 핸드폰 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아무 번호도 입력되지 않은, 추적 불가능한 대포폰이다. 밤의 도시 선량하고 평범한(?) 시민이면 대포폰 한두 개는 응당 가지고 있지 않겠어? 누가 지금 그녀의 생각을 읽으면 마시고 있던 음료수를 뿜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녀는 결코 알지 못했다.

폴리는 전에 받은 명함을 꺼내 번호를 확인한다. 폰에 릭의 개인 번호를 저장하고서 그 번호로 문자를 남겼다.

[안녕하세요, 폴라리스입니다. 오늘이 약속한 날짜네요.]

언제 어디서 보는 게 좋겠냐고 적으려다가 말았다. 어차피 10분 후에 전화를 걸 생각이었으니까. 문자를 보내고 정확히 십분. 폴라리스는 저장된 번호를 찾아 전화 버튼을 터치했다.

3-2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5 20:39 ID : sihIK4VXcwq36
일주일 뒤에 뵙죠. 청아한 목소리가 떠오른다. 그 약속을 그녀가 기억하든 기억하지 못하든-혹여나 그게 당장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빈말이었다고 해도 상관없다. 연락이 오지 않는다면 이쪽에서 하면 그만이지. 습관처럼 반대쪽 손끝을 까딱거리는 채로, 오늘 치의 마지막 결제서류에 만년필로 길게 서명을 남기며 릭은 생각했다.

폴라리스로서는 안타깝게도 릭은 핸드폰을 그다지 중요시 여기는 타입의 사람은 아니었다. 일과 관련된 중요한 통화는 아이작을 위시한 다른 비서들의 손을 통해 전해올테니, 조그만 전자기기 하나를 멀리하는 것 따위의 성미가 한 조직을 이끄는 자로서 큰 결함이 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그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분 전 도착했을 폴라리스의 메시지를 보지 못했다. 수신음과 함께 현재 그의 액정에 띄워진 것은 그에게 있어 완전히 낯선 번호였다.

"발신 조회해볼까요?"

낯선 번호로부터의 전화. 곁에 선 아이작이 물었다. 평소같았다면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릭은 그러하지 않았다. 그는 비상하게 감이 좋은 남자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의 동물적인 감이 때때로 빛을 발할 때면, 반쯤 의심스러워하던 표정의 그의 '아버지'조차 으레 호오, 작은 감탄사를 중얼거리곤 했다. 릭은 손을 들어 아이작을 제지했다.

"네, 릭입니다."

그리고 통화 버튼을 눌러 가볍게 대답했다.

3-3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5 20:53 ID : siI6IlV/nJwwg
폴라리스는 릭에게 번호를 넘긴 적이 없다. 그저 그에게 명함을 받았을 뿐. 뭐, 인페르노를 이끄는 그라면 어떤 특정 바의 바텐더의 번호를 찾아내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그러니까 폴리가 한 고민은 일종의 자각 없는 바보짓 인 거다.

"안녕하세요, 폴라리스예요."

폴라리스는 그 약속을 잊은 적이 없다. 전화기를 타고 넘어오는 매끄러운 목소리. ...전화 목소리는 이런 느낌이구나. 아니, 업무할 때 목소리가 이런 느낌이려나. 사람은 전화 목소리와 평소 말하는 목소리가 종종 다르기도 하다. 조금은 다른듯도 싶지만, 조금 바뀐 정도로 그의 목소리를 못 알아 들을 바보는 아니었다.

"약속한 날짜라서 전화 드렸어요."

그리고 폴리는 지금 통화 목소리랑 평소에 말하는 목소리에 큰 차이를 두지 않았다. 통화 너머의 사람에게 말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눈 앞에 사람을 두고 말하는 것처럼. 평이하게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듣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청아함이 있었다.

"오늘 언제, 어디서 보는 게 좋을까요?"

말하고 나서, 문득 떠오른 게 있다. 그야 나는 오늘 바쁜 날이 아니지만. 그는 바쁜 날일 수도 있잖아?

"아, 오늘 바쁘시면. 나중에. 다른 때에 뵈어도 좋아요. 제가 시간에 맞춰볼 테니까요."

3-4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5 21:08 ID : sihIK4VXcwq36
굳이 이름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릭은 그 목소리의 주인을 어렵지 않게 떠올렸을 것이다. 비상한 기억력, 그러나 꼭 그 때문이 아니더라도 폴라리스 특유의 청아한 목소리를 잊는 건 어려운 일일 테지. 스피커 너머로 그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순간 그는 까딱거리던 담배를 자연스럽게 책상 위에 지져 껐다. 바로 옆에 선 아이작이 '그게 대체 얼마짜린데..!'하는 표정으로 사정없이 눈동자를 뒤흔든 것은 그의 안중 밖의 일이었다.
오늘 언제, 어디서 보는 게 좋을까요. 그 말에 릭은 고개를 내려 책상 위에 놓인 달력을 보았다. 여전히 그 한켠에 놓여있는 자그마한 모네의 해돋이가 시선을 잡아끈다.

"오늘... 바(bar)에 나가는 날은 아닐테고."

다른 때에 뵈어도 좋아요, 하는 말에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가볍게 넘어간다. 바에 나가는 날은 아닐테고. 저음의 목소리가 별 뜻 없이 중얼거렸다.

"그쪽으로 가죠. 지금 집에 있나요?"

내 코트 가져와, 휴대폰에서 살짝 얼굴을 뗀 채로 릭은 아이작에게 손짓했다.

3-5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5 21:21 ID : siI6IlV/nJwwg
....내가 바에 근무한 걸 알려준 적 있던가?

기억을 뒤졌지만 없는 일이었다. 눈 앞에 사람이 없어서 표정관리를 할 필요가 없어진 폴리의 얼굴에 당황이 떠올랐다. 눈동자는 흡사 지진난 것처럼 떨렸다.

내 뒷조사 끝마친 건가. 그러면 당연히 내 핸드폰 번호도 알았을테고. 위치 추적 불가 대포폰으로 건 건 엄청 바보짓이었잖아?

별 뜻 없는 중얼거림은 아마 혼잣말이었을 것이다. 생각하며 폴라리스는 열심히 침착함을 찾아왔다. 나는 지금 세상에서 제일 침착한 사람이다.

"....네, 집에 있어요."

약간의 침묵 후, 집에 있어요. 라는 말은 아까와 크게 다른 점이 없었다. 약간의 침묵을 제외하고서 말이다.

"제 집까지 찾아 오신다는 말은 아니실테고, 제 집 근처에서 보자고 하시는 거죠?"

아뇨, 당신 집에서 보죠. 라고 만약에 릭이 말한다면 또 한 차례 태풍이 폴리의 눈동자를 거세게 흔들 것이다. 물론 수화기 너머의 릭의 그 모습을 못 보겠지만.

3-6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5 21:40 ID : sihIK4VXcwq36
"전화할테니까 15분 뒤에 나와요."

아이작이 받쳐주는 코트에 능숙하게 팔을 꿰었다. 코트의 깃을 툭툭 털어내며, 릭은 열리는 문 사이로 발을 옮겼다. 지금 집에 있어요. 그 대답을 듣기 전까지 이어진 침묵과 대조적으로 흘러나오는 그의 목소리에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다. 지배자 특유의 결단력, 혹은 오만함일까.

"당신 편한대로 해요."

집에서 보든, 집 근처에서 보든. 어차피 장소 따위는 아무 짝에도 상관이 없다. 여유로운 말투, 그러나 방금까지의 여유가 신기루처럼 사라지듯 릭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었다. 방금 코트에서 꺼내 손목에 뿌린 향수를 목 뒤에 문지른다. 열 몇살부터 시작된 오랜 습관이다.
릭은 타고 있는 세단의 엑셀을 천천히 밟았다. 그와 지독하게 어울리는 우아한 흰색의 차체가 도로 위를 부드럽게 운행한다. 릭은 시간약속에 정확하다. 그래도 이렇게 칼같을 정도는 아니었는데-우연히도, 그가 말한대로, 흰 세단은 정확히 15분 뒤 목표하던 장소 앞에 멈춰섰다.

피곤하군. 내내 서류만 들여다보던 눈이 짧은 운전을 마치자 조금 침침한 것도 같다. 높은 콧대를 손끝으로 압박하며 릭은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

3-7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5 21:59 ID : siI6IlV/nJwwg
'아니. 지금 이 사람이...'

전화할테니 15분 뒤에 나오란 말에 생각 속에 절로 위의 문장이 떠올랐다. 여자에게는 준비 시간이라는 게 있는데. 15분 뒤에 나오라니, 이 사람 틀림 없이 남자 준비 시간을 기준으로 말한 걸 거야. 아니면 여자의 준비 시간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거나. 혹은 고려하지 않거나... 그것도 아니면. 사람에게 준비 시간이라는 것을 많이 안 주는 사람이거나.

물론 외출 준비를 거의 다 끝낸 폴리에게는 15분 후, 라는 시간이 그리 촉박한 시간은 아니었다.

"그럼 집 근처 카페에서 봐요. 15분 후에. '카페 에덴'에서요."

라고 말한 목소리를 릭에게 닿지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말하기 전에 전화가 끊겼거든.

....편한대로 하라는 말이 진심인 건가... 아련과 아연 사이에서 폴라리스는 약간의 허망함마저 느꼈다. 그 허망한 와중에 착실히 렌즈를 끼고 화장을 점검하고 -썬크림은 이미 발랐으니 코랄색 틴트를 바르는 것 정도였다- 소중히 모셔둔 물건을 찾아왔다. 릭이 선물해준 취향의 하얀 운동화를 상자에서 꺼내 현관에 두었다. 이런 저런 물건들이 담긴 회색 가방을 매고 운동화를 신고 폴리 본인이 신은 오피스텔 1층으로 내려온 것은 릭의 전화로부터 10분 후. 엘리베이터 바로 앞보다는 그래도 현관으로 나가 기다리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폴리는 우편물들이 모이는 철제 우편함 앞. 투명한 유리 문으로 닫힌 앞을 응시했다. 번호를 누르고 유리문을 빠져나가 잘 보일 장소에 서서 시계를 확인했다.

*

....엄청 정확해.

폴리는 차에서 내리는 릭을 약간 동그래진 눈으로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그리고 릭과 마주치면 빙긋, 상냥하고 친절한 바텐더 특유의 미소를 피울 것이다.

3-8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5 22:13 ID : sihIK4VXcwq36
"나와 있었네요."

나오라고 전화할 참이었는데. 릭은 싱긋 웃었다. 역시나, 주소를 알려주지도 않은 집앞으로 정확히 찾아오는 것 정도로는 놀라지도 않는다.
릭은 며칠 전 아이작으로부터 건네받았던 폴라리스의 서류를 떠올렸다. 이름 폴라리스, 나이 22세. 간단한 사진 몇 장, 사는 곳은 어디, 근무처는 어디. 그리고는 그 아래 적힌 별 영양가 없는 행적 몇 줄이 전부였다. ...이게 끝이야? 수 분만에 그 짧은 문서를 훑어보고, 아무 표정 없는 얼굴로 오른쪽에 시립해있는 아이작을 올려보았었다. 아이작은 조금은 긴장한 표정으로 대답했었지.

'그..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아무리 찾아도 근 1년 사이의 정보 외에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 조사해볼까요. 조심스레 묻는 목소리에 릭은 침묵으로 긍정했다. 그리고 며칠 후, 울상이 되어 걸어오는 그를 보며 릭은 그것 또한 의미없는 시도였음을 깨달았다.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지만 일단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폴라리스는-심지어 그녀의 성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했다-그냥 어느날 갑자기, 홀연히, 그 솜니움이라는 바의 바텐더로 나타났다.

"잘 어울려요."

다정하게 웃는다. 운동화 말이야. 그 흰 끝에 잠시 눈길을 주며, 릭은 천천히 그쪽으로 다가갔다.

3-9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5 22:29 ID : siI6IlV/nJwwg
나와서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나오라고 전화할 참이었다는 말에는 그저 연한 미소로만 답했다. 주소를 알려주지도 않은 집 앞으로 정확히 찾아오는 것에 놀라지 않았냐고? 아까 바에 나가는 날이 아니고, 라는 중얼거림과 집에 있나요? 라는 물음에 이미 오늘 분의 놀랄 것은 다 놀랐으니까. ....아니다, 이 남자랑 있으면 또 놀랄 일이 생기겠지. 폴리는 제 생각을 정정했다. 바에 나가는 날이 아니고~ 라는 말에서 당황히 끝난 후 -아직 릭과 만나기 전- 릭이 이미 제 뒷조사를 했음을 미루어 짐작했다. 그리고 '폴라리스'로 뒷조사를 해봤자 그가 1년 분의 정보밖에 못 얻으리라는 것도.

...굳이 내 과거를 캐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고마워요."

잘 어울린다는 칭찬에 폴라리스는 일순 활짝 웃었다. 그 표정이 망울을 터뜨리는 벚꽃을 닮아있었다. 폴라리스는 운동화 흰 끝에 그가 시선을 잠시 준 것을 알았다. 그 어울린다는 말이 지금 복장이나 틴트색이 아니라. 운동화가 어울려요, 라고 말한 것도 대충 때려 맞췄다. 천천히 다가오는 릭에 맞추어서 폴리도 한 발짝, 한 발짝 가벼운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릭도, 오늘 근사해요."

수없이 들었을 말이겠지. 덤덤하게 생각하면서도 칭찬에 답하여 상냥한 미소로 답칭찬을 건네었다. 누군가 지나가는 행인이 두 사람의 대화와 표정을 보면 평범한 남녀의 데이트인줄 착각할지도 모르겠다.

3-10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5 22:46 ID : sihIK4VXcwq36
외모나, 패션 따위의 것에 대한 칭찬은 귀에 물릴 정도로 들어왔다고 생각했다. 당신의 다정한 눈, 단단한 어깨와 긴 손가락,으로 시작하는 별 희한한 것들에 빚댄 찬사도 가벼이 웃어넘길 줄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뒤돌아서서 지겹다고 생각했더랬지.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지금, 아무런 미사여구도 없이 짤막하게 건넨 근사해요,가 신선하다고 생각되는 건 무슨 이유에서일까. 특별히 꾸며입지도 않은 날-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치고 들어왔기 때문인가. 가까이 다가온 폴라리스에게 에스코트하듯 손을 내밀며, 친절하게 웃어보이는 너머로 릭은 조용히 생각했다.

"고민해 봤어요."

그리고, 갑자기 별 뜬끔없는 맥락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내가 뭘 원하는지."

아.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오늘의 목적에 맞는 주제인가. 내가 뭘 원하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일주일 전 자기 자신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낮게 되뇌여진다. 릭은 다시 입을 열었다.

"어디로 갈까요."

또다시 옮겨간 화제. 폴라리스의 눈을 응시했다. 묻는다.

3-11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5 23:06 ID : siI6IlV/nJwwg
폴라리스는 운동화가 어울린다는 칭찬이 순수하게 기뻤다. 기실 눈동자와 목소리를 칭찬-특히나 눈동자 칭찬에는 싫거나, 전혀 안 기쁘거나, 순수하게 기뻐하기만 할 수가 없다- 받는 것보다도. 취향의 물건이 어울린다는 건 기쁜 일이라서 활짝 웃었다. 릭이 근사하다는 건 지극히 사실이었으므로 답칭찬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건넬 수 있었다.

폴리는 에스코트 하듯이 내밀어진 손에 짧게 고민했다. 그리고 짐짓 도도하게 손을 올리고 -표정은 안 도도하고 손짓만 도도했다- 그의 친절한 웃음에 따라서 미소를 지어보였다.

무엇을요?

라고 물을 필요없이 릭의 말이 이어졌다. 폴리는 그 뜬금없는 맥락에 놀라지도 않고 고개만 살짝 옆으로 기울였을 뿐이다. 그렇지만 심장이 일순 철렁했다. .....그 원하는 게 무얼까. 궁금하기는 한데. 궁금해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그냥 맘껏 궁금해 하고 싶기도 하고. 이것저것 예상 선택지를 머릿 속에 띄워보았지만. 이 남자는 또다시 제 예상에 없는 선택지를 고를 것도 같았다.

그렇지만 안 들을 수는 없는 이야기지. 피할 수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릭이 제게 무엇을 원하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과연 내가 그것을 당신에게 줄 수 있을지도 궁금하고요. 폴라리스는 응시해오는 릭의 눈동자를 피하지 않고 마주보았다. 오늘은 선글라스도 안 껴서. 아이스블루 특유의 청량감이 느껴지는 눈동자로. 폴리의 눈은 호수처럼 그대로 그의 모습을 비추었다.

"이 근처 카페로 가요. 카페 이름은 에덴이예요."

제가 안내할게요. 가볍게 답하고 폴라리스는 릭의 손을 잡은 그대로 방향을 일러주듯 몸을 틀었다. 그리고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느긋한 걸음걸이로 카페 에덴을 향했다. 폴라리스는 제가 어떤 속도로 걷든 남자가 쉬이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일단은 느긋하게 걸었다. 내가 조금 앞서 걸어야 방향을 알겠지만, 이러는 편이 아주 조금이라도 발걸음을 맞추기에 어렵지 않겠지. ....너무 느린가?

3-12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5 23:37 ID : sihIK4VXcwq36
저와 족히 8인치는 차이 나는 사람이다.

'...느려.'

그 걸음에 맞추느라, 금방이라도 스텝이 꼬여버릴것만 같다고. 릭은 제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하는 여자의 손을 잡고 걸으며 생각했다. 이제보니 보폭 차이가 문제가 아니라 원래 폴라리스의 걸음 자체가 느린 것같다. 처음 만났을 때도 이랬었나. 이러니까 그 사람 많은 백화점에서도 넘어지지.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는 상대의 걸음이 불편할정도로 느리다는 것을 입밖으로 내지 않았다. 둘 사이에 자리한 침묵을 위로하듯, 달려드는 바람은 은은한 체리블라썸 향을 실어 분다. 향수인가. 혹은 샴푸 냄새. 함께 걷고 있는 것이 처음 만나는 사람이었다면 좋은 향이네요, 어울려요. 다정한 목소리로 칭찬이라도 건네었을 것이다. 그러나 릭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저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그렇게 걸었다.

"사실 당신에게 바라는 건 없어요."

툭 던진다.
카페 에덴. 릭은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창가 자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홀 안쪽에 위치한 2인석, 상대 몫의 의자를 빼주고 자신은 그 건너편에 앉는다. 잠시의 침묵 후에서야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내가 뭘 원하고 있는지 알 수 없어서."

...그러나 폴라리스의 긴장이 무색하게 릭의 입에서 나온 말은 영 뜻밖이다. 무얼 원하는지 자기 자신도 모른다니, 그러면 대체 그 외에 세상 누가 알 수 있단 말인가.

"당신 편한대로 해요."

가볍게 농담은 던지더라도, 쓸데없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 남자다. 진심이다. 가라앉아있는 헤이즐색 눈동자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보상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일어나도 할 말은 없다.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평소처럼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릭은 싱긋 웃었다.

3-13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5 23:58 ID : siI6IlV/nJwwg
카페 에덴. 홀 안쪽에 위치한 2인석, 릭이 빼준 의자에 앉아서. 툭 던진 그의 말에 눈을 땡그랗게 뜨는 폴리가 있다. 뒤에서 툭 치면 눈알이 굴러나올 것 같다.

"네?"

고민했다면서요.... 크게 뜨인 눈이 깜박거리다가 깜박임에 천천히. 평범하게 돌아온다. 폴리는 눈을 깜박이며 생각을 정리했다. 정리 하려고 했다.

"....왜 모르는데요? 바라는 게 있기는 한데, 그걸 모르겠는 건가요. 아니면 정말로 제게 바라는 게 조금도 없는 건가요?"

약간은 긴장이 풀려서, 허허 실없이 웃었다가 그친다. 하는 물음도 긴장이 없었다. 그리고 긴장 없는 물음을 뱉고 나서야, 좀 더 생각하고 입을 열 것 그랬나. 하는 생각이 아련하게 든 것이다.

"제가 편한 거..."

리미티드 명품을 망쳐놓고, 그냥 입 씻고 넘어가기는 그렇다. 똑같은 명품을 구해다줄 수는 없겠지만. 폴리는 잠시 시선을 내리깔고 진지하게 생각에 잠겼다. 진지한 생각에 다소 깊고 짙어진 색의 눈동자가 생각이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원래의 아이스 블루로 되돌아 왔다.

"제가 당신 옷을 골라서 사드려도 되나요? 물론 릭이 산 것처럼 리미티드 명품을 사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음..."

백화점 정장이라면 그 매장에서 제일 비싼 것도 맞춰줄 수 있기는 한데, 정장이 많을 것 같은 사람에게 정장을 또 선물하기는 좀 그렇지.

"캐쥬얼룩?"

이건 좀 아닌가? 말하고서는 갸웃 고개를 기울였다. 캐쥬얼도 사려고 들면 저 남자는 매장 몇 개로 사들일텐데... 폴리는 머쓱하게 볼을 긁적였다.

"기실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은, 당신에게 의미 없을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또 진지하게 고민에 잠기는 것이다. 돈으로 살 수 없으면서도, 명품의 가치가 있는 것.

"노래 듣는 거 좋아하세요?"

그리고선 뜬금없는 물음을 제법 진지하게 던지는 것이다.

3-14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6 00:26 ID : siOQd/EtAHZOM
"내 힘으로 가질 수 없는 게 없어서."

아주 당연한 것을 말하듯이 태연한 목소리. 몇 초간의 침묵 끝에 그는 그렇게 대답했다.

"재수없습니까?"

그리고는 가볍게 묻는다. 내가 원하는 건 전부 가질 수 있으니 더 필요한 것이 없다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만할 소리를 해놓고는 농담식으로 물어보는 것이다. 정말 재수없게 들린다면 어쩔 수 없겠지. 손등에 반쯤 얼굴을 괸 채로 작게 중얼거렸다.
그 상태 그대로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다. 졸린 것은 아니고, 폴라리스가 고민하는 것을 잠시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옷을 골라서 사드려도 되냐. 뭐든, 당신이 편한대로. 그는 긍정의 의미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이어진 폴라리스의 말에 릭은 진심이냐, 저도 모르게 반문할 뻔했다. 캐쥬얼.

"...안 입어요, 그런 건."

자기가 말하고도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폴라리스가 고개를 갸웃, 기울인다. 하기사 후드티 따위를 입고 있는 것은 스스로도 상상이 가지 않는다. 릭은 피식 웃었다.
그러면, 돈으로 살 수 없는 무형의 물건- 노래. 아니. 릭은 사실 세상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면, 그의 노래도, 초청해 불러줄 것을 요구하면 그만이다. 노래를 좋아하냐니. 누군가의 것을 추천해주기라도 할 모양이지. 릭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해요."

결정됐나. 테이블에서 손을 떼고 천천히 허리를 곧추세운다.

3-15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6 18:21 ID : sitVb0KPspU+E
“아뇨, 그다지요.”

재수 없냐는 물음에 평범한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가볍게 답하며 살랑살랑 손을 내젓는다. 그 ‘힘’이 돈이라면 폴라리스도 제법 재수 없는 부류(....)에 들어가는 사람이고, 그 ‘힘’이 권력이라면 뭐. …본인-릭-이 느낀 사실만을 말한 걸 테니까. 본인이 느낀 사실을 말하는데 그걸 재수 없어하진 않는다. 어이없어 할 수는 있겠지만. 어이없는 이야기도 아니지 않아?

폴라리스는 힘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안다. 어쩌면 거의 대부분의 것을 손에 넣을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언제나 ‘힘’이 있다고 해서 전부는 얻을 수 없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그리고 폴리는 그가 사실을 모르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세상을 떠난 자와의 시간, 죽음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 영혼. 그리고 돈과 권력으로도 결코 손에 넣을 수 없을 것들을 떠올리며, 폴라리스는 궁금해진 것을 문득 묻는다.

“하지만, 릭.”

가벼운 질문이었다.

“당신의 힘으로 가질 수 없는 게 나타나면 어떻게 할 건가요?”

…가볍게 물을 질문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이미 입에서 튀어나간 걸 어쩌겠나. 물음을 던지고서 폴라리스는 아주 옅게 미소했다.

“입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걸요?”

…설마 태어나서 한 번도 편한 복장-캐쥬얼-을 안 입어 본 거 아니죠? 라고는 차마 물을 수 없었던 폴라리스는 그 말 대신에 다른 말을 무던하게 꺼냈다. 그리고 좋아해요, 라고 말한 그의 말을 듣고 나서 가게를 잠시 둘러보는 것이다. 다행이 손님이 거의 없다. 사장님과 종업원 두 명, 그리고 과제하러 카페에 온 것 같은 대학생이 한 명. 카페가 넓은 데 비해 손님이 없는 것은 이 카페가 활발해지는 시간대가 따로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라이브가 있는 날의 저녁이 아니었다. 폴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장에게로 갔다. 그리고 기타 좀 빌려주세요, 라고 자연스레 묻는다. 폴리만 자연스러웠고, 사장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뜬다. 기타 칠 줄 알았어? 라는 사장의 물음에 폴리는 글쎄요? 라는 대답으로 의문을 풀어주지 않고 빙긋 웃었을 따름이다.

*

Fly me to the moon
(나를 달에 데려가 주세요)
And let me play among the stars
(별들 사이에서 노닐 수 있도록)
Let me see what spring is like on Jupiter and Mars…
(목성과 화성의 봄이 어떤 모습인지 볼 수 있도록…)

<중략>

…In other words, please be true
(…말하자면, 진실해 주세요)
In other words, I love you
(말하자면, 사랑해요)

*

본인이 치는 기타 선율에 맞추어, 폴라리스는 힘을 빼고 노래를 불렀다. 노래 부르는 내내 릭을 바라보고 있었냐고? 아니. 폴라리스는 아주 살짝 고개를 내리고 시선을 내리깐 후 그저 편하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연주와 노래에 집중했을 뿐이다. 노래에 너무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폴라리스는 본인이 힘준 상태에서 노래에 취해 부르면 말할 때보다 음색이 약간 변하며 더 풍부하고 짙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렌즈 낀 눈동자 색이 감정이 진해질 때면 더 짙고 달콤한 색깔로 변하는 것처럼.

In other words, I love you.

담백한 끝맺음 후, 폴라리스는 약간 멍하니 눈을 꿈벅거렸다. 입술을 얌전히 다물고 눈만 꿈벅거리고 있다가, 문득 잠에서 깬 사람처럼. 고개를 들어 릭과 시선이 마주친다.

지금은 온전히 당신만을 위한 연주였는데. 마음에 들었어요?

그렇게 묻지 않고 옅게 미소만을 지었다. 내 노래 비싸요. 영광인줄 아세요. 라는 진담으로밖에 들리지 않을 농담 역시 굳이 밖으로 꺼내지 않고 생글거렸다.

3-16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6 19:11 ID : siOQd/EtAHZOM
당신의 힘으로 가질 수 없는 것.

"그런건 없어요."

릭은 싱긋 웃었다. 내 힘으로 가질 수 없는 것이 없다, 마지막 어절에 강한 악센트가 실린다. 어쩌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만큼의 프라이드. 좌절해본 적 없는 상류층 특유의 오만, 역설적이게도 밤의 세계 가장 어두운 곳에 웅크린 젊은 사자에게서는 그 찬란한 향이 난다. 미소짓는 폴라리스를 보는 헤이즐색 눈이 다정하게 빛난다. 언젠가 당신의 그 높은 자존심이 꺾일 날이 올까. 글쎄, 모를 일이지. 사자는 생각했다.

-

입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걸요. 그 발랄한 목소리에는 가벼운 침묵으로 응수했다.

-

릭은 폴라리스가 기타를 빌리고 그것을 메고 하는 것을 다리를 꼬고 앉은 채로 가만히 지켜보았다. 이제보니 노래를 추천해주는 게아니라, 제 목소리로 직접 불러줄 모양이었나보다. 굳은살도 없어 뵈는 가는 손가락으로 음을 조율하더니 건너편에 앉는다. 시작하는건가. 편하게 해요. 희미하게 웃으며 자세를 고쳐 앉는다.

솔직히 말하면 그녀의 노래에 큰 기대는 없었다. 애초에 목소리보다 악기를 더 선호할 뿐더러, 작은 칵테일바 바텐더의 노래에 무엇을 바라겠는가. 그럼에도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학예회에 온 부모의 기분인지도. 기타의 부드러운 선율이 귓가를 스쳐지나간다.

Fly me to the moon
(나를 달에 데려가 주세요)
And let me play among the stars
(별들 사이에서 노닐 수 있도록)
Let me see what spring is like on Jupiter and Mars…
(목성과 화성의 봄이 어떤 모습인지 볼 수 있도록…)

be true.
진실해 주세요.
love you.
사랑해요.

사자는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문득- 예전에 읽었던 긴 소설의 시놉시스가 떠오른 것은 왜였을까. 이탈리아의 마피아와, 그의 아름다운 연인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랑을 모르던 냉혈한 킬러가 그 연인이 될 발레리나의 우아한 백조에 첫눈에 빠져드는. 뻔하고 진부하고 스토리라인. 릭은 그 소설의 한 챕터도 끝마치지 못하고 책장을 덮었었다.
뻔하고 진부해.. 그는 중얼거렸다.

연주가 끝나자마자 눈을 들어 폴라리스와 시선을 마주친다. 차가운 얼굴의 사자는 무엇을 생각하는가. 연주 도중에도 끝난 후에도 표정 없는 얼굴은 드물게 공허하다. 그는 그런 사내다. 수 시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당신은, 웃음 사이 문득 가라앉은 차가운 무표정을 본 순간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무엇을 떠올리는가. 상대가 미소지음에도 그는 티끌만큼도 입꼬리를 올리지 않았다. 마침내 천천히 입을 연다.

"부탁할 게 있어요."

맥락에 맞지 않는 말. 침묵 끝에 말했다기에는 흡사 생각을 거치지 않고 바로 뱉은 듯한 어투. 그러나 진지하게, 그는 말을 이었다.

"같이 가줬으면 하는 곳이 있는데."

부탁하는 사람의 입장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당당하다. 오만해. 당신은 문득 생각한다.

3-17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6 19:54 ID : sitVb0KPspU+E
정말요?

되묻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눈앞의 사자는 좌절을 모르는 운이 좋은 사람인가, 아니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인건가. 단 한 번도 좌절을 겪어보지 않고,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폴라리스는 그것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그는. 진심을 감추는 데 지나치게 익숙한. 혹은 익숙해진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당신의 진심을 알고 싶어요, 라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 줄까? 궁금해 하면서도 폴라리스는 아직은 그것을 묻지 않는다.

*

폴라리스는 제 연주에 집중하고 있느라고, 뻔하고 진부해. 라는 릭의 중얼거림은 듣지 못했다.
만약에 그 중얼거림을 들었다면, 제 노래가 뻔하고 진부하다는 거예요. 아니면 제 연주가 뻔하고 진부하다는 거예요? 어리둥절해 하는 얼굴로 물었을지도 모르지.

폴라리스는 표정 없는 그의 얼굴을, 공허를 가만히 미소 띤 얼굴로 바라보았다. 몇 번은 본 모습이다. 폴라리스는 그 공허의 가장 깊은 곳에 무엇이 있는가, 혹은 그 공허 너머에 무엇이 있는가가 궁금했다. 그녀는 호기심과 탐구심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그것들을 참고 있는 사람일 뿐이지. 아무 것도 알 수 없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고 생각하는. 릭의 관점에서는 다소 많이 특이한 인간일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릭은 그것을 아직 깨닫고 있지 못하겠지만.

무엇인데요? 바로 묻지 않았다. 뒤이어 그가 목적이 무언지 답해줄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가 바라는 것은 어딘가로의 동행. 부탁이라고 말하고 명령조인 말은 아니었지만. 당연히 같이 가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 어딘가 오만하고 당당한 부탁이다.

“어디를요?”

그래, 이게 ‘지금의 내’가 아는 ‘지금의 당신’답지. 비굴한 태도로 부탁하는 것보다 오만하게 부탁하는 게 더 어울리는 사람. 폴라리스는 태연하게 물었다.

“장소 정도는 말해주셔야죠.”

상냥한 투의 말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오연한 미소가 그녀의 얼굴위에 번지듯이 그려진다. 상냥한 목소리랑 오연한 미소가 안 어울릴 것 같으면서도 아주 자연스레 어울리는 게 신기할 지경이었다.

장소를 물었을 뿐이지. 같이 가겠다고 답해주지는 않았다. 아직은.

아직은, 말이다.

아마 이후의 릭이 하는 말과 태도에 따라서. 그녀는 그에게 꽤 다른 답과 꽤 다른 반응을 보여줄 것이다.

41 세번째 일상(2)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00:39

3-18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6 20:25 ID : siOQd/EtAHZOM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거만하게 다리를 꼬고 있던 남자는 되묻는 말에 조금 당황했다.
당연히 제가 하자는대로 따라줄거라고 생각했나. 그가 '누구'인지를 알면서도 마음처럼 휘둘려주지 않는 사람은 좀처럼 드물어서, 눈앞의 사람이 그가 알던 연약한 여자들마냥 만만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생소한 대답에 또다시 당황하고 마는 것이다. 장소 정도는 말해달라니. 나를 상대로 그렇게 당당한 표정은 반칙이다. 배드민턴 시합에서 진 어린애마냥 머릿속에서 우물쭈물댄다.
얼마의 침묵이 지났나. 울렁이는 마음 속과 대비되는 태연한 표정으로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짧은 정적을 폴라리스가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는 모르겠다. 겉으로보이는 그는 언제나처럼 완연한 무표정이었다. 다 자란 근사한 성인 남성의 탈을 쓰고 있다.

"도시 끄트머리의 작은 언덕."

작은 언덕. 반쯤 감긴 눈으로 읊조리듯 이야기한다.

"거기서 한번만 더 노래를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릭은 시선을 들어 폴라리스를 보았다. 왜 하필 거기냐. 그곳에 뭐라도 있냐. 물어도, 그는 아마 더 이상 대답해주지 않을 것이다.

"그럼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고 안전하게 집까지 모셔드리죠."

대신 그는 진실만을 약속한다. 문득 폴라리스를 처음 만난 날, 그 백화점 주차장이 떠올랐다. 내 차를 타고 가거나, 내가 준 돈으로 택시를 타거나. 웃기지도 않는 협박. 릭은 그날의 제가 꽤나 유치한 모습이었다고 생각했다.

3-19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6 21:10 ID : sitVb0KPspU+E
…왜 당황한 것처럼 보이지. 눈의 착각인가. 폴라리스의 눈이 아닌, 그녀의 직감이 겉으로 보이지 않는 릭의 당황을 읽어냈다. 물론 폴라리스는 독심술사-상대에 따라서 한없이 그에 가까울 때는 있겠지만-는 아니기 때문에, 릭이 지금 머릿속으로 배드민턴 시합에 진 어린애처럼 우물쭈물 하는 것은 몰랐다.

…어쩐지 내가 지금 굉장히 귀여운 것을 못 보고 지나치는 것 같은데. 이것은 마음의 착각인가. 직감도 때로 쓸모가 없을 때가 있구나, 생각하며 그다지 길지 않은 정적의 시간동안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심지어 폴라리스는 현재 제가 그를 빤히 본다는 자각마저 없었다.

-도시 끄트머리의 작은 언덕.

폴라리스는 눈을 두어번 깜박였다. 빤한 시선이 물끄럼 정도로 바뀌었다.

-거기서 한번만 더 노래를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줬으면 좋겠어요. 약간은 소망처럼도 들리는 말에는, 폴라리스의 얼굴에는 아까의 오연한 미소 대신에 부드러운 미소가 그려진다. 릭이 시선을 들어 본 그녀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미소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 정도면 못 들어줄 것도 없다. 폴라리스는 릭이 제게 해준 사소한 배려들을 떠올렸다. 아까의 부탁도.

처음에 오만하게 꺼낸 것치고 -그래서 그것이 폴라리스의 경계심을 한껏 높였고- 지금은 귀엽기까지 한 부탁으로-그래서 이것이 폴라리스의 경계심을 한껏 낮췄다-변한 것이 퍽 마음에 들었다.

“좋아요.”

짧고도 부드러운 답을 하고서 폴라리스는 기타를 맨 채 사장에게로 걸어갔다. 그리고 몇 마디 말을 하더니 아예 기타 케이스(.....)까지 얻어내서 기타를 케이스 안에 넣었다. 그리고 얼마간의 돈을 사장에게로 지불하고 릭에게 돌아온 것을 보면, 아예 기타를 산 모양이었다. 악기점에 들러서 살까 싶었지만. 그러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까 여기서 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물론 정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했다. 중고 악기기도 하고, 사장님이 미인에 약했기 때문에.

“갈까요, 그럼? 당신이 아는 작은 언덕으로요.”

어떤 길거리 기타리스트처럼. 기타 케이스를 맨 그녀가 의자에 앉은 릭을 내려다보며 옅게 웃었다.

3-20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6 21:47 ID : siOQd/EtAHZOM
아무렇지 않게 뒤돌아 서 메고 있는 기타의 값을 지불한다. 잠시 빌리는가 싶더니, 아예 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태연하게 지폐를 내미는 손에 적잖이 당황했나. 아. 자기도 모르게 낸 소리를 낸 것이 퍽 바보같다고 느꼈다.
나는 보면 볼수록 당신을 더 모르겠다. 그저 그런 연못인가 했더니, 호수같은 외양 너머에 펼쳐진 끝없는 바다가 드넓다. 젊은 사자는 부드러운 미소 너머로 생각한다.

방금 폴라리스의 소유물이 된 기타를 뒷자리에 적당히 밀어넣은 채로. 제 주인 외에 또 한 명을 태운 흰 세단은 아스팔트 위를 천천히 달렸다. 의식하지 못한 채 담배를 꺼내물었다 바로 창문을 열어 도로 위로 내던진 것이 두 차례나 반복된 것으로 보아, 핸들을 잡은 동안 담배를 태우는 것은 아마도 그의 오랜 습관이었리라. 어쨌든 세번째로 꺼낸 담배가 뒤따르던 차의 바퀴에 밟혀 납작해진 후에야 릭은 비로소 그 멍청한 행동을 그만두었다. 대신 그는 양손으로 핸들을 잡고-의식적이든 아니든-좀 더 빨리 엑셀을 밟는 편을 택했다. 단단한 구두 바닥에 발판이 눌렸다.
열린 창 안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결좋은 금발이 부드럽게 볼을 스친다. 나쁘지 않은 기분. 생각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저녁무렵이 되어 하나둘씩 켜지던 네온사인들이 점차 끝나간다 싶더니 어느순간 풍경이 바뀌어 보이는 것은 밀밭이 인상적인 야트막한 언덕이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하늘 언저리에는 붉은 석양이 타고있다. 고급스러운 세단과는 어울리지 않는 장소. 릭은 마땅히 주차할 곳도 없는 그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시동을 껐다.

"내려요."

아무 말도 없이 차에서 내리더니 폴라리스가 있는 조수석 문을 벌컥 열고 말한다. 내려요. 대답도 듣지 않고 다시 등을 돌린다. 그녀가 차 밖으로 발을 내딛는 동안, 남자는 뒷자리에 실어둔 오래된 기타를 내리었다.

3-21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6 23:00 ID : sitVb0KPspU+E
…담배 피운다. 그것도 생각보다 많이 피운다. 폴라리스는 창밖의 풍경을 보며 담배에 정확히는 담배빵-물론 평범한 담배빵과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는 어떤 흉터-에 대한 생각을 지우려고 노력했다. 그때와는 다른 냄새잖아, 그러니까 나는 괜찮아. 담배라고 생각 안 하고 향수라고 생각하면 돼지. 애써 어둑해지려는 생각을 밝은 쪽으로 돌리며 폴리는 머릿속으로 아까 불렀던 노래가사를 떠올렸다. 그러다 어느 가사에서 잠시 생각을 멈추었다.

…In other words, Hold my hand.
(…말하자면, 내 손을 잡아주세요.)

그러고보니 이 남자와는. 만날 때마다 손을 잡는 것 같다. 처음에는 부축, 두 번째는… 예수와 그의 제자. 세 번째는 평범한 에스코트. 폴리는 잠시 몸의 방향을 앞으로 틀었다. 그리고 시선을 핸들을 잡은 릭의 손에 준다. 바텐더는 관찰을, 특히 손님의 손의 관찰을 잘 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다. 이 남자의 손이 피아노를 쳤을 거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총을 잡았을 거라는 것도. 그 외의 것을 잡았을 거라는 것도. 밤의 도시에서 언더보스의 직위까지 오른 남자다. 비단 곱고 예쁜 것만을 잡을 수는 없었을 거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추측했다.

폴라리스는 예쁘다고 생각한 것을 좀 물끄러미 보는 버릇 같은 게 있다. 늘 발동되는 버릇은 아니지만.

깨끗한 것만 잡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뻐 보이는 손이라는 게 좀 신기했다. 물끄러미.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동안 그의 손을 눈동자 안에 담고 있다가 폴리는 눈을 감았다. 예쁘다고 생각한다고 해도, 너무 오래 쳐다보고 있으면 실례지. 시답잖은 생각을 하면서. 감고 있는 시간이 좀 길어서 평범한 사람이라면 폴리가 잠들었다고 착각했을지도 모르겠다.

*

도착했나? 폴라리스는 눈을 떴다. 감기 전과는 다른 풍경이 그녀의 눈 안으로 천천히 들어왔다. 푸른 하늘 언저리에 타고 있는 석양이 아름다웠다.

내려요.

대답도 듣지 않고 등을 돌리는 남자를 보며 폴리는 대답 안 듣고 전화 끊던 것이 생각나 잠시 눈을 가늘게 떴다. 아주 잠시 가늘게 뜬 눈이, 차 밖으로 발을 내딛기 전에. 반쯤 나른하게 뜬 눈으로 빠르게 바뀐다.

…저기, 릭. 당신이 매너 챙기는 포인트가 남들과 조금 다른 것. 알고 있어요?

오래된 기타를 내려주는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고마워요, 라고 감사의 말만 전하고선. 폴리는 살풋 미소를 지었다.

3-22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6 23:38 ID : siOQd/EtAHZOM
대화를 젠틀하게 이끌 줄 아는 센스 있고 부드러운 남자-라고, 뭇 사람들에게 일컬어지고 했던 인페르노의 젊은 사자는 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이었나. 그 완벽하게 천절한 모습들은 단지 대외적인 이미지일 뿐이었던 걸까. 아주 가까운 곳에서 당신이 지켜본 릭은 실상 생각보다 말이 많지 않다. 필요한 순간에 적절히 침묵할 줄 알고, 이어지는 긴 정적을 즐길 줄 안다.
그러나 자고로 진정한 맹수란 입을 다물고 있는 순간에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되는 법이다. 그는, 침묵하고 있는 동안에도, 폴라리스가 자신의 손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핸들을 잡은 길고 흰 손. 잘 빠져 제법 시선을 끌 만하다는 것을 그는 또한 알고 있는 것이다. 무슨 말이 나오려나. 사자는 이제껏 그래왔던대로 상대의 다음 행동을 예상했다. 또다시 뻔하고 진부한 대로, 남자치고 퍽 예쁘다고 표현해주려나. 그러면 나는 싱긋 웃으며 고마워요. 짧게 대답하겠지. 몇 초 후에 있을 일을 그려본다.

하지만 옆자리에 앉은 여자는 그로부터 한참의 시간이 지나도 말이 없다. 이쪽을 바라보던 시선도 어느 순간 사라져버리었다. 왜 내 손을 보고 있습니까, 물어볼 타이밍도 집중하던 사이 놓쳐버렸는지 모르겠다. 그는 줄곧 정면만을 보고있던 시선을 내려 조수석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그러나 힐끗 바라본 폴라리스는 눈을 감고 있다. 자고 있나. 아니, 어쩌면 단순히 생각에 빠져있는지도. 어느 쪽이든 상관 없을 테다. 릭은 핸들을 잡은 손을 내려 바람이 들어오고 있는 창을 닫는다. 차가 완전히 멈춰설 때까지, 그는 구태여 폴라리스를 깨우지 않았다.

-

차에서 내린 기타를 폴라리스에게 건네던 손이 잠시 멈췄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주 잠시의 정적 끝에 그는 도로 그것을 제 어깨에 멘다. 턱짓으로 길 한쪽을 가리켰다.

"이쪽이예요."

...사실, 길. 이라기도 퍽 열악한 구조물. 구두를 신은 릭은 그 먼지쌓인 흙길을 조금도 개의치 않고 걸어올라간다. 야트막한 언덕, 그래도 풀이 높이까지 자라지 않아 걸어올라가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도시 가장 변두리의 언덕은 이제껏 내가 살던 곳에 이런 장소가 존재했나 싶을 정도로 외져있었다. 꽤 오랫동안 사람이 다니지 않은 듯한 길이 이해가 가면서도, 언덕을 오르는 도중 문득 타는 듯한 석양이 보일 때면, 어쩌면, 그래. 당신은 다시 의문을 품게 될 지도 모르겠다. 왜 도시의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이 아름다운 장소를 모르고 있는가. 그리고 앞서나가는 이 남자는, 어째서. 알고 있는가.

의문은 길지 않다. 허리를 꼿꼿이 편 채로 일말의 지친 기색 없이 오르막을 헤쳐나가던 남자의 구둣굽이 일순간 멈춰선다. 릭은 천천히 상체를 돌려 메고 있던 기타를 그 주인에게 넘겨주었다.

"다 왔어요."

타는듯이 땅 위에 내려앉는 석양, 당신을 향해 반쯤 뒤돌아선 남자. 그리고 그 앞에는. 아주 작고 초라해서 언뜻 눈길도 주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법한- 먼지묻은, 작은 십자가 두 개가 있다. 제대로된 묘비도 초석도 없는 작은 봉우리. 다시 당신에게서 등을 돌린 릭의 목소리가 노을 지는 바람 틈에 아스라이 흩어진다.

"여기에서 불러줬으면 했어요."

표정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결코 울먹이지도, 슬픈 목소리도 아니다. 평소처럼 부드럽고 잔잔한 톤. 릭은 당신에게 그렇게 말했다.

3-23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7 00:07 ID : siziMvN96hEI6
받아들려고 했는데 릭이 도로 가져가 자기 어깨에 매버린다. 약간의 얼떨떨한 감정이 잠시 폴라리스의 눈동자에 스쳐 지나간다. 텅 비어도 가엽지 않은 제 손을 잠시 보다가 폴라리스는 고개를 들고 릭을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 마치 대신 들어줘서 고마워요,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웃음이었다.

“조금 앞서 걸어주실래요?”

처음 오는 곳이다. 모르는 곳을 척척 돌아다니며 걷지 않는 폴라리스는 방향을 일러주는 릭에게 조심스럽게 말하고 그의 뒤를 따른다. 선물 받은 하얀 운동화가 먼지 쌓인 흙길에 더럽혀 지는 게 가슴 아팠다. …예뻐서 아껴 뒀었는데. 그러나 흑흑, 하는 훌쩍이는 소리 하나 내지 않고 릭이 밟아간 길을 따라 착실히 걸음을 옮긴다. 언덕을 오르는 도중, 보이는 석양이 언덕의 경치와 어우러져 퍽 근사했다. …비밀의 화원에 초대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고, 오직 그만이 간직하고 있던 비밀의 화원에.

멈춰설 때는 좀 말하고 멈춰요. 일순간 멈춘 발걸음. 반사적으로 따라 멈춘 것이 다행이었다. 폴라리스는 약간 흐트러진 호흡을 고르며. 폴라리스는 릭에게서 기타를 넘겨받아 느긋한 동작으로 그것을 맸다. 눈썰미 좋은 폴라리스는 먼지 묻은 작은 십자가 두 개를 포착했지만, 굳이 아는 척 하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의 무덤은 있다.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다 같은 무덤의 형태를 띄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 저 십자가 아래에는 릭이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 묻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가만히 생각했다.

“아까 부른 노래가 좋을까요, 아니면 새로운 노래가 좋을까요?”

폴라리스는 빙긋 미소하며 표정이 보이지 않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호흡이 다 골라진 목소리는 여느 때처럼 맑고 깨끗했다.

“신청곡 받을게요.”

누구에게나 슬픔을 있을 것이다. 말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고. 해서, 폴라리스는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지금 본인이 할 수 있을 최선의 배려를 하는 것이다. 평소와 같이 행동하며. 그가 원하는 곡을 물었다.

3-24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7 01:17 ID : sii/FF6/Kk65c
릭은 슬프지 않았다. 정말이었다. 나는 슬프지 않아, 강해야해, 따위의 사자같은 마음으로 저를 감싸는 기제가 아니라, 정말로. 그는 슬프지 않았다.
애초에 얼굴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사람들이다. 먼저 스러져간 그들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십자가 밑에 칼로 새긴 듯한 작은 이름들 뿐인가. 심지어 적혀있는 것도 성을 제외한 간추린 호칭. 그웬, 여기 잠들다. 율리안. 여기...-아랫부분이 흐릿하게 닳아있다-...아마도, 잠들다. 이제는 기억 속에 묻어둔 그 아련한 이름들을 들어도 마음 속에 와닿지 않는다. 아래로 내리깔린 헤이즐색 눈이 타는듯한 석양을 담아 가만히 일렁인다.

"......"

하지만, 그렇다면. 정말 그들을 잊었다면, 구태여 이곳에서 폴라리스의 노래를 듣고 싶었던 것은 왜였나. 아아. 어머니의 노랫소리, 사실은 폴라리스와 하나도 닮지 않았을 그 목소리가, 노래를 듣는 내내 왜인지 자꾸만 귓가에 웅웅거렸나보다. 그래서 그냥 들려드리고 싶었던 것도 같다. 꽃 하나 놓여있지 않은 초라한 무덤. 하나뿐인 무심한 아들도 찾지 않는 이곳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여전히 잠들어 있다고 믿고싶어서. 떠오르는 마지막 추억이 그를 이곳으로 이끌었나보다.

"신청곡..."

신청곡. 릭이 속삭이듯 읊조렸다. 그분들이 가장 좋아하던 곡을 말한다면 참으로 의미깊을텐데. 그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가 그런것 따위를 알고 있을 턱이 없다. 신청곡, 이라. 릭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어둠이 내려오고 있는 하늘이 붉다. 피처럼 붉고, 광석처럼 차갑다. 릭은 그것이 꼭 제 마음 같다고 생각했다.

"그냥.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걸로 불러줘요."

짧은 고민 끝에 그는 마침내 그리 대답했다. 아까 그것이 그러하다면, 다시 한 번. 아니라면 당신이 지금 떠올리는 곡으로.
후.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든 사자는 긴 숨을 내쉰다. 뜨거운 석양이 흰 얼굴이며, 시린 금발에 내려앉는다. 곧 귓가에 부딪혀 올 청아한 선율을 기다린다.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3-25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7 18:48 ID : siziMvN96hEI6
그냥.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걸로 불러줘요.

“…엄청 곤란한 신청곡이네요.”

제일 좋아하는. ‘제일’ 좋아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밝히는 사람도 있겠지만 폴라리스는 그럴 수 없는. 아니, 그런 것이 힘든 사람이다. 석양에 젖어가는 남자를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리고서 폴라리스는 피식,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로 웃었다.

“그렇지만 들어 줄게요.”

특별히. 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았지만, 특별한 일이었다. 무덤 앞에 나를 데려와 놓고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달라니. 실로 치사하고 곤혹스러운 부탁이었지만, 폴라리스는 불평하지 않았다. 다만 입술을 다문 그녀는 잠시 먼 곳을 보는 듯한 시선을 저물어가는 석양과 남자에게 주었다.

이어 시선의 방향은 작은 십자가를 향해 옮겨졌다.

그녀는 고개를 약간 숙이고 과거를 보듯이 작은 봉우리 무덤을 가만가만 푸른 눈동자 안에 담다가 눈을 반쯤 내리깔고 기타를 조율했다. 그 간단한 조율은 어떤 음악의 반주로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바뀐다. 그녀의 입술이 열렸다.

*

Every night in my dreams
(매일 밤 저는 꿈속에서)
I see you, I feel you
(당신을 보고, 그리고 또 느껴요)
That is how I know you go on…
(당신이 살아 있다는 걸 그렇게 알 수 있죠…)

조금 떨렸던 첫음절. 왠지 모르게 간절하게 들리는 -혹은 그러한 착각이 들 것 같은- 음성은 그녀가 말할 때의 목소리와는 조금 다른 것도 같다. 좀 더 풍부하고 짙고 호소력 있는 음색을 지녔다.
첫음절 이후 서서히. 자연스럽게 공기 중에 녹아드는 노래는 잃어버린 그리운 것들을 부드럽게 더듬어 나갔다.

*

과거의 것을 더듬는 시간은 그렇게까지 길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한 호흡을 쉬며 고개를 들어 올려 그와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어린 아이처럼 씩 웃어보였다. 깜박깜박. 두어번의 깜박임 후 내려진 시선, 그리고 그녀의 표정에는 어린아이 같은 웃음은 사라져 있었지만. 어른만이 가질 수 있는 부드러움이 대신 자리했을 것이다.

*

Near, far, wherever you are
(가까이에, 멀리에, 그 어디에 있든지)
I believe that the heart does go on
(당신의 그 마음은 계속 되리라 믿어요)
once more you open the door
(다시 한 번 당신은 문을 열고)
And you're here in my heart…
(내 마음속에 자리 잡아요…)

한 호흡 후, 다시 시작되는 노래는 무언가가 크게 바뀌어 있다. 과거에서 현재의 방향으로 음이 흘러간다. 길을 헤매는 것 같다 느껴지기도, 길잡이별(Polaris)을 향해 똑바로 나아가는 것 같다 느껴지기도 하는 모순이 희미하게 샌다. 잠시 새어나온 모순을 도로 품은 채 음은 앞을 향한다.

때로는 영혼을 흔들고, 때로는 영혼을 감싸는.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가 종막을 향해 내달렸다.
동시에 존재하기 힘들, 연약함과 강인함이 그녀의 노래 안에 공존했다.

*

…We'll stay forever this way
(…우린 이대로 영원히 머물 거예요)
You are safe in my heart
(내 사랑 안에서 당신은 안전하고)
And my heart will go on and on…
(내 사랑은 언제까지나 계속 될 거예요)

노래는 끝이 났다. 여느 때보다 달콤하고 짙은 농도의 눈동자에 어느샌가 물기가 고여 있다. 또르르. 한 방울의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폴라리스는 드물게도 지금 자신이 어떠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모른다. 하여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 좀 멍하니 있었던 것이다. 계속 울지는 않았다. 한 방울, 오직 한 방울이 어쩔 수 없이 흘러나왔을 뿐.

깜박깜박. 가볍게 눈을 깜박인 후 폴라리스는 옅게 미소했다. 더없이 자연스럽게.


“이제 돌아갈까요?”

폴라리스는 정중하게 손을 내밀며 빙긋 웃었다. 일전에 그가 그녀에게 그렇게 해주었듯이.
그녀는 그의 비밀의 화원의 일부를 보았다고 생각했다. (그저 단순한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하여, 그에게 제 비밀의 일부를 보였다. (그가 그것을 분명히 목격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착각이었을까? 그리고 폴라리스는 손을 내민 10초 후, 퍼뜩 깨달은 것이 있다.

아, 다소 멍청하게 들릴 것 같은 탄식이 새어나왔다.

“둘이 걷기에는 좁은 길일까요…”

길이 좁은 게 아니라, 보폭차가 크게 났지. 폴라리스는 제가 내민 손을 뻘쭘하게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내가 에스코트 해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안 될 것 같다. …나 여자치고 그렇게 키 작은 편도 아닌데. …아마, 아닐 텐데.

3-26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7 19:54 ID : sii/FF6/Kk65c
나는 보면 볼수록 당신을 더 모르겠다. 그저 그런 연못인가 했더니, 호수같은 외양 너머에 펼쳐진 끝없는 바다가 드넓다.

릭은 눈을 감았다. 청아한 노랫말에 몸이 가라앉는다. 찰랑이는 바닷물이 호흡을 막고, 물살을 가르는 사지를 결박해, 종래에는 끝없이 깊은 심해에 잠식한다. 불빛 하나 없는 해저는 더없이 춥고 어둡다. 당신, 어디에 있습니까. 제 손도 볼 수 없는 완전한 암흑이 소리조차 집어삼키는 그곳에서 사자는 문득 그렇게 소리치고 싶어졌다. 당신, 어디에 있습니까. 뜻대로 되지않는 무력한 몸으로 마지막 힘을 짜내 묻는다. 바다의 세이렌은 그를 구원해줄 손을 뻗는 대신 노래한다.

You are safe in my heart.
내 사랑 안에서 당신은 안전하고.
내 사랑 안에서...

당신은 안전해. 그녀가 속삭인다. 내 사랑은 언제까지나 계속 될거야. 중얼거린다. 미소짓는 순간 깊은 바다에 갉아먹힌 사자의 심장은 부유한다. 떠오르고, 떠올라서, 그 차가운 해수면에 코끝이 닿은 순간, 참았던 숨을 몰아쉬듯 깊게 기침한다. 털이 젖고 폐에는 물이 찼다. 내쉬는 숨에는 아직도 깊은 물소리가 난다. 사자는 아마도 오래토록 이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눈을 들어 본 곳에는, 아스라이 빛나는 길잡이별.

사자는 이제 길을 잃지 않는다. 바다에서 헤엄쳐 나와, 메마른 모래사장에 발을 딛는다. 고운 달빛이 그의 창백한 갈기에 내리쬔다. 걸어가는 뒷모습에는 물에 젖은 축축한 발자국이 남아있다.

-

릭은 눈을 들어 뺨을 타고 흐르는 폴라리스의 눈물을 보았다.

"......"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숨을 죽이고, 그 자리에 서서, 북극성이 눈물을 훔치고 아무렇지 않게 구는 양을 지켜본다. 왜 울어요. 묻지 않는다. 두개의 작은 십자가를 본 폴라리스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 어떤 말로도 그녀를 곤란케 하지 않고.

"고마워요."

대신 부드럽게 웃는 것이다. 밤의 도시니, 인페르노니 하는 것들은 금방이라도 내던져버릴 것처럼 밝게, 쑥쓰러움 따위는 없이 정말로 기쁘게.
타는 듯한 석양이 웃는 얼굴 위로 내리쬔다. 어쩌면, 처음으로 아무런 계산도 가식도 없이 웃는 얼굴을 보았는지도 모른다고. 당신은 생각한다.

-

릭은 내밀어진 폴라리스의 손을 잡았다. 둘이 걷기에는 좁은 길일까요. 그 망설이는 목소리에는 가벼운 침묵으로 응수했다.

"가죠."

느릿하고 천천히, 남자는 걸음을 옮겼다.

3-27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7 21:10 ID : siziMvN96hEI6
그는 왜 눈물을 흘리느냐고, 내게 묻지 않았다.

-고마워요.

다만 부드럽게 웃으며 감사의 말을 전했을 뿐. 그의 웃는 모습을 처음으로 본 것은 아닌데. 여태까지의 미소와 달랐다. 석양을 잠긴 밝고 쑥스러운 웃음이 참 예뻐 보였다. 어쩌면 저 미소는 가식도 계산도 없이 행한 것일지도 모른다. 폴라리스는 그 미소는 물끄러미. 아주 물끄러미 마주하며 기억 한 켠에 담았다.

…곱씹으면 심장이 아플 것도 같다.

막연하게 안개를 더듬듯이 생각하지만 폴라리스는 제가 원치 않아도 지금 눈앞의 미소를 곱씹어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제법 명확하게 인지한다. 쌓여온 경험이 있으니까.

그래, 언제가 시작이었을까.
언제부턴가 남자의 행동을 곱씹게 되고, 고민하게 되고, 생각하게 되면. 마음이 심란해지는 것은. 폴리는 제 심란함의. 릭을 생각하는 마음의 기저에, 무엇이 싹 터 있는지를 몰랐다. 심긴 감정의 씨앗의 이름을 모르고 있다. …그것을 언제 알게 될지도 역시. …다만 앞으로도 그로인해 열심히 심란해 할 것이라는 것만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다.

“…”

폴라리스는 릭과 손을 잡고 함께 길을 걸었다. 대화 없는 시간이 이제는 제법 익숙해질 법도 했다. 그녀는 눈치가 그렇게까지 어둡지 않다. 본인은 그저 느긋하게 걷는 걸음이, 남자에게는 불편할 정도로 느리겠다는 것을 이제는 짐작할 수 있다. 둘은 차에 도착하고, 릭은 폴라리스에게서 기타를 넘겨받아 차의 뒷자리에 실었을 것이다. 그는 운전석에 앉고, 그녀는 조수석에 앉아 창밖을 보다가 문득 그를 부르는 것이다.

“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라는 덧붙임은 없었다.

“당신, 사람 심란하게 만드는 재주 있다는 말. 종종 듣지 않나요?”

대신에 다른 말을 농담조로 이렇게 덧붙였지만, 이 말 역시 꽤 진심이다. 사람 심란하게 만드는 재주가 없을 거 같지 않다.
폴라리스는 고개를 돌려, 운전하는 그의 옆얼굴을 바라본다.

“실은 방금 한 말보다 더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차분한 얼굴이었다. 다만 그녀의 눈동자만이 깨끗하게 빛나는.

“배상은 이제 끝났잖아요. 기실 우리는 만날 이유가 없어졌죠.”

음. 짧게 고민하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그 고민의 소리가 끝나고도 잠시의 침묵의 깔린다. 고요의 시간동안 폴라리스의 차분했던 표정이 머쓱하게 변했다. 그녀는 머쓱하게 변한 얼굴로 씩 웃어보였다.

“그런데 나는, 당신을 또. 만나고 싶은 것 같아요.”

그리고 태연한 어조로 다음과 같은 물음을 건네는 것이다. 담백하게. 그저 그의 의향만을 묻듯이.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어요?”

그러나 폴라리스의 반짝이는 눈동자에 호기심이 찰랑이고 있다는 것을, 릭이 모를 것 같지 않다.

나는 당신이 궁금해요. 당신이 위험한 사람인 거 충분히 알겠는데, 배려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알겠어요. 다만, 나는.

당신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은 것 같아요.

…그래요, 나는 당신을 알고 싶다고 생각해요. 지금보다 더 많이.


//그 씨앗의 이름은 아마도 사랑이겠죠.

42 세번째 일상(3)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01:31

3-28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7 22:14 ID : sii/FF6/Kk65c
사람 심란하게 만드는 재주 있다는 말. 종종 듣지 않나요?

아니, 처음 듣는 괴이한 평이다. 간이 배밖으로 나오지 않은 이상, 감히 어느 건방진 놈이 이 사자같은 남자의 면전에 대고 그리 지껄일 수 있었겠나. 듣는 상대에 따라서는 다분히 거슬릴 수 있을 만한 말을 폴라리스는 두려워하지도 않고 가볍게 이야기한다. 순간, 릭은 또다시 그녀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가졌던 의문에 빠진다. 정말로 내가 무섭지 않은가. 아, 어쩌면 티끌만큼도 거슬려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을까. 현명한 여자- 심란하게 만든다는 말의 의중을 알 수 없어, 릭은 살짝 시선을 돌려 그녀를 곁눈질했다. 타이밍 나쁘게도 커브길이 나와버린 탓에 곧바로 정면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

릭은 말을 아꼈다. 다만 계속해서 이어지는 폴라리스의 말을 들었다. 사실은 커브를 돌고 나서 다시 그녀에게 고개를 돌릴 수도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음은. 폴라리스가 제 옆얼굴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직감적으로 그녀가 지금 저와 시선을 마주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 굳이 그리 잔인하게 굴고 싶지 않은 탓이었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지금 그녀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조금은 궁금해졌다. 불현듯 노래를 부르던 순간의 달콤하고 진한 눈동자가 떠오른다. 그게 아니라면, 언제나 그렇듯 맑고 청명한 빛. 릭은 저도 모르게 핸들을 쥐고 있는 손에 조금 힘을 주었다. 그것이 잡고 있는 것이 언제나 그렇듯 담배가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습관에 길들여진 손이 조금 떨렸다.
그는 당장이라도 입을 열고 싶은 것을 참았다.

당신을 또 만나고 싶은 것 같아요.

아, 바다가 집어삼킨 심장이 부유한다.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어요.

걸어가는 뒷모습에는 물에 젖은 축축한 발자국이 남아있다.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사람. 첫만남의 설렘이 그러하듯.
줄곧 움직이지 않던 핸들이 별안간 오른쪽으로 세게 꺾인다. 끼익, 완벽한 승차감의 고급 세단이 살면서 한번도 내지 못한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길 한켠에 멈춰섰다. 급하게 멈춰선 반동으로 창백한 금발이 긴 호선을 그리며 출렁인다. 헝크러진 머리카락이며, 흐트러진 셔츠깃. 그 어떤 것도 상관하지 않은 채, 릭은 폴라리스를 돌아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아아. 일렁인다. 당신이 그의 공허함을 깨달은 뒤로, 언제나 차갑게 가라앉아 있던 헤이즐색 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담고 있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던 그곳이 일렁인다. 그 안에는 어떤 생명이 살아 숨쉬고 있나. 죽음과도 같은 침묵, 고요한 기다림. 당신은 지금 이 순간이라면 그것을 알것도 같다고 생각한다. 피아노를 치고, 총을 쥐고. 결코 아름답다고 할 수 없는 온갖 더러운 것들을 감쌌던 손이 조수석의 등받이를 잡는다. 그 어떤 예고도 경보도 없이. 높고 우아한 콧대가 다가온다. 일렁이던 눈이 감기고, 날카로운 턱선이 옆으로 꺾인다. 고급스러운 남성용 향수 사이로 미묘하고 알싸한 향이 풍기는 것도 같다. 입술이 부딪힌다.


아무 말도 없이, 갑작스럽게, 더 이상 길을 잃지 않는 사자는, 하늘의 가장 저편에서 빛나고 있는 길잡이별에게, 키스했다.


-


릭은 더 이상 참지 않았다. 또 만나고 싶다는 것이 무슨 의미였든, 그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제 마음대로 해석하기로 했다.
그것은 욕망이었다.

3-29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8 00:24 ID : siUc37IO0xJLc
폴라리스는 선이라는 것을 안다. 사람에게는 절대로 ‘넘지 않아야 할 선’ 그리고 이정도면 ‘넘어도 되는 선’이 있다는 것을. 놀랍게도 폴라리스는 첫 만남부터, 릭의 ‘넘지 않아야 할 선’을 넘지 않도록 조심한 사람이다. 그가 무서워서 그랬냐고? 아니. 그냥 폴라리스는 선을 넘지 않으면 그가 분노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직감했을 뿐이다. 맹수는 겁먹고 도망가는 사냥감을 쫓아가는 생물이잖은가. 그러니 그 앞에서 겁을 집어 먹고 움츠러드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지. 뭐, 적당히 상황 봐서 움츠러드는 척은 해줄 수도 있었겠지만. 강자 앞에서 비굴하게 구는 것은 대체로 멍청한 짓이다.

…게다가 그가 그녀가 만났던 악마가 아닌데. 그것을 알았는데. 공포에 패닉할 리가 없었다.
단지 그녀는 진실로, 릭을 두려워 할 이유가 없었던 거다.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그리고 이어지는 만남에 '절대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처음 예상보다 제게 관대한 것 같아서 놀랐다. '이정도면 넘어도 되는 선' 역시 관대한 것 같았다. 원래 이렇게 관대한 사람은 아닐 텐데, 이상하기도 하지. 끓는점이 높은 타입인걸까? 그렇게 마음속으로 갸웃거리면서도. 그녀의 무의식이 그가 제게 관대하게 구는 것을 퍽 마음에 들어 했다.

*

관찰이라기보다는 시야가. 폴리의 시선이 그의 행동을 그냥 자연스레 담았다. 커브를 돌고 나서도 그는 그녀 쪽을 바라보지 않는다.

-배상은 이제 끝났잖아요. 기실 우리는 만날 이유가 없어졌죠.

…그 말이 너무 매정하게 들렸던 걸까. 조금은 미안해하면서도 어쩔 수가 없다 생각했다. 그녀는 매정하다면 매정한 사람이고, 야박하다면 야박한 사람이니까. 야박 쪽에 조금 더 가깝기는 했다. 매정보다, 냉혹보다, 냉정이나 냉소라는 단어가 그녀에게 더 어울렸지만. 냉소적인 것만이 그녀의 전부가 아니기도 했다. …다정한 일면이, 놀랍게도 아직. 폴리의 마음 깊은 곳. 혹은 영혼 깊은 곳에 남아 있는 것이다. 천사가 그녀의 다정함을 지켜주었으니까. 폴라리스는 악마를 만난 적도 있지만, 천사를 만난 적도 있는 사람이다.

릭의 손이 조금 떨린 듯도 했다. 그가 하고 싶은 말을 참고 있고 있는 것 같기도 했고.

폴라리스는 다만 기다렸을 뿐이다. 그가 입술을 열기까지. 혹은 그가 무슨 행동을 하기까지.

줄곧 움직이지 않던 핸들이 별안간 오른쪽으로 세게 꺾이고 차가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길 한 켠에 멈춘다. 폴라리스는 그것에 몸을 움찔 떨었다. 릭의 창백한 금발이 긴 호선을 그리며 출렁이는 것도, 헝크러진 머리카락이며, 흐트러진 셔츠 깃이 눈에 들어오자 이번에는 심장이 움찔 떨린 것도 같았다.

…이 상황에서 할 감상은 아니지만. 릭, 당신. 새삼스레 섹시한 남자네요.

다소 태평한 감상 따위를 하고 있는 폴라리스의 머리에 제 머리카락도 약간 흐트러져 있다는 사실이 현재 있을 리는 없다. 깊은 밤, 폴라리스의 새하얀 백발은 달빛을 받으면 은백색으로 은은하게 빛나기도 한다. 창으로 새어들어온 연약한 달빛에 그녀의 백발이 희미하게 빛나는 것도 같다. 달무리처럼. 혹은 요정의 머리카락처럼. 그의 일렁이는 눈동자를 마주하며 폴라리스의 태평한 표정과 눈동자에 약간의 의아함이 깃든다. 왜? 릭은 말 대신 행동으로 그 의문에 답했다. 릭의 손이 등받이를 감싸고 그의 얼굴이 다가오는 동안 무방비하게 그를 바라보고 있던 그녀는. 그녀의 입술은 그의 입술에 삼켜졌다. 예고치 않은 키스에 깜짝 놀랐어도 폴리는 그의 키스를 뿌리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와 키스하는 그는 눈치 챘을 것이다. 그녀가 지금 저의 키스를 받아들이는 것이 몹시 서툰 사람의 것과 같다는 것을.

서툴게나마 그의 키스를 따라가고 있는 와중에 그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가 하면.

글쎄, 처음에는 아무 생각도 없었지. 다만 넋이 나가 가만히 입맞춤에 당하고 있다가, 다음에는 릭이 키스에 도가 튼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고, 그 다음으로는 아니. 대체 왜 나한테 키스하고 있는 거지? 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잠식했다. 다만 그녀는 그 의문을 밖으로 표현하는 대신에. 그의 키스를 거절하지 않았다. 거부하지 않고 서툴게나마 따라가며. 약간 파르르 떨리는 손을 들어 그의 한 쪽 어깨에 다정하게 얹었다.

3-30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8 02:24 ID : si9hCKTmqMBVI
언제 처음 여자와 입맞춰 보았던가. 열다섯 혹은 열여섯, 퍽 긴장한듯 얼굴을 일그러뜨리던 금발의 소년을 떠올린다. 더없이 어색했던 손길. 상대가 누구였는지, 장소는 어디였는지, 무엇 하나 정확히 기억나는 것 없이 아스라진 기억이다. 감히 전과 지금을 비하자면 당신은 마치 내가 처음인 작고 여린 유리결정 같다. 그러나 그것이 전혀 거슬리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서툰 움직임을 무시한 채 입술을 맞부딪히고, 가지런한 치아를 혀끝으로 훑는다. 릭은 문득, 이제까지 제가 겪은 모든 시행착오들은, 지금 이순간 바로 당신을 위해서였다고 말하고 싶어졌다. 스물 다섯의 다 자란 남자가 입밖으로 내기에는 더없이 유치한 사랑고백. 그러나 당신이라는 파도에 부유하는 심장이, 부드러운 볼에 스치는 콧대가, 참을 수 없이 간지러워서. 그는 지켜왔던 평정을 깨고 그것을 당신의 귀에 터트리듯 속삭이고 싶어졌다.

어째서 사랑하게 되었나. 묻는다고 해도 아마 정확히 대답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한순간에 마음에 와 박혔던 것은 아니었다. 분명 처음에는 우는 얼굴이 성가시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아둔하고 멍청한 소리, 당신의 그 호수빛 눈을 보는 순간 나는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나도 모르는 새에 빠져들고, 마침내 호수 너머의 바다를 보았을 때는, 몸이 젖어드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뛰어들어버렸다. 어쩌면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이 몰아치는 파도에 면역없이 잠식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무엇이 그리 급한지 답지않게 몰아치는 입맞춤에 당신의 몸이 서서히 뒤로 기운다. 거절하지 않는 상대, 제 어깨를 잡아오는 손에 탄력을 받았는지, 그 때를 기점으로 조심스러웠던 움직임이 깊숙이 파고들었는지도 모르겠다. 폴라리스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릭은 등받이를 잡지 않은 반댓손을 뻗어 그녀의 둥근 뒷통수를 능숙하게 받쳐들었다. 부드러운 흰 머리카락이 단단한 손에 감겨든다. 따뜻한 그것을 가볍게 그러쥐었다. 몰아치는 입술과 달리, 다정하게 감싸안았다.

콩. 머리카락의 부드러운 감촉을 느낀지 얼마 되지 않아 뒷통수를 감싸 쥔 릭의 손등은 세단의 닫힌 차창과 가볍게 충돌했다. 그래, 그는 적당한 선에서 절제할 줄 아는 남자다. 이제 그만 보내주어야 할 시간임을 알며, 당신을 아껴줄 줄도 알 것이다. 천천히 몸을 움직여, 등받이를 잡고 있던 손을 당신의 어깨 위에 얹는다. 아주 천천하고 느릿한 움직임으로 한참을 맞대어 있던 입술을 떼어내고, 굽혀진 채 폴라리스의 어깨 위에 있던 팔을 천천히 펴들었다. 후. 참고 있던 숨을 내쉰다. 언덕을 오를 때도 고르지 않았던 호흡을 낮게 가다듬는다.
이제 당신의 얼굴이 아래. 그리고 그 눈을 마주한 채, 릭이 위에 있다. 팔 안에 상대를 가둔 채로- 릭은 꽤 오랫동안 폴라리스의 그 말간 얼굴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래. 당신의 눈은 이렇게 생겼었지. 청명한 블루, 그 아래의 부드러운 콧대. 그리고. 릭이 희미하게 웃었다. 서로의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입술을 보는 것은 퍽 미묘한 기분이다. 그는 짧은 정적 끝에 입을 열었다.

"가지고 싶은 게 생겼어."

언제나 그랬듯 맥락없는 화두. 내 힘으로 가질 수 없는 것은 없어요, 오만하게 미소짓던 얼굴이 떠오른다. 그러나 말을 꺼내면서부터의 그는 그때와 달리 전에 없이 진지한 표정이다. 전의 것들이 싸늘하고 공허해 무(無)에 가까웠다면, 이번은 지나치게 많은 감정들을 담고 있는 것이 한눈에 보임에도 차분하다. 당신이 본 그의 어떤 모습모다 진지하다.
느닷없는 반말. 그러나 결코 오만하지는 않은 말투. 어딘가 조금 떨리고 있음에도, 그답게 당당한.

"연애하자, 나랑."

아아. 언제부터 시작이었나. 정확히 알지 못하기에 그는 아마 그 질문에도 제대로된 대답을 내놓을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의 노래를 듣고 나서부터였나, 아니, 어쩌면 처음 만난 그 순간에서부터. 첫눈에 반한다는 뻔하고 진부한 속설 따위는 믿지 않지만, 이번에는 그냥 모른 체 넘어가고 싶기도 하다. 부유하는 심장의 떨림은 결코 순간의 착각이 아니다. 당신을, 당신의 마음을, 가지고 싶어. 가장 깊은 곳의 목소리가 말한다.

나랑. 다른 누구도 아닌 나와. 사자는 속삭인다.
후회할지도. 파멸할지도. 당신을 처음 본 날 울렸던 적색등이 또다시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앵앵거리는 것을, 애써 무시하고 있는지도.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페르노의 젊은 사자가 그럼에도 당신을 놔주지 않으리라는 사실이다. 릭은 알고 있었다.


그것 하나만은 온 진심을 다해 확신할 수 있었다.

3-31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8 19:57 ID : siUc37IO0xJLc
대체 왜 나한테 키스하고 있는 거지?

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잠식하는 것을 끝으로 폴라리스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흐트러진 생각의 틈새에서 그녀의 넋을 무언가가 잡아당기고 있는 것 같다 느꼈다. 무언가는 속삭이듯 흐느끼는 것 같다. 호소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것은 이렇게 말했다.

-그냥, 지금은 아무런 생각도, 의심도 하지 말고. 그를 받아들이라고.

폴리는 그 속삭임이 그녀의 본능인지, 무의식인지, 혹은 그녀의 영혼인지 알지 못했다.
어쩌면 그것은 그녀의 마음에 싹이 튼, 어떠한 감정의 것일지도 몰랐다.

*

그의 어깨에 다정히 손을 올린 것은 그녀가 생각하고 행한 일이 아니다. 다만 자연히 무언가를. …아니, 그를 붙잡고 싶은 그녀의 마음이 그녀의 생각대신에 폴라리스의 손을 움직이게 한 것이다. 키스가 점점 깊어진다. 그에 따라 점차 의식이 멍해지는 것 같다. 멀고 먼 우주를 떠돌듯이. 혹은 깊고 깊은 바다에 잠기듯이. 구명줄이 필요한 사람처럼, 그녀는 그에게 매달리고 싶었다. 좀 더 키스에 능숙한 사람이었다면 그랬을 것이다. 폴라리스는 그냥, 서툰 자신을 그에게 온전히 내맡겼다.

*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몸이 뒤로 기울고, 그의 손이 제 뒤통수를 감싸온다. 그리고 어떠한 것-세단의 닫힌 차창-에 느리고 부드럽게 충돌한다. 그의 손이 조수석 등받이에서 폴라리스의 어깨로 내려온다. 아주. 아주 느릿하게 맞대고 있었던 입술이 멀어진다. 아. 어쩌면 그녀는 멀어지는 그것이 아쉬운 지도 모르겠다.

더없이 달콤하고 몽롱한 눈동자, 발그스레한 양 뺨, 타액에 젖어 축축하게 붉어진 입술.
흐트러진 제 상태를 의식하지도 못하고 있는 여자가 거칠어진 호흡을 채 가다듬지도 못하고 릭을 바라보았다. 폴라리스는 그냥 지금 정신이 멍했다. 아주 멍했다. 마치 꿈에서 채 깨어나지 못한 사람처럼 말이다.

-가지고 싶은 게 생겼어.

그의 목소리가 그녀를 현실로 불렀다. 그리하여 그녀는 아직 덜 깬 정신으로도 그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당신이 가지고 싶은 게 무엇인가요?

-연애하자, 나랑.

…………
………
……

…네? 그 말에 불현듯 꿈에서 그녀는 깨어난다. 눈동자가 연신 깜박였다. 잠시 제가 무엇을 들었나 반추해보던 그녀는 그에게서 사귀자는 제안을 들었다, 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내가 아무 생각 없는 멍청한 여자였다면, 지금쯤 그의 말에 그냥 머리를 끄덕거리고 있겠다. 폴라리스는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멍청한 여자처럼 굴고 싶은 자신을 발견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네, 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지금 미쳤나 보다. 혹은 저 남자가 나를 미치게 하고 싶은가 보다. 맥락을 잃고 이어지던 생각은 지나치게 많은 감정을 담고 있는 그의 진지한 표정을 인식하고 나서야 멈추었다.

…그렇게 쳐다보면,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고 착각하고 싶어진다는 거 알아요?
…그러고보니 아까 가지고 싶은 게 생겼다고 말한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던 것 같다.

폴라리스는 어쩔 수 없어서 푸스스 웃음을 흘렸다. 마치 사랑스러워 못 견디는 것을 바로 앞에 둔 사람처럼. 그렇게.

“릭.”

웃음기 어린 그녀의 목소리가 가볍게 그를 불렀다.

“나 지금 굉장히 멍청한 여자가 되고 싶은 것 같아요.”

당신이 지금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면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일 것 같아요. 덧붙이듯 작게 웅얼거렸지만 그의 귀에는 확실하게 들렸을 것이다. 시선이 수줍게 내리깔린다. 그리고 그녀는 잠시 제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5초의 침묵. 폴라리스는 어쩐지 떨리는 것 같다 느껴지는 입술을 약간 힘겹게 열었다.

“…그러니까 사랑한다고 말해줄래요?”

말하는 목소리의 어딘가가 긴장한 것처럼 파르르 떨려도. 떨려 나올 것을 알고 있었어도.
폴라리스는 지금 제가 하고 싶은 말을, 그리고 듣고 싶은 말을 참지 않았다.
아니, 도저히 참지 못했다. 아아. 어떻게 하지. 심장이 조금. 아니, 조금보다 더 많이.
…아프게 울리는 것 같다, 느끼며 폴라리스는 내렸던 도로 시선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

부디 내게 확신을 주세요.

3-32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18 21:23 ID : si9hCKTmqMBVI
시동이 꺼진 차 안. 적막이 감도는 공간은 갈라지는 목으로 삼켜내는 침마저 조심스럽다.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는 외진 길- 갓길에 세워진 차창 너머로 들어오는 달빛은 지나치게 감상적이다. 푸스스, 적막 속에 들려오는 것은 오직 바람이 부는 소리. 흔들리는 가로수 그림자가 당신의 얼굴 위에 언뜻 드리워진다. 그로부터 내려오는 긴 금발이 당신의 옆얼굴에 스치고, 굳은살 박힌 단단한 손은 어느새 돌아서 희고 작은 뺨을 감싸고 있다. 꼭 이 세상에 당신과 나, 둘만이 남은 것 같다고. 릭은 문득 생각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

그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끝까지 사람 당황시키는 재주가 있는 여자다. 그 말을 그렇게 당당하게 요구하는 법이 어디있어. 뻔뻔스럽게도, 아직 당신조차 하지 않은 말을 내게 요구하는 건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지 않는지. 그건 반칙이야, 어린애처럼 채근하고 싶어진다. 폴라리스. 나는 왜인지 당신 앞에만 서면 자꾸만 어려지는 것 같아. 끝없이 솔직해지고, 순수하게 붉어진 소년같은 얼굴을 하고 싶어져. 간질거리는 심장의 울림이 턱끝까지 차오른다.

그러나 릭은 저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폴라리스의 얼굴을 두고 그리하지 않았다. 지나치게 많은 것을 담고 있음에도 여전히 차분한 눈빛. 마치 당신을 처음 만난 날처럼, 그렇게, 길잃은 사자는 잠시도 시선을 피하지 않고 하늘 한켠의 북극성을 똑바로 올려다본다. 그리고 침묵 속에서 천천히 입술을 여는 것이다. 방금 전까지 당신을 담았던 것. 더없이 다정한 목소리로.

"당신을 사랑해."

속삭인다.

"내 사랑, 내 마음, 내 정신과 신체, 내가 가진 그 모든 걸 당신을 위해 희생해도 하나도 아깝지 않아."

침착하고 어른스러운 말투, 그러나 그림같은 가면 아래 미묘하게 터져나오는 격정적인 호흡. 당신을 사랑해. 그 어떤 미사여구 없이 정직하고 날카롭게 파고든다. 아무런 꾸밈도 포장도 없이 다만 솔직한 것은 그의 방식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억지스러운 가식도, 완벽한 친절도 벗고, 다만 있는 그대로를 얌전히 내보인다.
아아. 언제부터였을까. 지금 이 순간 당신이 내 심장에 칼을 찔러넣어도 얌전히 죽어주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당신은 내 이성을 꿰뚫는 창이다. 머릿속을 주무르고 냉정함을 함락시켜, 나를 전에 알던 것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도대체 언제부터였나. 그는 아마 영영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나의 모든 게 당신 것이야."

그리고, 고백한다.

"사랑해. 폴라리스."

자신의 온 진심을 내던져서.

"...사랑해."

떨리는 심장을 받아들여 줄 것을 종용한다.

3-33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18 22:51 ID : siUc37IO0xJLc
부디 내게 확신을 주세요.
내가 의심을 내려놓고 당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

폴라리스는 릭이 제게 사랑한다고 말하면 본인이 말한 그대로 고개를 끄덕이려고 했다. 그에게 뺨이 잡히지 않았다면 그럴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했다.

-당신을 사랑해.

그 크지 않은 속삼임이 심장을 뚝, 떨어뜨리고.

-내 사랑, 내 마음, 내 정신과 신체, 내가 가진 그 모든 걸 당신을 위해 희생해도 하나도 아깝지 않아.

침착하고 어른스러운 말투 사이사이에 미묘하게 터져 나오는 격정적인 호흡이 모든 의심의 장막을 벗겨내고.

-나의 모든 게 당신 것이야.

마침내 그녀의 영혼에 닿아 가장 깊은 곳에 입술을 맞추는 것이다. 그녀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려는 것처럼, 혹은. 그녀의 모든 것을 감싸 안는 것처럼. 그렇게……

아아, 폴라리스는 그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무력한 여자였다. 그에게 고개를 잡혀있지 않았더라도 고개는커녕,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음을. 어리석게도 확신을 바랐던 그녀는 몰랐던 것이다. 뚝, 떨어졌다 생각한 심장이 바로 귓전에서 울렸다. 크게 뛰는 심장 소리에 귀가 멍멍했다. 고동치는 맥박에 마음이 먹먹했다. 제가 어떻게 호흡을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해. 폴라리스.

어째서 눈물이 흐르는 걸까. 나는 조금도 울고 싶지 않은데.
폴라리스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찬다. 차오른 감정이 그대로 밖으로 흘러넘친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모든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녀의 눈물이 슬픔만이 아닌 것을 알았을 것이다. 사람은 슬플 때만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니다. 무언가에 감동했을 때도.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도. 눈물은 마음을 넘어서, 바깥으로 흘러넘치게 되는 것이다.

-사랑해.

…심장이 터져서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입을 열면 그대로,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서 그녀는 입을 다물고 그를 바라보았다. 지금 이 순간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죽을 때까지.

*

다만 어떻게든, 사랑한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그러나 지금은 도저히 입술이 떨어지지 않아서.

북극성은 제 양 뺨을 감싸고 있는 사자의 한쪽 손을 파르르 떨리는 제 양손으로 끌어와. 눈을 감고서 그의 손바닥, 가장 안쪽에 입술을 내리 눌렀다. 넘쳐흐를 것 같은, 모든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간절한 입맞춤이었다.

3-34
별명 : 그대의 영혼 속에서 풍성한 것을. 기능 : 작성일 : 17-08-19 00:00 ID : siw264D5dCfZ+
입술이 파묻힌 손바닥이 불에 데인 듯 뜨겁다. 온 몸의 신경이 오직 맞닿은 부분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 첫키스의 충격이 이보다는 덜했을까. 견딜 수 없이 아득해지는 정신 가운데, 사자는 단지 이 미미한 스킨십 만으로 심장이 이리도 빠르게 뛸 수 있다는 것을 놀라워했다. 손바닥을 타고 오르는 찌릿한 전파가 중추를 헤집고 심장을 꿰뚫는다.

당신은, 내게, 이러한 존재가 되었다.

기분좋은 포만감이 온몸을 부드럽게 감쌌다. 아쉬워할 것 없어, 당신이 소리내어 제 진심을 전하지 않는 것 따위는 티끌만큼도 신경쓰지 않는다. 때때로 사람의 마음에는 말로써 전할 수 없는 진심이 가장 깊숙한 곳에 숨죽여 기생하는 법이다. 당신의 진심을 안다. 나도 당신에게 그러한 존재가 되었다. 구태여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

손안에서 파르르 떨리는 움직임이 소중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사치스러운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전에 없던 감상적인 마음. 릭은 달빛이 비치는 흰빛 머리카락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바다, 나는 이 드넓은 모래사장을 거니는 작은 소년이 된 것 같다. 나는 언제부터 이런 사람이 되었던가. 그런것 따위는 하나도 중요치 않다. 상체를 숙여, 폴라리스의 둥근 이마에 자신의 것을 맞댄다.
속눈썹이 콧잔등을 스칠 정도로 가까운 거리. 남자로부터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두터운 커튼처럼 두 사람과 외부 사이를 가로막는다. 커튼에 부딪힌 숨소리가 귓가에 웅웅댄다. 나뭇잎 스치는 밤의 적막이 그 희미한 소리를 거대하게 증폭시킨다.

릭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큰일이네..."

당신의 귓가에 속삭이는 목소리가 간지러울 지도 모르겠다.

"이제 이쪽 손은 쓰지 못하려나."

다시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얽힌다. 무슨 의미. 물어볼 새도 없이, 릭은 폴라리스가 입맞추고 있는 손을 떼어 부드럽게 그녀의 이마를 쓸었다. 땀에 젖어 헝크러진 머리카락이 말라붙어 있다. 다정한 말투. 당신의 붉은 뺨에 쪽, 입맞춘다.

"당신, 나 왼손잡이인건 알고 있어?"

왼손. 방금 전까지 당신이 입술을 묻고 있던. 아직까지 화끈거리는 손바닥, 그 안에서 움직이던 선연한 감촉. 이 손으로 다시 총을 잡는 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릭은 막연하게 생각했다.

"책임져야 할 거야."

무엇을요. 당신이 물었다면, 대답했을 테지.

나를 가지기로 선택한 것을. 릭은 희미하게 웃었다.

-

차를 돌려 폴라리스의 집까지 운전하는 내내. 릭은 정말로 왼손을 가지런히 무릎 위에 올려놓은 채 오른손만으로 핸들을 잡았다. 창문을 열지도, 담배를 쥐지도 않았다. 정말로, 무릎 위에, 가만히. 무언가 소중한 것이 잔류해있기라도 한 듯이.
그렇지만 폴라리스의 위험하게 그러지마요, 한 마디면 바로 양손으로 핸들을 잡았을 테다. 그건 아마도- 당신이 내게 이러한 존재가 되었기 때문일 테다.


언제부터였던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사랑한다고 말한 순간, 무형의 씨앗은 그대로 싹을 틔워 정말로 사랑이 되었다.



그 언젠가 그대가 나를 보았을 때엔
나는 너무도 어렸습니다.
그래서 보리수의 옆가지처럼 그저 잠잠히
그대에게 꽃피어 들어갔지요.
너무도 어리어 나에겐 이름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대가 나에게 말하기까지
나는 그리움에 살았었지요.
온갖 이름을 붙이기에는 내가 너무나 큰 것이라고.
이에 나는 느낍니다.
내가 전설과 오월과 그리고 바다와 하나인 것을,
그리고 포도주 향기처럼


그대의 영혼 속에선 내가 풍성한 것을.

3-35
별명 : 내 눈을 감기세요 기능 : 작성일 : 17-08-27 19:08 ID : siP4FBNeM5/xo
얼마의 시간동안 입술을 그의 손바닥에 묻고 있었을까. 흐르는 눈물도 닦지 못하고 그저 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눈물과 함께 입맞춤을. 말로는 다 전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넘치는 마음을. 그저 그의 손 안에 담고 있었던 것은.

이마에 뭔가 부드러운 무게가 닿는다. 그가 제 이마에 그의 이마를 맞댄 것이라는 것을 폴라리스는 한 박자 늦게 깨달았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의 숨결이 부딪힌다. 그가 내린 커튼에 부딪혀 돌아와 닿은 숨결이 간지러웠다. 나뭇잎 스치는 소리도 들릴 것 같은 적막에, 폴라리스는 숨소리를 들었던 것 같다. 심장소리도 함께. 하지만 그것이 누구의 것인가 파악할 정신은 없었다. 자고 있지 않은 심장이 강하게 뛰는데,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대체 왜였을까.

큰일이네...

귓가에 닿는 그의 목소리가 간지럽다고 인식하기 이전에. 폴라리스는 제 숨소리가 신경 쓰였다. 심장이 아프게 울리는 소리도 신경 쓰였다. 큰일은 나한테 난 것 같아요. 이대로 가다가는 심장이 터져서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나는 내 심장이 이토록 세차게 뛸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어요.

이제 이쪽 손은 쓰지 못하려나.

…? 대체 왜요?
멍청한 아이처럼 되물어볼 뻔 했다.
평소에는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던 이성이 지금은, 아니 한참 전부터 어딘가로 날아간 것 같다. 지금의 내가, 꼭. 평소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내가 모르는 다른 여자가 된 것 같다. 폴라리스는 그런 스스로가 낯설었지만,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는 릭은 어째서인지 낯설지가 않았다. 익숙하지도 않았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평소와 다른 그도, 그의 행동도, 그의 말도 받아들였을 뿐. 입 맞추고 있던 손바닥이 떨어져 나가고, 이윽고 그의 손이 제 이마와 앞 머리카락을 쓸어 넘긴다. 그의 입술에 뺨에 닿는다. 쪽. 간지럽고 부끄럽고 사랑스러운, 작고 작은 소리. 더 이상 몰릴 열도 없을 것 같은데, 그의 입술이 닿은 자리가 열에 덴 것처럼 화끈거린다.

당신, 나 왼손잡이인건 알고 있어?

알고 있었어요. 다만 제가 잡고 끌어와 입을 맞췄던 손이 왼손이라는 것은… 네, 지금. 방금 깨달았어. 당신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거예요.

책임져야 할 거야.

‘무엇을요?’

눈으로만 물은 말에 그가 입술을 열어 답했다. 희미한 웃음과 함께.

나를 가지기로 선택한 것을.

……이럴 때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폴라리스는 모른다. 폴라리스가 아니라도 모를 것이다. 그녀는 그가 한 말을 천천히 곱씹었다. 나를 가지기로 선택한 것을. 본인이 언제 그런 선택을 했는지조차 모르겠지만, 그는 그녀에게 이미 그를 주었다. 선택권도 주었던 것 같다.

-네 모든 것은 내 거야.

이렇게 말하는 대신.

-나의 모든 게 당신 것이야.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 선택권을 주고, 나를 배려해주고, 존중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스럽게 여기지 않을 수가 있을까. 사랑스러운 사람. 사랑하는 사람. 폴라리스는 그의 말에 두어 박자 늦게 미소했다. 그 미소가 아주 환했다. 그리고 기꺼이 그리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


위험하게 그러지 말아요.

-라고 당장이라도 말을 해야 하는데, 가지런히 무릎 위로 올려진 그의 왼손이. 소중한 것이 잔류해 있기 때문에 좀 더 이대로 놓아두고 싶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폴라리스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가 제 심장을 터뜨리려고 작정해도, 저항 없이 죽을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기껍게, 기쁜 마음으로 죽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조금 더. 살고 싶어졌어. 릭. 당신과 함께.

“…달이 아름답네요.”

창밖을 바라보며 읊조린 혼잣말이 그의 귀에 닿았는지 모르겠다. 닿아도 좋고, 닿지 않아도 좋다. 다만 언젠가. 그렇게 멀지 않은 미래에. 비유적으로 돌려 전하는 표현보다, 직설적으로. 그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폴라리스는 이제 제 마음 속에 싹이 트고, 마침내 꽃이 피어 그윽하고 깊은 향기를 품은 것의 이름을 안다. 그것의 이름은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그것은 사랑이 아닐 수가 없다.

*

내 눈을 감기세요.
그래도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귀를 막으세요.
그래도 나는 당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말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이 없어도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습니다.

내 팔을 꺾으세요.
그래도 나는 당신을 잡을 것입니다.
손으로 잡듯이 심장으로 잡을 겁니다.

심장을 멎게 하세요.
그러면 뇌가 고동칠 겁니다.

마침내 당신이 나의 뇌에 불을 지르면,
그 때는 내 피가 흘러 당신을 실어 나르렵니다.

43 릭주 ◆rAqAiJ2zqg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08:30

>>39 ㅋㅋㅋㅋㅋㅋㅋㅋㅋ집착... 이대로 가면 아주 불가능한 전개는 아닐지도요^q^... 집착이라니, 릭이랑 참 안 맞는 단어인데 사랑에 빠진 릭이라면 또 어떨지 모르겠네요. 생각보다 잘 어울릴지도?(^ω^)

ㅠㅜㅜㅜ맞아요 폴리주.. 자주 아프셔서 항상 걱정했었지요.. 12월 초중반 이었나, 엄청 추웠던 주말이 올 겨울 최저일 거라고 했었는데 기상청이 또 구라를 쳐버렸군요(..) 저는 비교적 건강하게 지냈답니다. 폴리주를 위해 날씨가 어서 따뜻해져야 할텐데요..

아...아 왜 저런 대사를...?생각했던게 이 세번째 일상에 많이 들어있는데(*´ω`*)..ㅋㅋㅋㅋㅋㅋ 오글거리는 대사에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이게 역시 사랑의 힘이었을까요(??) 연애.. 오케이.. 릭 너는 정말^ㅇ^~!

44 네번째 일상(1)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11:16

4-1
별명 : 릭[솜니움] 기능 : 작성일 : 17-08-27 19:52 ID : siWRSfas1x9jk
릭은 애초에 사적인 연락이 잘 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지독하게 바쁘고, 한술 더 떠서 온갖 전자기기와 친밀한 현대인의 표상과는 매우 거리가 멀었다. 빠르게 타닥이는 자판보다 만년필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더 즐기는 것은 조금은 의외일까.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하루종일 문자를 주고받고 제 일과를 공유하는 다정한 연인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그의 그러한 면모가, 사랑을 고백한 직후의 가장 달콤해야할 시기, 무려 일주일에 가까운 시간동안 연락이 되지 않은 것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어쩌면 더 큰 문제는 그가 그 긴 공백에 대한 아무런 문제의식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이었다.
저에게 맞춰주는 연애에만 익숙해진 사람이다. 그가 드러내지도 않는 발톱이 두려워 불편한 것에 대해 아무런 문제제기도 하지 못한 애인들을 과연 사랑이라고 부를 수는 있을까. 릭은 폴라리스가 그녀들과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에 따라 제 행동에 어떠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까지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무턱대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

그동안 머리를 아프게 했던 마약 시장에 관한 건은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 오랜만에 일찍 일과를 끝마친 날. 평소보다 배는 더 화려한 네온사인이 만연한 오늘이 일주일에 단 두번 뿐인 폴라리스의 근무일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있다.

칵테일바 솜니움의 앞. 릭은 폴라리스가 금방이라도 저 문을 박차고 나올 것을 기다린다.

한눈에 봐도 휘파람을 불 법한 외제차를 길가에 세운 채로 트렁크 뒷편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는 남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행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언제나처럼 깔끔한 정장 차림, 입가에 댄 손가락 사이로 물려있는 매캐한 필터. 수군거리는 목소리들 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이.
그러나 한없이 강해보이는 이 남자가 솜니움의 문이 열릴 때마다 입에 물려있는 것을 미련없이 버리고 있음을, 나오는 것이 폴라리스가 아니기 때문에 다시 새로운 것을 꺼내들고 있는 것을. 그것이 그의 발밑에 반도 타들어가지 못한 담배들이 쌓여있는 이유임을. ...연락도 하지 않고 찾아온 주제에 이따금씩 여닫히는 문을 주시하고 있는 것은, 길가는 누구의 추측으로도 맞출 수 없겠지.

4-2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27 20:48 ID : siP4FBNeM5/xo
폴라리스는 이제 핸드폰을 두 개 챙기는 습관을 들였다. 하나는 폴라리스 명의의 폰. 다른 하나는 위치추적 불가한 대포폰, 그래. 릭의 전화를 저장한 핸드폰. 그 핸드폰에는 오직, 릭의 전화번호 외에는 저장하지 않았다. 연인이 되지 않았다면, 도시에 위험한 사람들이 차례로 저기에 저장되었겠지만. 폴라리스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폴라리스 명의의 핸드폰에도 릭의 번호를 저장해 두었지만, 한 번도 먼저 걸지 않았다. (물론 머리로도 외우고 있다. 그러니까 본인 핸드폰이 아니더라도 언제라도 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고 한다면 말이지.) 그는 바쁜 사람이고, 내 전화가 혹시라도 그의 업무에 방해되면 안 되니까. 그렇게 일주일. 연락 한 번 안 했다. 릭도 안 하고 폴라리스도 안 하니까 무쓸모로 지냈을 그 핸드폰이 가여워질 지경이다. 폴라리스는 릭이 기다리라고 하면 한 달도. 일 년 정도도 연락 없이 기다릴지도 모른다. …어쩌면 폴라리스는 배려가 과한 사람인지도 몰랐다. 물론, 아무에게나 이렇게 과한 배려를 하는 인간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적당한 배려, 적당한 상냥함, 적당한 친절을 추구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폴라리스는 핸드폰을 챙기고 다니기는 하지만, 수시로 확인하는 타입과는 거리가 멀다. 온종일 문자를 주고받고 제 일과를 공유하는 다정한 연인이 되기는 힘든 여자겠지. (…이쯤 되면 릭이 더 심각한지 폴라리스가 더 심각한지 도저히 모르겠다. 폴라리스 쪽이 더 심각한 것 같기도 하다.)

“폴리.”

아, 교대하고 퇴근할 시간인가보다. 뒤에서 저를 나지막히 부르는 회색머리의 남자의 목소리에 폴리는 앞에 계신 손님에게 목례를 남기고 빙긋 웃었다. 손님이 몹시 아쉽다는 시선으로 바라봐도 그저 철벽같이 친절한 미소만 유지한 채 그 이상을 주지 않고 돌아선다. 폴라리스가 친절하게 웃으며 철벽을 칠 수 있는 여자라는 것을 솜니움 사람-사장, 바텐더, 종업원, 일부 손님들-에 머문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회색머리 남자는 그런 폴라리스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정확히는 그녀의 입술을. 폴라리스가 뒤를 잘 부탁해요. 입모양을 그리고 연하게 웃었을 때에야 비로소 남자도 고정시켰던 시선을 올려 폴리와 시선을 마주하곤 연하게 따라 웃는다. 그리고 업무를 하러 가는 것이다. 폴라리스는 여직원 탈의실을 향해 걸었다. 탈의실에 들어가서야 바텐더로 근무하는 동안 단정하게 틀어 올린 머리를 별다른 아쉬움 없이 푼다. 틀어 올렸던 흰 머리카락이 순간적으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광경을 볼 사람이 없다는 데에 어떠한 유감도 없다. 여름 원피스만을 입기에는 밤은 조금 쌀쌀하다. 생각하며 폴라리스는 내일부터 가디건을 챙길까 고민한다. 오늘은 겉옷 없으니까, 길가다가 맘에 드는 거 보면 사버릴까? 빗으로 쓱쓱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가벼운 차림으로 문을 향해 걷는다. 물론 문 밖에 누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문을 나서고 한 걸음. 폴라리스는 릭을 발견한다. 두 걸음. 세 걸음. 자연스럽게 내디뎌야 했을 걸음이 멎었다. 폴라리스는 땡그랗게 뜬 눈을 깜박이며 잠시 고민하다가 릭을 향해 조금 가벼운 발걸음으로 뛰듯이 걸었다.

“절 기다린 거예요?”

솜니움 앞에서, 릭이 기다리는 사람이 내가 아닐 수도 있지. 선택지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릭의 앞에 도착한 폴라리스는 그를 올려다보며 방긋 웃었다. 그렇지만 당신이 기다린 사람이 나라면 기쁠 것 같아요.

4-3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27 21:12 ID : siWRSfas1x9jk
지익-, 아직 반도 타지 못한 불꽃이 구둣발에 밟혀 볼품없이 명을 다했다. 그 주인이 줄곧 시선을 주고 있던 문에서 마침내 기다리던 사람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나풀거리는 흰 머리칼의 여자는 사슴이 풀숲에 뛰어들듯 가볍게 이쪽으로 다가왔다. 릭은 부드럽게 웃었다.

"놀라지도 않네."

희미하게 번지는 미소는 아마도 진심이었다. 릭에게 있어 가식과 진심어린 표정의 경계는 종이 한장만큼 사소하지만, 그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이들(예를들면, 아이작.)이 이 얼굴을 보았다면 그 미묘한 차이에 놀라 딱 죽지 않을만큼 까무러쳤을 것이다.
저 사자같은 남자가 저런 표정도 지을 줄 안단 말이지. 어쩌면 그 저녁, 무덤가에서의 따뜻한 노랫소리가 오래도록 쌓여온 빙벽을 녹였는 지도 모르겠고.

"집에 데려다줄게."

릭은 손을 내밀었다. 지독한 담배냄새와 화약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단단한 손이다. 그러나 폴라리스가 맡을 수 있는 것은 그 외면을 포장한 시원한 향수 내음 뿐이기를, 릭은 바랐다.

4-4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27 21:30 ID : siP4FBNeM5/xo
뒷조사 했다는 걸 알았을 때는 많이 놀랐어요. 지금도 아주 조금 놀랐고요.

“놀랐으면 좋겠어요?”

그렇지만 놀란 티는 안 난다. 어떻게 티가 이렇게 안 나는지 신기하게 여겨도 좋다. 폴라리스는 릭의 발치에 타들어가지 못한 담배가 쌓여 있다는 것을 알고, 지금 희미하게 번지는 미소가 진심일 거라는 것도 안다. 왜냐하면, 나도 그를 향해 진심으로 생글거리고 있으니까.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폴라리스는 릭의 내민 손에 제 양손을 감싸듯이 겹쳤다. 겨울날, 체온으로 다른 이의 손을 녹이는 것처럼. 여름날 밤에 하기에는 조금 낯간지러운 짓일지도 모른다. 그의 손은 차가울까. 대체 언제부터 가게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을까.

안타깝게도 폴라리스는 담배냄새도 화약 냄새도, 그것을 포장한 향수 내음도 전부 맡았다.

“그거 알아요? 저는 당신 체향과 섞인 담배냄새만은 싫지 않아요.”

구태여 당신이 그것을 향수로 가리지 않더라도 그럴 거예요. 덧붙이는 대신에 폴라리스는 그와 웃음기 어린 시선을 맞춘다.

“제 집까지 안전하게요?”

4-5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27 21:59 ID : siWRSfas1x9jk
"상관없어."

놀라든, 놀라지 않든. 릭은 중얼거렸다.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라면 어느쪽이든 좋다는 의미임을. 때로는 직설적이고, 때로는 무심해 종잡기 어려운 이 남자의 말투에 이제는 적응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당신이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는건 반칙이지.

"......"

결코 아름다운 것만을 쥐지 않는 손에서 자연히 피어나는 매캐한 냄새들. 그럼에도 폴라리스의 앞에서는 다정하게만 보이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 손 위를 감싼 향수 내음은 그런 의미였다. 당신 체향과 섞인 담배냄새만은 싫지 않아요. 그 말이 내포한 것이 그러한 깊은 뜻은 아니었겠다만- 당신이 어떤 더러운 짓을 하고 왔든 여전히 사랑하겠다는 말처럼 들려서, 릭은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그는 폴라리스의 손을 붙잡은 채로 뒤돌아 조수석까지 걸어갔다. 보이는 이미지와 다르게, 사자는 생각보다 체온이 높은 사람이다. 확실히 매미 우는 여름밤에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일지도 모르지. 그럼에도 그는 맞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차에 타는 동안에는 잠시 떨어져 있게 되더라도, 곧바로 다시 잡을 것이다.

제 집까지 안전하게요. 조수석 문을 열던 손이 무언가를 떠올리는 듯 불현듯 멈췄다. 처음 만났던 날. 릭은 작게 웃었다.

"놀리지 마."

그리고 얼른 타라는 듯 가는 어깨를 부드럽게 밀었다.

4-6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27 22:30 ID : siP4FBNeM5/xo
상관없어. 놀라든, 놀라지 않든.

어떤 모습의 나라도 괜찮은 걸까요. 나는 다른 모습의 나를 보여줄 확신이 안 서는데.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될 수 있으면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데. 폴라리스는 제가 비밀도 많고, 마냥 예쁘지만은 않은 여자란 것도 알고 있어서. 어쩐지 양심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 저를 콕콕 찌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양심. 필요하다면 버릴 수도 있지만, 당신 앞에서는 어쩐지 못 버리겠어요.

폴라리스는 릭의 따뜻한 손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것만을 쥐고 있지 않다는 것을 짐작한다. 처음 만난 날부터 짐작했다. 그러니까, 그가 어떤 더러운 짓을 하고 왔어도 그녀는 그것에 크게 놀라지도 않을 것이다. 깨끗하지 않은 손이라도. 깨끗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미 사랑에 빠진 것을 어쩌겠는가. 그래서 폴라리스는 입 다물고 잠시 할 말을 찾지 못하는 릭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속삭임보다 작은 웃음소리가 여름밤에 녹아들듯 퍼진다.

“놀린 적 없어요.”

정말이다. 제 집까지 안전하게, 라는 말은 그냥 릭이 했던 말이 떠올라서 입술에 담았을 뿐. 놀리려는 의도는 정말 없었다. 부드럽게 미는 힘에 폴라리스는 순순히 그가 열어준 조수석 문에 발을 들이고 그곳에 앉는다. 처음에는 손수건을 깔고 다친 발로 여기에 앉았는데. 새삼스러운 사실이 떠올라, 폴라리스는 약간. 실없이 웃고 싶어졌다.

4-7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27 22:55 ID : siWRSfas1x9jk
똑똑한 여자. 도저히 못당하겠다. 왠지 허망한 기분, 놀린 적 없다는 말에 릭은 얼핏 웃었다.

그리고 그는, 보여지는 매너가 완벽한 남자다. 폴라리스의 머리가 부딪히지 않게 천장을 받치고 있던 손은 이제 앉은 그녀의 등받이 위에 살짝 걸쳐있다. 넓은 어깨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찬다. 벨트 매야지. 중얼거리는 말은 그녀에게 건네는 것인지 그저 혼잣말이었는지 알 수 없다. 어찌되었든 분명한건, 흔들리는 금발 사이로 릭이 손을 뻗어 벨트를 매어주었다는 사실이다.

릭은 폴라리스를 오래도록 혼자 두지 않았다. 조수석 문을 닫고 나와 그녀의 옆에 앉는 움직임은 간결하다. 한치의 군더더기도 없는 것이 그의 계산적인 면과 닮았는 지도 모르지. 폴라리스는 돌아서 운전석까지 걸어가는 짧은 순간의 옆모습을 아마도 앞유리를 통해 보았을 것이다. 조금도 서두르지 않은 채 여유롭지만 빠르다.

"그동안 뭐하고 지냈어."

폴라리스는 오늘까지 그의 차를 세번 탔다. 세번 모두 다른 차라는 점이 비범하지만 그 부분은 일단 넘어가기로 하고, 이번 차 역시 아무런 소음도 없이 부드럽게 굴러가는 것으로 보아 그는 상당히 승차감을 중요시하는 사람이었다. 자연스럽게 트는 카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역시 바이올린 선율이 인상적인 클래식이다. ...귀에 낀 화려한 피어싱과는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 듯 싶지만. 어쨌든. 뭐하고 지냈어. 그는 잔잔한 음악소리 위로 물었다.

4-8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27 23:41 ID : siP4FBNeM5/xo
얼핏 웃는 소리가 들렸다. 머리가 부딪히지 않게 천장을 받치던 손이 밸트를 매어 주었을 때, 폴라리스는 살짝 움찔 떨었다. 미약한 떨림이었지만, 릭이 그것을 눈치 채지 못하는 둔탱이는 아닐 것 같다. …굳이 이런 것까지 챙겨줄 필요는 없는데, 분위기를 깨는 말대신 폴라리스는 수줍어하는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반쯤 눈이 감겨 있어 아래로 내려진 폴라리스의 풍성한 속눈썹이 가냘프게 떨렸다. 이런 매너, 처음 받아본 것도 아닌데. 내가 이렇게까지 수줍음이 많은 사람은 아닐 텐데. 왜. 폴라리스는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우아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그의 모습을 가만히 눈에 담았다. 세 번 모두 다른 차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에 대한 비범함을 못 느끼는 폴라리스는… 음. 이 이야기는 그만두자. 소음 없이 부드러운 승차감이 어떤 차라도 유지된다는 것에는 조금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운전 잘 하는구나. 너무 때늦은 감상을 하며, 바이올린 선율에 귀를 기울였다.

“…”

평범한 질문인데, 되게 대답하기가 어렵다. 평소와 같이 지냈어요. 아니면 당신 생각만 했어요? 폴라리스는 잠시간 생각에 잠긴다.

“…3일간은 멍했던 거 같아요. 당신한테 사랑한다고 고백 받은 날은 잠을 설쳤어요.”

정말이다. 폴라리스는 릭에게 고백 받은 날, 잠을 아예 못 잤다. 멍하니 침대에 앉아서 그가 해준 말과 행동들을 곱씹어 보다가 얼굴이 화르륵 빨개져서 세수도 몇 번인가 하러 갔던 것 같다. 그래도 그 밤 내내 얼굴이 하얗던 시간보다 붉었던 시간이 더 길었으리라. 지금에서야 막연히 추측한다. 진짜 3일 동안은 겉으로는 평소처럼 굴어도,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그러니까 집에 돌아오면- 홀로 멍해지고는 했다. 4일째 되는 날에야 겨우 꿈에서 깬 것 같다. 평소처럼 행동하면서도, 평소와 같지 않았다.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오직 폴라리스뿐이었다. 이제는 릭도 알게 되었겠지만.

“실은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생각이 잘 안나요. 제가 뭘 하고 지냈을까, 저도 알고 싶네요.”

떠올리자고 생각하면 못 할 것도 없을 것 같은데. 제가 3일씩이나 멍을 때렸던 것을 떠올리면 얼굴이 도로 붉어질 것 같아서, 폴라리스는 부러 그것들을 떠올리지 않았다.

“저 지금 되게 바보 같죠?”

태연하고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가지만 폴라리스는 지금 제가 되게 멍청해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게 솔직하지 않은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솔직함이야. 미간을 찡그리며 살짝 웃고는 폴라리스는 릭을 잠시 바라본다. 그리고 도로 앞 유리에 시선을 준다.

“릭은 뭐하고 지냈어요?”

45 네번째 일상(2)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12:02

4-9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28 21:32 ID : si71g04nB2SFE
"잠은, 잘 자야지."

...바보같은 대답인지도. 그러나 조금 더 솔직해지자니 폴라리스를 탓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못 배길 것 같아서, 릭은 새어나올 것 같은 말을 잠시 입안에 가둬두었다. 사실은 사랑한다 말하지 않으려고 했어. 당신이 요구하지만 않았더라도 마지막 남은 이성이 가슴 깊숙한 곳에 그것을 아껴놓았겟지. 터질 것 같은 마음을 작은 틀 안에 애써 구겨넣고 있었는데, 사랑한다고 말해줘요, 속삭인 순간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어버린 거야.
잠도 설칠 줄 알았다면 계속 참았을 것을. 어린아이의 유치한 볼멘소리 같아서 그저 삼켰다.

저 지금 되게 바보 같죠. 폴라리스가 물었다. 아니. 릭은 작게 웃었다.

"눈코뜰새 없이 바빴어."

그러는 당신을 무얼 하고 지냈나. 묻는 말에 건조하게 중얼거린다.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간결하지만, 그의 일주일을 무엇보다 잘 나타내는 한 문장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를 표현할 수 없음 역시 자명하다. 릭은 조금 더 솔직해지기로 했다.

"그래도 쓰러지듯이 침대 위에 눕는 순간에는 당신 생각이 나더라."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이 사자같은 남자가 도저히 지을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평온한 표정이었다. 눈을 감으려고만 하면 자꾸 그 얼굴이 떠올랐다. 말간 미소, 붉어지던 뺨, 흰 머리칼에 아스라이 부서지던 그 밤의 나뭇잎 스치는 소리들.

"잘 수 없어서 괴로웠어."

괴롭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미소를 거두지 않는다. 당신을 떠올리는 일은 달콤하지만 괴로워. 그래도 계속되길. ...영원히. 영원이라는 말이 얼마나 덧없는줄 빤히 알면서도 그렇게 말하고 싶어졌다.

4-10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28 22:39 ID : siGZ8DyJNYv1g
“잠을 설쳐도 좋았는걸요.”

설마 오늘도 당신 때문에 잠을 설치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 생각하면서도 타박하는 릭의 말에 배시시 웃어보였다. 폴라리스는 잠자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기분 좋게. 가슴이 설레어서 잠을 설치는 거라면, 잠 정도는 몇 번이고 설쳐도 좋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바보 같은 생각이다. 음.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바보 같아졌더라. 생각하는 폴라리스는 릭이 저를 현명한 여자, 똑똑한 여자라고 속으로 칭찬해주었던 것을 결코 모를 것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는 말에 고개를 가벼이 끄덕였다. 어쩐지 그랬을 것 같다. 한 조직의 언더보스가 한가하면 그것은 그것대로 이상하겠지만. 그래도 당신이 한숨 돌릴 정도의 여유는 늘 있었으면 좋겠다.

…실은 나도 그랬어요. 자기 전, 침대에 눕는 순간 당신이 생각났어. 눕는 순간뿐만 아니라. 일상을 영위하는 모든 순간에 문득문득. 당신이 생각났어요. 솔직히 이거 좀 중증이라고 생각했는데. 폴라리스는 고개를 릭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평온이 내려앉은 릭의 얼굴 앞에서 또다시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어떡하지. 방금 또 반한 것 같은데.

“…잠은, 잘 자야죠.”

약간 목이 매인 소리로 답하고 폴라리스는 더없이 부드럽게 미소했다. 아. 이제야 왜 당신이 잠은 잘 자라고 타박 같지도 않은 타박을 줬는지 알겠어요. 잠을 자지 못했던 당신이 걱정이 되는 동시에, 또. …사랑스럽네요. 지나치게요. 음. 제가 이렇게 달콤한 말, 달콤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 정말 아닌데. 폴라리스는 부드럽고 달콤한 미소를 띈 채로 잠시 침묵을 지켰다.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어디 가서 다치지도 말고…”

…읊는 것이 죄다 어쩐지 어머니가 할 법한 대사 같기도 하지만. 잔소리라고 치기에는 그녀의 목소리가, 거기에 담긴 감정이 너무도 달았다. 고아인 폴라리스는 평범한 가정의 어머니가 자식에게 어떤 잔소리를 하는지 모른다. 일반적인 가정의 따뜻함을 모르는 사람이다. 따라서 이 말을 듣는 릭이 어쩌면 어머니의 잔소리를 연상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 폴라리스는 잠시 말꼬리를 흐렸다. 말을 꼭 해야 하기는 하겠는데. 당신 말을 곱씹으면서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어쩐지 꺼내기가 어렵다. 폴라리스는 한 번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릭을 올곧게 바라본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그리고 이건 중요한 말이예요.

“당신은 당신이 가진 모든 걸 희생해도 아깝지 않다고 했지만, 나는 당신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어쩌면 릭이, 폴라리스의 존대 없는 말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일지도. ‘저’가 아니라 ‘나’라고 호칭하는 폴라리스를 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존대말은 아니지만, 진중하고 진실하고 차분한 음성이었다.

“릭. 내가 당신을 사랑해.”

어떠한 떨림도 흔들림도 없는 음성인데도, 그녀의 목소리가 정말로 달콤하고 진실 되었다. 폴라리스는 제가 이렇게까지 진심을 다해서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나, 스스로가 신기하다는 생각을 아주 잠깐 했다. 하지만 이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아. 드디어 말했다. 폴라리스는 사랑해, 라는 말의 끄트머리에서 아주 환하게 웃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잠시의 고요. 연하디 연한 미소.

“…해서, 당신의 희생을 바라지 않는 거예요.”

이번에 이어지는 뒷말은 조심스럽다. 당신의 희생을 바라지 않는다, 는 말이 부디 매정하게 들리지 않기를 바라서. 그렇지만, 릭. 사랑하는 사람의 희생을 바라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악녀나 악당이 아닌 이상에야. 당신의 희생을 바라지 않는 내가, 결코 이상한 게 아니라구요.

“약속해 줄래요? 당신이 가진 가장 소중한 3가지는, 날 위해 희생하지 않겠다고요.”

4-11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28 23:15 ID : si71g04nB2SFE
그웬 아멜리에 카르멘은 바람에 흩날리는 진한 블론드가 인상적인 미인이었다. 아름다운 아내이면서, 동시에 자애로운 어머니. 마지막 순간 아직 소년이라 불리기에도 민망한 어린아이에게 반드시 살아남으라는 비정한 말만을 남기고 죽어버렸지만.

그러니까- 그웬이 아직 살아있었다면. 릭은 폴라리스가 꺼내는 조곤한 걱정들에서 필히 그녀를 떠올렸을 것이다.

"......"

애매한 기분이 피어올랐다. 잠을 잘 자란다. 그건 구두 신은 발로 수많은 이들의 희생을 밟고 지금의 자리에 오른 순간부터 포기한지 오래였다. 밥도 잘 먹으란다. 누가 이런 황당한 걱정을 또 건네겠나. 어디 가서 다치지도 말라니. 이건-

불가능해. 폴라리스가 그에게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단번에 그리 일축했을 것이다. 허망한 소리 말라며 다그쳤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릭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였을까, 그 터무니없는 이야기들을 좀 더 듣고 싶어진건. 어느 순간 흘러나오던 음악소리는 조금도 들리지 않고 오직 그 상냥한 목소리에만 집중하게 된 것은.

그리고, 내가 당신을 사랑해. 마침내 터져나온 고백을 듣는 순간, 일정한 리듬으로 움직이던 심장이 금방이라도 멎어버릴 것마냥 동요했다. ...그래. 분명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 사실이었음에도 그러했다. 무방비한 상태에서 들었다면 과장않고 심장이 갈갈이 찢겨나갔을지도. 반칙이다. 나는 지금 운전중이잖아. 핸들을 붙잡은 손을 뼈가 드러나도록 움켜쥐었다.

여전히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릭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끝끝내 긴 정적 끝에 속삭였다.

"...기쁘네."

이 사람, 너무 감정이 격해지면 오히려 표정이 없어지는 타입이던가. 희미하게 떨리는 목소리에서 나오는 기쁨은 진심이거늘 어째서 표정은 그리도 차분한지 모르겠다. 어쩌면 감정을 숨기는 데 지나치게 익숙해져서. 그러나 다음 말을 할 때 즈음에는 또다시 참을 수 없어졌던 것 같다.

"계속 반말해줄 생각 없어?"

웃는다. 보면 볼수록 새로운 사람, 이번에는 그 목석같은 얼굴에 한 스쿱의 기분좋은 장난기도 섞였다.

희생이니, 무어니 하는 문제들은 듣지 못한 척 넘겨버린다. 아마 집요하게 또 물어봤자 당신이 원하는 대답을 얻어내지는 못할 것이다. 다만 흘리듯 대답해주겠지.

내가 가진 소중한 게 대체 무언지 알 수 없다고.

다만 당신이 가진 게 나일 뿐.

4-12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29 00:24 ID : siGAYmZqLJ2fk
폴라리스는 그의 동요를 보았다. 눈썰미 없는 사람이면 결코 눈치 채지 못할 순간의 동요, 핸들을 세게 잡아 뼈마디가 드러나는 그의 예쁜 손. …아. 방금 내 말들이 운전에 방해 됐으려나. 얌전히 입 다물고 있어야 했을까, 라는 생각이 스쳐갔지만. 역시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었고, 그 고백에 후회는 없었다. 진심이었으니까. 전할 수 있을 때 전해야 한다. 후회는 언제나 때늦은 것이기에.

“…”

…반말 해주는 게 기뻐요? 약간은 어리둥절해진다. 조곤조곤 속삭이듯 떨어지는 존대 쪽이 더 사근하게 들릴 텐데. 하기사 사람은 취향이 다 다르니까. 내 존대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 반말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죠. 차분한 얼굴이지만 희미하게 떨리는 목소리에서 묻어나오는 그의 기쁨이 기껍고, 목석같았던 표정에 장난기 섞인 미소가 어린 순간이 좋았다. 기실 이제 릭이라면 다 좋은 것 같다. 뭘 해도 좋을 것 같다.

“당신이 기뻐해줘서 저도 기뻐요.”

…나, 정말로 중증 아닐까? 그런데 이 병은 병원도 못 가. 폴라리스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배시시 웃었다.

“그렇지만 반말은 내가 내킬 때만 할 거야.”

그러니까 내가 내키게 해봐, 요. 는 마음속으로만 덧붙인다.

폴라리스는 배시시 웃는 얼굴로 잘도 새침하게 제멋대로인 발언을 했다. 그렇다. 사실 폴라리스는 상냥하게 남에게 맞춰주는 것도 잘 하는 편이지만, 제멋대로 구는 것도 못하는 편이 아닌 것이다. 제멋대로 군다 해도, 그 사람이 기분 나쁘지 않고. 그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만 그러지만. 글쎄, 폴라리스는 아직도. 릭이 저를 어디까지 받아줄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폴라리스는 한 발짝, 더 가까이 릭에게 다가갔다. 물리적인 거리 말고, 마음적인 거리가 가까워진 것이다.

내멋대로인 부분도 좋아해줄 거예요?

묻듯이 폴라리스는 새침함과 부드러움이 기분 좋게 섞인 미소를 제 얼굴에 그렸다.

*

그렇지만. 5분 후, 그 미소는 잠시 사라진다. 폴라리스는 기다렸다. 그가 제 부탁에 답해줄 것을. 그러나 또 다시 묻지 않으면 이 남자는 제 말을 못 들은 척 이 자리를 넘겨 버리겠지.

“릭이 나빠요.”

폴라리스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꼭, 새침하기 그지없는 고양이 같은 표정. 그래, 이것은 폴라리스의 얼굴보다는 제인의 얼굴에 가깝다. 그런 표정으로 폴리는 릭에게 뜬금 없을 담백한 투의 타박을 주었다. 뭐가? 라고 그가 의문을 밖으로 꺼내기 전에 폴라리스는 마저 말을 이었다.

“왜 대답 안 하고 말을 돌려요.”

폴라리스는 입술을 살짝 삐죽였다. 삐진 표정은 아니다, 다만 릭의 대답 여하에 따라서 삐진 표정을 지을 지도 모르겠다.

“날 위해 희생하지 말라는 내 부탁, 들어주지 않을 거야?”

4-13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29 14:04 ID : siLxlmcYXgApE
그렇지만 반말을 내가 내킬때만 할 거야.

"...허."

삐끗, 핸들에서 손이 미끌어졌다. 보기 드물게 조금 당황한 것도 같다. 뭐? 잘못 들었나, 저런 타입의 말을 할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너무해. 의식하지 못한 채 내는 바람 빠지는 듯한 웃음소리가 반쯤 허탈하다.

첫만남을 떠올린다. 부어오른 발목을 붙잡고 울먹이던 모습, 그때에는 정말이지 얌전한 사슴인 줄만 알았다. 머지 않아 사슴탈을 쓴 영리한 인간임을 깨달았지만서도 오기가 생겨 포기할 수가 없었다. 한번 노린 사냥감을 놓치지 않는 맹수의 본능인 지도 모르지. 그러나 연약한 인간은 언제부터인가 사자를 무서워하지 않더니- 이제는 맹랑하게 갈기를 쓰다듬으며 놀려먹으려고까지 드는 것이다. 놀리지 마. 놀린적 없어요. 뻔뻔하게 읊조리던 목소리가 스쳐지나간다. 길들여지는 것은 어쩌면 내쪽이었는지도.

정말로 코 꿰인거 아냐, 의심하기 시작했을때는 이미 늦어있었다. 가랑비에 몸이 젖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듯 흠뻑 빠져있었다.

"Do exactly as you want."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릭은 젠틀하게 긍정했다.

-

사자는 한 발짝 다가오는 인간을 붙잡아 끌어안았다. 품 안에 잡아두었다. 내멋대로인 부분도 좋아해줄 거예요? 은은하게 들리는 심장의 울림.

물론.

너무 당연한 질문이라 더 말을 이어갈 가치도 없다는 듯이. 가까이 다가온 머리통에 이마를 맞추고 간결히 대꾸했다.

-

릭이 나빠요. 다시 이어진 바이올린 선율을 깨고 폴라리스가 툭 내뱉는다.

"무슨 말일까."

하여간 사람 당황시키는 재주가 있는 여자다. 그러나 이런 패턴에는 이제 조금 익숙해진 것도 같아서, 그는 핸들을 꺾으며 여유롭게 반문했다. 차는 어느새 부드럽게 달려 두 사람이 목표하던 곳에 거의 다다랐다. 릭은 폴라리스가 생각한 대로 결코 운전에 서툴지 않은 사람이다. 기어를 바꾸고 브레이크를 밟아 주차를 마치는 순간까지 그의 움직임은 한치의 불필요함 없이 깔끔하다.

왜 대답 안하고 말을 돌려요. 희생하지 말라니까.

아.. 그거. 그래, 그게 있었지. 이런 직접적인 물음을 더 이상 어물쩍 회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할을 다한 키를 뽑으며 릭은 가볍게 대꾸했다.

"당신이 걱정할만한 일은 없을거야."

그는 얼마든지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는 남자다. 폴라리스가 충분히 만족하지 못할만한 대답임을 알았는지, 고개를 돌려 싱긋 웃는다. 죽어도 부탁을 들어주겠다는 말은 하지 않아.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을만한 구멍을 만드는 건 그의 습관인지도 모르겠다.

"들어가."

그리고 무릎 위에 얹혀있는 그녀의 손을 살짝 잡았다 놓았다.

4-14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8-29 22:43 ID : siGAYmZqLJ2fk
핸들에서 손이 삐끗했다. 이 남자치고는 대놓고 알기 쉬운 동요였다. 릭이 허탈하게 바람 빠지는 소리로 웃었고, 폴라리스는 그 웃음소리에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당신이 허탈하게 웃을 발언은 안 한 것 같은데. 왜? 눈썰미 좋고, 눈치도 빠르고, 감도 나쁘지 않은 주제에 때때로 이상한 곳에서만 기이한 둔감함이 발휘된다. 그가 동요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동요의 이유를 모르겠고. 그가 허탈하게 웃는 것은 알겠지만, 왜 허탈하게 웃는지를 모르겠다.

Do exactly as you want.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그의 신사처럼 젠틀한 긍정에 그녀는 숙녀처럼 우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당신이 걱정할만한 일은 없을거야.

…거짓말.

거짓말이다. 그의 말과 거의 동시에 그녀는 눈을 감았다. 평온하게 잠든 사람처럼 보이는 눈을 감은 얼굴. 그 얼굴 뒤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그는 알 수 없겠지. 그가 아니라도 알 수 없겠지. 그녀는 어쩌면 그보다 감정을 감추는 데에 능숙한지도 모른다. 그래, 우리는 닮은 부분이 있죠. 다른 부분도 있고요. 하지만, 릭. 나는 이런 종류의 거짓말은 아주 싫어해요. 하지만 언제든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것은 나도 자주 하는 짓이라…

…탓할 수가 없네요.

그녀는 모든 말들을 삼켰다. 어떤 말을 해도, 어쩐지 그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 될 것만 같아서. 어떤 말로 하지 않는 편을 택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상처 입힐 바에야 내가 상처 입는 게 백번은 낫지. 그리고 잠시 생각을 리셋했다. 모든 생각을 리셋하고, 하나의 질문만을 떠올렸다. 만약 우리의 입장이 반대라면, 내가 당신에게 그를 위해 소중한 것을 희생하지 말라는 부탁을 받았다면. 나는 무어라고 대답했을까?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어서, 그저 웃었겠지. 음.

대답할 수 없는 부탁을 했던 내가 잘못한 걸까?

-들어가.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의 손이 제 손을 살짝 잡았다 놓는 순간에. 그래, 그의 손이 닿았다 떨어지는 순간에 그녀는 눈을 떴다. 그리고 멀어지려는 그의 손을 붙잡았다. 양손으로 붙들더니, 잠시 잡아두었던 그것을 천천히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금이 간 유리조각을 만지는 손길도 이보다 조심스러울 수는 없을 정도로. 갓 태어난 연약하고 사랑스러운 짐승에게 닿는 손길보다 더 다정한 시선이 그의 손을 향한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한 가지 행동이 더 많은 것을 전한다고 했다.

폴라리스는 말하고 싶었다. 소중한 당신이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그렇지만 그것은 그가 이루어줄 수 없는 바람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폴라리스는 그것이 서글펐던 것 같다. 폴라리스는 제가 삼키는 것도, 참는 것도, 인내하는 것도, 숨기는 것도 익숙한 인간이라는 게 지금 이 순간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이 순간만 다행인 것도 아니지만. 뭐, 지금은 다행을 넘어 감사해야 할 것 같기도 했다.

…사실은 말하고 싶다.

당신 스스로를 나보다 더, 중히 여겼으면 좋겠다고.

*

시간을 재자면 5분 남짓. 그 시간동안 폴라리스는 그의 손을 어루만지고서는, 그의 손을 그에게 되돌려 준다. 그리고 스스로 안전벨트를 풀고서 그를 바라본다. 그리고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상냥한 미소를 그린다.

“Goodnight, my dear.”

잘자요, 내 소중한 사람.

“오늘은 잠 설치지 말고 좋은 꿈 꿔요.”

부드럽게 말을 건네고서는 폴라리스는 차 문을 연다. 그리고 차 바깥으로 나가 조심히 문을 닫는다. 소리를 최대한도로 죽인 한숨은 문이 닫혀 있으니 들리지 않았을 거다. 폴라리스는 이 순간 솔직할 수 있다면, 상냥하게 미소하는 대신 서럽게 웃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서럽게 웃는 모습은, 그녀 혼자만 알아도 충분하다. 남에게 보여줄 얼굴은 못 된다. 연인에게 보여줄 얼굴은… 더더욱 못 된다. 폴라리스는 뒤를 돌았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차분하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집까지 도착하는 거리가 멀지 않았다. 서럽게 웃는 것도, 서럽게 우는 것도.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4-15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8-30 00:05 ID : sisiG99vZdh6Q
스킨십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예상치 못한 순간 다가오는 것은 단호히 거절하곤 했나. 그래- 릭은 언제나 타인과의 일정한 거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었다. 누가 저한테 마음을 쓰는 것도, 마음이 쓰이는 것도 싫었다. 어쩌면 워커홀릭. 사람보다 일이 즐거운 몇몇의 타입 중 하나였다.
...그런데 왜, 당신에게는. 이라고 묻는 게 벌써 몇번째더라. 이번에도 당신이 마음대로 손을 쓰다듬는 것이 싫지 않았다. 총쏘는 모양대로 굳은살이 박힌 단단한 손, 그걸 깨지기 쉬운 세공품 다루듯 섬세하게 매만지는 것이 이상하면서도. 뭐하는 짓이냐며 매몰차게 뿌리치고 싶지 않았다. 가슴 속 선연히 피어오르는 몽글몽글한 감정이 아찔하다. 단지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내려앉는 것이 생소했다. 어쩐지 입맞췄을 때보다 조금 더 가슴이 아픈지도 모르겠다. 릭은 천천히 폴라리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정면으로 고개를 틀었다.

그리고 닿아있는 손을 파고들었다. 격렬하지 않고, 아주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어루만지는 손가락들 사이에 제 것을 끼워넣었다. 훨씬 손마디임에도 완벽히 맞물리는 틈새가 따뜻하고 신기해. 도망치지 못하게 잡아둔 것이 움찔거리는 것 같아서 조금 더 힘주어 가두었다. 잡았다가, 놓았다가. 들려오는 심장 박동을 따라 느릿하게 감싸 안다가- 또 다시 힘을 푼다. ...일부러 그렇게 한 건 아니야. 그렇게 계속 잡고만 있었다간 먼저 터지는 쪽이 당신의 작은 손일지 내 마음일지 모르겠어서. 그래서 그랬다고 되뇌인다.

릭은 자유롭게 풀려있는 왼손으로 제 얼굴 하관을 살짝 가렸다. 민망했던 걸까.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태연한 표정이지만. 손을 잡고 있는 그 오랫동안(릭은 꼭 수 시간 같은 5분이라고 생각했다)에도 이 차가운 남자는 무표정한 채 저와 맞닿아있는 여자의 얼굴을 절대 돌아보지 않았다. 오직 정면만을 응시한 채, 한마디쯤 건넬 법한 다정한 사랑고백도 굳게 다물린 입 안에 닫아두었다. 또다시 나온 그 특유의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이 의아할지도 모르겠다. 이래서야 처음 만났던 날과 다를 바가 없는 듯한 얼굴. 그래도 이해해주었으면. 이제는 알 법도 해, 그는 그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뿐만 아니라 감정이 격해질 수록 표정이 없어지는 사람이다.

사랑해.
어쩌면 당신을 나보다 더.
그래서 속으로만 이야기했다.


-


멀어지는 손이 아쉬웠는지도 몰랐다. 사자는 그제서야 눈을 마주쳐 폴라리스의 상냥한 미소를 보았다.

Goodnight. 잘자요. 잠을 설쳤다는 말도 기억하고 있다. 똑똑하고 세심한 여자.
돌아서는 끝인사에 희미하게 웃었다.

"Have a good dream, sweet heart."

그리고 사랑스러운 사람.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랑하고 달짝지근한.

릭은 폴라리스를 보내기 위해 굳이 차에서 내리지는 않았다. 그녀가 혼자 힘으로 벨트를 풀고 문을 열고 하는 것을 가로막고싶지 않아서이기도 했다. 다만 차에 탄 채로, 살짝 고개를 꺾어 그녀가 집 안에서 사라지는 것까지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집안에 불이 켜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시동을 걸었다. 아주아주 느릿하게 키를 돌리고, 기어를 바꾸고. 헤드라이트를 켰다.
엔진소리 하나 내지 않는 차는 오래 멈춰있던 곳을 천천히 떠난다. 당신을 데리러오는 건 생각보다 더 즐거운 일이었구나. 앞으로 꽤 자주 이 집 앞에 오고싶을 것 같다고- 그는 문득 생각했다.

46 밤의학교 외전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13:41

외전 1
별명 : 폴리주 기능 : 작성일 : 17-09-03 18:09 ID : sipybwnh5AIkY
[제인과 릭의 경우]

-릭은 내 파파인 거야?

한 번도 그렇게 물어본 적은 없지만, 제인은 이 질문을 릭에게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다. 동갑인 소꿉친구는 언제부터인지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 과거부터 오빠인 양, 심지어 아빠인 양 굴었다. 그리고 저를 과하게 보호했다. 내 아빠가 되고 싶은 거냐고, 물을까 하다가 응. 이라는 대답이 떨어질까 무서워 차마 묻지도 못했다.

*

“오빠라고 불러 봐.”

“…”

대뜸 요구하는 릭을 제인은 말없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확 아빠라고 불러버릴까 보다. 잠시 마음속으로 갈등하다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리 지금은 둘만 있다지만 여기는 학교. 학생회실. 사적인 공간이 아니다. 제인은 심부름으로 가져온 서류를 릭의 책상에 내려놓았다.

“회장님. 선배님. 이거 결제해주세요.”

내려놓고, 방긋 웃는 얼굴로 사무적인 대사만을 하고서 이윽고 고개를 꾸벅 숙인다. 그리고 총총 물러가 학생회실을 빠져 나간다. 회장도 아니고 회장님. 선배도 아니고 선배님. 한껏 거리감이 느껴지는 호칭에 릭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제인은 모른다.

…오빠와 여동생은 되기 싫다고. 속으로 깊은 한숨을 삼키는 제인을 릭 역시 모른다. 모를 것이다.

*

“안녕, 릭. 오늘도 좋은 하루 보냈어?”

내가 좋은 하루가 아니었더라도, 너는 늘 좋은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 제인은 생글거리며 릭의 품 안에 파묻혀 있었던 고개를 들고서 그에게 여상하게 질문을 던졌다.

“응. 너도 좋은 하루였어?”

제인의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릭이 나직하게 묻는다. 웃음기가 어린 얼굴로. 제인이 좋아하는 그의 미소이다. 물론, 그의 웃음기 어린 얼굴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인은 잠시 그의 미소를 담아두다가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방금 막, 좋은 하루가 된 것 같아.”

느릿하게 눈을 깜박거리다가 배시시 웃는다. 정말이야. 나는 방금 막, 좋은 하루가 되었어. 제인은 제가 릭을 꼬옥 끌어안는 순간을 좋아한다. 다른 담배냄새는 싫어하지만, 그의 품에서 희미하게 풍기는 그의 체향과 섞인 담배 냄새는 싫지 않다. 그래도 건강에 안 좋으니 좀 끊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러 담배 냄새 싫다고 그에게 가끔 말하기도 한다.

그래도 릭은 담배를 끊지 않는다. 정말이지 너무한 남자가 아닐 수 없다.

외전 2
527
별명 :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 기능 : 작성일 : 17-08-27 23:50 ID : siWRSfas1x9jk
상당히 불쾌했다. 저만의 감정을 굳이 밖으로 표내고 싶지 않으면서도, 열아홉의 미성숙한 소년이 그것을 완전히 숨기는 건 영 불가능한 일인지도 몰랐다. 뛰어봤자 벼룩- 제아무리 똑똑하다 해도 열아홉이 스물다섯보다 감정조절에 능하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지. 암.

교문 앞에서 함께 하교할 소꿉친구를 기다리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장면을 보아버린 것이 바로 30분 전이다. 그러니까 그 기다리던 소꿉친구, 제인이, 웬 처음보는 남학생에게 고백을 받고 있더라. 정확히 무슨 감정이라고 정의내릴 수는 없겠지만 속에서 복잡미묘한 무언가가 피어올랐다. ...곱게 키워온 딸내미가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도 모를 놈팽이를 남자친구라고 데려오는 기분? 아니, 이건 아닌가. 릭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나 깔끔하게 고백을 거절하고 온 제인에게 연애는 신중하게 해야한다느니, 아까 그놈은 눈빛이 탁한게 이상한 놈 같다느니 되도 않는 설교를 늘어놓고 있는 모습은 제가 생각해도 사윗감이 맘에 들지 않아 투정부리는 아버지의 모습과 비슷했다. 그리고 잠자코 듣고 있던 제인이 한 마디를 툭 던진 그 순간, 티내지 않았지만 상당히 당황했던 것 같다.

근데 그러는 너도 여자친구 많았잖아.

...또 누구한테 들은거야. 아이작? 시저? 예상치 못한 말, 그에 대답을 생각하느라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 짧은 공백동안 릭은 머릿속에 수없이 많은 얼굴들을 떠올렸다. 누군지 몰라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입술을 달싹였다.

...한 명도 없었는데?

그러나 이윽고 나온 대답은, 생각하고 말했다고 하기에도 민망한. 아. 젠장. 지나치게 유치해서 입안이 썼다. 뭘 어쩌자고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언제나 친절한 미소를 무기처럼 휘감고 있다만, 그래도 제인의 앞에서는 되도록이면 솔직한 편이었다. 제인은 모두의 호감을 사는 당정한 학생회장 외에 릭의 수많은 모습을 알고 있는 거의 유일한 존재였다. 구태여 거짓을 말할 필요가 없었다. 너는 특별한 존재였다.

특별한. 릭은 순간, 오래전 오늘, 그림같이 스쳐지나가던 기억들을 떠올렸다.
그의 소중한 소꿉친구 제인은, 꼭 저와 닮은 고양이를 좋아했다. 동물 같은 것에 일절 관심도 없는 릭과는 다르게 말이지. 그래도 친구는 친구라고 제인이 길가던 고양이를 붙잡고 앉아있으면 한발짝 뒤에 서서 가만히 기다려주기는 했던 것 같다. 한두번 있었던 일도 아니니 이제는 그러한 기다림이 익숙해질 노릇이다. 릭이 떠올린 그날도 언제나와 같았다. 신기하네, 제인은 이상하게 동물들이 잘 따르는 걸. 갸웃하면서도 또다시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는 제인을 지켜보았다. 노을지던 담벼락. 그 앞에 쪼그려앉아있는 소녀와, 멀찍이 떨어져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소년.
...어쩐지 그 모습을 혼자만 담아두고 싶어졌다. 왜였을까.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아까 고백했던 그 남학생을 받아줬다면, 이제는 그와도 그 작은 뒷모습을 공유했겠지. 그리 생각하니 심장 한켠이 지독히 쓰렸다. 쿵. 내려앉는다. 어째서인가. 어째서, 어째서... 아아, 사실은 알고 있다.

시집가는 딸을 보내는 아버지의 마음 따위가 아니지. 그래.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

"제인."

릭은 나란히 움직이던 걸음을 멈췄다. 릭이 항상 느리다고 생각하던 제인의 걸음은 멈춰서 보면 의외로 그렇지 않아서, 그녀가 뒤돌아 그 자리에 멈춰 있는 릭을 보았을 때 둘 사이의 거리는 이미 상당히 멀어진 채였다. 릭은 굳이 그 간격을 좁히지 않았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말을 꺼냈다.

"좋아해."

뜬끔없는 고백. 목소리가 조금 떨린 것도 같다. 그러나 릭은 제인이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나도 릭 좋아해, 따위의 말을 뱉을 기회를 주지 않았다. 내 좋아해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걸 이제는 너도 알아야지. 망설이지 않고 터트리듯 이어나간다.

"연애하자, 나랑."

우리가 어떤 세계에 살고 있든. 당신이 어디에 있어도. 어떤 모습이어도. ...왠지 이 말을 전에도 한 적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연애하자.
열아홉의 릭은 천진하게 웃었다.

외전 3
별명 :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2 기능 : 작성일 : 17-09-03 23:52 ID : sipybwnh5AIkY
연애는 신중하게 해야 한다느니, 아까 그놈은 눈빛이 탁한 게 이상한 놈 같다느니 되도 않는 설교를 늘어놓고 있는 릭을 보며 제인은 내 친아빠도 그런 잔소리는 안 하겠다, 태클을 걸어주고 싶어졌다. 때때로 내게는 아빠가 둘인 것 같아.

“근데 그러는 너도 여자친구 많았잖아.”

잠자코 듣고 있다가 결국에는 툭, 태클을 걸었다. 걸지 않았다가는 하굣길 내내 설교를 듣고 있을 거 같아서. 그녀의 태클에 그가 침묵했다. 그렇게 길지는 않은 침묵이지만, 제인은 그가 내심 당황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간파했다. 당황할 게 뭐가 있어. 나는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제인은 그가 입술을 달싹이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한 명도 없었는데?”

…되게 티나는 거짓말이다. 태양이 북쪽에서 뜬다는 게 저것보다는 덜 거짓말 같겠다. 피식 웃어야 하나, 헛웃음을 터뜨려야 하나. 조금 고민하며 제인은 그저 새초롬한 무표정으로 입 다물고 릭을 응시했다. 그리고 무슨 생각에 잠겼는지 입 다물고 걸음을 멈추는 릭을 두고 먼저 걸어 나갔다. 알아서 따라오겠지. 내 걸음이 그렇게 따라잡기 어려운 편도 아니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평소보다 조금 더 느릿하게 걸었던 것 같다.

“제인.”

그가 그녀를 불렀다. 제인은 당연하게 릭을 돌아보았다. 자리에 멈춰 있는 릭을 보았을 때 둘 사이의 거리는 제인의 예상보다 멀어져 있었다. 제인은 굳이 그 간격을 좁히지 않고서 그를 지켜본다. 이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그가 그녀에게 꺼내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에.

“좋아해.”

…뭘 새삼스럽게. 라고 말하기에는 그의 목소리가 떨리는 게 심상치 않았다. 조금의 떨림, 그리고 망설임 없는 눈빛. 아. 고백을 목전에 둔 남자의 모습이다. 제인은 고백을 한두 번 받았던 게 아니다. 아무리 둔한 여자라도 여러 번 반복되는 일에는 깨닫는 게 있기 마련이다. 제인은 릭의 입술에서 마저 흘러나올 말을 알 것 같으면서도, 제 예측이 빗나가길 바랐다.

“연애하자, 나랑.”

애석하게도 그녀의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다. 예측과 차이가 있다면 나랑 사귀자가 아닌, 연애하자 나랑. 이라고 의미는 같은데 대사가 조금 다른 정도의 차이일까. 제인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의 천진한 미소가 가슴에 아프게 박혀들었다. 그 미소는 치사해. 반칙이야. 제인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동안 침묵했다.

*

“…나는 너랑 연애하기 싫어.”

제인은 시선을 내리깔고 나직하게 말했다. 담담한 어조였다. 그러나 그녀의 속은 그녀의 어조만큼 담담할 수 없었다. 알고 있는 감정들과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섞여서 소용돌이 쳤다. 제인은 릭과 연애하고 싶지 않다. 수없이 갈아치워지는 그의 수많은 여자친구 중 하나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 그래서. 어쩌면 유일한 소꿉친구 자리에 집착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언제까지나 너의 유일일 수는 없겠지. 네게 수없이 많은 여자친구가 있었다는 말을 전해들은 삼년 전쯤부터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천천히 집착을 버려나갔다. 미련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녀에게 ‘소꿉친구’는 소중한 관계고, ‘릭’은 소중한 사람이니까. 특별한 관계가 깨졌어도 나는 네가 여전히 소중하고 특별해. 그 당연한 사실이 아프다.

“릭.”

실은 나는 너를 보낼 준비를 했어. 하고 있었어. 그런데 예상보다 더. 이별의 순간이 가슴이 아파. 아프고 괴로워. 어쩔 수 없어서 제인은 서럽게 웃었다. 차라리 우는 게 나을 법한 아프고 괴로워 보이는 환한 미소였다. 그러나 그 미소는 제인의 걸음을 따라서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제인은 그에게로 걸어갔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평소의 걸음걸이였다. 릭의 앞에 멈춰서서 제인은 그의 옷깃-혹은 멱살-을 잡아내려 그의 입술에 제 입술을 포갰다. 입술만 닿은 아주 짧은 입맞춤, 그리고 그녀는 그의 아랫입술을 조금 아프게 깨물고 떨어진다. 피가 비칠 정도는 아니고 살짝 따끔하기만 한 수준으로. 그녀는 그에게 상처를 입히고 싶지 않다. 그녀는 잡고 있던 그의 옷깃을 순순히 놓아주며 차분한 미소를 그렸다. 물론 겉이 차분하다고 해서, 속까지 차분할 수는 없다.

“결혼해, 나랑.”

네가 나랑 연애하자고 하지 않았으면 꺼내지도 않았을 말이다. 꺼낼 수 없을 말이기도 했다. 제인은 릭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사랑한다고는 말할 수가 없었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참았던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아서. 내내 숨기고 있었다. 앞으로도 쭉 숨기고 그에게서 떠날 예정이었는데. 네가 내 걸음을 멈춰 세우고 말았다.

“거절해도 좋아. 대답은 내일 들을게.”

담담하게 고하고 제인은 뒤돌아섰다. 오늘은 차마. 거절의 대답은 못 듣겠다. 이미 충분히 가슴이 아프다. 너무 아파서 찢어진 곳에서 피가 흐르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내일은 또, 아무렇지도 않게 웃을 수 있겠지. 그래야만 하겠지. 제인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부디 그가 뒤따라오지를 않기를 바라며. 그가 없는 곳에서 혼자서 서럽게 울 생각을 했다.

제인은 여럿이 있을 때, 혹은 릭이 앞에 있을 때 웃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다.

그러나 제인은 혼자 있을 때 우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기도 했다.

47 릭먼의 일기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16:38

995
별명 : Friedrich Rickman's 기능 : 작성일 : 17-09-03 03:44 ID : sijgTPxugKHic
16.
인페르노의 손에 키워졌다. 길바닥을 전전하던 내 재능을 조직의 누군가가 알아보았다. 바깥은 생존을 위한 경쟁의 장, 조직도 그곳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보였다. 악착같이 살아남았다.

17.
언제나 혼자 행동하는 것이 더 편했다. 나는 손을 더럽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최고의 수완가였다. 까다로운 조건도 척척 맞춰내는 내게 점점 더 큰 일을 맡기는 게 느껴진다. 일처리는 변함 없이 완벽해. 아직 얼굴에 수염도 나지 않은 꼬맹이라며 무시하던 나를 머지않아 온 조직이 인정하게 될 것이다. 믿어 의심치 않았다.

18.
조직에 묘한 사람이 들어왔다. 나와 마찬가지로 거리에서 자랐다던데, 그럼에도 율리안은 태생부터가 밝고 온화한 소년이었다. 부드러우면서도 이성적이야. 그리고 그에게는 무엇보다 사람들을 이끄는 특이한 카리스마가 있었다. 신기한 녀석. 드문드문 눈길을 주던 나는 금세 율리안에게 매료되었다.
18.
나는 원체 사교성이 좋은 놈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 율리안이 내게 친근하게 말을 걸었을 때는.. 뭐 조금 놀랐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율리안은 나를 친구라고 불렀다. 나이는 내가 세 살이 많았지만 그 쯤은 아무런 상관도 없었다. 조직에 비슷한 나잇대가 서로밖에 없었기에 우리는 곧 아주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

19.
율리안은 생각보다도 더 괜찮은 친구였다. 이런 친구 한 명쯤은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

24.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율리안과 나의 우정은 여전히 물샐 틈 없이 견고했다. 우리는 마치 서로가 있어야만 완성되는 퍼즐 조각 같았다. 우리가 함께 수행한 임무는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율리안 말고 다른 사람이 내 파트너가 되는 일은 어느 순간부터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우리는 젊은 나이에 이미 조직의 상층부에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다 네 덕분이야, 율리안이 말해주었다. 나는 너 없이는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대답했다.

25.
율리안은 항상 주변에 사람이 넘쳤다. 그럼에도 그의 최우선은 항상 나라는 사실이 마음 한 구석으로 기뻤는지도 모른다.

26.
율리안이 요즘 관심 있는 여자가 있다고 고백했다. 율리안과 여자라니, 그가 이성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흥미로운 일이었다. 얼마나 대단한 여자인가 싶어 함께 먼 발치에서 그녀를 구경했다. 햇빛에 물결치는 탐스러운 금발이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래, 확실히 아름다웠다. 왠지 조금 심장 한켠이 조금 두근거렸다.
26.
그녀는 거리에서 꽃을 파는 아가씨였다. 다음날 율리안은 그녀 앞에 놓인 안개꽃 다발을 집어들었다. 이미 여러 번 인사를 나눈 사이인듯 마주보며 웃었다. 이쪽은 내 친구, 율리안이 나를 소개했다. 그녀의 이름은 그웬이라고 했다. 그웬. 내게도 얼굴을 붉히며 웃어주었다. 커지는 심장의 울림이 낯설었다.
26.
얼마 후 율리안은 제 여자친구라며 그녀를 정식으로 소개했다. 알고보니 열여덟 살이라고? 이 도둑놈아, 장난스럽게 엉덩이를 걷어차주었다.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도대체 왜였을까. 아아, 친구의 연애를 축복해주지는 못할 망정 질투하는 유치하고 한심한 놈. 벽에 머리를 쳐박았다.

27.
율리안과 그웬은 행복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27.
율리안은 내가 가지지 못한 많은 것들을 거머쥐었다.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긴 우정을 끊어내야만 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 율리안은 나의 가장 큰 라이벌이고 동시에 가장 좋은 친구다. 그 역시 나를 그렇게 생각한다.

28.
그웬은 아름다웠다. 무릇 사내라면 한번쯤 사랑해볼 법한 여자였다. 그웬과 율리안은 함께여서 행복해보인다.

29.
해가 갈 수록 고통스러워졌다.

30.
그웬을 사랑해. 율리안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그웬은 좋은 여자였다. 놓치고 싶지 않다면 더 늦기 전에 청혼하라고 조언해주었다.
찌질한 녀석. 그날 아침 면도날에 턱을 벤 것이 아파 조금 울었다.
30.
그웬은 율리안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환호하는 율리안의 전화를 전날 임무로 졸린 눈을 부비며 받았다.
30.
율리안의 최우선은 더 이상 내가 아닌가?

31.
이듬해 봄, 율리안은 그웬과 결혼했다. 성대한 결혼식이었다. 주례를 맡기에 나는 너무 어리고, 축가를 불러주기에는 노래 실력이 좋지 못했다. 대신 식장 한켠에서 실컷 박수를 쳐주었다.
며칠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율리안은 신혼의 행복에 젖어 나까지 신경써줄 겨를이 없었다.

32.
그웬과 율리안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났다. 그웬의 탐스러운 금발과 율리안의 다정한 눈동자를 닮았다. -, 삼촌이야. 그웬은 따뜻하게 웃으며 품 안의 아이를 내게 안겨주었다. 요동치는 작은 생명이 따뜻했다. 당신처럼 사랑스러워.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33.
율리안은 좋은 가장이며 동시에 좋은 조직원이었다. 가정에 집중에 일에 소홀해질 법도 한 그를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따랐다. 현 보스는 늙고 병들었다. 나와 율리안은 암암리에 다음 대 보스 후보로 내정되어 있었다.
33.
율리안은 점점 더 바빠졌다. 언제까지고 율리안과 파트너일 수는 없는걸 알고 있지만, 아는 것과 인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그와 따로 행동하게 되면서 자꾸만 실수하는 일이 잦아졌다. 이럴 수는 없어. 율리안 카르멘은 나와 친구지만 동시에 라이벌이기도 하다. 이를 악물었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가장 밑바닥에서 시작해 가장 높은 곳까지 처절하게 기어오르고 싶었다.

34.
그래도 릭먼보다는 카르멘 쪽이? 누군가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다.
34.
차오르는 분노를 이길 수 없어 단단한 바닥에 몇번이고 주먹을 내리찧었다. 살이 파이고 찢어져 피가 줄줄 흐르는 채로 뼈가 드러났다. 오랜만에 보는 나의 라이벌이 엉망이 된 손을 보고 경악을 하며 달려들었다. 프레드, 무슨 일이야. 나는 그 손길을 거칠게 뿌리쳤다.

35.
네가 감히 날 버려. 그웬과 율리안은 함께 있을 때 더욱 행복해보인다. 치가 떨렸다. 실수가 자꾸만 잦아진다. 돌이켜보면 나는 혼자일 때 가장 완벽했다. 그때, 아직 완벽했던 열여덟, 율리안을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계속해서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35.
율리안은 모든 것을 가졌다. 율리안이 나를 망쳤다. 내 모든 것을 빼앗아가고 그는 여전히 행복해보인다.
그가 증오스럽다.

36.
그 사람 좋아 보이던 율리안도 적이 있었음을 처음 깨달았다. 완벽해보이는 그를 향한 시기와 질투. 내 감정은 그런 유치한 종류의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척하며 그들과 어울려줄 수는 있다. 그들을 이용할 방법을 찾았다.
율리안이 아직 가지지 못한 단 하나의 것. 나는 인페르노의 우두머리가 될 것이다.
36.
계획은 순조로웠다.

37.
계획은 순조롭다.
37.
율리안이 배신자였다는 것에 온 조직은 큰 충격을 받았다. 부정하기에 드러난 증거는 지나치게 명백했다. 늙고 병들어 분별력이 떨어진 보스가 분노에 찬 고함을 터트렸다. 그걸로 충분했다. 율리안은 도망쳤다.
37.12.
율리안을 죽이라는 명을 받았다. 추운 겨울이었다.

*


"..., 살려줘."

잘못 들었나. 멍청하게 눈을 꿈뻑였다. 살려달라니, 그 완벽해보이던 네가 내게 목숨을 구걸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미 늦었어,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손쓸 도리도 없을 것이다. 이제 정말 끝이야. 정의내리고 나니 가슴 한켠이 기괴하게 뒤틀렸다. 생각보다 훨씬 이상한 기분이었다. 이게 무얼까, 염원하던 상황을 마주해 승리감에 도취된, 그따위 억지스러운 카타르시스는 단연코 아냐. 오히려 지독한 불쾌감에 더 가까운.
맙소사. 벌레가 내 온몸을 타고오르는 듯하다. 이어지는 말에 경악했다. 너는 심지어 네 한몸 살아남자고 발버둥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프레드. 그웬을 좋아했던 거 알고 있어."

'그웬과, 내 아이를, 살려줘.'

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숨이 막히는 듯해 나도 모르게 잔기침했다. 총을 쥔 손이 벌벌 떨렸다. 그는 심지어 나를 원망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 입닥쳐 율리안, 나는 지금 너를 죽이고 있어. 그웬을 살려달라니. 내가 분명 그웬을, 네 아이를 살려줄거라는, 그 따뜻한 갈색 눈에 담긴 어이없는 확신은 무어냐는 말이다.

왜냐면 너는 그웬을 좋아했으니까. 멍한 눈이 속삭인다. ...아니야, 율리안. 그게 아니야. 나는.

"나는..."
"언더보스."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 망연히 중얼거렸다. 뒤에 서있던 조직원이 떨리는 어깨 위에 두툼한 손을 턱 얹었다. 언더보스.
냉정한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숨이 끊어졌습니다."

율리안 카르멘이 죽었습니다. 그가 나직하게 보고했다.

-

네가 죽었던 12월의 그 눈덮인 길을 아직 기억하니. 그의 내장을 헤집고 흘러나오는 피에 사방에 만연했던 순수한 눈은 비릿한 냄새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왔던 율리안은 채 눈도 감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추운 날씨임에도 눈 속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는 그는 금방이라도 그 다정한 눈을 빛내며 장난스럽게 자리를 털고 일어날 것 같았다. 프레드, 내 친구. 너니까 용서할게. 다신 이러지 마. 아무렇지도 않게 허허 웃어보일 것만 같았다.

...일어나. 작게 중얼거렸다. 그래서 나는 친구의 눈을 감겨주지 않았다.

-

그웬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제 남편이 차가운 눈길에서 죽어갈동안, 그녀는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피흘리는 몸을 이끌어 도망쳤다. 붙잡았을 때는 이미 죽어있었다. 그웬과 내 아이를 살려줘. 율리안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숨이 턱 막혔다.

"-,님."

이제 어떻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아이가,-"

아이. 그 순간 불현듯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아이가, 살아있는데요."

정말 그랬다. 율리안을 닮은 갈색 눈동자의 아이가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죽은 그웬의 부른 배를 보고 그제서야 알았지만, 그녀는 임신중이었다고 했다. 율리안과 사이가 틀어진 후-사실 내 일방적인 감정이었지만-로는 관심도 가지지 않아서 그들에게 둘째가 생긴 줄도 몰랐다. 율리안이 말했던 자식은 어쩌면 그쪽이었을까. 이제는 영영 알수 없는 노릇이니 그냥 내 마음대로 생각하기로 싶어졌다. 떨리는 걸음으로 살아남은 아이의 앞에 무릎꿇었다. 형형한 눈동자는 조금도 기죽지 않고 나를 마주보았다.

"...얘야, 이름이 무어냐."

나는 분명 너를 안은 적도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이야, 너의 이름은 무엇이었지.

"......"
"...대답해주지 않을 테냐?"

아이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않았다. 고개를 끄덕이지도 젓지도 않았다. 다만 율리안의 눈동자로서 가만히 나를 꿰뚫었다. 이름이 무어냐. 대답해주지 않을테냐. 말을 잃은 듯한 모습에 탄식했다. 아아, 사실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너는 이제부터 내 아들이다."

율리안. 나를 용서해줘.

"릭. 내 성을 따서 릭Rick이라고 하자."

그래도 카르멘보다는 릭먼Rickman 쪽이. 나는 눈을 감았다.

*

38.
나는 그토록 염원하던 자리에 올랐다.

48 다섯번째 일상(1)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19:06

5-1
별명 : 폴라리스 - ??(알렌) 기능 : 작성일 : 17-09-03 22:16 ID : sipybwnh5AIkY
폴라리스는 시선에 예민한 사람이다. 비단 시선에만 예민한 시선은 아니지만. 며칠 째 제 뒤를 쫓는 시선을 눈치못챌 정도로 둔한 인간은 아니라는 뜻이다. (덕분에 제인이라거나, 다른 모습으로 분하지 못하고 계속 폴라리스로 있어야 했다.) 스토커가 붙은 걸까. 이번에는 어떤 사람일까. 미친 놈? 사이코? 변태? 일단은 만나봐야 정체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저 셋 중 누구를 만나도 놀랍지도, 신선하지도 않을 것 같다.

어떻게 할까. 여상하게 골목길을 걸으며 폴라리스는 생각에 잠긴다. 저 시선의 주인을 내 앞에 튀어나오게 하려면 내가 뭘 하면 좋을까. 나오라고 순순히 말하면 들어주려나? 아니, 그건 아니겠지.

해서 폴라리스는 평소에 잘 가지 않는 치안도 안 좋고, cctv도 설치되지 않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핸드폰으로 문자를 쳤다.

[내 휴대폰 지금 위치 추적해서 30분 안에 내 앞에 나타나줘요. 나 납치할 준비하고서. 번호판 없는 차에 실어 옮겨요. 추적 위험이 있으니까. 추적에 대한 대처는 숙지하고 있죠?]

잠시 신세 좀 져야겠다. 계속 신세지는 것은 싫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지.... 폴리는 한숨을 삼켰다. 그리고 핸드폰을 닫았다. 내 핸드백에 있는 오늘의 무기가 뭐더라. 총은 없고, 립스틱으로 위장한 미니 전기충격기는 있었지. 폴라리스는 핸드폰을 핸드백에 집어 넣고, 검은 샤넬 케이스 립스틱-실은 전기 충격기-를 꺼내 손 안에 쥐었다. 물론 내 무기가 이것만 있는 건 아니야.

*

폴라리스는 객관적으로 보면 요정처럼 청순한 여자다. 치안 안 좋은 곳을 어슬렁거리는 취객이나 불량배들의 보기좋은 먹이감이라는 거다. 척봐도 양야치인 사람이 슬렁슬렁 접근해온다.

"거기, 예쁜 언니. 나랑 술 한잔 할래?"

이미 한 잔 이상 걸쳤구만. 바텐더는 취하지 않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기민하게 판단한다. 저 남자는 지금 살짝 취했다. 폴라리스는 겁을 살짝 먹은 표정으로 접근해오는 남자를 보며 몸을 움찔 떨었다.

"시, 싫어요. 접근하지 마세요. 페트롤을 부를거야."

첫마디는 긴장한 것처럼 떨려나왔다. 최대한 의연하게 대처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연약하게 겁을 집어 먹는 사슴같은 폴라리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접근하는 남자를 앞에두고 천천히 뒷걸음질 했다. 누가봐도 위험에 처한 건 이 여자일 게 분명했다.

그렇지만 정말로 위험에 처한 건 누구일까?

5-2

별명 : 알렌-그 여자 기능 : 작성일 : 17-09-04 18:17 ID : siWDwhVJFpWJA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사자에게 목숨을 빚졌다. 한 조직의 머리에 앉은 남자의 은혜를 입는 것은 분명 흔치 않은 일이지만, 알렌은 운좋게도 그 바늘구멍같은 확률을 뚫고 맹수의 자비를 얻어냈다. 피흘리는 제게 내밀어지는 단단한 손, 빛을 등져 캄캄한 역광 속에서도 번득이는 눈. 마주친 순간 그는 평생을 몸바칠 충성을 맹세했다.

릭님이 부르신다.

아이작이 말했다.
아이작은 수 년을 지켜봐온 알렌의 맹세를 신뢰했다. 그는 제가 처음 약속했던대로 릭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을 것처럼 굴었다. 누군가를 위해 제 자신을 희생한다는 건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릭이 흔치 않게 알렌을 아낀다는 것을 안다. 아이작은 알렌이 그 믿음을 깨뜨리지 않기를 바랐다. 사랑하면 눈이 먼다더니, 이전과는 다른 맹점이 생긴 듯한 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았으면 했다. 그래서 가볍게 목례하고 돌아서는 알렌의 팔을 무심코 붙잡았다.

알렌. 너 말이야.
......
...아냐 됐어. 가봐.

알렌은 아이작이 우물거리다 삼킨 내용을 분명 심상찮게 생각했을 테다. 미간 사이의 작은 찡그림을 캐치할 정도로 눈치가 빠른 남자니까. 그러나 동시에- 알지 말아야할 것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호기심을 참을 줄 안다. 그래서 알렌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다시 한번 고개를 꾸벅 숙였다.

어휴..

에이씨. 몰라. 알아서 눈치 까고 잘 하겠지. 릭의 집무실이 있는 방향으로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아이작은 작게 한숨쉬었다. 잘 하겠지..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가던 길로 돌아섰다.

-

알렌은 침을 삼켰다. 아이작의 예상대로 그는 눈치가 빠르다. 그는 시립한 채로 릭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사자의 표정을 보고 대번에 제 상사가 그렇게 뜸을 들였던 이유를 조금은 깨달았다.

그러니까, 지켜보다가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바로 보고해.

단호하다가도 '폴라리스'의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부드러운 얼굴이 낯설다. 알렌은 제가 모시는 남자가 그런 표정을 짓는 모양을 난생 처음 보았다. 그는 릭이 내미는 사진을 받아들었다. 선명한 초상은 눈처럼 흰 머리칼을 가진 여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예쁘장하다. 알렌이 그녀를 처음 보고 느낀 감상은 딱 그 정도였다.

"보고만 할까요, 끼어들어서 저지할까요."

그러나 견고한 빙벽을 무너뜨리고 사자를 변하게 한 여자다. 사진에서 눈을 떼고 무미건조하게 물었다. 털끝 하나 다치게 하지 마. 대답은 간결하고 단호했다.

-

사자에게서 그런 표정을 이끌어낸 여자가 궁금했다. 존경해 마지않던 사람의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는 것은 묘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며칠 간 지켜본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쪽 세계와는 영 거리가 멀어보였다. 아름답지만 그게 전부일 수는 없다. 얼굴로만 따진다면 온 땅을 뒤져서라도 더 예쁜장한 여자를 찾을 수 있을 테다. 그의 가면을 벗겨낸 강점은 대체 어디에 있는가. 그분께서 이제껏 만났던 여자들과는 뭐가 다른거냐. 공들여 궁리해도 알 수 없었다. 조금은 실망스러운 지도 몰랐다.

그런 주제에 누가봐도 위험한 곳은 왜 굳이 골라다니는지. 젠장, 골치아프게. 수상해보이는 골목에 발을 들이는 폴라리스의 뒤로 알렌이 작게 중얼거렸다.

시, 싫어요. 접근하지 마세요. 페트롤을 부를거야.

과연 예상대로 위험에 빠졌다. 망할. 나직한 욕짓거리를 뱉는다. 털끝 하나 다치게 하지 마, 떠오르는 릭의 목소리를 신호로 발을 뻗었다. 그러나 순간 떠오르는 생각에 그를 잠시 멈칫하게 했다. ...이걸 보고해야되는건가. 고민했다. 아마 릭이 보고하라는 뜻은 이정도의 사소한 해프닝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정도 일로 조직의 머리를 귀찮게 만들고 싶지 않다.

결심이 선 듯 두 남녀에게로 다가갔다. 아, 아. 작게 목을 가다듬었다. 폴라리스에게 닿은 취객의 손이 뒤로 꺾인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이봐... 형씨."

알렌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사납게 생긴 인상은 아니었다. 오히려 선하고 유순해 뵌다는 표현이 맞을까. 얼굴을 가로지르는 긴 칼자국만 아니었어도 완벽히 그러했을 것이다. 강아지같은 눈매, 크고 또렷한 갈색 눈동자. 그러나 어딘가 우수에 차 있는 것은 흡사 버림받은 채 비에 젖은 작은 짐승을 떠올리게 하기도 해. 작고 마른 체구는 분명 남자보다는 소년의 그것에 가깝다.

뭐, 뭐야. 이거 놔!

그런 그를 무시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감이 좋다면 느낄 수 있을 흉흉한 살기였다. 가다듬은 목구멍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믿을 수 없이 음침하고 갈라졌다. 알렌은 희미한 숨을 뱉었다. 취한 성인 남성의 팔을 꺾은 손에 조금 힘이 들어갔다. 우둑, 뼈가 맞물리는 소리가 난다. 격하게 내지르는 신음이 골목을 울렸다. 그러고도 붙잡은 이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갈길 갑시다."

그 말을 하고서야 손을 놓았다. 조금도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힘이 풀린 즉시, 제 몸을 가누지도 못할만큼 취한 남자는 추한 몰골로 바닥에 엎어져 귀신보듯 뒤를 돌아보았다. 뭐. 알렌이 툭 던지자 히이이익, 괴상한 소리를 내며 비틀거리다 도망친다. 한심한 놈. 애초에 쫓을 생각도 없었다.

"감사 인사는 됐어요."

알렌은 폴라리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그리고 달리 작별의 표시도 없이 왔던 길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5-3
별명 : 폴라리스 - 그 남자 기능 : 작성일 : 17-09-04 19:52 ID : si4iHi+gkHpAM
폴라리스는 부러 위험에 빠졌었다. 혼자 빠져나가려면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가벼운 위험이었지만, 제 외양만 보고 판단하면 절대 혼자서는 빠져나올 수 없는 음습한 위험에. 가슴께 바로 앞에서 떨리는 손. 불안함에 흔들리는 눈빛과 연약한 표정. 그 가련한 몰골만 보고 있자면, 손바닥 안에 감추어둔 ?혹여라도 들켜봤자 샤넬 립스틱으로밖에 안 보이는- 전기 충격기의 누구도 모를 것이다. 그것을 감춘 폴라리스 외에는.

어쩔까나.

접근해오는 남자, 그리고 가까워진 시선의 주인이라고 판단되는 인기척. 일단 립스틱 사용은 보류해보기로 했다. 취객의 손이 닿기 전에 반의 반 발자국 -놀라 발을 뒤로 뺀 것처럼- 슬그머니 자연스럽게 물러난 폴라리스는, 순식간에 취객을 잡아채는 알렌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크게 뜬 눈이 흡사 지진 난 것처럼 흔들려서 누가 봐도 깜짝 놀란 사람의 모습이었지만, 실은 그녀는 놀라지 않았다. 예측한 미래 안에 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사실 이제 예측한 미래 안에 없는 일이 일어나도 크고 오래 놀라기는 힘들었다. 오래 쪽이 조금 더 힘들었다.

"이봐... 형씨."

객관적으로 보자면 유순한 편에 드는 인상, 그리고 그 유순함을 깨뜨리는 횡으로 눈 밑을 가로지르는 긴 칼자국. 강아지같은 눈매, 크고 또렷한 갈색 눈동자. 그러나 어딘가 우수에 차 있는 것은 약간 버림받은 채 비에 젖은 작은 짐승을 떠올리게 했다. 작고 마른 체구는 분명 남자보다는 소년의 그것에 가깝구나. 어떤 사람은 저 사람에게 단번에 혹할지도 모르겠지만, 유감스럽게도 폴라리스는 소년소녀도 그보다 어린 아이조차 성인과 평등하게 경계하고 의심하는 사람이다. 어지간한 미남미녀에 혹하기에는 단련된 안목도 높다. 게다가 정말로 유감스럽게도 그녀는 어린 악도 있다는 것을 안다.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어린아이 안에 자리한 순수한 악을.

…어려서 순수한 악은 개뿔. 어리든 크든 순수악에 가까운 것은 끔찍하다. 아무리 훌륭한 겉가죽을 뒤집어썼어도 그렇다. 훌륭한 겉가죽이 때때로 흉악한 겉가죽보다 징그럽다는 것을 폴라리스는 안다.

아주 짧은 찰나, 그녀는 그의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마치 그의 영혼을 들여다보듯 깊이.
…보이는 것보다는 안 어릴 것 같은데, 악한 기운은 안 느껴진다. ……지금은 그렇다.

그는 희미한 숨을 뱉었다. 취한 성인 남성의 팔을 꺾은 손에 조금 힘이 들이 들어간 느낌이 들었고. 그 느낌이 들기 무섭게 우둑, 뼈가 맞물리는 소리가 났다. 격하게 내지르는 신음이 골목을 울렸다. 그러고도 취객을 붙잡은 이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뭐, 뭐야. 이거 놔!”

애초에 소년의 외양을 한 그를 무시하지도 않았지만, 그를 무시했을 사람도 ?어지간히 둔감하지 않다면- 깜짝 놀랄 흉흉한 살기였다. (폴라리스가 이쪽관련 감에는 매우 뛰어났기에 느낀 것이긴 했다, 뭐어. 어쩌면 다른 쪽은 둔감할지도 모르겠다만.) 폴라리스는 몸을 옴찔 떨었다. 그리고 아까보다 더 몸을 웅크렸다. 파르르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는 시선이 그과 취객에게 머문다.

뭐, 사실 그녀는 이정도로 흉흉한 살기 정도에는 겁을 먹지도, 놀라지도, 감탄하지도 않는다. 그냥 살기의 방향이 지금은 저를 향해 있지 않구나, 가만히 속으로 판단할 뿐. 살기의 방향이 제 쪽으로 틀어져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겁? 몸이야 살짝 떨릴지도 모르겠는데. 마음은 전혀.

"..갈길 갑시다."

그 말을 하고서야 그는 손을 놓은 것 같다. 조금도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힘이 풀린 즉시, 제 몸을 가누지도 못할만큼 취한 남자는 추한 몰골로 바닥에 엎어져 귀신보듯 뒤를 돌아본다. 뭐. 그가 툭 짧은 말을 던지자 히이이익, 괴상한 소리를 내며 비틀거리다 도망친다.

어머. 생각보다 간이 조그마하시네요, 이름 모를 취객씨. 그래서야 밤의 도시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어요? 폴라리스는 살짝 태평한 감상을 속으로 했다. 물론 겉으로는 겁을 먹어 조심스럽게 상황을 살펴보는 가련한 사슴같은 꼴을 하고 있지만. 그 가련함에 저를 구해준 남자에 대한 호감정이 자연스럽게 섞인다. 이정도면 밤의 도시 홍천녀 자리는 폴라리스에게 주어도 괜찮지 않을까.

"감사 인사는 됐어요."

그는 폴라리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그리고 달리 작별의 표시도 없이 왔던 길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폴라리스는 립스틱을 제가 입은 자켓의 주머니 안쪽에 집어넣고 그의 조심히 뒤를 따랐다. 따르면서 빠르게 생각했다. 시선의 주인이 맞는 것 같은데, 나를 보는 ?그는 실제로 폴라리스를 거의 쳐다보지도 않았던 것 같다- 눈빛에 스토커 특유의 질척거림이 없었다. 그리고 감사인사는 됐다며 물러서는 걸로 봐서는 내게 큰 관심도 없다. 구해준 걸로 봐서는 모종의 이유가 있겠지. 이유 없이 사람 구하고 사라질 양반이라고는 아직 판단할 수가 없고. 누군가의 부탁, 혹은 명령으로, 날 감시? 감시한 건가? 감시보다는 지켜봤다는 느낌에 더 가까웠는데.

…정보가 부족해.
여기까지 생각이 도달하는데 5초도 안 걸렸다.

하여 그녀는 조금 뛰듯이 빠르게 걸어 그를 따라잡아 마침내 남자의 앞에 척 서서 양팔을 벌렸다. 가지 말아요. 를 단적으로 표현한 제스쳐다. 폴라리스는 어딘가 결연하고 순수한 표정으로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잠깐만 멈춰보세요, 제 스토커씨.”

청아한 목소리가 차분하게 떨어진다. 그런데 말의 내용이 참 가관이었다. 제 스토커씨, 라는 칭호가 절적치 않은 것은 알겠는데. 며칠간은 내 스토커나 다름없었잖아요, 당신. 그러니까 당분간은 스토커씨라고 부를지도 모르겠어.

“이름이 뭐예요?”

누가 당신을 보낸 거예요? 라고 묻기에는 아직 이르지. 결연하고 순수한 표정에서 빛이 번지듯이. 눈동자가 맑아졌다. 폴라리스는 반짝반짝 눈동자를 깨끗하게 빛내며 그를. 알렌을 바라보며 이름을 물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가장 기초적으로 하는 질문 중에 하나다.

당신은 어디서부터 거짓말을 시작할 건가요.
이름부터?

“사람 구해놓고 그냥 가는 거 아니예요.”

폴라리스는 환하게 웃었다. 그 미소가 실로 눈부셨다. 밤에 내려온 달의 요정으로 착각할 만치. 달빛이 그녀의 머리카락에, 미소에 잘게 부서졌다.

참고로. 어쩌면 알렌이 구한 것은 폴라리스가 아니라 아까의 취객일지도 모른다.

5-4
별명 : 알렌-거미? 기능 : 작성일 : 17-09-04 20:28 ID : siWDwhVJFpWJA
"잠깐만 멈춰보세요, 제 스토커씨."

헛소리. 알렌은 저도 모르게 중얼거릴 뻔했다. 스토커라니, 너를 취객에게서 구해준 사람에게 웬 우습지도 않은 호칭이냐며 당장이라도 따지고 들고 싶다만, 하기사 지난 며칠 간 그의 꼴이 그 터무니없는 모함과 꽤 흡사했다는 것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눈치채고 있었나. 모른척 시치미를 똑 떼기에는 이미 조금 당황한 표정이 얼굴에 드러난 것 같다. 알렌은 자신이 거짓말에 서툴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순간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가는 팔을 벌리고 제 앞에 서 있는 여자의 저지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지만, 왠지 그대로 밀쳐내고 지나가서는 안될 것 같았다. 사자가 아끼는 여자라서. 따위의 간단한 이유가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실이 목을 휘감고 있는 듯한 기분. 눈치채지 못하는 새에 거미줄에 꼼꼼히 매여버린 것 같은 찝찝한 기분이다.

알렌은 자신이 거짓말에 서툴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양심이란 건 저 깊은 바닷속에 던져버린지 오래인데, 이상도 하지. 거짓인 것을 고하려고만 하면 굳어지는 얼굴이 언제나 그의 발목을 잡았다. 여자가 이름을 물어온다. 굳이 중요하지도 않은 것을 숨겨 더 큰 것을 잃지 말자. 마른 입술이 천천히 공간을 벌려냈다.

"알렌."

무언가를 눈치채서 이러는건가, 아니면. 좋지 않은 예감이 스멀스멀 타고 올라왔다. 애초에 이 여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 자체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사람 구해놓고 그냥 가는 거 아니라니, 눈빛을 보아 쉽게 놓아주진 않을 심산이다.

"...비켜줘요."

어쨌든 오래 마주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알렌은 한시라도 빨리 골목을 빠져나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내, 폴라리스를 옆으로 밀어내고 가려던 손이 공중에서 잠시 멈췄다. ...아, 그놈의 털끝 하나. 릭의 명령이 영 마음에 걸린 탓이었다. 그래서 그는 일단 평화적인 해결을 보는 쪽을 택했다. 비켜줘요. 갈라진 목소리가 건조하게 요구한다.

5-5
별명 : 폴라리스 - 알렌 기능 : 작성일 : 17-09-04 20:54 ID : si4iHi+gkHpAM
입술이 살짝 달싹여진 모양으로 봐서는 헛, 이 나오려다가 끊긴 것 같다. 추론하자면. 헛소리. 혹은 헛소리 하지 마라? …어머. 아주 허튼 소리는 안 했어요. 당신의 얼굴에 떠오른 당황을 보고 판단하건데, 당신도 내 말이 아주 헛소리가 아니란 것을 자각하고는 있을 거 아냐.

…왜 오싹해하지?
폴라리스는 의문을 품었지만,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는 일은 없었다. 말똥말똥한 시선으로 순백에 가까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다. 시선을 당당하게 맞추고서.

…???? 왜 찝찝하고 더러워하는 것 같지????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감정을 때때로 놀라울 정도로 예민하게 느끼는 폴라리스의 육감이 의아함을 가졌다. 나 찝찝하고 더러운 여자 아닌데, 깨끗하게 잘 씻고 다니는데. 작게 꿍얼거리고 싶기도 했다. 해서 마음속으로만 꿍얼거렸다.

알렌.

진짜 이름인가? 아니면 가명인가? 아직은 판단할 수 없지만, 거짓을 말하는 모양새는 아니다. 단지 작은 것으로 더 큰 것을 덮으려는 느낌이 들 뿐. 흐응. 뭘 숨기고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비켜줘요.

갈라진 목소리가 건조하게 요구한다. 폴라리스는 공중에 멈춰진 알렌의 한 손을 양손으로 감싸듯이 잡았다. 부드러운 손길. 뿌리치려면 얼마든지 뿌리칠 수 있는 연약한 손이, 제법 상냥하게 그의 손을 감쌌다. 뿌리칠테면 뿌리쳐보라지. 실은 뿌리치는 게 당신에게 더 나쁜 선택지 일거야. 폴라리스는 빙긋, 상냥한 미소를 그렸다.

“싫어요.”

차분한 목소리가 상냥했지만 어딘지 단호했다. 비켜줄 생각 없어요.

“알렌.”

가르쳐준 이름을 가만히 불러보며, 그의 눈동자를 직시했다. 청량한 눈동자가 또렷하게 그를 바라본다.

“당신은 스토커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았죠.”

부정할 수 없었다, 에 가까웠을까요? 폴라리스는 속으로 질문을 골랐다.
왜 내 스토커가 된 거예요? 누가 시켰어요?
…가장 단순하고 핵심적인 질문은 이건데. 이렇게 물어보면 되게 어린애 말투 같은데. 폴라리스는 잠깐 고민하고 입을 열었다.

“대체 왜 제 스토커가 된 거예요?”

…이것도 썩 어른스런 말투는 아닌 것 같다. 그렇지만 이것이 좀 더 포괄적인 질문이기도 했다. 아까 속으로 한 질문보다는 나을지도. 음, 아마 나을 거야.

5-6
별명 : 알렌-폴리 기능 : 작성일 : 17-09-04 21:24 ID : siWDwhVJFpWJA
두 사람의 손이 닿은 순간, 알렌은 겹쳐오는 손가락을 거의 반사적으로 뿌리쳐냈다. 그건 어떠한 불쾌감이나 찝찝함 때문이라기는 어려웠다. 느닷없이 발생한 이성과의 스킨쉽이 부끄러워서는 더더욱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면 당혹스러웠는지도 몰랐다.

'갑자기 왜..?'

알 수 없었다. 그는 잡혔던 손을 반대쪽 손으로 감싸고 일단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알렌은 상당히 손이 차가운 사람이며, 그 낮은 체온에 누군가의 온기가 더해지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상대가 제 주인의 애인이라면 더더욱 그러하겠지. 목이 칼칼해졌다. 퉤, 옆으로 침을 뱉었다.

당신은 스토커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았죠. 알렌은 침묵했다. 그러나 머릿속으로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바삐 돌아가고 있었다. 그냥 아니라고 말할걸 그랬나. 그러나 이제와 고개를 젓기에는 타이밍이 심하게 늦어버렸다. 대체 왜 제 스토커가 된 거예요. 침묵하는 그에게 여자가 또다시 묻는다. 젠장... 속으로 중얼거렸다. 영 내키지 않지만 그럼에도 답은 하나인 것 같았다.

"...그런 적 없어."

오답임을 알면서도 선택해야 한다. 퍽 끔찍한 기분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거짓말하는 스토커로 남는 게 낫지, 더 이상 일을 키우는건 곤란하다. 적당히 기회를 봐서 빠져나가자- 아마도 이쪽이 제일 나은 돌파구일 터. 그렇게 판단하고 싶었다.

5-7
별명 : 폴라리스 - 알렌 기능 : 작성일 : 17-09-04 21:45 ID : si4iHi+gkHpAM
아야. 뿌리쳐진 순간 작게 신음했다. …크게 아픈 건 아닌데. 찝찝하고 더러워서 뿌리친건가, 생각하면 시무룩했다. 아이씨. 내가 그렇게 더러워요? 폴라리스는 눈썹을 팔자로 내리고 약간 시무룩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뿌리쳐질 거라는 것은 예상 답지에 있었는데, 찝찝하고 더러워서 그런 거면 약간 상처 받을 거 같아요.

퇘, 옆으로 침을 뱉은 것에는 약간 더 상처 받은 것 같다. …나 진짜 더럽나. 킁, 제 옷소매에 대고 맡아보지만. 달콤한 칵테일 냄새와 특유의 포근한 냄새가 섞여날 뿐. 딱히 더러운 냄새는 안 난다. …나한테만 이런 냄새고, 다른 사람한테는 안 좋은 냄새인가……. 후각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고, 나한테 좋은 냄새가 다른 사람에게는 안 좋은 냄새일 수도 있으니까. 이해는 할 수 있다만.

혹시 저 냄새 나요? 혼잣말하듯 작게 물었다.

물론 상처 몇 번 입어도 폴라리스의 멘탈은 흔들리지 않는다. 단지 시무룩할 뿐이다. 시무룩한 와중에도 그가 머리를 바삐 굴리는 것 정도는 눈치챈다.

...그런 적 없어.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다. 인간 거짓말 탐지기가 아니라 일반 사람 데려와도 저 거짓말은 맞추겠다. 폴라리스는 눈을 두어번 깜박거렸다.

“거짓말.”

빠져나가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그건 안 될 말이지. 폴라리스는 핸드백에서 핸드폰을 꺼내 짧고 빠르게 문자했다. 물론 폴라리스가 핸드폰을 꺼내 뭐라고 치는 것은 알겠지만, 알렌이 그 문자 내용까지는 못 읽도록 신경 썼다. 애초에 핸드폰 타자 빠르게 치려고 마음먹으면 되게 빠르기도 했고. 이것이 바로 핸드폰에 익숙한 현대인의 모습이다. [약속 취소. 미안해요.] 납치 취소. 미안해요. 납치라는 단어는 약속이라고 바꿔도 알아듣겠지. 폴라리스는 포르르 한숨을 쉬고 핸드폰을 도로 제 핸드백에 집어넣었다.

“당신의 의지로 한 건 아니죠? 누가 시켰어요?”

이번에는 좀 더, 직설적으로 묻는다. 말끄럼한 표정으로.

“…아, 맞다. 아까 구해준 거 고마워요.”

깜박할 뻔 했다. 감사의 말을 전하고, 폴라리스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도로 올렸다. 살짝 머쓱하게 웃은 것도 같다. 정중하지만, 짧은 목례. 실은 이거 나말고, 아까 취객이 해야 할 감사인사일까? 라는 생각이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나도 구해준 건 맞으니까.

5-8
별명 : 알렌-폴리 기능 : 작성일 : 17-09-04 22:14 ID : siWDwhVJFpWJA
꼭 상처받은 듯한 표정. 그 눈빛과 마주친 순간, 멀리 버려두었다고 생각한 알렌의 양심이 다시 그에게로 찾아와 시린 가슴 한구석을 쿡쿡 찔렀다. 그는 그제서야 아무렇지 않게 침을 뱉은 저의 행동이 상대에게 어떻게 비춰졌을 지를 생각했다. ...아니,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양심이 찔려오는 강도가 아까보다 조금 더 강해진 것도 같다. 그런 의미는 아니었어요, 갈라진 목소리가 또다시 기를 펴려다 삼켜진다.- 그래. 이러니저러니 해도 알렌은 본성이 막돼먹은 사람은 아닌 것이다.

거짓말. 내뱉어지는 목소리에 알렌은 눈에 띄게 움찔했다. 조금 위험한 지도. 폴라리스가 보내는 문자의 화살이 릭이 아니기만을 바랐다. 당신 의지로 한건 아니죠. 누가 시켰어요.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진다. 곤란하다. 때로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 되는 것을, 그러나 알렌은 알면서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아까 구해준거 고마워요. 그 말이 나오고서야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특이하다는 말 많이 듣죠."

평이하게 끝났지만 분명한 질문형이었다. 어쩌면, 조금 엉뚱하기도 한. 그러나 알렌은 아까부터 그것을 묻고 싶었다. 자, 저 여자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분명 제정신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취객을 만난데다 알지도 못하는 스토커까지 따라붙은 상황인데- 왜 놀라지도 겁먹지도(정확히는, 겁먹었지만 지금 꼴을 보아하니 연기였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않냐는 말이다. 심지어 어느순간 페이스에 말려들어 위화감을 느끼지도 못했다. ...설마 아까 그 취객도 나를 끌어내려는 계획이었던가. 꼭 기다렸다는 듯이, '안녕하세요 스토커씨-아니, 그런 대사는 아니었는데-'하던 모양이 심상찮았다.

거기까지 생각하니 조금 소름이 돋는다.

지잉, 누군가의 휴대전화에서 긴 진동음이 울린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보아하니 폴라리스의 가방 안에서 울리는 것은 아니다. 알렌은 황급히 제 바지춤에 손을 얹었다. 꺼내어 발신인을 확인한 표정이 조금 창백해졌다.

[Underboss]

...끔찍한 타이밍. 알렌은 이걸 받아야할지, 말아야할지를 잠시 고민했다.

5-9
별명 : 폴라리스 - 알렌 기능 : 작성일 : 17-09-04 22:32 ID : si4iHi+gkHpAM
…거짓말 잘 못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나처럼 연기로 철저하게 덮어버리는 타입인가. 움찔 떠는 게 너무 잘 보여서 되려 의심스럽다. 곤란해하며 침묵하는 그를 보며 폴라리스는 지금은 전자 쪽에 더 무게를 두었다.

“제가요? 아니면 당신이?”

제가요? 할 때 이리 갸웃. 아니면 당신이? 할 때 저리 갸웃.
잠시 생각에 잠긴 폴라리스는 눈을 깜박였다. 속눈썹이 나비날개처럼 팔랑팔랑 움직였다.

“나 제법 평범하지 않아요?”

폴라리스는 여상하게 물었다.

아니요, 절대.

릭도 알렌도 폴라리스가 평범하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지인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것이다. 하지만 나 특이하다는 말은 별로 안 들은 것 같기도 한데…… 음. 뭐, 평범과는 거리가 있지만. 나보다 더 특이한 사람도 찾아보면 있을 텐데. 무덤덤하게 생각했다.

-지잉.

긴 진동음이 울렸다. 제 전화는 아니었다. 표정이 조금 창백하게 변한 남자를 보고 폴라리스는 아주 짧게 고민했다.

“전화 받아도 돼요.”

중요한 전화 같은데, 흠. 표정을 보아하니 어째 받기 곤란한 전화 같기도 했다. 상사? 무서운 상사한테 온 전화인가? 어쩌면 내 뒤를 밟으라 시킨 사람의 전화일지도 모르겠다.

“없는 척 해드릴까요?”

라고 친절하게 말하고 폴라리스는 입에 지퍼 채우는 시늉을 했다. 얌전히 입 다물고 숨소리도 있는 듯 없는 듯 내겠다는 뜻이다.

이것은 폴라리스가 현재 알렌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였다.

5-10
별명 : 알렌-폴리 기능 : 작성일 : 17-09-04 23:03 ID : siWDwhVJFpWJA
솔직히 말해서, 알렌은 지금 당장 저 여자를 밀치고 이 골목을 빠져나가고 싶었다.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이 지리한 스토킹-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을 그만둘지 말지는 그 다음에 생각해도 될 문제 아닌가. ...그러나 상황이라는 건 항상 만약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법이다. 내가 눈을 떼고 있는 잠시의 순간 저 여자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 정도의 간큰 놈이 흔하지는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누군가 사자의 약점을 노리기라도 한다면. 아마 알렌은 무엇보다 자기 스스로를 용서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전화를 받을 수도, 받지 않을 수도 없다. 이 자리를 피할 수도, 피하지 않을 수도 없다.

알렌이 대답하지 않는 사이 전화는 끊어졌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의 주인은 다시 한번 통화를 시도하지는 않았다. ...감이라면 타고난 사람이니, 어쩌면,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눈치채셨는 지도. 누군가를 보내 상황을 확인할 수도 있겠다. 그러면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도 생기겠지. 알렌은 천천히 핸드폰을 내렸다. 요컨대 시간만 끌면 되는 일인 것이다.

...그런데 쓸데없이 가볍지도 않은 입을 열고싶어진 건 왜였을까. 네가 정말 내 상상만큼 특이하고 대단한 여자인지, 아니면 그저 터무니없는 비약이었는지. 내 주인이 이번에도 옳은 선택을 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아니, 단지 시간만 끌면 되는 일인데.

"...있어요."

무언가를 긁는 듯한 낮고 갈라진 저음이 흘러나온다. 우수에 가득찬 둥근 눈이 폴라리스를 응시했다. 뒤따라오는 말을 들어보니 이번에도 질문형이었던 것 같다.

"...짐작가는 사람."

있다고 해도 없다고 해도, 알렌은 곤란해지고 실망할 것이다. 결국 어느쪽이든 정답은 없다. 아니면 네가 최악의 선택을 하길 바라. 침묵해라. 알렌은 대답을 기다렸다.

5-11
별명 : 폴라리스 - 알렌 기능 : 작성일 : 17-09-04 23:50 ID : si4iHi+gkHpAM
대답하지 않는 사이에 전화는 끊어졌다. 뭐야, 싱겁네. 폴라리스는 그가 천천히 핸드폰을 내리는 것을 보았다. 쓸데없이 동작이 느렸다. 꼭 시간이라도 끌고 싶은 사람처럼.

..있어요.
...짐작가는 사람.

…????
폴라리스는 의아함을 숨기지 않고 그를 보았다.

“꼭 당신한테 짐작 가는 사람이 있다는 말처럼 들리네요. 누구를 짐작하고 싶은데요?”

아마 나를? 이라고 굳이 덧붙이지는 않았다.

물론 의문인 건 눈치챘다. 저 말의 뜻은, 당신 뒤에 누가 서 있냐를. 내가 짐작하냐는 질문이겠지.

“혹시 질문하는 법 모르세요? 목적어도 주어도 다 빼먹고… 말끝도 안 올리고…”

폴라리스는 살짝 난처해하며 말 끄트머리를 흐렸다. 사람이랑 대화를 많이 안 해봤나…? 그건 차마 물을 수 없었다. 팩트폭력이면 어떻게 해. 팩트폭력은 나쁜 거다. 팩트로 사람을 폭행해야 할 때는 그렇게 하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폴라리스는 조심스럽게 그를 살펴보았다. 그 모습이 왠지 그를 상처주기 싫어하는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음. 당신 뒤에 누가 서 있는지 내가 짐작하고 있냐고 묻고 싶은 거라면, 답은 보류예요.”

폴라리스는 한 번 방긋 웃었다.

“그도 그럴게 지금 제게 주어진 정보는 부족하잖아요?”

명료한 말. 그래, 명료한 말이었지만, 말씨는 조곤조곤 부드럽고 상냥했지만. 목소리도 그러했지만.

“저는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확신을 가지지 않아요. 짐작도 쉽게는 안 해요.”

그녀는 상냥한 동시에 냉정할 수도 있는 사람이다. 냉정한 투는 아니었지만, 말이 담고 있는 내용이 냉정하다.

폴라리스는 약간 단호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대체 나한테 뭘 원하는 거예요?

“알렌, 혹시 나한테 실망하고 싶어요?”

단호하게 바라보는 것치고는 가벼운 투로 물었다. 마치 일상에서 오늘 날씨가 어떠냐고 묻는 것처럼 여상한 투로. 폴라리스는 이렇게 행동하는 저를 알렌이 어떻게 판단할지 모른다. 해서, 그를 똑바로. 올곧게 바라본다. 무엇 하나라도 놓치지 않도록. 호칭이 저에서 나로 바뀌고.

“내 대답에 충분히 실망했어?”

제 대답이 아니라 내 대답, 그리고 친근한 반말 투. 아아. 진짜로 종잡을 수 없는 여자일지도 모르겠다, 폴라리스는. 폴라리스는 질문을 내던지고 10초 후쯤에 후우우 깊은 한숨을 쉬었다. 땅이 꺼질 것 같은 한숨이었다.

“…알렌, 나빠요. 아까부터 저한테만 대답하게 하고, 제 질문에는 제대로 대답도 안 해주고, 거짓말하고, 곤란하면 입이나 다물고, 스토킹하고…”

도로 말투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하나하나 손가락을 꼽아가며 폴라리스는 가볍게 입술을 삐죽였다. 뾰로통한 표정이지만, 삐진 것은 아니다. 실상, 삐질 게 뭐가 있겠는가. 며칠 째 시선을 받았다지만, 만난 건 오늘이 처음. 삐질만큼 기대할 것도 없는 사이인데.

“저를 진실로 상처 입히고 싶은 거라면, 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아도 좋아요.”

이번에도 헛소리, 라고 하려나. 하지만 알렌. 나는 상처 입고자 하면, 진실로 상처받을 수 있는 사람이야. 처음 만나 사람에게도, 그래. 생각하며 폴라리스는 도망도 안 가고, 피하지도 않고, 그냥 가만히 그를 마주 본다. 아마 그녀의 눈동자는 지금 사람의 마음을 비추는 투명한 얼음 호수와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깨끗하고 투명해서, 도리어 그 안에 무엇이 있나. 짐작할 수 없는.

“저를 스토킹 하라고, 누가 시켰나요?”

5-12

별명 : Lover - Be Loved 기능 : 작성일 : 17-09-05 02:27 ID : siUSWUaIXVp2k
알렌은 인페르노의 주인이 변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기분이 이상도하지, 그런데 막상 본 그 원인이 되는 여자는 생각보다도 평범한 것이었다. 릭이 평범한 여자를 대상으로 답지 않게 무슨 변덕이라도 부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녀가 평범하지 않음을 깨달았을 때는 당황했다. 무슨 갑갑하고 비뚤어진 감정이었나. 다시 한번 그녀를 깎아내리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필수성분도 어순도 꼬여 영 의미를 알기 힘든 말들의 나열이었다. 실망하고 싶어서. 원체 뛰어난 달변가가 되지 못하는 것도 맞고, 사람을 대하는 데 익숙치 못한 것도 틀리지는 않다. 그러나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릭에게 하는 보고였다면 이렇게 중구난방 괴상한 화법을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눈앞의 여자에게 공들여 할말을 고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으면 좋겠다.

혹시 나한테 실망하고 싶나요. 폴라리스는 마침내 물었다. 알렌은 달싹이던 입술을 다물었다. 정곡이었다.

그가 폴라리스의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것은 그것들이 모두 옳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원체 말이 많지 않은 사람이었다. 여느 사람들보다도 더 자주 침묵을 긍정으로써 휘둘렀다. 모두 사실이었다, 다만 그 사이의 단 하나만 빼고. '내 대답에 충분히 실망했어?' 아니... 다만 내 머릿속에서 네 이미지를 완전히 수정하고 있다. 알렌, 나빠요. 알아. 나는 나쁘고 이기적인 사람이지. 너한테만 대답하게 하고, 제대로된 대답도 주지 않고, 잘 하지도 못하는 거짓말을 고하고, 곤란하면 입에 자크를 걸어버리고. 스토킹, 그래, 스토킹.. 맞아. 스토킹하고.

그는 다시 바지 주머니에 넣은 휴대전화에서 은은한 진동이 울리고 있음을 눈치채지 못했다. 길게 이어졌다가, 짧게 끊어지며, 아까와는 달리 다시 울리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지금의 그에게 그쯤은 아무런 방해가 되지 못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릭, 내 충성은 당신께 무조건 목숨을 바치는 게 아닙니다. 내 충성은...

'네가 진정 충성을 말한다면, 날 위해 죽을 게 아니라 나를 죽일 각오까지도 되어 있어야지.'

그래, 내 충성은. 알렌은 입을 열었다. 저를 스토킹하라고 누가 시켰나요, 폴라리스가 물었다.

-

알렌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오직 시간이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당최의 목적이 상실되어버렸지만, 본래 그래서 시간을 끌기 위해 쓸데없는 말을 늘였다. 릭이 저를 대신할 누군가를 보내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그에게 이 여자를 맡기고, 거짓에 서툰 나는 무언가 쓸데없는 정보를 더 흘리기 전에 자리를 떠야지. 판단했다.
과연 옳았다. 알렌을 마주 본 폴라리스가 서있는 등 뒤로 누군가의 인영이 비춰졌다. 알렌은 반쯤 열었던 입술을 도로 다물렸다. 무엇을 고하려고 했을까, 이제 그 순간 무엇이 나올 예정이었는지 영영 알 수 없게 되었다. 햇빛을 막고 서있는 것은 릭이 보낸 사람이다. 역광이라 그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 눈꺼풀마저 살짝 찌푸렸다. 꼭 릭과 처음 만나던 날 같다고 느꼈다. 그분처럼 걸어오는 것은 누구냐- 아이작? 헤일? 사샤?

"...폴라리스."

틀렸어, 알렌. 사자 본인이다.

-

공중에 아연하게 멈춘 알렌의 시선이든, 뒤이은 릭의 나직한 목소리든. 무엇을 신호로든 폴라리스는 아마 뒤를 돌아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돌아본 순간 릭은 그 가는 몸을 세게 껴안았다. 우악스러운 손에 등허리가 끌려왔다. 어깨에 입술을 묻고 표정을 찌푸린 채 눈을 감는다. 긴 머리카락이 날리고, 다가온 것은 향수냄새와 섞인 묘한 체취다. 깊이 파묻는다면 익숙해진 담배향이 섞여 알싸하겠지.

그리고 알렌은 가만히 서서 그것을 지켜보았을 것이다.

49 다섯번째 일상(2)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23:29

5-13
별명 : P - Ich liebe dich 기능 : 작성일 : 17-09-05 23:28 ID : siBgq569pPCns
정곡이구나.

폴라리스는 제가 알렌의 정곡을 찔렀다는 것을 알아챘다. 무슨 이유로 실망하고 싶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흐응. 침묵으로 수긍하는 가운데, 단 하나. 그가 아니라고 대답한 게 있다. 나한테 충분히 실망 안 했으면, 완벽하게 실망했냐고 물어봐야 하나…? 물론 알렌이 제 이미지를 완전히 뜯어 고치고 있는지, 거기까지는 모른다. 그를 말로 흔들어서 읽어낼 생각도 현재로써는 없었다. 알렌의 바지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리는 것을 (때때로 좀 지나칠 정도로) 눈썰미 좋은 폴라리스는 포착했다. 왜 안 받아요? 속으로만 물으며 폴라리스는 고개를 갸웃, 옆으로 기울였다. 알렌은 생각에 잠긴 것 같다. 그런데 예감이 쌔했다. …저 사람이 하고 있는 생각의 방향이 썩 내게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네. 아니면 뭔가 있거나. 있을 예정이거나. 나한테 뭔가 닥치려나…. 예감이 정말로 안 좋았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찰나. 알렌의 시선이 제 뒤에 무언가를 본 것처럼 아연하게 질렸다.

…?

뒤에 뭐가 있나? 저 아연하게 질린 시선, 아까 알렌이 핸드폰 들여다볼 때 목격했던 것 같은데. 생각하기 무섭게. 익숙한 목소리가 그녀의 이름을 나직하게 부른다.

*

...폴라리스.

폴라리스는 돌아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확실하게 확인해야 했다. 그리해서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고, 돌아보기 무섭게 목소리의 주인에게 강한 힘으로 안겨졌다. 우악스러운 손에 등허리가 끌려갔다. 어깨에 살짝 무게가 실린다. 아마도 그가 제 어깨에 입술을 묻은 것 같다. 긴 머리카락이 휘날렸고, 다가온 것은 향수냄새와 섞인 묘한 체취. 익숙해진 담배향이 섞여서 알싸한. …누군지 도저히 모를 수가 없었다. 릭, 당신이군요. 그에게 깊이 파묻힌 상태라 그녀의 표정은 아마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겠지. 그녀는 괴로워 보이는, 아니. 몹시 괴로운 표정으로 눈을 감아버렸다. 어쩐지 예감이 몹시도 안 좋았지. 지금 이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그녀를 껴안았다. 폴라리스는 그동안 릭의 포옹을 즐겁고 설레고 들뜬 마음으로 바라왔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 원한 것은 아니었다.

폴라리스는 그녀를 스토킹 하도록 지시한 사람 목록에 릭을 상정해둔 적이 없다.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이전에, 직감이 그가 알렌에게 그녀를 지켜보라고 명령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직감이 말하는 것을 무시하고 싶었다. 직감이 말하는 것을 무시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했지만, 생각 이전에 이미 판단이 내려져 있었다. 알렌의 시선이 아연해진 것과 그가 이 자리에 나타난 것이, 가장 명백한 증거였으니.

…왜 내게 감시자를 붙였어요?

그녀는 묻지 않았다. 왜 내 뒷조사를 했어요? 묻지 않은 것처럼. 얌전히 입을 다물고 그에게 얌전히 인형처럼 안겨 있었다. 뒷조사를 하는 것도, 사람을 붙이는 것도 일반적인 연인관계에 없는 일이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기도 했다.

머리 한 구석이 차갑게 식는 것도 같고, 뜨겁게 끓는 것도 같다. 이토록 강렬하게 충격 받은 게 실로 오랜만이었다. 아주 잠깐 헛웃음이라도 터뜨리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폴라리스는 인간불신이고, 의심병이 깊은 사람이다. 그리고 한 사람이 인간불신이 되는 데에는 언제나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한 번도 누군가에게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당신을 신뢰하고 싶었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깨달은 이후로 그러한 마음으로 당신을 믿었다. 믿고 있다고 생각했다.

…미안해요, 릭. 누군가를 온전히 믿기에는 내가 너무 너덜너덜할 사람 인가봐. 내가 너덜너덜한 사람인 게 누군가에게 이토록 미안한 적이 없었는데, 당신에게는 정말로 미안한 것 같아요. 한동안 멈추어 있던 폴라리스는 힘없는 팔을 들어, 그의 등허리에 둘렀다. 포옹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연약한 몸짓.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것 같은.

폴라리스는 어디서 읽었던 구절을 문득 떠올렸다.

-누군가에게 상처 받았다고 해도, 누군가를 상처 입힐 권리는 생기지 않는다.

솔직히 처음 읽을 때는 개소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폴라리스는 그를 상처 입힐 권리를 가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렇기에 저 구절을 떠올렸던 것 같다. 폴라리스는 릭이 상처 입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정말로, 진실로 원하지 않는 일이다. 하여 그녀는 침묵을 선택했다. 입 열면 날카로운 말들만 튀어나올 것 같아서, 안으로 씹어 삼키고. 그의 허리를 두른 팔에 아주 살짝 힘을 더했다. 아래쪽의 손은 그냥 거기에 있게 내버려 두고 조금 더 위쪽의 손을 약간 더 위로 올려 그의 등을 천천히 토닥이기 시작했다.

폴라리스는 지금 그에게 안겨 있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러면 얼굴이 안 보이니까. 폴라리스는 그의 품에 더 깊이 얼굴을 묻었다. 지금 자신이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는 도저히 모르겠어서. 어쩌면 상처 입은 사람의 얼굴일지도 모르지. 폴리는 지금 제 얼굴을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다. 특히 릭에게는. 보여서는 안 될 것 같았다.

5-14
별명 : RicK-PolariS 기능 : 작성일 : 17-09-06 11:51 ID : siAXapjOZPgFY
보호받을 울타리를 잃은 새끼는 아차하는 순간 무리에서 도태되어버리기 마련이다. 죽은 배신자의 혈육이라는 눅진한 꼬리표는 꽤 오랜 시간 죄없는 소년의 등 뒤에 따라붙었다. 어디까지가 적이고 어디부터가 아군인가. 유년의 초창기부터 끊임없이 관찰하고 계산한다.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운좋게도 릭은 동시에 우두머리의 자식이었다. 명백한 제 편 하나 없는 외로운 상황- 그런 그가 움츠러들지도 겁을 집어먹지도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 그 이유에서였을 테다. 사자왕의 죄책감에서 파생된 감정은 점차 그 싹을 틔워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자식을 진심으로 아낄 수 있게 만들었다. 새로운 울타리의 보호 아래서 릭은 조직의 그 누구로부터도 상처받지 않았다. 게다가 사자의 아들은 그 특별 대우를 뒷받침해줄 능력마저 가지고 있었다. 명석하고 기민하다. 남들보다 퍽 머리가 좋다는 것은 말랑한 손에 굳은살이 채 박히기도 전에 스스로 깨달았다. 특별히 못난 부분 없이 특출난 점만 넘치는 아이는 그래서 항상 여유로웠는지도 몰랐다. 학습한 특질은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앉은 지배자 특유의 것이었다.

그래, 여유와 완벽은 학습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타고나고 스며든 부분은 어떨까. 릭의 내면에 잠들어 있던 것이 조금씩 고개를 쳐든다. 그는 제게 그토록 여린 면이 있는 줄을 조금도 알지 못했다.

불안해.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

'조심하렴. 눈치챈 것이 나뿐은 아닐테니.'
'네 어미의 죽음을 기억해야지.'

프레드리히 릭먼은 잔인한 성미를 가진 남자였다. 릭이 살아온 인생의 여러 시간동안 다정한 아비였던 그는 한없이 냉정해질 수도 있는 사람이다. 그와의 짧은 식사를 끊어내고 나오자마자, 집무실로 돌아간 젊은 사자는 곧장 가장 신뢰하는 부하를 불렀다. 아버지의 말 중 무엇이 그 안의 도화선을 끄집어냈는 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 순간 릭은 초조하고 불안했다. 그 스스로는 인정하지 않았어도 분명 그러했다.

차라리 그러지 않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의 릭은 감시당할 애인의 기분이고 감정을 헤아릴 수 없었다. 처리하고 있던 서류들을 다 내팽개치고, 연락이 되지 않는 알렌의 휴대 전화를 추적해, 곧장 폴라리스의 앞에 달려온 지금까지도 그는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을 게다. 다만 한가지는 확실히 알았다. 오래토록 지켜오고 알렌이 존경해 마지않던 그의 완벽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당신의 마음, 바다, 체취와 목소리가 가진 힘이 수십년 간 얼어붙은 빙벽에 끌을 박아넣고 망치를 두드리고 있다.
품 안에 당신이 있음에 심장이 벅차다. 가는 손이 가만가만 허리에 둘려온다. 끝 모를 안정감을 느낀다.

"...당신이 걱정돼서 견딜 수 없었어."

털어놓았다. 고르지 못한 호흡을 잠시 멈췄다가,

"난 절대 솔직한 사람이 아닌데."

내뱉는다. 철저한 모순. 그러나 릭은 담담한 투로 자신의 솔직하지 못함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여전히 폴라리스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였기에 듣고 있는 이의 표정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리고 듣고 있는 이도, 확인할 수 없었을 것이다. 차라리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릭은 자신이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물론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스스로의 행동을 계산할 수 없다는 건 불길한 징조였다.

"당신이 자꾸 나를 그렇게 만들어."

나를 전과는 아주 다른 사람으로 만든다. 파멸할거야. 문득 떠올랐다. 처음 만난 순간, 사슴같이 여려 그 손에 찔려도 상처 하나 남지 않을 것 같은 여자를 대상으로 왜 그런 맥락없는 징조를 보았는지, 이제야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신이니 운명이니 하는 것들을 믿지는 않지만 그 순간 운명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운명. ..하기사 사랑이나 운명이나 꿈처럼 비현실적인 것임은 마찬가지 아닌가. 지독한 정은 언제나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겹겹이 씌운 가면을 깨뜨린다.
사실, 릭은 두려웠다. 살면서 느낀 몇 안되는 순간의 공포였다. 무엇이 그리 두려울까. 당신을 잃게 되는 것- 물론 더 이상 제 곁에 폴라리스가 없다고 상상하는 것은 가슴을 옥죄는 고통이었다. 그러나 눈앞의 그녀를 안고 있는 지금 느끼는 마음은 그보단 조금 더 원초적이었다. 실토한다.

"변하는 게 무서워."

그건 그 자신에 대한 감정이었다. 25년을 한결같이 고수해 온 삶의 방식이 변하고 있다. 부모의 죽음과 동시에 멈췄던 내면의 시계가 그녀로 인해 천천히 움직인다. 그 자연스러운 변화가 낯설었다. 평소같았다면 저를 그토록 동요하게 만드는 사람의 머리에 망설임없이 총을 겨눴을 것이다. 양말에 난 작은 구멍과도 같은 약점은 그 크기가 커지기 전에 꿰매어 없애버려야 한다. 그것이 그의 평소 지론이고 가치관이었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있으면 그런것 쯤 아무렇지 않게 느껴져."

하지만 이번만은 그냥 두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당신과 함께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라도 견뎌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랑의 힘인가, 유치한 생각이지만 그랬다. 릭은 처음으로 제 품이 너른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내가 느끼고 있는 안정을 당신도 느꼈으면 했다. 가늘고 힘있는 손가락이 얇은 어깨를 강하게 감싸안았다. 남자다운 선이 손 위에 드리워지고. 목소리를 연다.

"POLARIS. YOU MAKE ME BRAVE."

당신이 나를 용감하게 만든다.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진실된 고백이다.

-

사실 릭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다. 세상 어느 누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할 수 있을까. 절대 그럴 수 없거늘, 알렌은 이제까지 눈을 가리고 드문드문 드러나는 그의 결핍을 애써 감추고 있었다. 그 역시 릭을 빈틈없이 강한 사람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알렌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5-15
별명 : From PolariS~To RicK 기능 : 작성일 : 17-09-06 21:49 ID : siRdP/MVzSULA
그의 등을 안정적인 박자로 천천히 토닥이면서도, 그의 품에 꽈악 안겨 있어도, 그녀는 불안했다. 상처를 들킬까봐서. 그래, 나는 두렵다. 당신이 내게 입힌 상처를 들키는 것도. 내 과거에 끔찍한 누군가들이 내게 입힌 상처들을 들키는 것도. 아주 깊은 곳에 감추어둔 너덜너덜한 자신을 들키는 게 싫고 두려웠다.

나는 왜 그것이 두려울까.

그가 너덜너덜한 자신을 보고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지 모르겠어서?
그가 너덜너덜한 자신을 보고 더 이상 사랑해주지 않을까봐서?

…아아, 그래. 나는 두려운 것 같다. 전자도 무섭지만, 후자 쪽이 더더욱 무섭다.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게 내게 있어서 가장 두려운 일인가?
폴라리스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대답은, No.
그의 사랑을 잃는 것보다, 그를 잃는 것이 더 두렵다. 릭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일이 현재 그녀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무섭고 끔찍한 일이었다.

*

...당신이 걱정돼서 견딜 수 없었어.

불안을 완벽하게. 완벽에 가깝게 감추는 와중에, 뜻밖의 고해가 들렸다. 그의 고르지 못한 호흡이 잠시 멈췄다가,

난 절대 솔직한 사람이 아닌데.

이어졌다. 담담한 투지만 그가 내뱉듯이 꺼낸 말은 진솔했다. 평소의 폴라리스라면, 그거 나한테 더 해당되는 말이네요. 한 마디쯤 속으로 했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지금의 그녀는 위태롭게 흔들리는 상태로 그의 말을 얌전히 듣기만 했다. 겉은 흔들리지 않는 게 이 와중에 참 대단한 일이었다. 손도 착실히 변하지 않는 속도로 그의 등을 토닥였다. 습관이라는 게 참 무섭지. 그것도 몸이 익힌 습관은.

당신이 자꾸 나를 그렇게 만들어.

언어해석이 평소보다 느렸다. 무슨 뜻이에요? 습관적인 반문도 속으로 하지 않았다. 그냥 얌전히 그의 말을 듣고만 있는데, 머리가 아파왔다. 왜 아프지. 머리가 아플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왜.

변하는 게 무서워.

…무엇이요? 평소의 폴라리스라면 앞에 주어가 빠졌어도 알아서 빠르게 잘 해석했을 것이다. 아픈 상태지만 그래도 아직. 머리를 굴릴 수 있다. 그녀는 습관적으로 이성을 찾아와서 삐걱이는 머리를 억지로 돌렸다. 그의 말들이 그녀의 안에서 문장으로 천천히 이어져 나간다.

-당신이 걱정되서 견딜 수 없어. 난 절대 솔직한 사람이 아닌데 당신이 나를 자꾸 그렇게 만들어. 변하는 게 무서워.

…아. 릭은 릭이 변하는 게 무서운가 보다. 스스로가 변하는 게 익숙치 않아서 그 변화가 두려운 사람인걸까. 아니면…

“하지만 당신과 함께 있으면 그런것 쯤 아무렇지 않게 느껴져.”

느릿하게라도 추론을 이어나가려던 생각이 잠시 끊겼다. 나랑 함께 있으면 변화가 두렵지 않나요? …불신하고 싶어지는 말인데, 차마 그럴 수가 없네요. 뒤늦게라도 고백하자면, 폴라리스는.

‘…미안해요, 릭. 누군가를 온전히 믿기에는 내가 너무 너덜너덜할 사람 인가봐. 내가 너덜너덜한 사람인 게 누군가에게 이토록 미안한 적이 없었는데, 당신에게는 정말로 미안한 것 같아요.’

라고 생각한 시점부터 그에게 활짝 열어두었던 마음의 문을 반쯤 닫았다. 온전한 신뢰도 이제 못 주겠지, 싶어서. 그래서 그게 더 미안하다고도 느꼈었다. 그렇지만 그가 그녀를 자꾸 약하게 만든다. 그녀의 철벽을 자꾸만 약하게 만들어 물렁해진 벽을 발로 짓밟고서 그녀에게로 성큼성큼 다가온다. 사실, 릭을 사랑하기 이전의 폴라리스였다면. 그녀의 벽을 물렁하게 만드는 사람에게는 일부러라도 거리를 두었을 것이다. 마음의 선 또한 분명하게 그어두었을 것이다. 벽을 짓밟고 성큼성큼 들어온다면 위기감을 느껴서 도망갈 준비를 해두었겠지. 언제라도 그 사람에게서 도망칠 수 있도록. 그 사람 모르게 모든 준비를 완전하게 마치고, 그가 깨닫지 못할 타이밍에 완벽하게 도망을 갔겠지.

그렇지만 릭에게서 도망가고 싶냐고 물으면 폴라리스는 아니라고 대답하겠지. 사랑은 때때로 사람을 무력하게 만든다. 단지 사랑은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가? 아니, 무력함에서도 피어나는 것은 있는 것 같다고 폴라리스는 처음으로 생각한다. 언제 허리에서 올라왔는지 모르겠지만 어느샌가 위로 올라온 그의 손가락이 어깨를 강하게 감싸 안았다. …도망갈 생각도 없는데 미리서부터 붙잡는 거 같다, 그렇게 느낀 폴라리스는 어쩐지 조금 실없이 웃고 싶어졌다. 웃길 일이 아닌데도 괜스레 웃겼다.

"POLARIS. YOU MAKE ME BRAVE."

폴라리스. 당신이 나를 용감하게 만든다.


……
………웃으라는 거예요, 감동하라는 거예요? 둘 중 하나만 하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폴라리스는 푸스스 힘이 빠진 작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토닥임을 멈추고 그냥 그를 꼬옥 껴안아주었다. 포옹한 상태에서 소리를 죽여 잠시간 웃었다. 그녀를 품에 안고 있는 그는 아주 가늘기는 하겠지만 웃는 사람 특유의 몸의 진동을 느꼈을 것이고, 어쩌면 작은 웃음소리가 그의 귀를 간지럽혔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어쩌면의 일이지만 그녀의 웃음이 멈추었어도 그가 느꼈을지도 모르는 간지러움은 오래 남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내가 당신을 정말 어쩌면 좋을까.”

평범한 속삭임보다 작은 소리로 그녀가 첫 운을 떼었다. 웃음기가 채 가시지 않은 것 같은 음성이었다.

“당신만 변하는 게 아니야. 나도 변했어요. 나도 모르는 새에 당신이 나를 변화시켰어.”

아까보다 조금 더 커졌지만 속삭임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크기, 아주 가까이에서 말하기 때문에 배려해서 목소리를 줄인 것이다. 어조는 밝았다. 그녀 자신의 변화가 ?어쩌면 그의 변화 또한-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거라고 일러주듯이. 아, 조금 전에 그녀가 소리 죽여 웃은 것도 그를 향한 배려였다는 사실을 눈치 빠른 릭은 지금쯤 알아챘을지도.

“RICK. YOU MELT MY HEART.”

당신이 내 마음을 녹여요.

폴라리스는 사랑을 담아서 릭에게 속삭였다.

당신은 얼음벽도 아니고, 철벽을 녹였어요. 그래, 이쯤되면 인정해야겠지. 내 철벽은 짓밟힌 게 아니라 녹은 거네요. 내가 어지간한 사람 앞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 앞에서라고 읽어도 좋다) 아주 당연하게 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혹은 보이지 않을 철벽을 세우고, 그 벽을 조금 낮춰주거나 (많이 낮춰줄 때도 있기는 있었다), 잠시 치워주는 일은 있어도 (물론 치웠다가 필요해지면 도로 가져다 세운다) (철벽을 치운 상태에서도 여전히 마음의 선은 남겨둔다) 이렇게 힘없이 녹은 적은 처음 같은데… 언제 녹았는지도 모르겠어……

폴라리스는 또다시 실없이 웃고 싶지만 이번에는 참았다. 당신이 내 마음을 녹여요, 라고 말한 후에 문득 그에게 뽀뽀해주고 싶은 충동도 들었지만 그것도 참았다. 그저 가볍게, 애교 부리듯이. 말 못하는 동물들의 사랑표현처럼 그의 품에 몇 번 제 이마를 부볐을 따름이다.

5-16
별명 : Lion-Heart 기능 : 작성일 : 17-09-07 17:14 ID : siWAFmhyz8mH+
변화가 무섭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변화는 때로 생소하고 아주 두려웠다. 그러나 언제나 그러한 것은 아니다. 당신과 함께 있으면 그깟 변화쯤은 아주 사소하고 내 힘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만한 문제처럼 여겨진다. 괜찮아. 아무렇지 않게 다가온다.

-

당신이 나를 용감하게 만들어. 릭은 마침내 고백했다.

누군가를 이렇게 가슴 터질 듯이 안아본 적이 없었다. 아니,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와는 조금 다른 느낌일까. 등허리를 감싸는 온기가 따뜻했다. 훨씬 체격이 큰 그가 껴안고 있는 모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바다에 가만히 안겨있는 것만 같았다. 등을 토닥여주던 손이 멈추었다. 가만히 감겨오는 가는 팔 안에 그의 등이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들어찼다. 포근하다.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어쩐지 조금 가슴 한켠이 간지러워진다. 살아가는 스무 해 내내 누구도 그를 이런 식으로 안아주지 않았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는 이미 어른이었다.
타이밍 좋게도 폴라리스의 가는 웃음소리가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그 작은 진동에 릭은 전보다 조금 더 행복해졌다.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있던 손을 들어 자그만 뒷통수를 품 안으로 조금 더 당겨넣었다. 둥근 머리통 위에 턱을 얹는다. 내가 당신을 정말 어쩌면 좋을까. 폴라리스가 물었다.

"예뻐해줘."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그는 가볍게 웃었다.

-

나도 변했어요, 당신으로 인해서.

그건 참 이상한 기분이 드는 말이었다. 달콤한 고백이었지만 의도를 확신할 수 없어 심장이 철렁했다. 저 뒷세계의 어둠이 청정했던 당신을 물들이고 있다는 의미인가.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좋은 부분만 물려주고 싶은데, 당신을 사랑하면 사랑할 수록 불가능해질 일인 것 같아 조금은 괴롭다. 당신은 그자리에 가장 빛나는 채로 남아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 말을 하는 폴라리스는 기뻐보였다. 변화가 두렵다는 것을 인정한 릭과 다르게, 종달새가 노래하듯 밝고 사근한 어조였다. 릭은 그제서야 폴라리스의 변화가 그녀에게 있어 따뜻한 것임을 깨달았다. 묘했다. 그래, 사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당신은 나의 길잡이별이며, 태양이고, 또 달이다. 빛에게는 그것이 아무리 강대한 어둠이라도 몰아낼 수 있는 힘이 있다. 나는 언제나 반짝이는 당신을 사랑해. 그러나 또한 당신이 빛나지 않는 그 순간까지도 사랑할 테다.

RICK. YOU MELT MY HEART.

사자는 가슴이 아주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차오르는 바닷물에 심장이 부유했다. 따뜻한 가슴께에 이마를 부비는 마음이 다정하다. 간지러웠다.
그래서 그는 또 한번 웃었다. 그날의 무덤 앞에서처럼, 혹은 그보다 조금 더 순수한 얼굴로. 어느 세계의 열아홉마냥 눈썹을 찡그리며 천진하게 웃었다.

-

릭은 폴라리스를 붙잡고 있던 팔을 천천히 놓았다. 내내 애매한 표정을 짓고 있던 알렌이 반쯤 비틀거리는 모양으로 걸어왔다.

"...알렌, 포스터입니다."

그것만은 거짓이 아니었다. 알렌은, 어쩌면 오래 보게 될 지도 모르는 여자에게 허리를 꾸벅 숙였다. 알렌 포스터. 평범하나 강한 이름이었다.

5-17
별명 : HEART ? BRAVE(+) 기능 : 작성일 : 17-09-08 21:54 ID : si8ezRcSdOlME
내가 당신을 정말 어쩌면 좋을까. 그것은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이 아니었다. 이토록 누군가를 가슴 아프게 사랑해 본 적이 없어서.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 수 없어서 나온 한탄 같은 말이기도 했고. 감탄 같은 말이기도 했다.

"예뻐해줘."

그러나 그는 대답을 구하지 않은 그녀의 말에 응답한다. 예뻐해 달라고. 그 직후 가볍게 웃는다. …아. 정말로 내가 어찌하면 좋을까. 농담으로 한말일지도 모르는데, 진지하게 ‘정말로 내가 당신을 예뻐해 줘도 되나요?’ 그에게 묻고 싶어졌다.

*

또 한 번 그가 웃은 것 같다. 넓고 따뜻한 품에 온전히 안겨 있어서, 지금 보지 못하는 그의 웃는 얼굴이 어떤 모습일지 폴라리스는 궁금해졌다.

어쩌면 그 날의 무덤 앞에서의 웃는 얼굴과 닮은 얼굴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 웃음보다 더 천진난만한 웃음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어리고 ?어떤 세계의 그녀가 사랑하는 열아홉의 그처럼- 순수한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그녀의 머리통을 턱으로 가볍게 누르고 있어서 폴라리스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얌전히 있어야 했다. 그의 품에 안겨 있는 게 좋은데, 그의 미소를 보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것은 달콤한 아이러니였다.

*

릭이 폴라리스를 붙잡고 있던 팔을 천천히 놓았다. 저도 모르게 그와 떨어지는 게 몹시 아쉬운 얼굴로 고개를 빼꼼 들어 올려다보았다가 자신의 행태를 자각하고서. 폴라리스는 화들짝 놀라 포옹을 풀고 그와 떨어졌다. 그리고 살짝 붉어진 얼굴을 양 손바닥으로 식히듯 가리고서 다가오는 걸음소리를 향해 몸을 틀었다. (살짝이라고는 하지만 그녀가 하얀 편이라 조금만 붉어져도 너무나 쉽게 그것이 보인다) 애매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알렌이 반쯤 비틀거리는 모양새로 걸어온다.

“? 왜 그래요. 커다란 충격이라도 받은 사람처럼. 누가 보면 천지라도 개벽한줄 알겠어요.”

지금의 나는 아무래도 입을 다물고 있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뒤늦게 판단하며 여즉 살짝 홍조를 띄고 있을 뺨을 가린 폴라리스는 알렌이 하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기로 했다. 생각해보면 놀랄 만 했다. 놀랄 정도가 아니라 경악할 일이었다. 저의 냉정하고 완벽한 보스가 사랑에 빠진 평범한 남자처럼 부하의 시선도 신경 안 쓰고 로맨스를 찍고 있었으니 어찌 경악하지 않겠나. 알렌은 여태 다 보고 있었겠지. 폴라리스는 아까보다 조금 더 낯이 뜨거워진 거 같다고 생각했다.

**

[ 폴라리스 ? 알렌 ]

"...알렌, 포스터입니다."

알렌 포스터. 그가 허리를 꾸벅 숙인다. 그-알렌의 보스인 릭-가 지켜보는 앞이니 이번에는 정말로 거짓이 아닐 것이다. 폴라리스는 눈을 한 번 깜박였다. 가만히 입 다물고 있는 게 나을 법도 싶은데, 아까 든 싸한 예감을 생각하면 그러면 안 될 것 같다. 그래서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무슨 말을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꺼내는 게 좋을까. 폴라리스는 그가 몸을 완전히 들 때까지 기다렸다.

“저는 폴라리스예요.”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자기소개지만, 일단 이것으로 서두는 뗐다. 그런데 손은 제 뺨에서 도저히 못 떼겠다. 언제 뗄 수 있으려나, 볼이 안 식는 느낌에 폴라리스는 난처해졌다. 그렇지만 이어질 말은 이 꼴로 할 말이 아닌 것 같아서 그녀는 뺨에 붙이고 있던 손을 천천히 내렸다.

“아까 예감이 안 좋아서 말해야 할 것 같아요. 알렌은 릭에게 충성을 바치는 사람이지요?”

약간은 난처해 보이는 얼굴일지도 모르겠다. 뺨은 아직도 붉은색일까, 아니면 붉은 물이 조금 빠진 분홍색일까. 거울을 볼 수 없으니 확인할 수 없는 사항이었다.

“백 명의 사람이 있다면, 백 가지 형태의 충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을 위해 죽을 각오를 다지는 충성이 있고, 그 사람을 위해 살 각오를 다지는 충성이 있겠죠.”

백 명의 사람이 있다면, 백 가지 형태의 마음이 있겠지. 알렌이 릭에게 바치는 충성은 전자 쪽에 가까울지 후자 쪽에 가까울지 아직은 판단을 내리지 못하겠다. 어쩌면 전자에도 후자에도 안 속했을지도 모르지.

“어느 쪽이 더 가치 있다고는 말 못해요. 사람마다 가치의 기준은 다른 거니까.

폴라리스는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읊었다.

“하지만 나는 살아갈 각오를 다지는 충성 쪽이 좋아요.”

죽는 것은 쉽다. 사는 것은 어렵다. 그리해서 폴라리스는 죽을 각오를 하는 충성보다는 살아갈 각오를 하는 충성 쪽이 제가 하기에는 훨씬 더 어려울 충성이라는 것을 알았다.

좋다고는 말했지만 강요하지는 않겠다, 그러니 당신이 스스로 판단해라- 그런 어조였다.

폴라리스는 자기가 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구태여 강요하지 않는 사람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그렇다.

“나는 충성이 싫지 않아요.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충성의 말로가 ‘비극’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인 거죠. 나는 알렌의 충성이, 릭과 알렌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방향. 보다 나은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어요.”

폴라리스는 가볍게 웃었다. 분위기를 한결 가볍고 밝게 만드는 명랑한 웃음소리였다. ‘모두’에게 좋은 방향이라는 것은 잘 없지. 그렇지만 ‘두 사람’에게 좋은 방향이라는 것은 그렇게까지 없는 일은 아니다. 오히려 ‘찾을 수 있는 방향’에 속한다. 사람의 수가 늘면 늘수록 어려운 일이겠지만. 내가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좋은 방향을 찾으라고 한 건 아니잖아? 폴라리스는 좋은 방향이 아닌 ‘비극’에 강세를 두었다.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제발 비극으로 안 흘러갔으면 좋겠다. …진짜로, 제발.

“여기까지가 내 할 말이었는데. 알렌은 나한테 하고 싶은 말 있어요?”

폴라리스는 빙긋 웃었다. 친절하고 상냥한, 솜니움이 사랑하는 바텐더의 미소였다.

그리고 그녀는 릭에게도 해야 할 말이 있었다. 끙, 어쩌지. 일단 알렌의 말을 들어보고서 생각해보자. 그녀에게도 ‘꺼내기 어려운 말’이라는 것 정도는 있다.

5-18
별명 : 인페르노즈-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08 23:42 ID : siiLg9LXWI7zw
릭은 폴라리스와 떨어지는 것이 아쉽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둘이 사랑하고 껴안고 하는 양을 멀뚱이 지켜보고만 있는 부하 앞에서 정도가 있지, 언제까지나 그 표현을 이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물론 위엄있는 상사로서 부하에게 의외의 모습을 들킨 것에 대한 부끄러운 감정 따위에서는 아니다. 릭은 그 정도로 민망해하기에는 당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더 뻔뻔하고 여유로운 사람이다. 그가 폴라리스를 놓은 것은 그보다는 차라리 알렌에 대한 배려 쪽에 가까웠다. 더 이상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알렌을 배려하면서도 폴라리스에게 상처를 남기고 싶진 않은 마음이 크다. 그가 폴라리스를 놓은 것은 결코 상대를 밀어내는 동작은 아니었다. 그녀의 뒷통수를 타고 부드럽게 내려오던 손길이 얇은 어깨를 살짝 쥐었다 놓고서야 비로소 아래로 떨어졌다. 아쉬운 듯한 손끝이 다정하게 등허리에 스쳤다.

알렌은 그제서야 반쯤 비틀거리는 듯한 걸음으로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돌이켜보면 그는 애초에 표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충격이었겠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리 짐작한 것은 폴라리스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다만.. 릭보다는 좀더 솔직히 제 생각을 표현했을까.

"? 왜 그래요. 커다란 충격이라도 받은 사람처럼. 누가 보면 천지라도 개벽한 줄 알겠어요."

천지, 개벽... 이제 폴라리스에 대해 꽤 많은 부분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릭조차도 그 말에는 순간 벙쪘다. 그래도 전과 달리 면역이 생겼으니까. 수 초가 지나자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다시 웃을 수 있었다. 역시, 몇번을 봐도 대단한 사람이다.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그 모습조차 매력적인건 어지간한 약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을거라는 반증이겠지.

그러나 안타깝게도 알렌은 그런 사랑스러운 불치병에 걸리지도 못했을 뿐더러 폴라리스의 화법에 면역도 가지지 못한 사람이다. 게다가, 여러 번 말했다시피 표정관리에 서툴기까지 하다. '누가 보면 천지라도 개벽한 줄 알겠어요',라고 이야기 한 순간, 표정이 파작 구겨진 건 더 이상 그가 조절할 수 있는 범위 안이 아니었다. 폴라리스가 입을 다물고 있어야겠다고 결정하지만 않았다면 '그 똥씹은 표정은 뭐예요?'하고 또 한번 물었을 지도 모르겠다. 귀여운 얼굴이 다 마신 캔커피마냥 보기 좋게 찌그러졌다. 저런 뻔뻔한, 릭님은 대체 왜 하필 그 상대로 나를 보내서, 충성해 마지않는 보스의 앞만 아니었다면 알렌은 그리 절규했을 것이다.

-

저는 폴라리스예요.

압니다. 알렌은 하마터면 그리 대답할 뻔했다. 하지만 릭과 함께 있는 자리다, 표정은 관리하지 못할망정 입으로 나오는 말 정도에는 신경을 쓰고 싶었다. 그는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로 폴라리스의 말을 경청했다.

알렌은 릭에게 충성을 바치는 사람이지요?

당연히. 릭이 직접 온 이상 더 이상 숨길 것도 없으니 속으로 긍정했다. 알렌은 지금 대단히 복잡한 마음이지만,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 생각 정리를 끝내도 그가 릭을 향해 충성한다는 사실만큼은 변치 않는 진리다. 죽을 각오를 다지는 충성. 혹은 살 각오를 다지는 충성. 낭창한 여성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유연하게 이어졌다. 비극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아요. 힘주어 말한다.
그녀의 긍정론에는 대비되게도 알렌의 이제까지의 삶은 희극보다는 비극에 많이 치우쳐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단 하나, 릭이 관련된 부분만큼은 파국으로 치닫지 않게 만들 것이다. 당신이 걱정하는 비극은 과한 염려다. 알렌은 몸바쳐 그것만큼은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

"...새겨 듣겠습니다."

어찌됐건 이걸로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인페르노의 젊은 사자는 저 여자에게 매우 지극히 진심이다. 저 여자로 인해 변하고, 숨겨두었던 내면의 인간성을 꺼내어놓고 있다. 릭의 변화는 알렌에게도 혼란스러운 것이었지만.. 그로 인해 릭님이 만족한다면 아직까지는 괜찮을까.
그러나 시간이 지나-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당신이 그로 인해 무너지고 괴롭게 된다면, 나는.

폴라리스의 말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알렌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

그 순간 그는 이미 꽤 오래 전부터 그를 주시하고 있던 듯한 릭의 눈빛을 마주했다. 그는 그 눈을 보자마자 제 냉정한 보스가 뜻하는 바를 깨달았다. 고개를 다시 꾸벅 숙였다.
알렌은 릭이 살짝 비켜준 골목 바깥쪽으로 빠져나갔다. 아까까지는 빛이 들어오던 방향이었다. 하지만 그새 태양빛의 각도가 바뀌었는지, 그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나갈 때 어두침침한 골목에는 그늘이 져있었다. 따지고보면 알렌은 항상 빛보다는 어둠이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지독하게 어둡군. 그래서 그는 그걸로 만족했다.

-

"나는 알렌을 신뢰해."

알렌이 골목 밖으로 완전히 사라지자마자 이야기의 서두를 꺼냈다. 릭은 폴라리스의 이마 위에 손을 얹으려고 했다. 조곤히 이야기하며 쓸어넘겨주고 싶었다.

"알렌이 당신을 지켜줬으면 좋겠어. 보이는 곳에서든, 보이지 않는 곳에서든."

오늘 그가 하는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진심이었다. 릭은 희미하게 한숨쉬었다. 사실은 말이지,

"나 대신."

사실은, 내가 그럴 수 없어 마음 한켠이 쓰려. 이 말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눈치챌 것 같아 안으로 삼켰다.

50 다섯번째 일상(3)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25:35

5-19
별명 : 폴라리스-인페르노스 기능 : 작성일 : 17-09-09 14:55 ID : sid5LKQP5VlUE
알렌이 표정을 파작 구겼다.

?

그렇게 표정 구길 이야기는 안 했는데?? 나는 사실을 말한 것뿐이다. 의문을 가지면서도 구태여 그 의문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물끄러미 알렌이 하는 양을 잠깐 지켜보았을 뿐이다. 아. 지금 나를 뻔뻔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구나. (폴라리스는 독심술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슬슬 신빙성이 떨어지는 주장같다- 그가 릭님은 대체 왜 저런 여자를 상대로 나를 보내서…! 라고 절규하고 있는 것까지는 모른다)

*

"...새겨 듣겠습니다."

…고작 그것뿐? 폴라리스가 좀 더 솔직한 사람이었다면, 이번에 표정을 파자작 구기는 것은 그녀가 되었을 것이다. 폴라리스는 조금 뚱해보이는 얼굴로 조금 더 기다려주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길게 이야기 했는데. 당신도 뭔가 토해내야 할 게 아닌가.

새겨듣기는 무슨.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들었겠지, 라고 폴라리스는 속으로 심드렁하게 생각했다. (표정은 조금 뚱한 표정 그대로였다) 아마도 고집이 있다면, 그것을 꺾지는 않을 것 같다. 알렌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폴라리스와 눈을 맞추는 게 아니라, 릭과 눈빛을 마주하고 고개를 꾸벅 숙인다.

……

내가 아주 안중에도 없군. 나 지금 투명인간이니? 폴라리스가 표정에 숨김없는 사람이었다면, 한 쪽 눈썹만 치켜 올리고 몹시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알렌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폴라리스는 알렌에 대해 돌이켜 본다. 아마 처음부터 내게 호의를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닐 것이다. 마이너스로 시작해서, 현재도 마이너스인 것 같다. ‘둘 다’ 에게 좋은 방향, 이라고 호의를 직접적으로 표현했음에도 ?릭에게 충성을 바치는 사람이니까, 호의 정도는 가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에 전혀 대꾸가 없다. 아까부터 정말로 말이 없었다. 없는 사람 취급이라고 느끼기에 딱 좋았다. 그리고. 폴라리스는 듣는 편을 더 좋아하지, 본인이 말하는 것을 더 좋아하지 않았다. 처음 보는 사람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비해 더 친절하게, 길고 알기 쉽게 이야기해 주었는데……. 그것도 가짜로 꾸며낸 것이 아니라, 진짜로 그랬는데…….

폴라리스는 제 마음의 문이 쾅! 하고 닫히는 것을 느꼈다. 신경질적인 느낌이었다. 폴라리스는 철벽을 세우고, 선을 확실히 그어두는 사람이지만. 사람을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는 마음의 문을 열어두는 사람이다. 활짝은 아니고 조금만. 그러니까 손목이 바깥으로 빠져나올 정도로는 열어둔다. 그리고 그렇게 열어둔 마음의 문으로 사람을 지켜보며 천천히 판단을 내리고, 때때로는 호의를 건네기도 한다. 그 사람이 폴라리스에게 나쁘게 굴지 않는다면 구태여 마음의 조금 열린 문을 닫지는 않았다. (활짝 열어주지도 않았지만) (진짜 공략하기 어려운 여자가 아닐 수 없다) 그럴 필요를 느끼기 전까지는 말이다.

내게 호의를 가지지 않는 사람에게 내가 구태여 호의를 가질 필요는 없지.
나를 뻔뻔한 여자라고 생각하는 남자에게 뻔뻔하지 않게 굴 이유 역시 전혀 없다.

……알렌은 아무래도 또다시 폴라리스에 대한 생각을 전면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은 그녀는 알렌에게 상냥하고 친절하게 굴 필요성을 이제 못 느끼고 있다. 알렌이 릭이 비켜주는 골목길, 아까는 아마도 빛이 들어오던 방향. 하지만 그새 태양빛의 각도가 바뀌었는지, 알렌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 나갈 때 어두침침한 골목에는 그늘이 져있었다. 폴라리스는 그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고, 다른 부정적인 감정은 겉으로 전혀.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


폴라리스는 지금 제가 좀 신경질적인 상태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다. (물론 그녀의 겉만 봐서는 절대로 모를 것이다) 본래 예민한데다가 신경질적인 상태라는 것까지 겹쳤으니, 기실 지금 그녀를 건드려서 좋을 것을 하나도 없을 것이다. 정말 하나도 없을 것이다.

끙, 어쩌지. 릭한테 할 말이 있는데 지금 이 상태로는 꺼내기가 좀 그래. 생각하기 무섭게 릭이 말을 꺼냈다.

"나는 알렌을 신뢰해."

제게 다가오는 손이 릭의 것이 아니라면 피했다. 피하거나, 더 나아가서는 쳐냈다. 그녀는 피하지도 쳐내지도 않았다. 그냥 얌전히 그 자리에 머물렀을 뿐. 그는 알렌을 신뢰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폴라리스는 알렌을 신뢰할 수 없다. 신용도 지금으로써는 주고 싶지 않았다. 원래도 폴라리스의 신뢰를 (신뢰의 일부라도) 얻어내기는 어려운 일인데, 만약 알렌이 폴라리스의 신뢰를 얻고자 한다면 그는 더더욱 높은 벽을 넘어야 할 것이다. (안 그래도 높은 벽인데……)

"알렌이 당신을 지켜줬으면 좋겠어. 보이는 곳에서든, 보이지 않는 곳에서든."

보이는 곳에서든, 보이지 않는 곳에서든. 에서 미간을 확실하게 구겼다. 릭이 보는 앞인데도 그랬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를 쳐다보는 시선을. 사실 폴라리스는 몹시도 싫어한다. 평범한 인간처럼 소름끼쳐 하기도 한다. 지켜보는 시선을 감시로, 느낀 것은. 알렌을 스토커라고 칭한 것은. 그냥 단순히 그녀가 예민한 탓이 아닐 거다. 그녀는 과거에 스토커(그것을 스토커라고 불러야 할지……)에게 피해 입은 적이 있다. 스토커에 대한 트라우마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주 없지는 않은 모양이다. …나, 내 생각보다 스토커를 싫어하는구나. 폴라리스는 불현듯 깨닫는다.

"나 대신."

…아. 폴라리스는 구겼던 미간을 천천히 폈다. (그래도 여전히 살짝 찡그려질 기미가 엿보인다) 진실로 유감스럽게도, ‘사실은, 내가 그럴 수 없어 마음 한켠이 쓰려.’ 라는 릭의 마음을 눈치채지도 못했다! (폴라리스가 언제나 모든 것은 눈치 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언제나 모든 것을 눈치 챌 수 있는 상태인 것도 아니다) 대신 폴라리스는 한 번 더. 릭이 말해준 문장을 속으로 조합했다.

-나는 알렌을 신뢰해. (그러니) 알렌이 당신을 지켜줬으면 좋겠어. 보이는 곳에서든, 보이지 않는 곳에서든. 나 대신.

…직접 해요.

매정한 말을 꺼낼 수가 없는 것은 그가 그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다. 내 연인이기 이전에 한 조직의 언더보스겠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어쩐지 그것이 서글퍼졌다. 많이는 말고 조금. 그녀는 냉정과 이성이 남아있는 인간이다. 그와 동시에 감정도 감성도 가지고 있는 인간이라서, 완전히 서글프지 않을 수는 없다고 담담하게 생각한 것 같다. 서글프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머리가 판단했으니, 나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 폴라리스는 눈을 두어번 깜박였다. 그러므로 서글픔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녀가 사랑하고, 그녀를 사랑하는 릭이라 하여도. 지금의 그녀를 읽기는 힘든 일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당신이 저를 지키신다 하셔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지키는 것은 싫은 것 같아요. ‘보이는 곳’에서 지켜야 내가 안심을 할 것 같아.

알렌은 릭이 신뢰하는 남자인거지, 폴라리스가 신뢰하는 남자가 아니다. 신용하는 남자조차 아니었다.

그리고 나 기본적으로 나는 내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래야 나중에 뒷통수나 앞통수, 옆통수를 맞아도 덜 아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 건데…

차마 말로 꺼낼 수 없는 생각을 하며 폴라리스는 시선을 내리깔았다. 지금은 진짜 아무 말도 못 꺼내겠다. 덜 아픈 거지만, 안 아픈 것은 아니다. 이미 너덜너덜해서 더 이상 상처 입을 곳도 없을 것 같은데 또 다시 상처를 입는다. 나 생각보다 이상한데서 섬세하구나… 폴라리스는 또 한 번 불현듯이 깨달음을 맞이했다. 반가운 깨달음은 아니었다.

-당신이 내 뒷조사를 했던 게 실은 기분이 나빴다. 당신이 나한테 사람을 붙인 것은 기분이 나쁜 것을 넘어서 (대단한, 이라는 말은 아무래도 릭을 위해 생략해야 할 것 같다) 충격이었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판단이 안 서요. 내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폴라리스는 릭과 시선을 맞추지 않았다. 단지 속눈썹을 나긋하게 내리깔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낸다.

“판단이 안 서는 경우에는 판단을 유보하거나, 입을 다무는 편인데.”

그렇다. 유보하면서, 침묵을 했을 것이다. 상대가 사랑하는 남자만 아니라면 겉으로는 여유 있게 빙긋 웃어주기도 했을 것이다. 혹은 의뭉스러운 미소를 띄울 수도 있었겠지. 그녀는 지금 미소하지 않는다. 그랬다고 해서 침울한 표정도 아니었다. 냉막한 표정은 더더욱 아니다. 망설이는 사람의 표정에 가깝겠지.

“침묵이 모든 경우에 좋은 건 아니라서, 지금은 침묵도 선택 못 하겠어.”

-우리 잠시 시간을 가질까요? 그동안 내게 알렌을 비롯한 사람을 붙이지 말고요.

라는 말은 지금은 꺼내지 않았다. …사실, 릭이 내 말의 어디에서 어디까지 충격 받을지도 지금은 판단이 안 서니까. 잠시라고 말했지만 망설이는 시간이 길어지면 잠시라는 표현은 차라리 안 쓰는 게 나을 것이다. 우리 시간을 가질까요?

어쩌면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더 긴 시간동안 나는 그와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말을 아끼는 게 좋겠다. 너무 긴 시간동안 그와 만나지 못하는 것은 싫으니까. 폴라리스는 눈을 두어번 깜박이고서는 그제야 릭과 시선을 맞춘다. 잠시간 그를 바라보고 있다가 빙그레 미소했다.

5-20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09 22:53 ID : si/VXVC4mFfA6
때때로 머릿속의 복잡하고 방대한 생각은 말을 꺼낼 여유마저 잡아먹곤 한다. 그리고 알렌은 그런 일이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람이다. 말수가 적은 대신 생각이 많다. 그래도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릭이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을 보고있지만 않았다면 어느정도 생각의 공간을 할애해 진정성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려고 했을텐데. 안타깝게도 알렌은 제 주인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대놓고 고까운 말을 뱉을 정도로 막돼먹진 않았다. 하지만 최선이라고 생각한 침묵은 때때로 최고의 독이 되어 기껏 틈을 벌려놓았던 폴라리스의 마음의 문에 걸쇠를 잠근다. 콰직, 폴라리스와 알렌 사이에 메꾸기 어려울 균열이 주욱 그어지는 게 느껴졌다. 건드려선 안될 선을 넘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폴라리스가 선을 넘은 알렌을 대하는 방식이 바뀐다 해도, 그녀를 대하는 알렌의 태도는 방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어째서냐. 묻는다면, 그건 아마 사자가 어떤 마음으로 그녀를 대하는지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 때문일 테다. 릭이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은 할 줄 안다. 뒤돌아 걸어가는 알렌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그의 충성은 누군가가 쉬이 이해할 수 있을 종류의 것은 아니었다.

-

그늘진 골목. 더이상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향에 선 릭의 표정이 그림자에 반쯤 잠겼다. 창백한 머리카락이 온전히 어둠에 가리고, 그 밖으로 비져나온 것은 코 아래의 날카로운 턱선과 입술 뿐이다. 드러난 입술이 숨을 쉼에 따라 희미하게 움직였다.

폴라리스는 쉽사리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음지에 삼켜진 갈색 눈이 고요히 일렁였다.

"...그건 어째서일까?

화를 내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정말로 그것이 무슨 이유에서인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릭은 감이 좋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다. 그러나 그것도 그가 짐작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일 뿐- 그가 살아온 환경에서 전혀 동떨어진 문제에는 별수없이 취약하다. 폴라리스를 위험에 빠트리고싶지 않았던 그의 선택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잘못되었는지를, 전혀 짐작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는 폴라리스가 왜 기분이 상했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찡그리는 미간 사이에는 기분이 묘해졌다. 어째서. 어떻게든 해답을 찾으려는 머릿속 사고회로가 이내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알렌이 당신을 험하게 대했어?"

묻는다. 폴라리스보다 한뼘 반은 족히 큰 릭은 대화를 나누는 내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말을 꺼내는 순간, 연인을 대하고 있지 않은 것처럼 냉랭한 말투가 시선을 따라 그대로 내리박혔다. 릭을 올려보았다면 당신은 아마 어조와 크게 다름없는 얼어붙은 눈빛을 보았을 것이다. 그림자에 파묻힌 속에서도 형형히 살아 움직이는 빛이다. 릭이 폴라리스와 있지 않을때 어떤 사람인지가 어렵지 않게 짐작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그 굳은 표정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폴라리스의 이마에 닿아있던 손이 천천히 내려와 손끝으로 그녀의 볼을 쓸었다. 릭은 그녀와 눈맞추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그림자로 만든 가면을 쓰고 있던 윗얼굴이 그제야 빛 아래 완전히 드러났다.

"당신이 불편하다면 다른 사람을 보내줄게."

다정하게 구슬리는 투. 그러나 폴라리스가 진정 불편한 것은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본다는 그 자체란걸 아직도 인지하지 못했다. 본질을 뚫고지나지 못하는 대화는 진전없이 피상적인 부분만을 빙빙 돈다. 그녀가 이야기해주지 않는다면, 사자는 답지않게 끝끝내 깨닫지 못할지도 모른다.

정적이 흘렀다. 그 애매한 간극을 뚫고 폴라리스는 그림같이 미소지었다. 릭은 왜인지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설레는 감정이나 떨림에서 오는 기분좋은 심장의 울림이 아니었다. 그 미소를 마주한 순간, 왜일까, 아까 찡그리던 얼굴을 보았을 때보다 더 마음이 아파왔다. 그는 감이 좋은 사람이다. 어쩌면 기민한 그의 감은 머리로는 이해하지 못한 불길한 기운을 모두 캐치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5-21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9-10 00:12 ID : siAILvF/BePKk
“...그건 어째서일까?”

정말 모르는 걸까? 내게 사람을 붙이는 걸로 인해, 내가 어떤 충격을 느꼈을지. 뒷조사를 했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알고서도 물어보는 건지, 정말로 모르고 물어보는 건지는 조금 더 생각해 보려고 했는데.

"알렌이 당신을 험하게 대했어?"

이어지는 말에, 릭이 정말로 모르고 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니, 모르고 했다 쪽에 판단의 추가 기울었다.

알렌은 나를 험하게 대하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싫어하는 짓을 몇 번이고 저질렀을 뿐이지. (일단 스토킹을 했다, 폴라리스가 일단 대화하려는 노력을 했는데 침묵했다, 표정은 솔직했지만 말은... 글쎄. 중요한 말을 자꾸 삼켰고, 릭이 나타나니까 내가 안중에서 완전히(폴라리스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아마도 알렌의 충성이 너무 깊은 탓이겠지) 사라졌다. 무시당한 기분이었다.) 그녀를 안중에 두지 않는 사람을, 폴라리스는 굳이 제 안중에 넣어두지 않는다. 폴라리스는 알렌이 당신을 험하게 대했냐는 말에 입을 다물었지만, 그가 그녀를 험하게 대한 것은 아니므로 한 번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래. ‘험하게’ 대하지는 않았다. 그녀가 느끼기로는 그녀를 ‘존중해’ 주지 않았을 뿐이지. 그런데 이건 주관적인 거니까, 그는 어쩌면 내게 개미눈꼽만큼의 존중은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겠다. 무덤덤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폴라리스는 이순간 알렌을 한 번만 더 존중해 주기로 했다. 릭이 신뢰한다고 했던 부하니까. 신뢰한다고 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고개를 저어주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한 번만 더 존중해주기로 할까. 릭이 신뢰할 정도면 되게 아끼는 부하일텐데.

“알렌은 나를 험하게 대하지 않았어요.”

폴라리스는 사실만을 말하는 어조로 이야기 했다. 팩트긴 했다. 험하게 대하지 않은 게 전부가 아닐 뿐.

알렌이 험하게 대했냐고 물었을 때 그의 말투가 냉랭했고, 시선에 굉장히 예민한 폴라리스는 저를 내려다보고 있을 릭의 눈빛이 그 말투처럼. 어쩌면 그 말투 이상으로 냉랭할 것을 굳이 그를 바라보지 않아도 알았다. 인지했다. 그렇지만 그것에는 상처받지 않았다, 저를 향한 것은 아니기에. 이미 은연중에 추측했던 사실이지만, 그는 내 앞에서가 아니면 꽤 냉정한 사람이겠구나. 생각했다.

이마에 닿아있던 손이 천천히 내려와 손끝으로 제 볼을 쓸었다. 실은 폴라리스는 지금 릭에게 만져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성을 흐리게 만드는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다.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할 때 닿으면 곤란한, 그런 다정한 손이었다.

그는 그녀와 눈을 맞추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그림자로 만든 가면을 쓰고 있던 윗얼굴이 그제야 빛 아래 완전히 드러났다. 폴라리스는 가만히 시선을 들어 그와 눈을 맞추었다. 언제나와 같은 청량한 아이스블루 눈동자와도, 달콤한 소다색 눈동자와도 조금 다른 것 같은. 그래. 어쩌면 이지적인 블루라고 칭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지금 그녀가 이지적인 생각을 하고 있냐, 그러면 그것은 아니라고 대답해야겠지만.

"당신이 불편하다면 다른 사람을 보내줄게."

다정하게 구슬리는 투. …내가 구슬림 당하는 거 별로 안 좋아 하는 거 모르겠구나, 폴라리스는 또 한 번 깨닫는다. 폴라리스는 구슬리지 않는 투였어도, 상대가 저를 구슬리고 싶어한다는 것을 눈치 채는 사람에 속하지만. 차라리 이렇게 대놓고 구슬리는 투인 게 더 판단하기에 낫다고 생각했다. 그는 어떻게든 나한테 사람을 붙이고 싶은 거 같다. ……그가 원해도 그녀가 원하지 않는 일이었다. 마음속으로만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

*

정적이 흐르고, 폴라리스는 그림처럼 빙그레 미소했다. 그리고 그것은 천천히 난처해하는 미소로 변화한다.

“…이런 때까지 사랑스러운 건 반칙이잖아요, 릭.”

한숨처럼 말하고 미간을 찡그리며 당신이 어쩔 수 없이 사랑스러워 웃었다. 소리는 없는 웃음이었지만, 그 웃음도 한숨과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화도 못 내게 사랑스럽기는 하지만, 내가 할 것은 화내는 일이 아니니까. 한 손을 들어, 릭의 뺨을 한 번 다정히 쓸고서 내린다. 솔직히 이런 순간까지 사랑스러운 것은 반칙이다. 반칙이 아닐 수 없다.

“정말로 말을 꺼내기가 어려운데. 말을 해야 할 것 같기는 해요.”

사랑의 말만 속삭이는 게 능사는 아니지. 연인 사이여도, 연인 사이기에 더더욱. 해야하는 말들이 있다. 그녀는 지금 제가 냉정해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폴라리스는 시선을 내리고 한숨을 폭 내쉬었다. 정말로 말을 꺼내기가 어려운 모양이었다.

“나는 지금부터 내가 할 말에 당신이 상처받기를 원하지 않아요. 진실로.”

분명한 어조였다. 그러나 분명한 어조로 말을 꺼내놓고, 이어지는 말은 주저한다.
내가 느낀 것들을 말할 건데, 당신이 상처 받는 것은 정말로 원하지 않는다…
근데 왜 상처 받을 거 같다는 기분이 자꾸 들지. 폴라리스의 내리 깔린 시선이 흔들렸다.

“나는 당신이 내게 사람을 붙이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그게 알렌이 아닌 그 어떤 누구여도요.”

폴라리스는 최대한 조곤조곤 설명했다. 아이에게 말하는 것도 이보다 상냥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은 당신이 내 뒷조사를 했던 것도 기분이 나빴어요. 그 일이 연인이 되기 이전의 일이긴 하지만요.”

폴라리스는 또 한 번을 더, 난처하게 미소했다. 그리고 잠시 말을 쉬었다. 중요한 말을 꺼내는 사람에게도, 그것을 듣는 사람에게도 준비라는 것은 필요하니까.

“내가 알기로는, 일반적인 연인 관계에 뒷조사라던가. 사람을 붙여 스토킹 한다는 항목은 없어요.”

폴라리스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모든 연인 관계를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가 아는 일반적인 연인 관계에 그런 항목은 없다. 일반적이지 않은 연인 관계에는 있을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의처증 걸린 남편도 아니고, 보통은 뒷조사를 한다거나 사람을 붙이지 않는다.

“저를 지키시려는 의도였겠지만, 제가 그렇게 느낄 수가 없어요. 제가 원래 누군가의 시선이 몰래 따라붙는 거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서요. 대놓고 따라붙는 것도 안좋아해요. 저 보이는 것보다 예민해요. 보이는 것보다는 냉정하고요. 뭐, 언제나 예민하고 언제나 냉정한 것은 아니지만요.”

…여기까지 말해도 충격적일 텐데. 나는 더 해야할 말이 남기는 했다. …진짜로 어쩌면 좋지. 폴라리스는 난처했다.

“알렌은 당신이 신뢰하는 사람이지, 내가 신뢰하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예요. 라는 말은 구태여 하지 않았다. 폴라리스에게도 제 신뢰를 얻어내는 게 몹시도 어려운 일이라는 자각 정도야 있었다. 나한테 ‘완전한 신뢰’를 구할 바에야 진짜로 다른 은하계에 위치한 별을 가려고 노력하는 게 더 빨리 더 쉽게 실현될 수 있는 일이지. 어느 정도의 신뢰를 얻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고. 심지어 저는 신용조차 까다롭게 준다. …나 새삼스럽게 인간 불신인가? 그런데 정말 용케, 지금 당신을 사랑하고 있네. 순간이기는 했지만 폴라리스는 상황에 안 맞게 웃고 싶어졌다. 그래,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실없이 웃고 싶었다. 지금은 그래서는 안 될 상황이라고 판단했기에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우리…”

시간을 가지는 게 좋을까요? 라는 말은 정말이지 꺼낼 수가 없어서 말을 흐렸다. 내가 말해놓고, 내가 울 일 같다. 그리고 당신은 울지는 않겠지만, 우울해 할 것 같았다. 폴라리스는 입을 다물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지금 내 표정 슬퍼 보이거나 애처로워 보일 것 같아, 용케 빠른 자각이었다. 폴라리스는 슬픔을 지워내고 또 한 번 빙그레, 그림같이 웃었다.

5-22
별명 : 스물다섯-스물둘 기능 : 작성일 : 17-09-10 01:42 ID : silfdPV/tSZkI
이런 때까지 사랑스러운건 반칙이잖아요. 폴라리스가 속삭였다. 대체 어디가, 릭은 반문하고 싶은 것을 애써 참았다. 이해가 되지 않는 말. 사랑스러운- 그게 Lovely든 Adorable이든 객관적으로 나보다는 당신에게 훨씬 더 어울리는 단어선택이다. 그러나 당신의 화법은 참으로 기묘해서, 그 말의 뜻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음에도 그냥 아무말 없이 웃어주고만 싶다. 그래서 릭은 웃었다. 폴라리스가 손을 뻗고, 이윽고 닿아오는 감촉에 온 몸의 신경을 집중했다. 아침마다 깔끔하게 면도해 수염자국 하나 없는 뺨에 따뜻한 손길이 스쳤다. 기쁘게 마주 웃었다.
그녀가 조곤히 말을 이었다. 당신이 상처받기를 원하지 않아요. 그 걱정이 다정해서 담고 있는 의도가 무엇이든 전혀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당신 생각만큼 약하지 않아..."

저도 모르게 실소했다. 비웃음이 아니라, 말 그대로 희미한 미소였다. 나는 말로 헤집는 상처 정도에 아파할 인간이 아니야. 그러니 당신이 해야할 말이 뭐든 편하게 해- 말 한마디에 그는 그 모든 것을 함축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어진 폴라리스의 다음 말에는 조금 충격 받았는 지도 몰랐다. 나는 당신이 내게 사람을 붙이는 걸 원하지 않아요. 방금 전 다른 사람을 보내주겠다 말한 그가 그러했듯 아이를 어르는 듯한 말투, 그 와중에도 전하고자 하는 바는 명료했다. 뒷조사를 했던 것도 기분이 나빴어요. 그런 것에도 기분이 나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다시 한번 깨달았다. 완전히 생각을 재정비할 틈도 없이 또 한마디가 날아와 꽂힌다. 내가 알기로는 일반적인 연인 관계에 뒷조사나 스토킹은 이루어지지 않아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난 당신이 말하는 일반적인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까 나와의 연애는 당신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연인 관계와도 거리가 멀겠지. 지금, 당신은 나를 가지기로 선택한 것을 후회하는걸까. 궁금해졌지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적어도 지금은 그랬다. 미안하다고 말함으로써 제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철회해야 할 결정이 걸린다. 이 오만하고 이기적인 남자는 결국 폴라리스가 그렇게까지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폴라리스를 '보호'하라는 명령을 무르지 않을 것이다.

지나친 걱정, 불안, 매사에 언제나 여유롭고 침착했던 그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선택. 완벽했던 철가면을 벗어낸 것은 한켠에 드러난 여린 마음을 의미하기도 하는 걸 아직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잃는 것이 무서워 더욱 바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다. 명석한 그를 아둔하게 만드는 하나의 존재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유일무이한 그의 약점이 되었을까.

알렌을 신뢰하는건 내가 아니잖아요. 폴라리스는 쐐기를 박았다. 말을 들은 사자는 수 초 후 반사적으로 슬프게 웃었다. 그 말에는 진심으로 상처받았는 지도 몰랐다.

그녀 자신과 그 사이에 선을 긋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랑한다고해도, 당신과 나는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이야. 같아질 수는 없어. ...당연한 말인데, 이제와 마음이 아파지는 것은 어째서.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이윽고 흘러나온 말은 그 답지 않게 바보같으리만치 솔직했다. 릭이 쥐어짜듯 속삭였다.

"그럼 내가 계속 당신 곁에 있을까..?"

멍청한 말이라는 걸 스스로 알았다. 그게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 쯤은, 말하고 있는 그도 폴라리스도 사실은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문득 그렇게 말하고 싶어서 끝끝내 내뱉고 말았다. 낮은 목소리가 골목을 울렸다. 우리. 폴라리스가 말끝을 흐렸다. 뒤에 올 것이 무엇이었는지 더 말하지 않아도 눈치챌 수 있다. 헤어질까요. 눈을 감았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은 알았지만, 그 말이 이렇게 빠르고 갑작스럽게 찾아올 줄은 몰랐다. 전이라면 예감한 순간 더 입씨름할 필요도 없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졌을 거다. 하지만 이번은... 나는. 어떻게하고 싶은걸까.

무어라 말하고 싶은건지 스스로도 알 수 없어, 할 말을 고르느라 잠시 입을 다물었다. 무거운 정적이 두사람 사이를 메웠다. 결국 솔직하게 고백할거였으면 길게 고민할 필요도 없었던 것을. 그는 나중에서야 후회했다.

"당신을 못보면 난 많이 힘들 것 같은데."

눈썹을 찡그리며 미소지었다. 부드러운 미소, 그러나 결코 아까 폴라리스를 안고있었을 때처럼 순수하고 천진한 웃음은 아니었다. 슬픔, 씁쓸함, 고통, 그 모든 것들이 섞여 탁한 빛이다.

"당신은 그렇게 하고싶어?"

사실 묻는 의미가 없을 지도 몰라. ...그는 상당히 제멋대로인 사람이다. '네가 행복하길 바라니 헤어져줄게' 따위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어서, 폴라리스가 그렇게 하겠다고 긍정해도 흔쾌하게 알겠다며 대답해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묻는것이다. 당신의 의사를, 그것은 젊은 사자가 누군가에게 행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존중이었다.

5-23
별명 : Tender - Gentle 기능 : 작성일 : 17-09-10 12:38 ID : siAILvF/BePKk
손을 뻗자 정말 미약하게 뺨을 손바닥 안에 붙이고 마주 웃어주는 당신이 좋다. 사랑스럽다. …진짜로 이런 순간에 귀여우면 어떻게 해요. 진짜 마음 약해지게. 안 그래도 나는 당신에게는 충분히 마음이 약한 사람인데.

"나는 당신 생각만큼 약하지 않아..."

내 생각보다는 강한 사람이겠지만, 당신 스스로의 생각보다는 연약한 사람일 거예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한, 적어도 내 앞에서는요. 나도 마찬가지일 거고요. 폴라리스는 그가 제 말에 충격 받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그녀의 심장에도 가시로 박혔다. 내가 상처 주고서는 내가 상처 입다니, 우스운 꼴이다. 딱히 씁쓸해 하는 표정은 아닌 것 같은데, 그는 어쩐지 씁쓸해 보이기도 했다. 해야 할 말을 하는 건데도, 되게 내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기분 탓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렇지. 내가 완전한 선인은 아니지. 완전한 악인 역시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알렌은 당신이 신뢰하는 사람이지, 내가 신뢰하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그는 수 초 후 반사적으로 슬프게 웃었다. 그 말에 진심으로 상처받은 사람처럼. 심장이 꾹하고 죄였다. 거짓말하지 않았는데, 차라리 거짓말을 하는 게 나았을까. 그렇지만 당신은 내 말이 거짓말인 것을 알아챘다면 더더욱 상처 입었겠지. 폴라리스는 거짓말을 들키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릭 앞에서는 그랬다.

"그럼 내가 계속 당신 곁에 있을까..?"

쥐어짜듯 속삭여진 목소리가 말했다. 그럼 내가 계속 당신 곁에 있을까. 너무나도 달콤해서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싶었지만. 폴라리스는 그게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말하고 있는 릭 본인도 알고 있을 거였다. 사실을 알고 있어서 당신은 괴로운 걸까요. 폴라리스는 릭을 안아주고 싶었다. 안고 토닥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를 안고, 토닥이며,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그 행동이 앞으로의 관계에 도움이 될지 판단이 안서요. 내가 이렇게 판단 못하는 사람이 아닌데…

"당신을 못보면 난 많이 힘들 것 같은데."

…힘들 것 같은데, 앞에 ‘많이’라는 부사가 붙은 것에 가슴이 아프면서도 조금은 기뻤다. 나만 많이 힘든 게 아니었다. 그러나 눈썹을 찡그리며 웃는 그의 모습이. 그 부드러운 미소에 얽힌 여러 감정들이. 슬픔, 씁쓸함, 고통… 그 모든 것이 섞인 탁한 빛에 죄책감이 안 들 수가 없었다. 폴라리스는 그의 미소를 정말 좋아하지만, 그가 웃는 것을 언제까지고 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랬다고 해서 그가 슬프고 아프게 웃는 것은 원하는 것은 아니기에.

나는 당신이 행복하게 웃었으면 좋겠어요.

"당신은 그렇게 하고싶어?"

…아니요, 전혀요. 이성이 잠깐 떨어져 시간을 가지는 게 좋을 거라고 속삭여도. 내 마음은 그것을 바라지 않아요. 그래서 폴라리스는 이번에는 이성이 아니라, 제 마음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

그에게 조금 더 다가가 그를 힘껏 껴안았다. 어쩌면 매달리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당신을 있는 힘껏 껴안아 주고 싶다.

“뭔가 당신이 조금 착각하고 있는 게 있는데, 저는 헤어지자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었어요. 잠시 시간을 가지자고 말하려고 했던 거지.”

울먹이는 건지, 칭얼거리는 건지. 폴라리스는 지금 자기 목소리가 좀 애 같다고, 스스로 듣기에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나는 당신과 헤어질 각오가 전혀. 조금도 안 되어 있는 사람이거든요? 심지어 잠시 시간을 가지자고 이성이 판단했는데, 마음이 그러기 싫어서. 지금 이렇게 당신을 붙잡고 있다고요.”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는 게 마음이라고 했다. 지금 할 수 있는 최대한. 솔직하게 표현해 보는데, 나 왜 이렇게 애 같냐… 폴라리스는 속으로 한탄했다.

“사랑한다구요, 내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만큼.”

사랑한다, 내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만큼. 릭. 당신을.
내가 믿을 수 없는데, 아마 당신은 더더욱 믿기 힘들지 않을까. 말을 하면서 왜 자꾸 슬퍼지는지 모르겠다. 나는 당신이 내 사랑을 믿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걸까?

“…당신이 행복하길 바라요.”

이제는 내 행복보다 간절하게, 당신이 행복하길 바란다. 절절하게 바라는 목소리가 살짝 물기에 젖어 파르르 떨렸다.

“…어쩌면 당신은 나랑 헤어지는 게 더 행복할지도 모르고, 당신이 바란다면 저는 마땅히 헤어져 줄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말끝을 잠시 흐렸다. 마지막 말은 아무래도 존대가 아닌 게 낫겠다.
헤어질 각오가 전혀 서지 않은 상태에서도, 당신이 바란다면 나는 헤어져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이것을 보고 이타적이라고 해야 할지, 헌신적이라고 해야 할지, 자기 희생적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미련하다고 해야 할지는 폴라리스 본인 스스로도 몰랐다. 아마 미련한 게 제일 맞을 것도 같은데… 폴라리스가 작게 훌쩍거리는 소리를 냈다.

“릭. 나는 네가 그리울 거야.”

그리고 쥐어짜듯 속삭였다. 그리고 폴라리스는 지금 제가 울고 있음을 아주 뒤늦게서야 깨달았다. 그의 옷을 젖게 하기는 싫은데 (좀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제 눈물로 인해 그를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다), 우는 얼굴을 보여주기는 더 싫었다. 폴라리스는 제 얼굴을 조금 더 깊이 그의 품에 묻었다. 그녀는 소리 죽여 울었지만, 어깨를 비롯한 몸이 가늘게 떨리는 것은 숨길 수가 없었다.

5-24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10 20:29 ID : sijQOnCpFqONY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결국 잠시의 이별이다. 릭이 생각하기에 헤어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말을 폴라리스는 아무렇지 않게-적어도 그가 보기에는- 내뱉는다. 상처받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 헤어질 각오가 되지 않았다는 말에도 사랑한다는 애절한 고백에도 그는 다만 미묘하게 씁쓸한 표정일 뿐이다. 전에 그랬던 것처럼 심장이 쿵 떨어지기는 했다지만 그만큼 깊은 진동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녀를 여전히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깊은 충격이 판단력을 흐려 폴라리스의 진심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일테지. 나는 원래부터가 순수하지 못한 사람이어서 사소한 일도 끊임없이 돌아보고 불신한다. 작은 의심의 씨앗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여린 땅에 심겼다.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감정이 얼굴에 이렇게 쉽게 드러나는 사람이었던가. 그 스스로도 모를 일이었다. 대놓고 믿지 못하는 릭에게 폴라리스가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 릭, 나는.

당신이 행복하길 바라요.

움찔, 그 순간 몸이 떨린 것을 안고있는 폴라리스도 충분히 깨달았을 것이다. 분명 빠른 속도로 뿌리를 내려가던 씨앗이 그 말 한마디에 형체도 없이 파헤쳐짐을 느낀다. 당신이 행복하길 바란다. 누군가를 아끼고 사랑한다면 당연한 말이나 죽는 순간의 그의 어머니조차도 그에게 그리 말해주지는 못했다. 어린 사자는 눈을 감았다. 반드시 살아남아- 끝의 끝에서 전하기에는 지독하게 잔인한 말. 사실은 사랑한다고, 행복하길 바란다고, 그렇게 말해주길 소원했던 것 같다. 스무 해를 더 돌고돌아 이제와서야 누군가 그의 행복을 빌어준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이유로는 감격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절할 듯 싶다. 끝없고, 무한한 감동. 따뜻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그 말만은 더없이 진실된 고백임을 알았다.

"나도.. 당신이 행복하길 바라."

폴라리스가 흐느꼈다. 릭은 그 가시같은 눈물에 찔린 심장이 따끔거리는 것을 오롯이 느꼈다. 하지만 끝끝내 같이 울어줄 수는 없어 슬프다고 생각했다. 분명 죽을만큼 슬프고 또 기쁜데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폴라리스가 웅얼거렸다. 내가 바란다면 헤어져주겠다고. 바보같은 소리. 나는 당신을 필요로하고, 당신도 그래야한다. 그래서 당신이 나로 인해 행복하기를 바란다. 언제까지고 함께하기를 원한다.

"내가 행복하려면 당신이 있어아해."

릭은 품안에 들어오는 작은 등을 힘주어 껴안았다. 옷이 젖어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그 눈물을 언제까지나 받아내었으면 했다. 그래. 그러길 원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해. 함께 눈물 흘리지는 못해도 너른 품 하나만은 아낌없이 베풀어주고 싶었다.

5-25
847
별명 : 이런놈이라-미안하다ㅜㅜㅜㅜ 기능 : 작성일 : 17-09-10 20:30 ID : sijQOnCpFqONY
-

골목을 빠져나와 릭의 차 안이다. 폴라리스의 집으로 가는길, 릭은 벌써 네번째 핸들을 그녀에게 보여주었음에 묘한 기분을 느꼈다. 그것은 아마 뿌듯함, 혹은 기쁨이었다.
둘 사이에 아직 해결해야할 숙제가 남아있음에도 그랬다.

"내 부하가."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한 문제. 그에 대해 먼저 운을 띄운 것은 운전석에 앉아있는 남자 쪽이었다. 그 뒤에 올 말은 구태여 잇지 않아도 자명했다.

"당신이 보는 앞에 있으면, 그것도 안될까?"

한치의 물러남도 돌아섬도 없이 깊숙이 돌직구를 던져. 구제불능, 벽창호, 이기적인 사람, 뭐라고 욕해도 지금의 그는 할 말이 없을 테다. ..아니, 도리어 꿋꿋이 제 의견을 밀고나가려나. 그러나 언제나처럼 뻔뻔하고 오만하게 구는 것 같아도 실은 제 옆의 앉아있는 여자의 눈치를 보고있는거다. 힐끗, 줄곧 앞을 내다보고 있던 눈이 조수석 쪽을 잠시 돌아본다. 인페르노의 누군가가 안다면 뒷목을 잡고 통탄할 일이었다.

51 다섯번째 일상(4)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25:59

5-26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9-11 00:01 ID : si6/Qkl2jxgBs
당신이 행복하길 바라요.

왜 그 말에 그가 몸을 크게 움찔 떨었는지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아, 아니구나.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내 행복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왔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혹은 사랑한다고 말하지도 않으면서) 집착 (그것도 평범한 수준의 집착을 넘어선) 을 하는 사람들을 애써 떠올리지 않으려고 하며 폴라리스는 상념을 애써 쫓아냈다. 어쩌면 이 말은, 내게 있어서도, 당신에게 있어서도 당연하지 않은 말일지도… 모르겠다. 어쩐지 나는 문득 그것이 서러워졌다.

"나도.. 당신이 행복하길 바라."

내게 있어서도, 당신에게 있어서도.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면 당연했어야 할, 그렇지만 평범한 삶을 살지 못했기에 당연하지 않은 말이 흘러나왔다. 폴라리스는 정말이냐고 되묻지는 않았다. 그의 말이 진실 되었다는 것을 접촉한 품에서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행복하려면 당신이 있어아해."

정말요? 그러나 폴라리스는 릭의 말에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다. 함께 있어서 행복한 사람, 의 분류에 자신이 들어간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전혀 ‘자신감’이라는 것을 가질 수가 없다. 릭. 당신이 행복해지려면, 차라리 나를 만나지 않는 편이 좋았을지도 몰라요. 라는 생각이 스쳤지만, 폴라리스는 그 스쳐간 생각을 구겨서 자신만 살펴볼 수 있는 마음의 방에 넣어두었다. 본능적으로 ‘지금’ 꺼내서 펼쳐보면 안 되는 생각이라는 것을 알아서다.

*

골목을 빠져나와 릭의 차 안이다. 폴라리스의 집으로 가는 길. 적지 않은 눈물을 흘렸던 그녀는 지금 머리가 약간 아프고, 멍하다고 아주 잠깐 생각하고선 머리를 비우고 있는 상태였다. 말하자면 완전히 방심하고 있는 상태였던 거지.

"내 부하가."

폴라리스는 살짝 멍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눈시울이 붉었다. 이때까지는 정말로 아무런 생각도 안 하고, 멍을 때리고 있었다.

"당신이 보는 앞에 있으면, 그것도 안 될까?“

그녀의 얼굴에 충격이 고스란히 비쳤다. 누가보면 가족의 부고 소식을 들은 줄 알겠다. 순간적으로 믿기지 않는 충격-믿고 싶지도 않은 충격-이 그녀를 강타하고 지나갔다. 아, 맥없는 신음을 흘리며 폴라리스는 이마에 손을 얹었다가 상체가 아래로 기울기 시작했다. 양손을 이마에 대고, 팔꿈치로 허벅지를 눌러 무너지려는 몸을 지탱했다. …아. 사람은 방심하고 있는 순간에 충격 받으면 진짜로 무너지는구나. 폴라리스는 새삼스럽게 놀랐다. 내가 릭 앞에서는 어쩌면 진심으로 무방비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그의 앞에서 안심하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오래도록 멍을 때린 것도 일종의 안심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는 했다.) 그 상태로 잠시 굳어 있던 폴라리스는 이제 생각이라는 것을 해야 할 때라는 것을 깨달았다.

미쳤어요?
나 말라 죽는 꼴 보려고 그래요?
스트레스로 내가 미치는 거 보고 싶어요?

폴라리스가 침묵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위에 생각이 고대로 튀어나갔을 거다.
평범한 여자였다면 이 시점에서 떠오르는 대로 쏘아붙였겠지. 밥상이 있었다면 엎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정말 다행히도 남들보다 인내가 길었다. 길다 뿐이지, 그것이 영원히 안 끊긴다는 것은 아니다. 폴라리스는 릭을 위해서도 그녀를 위해서도 그녀의 인내가 길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그녀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냉정과 이성을 찾아왔다.

솔직히 말한다면. 안 돼요, 싫어요, 하지 마세요. 를 뚝뚝 끊어 아주 강경하게 말하고 싶다.

그러나 그녀는 제 욕구를 인내하고서, 그가 이렇게 집요하게 느껴질 정도로 제게 사람을 붙이려는 까닭을 찾았다. 단서는 있었다. 오늘 그가 처음 만났을 때 이름을 부른 후의 첫 마디. ...당신이 걱정돼서 견딜 수 없었어. 그러니까 그가 걱정할만한 일이 제게 있었다는 거지. 모르는 사이에 위험에 처했나 보다. 음, 예상할 수 있는 것은. 그보다 높은 사람, 인페르노의 보스에게 내가 찍혔다거나. 그의 적들에게 내가 노출 되었다거나. 누가 나한테 암살자를 고용해 내 장기를 빼가려고 했다… 세 번째 선택지도 있을 법한 일이었지만, 그것을 제쳐두고 폴라리스는 선택지를 두 개로 좁혔다.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최악이라고 생각한 상황에서도, 때때로 인간은 더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릭. 당신이 내게 이유 없이 집요하게 스토... 아니, 사람을 붙이려는 사람은 아니겠지요.”

스토커라고 당당하게 말할 것을 그랬다. 내가 느끼기로는 스토커라고 저 사람이 알아야 할지도 모른다. 말하고서야 그 생각이 났지만. 도로 정정하기에는 꼴이 영 우습다. 몸은 무너진 것에 가까운 상태 그대로 말은 침착하게 했다.

“당신은 내가 걱정이 돼서 견딜 수 없었다고 했어요. 그건 아마 내가 당신이 걱정할만한 위험에 처했다는 걸 거예요.”

그렇죠? 굳이 되묻지는 않았다. 그냥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을 뿐이지.

“가령 당신보다 높은 사람에게 내가 찍혔다, 아니면 당신의 적들에게 내가 노출되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당신이 알았다.”

폴라리스는 바텐더가 안 되었다면, 타로카드로 점 쳐주는 직업도 안 어울리지는 않았을 거다. 너무 잘 어울려서 문제일지도 모른다.

“…뭐, 내 예측이 빗나갔을 경우도 염두에 두고 있으니까. 내게 사람을 붙이려고 했던 이유 좀 알려줄래요?”

…아픈 상태에서 머리 과하게 쓰면 열나는데. 어쩌면 내일은 열에 시달릴지도. 폴라리스는 막연하게 내일의 자기 상태를 예측해 보았다. 의미 없는 짓이었다. 어차피 버티고자 마음먹는다면. 폴라리스는 속으로 날짜를 세었다. …버틸 수 있는 건 앞으로 삼일이겠다. 설마 삼일 내내 내가 릭이랑 붙어있지는 않겠지.

5-27
별명 : Mars-Venus 기능 : 작성일 : 17-09-11 03:34 ID : sigqNtaYzNuHU
릭은 아직도 폴라리스가 불쾌해하는 이유를 명확히 알지 못한다. 그는 감이 좋지만, 동시에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되기에는 신이 지나치게 공평하다. 그러니 그저 어설프게 짐작할 따름이었다. 폴라리스에게는 내 호의가 불편했구나. 내가 못하는 그녀의 먼 과거에 무언가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이상을 읽어낼 정도의 초능력을 지니지 못함이 안타까웠다.

곁눈질하는 시선 사이 폴라리스는 무너지듯 앞으로 넘어지고 만다. 릭은 폴라리스가 그 정도 반응을 보이리라고 생각치 못했다. 당황할 새도 없이, 반사적으로 오른팔을 뻗어 쓰러지는 상체를 받치려 했다. 그러나 제 몸을 똑바로 조절할 수 있는 그녀에게 지금 그의 단단한 팔은 필요한 배려가 아님을 금세 깨닫는다. 스스로 힘으로 고개를 지탱한 폴라리스가 완전히 쓰러지지 않음에 안도했다. 릭은 별 말 없이 반쯤 펼쳤던 팔을 다시 접어내렸다. 하지만 물론 걱정하는 눈빛마저 거둘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폴라리스는 분명히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얼굴에 서려 있는 미약한 혐의 감정을 읽었다. 그 역시 충격받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대체 왜. 지켜주고 싶다는데 왜 그러는거야. 어깨를 붙잡고 따지고 싶었다. 릭이 그 정도로 침착하고 이성적인 사람만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언성을 높였을 게 명백했다. 다행히도 타고난 성미가 그것을 막았고, 많이 사랑하는 사람을 상대로 그렇게 굴고 싶지 않은 마음도 아주 컸다. 그래서 그는 다만 창문을 열었다. 창밖으로 손가락 두어개를 까딱 내민다. 가을 저녁의 시원한 바람이 차 안으로 쏟아져들어왔다. 청량한 숨결은 뜨겁게 들끓는 머릿속을 에이곤 해. 복잡한 생각들을 멈추고, 그가 응당히 해야 할 반응을 처리할 수 있게 만든다. 그는 창백한 머리카락을 스치는 그 여유로움에 만족했다. 이제는 입을 열어야겠다. 폴라리스의 말들이 수없이 쏟아졌다.

릭. 당신이 내게 이유 없이 집요하게 스토커를 붙이려는 사람은 아니겠지요.
당신보다 높은 사람에게 내가 찍혔을지도, 아니면 당신의 적들에게 내가 노출되었을지도. 그리고 그 사실을 당신이 알았을지도.
그중 내게 사람을 붙이려고 했던 원인은 뭔가요?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니야."

들려오는 감정의 홍수 속에서 그는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가까스로 미뤄두고 먼저 대답해야 할 것을 붙잡을 수 있었다. 그의 대답은 솔직했다. 프레드리히가 폴라리스를 언급한 것은 맞지만, 그건 그녀를 고깝게 여겨서가 아니었다. 충분히 인페르노의 적들에게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었다. 결국 릭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확신할 수 없었다. 그 사실을 당신이 알았을지도. 전혀 그렇지 못했다.
릭을 불안케 하는 것은 결국 그 무지였다.

"나로 인해 당신이 다치고 위험한 게 싫어서,"

그는 제가 느끼는 감정을 될 수 있는 한 조곤히 설명헀다.

"불안하고 걱정돼서 그래."

불안과 걱정. 결국 본질은 그것이었다. 그가 폴라리스를 이해할 수 없는만큼, 폴라리스도 그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이제서야 든다. 나는 당신이 걱정돼. 걱정돼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그러니 안되겠어. 내가 어떤 마음인지가 훤히 들여다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항상 숨기기에 급급했던 머릿속을 꺼내 보여주고 싶다고 느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당신이 이런 나를 알아주었으면. 이기적인 마음가짐에 의해서였다.

릭은 제 감정에 대해 충실히 설명했다. 그리고 이제는 그의 질문 차례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처음부터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나도 당신이 불쾌한 이유를 물어보고 싶어."

불쾌한 이유.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 미안해."

미안해. 이어나가면서도 단호히, 말끝을 흐리지 않았다. 그는 본디 미안하다는 말에 매우 인색한 사람이었다. 사과는 곧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행위, 평생을 짓밟고 지배하며 살아온 그같은 남자에게는 특히 어려운 언사다. 그가 굳건한 제 자존심을 얼마나 굽히고 들어갔는지 폴라리스는 아마 짐작하지도 못할 것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가 그 순간으로 인해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신을 이해하지 못함에 정말로 미안한 마음이 커서, 사과하고 싶어졌다. 그러니까 그 짧은 한 마디는 어디까지나 진심이었다.

수십초 후, 짧은 정적을 찢고 잔잔한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따르릉, 도저히 21세기의 것이라고는 봐줄 수 없는 구식 벨소리가 튄다. 릭의 것이었다. 그는 정장 안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발신자도 확인하지 않고 거절 버튼을 밀어넘겼다. 그것도 모자라 아예 전원을 끄고 앞유리 앞의 작은 공간에 툭 던져버린다. ...아마도 업무 관련 전화였을 테다. 하지만 그따위 연락 따위로 지금의 시간을 방해받을 생각은 없다. 적어도 그는 그랬다.

5-28
별명 : White - Gold 기능 : 작성일 : 17-09-11 21:14 ID : si6/Qkl2jxgBs
가을 저녁의 바람이 차 안으로 들어왔다. 약간은 차게 느껴지는 바람이 머리를, 혹은 다른 것을 식히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니야."

뭐가요? 반문하지 않았다. 지금은 상대의 말을 들어줄 시간이기 때문이다. 폴라리스는 이어질 릭의 말을 얌전히 기다렸다.

"나로 인해 당신이 다치고 위험한 게 싫어서,"

그건 나도 그래요. 당신이 ‘나’로 인해 다치고 위험한 게 싫다. 단순히 ‘싫다’는 표현도 부족할 정도다. 폴라리스는 릭의 말에 공감했다. 나로 인하지 않은 거여도 당신이 다치고 위험한 건 싫은데. 그게 나로 인한 거라면 상상하고 싶지도 않을 정도다.

"불안하고 걱정돼서 그래."

그것 역시. 공감하는 바였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생각할 때, 걱정과 불안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예요.”

해서 폴라리스는 다물고 있던 입술을 열어 나지막하게 첨언했다. 당신이 겪고 있는 감정들을, 나 역시 겪는다. 그렇게 말해주고 싶어서였다.

*

"나도 당신이 불쾌한 이유를 물어보고 싶어."

…불쾌라, 제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이 불쾌던가. 혼란함과 충격과 슬픔과 상처가 섞인 것에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 아주 다른 감정 같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그가 묻고 있는 것은 지금 내가 불쾌-불쾌한 것과는 약간 달랐지만, 그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이 불쾌해 보였나보다. 막연히 추측했다-한 까닭이 아니라. 사람을 붙이는 것을 거부하는 이유일거다. 다른 방향으로 해석해보자면, 지켜주고 싶다고 했는데 왜 그걸 당신은 받아들이지 않아? 라고 그는 내게 묻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는 그가 내민 호의를 누군가에게 한 번도 거절당하지 않은 사람일까. …그것 역시 모르겠다.

호의로 건넨 것이 언제나 호의로 느껴질 수는 없다고, 자신에게는 ‘호의’ 지만, 타인은 ‘호의’로 느낄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말할 수 없었다. 타인, 이라니. 너무 매정한 표현이지. 그와 내 사이를 그렇게 무정하게 선 긋고 싶지는 않았다.

…매정한 여자인 주제에 그에게는 이렇게나 무르다.
폴라리스는 속으로만 실소했다.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 미안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그의 말은 이어졌다.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 미안해. …나는 왜 놀라고 있는가. 깜짝 놀라는 것은 아니고. 놀랍다는 감정이 아주 서서히 번졌다. 여전히 저 스스로를 홀로 지탱하고 있는 자세로 폴라리스는 몇 번 눈을 깜박였다. 믿기지 않는 말을 들어서 놀라운 것은 아니었다. 미안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에 폴라리스는 제법 솔직하게 사과하는 인간이었으니까. (그녀는 미안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순간에도, 미안하다고 솔직한 투로 사과할 수도 있는 인간이었다) 단지 그는 미안하다는 말을 쉽사리 꺼낼 수 없는 위치에 여태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미안하다는 말이 몹시 익숙하지 않을 사람일 거라고 막연히 짐작했을 뿐이다.

*

수십초 후, 짧은 정적을 찢고 잔잔한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따르릉, 시대에 안 맞는 구식 벨소리가 튄다. …요즘 휴대폰 기본 벨소리에 저런 것도 있었나. 폴라리스는 아주 살짝 동공을 떨린느 것을 느꼈다. 그녀의 것이 아니니 당연히 릭의 것이겠지. 따르릉 울리는 소리가 그치고, 작은 물체가 툭 던져지는 소리가 났다.

…그냥 받아도 되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폴라리스는 천천히 몸을 들었다. 이제는 저 스스로를 홀로만 지탱하는 포즈가 아니었다. 그녀는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다가 헤 웃었다. 퍽 느슨하게 풀린 얼굴로 미소한 것이다.

“…미안하다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미안하다고 말하게 미안해요, 라는 것보다. 이쪽이 더 적절한 표현일 거다.

“불쾌…한 것과는 다른데, 뭐라고 설명하기는 어렵네요.”

…거부감? 이라는 표현이 불쾌보다는 적절한 표현인 것 같은데. 말하기 힘든 단어다. 해서 그녀는 속으로 말을 골랐다. 내가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까.

“나는 시선에 민감한 편이예요. 거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텐데, 아마도 과거에 스토킹 당했어서 그런 걸 수도 있고,”

폴라리스는 이 부근에서 살짝 릭의 눈치를 살폈다.

“…미친놈을 만났어서 그랬을 수도 있는데에……”

…욕을 속으로는 생각해도 그 앞에서 말하기는 싫었는데. …어쩔 수 없잖아. 나도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는 예쁘게 보이게 최소한(?)의 내숭은 떨고 싶었다고. 그러나 그녀는 내숭보다, 직설적인 표현을 택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말꼬리를 늘리며 끝을 흐리다가 헤헤 웃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미친놈을 미친놈이라고 하지. 뭐, 나쁜 놈이라고 하랴. 둘은 엄연히 다른 분류에 있는 인간들이다. 미쳐 있는데다가 거기에 더해 나쁘기까지 한 놈은 또 다른 분류에 넣어야 했다.

“그래서 지켜보는 시선도 감시하는 시선으로 느껴질 때도 있고, 별 의도가 없어 보이는 시선도 꺼림칙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내가 그렇게 느끼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니에요. 이젠 어쩔 수 없는 거지.”

늘 그런 것은 아니니, 가끔 그럴 때도 있다고 아주 가볍게 말했다. 무거운 이야기를 무겁게 이야기하면,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고. 폴라리스는 이이상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은 좀… 좀 그랬다.

“솔직히 릭이 붙인 사람이라도 24시간 내내 저를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지켜주고자 하는 의도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도 심각하게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요.”

“내가 보는 앞에 있다고 해도, 하루 종일이라면 좀…”

스트레스 받을 거예요. 라는 말은 생략했다. 말꼬리를 흐리고 어쩔 수 없이, 난처해 보이는 얼굴로 미소했다. 사생활의 자유는 (많이) 존중받고 싶어요. 그런데 내 사생활의 자유 범위가 좀, 남들과는 다른 범위에 위치해 있어서… 라는 말은 속으로만 했다. 어떻게 꺼낼 수 있겠는가. 지금도 충분히 이상한 ?어쩌면 괴상한- 여자로 보일 텐데, 여기서 더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미 실추된 것… 같아.

폴라리스는 시무룩해졌다. 속으로도, 겉으로도. 알기 쉽게.

5-29
별명 : Warm-Adorable 기능 : 작성일 : 17-09-12 21:38 ID : siOFh3AZX7jCY
고맙다는 말은 미안하다는 말의 짝으로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 어울리지 않는 응대에 지긋한 가슴이 또 한번 떨린 것은 왜였을까. 미안하다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그러면 나는 고맙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그렇게 덧붙이다간 끝이 없을 것 같아 더 이어나가는 것을 그만두었다.

스토킹. 미친놈. 사용한 적나라한 표현이 스스로도 민망했는지 폴라리스가 말끝을 조금 늘였다. 릭은 그 순간 저도 모르게 조금 움찔했으나, 사실은 직설적인 말투에 그가 충격받을 이유도 그녀가 부끄러워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폴라리스를 사랑한다고 고백했고 이것은 또한 폴라리스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리고 또, 그래. 그럼 미친놈을 미쳤다고 하지 무어라 부르랴. 그 또한 속되게 '미친놈'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들을 몇몇 알고 있다. 이 밤의 도시의 주민이라면 살면서 이상한 사람 한명쯤 만나지 않는 게 도리어 이상한 일이다. 그래서 다만 나직하게 맞받아쳤다.

"아주 개자식이네."

폴라리스 앞에서만큼은 절대 상스러운 소리를 하지 않았는데. 구태여 신사다움을 버린 것은 그녀가 무안하지 않게 하려는 일종의 배려일까, 그가 조금 더 솔직해졌다는 지표일까.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겠다. 흔한 일이라지만 그녀가 그런 자식을 만났다는 것을 직접 시인하니 또다시 마음 한켠이 아파온다.
릭은 핸들을 잡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사실은 아까부터 담배를 태우고 싶은 욕구를 눌러 참고 있었다. 그래서 이어지는 폴라리스의 말에 머릿속을 조금 더 집중했다. 때와 상황에 맞지 않는 감상이지만, 고요한 차 안에서 들리는 노래하는 듯한 목소리에 깊이 빨려드는 기분이었다.

내가 그렇게 느끼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예요. 이젠 어쩔 수 없는거지.

아, 담고있는 가사가 더없는 비극만 아니었다면 그는 그것을 듣고있는 것만으로 행복해졌을 것이다. 대단한 심리학자가 아니더라도 그녀의 말이 트라우마라는 단어를 내포하고 있음은 어렵지 않게 눈치챈다. 인간이란 결국 인생을 살며 경험해온 것의 결과물이다. 인생은 종종 내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아서, 때로 어떤 경험은 결코 원치 않던 영구적인 상처를 남기고 지나가기도 해. 폴라리스가 금세 울적해진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인지도 몰랐다. 릭이 건네는 호의를 올곧게 받아들여줄 수 없어서. 결국 사랑하고 신뢰받은 만큼 베풀 수 있는 게 사랑인 것을, 그녀는 그를 온전히 믿어줄 수 없어서.

릭은 꽤 오래토록 말이 없었다. 정면을 바라본 옆얼굴은 평이한 눈매를 보아 화가난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는 없겠지만, 화가 난 것은 분명 아니었다. 그는 폴라리스의 집앞에 도착할 때까지 장시간 침묵을 지켰다. 멈춰선 후에 시동을 끄고 나서는, 후. 어울리지도 않는 한숨을 쉬었다.
그는 그제서야 폴라리스 쪽을 돌아보았다. 말없이 팔을 벌렸다.

"......"

폴라리스는 그의 생각처럼 따뜻하게 안겨주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망설이며 어정쩡하게 다가갔을 수도 있겠지. 사실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러면 그가 먼저 다가가 세게 껴안았을 것이다. 그는 어떻게든 넓은 품에 다시 한 번 폴라리스를 안고 있고, 이제는 지켜보고 있는 사람도 없으니 한참을 그럴 수 있다. 쪽, 볼에 가볍게 입맞췄다.

"I adore you, honey."

...자기야, 라니, 릭의 입에서. 지나치게 어울리지 않아 오싹 소름이 돋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막상 말을 꺼낸 당사자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 얼굴이다. 여전히 침묵할 때와 마찬가지로 무표정이지만, 더없이 따뜻한 눈빛으로 폴라리스를 바라본다. I adore you. 완벽한 진실을 말하듯 편안하고 담담하기 그지없는 사랑 고백이었다.

-

릭은 폴라리스가 가진 상처마저도 사랑하고 싶다. 그래서 그녀가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호의에 더 이상 낙담하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

멀지 않은 시일 내에, 릭은 자주 그랬던 것처럼 폴라리스의 집 앞에 또 한 번 나타났다. 다만 트렁크에서 짊어지고 내리는 큰 보따리의 것이 남달랐다. 그는 지퍼를 열고 그 안에서 나오는 내용물을 하나하나 친절히 설명했다.

이건 권총, 이건 전기충격기, 스프레이, 이건 뭐, 이건 또 뭐-

"총 쏘는 법은 알아?"

태연히 묻는다. 위험에는 물량으로 승부하겠다는건지, 도대체가 없는 게 없다. -아마 당신이 상상할 수 있고, 릭이 구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물건이라면 전부 들어있을 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꺼내든 화려한 장식의 함이 하나 있었다. 뚜껑을 열자 폭신한 쿠션 정가운데에 무언가가 들어있다.

"...어때?"

그건 케이스만큼이나 아름다운 시계였다. 큐빅-이 상식적이겠지만, 아무래도 진짜 보석인 것 같다- 여덟 개가 테두리에 주르륵 박힌 아름다운 은빛이다. 아. 물론 단순한 시계인 것만은 아니었다.

"호출기야."

시계 옆면의 버튼을 누르면 곧장 릭에게로 위험 신호가 전해지는 방식. 이제보니 릭의 오른손목에도 비슷한 형태의 손목시계를 차고 있다. 항상 당신 곁에 있지는 못하겠지만, 부르면 언제든지 찾아가겠단다. ...10대 어린애들이나 할 법한 유치한 고백. 그러나 또다시, 아무렇지 않다는 듯 뻔뻔하고 담담하게.

"마음만은 언제나 함께 있다는 걸 알아줘."

그는 부탁했다. 다정하게 웃었다.

52 릭주 ◆rAqAiJ2zqg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30:41

이거는.. 진짜 좀 많이 부끄럽지만 이제는 말할수 있는 이야기인데....☞☜ 사실 다섯번째 일상 하기 직전에 알렌 정보 공개했을 때 폴리주가 알렌을 엄청 귀여워하셔서... 왠지 속상해했었어요(??) ㅋㅋㅋㅋㅋㅋ ㅠㅜㅜ지금 생각하면 진짜 웃기지요 사실 따져보면 릭도 내가 만들었고 알렌도 내가 만들었는뎅....? 왜 질투 비슷한걸 한걸까? 릭에 동화되었던 걸까요?(。・・。)ㅋㅋㅋㅋㅋㅜㅜㅜ 사실 그래서 알렌을 약간 더 싸가지 바가지로 굴렸던 것 같기도.. 일상 막바지에 가서 약간 아차 싶었어요 대체 왜 그랬을까^ㅁ^.......

53 축제 비하인드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35:36

별명 : ~짧은 비하인드~ 기능 : 작성일 : 17-09-17 23:38 ID : sitjmN22M0wic
릭은 직관적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논리적인 사람이었다. 무엇이든 철저히 분석하고 계산하고 나서야 행동하는 것이 마음 편했다. 아무렇지 않게 지어보이는 미소 안에도 수십 수백의 의도가 담긴다. 그러나 이 치밀한 남자에게도 이성의 힘이 통하지 않는 분야는 있었다. 하나는 그의 동물적인 여섯번째 감각, 또 하나는 폴라리스.
릭은 제 육감을 퍽 신용했다. 매우 비과학적이고 비이성적인 판단 방식이긴 하나 그것은 종종 그에게 놀라운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인페르노의 모든 조직원들이 '폭탄'을 찾으러 간 그때, 그는 문득 불길한 징조를 느꼈다. 말 그대로, 살갗에 '느꼈다'. 그의 감이 어서 일어나 뛰쳐나갈 것을 종용했다. 그렇다면 어디로. 어제 독살 시도의 후유증으로 홀로 자택에서 휴식하고 있을 그의 아비가 불현듯 떠올랐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프레드리히의 자택으로 향했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자택의 문고리가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헛돌며 허망하게 길을 내주었을 때, 그는 제 불길한 예감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퉁, 뛰어 들어간 저택 한켠에서 희미한 박수 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손바닥이 맞부딪히는 소리 따위가 아니라 소음기를 낀 권총의 사격음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릭만큼은 그것을 판별할 수 있었다. 그는 곧장 자택의 서재 쪽으로 몸을 던졌다. 바로 그곳에 지하로 향하는 비밀문이 있다.
끼익, 기괴한 소리를 내며 지하로 통하는 길이 열렸다.

"......"

순간, 릭은 더 볼 것도 없이 총을 빼들었다.
마주한 것은 중년이라기엔 노쇠하고, 노인이라기에는 애매한 딱 프레드리히 정도 연배의 남성이었다. 그의 발치에는 죽은 듯이 누워 피를 흘리고 있는 가장 높은 사자가 있다. 머리에 총구를 갖다대고 있던 것으로 보아 확인사살이라도 할 요량이었을테지. 그 역시, 들이닥친 릭을 보자마자 총이 향하는 방향을 빠르게 바꾸었다.

숨막히는 긴장. 팽팽한 대치 상황. 빠드득, 이빨 가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렸다. 누구도 양보하지 않을 적막 끝에 릭은 상대의 앞으로 한발짝 다가섰다.

"누구냐, 네놈은."

바닥에 누운 프레드리히가 동시에 잘게 기침했다. 고통스러운 듯이 신음한다. 숨이 붙어있구나. 그 작은 생존신호에 릭은 저도 모르게 안도했다. 일순 스쳐지나간 희(喜)의 감정을 보았을까. 그를 겨누고 있던 남성이 비릿하게 조소했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낮고 갈라진 목소리가 사방이 막힌 지하실에 꽉 차도록 울렸다.

"아둔하구나, 젊은 사자여."

...젊은 사자. 그를 그렇게 부르는 이는 이 도시에 몇 없었다. 아, 릭은 그제서야 어둠속에 가려진 그 얼굴을 알아보았다. 희끗한 머리카락이 눈에 띄는, 그의 두배는 더 살았을 남성, 연륜에서 오는 지혜마저 느껴지는 그 얼굴은 그도 익히 아는 조직 간부 한 명의 것이었다. 그는 릭에게 제 정체를 숨길 생각도 없는 듯했다. 빳빳하게 고개를 든 채로 말을 이었다.

"율리안은 유하면서도 그 안에 날카로운 현명함을 지닌 남자였지."
"그러나 너눈 유함도, 현명함도, 그 어떤 것도 소유하지 못했다."

율리안. 릭은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건 그를 낳고 기른 생부의 것이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게냐. 사납게 요동치는 눈이 상대를 노려봤다. 좁은 공간을 채우는 강렬한 위압감에 남성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나 짧은 정적 끝에 또 한번 내뱉는 말에는 일말의 동요도 섞이지 않았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눈앞의 원수를 알아보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화살을 돌리는 꼴이 처량하구나..."

눈 앞의 원수? 릭이 미간을 찌푸렸다. 원수, 눈 앞의.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님을 알면서도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다.
별 생각 없이 내린 시선 끝에 프레드리히가 잡힌 것은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그의 기민한 감이 아비를 향해 사정없는 경보음을 울렸다.

펑, 기분 나쁜 폭발음이 들려온 것은 그 순간이었다. 젠장! 폭발물이라도 설치되어 있었던 건가? 꼭 무릎 아랫쪽이 절단된 것만 같은 고통, 상황을 파악할 새도 없이 종아리가 불타는 듯 아파온다. 릭은 작은 신음과 함께 반사적으로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그보다는 앞서 있던 남성 쪽이 빨랐다. 주저앉은 릭을 뒤로하고, 거침없이 지나쳐 지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른다. 사자의 형형한 눈이 그의 뒷모습을 쫓았다. 갑작스러운 고통으로 흐려진 시야임에도 쥐고 있던 총을 받쳐든다.

그가 떠난 곳에는 처량한 총성만이 남았다. 탕, 탕, 제대로 조준하지 못하는 손이 목표를 맞췄는지, 그러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후, 숨을 고르던 젊은 사자가 신경질적으로 바닥에 총을 내던졌다.
부상당한 다리를 끌며 걸어간다. 눈앞의 원수는 이제 그곳에 누워있다.

54 여섯번째 일상(1)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36:41

6-1
별명 : 릭-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24 21:13 ID : si4phnzmYRq8g
마천루 꼭대기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내려다보는 야경은 눈앞이 아찔해질만큼 아름다웠다. 릭도 때때로 맞았던 기념일에서 몇번이나 찾았던 곳이라, 맛이나 분위기 면에서 실패할 일은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완벽한 계획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최대한 변수를 통제하려고 노력했다. 완벽한 하루를 선물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느닷없이 발생한 그의 부상으로 약속을 취소하는 것이 정말 내키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다친 곳은 다리 뿐만이 아닐까. '눈앞의 원수를 알아보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화살을 돌리는 꼴이 처량하구나.' 자꾸만 웅웅거리는 낮은 목소리에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릭은, 언제나 의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해 치밀하게 숨어있는 답을 찾아내고야 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번만은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 희뿌연 안개 속에서 길을 잃은 것 같았다. 아니, 사실은 무엇을 의심해야하는지, 그의 말이 시사하는 바가 너무나 또렷함에도 뇌가 애써 생각을 거부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소파에 길게 누워 있는 몸이 긴 팔을 뻗어 탁자 위의 휴대전화를 들었다. 머리가 아팠다, 그리고 다친 다리 역시, 그럼에도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다.

그는 잠금을 열어 익숙한 다이얼을 눌렀다. 심지어 저장조차 되어있지 않은 번호지만 릭이 그것을 잊는 일은 없을 것이다.

"폴라리스."

몇번의 착신음 끝에 그는 입을 열었다. 아침에 의사를 잠깐 본 외에는 사용한 적 없던 목소리가 조금 갈라진 것도 같았다. 큼, 그는 전화기를 입가에서 떼고 가볍게 헛기침했다.
...당일의 약속을 취소하려면 좀 더 이른 시간에 통보해야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친 다리를 끌고서라도 나서고 싶어서, 수십 수백번을 고민하느라 두 시간 전에야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적절한 변명이 될까. 자문해도 알 수 없어 릭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미안해. 다음에 만나야 할 것 같아."

모든 것은 언제나 처음이 어려운 법이다. 미안해, 그에게 가장 익숙치 않은 단어 중 하나를 그녀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보았을진데 전처럼 어렵게 느껴질 턱이 있을까. 또 한마디를 말하고 그는 폴라리스의 대답을 잠시 기다렸다.

6-2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9-24 22:51 ID : siR2pgLvt/Q4M
폴라리스는 릭과 연인이 되기 이전에도 릭으로 인해 심란한 적이 있고, 연인이 된 이후에도. 아니, 연인이 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심란해질 때가 있다.

릭. 내가 정말 어쩌면 좋을까요. 내가 어떻게 하는 게 당신에게 더욱 좋은 걸까요.

폴라리스는 저에게 좋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그에게 좋은 것을 바랄 뿐.

*

침대에 엎드려 나란히 놓아둔 시계를 본다. 하나는 릭이 준 호출기이고, 하나는 자신이 원래 가지고 다니는 시계. 그래, 마취침(수면침)이 내장된 호신용 시계이다. 폴라리스는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릭에게서 호신용품(???) 무더기를 받았지만. 호신용품(????)들은 그에게 받은 것 이상으로 이미 보유하고 있었다. 그래도 저를 생각해주는 릭의 그 마음이 예뻤고. 일일이 설명해주는 게 가슴 찡했고. 또 ……귀여웠지. 응. 그래서 양심이 아팠던 것도 같다.

총 쏘는 법은 알아?

그 질문에는 그냥 머쓱하게 웃고 말았다. 릭은요? 하고 되물어 보았다. 그리고 그가 보는 저는 어떤 여자일지 궁금해졌다. …모르긴 몰라도 실제보다 굉장히 미화된 모습이지 않을까. 예상하면 또다시 양심이라고 추측되는 부분이 아플 뿐이었다.

*

폴라리스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위험에 처한 순간들이 있었고. 그 순간에는 늘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좋을 정도로 혼자였다. 예외가 있기는 했지만, 위험-과 불행-은 혼자 겪는 게 차라리 나았다. 그게, 더 익숙하고, 더 편하고, …덜 고통스럽다. 누군가와 함께 겪을 바에야 오롯하게 혼자서 두 배로 고통 받는 게 낫다.

폴라리스는 시계를 앞에 두고 심란해졌다. 시계 두 개를 차는 것 정도야 일도 아니지만, 그가 준 시계는 여태까지 제가 찬 것과는 ‘무게’가 달랐다. 그리해서 망설여졌다. 그가 준 운동화처럼 소중히 모셔두고 싶지만, 아마도 그는 그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땅이 꺼질 것 같은 한숨을 쉬며 폴라리스는 릭이 준 시계를 오른쪽 손목에 찼다. 원래 차야했을 호신용 시계는 시계보다는 장식용 팔찌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골라 왼쪽 손목에 찼다. (물론 솜니움에서 일할 때는 둘 다 벗어야 했다. 바텐더는 시계를 차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폴라리스는 원칙을 준수해서 시계를 벗고 옷의 안주머니에 넣어두었다.)

다만 제가 위험에 처하게 되었을 때, 폴라리스는 호출기의 버튼을 누를 자신이 도무지 없었다.

*

심란한 것은 심란한 것이고, 설레는 것은 설레는 것이지. 약속된 데이트를 앞두고 들떠있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지금은 심란함의 비중보다 설레는 마음의 비중이 훨씬 더 컸다. 옷장 앞에서 고민하는 시간도 평소보다 길었다. (데이트 당일이 아니라, 어제였지만) (그야 고민하다가 데이트에 늦을 수는 없잖아?) 사실 옷을 입고도 다른 옷으로 갈아입을까 거울 속에 비친 저를 보며 생각했다.

될 수 있으면, 그의 눈에는 세상에서 제일 -이라고 생각하면서 또 양심이 찔렸다- 예쁘고 매력적으로 보였으면 좋겠다.

거울을 통해 발그레해진 제 뺨이 비쳐 보여서 폴라리스가 덮지도 않은 이불을 발로 차고 싶은 심경을 느낄 때였다. 휴대폰이 울렸다. 작은 별 변주곡, 릭의 번호에 지정해 놓은 벨소리다. 영상통화가 아니라 다행이라고 여기며 폴라리스는 전화를 받았다.

"폴라리스."

조금 갈라진 목소리. 큼, 멀리 들려오는 가벼운 헛기침.

…? 무슨 일 있나? 아까까지 들떴던 기분이 무색해지게 뭔가 감이 좋지 않았다.

"미안해. 다음에 만나야 할 것 같아."

다른 사람이 말했다면 흔쾌히 그러자고 했을 것이다.

-괜찮아요, 다음에 보면 되잖아요.

상대방이 무안해하지 않을 정도로의 상냥한 말을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주었을 것이다. 그 정도의 친절함은 가지고 있었다. 폴라리스는 갈등했다. 모르는 척 넘어가 주는 것이 배려며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인가, 아니면 그의 ‘미안해.’ 라는 말의 뒷편에 숨겨져 있는 것-그것은 일말의 불안감과 닮아 있었다-을 눈치 챘다고 표시하는 게 최선인가.

“보고 싶어요.”

이것은 사실이다. 보고 싶었어요, 도 사실이고. 보고 싶어요, 도 사실이고. 보고 싶을 거예요, 도 사실이지. 사람 설레게, 혹은 심란하게 만드는 말을. 툭, 당연한 말처럼 뱉어 놓고 폴라리스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보고 싶었고, 보고 싶을 거예요.”

기왕 말하는 김에 사실을 좀 더 털어놓았다. 그렇지만 이후의 말에는 약간의 텀을 두었다.

“다른 사람이 다음에 만나자고 하면 나는 흔쾌히 그러자고 했을 거야.”

반말로의 전환은 예고 없이. 이어질 폴라리스의 말이 무엇일지는 릭이라 해도 예측하기는 힘들겠지.

“괜찮아요, 다음에 보면 되잖아요-가 당신이 지금 당장 원하는 말이면 나는 할 수 있는데.”

폴라리스는 눈을 한 번 깜박였다. 지금 당장 원한다고 하면, 충분히 해줄 수 있는 말이고. 배려였다.

“원해요, 그 말을?”

하지만 그게 진짜 당신이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기에, 그에게 묻는다. ‘적당한 배려’ 라는 것은 언제나 ?겉으로는 쉽게 행하는 것 같아 보여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지 않은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당신 앞에서는 그것이 더더욱 어렵다. 존댓말로의 전환도 물론 예고는 없다. 일일이 예고하고 전환하는 것도 이제 와서는 조금은 웃긴 일이 아닐까.

“…당신이 괜찮지 않은 것 같고, 나는 그게 신경이 쓰여요.”

아까보다는 목소리가 조금 줄어들었지만, 알아듣기에 어렵지 않은 크기였다.
사실보다는 본심일까. 여태까지 말한 사실도 전부 진심이지만, 진심보다 본심 쪽이 좀 더 털어놓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지. 내게는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인데, 당신 앞에서만은 때때로 그게 어렵게 느껴지지도 않는 게 신묘한 일이다.

6-3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24 23:26 ID : si4phnzmYRq8g
총 쏘는 법은 알아?
릭은요?

당연한 소리를... 당신은 대체 날 뭐라고 생각해. 어이가 없어 중얼거리면서도,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친절히 총을 다루는 법을 설명해 주었다. 여기로 장전하고, 이렇게 조준해. 읊조리며 그녀가 쥔 총구를 제 가슴에 갖다댄다. 장난스럽게 웃는다. 방아쇠를 당겨. 그러면.

-

죽는 순간에 내 눈 앞에는 당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

보고 싶어요. 예상치 못한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혀왔다. 릭은 무거운 눈꺼풀을 감았다. 보고 싶어요, 보고 싶을 거예요. 아득해진 정신에 그 목소리가 들려온 순간 그의 안에서는 이미 다음 말에 대한 대답이 내려져있었다. 원해요, 그 말을? 릭은 조금 고개를 저었다. 수화기 너머의 상대에게는 전해지지 않을 동작임을 알면서도 그냥 그리 완강한 표현을 하고 싶었다. 후우, 낮게 한숨 쉰다. 당신이 괜찮지 않은 것 같아서 신경쓰여요. 나는 당신이 괜찮지 않아질까봐 신경쓰이는데, 어쩌나.

"...그냥, 조금 다쳤는데."

짧은 정적 끝에 다시 낮고 갈라진 목소리를 흘려보낸다. 릭은 길게 누워있던 몸을 천천히 일으켜세웠다. 소파에 걸터앉은 채 상체를 숙인다. 전화를 쥔 손등 옆으로 헝클어진 금발이 흘러내렸다. 무언가 불안하기라도 한 듯 의식하지 못한 새 손끝으로 무릎을 툭툭 두드린다.

"별 건 아니야. 당신이 신경쓸 만한 정도는 못 돼."

그렇지만 지금 당장 내 곁으로 와준다면 지독하게 기쁘겠지. 차마 하지 못한 말은 삼킨다.

6-4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9-25 00:21 ID : si8+XCO+Sc1vY
총 쏘는 법은 알아?
릭은요?

그는 제가 쥔 총구를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대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방아쇠를 당겨. 그러면.

폴라리스는 순간적으로 눈앞이 새하얗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좀 더 심약한 인간이었다면 기절했겠지. 폴라리스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이런 장난은 치는 거 아니예요. 화내지 않았다.

만약 이 반대로, 내가 내 목숨 가지고 장난조로 이런 행동을 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건가요? 쏘아 붙이지도 않았다. 장전 된 총알이 현재로써는 없다는 것을 안다. …알고 있는데도.

“…어렵네요.”

폴라리스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작게 한숨을 쉬고, 다음 무기 설명은 조금 쉬었다 배워도 되나요? 작게 읊조렸다. 총을 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거였으니까. 다만, 숨을 쉬는 게 지금은 어려웠다. 이미 알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

내가 죽는 순간에는, 아무도 내 곁에 없었으면 좋겠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그 누구도, 내가 죽는 장면을 목격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 누군가가 내게 특별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

"...그냥, 조금 다쳤는데."

그 조금이 종이에 손 벤 정도의 조금인가요? 우문일 거라 예상되어 하지 않았다. 폴라리스의 한쪽 눈썹이 비뚜름히 올라갔다. 눈매도 날카로워졌을 것이다. ‘조금’ 이 아니기만 해 봐요.

"별 건 아니야. 당신이 신경쓸 만한 정도는 못 돼.“

…거짓말쟁이,

라고 지금 이 순간 말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참았다. 별 거 아니야, 라고 말하면서 별 거인 것을 감추는 사람들의 부류에 당신이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종이에 손 벤 정도라고 해도 신경 쓰일 거거든요. 폴라리스는 휴대폰을 잡지 않은 손으로 제 머리칼을 거칠게 쓸어 올렸다. 거칠게 쓸어 올리는 와중에도 전화기 너머로 소리는 넘어가지 않게 신경을 썼다. 이성적인 인간이라 다행이야. 아니, ‘이성적일 수도 있는 인간’이라 다행이야. 폴라리스는 아까 릭의 음성이 낮고 갈라졌다는 사실을 상기해냈다. …아픈가, 많이. 날카로워졌던 눈매가 순하게 내려간다. 눈썹도 팔자로 쳐진다. 어쩌면 그는 많이 아플지도 모른다. ‘모른다’는 가정이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무언가가 얹힌 것 같다. 폴라리스는 잠시 침묵했다. 감정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보고 싶으니까 만나러 가게 해주세요.”

폴라리스는 부탁한다. 전화 너머로 보이지는 않겠지만, 다정하게 웃는다.

6-5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25 00:44 ID : sid+JOYDdv4DE
"원래 처음이 제일 힘든 법이니까."

뭐가 그리 어렵다는 줄도 모르고, 남자는 푹 숙인 고개를 두어번 쓰다듬는다. 쉬어도 되냐는 말에 별다른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마주보고 있던 자세를 정면으로 돌아앉는다. 침묵은 언제나 그렇듯 긍정이다. 철컥, 그리고 또 한번 철컥, 폴라리스가 보고 있지 않은 곳에서도 습관처럼 장전을 반복하는 소리가 시끄러웠다.

*

자주 느끼지만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야.
-스트리트, -번지. 만나러 가게 해달라는 말에 못이긴 척 그의 현주소를 불러버린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지도 몰랐다. 나는 계산적인 사람이니까, 또 나도 모르는 새 당신이 여기로 와줄 것도 예측하고 있었는 지도 모르지.

바보 같으니. 방금 전까지 그리도 심란해 했으면서 고작 이걸로 기쁘다고.. 그는 조금 씁쓸히 웃었다.

"데리러 가지 못해서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이, 이제 아주 입에 붙게 생겼다.

"천천히 와."

느릿하게 덧붙였다.

6-6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9-25 02:09 ID : si8+XCO+Sc1vY
"원래 처음이 제일 힘든 법이니까."

…아니, 총 쏘는 게 처음이 아닌데요. 숙인 고개 아래로 시선이 잠시 떨렸다. 어떻게 하지. 이상한 방향으로 오해 산 거 같은데. 기분 탓인가? 철컥, 그리고 또 한번 철컥, 보고 있지 않은 곳에서도 습관처럼 장전을 반복하는 소리를 들으며, 나 아마 저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장전 할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마 저 장전 속도가 릭이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는 아니겠지 싶어서 입을 다물었다.

*

-스트리트, -번지. 알려주는 현주소에 잠시 동공에 지진이 났다. 이런 거 막 알려줘도 괜찮아요? 나는 당신이 부하를 시켜서 나를 픽업하러 올 줄 알았는데. 도청… 아니다. 지금 이 폰은 도청도 못하지. 릭의 핸드폰도 아마 도청이 어려운 종류겠지, 막연히 짐작했다. 대포폰으로 처음에 전화 걸기를 잘한 걸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핸드폰 여러 대라는 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할까, 짧게 고민했다. …릭도 핸드폰 여러 대일 것 같은데, 말해도 안 놀라지 않을까?

"데리러 가지 못해서 미안해."

왜 그런 걸 미안해해요? 폴라리스는 의아해졌다.

“왜 그런 걸 미안해해요?”

그래서 그냥 의아한 그대로 말했다.

“나도 당신을 데리러 가고 싶을 때가 있고, 먼저 만나러 가고 싶을 때도 있다구요. 늘 당신이 데리러 오는 쪽. 만나러 오는 쪽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천천히 와. 느릿하게 덧붙인 말에는 작게 웃었다.

“See you later, Darling.”

이따 봐요, 자기. 낯간지러운 말을 달콤한 어조로 하고서 전화를 끊었다. 와. 전화라서 다행이야. 폴라리스는 제가 한 말을 곱씹지 않았다. 안 돼. 곱씹으면 얼굴 빨개질 거야. 폴라리스는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후우, 하고 크게 숨도 쉬었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다. 얼마나 다쳤을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꾸우욱 찌그러질 기세로 눌리는 것 같은데. …사실 마음의 준비를 해도 소용없을 것 같기는 한데,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아, 그래도 내가 다치는 게 훨씬 나았을 텐데. 폴라리스는 또다시 숨을 크게 쉬었다. 그리고 그것을 끝으로 씩씩하게 나갈 준비를 했다. 일단 엉크러진 머리부터 어떻게 해야 했다.

*

릭이 알려준 주소와 조금 떨어진 곳에 내렸다. 바로 코앞은 아니고 5분 정도 걸으면 되는 거리.

쇄골의 둘레를 감싸는 펀칭이라고 하기엔 크고, 뚫린 것이라고 하기엔 자잘한 크기의 구멍들이 문양을 이루는 매력적인 하늘하늘한 붉은 원피스 위에 중성적인 디자인의 검정 정장-소매는 살짝 걷어 올렸다. 그래서 릭이 준 시계를 찬 게 아주 잘 보였다- 은색 가방에 은색 펌프스 힐.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열에 여덟은 남녀 관계없이 폴라리스를 시선을 주었을 것이다.

축제기간이라 준비한 가면도 있었지만, 그것을 쓰지는 않았다. 가면보다는 선글라스를 쓰는 게 더 나았겠지, 라는 마음이 안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재 선글라스를 쓰고 있지 않았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만, 좋은 집에서 산다. 외관보다 내부가 더 근사하겠지, 아마? 폴라리스는 초인종을 눌렀다.

6-7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25 02:37 ID : sid+JOYDdv4DE
See you later, Darling. 무어라 대답할 새도 없이 전화가 끊긴다. ...이렇게 카운터로 치고 들어오는 건 반칙이라고, 당신에게 언제쯤 말해줄 수 있을까. 릭은 화면이 꺼진 휴대전화를 탁자 위에 엎어놓고 다 헝클어진 머리칼을 쓸어넘겼다. 희미하게 웃었다.

-

그는 자기관리에 철저한 편이었다. 완벽주의자, 흐트러진 모습을 스스로 용납하지 못하는 어쩌면 조금은 피곤한 티입인지도 몰랐다. 전화를 내려놓자마자 비틀거리며 욕실로 들어갔다. 그 혼자 살기에 지나치게 넓은 주거공간은 이처럼 다리를 다치기라도 한 날에 최악이었다.
투명한 샤워 부스 문을 연다. 그의 키보다 높이 달려있는 헤드에서 나오는 물은 다 지난 여름을 회상하듯 지나치게 차가웠다. 그러나 오히려 그 냉기에 머리가 식는 듯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차가운 물줄기가 치켜든 이마를 타고내리고, 부드러운 머리칼이 물에 젖어 목선에 달라붙는다. 탄알이 박혀들었던 자리에서는 미디움 레어 단계마냥 핏물이 새고 있었다. 미끈한 바닥이 붉게 물든다. 기분 나쁜 비릿함, 진득함이었다. 그러나 릭은 그정도에 신음하리만치 어리지는 못했다.

-

릭은, 현관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Welcome, Darling."

채 말리지 못한 머리카락이 여전히 조금 젖어있었다. 문틈으로 보이는 얼굴에 다정하게 웃었다. 몸을 조금 비켜 폴라리스가 들어올 공간을 열어준다. 또각거리는 실버 힐이 당신의 흰 발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수트를 입지 않은 릭을 만난 것은 처음일 거라고 생각했다. 늘 단정히 단추가 채워져있던 몸 위에 느슨한 재질은 퍽 이질적일 지도 몰랐다. 실크로 된 가운 아래, 쇄골이 얼핏 드러나는 브이넥 셔츠가 보인다. 당신 눈에만 끝이 보이는 타투는 조금 로맨틱하다. 폴라리스가 그 외에는 어떤 것에도 신경쓰지 않기를 바라서, 그는 다리를 절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다. 당신이 신경쓸 만한 정도는 못된다는 건 다분히 진심이었다.

"잘 찾아왔어."

똑똑한 여자. 따뜻한 손으로 어깨를 살짝 감쌌다 놓았다.

"커피, 마셨던가?"

55 여섯번째 일상(2)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37:28

6-8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9-25 19:51 ID : si8+XCO+Sc1vY
"Welcome, Darling."

Welcome, Darling. 저정도의 대사를 치면, 낯이 좀 붉어질 법도 하지 않을까. 평소의 폴라리스라면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은 그런 생각 하지 않는다. 그가 비켜준 대로 들어와 신발을 벗고 실내용 슬리퍼를 찾아 신는다. 폴라리스의 발은 객관적으로 예쁜 발이 아니고, 폴라리스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흰 편이기는 했지만, 자세히 발바닥까지 들여다보면 고생한 흔적이 엿보이는 발이다. 오래된 상처들과 굳은 살, 위로 또 다시 상처들이 생기는 발이니까.

폴라리스는 그의 안색을 유심히 살폈다. 평소보다 미묘하게 창백한 것 같기도 했다. …피, 흘렸을까. 어쩌면 많이? 창백하게 보이는 게 부디 착각이면 좋겠다. 아마 착각이 아니겠지만. 채 말리지 못한 머리가 젖어 있는 것을 보면서 아주 잠시 짠눈을 했다. 저러고 다니면 감기 걸릴 텐데. 손을 뻗어 오늘따라 더 창백해 보이는 금발의 끄트머리를 손가락으로 만져 확인했다. 육안으로만 덜 마른 게 아니고, 확실히 덜 말라 있다.

“그러고 다니면 감기 걸려요.”

믿을 수 없겠지마는, 그녀의 짠눈은 걱정의 다른 표현이기도 했다. 늘상 걱정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데, 지금은 그랬다.

느슨한 옷차림 쪽도.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저러고 다니면 훅 가지 않나. 끝이 보이는 타투에 잠시 미간이 좁아졌다가 펴졌다. 흉터로 착각할 뻔… 했지만, 저것은 아마 문신이다. 폴라리스가 문신 전체를 봤다면, 객관적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할 그의 로맨틱한 타투는.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폴라리스에게 로맨틱함의 로자도 못 사고 있다. …문신은 흉터를 가리려고 새긴 걸까, 하는 생각이 1차적으로 들어버려서. 폴라리스는 그런 생각을 1차적으로 하고 마는 스스로의 습성이 약간은 슬퍼졌다.

"잘 찾아왔어."

따뜻한 손이 어깨를 살짝 감쌌다 놓았다. …그의 손이 따뜻해서 좋았다. 아주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체온이 떨어질 정도로 피를 흘린 것은 아닌가 보다.

"커피, 마셨던가?"

폴라리스는 고개를 저을까 하다가 입술을 열었다.

“가끔. 필요할 때 마시기는 해도, 선호는 안 해요.”

그리고 지금 내 마실 거 챙겨줄 때가 아니잖아요. 폴라리스의 시선이, 정확히 릭이 총알을 맞은 다리-부위-에 내려간다. 부단히 숨기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라면 들키지 않았겠지만. 그녀는 ‘숨기고 있는 것’을 눈치 채는 직감이 아주 예민하고 예리했다.

날 때부터 예민하고 예리했던 것은 아니다. 타인을 의심하는 법을 몰랐던 어린 시절에는, 그녀는 이렇게까지 날카로운 인간은 아니었다.

“머리 말려주고 싶었는데, 다른 쪽이 더 시급한 거 같네요.”

지금 릭이 보고 있을 폴라리스의 표정은 약간은 속상해 보이고, 조금은 부루퉁해 보이는 표정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으로 속상했지만, 그것을 크게 드러내지는 않는다.

“…내가 힘이 좀 셌더라면 좋았을 텐데.”

릭 정도의 체구를 메치는 것-릭 이상의 체구라 해도 가능은 했다-은 할 수 있지만, 넓은 집. 어딘지도 모르는 침대까지 업고 갈 힘은 제게 없을 것 같다. 힘과 기술은 다른 분야다. …가능할까? 마음속으로 가늠해 보았지만, 시도해서 실패하면 둘 다 다치므로 현명한 선택지는 아닌 것 같다. …한 1미터라면 업고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평지라면 몰라도 계단은 무리다. 무리. 폴라리스는 그를 업어주는 대신에 그를 아주 약한 힘으로 살짝 안아주었다. 어린 아이를 껴안을 때도 이렇게까지 조심스럽고 약한 힘으로 껴안지는 않을 것이다. 폴라리스는 고개를 살짝 들고 물었다. 한색이 가질 수 있을 가장 다정한 눈동자에 어쩔 수 없는 걱정이 서려있다.

“치료는 제대로 받았나요?”

6-9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26 02:40 ID : si8g4R/wmNUEY
겉으로는 영국의 거리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세련된 신사의 탈을 썼으면서도, 때때로 드러나는 취향은 최소한 반 세기를 살아왔을 노인같다. 하지만 그런 그가 제 접시 위에 올라와있는 브로콜리를 전부 가생이로 밀어내는 모습은 또한 일곱살 난 어린애의 그것과도 유사한 양이다. 그간 누구도 깨닫지 못했지만 릭은 알면 알수록 참 새로운 사람이다. 폴라리스가 이 집에서 보게 된 것은 그의 새로운 지평이었다.

슬리퍼를 신었음에도 바닥과 가장 가까운 발가락 틈새로 대리석 특유의 차분한 냉기가 피어오른다. 현관을 지나자 아래 깔려있는 초콜릿색 양탄자는 아마 그것을 막기 위함일 터였다. 릭은 폴라리스의 앞에 서서 천천히 집안 내부로 발을 들였다. 어두운색으로 덧칠된 원목 테이블부터 소파를 비롯한 각종 가구들이며 몇점의 그림들까지, 다분히 고전적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인테리어였다. 멀리 놓여있는 탁자 위의 은촛대가 레 미제라블에서나 볼 법하게 근사했다. 거대한 샹들리에까지는 달려있지 않은 것이 차라리 다행일까. 거실 한켠의 벽난로는 만약 지금으로부터 조금 더 추워진다면 금새 울긋불긋한 빛을 발하겠지. 그러고 다니면 감기 걸려요, 라는 말에 릭은 아직 날이 따뜻해서 괜찮다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커피, 마셨던가?
선호는 안 해요.

"다행이네. 나도 별로 안 좋아해."

당신과 나의 또 하나 유사점을 찾았다. 누군가와 취향을 맞춰나간다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프레드리히 릭먼은 나쁘지 않은 보호자였지만 좋은 양육자는 되지 못했다. 그는 은근히 어린애같은 입맛; 채소보다는 고기가 좋고 쓴맛이 나는 커피는 싫다. 누가 보면 하루종일 비오는 창가에 앉아 우아하게 더치만 홀짝일 것 같은 인상이지만, 실은 스테이크에 곁들여 나오는 브로콜리나 당근 따위 일절 입에도 대지 않았다. 당신이 그걸 보면 어떻게 여길까. 생각해보니 아직 제대로 된 식사 한 번 같이 하지 못한 것 같다. 앞으로 당신과 함께 해야할 것들이 너무도 많다.
불가능함을 알지만, 그러니까 늘 그렇게 일상적이고 폭신한 이야기만 나누었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점점 아래를 향하던 폴라리스의 시선은 정확히 그가 다친 곳에서 멈춰선다. 머리를 말려주고 싶었다는 말에 맥락에 맞지 않게도 그녀가 드라이어를 들고 서 있는 그림을 떠올려본다. 그 섬세하고 가는 손가락이 머릿결을 타고 내려오는 느낌이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피어싱에 걸린 머리카락 몇 올을 빼내어주며 결이 참 부드럽다고 칭찬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스러워. 힘이 좀 셌더라면 좋았겠다는 말에 결국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얼핏 웃었다. 그는 평균 신장을 훨씬 웃도는데다, 날씬해 보일지언정 결코 마르지는 못했다. 당신이 좀 센 걸로는 안될껄, 차라리 내가 좀 더 작았으면 좋았을까. 언제나 위에서 내려다봄으로써 위압감을 줄 수 있어 편리하게 생각했던 큰 키를 처음으로 그렇게 여겼다. 조심히 허리를 감싸오는 등을 부드럽게 토닥였다. 그러니 괜찮아.

"도시 최고의 명의들이 다녀갔지."

총구를 가슴에 겨누고 그랬던 것처럼 따뜻하게 웃었다.
바로 오전에도 방문한 주치의, 비록 그가 감아준 이런저런 치료도구는 씻기 전에 전부 풀러버렸지만. 사람은 겨우 이 정도로 죽거나 불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릭은 채 성장도 끝내지 못했을 때 이미 깨달았다. 붕대라면 그 자신도 꼼꼼하게 감을 수 있으니 상관없었다. 잡스는 애초에 항암치료도 거부했다고 하지, 성공한 자 특유의 치기와 오만함이라 일컫는다면 달리 할 말은 없었다. 그러나 당신이 걱정하지는 않기만을 바랐다. 피흘리고 있던 그 순간에는 불현듯 당신이 떠올랐는데... 눈앞이 흐려지는 고통 속에서, 이것이 죽음의 순간이 아님을 알면서도, 혹여나 그렇다면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나주기를 상상하며, 그랬으면서 이제 와 아무것도 모르기를 바라는 것은 대체 무슨 모순된 감정인가.
그는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다. 피를 많이 흘린 것은 맞지만 창백해졌다는 것은 아마 기분탓일 것이다. 피로한 것은 정신적인 고통일 뿐이지 육체적인 의미는 아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굳이 집 주소를 불러준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린 것은 대체 왜.

"앉아 있어."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어 그리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기분은 늘 그랬지만 생소하고 불쾌하다. You make me brave,라고 고백했던 겁쟁이 사자는 사실 아직도 용기의 물을 필요로 하는지도. 희미하게 저는 다리는 바보처럼 바닥에 슬리퍼를 죽죽 끌었다. 더 이상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숙인 허리가 카페트 너머로 긴 그림자를 이어붙였다.

예쁘지. 부엌에서 가져온 투명한 유리주전자를 내려놓으며 릭이 잔잔히 물었다.

"국화차, 라는 이름의 티(tea)인데..."

향이 좋았다. 주전자에 올록볼록 그려져 있는 세밀하고 고급스러운 무늬 덕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그렇지만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역시 노란빛으로 물드는 차 본연의 색이었다. 잔뜩 말라있던 작은 꽃잎들이 뜨거운 물을 붓자 화려하게 피어오른다. 릭은 아주 잠시,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았다. 언제나 빈틈없던 그답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만큼 생각할 것이 많아서- 그리고 폴라리스 앞에서 마음을 놓아서. 의 반증이었다.
그는 소파 끄트머리에 걸쳐있던 담요를 끌어 폴라리스의 무릎 위에 얹어주었다. 문득 흰 옆얼굴 경계의 귓볼이 귀엽다고 생각했으나 스스로 느끼기에도 바보같아 곧 그만두었다.

6-10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9-27 22:44 ID : sieNTeWmnVktU
고전적인 취향이다. 그의 집안, 내부를 보면 대개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당신이랑 잘 어울리는 집이네요, 라고 그녀는 생각했지만. 이 집이 아주 모던하게 꾸며져 있었어도 폴라리스는 그와 집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을 거고, 그래서 이 집이 좋아졌을 거였다. 그녀의 취향이라서가 아니라. (폴라리스는 고전적인 것도, 모던한 것도 좋아했다. 고아원과 그곳을 연상시키지 않는다면야, 그렇게까지 싫어지지는 않는다) 릭이 사는 곳이라서 좋았다.

*

"다행이네. 나도 별로 안 좋아해."

선호를 하지 않는 거지 안 좋아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데. 그러나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폴라리스는, 그냥 릭이 커피를 별로 안 좋아한다는 사실을 별말없이 기억해 두었다. 언젠가 그에게 칵테일을 대접하게 된다면 커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이라든지, 커피리큐르를 사용한 칵테일은 만들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

머리 말려주고 싶었는데, 다른 쪽이 더 시급한 거 같네요.
…내가 힘이 좀 셌더라면 좋았을 텐데.

전부 진심이었다. 릭이 다쳤다 짐작하는 곳이 다리여서 ?어떻게 다쳤는지까지는 모른다. 총상인지, 자상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 단지 아픈 부위가 저기구나, 짐작했을 뿐이다. 폴라리스에게 투시능력은 없다.- 서 있는 것도 사실은 못마땅했다. 등을 부드럽게 도닥이는 손길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누그러들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못마땅한 마음은 남아있었다.

"도시 최고의 명의들이 다녀갔지."

그래도 안심이 되질 않아요. 말하는 대신에 따뜻하게 웃는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좋아하는 소리다. 피아노 치듯 굴러가는 매끄러운 저음이 취향이라서가 아니라 ?어쩌면 그것도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릭의 목소리여서, 릭의 웃음소리여서. 폴라리스가 좋아하는 소리가 되었다. 당신이 다쳐서 마음이 아픈데도, 당신의 온기가 품 안에 있어서. 그래서 가슴이 이상하게 요동치는 것도, 가라앉는 것도 같다. 불안한 건지 안심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 많이 다친 것을 참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한데, 당신이 살아있다 생각하면 안심이 돼. …여기에 오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했지만, 당신의 상처를 눈으로 확인하기 전인데도. 마음이 납덩이에 눌린 것 같다.

그래도 당신이 따뜻하게 웃어주니까, 나도 아직은 웃을 수 있어요.

*

"앉아 있어."

…미약하지만 확실하게 현기증이 났다. 그는 저를 앉혀놓고 일어서서 뒤를 돈다. 그리고 희미하게 다리를 절며 부엌이라고 추정되는 곳을 향해 걸어간다. 앉아 있어야 할 것은 당신이잖아요. 왜 나를 앉혀놓고 당신이 움직이는 건데요……

마음 같아서는 그냥 그를 눕혀놓고 싶다. 안전하게 눕혀서, 얼마나 다쳤는지 상처를 확인하고, 그리고……

…그리고 뭘 어째야 할지,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폴라리스는 속으로만 끙끙 앓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조금 멍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

예쁘지. 부엌에서 가져온 투명한 유리주전자를 내려놓으며 릭이 잔잔히 묻는다. 상황에 맞지 않지만 꼭 마음에 드는 물건을 자랑하는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이 얼핏 보인 것도 같았다.

"국화차, 라는 이름의 티(tea)인데..."

티고 나발이고 일단 자리에 앉기나 해요. 다쳤으면서 몸을 막 굴리지 말란 말이야. 투명한 유리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붓고, 말려있던 꽃들이 피어나는 것은 알겠으나. 지금 폴라리스에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폴라리스는 오묘한 표정-마치 티벳여우를 연상시키는-으로 그를 보다가 제 옆자리를 팡팡 두드렸다. 오묘한 표정은 잠깐이었고, 그녀는 단호했다. 단호한 표정이고, 단호한 태도였다.

“앉아요, 얼른.”

그는 소파 끄트머리에 걸쳐있던 담요를 끌어 제 무릎 위에 얹어주었다. 폴라리스는 또다시 미약한 현기증을 느꼈다. 나를 신경 쓰지 말고, 제발 당신을 신경 써요. 말로 표현하면 들어줄까? 폴라리스는 그가 입은 가운의 소매 끄트머리를 소심하게 붙잡고서 두어번 잡아당겼다. 가운에 가려져 있을 그의 팔이 끌려올 정도로 강한 힘도 아니었고, 재촉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제스쳐다. 본인 스스로도 그것을 알았다. …환자를 상대로 멱살을 잡고 짤짤 흔들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당연하게도 접촉은 조심스러웠다.

“…앉아주세요.”

뒤이어 나온 부탁 역시 재촉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조그마한 목소리였다. 그러고서 릭을 슬쩍슬쩍 올려다보는데, 아까 옆자리를 팡팡 두드릴 때의 단호한 표정은 간데없고 어쩐지 주인의 눈치를 보는 소동물같은 모습이었다. 물론 속으로는 끙끙 앓고 있다.

……정말로 차라리. 내가 당신 대신 아파주고 싶다. 그러는 편이 덜 불안하고, 내 마음은 더 편하겠지. 라는 생각이 끙끙 앓는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 얼마나 다쳤는지 몰라서, 이렇게 불안한 걸까. 눈으로 확인해보면 지금보다는 덜 불안할까?

6-11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09-28 10:29 ID : si7KWWGuohFUs
앉아요, 앉아주세요. 거의 애원하는 듯한 태도에 마음이 쓰인다. 내려다본 두 눈이 정면에서 본 것보다 배로 올망했던 탓일까, 옷소매를 잡아오는 손이 작고 보송보송한 토끼의 그것처럼 느껴젔다. 역시 내가 지켜줘야 할 것만 같다. 당신의 마음도, 신체도, 다치지 않게. 그는 폴라리스의 손을 자신의 것으로 감싸 부드럽게 떼어냈다. 그리고 그녀가 이끌던 쪽으로 군말없이 끌려와 두드린 옆자리에 앉았다.

"폴라리스."

천천히 이름을 불렀다. 차마 귀엽다고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흰 귓볼이 시선 끝에 잡혔다.
뜨겁고 투명했던 주전자 속의 물은 이제 꽃잎이 충분히 우려나 따뜻한 노란빛이다. 차의 은은한 향이 견고한 유리의 틈새를 뚫고 온 집안을 서서히 유영한다. 내가 좋아하는 차야. 정말 향이 좋거든. 당신도 좋아했으면 좋겠는데.. 말하며 그녀 몫의 잔에 조금 따라주고 싶었지만, 잔뜩 흔들리는 블루 컬러의 눈에서 지금은 그런 시덥잖은 대화나 나눌 때가 아님을 눈치챈다. 곧바로 말을 끊고 부상에 대한 내용을 꺼낼 것이다. 그것은 릭이 정말 원치 않는 바였다. 그러면 안되지. 그는 대화의 주류가 자신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내버려둘 생각이 없었다.


"......"

그래서 그는 천천히 그녀의 가는 목으로 다가가 어깨와 이어지는 가장 아랫부분에 입술을 묻었다. 건조한 가을날씨에 때때로 영양제가 발린 입술은 촉촉하진 못해도 거칠게 느껴지진 않았을 것이다. 피부가 맞닿은 따뜻한 접촉 부위가 목을 타고 천천히 올라왔다. 높은 콧대가 입술이 움직이는 항로 조금 뒷편에서 서서히 끌렸다. 그리고 마침내 턱선 끝에 있는 귓볼에 뜨거운 숨이 도달하자, 그가 느끼는 바를 더 이상 숨기지 않고 굳게 다물려있던 입술을 살짝 열었다. 드러난 치아가 가지런하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감상일까. 그 촘촘한 이들을 맞물려, 말랑한 귓볼을 약하게 깨문다. 문자 그대로 약하고 세심하게. 사자는 항상 누군가를 취하는 데만 날카로운 이빨을 꺼내들지는 않는 것이 자명하다. 꼭 짐승이 새끼의 뒷목을 입으로 들어 운반할 때 처럼 아주 연하게 물어온다. 그대로 턱을 벌려 꺼내는 말에 혀끝이 스쳤다.

"당신, 오늘 입은 원피스 잘 어울리네."

기실 그녀가 무엇을 입어도 그렇게 말해주었을 테다. 그는 붉은 색을 좋아했지만, 푸른 색도 그녀의 청명한 바다빛 눈의 연장선으로 눈이 부실 듯이 잘 어울렸을 게 분명하다. 어깨에 정교하게 잡힌 문양들도 마음에 들고, 장밋잎을 연상시키는 너울진 치맛단도 아름답다. 그러니까.

"날 만나려고 입었구나."

알고있지만, 꼭 그랬으면 좋겠는데. 작게 중얼거렸다. 아래로 내리깔린 눈이 고요하게 일렁였다. 원피스 사이로 드문드문 드러나는 쇄골을 손끝으로 진득하게 훑었다.
릭은 팔을 뻗어 그녀의 가는 어깨를 에둘러 감쌌다. 그녀가 입은 정장 자켓에 비해 그의 집 안은 너무도 따뜻했다. 그래서 끝을 조금 끌어내려, 드러난 살갗에 또다시 입맞췄다. 따뜻한 입술이었다. My little ocean. 나의 작은 바다. 속삭였다. 손을 내려 가는 허리를 쥔다. 단단한 바닥에 긴 손가락, 다른 하나를 쓰지 않고도 그 안에 알맞게 들어올 것 같다. 넓은 어깨 위로 물기 어린 금발이 흘러내린다.

귓볼을 깨문 것은 다분히 충동적이었다. 그러나 또한 계산적인 면모도 갖췄다. 더 이상 다친 것에 대해 입을 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대화를 원하는 방향으로 주무르는 것은 그가 가진 몇몇 특기 중 하나였다. 이래도 이야기를 꺼낸다면.. 정말 물리적으로 말을 막아버리려 들까. 그것까지는 알 수 없었다.

6-12
별명 : 폴라리스 - 릭 기능 : 작성일 : 17-09-29 00:15 ID : siN5+WuK8QDQI
얼마나 다쳤는지 몰라서, 이렇게 불안한 걸까. 눈으로 확인해보면 지금보다는 덜 불안할까?

폴라리스는 갈등했다. 다친 곳을 보여주세요, 라고 대놓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는 아마도 그것을 원치 않을 것 같아서. 단적으로 차를 대접하는 것만 봐도 그랬다. 차의 향은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 분위기를 보다 유하게 변화시키는 것. 릭은 폴라리스가 그의 공간에서 불안을 ?조금이라도- 내려놓고 편하게 있기를 바랄 것이라는 점은 정말로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안한 걸. 눈으로 보면 충격이겠지만, 그래도 실체를 모르고 불안에 떠는 것보다 실체를 확인하고 충격 받는 게 낫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렇지만 릭이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갈등과 번민으로 인해 제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느끼면서 폴라리스는 릭이 하는 양을 지켜보았다. 그는 떼어냄으로 그녀가 상처 입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처럼 부드럽게 제 손을 떨쳐내었고 제가 두드렸던 옆자리에 앉아주었다.

“폴라리스.”

그가 이름을 천천히 부르는 순간까지도 그녀는 망설이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에는 침묵한다. 침묵하고 생각을 이어나간다. 그의 시선이 잠시 귀의 끄트머리쯤에 머무는 것을 느꼈지만, 왜 그러는지는 모른다. 그녀는 문득 그의 시선에 제 발에 머물렀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 회상은 곧 끊겼다, 그가 제 목의 아랫부분에 입술을 묻었기 때문이었다. 생각이 잠시 끊기고 몸이 작게 움찔했다. 그는 그녀가 생각을 이어갈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이 입술을 위로, 위로 천천히 옮겼다. 입술만 닿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모양 좋은 콧대 역시 그녀의 피부에 부딪혔다. 그의 입술과 코가 피부에 접촉할 때마다 긴장한 몸이 희미하게 떨렸다. 마침내 그의 뜨거운 숨결이 귓불에 도달했을 때에는 몸이 저절로 움츠러들었고. 약하게 귀를 깨무는 순간에는 흐읏, 하고 신음이 터져 나왔다. 제 목에서 나왔다 믿기 힘든 소리였다. 폴라리스는 눈을 꾸욱 감았다. 눈을 뜨고 있었다면 틀림없이 울망울망한 눈동자를 하고 있었을 테니까. 그러나 가릴 수 없는 얼굴은 이미 붉어져 있을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귓불에 혀끝이 스친다.

…나보고 기절하라는 뜻인가.

누군가 들었다면 실소했을 생각이 뇌리를 스쳐간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마 그런 뜻으로 하는 행동들은 아닐 것이다.

"당신, 오늘 입은 원피스 잘 어울리네."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고른 옷이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들었다. 붉은 색이 여성을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는 어디에서 읽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어느 잡지의 문구가 떠올라서, 애초부터 메인이 될 옷은 붉은 색으로 하기로 마음먹었었다. 원피스를 가장 먼저 고르고, 거기에 맞춰서 아우터와 신발과 가방을 차례로 골랐다. 밤의 도시의 축제는 화려하고, 그렇기 때문에 거리에는 수많은 꽃들이 피게 된다. 그녀는 거기서 제일 눈에 띄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릭의 눈에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었을 뿐, 다른 사람의 눈에는 띄지 않아도 좋았다. 아니, 오히려 띄지 않는 편이 좋았다. 그와 데이트 약속이 잡히지 않았더라면, 타인의 눈에 띄지 않고 존재감이 별로 없는 제인의 모습으로 돌아다녔겠지.

"날 만나려고 입었구나."

“네에,”

작게 대답하고 입술을 앙다물었다. 네에, 다음에는. 그랬어요, 가 나와야 했겠지만. 거기까지는 차마 말하지 못했다. 내 목소리 왜 이러지. 목소리까지 붉은 물이 찰랑거리는 것 같아 입을 열기전보다 조금 더 민망하고 부끄러워졌다. 차마 시선을 맞추지 못하는 눈동자가 흔들리다가 아래를 바라본다.

알고있지만, 꼭 그랬으면 좋겠는데.
알고 있으면 대체 왜 물어봐요. 내가 민망해 하는 게 좋아요?

마음 속 문답을 들을 리가 없는 그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원피스 사이로 드문드문 드러나는 쇄골을 손끝으로 진득하게 훑었다. 폴라리스는 이미 충분히 어쩔 줄 몰라 하는 중이었다. 릭이 팔을 뻗어 어깨를 에둘러 감싼다. 제가 입은 정장자켓의 끝을 조금 끌어내려, 드러난 살결에 다시 또 입술을 맞춘다. 따뜻하다 못해 뜨겁게 느껴졌다. My little ocean. 나의 작은 바다. 그는 속삭였고 그녀는 지금 당장 도망치고 싶어졌다. 도망치지 않으면 얼굴이든 심장이든 둘 중 하나가 터져버릴 것 같다. 그의 손을 내려가 가는 허리를 쥔다. 어깨 위로 물기 어린 금발이 흘러내린다. 어쩌면 얼굴이랑 심장 둘 다 터질 수도 있겠다.

…와. 내가 지금 기절을 안 하는 게 정말 용하다.

폴라리스는 어깨를 잘게 떨었다. 헛웃음인지 신음인지 모를 것이 터지려는 것을 눌러 참으며 생각을 이어간다. 그는 아마 내가 기절하라고 이런 행동들을 이어나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을 보고 싶어서 이러는 것도 아닐 것이고, 그냥 이유 없이 나를 만지고 싶어서 이러는 것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그럼 왜?

그럼 왜일까. 폴라리스는 그가 제 이름을 천천히 부르기 전으로 생각의 테이프를 뒤로 감았다. 그때의 저는 갈등하고 있었다. 다친 곳을 보여 달라고 부탁할지, 아니면… 아니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서 침묵했지. 침묵 끝에 할 선택이 뭐였을지 지금은 모르겠다. 현재도 결정이 망설여지니까. 저를 위한 거면 다친 곳에 대해 묻는 게 좋고, 그를 위한 거면 아마도.

…아마도 묻지 않는 게 그는 좋은 것일까. 그의 행동의 이유를 추측해 봐도 답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고민하다가 그녀는 몸을 릭의 쪽으로 살짝 기울였다. 도망은 가고 싶다. 그렇지만 그는 제가 도망가면 어쩌면 쫓아오지 않을지도 모르고.

…쫓아오려면 안 그래도 다친 다리 또 움직여야 하잖아. 그건 싫었다. 이이상 무리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녀는 그에게 좀 더 얌전하게 붙어 있는 것을 선택했다.

6-13
별명 : 릭 - 폴라리스 기능 : 작성일 : 17-10-05 21:46 ID : siL6l/z5k53GU
그의 가지런한 치아에 짓눌린 귓볼이 무언가의 스위치가 되었던 듯이, 깨물린 순간 새어나오는 가느다란 변화가 솔직하다. 미약한 신음. 그것은 갓 태어난 새끼의 미약한 울부짖음 같기도 했고, 생의 끝에서 최초의 환희를 맛본 자의 서러운 비명처럼도 들렸다. 그러나 사실 그런 비유 따위는 어느 쪽이든 상관 없는 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 작은 반응이 릭에게 있어 절제를 끊어내는 도화선이 되었다는 점이였다. 그가 이끌어낸 폴라리스의 반응이 이번에는 그 자신의 이성을 내리는 스위치로 작용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각종 연결장치로 꼼꼼히 연결된 연쇄적 매커니즘. '애정'이라는 항목이 내장되어 있지 않던 기계에게 있어 새로운 충격이었다.
그래도 이 다분히 차가운 남자는 마지막까지 이성적으로 행동하려고 들었다. 당신에게 오늘 입은 원피스가 잘 어울린다고, 나를 만나려고 입었느냐고. 아무렇지 않은 양 원래 하려던 말을 입밖으로 낸다. 더 이상 평정을 유지하기 힘들어 진 것은 작은 동물이 오물거리는 마냥 네에,하는 대답이 돌아왔을 때였다. 사랑스러워. 새로운 충격, 2연타였다. 그리고 어깨에 파묻은 얼굴에 기울여주는 어깨는, 3연타. 거부하지 않고 그가 이끄는 대로 따라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 생각하는 순간 순간 머릿속에서 툭, 무언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상황을 보자. 언제나 그랬듯이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부상이니 뭐니 하는 것은 이미 먼 꿈결 속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별빛을 쫓는 사자여, 더 이상 예상하고 계산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지.."

릭은 뜻모를 말을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 단순한 한마디야말로 곧 이어질 그의 행동을 완벽히 설명하는 기조였다. 이를 세워 맞닿아있던 어꺠를 살짝 깨물었다. 그것을 신호로 입술이 아주 가까이 닿아있던 곳에서 미끄러지듯 올라간다. 아까 그러했듯이 그녀의 목선을 따라 얼굴을 타고오르는 것이다. 다만 이번의 목적지는 좀전과 같은 귓볼이 아니었다. 하아, 밭은 숨을 내쉬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정말, 잘 어울려."

도달한 곳은 결국엔 저와 같은 입술이었다. 더 이상 잴 것도 없이 입술을 열고 위아랫니 사이의 공간을 벌린다. 허리를 잡고 있던 손을 점차 끌어올렸다. 마침내 양 손으로 그녀의 양 어깨를 잡고 있는 모양을 만들었으나, 그러는 동안에도 계속 입을 맞추고 있던 채 한 순간도 행동에 흐트러짐이 없었다.
릭은 눈을 감았다. 실수했다고 생각했다. 온 집안을 감도는 따뜻한 국화향이 진정에 탁월한 효능이 있으며 분위기를 유하게 변화시킨다는 건 아무래도 근거없는 낭설인 듯 싶었다. 당장 내 심장만 봐도 이리 빨리 뛰고 있지 않은가. 가는 어깨선을 따라 두 손을 부드럽게 움직여 그 위를 감싸고 있던 자켓도 자연히 끌어내린다. 미끈한 살갗이 드러나고, 그가 칭찬했던 붉은 원피스도 밝은 전등빛 아래 화려하게 빛난다. 폴라리스의 뒷머리를 부드럽게 감싸안았다.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났다면 다음으로 릭의 손끝에 닿은 것은 아마 그 옷가지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 창밖에서 터져나온 파열음은 어쩌면 다행인가. 그는 맞부딪혀 있던 입술을 떼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

그것은 온 밤하늘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는 아름다운 불꽃놀이였다. 이제 막 시작된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순히 흥을 돋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그 도입부부터 화려하게 제 존재감을 피력한다. 릭은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전히 앉아있는 폴라리스에게 손을 내민다. 함께 테라스로 나가자.

"Shall we."

당신과 이 도시의 아침을 맞고 싶어.

6-14
520
별명 : ocean - land 기능 : 작성일 : 17-10-06 18:37 ID : sibdEXzwGJ/5k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지..

…대체 무엇을요? 물을 여유는 없었다. 살짝 어깨를 깨물렸을 뿐인데, 또 다시 신음이 흘러나온다. 아픈 것과도 간지러운 것과도 조금 다른 것 같은 감각. 뭘까, 이건. 고민할 여유도 없이 그의 입술이 목선을 타고 위로 올라간다. 흐윽, 깨물리지도 않았는데 신음이 샌다. 폴라리스는 가늘게 눈을 떴다. 길고 풍성한 속눈썹 아래로 보이는 짙어진 농도의 푸른 눈동자가 옅게 일렁였다.

정말, 잘 어울려.

폴라리스는 눈을 동글게 떴다. 어쩌면 입술이 부딪히기 직전 시선이 마주쳤는지도 모른다. 릭은 또다시 폴라리스에게 생각할 여유를 빼앗아 갔다. 입맞춤을 나누는 동안,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 위로 올라갔고, 둘 데를 모르고 헤매던 폴라리스의 손이 릭의 가운을 잡았다. 동그랗게 뜨고 있었던 두 눈은 어느 샌가 감겨 있었다. 그의 양쪽 허리춤에 각각 위치한 폴라리스의 손 안에서 가운이 조금 구겨졌을지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의 손에 의해 자켓이 흘러내리고, 뒷머리가 따뜻한 손에 감싸인다. 펑. 터지는 소리가 아득히 먼 곳에서 나는 것 같다. 실질적으로 아득히 먼 곳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느껴졌다. 방금까지 맞닿아있던 입술이 떨어진다. 그제야 폴라리스는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몽롱한 눈을 느릿하게 꿈벅이며 그를 보았다. 그가 폴라리스에게 시선을 떼서 화려한 불꽃놀이를 보는 동안에도 그녀는 계속 그를 바라보고 있다가 느슨하게 풀린 얼굴로 미소했다. 아, 지금 나 얼굴 풀렸네. 자각은 조금 느리게 찾아왔다. 가운을 잡고 있었던 손도 모르는 사이에 풀려 있었다. 아마 그가 입맞춤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을 때 힘이 빠져서 손을 놓았을 것이다.

Shall we.

방금 전까지 그런 키스를 하고서는 손을 내밀고 함께하자 권하는 것이 천연덕스러웠다. 다리, 앉아 있으라고 몇 번을 말해야 들을까. 당신 부상자라구요. 그렇지만 지금 자신의 부상을 잊은 것처럼 행동하는 그 앞에서 구태여 타박의 소리를 하고 싶지 않아서, 폴라리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웃었다. 내민 손을 잡고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폴라리스는 잠시 생각했다. 당신을 나를 보고 작은 바다라고 했었지. 폴라리스는 그의 손을 잡고 일어서는 게 아니라 그 손을 제 입가에 가져갔다. 손끝을 시작으로 손가락 마디위로 새가 쪼듯 가볍게 입술을 맞추어 나갔다. 마침내 그의 손등에 도달했을 때, 폴라리스의 입술이 시원스런 호선을 그렸다. 촉, 희미한 소리를 내고 그의 손등에서 떨어진 말캉하고 부드러운 입술은 아마도 장미의 색. 폴라라스는 고개를 들고 그와 시선을 마주하며 환하게 미소했다.

“if you want.”

당신이 원한다면.

“My beloved land.”

사랑하는 나의 육지여.

여기까지는 완벽했던 것 같다. 그러나 곧이어 폴라리스의 양뺨에 떠오른 발그스름한 빛이 진해진다. 폴라리스는 고개를 푹 숙이고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쑥스럽네요.”

그것도 꽤 많이. 전화 너머로 그에게 달링이라고 말할 때는 혼자서 쑥스러움을 가라앉힐 시간이라도 있었지, 지금은 그러지도 못한다. 폴라리스는 포르르 한숨을 내쉬고 흘러내렸던 옷을 추어올려 입었다. 가늘고 하얀 어깨에 약하게 찍힌 잇자국은 아마 옷 속으로 숨어버렸겠지. 폴라리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이번만은 묻지 않을 테니까, 빨리 나아야 해요.”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고, 만약 다쳤다면 ?그가 다친다는 가정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 상처가 빨리 낫기를 바란다. 부러 가벼운 어조로 이야기 했지만 깊은 진심이다. 폴라리스는 그의 손을 잡고서 천천히 테라스로 나간다.

“궁금한 게 있는데 당신 손은 왜 이렇게 따뜻한 걸까요?”

싱거운 농담처럼 덧붙여 물으며 폴라리스는 옅게 미소했다.

56 릭주 ◆rAqAiJ2zqg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0:40:59

앗 드디어 다 옮겼네요! 글자수 20000까지 가능이라 나름 스무스하게 옮긴 것 같아요..(*´ω`*) 이제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봐야겠어요 폴라리스는 언제봐도 사랑스럽네요´・ᴗ・`

57 폴리주 ◆lcVSk6vvyc (6260044E+6)

2018-12-28 (불탄다..!) 01:09:43

>>43

저 사실 >>39레스 때문에 창피했는데 릭주가 중간 중간 글을 적어주셔서 이제 안 창피(혹은 덜 창피)해요 (헤헤) 앗... 저는 맹수랑 집착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니까 릭이랑 집착이라는 단어도 어울린다고 생각을 했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ㅇ^ 그렇지만 스윗이라는 단어랑 젠틀이라는 단어도 릭이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릭이랑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건 단어는.. 어... 비굴? 비굴한 릭은 상상이 안 가요.

기상청이 거짓말을.. 언제 올 초겨울쯤에 비 안 온다고 했다가 비온 전적이 있어서.. (부들부들) 앗.. 비교적 건강하게 지내셨다니까 안심이 됩니다 :D 흐윽.. 저 뿐만 아니라 릭주를 위해서도 모두를 위해서도 추위가 가셔야 해요..... 겨울이라도 가끔 따뜻한 날이 있으면 좋겠어요 8ㅅ8


???? 저 읽어보고 있는데 기억 속의 릭의 대사라든가 지문이 바뀐 것도 같아요...??? 제 기억에는 "사랑하죠" 였는데 "사랑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 로 바뀌어 있어서 어리둥절했어요... 제 기억이 잘못된 거였을까요... (낑)

>>52
앗... (동공지진) 릭주의 알렌이라서 귀여워 했었는데 속상하셨을까요? 앗... 앗... 릭에 동화해서 질투 비슷한 걸 했다고 말씀해 주시는 게 귀엽네요... (。・・。) ()() 전 그때 일상 돌리면서 알렌이 폴리를 싫어하는 것 같다! 고 느꼈던 것 같아요. 릭의 여자라서 싫은 걸까, 아니면 그냥 폴리가 싫은 걸까 궁금했었는데... 싸가지 바가지에 빵 터져 웃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만약에 제가 폴리말고 다른 캐릭터를 냈다면 릭주가 그 캐릭터를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하셨다면 기분이 오묘했을 거 같아요. 어... 뭐라고 하지? 위기의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폴리도 아닌데 왠지 제가 위기의식 느꼈을 거 같은 걸 보면 저도 폴리한테 동화한 면도 있나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

58 폴리주 ◆lcVSk6vvyc (6260044E+6)

2018-12-28 (불탄다..!) 01:13:11

앗... 20000 제한이 있군요...? 끊어서 옮기는 기준이 궁금했었는데 이제 풀렸어요! 저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고 싶은데 벌써 새벽을 넘겨서... (낑낑) 자러가야해서 슬퍼요... 8ㅁ8 릭도 그래요. 언제봐도 사랑스럽고 또 매력적이에요 =D 옮기느라 수고하셨어요. (어깨 조물조물) 감사합니다!

59 제인(폴라리스) - 어느 뒷골목에서 (6260044E+6)

2018-12-28 (불탄다..!) 01:14:52

냐옹-

고양이가 길게 울며 제인이 놓아둔 사료를 쌓아둔 밥그릇에 다가온다. 차콜색 후드티, 흰색 선이 들어간 검은 기모 트레이닝 바지. 그 위를 감싸는 검은 롱패딩으로 완전 무장한 제인이 양손을 제 입술 앞에 모아 호- 불었다. 하얀 입김이 새어나오는 완연한 겨울이었다. 아마 이 계절을 다 보내지 못하고 죽는 고양이도 있겠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주 조금은 착잡해지는.

여기 저기 인적 드문 골목을 돌며 사료를 뿌려서 가방 안의 사료가 슬슬 바닥을 보인다. 밤의 도시에서 새벽은 안전한 시간대는 아니다. 아니, 어느 시간대든 안전하지가 않다. 호신용품으로 무장하였다 해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그런 날. 제인은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창백한 달이 까만 밤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제인은 제 연인을 떠올렸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와 밤이 어울린다고 생각하겠지만, 태양 아래서 내리쬐는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금발을 보면, 그는 환한 낮도. 아침도. 그리고 이런 새벽도 어울리는 사람일 것이다. 그와 보지 못한 지 한달 쯤 되었을까. 다친 곳은 다 나았을까, 오늘도 생각하면 좀 우울해진다. 끝까지 다친 곳의 상처를 보지 못했다. 다쳤다는 사실만 알고 상처의 경중을 모르는 것은 꽤 불안해지는 일인 것이다. 그저 빨리 낫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는 게 슬펐다. 의사였다면 좋았을까. 집적 그의 상처를 살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직업이었다면 좋았을까. 그렇지만 그런 직업으로 만났다면 지금의 관계와 다른 관계가 되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연인이 되지 못했을 수도 있지. 제인은. 폴라리스는 그것은 싫었다. 이미 사랑을 알게 되고, 연인이 된 그가 얼마나 다정한 눈을 하는지 알게 되면 그 이전으로는 도저히 돌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

냐앙.

사람보다 더 인기척에 밝은 작은 짐승이 꼬리를 세운다. 경계심이 다분히 묻어나는 그 몸짓에 제인은 주머니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립스틱 모양-겉으로만 봐서는 립스틱으로밖에 안 보이는 정교한-의 전기 충격기를 쥐고 제인은 마음속으로 숫자를 센다. 당연히 전기 충격기는 아직 꺼내지 않는다. 일촉즉발의 순간까지 숨기는 것이기에. 발걸음 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가 더 가까워진다. 제인은 그 특유의 무표정-속을 알 수 없어 고양이처럼도 보이는-을 하고서 뒤를 돌아보았다. 제인의 까만 눈동자가 달빛을 받아 고양이의 그것처럼 빛났다.

60 폴리주 ◆lcVSk6vvyc (6260044E+6)

2018-12-28 (불탄다..!) 01:23:04

저도 옮겨두고 자러갈게요! 순서상 17레스를 이쪽 아래로 옮기는 편이 더 보기 편하실 것 같아서 :>

저는 제인을 폴리보다 굴리기 편하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은데... 제인으로 릭 만난다고 생각하니까 긴장이 돼요... (...) 릭이 제인이 폴리인 것을 알아볼까! (두근두근) 못 알아봐도 못 알아보는대로 좋고, 알아봐도 알아보는대로 전 좋을 것 같아요! (제인 : 내 의견은 안 들어봐?)
제인으로 릭을 처음 만났어도, 릭이 폴라리스에게 사랑에 빠졌을까 그게 궁금해졌어요. if랄까 au? 로 제인이랑 먼저 만난 릭도 상상해 봤는데... 제인으로 만났다면 두 사람의 도입부 과정이 조금 달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랑, 그때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끼어 있던 명함이 신의 한수 였구나...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어요!

으앗... 벌써 새벽 한 시네요. 잘자고 좋은꿈 꾸세요 릭주! (ɔ ˘⌣˘)˘⌣˘ c)

61 릭주 ◆rAqAiJ2zqg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1:39:41

>>57 ㅋㅋㅋㅋㅋㅋ아앗..비굴.. 그렇네요 자존심, 자존감, 항상 우위에 있는, 같은 게 릭의 정체성이나 마찬가지인데 비굴은.. 거의 정 반대에 위치하는 단어일까요^ㅇ^?

아니 폴리주 기억력 엄청나게 좋으신데요 ㅇㅁㅇ...?!(당황) 그으.. 제가 계속 읽으면서 사실 작게작게 몇 군데 바꾼 부분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그 대사 하나를 기억하시다니 약간 감동인 부분일까요(..)(T▽T)

ㅋㅋㅋㅋ알렌이 폴리에게 적대적인 표면적인 이유는 전자에 가까웠겠지만... 이면에는 저의 속좁음으로 인한.. 그런 것일까요...^ㅁ^(쥐구멍) 저도 천천히 다시 한번 읽어보려구요ㅎㅎ 일상 하나하나가 길어서 꽤 양이 많아요
맞아요 벌써 시간이 한시가 훌쩍 넘어버렸네요 폴리주 너무 늦게 주무시는게 아닌지 ㅜㅜ.. 걱정이 되네요 제인이랑은 첫 만남이예요(*´ω`*)! 주무시고 계시면 이어둘게요(두근두근)

안녕히 주무세요 폴리주! 어떤 꿈을 꾸시라고 하는게 좋을까요... 스윗한 버전의 릭이 나오길 바랄까요(〃▽〃)(??) 늦었으니까 오늘은 아무 꿈도 안꾸고 푹 주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내일 만나요 폴리주 잘자요!♡´艸`)

62 릭 - 폴라리스(제인)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4:51:34

릭은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천국과 지옥의 구분을 믿는다면 손을 대어서는 안 될 일들을 너무 많이 저질렀기 때문에도 맞는 이유지만, 사실 그가 같은 성품을 지닌 평범한 회사원이었어도 그 믿음이 크게 달라졌을 것 같지는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는 철저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었다. 운명이나 인연, 기적 같은 말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것을 좇는 허상에 불과해 보였다.
그렇지만 폴라리스, 이 캄캄한 도시의 어디에도 당신이 보이는 것은 무어라고 설명해야 할까?

"차 세워."

헛것을 봤나, 의심하면서도 타이어의 거친 표면은 새벽의 한적한 도로변에 작은 마찰음을 냈다. 그가 발견한 것은 그 짧은 사이 온데간데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어저면 정말로 그가 무의식적으로 가장 보고 싶어하는 모습을 반영한 허상인지도. 그러나 뭐라고 정확한 이유를 설명할 수도 없이, 운명적으로 차에서 내리는 것이 옳음을 알 것 같았다.
환한 대낮조차 밤으로 물들이는 마법같은 도시의 실제 밤은, 거리 곳곳에 설치된 가로등이 무색할 만큼 고요하고 음산했다. 미세하게 절뚝거리긴 했지만-이것이 그가 근 한달 간 직접 차를 몬 적이 없는 이유일 것이다-그러면서도 릭은 조용한 골목을 온통 울리는 제 딱딱한 구두굽 소리를 감출 생각조차 없는 듯했다. 여유인가, 어쩌면 제가 왔음을 알리는 배려인지도 몰랐다. 릭이 작게 헛기침했다. 물론, 그와 거의 동시에 그보다 훨씬 작은 짐승이 울음으로써 그의 도착을 알렸기 때문에 큰 효용은 얻지 못했다.

"폴라리스."

폴라리스. 일련의 알파벳들이 그의 혓바닥 위에서 부드럽게 굴렀다. 4음절에 불과한 짧은 한마디에 마음 한구석이 깊이 울리는 것 같은 이 느낌은 대체 무얼까? 당신을 부르며 릭은 별다른 표정을 짓지는 않았다. 그녀가 석유처럼 검은 머리를 하고 있든, 얼굴도 보이지 않을만큼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든 하는 것은 그에게 별로 고려할 만한 사실이 아닌 듯했다. 폴라리스였다.
사자는 왜인지 굉장히 오랜만에 그의 사랑하는 이를 만났다고 느꼈다. 그녀의 생각대로 얼굴을 보지 못한 것이 어느덧 한달 언저리를 넘기긴 했지만, 어쩐지 그보다 더 오래, 세 개의 계절을 넘어 마침내 같은 시간에 도달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답지 않게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조금 망설였다. 어색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당신이 없는 시간이 양초를 씹는 것마냥 아무런 재미가 없었다는 말부터 시작해야 할까. 더 근사한 말을 찾으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그의 평소 태도와 일치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다가도 고민이 무색하게, 순간 내리쬐는 달빛에 그녀의 눈동자가 빛나서, 릭은 결국 다정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까만 눈동자도 아름답네."

야옹, 그의 발치에서 고양이가 울었다. 릭은 별 감흥 없는 눈빛으로 잠시 그것을 내려다보다가, 곧바로 다시 폴라리스에게 시선을 옮겼다. 창백한 금발이 달빛에 부대꼈다. 한낮의 태양 아래에서만큼은 아니더라도, 그것이 당신 눈앞에서 은은히 빛났다.

63 릭주 ◆rAqAiJ2zqg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05:02:09

앗.. 딴짓도 하고 하다보니 늦은 새벽이 되어버렸네요(*´ω`*)
ㅠㅜㅜ아앗 그리고 제가 너무 기쁘다보니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ㅠㅜ 연말이고 하다보니 조오금 바쁠 것 같아요 오늘(금요일)도 그렇구 31일 1일 이렇게 또 여행을 가가지구.. 그치만 틈틈이 들어오는 건 물론이구 가능한 한 자주 이을게요༶ඬ༝ඬ༶ 오랜만의 답레니까 신나서 줄줄 써내려갔네요 흑흑..

>>59 ㅠㅜㅜ그가 얼마나 다정한 눈을 하는지 알면 도저히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니 다정한 눈빛을 또 안 보여줄 수 없었잖아요..?(/ω\)
후후 그렇습니다 릭은 알아봐 버렸습니다!!^ㅇ^(제인:ㅂㄷㅂㄷ) 아까 말씀드린 것과 같은 이유로 답레 천천히 주셔도 좋아요..ㅠㅜ.. 벌써 새벽 5시네요, 폴리주는 편안하게 주무시고 계시겠지요ㅎㅎ? 저도 이만 들어가볼게요 굿밤이예요!⊂◉‿◉つ

64 릭주 ◆rAqAiJ2zqg (4850063E+5)

2018-12-28 (불탄다..!) 13:09:25

점심이니까 한번 갱신해봐요! 폴리주 식사는 하셨을까요? 오늘도 넘 춥네요ㅠㅅㅜ 꼭 따뜻하게 입고 다니셔요~

65 폴리주 ◆lcVSk6vvyc (0076884E+5)

2018-12-28 (불탄다..!) 16:03:08

결국 늦잠 자버렸는데, 릭주 레스 덕에 아침부터 실실 웃을 수 있었어요...! 아... 릭주가 너무 글을 잘 쓰셔...ㅠㅠㅠㅠㅠㅠ 릭이 너무... 릭이에요. 그래서 좋아요..ㅠㅠㅠㅠㅠ 사실 제인에 대해 메모해둔 것들 읽어보고 차분하게(?) 글을 쓸라고 했는데 막 머릿 속에서 뒷 이야기가 생각나는 거예요. 이렇게 이을까 저렇게 이을까 즐겁게 생각하다가 너무 쓰고 싶은 대사가 생겼는데 약속이 생겨서 오늘 안에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8ㅅ8

제 기억력이 엄청나게 좋은 게 아니라. "사랑하죠" 라는 대사가 설렜어서 기억하는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전... 제가... 기억력이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폴리 생일만 까먹은 게 아니라 제인 목떡을 올렸는지도 기억이 안 나서... ㅠ_ㅜ (제인 목떡 기억이 안 나요... 제가 올린 적이 있었나요?) 사랑한다고 말하는 대상이 담배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괜히 폴리주가 설레고 그랬거든요. 앗... 작게작게 바꾸신 부분들이 있군요. 제 레스들이 부끄러운 (녹차라떼 홍차라떼 다시 봐도... 아니 다시 보니까 더 부끄러운 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시에 릭주가 올리신 레스 다시 읽는 게 기대되고 그래요... ㅠ////ㅠ


알렌이랑 다시 만나면 알렌이 안 적대적이었으면.. 덜 적대적이었으면 좋겠는데.. 폴리가... 알렌에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폴리가 걱정입니다... (._. ...(이러다 폴리가 알렌 멱살 잡을 일(????)이 생길까 걱정이.. 쪼금 들어요...) 그러네요. 일상 하나하나가 긴데 그때는 길어서, 릭을 오래 볼 수 있고 릭주 글을 많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고, 지금도 읽을 게 많아서 해피해요. ^▽^

>>63 헉 너무 늦은 시간에 주무신 거 같아서 걱정되는데...ㅠㅠㅠㅠㅠㅠ 오늘은 일찍 주무셔요! 연말은 원래 바쁘죠. 여행! 즐겁게 잘 다녀오세요 :> 틈틈이 들어와주시는 건 기쁘고, 가능한 한 자주 잇겠다는 말도 기쁘지만... 무리하지는 마세요! 저도 지금 신나요... *^◇^* (헤헤)
또 안 보여줄 수 없었잖아요? 라는 말이 괜히 설레요... 으앜ㅋㅋㅋㅋㅋㅋ 저 말고 제인이.. 폴리가 설레라고 쓰신 걸텐데 왜 제가 설레지... 88 못 알아보면 이렇게 이어봐야지~ 라고 생각한 거랑 알아보면 이렇게 이어지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한 거랑... 릭주 글 읽고나서 제가 잇고 싶은 거랑 달라졌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달라질 내용쪽이 현재는 더 마음에 드는데 써봐야 어떻게 달라질지 알겠어요. 네, 저 레스만 옮기고 바로 기절(...)했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늦잠) 굿밤 되셨길, 맛있게 식사하셨길 바래요! 저야 점심도 이미 먹은 시간이구, 따뜻... 따뜻하게 입고 나가도 제가 추위를 타네요....ㅋㅋㅋㅋㅋㅋㅋ... 릭주는 덜 추우셨음 좋겠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D ♡

66 릭주 ◆rAqAiJ2zqg (5749081E+5)

2018-12-28 (불탄다..!) 18:11:05

네에 오늘이 아니어도 내일이든 모레든, 천천히 써주셔도 좋아요^^♥!! ㅋㅋㅋㅋ아.. 폴리주 말 듣고보니까 그때 사랑하죠를 일부러 그렇게 썼던것 같기도 하고(???) 첫일상부터 정체를 들키게 했던건 확실히 폴리랑 좀더 가까워지고 싶어서였죠 헿..
제인 목떡은 에.. 기억에 없는데 제가 올리신걸 기억 못하는건 아니었음 좋겠네요☞☜... 폴리가 불러준 노래들 막 유튜브에 검색해보고 그랬던게 생각나네요 가사 읽으면서 주책맞게 의미부여하고..ㅋㅋㅋㅋㅋㅋ
저는 마지막 일상(이었던 것)의 폴리 마지막 대사88 당신 손은 왜이렇게 따뜻한거냐는 말이 항상 너무 먹먹했어요 정작 따뜻한건 릭의 손이 아니라 폴리의 말씨였기 때문이었는지..

다시 만나면 알렌은 그냥 설설 기어다닐 것 같은데(알렌: ) 그때 너무 못되게 굴어서 정말 폴리쪽에서 미워하지 않을지 걱정이네요^u^
폴리주도 신나세요? 저도 신나고 설레요^ㅇ^ 으으 오늘도 진짜 말도 안되게 추워요.. 가급적 실내에 있어야하는 날씨입니다 먼곳에서 보내는~~ 제 온기를 받아 조금이나마 더 따뜻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셔요^-^♥

67 릭주 ◆rAqAiJ2zqg (8577715E+5)

2018-12-29 (파란날) 10:15:14

좋은아침이예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폴리주^-^~!

68 폴라리스(=제인) - 릭 (8817247E+5)

2018-12-29 (파란날) 16:51:45

하나, 둘, 셋. 마음속으로 센 숫자가 끝날 때에 맞추어 제인은 돌아보았다. 조용한 골목을 울리는 걸음에는 폴라리스보다 약간은 둔감할 제인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미세한 절뚝거림이 있었을까.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그녀가 전혀 예상도 못한 사람이었다.

폴라리스.

조금의 망설임 뒤에 나온 명확하고 부드러운 발음. 놀라서 커진 까만 눈동자에 스쳐 지나간 것은 어쩌면 충격이었을까. 그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저토록 분명하게 제인을 폴라리스라고 부를 순 없을 것이다. 너무도 놀라운 일이지만 그가 그녀를 망설임도 없이 찾아냈기 때문에. 그가 한 번도 본 적이 없을 제인의 모습을 하고 있던 그녀를 아무런 예고도 없이 알아보았기 때문에. 제인은, 폴라리스는, 그녀는... 순간 아무 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대체 어떻게 나를 알아본 걸까, 라는 당연한 의문조차도 떠올리지 않았다.

까만 눈동자도 아름답네.

다정하게 건넨 칭찬에 맥이 풀릴 것 같다. 핫- 그녀의 입술에서 탄성같은 헛웃음이 짧게 흘러나왔나 싶더니만 주머니 속에 넣었던 손에 힘을 풀고서 제인은 환하게 웃고 말았다. 긴장했던 몸에 힘이 풀린다. 맹세컨대 단 한번도. 밤의 도시에서 제인의 모습을 하고 이렇게 웃은 적이 없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그녀의 가면들을 들키는 게 싫은 사람이다. 싫다 뿐이랴, 어쩌면 그녀의 모든 가면들을 들키는 것은 두렵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건 들키고 말고의 문제조차 떠나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당신은 나를 한 눈에 알아볼 것만 같아서.
그것은 충격은 동시에. …감동? 감동일까? 감동이라는 단어가 지금 제가 느끼고 있는 이 알 수 없는 술렁거림의 다른 이름일까.

“...당신은 정말,”

제인은 주머니에서 손을 뺐다. 힘이 풀려 있던 손이 진즉에 손 안에 있던 립스틱 모양의 전기충격기를 놓아주었다. 깨끗한 빈 손이 어쩌면 추워보일지도.

“놀라운 사람이네.”

그녀의 입술 밖으로 흘러나온 음색은 평소의 것과는 다를 것이다. 쉽게는 잊을 수 없는 청아함 대신, 듣는 사람의 감정을 어쩐지 평온하게 가라앉힐 것 같은 약간 허스키한 음색. 그러나 그 음색 안에 담겨 있는 감정이 평소의 것과 다를 리 없다. 알기 쉬운 애정이 묻어 나왔다. 제인은, 아니 릭의 폴라리스는. 천천히 걸어 그의 앞에 섰다. 그가 손만 뻗으면 금세 그녀를 품에 가둘만한 거리에 가만히 서서 지금의 당신을 오래도록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사람처럼 빤히 바라만 보다가. 어느 순간 둥글게 눈을 휘며, 말갛게 속삭였다.

“키스해줘요.”

*

In other words, darling, kiss me.
(바꿔 말해서, 연인이여, 키스해줘요.)

*

충격이었고, 가슴이 술렁거렸지만. 그 충격과 가슴의 술렁거림이 싫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는 당신이기 때문일까. 그가 그녀를 알아보았다. 까만 눈동자도 아름답네, 아무렇지도 않게 칭찬을 건네었다. 사실 나는 당신이 익히 알고 있을 푸른 눈동자가 아니라면, 당신이 날 사랑해주지 않을까 두려웠던 것 같아. 그러나 그 두려움이 천천히 녹아가기 시작한다.

당신이 나를 알아보았다는 사실이.
사랑한다는 고백보다, 당신은 나를 용감하게 만든다는 말보다, 더욱 명확하게 와 닿는 사랑의 증명 같아서. 나도 그 어느 때보다 당신이 명확하게 알아차릴 수 있게.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전하고 싶어졌어. 당신을 만났던 계절, 당신을 만나지 않았던 그 모든 계절을 뛰어넘어서. 내 마음이 당신에게 닿았으면 좋겠다고 바라.

69 폴리주 ◆lcVSk6vvyc (8817247E+5)

2018-12-29 (파란날) 17:27:26

구상할때만 해도 이렇게 길진 않았는데... (동공약진) 하지만 쓰고 보니 길어지는 일은 언제나... 있었던 일 같아요... 허허..

>>66 빨리 쓰고 싶었는데 어제는 도저히 시간이 안 났어요... 8ㅅ8 사실 시작할 때만 해도 약간 헤맸는데 어느 순간 되게 몰입해서... 글이... 길어지고... 구상과는 달라지고.... 그래도 가장 쓰고 싶었던, 그래서 구상하면서 많이 고민했었던 장면은 썼어요! (헤헤) 저는 릭이 제인을 너무 망설임도 없이 폴라리스라고 알아본 게 신기했어요... 밤의 도시를 러닝할 적에, 만약에 제인을 폴리라고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면 (아주 어렵게) 알아봤어도 긴가민가 해하며 폴라리스...? 라고 물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릭은 예상 밖의 사람이에요... (´͈ ᵕ `͈ ) 앗... 앗... 폴리랑 가까워지고 싶었다는 게 기쁘네요...88!! 전.. 저는 릭이랑 첫일상 때 되게 신나했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해맑게 신나하면서 음료 쏟는 레스 썼었던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제인 목떡은 안 올렸었나봐요! 후보는 있는데 정확히 정하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좀 더 고민해 보려고요. 앗.. 아앗... 릭주가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까 맞관이었는데 진짜로 1도 눈치를 못 챘던 제가 떠올라 버려서 이불을 발로 차 버리고 싶어졌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와서 할 수 있는 이야기 일까요. 고백 쓰기 전날.. 제가... 폴라리스가 차일거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 차일 거라고 생각했으면서도 릭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싶었어요. 릭과 릭주가 첫일상부터 폴리를 좋아했다는 게 정말로 새삼스럽게 기쁘네요!

설설 기어다니는 알렌이 상상이 안 가요.... 릭 앞에서는 몰라도 폴리 앞에서는 전혀... (도리도리) 미워한다기 보다는... (먼산) 조심스럽게 꺼내는 이야기예요. 미리 여쭤보고 싶은데 폴리가 알렌을 싫어해도 괜찮을까요...? 정주행 하면서 놀랐던 게 폴리가 마음의 문을 닫아서 그런가... 알렌이 안 귀여워 보여서 놀랐어요...ㅇㅁㅇ 폴리가 자기 마음 닫아버릴 때 제 마음의 문도 같이 닫고 가버렸나...?? (어리둥절) 음~ 그래도 폴리는 대체로 제 예상을 빗나가는 아이니까 다시 알렌을 만나면 지금 제가 생각하지 못하는 반응을 보여줄지도 모르겠네요!
신나고 설레는데 말도 안 되게 추운 날씨인 건 오늘도 그래요..ㅎㅎㅎ 앗! 릭주가 온기 보내주셔서 저는 더 따뜻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냈어요! 릭주에게도 제 온기를 보냅니다~~!! =D ♡
좋은 아침 인사를 해주셨지만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네요.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70 폴리주 ◆lcVSk6vvyc (8817247E+5)

2018-12-29 (파란날) 17:41:49

다 쓰고 올리고 보니까 깨달은 사실
1. 예전에도 생각한 적 있지만 제인일 때가 폴라리스 모습할 때보다 둔감하긴 하구나...
2. 저 장면 지금 고양이가 보고 있을텐데.. 제가 릭을 보느라 고양이를 까먹어 버렸... 어요....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 : 심기불편)

정주행 하면서 느낀 것들 몇 개만!
1. 릭이 운전할 때 사랑한다고 말한 폴리가 너무하다. 너무해 보인다.... 폴리가 릭의 안전운전을 방해하고 있다... (글을 쓸 당시에는 너무한 행동이라는 자각이 없었습니다...ㅋㅋㅋㅋㅋ)
2. 학교 외전 짱 좋아요... 제인릭 짱 좋아... 릭제인 짱 좋아....ㅠㅠㅠ
3. 릭폴리 폴리릭은 좋아하는 장면들이 너무 많아서... 다 좋아요! 만약에 릭이 폴리를 제인 모습으로 먼저 만났더라면~ 이라던가 릭이 폴리한테 음료수를 쏟았더라면~ 같은 것도 궁금해졌지만 지금의 릭폴리릭이 너무 좋아서 첫만남에서 음료 쏟은 게 지금 와선 너무 잘한 일 같습니다... (뿌듯)

+) 폴리 말씨가 따뜻하게 느껴진 건 릭이 폴리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 아닐까요? (´͈ ᵕ `͈ ) (먹먹해는 하셔도 가슴 아파하시진 않았으면 좋겠다) 릭도 따뜻해요. 폴리한테는 놀라울 정도로요.

71 릭주 ◆rAqAiJ2zqg (3331708E+5)

2018-12-29 (파란날) 18:35:26

ㅠㅜㅠ으아 흑흑 으아아아...(사망) 일하는 중에 잠깐 들어와봤는데 때마침 레스가 올라와있다니 엉엉 울면서 씁니다ㅠㅜㅜ 넘조아요 안절부절.. 어서 자리에 앉아서 각잡고 쓰고 싶은데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내일 써야할지 오늘 틈틈이 쓸지 고민이네요ㅠㅜ(오열)
릭은.. 릭이라면 제인을 한눈에 알아봐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간 릭이 감이 좋다고 수없이 묘사해왔던 것들이 바로 이순간을 위한 장치가 아니었을까요^ㅁ^? 그치만 그저 감이 좋기 때문만은 아닐거예요 사랑하기 때문이죠 이것이 바로 power of love..() 폴리도 그렇게 느껴주다니 저는 이자리에 드러눕습니다 흑흑..ㅠ-ㅜ

그럼요! 폴리가 알렌을 싫어하는게 어쩌면 당연하지요..(알렌: ) 누군가를 싫어하는 폴리라니.. 또 새로운 모습.. 저는 기쁩니다^ㅠ헤헤
아 한달동안이나 서로 못 만났다는 말에서도 그렇고 그전에도 종종 생각했는데 릭이랑 폴리는 서로에 대해서 참 모르는것같아요.. 열정-친밀감-헌신으로 이루어진 사랑의 삼각형으로 보자면 열정과 헌신은 최고치인데 친밀감은 한없이 바닥을 찍는 기괴한 형태일것 같달까^^*() 둘은 언제쯤 서로에게 솔직해질까요?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 외의 그 모든 영역에서요.. 종래에는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ㅋㄱㄱㅋ아..아헐.. 그러고보니 본스레(?)에서 릭폴리인지 폴리릭인지 희대의 고민을 했던게 기억나네요 헉 추억이어라..
전 정주행하면서 느낀게 릭이 폴리 앞에서는 말도 안되게 애가 된다는 걸까요? 막 찡찡거린다는건 아닌데..ㅎㅎ 감정도 답지않게 왔다리갔다리하고 자기도 의식하지 못하는거같지만 묘하게 기대고 싶어하는게 느껴졌어요 폴리 앞에서 냉정한 모습이 가능하기나 할까요? 모두가 코웃음 치겠지만 사실은 어른인척하는 헛어른이네요

오늘도 날이 정말 추워요.. 심지어 한파라네요 겨울이라 해도 엄청 짧아요8-8 올해도 사흘 남았네요, 부디 따뜻한 곳에서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바라요^^♥

72 폴리주 ◆lcVSk6vvyc (8817247E+5)

2018-12-29 (파란날) 21:00:55

저도! 저도 각잡고 쓰고 싶었어요! (활짝) 오늘 시간 없으시면 릭주의 현생부터 챙기고 오세요 :> 근데 틈틈이 쓰고 싶은 마음도 이해해요. 제가 그랬으니까요....ㅋㅋㅋㅋㅋㅋㅋ
릭이 제인을 너무 망설임도 없이 알아봐서. 사랑이구나, 했어요. 폴리가 이상한 곳에서 둔감(...)해도 그걸 못 느낄리가 없죠! 아닠ㅋㅋㅋㅋㅋ 릭이 감이 좋타고 수없이 묘사한 게 지금 이 순간을 위한 장치라니 로맨틱 하잖아요.... 찬 데 드러눕는 거 아니니까 이불 위에 전기매트도 깔아드리겠습니다 ㅠ◇ㅠ

으악...ㅋㅋㅋㅋ 기뻐해 주신다니 이제 안심하고 콜드한 폴리를 쓸 수 있겠네요!
한달이나 서로 못 만났다는 것도 그렇고, 둘 다 서로 매일 열심히 카톡을 들여다보는 성격도 아니고... 폴리도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서 핸드폰을 늘 챙기고 다니진 않을거라서요... ()() 서로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다고 해도, 서로가 남들이 모르는 모습만은 알고 있다는 것도 좋아요 :> 사랑의 삼각형 이론 검색해보고 왔어요! 아닠ㅋㅋㅋㅋㅋ 친밀감이 바닥을 찍진 않을거라구요! (울먹) 단지 서로에게 솔직할 수 없는 부분이 아직은 많을... 뿐... 사랑한다는 사실 외의 모든 영역에서 솔직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종래에 어떻게 될 지는 그때에 이르러야 알 게 되겠죠. 릭과 폴리는 늘, 거의 대체로 저희의 예상을 빗나가잖아요. 지금 예상해도... (빗나가지 않을까...?)


릭폴리일 때가 있으면, 폴리릭일 때도 있는거지요 ^p^ 릭폴리릭으로 써야할지 폴리릭폴리로 써야할지는 지금도 고민이 되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
앗 정말요? 전 릭이 어른이구나, 느낀 때도 있었는데. 어린애가 되는 것도 전 좋아요. ㅋㅋㅋㅋㅋ 헉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기대고 싶어 하는 거...ㅠㅠㅠㅠㅠㅠㅠㅠ 넘 좋아요... 릭이 폴리에게 의식하지 못해도 묘하게 기대고 싶은 것은... 릭이 기대면 폴리가 웃으며 받아줄 것을 알아서일까요. (´͈ ᵕ `͈ ) 폴리는 릭이 자신에게 기대고 의지한다면 기쁘고 또.. 안심할 거예요. 폴리에게 완전히 냉정할 수는 없겠죠, 릭이 폴리를 사랑하고 있는 한은요! 어른인 척 하는 헛어른은 아닙니다...ㅋㅋㅋㅋㅋㅋ 소년같은 어른이라고 해주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 ^◇^
한파라구요...? 88 따뜻하게 하고 나가셨을까요? 앗, 맞아요. 버스타고 가면서 확 느꼈어요. 여름이면 이 시간이면 아직 해가 떠있었는데~ 하던 시간대가 너무 어두웠어서... 88 헉... 올해가 사흘밖에 안 남... 았군요... 의식하고 있지 않던 사실이네요 ㅠ_ㅠ 네, 릭주도 따뜻한 곳에서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새롭고 행복하게 신년을 맞이하시길 빌어요!♪(*´▽`)ノ♡

73 릭 - 폴라리스 (3331708E+5)

2018-12-29 (파란날) 21:28:44

두근, 심장에서 시작된 따뜻한 혈류가 온몸을 쥐고 흔들었다. 릭은 폴라리스가 어째서 그리 기쁜 표젓을 짓는지 알지 못했다. 자신이 그를 바라보며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릭이 상기된 얼굴로 다만 침묵한 것은 폴라리스의 온 얼굴에 만연한 기쁨을 차마 말로써 응대할 수 없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작은곰자리는 저 먼 북쪽 하늘에 떠 있지만, 그는 눈을 맞추기 위해 역설적으로 고개를 조금 숙여야 했다. 내리쬐는 달빛은 날카롭게 뻗은 콧날에 갈라지며 길고 어두운 잔여물을 뱉어냈다. 놀라운 사람이네, 폴라리스가 속삭였다. 껍질은 다르지만, 같은 알맹이를 포장했으니 기꺼이 그것을 당신의 목소리라고 말해도 좋지 않을까. 어둠에 잠긴 입술은 침묵을 깨고 무언가를 대답하려는 듯했다. 그러나, 그의 사랑하는 이가 그 즈음에서 만족할 줄을 모르고, 눈빛 다음에는 호흡을, 호흡 다음에는 입술을 맞춰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릭은 그저 작은 웃음소리를 낼 수 없었다. 그늘에 맞물리는 것이 퍽 낮고 깊다. 당신이 옳아. 원하는 것이 명료하다면, 어설프게 망설이는 것은 되려 독이 되지. 운좋게 이 내 심장을 낚아챘다면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전부 얻어내야 하지 않겠어.

how clever, my dear.

금방이라도 살이 닿을 듯한 가까운 거리, 릭은 천천히 손을 들어 폴라리스의 옆얼굴을 쓰다듬었다. 섬세한 왼손가락들이 전에 그랬던 것처럼 귓볼을 부드럽게 훔친다. 그들의 발치에 앉은 고양이가 혓바닥으로 제 털을 고르는 것 마냥, 미끄러지듯이 흐르는 손길이 그녀의 뒷머리를 감싼다. 창백한 입김이 허공에 긴 궤적을 그렸다. 무언가를 더 말하려다가, 쪽, 그는 짧게 입맞추었다. 그리고 여전히 그녀의 볼을 감싼 채로 잠시 떨어져서, 그 심해마냥 까만 눈동자를 얼마간 들여다보았다. 평소의 그 단단하고 흔들림 없는 모습과는 다르게, 당신을 가까이 둔 눈빛이 조금 떨리는 것도 같았다. 그가 제 아랫입술을 살짝 깨문 것은 두 사람이 바람 한 무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밀착해 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변화였을 것이다.

"기분이 이상하네."

꼭 무언가 망설이는 것처럼 보였던 건 착각이었을까, 그는 마침내 퍽 조용하고 덤덤하게 고백했다.

"...그렇지만 여기서 끝내는 건 너무 어린애 장난같지?"

그렇지. 릭은 스스로 대답했다. 당신의 대답까지 필요한 질문은 아니었는지, 그는 그 말을 끝으로 곧바로 다시 고개를 틀었다.


*

어떻게 나를 알아보았어요? 묻는다면 릭은 분명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표정 없는 얼굴로-그러나 동시에 따뜻한 눈빛으로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테다. 당신이 변장한 상태였다고 말한다면 그제야 그랬구나, 작은 중얼거림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겠지.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찌됐든 그가 당신의 앞선 질문에 어떠한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할 거라는 사실이다. 마주친 순간 대뜸 폴라리스, 하고 부른 것은 당신을 한번에 알아보았다고 으스대기 위함이 아니었다. 수면 아래 물고기가 숨쉬듯, 꽃이 시절을 알아 피어나듯 그냥 자연스레 당신인걸 알았어. 당신은 내게 그저 폴라리스였고, 현재에도 앞으로도 그럴것이고, 그 외에 의미를 둘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지. 심지어 당신이 검은 눈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한참을 바라보고서야 알아차렸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릭은 이번에도 애매한 대답을 흘릴 것이다. 그냥 그렇게 느꼈어. 다정하고 건조한 말씨다.

74 릭주 ◆rAqAiJ2zqg (3331708E+5)

2018-12-29 (파란날) 21:58:20

흐아 결국 틈틈이 썼는데 퀄리티가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ㅋㅋㄱㄱㄱ맞아요 폴리는 항상 예상할 수 없었지요 폴리주한테는 릭도 그랬을까요? 그래서 늘 참 도키도키 했어요

릭은..! 맞아요 굉장히 날카롭고 냉정하고 빈틈없고 이성적이고..(원래는.. 폴리 앞이 아닌 곳에서는..) 그런게 어른이라면 매우 어른스러운 사람 일것 같긴 해요^ㅁ^ 하지만 마음이 여유롭거나 관대하고.. 다른 사람들과 편안하게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과는 매우 거리가 먼 것 같아요 굉장히 극단적이네요^^3 그래도 폴리한테는 꽤 솔직하게 굴고 있으니, 언젠가는 폴리가 릭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줄까요?

앗 알바가 곧 끝나가네요 기뻐요ㅎㅎ 이따 다시 말씀 드릴 것 같지만, 오늘도 따뜻하고 행복한 밤 보내세요 폴리주^^* 한파 조심, 추위 조심이예요!(왈칵)

75 폴리주 ◆lcVSk6vvyc (8817247E+5)

2018-12-29 (파란날) 21:59:56

동접일까요! ㅠㅠㅠㅠ 시간 없다고 하셨는데 레스가 일찍 올라와서 놀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달빛이 콧날에 갈라지면서 길고 어두운 잔여물 뱉어낸다는 묘사라던가 껍질은 다르지만 같은 알맹이를 포장했으니 그것이 당신의 목소리... 라는 대목도 좋은데... 짧게 쪽 입맞추다가... 아... 으으아... ㅠㅠㅠㅠ 망설이는 것처럼 보였던 게 조금 마음에 걸리는데 어린애 장난같냐니.. 릭이 너무... 너무하네요... 심장을 들었나 놓네요.... 88888 그치만 수면 아래 물고기가 숨쉬듯 꽃이 시절을 알아 피어나듯 그냥 자연스레 당신인 걸 알았다는 문장에 제일 심장을 치고 지나가는 것 같아요.. 아니... 검은 눈을 하고 있다는 것도 한참 보고서야 알았다는 거 좋고 귀여워요... 흑흑...88 아니 어떻게 한참 보고서야 알지? 싶은데 그냥 그렇게 느꼈다니까 이것 또한 사랑이구나, 싶기도 하네요... ㅜ_ㅠ....

76 릭주 ◆rAqAiJ2zqg (3331708E+5)

2018-12-29 (파란날) 22:15:40

ㅠㅜㅜ아앗!! 맞아요 그 귀하다는 동접이예요!(붕붕방방) 흑흑 공들여서 썼어요(??) 좋아해주셔서 기뻐요..^ㅇ^ 사실 꽤 마음에 들었던건 작은곰자리 이야기였는데 북극성은 하늘에 떠있지만 또 다른 북극성을 보기 위해선 반대로 고개를 숙여야하는.. 그런 로맨틱한(엥) 상황을 연출하려고 한것이에요^^♡()

흑흑 릭이 폴리를 알아본건 뭐랄까.. 눈으로, 감각으로가 아니라 느낌으로.. 직관적으로 마주치는 즉시.. 의 느낌이랄까요 그렇지요 릭이 폴리를 좋아하는 것도 무슨 이유를 갖다붙여서 설명할 수 있는게 아니듯이요ㅎㅎ!

77 폴리주 ◆lcVSk6vvyc (8817247E+5)

2018-12-29 (파란날) 22:24:33

틈틈이 쓰셨다는데 어떻게 사람 심장 들었다 놓는 문구를.... 이렇게 짧은 시간안에 생각해서 쓰셨을까요...? (벙찜) 릭주 글은 들인 시간이 길면 긴대로, 틈틈히 쓰면 쓰는 대로. 다른 멋이 있고, 전 어느 쪽의 멋도 좋아합니다! ㅠㅠㅠ.... 릭을 좀 예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언젠가 한번쯤? 했었어요.... 근데... 릭이 너무 예상 너무 힘든 사람이에요... ㅋㅋㅋㅋㅋㅋ 응, 예상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저도 참 두근거렸죠. 지금도요.

뭐랄까? 이성적인 어른, 어른 앞에 이성적인 수식어를 붙여야 할 것 같다고 해야 할까... 10대의 사람이 릭을 본다면 어른! 으로 볼 거라고 생각했어요. 10대의 사람이 폴리를 보면... 어른? 이라고 생각할 것 같고 제인을 본다면 자기 또래... ()() 라고 볼 것 같은데 릭 눈에는 제인이든 폴리든 그냥 폴라리스라서. 문득 릭이 폴라리스를 애같다고 느낀 순간이 있는지, 어른같다고 느낀 순간이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여유... 여유는 모르겠지만 폴리에게는 관대하고, 폴리와는 마음과 사랑을 주고 받고 있잖아요. 다른 사람들과 편안하게 마음을 주고 받는 릭... 폴리는 괜찮을 거 같은데, 폴리주는....ㅋㅋㅋㅋㅋㅋ 다른 사람과 편안하게 마음을 주고 받는 릭을 보면 조금.. 쪼끔 질투날 것도 같아요. 극단적인 것도 릭의 매력 중 하나겠죠 XD 앗... 앗... 언젠가는 릭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폴리가 되는 게 폴리주의 큰 꿈입니다. 폴리는 기쁘게 릭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줄 거예요 :>

날이 추우니까 조심조심해서 돌아오세요. 장갑 끼고 다니시구요! 따뜻...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한데 심장이 들었다 놓아져서 정신이 조금 없는 밤이기도 해요...ㅋㅋㅋㅋㅋ 릭주도 따뜻하고 행복한 밤, 또 설레는 밤(?)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76 그리고 글을 쓰고 있는데 또 릭주의 글이 보이네요... 진짜 동접이군요...ㅠㅠㅠㅠㅠㅠ 앗.. 아앗... 곰자리에 작은곰자리 큰곰자리 제우스 칼리스토... 이런 거 연상하고 있던 저의 멱살을 잡으러 갑니다... (셀프 멱살잡이) 릭에게는 북극성이 둘인 거네요....ㅠㅠㅠㅠ 릭폴리의 로맨틱은 릭이 담당하고 있나봐요... (폴리는 릭한테 로맨틱을 좀 배워야 한다...)
직관적으로 마주치는 즉시... 다른 사람이 폴리를 한순간에 알아봤다면 폴리가... 소름돋는다고 생각했을텐데, 릭이라서. 릭이 알아본 거라서 충격과 감동을 느꼈을 거예요... 으악... 릭이 폴리를 좋아하는 것에 무슨 이유를 갖다 붙여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라니... ㅠㅠㅠ 릭이.. 릭주를 보고 로맨틱한 대사를 배웠나봐요... (릭 : ???) 저도 로맨틱하다는 느낌을 주는 폴리 써보고 싶은데 쓰는 사람이 저라서 자신이 읍서여... (._. ....

78 릭주 ◆rAqAiJ2zqg (0614228E+5)

2018-12-29 (파란날) 22:44:50

흡흑흑 아니.. 알바중이라 포커페이스 유지하는 중인데 자꾸 광대승천 할것같아요(줄줄)

폴리주가 좋아해주셔서 너무 기뻐요8-8 저는 참 복받은 사람이애오......
ㅎㅎ릭은.. 잘 모르겠지만 릭주가 느낀게 릭과 같다고 가정했을 때 귀여웠던건 사귀기 시작했던 순간ㅠㅅㅜ? 사실 모든 순간 다 귀엽지만요.. 어른스러웠던건, 글쎄요 알렌을 만난 직후 왕창 혼났을 때였을까요ㅎㅎ?

ㅋㅋㄱ ㅋ제 생각에도.. 만약 릭이 정말 다 의지하게 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건 폴리뿐일거예요*^^*

헤헤 북극성이 작은곰자리에 있단걸 보고 이거다 생각했어요.. 제가 그렇게 낭만적인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릭은 확실히 종종 로맨틱하네요. 릭이 저를 닮아가는걸까요 제가 릭을 닮아가는걸까요?(?)

사람은 이성으로 의식하는 것 이전에 직관적으로 알아차리기도 하는데.. 릭이 폴리를 그렇게 알아차렸으면 했어요 릭이 폴리를 사랑하는게 아니었다면 불가능했겠고, 폴리가 릭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무섭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네요 확실히.. 둘이 사랑에 빠져있어서 다행이예요^^3!

윽윽 춥네요 저는 이제 퇴근을했어요!! 이제.. 이제 술을 마시러 갑니다..^ㅜ(왈칵) 조금 이따 또 와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일단은 미리 안녕히 주무시란 말을 해야겠어요 또 언제 동접할 수 있을까요..?(줄줄)

79 릭주 ◆rAqAiJ2zqg (0614228E+5)

2018-12-29 (파란날) 22:47:15

안녕히 주무시구, 오늘도 좋~은 릭폴리릭 꿈꾸셔요^♡^ 전 오늘 늦게 자니까 >>72에서 깔아주신 전기매트 고대로 다시 가져가셔서 따뜻하게 주무시고.. 행복한 밤, 굿밤 보내세요^ㅁ^!

80 폴리주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00:25:16

릭이 릭주의 어느 부분을 닮은 것일 수도 있고, 릭주가 릭을 닮아가는 것일수도 있죠! 아마 둘다..?

답레 쓰다가 쓰고 있던 글이 제 성에 안 찬달까. 구상을 좀 더 하고 쓰는게 예쁠 것 같아서 자기 전까지 이런저런 구상을 하다가 잠이 들 것 같아요. 술은 많이 마시지 말고 꼭 안전귀가 하셔야 해요.(부둥부둥) 전 지금 졸립다와 싸우고 있지만 >>72의 전기매트는 이미 릭주의 것이라는 건 알아요! 전 수면잠옷만 있으면 돼요. (히히) 굿나잇, 스위트 드림 *^◇^*

81 릭주 ◆rAqAiJ2zqg (6186663E+5)

2018-12-30 (내일 월요일) 11:24:24

좋은 아침이에요! 어흑 죽겠다 어흑^-^..... 곧 제 생일이라고 전에 말씀드렸었나요? 크리스마스에 생일에 연말에 새해에 번번이 파워 넘치는 술자리가 될수밖에 없네요(꼬로록)
어젯밤은 따수운 수면잠옷 입고 잘 주무셨을까요? 이제 밥을 먹고.. 가끔 참치 한번씩 들여다보면서 폴리주 레스를 기다려야겠네요^^* 앗 그치만 천천히 주셔요 폴리주 하고싶은만큼 구상도 하시고.. 헤헤..

릭폴리는 아직도 풀어갈 얘기가 무궁무진하다고 느꼈는데 어떤 것들을 생각했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네요(가물가물) 안개에 싸인 릭이나 폴리의 출신, 어린 시절에 관한 것들 등등이었을까요. 릭은 자기가 폴리에 대해 모르는 게 이렇게 많단걸 꿈에도 모를거예요 기억으로는 폴리 등에 흉터가 있었던 것 같은데.. 나중에라도 보게 되면 적잖이 놀라려나요.

음.. 누구나 그렇겠지만 릭은 특히 통제에 대한 욕구(주변 모든 것들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자기 힘이 닿는 영역 안에 두려고 하는?)가 엄청나게 강한 사람이라 생각해보니 폴리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를 스스로 용인하지 못할 것 같아요. 어찌보면 오만하지요. 아마 지금도 폴리 모르게 폴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인간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을것같네요(;;;) 얼마나 알아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특히 과거에 관한 건 미궁에 빠져있으니까요. 그에 관한 걸 한번쯤 물어보게 될 것 같아요

82 릭주 ◆rAqAiJ2zqg (6186663E+5)

2018-12-30 (내일 월요일) 11:41:34

ㅋㅋㅋㅋ앗 또 생각났는데 릭은 질투..를 느끼는 역치가 매우 높은 사람일거란 생각이 들지만 그만큼 한번 건들여지면 불같이 화르륵일 것 같아요 그런 모습도 언젠가 볼 수 있으려나요..(곰곰) 솜니움에 손님으로 찾아가서?(무알콜음료 홀짝)

폴리의 사격실력도 릭이 빨리 알아야하는데!(두근두근) 아.. 그리고 폴리는 릭의 다정한 면을 더 많이 봤을텐데(어쩌면 가장 많이 본 사람일텐데..) 냉정한 면을 보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네요^ㅜ 폴리를 제외한 주변 사람들은 늘 냉정한 면만 봐서 오히려 다정한 면에 기겁할텐데 아이러니한 일이에요. 아..앗 기왕 이렇게된거 알렌을 아예 나쁜놈으로 만들어서 릭이 손을 더럽히는 장면을 폴리가 딱 보게되게끔 수작하는건.. (알렌 미안해^ㅁ^..) 폴리는 그런 릭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앗 할얘기가 넘많네요 이대로라면 끝도없이 썰이 나오겠어요0ㅁ0그럼 이만 점심을 먹으러 가기 위해^^*~ 줄일게요 폴리주도 맛점 하고 계시길! 오늘도 행복한하루 보내세요ㅎㅎ~~

83 폴리리스 - 릭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3:29:02

제 옆 얼굴을 쓰다듬고 귓불을 훔치는 손길이 자연스럽고 능숙하다. 그러고 보면 제게 닿는 그의 손길이 부자연스러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흐르듯이 미끄러져 뒷머리를 감싸는 손에서 깊은 키스를 예상했을까. 흘러나온 창백함 입김 덕에 새삼스럽게 지금이 겨울임을 깨닫는다. 혹여나 당신이 춥진 않을지. 폴라리스는 제가 매고 있을 배낭에 넣어둔 목도리를 떠올렸다. 키스가 끝나면 둘러줘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가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나 궁금했지만, 짧은 입맞춤에 그것을 물어볼 타이밍을 놓쳤다. ...? 그의 키스가 이렇게 짧았던 적이 있었던가? 약간의 의아함이 폴라리스의 눈동자에 떠오르고, 시야에 그의 떨리는 눈빛이 들어온다.

기분이 이상하네.

왜요? 반사적으로 묻지는 못한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무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려서. 나는 당신에게 아주 작은 상처라도 나는 게 싫어요. 내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서 기분이 이상한 건가요? ...제인의 모습은 폴라리스의 모습만큼 사랑스럽지는 않은 걸까요? 뱉지 못할 질문이 속에서 맴돌았다. 두려움은 천천히 녹아갔지만, 완벽히 녹을 수는 없었고. 불안은 남아있었던 걸까. 그가 망설이는 것 같다는 착각이 길어졌다면, 폴라리스는 틀림없이 알기 쉽게 시무룩해졌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끝내는 건 너무 어린애 장난같지? 그녀에게 또다른 작은 의문을 안기고서 그는 스스로 그렇지, 라는 대답을 했다.

...???

뭐지? 그 의문은 짧았다. 그 말을 끝으로 그가 곧바로 고개를 틀어왔기 때문에. 입술이 맞닿아오면 그녀는 그의 목에 제 팔을 천천히 감았을 것이다. 언젠가. 그가 처음 키스해주었을 적에, 내가 좀 더 키스에 능숙한 사람이었더라면 이렇게 하고 싶었지, 짧게 회상하면서. 키스가 능숙해졌냐 물으면 잠시 생각해보다 고개를 저어 보이겠지만, 그의 키스에 익숙해졌냐 물으면, …처음보다는요. 라고 답하며 수줍게 고개를 끄덕여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완전히 익숙해졌냐 물으면 차마 고개를 끄덕일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84 폴리주 ◆lcVSk6vvyc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4:11:22

으악... 다 써놓고 깨달은 사실이 있는데 폴라리스는 '릭의 키스'가 익숙해진 게 아니고, 제게 '키스해주는 사람이 릭'이란 것에 익숙해진 것 같아요. 말로는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한 차이... (적어놓고 나니까 왠지 부끄럽다...)

>>81 지금은 좋은 점심이네요! (랜선으로 숙취해소 음료를 보낸다) 생일이라고 말씀해주신 적 없어요! ㅇㅁㅇ 세상에... 폴리가 릭 생일을 모르는 것처럼 저도 릭주의 생일을 몰랐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생일 미리 축하해요. 세상에 태어나 주셔서, 릭을 폴리에게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락) 크리스마스 생일 연말 새해... 파워 술자리... (기겁) 술은 적당히 마시는 거예요...! 술은 마시는 거지, 술에게 잡아먹히면 안 되는 겁니다.. (´*`)
구상 다시 하고 처음부터 쓸라고 했는데 일어나서 릭주 레스 보고 조금만 더 살을 붙여서 오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어젯밤에는 왜 폴리가 불안해 하는 걸까??? 쓰면서도 이해를 완전히 못했는데 이젠 알겠어요... 폴라리스에게는 '불안함 없는 평안'을 느껴본 적이 있긴 있었는데 그 시간이 너무너무너무 짧았고 그게 이미 한참전에 지나가부렀어... 88... 릭에게는 '불안함 없는 평안'이 있었을까요...?

전 릭이 알쓰인 거 폴리한테 들키는 거랑 릭 우는 거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는 것을 떠올려 버렸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개에 쌓인 릭...! 폴리 출신.. (이건 생각난다) 폴리 어린시절... 세상에... 저 폴리 과거사 다 안 짰었는데... 폴리과거가 미궁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저한테 있었... ㅇ<-< (이건 제가 릭한테 멱살 잡히면 되는 부분인가요...?) 제인, 학교 외전 제인한테 등에 흉터가 있었어요! 본편에 폴리 흉터는 공개한 적 없어요! 어디에 있는지, 어떤 흉터인지 전혀.. 공개를 안 했었던 거 같아요... :Q.... 아마 흉터에 대해 고민하고 수정하려고 공개를 안 했었던 거 같은데.... (흐릿) (가물가물)

폴리는 자기 자신에 대한 통제욕구는 강하고 확실하게 있어도 주변에 대한 통제 욕구는... 별로 없을 것 같은데... :Q 자기 주변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했으면 좋겠다~ (정확히는 위험요소에 대한 파악?)는 마음 정도는 있겠지만 그것을 자기 힘 안에 닿는 영역에 두고 싶어하냐면 그건 아님... 이라서요... 헉... 폴리 모르게 지금도 어떻게 살아왔는지, 주변의 인간관계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구요?!?!.... (상상도 못했음) ㅇㅁㅇ........ 폴리는 자기가 싫은 행동 남한테 행하는 걸 꺼려하기도 하고, 자기가 한 번 싫다고 했으니까. 릭이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그만두었겠지..? 막연히 생각해두고 그것에 대해서는 더 생각도 안 하고 있는 방심(?) 상태일텐데... ㅇㅁㅇ..... 어뜩카죠...
앜ㅋㅋㅋㅋㅋ 미궁에 빠진 폴리 과거사.... 릭이 물어보기 전에 제가 구상을 해둬야 하는데... 폴리 과거사 짜기가 너무 힘듭니다 릭주선생님.... (안선생님을 보는 정대만의 눈빛)

85 폴리주 ◆lcVSk6vvyc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5:58:05

질투를 느끼는 역치가 높다는 것은... 어지간해선 질투를 잘 안 느낀다는 건데, 어지간함을 넘어가면 그야말로 불같이 화르르륵!! 이란 뜻인가요.... (´▽`*) 솜니움에 손님으로 오는 릭...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바텐더랑 친근해 보이는 모습 보면 질투.. 할까요...? 안 했으면 좋겠는데... 흑흑... (폴리한테 손님이 찝적거리는 걸 봐도 릭이 질투할 것 같지는 않아요! 불쾌함을 느낄 것 같지만 ㅇㅇ...) 폴리는 솜니움의 친절한 바텐더여서, 솜니움 내부 사람들이랑은 대체로 잘 지내고 있을 것 같아요. 친절한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이 잘 없는 것처럼 폴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솜니움에서는 (아마) 없을 것 같구... 폴리도 솜니움 내부 사람 중에서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구... (꿈의 직장이다 진짜...ㅠ_ㅠ) 문제는 외부 손님들이겠죠! 진상손님이 폴리한테 아주 가볍게 테러(...?) 하는 장면 어쩌다 딱 보면 릭이 뭘.. 뭘 느낄까요...? :Q... (왠지 짐작하기 무섭다..)

폴리 사격실력....ㅋㅋㅋㅋㅋㅋ 릭이 알게되면.. 어... 어어어... (같이) (사격장에 가면 되나...?) 앗.. 그러네요. 폴리가 릭의 다정함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일텐데! (흐뭇) 폴리가 릭의 냉정함을 보면... ㅋㅋㅋㅋ 어떻게 받아들일지 미리 스포하지 않겠습니다. 그때가서 보여드릴게요! ♪(*´`)ノ알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렌은 대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정도로 나쁜 놈이 되면 릭이 알렌을 살려두긴 할까요...?? 알렌의 충성심이 너무 삐뚤어졌는데요...0ㅁ0??? (알렌... ▶◀)
앗... 릭이 손을 더럽히는 장면을 폴리가 딱 보게되게끔 알렌이 수작하는건... 장면적으로는 재밌을 것 같아서, 폴리주는 '어떻게 릭이 손을 더럽히는 장면을 폴리에게 들키는가'는 릭주에게 맡기도 싶어요. 릭주가 구상 다 하시고 편한 때에 써주세요 :3

끝도 없이 나오는 썰이 좋지만, 사람은 밥을 먹어야 합니다...! 점심 맛있게 드셨길. 또 다가오는 저녁 맛있게 드시길 바라요 (´͈ ᵕ `͈ ) 앗... 본문보다 제 수다가 더 길어져 버렸네요.. ☞☜ 이만 줄일게요!

86 릭 - 폴라리스 (3936716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04:32

입술이 맞물린다. 손가락에 닿은 뺨은 굳이 훑어보지 않아도 어린 고양이의 잔등만큼이나 보드라울 것임이 분명했다. 왜인지 기분이 이상하다고, 그녀에게 넌지시 고백했었다. 그러나 그것이 제인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반문했다면, 그는 다시 둘 사이의 거리를 벌려 당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바보같은 소리라고 일축했을 것이다. 그녀는 내게 사랑을 가르쳐준 어린 선생님이지만, 그 말만큼은 일말의 부분점수도 기대할 수 없을 명명백백한 오답이었다. 제비 꼬리가 엉키듯, 숙인 목 뒤로 사랑하는 이의 살랑이는 두 팔이 감겨왔다. 릭은 눈을 감았다. 맞닿은 입술이 따뜻했다.
어쩌면, 그는 좀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었다.

"이러다간 끝이 없어질 것 같아."

잠시 고개를 뒤를 물리고, 그가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아, 혓바닥은 원래 무언가를 말하는 데 쓰이는 기관이었지, 그 짧은 사이 잊어버리기라도 한듯 새삼스럽게 생각했다. 목스리를 내면서도, 추운 날씨 탓에 얼굴 표정이 조금 굳는다. 코끝이 미묘하게 붉어진 것은 날씨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일까. 그 어떤 수치도 부끄럼도 없다는 듯 직선적인 두 눈만큼은 폴라리스를 오랫동안 응시했다.

"당신을 보내주기 싫어지면 어떡하지."

릭은 다시, 천천히 폴라리스에게로 다가갔다. 아니, 사실은 그렇게 느리지 않았지만 그냥 그 순간이 슬로우모션처럼 보인 것일지도 몰랐다. 그는 손을 들어 폴라리스의 턱을 엄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내렸다. 그새 얼어붙어버린 하관이 서늘하게 벌어졌다.

"날이 이렇게 추운데..."

그 말을 끝으로, 입술은 다시 맞물렸다. 이상한 기분의 뿌리는 거기에 있었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어야하기 마련인데, 그 당연한 법칙을 받아들일 수 없어질 것만 같은 이상한 예감이 들어서.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미 어린애 장난으로 끝낼 수는 없어진 것을. 내 힘으로 도저히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도 때로는 존재하는 것이다. 어떤 힘도 압력도 도시의 어떤 어둠으로부터도 벗어나서, 그 달 내리는 좁은 골목은 이미 두사람만의 작은 왕국이었다. 즉위식에서나 울려퍼질만한 웅장한 관현악곡을 제쳐두고, 야옹, 제인이 돌보던 작은 고양이는 울었다.

87 릭주 ◆rAqAiJ2zqg (3936716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28:35

좋은 저녁이예요! 오늘도 일하면서 짬짬이 써들고 왔어요!^^*

>>83 불안이라..! 생각해봤는데 릭은 불안해한다기보다는 항상 긴장 상태에 있다는 편이 어울릴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마음 놓고 편히 누릴 수 있는 평화는.. 한번도 없었다고 봐야겠지요ㅎㅎ? 연애에서는 조금 다를 것 같긴 해요. 사실 사랑을 해본게 폴라리스가 처음이긴 하지만.. 원래는 상대와 일정 거리가 있는 걸 편하고 자연스럽게 여기던 릭이었지요.(애착유형이란 걸로 따지면 회피형일까요?) 그치만 폴라리스와 가까워지길 바라게 되면서, 점점 불안해하게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은 그 정도가 심하진 않지만, 과연 어떻게 될런지^-^?(릭:

ㅋㄱㄱㄱ아맞아요 릭 우는거..ㅋㄱㅋㄱㄱㄱ보고싶어 하셨던게 기억나네요 약간 저도 어떨지 궁금해졌어요(??) 아아앗 그렇군요 맞아요 제인이었어요.. 어릴때 납치당해서 등에 북두칠성 모양 흉터.. 이거 실화냐구욧..ㅜㅅㅜ(광광)

아앗.. 폴리가 싫다고해서 더 이상 사람 붙이고 이런 짓은 안하지만 여전히 알아보고 있을건 같은 느낌이 스멀스멀..ㅜㅜ 이것도 릭이 이전과 달리 느끼는 불안함 때문일까요.. 폴리가 알게되면 크게 싫어하겠지요.. 앗 이거네요! 이렇게 릭을 울리면 되겠어요^ㅜ(???

맞아요 릭이 평범한 상황에서 질투할것같진 않고.. 뭔가 폴리도 그쪽을 좋아한다는 느낌이 들면 그때 딱 버튼 눌릴것 같네요^ㅁ^ 진상손님은..흑흑 죽이고 싶어할것같은데요^^(..)

헤헤 좋아요 혼자 막 상상의 나래를 펼칠 게 생겼네요 신난다*^^*! 앗참 릭 생일은.. 예전에 12월 23이라고 했던게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조직을 비롯 주변 모든 사람들이 그날로 챙겨서 해마다 그 주변에 선물이 쏟아지긴 하지만 사실 그건 양아버지한테 받은 생일..? 느낌이라.. 글쎄요, 폴라리스가 물어본다면 어쩌면 이제 알고 있는 사람이 자기밖에 안남은 진짜 생일을 알려줄지도 모르지 않을까요ㅎㅎ..? 겨울에 태어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88 릭주 ◆rAqAiJ2zqg (3936716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32:17

글구 저는 내일부터 여행을 떠나서ㅜ-ㅜ.. 잘못하면 화요일까지 잇지를 못할것 같기도 해요 물론 틈틈이 들어오겠지마는.. 그래서 천천히 이으셔도 될것같아요 여유롭게 주셔요:♡;

89 폴리주 ◆lcVSk6vvyc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34:03

(사망)

어.. 어떻게 하죠.... 릭주 레스만을 하염없이 넋을 놓고 보고 싶어요...ㅠㅜㅠㅜㅜㅜ 릭주 레스 안의 릭이 폴리주 심장을 터뜨려 버렸다....ㅠㅠㅠㅠㅠㅠㅠㅠ (깨꼬닥)
저 답레 어떻게 쓰지요....? 이건.. 이건 너무 심각하다... 심각하게 좋다..

90 릭주 ◆rAqAiJ2zqg (3936716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38:29

아니 이렇게 빨리 보셨다구요^ㅠ?????(동공지진) 안돼요.. 흑흑 사망하시면 안돼요 어서 진정시켜드리자^ㅁ^..(보담보담

91 폴리주 ◆lcVSk6vvyc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40:13

31~1일까지 여행 다녀오신다고 미리 언질해 주셨으니까요 여행 잘 다녀오시라는 말을 오늘 잠 잘때쯤 적으려고 했는데 이케 미리 적을게요!
레스 걱정은 마시고 여행 즐기셔요! 즐겁고 신나는 여행, 힐링 여행, 릭주에게 행복한 여행이 됐으면 좋겠네요. 생일도 축하드려요! (하트) 폴리주는... 심장이 터져부러서 오늘 답레 못 적을 것 같기도 하니까요...ㅠㅜㅜㅠㅜㅠㅜ 심장재생기간이 필요합니다... 와.. 으와아... 그때... 릭이.. 내 사랑, 내 마음, 내 정신과 신체, 내가 가진 그 모든 걸 당신을 위해 희생해도 하나도 아깝지 않아. 라고 할 때처럼 심장이 터져 버린 것 같아요...ㅠㅠㅠ....

92 폴리주 ◆lcVSk6vvyc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43:05

>>90 빨리 본데다가 동접이기까지 해요! (동공지진) 진정이 안 돼요... 으앜ㅋㅋㅋㅋㅋ... 릭주 짐 잘 챙기시고 확인도 잘 하시고 여행지에선 지갑이랑 핸드폰을 특히 더 잘 챙기시고 다녀야 하고..... 그외에 더 챙겨드리고 싶은 말과 마음이 있는데.... 심장 터져서 다 까먹어 버린 판입니다...ㅠㅠㅠㅠㅠ.... 내일이면 진정하고 레스 쓸 수 있을까요...?

93 릭주 ◆rAqAiJ2zqg (3936716E+6)

2018-12-30 (내일 월요일) 19:53:31

아니 사진 실화.. 이런건 언제 또 준비하셨대요.....?ㅜㅅㅜ 흑흑 맞아요 동접이예요ㅜㅜ(방방) 네에 꼭 조심해서 여행 다녀올게요 돈조심 지갑핸드폰 조심.. 핸드폰 특 참치 들어와야함....☆

ㅋㅋㅋㅋㄱㅜㅠ흐아 그때는.. 폴리가 고백했을때 정말 놀랐었죠ㅜㅅㅜ ????해서 이것은 고백이 맞는가? 했는데 그뒤에 폴리주가 맞다고 막막.. 언제부터 관캐였는지 말해주셔서 심장 터져부렀었으요.. 그런 대화들이 다 날아가버려서 참 아쉽기도 하네요^ㅜ 정말 재밌고 떨렸는데요 흑흑..

94 폴리주 ◆lcVSk6vvyc (3772838E+6)

2018-12-30 (내일 월요일) 23:58:33

ㅅ;ㅁ... 심장 진정하고 오려고 했는데... 심장 진정하고 레스 쓰려고 했는데... 레스는 썼는데 제 심장은 아직도 안 진정이네요....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 심장이 이런데 폴리 심장이 괜찮을리가 없다...

앗... (하트)<- 요거 사실 (하트풍선을 날린다) 를 적었다 지우고... 대신에 사진! 하트 풍선 사진 찾아와서 올린 거예요! 맘에 드신 것 같아 다행이네요~~~~ XD (야호) 네! 조심조심 다녀오세요 :D 네...??? 제가 언제부터 관캐인지 말했었다구요....??? (기억에 없음) 제 기억에 있는 건 릭주가 폴리를 첫일상부터 좋아했다... 라고 말씀해 주신거랑, 다음 일상에 고백하려고 했다... 뿐인데요... 제 어렴풋한 기억 속의 그때의 릭주는 침착하셨는데... 심장이 터지셨었구나... (신기) 저도... 저도 그런 대화들이 날아간 게 너무 아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87 한번도 없었다는 게 슬퍼요....ㅠㅠㅠㅠㅠ... 끙... 끄으으응....ㅠㅠㅠㅠㅠ 릭에게 평화를... (훌쩍) 몇몇 예외를 빼고 상대와 일정 거리가 있는 걸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편하다고 생각하는 건 폴리도... 마찬가지였어서.. ()() (애착유형이 뭔지 몰라서 검색해봐써요!) (폴리랑 완전히 들어맞는 건 없는 것 같아요...?) 폴리는 릭과 가까워지는 것을 원하는데 릭이 제 모든 것을 아는 것은 두려운... 좀 모순적인 마음일까요? (그리고 릭이 제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것 같은데...) 릭의 불안함이 아직... 심하지는 않다고요...? (눈부빗) (부빗부빗)

제인 흉터는 실화인데 학교외전의 릭이 그 흉터를 보며 어찌 생각할지 알고 싶어요. 일단 범인을 잡아... ㅈㅜㄱ... 아니 학교 외전의 릭은 언더보스가 아니니까()() 감옥에 집어 넣겠다...? 제인이 제 흉터를 릭이 몰랐으면 하고 바라는 게 본편의 폴리랑 아주 똑같군요... ()() 그러나 릭이 이미 안단다 얘야... (측은)
>>폴리가 싫다고 해서<< 사람 붙이고 이런 짓을 안 한다는 걸 보고 칭찬해주고 싶은데... 알아보고 있을 건 알아보고 있다니... 치.. 칭찬은.. 칭찬은... 'x' (미피입) 네 크게 싫어할 거예요.. 근데 이거 때문에 릭이 운.. 운다구요...? ㅇㅁㅇ....?? (안 믿김)
폴리도 그쪽 좋아하는 느낌이 들면! 일때 그 좋아하는 정도가 어느 정도여야지 질투버튼이 눌릴까요...? 앗... 아앗... 전 나름 가벼운 진상짓(?????)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가벼운 진상손님돜ㅋㅋㅋㅋㅋㅋㅋㅋ 릭 앞에서는 무사하지 못하겠군요....
릭 생일 12월 23일... 이미 지나가버렸네요....... (엉엉) 폴리도 이미 모르고 지나가버렸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열) 자기 밖에 모르는 진짜 생일을 알려줄지도 모른다는 말에 두근했습니다..ㅠㅠㅠ 조만간 꼭... 물어봐야지... (흑흑) 앗... 왠지 릭은 겨울에 태어났을 것 같은데 겨울이 아니라니 신기하네요...!!

95 폴라리스 - 릭 (1851692E+5)

2018-12-31 (모두 수고..) 00:29:00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그의 키스에 익숙해질 수 있겠냐는 물음에 처음보다는요, 라며 수줍게 답하려고 했었다니. 그의 키스에 익숙해지기에 먼저, 심장이 아프게 뛰는 일에 익숙해져야 할 판이다. 팔을 그의 목에 감고 있는 게 다행이었다. 그의 옷깃을 잡고 있었다면 틀림없이. 제 손이 화살을 맞아 떨어진 새처럼 파르락 떨리는 것을 숨길 수 없었을 거다. 그제야 폴라리스는 깨닫는다. ‘릭의 키스’가 익숙해진 게 아니라, 제게 ‘키스해오는 사람이 릭’이라는 것에 익숙해진 거다. 참으로 꿈만 같은 사실이었다.

이러다간 끝이 없어질 것 같아.

…끝이 다가오기 전에. 혀가 녹아 없어지든지, 뇌가 녹아 없어지든지, 내 심장의 어딘가가 녹아 없어질 것 같은데. 폴라리스는 꿈꾸는 것 같은 시야에 그를 담는다. 몽롱하게 깊어진 그녀의 눈동자 안으로 조금 표정이 굳은 그가 들어온다. 코끝이 미묘하게 붉어진 게 귀여웠다. 겨울의 추위가 고마워지는 순간이었다. 폴라리스는 붉어진 그의 코끝보다 알기 쉽게 연홍색으로 상기된 뺨을 하고선 모든 경계심이 녹아 없어져 버린 표정으로 흐, 웃었다. 참으로 무방비한 미소.

당신을 보내주기 싫어지면 어떡하지.

“…사랑스러운 말을.”

하시네요, 라고 이어질 뒷말은 그녀의 잔웃음 사이로 흩어졌다. 폴라리스는 생각했다. -어떻게 저렇게 직선적인 눈으로 저를 보면서, 이렇게까지 귀엽게 들리는 말을 해주는 걸까, 모를 일이라고.

그가 기분이 이상하네, 라고 말할 적의 기이한 불안은 어느 사이에 녹아 사라져 버린 걸까. 기분이 이상하네, 라는 말에 나쁜 뜻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이제는 알겠다. 느린 속도로 재생하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천천히 그가 다가왔다. 그녀는 이제 그의 손가락이 제 턱을 누르고, 제 입술이 자연히 벌어지는 것에 대해 어떠한 작은 의문도 갖지 않는다.

날이 이렇게 추운데...

그러네요. 날이 이렇게 추운데. 입술은 또다시 맞물렸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세상에 꼭 당신과 나, 이렇게 단 둘만이 남은 것 같다는. 로맨스 소설에서나 읽을법한 현실감 하나 없는 생각이다. 야옹. 자기가 아직 이곳에 남아 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조금은 불만스럽게 들리는 고양이 울음소리조차 저희들을 축복해 주는 것 같아서 실없는 웃음을 터트리고 싶어졌다. 이 키스가 끝나면 그에게 목도리를 둘러줘야겠다. 그리고 어쩌면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을 고양이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줘야지.

96 폴리주 ◆lcVSk6vvyc (1851692E+5)

2018-12-31 (모두 수고..) 00:31:14

릭이 상기된 얼굴로 침묵했던 것도, 코끝이 미묘하게 붉어진 것도 너무너무 귀여워여... 으흑...ㅠㅠㅠㅠ 완전 새빨개진 얼굴을 보는 게 폴리주의 꿈입니다.. 폴리의 꿈이기도 합니다...

내일의 여행을 위해 지금쯤 주무시고 계시겠지요. 벌써 열두시가 넘었어요! 푹 주무세요, 릭주 :D

97 릭주 ◆rAqAiJ2zqg (3151588E+5)

2018-12-31 (모두 수고..) 14:31:28

아이고ㅠㅜㅜㅜ 기차 안에서 잠깐 갱신하구 갑니다!! 금방가야해서 긴말은 못하겠지만..내심장..ㅠㅜㅜㅜ으아으 사랑스러운 말을 하시네요 라뇨.. 저의 무덤은 여기인것같습니다..(털썩)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88! 일단 낼모레로 미뤄둬야겠어요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셔요 폴리주♥~!

98 폴리주 ◆lcVSk6vvyc (7360569E+5)

2019-01-01 (FIRE!) 00:28:13

>>97 안 돼요! 릭주 무덤은 여기가 아니에요...!! 8ㅁ8 (붙잡) 제가 릭주 레스 봤을 때 심장 떨어졌던 것처럼 저도 릭주 심장 떨어뜨리는 데 성공한 걸까요...? ㅋㅋ큐ㅠㅠㅠㅠㅠ

저는 하고 싶은 말 참으려고 했는데 못 참고 해요...ㅠㅠㅠㅠㅠ 제비 꼬리가 엉키듯, 숙인 목 뒤로 사랑하는 이의 살랑이는 두 팔이 감겨왔다. 이 구절이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 좁은 골목이 두 사람만의 왕국이 되고 관혁악곡 울려 퍼지는 대신에 고양이가 야옹하는 것도 좋아죽겠는데...ㅠㅠㅠㅠㅠ 저 제비 꼬리 구절이 왜 좋은가 곱씹다가 깨달은 게 있어요. 릭주가 묘사해주시는 폴리의 행동이, 릭의 시점에서 보는 폴리가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사실을요...ㅠㅠㅠㅠ (폴리 시점에선 폴리가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럽진 않아요...ㅋㅋㅋㅋㅋㅋ) 릭이 폴리를 엄청 사랑스럽게 보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말로 표현 못하게 좋아요ㅠㅠㅠㅠ 토끼같은 앞발이라거나 고양이 잔등같이 부드러운 뺨도..ㅠㅠㅠㅠ 폴리가 릭이 이렇게 자기를 사랑스럽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텐데...ㅠㅠㅠㅠ 폴리가 리얼로 감동사 해버리면 어쩌죠.... (끙끙) 제가 폴리 대신 감동사 해버려야겠다... ㅇ<-<

오늘.. 아니 열두시가 지나갔으니까 어제도 좋은 하루 되셨길!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요. 2019년이에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ワ `*)♡♡

99 릭주 ◆rAqAiJ2zqg (1829398E+6)

2019-01-02 (水) 12:21:55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폴리주(*´∇`*)!! 하루 늦어버렸지만(ㅜㅜ) 해피 뉴이어입니다~~ 저는 오늘 새벽에 여행에서 돌아왔어요 오자마자 기절잠하구.. 드디어 답레를 쓸 수 있게 되었군요(♡´艸`)(두근)

>>94 ㅋㅋㅋ앗.. 여기서 말하는 심한 불안함이란 진짜 일상생활도 불가할 수준의,... 어떻게 보면 집착이지요 릭이 그러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ㅔ..
폴리의 모든 걸 알고싶어하는 건 사실 어떻게보면 폴리를 통제하고 싶어하는 거지요 어쩌면 폭력이라고 할수도 있을 것 같아요 폴리가 그걸 알아채고 엄청나게 화낸다면(거의 이별위기 수준으로() 정말 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미 저번에 시간을 가지자고 할 기미가 보이니까 심장 철렁했는걸요(つ﹏<。)

>>98 ㅋㅋㅋㅋㅋㅠㅜㅜ아.. 맞아요 제인의 고양이나 토끼같이 쪼꼬만 동물같은 손동작,, 예전에 릭이 아니라 다른 분이랑 일상 돌릴 때 처음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제 일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심쿵심쿵 했었지요^//^
헤헤 맞아요 릭에게 폴리는 쏘큐트 뷰리풀이예요 ㅋㅋㅋㅋ앗..아직 폴리가 모를까요?? 릭이.. 더 많은 표현을 해야함...(메모!)

100 릭 - 폴라리스 (1829398E+6)

2019-01-02 (水) 18:58:22

폴라리스는 웃었다. 그믐날 밤의 달처럼 티없이 맑고 순수한 미소였다. 지나치게 아름답고 빛나서, 그것은 꼭 그녀와 릭 사이에 유일하게 걸쳐있는 한 겹 은하수마저 녹여버리고 가까이 다가온 이쪽으로 어서 건너올 것을 제안하는 듯했다. 릭은 성큼성큼 제비가 놓아준 오작교를 건넜다. 이제 선명하게 보이는 그녀의 흰 뺨은 추위 때문인지 다른 무엇 때문인지 울긋불긋하게 물들어 있다. 춥겠다. 그는 두 손으로 그 뺨을 기꺼이 감싸안았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꼭 작은 동물들이 그러하듯 얼어붙은 두 뺨을 서로 부벼 미약하게나마 남은 온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건 그 답지 않게 퍽 비현실적이고 낭만적인 아이디어였다. 바보같은 상상, 머릿속 작은 세포들을 조금 책망한다. 그러나 다시 돌이켜보니, 어차피 이제 그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남지 않은 터다. 무슨 요술이라도 부린걸까, 이미 그의 뇌와 심장은 당신의 생각으로 온통 마비가 되어버렸다. '사랑스러운 말을.' 웃음섞인 폴라리스의 목소리에 심장이 가볍게 수면 아래로 꺼진다. 내가, 사랑스러워? 릭은 어쩐지 묻고 싶어졌다. 너무 아이같은 물음이라 끝끝내 입밖으로 내지는 못했지만-조금만 더 용기가 있었다면. 그가 조금만 더 약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어린 사자는 반짝이는 두 눈을 하고 침묵 속에서 그녀의 긍정을 기다렸을 것이다. 내가 사랑스럽니, 폴라리스.

한겨울, 두껍게 입은 코드마저 구제해 줄 수 없는 날씨임에도 당신과 맞닿은 부분만큼은 참으로 따스했다. 따뜻한 살덩어리가 입안에서 엉킨다. 지금의 당신과 나를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내가 지금 내밀고 있는 건 경계를 녹이는 당신의 미소로부터 얻은 통행증이다. 폴라리스는 릭의 목 뒤로 팔을 둘렀고, 릭은 그녀의 허리를 부드럽게 감싸들었다. 오래된 왕궁의 지하감옥마냥 어두운 골목 한켠에서, 공주님과, 차마 왕자님이라고는 부를 수 없을-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 잔인한 무언가는, 추위가 가실 때까지 조금은 오랫동안 서로를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

그럼 이제, 선택을 해야 할 시간이였다.

"폴라리스."

따뜻한 입안에서는 목소리를 꺼낼 때마다 한줌의 희뿌연 입김도 여전히 함께 흩뿌려졌다. 릭은 한 발짝 물러나 폴라리스가 고양이를 돌보고 하는 양을 잠시 지켜보았다. 검은 머리칼에 시간대와 어울리지 않는 새카만 썬글라스, 편안해보이는 옷차림들. 뒤늦게서야 안 차이점인데다가, 어차피 눈앞에 있는 건 똑같은 폴라리스라지만, 릭은 도무지 그녀가 왜 그리했는지를 짐작할 수 없었다. 원래 평상시에는 이런 모습으로 다니는건가? 이게 편해서? 아니, 그렇다기에는 백화점의 첫만남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숨기고 싶은 게 있었을까... 누구로부터.
어차피 묻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살얼음같은 평안 뿐이다.

"무얼 하고 있었던거야?"

릭은 느릿하게 물었다.

101 릭주 ◆rAqAiJ2zqg (1829398E+6)

2019-01-02 (水) 19:02:18

어뜨케 하면 취조같이 들리지 않을까... 막 고민했어요(つ﹏<。) 제인이 뭐라고 할지가 기대돼요..ㅎㅎㅎ 그냥 취미라고 대답할까요?
앗 그리고 예전에 풀어주셨던 설정 중에 폴라리스의 다른 모습 중 제인 말고 한 명이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초록머리 였던가요..?(가물) 궁금하네요^ㅇ^

어쨌든 벌써 저녁시간이예요!! 저는 오늘 왠지 속이 별로 안좋네요 왜지(왈칵) 폴리주는 즐거운 저녁 보내고 계실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고, 보내시길 바라요~!⊂◉‿◉つ

102 릭주 ◆rAqAiJ2zqg (1829398E+6)

2019-01-02 (水) 21:42:02

잠깐 갱신하구가요ㅎㅎ! 벌써 밤이네요 오늘도 좋은밤 좋은꿈 꾸세요 폴리주~:-)

103 폴리주 ◆lcVSk6vvyc (7143238E+6)

2019-01-02 (水) 21:50:33

>>99 잠은 푹 주무셨을까요. (토닥) 해피뉴이어에요 릭주!

아니 이건 정말 심각한데요... 0ㅁ0 일상생활은 가능해야죠....ㅠㅠㅠㅠㅠ 집착... 집착하니까 납치 감금이 떠오르고 마는 저... 릭이 폴리를 납치하거나 감금할 수 있을... 까요...? 그녀의 모든 것을 알고 싶은 남자와 그에게만은 들키고 싶지 않은 게 있는 여자...이케 쓰니까 케미 넘치게 보이는 건 제 눈에 릭폴리릭깍지가 씌여서... :Q... 근데 이건 반대도 적용돼요! 릭의 모든 것을 알고 싶냐고 물으면 폴리는 저도 모르게 고개 끄덕이다가 흠칫(...) 멈출 것 같구... 릭도 자신의 모든 것(잔인한 모습이라거나...)을 폴라리스에게 알리고 싶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ㅠㅁㅠ 폴리도 할 수 있다면 자기의 예쁘고 밝은 부분만 릭에게 보여주고 싶을 건데, 릭도 이건 마찬가지일 것 같아서... 88.... 어쩌면 폴리의 트라우마 스위치가 눌리거나 과거의 안 좋은 기억 스위치가 켜질수도 있겠네요... 아... 폴리 트라우마 메모 좀 해놨어야 했는데... 과거에 생각만 해두고 메모로 다 옮기진 않았던 거 같아요.. (과거 자신의 머리 쥐어뜯으러 감) 릭이 우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릭을 울 정도로 괴롭지는 않길 바라는 이 모순적인 마음... ㅠㅠㅠ.... ㅇ<-<

저도 제 일상이 아닐 때도 릭보고 심쿵한 적이 있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 심쿵하면서 이게 다 릭이 매력적이라서 그런가...? 나 왜 심쿵했지..??? (아직 관통 자각 전이었습니다) 이랬던 거 같아요 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릭이 자기를 사랑하는지는 아는데, 저렇게까지 사랑스럽게 보고 있다는 건 모름...일까요... 아닠ㅋㅋㅋㅋ 이미... 이미 충분히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폴리가 둔감(??)한 것 뿐입니다....

취조라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뿜) 갑자기 분위기 전환되서 놀랐는데, 어차피 묻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살얼음같은 평안 뿐이다. 라는 표현이 너무 릭이 할 법한 표현이라서 와...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얼어붙은 두 뺨을 부벼 온기를 나누는 거 생각하는 릭이 너무 귀엽고... 내가 사랑스럽니, 폴라리스. 이게 왜 이렇게....ㅠㅠㅠㅠ 심쿵인지 모르겠어요... 가끔은 폴리가 릭의 저런 귀여운 생각들을 읽는 초능력자였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888888 초록머리.. 저는 머리색은 까먹고 센언니화장(...) 이것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릭주 기억력 너무 굉장하셔... 0ㅁ0.... 페이였어요. 페이진! 속... 속 안 좋으신 거 나으셨음 좋겠어요! 88 폴리주 손은 약손 릭주 배는 예쁜 배... (토닥) 괜찮다가도 조금 아픈 걸 봐선 과식(...)을 조금 했나봐요... ㅋㅋㅋㅋㅋ 자기 전까지는 아마 나을 거에요 :> 릭주도 헤버 굿 데이, 헤버 굿 나잇이에요 :D ♡

104 폴리주 ◆lcVSk6vvyc (7143238E+6)

2019-01-02 (水) 21:52:39

아닛... 8분차.. 88! 답레 쓰려면 아직 멀었으니까 졸리시면 일찍 주무세요...!! (이불 챙겨 드리기) (꼬오옥)

105 폴리주 ◆lcVSk6vvyc (7143238E+6)

2019-01-02 (水) 21:58:02

코트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진짜 코트 입었네요 릭...88 (패딩 입혀주고 싶다) 릭이 목도리는 했을까요, 안 했을까요? 배낭에서 목도리 꺼내서 릭한테 매줘도 되나요...?? 이미 목도리를 했다면 손에 장갑처럼 감아주고 싶어요...!!

106 릭주 ◆rAqAiJ2zqg (1829398E+6)

2019-01-02 (水) 23:56:45

앗 이제 봐버렸네요ㅠㅠ 쫌만 더 있을걸 아구..

납치감금ㅋㅋㅋㄱㄱㄱ릭이..그정도로 막장은 아닐거예요..? 일상생활이 안된다는건 뭐랄까, 일을 하는데도 계속 폴리 생각이 나고 불안해서 아무것도 못하는 느낌이랄까요 음.. 맞아요 릭도 폴리 앞에서와 다른 자기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해요. 조금 차이점이라면.. 그게 자기 스스로의 나쁜 모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폴리가 알면 받아들이지 못할 모습이지요.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어쩌면 릭은 그런 상황(폴리를 화나게 만드는? 어쩌면 릭을 미워하게 될 정도로..)이 오면 울고 집착하는게 아니라 울고 난 다음 밀어낼지도 모르겠어요. 폴리를 사랑하지 않는게 아니라, 오히려 너무 사랑해서라는 편이 어울릴 것 같네요. 사실은 폴리로부터 상처받는게 무서운거예요.

ㅋㅋㄱㄱㄱ맞아요 릭은 뭐든지 자기가 다 알아야 만족하는 사람이지요.. 겁도 없고 자신만만하구요. 릭 답다고 해주실때마다 넘조아요^^* 릭 캐릭터성에 대해 더 열심히 생각하게되구!ㅎㅅㅎ

앗 맞아요 페이였어요!! 페이..(각인) 목도리요? 그럼요, 물론이지요^ㅇ^ 목도리는 안하고 있을거예요. 코트는.. 릭이 패딩을 입은게 차마 상상이 안되네요ㅎㅎ 원하는대로 다 해주셔요!!

107 릭주 ◆rAqAiJ2zqg (4778737E+5)

2019-01-03 (거의 끝나감) 15:44:37

좋은 오후예요:)~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폴리주!

108 폴리주 ◆lcVSk6vvyc (4708876E+5)

2019-01-03 (거의 끝나감) 16:19:02

어제 글을 완성했었어야 했는데... 오늘은 좀 ... 멘탈 얻어 맞은 일들이 있어서요...88 릭주는 부디 오늘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시길 바라요.
저녁 약속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글을 마저 쓰고 나갈건데 완성할 수 있을지, 글이 흔들려 있지 않을지 모르겠네요... 88 (흑흑) 빨리 답레스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랑, 좀 더 예쁜 답레스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 싸우고 있어요...(끙끙)

>>106 자기 과거가 알려질 바에는 차라리 납치감금쪽이 낫지 않을까 진지하게 고민할 폴라리스가 보이네요... ()()() (릭(주) : 네?) 릭이 생각하고 있을 폴리가 받아들이지 못할 모습이랑 폴리(주)가 생각하는 릭의 받아들이지 못할 모습이 아무래도 다른 것도 같아요... 폴리는 릭의 (타인에게 향하는) 냉정함은 받아들일 수 있는데, 릭이 자기 모르게 자기 과거 죄다 파헤치면 그걸 못 견뎌할 것 같아요... ㅠㅁㅠ... 폴리 과거 열심히 생각했었고, 또 생각하고 있는데 릭주(와 릭이)가 폴리 과거 보고 충격 받으시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 - ; (저도 과거 메모 보고 식겁한 장면도 있어서... 1년 전의 나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 썼는가...) 사실 집착하는 쪽보다 울고 밀어내는 쪽이 더 무섭긴 하지만, 너무 사랑해서 밀어내는 것을... 폴리주는 이해할 것 같고. 폴리로부터 그러니까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상처받는 게 무서운 것은 폴리가 이해할 것 같아요... 폴리는 상처를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모두 무서워 할 겁니다... 88 (어떻게 하지!)

전 릭주가 릭 캐릭터성 어필하면서 뿌듯해(?) 하실 때가 넘 좋아요! 릭도 릭주도 어쩜 이렇게 귀여우시죠! *^0^* (헤헤) 폴리 캐릭터 성은 현재 이걸까요. 알면 알수록 더 모르겠는 사람...이랑 알면 알수록 또 새로운 면이 보이는 사람...?? (까면 깔수록 양파같은 사람...?도 추가해야 할까요?)

페이에 각인하시면 어떻게 해요...? 으악ㅋㅋㅋㅋㅋㅋㅋ 페이로도 뭘 써야 하나...?? (고뇌) 목도리 안 하고 있군요! (매줄 수 있겠다) (아이 신나) ㅋㅋㅋㅋㅋㅋㅋ 릭은 코트 입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폴리가 캐쥬얼 옷 사드릴까요? 까요에 릭이 그런 건 안 입어요... 라고 대답했으니까 패딩도 안 입겠지! 싶었어요..!! 제인 꺼 패딩 벗어서 입혀주고 싶은데 사이즈가 제인이 오버 사이즈 입었다고 해도... 그게 릭한테 안 맞을 거 같아서....ㅋㅋㅋㅋㅋㅋㅋㅋ

109 폴라리스 - 릭 (4708876E+5)

2019-01-03 (거의 끝나감) 17:26:40

제 양뺨을 감싼 그의 손엔 겨울철 같지 않은 따스함이 남아있었다. 내 손도 꼭 그의 손만큼 따뜻함을 간직하고 있으면 좋으련만, 골목길 군데군데 사료를 뿌리며 돌아다닌지 좀 된 터라 따뜻할 수는 없을 거다. 조금은 오랫동안 나눈 키스가 몸에 열을 돌게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저를 놓아주어서 폴라리스는 가방에서 목도리를 꺼내 제법 야무진 손길로 릭의 목에 그것을 감아줄 수 있었다. 물론 차갑게 식은 손이 그의 목이며 뺨에 닿지 않도록 조심했다. 목만 따뜻해도 체감온도는 올라간다고 했지. 흰색과 검은색이 번갈아 나타나는. 남녀가 공용으로 쓸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줄무늬 목도리를 꼼꼼하게 매어준 폴라리스는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까치발을 들어 미묘하게 붉어졌던 그의 코 끝에 가벼운 뽀뽀를 남긴다. 입술만 짧게 닿았다 떨어지는 귀여운 입맞춤이었다.

“릭. 당신은 참 사랑스러워요.”

어째선지 말해주고 싶었다.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사랑스러운 말을 하시네요. 라는 제 표현이 아주 조금은 그를 동요시켰던 것 같아서. 폴라리스는 릭의 눈을 똑바로 보며 이보다 더 확실할 수 없는 사실을 말하는 사람처럼 당당하게 선언했다.

당당하게 선언했으나 어째 좀 쑥스러워졌다. 배시시 웃고는 잠깐 고양이 좀 챙겨줄게요, 라고 그에게 말한 후에 고양이 쪽을 돌아본다. 야우웅. 저를 빤히 보고 있는 고양이 때문에 더 쑥스러운 것 같기도...

쭈그려 앉아 고양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가방 안에 남은 것을 확인한다. 사료는 바닥을 보였지만 간식은 남아있었다. 이거 줄 테니까 오늘 본 키스는 비밀로 해줄래? 릭이 보고 있지 않았더라면 고양이에게 말의 형태를 빌어 부탁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폴라리스는 눈빛으로만 부탁하며 고양이 턱을 긁어주었다. 밤의 도시답게 낯선 사람들에게 경계심이 더 깊을 터인 작은 짐승은 순순히 제인의 손에 제 턱을 맡기며 고르릉 기분 좋게 울었다.

*

폴라리스. 라는 부름에 아무런 경계도 없이 그를 보았다. 무얼 하고 있었던 거야? 라는 물음에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고양이 밥을 주고 있었는데요, 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여전히 쪼그려 앉은 자세로 제게서 한 발짝 떨어진 릭의 얼굴을 멀뚱하게 바라보다가 문득 깨달은 것이다. 제가 지금 폴라리스가 아닌 제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제인 옆의 고양이는 제인과 똑 닮은 모습으로 릭을 잠시 멀뚱하게 쳐다보다가 흥미를 잃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선지. 야옹, 한 번 울고 골목길 어귀를 향해 걸어가 사라져 버렸다)

아, 짤막한 깨달음을 소리를 흘리고서 폴라리스는 미간을 찡그리곤 살풋 웃었다. 당신이 너무나 망설임 없이 나를 알아보아서 내가 무슨 모습을 하고 있는지 잠시 잊었나 보다. 제인의 모습을 하고선 제인을 잊고 있었다.

“왜 그런 모습을 하고 있어? 라고 물으셨어야죠.”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잘 모르겠어서 약간의 시간을 가진다. 왜 이런 모습을 하고 있냐고 물으면, 잠시 고민해 보다가 변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게 익숙해서요? 라는 답변을 했었을까. 왜 변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게 익숙해? 라고 물으면 그때부터 말문이 막힐지도 모르겠다. 도망 다니는 게 익숙하냐고 물으면, 도망치고 싶은 감각에 몹시 익숙하다고 해야 할까. 폴라리스는 눈을 몇 번 꿈벅이며 고민에 잠겼다가 릭을 응시한다.

“왜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어, 라고 물으셨다면 변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게 익숙해서, 라는 대답을 했을 거예요.”

당신은 또 다시 질문을 할까요. 왜 변장을 하고 돌아다니는 게 익숙한지. 말문을 막히게 하는 질문들을 할까요. 그렇게 예감하면서도 폴라리스는 제법 얌전한 집고양이 같은 태도로 그의 다음 질문을 기다렸다. 하지만 사실 폴라리스도 제인도 집고양이와는 거리가 멀 것이다. 아늑한 온기가 있고 저를 아끼는 식구들이 있는 평범한 집에서 누군가의 집고양이처럼 살아온 적이… 없으니까 말이다.

심장이 불안정하게 뛰었다. 네게 평안은 없을 거라고, 누군가가 낮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다.

110 폴리주 ◆lcVSk6vvyc (4708876E+5)

2019-01-03 (거의 끝나감) 17:32:06

좀 더 검토하고 싶단 마음이랑, 빨리 답레스를 드리고 싶단 마음이랑 싸워서 빨리 답레스를 드리고 싶단 마음이 이겼습니다... (털썩) 양이 긴 것은 어제부터 써서... ()() 이틀간 써서 이렇게 글이 길어졌습니다... (하하) 글 길이가 짧았다 길어졌다 제 맘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 슬프네요... 88888 글이 막.. 쓰다보면 멋대로 길어지던가, 멋대로 짧아지던가 그래요... 88.... (털썩222)

* 이 표시를 기점으로 로맨스에서 로맨스릴러(?)로 넘어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폴리 삶은 스릴러(?)였고, 릭이랑 함께 있을때는 로맨스랑 로맨스릴러를 오가는 걸까... 라는 생각도 아주 잠깐 했습니다. 곧 저녁식사할 시간이네요. 오늘은 아프지 말아요. 맛있는 거 드셨으면 좋겠네요 :) 전 이제 나가서 맛있는 저녁을 먹을 거예요 ^◇^!

111 릭주 ◆rAqAiJ2zqg (9935797E+5)

2019-01-04 (불탄다..!) 18:00:29

죄송해요 폴리주 어서 답레를 써야 되는데 영 짬이 난나네요;-; 잠깐 갱신하구 갑니다ㅠㅜㅜ 이따 밤에와서.. 꼭 드릴게요..(주륵주륵)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셔요..!!

112 폴리주 ◆lcVSk6vvyc (5133407E+5)

2019-01-04 (불탄다..!) 19:15:24

괜찮아요 릭주 천천히 주세요! 주말도 있으니까 느긋하게요~ 현생 먼저 챙기시고 오시라 '◇'! (어깨 쭈물쭈물) 릭주도 오늘 좋은하루 보내세요!!

113 릭 - 폴라리스 (4958065E+5)

2019-01-05 (파란날) 17:20:33

릭은 누군가의 섬세한 손길만으로 온몸이 따뜻하게 달아오를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폴라리스가 매어준 목도리는 그 자체로도 보송하고 따뜻했지만, 그보다 더 그를 따뜻하게 한 것은 그것을 매어주는 이의 친절한 마음씨였다. 릭은 살짝 허리를 숙인 채 그녀가 목에 오밀조밀 목도리를 감아주는 양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차갑게 식은 손을 닿지 않게 하려는 움직임은 때로는 느리고 엉성함에도 불구하고, 그가 아침마다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넥타이를 매는 것에 전혀 비할 바가 아니었다. 사랑이 담겼다는 표현의 쓰임이 이에 적합할까-릭은 조용히 생각했다. 폴라리스는 사랑스러웠다. 그녀가 그의 얼굴에 먼저 키스하지 않았다면 되려 이쪽에서 그쪽으로 다가가게 되었을 것이다. 별빛이 그의 어깨를 적시자, 사자는 안그래도 구부렸던 허리를 조금 더 숙였다. 신사의 인사마냥 한손은 뒤로 짚은 채로, 쪽, 보드라운 입술이 코끝을 스친다.

당신은 참 사랑스러워요. 폴라리스는 고백했다-아니, 어쩌면 고백보다는 선언이라는 말에 더 가까운 어투였다. 평소처럼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당신에 비할 바는 아니야, 말해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릭은 답지 않게 굳은 채로, '그래.' 한 템포 늦게 겨우겨우 대답했을 뿐이었다. 폴라리스가 그 대답을 들었을까? 그녀가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러 간 후에야 가까스로 나온 목소리니, 듣지 못했을지도 모르지. 릭은 저편으로 건너간 그녀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예전같으면 감히 나에게 사랑스럽다는 말을 건넸다는 사실에 전에없이 당돌한 사람이라는 평을 내렸을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그런 새삼스런 감상은 들지 않는다. 당신에게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양이의 턱을 간질여주는 폴라리스의 옆모습을 내려다보며, 릭은 이상하게 심장이 아파오는 것 같았다.

*

먼저 말문이 막힌 것은 폴라리스가 아닌 릭이었다. 왜 그런 모습을 하고 있어, 라고 물으셨어야죠. 그래. 그렇지. 릭은 폴라리스가 제 할 말을 다 마치고 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꼭 까만 털의 고양이 같다고 생각했다. 고양이라는 짐승은, 언뜻 여유로워 보이면서도 늘 경계를 늦출 줄을 모른다. 따뜻한 벽난로 앞에 앉아 고롱이면서도 두 귀만큼은 언제나 기민하게 쫑긋거리고 있다는 말이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 채우는 것도 그 때문이다. 게을러서가 아니다. 단 한순간도 제대로 잠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네. 그렇게 물었어야 했지."

릭은 쉽게 시인했다. 그러나 몇 분 전으로 시간을 돌린다 해도 질문의 내용을 쉽게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당신이 왜 변장에 익숙한지를 알고 싶은가? 스스로 묻는다면 그렇다, 대답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알고 싶은가? 당신을 사랑하니까. 사랑하는 당신에 대해 더 알고 싶으니까. 그건 당연한 일인데.. 입안이 조금 말랐다.

"폴라리스."

내가 당신에게 물어도 될까. 굳이 입밖으로 내지 않아도, 묘하게 떨리는 듯한 검은 눈동자는 확고하게 아니,라고 대답하는 듯했다.
릭은 원래 배려라는 것을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몸에 밴 매너와 배려라는 것은 비슷하면서도 전혀 별개의 개념이었다. 다른 사람의 편의 따위가 그의 의사보다 우선이 될 수는 없었다. 상대가 무엇을 바라는지 빤히 눈치챘으면서도 제 목적에 따라 입맛대로 요리했다.

"날이 추워지네. 이제 그만 들어가야겠어."

그러나 지금 그는, 간절히 묻고 싶었지만 묻지 않았다. 무엇 때문이냐는 질문이 턱끝까지 차올랐지만, 끝끝내 터져나오지 못하게 막았다. 그건 폴라리스가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어떤 복잡한 계산에 의한 절제는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계획하지도 않았다. 다만.

'당신이 먼저 그랬으니까.'

왜 내가 다쳤는지 끝까지 물어보지 않았으니까... 당신도 내가 언젠가 설명해주길 기다린 것임을 이제는 알것도 같다. 릭은, 언제든지 당신이 편할 때 이야기해달리는 둥의 다정한 말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또 하나 폴라리스의 말을 기억해서, 넌지시 손을 내밀었다. 그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언젠가 당신이 또 하나 물었지.

'릭, 당신 손은 왜 이렇게 따뜻한걸까요.'

114 릭주 ◆rAqAiJ2zqg (4958065E+5)

2019-01-05 (파란날) 17:47:04

왁 결국 오늘에서야 가져와버렸네요ㅠㅜㅜ 혹여나 기다리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ㅠㅅㅜ(석고대죄)

>>108 ㅋㅋㄱㄱㅋㄱㅋ앗..맞는것 같아요 릭이 걱정하는 모습과 폴리가 받아들이지 못할 모습이 매우 다른 것 같아요 릭은 폴리가 자기 뒷조사를 싫어할 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을 것 같네요 아예 그게 하면 안되는 일이라는 자각이 별로 없을 것 같아요 자기가 그런 상황에 처해본 적이 없으니:(.. 약자여본 적이 없으니.. 단단히 잘못된 녀석() 아닛 그런데 폴리 과거가.. 과거가 대체 어느 수준인거지요...??(미리 청심환 먹음

ㅋㅋㄱㄱㄱㄱ헷 폴리주가 귀엽다고 해주었어요*^//^* 맞아요 폴리는 참 신비로운 사람.. 알아도 알아도 더 알아야 할 부분이 남아있어요 신나요^ㅇ^~!!(릭:

아.. 이번 답레에서 릭이 더 캐물을지 말지를 많이 고민했는데 저번에 폴리가 덮어준게 있었어서... 역시 안 물어볼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없었다면 진짜 물어봤을지도^ㅠ.. 다시 생각해봤는데 릭은 사실 폴리가 자기를 떠날 것/싫어하게 될 것에 대한 불안감은 막 크진 않은 것 같아요. 자기가 숨기고 싶어하는 모습도 어차피 폴리가 볼 일이 없을거라고 생각하고.. 다만 자기때문에 폴리가 위험에 빠질 건 많이 걱정하는 것 같네요 그래서 더더욱 폴리 주변의 모든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통제하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어요88

115 릭주 ◆rAqAiJ2zqg (4958065E+5)

2019-01-05 (파란날) 21:29:18

피곤한하루네요@▽@ 잠시 갱신하구가요 좋은밤 보내셔요~

116 릭주 ◆rAqAiJ2zqg (977825E+50)

2019-01-06 (내일 월요일) 13:51:46

좋은점심! 갱신하구 갈게요 좋은하루 보내세요^▽^~

117 폴리주 ◆lcVSk6vvyc (0501277E+5)

2019-01-06 (내일 월요일) 16:19:26

별빛이 어깨를 적신다는 표현도 너무 예쁜데 답지 않게 굳어버린 게 넘 좋아서...ㅠㅠㅠㅠ 새빨개진 얼굴 보고 싶다고만 생각했지, 굳어 버린 릭은 생각도 못했어요.... 88 생각도 못했어서 더 충격적으로 좋은 것 같기도 하네요....ㅠㅠㅠㅠ 그렇죠. 몸에 밴 매너랑 상대방을 생각해서 해주는 배려랑은 다른 거죠... ㅠㅠㅠㅠ 그 배려를 받는 사람이 폴리라서 넘 좋고 또 기뻐요...ㅠㅠㅠㅠ 릭이 예쁘다고 백번은 더 말해주고 싶네요...!!

하고 싶은 말은 더 있지만, 짧게 줄이고 얼른 답레를 쓰러 가봐야겠어요!
릭주의 피곤이 풀리셨길. 그리고 푹 쉬고 계시길 바라요! 릭주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

118 폴라리스 - 릭 (0501277E+5)

2019-01-06 (내일 월요일) 20:39:46

목도리를 매기 좋게 몸을 숙여준 모습이 귀엽다. 목이나 뺨에 찬 손이 닿지 않게 목도리를 둘러주느라, 서툴고 느려진 손길에도 얌전히 기다려주는 태도도 귀여웠다. 당신은 참 사랑스러워요, 라는 진심어린 선언에 굳어버린 것도...

이건 진짜 너무 귀여운데...?
그래서 당신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몸을 틀었는지도. 거기서 당신이 굳어버릴 줄은 정말 몰랐다. 쑥스럽다는 감정과 릭이 귀여워서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감정이 섞여버려서. 제 입이 무슨 말을 뱉어버릴지 모르겠어서 그랬다.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도, 사실은 그를 쓰다듬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예뻐해줘.

언젠가 그가 했던 말이 떠올라버렸다.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당신이 예쁘고 귀여워 보여서 곤란한 사람에게, 무슨 심정을 겪게 하려고 그런 말을 했는지... 폴라리스는 문득 한숨을 쉬고 싶어졌지만 꾸욱 참았다. 고양이의 턱을 긁어주는 손길이 무의식적으로 더 다정해졌다.

*

...그렇네. 그렇게 물었어야 했지.

잠시간 침묵했던 그가 제 말에 쉽게 긍정한다. 긴장하고 싶지 않은데, 긴장감이 쭈뼛쭈뼛 정수리부터 타고 내려오는 것 같다. 그를 보는 제 시선이 어쩌면 미묘하게 흔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쉽게 긍정한 것만큼, 그 다음 질문을 쉽게 하지 않았으면. 막연하지만 간절한 바람이 제 표정에 새어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폴라리스.

긴장했으면서도. 그의 부름에 시선을 피하지는 않았다. 말문을 막히게 하는 질문을 하더라도 대답을… 해야겠지… 아주 천천히 시간이. 그리고 생각이 흘러갔다.

날이 추워지네. 이제 그만 들어가야겠어.

네? 분명 그런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을 거다. 폴라리스는 천천히 눈을 꿈벅였다. 무슨 말을 들었는지 믿기지 않는다는 태도로. 시간이 멈춘 것처럼 멈춰 있는 그녀의 앞에 그의 손이 넌지시 내밀어졌다. 폴라리스는 또다시 눈을 꿈벅거렸다. 마땅히 들려와야 했을 질문이 들려오는 대신에, 날이 추우니 그만 들어가야겠다는 말과 함께 손이 내밀어졌다. 폴라리스는 이것이 제게 해주는 그의 배려라는 것을 느리게 알아차렸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찌잉, 심장을 거쳐 전신에 혈액처럼 돌았다.

착한 사람. 다정한 사람. 그리고..

“...따뜻한 사람...”

작게 중얼거리고 폴라리스는 긴장이 풀린 사람처럼 힘없이 부스스 웃었다. 어쩌면 영원히 얼어붙어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겨울의 호수에, 봄을 가져다 줄 사람이 있다면 그건 틀림 없이 당신이겠지. 폴라리스는 제게 내밀어진 따스한 봄볕을 잠시간 바라보다가 조심히 제 손을 얹었다. 당신이 내게 봄을 가져다 줄 사람이라면, 나 역시 당신에게 봄을 가져다주고 싶다. 그의 손 위에 차가운 것을 얹는 게 미안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얹지 않는 편이 그를 서운하게 하겠지. 폴라리스는 그의 손을 아주 소중히 쥐었다. 그리고 부드럽게 미소 띈 얼굴로 그의 손을 의지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네요. 날이 추워요.”

허나 당신의 손은 따뜻하고, 이제 그 이유를 나는 알고 있다. 폴라리스는 잔웃음을 잠시 흘리다가 웃음기가 옅게 묻어나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난 지금 조금도 춥지가 않아요. 이상한 일이죠?”


**


-궁금한 게 있는데 당신 손은 왜 이렇게 따뜻한 걸까요?

언젠가 제가 던졌던 질문을 답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것은 당신이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설사 그 모습이 당신이 알고 있을 폴라리스가 아니라고 하여도. 단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나를 알아볼 정도로 당신이 나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119 폴리주 ◆lcVSk6vvyc (0501277E+5)

2019-01-06 (내일 월요일) 20:42:29

>>141
서로 현생이 있으니까요...! 매일매일 잇지 못해도, 이렇게 소식 남겨주시고. 또 너무 늦지 않게 가져와 주셔서 감사한걸요! (조심히 일으켜 드리자) (부둥부둥)

설마했던 싫어할 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는 릭... ㅇ◇ㅇ (릭이 정말 알면 알수록 놀랍다...) 하면 안 되는 일이라는 자각이 별로 없다니 릭이 하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기준이 너무.. 너무 궁금해지는데요.... 앗.. 릭의 뒷조사를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나요...? (있더라도 부하선에서 슥삭했을 것 같지만...??) 릭은 약자여본 적이 없다... 폴리는 반대로 약자였...네요... 아니 약자보다는 피해자라는 단어 쪽이 어울릴까요... :0.. 어느 수준이냐면... 1년 전에 과거 짜둔 사람이 1년 후에 그걸 다시 읽고 이걸 정말 내가 썼나...? 식겁했을 정도요...◑◑ (그리고 조각조각 흩어져 있어서 주워 모으는 게 힘듭니다...) (제대로 정리해 둘 걸 그랬어요...88) 릭주가 충격받는 게 걱정이고 릭이 충격받을 게 걱정이라서 쉽사리 말을 못 꺼낼 지경... 임미다... 8ㅅ8


ㅋㅋㅋㅋㅋㅋ 릭주 귀여우셔...! (흐뭇) 릭도 그래요, 알아도 알아도 더 알아야 할 부분이 남아있고 더 알고 싶어져요! (폴리 :

안 캐물어줘서 기뻤어요... 88 릭이 폴리에겐 이렇게 착한 사람... 저도 제가 릭한테 착한 사람이라는 수식어를 쓰게 될 줄 몰랐는데, 폴리가 릭을 착하고, 다정하고, 따뜻하게 느껴서요 v////v 릭주가 릭을 자주 냉정한 사람, 이라고 묘사해주는데 폴리주는 가끔 릭을 차갑고 이성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사람이라고 느낄 때가 있었어요! ^ㅅ^ 릭이 뜨수워서 폴라리스는 겨울인데도 하나도 춥지가 않다고 합니다. 골목길 혼자 돌아다니면서 손도 차갑고 몸의 체온도 좀 떨어져 있을 텐데도 안 춥대요! (헤헤)

폴리주는 폴라리스가 릭이 자기를 떠날 것/싫어하게 될 것에 대한 불안감은 꽤 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그것보단 릭이 자기 상처를 알아서 (자기 과거를 알아서) 그것에 릭이 가슴 아플 거라는 게 제일 걱정스럽고 그래서 필사적으로 숨기는 겁니다... 88 사실 폴리주는 언젠가 ‘릭은 폴라리스가 가진 상처마저도 사랑하고 싶다.’ 라는 문장에 굉장히 굉장히 감동받았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어요.... 88 (근데 폴리 상처 때문에 릭이 상처받는 것은 정말 싫으다...) 아니... 정작 폴리는 릭 때문에 위험에 빠진다면 괜찮을 건데... (폴리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건 나름 익숙합니다!) 자기 때문에 릭이 위험에 빠지는 거나 다치는 것은 정말정말 싫을 겁니다... (이 두 사람을 어쩌면 좋은가...)

120 폴리주 ◆lcVSk6vvyc (0501277E+5)

2019-01-06 (내일 월요일) 20:44:04

>>114인데 앵커 잘못 걸었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말이 끝나가고 있어서 너무 아쉬워요...8ㅅ8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또 좋은 꿈 꾸세요!

121 릭주 ◆rAqAiJ2zqg (1982876E+5)

2019-01-06 (내일 월요일) 21:55:13

ㅠㅜㅜ앗 정말.. 할말이 너무많지만 이번에도 짧게 줄여야 할 것 같네요88 릭이 묻지 않을수 있어서, 거기에 폴리가 기뻐해서 정말 다행이예요ㅠㅜ.. 이대로라면 순조롭게 해피엔딩이 가능할까요ㅎㅅㅎ?(김칫국)
릭이 사랑스럽다에 이어 살다살다 착하단 말을 다 들어보네요(왈칵) 정말정말 얼른 그말에 답을 해주고싶은데.. 내일 밤쯤에야 답레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아요ㅜㅜ 조금만 기다려주셔요8ㅅ8 오늘밤도 좋은밤, 좋은꿈 꾸시라고 미리 말씀드려요ㅎㅎ!

122 폴리주 ◆lcVSk6vvyc (0501277E+5)

2019-01-06 (내일 월요일) 22:27:34

>>121 릭주! (파다닥) 순조롭게... 해피엔딩... 제가 바라는 거네요! 릭과 폴라리스는 결국에는 해피엔딩일 거라고 제가 열심히 믿고 밀거예요! (같이 김칫국 드링킹)

"착한 사람. 다정한 사람. 그리고.." 약간의 텀을 두고“...따뜻한 사람...”이라고 폴라리스가 중얼거렸을 거예요. 따뜻한 사람만 말한 걸로 할까 고민했는데 릭이... 착한 사람, 다정한 사람, 따뜻한 사람 이라는 말을 다 들었으면... 싶어서요... ㅠ◇ㅠ 쓰면서 기뻤던 게... 릭의 본성을 알면서도 폴라리스가 릭을 착한 사람이라고 진심으로 말할 수가 있었던 게 기뻤어요... ㅠ////ㅠ 착한 사람이라는 말은 정말 릭이 처음 들어보는 말일 것 같아서 왠지 뿌듯하기까지 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 *^ㅇ^* 사랑스럽다 착하단 말을 들었으니 귀엽다는 말도 꼭.. 꼭 너무 듣게 해주고 싶어요... 88... 귀엽다는 말을 정말 백번쯤은 해주고 싶어요.. (흑흑) 생일도 물어봐야 하는데...!! (아직도 못 물어봤음) 핫. 그럼 기쁜 마음으로 기다릴게요 :D 12시가 되기 전에 잠이 들 것 같지만... 응, 좋은 밤 좋은 꿈이 될 거예요! ♡

123 릭 - 폴라리스 (6726907E+5)

2019-01-08 (FIRE!) 03:07:50

착한 보다는 악한, 다정한 보다는 냉정한, 따뜻한 보다는 차가운이 차라리 칭찬으로 받아들여졌던 지난 생이었다. 피묻은 발톱으로 누군가의 살을 찢으며 올라가는 삶에 자비와 배려는 끼어들 공간이 없었다. 릭은 사랑하는 이의 과분한 표현에 새삼스레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는 않았다. 그 정도로 물러설 흔해 빠진 마음가짐이었다면 애초에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제아무리 날고기는 인페르노의 사자라도 차마 당신이 말하는 그대로라고 뻔뻔하게 주장할 만큼은 되지 못했던지, 그는 힘없이 미소짓는 폴라리스를 멍하니 바라보던 끝에 마침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전부 아니야, 폴라리스."

그 말을 끝으로 릭은 짧은 시간 침묵을 지켰다.

"난 그저 당신을 사랑하는 한 사람일 뿐이야."

폴라리스와 눈을 마주친 채였다. 부드럽게 치켜올라갔던 입꼬리가, 조금 일그러졌다가, 곧이어 아주 감정도 읽을 수 없을 모양으로 다물린다. 릭은 내민 손을 잡아드는 폴라리스를 힘주어 일으켰다. 그의 손은 따뜻했고, 꺼낸 마음은 솔직했다. 이상한 일이죠, 난 지금 조금도 춥지가 않아요. 릭은 어쩐지 그 말에 나도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어졌다.

*

"데려다줄게."

당신에 관해 알아보기 힘들었던 것은 당신에게 수많은 모습이 있었기 때문일까-라는 질문은 아무래도 과도한 직업병 때문일 것이다. 지금으로써는 불필요한 생각이니 이쯤에서 멈추는 편이 현명하다. 그만두자. 릭은 고개를 돌려 폴라리스를 내려다보았다. 흔들리는 바람에 위태로운 입김이 하, 하고 공기 중에 희뿌옇게 퍼졌다.

124 릭주 ◆rAqAiJ2zqg (6726907E+5)

2019-01-08 (FIRE!) 03:25:32

또 늦어버렸네요 정말 죄송해요..(iДi) 게다가 짧아 왜지....(털썩)

>>119 하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 거의 없을 거예요. 다만 '일반적으로 하면 안된다고들 생각하는 일'에 대한 자각은 굵직하게나마 있을 것 같네요! 그조차 릭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요^-^..(;;)
앗, 정확히는 적이 많으니만큼 뒷조사를 하는 사람은 당연히 많았지만 그로 인해 공포나 그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일이 없을 거예요. 그래서 누군가는 그렇게 느끼리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거지요(´_`) 아이고.....릭이 충격받을 예정이라니 아주 신나네요 어떻게 하면 멘탈을 더 산산이 깨뜨릴 수 있을까요(???) 어쩌면 이 파트에서 고대하던 릭의 눈물바람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_╥)

ㅋㅋㅋㅋㅋㅠㅜㅜㅜ아이고.. 열심히 삽질하는 두 사람들아,,....(사이다 벌컥벌컥)ㅠㅜㅜ맞아요 그런 문장을 썼었지요. 흔히 말하는 누군가의 예쁘고 아름다운 면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고 싶었기 때문일거예요.. 오우, 릭 때문에 폴리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면.. 그래서 폴리가 조금이라도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릭은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가장 소중한 사람을 위험에 빠트린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부터 조각조각 날 것 같네요 마음아프고 고통스러움은 물론이고..

>>122 ㅋㅋㅋㅋㅋ큐ㅜㅜㅜㅜ아니 파다닥..파다닥 뭐예요...ㅠㅜㅜ 이 쫄귀 의성어는 뭐지요....(T▽T)(왈칵) 그러게 말이예요, 착한 사람이라니... 꿈에서도 못 들어봤을 단어였을 것 같은데요ㅋㅋㅋㅠㅜㅜㅜ 어렸을 때 어무니아부지한테 good boy 정도는 들어봤을까요^ㅁ^ 진심이라니 더욱 심쿵 포인트인 부분입니다... 릭 사망(?)
또 늦어버려서.... 어제 잘 주무시란 말씀을 못드렸네요 아마 지금쯤 꿈나라에 떠나 계시겠지요?ಥ_ಥ 저도 이만 자봐야겠네요 좋은 꿈 꾸고 계시길 바라요..!!

125 폴리주 ◆lcVSk6vvyc (3261049E+5)

2019-01-09 (水) 00:41:13

답레 쓰긴 썼는데에에... 88 뒷부분이 맘에 안 들어서 중간이나 끝부분 갈아 엎고 다시 쓰려구요... 밤이 늦어서 갈아 엎고 다시 쓰는 건 내일이 되겠지만... ㅠㅜㅠㅜㅠㅜ 답레가 늦어질 것 같으니까 기다리고 계시면 주무시구, 오늘도 좋은 하루. 좋은 밤 되세요 릭주!! (하트)

126 릭주 ◆rAqAiJ2zqg (9372465E+5)

2019-01-09 (水) 01:38:34

네에 그럼 꿈나라로 가보도록 할게요 안녕히주무시구 좋은밤 보내셔요^ㅇ^!!

127 릭주 ◆rAqAiJ2zqg (2192148E+5)

2019-01-09 (水) 16:46:06

어휴우 엄청 춥네요ㅠㅜ 오늘은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어디론가 가는 중이예요88 오늘도 곧 해가 지겠네요, 좋은 저녁 좋은 밤 보내세요♥!

128 폴라리스 - 릭 (3261049E+5)

2019-01-09 (水) 21:09:06

그는 나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전부 아니야, 폴라리스. 당신이라면 왠지 그렇게 말할 것 같았다. 처음으로 예상내의 답변을 들었을까. 릭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착하고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은 아니다.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겠지. 악... 하다고는 도저히 생각 못하겠지만, 얼음보다 더 냉정하고 차가운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난 이미.

난 그저 당신을 사랑하는 한 사람일 뿐이야.

당신의 냉정 아래에 있는 다른 것을 보아버렸다. 그저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된, 솔직한 눈을 할 줄 아는 사람을. 부드럽게 올라간 입꼬리가 일그러졌다가 다물리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폴라리스는 시선을 조금 들어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저 눈에 공허가 담겼던 순간도, 지나치게 많은 감정이 담겼던 순간도 기억한다. 폴라리스는 가만히 미소지었다. 옅게 묻어나오던 웃음기가 짙어졌다. 감정이 깊어지면 그래왔듯이 얼린 소다처럼 반짝이는 푸른 색의 눈이 예쁘게 휘어진다.

-알아요.

그 짙고도 달콤한 웃음이 그렇게 대답하는 것 같았다.

*

“데려다줘도 괜찮겠어요?”

나는 집으로 돌아가도 상관없지만 당신은 어디로 가는 길이 아니었을까? 폴라리스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고양이 먹이 주기도 끝났고 슬슬 돌아가 볼 시간이기는 했다. 그녀는 릭에게 몸을 약간 숙여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그가 몸을 숙였다면, 폴라리스는 천천히 입술을 열어 하고 싶었던 말을 꺼낼 것이다.

-당신은 그저 나를 사랑하는 한 사람이라고 말해주었지만.

“당신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사실도 잊지는 마.”

평소보다 조금은 나직한 울림이었을까. 폴라리스는 귓가에 달콤한 속살거림을 남기고 그의 뺨에 가볍게 입술을 눌렀다. 코 끝에 닿았던 귀여운 감촉보다 조금은 긴. 사랑스러운 키스를 끝내고 폴라리스는 엷게 웃었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당신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이라 기쁘다. 기쁘고 또... 조금은 가슴이 아파. 가슴을 누르는 감정이 너무 커서 아픈 것도 같고 벅찬 것도 같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조금은, 아니 조금보다는 더.

...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29 폴리주 ◆lcVSk6vvyc (3261049E+5)

2019-01-09 (水) 21:51:07

>>124 길이는 저도 들쑥날쑥하니까 괜찮아요! ^◇^ 이틀 정도면 늦은 것도 아닌데요...??? 0ㅁ0 ??? 저도 현생에 일이 있으면 늦어지기 때문에 늦는 것은 괜찮아요! 릭주가 편히 글쓰실 수 있을 때 주세요. 저도 그럴테니까요. :D

하면 안 되는 일이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요....? (물끄럼) (열심히 물끄럼) 일반적으로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일... 그 일반적으로 기준이... 폴리랑 같을... 까요...? ㅇvㅇ??? 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 뭘까요..... 으앗... 그러고보니까 릭한테 목표가 있다고 밤의 도시 뛸 때 들었던... 아니 보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는데 릭의 목표가 궁금해지네요...!
아마도 벌어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폴리가 릭의 뒷조사를 한다면 릭이 어떤 감정을 느낄지 궁금해지네요...!(예상이 다 틀릴 것 같으니까 예상을 하지 말자) 아닠ㅋㅋㅋㅋㅋ 멘탈... 멘탈 보듬어주세요.... 88 릭주.. 릭의 멘탈을 보듬어 줘요... 고대했던 눈물바람이라닠ㅋㅋㅋㅋㅋ 아니야.. 차라리 폴리를 울리겠습니다... 그게 낫겠습니다...8ㅁ8...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싶었기 때문에.... 88 가슴 아픈데 또 좋네요.. 흑흑흑... 아니... 아니이이.... 폴리가 릭 때문에 위험에 빠지는 일은 릭을 위해서라도 없어야 하겠네요! 88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부터 조각조각이라니.... 88 안 돼... 아니됩니다...ㅠㅠㅠㅠㅠㅠ 폴리는 릭 때문에 위험에 빠져도 (매우) 괜찮아 할 것 같은데... 릭이 자신때문에 위험에 빠진다면 자기 자신을 없애버리고 싶어할 것 같은데요... 88.... 그리고 좀 극단적으로 삽질할 것 같습니다... ㅠㅠㅠㅠㅠ... ㅇ<-<

앗... 릭주보니까 반가워서요...! 동접인 것 같아서 파다닥 거려봤는데... 아닠ㅋㅋㅋ 릭주가 의성어 앞에 붙인 쫄귀라는 표현쪽이 더 귀여운데요... 0▽0 아니 굿 보이... good boy 단어 너무 좋고 너무 맘에 드는데... 흑흑... 폴리가 릭한테 good boy. 라고 말했으면 좋겠네요... 그랬으면 좋겠는데 good boy라고 말할 상황이 생각이 안 나네요...88 (슬픔) 릭 사망 아니에요... 심쿵. 로맨틱(???). 성공적. 이거 잖아요...! (????)
약속 잘 다녀오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왠지 막레가 가까운 것 같은데, 다음 일상의 시작은 어떻게 할까요...?? 저녁 시간은 이미 넘겼으니까 좋은 밤 되시고 좋은 꿈 꾸세요 릭주! (*´ ワ `*)

130 릭 - 폴라리스 (1180505E+5)

2019-01-10 (거의 끝나감) 23:36:42

보다 먼 미래, 당신과 내가 다툰다면 그건 무엇 때문이 될까. 사랑하는 연인들이 울고 언쟁을 벌이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서로가 서로를 사랑함을 확신하지 못해서일 떄가 많다. 심지어 릭은 자신이 '보통 사람들'과 같은 방식으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어설픈 우월의식 따위는 아니고, 차라리 어떤 면에서는 단점이라면 단점일까. 그는 실제로도 종종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 따위로 묘사되었다. 원래대로라면 폴라리스가 그를 의심하고 밀어낸다고 해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폴라리스 앞에 서 있는 그만큼은, 어딘가 평소와 다른 것 같았다. 정확히 어떤 부분이 다르고, 왜 그러한지를 밝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신 앞에서만큼은 왠지 그간 깊이 파여있던 섬 밖의 해자를 무너뜨리고 한걸음 다가가도 될 것 같았다. 그는 사랑한다는 말에 달콤하게 대답하는 폴라리스의 미소가 못내 기뻤다. 언젠가 그녀가 자신을 용감하게 한다고 고백했던 것처럼, 그는 폴라리스의 앞에서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느끼는 바를 온전히 보여주고 싶었다. 그건 어쩌면 처음 사랑에 빠진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한 번도 사랑에 상처받아보지 않은 사람 특유의 천진함일 지도 몰랐다. 폴라리스는 릭이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이다. 그는 어떤 거리낌도 없이 그녀에게 흠뻑 빠져들 수 있음을 행복하게 여겼다. 그녀에게 그런 사랑을 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그리고 앞으로도 영영 상처받지 않았으면 했다.

릭은 데려다줘도 괜찮겠냐는 폴라리스의 물음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일부러 입을 다문 것은 아니고, 굳이 어떤 대답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아주 당연한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몸을 숙여달라는 폴라리스의 부탁에도 군말없이 그녀의 키에 맞춰 허리를 굽혔다. 스윗한 고백이 끝나고, 쪽, 말캉한 입술이 닿는다. 그는 아직도 따뜻하게 폭 파여있는 듯한 자리를 손끝으로 조금 훑어보았다.

"날 정말 사랑하는구나."

그리고 폴라리스를 돌아보며 희미한 장난기를 띠고 미소지었다.

*

릭의 차는 둘이 만났던-키스했던, 대화를 나누었던-골목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세워져 있었다. 릭과 폴라리스가 다가가자, 주인의 오랜 부재에 잠시 시동이 꺼져 있던 차는 다시 부르르 진동하며 빛을 밝혔다.

칼리는 인페르노 내에 릭을 존경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릭은 그녀의 무거운 입을 큰 장점으로 생각했는데, 그녀가 알렌과 다른 점이 있다면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도 천연덕스럽게 감출 수 있다는 점이었다. 칼리는 뒷좌석에 앉는 릭과 폴라리스를 심지어 거울 너머로 두 번 힐끗거리지도 않았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지금은 침묵하는 것이 옳았다.
사실 필요 이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었던 것이, 멀리서 걸어오는 태만 봐도 폴라리스는 릭이 사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보폭을 맞춰주는 것이 의식적인 배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으나 어느쪽이든 상당히 세심한 태도임이 분명했다. 칼리가 주로 보았던 릭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당장 며칠 전 일만 생각해도-릭은, 한동안 배신자 색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당장 그 기생충을 잡아내어 인페르노가 조금도 흔들리지 않음을 내외부에 명시적으로 드러내야 했다. 릭은 지난 한 달 간 손에 많은 피를 묻혔다. 칼리는 지하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의 냉랭한 발걸음을 기억했다. 도망친 주모자 외에, 조금이라도 그 일에 가담한-혹은 가담한 것처럼 보이는-모든 이들이 목숨을 잃거나 불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칼리는 도망친 나머지 한 명도 머지않아 혈기왕성한 사자들의 밥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직진해."

릭이 명령하는대로 군말없이 엑셀을 밟는다. 새벽녘의 도로는 사람 한 명 없이 지나치게 조용하다. 밤의 도시와 어울리는 검은 차체는 거리의 그림자 속으로 소리 없이 미끌어져 들어갔다. 어둠에 파묻히는 차 안에서, 릭은 곁에 앉은 폴리의 어깨를 부드럽게 감쌌다.

**

아이작은 아무 말 없이 긴 연기를 뱉어내는 릭을 살짝 곁눈질했다.

"....저, 릭님."

손에 들린 것은 오늘도 텅-빈 백지 상태인 폴라리스의 서류다. 보고랄 것도 없는 보고가 끝났는데도, 릭은 평소와 달리 아무런 반응이 없다. 차라리 이 무능한 놈아 꺼지라고 욕이라도 해줘-물론 릭이 실제로 그렇게 말한 적은 없다-, 아니면 다시 조사하라고 명령이라도 해주던가... 모르긴 몰라도 릭 앞에서 우물쭈물거리고 있는 제 표정이 상당히 가관일 것이다.
그러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릭은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작을 지나쳐 간다.

"다, 다시 알아볼까요?"

묻는 그의 목소리는, 문이 닫히는 쾅, 소리와 함께 허공으로 산산히 흩어져 날아갔다. ...이제 그만 하실 생각인가? 홀로 남은 방 안에서, 아이작은 침을 꿀꺽 삼켰다.

131 릭주 ◆rAqAiJ2zqg (0406901E+5)

2019-01-11 (불탄다..!) 00:08:09

흣차 쓰다보니까 약간 늦어졌네요! 별내용이 없는데 이상하게 약간 고민되는 레스였어요^ㅠ 좋은 밤 보내고 계실까요~

>>129
앗.. 제가 그런말을 했었나요?? 릭의 목표라면 아마도 별건아니고(?) 밤의도시 조직들을 다 통합하는 거였을거예요 누구나 한번쯤 꿈끌만한 목표지요^ㅡ^(??)
폴리가 릭의 뒷조사를 한다면..ㅋㅋㅋㅋㅋ 약간 놀랄것같긴한데 걱정하거나 불쾌해하거나 하진 않을것 같아요. 뭐가 그렇게 궁금했냐고 물어볼 것 같네요^w^ 내사랑, 나한테 직접 물어봤으면 대답해줬을텐데.(빤-히(..

ㅠㅜㅜ아니.. 삽질하는 폴라리스라니요..ㅠㅜㅜ(맴찢) 갑자기 궁금해졌는데 폴라리스는 그럼 자기가 릭의 약점이 되어간다는 걸 알면 어떻게 할까요? 많이 괴로워 하려나요ㅠㅅㅜ

ㅋㅋㄱㄱㅋ아앗.. 그러니까 저도 듣고싶어졌어요 폴리의 굿보이^ㅇ^ 가끔보이는 폴리의 걸크러쉬에.. 저는 치이고..(사망) 사근사근 이야기하는 폴리도 좋고, 가끔 묘한 명령투?로 말하는 폴리도 참 조아요^//^

그으리고 맞아오 다음장면을 의논할 때가 되었는데..! 뭔가 폴리의 과거의 실마리를 알게되는 일상도 좋구..ㅎㅎㅎ 릭 중심으로 생각해둔 극적인 상황도 몇 있긴해요 릭 양아버지와 폴리와의 만남이라거나(.....) 전에 조금 이야기했던대로 릭의 또다른 면을 맞닥뜨리는 폴리라거나..?

어떤 것이 좋을까요? 저도 조금 더 생각해볼게요ㅇ▽ㅇ 우선 지금은 주무시고 계실테니 좋은 밤 보내시구♥ 쫀꿈 꾸셔요ㅎㅅㅎ~!!

132 폴리주 ◆lcVSk6vvyc (984434E+56)

2019-01-11 (불탄다..!) 16:39:13

처음 사랑에 빠진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 ㅜㅜㅜ 한 번도 사랑에 상처받아보지 않은 사람 특유의 천진함ㅜㅜ 엄청.. 엄청 릭을 지켜줘야 할 것 같은데요... (폴라리스 과거를 영원히 블라인드 처리해야할 것 같다...) 폴리랑 정말 다르네요.. 폴리는 상처로 너덜너덜이고, 마음에 깊게 난 상처는 지금도 낫지 않은 상태일텐데.. ◑◑ 영영 상처받지 않았으면 했다. 도 상처 받은 적 없어서 할 수 있는 생각일까요...? 88 "날 정말 사랑하는구나." 라는 자신감 넘치는 대사가 넘넘 좋아요....ㅋㅋㅋㅋㅋㅋㅋ (´͈ ᵕ `͈ ) 릭주의 레스가 막레 느낌이기도 하지만, 폴라리스가 본 칼리 첫인상...이 궁금해서 살짝 생각해봤는데.
폴리 : (여자 부하도 있었구나) (신기)
이런 반응일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처음 보는 사람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것도 실례일 것 같아서, 잠시 칼리를 보던 시선을 금방 거두긴 할 겁니다. 릭 부하가 많겠지만, 릭이 신뢰한다고 말할 수 있는 부하는 몇 명일까, 이것도 조금 궁금해 할 것 같아요 :D (알렌밖에 없다고 하면 충격 먹을 것....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 왜죠.. 아이작은 왜 나올 때마다 고통받고 있는 것 같죠...? (영고..?) 오늘도 텅-빈 백지 상태인 폴라리스의 서류다. 에서 도... 도가 무척 신경이 쓰여요... 0w0 헉... 이제... 이제 그만 조사할 생각일까요? 0ㅁ0 ??(아니면 폴리한테 직접적으로 물어볼 생각일까요...?) 아님 아이작 말고 다른 사람을 시킬.. 생각일까요...? (팝콘 들고 뛰어옴) (왜 뒷편이 없죠...???)

133 폴리주 ◆lcVSk6vvyc (984434E+56)

2019-01-11 (불탄다..!) 17:14:59

>>131 밤의 도시 조식 다 통합...ㅋㅋㅋㅋㅋㅋㅋㅋ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가 문득 떠오르고... 아닠ㅋㅋㅋㅋㅋㅋㅋ 누구나 한번쯤 꿈꾸... 나요...? 릭주가 말하니까 왠지 설득력 있는데요...?? (설득된 새럼) 불쾌해 하지 않는 게 너무 신기해요... 0ㅁ0 .... 그렇지만 그런 반응이라서 안심이 돼요...ㅠ//////ㅠ 내 사랑, 나한테 직접 물어봤으면 대답해줬을텐데. 가 스윗한데 의미심장하기까지 해서 심장이 두근거려요...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에는 ???? 이런 반응일거예요. 자기가 릭의 약점이라는 게 이해가 안 돼서... 순간 의문 가득이었다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약점이 될 수도 있겠지, 라는 결론에 다다르고... 끙끙거릴 것 같아요... 릭의 약점이 되고 싶지는 않은데, 또 릭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포기하지 않았으면 해서... 88 깊게 고민하다가 "내가 무얼 하는 게 당신에게 도움이 될까요?" 릭한테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질문을 할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의 약점으로만 남고 싶지는 않아서요.

????? 저는 폴리의 걸크러쉬를 모르겠습니다... 언제.. 언제 폴리가 걸크러쉬했죠...???? 0ㅁ0 (사망하심 안 돼요!)(부활의 주문!) 앗.. 앗... 폴리 말투가 묘한 명령투라고 인식한 적 없는데... (어디지???)(찾으러 떠나자) 릭주가 폴리 좋아해주셔서 저도 참 좋아요... (´͈ ᵕ `͈ )

과거 실마리를 어떻게 알게 되는 게 좋을까요...?? 시간의 역순으로? 아니면 순차대로...?? (근데 아주아주 앞부분 짜고 있는 중입니다...)(어린 폴리 시점이랑 천사 시점이랑 악마 시점이랑 다 달라서 전 구상이 재밌어요....ㅋㅋㅋㅋㅋ) (구상은 재밌는데 쓰는 게 어렵네요..) 사실... 고민하고 있는 게 있는데. 폴리가 흉터가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입니다. 폴리가 직접 이야기 해주는 게 좋을까, 아니면 릭의 뒷조사로 릭이 알게 되는 게 좋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폴리가 직접 이야기 해주는 게 릭한테는 더 좋을까요...??
으앜ㅋㅋㅋㅋㅋㅋ 릭 양아버지와의 만남 (두근) (두근) (두근) 전 이거 넘 좋다... 폴리도 폴리주도 심장이 쫄깃해질 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릭의 또다른 면도 보고 싶고... 사실 언젠가 폴리가 릭의 과거 여성분이랑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요...! 만나게 되는 날이 있을까요...?

앗... 아앗... 그러고보니 과거에 폴리가 밤의 도시 자살명소에 잘 알고, 가끔 간다고 밤의 도시 스레에 쓴 적이 있었는데.. (아마) (폴리와의 만남은 자살명소에서! ^ㅇ^ <-이런 느낌의 레스도 썼던 거 같아요) 릭이랑 사귀게 된 후로 자살 명소에 간 적은 없지만... 사귀기 전에... 그 가면무도회 때 릭이랑 헤어지고 혼자 자살 명소에 갔을 거예요. 그것도 뒷조사로 알 수 있을 내용일까요...? 이것도 언젠가 일상으로 다뤄지겠죠...?? 폴리는 폴라리스 모습으로는 자살 명소에 두어번쯤 갔고, 제인으로는 그보다 많이... 갔을 거에요... ()()

134 폴리주 ◆lcVSk6vvyc (984434E+56)

2019-01-11 (불탄다..!) 17:19:15

조직 다 통합인데 조식 다 통합 뭐죠;; ??? 밤의 도시 조식을 다 통합하려고 쓴 게 아닙니다... (식은땀)

릭 아버지랑 만나는 게 제일 끌리긴 해요... 너무.. 너무 예측할 수 없어 두근거려요... 88 (폴리 : (폴리주로부터 도망가고 싶음...)) 음~~ >>130이 막레일까요? 아님 제가 뒷 내용을 쓰고 마무리를 지을까요! 약속이 있어 나가봐야 해서 주말에야 쓸 수 있겠지만...88!!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D

135 릭주 ◆rAqAiJ2zqg (0286095E+5)

2019-01-11 (불탄다..!) 18:15:30

좋은 금요일 점심이에요(*´ω`*)!!
>>132 네에 사랑의 아픔을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불나방처럼 뛰어들 수 있는.. 그런 느낌이에요(T▽T) 영영 상처받지 않았으면 한다는 건.. 앞으로도 영원히 폴리와 함께하기를 바란다는 의미였어요ㅎㅁㅎ 맞아요 릭은 참 자신감이 넘치지요.. 혹여나 폴리가 릭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는걸 들으면 '어.. 나 사실 이 사람 되게 좋아했던 건가?' 헷갈릴 정도의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ㅋㅋㅋ

저도 이것저것 설정 써둔 파일이 있는데 거기에 릭 부하 설정들도 몇몇 써있더라구요(*´∇`*)!! 아마 옛날에 축제 이벤트 할 때 한번 씩 등장했던 친구들인 것 같아요. 그중 신뢰하는 부하라..(곰곰) 알렌, 오늘 나온 칼리, 아이작 정도일 것 같아요. 알렌하고 칼리는 워낙 맹목적인 타입이고, 아이작은..ㅋㅋㅋㅋ 워낙 함께 한 시간이 길어서요. 그 외에도 시저(루스가 자주 봤었지요´・ᴗ・`)나 사샤 등등이 있긴 한데 백퍼센트 신뢰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사실 누구한테든 그렇지만요.
ㅋㅋㅋㅋ아이작은.. 재밌어요 여기저기 굴리는 게 참 즐거워요^ㅇ^(?) 후후.. 역시 결말중의 결말은 열린결말이지요(아님) 글쎄요, 뒷쪽을 열어두기는 했지만... 폴리가 말해주기를 기다리려고 마음먹었으니, 릭도 이쯤 그만두지 않을까요?(ღ˘⌣˘ღ)

>>133 ㅋㅋㅋㅋㅋㅋㅋ그러게 말예요.. 불쾌해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폴리가 릭의 뒷조사를 하는 걸 위협은 커녕 공격으로도 인식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폴리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걸 잘 인지하고 있으니까요ღゝ◡╹)ノ♡

폴리의 걸크러쉬! ㅋㅋㅋㅋ아..앗 많았는데.. 당장 이번 일상만 해도 '내가 사랑한단 걸 당신도 잊지마!'이런 느낌이요? 똑 부러지는 폴리 참 조아요 그치만 릭이 처음 사랑한다고 했을 때 오또카지 하는 폴리도 넘좋구^//^(그냥 폴리가 조타)

폴리의 과거를 알게되는 건 어떻게든 좋아요 폴리가 시간순대로 찬찬히 얘기해주는 것도 좋구.. 폴리의 주변인물을 만나서 알게되는 것도 좋구..ㅠㅜ 천사도 너무 궁금하지만, 악마도 너무 궁금해요88 폴리의 흉터라. 릭이 직접 보고 발견하는 건 안될까요(??) 어떻게 생긴 흉터일까요. 폴리의 과거를 알게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되도 좋구..

릭의 과거 여성분()ㅋㅋㅋㅋ..이랑.. 폴리가 마주치는 그런 불상사가..(아찔) 으음.. 릭이 저번에 폴리한테 준 그 시계가 호출 기능뿐만 아니라 사실 위치추적 기능도 있을 것 같아요 릭이 그걸 항상 들여다보고 있는 건 아니겟지만(..) 폴리 현재 위치가 그 자살명소로 뜨면 호다닥 달려가지 않을까요..? 가면무도회 끝나고도 갔군요
ㅠㅜ.. 전혀 몰랐다...(._. .....

막레는 주셔도 되고 저렇게 끝내도 될 것 같아요^ㅇ^!! 앗 그러면은... 릭 양아부지랑 한번 만나볼까요?? 좀더 후반에 만나게 되지 싶었는데 예상보다 빠른 조우가되겠네요(/ω\) 선레는 일단 한번 써와볼게요! 어떤 느낌이 될지 저도 참 예상할 수가 없네요(두근)

그럼 폴리주도 즐거운 금요일,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예요(♡´艸`)

136 Lion (0286095E+5)

2019-01-11 (불탄다..!) 21:59:24

사자. 흔히 밀림의 왕으로 불리며, 식육목 고양이과에서 유일하게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이다.

137 Friedrich Rickman [sómnĭum] (0286095E+5)

2019-01-11 (불탄다..!) 22:03:20

사자. 흔히 밀림의 왕으로 불리며, 식육목 고양이과에서 유일하게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이다.

이 남자의 이름은 프레드리히 릭먼이다. 어둠 속에서도 살기와 눈빛을 감추지 않으며 고깃덩어리가 끼인 앞발을 무감각하게 햘짝거리는 사자들을, 그는 손짓과 눈빛만으로 앉은 자리에서 무려 20년 동안이나 지배했다. 그는 인페르노에 있어 그 누구보다도 위대하고 누구보다도 잔인한 인물이었다. 누구나 세월이 흐르면 빛나던 머리카락은 점차 흐릿해지고 반짝이던 눈은 총기를 잃어간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프레드리히 릭먼을 툇방 늙은이 취급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가 사자들의 우두머리라는 것은 몇 년이 더 흐른다고 해도 변하지 않을 사실임을 모두가 확신했다.

그가 가게 안으로 들어섰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들어오는 입구 쪽으로 시선이 쏠리는 것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한눈에 봐도 고가인 듯한 옷차림, 혹은 뒤이어 들어오는 그림자같은 남자 때문이었는지, 그는 어딘가 분명히 눈에 띄는 사람이었다. 남자의 회색 눈동자가 기민하게 움직였다. 그는 숨죽이고 있는 밀림을 꼭 먹잇감을 물색하듯이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 그 눈빛은 기묘했다. 그리 큰 키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언뜻 마주치는 시선이 꼭 높은 곳에서 내려 찍기라도 하고 있는 듯이 무거웠다.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그는 깊고 낮은 숨소리와 함께 천천히 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것은 꼭 사자의 나직한 쉭쉭거림 같았다. 둔탁한 구두굽 소리만이 그가 인간임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징표였다.

"블랙 마티니 하나 부탁하네."

그의 목소리는 느리고 허스키했다. 굵은 선의 각진 얼굴과 무감각한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주름잡힌 눈가에서는 세월이 느껴졌으나, 젊은 시절의 소멸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날카로운 시선이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느끼게 했다. 자리에 앉기 전, 그는 코트를 벗어 뒤편에 서 있던 남자에게 자연스럽게 건넸다. 자리에 앉아서는 깍지를 낀 채 두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렸고, 그 손에는 크고 작은 흉터들이 가득했다.

138 릭주 ◆rAqAiJ2zqg (0286095E+5)

2019-01-11 (불탄다..!) 22:08:23

앗 >>137 첫줄은 잘못 들어갔네요 헷..(〃▽〃) 제가 내일은 잘 못 들어올 것 같아가지구 일단 냅다 솜니움으로 보내는 선레를 써왔는데() 불가능하면 다시 상의해보아요(*´∇`*)
그럼 오늘도 진짜루 좋은밤, 좋은 꿈 꾸셔요! 굿밤이예요!^ㅇ^(호로롱)

139 릭주 ◆rAqAiJ2zqg (4583103E+5)

2019-01-12 (파란날) 13:59:26

좋은 점심이에요! 밥먹기 전에 잠깐 갱신해요ㅎㅎ 오늘도 좋은하루 되셔요~

140 폴리주 ◆lcVSk6vvyc (5505108E+5)

2019-01-12 (파란날) 18:51:24

아니 세상에 릭주...ㅠㅠㅠㅠㅠㅠ 좀 더 길게 쓰고 싶은데 일단 짧게 생존신고 할게요! 몸이 쪼끔 아파서 뻗어있다가 이제 일어났어요...ㅎㅎㅎㅎ 그래도 쉬니까 쫌 낫네요...!! 그럼 막레도 받고 선레도 받은 걸로 해도 괜찮을까요...!! 폴리 과거사는 폴리가 폴리 입으로 말해줄 수 있을까요..!! ㅠ~ㅠ 여기에 관련된 내용(?)도 열심히 구상해둬야겠어요. (릭주 미리 청심환 먹어두세요...ㅠㅠㅠ) 릭이 직접 보고 발견... 눈 튀어나올 뻔 했어요...ㅋㅋㅋㅋㅋㅋ 사실 이거 저거 구상하다가 폴리가 옷을 걷어 흉터 보여주는 것도 생각했는데 이거 넘 파격적(??)일까요... 뭘 어떻게 해야 폴리가 자기 흉터를 릭에게 말해주고 보여줄 마음이 들까요...!! 폴리에겐 굉장히 굉장히 굉장히... 용기가 필요한 일일거예요... (제가 열심히 고민해볼게요..!) (릭이랑 릭주가 그 흉터보고 마음이 덜 아팠으면 좋겠어요.. ヾ(。>﹏<。)ノ゙)

앗... 역시... 릭먼씨도 예상을 빗나가는 사람... ('o' )... 사실 전 인페르노로 데려가거나 모셔가거나 납치해 가는 게 릭먼씨와 폴리의 첫만남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솜니움으로 오실줄이야....ㅋㅋㅋㅋㅋ (상상도 못함) 제가 바텐더에 대한 지식이 미흡해서, 구글링도 하고 나무 위키도 검색하고 책도 보고 있는데 좀... 틀린 지식도 나오고, 변용된 내용도 나오고, 인용한 내용도 나올거예요...!! 바텐더 너무 어려운 것입니다... (머리 싸맴) (어려운만큼 매력적인지만요...!!) 답레는 좀 천천히... 쓰게 될 것 같아요... 첫 시작부터 너무 어렵고... 릭먼씨가 너무 대단해... 너무 대단한 포스를 뿜고계셔서 어떻게 응대해야 할지 안절부절하고 있어요...!! 폴리가.. 릭먼씨가 시아버님(???)이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어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이제 저녁 먹었거나 먹을 시간이네요! 저녁 맛있게 드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 ᵕ `͈ )

141 릭주 ◆rAqAiJ2zqg (8844974E+5)

2019-01-12 (파란날) 20:57:57

아이고 폴리주 무리하셨군요ㅠㅠㅜ 좀 괜찮아지셨다니 다행이에요 답레 더 천천히 주셔도 괜찮으니까 푹 쉬셔요;-;!! 스트레스받고 많이 움직이고 하면 또다시 탈이 나게 돼요88ㅠㅜㅜ
결국 폴리가 직접 말해주게 되겠군요... ㅋㅋㅋㄱ아..아앗 왜지요 릭이 직접 발견하는거 이상한가요(??) 대체 어떤 흉터일지, 릭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확실히 많이 놀라긴 하지 싶어요ㅠㅜ..

ㅋㅋㅋ그러게말예요 초면부터 납치할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들의 애인이기도 하고, 아마 폴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싶어서였을 지도 몰라요. 평소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겠지요.. 고증이야 뭐 충실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저도 잘 모르니까요^^ㅎㅎ? 헤헤 포스가 느껴졌다니 다행이에요.. 아무것도 안했지만, 심지어 꽤 신사적으로 굴고 있지만 그럼에도 어딘가 무겁고 어려운 느낌을 주고 싶었거든요^ㅇ^(또신남)

네, 저도 이제 뭔가 먹으려구요ㅎㅎ! 폴리주는 즐거운 식사 하셨을까요? 몸이 안좋다고 하셔서 걱정입니다ㅠㅜ.. 뭔가 보내드릴수 있다면 좋을텐데.. 폴리주도 좋은 저녁, 주말 보내세요! 푹 쉬고 다시만나요;)S2

142 릭주 ◆rAqAiJ2zqg (9909576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6:02:13

좋은 오후예요! 폴리주는 잘 쉬고 계실까요? 갱신하구갈게요~♥

143 폴리주 ◆lcVSk6vvyc (6448838E+5)

2019-01-13 (내일 월요일) 16:58:22

릭주 의사 선생님 같아요... (´͈ ᵕ `͈ ).... 응! 천천히 쓸게요! (너무 천천히 쓰게 될까봐 그게 걱정이 돼요...ㅋㅋㅋ큐ㅠㅠㅠ) 확실히 그래도 인간은 주말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생물이란 것을 몸소 체감중입니다... (헤헤)
직접 발견하려면 폴리가 비키니수영복 같은 것을 입어야 합니다... 폴리는 아마 수영장 안 가고 가더라도 래쉬가드처럼 방어력 높은 수영복을 입겠지요.. (숙연) 과거사 전부는 아니지만, 흉터에 대해서는 (마음의 준비가 끝나면) (언젠가) 말해줄 것 같아요! 릭은 자기 흉터 폴리한테 보여주는 날이 있을까요...? 88 (릭몸에 더 흉터가 더 많을 것 같은데...)

아들의 애인이래...!! 뭔가 엄청 흐뭇해요. 전 릭먼씨가 릭을 자기 아들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카르멘의 아들인 것을 잊은 적이 없다는 거 좋아하거든요! (´͈ ᵕ `͈ ) 평소의 폴리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시겠지만(이건 릭처럼 밖에서 우연히 만나야!), 바텐더로서의 폴리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게 되시겠죠! :D 으앜ㅋㅋㅋㅋㅋ 신사적으로 굴고 있으셨구나.... 왠지 처음 만났을 때 릭이 생각나고 그러네요...!

어제 식사... 식사는 잘 챙겨먹었습니다 :D! 앗... 릭주의 상냥함 마음이 충분히 제게 보내졌어요. 전 이미 충만하답니다! (´͈ ᵕ `͈ ) 릭주도 푹 쉬고 맛있는 거 많이 드셔야 해요!

144 bartender - leō (6448838E+5)

2019-01-13 (내일 월요일) 20:35:22

하나의 단어가 많은 뜻을 품고 있을 때가 있다. sómnĭum, 이 칵테일 바를 지칭하는 이름에도 많은 뜻을 품고 있다. 꿈, 환상, 백일몽... 그리고 적지 않은 수많은 뜻 중에 일상으로 바로 연결되는 것은 없다. sómnĭum은 수많은 칵테일 바가 그렇듯이, 일상과는 다른 공간으로 당신을 초대하는 곳.

이곳에 머무시는 동안, 부디 좋은 꿈을 꾸시기를.

*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모던한 분위기에 비일상적인 신비로움을 더해주는 것은 솜니움의 천장일 것이다. 밤하늘에 떠 있는 성좌를 옮겨놓은 천장은 이곳에 처음 오는 이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을만하다. 지상으로 눈을 낮추어 보면 그곳에는 바를 찾아온 손님이 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또 그들을 위한 특별한 한 잔을 준비하는 바텐더들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입구가 열린다. 그곳으로 순간 바 안의 시선이 쏠린 것은 그가 지닌 압도적인 기운 탓이었을까. 아, 자세히 보면 그가 아니라 그들이다. 가만히 있어도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와 남자의 그림자 같은 사람이 한 명. 평범한 경우라면 폴라리스처럼 바에 근무한 지 1년이 조금 지난 애송이(...) 바텐더가 맡을 인물은 아니었겠지. 치프를 불러야 할까. 먹잇감을 둘러보는 듯한 시선에도 폴라리스는 긴장하지 않았다. 다만... 예감이 좀 이상했다고 할까. 위험한 사람과 마주치면 대체로 그래왔듯이 폴라리스의 직감이 경종을 울렸다. 저 손님은 술을 찾아서 온 게 아니라.

...나를 찾아서 온 것 같은데...?

눈이 마주친 순간 어째서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폴라리스는 평범한 손님과 눈을 마주쳤을 때와 다름없는 반응을 했다. 눈매가 천천히 누그러지고 입매가 부드럽게 올라간다. 이 바에 있는 동안 내내 사라지지 않는 친절하고 상냥한 옅은 미소가 선명해진다. 어딘지 안심감까지 안겨주는 요정 같은 바텐더의 미소에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 이 바에 왔으니 당신이 어떠한 사람이든지 (진상을 피우기 전까지는) 손님이고, 나는 바텐더지요. 바를 나가는 순간에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도...

블랙 마티니 하나 부탁하네.

느리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이 손님의 굵은 선의 각진 얼굴이며 무감각한 눈빛만큼 인상적이었다. 부탁하네, 라고 말을 끝맺은 것이 정중한 느낌이라 나쁘지 않았다. 폴라리스 근처에 있던 남자 바텐더가 흘끗 폴라리스에게 시선을 주더니, 이내 곧 다른 손님들을 향해 눈을 돌린다. 알아서 잘하겠지, 라는 믿음의 뜻일 거다. (솔직히 폴라리스는 가끔 이런 믿음들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손님이 코트를 벗어 뒤편에 서 있던 남자에게 자연스럽게 건넸다. 자리에 앉아서는 깍지를 낀 채 두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렸고, 그 손에는 크고 작은 흉터들이 가득했다. 시중을 받는 게 자연스러울 만큼 높은 곳에 있는 사람, 풍기는 위압감이 무리의 우두머리가 가질 법한 것. 아마..가 아니라 확실히 위험한 사람일 거고, 손에 새겨진 크고 작은 흉터는 그 사람이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뜻이겠지. 양지의 사람은 아닐 것 같다.

...이런 생각. 혹은 판단들이 순식간에 스쳐 가는 것은 직업병일까, 아니면 습성일까. 하지만 바깥에서 그가 어떠한 사람이든, 이곳에서는 한 사람의 소중한 손님일 뿐이다. 폴라리스는 생각을 끊고 말없이 손과 몸을 움직였다. 칵테일을 만드는 동안, 손님이 마실 한 잔 이외의 잡생각은 금물이다. 그녀는 마티니 잔에 조니워커 한 방울을 떨어뜨리고 그 향이 글라스 안에 남게끔 두 바퀴 돌렸다. 스미노프 블랙 보드카를 잔에 따랐다. 그리고 블랙 올리브는 가니쉬. 칵테일을 만드는 그 모든 동작이 신중하고 군더더기가 없어 아름다웠다.

칵테일을 완성한 폴라리스는 남자의 손이 닿기 쉬운 위치에 잔을 내었다.

"드시죠."

처음 시선을 마주친 때의 미소만큼이나 상냥하고 친절한 목소리였다. 그리고 빙긋 웃으며 그와 시선을 잠시 마주했다.

바에 나오는 모든 잔이 특별한 것은, 그 한 잔이 손님의 첫 잔이자 마지막 잔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마티니는 칵테일의 왕, 그리고 그 앞에 블랙이 붙었다. 블랙 마티니. 손님이 부탁한 첫 잔은 그 손님과 썩.. 아니, 어쩌면 지나치게 잘 어울리는 것이어서. 폴라리스는 드시죠, 라는 말 이외의 다른 말은 전혀 덧붙이지 않고 자세를 반듯이 세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폴라리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손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블랙 마티니를 마신 후 당신의 입술에서 흘러나올 것이 감탄이든, 불만이든, 혹은 다른 어떠한 말이든. 솜니움이 사랑하는 친절한 미소의 바텐더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이미 되어있는 사람이다.

145 폴리주 ◆lcVSk6vvyc (6448838E+5)

2019-01-13 (내일 월요일) 21:16:11

처음 시작은 어려웠고 몇 번 고쳤는데, 의외로 폴리가 릭먼씨와 시선을 마주친 순간부터 술술 써졌어요...... 0ㅁ0 폴리가 긴장을 안 하니까 왠지 저까지 긴장 안 하게 되는... 신기한 경험이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텐더로서의 폴라리스는 처음 써 보네요! 글 쓸 때는 긴장 안 했는데 글을 다 쓰고 나니까 긴장된다! (두근두근) ...나를 찾아서 온 것 같은데...? 다음에, '왜 나를 찾아왔을까?' 라는 의문이 평소라면 당연히 따라붙었겠지만, 릭먼씨가 블랙 마티니를 주문하셔서... 칵테일 만드는데 집중해야 해서 폴리의 의문은 (일단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 가끔 생각하는 건데, 폴리는 대담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처음 릭을 만났을 때 얘가 좀 대담한 구석이 있을지도. 라는 생각을 처음 했었는데... (´͈ ᵕ `͈ )

어디서 읽었는지 모르겠는데, 바텐더는 시계와 반지 같은 것들을 칵테일 만들 때 (근무할 때) 손목에 착용하지 않는댔어요! 릭이 준 시계를 사물함에 둘까 아니면 발목(...)에 차고 있는 걸로 할까 고민이 되네요... 폴리 성격이면 그냥 사물함에 고이고이 모셔놓을 것 같아요. 발목에 차면 발목이 차였을 때 시계가 다칠 수도 있으니까... 88 소중히 모셔둘거야...! 그리고 호출 기능이 있다고 하셨을 때부터... 그때 이미 위치추적 기능까지 있으니까 호출 버튼 누르면 폴리 있는 곳으로 위치추적해서 릭이(혹은 릭이 보낸 사람이) 오지 않을까...? :Q... 라고 막연히(?) 짐작만 했었는데 정말 현실이 되었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폴리도 위치추적 기능도 있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습니다) 도청.. 도청기능은 없겠죠...? ( ・∇・) ....

폴리가 지금 릭먼씨가 엄~청 위험한 사람인 거 인지? 직감적으로 깨달았는데, 엄~청 평정을 유지하고 있는 까닭은... (장소가 솜니움이기도 하고) 릭먼씨가 릭의 아버지라는 것을 몰라서 그렇습니다... *^◇^*... 폴리는 긴장 안 하고 있어도, 정작 전 릭먼씨가 무슨 말을 할지 두근거리고 긴장돼요....ㅋㅋㅋㅋㅋㅋㅋㅋ 폴리는 자기가 바텐더로 있으면 손님이 거물정치가든, 뒷세계의 보스든, 평범한 진상(?)이든, 부랑자든... 긴장을 (어지간해선 잘) 안 하는 편이긴 한데... 릭이 손님으로 오면 놀라거나, 잠깐이라도 긴장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 릭이 언젠가 솜니움에 오는 일상도 있겠죠? 전 릭이 술 못하는 게 밝혀지는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헤헤) 사자. 흔히 밀림의 왕으로 불리며, 식육목 고양이과에서 유일하게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이다. <- 이거 잘못 들어간 문장이라고 하셨는데 너무 자연스러워서 위화감을 못 느꼈어요.... 사자 사진이 귀여워 보여요...ㅋㅋㅋㅋㅋㅋㅋ 풍성한 갈기 넘 조아요! (´͈ ᵕ `͈ ) 벌써 밤이네요...! 주말 잘 보내셨을까요! 좋은 밤 되시고 좋은 꿈 꾸세요 :D

146 폴리주 ◆lcVSk6vvyc (6448838E+5)

2019-01-13 (내일 월요일) 23:28:40

자기전에 갱신해놓고 가요! (´͈ ᵕ `͈ ) 잘자요 릭주:>

147 폴리주 (9764445E+6)

2019-01-14 (모두 수고..) 13:26:41

바깥에서 슬쩍 갱신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ㅇ^!

148 릭주 ◆rAqAiJ2zqg (9257692E+5)

2019-01-14 (모두 수고..) 20:29:18

하이구 얼른 답레 쓸 준비 하면서 갱신합니다 |ω・`)!
흑흑 솜니움 분위기도 넘 좋구..ㅠㅜㅜ 침착한 폴리도 넘 좋아요 맞아요 꼭 릭과의 첫만남 생각도 나네요..ㅎㅎㅎ

>>143 이제는 몸이 좀 괜찮아지셨나요(◞‸◟)?
릭의 흉터는... 글쎄요 숨겨야할 것이라고도, 구태여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도 생각을 안 할 것 같아요 그렇지만 언젠가는.. 보여줄 날도 오지 않을까요^ㅇ^?
맞아요, 언젠가 제가 릭먼이 잊은 적이 없다는 그 말을 했던 것 같은데 기억하고 계셨군요(^ω^)

시계에 도청버튼은... 아아마 없을거예요(?) 곧 릭먼씨가 아버지밍아웃(??)을 할텐데 그러면 폴리는 긴장할까요? 폴리를 만나서 어떤 말을 해야겠다, 고 매우 대략적으로만 생각해놨는데 실제로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넘 궁금해요^q^ 릭도 못간 솜니움을 릭먼이 먼저 가버렸네요..
그러면은 얘기는 쪼끔 이따 더하구 얼른 답레 써올게요!(호다닥) 폴리주도 좋은 저녁 보내구 계시길 바라요ღゝ◡╹)ノ♡~~

149 폴리주 ◆lcVSk6vvyc (3651866E+5)

2019-01-14 (모두 수고..) 21:03:23

릭주 어서와요 XD 솜니움 맘에 들어해주셔서 기쁘네요...! (헤실) 아니.. 저도 쓰면서 폴리가 넘 침착해서 놀랐어요... ㅋㅋㅋㅋㅋㅋ 릭이랑 첫만남... ^///////^ 릭의 폴리 첫인상이 사슴 같은 여자였는데, 릭먼씨에게는 어떤 첫인상일지 궁금해지네요! (일단 사슴은 아닐 것 같다)

>>148 금요일보다 나아졌어요! 주말동안 잘 쉬었거든요! :D...!!
앗.. 릭에겐 그냥 흉터가 (굳이 의식할 필요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워서 아예 생각을 안 하고 있는 느낌...?? 일까요... 그냥.. 몸에 있는 점 같은.. 그런 느낌... 은 아니겠죠....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 (반쯤은 그런 느낌일 것 같은데...;ㅅ;...) 앗... 그럼 그때 장미문신도 같이 보는 걸까요...? 장미문신 새긴 이유도 궁금해요! 앗... 아앗... 그러고보니 저 장미문신 만져보고 싶었는데... 폴리가 과연 만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만질 기회를 줘도 그걸 잡을 수 있는 사람일까요... 88 ()()() 네, 그 말이 무척이나 좋았거든요! 자기 아들이면서도 카르멘의 아들인 것을 잊은 적도 없다는 말이 진짜 너무 좋았어요... v////v 릭 아부지는 두명이야!

아마... 아마를 떼어주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버지밍아웃 뭐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웃 터짐) 폴리주는 긴장할 것 같은데 폴리는 모르겠어요.... 그건 그때 써보면 알게되겠죠 *^◇^*! 아닠ㅋㅋㅋㅋㅋㅋ 릭먼씨.. 폴리 만나기 전에 폴리를 만나서 ~~말을 해야겠다, 고 생각하고 오신걸까요? (호달달) 그러네요! 릭한테 먼저 칵테일 대접 못한 게 조금은 아쉬워요...ㅠ◇ㅠ... 얌전히 기다릴게요! (기다리다 잠이 들지도 모르겠지만요 (´͈ ᵕ `͈ )...) 네, 릭주도 좋은 저녁 보내세요 X3 ♡♡

150 le Lion - 폴라리스 (9257692E+5)

2019-01-14 (모두 수고..) 21:38:26

사자왕이라는 이명은 역사적으로 그리 희귀하지만은 않다. 맹수의 갈기와 같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용맹하게 전장을 누비던 정복왕들은 그 옛날부터 종종 한 마리 사자에 비견되곤 했다. 인페르노의 사자들이 언제부터 그런 과분한 호칭을 부여받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들이 흔해빠진 뒷골목의 마약상이었다면 차라리 더러운 하이에나 떼로 치부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그러나 인페르노는 언젠가부터 분명히 사자 무리였고, 인페르노의 사자, 혹은 사자왕을 부른다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이 남자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 하기사, 저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어찌 하이에나의 그것 따위에 견줄 수 있었겠는가.

인페르노의 사자는 낡은 눈을 들어 솜니움의 천장을 가만히 훑어보았다. 이름이 폴라리스라고 했었지. 일하는 가게의 인테리어와 지나치게 잘 어울리는 것은 우연이라기에는 기가 막히다. 어쩌면 가명일지도. 그의 굵은 손가락이 긴 테이블 옆을 툭, 두드렸다. 프레드리히 릭먼이 자기 자신을 전혀 감추지 않고 당당하게 걸어들어왔음에도 이 상냥한 바텐더는 조금도 긴장하는 기색이 없다. 적어도 사자 앞에서 제가 먹잇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멍청하게 드러내는 풋내기는 아니라는 말이다.

"고맙네."

그는 마주친 시선에 화답하듯 빙긋 웃었다. 물론 웃은 것은 입꼬리 뿐이었고, 그마저도 잠시 치켜 올라갔다 금세 원상태로 돌아가버렸기 때문에 그 주변의 무거운 분위기를 쇄신하는 데에는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잔을 들어 무기질적인 형광빛에 그 내용물을 잠시 비춰보았다. 그의 손 안에서 검은 파도가 넘실거렸다. 그는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불에 탄 심장마냥 시커멓군. 이 도시와 정말 잘 어울리는 빛깔이야."

낮고 굵은 그의 목소리는 꼭 장송곡을 배경으로 제문을 읊는 듯했다. 그리고 그 제문은 필시 어두운 저주와 죽음으로 점철되어 있을 것이 분명했다. 잔을 든 손 안쪽에는 굳은살이 알알이 박혀 있었고, 예리한 탐정이라면 그것이 총을 쥐는 모양대로 자리해 있음을 눈치챌 것이다-마치 릭처럼. 어쨌든 그는 짧은 감상 끝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 듯한 얼굴빛으로 주문한 블랙 마티니를 한 모금 삼켰다. 다시 테이블 위로 깍지를 끼며, 그는 천천히 회색 눈을 들어 폴라리스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모든 동작에는 조금도 서두름이 없었다. 느리지만 각진 움직임은 우아하기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음에도 빈틈없고 철두철미해 보였다.

"바텐더는 참으로 흥미로운 직업이지. 특히 이곳의 바텐더라면 바깥에서는 볼 수 없는 별별 인간들도 많이 만났을 터이네."

그는 눈빛으로 폴라리스를 읽고 있는 듯했다. 기분나쁘게 훑어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눈동자를 조금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폴라리스가 그가 릭의 아버지임을 미리 알았다면, 적어도 그 부분만큼은 그 아들과 닮았음을 인정해줄 수 있을 지도 몰랐다. 그는 심지어 릭에게는 아직 없는 것마저 가지고 있었다. 연륜. 그의 눈빛을 오래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은 절대 흔치 않았다.

"자네 생각에는,"

그는 허리를 곧추세우고 느긋하게 물었다.

"내가 무얼 하는 사람일 것 같나?"

151 폴리주 ◆lcVSk6vvyc (3651866E+5)

2019-01-14 (모두 수고..) 21:42:55

~~한 말을 해야겠다... 한 글자 빠졌는데.. 그 빠진 한 글자 차이가 크네요! (헤헤) 릭먼씨는 술이 엄청 셀 것 같은데... 릭이 술을 못 하는 건 카르멘의 영향일까요, 그웬의 영향일까요...?? :Q 적다보니 궁금해져서 여쭤봐요!

152 폴리주 ◆lcVSk6vvyc (3651866E+5)

2019-01-14 (모두 수고..) 21:55:54

아아... 아닙니다.. 폴리(주)는 풋내기입니다... (호달달)
그리고 예상대로 릭먼씨는 전혀 예상못할 질문을 하셨다...ㅋㅋㅋㅋㅋㅋ 아버지밍아웃은 아직이네요! (그래서) (폴리에겐 다행이다)

앗... 앗... 엄청 오랜만에 동접인 것 같아요! XD!! 할 일 있으니까 그거 하면서 답레를 병행할게요! ٩(๑❛ᴗ❛๑)۶ (에헹)

153 릭주 ◆rAqAiJ2zqg (9257692E+5)

2019-01-14 (모두 수고..) 22:02:31

>>149 앗 폴리주 계셨군요(T▽T)!!(방방) 맞아요 딱 사슴이라고 생각했었지요..(*´ω`*) 릭먼의 첫인상은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 다음 레스 쯤이면 결정되지 않을까요? 이번 일상이 마무리될 때 '음 역시 아들놈이 왜 좋아하는지 알겠어(?)'하고 나갈지, ㅂㄷㅂㄷ인정모태ㅂㄷㅂㄷ하면서 나갈지도 궁금해요^ㅇ^ㅋㅋㅋㅋㅋ

ㅠㅜㅜ나아지셨다니 다행이에요 적절한 휴식은 꼭꼭 절대로 필요한것 같아요(o´_`o)..(부둥부둥) 아 폴리주가 사시는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저희 지역은 오늘 미세먼지가.. 오왁 정말로 역대급이었어요o0o 딱 집밖으로 나갔는데 3m앞이 뿌옇더라구요 과장아니구(..) 미세먼지 많은 날은 머리도 아프고 입안도 붓고 그러더라구요 폴리주 사시는 데는 괜찮았을까요ㅠㅜㅜ…ρ(・ω`・、)(꼬옥)

ㅋㅋㅋ큐ㅜㅜㅜ 몸에 있는 점... 어떤 면에서는 적절한 비유인 것 같기도 해요 크게 의식하고 있지를 않으니.. 딱히 폴리한테 털어놓고 위로받거나 해야할 정도로 자기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도 않고~ 굳이 폴리가 봐서 좋을 것도 없다고 생각할거예요. 숨기는 것까진 아니지만 먼저 드러내지도 않을 것 같네요(つ﹏<。)
ㅋㅋㅋㅋㅋㅋㅋ장미문신...ㅎㅎㅎ 그게 처음에는 그냥 취향으로 그린 작은 장미였는데, 어쩌다보니 주변에 총도 맞고 칼도 맞고(?) 해서 겸사겸사 크기가 커져버린.. 느낌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후후 기회는 많으니까요^^(??) 폴리주가 그 말을 좋아해주셔서 기뻐요 맞아요 아버지가 두명~(♡´艸`) 시아빠도 두명(???)(폴리: 엥 누구맘대로

헤헤 맞아요 지금 릭먼씨 머릿속에는 빅픽쳐가 있지요 기대해주세요^ㅁ^(??) 릭에게 칵테일이라.. 무알콜칵테일 종류도 알아봐야겠어요^^S2

154 릭주 ◆rAqAiJ2zqg (9257692E+5)

2019-01-14 (모두 수고..) 22:07:26

>>151 ㅋㅋㅋㅋ맞아요 제가 생각해도 릭먼 씨는 셀 것 같아요^ㅡ^ 릭이 술을 못하는건...... 그정도의 알쓰라면 아마 부모 둘 모두의 영향이지 않을까.. 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먼산)

>>152 아뇨 폴리(주)는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인걸요^ㅁ^(막무가내) ㅋㅋㅋㅋ아버지밍아웃은 아마 다음 레스 즈음일거예요 후후후........

앗 그러게요 넘 오랜만에 동접이예요(T▽T) 네에 할일 하시면서 천천히 주셔요^ㅇ^!!!

155 릭주 ◆rAqAiJ2zqg (9257692E+5)

2019-01-14 (모두 수고..) 22:10:33

앗 그리고... 제가 이것을 더 일찍 말씀드리려고 했으나 답레쓰다가 번번히 잊어서ㅠㅜㅜ(주륵...) 제가 그 다음주 21일에 출국해서 25일까지 해외에 있어서요(◞‸◟)그때는 답레 쓰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가끔 들어오기야 하겠지마는... 슬픈 소식이네요..(._. (시무룩...

156 릭주 ◆rAqAiJ2zqg (9257692E+5)

2019-01-14 (모두 수고..) 22:42:48

ㅠㅜㅜㅜ흑흑.. 왠지 오랜만에 폴리주를 보니까 주접이 떨고 싶어지네요(つ﹏<。)(???) 첫번째 일상부터 오... 이건 장난아닌데^ㅁ^...? 생각했던 것 같아요ヾ(^^ゞ) ㅋㅋㅋ큐ㅠㅠ두번째 일상에서도.. 손잡았단 거에 한번 심쿵하고 엽서선물에 두변 치이고^q^... 흑흑 릭(주)는 매우 신났던 일상이었는데 폴리는 왜 끝나고 자살명소에 갔을까요...?ㅠㅠ 문득 궁금해지네요...

ㅋㅋㅋ앗 또 생각났는데 둘 그림은 진짜로 아직도 핸드폰 갤러리에 있어요(〜^∇^)〜 헤헤헤 아 옛날에 니타주가 그려주셨던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폴리 릭 따로따로였나..(가물) 그건 어디갔는지 보이지를 않네요 아쉬워요;-; 그러고보니 다들 생각나네요 니타주 리키주 루스주 등등.. 다들 잘 지내고 계시련지...(´_`)(의식의흐름) 여러모로 참 기억에 남는 스레였네요..

릭하고 폴리 케미도 넘 좋았고 좋아요 흑흑.. 위험한(?) 남자와 겁먹지 않는 여자, 흔한 구도처럼 보이지만 전혀 뻔하지 않고 재밌었어요^ㅇ^ 폴리가 참 입체적인 캐릭터였어서 그랬을 거예요. 전에도 한번 말했지만 똑똑하고 순수하고 침착하고..(생략) 그리고 폴리주가 폴리를 참 사랑하시는 게 보여서 이런저런 썰들 풀어주실 때마다 받아먹는 입장으로서 넘 기뻤답니다 헤헤o(^^o)

157 폴리주 ◆lcVSk6vvyc (3651866E+5)

2019-01-14 (모두 수고..) 22:45:16

>>153 답레를 써야하는데 동접의 기쁨도 누리고 싶은 욕심많은 저! (헤헤) 전 릭이 폴리를 사슴이라고 생각한 게 좋아요 ^/////////^ 폴리가 바라던 첫인상 그대로 생각해주어서 좀 기뻤었어요. (근데 곧 그 첫인상 와장창 해버림) 앗... 아직 결정이 안 났네요... 아앗....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들 놈이 좋아하는지 알겠어. 라는 인상을 주고 싶습니다... 아닠ㅋㅋㅋㅋㅋ 대체 뭘하면 인정 모태ㅂㄷㅂㄷ이에요...ㅋㅋㅋㅋㅋㅋ

맞아요... 사람은 휴식이 필요한 생물... (부둥받음) (꼬오옥) 미세먼지랑 초미세먼지 주의보 둘 다 내렸다고 들은 것 같은데... (흐릿) 목이 감기 기운 있는 것처럼 아픈 게 감기 기운이 아니라 미세먼지 탓이었나봐요.... ()()() 맞아요 맞아 미세먼지 많은 날은 두통도 있어요.... 릭주 집에 공기 청정기 놔드리고 싶다아- (릭주 꼬오옥)

릭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 하고 있지 않다는 건 다행이네요...ㅠㅠ....!! 폴리도 릭이 자기 흉터 봐서 좋을 게 없고, 좀... ()() 그 흉터로 인해 릭이 현재 폴리에 대해 품고 있는 인상이 변할까 무섭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흉한 상처는 보이고 싶지 않다는 마음... ㅠㅠ...
앗.. 아앗........ ㅇ<-< 저 좀 울다 올게요... (흑흑흑) ㅠㅠㅠㅠㅠ 와! 시아빠가 두명이시다! ^◇^...!! (폴리 : ?????)

빅픽쳐...!! (심장 벌렁벌렁) 무알콜 칵테일 이미 찾아봤는데 신데렐라도 있고, 무알콜 모히또도 있고, 진짜 놀랐는데 레모네이드가 무알콜 칵테일에 포함된대요 0ㅁ0... 그외에도 꽤 있어요! 릭주도 찾아보셔요! (´͈ ᵕ `͈ )
릭먼씨는... 릭먼씨도 어쩐지 폴리처럼 본인이 안 취하려고 작정하면 안 취하시는 부류의 사람일 것 같기도 해요... :Q... 물론 기본 주량이 세셔서 가능한 일이겠지만. (??) 전 릭 알쓰인 게 귀엽고 좋아요...! 카르멘씨 그웬씨 고마워요!! ^◇^
앗... 아닙니다.. 폴리(주)가 아니라 릭(주)가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지요! 아닠ㅋㅋㅋㅋ 다음 레스 예고... (심장 벌렁벌렁) 아.. 그래도 예고 받으니까 전 좋아요! (헤헤)


앗. 해외 다녀오시는군요! 물조심 사람조심 차조심...!! 88 해외갈 때 주의할 점 잘 읽어보시고, 잘 다녀오세요! 무탈하게 즐기시게 오시길 기원할게요! ♡♡ 앗... 저도 실은 21~23일은 바쁘고.. 바쁨의 여파로 좀 뻗어 있을지도 몰라서... ^ㅜ.... 여행가신 동안 보고 싶을 거예요. 그렇지만 언제나 릭주의 몸부터 먼저 챙겨주시라! 해외 다녀오고, 하루나 이틀 정도는 푹 쉬셔야 해요!

158 릭주 ◆rAqAiJ2zqg (9257692E+5)

2019-01-14 (모두 수고..) 23:15:27

>>157 할일도 하는 동시에 답레도 써주고 수다도 떨어주시고.. 폴리주는 천사인가요^ㅠ(??) ㅋㅋㅋㅋ맞아요 사슴이라고 생각해서 기뻤다고 말해주셨던 것 같아요o(^^o) ㅋㅋㅋㅋㅋㅋㅋ뭘하면 인정모태 부들부들일지는... 아직 저도 생각 안해봤지만 수백가지 전개방향중에 하나쯤 그런 미래도 있지 않을까요?^ㅁ^(???)

맞아요 오늘 대놓고 칼칼하더라구요..ㅠㅜㅜ 이런적 처음..?정말 오랜만이였어요 흑흑 공기청정기.. 마음만으로 따뜻해서 녹아내리는 것입니다...ㅇ<-<(흐물-흐물,,)

ㅠㅜㅜㅜㅜ폴리가 많이 불안해하는군요.. 릭은 변하지 않을테고, 인상이 변한다해도 변함없이 폴리를 사랑할테지만... 폴리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함을 느끼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지요(o´_`o) 이건 릭이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사랑한다고 수천번은 더 말해주면 좋을까요?

앗 그렇군요! 술집 가면 항상 하단에 쪼매나케(?) 논알콜이라고 써있던 게 생각나요 레몬에이드도 칵테일이었군요...(동공지진) 무궁무진한 세계 칵-테일..
릭먼씨 취하는거... 맞아요 일단 잘 안 취할 것 같긴 해요ㅋㅋㅋㅋ 가까운 사람들이랑 마실 때도 그냥 좀 텐션 업 되는 정도지 심한 주사는 없을 것 같은 느낌..ㅎㅎㅎ 헤헤 귀여운 일인가요(*´∇`*)??(카르멘 내외: (뿌듯)

네에 감사해요ㅠㅜ!!! 조심히 다녀올게요...(쭈륵) 다행히 바쁜 시기가 겹치는군요(T▽T) 저도 보고싶을 거예요 그동안 푹 쉬고 계셔요 폴리주(보담보담)

159 릭주 ◆rAqAiJ2zqg (9257692E+5)

2019-01-14 (모두 수고..) 23:17:07

오랜만의 동접인데에ㅔㅔ... 제가 이제 슬슬 가봐야 할 것 같네요...ಥ_ಥ 좀더 오래 있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털썩) 답레는 늘 그렇듯이 천천히 주셔도 괜찮아요!!⊂◉‿◉つ 오늘도 좋은 밤 보내시구, 미리 굿나잇 인사 드릴게요 좋은 꿈 행복한 꿈 꾸셔요ღゝ◡╹)ノ♡~!!

160 바텐더 폴라리스 - 블랙마티니가 어울리는 손님 (9448121E+5)

2019-01-15 (FIRE!) 00:41:22

고맙네.

입꼬리만 잠깐 웃는다. 그를 중심으로 뻗어 나오는 묵직한 분위기를 바꾸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웃음이었지만 아예 안 웃는 것보단 낫다. 남자의 손 안에서 약하게 파도치는 잔속의 액체는 그녀의 손에 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깊게 빨려 들 것 같은, 중후한.

스스로가 만든 칵테일이 예상 이상으로 손님과 잘 어울린 탓에 폴라리스는 미약한 뿌듯함을 느꼈지만 그 감정은 손님에겐 비밀로 할 부분이었다. 어떤 생각을 속으로 하든, 어떤 감정을 속으로 품든, 그녀는 특유의 옅고 친절한 스마일을 잘 유지하고 있다.

불에 탄 심장마냥 시커멓군. 이 도시와 정말 잘 어울리는 빛깔이야.

불에 탄 심장... 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이 도시와 잘 어울리는 빛깔이라는 것도 생각한 적 없다. 표정에 변화는 없었지만 폴라리스는 그의 말을 꽤 흥미롭게 들었다. 아이스블루의 눈동자가 희미하지만 말갛게 반짝였다. 낯설거나 새롭거나 본인이 생각하지 못한 견해는 신선해서 좋고. 때로는 생각의 폭을 넓혀주어서 좋다.

한 모금 삼키고 테이블 위로 깍지를 낀다. 맛이 마음에 안 들어서 한 모금만 마시셨나...? 라는 생각이 1차적으로 떠올랐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잠시 술을 드시는 걸 멈추신 걸까...? 라는 생각이 2차적으로 떠올랐다. 폴라리스는 시야에 그를 담았다. 내려다보는 게 아니라, 시야에 담는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바텐더는 참으로 흥미로운 직업이지. 특히 이곳의 바텐더라면 바깥에서는 볼 수 없는 별별 인간들도 많이 만났을 터이네.

그건 그렇다. 바텐더는 어쩌면 탐정보다 더, 다양한 인간 군상을 접할 수 있는 직업이다. 그리고 좋은 바텐더의 자질 중에는 섬세한 관찰력이라는 부문이 포함된다. 바텐더의 관찰력이 탐정의 관찰력과 다른 점은 관찰의 목적이 진실을 찾기 위함이 아니라, 배려를 하기 위함이라는 점. 서비스를 위한 관찰이라는 점이다. 폴라리스는 저를 들여다보는 회색빛 시선을 피하지 않고 옅은 미소로 마주했다. 아마 바텐더라는 입장으로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취할 수 없는 행동... 이었겠지?

자네 생각에는,

내가 무얼 하는 사람일 것 같나?

...? 폴라리스의 눈동자에 의문이 떠올랐다. 왜 그런 질문을 제게 하시는지요...? 천천히 폴라리스의 고개가 모로 기울었다. 그리고 손님의 질문에 생각에 잠긴 듯이 그를 향해 있던 시선을 살풋 내리깔았다. 돌려서 말하면 ‘사장님’ 이고, 직설적으로 느낀 대로 말하면 ‘보스’ 인데. 제 관찰력은 틀리지 않았겠지만, 대답에 배려나 친절함이 없으므로 둘 다 그대로 내놓아서는 안 될 빵점짜리다. 좀 더 연륜 있는 바텐더였다면 저 질문에 마땅한 그리고 바텐더다운 배려가 섞인 대답을 찾았을까? 폴라리스는 제게 그러한 정도의 연륜이 없다는 것을 아주 잘 알았다. 그렇다면ㅡ

ㅡ연륜이 있는 자는 가질 수 없을, 순수함으로 승부를 본다!

폴라리스는 천천히 시선을 그의 손으로 옮긴다.

“저는 단번에 손님이 원하던 정답을 찾을 만큼 연륜 있는 바텐더는 아닐 겁니다.”

겸양은 아니고, 사실을 말하는 사람처럼. 나직하고 진실 되게 말하는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머쓱함도 포함되어 있다. 자신이 미숙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처럼. 그러나 다시금 입술을 열고자 하는 그녀는 천천히 미소를 피워냈다. 단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을 찾은 듯이.

“그렇지만 손님의 손을 보면, 세월의 흔적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치열하게 살아오신 분이라는 것은 미숙한 바텐더라도 알 수 있어요.”

치열하게 살아오지 않았다면, 손에 저런 흉터들이 남을 리 없다. 다른 건 차치하고서 그는 아주 강한 사람이다. 사는 건 어려운 일이고, 치열하게 사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위험한 사람인 건 존경할 수 없지만, 치열한 삶을 오래 살아온 사람은 마땅히 존중할 수 있다.

“그러니 손님, 제가 한 가지 여쭈어도 괜찮을까요?”

자네 생각에는, 내가 무얼 하는 사람일 것 같나?
당신이 던졌기에 대답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질문이다.

“손님이 제게 바라던 대답은 무엇이었나요?”

그러니까 정답을 알려주세요, 라고 말하는 듯한 아이스 블루색 눈동자가 순진하게 깜박거렸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 깨끗하고 천진한 미소가 찬찬히 번져나갔다. 바텐더가 여태 보여준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친절한 미소와는 달랐다. 그것보단 훨씬 앳되고 어린, 소녀의 얼굴.

자신보다 훨씬, 긴 세월을 살아왔을 사람 앞에서 구태여 어른일 필요는 없다. 약간은 어린애여도 되겠지. 손님을 존중하기 때문에 보일 수 있는 앳됨이기도 했다. 그 모습을 저 손님이 나쁘지 않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만....

‘자신의 미숙함을 감추지 않고서 솔직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솔직하게 표현한다. 다른 것의 섞임이 없이, 어쩌면 무구할 정도로 깨끗하게 미소한다.’

지금 이게 폴라리스가 이 상황에서 내어 놓어 놓을 수 있는. 자기 자신으로서도 바텐더로서도 최선을 다한 답변이었다.

161 폴리주 ◆lcVSk6vvyc (9448121E+5)

2019-01-15 (FIRE!) 00:51:47

>>156 >>158 답레스 달고 싶은데 넘 졸려요... ㅠㅠㅠㅠ... (히잉)

폴라리스는 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보았습니다... ()() 아마 바텐더와 손님으로 안 만나고 바깥에서 만났다면.
자네 생각에는, 내가 무얼 하는 사람일 것 같나?
폴라리스 : ...? 직설적으로 답해드릴까요, 돌려서 답해드릴까요?
먼저 물어본 다음에 직설적인 답을 원한다하면 "보스,요." 라고 대답했을 거고, 돌려서 말한 답을 원한다고 하면 "사장님,이요." 라고 대답했을지도 몰라요! ^ㅇ^!

동접이라 행복했어요.. (헤헤) 좋은 꿈, 행복한 꿈을 꿀 것 같아요. 릭주고 좋은 꿈, 행복한 밤 되시길! *^◇^* S2!

162 릭주 ◆rAqAiJ2zqg (9734461E+5)

2019-01-15 (FIRE!) 21:46:41

잠깐 갱신합니다! 제가 원래 오늘 저녁쯤 답레를 올리려구 반쯤 써둔 상태인데..ㅠㅜㅜ 어쩌다보니 못하게 됐네요.. 그러나 폴리주 답레는 매우 열심히 읽었어요 흑흑 귀여워..(주접 이정도면 릭이 왜 좋아하는지 알고도 남을것 같은데요^ㅡ^ 아마 답레는 내일 오후에 올라갈것 같아요;-; 오늘밤은 푹 주무시고, 행복한 꿈 꾸셔요!!♥!

163 릭주 ◆rAqAiJ2zqg (9734461E+5)

2019-01-15 (FIRE!) 21:46:43

잠깐 갱신합니다! 제가 원래 오늘 저녁쯤 답레를 올리려구 반쯤 써둔 상태인데..ㅠㅜㅜ 어쩌다보니 못하게 됐네요.. 그러나 폴리주 답레는 매우 열심히 읽었어요 흑흑 귀여워..(주접 이정도면 릭이 왜 좋아하는지 알고도 남을것 같은데요^ㅡ^ 아마 답레는 내일 오후에 올라갈것 같아요;-; 오늘밤은 푹 주무시고, 행복한 꿈 꾸셔요!!♥!

164 릭주 ◆rAqAiJ2zqg (9734461E+5)

2019-01-15 (FIRE!) 21:48:17

아니 두번올라갔네요 꿈인가(동공지진) 어쨌든 쫀밤굿밤 보내셔요 캔디해용^▽^

165 폴리주 ◆lcVSk6vvyc (9448121E+5)

2019-01-15 (FIRE!) 22:04:31

넘 졸려서 세수하고 와써요! 괜찮아요, 답레는 릭주가 말하신대로 언제나 그렇듯이 천천히 주셔도 된답니다! :D 앗... 릭이 왜 좋아하는지 알고도 남는다구요...?? (두근) (예비 시아버님한테 예쁨 받았다!) 릭주도 안녕히 주무시고 행복한 꿈 꾸세요! 앗... 두번 올라갔어도 전 좋아요. (하트 두 번 받았따!) (헷) 네~ 릭주도 쫀밤굿밤! 스윗 드림이에요! 핫... 저도 캔디하고 사탕한답니다! XD ▷♡◁

166 폴리주 ◆lcVSk6vvyc (9448121E+5)

2019-01-15 (FIRE!) 22:44:33

어제 늦게 자버렸더니 엄청 졸려요... (졸림레스... ) (꾸벅꾸벅)

>>156, 158 앗... 맞아요... 파멸할 거야, 위험한 여자. 에서 되게... 무자각적으로 치였었는데... (치이고도 치인 걸 모르는 인간이었다) ^//////^ 진짜 장난 아니었죠. 곧 죽을 폴라리스 적을 때부터 신났었거든요! 앗... 두번째 일상이라면 가면무도회겠네요! 그때 손 잡은 건 ㅋㅋㅋㅋㅋㅋ 아니... 거기서 심쿵하셨다구요...????? (??????) 엽서에도 치여주셨었구나... 0ㅁ0... 앗... 그때 2-6 보시면 수치사로 죽고 싶다. 그런데 여기 말고 딴 데서 죽을 거야. <-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거 폴리에겐 상당한 진심이었어서... ◐◐ 폴라리스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면, 간혹 자살명소를 찾아가거든요.. ()() 밤의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 거기에 있는 다리(자살 명소 중 한 곳)가 있는데 그곳으로 갔을 거예요. 언젠가 릭은 죽음이 두렵다~ 는 말을 릭주에게서 들은 것 같은데. 폴리는 반대예요. 죽음보다 삶이 더 두렵습니다.

릭이랑 사귀게 된 이후로는 자살명소에 간다는 생각 자체를 아예 떠올리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거 무자각입니다.. ()()

앗... 전 폰을 바꿔서...ㅠㅠㅠ 이제 폰 갤러리에는 없고, 컴퓨터에는 남아있어요! ㅠㅠㅠ 컴도 포멧? 인가... 고스트라는 걸 돌리고 그림이나 사진도 상당히 많이 날아갔었는데 다행이 릭주가 주신 선물이랑 제가 그렸던 릭폴리는 남아있어서...ㅠㅠㅠㅠ... 진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맞아요. 좋은 스레였고, 좋은 분들이셨고... 함께 일상을 돌리는 것도 좋았지만. 일상이 돌아가는 걸 구경하는 것도 좋았었어요...ㅠㅠㅠ (그립다) 다들 잘 지내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릭하고 폴리가 캐미 터지죠! (함박웃음) 뻔한 구도라고 해도 두 사람이 전혀 뻔하지가 않은 사람들(다른 말로는 예상이 불가능한 사람들)이어서 일상 돌릴때마다 두근두근해요... ^////////^!! 앗... 저도 밤의 도시 스레에서 릭주가 주시는 썰 받아먹을 때마다 행복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도 릭주가 이야기 풀어주실 때마다 행복해요!

폴리 쟤는... 어...

167 그의 아버지 - 북극성 양 (7913271E+5)

2019-01-15 (FIRE!) 22:45:11

젊은 바텐더의 시선이 그의 손에 닿는다. 스스로를 미숙하다고 표현하지만, 반짝이는 눈은 분명 말한 것보다 훨씬 많은 내용을 읽어냈을 테다. 그녀는 깨달은 것을 그대로 토로하기보다는 조금 돌아가는 편을 선택했다. 깜찍하군. 남자는 제 턱을 쓰다듬었다. 발화 장면에서 말이라는 것은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가 뒷세계의 우두머리라는 사실을 바텐더가 입밖으로 내고 나면, 아슬하게 신사적인 손님의 탈을 쓰고 있던 릭먼은 거기에 맞춰 사자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뒤따르는 관계의 변화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주워담을 수 없겠지. 폴라리스가 '보스'라고 대답하는 것은 그가 손쉽게 관계의 우위를 점하게 만드는 빌미일 뿐이다. 그러나 그녀는 미숙하다는 말로 자신을 낮추면서도 자처해서 사자의 발밑으로 머리를 들이밀지는 않았다. 그는 회색 눈으로 폴라리스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어쩌면 베일에 싸인 그의 정체가 형식적으로나마 비밀로 유지되는 이상 자신이 더 많은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아는지도 모른다.
감각이 좋아. 릭먼은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하지만 북극성 양,

"내 앞에서는 솔직한 편이 낫네."

그것은 협박보다는 조언에 가까운 어투였다. 자네는 이미 내가 누구인지 눈치채지 않았나. 자네 같은 젊은 친구의 머릿속도 들여다보지 못한다면 살아온 세월을 통째로 부정 당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그는 여유롭게 깍지 낀 손을 맞잡았다 풀었다. 어쨌든, 나쁘지 않은 인상이었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비상함과 교활함이라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와 다름 없지만, 이상하게도 폴라리스는 도저히 후자에 속하는 사람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밉살스럽다고 매도하기에는 빙그레 지어준 미소가 순수했기 때문인지도. 그녀는 현명했다. 자신을 낮추면서도 완전히 먹잇감으로 전락하지는 않고, 역질문으로 대화의 주도권을 가져오려고 하면서도 무해함으로 안전하게 포장한다.
귀여운 아이에게는 상을 주어야겠지. 의미없는 말장난은 이쯤에서 그만두기로 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물론 자네에게 이런 대답을 바란 건 아니었네만. 짧게 덧붙인 뒤, 그는 느릿하게 다시 말을 이었다.

"나는, 자네가 만나고 있는 남자의 아비 되는 사람이라네."

놀라운 말-어쩌면 경우에 따라서는 청천벽력같은-을 꺼내면서도 그는 몹시 침착했다. 단어와 단어의 사이에는 듣는 상대방을 고려하듯 충분한 휴지가 있었다. 둘 사이에 이용되고 있는 언어가 영어라면, 그는 I'm보다는 I am으로 발음하는 쪽을 선택했을 것이다.

"더 프라이빗한 장소는 없나?"

그는 꼭 '메뉴판 좀 보여주게' 정도로 가벼운 말을 하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잔을 드는 그의 손은 우아하게 약지와 새끼손가락이 조금 들렸다. 어둠에 집어삼켜진 검은 파도가 넘실거렸고, 그 위에는 회색으로 빛나는 두 개의 달이 떠 있었다. 그리고 그 달들은 밤의 파도 위에서 뚜렷하게 폴라리스를 응시했다.

168 릭주 ◆rAqAiJ2zqg (7913271E+5)

2019-01-15 (FIRE!) 22:55:54

(그런데 결국 지금 올려버렸다)
앗, 앗앗 제가 바로 가야되긴하지만 또 동접이네요8▽8!! 흐아앙..

답레쓰면서 뻘한 생각들이 떠올랐는데, 릭먼 씨 말투를 처음에 하오체로 할지 하게체로 할지 좀 고민했던 것 같아요 하오체였다면 폴라리스를 자네가 아니라 아가씨로 불렀겠지요^ㅁ^...? 왠지 자네라고 부르고 싶어서 하게체가 되었네요..ㅎㅎㅎ

흑흑 폴라리스 그리고 진짜 귀여워요 흑흑흑..(심장 부여잡) 릭이었으면 지문에서 마음껏 난리쳤을텐데 릭먼이라서 침착할 수밖에 없었네요 릭먼 씨라면 폴리의 첫인상이 어떨지 몰입하면서 쓰려고 했는데, 쓰는 사람의 한계인지 그냥 폴리가 귀여운 탓인지 도저히 나쁘게 보이지가 않더라는^-^...(망함)

>>166 앗 폴리주 졸리시면 어서 가 주무셔요ㅠㅜㅜ아이고(부둥부둥) 피곤할때 쉬지 않으면 큰일이 납니ㄷㅏ... 그렇군요 꼭 진짜 죽으려고가 아니라도 죽음과 가까운 생각이 들면 종종 찾는 곳이군요... 맞아요 릭은 역설적으로 죽음과 아주 가까우면서도 먼 인물이지요 알게모르게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합니다88

맞아요 정말 다들 잘 지내고 계시길 먼곳에서 바랍니다ㅜㅅㅠ.. 흑흑 얼른 다시 릭폴리릭 캐미를 보고 싶어요 이 아조시를 어서 다른 곳으로 치워야^^(릭먼: ) 어쨌든 폴리주 피곤하시면 얼른 가서 주무셔도 돼요 답레는 폴리주 말대로 천천히 주셔도 됩니다ㅎㅎ♥

169 폴리주 ◆lcVSk6vvyc (9448121E+5)

2019-01-15 (FIRE!) 23:00:30

그리고 중도 작성... (동공지진)

폴리 쟤는... 어.. 뒤에 들어갈 내용 있어요.. 저기서 끝 아니에요...

라고 쓰다가 릭주 레스를 발견했습니다........ 0ㅁ0...... 아아니.... 설마 제가 잠들어서 꿈에서 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아닠ㅋㅋㅋㅋㅋㅋㅋ 릭양아부지도 릭도 폴리한테 현명하다는 느낌 받는 게 너무... 너무 과분합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운 아이에게 주는 상이 너뭌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너무 큰데요 ... (????) 제ㅐ 심장이 쫄깃해 졌어요... 그는 I'm보다는 I am으로 발음하는 쪽을 선택했을 것이다. 이거 너무 완벽합니다.. 너무 완벽하게 릭먼씨에게 받은 느낌입니다.. 분명한 사람.... 언제나처럼 좋은 문장들이 너무 많은데.. 제가 지금 손이 떨려요... 아닠ㅋㅋㅋㅋㅋ 프라이빗한 룸... (어또카지...)

170 릭주 ◆rAqAiJ2zqg (7913271E+5)

2019-01-15 (FIRE!) 23:06:46

ㅋㅋㄱㅋㄱㅠㅡㅜ흑흑 언제나처럼 폴리주가 좋아해주셔서 넘 기뻐요ㅠㅜ.. 에이 맘같아서는 훨씬 큰 상을 주고 싶은걸요^-^ 그치만 이제 정말 가봐야하네요..ㅜㅜ 정말로 쫀밤굿밤되세요! 굿나잇ㅎㅅㅎ♥!!

171 폴리주 ◆lcVSk6vvyc (9448121E+5)

2019-01-15 (FIRE!) 23:41:10

폴리 쟤의.. 불안함은 본인이 스스로 과거를 직시할 수 있게 되면, 본인이 왜 불안한지 거기에 대한 원인을 스스로 깨닫게 될 거예요. 어쩌면 과거를 직시하지 않아도 깨달을 수 있겠지만...ㅠㅠㅠ 릭이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는 게 너무 좋지만, 아마... "당신과 있으면 안정이 돼." 라는 말 쪽이 더 폴리를 안심시킬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당신이 행복하길 바라, 라는 말이 릭의 마음에 싹트려는 의심을 뽑아낸 것처럼, 불안을 녹여주는 말일 것 같아요..!

텐션업된 릭먼씨 이번 레스에서 볼 수 있나요? (초롱) (릭주 : 아뇨...) 귀엽죠... ㅠㅠㅠㅠㅠㅠ 사실 폴리는 술 안 셀 것 같아 보이는데 세고, 릭은 술 셀 것 같은데 알쓰인 점에서 둘의 캐미를 또 다시 느끼는걸요... ㅠ///////ㅠ!!

>>168 하오.. 하오체 쓰는 릭먼씨가 너무 상상이 안 되는데요.... (동공떨림) 자네..!! 릭주가 부르게 하고 싶었다면 맘껏 부르세요! *^ㅇ^*

폴리 귀여워 해주시는 릭주가 더 귀여우세요... (흑흑흑) 아니... 지문에서 맘껏 난리치는 릭도 보고 싶은데... 깜찍하군. 이라는 칭찬이 너뭌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절 웃게 했어요... 아니 세상에... 깜찍이래... 입밖으로 깜찍하군, 이라는 말을 했다면 폴리는 내적으로 동공지진 했을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쁘게 보지 않아서 기쁘고 행복합니다... (파스스) (재가 되어 흩어짐)

+) 전 가끔..?? 아니 자주...??? 릭주가 폴리주보다 폴리를 잘 알아주신다고 해야하나.. 폴리주가 폴리에 대해 표현한 것 이상으로 릭주가 알아주실 때마다 놀라게 돼요... 0ㅁ0
어쩌면 베일에 싸인 그의 정체가 형식적으로나마 비밀로 유지되는 이상 자신이 더 많은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아는지도 모른다.
이거 너무... ()() 너무 폴리 무의식...?? 이라고 할까 폴라리스의 본능까지 알아맞추셨다... 저번에 고양이...단 한순간도 제대로 잠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도 쫌 폴리 (의 과거) 같다고도 생각했는데... 이게 릭에게도 해당되는 문장 같아서 맴찢도 느꼈었어요 8ㅁ8 죽음과 가까운 생각이 들면 종종 찾는 곳.. 이 표현도 너무.. 시적인 표현이기도 한데 너무 폴리를 잘 아는 사람만 쓸 수 있는 표현 같은데요... 0ㅁ0....???? 앗. 삶에 대한 애착이 있을 것 같았는데, 그 애착이 알게 모르게 강하다니 기쁘고 안심돼요 ^//////////^ 죽음이 두렵다~ 에서 릭한테 삶에 대한 애착이 있나보다~ 라고 느꼈는데 릭주 피셜로 들었다! *^▽^* (행복)

저도요. 저도 다들 잘 지내고 계시길 먼 곳에서 빌고 있어요...! ㅠㅠ!! 아닠ㅋㅋㅋㅋㅋㅋㅋ 폴리 시아버님이십니다... 며느리(혹은 릭의 사랑하는 사람)로 인정하기까지 릭먼씨는 못 가셔요! (릭먼 : ) 릭주가 주신 글인데 안 좋아할 수가 없어요.... 제가 말한 적 있나요.. 릭과 릭주가 쓰시는 문장들이 너무 제 취향을 저격하고 심장을 때린다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흐흑... ㅠㅠㅠ 답레스는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쓰고 싶으니까 자고 일어나서 천천히 쓸게요! ♥♡

172 릭주 ◆rAqAiJ2zqg (1782562E+5)

2019-01-16 (水) 14:51:38

굿 애프터눈! 좋은 오후예요^ㅇ^!

>>171 앗 좋은 꿀팁을 얻었네요!! 당신 옆에 있으면 편안하다는 건 릭이 실제로 느끼고 있는 부분이니까.. 꼭 그렇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ㅠㅜ 다음 일상에선 폴리네 집에 가서 고롱고롱 편하게 쉬도록 할까요^▽^ ㅋㅋㅋㄱ맞아요 폴리네 집 가서 와인까기...(알쓰:

ㅋㅋㅋㄱㄱ앗 깜찍하다는 말은 사실 칭찬이라기보단 앙큼하다, 영악하다.. 이런 느낌으로 쓰였는데 후에 릭먼 씨가 폴리를 귀엽게 본 것도 맞아요\^^/ 폴리가 현명하다고 생각한건 부전자전 포인트(?)지요..후후.. 어떻게 나쁘게 볼 수 있겠어요ㅜㅅㅠ♥

핫 다행히 폴리를 잘 알아보고 있군요 그것은 뭐랄까.. 이상한 말이지만 릭이나 릭먼 씨나 둘다 예리하고 관찰력 좋은 캐릭터들이라서 둘을 움직이는 저까지 절로 그렇게 되는 느낌이랄까요ㅋㅋㅠㅠ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네요^^3 그치만 만약 릭이 둔한 캐릭터였다면() 저도 폴리에 대해 그렇게까지 생각할 수 없었을 것같은 느낌이..
폴리가 생각한 자기가 릭먼의 정체를 곧이곧대로 말하지 않은 이유는 바텐더로서의 배려였지만, 릭먼이라면 다르게 받아들일 것 같았어요. 보스라고 말하는 순간 둘의 관계가 (폴리에게 불리할 방향으로) 완전히 바뀌어 버리니까.. 더 이상 당신이 누군지 몰라서 그랬다는 변명이 통할 여지가 없어지니까요. 그걸 폴리가 무의식적으로라도 아는 거라고 생각했지요. 맞는 해석이었다니 다행이예요 릭먼씨 당신의 짬밥은 대체..ㅎㅎㅎ

흑흑 맞아요 제인은 고양이 같지만 흔히 보이는 집고양이의 안락한 모습보다 더 많은 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군요 릭의 모습도 있네요 이 커플은 반드시 행복해져야해(찌통)

헤헤 폴리를 잘 아는 사람으로 인정받았어요 야호*^^*~~ㅠㅜ그건 저도 그래요.. 폴리주가 움직이는 폴리가 참 좋아요 저보다 훨씬 어른인 사람 앞에서는 도리어 조금 애처럼 굴어도 되겠다는 판단이 어떻게 나온 걸까요..? 사랑스러움이에요.. 전에 폴리주가 한번 쓰셨던 것 같은 표현 그대로 빌려왔었는데 정말 무해함 그자체..ㅜㅅㅠ(주륵)

네네 원하는 만큼 충분히 고민하고 주셔요^ㅡ^!! 저도 느긋하게 기다릴게요ㅎㅅㅎ 좋은 오후 보내시구, 오늘도 추운데 따숩게 다니셔요♥~!

173 릭주 ◆rAqAiJ2zqg (1782562E+5)

2019-01-16 (水) 22:25:11

잠깐 갱신하구가요! 오늘도 좋은밤 보내세요^~^!!

174 폴리주 ◆lcVSk6vvyc (5501248E+5)

2019-01-16 (水) 22:52:50

릭주...!! 88 아마 오늘은 답레 못 달고 잠이 들 것 같아요... 피곤해서 오히려 못 잘지도 모르지만...88 (또르르) 혹시 기다리고 계시면 일찍 주무세요!! 릭주도 오늘도 좋은 밤, 좋은 꿈! ♡♥

175 릭주 ◆rAqAiJ2zqg (4842734E+5)

2019-01-17 (거의 끝나감) 16:27:39

밥먹고 와서 갱신합니다!!
아구 폴리주 많이 피곤하시군요..ㅜㅠㅠ(보담보담) 날이 추워서 그런지(?) 피로가 더 안풀리는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한번 푹 쉬어주셔야 할텐데 말이지요..8ㅅ8 걱정말고 푹 쉬고 오셔요!!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시구요ㅎㅎ~!

176 폴리주 ◆lcVSk6vvyc (1909447E+5)

2019-01-17 (거의 끝나감) 16:52:41

릭주...! ㅠ///////ㅠ!! (우다다) 맞아요... 왜 피로가 더 안 풀리나~ 싶었는데 추운날씨랑 미세먼지 때문인 것 같아요... (。•́︿•̀。) 이모티콘 찾다가 예전에 릭주가 자주 쓰시던 이모티콘이 보이길래 반가워서 업어왔어요! ( ღ'ᴗ'ღ ) 릭주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๑॔˃̶◡ ˂̶๑॓)◞♡

머릿속으로는 시뮬레이션 돌려봤는데 쓸 때는 막상 달라질지도 모르겠네요...!!
자네는 이미 내가 누구인지 눈치채지 않았나. 자네 같은 젊은 친구의 머릿속도 들여다보지 못한다면 살아온 세월을 통째로 부정 당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이 문장은 릭먼의 생각일까요, 아니면 ""표시가 없더라도 입밖으로 꺼낸 말일까요...?? 생각이겠지, 싶은데. 대사로 생각해도 너무 자연스러워서....ㅋㅋㅋㅋㅋㅋㅋ... 하오체랑 아가씨 함께 쓰는 릭먼씨도 궁금하네요.... 썼다면 "나는, 아가씨가 만나고 있는 남자의 아비되는 사람이오." 이런 느낌이었을라나요? •̀ω•́

177 릭주 ◆rAqAiJ2zqg (4842734E+5)

2019-01-17 (거의 끝나감) 17:57:48

>>176 핫 우다다라니요ㅠㅅㅜ 이럴때 제가 선택해야 할 의성어는 1와락 2번쩍 3빙글빙글...(???) ㅋㅋㅋㅋㅋ앗 그 임티 폴리주한테 더 잘 어울리는데요 쏘큣ㅠㅜ(이미 울고있다

아 그부분은 생각으로 쓴거긴 한데 그러게요 실제 말이었다고 해도 크게 위화감이 없네요..ㅎㅎㅎㅎ 거기에 따라 답레 내용이 달라질까요?
ㅋㅋㅋㅋ맞아요 하오체를 쓰는 릭먼.. 지금같은 흐름과 동일하다면, 좀더 다정하게 "~아비 되는 사람이라오." 정도로 이야기했을 것 같네요^ㅁ^ㅎㅎㅎㅎ

178 폴리주 ◆lcVSk6vvyc (1909447E+5)

2019-01-17 (거의 끝나감) 18:58:08

>>177 너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의성어잖아요...? 와락하고 번쩍하고 빙글빙글...! (셋 다 해주셔도 좋은데 ^0^*) 아니에요... 릭주... 이모티콘 장인 릭주에게 더 잘어울립니다..! (๑•̀ω•́)(와락) (토닥토닥)

엇.. 말씀하시기 전에 이미 생각으로 썼어요! 머릿 속으로 시뮬 돌렸어도 쓰니까 또 다르네요... 시뮬 돌릴 때랑 같은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고! 네! 답레 내용이 조금은 달라질 것 같아요! 크게 달라지진 않습니다... 아임 유어 파더... 아니 아임 릭 파더가 너무 셌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헉... 허억... 좀 더 다정하게 아비되는 사람이라오... ㅠㅠㅠ.... 이것도 넘 좋은데요.....ㅠㅠㅠㅠㅠㅠ

아아니.. 쓰다보니 길어진 것 같아서 슬퍼요... @.@.. 아니.. 왜... 원래 이만큼 정도 길이로 써야지, 상정했던 분량만큼 쓰는 게 안 되는 걸까요...? :Q...??

179 폴라리스 - 그의 아버지 (그의 아버님..?) (1909447E+5)

2019-01-17 (거의 끝나감) 19:21:04

내 앞에서는 솔직한 편이 낫네.

‘솔직할 수 있는 부분’은 이미 솔직한걸요? 폴라리스는 약간 의아한 표정으로 조금 고개를 기울였다. 이 이상의 솔직함-솔직할 수 없는 부분의 솔직함-을 바란다면 무리다. 부탁이어도 무리고, 협박이어도 무리고, 조언이어도... 응, 무리한 일이지. 폴라리스는 속내를 배 바깥으로 다 내놓고 다니는 종류의 인간은 될 수 없다. 아마 눈앞의 이 손님도 그런 종류의 사람은 절대로 아닐 텐데... 채식을 권유받은 육식동물, 혹은. 육식을 권유받은 초식동물의 심정이 이러할까. 뭐어, 일단은. 내 앞에서는 솔직한 편이 낫네, 라는 말은 조언 정도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겠지. 실행할 수 없어도 손님의 말을 정면에서 무시하지 않는 것은 바텐더로서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그런 말씀을 하시면 조금은 긴장이 되고,

물론 자네에게 이런 대답을 바란 건 아니었네만.

그런 말씀을 하시면 어떤 대답을 바란 건지 궁금해지는데요.
긴장도 물음도 손님에게 보일 태도는 아닌 것 같아서. 단정하고 점잖게 손님이 꺼낼 뒷이야기를 기다렸다. 긴장도 물음도 크지 않은 감정이었다.

나는, 자네가 만나고 있는 남자의 아비 되는 사람이라네.

...네?

소리 없이 입이 그런 모양으로 벌어졌다. 이내 곧 다물었지만, 그 순간을 포착하는 게 누구라도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의 말이 가져온 당황은 컸다. 폴라리스는 놀란 토끼처럼 크게 뜬 눈동자를 연신 깜박거렸다. 내가 만나고 있는 남자의 아버지... 라면 릭의 아버지실 테고, 아버지일 것이고, 아버지일 텐데...

이렇게 예고 없이 찾아오는 법이 어디에 있죠? 적어도 준비할 시간은 줘야 할 것 아니야.

...라고 묻기에는 기시감이 들었다. 사람을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게 릭과 닮아서.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방법이 그와 닮아 있어서. ...그러고 보면 그와 연인관계가 되기 이전에. ‘전화할 테니까 15분 뒤에 나와요.’ 라는 말을 들었던 전적이 있지. 눈 깜박임이 천천히 잦아들었다. 이렇게까지 놀랄 것도 없는 일이었다. 닮으셨네요, 혼잣말처럼 읊조리며 폴라리스는 힘없이 웃었다. 손님의 행동과 말들을 되새겨 보면 더, 그와 닮은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태여 그럴 필요 없이 그가 릭의 아버지라는 게 이미 납득이 되어서. 폴라리스는 ‘나는, 자네가 만나고 있는 남자의 아비 되는 사람이라네.’ 라는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더 프라이빗한 장소는 없나?

카운터석보다 프라이빗한 장소를 찾는다면 둘, 저기 바로 보이는 커튼을 칠 수 있는 테이블석이라던가 2층의 룸이다. 릭의 아버...님...? (폴라리스는 지금 마음 속 호칭도 고민된다. 릭의 아버지가 맞느냐, 릭의 아버님이 맞느냐... 그것이 문제였다) 이 원하시는 곳이라면 2층의 룸이겠지. 그러나 2층의 룸은 아주 특별한 경우-결혼기념일로 두 사람만의 특별한 칵테일을 주문한다거나-를 제외하고서는 바텐더가 따라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 들어가더라도 오래 머물지는 않는다. 그래서 룸을 사용하면 통상적으로 바텐더가 만들어주는 칵테일이 아닌 와인이라던가 다른 주종을 골라야 한다.

“2층에 룸이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뚜렷한 응시에 폴라리스가 빙긋 웃었다. 침착하다고 표현할만한 미소였다. 아까 연신 눈을 깜박이던 놀란 토끼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싶을 정도로. 차분해진 폴라리스가 함께 근무하고 있던 바텐더 쪽으로 시선을 준다. 나는, 자네가 만나고 있는 남자의 아비 되는 사람이라네. 라는 말에 덩달아 눈이 커졌던 바텐더가 눈을 꿈벅거리며 폴라리스와 시선을 마주한다.

미안하지만 일찍 퇴근해야 할 것 같아요. 안쪽에 전해주시겠어요?
...알았어.
5번 룸도 사용할게요.
으-응.

입 모양으로만 짧게 대화하고선, 폴라리스는 5분 정도만 기다려주세요. 라고 릭먼에게 시선을 돌려 차분하게 말했을 것이다. 카운터를 빠져나와서 직원들만 사용하는 곳-사물함이 비치된 장소-에 들어간다. 겉옷과 가방만 챙기고 나온 폴라리스가 총총 릭먼이 앉아 있는 옆자리로 다가갔다. 여기까지 딱 5분 걸렸을까. 바텐더 조끼를 벗고 셔츠 위에 스웨터를 입은, 사복차림(이라고 하기엔 바지가 바텐더복 바지였지만)의 폴리가 옅게 미소했다.

“중간에 서버가 들어오는 게 싫으시다면, 지금 미리 주문하셔야 할 것 같은데 더 주문하고 싶으신 술이 있으신가요? 2층은 통상적으로 칵테일 외의 다른 주류를 주문하셔야 하지만...”

뒤이어 덧붙이는 말은 조금은 비밀스럽게. 검지를 입술 위에 올리고 친절하고 상냥한 미소를 그린다.

“원하신다면 특별히. 두 잔 정도는 칵테일을 주문하셔도 된답니다.”

딱 릭먼에게만 들릴 만큼 작은 목소리였다. 그리고 폴라리스는 그림자 같은 남자에게 잠시 시선을 주었다. 따라 오실 건가요? 눈빛만으로 짧게 물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메뉴판을 두 개 챙겨서 하나는 릭먼에게, 하나는 그림자 같은 사내에게 건넨다. 릭먼의 시중을 든 남자는 술을 안 시킬 것 같지만. 술을 안 마실 거라는 걸 뻔히 알아도, 한 번도 권하지도 않는 것은 조금 그렇다. 릭의 아버지라면 인페르노의 보스... 시겠지? 프라이빗한 룸이라고 하더라도 부하 한 명 정도는 따라붙는 게 일반적일 것도 같은데. ...날 찾아온 이유는 아무래도 단둘만 대화해보고 싶어서... 인 것도 같았다. 뭐어, 룸에 셋이 들어가든 둘이 들어가든 대화를 나누는 주체는 릭의 아버지와 저일 것 같으니까. 마음의 준비 정도는 미리 해두는 게 좋겠다. 손님이 아니라서, 이 사람의 릭의 아버지라서. 조금보다 더 많이, 긴장이 되는 것도 같다.

180 릭주 ◆rAqAiJ2zqg (4842734E+5)

2019-01-17 (거의 끝나감) 19:21:55

>>178 ㅋㅋㅋㄱ앗 제가 운것은 슬퍼서가 아니라 폴리주가 쫄귀였기 때문.. 그러니 토닥토닥은 해주시지 않아도 된다구요ㅇ^^ㅇ(그치만 좋다ㅎㅎ(부둥부둥

ㅋㅋㅋㅋㅋㅋㅋ아임 유어 파더.. 저도 쓰면서 그 대사 떠올랐었어요^ㅠㅋㅋㅋㅋㅋ 후후.. 답레기 길어졌다니 읽는이는 즐겁네요^ㅁ^ 폴리의 반응은 대체..(두근두근)

181 폴라리스 - 그의 아버지 (그의 아버님..?) (1909447E+5)

2019-01-17 (거의 끝나감) 19:27:27

허억... 문장 정정할래요...

검지를 입술 위에 올리고 친절하고 상냥한 미소를 그린다.

이게 아니고

검지를 입술 위에 올리고 느긋한 미소를 그린다.

이것입니다.... 88

182 폴리주 ◆lcVSk6vvyc (1909447E+5)

2019-01-17 (거의 끝나감) 19:36:20

>>181 이름칸 폴리주.. 폴리주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음이 다급해서 이름칸도 안 고쳤어...

>>180 헉 동접이네요! (기쁨의 우다다) 앗... 앗..... 쫄귀는 릭한테.. 릭한테 붙여주세요... 전 그냥 평귀(?)면 됩니다 ^p^ (부둥부둥 좋다!) (와 - 락) (토닥토닥토닥토닥)

앗... 저만 생각한 대사가 아니군요...! 폴리 반응은
릭먼 : 더 프라이빗한 장소는 없나?
폴리 : (룸이 있긴 있는데) (바텐더가 일반적으로 따라갈 수는 없으니까) (칼 - 퇴) 2층에 룸이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입니다! 결정했으면 신속하고 빠른 칼퇴 ^-^ (흐-뭇)
앗.. 맞다.. 이것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역질문으로 대화의 주도권을 가져오려고 하면서도 <<< 폴리는 대화 주도권 가져올 생각이 조금도 없었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질문이 자연스러운 것 뿐이야요.... 무해함으로 포장보고도 뿜었는데... ㅋㅋㅋㅋㅋㅋ 릭주가 무해한 폴리(??) 좋아하시니까 앞으로도 잘 포장해보겠습니다 ^◇^

183 릭주 ◆rAqAiJ2zqg (4842734E+5)

2019-01-17 (거의 끝나감) 19:39:04

ㅋㅋㄱㅋㄱ아..아 폴리 넘 귀여워요 채식을 강요받은 육식동물.. 아버님이냐 아버지냐..ㅋㅋㄱㅋㄱㅋㄱㅋㅠㅜㅜ흑흑 내내 미소빵긋하고 읽었네요 흑흑 귀여워 죽어요 쪽쪽(???) 그런데 이를 어쩌하지요 이제부터 아버지(?)님(?)이 할 말은 더욱더 쇼킹한 것인..ㄷㅔ.....

문득 생각났는데 릭이랑 폴리가 이제 만난지 며칠쯤 됐을까요...? 물론 둘다 날짜를 세거나 기념일을 챙겼을것같진 않지만ㅎㅎ.ㅎㅎㅎ

184 릭주 ◆rAqAiJ2zqg (4842734E+5)

2019-01-17 (거의 끝나감) 19:45:21

>>182 정말요 동접이네요(T▽T)!!(방방) ㅋㅋㅋㅋㅋㅋㅋㅋ맞아요 바로 칼퇴를 해서 놀랐어요(릭먼: 앗..이게 아닌데) 후후.. 퇴근한 바텐더를 귀찮게 하는 못된 아버님이 되겠)네요^^..(??)
앗 맞아요 폴리는 그냥 순수했을 뿐인데 어둠의 세계에서(..) 꼬이고 꼬인 릭먼은 그렇게 받아들여버렸답니다^^...ㅋㅋㅋㅋㅋㅠㅜㅜㅜㅜ 이 오해는 어느 때에나 풀 수 있을 것인가...(먼산)

185 릭주 ◆rAqAiJ2zqg (4842734E+5)

2019-01-17 (거의 끝나감) 19:47:47

>>183 (자문자답) 여름에 만나기 시작했고 이제 겨울이니까.... 최대 반년 즈음이려나요..(╯⊙ ⊱ ⊙╰ ) 허허

186 폴리주 ◆lcVSk6vvyc (1909447E+5)

2019-01-17 (거의 끝나감) 19:53:54

채식을 강요받은 육식동물은 릭먼씨나 릭이고 육식을 강요받은 초식(같은 잡식)동물은 폴리 아닐까요??? (강요가 아니라 권유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미소하면서 읽으셨다니 다행이에요....ㅠㅠㅠㅠㅠㅠ 수정 많이 못한 게 전 아쉬웠었거든요.... 근데 수정 안 하길 잘한 것도 같아요...!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 여기서 더 쇼킹하려면 뭐죠...??? ????? ?????????


여름에서 만났고 가을이 되기 조금 전(아직은 여름일 때)에 사귀고 이젠 겨울이니까 만난지 한... 반년정도 되지 않았을까요...? (근데 사귄 기간에 비해 만남은 몇 번 없는 것 같은데요....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ㅠ....) 마지막 만남으로부터 며칠이 지났냐하면 일주일 정도...? 맞아요....ㅋㅋㅋㅋㅋㅋ 둘 다 날짜 안 세고... 기념일도 안 챙기고... (심지어 폴리는 생일도 안 물어봤어....) 폴리.. 폴리는 사실 크리스마스 챙기고 싶었는데, 릭이 바쁠까봐 ()()() ... 일하는 와중에 문자나 전화하면 방해될까봐 먼저 연락을 잘 안 합니다.. ()() 폴리는 만약 챙긴다면 신년보다는 크리스마스! 쪽이네요... 고아원시절에 크리스마스에 대한 로망 있었을 것 같다... 현재는 로망이고 뭐고 없습니다 ()() 근무한다면 예약손님이 있는 날...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써야 하는 날... 커플 손님 많은 날... ◑◑

187 릭주 ◆rAqAiJ2zqg (4842734E+5)

2019-01-17 (거의 끝나감) 20:03:54

>>186 ㅋㅋㅋㅋㅋ앗 그렇군요 또 제피셜로 해석을..^ㅁ^3 ㅋㅋㅋㅠㅜㅜㅜ이대로도 넘 귀여운걸요 여기서 더 쇼킹한 것이라면.... 허허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의..??(아님)

ㅎㅎㅎ그러게요 릭아 폴리야 자주 만나줘...(눈물) 앗 크리스마스 그러게말예요 연인 사이에서는 설날과 추석에 버금가는 1년의 대명절(?) 크리스마스를 그냥 지나쳤을리가 없어...ㅠㅜㅜ 흑흑 안돼 그냥 넘어갈 수 없어요 이번 일상 끝나면 잠시 과거로 돌아가 크리스마스 일상을 할까요ㅎㅎㅎ 겨울마저 다 가버리기전에..(둥둥둥~)

188 폴리주 ◆lcVSk6vvyc (1909447E+5)

2019-01-17 (거의 끝나감) 20:13:25

칼퇴해서 놀라셨구나! 어쩐지 기타 빌리는 게 아니고 바로 사버려서()() 릭을 놀라게 했던 폴리가 저 칼퇴 쓰면서 생각이 나더라구요 ^~^ (헷) 퇴근한 바텐더 귀찮게 하는 아버님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 전혀 안 귀찮아요! 폴리주 멘탈이 호달달 떨릴 뿐이에요! (폴리 멘탈 : (아직) 멀 - 쩡)
엣... 오해할 부분이 있었나요...??? 아닠ㅋㅋㅋㅋㅋㅋ 오해 당한 사람은 오해 당한 줄 모르고, 오해 한 사람은 오해한 줄 모르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풀 수 없는 문제인가)

>>187 저 방금 어째선지 모르겠지만 인페르노로 스카우트 제의 받는 폴리 떠올렸는데요 ()() 이것보다 충격적인가요....??
자주 만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연인 사이엔 설날 추석보다 중요한 거 아니에요...???? (외국이니까 얘들은 신년(새해)이랑 추수감사절(추석)...?일까요..??) 크리스마스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알고 있을테니까요! 88 전 할로윈도 아쉽다..!! 뱀파이어 릭이랑 제물신부 폴라리스도 언젠가 해보고 싶어요..! (๑•̀ω•́)۶ 앗... 아앗... 그럴까요...?? 과거로 돌아가 크리스마스 일상이면, 아직 릭이 제인 모습 보기 전! 폴리가 당신 손은 왜 이렇게 따뜻한 걸까요? 물어본 일상 사이쯤에 있겠네요...!! 앗... 근데 릭이 아직 다친 몸인데.... ㅠㅠㅠ.. 폴리가 릭을 레스토랑까지 업고 갔으면 좋겠다... 왜 전 폴리를 괴력으로 설정하지 않고 사격천재로 설정해버렸지...? (흑흑)

189 릭주 ◆rAqAiJ2zqg (4842734E+5)

2019-01-17 (거의 끝나감) 20:31:55

>>188 앗 맞아요 기타도 그 자리에서 구매해버리던 폴리.. 당신 쿨해(⺣◡⺣)♡* ㅋㅋㅋㅋㅋㅋㅋ그렇군요.. 그렇게 존재한듯 안한듯 있었던 오해는 저 너머로 영영 사라져버리고..(파스스)

헉 인페르노로 스카우트 그것은 방금 저도 놀랐어요 그런 방법도 있었구나(???) ㅋㅋㅋㅋㅋㅋ아뇨아뇨 그것보단 괜찮은 것 같아요 아마도...(....)
아앗 맞아요 그 사이 할로윈도 있었군요(;へ:) 제물신부.. 뭔가 했는데 말 그대로 뱀파이어 신부로 바쳐지는 제물인가요^^(????) 네에 맞아요 크리스마스면 그 시기일 것 같아요 흑흑 괴력 폴리라면 또 그런대로 치였을 것 같네요...(쾅쾅) 맞아요 폴리의 사격실력도 어서 봐야하는데.. 언제 볼수있을가..(시름시름)

제가 어쩌다보니 오늘 밤에 또 일이 있어서(⋟﹏⋞) 그전에 얼른 답레를 써서 올리려고 했는데 와이리 졸릴까요.. 따흑흑...ㅇ<-< 어서...어서 릭먼 씨가 폴리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어야하는데ㅣ..(??)

190 폴리주 ◆lcVSk6vvyc (1909447E+5)

2019-01-17 (거의 끝나감) 20:45:59

>>189 앗... 당신 쿨해 뒤에 (⺣◡⺣)♡* ㅇㅣ거 왜케 귀엽죠...ㅠㅠㅠㅠ 맞아요... 영영 사라질 것 같아요.... (파스스스)

앗... 아앗...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그거 떠올리고 놀랐어요... 저 왜 이런 거 떠올렸지! 다른 것도 떠올렸는데... 그건 차마 적을 수 없다!
맞아요! 뱀파이어에게 제물로 바쳐지는 신부에요! ^ㅇ^...!! 릭(뱀파이어)이 제물을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마을 사람들이 알아서(....) 잡아 바친 것도 릭이 폴리를 지목해서 얘 줘. 이러는 것도 전 좋아요! ^///////^ (둘 다 재밌겠다!) 괴력 좋아하세요? (릭주 : 아뇨 폴리라서 좋은 건데요) 하긴 전 릭이 알스으 인 부분에서도 치였지만, 지금과 반대로 술은 하면서 담배 못 피는 사람이었어도 치였을 거 같아요! ^/////^ (저도 릭이어서 좋은 거예요!) 앗... 앗... 언젠가.. 언젠가는...?? (진짜로 사격장 가야 하나...??)

졸리면 주무시라고 하고 싶은데 일이 있으시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녀오세요! 답레는 나중에 릭주 편하신 때에 천천히 주세요! ଘ(੭ˊᵕˋ)੭* ੈ✩‧₊˚

191 폴리주 ◆lcVSk6vvyc (1909447E+5)

2019-01-17 (거의 끝나감) 20:52:02

아앗... 또 뭔가 떠올랐어요..! 이건 까먹기 전에 적어야 해!
마을사람들이 제물로 알아서 바친 것은 마왕인 릭!
폴리 지목해서 얘 줘 (대사는 릭주 맘대로 고치셔도 됩니다 v////v) 이러는 건 뱀파이어인 릭!

그리고 폴리 앞에 제물도 딴 걸로 바꿀까 하다가 떠올린 수녀인 폴리와 뱀파이어인 릭.. 이라거나 수녀인 폴리와 악마인 릭이라거나..!!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 소재는... 진짜 떠올릴려고 하면 끝도 없이 떠올릴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부인 릭이랑 타락천사라거나 악마인 폴리도 쫌 보고 싶네요! ^//////^

192 릭주 ◆rAqAiJ2zqg (4842734E+5)

2019-01-17 (거의 끝나감) 21:09:16

>>190 앗...대체 뭐가 떠오르신걸까요....?(호달달) ㅋㅋㅋㅋㅋㅋㅠㅜㅜ흑흑 뱀파이어썰 전자도 좋구 후자도 좋아요(つ﹏<。) 전자는 약간, 필요 없으니 돌려보내라고 하려다가 폴리 모습을 본 순간.. 뱀파이어 성에 시키지도 않은 제물로 온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고.. 어차피 여기 있어도 돌려보내도 이 아이에겐 지옥이겠구나 해서 그냥 머물게 해주는..? 아니면 폴리가 어차피 돌아가도 똑같으니까 그냥 살게 해달라고 해서 릭이 오호^^?하고 살게 해주는 것도 좋아요ㅋㅋㅋㅋㅋㅠㅜㅜ 그러나 측은함 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감정은 점점 다른 것으로 변하고..(??) 후자는 일년에 한번 월식있는 밤, 뱀파이어들은 모임을 가지는데 어른들이 해준 옛날 이야기 까먹고(?) 급한 일(ex.할머니가 주신 목걸이를 잃어버렸다든지ㅠ)로 밖으로 나온 폴라리스는 릭의 도움을 받게 되고(ex. 이 목걸이 네 거야?).. 고맙다고 막 얘기하다가 뭔가 위화감을 느끼는데(ex.딱딱한 빵을 먹은 적이 없다든지) 설마 얘 귀족인가...?정도로 생각하고 오싹해서 빠빠이했던 폴라리스.. 알고보니 그냥 귀족 수준이 아니라 뱀파이어 왕이었고ㅎㅎ.. 그렇게 얘 줘. 해서 뱀파이어 성으로 가게되는 폴라리스...(???) 라는 썩이 뚝딱 떠올랐네요 핫...^^(츄릅(??

ㅋㅋㅋㅋㅋㅋ제가 하고 싶은 말을 어떻게 하셨죠? 그렇습니다 폴리라서 좋은거예요(중요)ㅎㅎ..ㅎㅎㅎㅎㅎ 네에 지금 바로 쓰려고 했는데 나중에 컨디션 좋을 때 써야겠어요 아마 내일 낮쯤..(πーπ) 너무 늦진 않을게요 뾰롱!(✪‿✪)ノ

193 릭주 ◆rAqAiJ2zqg (4842734E+5)

2019-01-17 (거의 끝나감) 21:21:39

>>191 ㅋㅋㅋㅋㅋㅋㅠㅜㅜ앗 마왕도 좋은데요 그럴 경우에 시키지도 않았는데 폴리가 제물로 왔다면 그냥 어이없게 웃으면서 폴리한테 "당신 마을 사람들은 나를 인간이나 잡아먹고 사는 괴물로 압니까?" 물어볼 것 같아요..ㅎㅎㅎㅎㅠㅜ 흑흑 수녀 폴리와 뱀파이어 릭은 뭔가 원작 구도를 제일 잘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자신만만한 릭과 당당한 폴리.. 이 경우는 뭔가 외딴 수도원에 사는 폴리가 어느날 숲에서 죽어가고 있는 남자를 치료해줬는데 알고보니 뱀파이어였고.. 심지어 한때 왕이어따... 근데 배신당해서 죽어가는 처지라 그냥 날 죽여도 된다(?)고 하지만 폴리는 갈등하다가 그럴 순 없어서 잘 보살펴주고.. 결국 돌아가서 권력을 되찾은(?) 릭이 다시 폴리를 찾아가서 "아무리 생각해도 난 당신을 데려가야겠어." 하고 깨물깨물하는 엔딩..ㅎㅎ()

ㅠㅜㅜㅜ윽윽 타락천사/악마 폴리도 좋은데요 타락천사면 뭔가.. 모중의 사건으로 비뚤어진 폴리를 만난 신부 릭.. 그치만 오래 시간을 보낼수록 이게 폴리 본모습이 아님을 깨닫고 "당신은 이곳이 아니라 낙원에 있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돌아가십시오." 할 것 같은..ㅠㅜㅜ

194 폴리주 ◆lcVSk6vvyc (1909447E+5)

2019-01-17 (거의 끝나감) 22:04:56

릭주가 떠먹여주는 썰이 너무 맛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흑... 너무 행복해... (와구와구)

>>192 앗... 전 처음엔 전자 쪽은 고아자매 둘(천사랑 폴리)이 부모 있는 애들보다 만만하니까(...) 아무 것도 안 해도 무서운 뱀파이어 성에 둘 중 하나를 보내야 겠는데 이 역시 천사보다는 폴리가 만만하여서...(...) 폴리한테 네가 제물로 가지 않으면 동생을 죽이겠다, 하고 협박해서... 그렇게해서 제물로 갔는데, 그러면 천사가 득달같이 지옥끝까지라도 쫓아오겠네요... ()() 아니면 고아남매 둘 (악마랑 폴리).. 인성 파탄난 남동생(...)을 두고 고민하다가 내가 없어져봐야 쟤가 뭔가 깨닫는 바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자발적으로 악마 몰래 제물로 가는데... 악마는 득달같이 쫓아오진 않고 그냥.. 폴리 닮은 여자 찾아서 집착하면서 알아서 잘 살아갈 것 같아요.. 아니면 정말 운명처럼 자기를 교화(...)시킬 사람 만나서 잘 살든가... 악마 얜... 폴리가 있든 없든 있다가 없어지든 잘 살거예요...
릭주가 처음 써주신대로 그냥 머물게 해주면 (이 경우엔 동생이 천사) 고마워요, 나름 활짝 웃는데... 그 웃음의 어딘가가 활짝 웃으려고 애쓰는 사람처럼 보여서 약간은 처연하고 애처로울 것 같아요... 그리고 이따금, 아주 가아끔. 별이 빛나는 밤에 릭이 준 방(?)의 발코니로 몰래 나가서 마을 쪽을 보면서 그립다는 시선을 던지는데, 돌아가겠다는 말은 안 꺼낼 거고, 돌려보내줄까? 릭이 물어도 고개 절레절레 저을 것 같아요. 돌아가도 똑같으니까(???) 그냥 살게 해달라... (는 동생이 악마) 하고 오호^^? 하고 살게 해주면 살게 해주는 밥값(...)을 하겠답시고 시키지도 않은 청소 열심히 해서 알게 모르게 뱀파이어성이 깨끗해질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마을 쪽을 가끔 보는데 그리운 게 아니고 불안한 시선.. ()() 나 없는 동안 크게 사고치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의 시선 ()()... 돌아갈래? 하면 한 번 갔다가 다시 올게요..! 라고 다시 돌아온다고 약속하고 마을에 가서 동생이 사고치지 않았나 몰래 살펴봅니다... 교화 되어서 잘 살고 있는 동생 보면 좀 많이 감격할 것 같아요.... 감격해서 울지도 몰라.. ㅋㅋㅋㅋㅋ... 그리고 릭한테 약속한 대로 돌아오겠죠! 앗, 돌아갈 때 선물도 사갔으면 좋겠다~ ^ㅁ^ 그리고 그 선물을 쨘! 하고 릭한테 줬으면 좋겠네요!
후자썰도 너무너무 좋다...ㅠㅠㅠㅠㅠ 옛날 이야기가 밤에 돌아다니면 마물과 마주칠 수 있다~ 대충 이런 이야기일 것 같은데, 폴리는 한 눈에 릭이 마물인 걸 알아볼 것 같은데요....ㅋㅋㅋㅋㅋㅋㅋㅋ 폴리가 릭을 보면서 인간이라기엔 너무 아름답잖아. 라는 생각을 해도 좋겠네요... u///////u 그러나 눈치 못챈 척 평범하게 대화하고 밤이 늦었으니 너도 집에 가야지. 하면서 빠빠이 할 것 같아요! 밤이 늦었으니 너도 집에 가야지, 라는 대사는 폴리가 할 것 같습니다! :D 그리고 얘 줘. 하면 ???? (왜 대체 나를?) 상태여도 릭을 따라가긴 갈 것 같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머니 목걸이 이야기 좋다... ㅠ////ㅠ

왜냐면 저도 릭이라서 좋으니까요. (최고중요) ^/////^! 네에, 컨디션 좋을 때 써주세요! 앗... 별모양 눈 처음보는 것 같은데 이것도 귀엽네요! ˊ•͈ ꇴ •͈ˋ

195 폴리주 ◆lcVSk6vvyc (1909447E+5)

2019-01-17 (거의 끝나감) 23:03:11

>>193 이썰도 너무 맛있다... (행복) 뷔페 온 것보다 행복해요.. 엉엉엉...ㅠㅠㅠㅠ(와구와구222)

앗... 릭 존댓말 오랜만이야. 설레... (두근) 대사도 너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아죽겠는데요....ㅋㅋ큐ㅠㅠㅠㅠㅠㅠ... (드러누움) 릭 질문에 곰곰히 생각해 보다가,
폴리 : 인간은 본디 어둠 속에서 사는 생물을 무서워 한답니다. 자기와 다르다는 이유로 무서워하고 배척하고, 끝내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제물로 바치고 자신은 무사하다고 안도할.(냉소가 말갛던 얼굴에 스치듯 지나간다. 이내 아무렇지 않게 씩 웃으며) 그런 인간들이 당신이 말하는 '괴물'에 더 가깝지 않을까요. (살포시 시선을 내리깐다.)
이런 대답을 돌려주고, 흘끔. 릭을 봤다가 도로 시선을 내리깔고.
폴리 : 모든 인간이 당신을 사람을 잡아 먹는 괴물로 생각하진 않으니까, 상처 받진 마세요. 마왕...님.
라고 덧붙일 거예요. 어이 없을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고. 돌려보내 주려나? 고도 생각하는데, 돌려보내준다고 하면 자기가 살던 말고 다른 마을로 보내달라고 할 거예요. 여기 폴리는 자기마을 사람들 불신이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 마을 사람들 안 좋아하는 게 티는 나겠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앗... 전 이게 원작구도랑 많이 다를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위에 적어주신 칼리랑 알렌이 맹목적이라는 표현 보고 (과거의) 폴리랑 닮은 데가 있네... 라고 생각했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면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녀가 되었다면... 신에 대한 믿음이 신실한 폴리보다 갈등없이 릭이랑 이어질 것 같아요....(여긴 약간 유쾌한 느낌의 폴리일까요! 릭은 심각한데, 정작 폴리는 안 심각한 그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신에 대한 믿음이 신실한 폴리는 제가.. 쓰기 어려워서 ... ()() 그냥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녀가 된 폴리가 죽어가는 릭을 발견하고... 여기서 괴력설정을 한 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헤헤) (대신 여기선 사격을 평범하게 못하는 걸로!) 숲에서 죽어가는 남자를 치료해줬는데 이 남자가 뱀파이어였고, 날 죽여도 된다. 라고 하면 잠시 빤 - 히 보다가 "살아있으면 변하는 것도 있더라고요." 란 말을 툭 던지고 숲에 몰래몰래 와서 치료해주거나.. 외딴 수녀원이라 사람 안 온다면 죽어가는 수준이 아니라 얘를 옮겨도 안 죽겠다~ 정도로 상처가 나으면 자기가 안아들어서(!) 수도원의 어느 방으로 옮겨서 치료해 줄 것 같아요! 자기보다 커다란 훨씬 남자(릭) 안아들고 아무렇지 않게 숲길 터벅터벅 걷는 폴라리스 수녀님! ^◇^ 릭이 당황해서 발버둥(?) 치거나 작게 버둥대면. "어허. 씁. 상처 터지니까 얌전히 있어요." 이라고 아이 취급...? 아니 환자 대우인데 왜케.. 아이 다루는 것 같죠ㅋㅋㅋㅋㅋㅋㅋㅋ.... 릭은 더 당황할까요.... 자기가 더 오래 살았는데, 이 여자 앞에서는 묘하게 어린 애가 되는 것도 같아서... (엇) (이건 본편 폴리릭이잖아..?) (릭주 예상이 맞았어요!) 다 나았나 싶었을 때 릭이 말 안 하고 떠날까요...? 폴리 묘하게 쓸쓸한 기분 느끼겠다... 가야 할 사람이 갔는데 왜 허전하지. (눈 깜박) 하고 릭이 없던 시절처럼 평범하게(???) 수녀하면서.. 숲에서 약초 캐면서(..) 살 것 같은데... 어느 날 갑자기 돌아와서. "아무리 생각해도 난 당신을 데려가야겠어." 하고 깨물깨물하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폴리가 물려서 아파하다가 눈물 그렁그렁한 얼굴로 "아니, 데려가고 싶으면 좋게 대화로 설득해도 되잖아요?" "다짜고짜 나타나서 사람을 허락도 없이 깨물면 되겠어요, 안되겠어요?" 평범하게 혼낼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니...ㅠㅠㅠㅠ 저도 타락천사랑 악마 폴리가 좋은데요.. 악마 폴리는 흉터 하나 없이 깨끗매끈한테 어디 한 군데 문신 있었으면 좋겠네요! *^^* 신부인 릭 뺨을 느리고 나긋하게 쓸면서 "당신이 탐이 나." 이런 대사도 해줬으면 좋겠다! *^◇^* (신남) 타락천사는 흉터 있을 것 같아요... ()() 모종의 사건으로 비뚤어진 타락천사 폴리... 아.. 이것도 조타. (?) "당신은 이곳이 아니라 낙원에 있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돌아가십시오." 라고 "내 낙원은 이제 어디에도 없어." 라고 말하고 씁쓸하게 웃겠죠... 존댓말 신부 릭이랑 반말 악마&타락천사 폴리도 캐미 터지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왜 저는 릭이 반말해줘도 좋고, 존댓말 해줘도 좋죠...???? ㅠㅠㅠㅠ (으흑흑)

196 폴리주 ◆lcVSk6vvyc (1909447E+5)

2019-01-17 (거의 끝나감) 23:04:40

아니.. 전 >>195를 >>194보다 짧게 썼다고 생각했는데 올리니까 더 길어요...? (동공지진) 이제 밤이에요! 릭주 일이 빨리 끝나셨음 좋겠어요...ㅠㅠㅠ 밤이 너무 늦기 전에 주무시고 좋은 꿈, 달콤한 꿈 꾸세요! ( ๑॔˃̶◡ ˂̶๑॓)◞♡

197 크앙 - 냐옹 (1636593E+5)

2019-01-19 (파란날) 00:42:28

조언해준대로 솔직하구먼.
릭먼이 조금 더 위트나 조크같은 것을 아는 남자였다면, 그는 턱 벌어진 폴리의 입모양을 보고 점잖은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러지."

그의 아버지는 잠시 기다려달라는 폴라리스의 말에 간결하게 대답했다. 무심했지만, 평소에 침묵으로 긍정을 대신하곤 했던 것 보다야 친절한 태도였다. 릭먼은 고개를 들어 그녀와 그 동료 간의 대화를 잠시 지켜보았다. 그 정도 세월을 보낸 사람이라면 복화술이나 구화같은 대단한 능력이 없이도 그들이 이야기하는 내용 쯤은 대강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상황이 재미있게 돌아가는군. 의도치 않게 아들의 애인을 조기퇴근 시켜 준 꼴이 된 모양이었다. 그 후 폴라리스가 사라진 5분 가량의 시간동안, 릭먼은 의자에 편안히 기댄 채로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아직 조금 남아있는 마티니를 홀짝이기도 하고, 솜니움의 인테리어-그 중에서도 밤하늘보다 더욱 뚜렷하게 보이는 성좌들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그의 뒤에 서 있던 남자(사람들은 보통 그를 리암이라고 불렀다)의 5분은 그 주인의 것마냥 여유롭지는 않았다. 잠시 자리를 비웠던 리암이 다시 릭먼의 옆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5번 방 안의 CCTV 전원이 내려간 후였다. 릭먼은 새삼스레 수고했다는 칭사를 덧붙이지 않았다. 애초에 리암도 그런 것 따위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처리는 이런 상황쯤 한두 번 겪어본 것도 아니라는 듯이 능숙했다.

원하신다면 특별히 두 잔 정도는 칵테일을 주문하셔도 된답니다. 그 느긋하기 그지 없는 언사에 릭먼은 비뚜름하게 웃었다.

"음료는 자네가 원하는 대로 가져다 주게. 고맙지만 칵테일은 제외하고. 우수한 인력을 가로채 간 값은 해야 하지 않겠나."

내가 누구인지 확실해진 상황에도 호의를 보인다니 참으로 친절한 사람이라고 해야할까. 그러나 릭먼은 그 친절함이 그녀가 가진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맹랑한 바텐더는 전과 마찬가지로 조금도 허둥대는 법이 없다. 그녀가 당당한 것은 자신감이 넘쳐서일까, 잃을 것이 없어서일까. ...그런 건 차차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기 위해 의자를 천천히 뒤로 제꼈다.

그가 '자네가 원하는 대로'라는 까다롭기 그지 없는 오더를 내린 덕분에 폴라리스가 내민 메뉴는 다시 그녀의 손에 들려 있게 되었다. 그녀가 예상한 대로, 그림자 같은 남자-리암-는 사자의 뒤를 따라 처음에 솜니움 안으로 들어오던 모습처럼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왔다. 이제보니 그의 손에는 제 주인의 코트뿐만 아니라 케이스가방 같은 것이 하나 들려 있었는데, 광이 없고 거무튀튀해서 그다지 눈길이 가는 모양새는 아니었다.

"좋은 방을 내어주었군."

릭먼은 중얼거렸다. 그는 거칠게 조각된 손을 들어 안내받은 룸의 벽을 가만히 쓸어보았다. 살갗을 스치는 감촉은 벨벳마냥 보들보들했다.
그는 느릿하게 발을 옮겨 방 한가운데에 있는 소파로 걸어갔다. 문닫힌 조용한 방 안에 그의 구둣굽 소리가 뚜벅거렸다. 그는 무척이나 여유로워 보였다. 고요하고 어두운 장소는 그의 홈타운이나 다름없었다. 느긋하게 소파 위로 몸을 내리앉히며, 그는 그 가구가 원래 그의 것이었기라도 한듯 자연스럽게 양 팔을 맡겼다. 그 사소한 동작 하나만으로 방 안은 이미 그의 지배령 안이 된 것 같았다. 그가 앉아있는 곳은 왕좌였다. 그러려면 그와 마주하고 있는 젊은 바텐더의 포지션이 무엇이 되어야 하겠는가. 사자왕은 턱을 괸 상태로 천천히 고개를 든다.

"아들놈과 닮은 구석이 조금도 없지?"

그는 물었다. 북극성 양, 시작은 가볍게 가지. 아직 병을 따기도 전이니까. 속으로만 한 마디를 더 건넸다.

198 릭주 ◆rAqAiJ2zqg (1636593E+5)

2019-01-19 (파란날) 00:48:04

좀더 일찍 오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시간이 많이 늦어졌네요(iДi)(광광) 원래 구상한 내용은 더 길었는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뒷부분을 좀 잘랐어요 덕분에 릭먼이 원래 하려고했던 말은 다음 회차로 넘어갔네요(ღ˘⌣˘ღ) 껄껄^^!

답을 더 달려고했는데.. 이만 가봐야 할 것 같네요ㅜㅜ 일단 낮에 다시 와야겠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폴리주ㅎㅎ!

199 릭주 ◆rAqAiJ2zqg (1636593E+5)

2019-01-19 (파란날) 15:06:44

좋은 점심! 갱신하구 갑니다ㅎㅅㅎ!

>>194 ㅋㅋㅋㅋㅋㅋ좋아요 폴리주(〜^∇^)〜 에피타이저에 12첩반상에 디저트까지 알차게 드시는겁니다(떠먹떠먹(??
아앗.. 천사와 악마 설정까지 알차게 들어가네요 이건 최고야..(*´ω`*) 폴리가 마을을 그리워해서 그쪽을 바라보든(천사 동생), 걱정이 되어서 바라보든(악마 동생) 릭은 폴리가 이곳 생활이 불행해서 후회하는 거라고 생각할 것 같네요ㅠㅜㅜ 흑흑 짧게 단문으로 쪄보면,
...릭은 어느 순간 그녀의 눈에 빛이 사라졌다고 느꼈다. 처음 이곳에 온 날, 절망 속에서도 반짝이던 별을 닮은 그것은 이제 저 깊은 심해로 영영 가라앉아버렸다. 행복하다는 감정이 꼭 이러할까, 방에 누워 문득 생각하곤 했던 그간의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질 지경이었다.
이제는 보내주어야 했다. 스스로 알고 있었다.
"돌아가겠어?"
그 다섯 음절을 발음할 뿐인데도 몹시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런 느낌일까요...༶ඬ༝ඬ༶(광광)

ㅋㅋㅋㅋㅋ그렇군요 폴리라면 역시 단번에 알아볼까요(*´∇`*)?? 아니 인간이라기엔 너무 아름답다니...(심멎) 월식에 숲속이니까 진짜진짜 캄캄할 텐데, 폴라리스가 들고 있는 '등불에 비친 그의 눈동자가 언뜻 붉은 듯도 했다. 깜짝 놀라 눈을 부비고 다시 바라보면 그 피같은 광채는 거짓말처럼 이미 사라져 있었다.' 같은 묘사가 들어가도 좋을 것 같네요|ω・`) 흑흑 그리고 그 담날 인근 마을 싹 돌면서 10대~20대 초 소녀들 전부 나오라고 해놓고 마침내 폴리 찾았을 때, 그 많은 마을 사람들을 뚫고 들어가서 선 채로 폴리 손 잡고 손등에 쪽, 키스할 것 같아요. "정식으로 소개하지. 내 이름은 릭, 포식자들의 지배자. 내 성에 함께 갈 것을 당신에게 감히 요구합니다." 물론 말은 저렇게해도 거절은 거절하겠지요ღゝ◡╹)ノ♡헿

흑흑 폴리주 임티도 귀여워요..ㅠㅜㅜˊ•͈ ꇴ •͈ˋ(알아누움)
>>195 ㅋㅋㅋㅋㅋㅋㅋㅋㅠㅜㅜㅜㅜ 릭은 상처받지 말라는 말에 약간 당황할 것 같아요. 돌려보내 주려나... 돌려보낸다고 해도 후에 분명히 다시 만나게 될 일이 있을 것 같아요...ㅎㅎㅎ 그때는 정말 마왕성으로 가게되는 것이지요.(^ω^)
ㅋㅋㅋㅋㅋㅋㅋㅠㅜㅜㅜㅜ아.... 평범하게 혼낸다니...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아.. 넘 거세게 치여버린 것이에요.....ㅇ<-< 무슨 어린애 혼내듯이 '되겠어요, 안되겠어요?'하는 것도 넘 좋고....ㅠㅜㅜㅜ 넘조아요 진지하게 깨물하다가 폴리가 그렇게 혼내면 깨갱할 것 같아요. 엉겁결에 '아... 미안해.' 한다든지 '아, 그게 아니라...'하고 답지않게 변명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ㅋㅋㅋㅋ 그리고 "대화로 설득하면 들어줄거야?" 하고 폴리가 ok하면 다시 진지하게 고백할 것 같네요..ㅎㅎㅎ

200 폴리주 ◆lcVSk6vvyc (8724341E+5)

2019-01-19 (파란날) 16:33:34

크앙 냐옹 너무 귀여운 거 아니에요...???? ㅠㅠㅠㅠㅠㅠㅠ 이름 칸 너무 귀여워서 ㅠㅠㅠㅠ (엉엉) (전 이름칸 어떻게 적으면 좋을까요!)
그리고 씨씨티비 차단.... ㅇㅁㅇ........... 아니 아버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호달달) 솜니움이... 마냥 평범한 바텐더들만 근무하는 거 아니라서, 씨씨티비 끊긴 거 알면 대처를 할 것 같은데.. 88.... (폴라리스에게 [5번 룸에 CCTV 끊겼는데. 괜찮아?] 라는 문자 보내는 게 최소한의 조치...) (솜니움이 평범하고(?) 건전한 칵테일바를 지향하는데.. 거기 근무하는 사람들이 안 평범한 사람들도 끼어 있거든요...88) 그럼 아버님이랑 가게에서 대화 못하게 될지도 모르고... 폴리가 릭먼씨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것 같아서 어케 이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88 당장은 안 들키게 CCTV 전원 내렸을 수도 있을 거 같아서... 당장은 폴리가 모르고, 나중에 CCTV 끊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게 더 나을까요...? 아니면 아예 안 들키는 게 나을까요...?? (고뇌)
케이스 안에 든 게 뭘지도 굉장히 신경이 쓰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일단 씨씨티비 당장은 안 들키는 것으로 이어올게요... 8ㅁ8 (파스스) 아니... 릭먼씨와의 일상은 뭔가.. 뭔가 한치앞도 알 수가 없다... 혹시 릭먼씨는 폴리가 릭먼씨에게 존중받지 않는다(혹은 아들의 애인이라고 해도 릭먼씨에게 특별한 사람이 된 것은 아니다)고 느껴도 개의치 않으실까요? 88


그리고 지금 이시간 릭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왠지 릭먼씨가 솜니움 찾아간 건 모르고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아니... 그리고 썰.......... (누움) 코멘 길게 달고 싶은데 일단 밥 먹으면서 답레 구상부터 하고난 다음에...... 88888 에피타이저 12첩반상에 디저트까지라니... 릭주 최고...ㅠㅠㅠㅠㅠㅠ (쓰러짐) ♡ˊ•͈ ꇴ •͈ˋ♡ (릭주가 좋아하시니까 한 번 더 쓰자)

201 릭주 ◆rAqAiJ2zqg (6135011E+5)

2019-01-19 (파란날) 17:00:47

앗 일하면서 잠깐 갱신하구 가요ㅎㅎ!! 동접일가...??(두근)

앗 씨씨티비 그것은 몰래 선 자르고(..) 그런식으로 한건 아니구 직원 찾아감->협상(돈거래든 부탁이든 설득(협박..?)이든..)->내림으로 생각했어요 몰래 처리하는 것보다는 직접 가서 돈다발 내미는게 그들한테는 더 편한 방법이니까.. 흑흑.. 불가능할까요88? 미리 여쭤볼걸 그랬어요.. 그게 안되면 레스 뒷부분 살짝 틀어서 밖으로 나가서 다른 장소에 간 걸로 할가요..?? 그러면 어떨까요?

폴리가 존중받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네 크게 거기에 신경쓰지는 않을 것 같아요ㅠㅜ 애초에 릭먼 씨는 같은 위치로 존중하는 사람이 그닥 없기 때문에.. 이건 릭도 해당되는 말이지요 폴리를 만나서 미안하단 말도 하고 장족의 발전이 일어난 것입니다ㅎㅎ.. 혹시나 폴리가 릭먼 씨에게 그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릭먼은 허허 웃으면서 "자네는 짐승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구먼." 정도로 대답할것 같아요 아들의 애인->내가 존중해야하는 상대라는 평범한 사고과정을 따르지는 않는 분이지요 뒷세계 사람이기도 하고, 너무 오랜 시간 높은 위치에서 많은 것을 이루었기 때문일까요..?

이시간 릭은 열심히 일을 하는 중일까요? 관할 구역 관리도 하구 vip고객 응대도 하구..ㅎㅎㅎ(릭:ㅠ 맞아요 꿈에도 모를거예요 아직은..()

네 밥 맛있게 먹구 오셔요^ㅁ^!! 흑흑.. 조아요 저도 뭐좀 줏어먹으면서 천천히 기다릴게요 다녀오세요*^^*~!

202 폴리주 ◆lcVSk6vvyc (8724341E+5)

2019-01-19 (파란날) 17:09:48

동접 아닐까요! (헤헤)

앗... 솜니움 직원들은 그런 협상에 응하지 않습니다.. 입구 표지판(...)에도 바텐더와 다른 손님을 위협하는 행위는 안된다고 적혀 있어요. (그외 규칙들도 꽤... 총화기류 반입 금지라든지) 88 차라리 몰래 자르는 건 가능해도... 같은 바텐더를 알면서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바텐더는 없어요... 레스 뒷부분을 틀어 다른 장소로 가는 게 더 낫겠네요... 어디로 갈까요...??? 어.. 리암이 협상이 안 된다고 릭먼씨에게 말하면, 릭먼씨가 다른 장소로 가자고 했을까요...??? 다른 술집...??? 그러면 인페르노가 운영하는 술집 같은데에 가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차타고 이동하고, 술은 여전히 폴리가 고르는 걸까요...???

신경 안 쓰시는구나! 혹시나 했었어요! ㅎㅎ 폴리가 그에 대해 이야기할 일은 어지간해선 없겠지만.. (아마도) 아닠ㅋㅋㅋㅋㅋㅋㅋ 짐슴에게 많은 것을 기대한다니, 그 대사 듣고 싶어서라도 하고 싶잖아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릭먼씨가 릭이 모르게 왔을 거 같았어요!

앗... 안 먹으면서 적고 있었어요...!! 릭주 레스 뒷부분이 어떤 방향으로 틀어질지 몰라서.... 좀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틀어지더라도 괜찮은 부분(?) 까지만 쓴 것 같아요! 맛있고 든든한 거 드셔야 해요!

203 폴리주 ◆lcVSk6vvyc (8724341E+5)

2019-01-19 (파란날) 17:14:38

적고 있을 때는 배고픔을 잠시 잊고 있었는데, 이제 배고프네요!

뒷세계 사람이기도 하고, 너무 오랜 시간 높은 위치에서 많은 것을 이룬 사람... (끄덕) 릭먼씨에게 아들의 애인 -> 내가 존중해야 할 상대는 될 수 없겠지만.
폴리에겐 릭의 아버지 -> (무의식 중에) 호의와 기대감이 생김. 입니다! 그리고 만약 씨씨티비 들켰으면... 88 (호의와 기대감이 와르르륵...?) 폴리는 무의식 중에 생긴 호의라서 본인이 릭먼씨에게 호의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모르고. 기대감이 생겼다는 것은 더더욱 모릅니다... ^ㅁ^....

204 릭주 ◆rAqAiJ2zqg (6135011E+5)

2019-01-19 (파란날) 17:44:46

네 아마 차타고 이동할 것 같아요ㅎㅎ! 술집으로의 이동은 아니구 개인 소유 오핀스텔로..? 일단 그럼 뒷부분 바꿔올게요^ㅁ^! 앗 씨씨티비 끄려고 한건 폴리에게 무슨 위해를 가하기 위함은 아니구 앞으로 할 얘기가 밖으로 퍼져서 전혀 좋을게 아니라..(..)

앗 릭먼에게 호의와 기대감을 가진다니..ㅜㅜ 씨씨티비가 들켰을때 그게 무너지는건 릭먼 씨에 대해 어떠한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요? 역시 릭먼 씨도 폴리에게 호의적일 거라는 기대? 릭먼 씨가 폴리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간적인 호의 또는 호감을 갖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인 폴리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사고방식이겠지요.. 아니면 폴리가 상당히 방어적인 사람이라 cctv내림=내게 위해를 끼치려는 의도로 생각하는 것일까요..?

205 릭주 ◆rAqAiJ2zqg (6135011E+5)

2019-01-19 (파란날) 17:45:59

넵 저도 맛있는거 먹을게요^ㅇ^! 폴리주 배고프면 얼른 저녁 드시고 오셔요ㅠㅠㅜ(쭈륵쭈륵)

206 폴리주 ◆lcVSk6vvyc (8724341E+5)

2019-01-19 (파란날) 18:24:01

cctc 끄면 왠지 ㅇ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나요...??? 위해를 가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무섭지 않아요...??? (저만 그런가...???) 앗... 밖으로 퍼져서 전혀 좋을 게 없는 이야기...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시려는 걸까...:0?)

아니요. '사람이 처음보는 사람에게 가질 수 있는 순수한 기대감' 인데 폴리가 정말정말 오랜만에 가져본 감정이에요...ㅠㅠㅠ... 쟤가 원래 처음보는 사람(특히 릭먼씨처럼 위험한 사람에게는)에게 막 기대감 품는 인간이 전혀 아닙니다.. 쟨 기본적으로 의심병을 가졌는데.... 초면에 '정도 이상의 호의'를 받으면 왜 이러지...? (그리고 호의를 가진 이유를 저도 모르게 분석해내고 마는) 이러는 앱니다... ()() '릭의 아버지'라서, 무의식 중에 호의를 가졌고, 그 호의가 진짜.. 진짜 너무 오랜만에 사람에 대한 기대감이란 걸 불러 일으켰어요. 굳이 분류하면 '릭의 가족이라면 나에게 있어서 괜찮은 사람이 되어주지 않을까?' <- 이런 느낌의 기대감이지 않을까요! 폴리 이 아이가 가족에 대한 환상이 깨진 지 좀 됐는데.. 솜니움 사장님 가족들이 좀 (많이) 좋고, 폴리에게 있어서 이상적인 가족이란 느낌이어서 환상이 또 그새 쌓였을까요...? :Q 폴리가 아주 어리고 순수했을 때 (천사를 만나기 전 고아시절입니다) 가족을 가지고 싶어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가족(부모님)을 가지고 싶냐고 하면, 아주 잠시 생각해보다가 고개 (열심히) 젓습니다.
호감이나 기대감이 아주 큰 건 또 아니라서, 씨씨티비 들키면 느낀다는 부정적인 감정의 정체는 '약간의 실망감'과 '제가 사람에게 순수한 기대감이란 것을 약간이라도 가졌다는 것에 대한 충격' 입니다!

아무런 허락도 구하지 않고, cctv내림 이어서요ㅜ_ㅜ 아무런 허락도 구하지 않고 기본적인 안전장치를 내렸단 느낌...?
cctv 내렸다고 해서 바로 위해를 끼칠 의도! 로 생각하는 건... 엇... 릭먼씨가 아니라 처음 보는 사람 누가 그래도 방어본능이 일어설 것 같아요. (아주 잘 알고 지내는 사람이거나, 릭은 예외입니다) 릭주가 볼 때 폴리가 상당히 방어적인 사람인가요...? (아무래도 정답 같은데...?) 생각해보니까 방어적인 사람인 거 맞는... 것 같네요.... 0ㅁ0.... 전 폴리에게 의심병이 있다고만 생각했지, 방어적인 사람이라는 인식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ㅇ^....

먹었는데도 배고파요...!! 아침을 안 먹으면 이상하게 저녁에 배가 더 고픈지도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ㅋ 조금 더 먹고 올게요! ^◇^
그리고 뒷부분 바꿔주시는 거 너무 감사해요....ㅠ///////ㅠ (릭주 상냥함에 녹아내림) (흐물흐물)

207 젠틀맨? - 레이디 (6135011E+5)

2019-01-19 (파란날) 18:37:32

조언해준대로 솔직하구먼.
릭먼이 조금 더 위트나 조크같은 것을 아는 남자였다면, 그는 턱 벌어진 폴리의 입모양을 보고 점잖은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알겠네."

그의 아버지는 잠시 기다려달라는 폴라리스의 말에 간결하게 대답했다. 무심했지만, 평소에 침묵으로 긍정을 대신하곤 했던 것 보다야 친절한 태도였다. 릭먼은 고개를 들어 그녀와 그 동료 간의 대화를 잠시 지켜보았다. 그 정도 세월을 보낸 사람이라면 복화술이나 구화같은 대단한 능력이 없이도 그들이 이야기하는 내용 쯤은 대강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상황이 재미있게 돌아가는군. 의도치 않게 아들의 애인을 조기퇴근 시켜 준 꼴이 된 모양이었다. 그 후 폴라리스가 사라진 5분 가량의 시간동안, 릭먼은 의자에 편안히 기댄 채로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아직 조금 남아있는 마티니를 홀짝이기도 하고, 솜니움의 인테리어-그 중에서도 밤하늘보다 더욱 뚜렷하게 보이는 성좌들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그의 뒤에 서 있던 남자(사람들은 보통 그를 리암이라고 불렀다)의 5분은 그 주인의 것마냥 여유롭지는 않았다. 잠시 자리를 비웠던 리암이 다시 릭먼의 옆에 도착했을 때는 어딘가 묘하게 얼굴이 굳어 있는 채였다. 그는 허리를 숙이고 릭먼의 귓가에 빠르게 무언가를 속삭였다. 난처한 표정을 보건데 방 안을 감시하지 말아달라는 요구가 반려된 모양이었다. 허, 사자왕이 실소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음에도 거절이라. 인페르노가 아직 손에 피를 덜 묻힌 모양이지."

한갖 칵테일바에서 요구사항을 거부했다는 것은 거대 조직의 지배자로서는 매우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앞에 선 것이 리암이 아니었다면 당장에 목이 떨어져도 크게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릭먼은 리암이 실패했다면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됐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지.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그는 역정을 내는 대사 손을 몇번 휘저어 부하를 물렸다. 지금 그의 우선순위는 그쪽이 아니었다.
타이밍 좋게도 필요했던 아가씨는 너무 오래 그를 기다리게 하지는 않았다. 경쾌한 발소리가 이쪽으로 다가온다. 원하신다면 특별히 두 잔 정도는 칵테일을 주문하셔도 된답니다. 그 느긋하기 그지 없는 언사에 릭먼은 비뚜름하게 웃었다. 내가 누구인지 확실해진 상황에도 호의를 보인다니 참으로 친절한 사람이라고 해야할까. 그러나 릭먼은 그 친절함이 그녀가 가진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듯이 의자를 천천히 뒤로 제꼈다.

"마음이 바뀌었네, 북극성 양. 장소를 옮기지."

그리고 함께 나가자는 듯이 잉글랜드의 신사마냥 부드럽게 문쪽으로 손을 뻗는 것이다. 폴라리스가 그에 응했다면, 리암은 둘보다 한발짝 앞서 나가 굳게 다물린 솜니움의 입을 벌려주었을 것이다. 문밖에 있던 검은 정장의 또다른 남자는 그와 교대라도 하듯이 안으로 들어와 지폐들을 내밀었을 테고, 그것은 그들 몫의 빌지에 적힌 값을 아득히 넘는 금액이었을 테지. 릭먼은 리암이 건네는 제 코트를 익숙하게 받아들었다.

"새로 사들인 곳으로 갈까요?"
"그러는 편이 좋겠어."

가지. 그는 숙녀를 기꺼이 에스코트 하려는 듯 손을 내밀었다. 또다른 남자가 차량 뒷문을 열었고, 살짝 보이는 내부는 칸막이로 운전석과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창문은 두꺼운 커튼에 가려 바깥을 내다보려는 원래의 목적을 이행하기 영 힘들어보였다.

208 릭주 ◆rAqAiJ2zqg (6135011E+5)

2019-01-19 (파란날) 19:05:40

앗 조금 수정하려다가 상당히 많이 바뀐 듯한 기분이 드네요..! 이들의 운명은 대체...()

>>206 앗 아녜요 애초에 제가 솜니움 설정을 물어보고 썼어야 하는 파트인데ㅜㅅㅠ(흑흑) 당연한 일이었다구욧^ㅠ(파닥파닥)

앗 저는 뭐랄까.. 아무리 그래도 릭먼이 규모가 큰 마약조직 보스인만큼 폴리가 어느정도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에 대한 예상이나 경계는 하고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다시 생각해보니 폴리가 방어적이어서?(작은 위협도 폴리에게는 크게 느껴져서?)도 있지만 그만큼 릭의 아버지라는게 폴리에게 큰 의미였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쉽게 기대하고 실망할만큼...

ㅠㅜㅜ아..흑흑 아니 갑자기 양심통이 느껴지는데요.. 이럴줄 알았다면 릭먼을 좀더 인간적이고 괜찮은 사람으로 설정해둘걸...ㅇ<-< 릭먼은 누구에게 순수한 호의를 줄만한 사람이 못됩니다 자기한테 그럴 자격이 없다는 생각도 깊게 깔려있고..ㅠㅜㅜ 가족이라.. 전에도 한번 궁금해 했던 것 같은데 솜니움 사장님과 그 가족도 궁금해지네요! 릭먼과 릭과 폴리도 그런 가족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릭은 예외^ㅁ^...(그것만 보임) 글쎄요^ㅜ, 그런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해요.. 적어도 릭의 많은 부분을 이해해주었으니까요.. 흑흑..
네에, 아무래도 아침을 안먹으면요ㅠㅜ 설마 점심은 잘 챙겨드셨겠지요0-0(??) 저도 아까 좀 먹었는데 좀더 먹고 와야겠어요ㅎㅎ 맛저하셔요*^^*!!

209 폴리주 ◆lcVSk6vvyc (8724341E+5)

2019-01-19 (파란날) 20:18:07

헉 릭먼씨 솜니움은 건들면 안 돼요.......... 88.............. 솜니움 인페르노 보스에게 찍힌 건가요...? 가게 문 닫나요...??? (호달달)

>>208 88.... (와락)

앗.. 폴리에게는 인페르노 보스, 란 이미지보다 릭 아버지라는 게 훨~~~~~~~~~~~~~~~~~~~~~~~~~~~~~~~~~씬 더 크기 때문에... 폴리에게 릭먼씨가 인페르노 보스라는 것은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릭의 아버지라는 게 중요한 문제인 겁니다...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에 대한 예상에 총으로 자신을 겨누거나 돈으로 싸대귀 맞는(...)거랑 릭과 만나지 말라는 협박... 까진 있었지만... cctv 끊는 건 생각 못했어요... 아닠ㅋㅋㅋㅋㅋ 방 안을 감시하지 말아달라는 요구가 반려된 모양이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뭔가 솜니움이 잘못한 것 같잖아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뿜) cctv는 감시를 위한 게 아니고... 직원과 손님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서 입니다 릭먼씨... 8ㅁ8..........

양심통을 느끼지 않으셔도 돼요! 릭먼씨의 순수한 호의는 폴리에게가 아니고 릭에게 갔으면 좋겠다.... 88.... 솜니움 사장님과 그 가족은 베일 속으로 감춰두고 싶지만... 솜니움 큰사장님 혹은 회장님... 은 모델이 배트맨의 알프레도였어요! 전쟁용병이던 만능집사님! *^ㅇ^* 아내를 만나 사랑에 빠져 전쟁용병에서 은퇴하셨지만(혹은 아내를 잃고 나서...?), 그 이전까지는 알아주는 전쟁용병이셨습니다! 사장님 전성기는 전설의 용병...으로 지금도 가끔 회자되고 있지 않을까...? 원래부터 솜니움 사장은 아니셨고, 친구(솜니움 최초 사장님)의 유언에 의해 솜니움을 상속받으셨습니다! :D (밤의 도시 출신자는 아니세요!) 그리고 이분에게는 아들 둘과 딸 하나와 딸 비슷한 아이(폴리)가 있습니다. 폴리... 는 솜니움 사장님 가족들을 (은인 겸) 유사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을 거고, 가족이 아니라 유사가족이라서 더 믿을 수 있고 안심하는 부분도 없잖아 있을 거 같아요 ^ㅜ... 그리고 제가 솜니움 사장님 가족들 이름을 다 안 지었습니다... 사장님이 바텐더도 겸하시는지 오너만 하시는지도 안 정했습니다... (결정장애)

릭이 예외라는 게 중요한 거죠! ㅇ.< 릭도 언젠가는... 폴리의 많은 부분을 이해... 해줄까요....? ㅠㅠㅠㅠㅠ (엉엉)
이제 배불러요! (헤헤) 점심... 점심 먹었습니다... ◑◑ (밥으로 먹은 건 아니지만.. 핫도그도 식사에 포함되지요?) 앗... 왜 릭주가 좀 더 드신다니까 제가 흐뭇하죠 ^▽^? 네 맛저하고 오세요!

210 폴리주 ◆lcVSk6vvyc (8724341E+5)

2019-01-19 (파란날) 20:23:02

사장님 나이가 릭먼씨랑 비슷하거나 릭먼씨보다 조금 더 많거나 그럴 것 같은데 릭먼씨는 나이가 어떻게 되실까요? (급 궁금해짐)

211 폴리주 ◆lcVSk6vvyc (8724341E+5)

2019-01-19 (파란날) 21:53:52

비뚜름하게 웃는 모습에 고개를 갸웃했다. 마뜩찮은 일이라도 있으셨나?

마음이 바뀌었네, 북극성 양. 장소를 옮기지.

단순한 변덕이실까. 아니면 마뜩찮은 일이 솜니움에서 발생한 걸까...? 폴라리스는 전자에 좀 더 무게를 실고 싶었다. 손님이 불만을 가질만한 일을 솜니움에서 할 리가 없지. 손님이 부당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부당한 요구를 하셨나? 설마 싶었다. 뭐어, 이건 차후에 확인하도록 하자. 함께 나가자는 듯 신사마냥 문 쪽으로 손을 뻗는 모습에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까요? 선선히 답하고 문 쪽을 바라본다. 내가 열어드릴 수도 있는데 선수를 빼앗겼네. 교대로 들어와 내민 지폐를 받아든 것은 폴라리스가 아니고, 폴라리스와 같은 시간에 근무하던 다른 바텐더다. 빌지에 적힌 값을 아득히 넘었어도 바텐더는 결코 놀라지 않는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다만,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폴라리스를 한 번 흘끗거렸고. 폴라리스는 그 시선에 소리 없이 활짝 웃음으로 답했을 따름이다. 그 해맑은 미소의 진의는 난 괜찮아요, 라는 뜻이다.

새로 사들인 곳으로 갈까요?
그러는 편이 좋겠어.

솜니움을 떠나도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은 들지 않았다. 여기서도 위험한 거면 저기서도 위험한 거지. 오히려 장소를 옮기는 편이 나을지도 몰랐다. 폴라리스는 솜니움에 폐를 끼치는 게 아주 싫었다. 은혜는 좋은 것으로 갚는 거지, 원수로 갚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오늘 한 조기 퇴근은 나중에 추가 업무로 갚아야지.

가지.

숙녀를 에스코트 하듯이 내민 손이, 그 수많은 흉터와 걸맞지 않게 신사적인 구석이 있어서 폴라리스는 기분 좋은 미소와 함께 릭먼의 손에 제 것을 가볍게 얹었다. 릭. 연인의 손이 생각난 탓이다. 처음 만날 때도 그도 이렇게 손을 내밀어 주었는데. 여성을 에스코트하는 방식은 아버지한테 배운 걸까? 차량 뒷문이 열리고 살짝 보이는 내부는 칸막이로 운전석과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두꺼운 커튼이 드리워진 것도 보았다. 방음처리까지 완벽하다면 안에서 누가 죽어나가도 밖에선 모르겠네. 그의 아버지가 아니라 인페르노의 보스가 타고 다니는 차라고 하면 아주 쉽게 납득이 간다. 어쩌면 지금부터 위험해 질지도 모르겠네, 어딘지 무덤덤한 마음으로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왜 이 사람은 나를 찾아왔을까.
아들이 만나는 여성이 궁금해서? 그래서 그 여성이 알고 싶어졌을까?

릭먼이 손을 이끌면 폴라리스는 선뜻 차에 올라탔을 것이다. 노신사가 손을 내밀었을 때 제 것을 가볍게 얹었던 것처럼. 사실 이제, 위험에 처해도 내가 먼저 걱정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릭이 걱정이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나를 만나러 온 사실을 알고 있을까?

...모를 것 같다는 예감이 마구마구 드는데, 기분 탓이었으면 좋겠네. 근데 대체로 이런 예감은 기분 탓이 아니잖아... 폴라리스는 문득 한숨을 쉬고 싶어졌지만 익숙하게 참아냈다.

212 폴리주 ◆lcVSk6vvyc (8724341E+5)

2019-01-19 (파란날) 21:56:23

헉 이름칸 고민하다가 폴리주로 그냥 올려버렸다... (동공지진)

레이디? - 젠틀맨

정도의 이름칸이 적당하겠죠! ^ㅇ^! 아... 문득. 이름 란에 <며느리 - 시아버님>도 적어보고 싶어졌어요...(*´꒳`*) (아련)

213 릭주 ◆rAqAiJ2zqg (2558813E+5)

2019-01-19 (파란날) 22:38:14

우와 드디어 집에 갑니다※^^※~~ 신나서 갱신해요!! 답레는 집가서 드릴게요 아마 그것이 여행가기 전 마지막 답레가 아닐지..흑흑 밤늦게 올릴 것 같아요 혹시 기다리고 계시다면 일찍 주무셔요ㅠㅅㅜ!! 오늘도 굿밤 쫀밤 되시구요ㅎㅎ♥♥

214 폴리주 ◆lcVSk6vvyc (8724341E+5)

2019-01-19 (파란날) 22:49:21

네에! 조심히 집으로 돌아오세요...!! 네, 졸리면 잘게요 ㅠ_ㅠ!! 답레는 천천히, 여행 갔다오신 후에 주셔도 좋아요. 여행짐도 챙기셔야죠! (부둥부둥) 릭주도 오늘 좋은 밤, 좋은 꿈 꾸세요! (*´▽`*) ♡♡♡

215 폴리주 ◆lcVSk6vvyc (906883E+60)

2019-01-20 (내일 월요일) 16:06:21

내일이네요! 잘 다녀오세요 u.u! 어장은 제가 잘 지키고 있을게요! (´͈ ᵕ `͈ )

216 릭주 ◆rAqAiJ2zqg (7337444E+6)

2019-01-20 (내일 월요일) 16:12:12

아니..아니 자버렸어요...OTL 맞아요 짐도 싸야하는데.. 결국 못하고 말았네요 괜찮아요 밤에하면 되죠^^3(대책없음) 일단은 답레를 쓰러 다녀오겠습니다 호롤로...ㅇ^^ㅇ

217 폴리주 ◆lcVSk6vvyc (906883E+60)

2019-01-20 (내일 월요일) 16:19:59

아니 릭주 ㅇㅁㅇ?!?! 답레를 쓰러가는 게 아니라 짐부터 챙기셔야죠...!!! (이 레스를 보시거든 답레를 쓰는 게 아니라 여행짐을 챙기세요...ㅠ◇ㅠ) 짐을 챙기고, 밤에는 짐을 제대로 챙겼나 확인하는 거예요! 주무신 건 잘하셨어요! 원래 여행 전에는 (될 수 있으면 평상시에도) 잘 자두는 게 좋아요 :D (토닥토닥) 일찍 주무신 거 같아서 기쁘네요 *^◇^*

218 어디론가 떠나는 차 안에서 (7337444E+6)

2019-01-20 (내일 월요일) 16:48:04

릭먼은 제가 거둔 아이가 카르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다. 제 아비와 닮아가는 얼굴을 볼때마다 느끼는 괴이한 감정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죄책감? 그런 하잘 것 없는 단어 하나로 이 내 마음을 정의내릴 수 있는지 모르겠다. 죄책감, 그게 아니라면 후회, 수치, 사랑, 나열하면 할수록 정답과는 더욱 멀어지는 기분이다. 때때로 아들의 가라앉은 눈을 마주치면 그는 심장이 멎어버리는 듯 했다. 왜 그런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거지. 내가 네 아비의 원수라는 것을 누가 귀띔이라도 해주었을까. 이제는 아무렇지 않은 양 무덤하게 너를 맞아주는 것에 지쳐 버렸다. 20년 간 지속된 그의 불행이 마침내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그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그래서...

"편히 있게. 도착할 때까지 오래 걸리진 않을거야."

그는 폴라리스에게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차 안은 두꺼운 암막커튼 탓에 터널 속을 달리는 것 마냥 어두컴컴했다. 엔진의 움직임은 물 속을 헤엄치듯이 한없이 조용해서, 차라리 릭먼이 구둣굽으로 이따금씩 바닥을 내리찍는 것이 더 크게 들릴 지경이었다.
고요하고 어둑한 공간, 이 안에서 릭먼은 아주 잠시 그 자신으로 있을 수 있었다. 이곳에는 그가 짊어져야 할 사람도 경계해야 할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인가, 그의 말투가 조금 누그러진 것도 같았다. 그는 차갑게 닫힌 가림막 너머로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내 아들과 그리 닮진 않았지?"

내 아들. 입안에 부딪히는 발음이 꺼끌하다. 마음 편히 살펴보라는 듯이, 입술에서 말이 떠나는 즉시 그는 차문에 팔을 괸 채로 폴라리스를 향해 상체를 조금 틀었다.

219 릭주 ◆rAqAiJ2zqg (7337444E+6)

2019-01-20 (내일 월요일) 17:18:07

앗..앗 왠지 답레가 엄청 쉽게 써져서 스스로 놀랐어요ㅇ▽ㅇ 길이가 짧기 때문인가()...??

>>217 ㅋㅋㅋㅋㅋㅠㅜ흑흑 어차피 알바하는 중이라 짐을 쌀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줄줄) 요즘 겨울이라 넘 건조해서 큰일났어요 로션을 마이 챙겨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쩌다보니 비행기타고 떠나는 나라도 추운 나라예요 키링같은 거라도 하나 사드릴수 있으면 좋을텐데ㅜ^ㅠ.. 아 추운 날씨 하니까 폴리가 귀도리한거 보고싶어요 흑흑(의식의 흐름) 왠지 되게 횡설수설하네요 떠나기 전 열심히 수다를 떨어두기 위함일까요^ㅜ

>>209 ㅋㅋㅋㅋㅋㅠㅜ아앗.. 이것은 뭔가 솜니움이 추구하는 바와 릭먼이 생각하는 바의 어쩔 수 없는 충돌이 아니었나 생각해요ㅠㅡㅜ 사실 뭐가 옳고 그른지, 좋고 나쁜지, 정당한지 부당한지 어느쪽이 공익인지 등등은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느쪽은 손님이 원하는대로 다 들어주는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겠쪼ㅠ 릭먼이 생각하기에는 앞으로 이야기 할 게 밖으로 퍼지면 들은 사람한테나 말하는 사람한테나 좋지 않을 것이었지만 사실 공익이라는 것은 언제나 모호하고.. 애매할 때 원칙대로 하는 솜니움의 결정은 사실 좋았어요ㅎㅎ 그러나 릭먼은 권위로 반대 의견을 묵살하는 데 익숙해져 있는 사람.. 자기 주장, 요구가 거절되었다는 걸 귄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이죠ㅠ
ㅋㅋㄱㄱㅋ핫 그치만 솜니움에 뭘 하진 않을 거예요 자기가 말했듯이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기도 하고..ㅎㅎ 이런 사소하다면 사소한 일로 권력을 쓰는 게 영 없어보이기도 하구요^▽^ 악어나 코끼리마냥 큰 동물이 고양이한테 물렸다고 ㅂㄷㅂㄷ하는건 우스운 일이지요()

아니 전쟁용병 출신 칵테일바 사장이라니 조은데요ㅇㅁㅇ(동공지진) 이건 마치 개과천선해서 과거를 숨기고 착하게 사는 장발장..(?) 혹은 퇴역군인의 은퇴 후 소일거리..(??) 앗 릭먼은 설정 상 59세예요 해가 지나면 한살 더 먹으려나요^ㅁ^? 사실 만나이로 설정해놓은건지 한국나이로 해놨는지 불분명()

그럼요 당연하지요 릭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폴리를 좋아한게 아니라 릭이 생각하는 폴리를 좋아한게 아닐까요ㅜㅠ? 뭐시라 핫도그가 밥이라구요(..) 제 밥사전에 핫도그는 없습니다0-0 벌써 저녁시간이 다됐네요 오늘 저녁도 맛있는거 드셔요ㅜㅅㅜ~~

220 북극성양 - 신사분 (906883E+60)

2019-01-20 (내일 월요일) 18:50:03

암막커튼이 내려진 차 안은 어둡다. 별이 밝지 않은 날의 골목길도 이 정도로 어두웠었나? 밤 중에 마주친 고양이의 눈동자만이 때로 요요하게 빛났지마는.

"편히 있게. 도착할 때까지 오래 걸리진 않을거야.“

지금 이 상황에서, 당신에게 그런 말을 듣고, 진심으로 편히 있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걸요, 릭의 아버님... 릭을 먼저 알아서 그럴까, 되게 사소한 구석에서 이 사람에게서 릭의 모습이 언뜻언뜻 비친다.

-하나는 내 차를 타고 안전하게 병원에 내려지는거고, 또 하나는 내가 건네줄 돈을 받아 안전하게 택시를 타는거죠.

그때는 진짜로 안전한 선택지가 있긴 할까 싶었더랬지. 폴라리스는 소리 없는 웃음을 흘렸다. 도착할 때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면, 고요한 침묵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신사분은 오래 침묵을 지켜주진 않으셨다.

"내 아들과 그리 닮진 않았지?“

누가 봐도 릭이 당신의 아드님으로 보일 텐데요...? 즉각적으로 내뱉진 않았다. 폴라리스는 천천히 눈을 깜박거렸다. 마음 편히 살펴보라는 듯이, 입술에서 말이 떠나는 즉시 그는 차문에 팔을 괸 채로 폴라리스를 향해 상체를 조금 틀어주었고. 깜박거리는 시야 안으로 그 모습이 들어왔다. 차 안의 어둠에 그런대로 익숙해진 폴라리스의 눈이 천천히 깜박거리다가 그믐밤의 달처럼 휘어진다.

“신사분이 릭의 아버지라는 확신이 없었다면, 애초에 따라오지 않았을 거예요.”

제가 초면에 아무나 막 따라가는 사람은 아니에요,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작게 덧붙여본다. 농담이 아니고 진담이다. 만약 이 사람이 인페르노의 보스, 라고 처음부터 말했더라면. …그래도 릭의 상사가 아니라, 릭의 아버지라고 어렵지 않게 알아봤을 것 같은데. 그래서 결국은 따라왔을 것이다.

“닮으셨어요. 사람을 당황하게 하는 방법부터 여성을 에스코트하는 방식까지요.”

앉은 자세에서도, 등을 굽히지 않는다는 느낌이 닮았는걸요. 손님이라고 부를 수도 없고, 보스라고 부를 수도 없고, (초면에) 아버님이라고 부를 수도 없으니 당신을 부르는 호칭을 고심했었다. 신사분이 그나마 제일 적합한 호칭이지 않을까 했는데, 신사님이라고 부르는 게 더 나았을까? 그러고보면 이 사람은 나를 북극성 양, 으로 불렀었다. 이름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억울하네요. 나만 당신 이름을 모르는 게.

“계속 신사분이라고 부르는 것은 좀 그렇지요? 제가 신사분을 어떻게 부르면 좋을까요.”

폴라리스는 옅게 웃었다. 내 아들과 그리 닮진 않았지. 그렇게 말한 까닭이 있을 것이다. 피가 안 섞였다든가, 다른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던가. 그러나.

내 아들.

아주 미세하게, 꺼끌한 발음엔. 오랜 세월 숙성된 감정들이 희미하게라도 배어있었다. 와인을 숙성한 오크통에 그 향기가 배어드는 것처럼. 누군가를 부르는 명칭에서, 혹은 그 목소리에서, 혹은 아주 사소한 발음에서. 어렴풋하게 보이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떠한 것들이 있다.

221 북극성양 - 신사분 (906883E+60)

2019-01-20 (내일 월요일) 18:50:03

암막커튼이 내려진 차 안은 어둡다. 별이 밝지 않은 날의 골목길도 이 정도로 어두웠었나? 밤 중에 마주친 고양이의 눈동자만이 때로 요요하게 빛났지마는.

"편히 있게. 도착할 때까지 오래 걸리진 않을거야.“

지금 이 상황에서, 당신에게 그런 말을 듣고, 진심으로 편히 있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걸요, 릭의 아버님... 릭을 먼저 알아서 그럴까, 되게 사소한 구석에서 이 사람에게서 릭의 모습이 언뜻언뜻 비친다.

-하나는 내 차를 타고 안전하게 병원에 내려지는거고, 또 하나는 내가 건네줄 돈을 받아 안전하게 택시를 타는거죠.

그때는 진짜로 안전한 선택지가 있긴 할까 싶었더랬지. 폴라리스는 소리 없는 웃음을 흘렸다. 도착할 때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면, 고요한 침묵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신사분은 오래 침묵을 지켜주진 않으셨다.

"내 아들과 그리 닮진 않았지?“

누가 봐도 릭이 당신의 아드님으로 보일 텐데요...? 즉각적으로 내뱉진 않았다. 폴라리스는 천천히 눈을 깜박거렸다. 마음 편히 살펴보라는 듯이, 입술에서 말이 떠나는 즉시 그는 차문에 팔을 괸 채로 폴라리스를 향해 상체를 조금 틀어주었고. 깜박거리는 시야 안으로 그 모습이 들어왔다. 차 안의 어둠에 그런대로 익숙해진 폴라리스의 눈이 천천히 깜박거리다가 그믐밤의 달처럼 휘어진다.

“신사분이 릭의 아버지라는 확신이 없었다면, 애초에 따라오지 않았을 거예요.”

제가 초면에 아무나 막 따라가는 사람은 아니에요,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작게 덧붙여본다. 농담이 아니고 진담이다. 만약 이 사람이 인페르노의 보스, 라고 처음부터 말했더라면. …그래도 릭의 상사가 아니라, 릭의 아버지라고 어렵지 않게 알아봤을 것 같은데. 그래서 결국은 따라왔을 것이다.

“닮으셨어요. 사람을 당황하게 하는 방법부터 여성을 에스코트하는 방식까지요.”

앉은 자세에서도, 등을 굽히지 않는다는 느낌이 닮았는걸요. 손님이라고 부를 수도 없고, 보스라고 부를 수도 없고, (초면에) 아버님이라고 부를 수도 없으니 당신을 부르는 호칭을 고심했었다. 신사분이 그나마 제일 적합한 호칭이지 않을까 했는데, 신사님이라고 부르는 게 더 나았을까? 그러고보면 이 사람은 나를 북극성 양, 으로 불렀었다. 이름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억울하네요. 나만 당신 이름을 모르는 게.

“계속 신사분이라고 부르는 것은 좀 그렇지요? 제가 신사분을 어떻게 부르면 좋을까요.”

폴라리스는 옅게 웃었다. 내 아들과 그리 닮진 않았지. 그렇게 말한 까닭이 있을 것이다. 피가 안 섞였다든가, 다른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던가. 그러나.

내 아들.

아주 미세하게, 꺼끌한 발음엔. 오랜 세월 숙성된 감정들이 희미하게라도 배어있었다. 와인을 숙성한 오크통에 그 향기가 배어드는 것처럼. 누군가를 부르는 명칭에서, 혹은 그 목소리에서, 혹은 아주 사소한 발음에서. 어렴풋하게 보이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떠한 것들이 있다.

222 폴리주 ◆lcVSk6vvyc (906883E+60)

2019-01-20 (내일 월요일) 19:00:16

으악...ㅠㅠㅠㅠㅠ 쓰다 날아갔어요... (꺼이꺼이) 그리고 부끄럽게 두번이나 올라갔어! (엉엉)

신사분, 이 엄청 예의바르고 상냥하고 또 나긋한 느낌일 거예요. 릭, 을 부르는 느낌은 누가 들어도 저 이름이 폴라리스(저 여자)의 애인 이름이네 ㅇㅇ.. 라는 느낌? ^ㅇ^ 릭의 아버지 앞이라 릭에 대한 애정을 딱히 감추지는 않습니다! 앗.. 부끄러워지면 조금은 감출까...? 싶은데 폴리가 지금 딱히 부끄러워 하고 있진 않아서... :Q...

릭먼씨는 자기를 뭐라고 부르라고 할까요? 아버님? 릭먼씨? 프레드리히씨? (궁금) (호기심)

223 폴리주 ◆lcVSk6vvyc (906883E+60)

2019-01-20 (내일 월요일) 19:23:28

>>219 건조하지 않게 로션 잘 챙겨가세요 88!! 키링보다 더 귀한 12첩 반상 썰을 이미 받아서 전 행복한걸요... 마음만으로 이미 충분합니다. u///u (그 썰 뒷내용을 잇고 싶기도 하고, 언젠가 에이유로 돌려보고 싶기도 하고...(또다시 찾아온 결정장애)) 귀도리 찾아봤어요.... 귀도리 찾기 전에는 빨갛게 얼은 폴리 귀를 릭이 손으로 녹여주는 것도 좋겠다 u///u 싶었는데. 찾아보니까 귀도리 귀여운 게 많아서 귀도리(+벙어리 장갑)한 폴리보고 흐뭇하게(?) 웃는 릭을 보는 것도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벙어리 장갑 낀 손으로 릭의 귀를 폭 감싸고 "이러면 좀 따뜻할까요?" 배시시 웃는 폴리가 생각났습니다.... (의식의 흐름 좀 봐...) (누가 이 의식의 흐름 좀 드라마로 만들어 줬으면...88)

손님이 원한다고 다 들어주는 바는 아니라서요... ◑◑ 저기 사장님은 확실히... 내 식구들>(?)>(?)>>>내 직원들>>>>>>>>>>손님들>>>... 인 느낌이지 않을까...? 저기 근무하는 바텐더는 바텐더에 따라서, 손님이 왕인 느낌 (이지만 같이 근무하는 동료는 건들게 두지 않음)도 있긴 있겠지만... 사장님은 손님을 왕으로 여기진 않으십니다... :Q...
아니 릭먼씨...ㅋㅋㅋㅋ 씨씨티비 끊기 전에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밖으로 퍼지면 들은 사람한테나 말하는 사람한테나 좋지 않을 것" 이라는 걸 먼저 말해주셨어야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 폴리가 잠깐 씨씨티비 끊어달라고 요청했을텐데... ^ㅜ...
큰 동물이 고양이한테 물려서 부들부들... 앗.. 이건 좀 귀엽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솜니움에 뭘 하진 않는다고 하니 안심이 되네요... 88 (근데 이 비유 넘.. 넘 귀엽잖아요...88)

제가 한 번도 전쟁용병 출신이라고 말한 적이 없었나요...? (가물)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발장이랑 은퇴 후 소일거리는 또 어디서 떠올리신 비유인 거예요... (비유가 귀여워 쥬금) 앗... 저는 사장님 나이는 정확히 정한 적은 없는데, 한 60세..? (60~63세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정도 생각하고 있었어요... ㅋㅋㅋㅋㅋ 사장님이 릭먼씨보다 연상이네요! 만 나이 한국 나이... (외국은 만나이로 세던가요...XO...)

ㅠㅠㅠㅠ 으흐흑... 릭... (눈물바다) 릭먼씨랑 이야기하는데도 릭이 보고 싶네요! 보고 싶단 이유로 호출기 누르면 안 되겠지만... 88 다음 일상 시작은 폴리가 한 열번 쯤 고민하다가 문자로 [보고 싶어요] 라고 썼다가 실수로 전송 버튼 누른 거일까요...? (썼다 지웠다만 이미 여러번 했다) 핫도그는... 릭주 사전에 없다... (끄적) 네! 맛있는 거 먹을게요! ^ㅇ^ 릭주도 저녁 맛있게 드세요~~!! ♥

224 신사 분 - 자네 (7337444E+6)

2019-01-20 (내일 월요일) 21:38:19

신사분이 릭의 아버지라는 확신이 없었다면.

다른 말로 하면, 그녀는 그 순간 이미 그것을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닮으셨어요. 이어진 말이 앞선 추측에 쐐기를 박는다. 그건 바텐더 특유의 달콤한 립서비스일 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도 릭먼의 마음이 거기에 조금이나마 동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릭을 거두어들인지 벌써 20년이다. 늘 죄책감뿐이었다면 그 긴 세월을 버틸 수 있었을 리 만무하다. 지난 20년동안 릭은 그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 비록 살가운 사이는 되지 못했지만, 아들을 아낀다는 마음에는 한 점 거짓도 없었다. 진짜 아들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피어오르던 상상의 나래는 염치가 없어서 항상 그 즈음에서 어깨죽지가 꺾이곤 했다. 감정이 깊어질 수록 덮어두었던 기억은 점점 선명해졌다.
그리고, 이 도시에는-아직 나 말고도 율리안을 기억하는 자들이, 분명 남아있었다.

"신기한 일이군."

릭먼은 복잡한 생각들을 그 한 문장으로 일축했다.

"그 애가 내 피를 물려받지 않았다는 건 인페르노 내에서도 공공연연한 비밀이라네."

그건 처음 폴라리스에게 자신이 그녀 애인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밝힐 때 만큼이나 덤덤한 목소리였다. 무언가 더 설명이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는 그쯤에서 그만 입을 다물었다. 때로는 침묵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는 법이었다.
그러나 그가 그 상태를 폴라리스의 다음 질문-뭐라고 부르면 좋을까요?-까지 유지한 것은 비단 종착역에 도착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릭먼은 느릿하게 바닥을 두드리던 구둣굽 소리를 잠시 멈추었다.

'...맹랑하군.'

조금은 재미있었을까. 아무리 자신이 나름대로 호의적으로 굴고는 있다지만, 지금은 그보다는 이 차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무슨 목적인지를 묻는 것이 보다 자연스러울 것 같았다. 물론 폴라리스가 굳이 묻지 않아도 차는 알아서 정해진 곳에 몸을 뉘일 터였다. 릭먼이 어떤 대답을 내놓기도 전에, 어둠이 지배적이었던 차 안으로 차가운 공기가 쏟아져들어왔다. 릭먼은 드러난 밤의 세계를 향해 작은 숨을 내뱉었다.

"......"

그는 아직 차 안에 남아있는 폴라리스를 향해 단단하고 주름진 손을 뻗었다. 노신사의 에스코트가 여태 끝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둘이 앉아있던 내부와 달리 바깥은 춥고 희미한 달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그것은 꼭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같기도 했다.

225 폴리주 ◆lcVSk6vvyc (906883E+60)

2019-01-20 (내일 월요일) 22:11:10

아니 릭주....ㅠㅠㅠㅠㅠ..... 릭먼씨이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깨죽지 꺾이곤 했다는 표현 너무 슬퍼.... 진짜 아들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도 너무너무 슬퍼요..ㅠㅠㅠㅠㅠㅠ (엉엉엉엉) 양아버지인 것도 알려주셨지만.... 릭은 릭먼씨가 자기 양아버지인 거 (아직) 모르고 있지 않아요...???? 아니.. 공공연한 비밀이면 한두번쯤은 릭 귀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ㅠㅠㅠㅠ 릭먼씨가... 폴리한테 넘... 첫만남부터 파격적으로.. 알려주시네요.... (동공지진) (동공대지진)

그리고 릭주... 이제는 정말 여행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8^8 여행준비 마치고 오늘은 일찍! 일찍 주무셔야 해요!

226 릭주 ◆rAqAiJ2zqg (7337444E+6)

2019-01-20 (내일 월요일) 22:24:57

흑흑 올리고 가는데 성공했네요 기뻐요..88(줄줄)

>>222 아니 날리셨다구요..ㅠㅜㅜ 어째서 그런 끔찍한 일이 폴리주에게 일어났지요ㅂㄷㅂㄷ 대신 다음 레스는 두배 더 빨리 써지는 축복을 걸어들일게요..ㅎㅎㅎㅎ(무쓸모)

아니 근데 제가 썼던 문장들 이렇게 살뜰하게 활용하셔서 제 마음 울리기 있단말입니까..;ㅁ;ㅠㅜㅜㅜ(꺼이꺼이) 릭이 했던 말들도 그렇고 그믐밤의 달..?도 왠지 익숙하다 했는데 저번 일상때 폴라리스 웃는거 보고 했던 말이네요 의도하신걸까요?ㅠㅅㅜ 와인 숙성하는 오크통도 좋구... 어두운 차안이 그날의 골목길과 같은거.. 요요하게 빛나는 고양이의 눈빛..이곳이 제 무덤.ㅇ>-<

아니.. 누가 들어도 애인의 이름이라니요......(사망) 흑흑.. 릭은 평소에 다른 사람이랑 비슷한 거 같으면서도 묘하게 다른, 예를들면 다른 사람은 아이작. 알렌! 이런 식이라면 폴리는 폴라리스.~ 이런 식으로 부를 것 같아요..ㅎㅎㅎㅎ 그리고 확연히 다른 눈빛이겠지요*^^*

후후.. 아쉽게도 릭먼 씨가 호칭을 뭐로 정해줄지는 조금 더 나중일이 되었군요..ㅎㅎㅎㅎ

>>223 악악 넘조아요 저도 외전도 좋구 썰풀도 좋구..ㅠㅜ 어떤 방식으로든 얼른 찌고싶어요 헉헉..(폴리주: 진정하세요;;) 릭이 추워보이니까 폴리가 장갑 하나씩 나눠 끼자고 막 그래서 일단 그러기로 했는데 막상 껴보니까 릭 손이 한참 남는.. 장갑이 아니라 손가락을 결박하는 무언가..가 돼버린 시츄에이션도 생각났어요ㅋㅋㅋㅋㅠㅜㅠ

흑흑 저도 어서 릭폴리릭이 보고싶어요 담 일상은 꼭 꿀과 사랑과 무언가가 뚝뚝 떨어지는 것으로..(결심) 보고싶다고 실수로 문자한 폴리라니ㅠㅜㅜ 그 지경이 될때까지 보러 안간 릭을 때려주고 싶어지네요^^(릭:???)
여튼 벌써 열시넘었어요 곧 퇴근이네요.. 오늘도 쫀밤 보내시구, 낼 비행기 타기 전에 한번 더 갱신하구갈게요ㅠㅡㅜ!!

227 릭주 ◆rAqAiJ2zqg (7337444E+6)

2019-01-20 (내일 월요일) 22:31:43

>>225 앗 양아버지인건 알지만 친아버지와 그런 관계인지는 모릅니다.. 흑흑ㅠㅅㅜ(쭈륵) 맞아요 릭먼씨의 미래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두컴컴하지요 남은건 파국뿐..^ㅠ

네 맞아요 이제 정말 짐을 싸야겠어요ㅎㅎ..!! 리스트는 만들어놨으니 집가서 챙기기만 하면~!() 내일 최소 여섯시에 일어나야하니까 마자요 잠도 일찍 자야해요^ㅠ 폴리주도 꼭 쫀밤 굿밤 보내셔야해요ㅠㅅㅜ~!

228 폴리주 ◆lcVSk6vvyc (906883E+60)

2019-01-20 (내일 월요일) 22:51:35

않이... 릭주.... 올리고 가는데 성공했다고 기뻐하시는 게 왜... 눈물이 나죠... (엉엉) (포옹)

다행이라면 다행인 게 본레스 말고... 잡담 적던 거 날렸어요... (파스스) 앗... 아앗... (폴리주는 릭주의 축복을 얻었다!)(답변 레스가 두 배 더 빨리 써질 것 같다!)

기뻐해주셔서 저도 기뻐요 ㅜ////ㅜ (토닥토닥) 앗... 아앗.... 그믐밤의 달은 의도치 않은 것... 입니다... ㅇㅁㅇ (전 원래 웃는 모습을 달에 비유하는 걸 좋아합니다^▽^) 어쩐지 하고 많은 달 중에 그믐밤의 달이 생각난 건 릭주가 저번 일상 때 쓰신 표현이기 때문이구나... 와인 숙성하는 오크통은 저도 맘에 든 표현이에요! (헤헤)

폴라리스. ~ (뻗) 좀 더 부드럽고... 여운이 감도는 느낌이네요....ㅠㅠㅠ 확연히 다른 눈빛이래... (사망) 으흐흑....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릭이 폴리 쳐다봐주는 거 되게.. 엄청 좋아합니다....ㅠㅠㅠㅠㅠㅠ.... 손 잡아주는 것도 좋아하고... 뽀뽀도 좋아하고.... 88 (릭이 해주면 다 좋은 것 같다) 운전 잘하는 것도 좋아해요... 세상 멋있어... (죽은 사람의 온기가 남아있다)

앗... 아앗.... 가르쳐 달라고 조르고 싶지만 나중 일이라니 참을게요! 그때까지는 신사분 일까요...! 앗... 그런데 릭먼씨가 다른 사람 부를 때도 자네라고 하나요...? 폴리가 좀 이례적인 자네 인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한데 ^~^! (설레발)

헉 릭주도 좋아해주신다... (마음에 경사가 난다) ㅜ//////ㅜ 만약 에유? 외전으로 돌린다면 저 위에 썰 중에 뭐가 제일 돌리고 싶으세요...??? (다 좋아서 전 고르기가 힘들다...) (수녀와 뱀파이어...?? 릭주가 거세게 치였다고 한 게 기억이 나서요...! (헤헤))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가락을 결박하는 무언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짝씩 나눠끼고, 가운데 손들은 꼬옥 붙잡는 거 생각할 뻔 했는데.. (생각했는데!) 손가락을 결박하는 게 너뭌ㅋㅋㅋㅋㅋㅋㅋㅋ 웃겨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 생각이 안 나요...ㅋㅋㅋㅋㅋㅋㅋ (와중에 손 크기 차이 날 것 같아서 그게 또 좋음...)

꿀과 사랑의 무언가 뚝뚝.... (무언가가 신경쓰여요ㅋㅋㅋㅋㅋㅋㅋ) 릭은 그런 문자 실수는 안 할 것 같은데 폴리는 합니다! (당당) 가끔 보내보고 싶은데 (일 하는 데 방해될까봐) 못 보낸 문자들도 있을 거 같아요...! (이래서 호출기는 누를 수 있을 것인가...) 헉 이제 퇴근 하시는군요...88 (맴찢) 조심히 돌아오세요...!! 비행기 타기 전에 여권, 지갑, 핸드폰은 꼭꼭꼭 확인하시구요... ;^;!!

229 폴리주 ◆lcVSk6vvyc (906883E+60)

2019-01-20 (내일 월요일) 23:17:22

>>227 양아버지인 것은 아는군요... 88 친아버지와의 관계도 언젠가 알게 될텐데........ 아니...ㅠㅠㅠㅠㅠㅠㅠㅠ 폴리... 폴리 친부모님 꽃길 떼어드릴게요.... 장미빛길 떼어드릴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파국이라고 하시니까 릭먼씨가 돌아가실 것 같아서 불안하고... 릭이랑 파국인 것 같아서 엄청 불안하구....ㅠㅠㅠㅠㅠ (흑흑)

헉... 집에 가자마자 짐 챙기셔야겠네요! 내일 최소 여섯시... 면 열두시 전에 잠드셨으면 좋겠는데... (시계를 본다) (벌써 열한시가 넘었잖아...88) 릭주도 쫀밤 굿밤 즐거운 여행이에요!

230 릭주 ◆rAqAiJ2zqg (7043958E+5)

2019-01-21 (모두 수고..) 11:16:58

잠깐 갱신합니다! 좋은밤 보내셨나요88? 전이제 출국해요88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다녀올게요^♥^!!

231 폴리주 ◆lcVSk6vvyc (5243813E+5)

2019-01-21 (모두 수고..) 20:17:21

릭주... 88 출국하느라 정신 없으셨을텐데 인사 해주시고 가셨어...ㅠㅠㅠㅠ ((((감동의 폭풍)))) ㅠㅠㅠㅠ 으흑흑... 고마워요 릭주! 잘 다녀오세요!!
지금쯤 여행지실까요. 여행지에서 하루에 한번은 꼭 즐거운 일과 만나게 되기를 또 밤에는 편히 쉬실 수 있기를 기원할게요! 8^8 답레 얼른 가져오고 싶은데 답레 쓸 시간은 수요일이나 목요일 쯤에 날 것 같아요 ;^;!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 그리고 장소가 어딘지 알 수 없어서. 두근두근 하면서 뒷내용을 구상하고 있어요! (´͈ ᵕ `͈ ) ♡

232 폴리주 (8048217E+5)

2019-01-23 (水) 16:30:46

갱신할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시길!^◇^ ♡

233 릭의 아버지 - 폴라리스 (1825357E+5)

2019-01-24 (거의 끝나감) 23:54:42

달콤한 립서비스 따위가 아니다. 그냥 그렇게 보였으니까, 약간의 정제를 거쳐서 말로 표현한 거다. 릭과 이 신사 분은 닮았고,

-나는, 자네가 만나고 있는 남자의 아비 되는 사람이라네.
그 말이 거짓말 같지가 않았으니까. 이 사람 말고 다른 사람이 릭의 아버지 운운했다면 쉽게 믿지는 않았을 거다. 아마도. 폴라리스는 의심이 많은 인간이니까.

신기한 일이군.

무엇이요?

그 애가 내 피를 물려받지 않았다는 건 인페르노 내에서도 공공연연한 비밀이라네.

…잠시만요, 아버님. 그런 말을 제게 하셔도 괜찮나요? 저희 일단 초면이잖아요? 아들의 애인이라고 무턱대고 신뢰할 것 같지 않은 사람이 너무나 큰 비밀이라고 할까. 너무나 큰 충격을 던져서 폴라리스는 나무에서 떨어진 도토리를 급작스레 머리에 맞은 다람쥐마냥 놀랐다. 커다래진 눈이 깜박거린다. 피를 물려 받지 않았을 수도 있지. "내 아들과 그리 닮진 않았지?" 라는 말이 복선처럼 이미 깔려있었기 때문에, 피를 물려 받지 않았다는 말에 놀라지 않았지만. 인페르노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것에 한 번 놀라고, 그것을 제게 덤덤하게 말한 것에는 더욱 크게 놀랐다. 릭은요? 릭도 그 사실을 알고 있어요?

…혹여나 그가 떠도는 말에 상처라도 받지 않았을까 걱정이다.

눈썹이 살짝 내려갔다. 모르겠다. 계속해서 길러준 아버지가 친부가 아니라면 난 상처 입었을까? …그건 그 사람이 날 어떻게 길렀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

폴라리스는 릭도 그 공공연한 비밀을 알고 있냐고 묻고 싶었지만, 물을 수 없었다. 구두 굽 소리가 멈추었고, 무대가 바뀔 거라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차안으로 찬 공기가 들어왔다. 릭의 아버지-피가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그가 ‘내 아들’이라고 릭을 불러주었으니 그는 릭의 아버지였다-는 먼저 차를 빠져나가 제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사람을 동요시켜 놓고 혼자 태연한 게 (혹은 혼자 태연해 보이는 게) 조금 얄밉다는 점도 포함해서 역시 릭을 닮았다. 그래서 더 심란한 걸까.

희미한 달빛 아래 드러난 상처투성이의, 주름지고 단단한 손이 외로워 보이지 않게 폴라리스는 기꺼이 제 손을 얹어주었다. 에스코트를 따라가면 도달할 장소가 어디일까.

그리고 릭의 아버지는 왜 나를 만나러 왔을까?
그러고보면 이 사람, 내가 당신을 어떻게 불러야 좋을지에 대한 물음에 아직 답을 주지 않았다.

234 폴리주 ◆lcVSk6vvyc (0591557E+5)

2019-01-25 (불탄다..!) 00:01:36

얼른 답레 가져오고 싶었는데 벌써 목요일이 되어버렸네요... (´͈ ᵕ `͈ ) (파스스스) 으아 수요일만 지나면 한가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네요... 8ㅅ8 내일은 오늘보다 바쁠 것 같아요! 25일까지 해외에 있으실 것 같다고 하셨으니까 돌아오시는 건 26일쯤 되겠네요. 집에 돌아오면 모쪼록 푹 쉬세요... u.u ♡ 26~27일은 마침 주말이니까 푹 쉬셨으면 좋겠어요! 88

235 릭주 ◆rAqAiJ2zqg (8608841E+5)

2019-01-25 (불탄다..!) 21:31:11

좋은 저녁이에요!! 저는 이제 귀국해서 집가고 있는 중이에요ㅠㅅㅜ♥ 아니 해외에서 몇번이나 갱신 시도 했는데 외국 아이피라고 등록이 안되더라구요 아니 꿈인가...... 공산권 국가로 갔었는데 그래서였을까요()..... 흑흑 답레도 지금 살짝 읽었어요 릭먼의 손이 외롭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니 마음을 울리네요..ㅠㅜㅠ 얼른 집가서 찬찬히 더 읽어봐야겠어요88 흑흑 저 없는동안 어장을 지켜주셔서 고마워요...(왈칵) 폴라리스와 폴리주가 참 보고싶었네요 얼른 답레를 가지고 또 갱신할게요! 오늘도 좋은 저녁 보내세요8ㅡ8!

236 폴리주 ◆lcVSk6vvyc (0591557E+5)

2019-01-25 (불탄다..!) 22:59:30

릭주 아니 세상에.. ㅜㅇㅜ.. 해외에선 접속은 되는데 갱신은 안 되나봐요ㅜㅜ! 공산권국가가 아니라면 됐을까 싶기도 한데 뭔가 웃퍼요 ㅋㅋㅋㅠㅠ 앗.. 구상하면서 이 문장은 꼭 써야겠다 생각한 문장이 릭주의 마음을 울렸다니 넘 기쁘고 신기해요^////^! 토요일쯤에 오실 줄 알고 천천히 수정할까 생각했는데 오늘은 빨리 뻗을 것 같아요. 저 이제야 겨우 집이거든요ㅜㅜㅜ..! 저도 릭이랑 릭주가 보고 싶었어요! 앗 답레는 천천히! 천천히 가져오세요. 여행가면 최소 하루에서 이틀은 푸우욱 쉬셔야 하는거라구요 '◇'!
미리 굿나잇 인사할게요. 잘 자구 푹 쉬어요 ^◇^♡♡

237 폴리주 ◆lcVSk6vvyc (7361197E+5)

2019-01-26 (파란날) 21:21:46

갱신할게요! 좋은 주말 보내고 계시길 바라요! (´͈ ᵕ `͈ )

238 또다른 사자 - 북극성 (3155459E+5)

2019-01-27 (내일 월요일) 16:59:25

릭먼은 자신의 젊은 시절에서 또렷하게 기억하는 순간이 많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서 종종 떠오르는 파편들은 상당수가 왜곡과 곡해로 점철되어 있었다. 나이를 쉰 아홉이나 먹었으니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릭의 어린 시절은 대부분 그의 젊었던 때에 속해 있었다. 자신이 어떤 아버지였는지, 릭이 어떤 자식이었는지 기억해내기 위해서 그는 항상 무진 애를 써야 했다. 그래도 릭먼은 하나뿐인 아늘놈에게 제가 줄 수 있는 것들이라면 모두 쏟아부었다고 자부했다. 물론 종종 천둥치는 밤 홀로 자는 아이의 방에 한번 쯤 들어가볼걸 하는 사소한 후회를 하긴 했다.

프레드리히 릭먼은 평범한 아버지였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단 한 순간도 릭이 본래 카르멘의 아들이라는 것을 잊은 적이 없었다. 그 사실은 꽤 오랜 세월동안 그를 좀먹어 왔다.

또다른 사자와 북극성이 도착한 곳은 밤의 도시 한켠에 있는 작은 건물이었다. 고풍스러워 보이는 외관과 달리 안쪽에는 단 몇 초면 그들을 꼭대기층까지 데려다 줄 고속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릭이었다면 차에서 내려서부터 엘리베이터를 타고 목표한 방에 도착하기까지 그녀의 손을 꽉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을 것이다. 릭먼은 물론 그리하지 않았다. 그런 사소한 지점들은 그가 릭과 아무리 닮았을지언정 그 본인은 아니라는 사실을 자꾸만 일깨워 주었다.

"저쪽에 앉게."

방문이 닫혔다. 릭먼은 가볍게 손을 뻗어 자신이 앉은 맞은편 자리의 소파를 가리켰다. 넓은 응접실처럼 보이는 방 안은 화려하진 않지만 몹시 아늑하고 고급스러웠다. 둘 사이에 놓인 원목 테이블 위에는 이미 건너편이 비치는 투명한 와인잔 한 쌍과 적색 포도주가 담긴 병이 놓여 있었다. 뒤에 리암이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손수 병을 들어 폴라리스 몫의 잔에 따라주었다. 폴라리스가 여전히 따뜻한 마음을 베풀어 그가 초라해지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방 안에는 곧 쨍,하는 맑은 소리가 울려퍼질 것이다. 둥근 잔의 가장자리에는 포도주가 훑고 간 붉은 자국이 피묻은 가시 면류관처럼 흘러내렸다. 릭먼은 입안에 머금은 것을 천천히 목구멍 안으로 집어 삼켰다.

"내가 자네를 여기까지 데려온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언가 대답을 기대하거나 시험하려는 태도는 아니었다. 질문은 이제부터 그가 이야기할 내용의 초석이었다.

"자네는 삶 가운데 후회하는 순간이 있나?"

239 릭주 ◆rAqAiJ2zqg (3155459E+5)

2019-01-27 (내일 월요일) 17:17:35

흐아ㅎㅅㅎ 갱신할게요!! 흑흑 어제 올리려고 했는데 여행에서 돌아와... 마침 시작된 대자연의 저주와 함께 좀비처럼 일하다 잠들어버리고 말았어요^ㅇ^(히익;) 이제부터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씬의 시작인데 앞으로는 좀더 머리를 와랄라 굴려가면서 릭먼의 한마디 한마디를 생각해야겠어요 후후^ㅠ...

>>236 ㅠㅜㅜㅜㅜ잉잉 저도 보고싶었어요ㅠㅜㅜ(주륵주륵) 맞아요 접속은 되는데 갱신이 안돼서.. 인터스텔라 책장 뒤에서 과거 보는것처럼 No!No!!!!!하면서 답답해 죽을 뻔했어요ㅠㅅㅜ

아 정말88 그외에도 하나하나 좋은게 많아요 릭이 상처받았을까봐 걱정하는것도ㅜㅜ.. 릭도 충분히 상처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게 세상에 폴라리스 말고 또 있을까요..? 내 아들이라고 불러'주었으니' 릭의 아버지라는 것도 너무 기억에 남아요 단순히 네가 아버지라니 아버지 취급 해줄게~가 아니라 릭을 아들로 대해주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느낌이랄까.. 설명이 어렵네요^ㅜ 폴라리스가 릭을 얼마나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지, 또 가족이란 게 얼마나 갖기 힘든건지 폴라리스가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넘 찡했어요...

글고보니 어제 굿나잇 인사도 못했네요ㅠㅅㅜ 즐거운 하루 보내고 계실까요? 폴리주도 좋은 주말 보내고 계시길 바라요ㅎㅎ 날씨가 여전히 춥네요.. 저 여행 가 있는동안 폴리주도 바쁘다구 하셨었는데 이제 괜찮아졌을까요88? 바쁜 와중에도 꼭 종종 쉬어야해요 폴리주의 소중한 건강을 위해서\^ㅠ/..!!

240 폴리주 ◆lcVSk6vvyc (2655168E+5)

2019-01-27 (내일 월요일) 17:24:05

아니 세상에! 릭먼씨... 폴리 과거 구상하면서 '후회' 라는 키워드가 있는 건 어찌 알고 그걸 물으셨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읽으면서 아니 세상에... 라는 소리가 나왔어요)

241 폴리주 ◆lcVSk6vvyc (2655168E+5)

2019-01-27 (내일 월요일) 17:36:49

저 진짜 놀랐다... 폴리 과거나, 자살명소에서 할 독백? 그런 거 생각(만) 하면서 생각했던 단어(후회)가 릭먼씨 입에서 튀어나와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거 독백 쓸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X3.... 근데 릭먼씨 앞에서 대단히 흔들려도 될까? 고민하면서 자기 감정을 숨길...라나...? 이, 일단 두근거리면서 생각도 많이 하면서 이어야 겠네요...

>>239 아니... 대자연 이 나쁜 것이 저말고 릭주도 괴롭히나요.... ㅠㅠㅠㅠ (꼬오옥)(부둥부둥) 어서오세요! 좀비처럼 일하다는 마음이 너무 아픈데.... ㅠㅠㅠ 잠도.. 편한 곳에서 푹 주무셨어야죠... (책상 위에서 잔 건 아니죠...? 88) 앜ㅋㅋㅋㅋㅋ 인터스텔라 본 적 없는데 무슨 느낌인지는 알겠어요...

앗... 아앗... 저도 마음에 들어한 장면들 릭주가 전부 좋다고 하시니까 또 신기해요... 0ㅁ0.... 폴리랑 폴리주 마음을 너무 잘 아셔서 신기해.... 0ㅁ0..... 맞아요! 릭이 상처받을까봐 걱정해요. 사자 안에 여린 부분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에, 또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앗... 아앗... 그것도 맞아요... 릭을 아들로 대해주는 게 고맙고... 키워준 것도 고맙고 내 아들이라고 불러준 것도 고맙고... 사실 이 일상 초반에 폴리가 '릭을 사랑하세요?' 라고 릭먼씨에게 질문하는 장면도 떠올리고 있었는데요. 그 질문 할 필요도 없이.. 릭먼씨가 릭을 사랑하고 계셔서.... ㅋㅋㅋㅋㅋㅋㅋ^ㅇ^... 근데 알면서도 질문하고 싶기도 하네요... 폴리가 릭먼씨한테 릭을 사랑하세요? 라고 물으면 릭먼씨가 뭐라고 대답해주실지 궁금해서요! 폴리가 릭을 많이 아끼고 사랑해요. v////v 가족은... 네에... 폴리가 '가지고 싶었던 가족'은 갖기가 힘든거죠... 88... (폴리야 내가 미안해...)

주말이라 살 것 같아요... 이번 평일이 힘들었어서... XQ.... 다행히 금요일 저녁쯤에 맛있는 거 먹으면서 힐링하고... 주말동안 잘 쉬고 있으니까 전 괜찮은데! 릭주도 꼭 쉬셔야 해요...!! 릭주 건강도 아주아주 소중하니까요...!! (보듬보듬)

242 릭주 ◆rAqAiJ2zqg (3155459E+5)

2019-01-27 (내일 월요일) 17:53:23

흐아흐아 동접..일까요ㅠㅅㅜ??? 앗 의도치 않게 핵심 단어를 맞춰버렸군요^ㅇ^...!! 사실 저건 릭먼 씨가 자기 자신에게 묻곤 했던 질문인지도 몰라요 릭이나 릭먼 씨나 워낙에 자신만만하고 후회란게 없는 사람들이지만() 릭먼 씨는 점점 늙어가고 있거든요..

>>241 ㅋㅋㄱㅋㄱㄱㅋㅠㅠ흑흑 아뇨 걱정해주신 덕분에 집가서 전기장판 키고 따숩게 잤답니다^ㅇ^ 헤헤

ㅠㅜ 여린 부분도 있는 걸 알았다니 왠지 또 찡하네요..(지잉-) ㅋㅋㄱㄱㅋ릭을 사랑하세요라니..ㅋㅋㅋㄱㅋㅋㅋ 글쎄요 릭먼은 정말 뭐라고 대답할까요..? 저도 궁금해졌어요^ㅠ 폴리한테도 릭먼이 릭을 사랑하는 것처럼 느껴졌을까요^ㅁ^?

243 릭주 ◆rAqAiJ2zqg (3155459E+5)

2019-01-27 (내일 월요일) 18:00:46

그나저나 폴리가 후회하는 건 무엇일지..ㅠㅜ 천사왼 관련된 일일까요? 그것이 계속 폴리를 슬프게 하고 있는 것인가88.... 폴리가 행복해야 할텐데 말이에요... >>241 평일에 일이 많으셨군요 주말엔 쉴수 있어서 다행이에요ㅠ▽ㅜ 맛난 음식.. 폴리주를 보내드릴수가 없으니 다음 일상에선 폴리라도 뷔페를 데리고가야ㅠㅜ..(둥가둥가) 앗 그러고보니 폴리는 밥을 잘먹는 편이었던가요? 예전에 릭 설정 짤때 은근히 편식쟁이라고 써놨던 기억이 나네요..ㅎㅎㅎ

244 폴리주 ◆lcVSk6vvyc (2655168E+5)

2019-01-27 (내일 월요일) 18:09:41

>>242 동접이에요! (헤헤) 앗... 아앗... 릭먼씨 폴리랑 닮은 점도 있으셔...? ㅇㅁㅇ...? (설마) 릭의 자신만만하고 후회란 게 없다는 점도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 그게 아주 폴리랑 달라서요! 늙어가고 있다는 게 마음 아픈 건... 88... 왜일까요... (흑흑)

잘하셨어요! >:3 (쓰담쓰담) 따숩게 자는 거 최고죠! (다음날 이불 밖으로 나오기 싫어지는 게 딱 한가지 흠이지만ㅋㅋㅋㅋ)
릭주가 찡해지셨는데 왜 전 엄마웃음이 나오죠...? *^ㅡ^* (보듬보듬) (흐뭇) 릭을 사랑한다고 느껴지는 거랑은 조금 다를까요. '릭을 애정하고 있다'는 건 느꼈는데 그게 얼마만큼의 애정이고 사랑인지는 잘 모릅니다. 전에... 쓴 적이 있는 것 같은데, 폴리는 자기한테 호의를 가지는 사람이 있으면 그 호의가 있다는 건 알아도 그 호의의 크기는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거든요... 8_8.... 악의를 받으면 악의를 받는 있다는 사실도 알고 그 악의의 크기는 비교적 정확히 알아요... ()() 폴리가 파악하기 쉬운 사람들은 폴리한테 선의를 가진 사람보다 폴리한테 악의(혹은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앗... 곧 저녁먹을 시간이네요! 저녁 맛있게 드세요 릭주! (´͈ ᵕ `͈ )

245 릭주 ◆rAqAiJ2zqg (3155459E+5)

2019-01-27 (내일 월요일) 18:31:49

>>224 ㅋㅋㅋㅠㅜ 그러게 말예요 원래는 릭먼 씨도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확신은 무뎌지고 회의가 짙어지고.. 폴리도 릭먼씨처럼 그게 과연 최선이었는지 조금씩 헷갈리고 있는걸까요^ㅜ?

ㅋㅋㄱㄱㅋㄱㄱ오늘 일어나는거 넘나 힘들었어요..(왈칵) 앗 그렇군요... 처음 듣는 것 같기도, 익숙한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릭이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모르는 듯 했군요.. 악의가 있는 사람은 폴리에게 편한 상대겠지만 폴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할것 같아요ㅠㅜ 흑흑 선의는 왜 악의에 비해 폴리에게 편하지 않을까요? 그 정도를 모르니까 폴리가 이 사람이 정말 나를 좋아하는 게 맞는지, 맞다면 나는 얼마 정도로 되돌려줘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하기 때문일까요..?

릭도 눈치가 매우 빨라서 자기를 해치려는 사람, 불신하는 사람 등은 귀신같이(?) 알아차릴 것 같아요 반대로 선의를 가진 사람은.. 글쎄요.. 릭의 인생에서 릭에게 인간적인 선의를 가진 사람이 있었을까요? 그나마 릭의 부모님들..? 릭의 주변 사람은 대부분 릭을 경계하고 해치려고 하거나, 믿고 존경하는 사람들이었을 것 같아요 릭을 한 인간으로 대한 사람은 없지 않았을까..

네 정말 저녁시간이네요^ㅇ^!! 폴리주도 꼭 맛있는거 드셔요 저도 얼른 줏어먹어야겠어요 헤헤..*^^*

246 폴리주 ◆lcVSk6vvyc (2655168E+5)

2019-01-27 (내일 월요일) 19:26:57

답레는 생각보다 호다닥 써졌는데...!! 릭주는 답레를 보시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해주세요.... 88 심호흡을 하고... 밥은 다 먹고 소화도 시키시고 오셔야 해요... (답레는 좀 천천히 올려야 겠다...ㅇ<-<)

247 릭주 ◆rAqAiJ2zqg (3155459E+5)

2019-01-27 (내일 월요일) 20:27:53

아..아앗.. 마음의 준비 했어요..갑자기 무섭네요 무엇이지요88...??(호달달)

248 폴라리스 - 릭의 아버지 (2655168E+5)

2019-01-27 (내일 월요일) 20:38:58

릭이었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에 도착할 때까지 손을 놓아주지 않았을까. 릭과 닮았지마는 결코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최소한의 긴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지해야 할 사실이기도 했다. 감사하게도 신사분은 사소한 부분에서 그가 아니라는 점을 문득문득 상기시켜 주었다. 본인이 의도하고 그러는 것은 아니겠지만서도.

화려하지 않지만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방 안의 분위기가 그녀의 마음에 들었다. 마음에 드는 곳이라 더 긴장해야 할까? 그렇지만 이 방이 연출하고 있는 것은 긴장과는 거리가 있다.

좀 편하게 속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이거나.
좀 편하게 속 이야기를 하고 싶다, 거나.

오히려 그런 쪽들과 가까운 것 같은데. …착각일까? 폴라리스는 갸웃했다. 판단을 내리기엔 주어진 단서가 부족했다. 단서를 주는 사람-릭먼-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그래서 폴라리스는 그쪽에 앉게, 라는 릭먼의 말에 얌전히 따랐다. 그가 손수 병을 들어 제 몫의 잔에 따라준 것에는 조금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신사분이 내민 잔에 제 잔을 가볍게 맞대어 건배하고 폴라리스는 와인을 한 모금 홀짝였다. 취할 생각이 없으면 잘 안 취한다, 는 점은 확실히 제 큰 장점이긴 했다. 와인 한 모금 마시고 취하는 사람도 드물 테지만. (그리고 그 드문 사람에 릭이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것을 지금의 폴라리스는 모른다)

신사분 뒤쪽에 있는 남자분이 조금 신경 쓰이네. 호위 목적으로 데리고 다니시는 걸까...? 사람은 세 사람인데 잔이 두 개뿐인 게 조금… 아주 조금 그렇다고 느껴지는 것은 직업병의 일환인가. 바텐더를 오래한 것도 아닌데, 직업병인가 싶을 때가 있으면 문득 웃음이 나오려고 할 때가 있다. 폴라리스는 희미하게 미소했다.

내가 자네를 여기까지 데려온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그런 말을 할 때는 예고를 좀… 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폴라리스는 눈을 꿈벅이고 얌전히 잔을 내려놓았다. 저 사람의 말에 놀라서 안에 든 내용물을 쏟지 않도록. 여기까지 데려온 이유는 나한테 질문할 게 아니지 않을까. 답을 알고 있으면서 그 답을 모를 사람에게 질문하는 것은 얄궂은 짓이다. 시험할 의도가 아니란 건 알겠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서 시험받는 느낌이 충분히 들만한 질문…

자네는 삶 가운데 후회하는 순간이 있나?

…은 따로 있었구나. 폴라리스는 눈을 꿈벅거렸다. 시험에 들게 하는 질문은 정작 따로 있었다. 다른 사람이 질문했어도 ‘아주 잠시 멈춤’ 상태였다가 ‘아무렇지 않다’는 태도로 대답해야 할 질문이었다. 폴라리스는 잠시 멈춤 상태로 눈을 꿈벅거리다가 희게 웃었다. 얼핏 보면 환하다고 착각할법한 웃음 아래 푸른 불꽃 같은 빛이 스친 눈동자가 모습을 숨겼다.

“없을 리가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지만 정말로 아무렇지 않은 것은 아니지.

ㅡ살면서 그것만큼 후회한 것이 없어.
때로 했던 생각이다. 밤의 도시, 달빛에도 시커멓고 푸르게 출렁거리는 강물을 볼 때면 하는 생각이기도 하고. 그 곳 외에도 죽을 수 있을 만한 차분한 장소에서 하는 생각이기도 했다.

-그때 죽어버렸어야 했는데.
-그때 먼저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두 가지 생각이 차례로 교차하고 떠오르는 것은, 당연하게도.

ㅡ살면서 그것만큼 후회한 것이 없어.

라는 지독하게 무거운 후회다. 때로는 그 무게에 눌려서 그대로 몸을 던지고 싶을 때도 있다. 인생에서 자잘한 후회까지 포함하면 후회가 언제나 하나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장 후회하는 것을 꼽으라면 저는 분명 그것만큼 후회하는 게 없는 것 같은데. 먼저 죽어버리지 못한 것이 더 큰 후회인지, 먼저 죽여버리지 못한 것이 더 큰 후회인지는 도무지 모르겠는 것이다. 폴라리스는 제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것을 느끼고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가 않다. 혼자 있는 곳도 아니고, 편한 곳은 더더욱 아니다.

“살면서 그것만큼 후회한 것이 없어, 라는 생각을.”

폴라리스는 이제 더 이상 미소를 그리지 않았다. 다만 시선을 내리깔아 잔 속의 액체를 쳐다보았다. 저 액체가 시커멓고 푸른색이었다면 좋았을지도. 폴라리스는 차분해지려고 노력했다. 목소리는 제법 차분하게 나온 것 같은데, 표정도 차분할 것 같은데, 눈동자는 어쩔 수 없이 색이 짙어졌을 것 같다. 그러나 그 색이 짙어진 눈동자는 달콤하게 빛나는 것이 아니라, 고요하게 가라앉고 있을까.

“신사분도 하신 적이 있을까요?”

우문이었다.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자네는 삶 가운데 후회하는 순간이 있나? 라고 물은 거겠지. 신사분이 무엇을 그리도 후회했는지는 알 수 없어도. 여전히 잔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폴라리스는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감정을 감추는 건 자신이 있는데. 감정을 갈무리하고 환하게 웃을 수도 있는데. 문제는 지금 앞에 있는 상대가 릭의 아버지라는 거야. 그래서 희미하게라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의 아버지 앞에서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그 아버지가 날 시험에 들게 할 때는 도무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그랬다.

“데려온 이유를 저한테 물으시면 어떻게 하나요. 그건 제가 먼저 질문해야 할 거였는데.”

대답을 바라시고 물은 건 아닌 것 같았지만요. 폴라리스는 힘없이 웃었다. 다소 허탈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없을 리가요.” 정도만 대답하는 것이 좋았겠지. 그리고 이어질 신사분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것으로 좋았을지도 모른다. 이 사람이 릭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잘 보이고 싶고, 예쁘게 보이고 싶고, 믿음직스럽게 보이고 싶은 마음들이 지금도 없어지진 않았는데. 잘 보이고, 예쁘게 보이고, 믿음직스럽게 보이는 건 이미 틀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려고 해서 문제였다.

249 폴리주 ◆lcVSk6vvyc (2655168E+5)

2019-01-27 (내일 월요일) 20:40:52

>>247 저도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어요.... 8ㅅ8 흐악... 폴리 독백 때 쓰고 싶엇던 문장들은 결국 썼는데! 그 문장 때문에 릭주가 가슴아프실까봐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고 한 검미다... 8ㅁ8... (부둥부둥)

250 릭주 ◆rAqAiJ2zqg (3155459E+5)

2019-01-27 (내일 월요일) 21:21:03

ㅠㅠㅠ으흑흑 마음아파졌어요...(왈칵) 아.. 사실 이뒤에 릭먼이 하려고 준비해둔 말이 있는데 지금 폴리가 톡 치면 와사삭 할것 같아서 루트를 바꿔야할까 걱정이에요88... 릭먼이라면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요? 저도 좀더 고민해봐야겠어요^ㅠ!!

251 폴리주 ◆lcVSk6vvyc (2655168E+5)

2019-01-27 (내일 월요일) 21:34:21

>>243 천사와 관련된 일이기도 하네요.... 0ㅁ0.....릭도 행복해야 해요... 릭먼씨도 행복해야 하는데... (주먹울음)
이번 평일이 쫌 힘들었어요! (주말이 가는 게 너무너무너무 아쉬울만큼..) 폴리 뷔페... 먹방 캐릭터가 아니고, 폴라리스 상태면... 어.. 몸매 유지할 정도로 적당히만 우아하게 먹어요... ◑◑ 뷔페 가면 1 접시 딱 (종류별로 영양소별로) 알맞게 먹지 않을까! 릭이 더 먹었으면 좋겠다 싶어 하면 반 접시~한 접시 정도 더 먹을 수 있어요! *^◇^* 아니 릭 설정에 은근히 편식쟁이라고 적어두셨나요....ㅋㅋㅋㅋㅋㅋㅋ (귀엽다...) (온화) 릭은 뷔페가면 몇 접시나 먹을 수 있을 지 소소하게 궁금해졌어요 :>

>>245 폴리는 그 후회의 크기가 너무 커서 뭐가 더 큰 후회인지 모르겠을 뿐... 그게 최선이었을지 헷갈리는 건 아니에요. 폴리한테 최선이라는 게 있다면 그 최선은 "그때 먼저 죽여버렸어야 했다" 아니면 "그때 (먼저) 죽어버렸어야 했다" 였을 거 입니다... 폴리는 어느 쪽도 못했어요...88 ()() 릭먼씨는 그때 카르멘을 죽인 게 최선이었을까... 가 후회셨을 거 같은데... ㅠ_ㅠ....

그러면 오늘은 조금 일찍 주무시는 게 좋겠어요! (부둥부둥) 릭이 자기를 사랑하고 있는지는 아는데 (이것도 장족의 발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모르는.... 어라 쓰다보니까 적은 기억이 나는 것 같아요...??? 악의가 있어서 편한 건 아니구... 악의가 있으니까 그 사람이 자기한테 뭘 바라고 어떠한 사람인지 파악하는 게 쉬운거구요! 선의는... 이유 있는 선의나 호의 쪽은 괜찮은데, 이유가 없는 선의 쪽은... "...??? (대체 왜 주는 거지?)" 싶어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 선의의 이유를 찾고 싶어하지 않을까? (그래야 안심이 될 테니까...?) 쓰다보니까 사람 손 안 타려고 도망치는 길고양이 같네요... ◑◑
그 정도를 모르니까 폴리가 이 사람이 정말 나를 좋아하는 게 맞는지(좋아하는 게 맞는지는 압니다. 어떤 의미로 좋아하냐고 물으면 또 모르지만...), 맞다면 나는 얼마 정도로 되돌려줘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진 않을 거예요! "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만큼만 돌려준다" 는 게 결국 나오는 결론일테니까 :3!

그건 폴리도 귀신같이 알아차릴 것 같은데요...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 (웃기고 슬픔미당...ㅋㅋㅋ큐ㅠㅠㅠ) 인간적인 선의가 부모님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건 아니죠...?? 88..... 경계하고 해치려고 하거나, 믿고 존경... 어떤 의미론 극단적이네요... (끄응)
폴리는 릭에게 인간적인 선의도 가지고 있고, 애정도 가지고 있고, 사랑도 가지고 있고... (이하 끝없이 이어짐) 릭이 폴리를 사랑하게 된 건 폴리가 릭을 한 명의 인간으로 봐 줄 사람인 것을 알아서 일까요...? 8 _ 8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졌어요, 라는 생각을 가졌을 때의 폴리가 문득 떠오르네요.... (만날 이유가 없어졌는데도) (당신을 더 알고 싶어져서) 당신을 만나고 싶은 것 같아요. 는 틀림없이 사랑고백이긴 했네요... (´͈ ᵕ `͈ ) 적다보니까 꼭 사랑한다는 말이 없어도 사랑고백은 사랑고백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에헷) (수줍)

252 폴리주 ◆lcVSk6vvyc (2655168E+5)

2019-01-27 (내일 월요일) 21:53:37

(릭주 마음에 반창고를 붙여 드리자!) (뽀쨕한 썰도 쪄올까요!) 원래 하려던 말 하셔도 돼요! "자네의 후회는 무언가?" 이런 식으로 후회를 묻지 않으면 와사삭 할 것 같진 않은데.. (,_ , ....
릭먼씨가 정말 예측불허라서 모르겠어요... 근데 릭먼씨한테도 폴리가 예측불허지 않을까요....?? (모르겠음)

253 폴리주 ◆lcVSk6vvyc (2655168E+5)

2019-01-27 (내일 월요일) 22:07:23

(뽀쨕...? 마음이 훈훈해지길 바라면서 쓰는 썰)

[폴라리스수녀와 릭뱀파이어씨]
1. 일단 몰래 주워와(...)서 치료해준다. 산 속 깊은 곳에 있어서 사람들이 잘 안 찾아온다.
2. 가끔 마을로 폴리가 내려갈 때가 있는데 올때마다 릭한테 줄 사소한 것들을 사오거나 챙겨오면 좋겠다!
3. 폴리가 릭때문에 마을로 내려간 첫 이유는 릭한테 입힐만한 옷이 없어서... ()() 일단 옷을 사와서 입히고, 나중에는 천도 사와서 자기가 바느질한 옷도 시간 들여서 만들어서 줄 것 같다.
4. 본인이 만든 옷이라고 생색내진 않을 것 같은데, 그냥 입으라고 어느 날 완성해서 줄 것 같은데, 릭이 알아챌 것 같다... ()() 옷에서 새옷 냄새가 나는 게 아니라 폴리 냄새가 나서...
5. 수녀복도 기워입는 폴리 생각났다.. 자기 옷에는 돈 크게 안 쓰는데 릭 옷에는 (자기 옷 살 때보다) 돈 쓰는 폴라리스 수녀님... 근데 수녀가 돈 써봤자... 88.... 릭이 쓸 수 있는 재화의 발뒷꿈치도 못 따라갈 것 같은 게 웃기고 슬프고 귀엽다...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6. 이 수녀님은 사실 노름 및 도박에 재능이 있습니다... 다만 본인이 그걸 모르고 살아갈 뿐...
7. 릭을 무서워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본인이 괴력이라서 ()() 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오히려 릭 잡을 때 조심조심해서 잡지 않을까? (세게 잡으면 부러질 것 같은 사람 대우는 또 처음 받아볼 릭 뱀파이어씨 생각하니까 제 마음이 훈훈해지네요 *^◇^*)

254 폴리주 ◆lcVSk6vvyc (711837E+60)

2019-01-28 (모두 수고..) 00:06:57

벌써 열두시네요. 오늘도 즐거웠어요 8ㅅ8 !! 릭주 안녕히 주무시고 좋은 꿈 꾸세요~ (´͈ ᵕ `͈ ) ♡♥

255 릭의 아버지 - 폴라리스 (8904356E+6)

2019-01-28 (모두 수고..) 16:34:52

릭먼이 생각하기에 후회라는 건 퍽 하찮은 일이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겪는 시련이나 마찬가지였다. 내가 한 선택이 옳지 않았다는 끊임없는 의심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이지. 그런 회의는 한 집단의 우두머리에 있는 이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자질이다. 그래서 그는 지난 20년 동안 자신의 모든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굳건히 믿으며 질주해왔다. 후회는 오랜 세월 그에게 가장 불필요한 일이었다.

'없을 리가요.' 그녀가 간단하게 대답했다.
릭먼은 눈 앞에 앉아있는 어린 여성의 얼굴이 시시각각 변해가는 것을 가만히 관찰했다. 그녀의 후회는 무거웠다. 너무 무거워서, 바라보고 있는 잔 속의 소용돌이가 금방이라도 들고 일어나 파도처럼 그녀를 집어삼킬 듯 했다. 릭먼은 자네의 후회가 어디에서부터 오는지를 묻고 싶었다. 결코 잃어서는 안될 것을 잃었는지, 애초부터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둘 다인지. 그러나 그는 감히 캐물으려 들지 않았다. 애초에 그가 알고 싶었던 것은 폴라리스의 슬픔이 아니었다. 기실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는 중요치 않았다. 중요한 것은 현재였고, 그의 본론은 그보다 훨씬 더 간단하고 명료했다.

그가 아들의 애인에게 원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자네는 내가 자네를 해치지 않으리라는 걸 이미 알고 있는 것 같군."

릭먼은 희미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그것은 분명 폴라리스의 연이은 짊룬에 대한 대답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어떤 긍정이나 부정을 내포하는 지는 짐작하기 어려웠다. 적어도 솔직하다는 사실은 좋았다. 폴라리스는 당돌했고, 그의 앞에서 기가 죽지도 않았다. 이 방의 어떤 것들도 자신에게 위협이 될 수 없다는 것처럼. 어느 정도는 맞는 추측이었다.

"뼈아프게 후회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지."

그는 잔을 들었다. 사자의 입 안이 무언가를 물어뜯은 것처럼 붉게 물들었다. 그것이 내뱉는 단어 하나하나에는 눅진한 피비린내가 났다. 유리잔 너머로 비치는 폴라리스는 꼭 그 안에 옴싹달싹 못하고 갇혀버린 듯 했다. 그가 내뱉는 문장들이 별을 속박하는 마법주문인 것 마냥 귓가에 감겼다.

"나는 그 애를 아들 삼았던 바로 그 날을 후회하네."

그의 표정은 더없이 진지했다. 한 치의 거짓도 없는 눈빛은 한심한 농담 따위를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 날 내가 살려준 생명을 다시 거두어 가겠다면, 협조해 주겠나?"

256 릭주 ◆rAqAiJ2zqg (8904356E+6)

2019-01-28 (모두 수고..) 16:37:05

아아앗 얼른 답레 올리고 수다 좀 떨다 가려고 했는데,,, 넘 늦어서 지금 얼른 가봐야 할 것 같아요 8-8 ㅠㅜㅠㅠㅠ 흑흑 >>253 아니.. 이 썰은 또 뭐지요 어서 답을 해야하는데.. 헉헉헉...(통곡) 얼른 나가봐야 되어서..(◞‸◟) 이따 저녁에? 다시 올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つ﹏<。)~!(호다닥)

257 폴리주 ◆lcVSk6vvyc (711837E+60)

2019-01-28 (모두 수고..) 20:48:07

릭먼씨 진짜 하시는 말 마다 충격... 충격 그 자체... (술렁술렁) 릭먼씨 목적은 폴리를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인가 폴리주를 시험에 들게 하는 것인가 이제 모르겠어요... (털썩)
릭먼씨가 아들의 애인에게 원하는 단 하나가 무엇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ㅇ<-<... 앗... 근데 안 캐묻는 거랑 폴라리스 슬픔을 알고 싶지 않아 하는 거랑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또 좋네요.... u.u! 와... 내뱉는 단어 하나하나에 눅진한 피비린내.. (오싹) 무서워해야 할 것 같은데... 아들 삼았던 날을 후회하신다는 게 생각하면 찌통이라서... ㅇ<-< 그런데 폴리한테... 대체 무슨 협조를 구하고 있는 거지요...???? (혼란의 파도)

>>256 언제나 말했던 거지만, 현생 우선. 현생을 우선하셔야 합니다 릭주....... 8ㅁ8! 릭주 마음을 훈훈하게 만드는 썰을 쓰고 싶었어요! (성공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으악 시무룩한 이모티콘 왜케 귀엽죠...^ㅜ??? 잘 다녀오세요 릭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258 폴라리스 - 릭먼 (711837E+60)

2019-01-28 (모두 수고..) 22:03:07

힘 빠지고 침울하고 다소간은 허탈했다. 혼자 있었다면 마음껏 우울할 수 있었을까. 대체 무엇 때문에 날 보러 오신거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폴라리스는 시선을 데구르르 굴렸다.

자네는 내가 자네를 해치지 않으리라는 걸 이미 알고 있는 것 같군.

그것은 나를 보러온 데에 대한 대답이 아니었다. 천천히 굴러간 시선이 노신사의 희미한 미소에 잠시 머물렀다가 아래로 내려간다. 해치지 않으리라고 이미 알고 있을 리가. 해치는 것까지 상정해두고서, 그래도 당신을 따라온 거다. 당신이 릭의 아버지라서 그랬다. 릭과 무관계자라면 한 조직의 보스를 따라오는 데에는 좀 더 신중을 기했을 거다.

뼈아프게 후회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지.

우문이지만 그렇게 물었었다. 폴라리스는 고개를 한 번 끄덕였지만 내려간 시선은 아직 그를 보지 않았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묵직하게 울린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무게가 있다, 는 건 이걸 두고 하는 말일까.

나는 그 애를 아들 삼았던 바로 그 날을 후회하네.

동그랗게 뜬 시선이 위로 올라간다. 그게 가장 후회되세요? 어째서요? 가라앉는 눈동자가 천천히 깜박거렸다. 표정은 더없이 진지하고, 눈빛에는 거짓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 저게 신사분의 온전한 진심일까? 사람은 때로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한다. 그 거짓말에 자각이 없을 수도 있다, 는 것까지 머리에 떠올렸을 때였다.

그 날 내가 살려준 생명을 다시 거두어 가겠다면, 협조해 주겠나?

뭐요? 폴라리스의 눈썹이 비스듬히 올라갔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말로써 알아 듣는 거다. 진심으로 하는 소린가 저거, 싶기도 했다가 농담으로라도 저런 말을 하면 안 되지, 라는 생각까지 오간다. 진짜 날 시험하는 목적으로 보자고 한 게 아닐까. 대답은 당연히 NO다. 협조할 리가 없잖아.

“어째서 릭을 아들로 삼았던 날을 후회하시는 거예요?”

대답 안 해줄지도 모르지만, 일단 묻기는 하자. 폴라리스는 ‘그’를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이 아니라,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나는 당신이 어떤 연유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지금보단 친절한 설명을 해 줘, 요.

“그날 신사분이 살려준 생명을 다시 거두어 가겠다면, 신사분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후회가 바뀔지도 모른다는 것 이미 알고 계시지요?”

이미 알고 있는 걸 물었어도 다시금 마음에 새기고, 몰랐다면 이참에 깨닫는 게 좋겠다. 그 말이 진심이었다면 잃고 난 후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나한테 협조를 운운하셨을까. 농담이었다면… 질이 나쁘다, 는 말을 듣는 수준에서 끝날 것도 아닌데.

“협조할 리가 없잖아요.”

폴라리스는 담백하게 대답했다. 뭘 그렇게 당연한 걸 물으셨어요. 너무나 당연한 것을 물었기에, 이 대답은 제일 뒤로 뺐다. 협조는 무슨 얼어 죽을 협조냐. 당신이 릭의 아버지가 아니라면 험한 말을 했을 거고, 테이블 엎고서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을 것이다. 그 진지한 표정으로 뱉은 말에 살의 같은 게 담겼다면… 글쎄, 냉정함을 찾고. 머리를 굴렸겠지. 그 대답에 대한 지금의 최선이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이 곳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빠져나가 당신이 릭을 죽일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릭에게 (비교적 온전한 방식으로) 전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했겠지. 폴라리스는 샐쭉 웃어 보였다. 폴라리스는 주의를 환기시키듯 테이블 위를 검지로 똑똑 두드렸다. 그러고 나서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ㅡ저를 만나서 확인하고 싶은 게 뭐였는지 이제는 여쭤 봐도 되나요?”

폴라리스는 사자의 눈을 강하게 직시했다. 그러다가 방긋, 어딘지 후련하게 웃는 것이다. 생각 없이 입을 움직이게 놔뒀더니, 질문이 도리어 편하게 나왔다. 생각하기 이전에 말로 튀어나온 문장이 오히려 명쾌하게 머리를 깨우는 경우도 있구나. 새로운 걸 깨달은 것 같다. 나는 때로 너무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 그냥 내 몸에 나를 맡기는 게 좋을지도. 폴라리스는 테이블 위에 올라갔었던 제 검지를 느긋하게 거두었다.

259 폴리주 ◆lcVSk6vvyc (711837E+60)

2019-01-28 (모두 수고..) 22:13:12

이번에는 되게.. 되게 어려워서 중간쯤...? 부터 폴리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글을 썼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쟤가... 고민도 안 하고 (혹은 고민하다 내던지고) 저런 행동을 할 수도 있는 애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가끔은 글을 폴리한테 맡겨도 좋을 것 같아요 *^◇^* 릭먼씨가 저런 폴리를 어떻게 봐주실지 모르겠지만, 폴라리스는 조금은 후련해졌습니다.. (´͈ ᵕ `͈ ) 오늘은 피곤해서 일찍 뻗을 것 같네요! 미리 굿나잇 인사 할게요. 잘자고 스윗한 꿈 꿔요 릭주~~! ( づ♡て )

260 릭주 ◆rAqAiJ2zqg (8691262E+5)

2019-01-29 (FIRE!) 01:08:35

흐아 넘 늦게왔네요...ㅠㅡㅜ 어서 답을 달고 싶은데 하염없이 밀리기만 하네요 안되는데...8-8 일단은 늦게나마 굿나잇 인사 드리구 가요ㅠㅜ 오늘도 굿밤, 좋은꿈 꾸고 계시길 바라요8ㅁ8!!

261 폴리주 ◆lcVSk6vvyc (6108031E+5)

2019-01-29 (FIRE!) 16:02:57

아니에요! 하나도 안 늦었어요! 릭주가 여유 생길 때 천천히 주세요 (*´ ワ `*)
어제 일찍 뻗고 싶었는데 일찍 못 뻗어서.. (얼른 주말이 오면 좋겠어요 8ㅅ8) 저녁이나 밤쯤에 못 올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 일단 미리 갱신만 해두고 갈게요..♡!

262 그의 양아버지 - 폴라리스 (5898634E+5)

2019-01-29 (FIRE!) 20:45:17

시간과 죽음은 인간의 힘으로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릭먼은 종종 제가 마음만 먹으면 세상에 불가능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적어도 그 무조건적인 한계에는 삶의 많은 순간에서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아들을 죽인다면 그로써 이 노신사는 또 한 번의 뼈아픈 상실을 겪게 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선택은 그의 삶에서 돌이킬 수 없을 새로운 기로였다. '그 정도는 충분히 각오하고 뱉은 말씀이시겠지요?' 앞에 앉은 작은 아가씨가 말간 얼굴로 그렇게 경고하는 듯 했다. 릭먼은 가라앉은 얼굴로 폴라리스를 빤히 들여다보았다. 그는 그 아들이 으레 그러하듯 퍽 이성적인 사람이다. 갈라진 저음이 흘러나왔다.

"후회할 생각이었다면 선택하지도 않았네."

그는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처음의 질문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그렇다면 어째서 그는 아들 삼은 날을 후회하고 있는걸까. 바다가 찰랑거리는 작은 세계를 내려다본다. 붉게 비치는 회색 눈이 무언가를 회상하는 듯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흐려졌다. 눈동자는 다시 치켜 올라가 폴라리스를 곧게 바라보았다. 별다른 감정의 동요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다만 흘러가버린 먼 과거를 천천히 되짚고 있었을까.

"나는 그 애 친아비와 아는 사이였다네. 20년 전 나와 같이 인페르노에 속해 있었고, 당시 큰 물의를 일으킨 배신자였지."

고요한 방 안에서는 이따금씩 구둣굽이 바닥을 찍는 소리가 들렸다.

"'배신자의 아들이 살아서 이 자리까지 올랐다'라, 사실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야. 조직에 의심을 가지는 좋은 빌미가 되지. 그 애는 균형을 해치는 존재라네. 사실은..."

사실은.

"사실은 진작에 했어야 할 일이지."

릭먼은 진심이었다. 누군가, 심지어 다른 누구도 아닌 제 자식을 죽이는 일을 논하고 있음에도 그는 조금도 긴장하지 않았다. 폴라리스가 지금에까지 웃고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는 신사다운 여유로움으로 부드럽게 마주 웃었다. '저를 만나서 확인하고 싶은 게 무어였나요?' 앞선 물음이 떠올랐다. 그는 대답 대신 고개를 살짝 뒤로 돌렸다.

"제안하고 싶었네."

리암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그가 내내 들고 있었던 가방 속 내용물이 드디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따로 원하는 게 있다면 편하게 얘기해보게. 일단 준비한 건 이것 뿐이네만."

그건, 꼭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지폐 더미였다. 선명히 그려진 조지 프랭클린들이 금방이라도 가방을 빠져나와 공간을 휘저을 듯 했다.

"마음이 바뀌었나?"

그는 건조하게 물었다. 마음을 바꿔 나를 돕겠나. 그것은 분명 그가 앞서 이야기한 협조의 연장이었다. 협조하지 않겠다는 폴라리스의 목소리는 맑았지만, 그게 선택의 끝이 될거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다. 사람의 마음이란 건 언제나 하늘하늘 움직이는 것이다. 지금은 또 상황이 바뀌었지... 더욱이 느닷없이 나타나 제 애인을 죽이겠다는 사람에게 조금의 경계도 없이 바로 협조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우습잖은가.

263 릭주 ◆rAqAiJ2zqg (5898634E+5)

2019-01-29 (FIRE!) 21:29:55

갱신합니다!! 드디어 수다를 떨 시간이 주어졌어요!! 갸아아악~~!!(o^^)o(고래고래)

>>251 앗 역시 천사와 관련된 일이군요..ㅠㅜ(주륵주륵) 그렇겠지 싶긴 했지만 그렇담 천사는 역시 이 시점에서 고인일까요()....흑흑.....(T_T) 앗..ㅋㅋㅋㅋㅋㅋㅋ 폴리주가 이 얘기 하셨던 것보다 이야기가 좀 더 진행됐는데 여전히 릭먼 씨의 행복을 바라실까요(≖ᴗ≖✿)??
ㅠㅡㅜ바쁜 평일이에요 어서 다시 주말이 왔으면 해요..(토닥토닥) 물론 전 주말에 알바하지만요 꺄루룽(♡´艸`) ㅋㅋㅋ큐ㅜㅜㅜㅜ안돼요 반접시~한접시 라니욧... 더 먹어줘 폴리.... 앗.. 망상이지만 릭이 폴리 먹는 거 귀엽다고+넘 말랐다고(이것은 약간 손주가 어떤 상태여도 더 먹이고 싶어하는 할머니의 마음이랄가^ㅠ) 계속 아구아구 먹이다가.. 결국 폴리 볼살이 오르면(??) 양손으로 쭉 늘려보고.. 뭐 같이 영화보거나 하다가도 습관적으로 만지작만지작거리고.. 하는게 생각났어요(*´▽`*)ㅋㅋㅋㅋㅋㅋ 아 폴리는 영화 취향이 있을까요? 릭은 특별히 가리진 않지만 액션은 그렇게 좋아하진 않을 것 같아요 시끄럽다구..ㅋㅋㅋ큐ㅜㅜㅜ 의외로 옛날 영화, 감성 영화 음악 영화 같은 건 꽤 좋아할 것 같네요ㅎㅅㅎ!
맞아요 사실 릭이 은근 가려먹는 게 많아요(ノ´∀`) 브로콜리 쏙쏙 빼먹고()ㅎㅎㅎ 사실 단 것도 꽤 좋아한다고 써뒀었네요 의외(?) 그치만 역시 뷔페 가도 디저트를 많이 먹진 않을 것 같아요 살붙어서.. 운동 열심히 하는 릭.. 음식을 평소에 많이 먹는 편은 아닌데 폴라리스랑 간다면 냠냠냠 잘 먹을 것 같아요 겸사겸사 폴라리스도 먹이고(^ω^)?

>>251 그렇군요..ㅠㅜㅜㅜ 릭먼 씨는 맞아요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하고, 그렇게 생각해 왔지만 최선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걸 사실은 알고 있지요.. 아직은 인정할 수 없지만..

ㅋㅋㅋㅋㅋㅋㅠㅜㅜㅜ릭에게 인간적인 선의가 잇었던 건 릭의 친부모님.. 그리고 릭먼 씨, 폴리 정도가 아닐까요^-ㅠ??(쭈륵) 맞아요 극단적이지요... 자기한테 적대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릭은 완벽한 모습으로 존경받을 수밖에 없었을거예요 결국 아무도 릭을 인간으로 보지 않게 되었지만요(T▽T)
앗 그것도 맞을 것 같아요!! 릭을 한 명의 사람으로 봐주어서... 흑흑 그렇네요 말이 딱 들어맞아요ㅠㅅㅜ 폴리는 릭을 무서워하지도 않앗고 심지어 릭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했지요... 어쩌면 지쳐있던 릭이 좋아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요?(っ*´∀`*)っ 흑흑 그러게말예요 어쩜 그런 대사를 생각하셨단말예요♥(ˆ⌣ˆԅ) 설레버렸다니꼐....(광광광)

264 릭주 ◆rAqAiJ2zqg (5898634E+5)

2019-01-29 (FIRE!) 21:56:35

>>252 ㅋㅋㅋㅋㅋ큐ㅜㅜㅜ맞아요 예측불허예요 폴리는 어쩜 이렇게 역질문을 잘하지요(*´▽`*)?? 최선을 다해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릭먼 씨()

>>253 ㅋㅋㅋㅋㅋㅠㅜㅜㅜㅜ에엥 넘 좋아요 옷에서 폴리 냄새가 난다니....ㅠㅜㅜ흑 넘 뽀쨕해요...... 새옷으로 갈아입으라고 폴리가 나간 틈에, 옷에서 폴리 냄새 나니까 입다 말고 다시 벗어서 코 박고 킁킁.. 그러고 모르는 척 하고 있다가 나중에 폴리가 딴 거 할 때 뒤에서 아무렇지 않게 '인간은 자기 창작물에 이름을 새기는 습성이 있더군.' 한 마디 할 것 같아요. 옷을 만들어줬으면 이름도 수놓으라는 뜻^ㅡ^ 아니 근데 자기 수녀복은 왜 기워입는거예욧..88(줄줄) 너무 헌 수녀복은 릭이 못입게 하려고 침대 밑에 숨겨둘 것 같다..(...) ㅋㅋㅋㅋ산속 수도원이니 심심하고 할일도 없고 둘이 트럼프나 어디서 구해와서 치다가(??) 자기가 계속 지니까 띠용할 릭도 생각나요.. 앗 괴력수녀님ㅋㅋㅋㅋ첫만남부터 번쩍 들려서 수도원 안으로 이동되겠네요 생애 처음 짐짝 취급을 받아보는 릭..후후...(〜^∇^)〜

>>259 흑흑 넘나리 폴라리스 다웠어요\(^ω^\) 가장 큰 후회가 바뀔거라니....일침이구요,,,... 릭먼씨의 속마음은... 이번 일상 끝나면 와다다 풀어야겠어요 근질근질^w^

265 릭주 ◆rAqAiJ2zqg (5898634E+5)

2019-01-29 (FIRE!) 21:59:43

오와 벌써 열시네요0ㅁ0! 시간이 참 빨라요..ㅎㅎㅎ >>261 네에 흑흑 폴리주가 부디 오늘은 일찍 주무실 수 있어야 할텐데..ㅠㅜㅜ 저도 미리 인사 드릴게요 오늘도 굿나잇, 좋은 밤 보내세요^ㅇ^!! 좋은꿈 꾸고 푹 주무시길....(*´▽`*)

266 릭주 ◆rAqAiJ2zqg (5898634E+5)

2019-01-29 (FIRE!) 22:04:48

>>262 아니 근데 조지 프랭클린은 누구지요...??? 벤자민 프랭클린....() 어휴 멸치로 다시 안읽어봤음 클날뻔했네요^ㅁㅠ!!

267 릭주 ◆rAqAiJ2zqg (2498358E+5)

2019-01-30 (水) 12:25:51

좋은점심! 갱신하구갈게요^-^ 오늘도 쫀하루 보내셔요!

268 폴리주 ◆lcVSk6vvyc (0047435E+5)

2019-01-30 (水) 21:21:43

릭먼씨 제안은 진심이었나요...???? ㅇㅁㅇ(세상 놀람) 으아아... 저 이거 어떻게 잇죠...????? (굴러라 머리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못 이을 거 같은데에ㅔ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릭먼씨한테 묻고 싶은 게 너무 많고...
뱀파이어 릭이 너무나 귀엽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침대 밑에 숨겨 놓는 거 왜 뼈다귀 숨겨 놓는 멍멍이 같죠...???ㅠㅠㅠㅠㅠㅠ 귀여워 죽겠네... (으흑흑)
벤자민플랭클린씨 가방 가득... (계산 안 됨...) 밤의 도시에 건물 하나 한 채 값 정도 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억 2천 전부 벤자민 플랭클린씨다! (드립)
이번 일상 끝나면 릭먼씨 속마음이 와다다 풀리나요...??? 와아... 와아ㅏ아ㅏ...
오늘 못 이을 거 같아서 좀 띄엄띄엄하게 잡담이나 잇고 갑니다... 풀고 싶은 썰도..짧게나마 풀고 가야지... 88... 릭주 오늘도 좋은 하루, 좋은 밤 보내세요!

[수녀님과 뱀파이어]
8. 릭에게 내어주는 방은 달빛이 잘 드는 방. 암막커튼(?)..이라고 할까 검은 커튼도 달아줘서 아침-낮-저녁까지는 커튼으로 가렸다가, 달이 뜨면 커튼 걷어줄 것 같다.
9. 생각해보면 수녀 폴리는 마을에 들를 때마다 뭐 사다주진 못할 것 같아... 8ㅅ8....
10.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릭한테 동화책(그림책) 읽어주는 폴라리스가 생각났어요. :0 (왜지..?)

269 릭주 ◆rAqAiJ2zqg (4522051E+5)

2019-01-30 (水) 22:55:48

집에 가면서 갱신할게요! >>268 갹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ㅁ^??
ㅋㅋㅋㄱㅋㄱㄱ먹을거 숨겨 놓는 멍멍이ㅋㅋㅋㅋㅋ 성격상 차곡차곡 접어서 침대 깊숙히 쭉~밀어놓어 둘 것 같아요..ㅋㅋㅋㅋㅋ
흑흑 암막커튼이라니 수녀님 상냥해..ㅠㅅㅜ 동화책 읽어주는건, 글쎄요 초반에 아파서 손가락 까딱도 못하던 릭이 너무너무 심심해해서ㅎㅅㅎ?? 게다가 릭은 야행성(?)이니까 밤새 심심할 불쌍한 뱀파이어를 위해 어쩔수없지 우선은 이거라도 읽어줄게요~한 것이 아니었을지.. 앋 정말 상냥하다() 왜 뭐 사다주진 못하시는 걸까요^ㅠ?? 돈이 없어서......?(아니다)

폴리주도 좋은밤, 좋은 꿈 꾸셔요88!! 저도 이제 집에 거의 도착해감니다..ㅎㅎ호로록 릭먼씨의 속마음은.. 투비컨티뉴드..(..)

270 릭주 ◆rAqAiJ2zqg (5936222E+5)

2019-01-31 (거의 끝나감) 15:49:01

좋은점심?오후?예요^ㅇ^!! 잠시 갱신하구 갑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ㅎㅅㅎ~!

271 폴리주 ◆lcVSk6vvyc (002159E+58)

2019-01-31 (거의 끝나감) 17:19:16

아흐흑 ㅜㅜ... 오늘하고 내일은 각잡고 글을 못 쓸 것 같아요! 약속 생기고 할일도 생겨서 ㅜㅜㅠ.. 토요일이나 일요일엔 글 쓸 수 있을 거 같은데 지금 체력상태로 봐선 둘 중 하루는 뻗어 있을 것 같아요.. ^ㅜ 피통이 간당간당해요.. 으앙.. 릭이랑 릭주도 넘 보고 싶고 릭먼씨 속마음도 듣고 싶은데 8^8 (흑흑) 릭주는 체력보존 잘 하셔야 해요.. 다음날 체력 끌어다 쓰는 것도 함부로 남용하면 안 된다는 걸 해보고 깨달았어요.. (._. ...

>>269
성격상 차곡차곡 접어서 침대 깊숙히 쭉~ 밀어 넣는다는 표현이 왜 이리 좋지요? ㅜㅜㅜ... 담배연기 폴리쪽으로 뱉지 않는다는 표현만큼 좋아요 ㅜㅜㅠ (어흐흑) 암막커튼.. 흰 커튼에서 검은 커튼으로 바꿔 달아준 거랑 달빛이 잘 들어오는 방 내어준 건 수녀님의 사소한 배려들이에요! 옷은 좀 큰 맘 먹고 만들어 줬을거구^~^* 초반에 손가락도 까딱 못하면 어뜩하죠? 대체 얼마나 다친거예요ㅜㅜㅜ..(맴찢) 걱정이 되니까 밤에도 잠 못자고 근처에서 간호하다가 잠이 오면 5분씩 얕은 잠 자다 깰 것 같은데, 아침이 되면 릭이 잠들테니까 방 떠나서 수녀가 해야할 일들 하겠네요! 어쩔 수 없지. 우선 이거라도 읽어줄게요~ 라닠ㅋㅋㅋ 와.. 왜 듣는 제가 설레죠? 릭주가 써주시는 폴리 대사가 제가 쓰는 폴리 대사보다 설레어요 ㅜ////ㅜ.,.폴리수녀 (아마) 그렇게 상냥하진 않은데 (아니다. 상냥한가..?) 내버려 둘 수 없네,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들(릭이 여기 포함 됩니다)에게 약한 사람일 것 같아요. 왜 매번 사다주지 않으냐하면, 개인 돈이 그렇게 많진 않아서.. 그리고 뱀파이어에게 인간 물건들이 크게 필요하진 않을 것 같아서..?
후원금이나 기부금은 들어오는데 그걸 수도원이나 마을, 어쩌다 수도원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지 폴리 자신을 위해 쓰진 않을 것 같아요... 그나마 본인을 위해 쓰는 건 식비 정도..? 헌옷도 새옷보단 헌옷이 맘 편히 입을 수 있는거라 헌옷 자주 입을 것 같네요 ^-^ 새옷(이것도 수녀복이지민)은 뭐 중요한 자리에서나 입고 평상시엔 약간 낡았다 싶은 헌 수녀복 깨끗하게 빨고 다려서 입고 다닐 것 같아요! (이러면서 릭은 새옷을 사다 입혀 준다)
릭이 왜 이렇게 허름한 거 입고 다니냐고 하면 "이것도 아주 옛날에 입던 것보단 좋은 옷인데요." 무덤덤하게 말하다가 옅게 웃어줄것 같네요!

더 수다떨고 싶은데 이만 장소 이동해야 할 것 같아요! 88 릭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집에 오시거든 푹 쉬시고 꿀잠 주무세요! ♡♡

272 폴리주 ◆lcVSk6vvyc (3760705E+5)

2019-02-01 (불탄다..!) 16:04:33

갱신하구 갈게요~ 릭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즐거운 설연휴 보내시길 바라요! ^ㅇ^♡

273 릭주 ◆rAqAiJ2zqg (2038078E+5)

2019-02-01 (불탄다..!) 19:44:50

잠깐 갱신하구 갈게요!!
>>271 네 그럼요 앞으로도 시간은 많으니 천천히 써주셔요88!! 이번주도 바쁜 한주가 되었나봐요 토요일까지 푹 쉬고, 일요일에 컨디션 괜찮아지면 슬렁슬렁 써볼까~ 하심 되겠어요(ღ˘⌣˘ღ) 그럼요 담날 체력 끌어다쓰기(ex. 밤새기) 같은 걸 하면 다시 원래 컨디션으로 돌아가는 데는 그 세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구요88(광광) 푹 쉬다 오셔요, 아시겠지요?(T▽T)

ㅋㅋㅋㅋㅋ좋으셨다니 다행이에요^ㅁ^ 정리왕 릭... 집도 깔끔, 책상 위도 깔끔, 하다못해 양말이나 속옷도 차곡차곡 정리하고, 버려야 할 물건 있으면 가차없이 잘 버리는 성격이예요(〜^∇^)〜 ㅋㅋㅋㅋㅠㅜㅜ아닛 원래는 흰 커튼이었군요 이런 (릭한테는^ㅁ^?) 상냥한 수녀님..... 흑흑 저번에 폴리주가 써준 대사중에 릭을 묘하게 애취급 하는 모습에 왠지 치였었어요^ㅠ '그렇다고 함부로 깨물면 돼요 안돼요?'(?) 이런 느낌의 대사였던 것 같은데... 세상 누가 또 릭을 이런 식으로 대할까요?(*´∇`*) 폴리가 그렇게 동화책을 읽어준다거나 할 떄마다 릭은 엄청 기막혀할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ㅠㅜ 그러나 어느순간 그 순간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겠지요^^ 후후..
뱀파이어 릭은 오래 산 만큼 할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아요 아는 것도 많고... 계속 침대에 있는 것도 심심하다보니 폴리한테 노트 하나 빌려서 그림이나 그릴 것 같아요 초반에는 그냥 방 안 풍경이나 간단한 정물 같은 거나 스케치 했을 거예요 제법 잘 그려서 폴리가 보고 오와?하는 게 상상되네요 근데 사실 그런 거 뿐만 아니라 폴리도 끄적끄적 그렸지롱^ㅡ^ 릭이 잘 때 무심코 탁자 위에 올려둔 노트를 폴리가 보게되는데, 한장한장 넘기면서 구경하다보니 웬 여자 그림이 꽤 그려져 있고... ...??이거 설마 나? 하고 계속 넘기다보니 그 여자 그림이 한두 개가 아니데요(/ω\) 뭘 얼마나 그린건지 넘겨도 넘겨도 끝이 없어서 파라라락 넘기다가 헉하고 멈춘 곳에는... 엄청 화려하고 예쁜 옷 입고 있는 폴리 그림이 있을 것 같아요 그것은 항상 헌옷입는 폴리를 보고 릭이 혼자 상상한 것^ㅁ^~ 여기서 좀 더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자면 그 순간 확 잠에서 꺠는 릭...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고...(??) 투비컨티뉴ღゝ◡╹)ノ♡

흐아 벌써 설이군요! 저는 딱히 어디 가는 곳이 없어서 여유로운 휴가가 될 것 같아요 폴리주도 좋은 하루, 좋은 연휴 보내셔요!!(♡´艸`) 오늘도 좋은 밤이에요!

274 폴리주 ◆lcVSk6vvyc (3760705E+5)

2019-02-01 (불탄다..!) 21:35:07

할일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시간은 생겼는데... 8ㅅ8 담날 체력 끌어다 글쓰면 혼날까요...? (조심) 아니... 세 배의 노력이라니 ∑0ㅁ0... (충격) 어쩐지 회복이 안 된다 했더니 제가 세배의 노력을 안해서 였군요...? ◑◑ 그럼 오늘은 일단 쉴게요! 릭주는 폴리가 상냥상냥하다고 해주시지만... 릭주가 훨씬 더 상냥상냥한걸요ㅜ///ㅜ (치유됨)

버려야 할 물건에 문득 해돋이 엽서가 생각나 버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정리왕이라니... 릭같은 청소기(???) 한 대 있음 세상 부러울 게 없겠는걸요...?? (ノ◕ヮ◕)ノ*:・゚✧ 앗. 그 대사에 치이셨다 하셨죠... ㅋㅋㅋㅋㅋ 별 생각없이 자연스럽게 쓴 거라 치여주실 때 놀랐는데! (헤헹) 폴리말고 없죠! 전 그 점이 참 좋아요. 아무도 안 한, 혹은 아무도 못한 방식으로 릭을 대해주는 폴리가! 그리고 그런 폴리가 처음일 릭은 더더욱 좋아요! (*´ ワ `*) ㅋㅋㅋㅋㅋ 읽어주는 순서는 그림책-> 동화책 ->소설책 순으로 발전할 것 같아요! 기막혀 하는 거 알아채고, "그만 읽을까요?(고개 갸웃)"할 것 같은데... 릭은 그만하란 소리는 안 할 것 같죠! ^~^ 그 순간을 즐기는 자신을 발견하는 릭도 좋아요... 그렇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 거죠... (´͈ ᵕ `͈ ) (흐뭇)
할 줄 아는 게 많고 아는 것도 많대.. ㅠㅠㅠ...(앓) 아닠ㅋㅋㅋㅋㅋ 폴리도 끄적끄적 그렸다는 거 넘... 진짜 넘넘 좋은데 한두장 수준이 아니라... 잔뜩인가요... ㅠㅜㅠㅜ (감동) (격한 감동) 처음엔 자기라고 생각 못할 것 같은데, 왠지 낯익고, 페이지 넘길 수록 설마 나...? 싶을 거 같은데.... 한 번도 본 적 없는 '화려하고 예쁜 옷 입고 있는 자신의 그림'을 볼 때 기분이 되게 이상할 것 같아요... 기분 이상하구, 살짝 울먹..? 울망해질 것 같은데... 그 순간 확 잠에서 깨는 거 너무 영화 같은데요...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더 좋음) 울망한 눈을 크게 뜨고 릭을 보다가 물기 어린 눈을 살짝 접으면서 고마워요, 라고 말할 것 같네요. y////y! (투비 컨티뉴!)
앗... 그리고 저번에 말하려다가 못한 건데 짐짝 취급이 아니라... >>공주님 안기(중요)<<로, 안 흔들리게 조심조심 데려왔을 거라구요! 환자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 상처 벌어질까 최대한 안 흔들리게 걸으면서, 평소에는 땀도 안 흘리고 걸을 길을 땀 흘리면서 올 것 같은데... 폴리는 자기가 다른 사람 공주님 안기로 안는 건 별 망설임이 없는데, 자기가 공주님 안기 당하면 꽤~ (어쩌면 많이?) 놀랄 것 같네요... (´ ˘ `)

ㅠ///ㅠ 여유로운 휴가 보내실 수 있다니 다행이에요... 주말에도 알바 하신다고 해서 (주말엔 쉬게 해드리고 싶은데ㅠㅜ) 맘이 아팠거든요.... 8ㅁ8 응응, 그래요! 오늘도 좋은 밤이에요. 항상 고마워요 릭주! 오늘은 특히 더요! ٩(*´◒`*)۶♡

275 릭주 ◆rAqAiJ2zqg (4376547E+5)

2019-02-02 (파란날) 17:34:30

뽀롱 갱신할게요~!! 아이고오 왠지 피곤한 오후예요^ㅇ^ 요 며칠 눈 온 지역이 있던데 폴리주 사시는 데는 왔나요?? 여기도 잠깐 내렸는데 오랜만에 눈 보니까 넘 좋았어요 예쁘더라구요..^ㅠ

>>274 ㅠㅜ좋은 선택이에요 어제 잘 쉬셨을까요? 해돋이엽서ㅋㅋㄱㄱㄱ아 저도 그거 생각나서 하지만 엽서는 안버렸다고 쓰려고 했었는데 까먹고 안썼었어요ㅠㅜㅜ 흑흑 진짜 생각했었어요(진짜) ㅋㅋㄱㄱ앗 청소기가 되어버린 릭... 나중에 둘이 같이 산다고 하면(??) 폴리 씻으라고 욕조에 물 받아 놓고 그동안 자기는 정소기로 카펫 슥슥 돌리고 있을 것 같아요 후후^ㅡ^... 아님 로봇청소기 돌려놓고 차 한 잔 마시고 있거나..

ㅋㅋㄱㄱ네에 릭은 그만 읽으라고 하진 않을것 같아요^ㅁ^ 폴리가 그만 읽을까요? 하면 그냥 못들은척 아무말 안할 거예요 그럼 폴리는 ?(계속 읽으란 거겠지?) 하고 계속 읽어줄 것 같네요..ㅎㅎ 혹시라도 폴리가 늦은 밤까지 읽어주다 잠들면 침대 헤드에 기대서 폴리 자는 거 똘망똘망하게 꽤 오랫동안 보고있을 것 같아요^^♥

앗 울망한 눈이라니.... 무려 울망한 것인가요ㅜ▽ㅜ 폴리가 그걸 봤단 걸 알면 엄청 당황할 것 같은데, 그런 얼굴로 고맙다고 말해버리면 "...멋대로 그린 건데 뭐. 마음에 들면 가져가. 애초에 당신 노트니까." 할 것 같아요 그리고 한동안 평소보다도 더 말수가 없어지겠지요 쪽팔려서..ㅋㅋㅋㅋㅋ
핫 공주님안기.. 아니 세상에 폴리가 당황하는걸 볼수 있다니 좋은 힌트네요? 후후^^....(???)

앗 맞아요 주말알바.. 그래서 여유로운 휴가는 바로 모레부터입니다 따라다라단^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실까요? 헤헤 푹쉬고 오세요 드문드문 갱신하구갈게오^ㅇ^!

276 폴리주 ◆lcVSk6vvyc (4583635E+5)

2019-02-02 (파란날) 21:33:53

피곤하시다니 오늘의 제 활력을 나눠드리고 싶네요 ^ㅇㅠ (토닥토닥) (안마) 왔었어요! 앗 저는... 눈와서 더 춥다고 생각했었는데.. ^ㅇ^... 릭주가 예쁘고 좋아하시니까 눈이 더 와도 좋았을 것을 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그러고보니 올 겨울엔 눈이 별로 안 온 것 같아요!

>>275 어제는 뻗어서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오늘은 잘 쉬었어요! (행복) 앗... 진짜라고 안 쓰셔도 진짜인 거 아는데 (진짜)라고 쓰신 게 다급해 보여서 귀여워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엽서 줄 때만 해도 폴리가 버려져도 어쩔 수 없겠지, 라고 생각해서 릭이 지금도 간직하고 있으리라곤 생각 안 하고 있을 거 같은데... 알게 되면 조금 놀라고, 기쁘고, 환하게 웃을 것 같아요! 앗.... 릭이 느무 가정적인 남자잖아요ㅠㅜㅠㅜ???? (좋아쥬금) 앗... 로봇청소기 생각 안 하고 있었는뎈ㅋㅋㅋㅋㅋ... 이거 넘 좋은 아이디어 같아요! 폴리네 집 청소는 로봇청소기가 도와주는 걸로... (메모)

아닠ㅋㅋㅋㅋ 아무 말 안 할 것 같긴 했지만 못 들은 척이라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엔... ...? 였다가 잠시 읽어줄까 말까 고민하고 결국 읽어줄 것 같네요... ㅎㅎ 맞아요. 릭이 아무 말도 안 한다는 건 계속 읽으란 뜻이겠죠! 앗... 선잠만 자다가 릭이 쳐다보면 금방 깰 거예요! 근처에 사람 기척, 시선 있으면 잘 안 잠들거나 진짜 얕게 자서 금방 깨긴 하는데... 릭이 똘망똘망(심쿵... ㅇ<-<)하게 봐준다고 하니까 그냥 침대헤드에 기대 자게 해버리고 싶네요!으음 새벽 3시 넘어가면 잠깐 조는 수준으로 눈을 감았다 떴다를 한 시간에 한 번쯤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아침이 가까워지면 약간 피곤해 보이는 모습으로 멍-하니 눈을 깜박이다가 릭이 잠들면 수녀가 해야할 일 하러가고... 자는 건 점심 이후로... 4시~6시간씩 눈 붙이는 걸 일주일 간 계속하다가 몸이 피곤해지니까 점점 자는 시간 늘려갈 것 같아요! 어느날 갑자기 밤 12시가 되었는데 (잠이 들어버려서) 릭이 있는 방으로 안 오면 릭이 폴리를 찾으러 폴리 방으로 올까요...? 아님 올때까지 기다릴까요...? (궁금)

릭은... 정말이지 릭은.... 8ㅁ8.... (감동) 그런 말 해주면 뱀파이어 릭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기뻐하는 얼굴로 "정말요? 다 가져도 돼요?" 묻고 활짝 웃을 것 같아요. (릭 : (다 가지한 뜻은 아니었는데..)) 수녀 폴리는 이런 선물 받아본 적 없어서... 되게 되게 기뻐할 거예요! (´͈ ᵕ `͈ ) 사실... 한 장만 골라가려고도 생각했지만 도저히... 노트에서 종이를 뜯어내기가 아까워서... 다 가져도 되냐고 물어보는 걸거예요.... ㅋㅋㅋㅋㅋㅋ..... 한장만 고르라고 하면, 그려진 중에 가장 초라한 모습을 골라서 가질 것 같은데 릭이 그린 폴리 중에 초라한 모습이 없을 것 같.... ◐◐ 어... 그냥 가장 소박한, 평상시 모습 담았다 싶은 걸로 한 장일까요! 평소보다 말 수가 없어진 건 알아차리는데 쪽팔려 하는 건 모를 것 같아요.... 아닠ㅋㅋㅋㅋ 왜... 왜 쪽팔려 하는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 ᵕ `͈ ))
앗... 아앗...??? 그럼 아주 나중에는 뱀파이어릭이 수녀폴리 공주님 안기로 안아주는 걸까요...?? (두근!)

모래부터... 8ㅅ8 그럼 부디 푸우욱 쉬세요... 8ㅁ8 주말알바셔도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 (사장님 눈을 피해) 슬렁슬렁 하시라고 하고싶네요 ㅠ~ㅠ! 전 푹 쉬고 좋은 하루가 되었어요! 집에 오시거든 푹 쉬시면서 좋은 밤 보내세요! ㅇ.<

277 폴리주 ◆lcVSk6vvyc (4583635E+5)

2019-02-02 (파란날) 21:42:35

릭주가 예쁘다고 좋아하시니까... 아닠ㅋㅋㅋ 저번에 하나 한채 적었을 때도 제가 졸렸나보다... (머쓱타드) 싶었는데 설마 오늘도 졸려서 이런 오타를 낸 걸까요....? (창피)
기왕 적는 김에 또 적어보자면 릭이 '인간은 자기 창작물에 이름을 새기는 습성이 있더군.' 이라고 말했을 때에 ?? 대체 무슨 뜻으로 저 말을 꺼낸거지 싶었다가 시선 내린 곳에 자기가 만든 옷이 들어오면 그제야 옷에 이름 새겨달란 뜻일지도 모르겠다,고만 생각하고 그냥 작게 웃고 말 것 같아요... (확실하게 새겨달란 소리는 안 했으니까) (새겨주진 않음) ㅋㅋㅋㅋ.... 그리고 훗날... 릭에게 그림을 받았을 때 되서야 이름 정도는 새겨줄 걸 그랬나...? 소소하게 미안해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 그리고 한 장이 아니라 다 가지란 소리도 해주면 그 노트를 꼬오옥- 이란 느낌으로 (안 구겨지게 조심해서) 품에 안고 고마워요!, 라고 말하면서 내심 좋아하겠죠! 내심 좋아하는 건데 겉으로 티가 다 나네요...ㅋㅋㅋㅋㅋㅋ....

278 릭주 ◆rAqAiJ2zqg (2325417E+5)

2019-02-02 (파란날) 22:34:49

아니 흑흑 빵끗 포인트가 넘 많은데요ㅠㅜㅠㅠ 알바하느라 어금니 꽉 깨물고 읽었어요ㅜ▽ㅠ 엉엉엉.. 맞아요 올겨울엔 눈이 별로 안왔지요 릭이랑 폴리라도 따뜻하게 실내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게 해주고 싶네요..88(눈내리는 모양)

잘 쉬고 컨디션 회복 하셨나요?? 다행이에요\^ㅁ^/ 후후 지금도 책상 한켠에 있어요 환하게 웃는 폴리를 보고 싶은데 어떻게하면 이 사실을 알릴 수 있을지..☞☜

아..아앗 이런 좀더 수다떨고 싶은데 교대시간이네요0ㅁ0!! 난중에 다시 오도록 할게요 오늘도 굿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279 릭주 ◆rAqAiJ2zqg (6947569E+6)

2019-02-03 (내일 월요일) 16:45:22

추적추적 비가 오네요! 또다시 알바중인 릭주가 갱신합니다^ㅁ^

>>278 ㅋㅋㄱㅋ앗.. 어제는 몰랐는데 집가려고 딱봐도 엄청 급하게 사라졌네요^//^(민망) 어쨌든 릭이 엽서 잘 간직하고 있는 거 알고 기뻐하는 폴리가 넘나 보고싶다 이말이에요..ㅠㅅㅜ(엉엉)

아니 폴리 릭을 위해 생활패턴까지 바꿔버리나요...??(동공지진) 흑흑 폴리야 안돼요..ㅠㅜ 폴리가 안오면 아마도 릭이 찾아가보지 싶어요ㅎㅎㅎ 그리고 잘 자고 있는 걸 발견하면.. 안심하지 않을까요? 폴리가 근처에 사람 있으면 잘 못자는걸 알고있다면, '진짜 자는건가?' 싶어서 괜히 폴리 머리카락 끝을 조금 만지작거릴 것 같아요. 그리고 폴리 안깨게 살금살금 다시 밖으로 나가겠지요 오랜만에 밤공기도 쐬구..

ㅋㅋㅋㅋㄱ앗.. 원래 릭이라면 농담으로 한 장만 가지라고 해봄직도 한데, 폴리가 너무 좋아해서 차마 그러진 못할 것 같아요..ㅋㅋㅋ 다 가지라고 하지 않을까요ㅎㅎ? 왜 쪽팔려하냐면..ㅋㅋㅋㅋ 몰래 좋아하다 들킨 것 같아서요? 물론 이땐 아직 좋아한다는 자각은 없지만.. 그래도 왠지 민망하고 내가 대체 왜그랬지? 싶어서 티안나게 부끄러워할 것 같아요ㅎㅁㅎ

>>277 ㅠㅜㅜ아니..꼭 안고 좋아한다니요 심,,쿵,,,, 폴라리스가 그런다면 릭이 바로 그 순간 자기가 폴리를 좋아하는 거였단걸 깨달아버리는게 아닐지..ㅋㅋㅋㅠㅜ 무슨 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이라도 맞닥뜨린 것처럼, 눈을 크게 뜨고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다가 살짝 고개를 돌리고 '..별것도 아닌 것을.' 할 것 같아요. 무서운 포커페이스..^ㅠ

후후 다행히 설날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요!! 매우 설렁설렁하고 있답니다^ㅇ^!(사장님:??) 폴리주는 좋은 연후 보내고 계신가요ㅎㅎ? 오늘도 좋은하루, 주말, 연휴가 되길 바라요 혹시 폴리주 있는 지역에도 비가 내린다면ㅠㅅㅜ 안미끄러지게 발조심도하셔요!

280 폴라리스 - 릭먼 (1409646E+5)

2019-02-03 (내일 월요일) 20:38:55

후회할 생각이었다면 선택하지도 않았네.

후회할 생각이 없었더라도 후회하게 되실 텐데요. 처음 릭을 아들로 삼을 것을 선택한 날도, 후회할 생각으로 그러신 건 아니었잖아요?

노신사는 흐려진 눈동자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아마도 과거의 일이려나. 할 말이 없진 않았지만 폴라리스는 침묵으로 그의 말이 이어지길 얌전히 기다려주었다.

나는 그 애 친아비와 아는 사이였다네. 20년 전 나와 같이 인페르노에 속해 있었고, 당시 큰 물의를 일으킨 배신자였지.

단순한 아는 사이였다면, 과연 눈앞의 노신사가 릭을 거두었을까? 아마도 그건 아닐 것 같았다. 당시의 큰 물의를 일으킨 배신자…라.

과연 그게 진실일까? 폴라리스는 그의 말을 확신할 수 없었다. 왜 확신이 안 가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어렵다. …내가 그 당시를 안 겪은 사람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사람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믿는 게 현명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깨달아 버려서 그럴까…?

구두굽 찍는 소리가 이따금씩 울렸다. 어째선지 그 구두굽 찍는 소리에서. 사람은 불안하거나, 초조하거나, 혹은 자기 존재를 과시할 때 다리를 움직이고 발을 구른다는 말이 떠올랐다. 왜 이게 떠올랐지? 폴라리스는 고개를 아주 살짝 기울였다.

'배신자의 아들이 살아서 이 자리까지 올랐다'라, 사실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야. 조직에 의심을 가지는 좋은 빌미가 되지. 그 애는 균형을 해치는 존재라네. 사실은...

사실은?

사실은 진작에 했어야 할 일이지.

…그렇다면 어째서. 하필이면 왜 이제 와서야. 라는 의문이 스치듯이 떠오르고 폴라리스의 미간은 몹시 자연스럽게 구겨졌다. 왜 하필이면 지금 이 시점이지? 폴라리스는 의식적으로 미간을 폈다.

“그럴만한 마음을 먹을 계기나 사건이 최근에 있었나요?”

자연스럽게 구겨졌던 미간만큼이나 질문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그게 아니고서야 설명이 안 될 것 같은데. 단순한 변덕으로 그런 마음이 들었다면, 폴라리스는 인페르노의 보스에게 조금은 실망이라는 것을 할 것 같았다. (릭의 아버지가 아니라 인페르노의 보스에게 실망할 것이라는 게 중요한 포인트였다) 노신사는 여유 있는 얼굴로 웃어주었지만, 폴라리스는 그 웃는 얼굴이… 온전한 것이 아닌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릭을 죽이겠다는 건 진심인 것 같았지. 그게 새삼스럽게 충격… 충격이긴 했다. 내 아들이라면서요… 그런 말을 하고서도 여유 있게 웃어주는 얼굴(그게 온전한 여유인 것처럼은 안 보였지만)을 했단 쪽도 곱씹으면 충격일 것 같은데 지금은 그 충격이 제대로 와닿지는 않는다.

어딘가 냉정한 머리로, 혹은 냉정한 마음가짐으로 제안하고 싶단 말에 한 발짝 나서는 남자를 물끄러미 보았다. 가방 속 내용물은 영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지폐 더미다. 액수가 크긴 컸지만, 폴라리스의 상상력 범주 안에 있었던 거라 놀라지는 않았다. 가방 안의 내용물에 지폐, 무기, 그 외의 것들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긴 했다. 텅 빈 가방도 예상 범주 안에 있었는데. 폴라리스는 평이하게 눈을 깜박였다. 저정도의 액수를 보고도 일말의 동요도 없다는 게 신사분의 눈에 비범하게 보일까? 그건 모르겠다.

따로 원하는 게 있다면 편하게 얘기해보게. 일단 준비한 건 이것 뿐이네만.

돈이 때때로 사람의 마음을 변심시키기도 한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나는 돈에 마음을 변심하는 종류의 인간이 아닌데. 돈으로 회유하는 걸 거절하면, 대체로 그 다음은… 협박이지. 협박 없이 그냥 총으로 날 쏠 수도 있긴 하겠다. 짧은 시간에 폴라리스는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서. 마음이 바뀌었냐고 묻는 신사분을 아주 짧게 마주 보았다가 시선을 내렸다. 또 어떤 표정을 해야할 지 모르겠어서 고민이 된다. 폴라리스는 짧은 고심을 끝내고 노신사와 시선을 다시금 마주하고 빙긋 웃었다.

“밤의 도시 전부를 준다고 하셔도, 릭과는 바꾸지 않아요.”

웃는 얼굴도 청아한 목소리도 흔들림 없이 확고했다. 밤의 도시 전부를 줘도 바꾸지 않겠다는 말은 물론 진심이다. 그러니 밤의 도시에 건물을 한 채 올릴만한 돈 정도로는 당연히 내 마음의 일부라도 흔들 순 없지.

“릭이 균형을 해친다고 하셨지만, 릭의… 죽음 또한. 균형을 해칠 거라는 생각은 안 해보셨을까요?”

릭의… 한참 쉬었다가 겨우 죽음이라고 말했다. 진짜 입에 잠시라도 담기 싫은 단어라서 그 단어를 말했을 때만큼은 벌레 씹은 표정을 했을지도. 폴라리스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다음 말도 꺼내기가 어렵네. 도발적으로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라며 폴라리스는 시선을 나붓하게 내리 깔았다.

“균형이 깨졌다고 해서 인페르노가 그대로 무너질 조직이라고 생각하세요?”

잠시 나붓하게 내리 깔렸던 시선이 도로 그를 본다. 잡티 하나 없는 말끄럼한 시선이다. 폴라리스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니면 균형이 깨졌다고 해서 릭이 그걸 다잡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릭이 그걸 다잡지 못할 거라고 예상하셨다면, 물밑에서 릭을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을까요? 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더 있기는 한데, 이미 뱉은 말이 충분히 충격적일 것 같아서 신사분에게 잠시의 여유를 드려야겠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왜 난 아직까지 이 사람에게 배려란 것을 하고 있을까? 그가 내 아들이라고 릭을 불러준 게 그렇게 인상이 깊었나 아니면 저 사람 나름대로 나한테 신사적으로 굴고 있다는 걸 알아채서 일까. 모를 일이지만 이유가 어느 쪽이든 지금 이 순간에 중요한 것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 있어서 길이 딱 한 가지밖에 안 보일 때도 있지만.”

덧붙인 말은 그냥 사소한 것이다.

“그 길을 지나고 한참이 지나서야, 다른 길도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더라고요.”

사소한 이야기처럼 꺼냈지만, 경험담이기도 한가. 슬프게도 한참이 지나서야 알 게 되는 일이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모를 때도 있겠지. 폴라리스는 멋쩍게 웃었다. 자기보다 훨씬 더 오래 인생을 살아왔을 신사분에게 꺼낼 이야기는 아니었겠지만, 어째선지 이 순간에 사소한 배려처럼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다. 어쩌면 내 말이 건방지게 들려서 날 죽일 수도 있겠고, 그렇다면 이게 내 생에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 해 줄 수 있는 배려일지도 모르지.

…내 생에 누군가를 마지막으로 배려해 줄 수 있다면, 그건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릭이었으면 좋겠는데.

*

폴라리스는 쓸쓸함을 느꼈다. 죽는 게 두렵지는 않다. 그렇지만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쓸쓸함을 느끼게 된 것은, 아마도.

…릭을 만나, 그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에.

281 폴리주 ◆lcVSk6vvyc (1409646E+5)

2019-02-03 (내일 월요일) 21:29:46

와와아... 쓰다보니 또 길어졌어요...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이 글 쓰기 전에 릭먼씨가! 폴리는 어린 여성, 이라거나 작은 아가씨 라고 생각해주는 게 좋다는 말을 하고 싶었슴다... 릭이 처음 봤을 때의 폴리를 사슴이라고 생각해주었을 때와 또 다른 좋음이었어요... (´͈ ᵕ `͈ ) 그리고 …내 생에 누군가를 마지막으로 배려해 줄 수 있다면, 그건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릭이었으면 좋겠는데. 라고 쓸 때 폴라리스가 쓸쓸함을 느끼더라고요... 왜 쓸쓸함을 느끼는 건가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릭을 만나서 사랑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게 마지막 순간이라면 쓸쓸한 거라고 느끼게 된 거지 않을까.... 8ㅅ8 싶었습니다...


>>279 비가 내린다니... 집에 올 때 조심조심해서 오셔야 해요! 8ㅁ8!! 앗... 집 가는 건 당연히 중요한 거니까 급하게 사라지는 건 당연한 거 아닐까여! ^◇^ 릭이 나 그 엽서 지금도 가지고 있어, 라고 말해주거나 폴리가 릭의 집무실(???)로 가서 책상 한켠에 놓인 엽서를 보거나 하게 될까요...?? 후자 쪽이 더 좋을 것 같은데 릭이 자기 집무실로 폴리를 부를 일이 없지 않을까요...0ㅁ0?

릭이 거동 못하게 아픈 동안에만 생활패턴 바꾸고, 거동하기 좀 괜찮아지면 새벽 두세시까지만 릭이랑 있어주고 자러 갈거예요...!! 괴력이더라도 한낱 인간이지 않습니까.... 아침과 낮과 저녁에도 수녀는 할 일이 있을테니까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생활을 오래 할 수는 없을 거예요... 88.... 찾아와서 자는 거 발견하고 안심하는 거 귀여워요...ㅠㅠㅠ 안 와서 걱정했다는 소리잖아요... ㅠㅜㅠㅜ(주먹 울음) 머리카락 끝만 조금 만지는 것도 안 깨게 살금살금 나가는 것도 귀여워요...ㅠㅠㅠㅠ... 아냐 폴리 더 만져도 돼... 잠 다 깨우면서 쿵쾅쿵쾅 나가도 돼....8ㅁ8.... (폴리 : ...???) 헉 밤공기 쐰다는 말 듣고 밤산책도 떠올랐어요! 릭이 몸이 좀 괜찮아지면 누워만 있는 것도 안 좋을 테니까 "밤산책 할래요?" 폴리가 물어봤음 좋겠네요... *^◇^* 물론 마을까진 못 나가고, 수도원 근처 산책... 숲 속 산책 이런 거겠지만... 88....

폴리가 너무 좋아해서 차마 농담도 못하는 릭이 좋아요! ^/////^ (흐으뭇) 앜ㅋㅋㅋㅋ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거 안 들킬텐데요... 오히려 이렇게 티를 내는데(???) 눈치를 못 채는 걸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ワ `*)
릭이 폴리 좋아한다는 거 깨달아 버리는 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어흐흐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장 아프다... (흑흑)

*
...별 것도 아닌 것을.

이라고 그가 말했지만, 폴라리스에겐 그의 선물이 별 게 아닌 게 아니었다. 그에게 이런 것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다 주겠다고 해서 더더욱 기뻤으니까. 보은을 바라고 그를 간호한 것도, 무언가를 바라서 그를 구한 것은 아니다. 그냥 그 순간, 날 죽여도 된다고 말했는 뱀파이어를 내버려 둘 수가 없어서 그런 건데. 데려오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뱀파이어 입장에서는 인간이 그냥 먹이지 않을까. 몸이 나으면 날 해치지 않을까, 같은 생각들도 했었다.

그가 자신을 먹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는 것도,
해칠지도 모른다는 것도,
미리 각오해 두었는데. 이런 기쁨은 각오해두지 않았다.

품에 안은 노트 때문인지, 가슴에 몽글몽글 솟아오른 기쁨 때문인지, 자꾸 웃음이 새어나왔다. 곤란하네, 생각하면서도 웃음을 참기 힘들다. 폴라리스는 한 손으로는 노트를 안고, 한 손으로 입가를 매만졌다. 얼른 표정을 정돈하고 평소의 얼굴을 해야지.
*

짧게 쓸라고 했는데 이것도 쪼금 길어졌네요.... ㅋㅋㅋㅋ...
설날 연휴라 사람들이 별로 없다니 다행이에요! (야호) 앗.. 연휴동안 할 게 있긴 하지만 그래도 평소의 평일보다는 훨씬훨씬훨씬 낫죠... *^◇^* (행복) 릭주도 좋은 하루, 행복한 주말, 편한 휴일 되시기를! 전... 전 안전한 집에 있으니까 릭주는 조심히... 88 빗길에 안 미끄러지게 조심조심 돌아오세요!

282 폴리주 ◆lcVSk6vvyc (1409646E+5)

2019-02-03 (내일 월요일) 21:50:03

*
...별 것도 아닌 것을.

그가 말했지만, 폴라리스에겐 그의 선물이 별 게 아닌 게 아니었다. 그에게 이런 것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다 주겠다고 해서 더더욱 기뻤으니까. 보은을 바라고 그를 간호한 것도, 무언가를 바라고 그를 구한 것은 아니다. 그냥 그 순간, 날 죽여도 된다고 말했던 뱀파이어를. 내버려 둘 수가 없어서 그런 건데.

...데려오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뱀파이어 입장에서는 인간이 먹이로 보이지 않을까. 몸이 나으면 날 해치지 않을까, 같은 흉흉한 쪽의 생각들도 했었다.

그가 자신을 먹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점도 ,
그의 몸이 온전히 나으면 저를 해칠 수 있다는 점도,
미리 각오해 두었는데. 이런 기쁨은 각오해두지 않았다.

품에 안은 노트 때문인지, 가슴에 몽글몽글 솟아오른 기쁨 때문인지, 자꾸 웃음이 새어나왔다. 곤란하네, 생각하면서도 웃음을 참기 힘들다. 폴라리스는 한 손으로는 노트를 안고, 한 손으로 입가를 매만졌다. 얼른 표정을 정돈하고 평소의 얼굴을 해야지.
*
올리고 나니까 오타가 .... 오자가... 비문이... 너무 많이 보여서 조금 수정했어요... 88 흑흑.. 올리기 전에 수정해야 하는데... 다 올려야 보이는 오타, 오자, 비문들도 있더라고요.... ㅇ<-<

283 폴리주 ◆lcVSk6vvyc (8613364E+5)

2019-02-04 (모두 수고..) 16:17:48

갱신할게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릭주! (´͈ ᵕ `͈ ) ♡

284 릭주 ◆rAqAiJ2zqg (8796241E+5)

2019-02-04 (모두 수고..) 20:34:31

저녁이 다 돼서야 갱신하네요^ㅠ 폴리주도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ღゝ◡╹)ノ♡~!! 이제 답레를 시간이에요~ 폴리가 릭먼 씨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었군요(*´∇`*)
>>281 앗 그 말들이 좋으셨나요? 뭔가 다정한 노인이 해주는 말 같아서였을까요. 사랑에 빠진 경험은 폴리에게 삶에 대한 미련을 남겼군요... 릭과 처음 만난 날, 죽음이 조금도 두렵지 않다고 말하던 모습과 대조적이에요. 슬프네요.....༶ඬ༝ඬ༶ 하지만 아니야 폴리 당신 여기서 안 죽어^ㅁ^(??)

아니 그런데 >>281 >>282 이 깜짝 선물은 또 무엇인가요ㅠㅜㅜㅜㅜ ㅠㅁㅜ(광광우럭) 흑흑 넘나 가슴이 몽글몽글한 썰이에요 웃고 있는 폴라리스를 보고, 릭은 마음 속으로만 '세상에.' 작게 중얼거릴 것 같아요. 종족도 성별도, 모든 게 다른 둘이 서로를 알아가는 게 즐거워요 흑흑..(T▽T)

285 폴리주 ◆lcVSk6vvyc (8613364E+5)

2019-02-04 (모두 수고..) 23:07:15

푹 쉬시고 답레는 천천히 주셔요~ ^▽^! 앗... 아아..앗...??? 조언으로 생각해주실까요, 릭먼씨가...??? 0ㅁ0 (건방지다는 소리 안 들으면 다행일거라고 생각했슴미당...)
>>284 릭먼씨가 보는 폴리가 어린 여성이고, 작은 아가씨라는 점이 좋았던 거 같아요! 뭔가 지켜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표현들이잖아요...? (지켜주실진 모르겠지만....ㅋㅋㅋㅋㅋㅋ^◇^) 앗.. 미련이라는 단어 안 썼던 것 같은데, 맞아요! 죽음이 아주 조금은 (정말 조금이지만..) 두려워졌고, 삶에 미련이란 게 생겼죠...! 죽음이 두려워졌다는 건 슬픈 일이지만 동시에 기쁜 일이기도 해요. 삶의 미련이 생겼다는 건, 폴리가 좀 더 삶을 살아갈 이유도 되어줄 테니까요. u.u! 여기서 안 죽을 거 폴리는 몰라도 폴리주는 알고 있었지요 ^~^! (헷)

앗... 깜짝 선물이 되었다니 기쁘네요! ^////^ 안 그래도 작년에 릭주 생일이라고 들었는데 생일을 못 챙겨드렸단 게 마음에 걸려서... 8ㅅ8... 뭔가 연성이라도 해드리고 싶었어요! (혹시 보고 싶은 썰 같은 게 있으세요?) 마음 속으로만 세상에... 라고 중얼거리는 건가요....! 앜ㅋㅋㅋㅋ 릭이 정말 겉으로 티를 잘 안 내긴 하네요....!! 맞아요, 맞아요! 종족도 성별도 살아온 환경도, 모든 게 다른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는 게 넘 즐거워요! ㅠ///////ㅠ!

286 그의 아버지 - 폴라리스 (9925116E+5)

2019-02-05 (FIRE!) 00:11:03

밤의 도시 전부를 준다고 하셔도, 릭과는 바꾸지 않아요.
쿵, 마음 깊은 곳에 무언가가 내려앉는 듯 했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았다.

*


릭먼은 잔잔히 이어지는 젊은이의 조언을 가만히 들었다. 쉼없이 흘러나오는 평이한 목소리는 꼭 번듯한 미술관의 오디오 가이드 같았다. 상대가 몇주 전 13억 원 짜리 그림을 판 화가인 줄도 모르고 유구한 미술 사조를 읊고 있는 게지. 사자 앞에서 사냥 시범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 번도 사바나를 경험해보지 못한 인간에 지나지 않으면서도.

"자네는 나를 아둔한 늙은이 취급하는군."

그는 조금 웃었다. 20년, 아니 그보다 훨씬 오랜 시간동안 이 바닥에서 구른 저를 교정하려 드는 것이 가상해서 였다. 화가 나 보이지는 않았지만 미소가 잦아든 자리는 전보다 조금 가라앉은 채다. 그는 폴라리스가 필사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제안은 명료하고 그럴 듯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그녀가 앉은 자리에서 바로 제시할 수 있는 경우들을 릭먼이 떠올리지 못했을 리가 없다.

"나를 설득하고 싶나?"

어쩌면 다급한 것이다. 릭먼이 잘못된, 스스로에게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 선택을 했다는 희박한 확률이 전부라고 믿어야 할 만큼. 릭먼의 회색 눈이 폴라리스를 들여다보았다. 그 눈은 마치 거울 같아서, 맞은편에 앉은 어린 여성을 오롯이 비추면서도 좀처럼 속내를 내보이지 않았다. 나를 설득하고 싶나. 그의 무거운 목소리가 방 안을 짓눌렀다. 처음 만난 그 순간처럼 그는 폴라리스를 읽고 있는 듯 했다.

"북극성 양, 눈앞에 펼쳐진 게 총 몇 갈래 길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네. 유일한 길이든 수만 갈래든, 어차피 선택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뿐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사실은 그 중 어떤 길을 선택할 지 역시 이미 정해져 있다네. 그 당시의 내게 있어 가장 쉽고 편한 길."

결정 앞둔 자신에게 있어 가장 좋아보이는 선택지. 선택하기에 가장 쉽고 편한 길이라는 건, 수행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나 고통이 수반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험준한 산을 오르면서도 그 자리에서 그만두는 것보다 건너편 땅을 밟겠다는 선택이 더 쉬운 사람도 있다. 당장 관자놀이에 총구가 겨누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협조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하지 않는 모든 선택지는 그를 훨씬 더 불편하게 만든다. 가장 쉽고 편해서 반드시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자네에게는 이 나를 설득하는 게 그 애를 죽도록 내버려두는 것보다 쉬운 선택인가?"

당연하게도, 밤의 도시를 주름잡는 거대한 조직의 수장에게 반하는 일이 간단할 리가 없다. 그런데도 무엇이 그 바보같은 결정을 용이하게 만드는 걸까. 릭먼은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릭과는 바꾸지 않아요. 확고한 어조가 귓가에 울린다. 그는 나지막하게 숨을 내쉬었다. 그의 아버지가, 그녀를 차분하게 응시한다.

"폴라리스, 대답해보게. 자네는 내 아들을 사랑하나?"

릭먼은 이 간단한 한 문장을 뱉기 위해 소리 없이 여러 번 호흡을 골라야 했다. 그리고 구두굽 찍는 소리가 멈추었다. 그리고 회색 눈동자가 조금 일렁였고, 목소리가 진지했고, 그는 진심이었다.

287 폴리주 ◆lcVSk6vvyc (0395246E+5)

2019-02-05 (FIRE!) 00:11:41

두 사람이... 가 아니라 두 존재라고 썼었어야 했는데.... (흐릿) 제가 너무 인간중심적으로 생각해 버렸다.... 8_8...
뱀파이어 릭이랑 수녀 폴리 생각하다가 뱀파이어니까 릭 체온이 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이번에는 폴리가, '당신 손은 따뜻하네.' 이런 대사를 듣게 될 것 같은데. 그때 폴리가 저도 모르게 심쿵할 것 같아요... 얼굴이 완전히 붉어지진 않겠지만, "그, 그래요?" 말을 살짝 더듬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열두시가 넘었구 진짜 설날이네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ଘ(੭*ˊᵕˋ)੭* ੈ✩‧₊˚ ✩‧₊˚ 그리고 오늘도 좋은 밤 되세요~~!!

288 폴리주 ◆lcVSk6vvyc (0395246E+5)

2019-02-05 (FIRE!) 00:18:47

자러가려고 했는데 글이 올라와서 놀랐어요... 0ㅁ0.... ! 아아닛.... 릭을 사랑하세요? 는 폴리가 묻고 싶었던 건데 되려 역질문을 받았어?!?!?
앗... 그리고 밤의 도시 전부를 준다고 하셔도, 릭과는 바꾸지 않아요. 라는 대사가 릭먼씨 심장 떨어뜨린 것도 좋네요....ㅋㅋㅋㅋㅋㅋ 제가 많이 고민했고, 또 좋아하는 대사거든요! (´͈ ᵕ `͈ )

289 릭주 ◆rAqAiJ2zqg (9925116E+5)

2019-02-05 (FIRE!) 00:42:31

>>285 후후 노닥노닥 거리다 자정 다돼서야 써왔네요(〜^∇^)〜! 아니 그 사이에 폴리주가 다녀가셨어요 배드 타이밍.. 이번 레스 쓰는 데 넘 고민이 많아서..(주륵주륵) 으으음 릭먼 씨가 말하고자 한 바가 잘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T▽T) 머릿속으로 개념이 있는데 그걸 폴리한테 말하려니까 뭔가 어렵더라구요.. 간단하게 말하면, 릭먼이 생각하기에 인간은 문제를 맞닥뜨리면 자연스럽게 그 순간에 제일 마음이 이끌리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폴리가 릭을 위하는 선택에 이끌릴 지를 알고 싶었던 거예요 폴리가 릭을 위한 선택을 할 것인가? 그 이유가 릭을 사랑하기 때문이 맞는가? 를 알고 싶었던.... 결론적으로 릭을 죽이겠단 건 진심이 아녔습니다..(◞‸◟) 오랜시간 폴리를 괴롭게 해버렸네요༶ඬ༝ඬ༶

>>285 ㅋㅋㅋㅋ앗 그렇죠 뽀작한 폴리... 소중하게 대해줘야대..(릭먼:???)(*´∇`*) ㅠㅜ흑흑 폴리에게 살아갈 이유가 훨씬 더 많이 생겼으면 해요 세상 모든 게 다 살아갈 이유고, 계속 살아가는 게 너무나 당연해져서, 그 이유가 있을 필요가 없어질 정도로...(♡´艸`)

아니 연성이라니요^ㅇ^??!(급빵끗) 아니 이기회 놓칠수없다 열심히 생각해올게요..헤헤헤헤ヾ(^^ゞ)(신남) ㅋㅋㅋㅋㅋ네 맞아요 표정은 '_'(무표정)(...세상에.) 이런 느낌일거예요 후후...^ㅡ^

290 릭주 ◆rAqAiJ2zqg (9925116E+5)

2019-02-05 (FIRE!) 00:52:34

>>287 앗 두 사람이라고 해도 괜찮을 거예요!! 사람은 인간 외에도 그 수준의 지적 수준을 가진 여러 생명체를 포괄하는? 말이라고 들어서..(〜^∇^)〜
ㅋㅋㅋㅋ앗..ㅋㅋㅋㅋ그렇네요 당신 손은 따뜻하다니.. 넘 찰떡인 대사인데요^ㅁ^ 왠지 폴리 손을 살짝 눌러보면서 얘기할 것 같아요 생각난다 폴리 고양이발...◐▽◑ 폴리가 그으래요?하면 "그래."하고 무심하게 계속 꾹꾹 눌러볼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

>>288 앗 흑 또 살짝 타이밍 놓쳤네요^ㅁㅠ..!! 후후 릭먼씨가 미리 알고 선수를 쳐버린거예요..(아님) 네에 맞아요 릭먼 씨뿐 아니라 저도 그 대사 참 좋았어요(T▽T) 릭과는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왜 좋을까요? 언젠가 릭이 고백했던 대로, 폴리가 릭을 내꺼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그런걸까요?

맞아요 자정이 넘어버렸어요.. 이제 진짜 설날이에요!! 폴리주도 다시한번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앗 임티귀여워ㅠ) 폴리주도 좋은 꿈 꾸셔요 (예를들면 행복한 릭폴리릭꿈^ㅁ^)~ ღゝ◡╹)ノ♡!!

291 폴라리스 - 릭먼 (0395246E+5)

2019-02-05 (FIRE!) 19:41:06

자네는 나를 아둔한 늙은이 취급하는군.

“그럴 리가요.”

아둔한 사람으로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늙은 사람으로 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만. 폴라리스는 가볍게 고개를 저어 보였다.

나를 설득하고 싶나?

폴라리스는 공간을 짓누르는 무거운 목소리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는 이 사람을 설득하고 싶었나?

“...네,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릭이 죽는 것도. 신사분이 죽는 것도 원하지 않아서요.”

나를 설득하고 싶냐고 물어온 말에서야, 나는 그를 설득하고 싶었나 보다. 라는 지각이 들었다. 이렇게 깨달을 수도 있는 거구나. 폴라리스는 제 깨달음을 선선히 받아들였다.

“왜 릭이 죽는 것도, 저 신사분이 죽는 것도 원하지 않는지 물으신다면.”

“…릭에게서 아버지를 빼앗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두 사람 다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는 무리한 선택지를 바라게 된 거다. 폴라리스는 약간은 씁쓸하게 웃었다. 양아버지든 친아버지든 관계없었다. 당신이 진정으로 릭을 ‘내 아들.’ 이라고 생각해준다면, 그에게서 당신을 빼앗고 싶지 않다. 당신이 릭을 죽이는 것도, 릭이 당신을 죽이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폴라리스는 시계의 호출기 버튼을 단 한 번도 누르지 않았던 거다. 혹시라도 자신 때문에 두 사람의 사이가 어그러질까 걱정이 되어서.

북극성 양, 눈 앞에 펼쳐진 게 총 몇 갈래 길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네. 유일한 길이든 수만 갈래든, 어차피 선택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뿐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사실은 그중 어떤 길을 선택할지 역시 이미 정해져 있다네. 그 당시의 내게 있어 가장 쉽고 편한 길.

그건 아닌데… 가장 쉽고 편한 길을 택했다면, 저는 진작에 죽어버린다는 선택지를 골랐을 거다. 사람이 인생에서 언제나 제일 쉽고 편해 보이는 길을 걸을 순 없다. 좋지 않을지도 모르는 길이라는 것을 예감했더라도 선택할 때가 있었고, 어느 것도 선택 못 하다가 –어쩌면 평범한 죽음보다- 평탄하지 않은 길이 저를 끌어당기는 경우도 있었다. 제일 쉽고 편해 보이는 길만을 고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신의 축복이라도 받은 사람이겠지. 폴라리스는 눈을 두어 번 껌벅거렸다. 어떻게 태어나야 가장 쉽고 편한 길만을 고를 수가 있죠? 라고 묻는듯한 표정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권력자의 자식으로 태어나면 그럴 수가 있었을까...? 폴라리스로서는 모를 일이었다.

자네에게는 이 나를 설득하는 게 그 애를 죽도록 내버려 두는 것보다 쉬운 선택인가?
…쉬운 선택이라기보다는 당연한 선택이라고 할까. 애초에 이 신사분을 설득하겠다는 자각이 없었을뿐더러, 릭이 죽도록 가만히 내버려 둔다는 선택지라는 것은 그녀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릭을 사랑하게 된 그 순간부터 그런 선택지는 그녀에겐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뭐라고 대답해 드려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에. 노신사가 호흡을 고르더니 일렁이는 눈동자를 하고서 제게 그를 사랑하냐고 묻는 것이다.

“네, 저는 릭을 사랑해요.”

일말의 망설임도 고민도 없이 답하며 폴라리스는 환하게 웃었다.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이렇게 꽃 피우듯 웃을 수는 없겠다, 싶을 정도로 봄이 만개한 얼굴이다.

“...아까 질문에 답변해 드리자면, 저는 신사분을 설득한다는 자각이 없었구요. 죽도록 내버려 둔다는 선택지는 그를 사랑하게 된 순간부터 제게는 없는 것이었어요.”

이 대답을 할 때까지 봄이 만개한 얼굴은 아니었다. 폴라리스는 봄이 꽃 피던 얼굴을 그리 길게 보여주진 않았다. 정리된 생각을 말하며 폴라리스는 신사분의 눈동자를 물끄러미 마주 보았다.

292 폴리주 ◆lcVSk6vvyc (0395246E+5)

2019-02-05 (FIRE!) 19:48:31

>>289 잘하셨어요! (쓰담쑤담) 사람은 좀 노닥노닥도 하고 뒹굴뒹굴도 해야 하는 법입니다! ♪( ´▽`) 폴리의 답이 릭먼씨 상상 이상의 것이었으면 좋겠네요...! ㅋㅋㅋㅋㅋ... 애초에 릭을 죽게 내버려둔다는 선택지는 폴리에게 없었는걸요... (´͈ ᵕ `͈ ) 그게 릭을 위해서, 란 느낌 보다는 릭을 사랑하게 되어서, 라는 느낌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3 앗... 진짜 진심인줄 알고 있었는데요... 8ㅅ8 진심이 아니라니 다행이지만 왠지 속았다는 느낌...

293 폴리주 ◆lcVSk6vvyc (0395246E+5)

2019-02-05 (FIRE!) 20:24:24

앗.. 쓰다 그대로 올라가 버렸네요! 속았다는 느낌이어서 릭먼씨에게 토라지고 싶지만 (。•́︿•̀。) 아마 그게 힘들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 아직도 릭먼씨가 릭을 죽이는 게 진심이라고 알고 있으니까요. 릭먼씨는... 결국 폴리를 시험해 보시려고 부르신걸까요...? 0ㅁ0...?? 아님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가 얼마나 아들을 사랑하는지 알고 싶으셨던 걸까요...??

얼른 소중하게 대해주세요! (토끼 앞발로 책상 쾅쾅) (책상 : ..가만히 있는 나는 왜???) 릭을 만나기 전에도 아직 못 죽는 이유는 있었어요! 솜니움 사장님 가족들에게 은혜를 갚지 못해서... 밤의 도시에 온 것도 사장님 가족들 따라 온 거구... 폴라리스는 원래 밤의 도시 출신이 아니니까요! 와아.... 세상 모든 게 다 살아갈 이유고, 계속 살아가는 게 너무나 당연해져서, 그 이유가 있을 필요가 없어질 정도로.. 8ㅁ8.... 한 번도 생각 못했던 건데... 왜.... 읽으니까 이러케 먹먹해 지죠.... ( ˃̣̣̥᷄⌓˂̣̣̥᷅ )(엉엉엉엉)

앗... 릭주의 신남이 여기까지 전해져요! (ง˙∇˙)ว 네, 천천히 생각하세요...ㅋㅋㅋㅋㅋㅋㅋ *^~^* 아닠ㅋㅋㅋㅋ 무표정 이모티콘잌ㅋㅋㅋㅋㅋㅋ 릭이 저런 표정 짓는다 생각하니까 뭔가 굉장히 웃음이 터지는데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앗.. 그럼 마음껏 사람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을 때 쓰겠습니다... :Q... 표정이랑 목소리는 무심해도 손이 안 무심하신데요, 미스터릭.... ◐◐ 그렇게 잡혀서 손 꾹꾹 눌리면 곤란해 하면서도, 무심해 보이는 릭이 어쩐지 즐거워하는 것처럼 보여서 '이제 그만 만지시면 안 될까요...?' 라는 말이 쉽게 안 나올 것 같아요....´▽` 폴리가 곤란해하는 표정 짓고 있으면 릭이 알아서 손을 놔줄 것 같기도 하고... 장난기 돋아서 (그리고 아직은 좀 더 만지고 싶어서) 좀 더 꾹꾹 눌러 보고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손이.. 손에 살이 없어 가느다랗게 보여도 만져보면 손바닥이 말랑하고 손등은 보드라울 수 있던데 폴리 손이 그럴까요...? 릭 손은 본편의 릭도 뱀파이어 릭도 딱딱하고 단단해서 만져도... 말랑할 것 같진 않아요.. ^ㅇ^...

은연중에 릭은 내 꺼... 라고 폴리가 생각하고 있다면, 그건 릭이 해주었던 말들의 영향이 큽니다...ㅋㅋㅋㅋㅋㅋ ^ㅇ^...... 폴리가 릭 앞에서 당당히 "당신은 내꺼잖아요." 라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는 시간과 자신감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아니면 상황에 따라서 도발적으로 웃으면서 당신은 내꺼잖아요, 라고 말할 가능성도 있구! 릭은 폴리를 자기 꺼라고 생각할까요? (´͈ ᵕ `͈ ) 릭한테는 폴리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자신감이 부족할 것 같진 않은데! 만약 부족하다면 폴리가 더 표현하도록 하겠습니다! (๑•̀ㅁ•́๑)✧ (부족하지 않다고 해도 표현할 거지만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좋은 밤 되세요! *^◇^*

294 그 애의 아버지 - 폴라리스 (0151193E+6)

2019-02-06 (水) 19:58:02

릭에게서 아버지를 빼앗고 싶지 않다, 라. 그 한 문장에 얼마나 많은 내용이 함축되어 있었을까. 사자 소굴에 머리를 처넣고 있는 와중에도 그 애를 배려할 여유가 있다니 우스운 일이다. 상황의 주도권이 여전히 자신에게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릭먼은 대답 대신 빙그레 웃었다. 그녀는 그 뒤에 제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를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한 것 같았다. 인생은 늘 선택의 연속이고 때로는 선택하지 않는 것조차 선택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채택되지 않은 선택지는 어찌되었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도태된 것이다. 인간은 언제나 그 순간 가장 자기 마음이 편해지는 길로 움직인다. 그리고 릭먼은... 묻고 싶었다.

-네, 저는 릭을 사랑해요.

그녀가 언제나 릭을 위한 선택을 해야 안도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무슨 일이 있어도 그에게 힘을 실어줄 지를. 그를 배신하지 않을 지를, 사랑하는 지를.
방 안이 따뜻한 탓인가, 아직 얼음이 녹으려면 긴 시간을 견뎌야 할 것임이 분명한데도 잠시 계절을 잊는다. 동틀녘 떨어지는 이슬을 맞아 튤립꽃 종소리가 울려퍼지듯, 작은 아가씨가 환하게 웃는다. 죽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고백은 그보다는 훨씬 단호한 것이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너무 많아서 그는 되려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마주친 눈빛이 맑다.

"……"
-띠리링.

정적을 깬 것은 릭먼의 주머니에서 울린 클래식한 수신음이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그리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그의 개인 휴대폰이다. 릭먼은 굳이 주머니에서 기기를 꺼내 발신자를 확인하는 번거로운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작게 웃었다.

"누가 걸었을 지 안 봐도 뻔하구먼."

다시 이어진 짧은 침묵 후, 노신사는 고개를 들었다. 침착하고 정제된 표정이었다.

"고맙네. 그 애의 아버지로서 이 정도 인사는 하고 싶어."

295 릭주 ◆rAqAiJ2zqg (0151193E+6)

2019-02-06 (水) 19:58:43

헉헉.. 시간이 없어서 급히 사라져요ㅠㅁㅜ..! 오늘도 좋은 하루 좋은 저녁 보내세요;-;!!

296 릭주 ◆rAqAiJ2zqg (14682E+56)

2019-02-07 (거의 끝나감) 22:44:48

아니.. 벌써 오늘 하루가 끝나버렸네요ㅇㅁㅇ!! 살짝 갱신합니다ㅎㅎ

>>292-293 ㅋㅋㅋㅠㅜ따흐흑.. 릭먼 씨의 마음에 쏘옥 들었어요ㅠㅅㅜ 앗.. 폴리한테는 진심이 아니었다는걸 반드시 숨겨야겠어요 폴리는 자기를 속이는걸 특히 안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분명히 기분나빠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마는^ㅠ
에 아마 나중에 좀더 풀릴 것 같지만(??) 릭먼 씨가 지금 꽤 초조한 상태라.. 폴리주 말이 맞어요ㅎㅎ 폴리가 릭을 배신하지 않을지, 힘이 되어줄 만한 사람인지를 알고 싶었던 것이야요ㅠㅡㅜ

ㅋㅋㅋㄱㅋㅋㅋㄱㅋㅠㅜㅜ대해드리죠! 당장 소중하게 대해드리겠어요ㅋㅋㅋㄱㅠㅜㅜ(황급히 토끼 앞발 앞에 엎드린다(??? ㅠㅜ솜니움 사장님은 폴리에게 있어 진짜로 은인이군요 릭도 언젠가 솜니움 사장님을 만나뵐 수 있을까요ㅎㅎ..?(?) 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평생 고민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이 당연하지 않다는건 넘 슬퍼오ㅠㅡㅜ 꼭 릭이 폴리를 행복하게 해서 어느 순간 '??나 그러고보니 요즘 별로 그런 생각 안하네?'하고 느끼게 만들 테야요^▽^

297 릭주 ◆rAqAiJ2zqg (14682E+56)

2019-02-07 (거의 끝나감) 22:54:47

>>293 ㅋㅋㅋㅋㅋ릭은.. 그 의문의 꾹꾹이(?)를 계속할 것 같아요^ㅁ^!(두둥-) 눈치는 빨라서 폴리가 좀 곤란해하는 것 같단걸 아는데도 폴리주 말대로 우물쭈물 하는 게 재밌어서, 더 만져보고 싶어서 계속 꾹꾹할 것 같아요ㅋㅋㅋ 헤헤 그러게요 폴리 손은 왠지 말랑~할 것 같아요 볼살도.. 뱃살도...(????) 훙훙^ㅁ^ ㅋㅋㅋ릭은.. 맞아요 폭신하고 보드라운 손과는 거리가 멀것 같네요 흑..

당신은..내꺼잖아요...ㅇ<-<(사망) ㅋㅋㅋㅋㅋㅋ그말을 들으면 릭은 잠깐 침묵했다가 "..그렇,지. 당신 말이 맞아." 하거나, 웃으면서 "그렇지. 내가 그날 당신 몫으로 주었으니까."할 것 같아요. 상황에 따라 다를 것 같네요^ㅇ^! 릭이 폴리를 자기꺼라고 생각하는지는.. 후후 일단은 비밀에 부치도록 할까요^ㅡ^?(!)

접때 답레를 너무 급히 써가지구 문장을 약간 수정하고 싶기도 했는데 오늘도 시간이 없어버렸네요 흑흑() 폴리주는 즐거운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도 좋은 밤 되시길 바라요*^^*~! 행복한 꿈 꾸시길!

298 폴리주 ◆lcVSk6vvyc (8539797E+5)

2019-02-07 (거의 끝나감) 23:33:41

릭주 시간이 없으셨으면 이번 주말에 천천히 오셔도 됐는데... 어흐윽... 8_8
와.. 첫문장부터 감탄하면서 읽었어요... 맞아요. 릭에게서 아버지를 빼앗고 싶지 않다, 라. 그 한 문장에 정말로 많은 내용이 함축되었고, 많은 마음이 들어있어요! 그녀가 언제나 릭을 위한 선택을 해야 안도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위한 선택을 해야 안도할 수 있는 사람, 이라는 표현이 왠지 릭먼씨 다운 느낌이에요! 릭먼씨는 어떤 선택을 해야 안도할 수 있는 사람인지 궁금해지기도 했구요... 그리고.. 그리고 제가 제일...ㅠㅠㅠㅠㅠㅠㅠ 눕고 싶은 문장은 이거예요... 동틀녘 떨어지는 이슬을 맞아 튤립꽃 종소리가 울려퍼지듯, 작은 아가씨가 환하게 웃는다. 바로 이 문장... 어흑흑...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제가 릭주 글 보면서, 릭의 시점에서, (혹은 릭먼씨 시점에서) 폴리가 망울 터뜨리는 꽃처럼 예뻐보이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때마다 이 사람은 어떻게 폴라리스를 이렇게 어여쁘게 보아줄까... 매번.. 감격을 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쓰는 폴라리스보다 백만배 예뻐... 어흑흑흑...ㅠㅠㅠㅠㅠㅠㅠㅠ..... (눈물바다) 릭만 폴리 예쁘게 봐주는 줄 알았는데... 릭먼씨도 폴리 예쁘게 봐주는 지도 모르겠어요....ㅠ,ㅠ (그래도 릭이 폴리를 최고로 예쁘게 보는 사람이게찌만!)
저 전화 아무래도 릭같은데... 하면서 읽다가... 고맙네 라는 말을 듣고 또 누웠어요... 퓨ㅠㅠㅠ.... 아니... 사람이 이런 법이 어디써여... ㅠㅜㅠㅜㅠ 사람을 어어엄청 시험에 들게 하고서 감동시키는 핵펀치대사를 날리면 전 대체...ㅠㅠㅜㅠㅜㅠㅜㅠ (뭘 해야할지 알 수 없어졌어요...ㅠㅜㅠㅜㅠㅜㅠ)
하고 싶은 말은 더 있는데 줄여야겠죠...??? ㅠㅜㅠㅜㅠㅜ... 저도.. 저도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왜 하루는 24시간 뿐인가... 릭주도 많이 바빠보이시는데.... 8ㅅ8... 휴식하는 시간도 필요하니까 내일... 내일은 푹 쉬세요.... ㅠㅜㅠㅜ... (제 주말 중 하루를 떼어드리고 싶다...88) 저어는... 주말에 시간이 나면 주말에 답레 들고 올게요!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 굿 나잇, 헤버 굿 드림이에요 릭주! ♡♡

299 폴리주 ◆lcVSk6vvyc (4301381E+5)

2019-02-08 (불탄다..!) 00:11:30

할 거는 있지만... 너무.. 너무 조잘조잘 수다떨다 가고 싶은 것입니다... 8ㅁ8... (에잇) (잠자는 시간 줄여!)

>>296 (릭먼씨 마음에 쏙 들었대)(풍악을 올리자!)(덩실 더덩실) 진심이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지는 쪽이 더 나을 거예요.. 뒤통수를 맞고 기분(+마음)이 상할지언정 그래야 안심을 할 테니까..... 8ㅅ8.... 폴리 지금 자각은 없지만 불안감 수치랑 스트레스 수치가 쭉쭉 올라간 상태일 거라서... ^ㅠ.... (폴리 스트레스 지수랑 불안감 수치는 정말 개복치 같다...ㅇ<-<) 다만 릭 앞이 아니고, 릭먼씨 앞이라 그게 크게 티가 안 날 뿐이에요...
구두굽으로 소리 내는 거에 설마...? 설마했는데 진쨔 초조하신 상태였어요?!?!?! (놀람) 릭먼씨가 판단하기로는 폴리가 릭을 배신하지 않고, 힘이 되어줄 사람일까요... ㅇ<-<

(토끼 앞발로 쓰다담) 일어나셔도 좋아요! (❁´▽`❁)*✲ 아앗... 그건 무리.. 제가 솜니움 사장님을 못씁니다.. 88... 솜니움 가족들 중에 제가 제일 쓰기 편한 건 막내딸이 될 것 같아서.. 릭이 언젠가 만나게 된다면 막내 따님이 아닐까요...?? 아닌가..?? 첫째 아드님이 무난할까요...??? (둘째는 안 무난한 사람입니다) 으음... 솜니움 가족들 설정도 언제 시간내서 써야겠어요... ㅇ<-< 폴리는 살아야 할 이유보다는 죽지 않아야 할 이유를 더 고민해봤을 거라서... ()() 테야요... 라니 그런 말씀을 하시면 귀여워서 울어야 할지 감동해서 울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ㅠㅜㅠㅜㅠ....

>>297 의문의 꾹꾹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제.. 언제쯤 놔주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랑이어도 살짝 말랑~ 이지 아주 말랑말랑은 아닐...거예요... 쓰려다가 뱃살에 뿜었습니닼ㅋㅋㅋㅋㅋ 아니야요... 폴리 뱃살 같은 거 없어... 제 폴리는 그러치 아나.... 8ㅁ8... (아무말) (아무말) 앗... 폭신하고 보드라운 손과 거리가 먼, 그 손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 폴리는 그 손을 무척이나 사랑하구요! (*ˊ ᵕ ˋ*)

으악... 어느 쪽의 대사든 어느 쪽의 반응이든 좋아요...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 (흑흑흑흑) 비밀로 부치는 이유가 궁금한데... 8ㅅ8.... 알려면 폴리가 릭에게 당신은 내꺼잖아요, 라는 대사를 해야 할까요...!! 으음~~ ㅠ~ㅠ 궁금하지만 알려달라고 조를 수는 없군요! 앗... 쓰다보니 벌써 열두시가 넘었어요...ㅠㅜㅠㅜ 진짜 굿나잇이에요! 이미 주무시고 계시길, 또 좋은 꿈 꾸시길 바라요 :D!

300 릭주 ◆rAqAiJ2zqg (1808889E+4)

2019-02-09 (파란날) 01:48:35

앗 답을 달고싶은데...8ㅅ8 자기 전에 잠깐 갱신해용!! 저는 이번 주말에 알바 빼고 딴걸 하러 가게 되어가지구 일요일 저녁은 돼야 시간이 생길것 같아요ㅠㅜ 폴리주 편하실 때 답레주세요ㅎㅁㅎ 오늘도 좋은밤 보내고 계시길!

301 폴리주 ◆lcVSk6vvyc (6414701E+5)

2019-02-10 (내일 월요일) 20:13:57

아앗... 그래도 주말엔 조금이라도 쉬셨으면 좋겠는데! 8_8 저도 어젠 일이 있어가지구, 지금 답레 쓰고 있는 중이에요! 오늘 저녁~밤은 푹 쉬시고 화요일쯤이나 릭주 편하신 때에 천천히 오세요! 릭주도 어제 좋은 밤 보내셨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셨길!

302 릭의 아버지 - 폴라리스 (6414701E+5)

2019-02-10 (내일 월요일) 21:02:20

폴라리스는 상황의 주도권이 제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 자신에 대한 주도권을 잃지 않았고, 또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뿐이지. 노신사는 대답 대신 빙그레 웃었다. 그 미소가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것 같지만, 글쎄. 하나의 답을 하더라도 말로 해주는 게, 좀 더 명확하게 표현해주는 게 좋았을 텐데.

“……"

릭을 사랑한다는 고백, 그리고 그를 죽도록 내버려 둔다는 선택지가 제게 없다는 말에 노신사는 침묵한다. 할 말이 없거나, 말문이 막혔거나, 혹은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싶을 때 사람은 도리어 침묵한다는 걸 안다. …그걸 알고 있기는 한데 뭐라도 말해줬으면 좋겠다. 생각할 무렵에 띠리링, 하는 수신음이 적막을 깼다. 노신사는 작게 웃었다.

"누가 걸었을 지 안 봐도 뻔하구먼.“

…안 봐도 뻔한 그 사람이 혹시 릭인가요? 묻고 싶지만 폴라리스는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 신사분이 전화를 받았다면, 누구인지 알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신사답게 굴어줄지언정 친절하진 않다. 침묵이 좀 더 길어졌다면, 폴라리스는 그가 했던 행동들을 되짚어 보며 어떤 사실을 문득 깨달아 버렸을 거고, 그렇다면 폴라리스가 느끼는 감정들이 결코 좋은 것은 될 수 없었을 거다.

"고맙네. 그 애의 아버지로서 이 정도 인사는 하고 싶어."

그러나 침착하고 정제된 표정으로 하는 소리가 몹시… 단박에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 그것은 폴라리스가 살면서 한 번도 기대하지 않았던 말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람의 부모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것을 폴라리스는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고맙네.
그 애의 아버지로서 이 정도 인사는 하고 싶어.

…그 애의 아버지라는 말이 마음을 아프게 조이는지. 고맙네, 라는 말이 마음을 아프게 조이는지 모르겠다. 속으로 감정이 울컥 올라왔어도 그 감정을 꾹 눌러내며. 눈물을 흘리는 것 대신, 미간을 찡그리며 웃는 것에 성공했다. 이 사람이 했던 말을 이 자리에서 다시금 떠올리면 안 되겠다. 틀림없이 울고 싶어질 거야.

“그 인사는 제가 드려야죠. 릭을… 길러주셔서 감사해요.”

303 릭의 아버지 - 폴라리스 (6414701E+5)

2019-02-10 (내일 월요일) 21:19:46

릭을... 길러주셔서 감사해요. 쓰는데 왜 제 가슴이 먹먹한지 모르겠어요.... 8ㅁ8.... 저는 글을 쓰기 전에 릭먼씨 마지막 말 듣고 폴리가 울겠지 싶어서, 우는 거 참으려고 애쓰면서도 어쩔 수 없이 흐르는 눈물에 입술을 꾸욱 깨무는 폴리 생각했는데. 폴리가 꿋꿋하게 안 울었어요! (칭찬해주세요 라는 표정) 릭 앞에선 자주 울었던 거 같지만... ()() 생리적으로 나오는 눈물이거나, 이 사람이 눈물에 약하겠다~ 싶다거나, 상황이 울어야 할 상황이어서가 아니면... 다른 사람 앞에서 진심으로 우는 모습 보이는 거 싫어할 것 같아요! 폴리가 만약 울었다면 릭먼씨는 조금은 곤란해 했을까요? 0o0? (그것이 알고 싶다) 그리고 전화는 클래식하다는 소리 들으니까 왠지 릭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릭은 지금 이 시간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설마 폴리랑 릭먼씨 이야기 하고 있는 건물 근처까지 왔을까 싶기도 하고)

릭을 사랑하세요?

폴리주는 몹시 묻고 싶었는데 폴리가 안 물어봅니다... (또르르) 대신 다른 걸 물어보게 될 지도 모르겠지만 으음~ 언제나 예측과는 달라지는 게 글이니까요 :D 위에도 썼지만, 릭주가 오늘 남은 시간 푹 쉬시고 좋은 밤 되셨으면 좋겠어요 :D 미리 굿나잇이에요! (*´ ワ `*)

304 릭주 ◆rAqAiJ2zqg (6196787E+5)

2019-02-11 (모두 수고..) 19:45:52

집에 와서 얼른 갱신합니다! 벌써 월요일 저녁이네요8▽8 행복한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298 ㅠㅜㅜ맞아요 릭에게서 아버지를 배앗고 싶지 않다니.. 그 한 문장에 릭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생각하는지, 폴라리스가 어떤 슬픔을 겪어왔는지가 느껴지는 것 같아서 짠했어요ㅜㅅㅠ ㅋㅋㅋㅋ헤헤 튤립꽃 문장, 이번 답레에서 제일 신경써서 썼어요(♥ω♥*) 폴리가 웃는 걸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면 틀림없이 그런 느낌일거예요.. 맑고 깨끗한 샘물같은 느낌^-^!!

ㅋㅋㅋㅋㅋㅠㅜㅜ 고맙다는 말이 감동이었을까요? 어쩌면 릭먼 씨의 진심이 느껴져서 였을지도요ㅜㅅㅜ >>303 폴리가 울뻔했단 말에 놀랐어요. 하지만 왠지.. 릭을 길러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에 저도 먹먹해지네요 이런 느낌이었을까요?(;へ:) 아이고 폴리..ㅠㅜㅜㅜ장해요..(쓰담쓰담) 폴리가 울었다면.. 처음엔 조금 당황했겠지만 폴리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려주었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클랙식한 벨소리.. 의도했던 거였어요 부전자전인 취향..^ㅁ^

>>299 아닛 잠자는 시간을 줄이셨다니 어째요..!!(T▽T)(대성통곡) 앗 그렇군요 진심이 아니었단 것이 밝혀지는 쪽이... 그치만 릭먼이 친절하게 '사실 그건 구라였다네' 설명해줄 것 같진 않고, 차차 알아가야겠어요༶ඬ༝ඬ༶ 흑흑 세심하고 여린 폴리.. 어서 릭이 와야해...(?)
후후.. 뒷통수 크게 맞은지 비교적 얼마 안됐을 때라 (평소에 비해서는) 멘탈이 살짝 약한 상태입니다 릭먼씨는 어떤 판단을 했을까요? 그것은^-^~(투비컨티뉴)

305 릭주 ◆rAqAiJ2zqg (6196787E+5)

2019-02-11 (모두 수고..) 19:54:17

>>299 앗...흑흑...... 보송한 토끼발로 쓰다듬되다니 여기서 죽어도 조아...ㅇ<-< ㅋㅋㅋㅋㅋㅋㅋ아앗 그런가요 왠지 안 무난한 둘째가 궁금해지는 부분이네요..?^ㅁ^ 막내하면 왠지 귀염뽀짝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의 이미지가 있는데 그런 느낌일까요(*´ω`*)? 첫째 아드님은 릭과 비슷한 나잇대려나요? 흑흑 어째서 운다는 선택지밖에 없는 것이죠 폴리주 울지 말아용 (つㅁ<。)

ㅋㅋㅋㅋㅋ앗..아쉽다..(???) 헤헤 좋아해줘서 기뻐요.. 예전에 폴리가 깨끗함과는 거리가 먼 그 손을 좋아한다?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매우 찡하고 따뜻했던 기억이 나요...(ღ˘⌣˘ღ)

>>303 헤헤 쓰다보면 분명히 내 손에 익은 캐릭터인데도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릭도 그렇고 릭먼 씨도 조금 그랬구.. 폴리도 물어보지 않았군요(*´∇`*)
폴리주도 좋은 밤,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오늘 늦게, 혹은 내일 답레를 올릴게요 오늘도 남은 시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306 폴리주 ◆lcVSk6vvyc (4603525E+5)

2019-02-12 (FIRE!) 23:15:53

갱신이에요! 언제나 그랬듯이 무리하지 말고 릭주 편하신 때에 와주세요 ^◇^♡ 저는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목요일엔 맘 놓고 수다 떨 여유가 생길 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 밤, 행복한 하루 되세요♡♡♡

307 - 폴라리스 (9824806E+6)

2019-02-13 (水) 15:01:31

아들의 애인에게 듣는 감사 인사는 산전수전을 다 겪고 이 자리에 선 릭먼으로서도 참으로 생소한 것이었다.
그것은 고맙다는 말에 대한 형식적인 대답이 아니었다. 진심이 담긴 언어라는 것은 어쩌면 사람을 이렇게 연약하게 하는지, 저에게 그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 지도 판단하기 전에 그는 자신의 심장이 몹시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가슴이 벅찼다. 어쩌면 그건 지난 20년 동안 성장하는 아들을 지켜본 것이 비단 죄책감 때문은 아니라는 증표였다. 릭을 길러주셔서 감사하다니-그 애를 이리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이가 아니고서야 또 누구에게 이런 인사를 받을 수 있을까. 아까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한 문장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수많은 의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누워 있었다. 릭먼은 희미하게 웃었다. 수많은 감정들이 가슴을 찌르며 파고든다. 기쁨, 슬픔, 안도감, 미안함, 후회...
그가 아들의 애인에게 원하는 것은 실은 단 하나였다.

대답해보게. 자네는 내 아들을 사랑하나?
네, 저는 릭을 사랑해요.

그러면 되었네. 릭먼은 그리 대답하고 싶은 것을 애써 참았다. 제가 뭐라고 아들의 애인을 인정할 수 있겠는가. 팔걸이에 올린 손을 조금 말아쥐었다. 그런 말은 죽은 그 애 친아버지에 대한 월권 행위이기도 했다. 릭을 길러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들은 것도 이미 조금은 마음이 기쁜 한편 심장 한켠이 아픈 일이다. 그래도 율리안, 그라면 자신을 이해해 주리라 믿었다. 나도 자네와 마찬가지로 우리 아들을 사랑한 한 남자일 뿐이니까. 그 정도 아량은 베풀어줄 것이라고 감히 믿었다.
이상하지,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이는 착각이 들었다. 릭먼은 고개를 들어 폴라리스의 뒷편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20년 전 그날로부터 조금도 나이들지 않은 한 남녀가 서 있다. 릭을 길러줘서 고마워. 그들이 속삭였다. 그래... 릭먼은 붉어진 눈으로 대답했다.

*

릭먼은 폴라리스를 그들이 타고 올라왔던 엘리베이터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곳까지 걸어가는 동안 그가 별다른 말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처음 이곳에 들어올 때보다 복도를 짓누르는 공기가 훨씬 가벼워졌다.

"여기서부터는 혼자 가게."

그는 두꺼운 쇠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부드럽게 잡히는 잔주름 위로 누군가가 겹쳐보였다. 다정한 미소가 언뜻 닮아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커다란 쇳덩어리는 그의 손이 버튼에 닿자 기다렸다는 듯이 있는 힘껏 입을 벌렸다. 릭먼은 바로 그 공간 안으로 들어가는 기로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또 보지, 폴라리스 양."

닫혀가는 문 사이로 그의 목소리가 흘러들었다. 조금, 손을 흔들어보인 것도 같았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녀가 들어온 입구는 틀어막혔다. 그 문이 다시 열릴 때에는 전과 달리 출구가 되어 있을 터였다. 덜컹-빠른 속도로 하강한 기계가 미세하게 요동쳤다. 벌써 도착했나, 왜인지 몰라도 기계가 멈추는 것이 올라갔던 속도보다 더욱 빠른 것 같다.
서서히 열리는 문 사이로는 바깥으로부터의 한 줄기 빛이 비집고 들어왔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어딘가로부터 반사되기라도 한 듯 아주 창백한 빛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폴라리스의 위에 드리우는 것은 꼭 그러한 밝은 빛무리만은 아니었다. 칠흑같은 그림자가 동시에 그녀의 눈앞을 가린다. 조금 고개를 들면, 살랑, 태양같은 금실이 당신의 시선 끝에 떨어질 테다. 날카롭게 뻗은 콧날, 그 위로 무른 눈동자가 헤메이고 있다. 남자는 눈도 깜빡이지 못하고 당신을 또렷이 내려다보았다. 그래, 그 자리에 선 이는 폴라리스도 익히 아는 사람이었다.

308 릭주 ◆rAqAiJ2zqg (9824806E+6)

2019-02-13 (水) 15:04:57

조금 늦었네요(つ﹏<。)!! 갱신해요 이번 레스는 뭔가 쓰는데 어려웠어요 릭먼 씨 감정선도 그렇구.. 뒷부분 장면에도 뭔가 임펙트가 있었으면 햇는데..(♥ω♥*) >>306 네에, 오늘은 바쁜 날이 될 지도 모르겠어요(T▽T) 모쪼록 좋은 시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목요일이면 내일이네요 내일 즐거운 마음으로 올게요...(ღ˘▽˘ღ)

309 폴리주 ◆lcVSk6vvyc (6670452E+5)

2019-02-14 (거의 끝나감) 18:42:25

길에서 읽다가 길에서 울 뻔했어요...ㅠㅠㅠ 릭을 사랑하는 걸로 되었대... ㅠㅜㅠㅜㅠㅜ (오열) 이제 길이 아니지만... 흑흑.... ㅠㅠㅠㅠ 조금도 나이들지 않은 한 남녀가 누군지 알겠어요... 근데 폴리랑 같은 대사를 속삭였다고 하니까 더 눈물 터져요...ㅠㅠㅠㅠㅠ ㅇ<-< 흑흑... 1층에 도달하기 전에 릭이 (중간층쯤에) 엘리베이터를 잡았나봐요! 무른 눈동자라니... 사전을 보니까 [2. 물기가 많아서 단단하지 않다.] 이런 해석이 있어서 놀랐어요! 릭주는 [1. 여리고 단단하지 않다.] 이 뜻에 가까운 뜻으로 쓰셨겠지요...! ㅠㅜㅠㅜㅠㅜ 릭먼씨가 붉은 눈 하신 것도 사실 굉장히 놀랐는데.. 8 _ 8.... 또 보자니 또 볼 일이 있겠지요! 그때는 꼭 릭을 죽이겠다는 말을 한 게 진심이 아니었다는 것을 듣고 싶네요...ㅠㅜㅠㅜ!! 무른 눈동자가 헤매이고 있다가 충분히 임팩트 있어요... (´;ω;`) 폴리 앞에서는 여린 남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새삼 와닿네요.... (´;ω;`)...

>>304 릭주 레스보고 어쩌면 폴라리스가 릭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릭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릭주거나 릭먼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버렸어요...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제일 공들여 쓰셨다는 게 어쩐지 느껴졌어요... 그래서 그 문장이 유독 좋았으니까요... ㅠ▽ㅠ 릭주가 폴리주보다 폴리 웃음을 더 예쁘게 표현해 주셔.... ༶ඬ༝ඬ༶
맞아요. 릭먼씨의 진심이 느껴졌는데... 릭먼씨가 폴리의 진심을 느껴주신 게 고맙다는 말보다 더 기쁜 것도 같아요... 릭먼씨도 의심이 굉장히 많으신 분일텐데 폴리의 진심을 의심 안 하신다... (´;ω;`) 앗... 역시 달래주진 않으시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만 기다려주는 게 더... 눈물은 더 빨리 멈출 것 같아요! (헤헤) 부전자전인 취향...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벨소리 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꽤, 취향이 같을 것 같아요! :D!
구라였다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죠... 왜 이게 이렇게 웃기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앗... 멘탈이 살짝 약해지신 상태였구나...! (몰랐다) 아닠ㅋㅋㅋ... 릭먼씨는 멘탈 약해진 상태라는 게 정말 티가 안 나네요... 0ㅁ0.....

죽으시면 안 돼요! (꼬오옥) 앗... 궁금해 하시면 안 되는데... ◑◑ 앗.. 왠지 릭주가 삼남매에게 갖는 관심(?)이 느껴져요...!! 앜ㅋㅋㅋㅋㅋㅋㅋ (점점 곤란해진다) 릭한테... 폴리 유사가족 이미지를 제일 좋게 보이게 하려면 누구를 만나야 좋은 걸까요... (。•́︿•̀。) 누가 제일 이미지 관리를 잘할까..!!첫째도 둘째도 릭보단 연상이 될 것 같아요! 막내는 폴리보다 연하가 될 예정입니다 :D! 원래 나이 터울 크게 잡을 생각이 없었는데... 막내가 제일.. 폴라리스보다 (한살이라도) 어렸으면 해서 어쩌다보니 나이터울이 좀 나게 되었네요!

앗ㅋㅋㅋㅋㅋㅋ 물어보고 싶은데 릭주는 폴리에게 뱃살이 있었으면 좋겠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살짝 살이 올라서 어디를 찔러도 말랑할 폴라리스를 보고 싶으신 걸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전 폴리가 마른 게 좋아요... 세게 잡으면 좀 분질러질 것 같은... 팔목이랑 발목이었으면 좋겠구! 한 손으로 지탱할 수 있는 가는 허리에 사슴같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포니테일이나 올림 머리로 묶으면 더 두드러질 희고 가늘고 곧게 뻗은 예쁜 목이 좋은 걸요... ()() 미안하다.. 폴라리스... 이런 오너라서... ◑◑

310 폴리주 ◆lcVSk6vvyc (6670452E+5)

2019-02-14 (거의 끝나감) 23:33:12

Picrew라는 사이트 돌아다니면서 만들어본 폴리릭이에요! ㅠ////ㅠ 릭주 생일 선물 고민하면서 만들어뒀던 건데, 발렌타인이니까 올려요! 저도 한번쯤은 기념일을 제때에 챙겨보고 싶었어요... (´͈ ᵕ `͈ )

311 폴리주 ◆lcVSk6vvyc (6670452E+5)

2019-02-14 (거의 끝나감) 23:39:39

그리고 이건 홍조 있는 버전! 다른 거 안 추가하고 홍조만 추가한건데, 두 사람이 행복해 보여서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저도 해피해져요! (*´ ワ `*)
으앙 시간이 너무 빨리 많이 흘러가버렸네요. 답레는 천천히 들고 올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릭주! 해피 발렌타인이에요~ (❁´▽`❁)*✲

312 릭주 ◆rAqAiJ2zqg (0902048E+5)

2019-02-15 (불탄다..!) 01:30:23

>>310-311 아니ㅁㅊㅠㅠㅜㅜㅜㅜ...?? 지하철 타고 가던 중 암생각 없이 참치 켰다가 의문의 심장 폭격을 당해버린건 대체ㅠㅜㅜㅜㅜㅜ 이건 진짜 주접을 떨지 아니할 수가 없네요 미쳣어요 넘귀여워 지구뿌셔 우주뿌셔 흑흑..흑흑 넘좋아요 폴리 저 가을하늘보다 오백배쯤 맑고 투명한 눈동자하고 묘하게 파란끼 도는 낭낭한 흰색 목폴라 니트ㅠㅜㅜㅜ가ㅠㅜㅜㅜ저의 심장을 폭격해버린 것입니다ㅠㅜㅜㅜㅜ 엉엉엉(iДi)(;へ:)(つㅁ<。) 릭 피어싱 디테일 살려주신 건 무슨 꿈같은 일이지요..,,, 폴리 살짝 내려간 눈썹..마저 좋아.... 귀여워요... 헠헉.... 폴리가 하얀색 좋아하는 이유 알 것 같아요 기막히게 잘 어울리기 때무네ㅠㅅㅜ 둘이 언젠가.. 삿포로 여행갔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핀란드 아이슬란드 이런 북유럽 어딘가로... 딱 자고 일어났는데 눈이 오고 있는 거죠(T▽T) 폴리가 신나서 눈 보러 나가서 '릭! 눈이 엄청 많이 와요!' 하고 뒤돌아보면 릭이 엄청 환하게 웃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눈내리는 풍경하고 폴리는 엄청 잘 어울릴 것 같아요(つ﹏<。)
광광광... 저는 이미 저 그림을 오조오억번 보고 있습니다 행보캐.. 폴리 귀여워요..ㅠㅅㅜ 그리고 뭔가 모르게 엄청 맑고 정화되는 느낌이에요(뱀파이어 릭과 수녀 폴리 썰이 떠오르네요;▽;)흑흑 게다가 폴리 이름은 또 왜 폴라리스일가요 찰떡같기 그지없네요ಥ_ಥ 주접을 멈출 수가 없어요.. 흑흑... 계속 꺼내볼테야..ㅠㅜㅜ 저 장면 꼭 스티커사진 찍는 느낌이에요(?) 손가락하트를 몰라서 폴리가 단기속성으로 가르쳐줬을 것 같아요 어색해하면서도 금방 잘 배우는 릭^ㅡ^ 아니 그러고보니 발렌타인데이네요 오늘...OTL 즐거운 하루를 보냈을까요 둘은? 데이트의 마지막에 찍은 게 저 사진이면 좋겠어요 뒷면에 14.02.2019 라고 작게 적어서 지갑에 끼워둘 것 같아요...

313 릭주 ◆rAqAiJ2zqg (0751542E+5)

2019-02-15 (불탄다..!) 21:13:48

잠깐 갱신하구가요^0^!! 답을 다 달고 싶은데() >>309 흑흑 울지 마셔요ㅜㅁㅠ(와락) 앗 엘리베이터가 빨리 내려간거 같단건 그만큼 릭이 엘리베이터를(혹은 폴라리스를) 기다렸단걸 돌려서 표현하고 싶었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까 좀 어색하네요 너무 돌아갔나봐요^^9(긁적)

314 폴리주 ◆lcVSk6vvyc (8484505E+5)

2019-02-15 (불탄다..!) 23:16:38

폴리주도 갱신해요♡ >>313 길에서 울컥할만큼 감동적이었는걸요 ㅜㅜㅜㅜ(와 ㅡ 락!) 앗.. 그럼 1층에서 기다린걸로 답레를 적어야겠네요 ㅎㅎ 그만큼 기다렸다고 생각하니까 찡해져요 릭은 왜 이리 이쁘죠ㅜㅜㅜㅜ! 아참, 릭의 무른 눈이 어떻게 보일까 고민해봤는데 물기 어린? 느낌으로도 보일까요? 폴리가 보기엔 폴리를 찾아 헤맨 눈으로도 보일 것 같아요.. 8ㅅ8

피크루 그림 좋아해주셔서 너무너무너무(×100)기뻐요! *^◇^* 저도 답을 다 달고 싶은데 지금 멸치라 쓰던 게.. x버튼을 실수로 너무 오래 눌러서 사라졌어요ㅜㅜ(으흐흑) 나중에 컴 잡으면 차분히 이어올게요!

315 폴리주 ◆lcVSk6vvyc (8484505E+5)

2019-02-15 (불탄다..!) 23:20:24

릭주, 오늘은 어제보다 일찍 주무셔야 해요! 늘 건강을 챙겨주세요.. 8ㅇ8! 안녕히 주무시고 좋은 꿈 꾸세요♡ 안 써도 아시겠지만, 매일매일 좋은 하루 보내세요 (*´ ワ `*)

316 폴라리스 - 사자 (953968E+56)

2019-02-17 (내일 월요일) 01:01:03

릭을… 길러주셔서 감사해요.

신사분에게 있어서도, 이 말은 인생에 한 번도 들으리라 기대한 적이 없는 말이었을까. 살짝 내려두었던 시선을 들어 올리자 희미하게 웃는 노신사의 모습이 보인다. 기쁨, 슬픔, 안도감, 미안함, 후회... 수많은 감정이 그 미소 안에 섞여 있는 것 같다 느껴졌다. 착각일까. 희미하게 바람이 불어온 것 같았다. 그리고 노신사의 시선은 제게 있지 않았다. 어쩌면 그가 보고 있는 것은 멀고 먼 과거의 그립고 애달픈 것인지도 모른다. 폴라리스는 어느 무덤가에서 릭이 제 눈물을 모른 척해주었던 것처럼, 노신사의 붉어진 눈시울을 모른 척해주었다. 그가 말로 꺼내어 표현할 수 없을 감정을 지금 이 순간 편히 느낄 수 있게, 혹은 편히 숨길 수 있게 폴라리스는 가만히 시선을 내리었다.

*

릭먼은 폴라리스를 그들이 타고 올라왔던 엘리베이터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곳까지 걸어가는 동안 그가 별다른 말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폴라리스는 내내 그가 릭의 목숨을 거두어 가는데 협조해달라는 청을 취소하길 바랐다. 릭에게서 이 사람을 빼앗고 싶지 않고, 이 사람에게서도 릭을 빼앗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마음을 돌려주길 바랐다.

누군가를 사랑해도 그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게 부모와 자식 간에도 가능한 감정선인가? 폴라리스는 부모를 가져본 적도, 누군가의 부모가 되어본 적도 없어서 그것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가늠하지 못한다.

여기서부터는 혼자 가게.
또 보지, 폴라리스 양.

부드럽게 잡히는 잔주름 위로 떠오른 다정한 미소에, 폴라리스는 꽤 놀랐다. 저 사람이 저런 표정으로 웃어줄 줄이야. 이것 역시 기대하지 않은 일이다. 조금, 손을 흔들어 보인 것도 같아서 폴라리스는 또 놀랐다. 놀란 토끼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에 방긋 웃었다. 신사분이 마지막으로 볼 제 표정이 웃는 얼굴이 될 수 있게끔.

마침내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혔다. 변해가는 층수를 보면서 폴라리스는 제 뺨이며 입술을 천천히 쓸어내리고 소리 죽여 숨을 내쉬었다. 제대로 웃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소 뒤로 감춘 마음만은 불안하고 답답해서. 얼른 혼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또 보지, 폴라리스양. 이라고 했으니까 다시 릭의 아버지를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전에 아마 릭을 만나게 될 것이고, 폴라리스는 그의 아버지가 제게 했던 제안을 그에게 말해주어야 할지. 그러지 않아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 두 사람의 사이가 어그러지는 것은 싫다. 릭이 상처 입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서서히 열리는 문 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온다. 빛뿐만 아니라 그림자도 같이 앞을 가렸다. 폴라리스는 시선을 들었다. 태양 같은 금실에도, 날카롭게 뻗은 콧날에도 시선을 뺏기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을 훔친 것은 헤매이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의 무른 눈동자다. 그는 눈도 깜박이지 않고서 저를 또렷하게 내려다보았다.

…내가 걱정이 되어서 많이 불안했구나.

폴라리스는 웃었다. 옅게 번진 웃음에 그를 향한 다정함과 애정이 담뿍 녹아있었다. 지금 이 순간만은 의심도 불안도 폴라리스와 함께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에게 불안함이 남아 있다면, 그가 불안해서 견딜 수 없다고 한다면. 폴라리스는 그를 꽈악 끌어안아 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여리고 단단하지 않은 눈동자가 무엇을 쏟아낸다고 하여도 받아줄 내가 있으니까 당신이 안심해 주었으면.

“…내가 지금 당신을 안아주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어졌는데.”

폴라리스는 조심스럽게 허락을 구했다. 나는 지금 당신을 끌어안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지만, 당신은 그러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당신이 이 정도로 무른 눈동자를 내보인 것은 처음이기에 상처 입지 않도록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포옹해도 괜찮을까요.”

317 폴리주 ◆lcVSk6vvyc (953968E+56)

2019-02-17 (내일 월요일) 01:26:47

>>312 심장폭격에 성공했다니 뿌듯하기 그지 없네요! (ノ◕ヮ◕)ノ*:・゚✧ 않이... 릭주 컴이나 폰에서는 푸른끼 돌게 보이나요! 해상도 차이인가 컴에서 보는거람, 폰으로 보는 거랑 색깔이 다르더라고요...ㅠㅠㅠㅠㅠ 제 모니터 화면으로 보이는 색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흑흑 왼쪽 귀에 피어싱 세개 뚫려 있는데 저쪽에는 두개밖에 없더라구요... 8ㅅ8 위에 박은 피어싱은 심플하고 아래 박은 피어싱은 좀 더 화려한 거 찰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인데...!! (너무 이미지를 보고 싶다... 8ㅅ8) 오른 쪽에도 뚫었다고 지나가듯 흘려주신 기억이 있는데 그때 오른 쪽에 몇 개 인지는 안 알려 주셨어요... ;ㅅ; 오른 쪽에는 몇개 착용했나요! 궁금해요! 삿포로.. 아이슬란드... 저는 북유럽 쪽이 더 땡기네요...!! 으앙....ㅠㅠㅠㅠㅠㅠㅠㅠ 릭이 엄청 환하게 웃는다는데서 심장 저격 당했어요... 폴리도 심장 저격 당할 거야....ㅠㅠㅠㅠㅠㅠ 아무 생각 없이 눈이 엄청 많이 온다고 말했을 뿐인데, 릭이 엄청 환하게 웃어서 심쿵 하고... 자고 일어나서 보이는 눈 내리는 풍경이 릭과 함께면 내리는 눈마저 따뜻하지 않을까, 하는 착각도 괜히 들고.... ㅠㅠㅠㅠㅠ (으흑) (너무 좋다)
저도 저 그림 올리고 나서 어장 들어올 때마다 클릭해서 봅니다... (세상 흐뭇) 헉... 릭주에겐 뱀파이어릭과 폴리썰이 맑고 정화되는 느낌이었을까요...?? 전 자꾸 릭의 세상에.... '_' 가 떠올라 버리는데...!! 막... 아직 못 푼 뱀파이어릭과 폴리썰도 떠오르고 그러네요.... 폴라리스라고 이름짓길 참 잘했죠! (´͈ ᵕ `͈ )(셀프 이스 마이셀프)
앗... 아앗.. 저도 릭이 손가락 하트를 몰라서 폴리가 그거 가르쳐 주는 거 상상했었는데...ㅎㅎ 릭주도 같은 거 상상해 주셨다니 놀랍고 기쁘네요! (헤헤) 즐거운 하루 보냈을 거예요! 릭이 홍조 잘 안 지으니까 스티커사진에 홍조효과 최대한 자연스럽게 넣어서 프린트 된 거 보고 (릭이 저를 쳐다보지 않는 시점에서 몰래) 뿌듯해 하는 폴리가 떠오르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릭은 날짜 적어서 지갑에 끼워두는 군요...!! 폴리는 그거 자꾸 만지면 닳을까봐 코팅해두고 집에 모셔두고, 스티커 사진은 여러장 나오니까 그 중 한장은 가지고 다닐 것 같아요! 스티커 사진 있으면 언제라도 릭을 볼 수 있으니까! (´͈ ᵕ `͈ )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셨길, 또 좋은 꿈 꾸고 계시길 바라요. 안녕히 주무세요~~ (❀´ヮ`❀)

318 폴리주 ◆lcVSk6vvyc (953968E+56)

2019-02-17 (내일 월요일) 01:40:08

칭찬 이즈 마이셀프... 라고 적으려고 했는데, 왜 셀프 이즈 마이셀프가 됐죠... (창피) 8ㅁ8.... 흐흐흑... 정정하는 김에 칵테일 찾다가 폴라리스 눈동자가 이런 색깔이지 않을까, 하는 칵테일을 찾았는데. 블루라군이라는 칵테일이에요! 색깔 예쁜 게 정말 많아서 세 개 정도 저장해뒀는데 릭주가 원하시면 셋 다 올릴게요~ ^◇^
그리고 아이슬란드 바다도 검색해 보다가 아이슬란드의 바다에서도 폴리 눈동자가 보이고... 블루라군이라는 온천이 아이슬란드에 있더라구요?? (검색해보다가 놀랐어요) 혼자보기 아까워서 올려봐요 ^▽^ S2

319 릭주 ◆rAqAiJ2zqg (3470888E+5)

2019-02-17 (내일 월요일) 17:14:30

갱신할게요!! 어째서인지 바쁜 요즘이에요 어서 답레도 쓰고 하고싶은데..^ㅜ >>316 아나ㅠㅜㅜㅜㅜ 귀여워 죽어용 당연히 되지 오브콜스라고 어서 외쳐주고싶네요^ㅁ^~~~!!(릭: ??) 앗 근데 이 레스 읽고 사실 약간 놀랐어요ㅇㅁㅇ 그 이유는.. 조금 더 이따 말씀드리도록 할게요 후후..

>>309 흑흑ㅠㅜ 누구인지 알아보셨나용? 폴라리스가 한 말을 계속 읽어보다가 어느순간 이게 딱 그들이 할 법한 대사란걸 깨달았어요.. 앗 무른 눈동자는, 맞아요 1의 의미에 가까울 것 같아요!! 평소의 예리하고 날카로운 눈빛과는 어딘가 다른, 걱정과 여타 감정으로 조금은 약해진 눈을 보여주고 싶었어요..ㅎㅎ 사실 처음에는 젖은 눈을 생각했는데, 아직은 릭이 보여주지 않을 것 같아서 바꿨어요^ㅇ^ 맞아요 때로 릭이 폴리 앞에서는 여리고 솔직한 사람이 돼서 놀라요...ㅇ<-<

앗 전 폴리가 어떤 쪽이어도 좋아요^ㅁ^ㅋㅋㅋㅋㅋㅋ(노답) 날씬해보이는데 은근 말랑말랑해도 좋고, 진짜로 군살 하나 없이 탄탄하고 여리여리해도 좋아요..ㅎㅎㅎ 처음 만났을 때 진짜로 폴리주가 얘기해주신 그대로 상상했던 것 같아요 릭이 단박에 사슴을 떠올릴 만큼요*^^* 가늘고 곧은 목선이라니 아니 이건 진짜네요...ㅠㅜㅜ() 어쩌다 폴리가 릭한테 드레스 지퍼 좀 올려달라고 부탁했는데, 지퍼 올리다가 목선보고 잠깐 멈칫하는 장면이 생각나요^ㅁ^ 폴리가 왜요?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요? 하면 응, 중간에 잠깐 걸렸네. 하고 아무렇지 않게 다시 올릴 것 같아요..ㅋㅋㅋㅋㅋ

320 릭주 ◆rAqAiJ2zqg (3470888E+5)

2019-02-17 (내일 월요일) 17:34:04

>>317 앗 맞아요 어째서인지 모니터마다 색깔이 다르더라구요...ㅜ▽ㅠ 전 푸른빛 도는 색감도 넘 좋았는데 폴리주 컴에서는 또 다른 느낌인걸까요? 그것도 궁금해요^ㅠ^

ㅋㅋㄱㅋ앗 제 생각에도 그래요 위쪽 두개 나란히는 작은 큐빅 느낌.. 귓볼은 화려한 것도 많이 할 것 같아요 드롭이라든지 십자가라든지(?) 화려하고 반짝반짝한 악세사리 꽤 좋아하니까요.^ㅇ^ㅋㅋㅋㅋㄱㅋ 후후 오른쪽도 왼쪽하고 비슷하거나 좀 적지 싶어요 귓볼쪽에만 두개 나란히.. 이런 느낌일 것 같아요ㅎㅎㅎ

ㅠㅜㅜ흑흑 내리는 눈마저 따뜻하다니.. 그런 추운 나라에서는 릭의 따순 손이 열일했으면 좋겠네요^ㅁ^ 앗 정화되는 느낌하니까 왠지 수녀님 폴리가 떠올랐었어요 동화책 읽어주는 폴리..ㅎㅎㅎ
ㅋㅋㅋㅋㄱㅋㅋ홍조효과라니 귀여워요ㅋㅋㅋㅠㅜㅜ 아니면 폴리가 꾸미기펜?으로 직접 홍조 그려넣는 것도 생각나요 릭이 옆에서 보다가 ...?뭘 그리는거야? 하면 어허 가만히 있어봐요! 하고 꿋꿋이 그리는 폴리^ㅁ^..ㅋㅋㅋㅋ ㅋ

>>318 ㅠㅜㅜ앗 사진 넘 예뻐요!! 저기 서가지구 둘이 해지는걸 지켜보면 얼마나 조을까요? 추우면 릭이 외투 열어서 폴리가 쏙 들어간 채로.. 근거없는 소원빌기도 할 것 같아요ㅋㅋㄱㄱㅋㅋㅠㅜㅜ 릭은 미신같은거 별로 안믿지만.. 의외로 꽤 열심히 할 것 같네요*^^*
앗 궁금해요ㅠㅜ!! 보고싶어요 칵테일사진!!셋 다!!^ㅁ^(붕붕방방) 폴리주가 피크류?로 만든것도 딱보고 아 이것이 바로 아이스블루!하고 무릎을 타당 쳤는데 칵테일도 그런 색일까요? 궁금해오 헤헤^ㅇ^

321 릭주 ◆rAqAiJ2zqg (3470888E+5)

2019-02-17 (내일 월요일) 17:36:20

어서 답레를 쓰고 싶은디이 알바의 노예는 오늘도 열심히 알바중이네오^ㅠ..(뚠뚠) 폴리주도 어제, 오늘 좋은 하루 보냈구 보내고 계신가요? 이제 벌써 저녁이네요 맛있는거 드시구.. 행복한 하루 보내길 바라요 저희 지역은 오늘은 날이 좀 따뜻하네요 그래도 감기걸리지 않게 따숩게 입고 다니셔요^▽^!!

322 폴리주 ◆lcVSk6vvyc (953968E+56)

2019-02-17 (내일 월요일) 22:26:00

언제나 그랬듯이 답레는 천천히!! 릭주가 여유가 되실 때 주시면 돼요 ㅠㅁㅠ! 쉬게 해드리고 싶네요...ㅠㅠㅠㅠ (꼬옥) (부둥부둥)
>>319 오브콜슼ㅋㅋㅋㅋㅋㅋ 저도 모르게 포옹해도 괜찮을까요? 라는 폴리의 허락 구하는 말에 릭이 폴리를 껴안는 거 상상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좋다고 허락하고 폴리가 안아줄 때까지 기다리는 쪽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앗... 릭주가 놀라신 이유가 뭔지 궁금하네요... 뭘까요 0ㅁ0 ???

8ㅅ8(힝구)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랑 길러주셔서 감사해요, 중에 길러주셔서 감사해요가 더 먼저 떠올랐고, 어쩐지 폴라리스는 전자보다 후자의 말을 할 것 같아서 그리 적었는데 그웬과 카르멘도 할 법할 대사라니...ㅠㅠㅠㅠㅠㅠ (폭풍오열) 아...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은 폴리의 눈물지뢰가 아니라 제 눈물지뢰인가 싶기도 하네요... 8ㅅ8.... 왠지 1의 의미에 가까울 것 같았어요! 앗... 릭이 폴리 앞에서 여리고 솔직한 사람이 되어서 놀라시는구나... 0ㅁ0... 저는 가끔 폴리가 생각보다 강하고 단단한 모습을 보일 때 놀래요. 얘가 사실은 강하지도 단단하지도 않은데... ()() 릭한테는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요...!! 이게 바로 사랑의 힘일까요...?? (´͈ ᵕ `͈ )

으학ㅋㅋㅋㅋㅋㅋㅋ 몸선이 예뻐보이게 관리하는 건 맞지만, 아주 빡세게 관리하는 게 아니라서 군살은 그다지 없고 여리여리하지만 탄탄과 말랑의 중간쯤 되게 유지할 것 같아요. 으음~ (폴리 본인 기준으로 좀 살쪘다 싶을 때나, 슬슬 빡세게 관리해야 겠다 싶을 때나, 살찐 거 아니야? 라는 말을 들을 때) 가끔은 빡세게 관리하는데 그때는 운동을 빡세게 한다는 뜻은 아니고... 음식을 빡세게 관리해서. 한끼에 체리 한 알(+물) 정도만 먹고 끝낼 것 같기도 해요...! 다이어트용 샐러드 반 팩? (여자 주먹 두개 붙여놓은 것 같은 크기의 샐러드 도시락 있잖아요...) 정도가 하루 식사량일 것 같아요. 헉.. 제가 말한 그대로 상상해주셨다는 게 기쁘네요 ^/////^ 윽... 으으윽... (심장에 타격) 아무렇지 않게 제 심장에 격한 타격을 주신다...ㅇ<-< 릭이 잠시 멈춰 있을 때 폴리는 살짝 긴장할 것 같아요... 왜 멈추지..?? 뭔가 문제라도 생겼나 싶어서요... 살짝 긴장항 상태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양. 왜요?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요? 라고 물어보겠지만 릭잌ㅋㅋㅋㅋㅋㅋㅋㅋ 중간에 잠깐 걸렸다는 말을 듣고 올려주는 것에 다시 긴장을 풀 것 같아요....

릭주가 보고 싶으시다니까 잡담 하나당 하나씩 올릴게요! (신남)

323 폴리주 ◆lcVSk6vvyc (953968E+56)

2019-02-17 (내일 월요일) 22:52:35

>>320 옷은 옅은 회색이 도는데, 눈이 진짜 찐하고 쨍한 아이스 블루에요! 터키석 색깔 느낌도 팍팍 나구...!! 머리카락은 백발이 없어서...ㅠㅠㅠㅠ 아쉬운대로 옅은 회색으로 했는데.. 저는 릭의 창백한 금발색이 너무 궁금해요...ㅠㅠㅠㅠ 릭 눈동자는 커피보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라고 느낌이 오는데 창백한 금발은 ㅠㅜㅠㅜㅠㅜ 딱 이거나 싶은 게 없어서요... ㅠㅜㅠㅜ

위에 두개는 나란히 작은 큐빅, 아래는 좀 화려하게...ㅠ//////ㅠ 허억.. 드롭이래... (두근) 제가 드롭귀걸이 보는 거 굉장히 좋아하는데 릭이 어느 날엔가 예쁜 드롭귀걸이 차줬으면 좋겠네요...ㅠㅠㅜ 폴리는 귀 안 뚫어서 귀걸이 안 차는데, 귀찌나 이어커프는 아주 가끔...?? 옷차림에 맞춰서 귀에 뭔가 해야겠다 싶어서 귀찌나 이어커프 할 것 같아요..!! 제인일때는 장신구를 안 차고.. 해도 가죽팔찌 같이 아주 심플한 거나, (마취침) 시계가 끝이고.. 페이는 (아직 컨셉 다 못 잡았는데) 화려한 차림이 컨셉이면 그때는 꼭 화려한 이어커프도 착용하겠네요! 오른 쪽은 더 적고 귓볼 쪽에 두개 나란히...ㅠㅠㅜㅜㅜㅜㅜ 흐흑... 제가 피어싱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릭 덕분에 요새 피어싱이 예뻐보여요...ㅠㅡㅠ 예쁘고 멋져.. 릭주는 어떻게 릭에게 이렇게 찰떡같은 취향을 부여하셨을까요... ㅠㅜㅠㅜㅠㅜ... 양 귀에 피어싱 갯수 다른 것도 장미문신도 화려한 커프스 단추도 다 너무 좋고 매력적이에요.... ㅠㅜㅠㅜ.... 자기 관리 잘하는 남자 최고야...ㅠㅜㅠㅜㅠㅜ....

앗... 릭 손에 장갑 끼워줘야죠...ㅋㅋㅋㅋㅋ 폴리는 릭의 따순 손을 좋아하지만 추운 나라가면 장갑이랑 목도리부터 챙겨줄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화책 읽어주는 폴리.. 앗... 릭주 마음 속에 수녀 폴리는 뭔가 따땃한 느낌이네요... (신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허 가만히 있어봐요 뭐예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릭주 안의 폴리 이미지는 대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안의 폴리는 검지로 입술 올리고 쉿, 하고 살짝 진지한 표정으로 릭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무언의 부탁을 한 뒤에 홍조효과를 자연스럽게 부과하는데 열심일 거예요... (제 안의 폴리 이미지가 더 심각한 것 같다....)

처음에 올릴 때는 몰랐는데 올려놓고 다시 보니까 저 안에 폴리 눈동자 색이 다 있더라고요... 0ㅁ0 (불현듯이 찾아온 깨달음) 보랏빛을 띄는 벽안이 새벽녁의 몽환적인 밤하늘 같을 거란 생각을 한 적 있는데, 보랏빛으로 물드는 푸른 바다가 (좀 더 정확히는 푸른 빛으로 물드는 보라색 바다가) 폴리 눈동자 색깔로 찰떡일 것 같아요! 0♡0!! 언제 렌즈 안 낀 폴리 눈동자도 릭이 보는데, 렌즈 안 껴도 바다같은 눈이라고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네요... ㅠ//////ㅠ!!
외투 열어서 안에 들어가는 거 제 로망인 거 어떻게 아셨지...?? oTL...??? 으흐흑... 릭주가 폴리주 로망을 너무 정확히 저격하셨습니다.. ㅇ<-< 미신 같은 거 별로 안 믿는데 열심히 빌고 있는 릭이 너무 지나치게 귀여워서 이 세상 귀여움이 아닌 거 같아요...ㅠㅜㅠㅜㅠㅜㅠㅜ.... 진짜 뭘 믿고 이렇게 귀엽죠....ㅠㅡㅠㅡㅠㅡㅠ....

324 폴리주 ◆lcVSk6vvyc (953968E+56)

2019-02-17 (내일 월요일) 23:00:56

>>321 양말을 선물해 드리면 자유의 몸이 되실까요...ㅠㅜㅠㅜㅠ (힝구) 칼퇴하시구 돌아오는 길 조심해서 돌아오세요! (꼬오옥) 전 잘 지냈어요! 맛있는 것도... 너무 먹어서 살찌는 게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됩니다... (._. ... 식단조절은 폴리가 아니라 제가 해야겠네요... (허허) 저희지역 날씨도 괜찮은데 제가 추위를 좀 많이 타서... 패딩 입고 돌아다니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릭주도 감기 안 걸리고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

역시 저야. 잡담 하나당 하나에 칵테일 올려도 오늘 하루 안에 다 올리네요... ^ㅇ^..... 셋 다 색이 예쁘죠? 첫번째는 진짜 색이 너무 예뻐서 보자마자 저장버튼 눌렀고 두번째랑 세번째는 위에는 살짝 연한데 아래로 갈수록 색이 더 진해져서. 평소에는 딱 청량한 위쪽이나 중간부근 색이었다가 감정이 짙어지면 색이 더 진해지는 블루 눈동자가 저런 색감 아닐까 생각하며 저장했습니다 ^ㅇ^! 이미지도 다 올렸구 이제 밤이 찾아왔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또 좋은 꿈 꾸시길! 굿나잇이에요 릭주~~ ^◇^

325 폴리주 ◆lcVSk6vvyc (4354722E+6)

2019-02-19 (FIRE!) 23:12:29

갱신만 하고 갈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셨길^◇^♡!

326 릭주 ◆rAqAiJ2zqg (8139216E+5)

2019-02-20 (水) 22:16:07

갱신할게요!! 흑흑 어찌어찌 현생을 살다보니 며칠 접속하지 못하였네요..ㅠㅁㅜ 앗 지금 사진 샤샥 훑어봤는데 다ㅠㅜㅜㅜ넘 예뻐요ㅠㅜㅜㅜ흑흑 누가뭐래도 ☆아이스블루☆야ㅠㅜㅜ(왈칵) 다 넘 예쁜데 특히 첫번째 사진 얼음이 비치는게 너무 맘에 들어요;-; 뭔가 물결 무늬 같기도 하구.. 보석 같아요.....(왈칵)

327 릭 - 폴라리스 (2045153E+5)

2019-02-21 (거의 끝나감) 14:51:32

불길한 예감이라는 것은 때로 아무 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법이다.

'조기 퇴근이라고.'

릭은 긴 숨을 뱉었다. 날카로운 눈빛이 희뿌연 연기를 갈랐다. 분명히 근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솜니움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자마자 예정된 모든 일을 취소하고 뛰쳐나왔다. 요즘들어 부쩍 저 답지 않아진 일련의 행보가 우습게 느껴졌다. 한번이라도 이런 적이 있었던가, 바퀴날에 흔적 없이 짓이겨지는 불씨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자문한다. 혀끝에 느껴지는 쓴맛이 까닭 없이 낯설었다. 별다른 감정의 동요가 있지는 않다고 생각했으나 계기판의 긴 바늘은 서서히 오른쪽으로 기울어만 간다. 그는 처음 폴라리스를 제 조수석에 태웠던 날에 대해 생각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구태여 병원에 데려다주겠다 우긴 것 부터가 그 다운 행동이 아니었다. 처음 입을 맞추었을 때도, 집까지 바래다주었을 때도,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그 모든 언행을 설명할 수 있는걸까. 가슴 한 켠이 이상하게 욱씬거렸다. 릭은 그 통증의 이유를 알지 못했다.

*

멀리 건물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부터 머릿속에 어렴풋이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불길한 예감은 점차 현실이 되었다. 평범해 보이는 건물에 어울리지 않게 문 앞을 단단히 막고 있는 얼굴들이 익숙하다. 릭은 휴대폰 화면을 열었다. 몇 번의 발신음 끝에도 도착하지 못하는 신호가 허망하다. 날 선 구두끝이 차 안을 비집고 나왔다. 창백한 금발이 바람에 흩날렸다.

"나와."

릭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 말하지 않아도 그의 앞을 끝까지 막아설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았겠지만, 전말을 안 이상 그에게는 더 이상 시간이 없었다. 처음 보는 이 남자의 낯선 표정에 주춤하는 사이,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한 달음에 엘리베이터 앞까지 뛰어올라갔다. 승강기는 1층에 있지 않았다.

"......"

가장 꼭대기 층에서부터 차례로 숫자가 바뀐다. 릭은 버튼을 누를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가만히 멈춰섰다.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는 속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쿵, 심장이 무섭게 추락한다. 쿵, 쿵, 묘한 기대와 불안이 전신을 지배한다. 그 짧은 기다림의 시간이 흡사 영겁과도 같이 느껴졌다. 마침내 문이 열렸다.

"......."

...폴라리스. 릭은 차마 그렇게 부르지도 못했다. 크게 뜨인 눈이 곧바로 얼어붙었다가, 이내 무르게 녹는다. 그는 지금 자신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 지 알 수 없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수많은 생각들이 부유하는 사이, 포옹해도 괜찮을까요, 그녀가 묻는다. 릭은 몰아치는 감정에 인상을 조금 찡그렸다. 입술이 떨리는 듯한 기분이 이상했다. 어째서일까. 그는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원하는대로 해, 내 사랑."

그가 낼 수 있는 한 가장 다정한 목소리와 함께, 릭은 폴라리스가 뛰어들 수 있도록 한 걸음 물러나 팔을 벌렸다.

328 릭주 ◆rAqAiJ2zqg (2045153E+5)

2019-02-21 (거의 끝나감) 20:42:54

>>322 흐으으으윽 너무너무 감사해요 그치만 너무 여유롭게 와버렸지요ಥ_ಥ 방학 막바지가 다가와서 그런가, 묘하게 일정이 많았어요 영원히 개강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예요.. 호헤헤o(^^o)(실성)

앗 저도 첨에 릭이 말 끝나자마자 폴리를 와락!!하는 걸 생각했는데, 뭔가 쓰다 보니 릭이 다르게 움직이더라구요.. 후후ヾ(^^ゞ) ㅠㅜㅜ맞아요 키우다와 기르다의 어감의 차이는 뭔가... 키우다는 몸만 쑥쑥 키워주고 기르다는 양육자로서의 뭔가를 해주는 느낌...?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폴리라면 그렇게 말할 것 같아요(♡´艸`) 흑흑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건 어쩐지 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아요..(つ﹏<。) 앗 저는 폴리가 흔히 말하는 외유내강형, 그런 비슷한 느낌적인 느낌느낌(~)이라구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은 걸까요? 하지만 릭이 폴리한테 알게모르게 꽤 많이 의지하고 있는 건 맞는 것 같ㅇㅏ요...^ㅡ^ 의지는 꼭 강한 사람한테만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그렇죠 그러쵸 파워 오브 러브...^//^(??)

......체리 한알에 물이요?? 하루에 샐러드 반팩이요???? 그 무슨 릭이 당장 찾아가서 24시간 내내 붙어있을 것 같은 식단이지요........ㅇㅁㅇ 이것은 꿈인가 현실인가 안돼요 세끼 내내 샐러드 한팩씩만 먹는다고 해도 엉엉 울거라구요ㅠㅅㅠ..ㅠㅜㅜㅜㅜ

329 릭주 ◆rAqAiJ2zqg (2045153E+5)

2019-02-21 (거의 끝나감) 21:09:18

>>322-323 아 그리구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칵테일 색깔 넘 이뻐요...엉엉엉ㅇㅠㅜㅜㅜㅜ 피크류 색 보고도 아.. 이것이 바로 아이스블루...!(무릎탁) 했어요 파란색 계열 칵테일이 전부 찰떡같이 어울릴 것 같은.. 블루 하와이 블루 사파이어 이런....(つ﹏<。) 릭의 눈동자색은 음.. 갈색이긴 한데 묘하게 녹색이 섞인 것 같기도 한 느낌이에요 헤이즐색 이런^ㅁ^? 앗 창백한 금발은 많이 하얗고 차가운 느낌의 백금발 생각했어요! 완전히 흰색은 아니지만, 희미한 노란빛의 금발이요(*´∇`*)

헤헤 그런가요? 장르가 글이 아니라 그림이었으면 매일매일 다른 귀걸이 차고 등장시켰을텐데 말예요(〜^∇^)〜!! 한쪽에 드롭같이 화려한 걸 차면 다른 한쪽은 심플한 걸로.. 그런 식으로 균형 맞춰서 다닐 것 같아요^ㅁ^ ㅋㅋㅋㅋㅋㅋ시계를 빙자한 마취침... ㅠㅜ흑흑 전 폴리주가 매력적이라고 해주셔서 조은걸요 릭이 매력적인 한편 그거 이상으로 폴리주가 릭을 좋와해주셔서.. 저는 행복한 거시에요..(ღ˘⌣˘ღ)

ㅋㅋㅋㅋㅋ앗.. 앗 그렇죠 장갑! 추운 나라에서는 장갑을 껴야지요!(와장창) ㅋㅋㅋㅋㅋ호호 제 안의 폴리는 뭐랄까.. 그런느낌도 있는 것 같아요 지구상에서 릭을 야단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앗 쉿 하는 것도 넘나리 폴리다워요 폴리가 홍조 그리는 데 집중하고 있으면 릭은 옆에서 볼따구(?) 잡아당기고 싶은 걸 열심히 참을 것 같네요^ㅡ^..(대체)

ㅠㅜㅜㅜㅜ네에 보랏빛도 넘 조와요 밤하늘, 바다, 깊은 바닷속 같은 눈...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ㅠㅅㅜ ㅋㅋㅋㅋㅋㅋㅠㅜㅜㅜ폴리주 취향저격에 성공했나요??(만세!) 너무 열심히 빌어서, 어쩌면 폴리가 다 빈 다음까지도 그 상태 그대로 눈감고 있을 지도 몰라요...ㅋㅋㅋㅋㅋ 그 모습을 발견한 폴리가 ㅇㅁㅇ의외로 엄청 열심히 하네...?생각하는 장면도 상상돼요ㅋㅋㅋㅋㅋㅋ

>>324
ㅋㅋㅋㅋㅋㅋ후후.. 저도 요즘 굉장히 잘 먹구 있답니다 괜찮아요 아직은 겨울이니까, 원래 겨울에는 추위를 대비하기 위해(??) 지방을 축적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ㅠㅜㅜㅜ니ㅠㅜㅜㅜ칵테일 평소에는 위쪽 색깔이었다가 감정이 짙어지면 아래쪽으로 옮겨간다니... 이런 놀라운 설명이^ㅠ 칵테일에 비유하니까 달콤한 눈동자라는 느낌이 더 와닿네요 영롱한 유리사탕.. 같은 느낌일 것 같아요..ㅜ▽ㅠ

330 크리스마스, 사랑의 기쁨 (2045153E+5)

2019-02-21 (거의 끝나감) 21:12:07

아버지와 함께 살던 저택은 어린 시절의 나를 종종 지루하게 했다. 추수감사절이나 성탄절처럼 바깥이 북적이는 날이면 더욱 그랬다. 나의 유일한 가족은 유흥과 환락을 즐기러 오는 이들을 위해 알록달록한 불빛 아래 되려 더 바쁘게 움직이곤 했다. 어차피 크리스마스가 가족과 보내는 기념일이라는 것은 이 도시의 시작부터 통용되지 않던 법칙이었다. 밤의 도시의 많은 소년들은 나와 같은 처지에 있었다. 가물가물하게 얼굴이 떠오르는 이들은 대부분 조직 간부의 아들딸로, 오늘 같은 날이면 집에서 나와 다같이 가루를 들이붓고 매캐한 꿈을 꾸었다. 내 아버지가 그들 아버지의 수장이었기 때문에 그 무리의 주도권은 항상 나에게 있었다. 아주 젊은 나이부터 나는 이미 지배하는 것에 익숙했다. 친구라는 말은 매양 낯설었다. 나는 언제나 두려움 혹은 존경의 대상이어야 했다. 외로움을 탈 줄 모르는 성정이라 다행이었다.

이튿날 일어나 비틀비틀 움직이다보면 내가 아직 몽롱한 것인지 집안이 무너져내리는 것인지 도무지 분간이 어려웠다. 무딘 정신으로 이끌리는 대로 저택을 누비면 그래도 마침내 다다르는 곳이 있었다. 내 목적지는 늘 이 커다란 집의 규모에 걸맞는 거대한 그랜드 피아노 앞이었다. 악기 뚜껑을 열고 천을 걷는 동안은 꼭 늦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뜯기라도 하는 것마냥 묘한 기대감이 어렸다. 추운 겨울날 그 안에서 튀어나와 손끝에 달라붙은 것들은 잘 벼려진 날붙이마냥 차갑고 매끄러웠다. 나는 그 커다란 악기를 연주하는 동안을 좋아했다. 건반을 누르는 순간 나는 이 세계가 아닌 어딘가 다른 곳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나는 다른 누군가일 필요 없이 오직 나 자체로 충분했다. 꼭 내가 사랑하는 바다의 앞에서처럼 그랬다.

*

music - Plaisir d'amour

누구나 한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익숙한 선율이었다. 그녀는 피아노의 머리맡에 기대어 릭의 손가락이 때로 긴박하고 때로 우아하게 움직이는 양을 지켜보았다. 옥타브를 막힘없이 넘나드는 것이 꼭 멈출 줄 모르고 타오르는 불씨같다. 그녀의 투명한 눈에 문득 벽난로의 혀끝이 날름거렸다. 방 안의 온기에 취한 뺨이 꼭 설원에 핀 장미처럼 물들어 간다. 릭은 야수와 어린 왕자가 그 한 송이를 얼마나 아끼고 애지중지했는지를 알았다. 사랑하는 이를 앞에 둔 젊은 사자의 처지 역시 그들과 크게 다를 바는 없을 터였다.

"...날 감동시키려고 작정한 게 틀림 없어요."
"글쎄, 난 그저 당신이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냈으면 했는데."

둘뿐인 집안은 북적이는 바깥과 마찬가지로 온통 크리스마스 열기에 취해 있었다. 무언가를 더 말하려 입술을 달싹이는 모습에 릭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아까의 저녁 식사 도중에도 폴라리스는 내내 그런 얼굴이었다. 옥수수 알갱이만큼 작은 양을 먹고도 금세 배부르다며 포크를 내려놓아 버린다. 터무니 없는 소리, 전세계 아이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포장하는 산타의 요정들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그보다는 더 많은 것들을 입에 우겨 넣을 것이 틀림없었다.

조금 더 먹어.
이미 배부른걸요.

그녀는 고개를 저으면서도 음식을 눈앞에 내밀면 못이기는 척 한 입씩 먹어주곤 했다. 이러면 안되는데. 곰곰히 생각하는 듯한 눈빛은 못내 웃음을 비집고 나오게 했다. 조그만 입이 오물거린다. 그 달짝지근한 입술에 입맞추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 참기 어려운 일이었다.

연주를 마치고, 그는 주머니에서 여지껏 감추고 있던 작은 함을 꺼냈다. 아아. 케이스가 열리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푸른 눈이 놀란 듯 크게 빛났다. 함에서 튀어나온 것은 릭이 오랜 시간동안 고민한 아름다운 목걸이었다. 섬세하게 세공된 보석이 수많은 색으로 무장한 채 빛을 가른다. 릭, 폴라리스가 짧은 침묵 후에 중얼거렸다. 그에 대한 대답 대신, 릭은 손을 뻗어 일어서 있는 그녀의 어깨를 천천히 끌어안았다. 가는 목이 자그마한 다이아몬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금방이라도 부러져 버릴까봐 두렵다. 곧은 목선에 남자의 숨결이 닿았다. 그녀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그의 손길 아래 부드럽게 맞물렸다.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예요."

최소한 몇시간 전에나 이루어졌어야 할 진부한 인사에 폴라리스는 가까스로 그리 대답했다. 금방이라도 물기가 어릴 것 같은 목소리가 잔잔하게 떨렸다. 릭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섣불리 눈을 맞추지 못하는 것은 그도 마찬가지였다. 낯선 설렘이 가슴께에 파고든다. 하고 싶은 말은 이미 한참 전부터 정해져 있었다. 이어진 그리 길지 않은 정적 끝에,

"키스해도 될까?"

마침내, 그는 천천히 물었다.

331 릭주 ◆rAqAiJ2zqg (2045153E+5)

2019-02-21 (거의 끝나감) 21:17:12

>>330 그리고.. 이건 무려 설날부터 쓰던 크리스마스 기념글이에요^ㅁ^() 뒷북을 울려라..~!!(둥둥둥둥) >>322 ㅋㅋㅋㅋㅋㅋㅠㅜㅜ놀랐던 이유가 뭐냐며는 이 글 마지막 대사랑 폴라리스가 릭한테 묻는 말의 뉘앙스가 비슷해서.. 그래서 놀랐어요(*´∇`*) 달달한거 쓰려니까는 왠지 어려워가지구 엄청난 뒷북이 되어버렸지만ㅋㅋㅋㅠㅠㅠㅜ 폴리주 맘에 들면 좋겠네요.. ㅎ헤...

벌써 9시가 넘었네용! 오늘도 귀신같이 흘러가버린 시간^ㅅ^.. 며칠 못들어와서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ㅠㅅㅜ 폴리주 오늘도 좋은 밤, 좋은 꿈 꾸세요!!ღゝ◡╹)ノ♡ 남은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셔요~!!

332 릭주 ◆rAqAiJ2zqg (7376989E+5)

2019-02-22 (불탄다..!) 15:30:57

좋은 오후예요^ㅁ^!! 잠깐 갱신하구 갈게요 오늘도 쫀하루 보내세요ㅎㅎ~

333 폴리주 ◆lcVSk6vvyc (2715482E+5)

2019-02-22 (불탄다..!) 20:27:00

릭주 저 이거 바깥에서 봤다가 순간정지했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멸치로 이모티콘 복붙 하려다가 댓글 다 날려먹어서 다시 써도 전 기뻐요....ㅠㅠㅠㅠㅠㅠ 흐흐흑.... 이제는... 컴치로 옮겼으니까 맘 놓고 쓸 수 있어요! 폴리주가 올해 받은 선물 중 가장 기쁘고 다정한 선물이예요! 。・゚・(ノД`)・゚・。 날짜는 중요하지 않아요. 산타보다 더 산타같은 릭주의 마음이 너무 기쁘고 감사해요...ㅠㅜㅠㅜㅠㅜ.... 전 이제 릭주가 오브 코스라고 외쳤던 마음을 알겠어요... ㅠㅠㅜㅜ 네. 키스해도 됩니다... 백번 물어봐도 백번 다 예스고 백한번도 백스물두번도 다 예스입니다...ㅠㅜㅠㅜㅠㅜㅠㅜ.... ㅇ<-< 주말에 사랑의 기쁨 들으면서 또 읽을래요... ㅠㅜㅠㅜㅠㅜ 오늘이 제 크리스마스고 생일인가 봐요.. ㅠㅜㅠㅜㅠㅜ... 。・゚・(ノД`)・゚・。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은데 일단 아낄래요... (흑흑) 릭주도 오늘도 쫀 하루 보내세요!! 8ㅅ8

아니 답레도... 말 아끼려고 했는데... 릭 시점에서 보니까 릭이 얼마나 불안했고 동요했는지 보여서.... ㅠㅜㅠㅜㅠㅜ... 전 가끔 폴리가 릭으로 인해 거대한 풍랑 속을 휩쓸렸지만 가라앉지 못하는 조각배의 심정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릭도 폴리로 인해...진짜 거대한 감정의 해일을 느껴서... 그게 감동으로 다가와요... (´;ω;`) "Do exactly as you want." 전에 말해준 문장도 너무 좋았는데... "원하는대로 해, 내 사랑." 라는 말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ノД`)・゚・。

334 폴리주 ◆lcVSk6vvyc (2715482E+5)

2019-02-22 (불탄다..!) 20:51:39

글구 궁금한 거 물어봐도 되나요? 8ㅅ8 릭은 폴리의 조기 퇴근을 어떻게 알았나요? 그리고 이건 놀랐는데... 0ㅁ0 병원에 데려다 준 것이 릭답지 않은 행동이었나요...?? 전ㅋㅋㅋㅋㅋㅋㅋ 릭이... 릭이... 시트 읽고 예상 했던 것보다 너무 친절해서 놀랐는데... 그래서 릭이 본인이 인페르노 언더보스라는 거 모르는 상대에겐 저정도까지 친절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이 다쳤어도 병원까지 데려다주나 보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닼ㅋㅋㅋㅋ..... 이제는 아닌 것 같아... 폴리라서 더 친절하고 더 관대했던 거 같아요....8ㅅ8... 그래서 저랑 폴리가 치여버렸는데... 흑흑... 저 왜 치이고도 치인 거 깨닫는 거 오래 걸렸을까요...??)

그리고 릭이 백금발... 이었다구요...?!?! 0ㅁ0?!?! 이것도 꽤 놀랐는데... 아직 공개한 적 없는 폴리 (어린 시절) 과거 머리색 설정이 백금발이었거든요...!! 전ㅋㅋㅋㅋ 창백한 금발을... 탁한 금발...?? 이라고 해야하나 레오나르도 리카프리오 리즈 검색하면 나오는 검은 끼 도는 금발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희미한 노란 빛의 백금발이라고 하니까 릭이 너무 귀엽다... ㅠㅜㅠㅜㅠㅜ... 아가 병아리 생각도 나고 그러네요.... ✾(〃´-`〃)✾ 릭이 백금발이면 폴리 과거 설정을 민들레색 노란 금발로 변경하는 게 낫겠네요. 폴리는 릭을 보고 한 번도 과거의 제 머리색을 떠올린 적이 없거든요! ^◇^ 과거 머리색 자체보다, 릭을 보고 한 번도 과거의 제 모습..? 을 연상해 본 적이 없다는 쪽이 중요해서 머리 색을 변경하는 게 낫겠는데 갑자기 하늘색 머리가 확 땡기네요... 으아.. 결정장애가 왔으니 좀 고민해보겠습니다... 답레는 천천히.. 가져오게 될 것 같아요... 8ㅅ8... 오늘은 미리 푹 주무세요 ....!!

335 릭주 ◆rAqAiJ2zqg (5870538E+5)

2019-02-23 (파란날) 17:34:41

좋아해주셔서 기뻐요.. 홍엥..8▽8 일하는중에 잠깐 갱신하구가요!! >>334 ㅋㅋㄱㅋㄱㅋㄱㄱㄲㅠㅠ아아앗 아니.. 근데 만난지 대략 1년하고도 6개월이 지나고서야 엄청난 오해가 있었음을 깨달았네요ㅋㅋㄱㄱㄱㅋㄱㅋㅜㅜㅠ 허걱 전 창백한 하면 당연히 희끗희끗하고 색이 옅고.. 이런 느낌이 연상될줄 알았어요 자기중심적 사고의 폐해가 여실히 드러나버린 것입니다..^ ㅠ

336 폴리주 ◆lcVSk6vvyc (3955371E+5)

2019-02-23 (파란날) 20:53:50

>>335 아닠ㅋㅋㅋㅋㅋ 1년하고도 6개월이라니 굉장히 길어보이잖아여...ㅋㅋㅋㅋㅋㅋ 음~ 전 생각의 다양성이랄까! 생각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자기중심적 사고의 폐혜가 아닌 거예요! 그리고 전 제가 창백하다는 뜻에 검은 것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구나...? 몰랐던 자아(?)를 알게되서 좋은 걸요! 뭐라고 해야하지.. 창백한 금발을 어둠이 내려 앉은 곳에서 보이는 탁한 금발? 의 이미지로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백금... 릭주가 알려주신 희끗희끗하고 색이 옅은 백금발 생각하니까 새삼스레 릭이 아침햇살도 엄청 어울리는 남자라는 생각이 들어요! (릭 본인은 그렇게 생각 안 할지도 모르지만)

337 폴라리스 - 릭 (3955371E+5)

2019-02-23 (파란날) 20:59:34

원하는대로 해, 내 사랑.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허락을 말한 그가 한 걸음 물러나 팔을 벌렸다. 폴라리스는 환하게 웃으며 뛰어들듯 다가가 그를 세차게 안았다. 그와 나눈 포옹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제 힘을 생각하지 않고 대중없이 그를 끌어안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주위의 시선도 제 화장이 그의 옷에 묻을까 하는 걱정도 뒤로 제쳐두었다. 다만 지금은 온 힘을 다해 그를 끌어안아주고 싶은 마음을, 충동을, 감정을 참지 않았다. 그가 마주 그녀를 끌어안아 주었어도, 혹은 끌어안지 않아도. 그녀는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는 느슨하게 팔에 힘을 빼고, 그러나 포옹은 풀지 않은 채 고개를 올렸을 것이다. 폴라리스는 파란 칵테일 글라스에 잠긴 얼음처럼 투명한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떠오르는 감정들이 물결처럼 일렁거리다가 호선을 그리는 눈꺼풀 아래로 잠겨들었다.

“릭.”

유일하게 선명한 것의 이름을 부르듯 그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보았다. 누가 들어도 그녀의 연인의 이름이 ‘릭’ 이겠구나, 싶을 정도로. 다정하고 달콤한 음성으로.

무슨 말부터 해야 좋을까. 생각을 정리하고 말하는 편이 좋을까. 일부러 고민하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길게 주진 않았다. 눈을 한차례 길게 깜박이고 말문을 열었다.

“당신의 아버지를 만나고 왔어요.”

이곳에 온 걸 보면, 당신도 이미 짐작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릭, 당신과 닮은 사람이었어요.”

당신과 닮은 사람, 이라는 부분에서 그녀의 눈매가 부드럽게 접혔다. 그 사람의 사소한 것에서도 당신이 떠올라서 약간은 곤란했는지도 몰랐다. 난 당신에게 제일 약하지만, 당신을 떠오르게 하는 것에도 약간은 물러진단 걸 깨달아 버렸다고 해야 할까. …물론 진짜 곤란한 건 따로 있었지만. 그 이야기를 지금 꺼내고 싶진 않았다.

…릭이, 무슨 대화를 나눴냐고 물어보면. 숨기지도 거짓말하지도 못하겠지. 폴라리스는 그의 허리께에 둘렀던 손을 천천히 올려 그의 등을 가만가만 도닥였다.

당신이 걱정했던 걸 알겠어요.
많이 불안했지요?

묻지 않아도 다 전해질 것 같았다. 다만 단지 그의 아버지와 제가 만났다는 이유로 그가 저를 걱정했던 거라면 좀 서글플 것 같았다.

당신의 아버지가 절 해칠까 봐 걱정했나요...?

물을 수 없는 질문은 삼키고, 폴라리스는 그가 입술을 열 때까지 잠자코 기다려 주기로 했다.

338 폴리주 ◆lcVSk6vvyc (3955371E+5)

2019-02-23 (파란날) 21:27:34

이름 칸에 폴라리스 - 릭 이라고 치니까 왠지 기분이 좋아졌어요! (´͈ ᵕ `͈ )

>>32 8ㅁ8... 3월이 오는 게 싫죠... (와락) (도닥도닥)

앗 저도 처음에는 포옹해도 될까요? 라는 질문에 바로 릭이 폴리를 와락 껴안아 버릴지도 몰라 >< 생각하면서 적었는데, 그러지 않아도 좋더라고요. 힘의 대중 없이 폴리가 릭을 끌어안아 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폴리가 있는 힘껏 껴안아도 폴리 힘이 그렇게 센 건 아니라서.. ()() (운동을 해도... 연약에 가깝습니다 폴리가...) 꽈악이, 꽈악과 꼬옥의 3분의 1 지점 정도로 느껴질 것 같네요... :Q... 맞아요. 누구를 사랑하는 건 마음이 막... 움직이는 거예요...!! 외유내강형.... 처럼 보였을까요...?? ^▽^ 상냥하고 남을 배려해주면서도, 상황을 은근슬쩍 냉정(혹은 냉소적으로)하게 보고... 남들 보는 앞에서는 잘 꺾이지 않는 모습이 충분히 외유내강으로 비칠만 해요...! (끄덕) (끄덕끄덕) 사실 그렇게 봐주신 게 기쁘기도 해요...! ^/////^ (헤헤) 하지만 전 폴라리스가 감추고 있는 부분들을 많이 알아서 그런가 폴리가 그렇게 강하게 느껴지진 않아요...^ㅜ! 걍.. 많이 애썼구나, 많이 애쓰고 있구나... 그런 감상도 있고, 짠하기도 하고... (。>﹏<。) 릭이 알게 모르게 폴리에게 의지해주는 게 좋아요...!! 폴리를 많이 믿고 사랑하는 게 느껴지거든요 ㅠㅜㅠㅜ... 맞아요... 의지는 강한 사람한테만 하는 건 아니니까...!!

저 릭이 24시간 붙어 있을 식단이라고 해서 살짝 놀랐는데... ()() 맨날 저렇게 먹는 건 아니라서 괜찮습니다! 빡세게 관리할 때 며칠 정도만입니다! (๑•̀ㅂ•́)و✧ 릭주가 우시니까 샐러드 반팩... 에서 한 팩 정도로 늘려줄까 마음이 약해지네요.... 8_8... 안되는데... 다이어트는 독하게 먹고 독하게 빼야 하는데.... ㅇ<-<

339 폴리주 ◆lcVSk6vvyc (3955371E+5)

2019-02-23 (파란날) 22:00:08

숫자하나 빼먹어서 >>32가 되었네요... (동공지진) >>328 이었어요!

>>329 릭주가 칵테일 색깔 좋아해주시는 거 너무 좋아요! (´͈ ᵕ `͈ ) 사실 글라스에 잠긴 얼음처럼~ 이라는 묘사는 릭주 답레스 보고 떠오른 거 메모해 뒀던 거예요! 갈색인데 묘하게 녹색이 섞였다고 하니까 뭔가 안정적인 느낌이네요...ㅠㅠㅠㅠ.... 갈색이랑 녹색이 다 안정을 주는 색이라 그럴까요...!! 안정적인데 단단해 보이고 뭔가 깊게 들여다보고 싶은 그런.... ㅠㅜㅠㅜ.... 헤이즐넛 검색해보니까 밤이랑 도토리 닮은 열매가 너무... 너무 귀여워 보여서... ㅠㅠ....... ㅇ<-< 릭을 알기 전에는 저 개암나무 열매를 귀엽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어흐흑) 지금은 너무 귀엽네요... (시름시름) 앗... 균형 맞추는 거 뭔가 제가 예상해본 모습이랑 들어맞네요...! (기쁨) 근데 릭주 피셜로 적어주신 게 제 예상보다 백배는 더 좋아요...ㅠㅜㅠㅜㅠ 화려와 심플의 조화가 넘 조아요...! 저도 행복합니다.... 。・゚・(ノД`)・゚・。

릭을 야단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닠ㅋㅋㅋㅋㅋㅋ 이거 뭔가 웃음이 나오는데 좋아요! 릭은 폴리를... 야단 못 칠 것 같죠... ()() 밤의 학교 외전에서 릭이 제인 야단치는 건 (그러나 제인 표정 때문에 마음 약해져서 금방 그만둠) 상상할 수 있는데 본편에서 릭이 폴리를 야단치는 장면은 어쩐지 상상 못하겠어요... (왜지??) 아닠ㅋㅋㅋㅋㅋㅋ 볼.. 볼따구 잡아당기고 싶어하는 거 전에도 본 것 같은데 데쟈뷰 인가요.... ㅋㅋㅋㅋㅋ 릭이니까 잡아당겨도 됩니다.... 볼이 빨개질 때까지 잡아당기고 조물조물해도 제 볼이 아니니 전 괜찮아요 ο(^▽^*)!!

밤하늘 바닷 속 깊은 바닷 속 같은 눈.... (심쿵) ㅠㅠㅠㅠ 흐흑... 얼른.. 렌즈 뺀 폴리랑 릭의 일상을 돌려보고 싶네요... ㅠㅜㅠㅜㅜㅠ... 제 취향 저격은 릭이 늘상 하고 있는 거 아니었던가요...? (왜 새삼스레 만세를 하실까...?) 열심히 빌어서 눈 감고 있으면...ㅋㅋㅋㅋㅋㅋㅋ 폴리는 의외로 열심히 하네...? 하고 놀라는 게 아니라, 잠깐 눈 동그랗게 떴다가 릭 감은 눈커풀이며 뺨 쓸어보고 싶은데 방해될까봐 괜히 자기 손 모아서 잡고 꼼지락, 하고 릭이 눈을 뜰 때까지 기다릴 거예요...! ^◇^

흐흑... 사랑의 기쁨 들으면서 보고 있는데 처음 읽을 때는 옥수수 알갱이만큼 먹는다는 게 웃음 포인트여서 그게 눈에 들어왔었는데... 다시 보니까 다이아 무게에 폴리 목이 부러질까봐 두려워 하는 게 눈에 더 들어오네요... ㅠㅜㅠㅜㅠㅜ 처음 읽든 몇 번을 읽든 폴리 입술이 오물거리는 거 보고 입맞추고 싶은 게 무엇보다 참기 힘들다고 하는 부분이 심장 간질거려서 넘... 넘 좋아요... ㅠㅜㅠㅜㅠㅜ.... 심장에 안 좋은데 좋아... (흑흑) 릭 어린시절도 살짝 나와준 것도 넘 좋고... 릭이 바다를 사랑하는 게 중의적으로 보이기도 해서 좋고... ㅠㅜㅠㅜㅠㅜ.. 키스해도 될까..? 하고 물어봐 주는 부분도 좋고.. 릭이 사랑의 기쁨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부분도 넘 좋고... 목걸이 걸어주는 부분도 좋고 그냥... 그냥 다 좋아요... ㅠㅜㅠㅜ... 제 심장 안 괜찮은데 좋아요... (흑흑) 진짜 정말 고마워요 릭주.... ㅠㅜㅠㅜㅠ... 절 감동시키려고 작정하신 것 같은 부분마저도 좋아서... ㅠㅜㅠㅜ... 힝...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집에 돌아오시면 푹 쉬셔야 해요....!! 이제 날씨가 제법 따뜻해졌어요... ( ⁎ᵕᴗᵕ⁎ ) 봄이 오래가면 좋겠네요...!! (여름아 늦게 와... ) 미리 굿나잇 인사 할게요...! 안녕히 주무세요 릭주 (*˘︶˘*).。.:*♡

340 폴리주 ◆lcVSk6vvyc (963951E+46)

2019-02-26 (FIRE!) 00:48:49

온기에 취한 뺨이 설원에 핀 장미 같다는 문장도 릭은 야수와 어린왕자가 그 한송이를 얼마나 아끼고 애지중지 했는지 알았다는 문장도 예뻐서 넋을 놓고 보게 되는 문장이에요! 으앗.. 감상 그만 적으려고 했는데 안 적고 넘어가기엔 너무 예쁜 문장들이라 어쩔 수 없었어요... 8ㅅ8.... 사랑에 빠진 릭은 왜 이렇게 사랑스러울까요.... (엉엉) 갱신만 하고 사라질게요! (현생을 때리고 싶어요.....) 릭주도 현생 같이 힘내요...! 88 답레는 언제나처럼 릭주가 여유가 나실 때 천천히 주세요~ ( ⁎ᵕᴗᵕ⁎ )

341 릭주 ◆rAqAiJ2zqg (2878044E+5)

2019-02-26 (FIRE!) 01:23:57

아앗... 아니 벌써 화요일이네요??(동공대지진) 3일만에 갱신이라는 거 보고 진심으로 놀랐어요 이거 뭐람....?(つ﹏<。) 살짝 갱신해요 폴리주 행복한 밤 보내고 계시겠지요ㅠㅅㅜ??

342 폴리주 ◆lcVSk6vvyc (963951E+46)

2019-02-26 (FIRE!) 01:52:49

커피 안 마셨는데 딱 커피 마셨을 때 느낌으로 피곤한데 잠이 미묘하게 안 오는 그런 상태라서...... 0w0...
아직 해야할 일이 덜 끝나기도 했으니까 마저 호다닥 다하고 자려(는 시도를 해보려)구요! 릭주... 얼마나 바쁘셨으면 화요일이라는 거에 놀라시지요... 8_8.... (흐윽) (부둥) 릭주는 행복한 밤 보내시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 저거 쓰고 자러 가셨기를! 안녕히 주무세요 릭주...!! 답레 쓴다고 밤샘 같은 거 하시면 아니 됩니다... (T^T) 굿나잇이에요. 좋은 꿈 꾸세요!! (๑•̀ㅂ•́)و✧

343 폴리주 ◆lcVSk6vvyc (1781006E+5)

2019-02-26 (FIRE!) 21:47:49

어제 안 잔 것 치고 오늘 괜찮은 하루였어요! 릭주도 괜찮은 하루가 되셨을까요? (´͈ ᵕ `͈ ) 내일이랑 모레는 아마 못올 것 같구ㅜ^ㅜ(오더라도 상태는 안 좋을 거라 갱신은 할 수 있겠지만 글은 못 쓸거예요...8ㅁ8), 금요일에 올게요. 좋은 하루들을 보내고 계시길, 또 보내시길 빌게요~ S2

344 릭 - 폴라리스 (0335432E+5)

2019-02-27 (水) 22:19:58

릭은 사슴처럼 뛰어드는 그의 작은 연인을 온전히 받아들였다. 한순간에 품에 들어온 가는 어깨를 마주 끌어안으며, 그는 이 포옹이 어딘가 그리운 내음을 낸다고 생각했다. 꼭 머나먼 광야에서의 방황을 멈추고 드디어 제자리로 돌아온 것만 같은 익숙한 기분이었다. 1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동안 그녀는 제 삶에 이토록 흠뻑 스며들어 버렸다. 처음 만났던 어느 여름처럼 제 흰 셔츠가 무언가 다른 색으로 물들어버린다 해도, 이제 그는 더 이상 세탁비를 배상해 내라는 정감 없는 말은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그녀는 언제고 기꺼이 그의 품 깊숙히 얼굴을 묻어도 좋았다. 좀 더 힘주어, 있는 힘껏 안겨들어도 좋았다. 릭은 떨어지는 물보라처럼 흩날리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조심스레 얼굴을 부볐다. 그녀의 몸 한 군데 한 군데에서는 어디에서도 맡을 수 없는 그녀만의 체취가 났다. 그 모든 것들이 더없이 사랑스러웠다.

릭. 폴라리스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릭은 목소리에 대한 아무 대답도 없이, 그저 폴라리스의 얼굴을 좀 더 또렷이 보려는 듯 그녀의 머리카락을 이마 옆으로 천천히 쓸어넘겼다. 눈빛이 조금 떨렸다. 릭이 이렇게 여린 표정을 지을 수도 있는 것을 릭 본인은 물론이고 폴라리스조차 알고 있었을까.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손길은 꼭 작은 동물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얼굴을 마주하니 억눌려 있던 감정, 불안이나 걱정같은 것들이 되려 요동쳤다.
당신과 닮은 사람이었다는 말에 릭은 잠시 쓰다듬던 것을 멈추었다. 그는 낮고 다정하게 되물었다.

"...그랬어?"

그는 말을 아꼈다. 대답은 정말 그러했냐는 무미건조한 한 마디뿐이었지만, 줄곧 미묘한 불안함으로 일렁이던 눈빛이 조금 누그러진 것도 같았다. 릭은 등을 도닥여주는 그녀의 팔 안에 잠시동안 가만히 갇혀있었다. 어찌됐건 그녀가 그나 그와 관련된 일들로 인해 괴롭고 상처받지 않았으면 했다.

"돌아가자."

어째서 얼굴을 보았는데 더욱 불안해지는지, 그는 알지 못했다. 어째서 그녀의 일 하나하나에 이토록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지도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우선 폴라리스를 향해 손을 뻗었다. 어서 함께 돌아가자고, 진심어린 눈으로 그렇게 말했다.

345 릭 - 폴라리스 (0335432E+5)

2019-02-27 (水) 22:37:50

릭은 사슴처럼 뛰어드는 그의 작은 연인을 온전히 받아들였다. 한순간에 품에 들어온 가는 어깨를 마주 끌어안으며, 그는 이 포옹이 어딘가 그리운 내음을 낸다고 생각했다. 꼭 머나먼 광야에서의 방황을 멈추고 드디어 제자리로 돌아온 것만 같은 익숙한 기분이었다. 1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동안 그녀는 제 삶에 이토록 흠뻑 스며들어 버렸다. 처음 만났던 어느 여름처럼 제 흰 셔츠가 무언가 다른 색으로 물들어버린다 해도, 이제 그는 더 이상 세탁비를 배상해 내라는 정감 없는 말은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그녀는 언제고 기꺼이 그의 품 깊숙히 얼굴을 묻어도 좋았다. 좀 더 힘주어, 있는 힘껏 안겨들어도 좋았다. 릭은 떨어지는 물보라처럼 흩날리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조심스레 얼굴을 부볐다. 그녀의 몸 한 군데 한 군데에서는 어디에서도 맡을 수 없는 그녀만의 체취가 났다. 그 모든 것들이 더없이 사랑스러웠다.

릭. 폴라리스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릭은 목소리에 대한 아무 대답도 없이, 그저 폴라리스의 얼굴을 좀 더 또렷이 보려는 듯 그녀의 머리카락을 이마 옆으로 천천히 쓸어넘겼다. 눈빛이 조금 떨렸다. 릭이 이렇게 여린 표정을 지을 수도 있는 것을 릭 본인은 물론이고 폴라리스조차 알고 있었을까.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손길은 꼭 작은 동물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얼굴을 마주하니 억눌려 있던 감정, 불안이나 걱정같은 것들이 되려 요동쳤다.
당신과 닮은 사람이었다는 말에 릭은 잠시 쓰다듬던 것을 멈추었다. 그는 낮고 다정하게 되물었다.

"...그랬어?"

그는 말을 아꼈다. 대답은 정말 그러했냐는 무미건조한 한 마디뿐이었지만, 줄곧 미묘한 불안함으로 일렁이던 눈빛이 조금 누그러진 것도 같았다. 릭은 등을 도닥여주는 그녀의 팔 안에 잠시동안 가만히 갇혀있었다. 어찌됐건 그녀가 그나 그와 관련된 일들로 인해 괴롭고 상처받지 않았으면 했다.

"돌아가자."

어째서 얼굴을 보았는데 더욱 불안해지는지, 그는 알지 못했다. 어째서 그녀의 일 하나하나에 이토록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지도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우선 폴라리스를 향해 손을 뻗었다. 어서 함께 돌아가자고, 진심어린 눈으로 그렇게 말했다.

346 릭주 ◆rAqAiJ2zqg (0335432E+5)

2019-02-27 (水) 22:49:54

갱신할게요!! 흐아 좀 더 빨리오고 싶었는데 벌써 수요일 밤이에요(T▽T)
왠지 모르겠는데 이번 레스는.. 엄청 쓰기 어려웠어요 그동안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느낌이었던 릭의 또다른 모습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도 릭이 더 불안해하는 것 같더라구요(つ﹏<。) 왜그럴까, 생각해봤는데 릭이 폴라리스가 위험에 처하게 되는 걸 막연하게 엄청 걱정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렸을 때 겪었던 부모님의 죽음과 여타 일을이 아무도 모르는 사이 릭의 깊숙한 곳에 각인되어 있었던 것도 같아요. 그동안은 릭이 주변 사람들 아무한테도 정을 안줘서 그 영향으로부터 무감각할 수 있었지만...(◞‸◟)

>>333 ㅋㅋㅋㅋㅋㅠㅜㅜㅜ 감정의 해일이라니 넘모 적절한 표현이에요! 롤러코스터처럼 왔다갔다 정신못차리는 릭..(*´∇`*) 헉 맞아요 그런 대사도 쳤었지요ㅋㅋㅋㅋㅋㅋ 헉 저조차 까먹고 있었어요 어쩜 그렇게 기억을 잘하세요?(*´ω`*)

>>334 앗앗 루즈해서 앞뒤를 약간 짤랐더니 설명이 부족해졌나봐요^ㅠ 솜니움에 가서 물어봤다는 설정이었어요..!! 앗 릭은 (적어도 겉으로는) 친절한 사람이 맞지만, 병원에 데려다준거는 사실 릭으로서도 약간 이례적인 행동이었어요..ㅋㅋㅋㅋㅋ 릭의 친절함에는 일정 한계가 있는데, 그 선을 넘을랑말랑 했던 수준.. 그치만 폴리 그냥 가게 냅뒀다가는 어디 가서 픽픽 쓰러질까봐 신경쓰이는데 우째요(ღ˘⌣˘ღ)(??) 사실 거기까지는 괜찮았다고 쳐도 폴리 진짜 모습(?)을 알고 나서 병원 도착하고 신발까지 사다준 게... 진정한 오바였지요...ㅋㅋㅋㅋㅋㅋㅋ 릭은 자기가 언더보스인걸 아는 사람한테도 친절해요!! ex. 거래처나 상대 조직 등? 물론 적이나 아랫사람 등등한테는 그럴 필요가 없지요..^ㅁ^ 폴리한테는 가식적인 친절함보다는 다정하다는 편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o(^^o)

아기.. 병아리요...??(심쿵) 앗 민들레 블론드(?)도 좋고 하늘색도 좋아요 아앗 그런데 그러면은 폴리 머리색이 원래 흰색이 아니었군요ㅇ0ㅇ(쿠궁) 아앗 처음알았어요.. 한층 더 미궁속으로 빠지는 폴ㄹㅣ의 어린시절..|ω・`)

347 릭주 ◆rAqAiJ2zqg (0335432E+5)

2019-02-27 (水) 23:21:13

답레스가 왜 두번이나 올라간거지...??ㅇㅁㅇ(동공지진)

>>336 ㅋㅋㅋㅋㅋㅋ그런가요^ㅁ^?? 앗 아침햇살... 예에엣날에 썼던 독백이 생각나네요 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아침에 쏟아져들어오는 햇빛을 맞는 장면을 상상했던 걸까요?ღゝ◡╹)ノ♡

>>338 ㅋㅋㅋㅋㅋㅋㅠㅠㅜㅜ흑흑 저도 넘 오랜만의 릭 - 폴라리스예요(줄줄) 헤헤 전 개인적으로 몸이 부서져라~으스러져라(?) 완전 깊이 포옹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폴리는 어떨지 모르겠어요. 아앗.. 답레 다 쓰고서야 이제야 생각이 드는데 어쩌면 릭은 저렇게 포옹한게 처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폴리주가 생각하는 폴라리스는 어떤 사람일까요? 저도 궁금해졌어요(╥_╥) 많이 애쓰고 있다니...폴리도 릭 앞에서만큼은 편하면 좋을텐데... 맞아요, 어쩌면 릭이 폴리 앞에서만 약해지고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많이 의지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몰라요..ヾ(^^ゞ)

>>339 앗 정말요?? 글라스나 얼음이나 다 ㄹ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너무 입안에서 사르르 굴러가고 폴라리스랑 찰떡같은 느낌이에요...(T▽T) ㅋㅋㅋㅋㅋ밤이랑 도토리 닮은 열매라니 폴리주 묘사가 훨씬 귀여우어요ㅋㅋㅋㅋㅋㅠㅜㅜㅜ 릭이.. 귀여움.. 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가 좋아지면 항상 놀라울 정도의 콩깍지가 씌이는 것 같아요 뭐든지 귀여워보이는 매직.. 개암나무 열매까지 귀여워해주시는 데 감동받아야 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ㅠㅜㅜㅜ 행복해 하시다니 기뻐요 담 일상 때 찰랑찰랑한거 한번 끼워 보내야겠네요 헤헤..^ㅁ^(릭: )

ㅋㅋㅋㅋㅋ야단이라.. 글쎄요 폴리가 막 하루에 샐러드 반팩만 먹고 있는 걸 알게 되면 야단치지 않을까요^^(????) 물론 막 뭐라고 많이 하진 못하고 '당신 이러다 건강 해쳐.' 정도로만 말할 것 같은데.. 그리고 최소한 고기랑 같이 먹으라고 소고기 오리고기 같은 거 냉장고에 채워놓고.. 앗 그럼 이건 야단치는게 아닐까요..>?? 역시 릭은 폴리를 야단치지 못하는 것인가^ㅠ(쿠궁)

ㅋㅋㅋㅋㅋㅋㅋㅠㅜㅜㅜ어흑 감은 눈이나 뺨 쓸어보고 싶어하는 데 왜 뻘하게 심쿵햇지요.. ㅇ◇ㅇ 이런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꼼지락 하는 게 상상돼서 그랬을까요..(*´ω`*)

옥수수 알갱이..ㅋㅋㅋㅋㅋ별 생각 없이 그냥 적게 먹는 걸 표현하려고 했는데 다시 읽어보니까 좀 웃긴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ㅠㅜㅜ 흑흑 폴리 목에 대해 저번에 얘기해주셔가지고 그 묘사를 꼭 쓰고 싶었어요.. 앗 릭이 좋아한다는 바다는 그냥 폴라리스예요 릭은 원래 딱히 바다에 대해 호불호가 있지는 않았는데... 폴라리스에게서 바다를 떠올리고서부터, 오히려 역으로 바다가 좋아질 것 같기도 해요..ꈍㅡꈍ

>>340 헤헤 그 문장들 열심히 썼어요! 알아봐주셔서 기쁜 거시에요>▽<
ㅠㅜㅜㅜ폴리주도 바쁜 현생의 나날을 보내고 계신가요...?ㅠㅜ 어제 안 잤다니 그것은 또 무슨 말입니까(엉엉) 오늘은 부디 푹 주무시고 계시길, 이제 정말 얼마 안남은 오늘도 내일도 잘 보내시길 바라요. 저는.. 저도 내일은 엄청 바쁠 것 같구 금요일은 시간이 날 지도 몰라요! 틈틈이 들어올게요 폴리주도 좋은 하루,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ω♥*) 곧 보아요~

348 폴리주 ◆lcVSk6vvyc (1689006E+5)

2019-03-01 (불탄다..!) 17:13:37

첫문장부터 심장 강타네요 ㅜㅜㅜ 쓰기 어려우셨을까요...? 저도 가끔 그럴때가 있어요 ㅎㅁㅎ 실제로 위험에 처하거나 다쳐오면 지금보다 더 불안해 하려나요 ;ㅅ; 부모님들의 죽음과 여타 일들이 깊숙한 곳에 각인되어 있었단 게 너무너무 가슴 아파요...8ㅁ8... 폴리가 릭을 열심히 다독여 줘야겠어요! 봉인해제 된 게 폴리탓.. 같긴 한데^ㅜ 그만큼 릭이 폴리를 사랑해주는 것 같아서 애틋하네요.. ㅜㅜㅠㅠ
대자연 때문에 몸상태가 좋지 않아서.. ㅜㅡㅜ... 일요일까지 쉬다 올게요. 릭주는 아픈 데 없이 건강하셔야 해요 ㅜㅜㅜ!

349 릭주 ◆rAqAiJ2zqg (1530315E+5)

2019-03-02 (파란날) 19:37:20

>>348 맞아요.. 봉인해제(!) 된 게 한편으로는 다행인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릭이 계속 깊숙하게 누르고 살아서는 끝까지 행복할 수 없었을 거라고 믿기 때문에^ㅁㅠ..

앗 폴리주 대자연의 습격을 받으셨군요..ㅠㅜㅜ 저도 얼마전에 겨우 벗어났답니다 부디 푹, 충분히 쉬고오셔요;-;!!
그리고 슬픈 소식은.. 제가 아직 대학생인지라 개강이 이틀밖에 남지 않아버렸어요8▽8 세상에 맙소사죠..(왈칵) 개강하면 약간 바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번학기는 수업도 많이 듣고 해서^ㅠ 그치만 공강 때, 저녁 때 자주 들어올게요! 크리스마스가 엊그제 같은데 놀랍게도 벌써 봄이네요 날씨는 조금 따뜻해졌지만 늘 몸조심하시구, 이번 계절도 잘 부탁드려요^-^♥

350 폴라리스 - 릭 (0699219E+5)

2019-03-03 (내일 월요일) 19:41:22

그가 어깨를 마주 끌어안아 저를 품 안에 더 깊이 묻어주었다. 물에 물감이 풀리는 것처럼 안도감이 번졌다. 머리카락에 감각이 있을 리 없는데. 조심스럽게 뺨을 부벼오는 사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심장은 물론이고 닿은 머리카락까지 간질간질해지는 것 같았다. 안도감과 심장 아픔을 함께 느끼는 것은 조금은 이상한 기분을 들게 했지만 그게 결코 싫은 것은 아니었다.

릭.

이름을 불러도 그는 대답 없이 떨리는 눈빛으로 제 머리카락을 옆으로 쓸어 넘길 뿐이었다. 금방이라도 휘청거릴 것 같은 릭의 여린 표정은 처음 보았다. 동그랗게 뜬 눈동자가 푸른 깜박였다가 배시시 접혔다. 당신의 요동치는 불안이나 걱정 같은 것들이 조금은 가라앉았으면 해서. 당신의 여린 표정 또한 당신이 내게 보여준 수많은 감정과 다를 것 없이 사랑스럽지만, 그래도 난 당신이 안심하고 웃어주는 게 훨씬 더 좋아. 당신이 안심하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그랬어?

“응, 그랬어요.”

건조한 한 마디에 부드러운 답을 돌려주며 온유하게 웃었다. 사실 그랬어? 라는 한 마디가 그리 건조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눈빛이 조금 누그러졌음에도 그의 불안이 완전히 사그라든 것이 아니라는 것은 어쩐지 알 수가 있었다. 맞닿지 않은 피부로도 전해져왔기 때문이었다. 폴라리스는 그를 좀 더 느린 박자로 도닥여주며 그를 좀 더 품고 있다가 천천히 품에서 놓아주었다. 아무래도 이 장소는 그에게 안심감을 줄 수 없는 장소인 것 같아서.

“그래요, 함께 돌아가요.”

저를 향해 내밀어진 손을 꼬옥 잡았다. 그가 돌아가자고 하는 곳이 어디든 함께 걷겠다는 듯이 그의 옆에 다정히 붙어왔다. 그리고 그녀는 그가 평소와 같은 걸음걸이로 걷든, 평소보다 빠른 걸음걸이로 걷든 상관없이 그의 걷는 속도에 맞추어 걸었을 것이다. 평소에 릭이 폴라리스의 걸음걸이에 맞추어 주는 것과 반대로, 이번에는 그녀가 그의 속도에 맞추어 주고 싶어서.

351 폴리주 ◆lcVSk6vvyc (0699219E+5)

2019-03-03 (내일 월요일) 19:43:32

>>346 와! 어떻게든 월요일이 오기 전에 적고 싶었는데... 평소보다 짧아진 것 같긴 해요... ^ㅜ... 하지만 길이에 상관없이 언제나처럼 애정을 꽉꽉 담아서 썼습니다!

352 폴리주 ◆lcVSk6vvyc (0699219E+5)

2019-03-03 (내일 월요일) 19:54:28

왜 때문에 도중작성이요... (또르르)

하지만 길이에 상관없이 언제나처럼 애정을 꽉꽉 담아서 썼습니다! ʚ♡⃛ɞ(ू•ᴗ•ू❁)
↑이 문장 뒤에 ʚ♡⃛ɞ(ू•ᴗ•ू❁) 이 이모티콘을 꼭 붙이고 싶었기 때문에... ^ㅜ... 두 번 적습니다... (어흑)

앗... 어째서 기억하냐면 그거 보고 세련됐어... 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 가끔? 드물게 써주시는 영어 표현에 깜짝깜짝 놀라곤 해요... 어떻게 영알못(...)에게도 세련되게 보이는 표현을 이렇게 적절하게 사용하시지.. 하고 감탄도 하구요 v.v! 영화배우들 영어 발음 생각하면서 보는데 릭이 쓰는 영어는 되게 상류층의 영어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솜니움에 가서 물어봤군요...? 0ㅁ0...?

353 폴리주 ◆lcVSk6vvyc (0699219E+5)

2019-03-03 (내일 월요일) 20:14:00

아악... 아아악... 왜 자꾸... 마솝이 눌러지죠... (고통)

솜니움에 가서 뭐라고 물어봤을지 엄청 궁금한데.... ㅠ~~~ㅠ 그냥 평범하게. 폴라리스라는 바텐더가 퇴근했습니까? 라고 물어봤을까요? 앗... 약간 이례적인 행동이었구나... ㅇㅁㅇ 저는 뭔가 뒤늦게 알게 되는게 많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신발... 그때는 신발 사준 거에 놀란 게 아니라 '하얀 운동화'라서 놀랐었어요.... 하얀색도 활동하기 편한 운동화 인 것도 전부 폴리 취향이라섴ㅋㅋㅋㅋㅋㅋ.... 되게.. 첫만남에 밝힌 적 없는 취향까지 꿰뚫린 느낌이라서 되게 놀랐었어요... (아련) 그건 개오바가 아니라 다정이라고 정정해 주세요 ㅇ.<!

생각해보면 어린 사자도 털색이 어른 사자보다 연하겠죠? 어린 병아리 같은 릭... 어린 사자같은 릭... ^/////^!! 그렇게 미궁은 아니에요....(아마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흰색 머리카락에 푸른 눈동자의 고아 찾아도 폴라리스 못 찾게 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 같은 것이기도 해요. (제가 폴리 과거를 열심히 꼭꼭 숨겨두었습니다) 폴리는 머리카락 색뿐만 아니라 눈동자색도 어린 시절과 다른 걸요! 어린시절 눈동자는 제비꽃 같기도 하고 자수정 같기도 한 보라색입니다! 푸른 기는 전~혀 없었어요 :D 찾아보니까 외국인은 자라면서 눈동자 색이 변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거 보자마자 이거다 싶었어요. 어렸을 때는 벽안인데 자라면서 회색이나 녹색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보라색->푸른색이 섞인 보라색으로 바뀐 (자연적인) 사례는 아마 없을 거에요....ㅋㅋㅋㅋㅋ...

354 폴리주 ◆lcVSk6vvyc (0699219E+5)

2019-03-03 (내일 월요일) 20:37:11

>>347 폴라리스는 릭이 해주는 포옹이라면 살살~에서부터 으스러져라~까지 종류 안 가리고 다 좋아할텐데요... ◑▽◑ 폴리주는 포옹이라면 다 좋아하고 (백허그는 좀 예외) 폴리는 릭이 해주는 포옹이라면 다 좋아해요! 하지만 백허그보다는 앞에서 해주는 포옹을 더 좋아할 거예요, 왜냐면 그래야지 마주 포옹할 수 있으니까요! 저렇게~ 라는 표현을 보고 다시 읽고 왔는데, 누군가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포옹을 처음 해보는 것 같아요. 라는 뜻일까요? 저는ㅋㅋㅋㅋㅋㅋ 저 첫문장에 심장을 강타당하고 말았습니다... 아 맞다. 스며들어 버렸다는 표현에도 놀랐었어요. 1레스에 넣은 문구 찾아보면서 사랑은 스며드는 것~ 이 비슷한 표현을 보았고 지금 검색해보고 있는데 찾았어요! 디즈니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서. "스치면 인연, 스며들면 사랑" 이에요!), 그래서 스며든다는 표현 언젠가 써먹어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는데 릭주가 먼저 저렇게 너무나 예쁜 형태로 써주셔서요... y////y

제가 생각하는 폴리요?

355 폴리주 ◆lcVSk6vvyc (0699219E+5)

2019-03-03 (내일 월요일) 20:54:01

와! 또 마솝 눌렀다! (해탈) 또 다시 도중 작성이네요... (헛웃음)


제가 생각하는 폴리요? 저는 폴라리스는 이미지도 떠올리기 때문에... 음~ 혼자 독백? 구상할 때.. 릭을 만나기 1년 전의 일을 구상했었거든요. 막... 밤의 도시에 도착하고 얼마 안 되었을 무렵의 폴리의 어느 날 밤을 되게 많이 생각했어요. 무언가를 던지지 않고 견딜 수 없는 밤에, 강물에 저를 던지는 대신에 신발을 던져 넣고 맨발로 걸어오면서 길의 중간 즈음에 피투성이와 상처투성이가 된 발을 가만히 표정 없는 얼굴로 내려다 보는 폴리가 좀 인상적인 이미지이긴 해요. 그리고 이 이미지에는 뒷 이야기가 있는데 저렇게 걸어갔다가 삼형제한테 걸려서.. 정말... 엄청나게 혼나고 또 혼나서(...) 그 후로 강을 보러 갈 때면 가방에 붕대를 챙겨 간다는 뒷 이야기가 있어요. 만약 신발을 던지면, 그때는 붕대를 감고 돌아오려고요. 음~ 그리고 행복했던 시절의 이미지도 잠깐 떠올리고.. 행복했던 시절의 이미지는 그거네요. 꽃밭에서 들꽃을 얼기설기 엮은 화관을 천사가 폴라리스에게 씌워주고 햇볕 아래에서 소녀의 머리카락에 햇살이 부서져서 반사된 빛이 요정의 가루처럼 반짝거리고 그 머리카락 아래로 아주 환하게 웃고 있는 어린 소녀의 얼굴이요. 이때는 릭의 머리색을 어두운 색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ㅋㅋㅋㅋㅋ 백금발에 햇살이 부서지는 모습을 이미지로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 폴라리스 머리 색 바꾸면서 조금 다른 이미지로 가지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

356 폴리주 ◆lcVSk6vvyc (0699219E+5)

2019-03-03 (내일 월요일) 21:18:16

>>347 릭주가 써주시는 묘사가 더... 현기증나게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이건 진지하게 진담입니다... (궁서체) 아니... 전 보이는대로 썼어요... 0ㅁ0 개암나무 열매가 밤이랑 도토리 닮았잖아요....? (왜 이걸 귀여운 묘사로 봐주시는 걸까...? 0ㅁ0) 객관적으로 봐도 사랑에 빠진 릭은 귀여운걸요... 'ㅅ'-3 뭐든지 귀여워 보이는 게 아니라, 그 사람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게 귀여워 보이는 거 아닐까요...? ㅋㅋㅋㅋ (헷) 앗.. 찰랑찰랑한 거... 제가 피어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서 묻는 건데, 피어싱도 귀걸이처럼 뺏다 달았다 할 수 있는 건가요...? 0ㅁ0?? 귀에 아무 것도 해본 적 없어서.. 귀걸이랑 피어싱의 차이도 잘 모르겠어요. ^*^.... (머쓱)

고기... 닭가슴살 샐러드... 안에 고기 들어갑니다... 지방 없는 살코기(닭가슴살)도 구워먹으니까 소고기 오리고기 안 채워도 되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앜ㅋㅋㅋㅋㅋㅋ 아닠ㅋㅋ 일부로 혼날 건수.. 야단 맞을 건수는 안 들킬 거예요...!! 빡세게 관리하는 다이어트 시기 아니면 좀 평범하게 맛있는 거 먹고 다닌다구요! 세 끼 다 한 접시씩은 먹을테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제가 말 안했던가요? 폴리는 맛있는 거 (아주) 좋아해요. *^▽^* (활짝) 맛없는 것도 먹을 수는 있는데, 기왕이면 맛있는 게 좋습니다..!

심쿵해 주셔서 기뻐요... 앜ㅋㅋㅋㅋ 근데.. 전 되게 의식의 흐름대로... 적은 것 같은데 거기서 심쿵해 주시니까 좀 쑥스럽기도 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
앗... 목선... 묘사 때문에 괜히 제 심장이 간질거렸었는뎈ㅋㅋㅋㅋㅋㅋ (근데 창피해서 안 적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식하고 써주신 거였구나... 릭이 좋아한다는 바다가 폴라리스라니 쏘 로맨틱해요... ㅠㅠㅠ.... 오히려 역으로 바다가 좋아진다는 것도... 로맨틱이 아닐 수 없네요... ㅠㅠㅠㅠㅠ... ㅇ<-<

가끔 못 자는 날도 있고, 현생 때문에 바쁠 때도 있겠지만... ()() 나름 절 챙겨 보겠습니다... 릭주도 릭주를 열심히 챙겨주세요! (๑˃̵ᴗ˂̵)و 어딜가나 개학 개강이라는 단어가 보이네요.... (눈물 주르륵) 언제나 말하는 거지만, 어장보다는 릭주의 현생을 잘 챙겨주시구, 건강도 잘 챙기셔야 해요! 그러니까요. 크리스마스가 얼마 전인 것 같은데, 벌써 3월이고 봄이에요 0ㅁ0... 이번 계절도 마찬가지로 잘 부탁드려요! (❁ᴗ͈ˬᴗ͈)⁾⁾⁾

357 폴리주 ◆lcVSk6vvyc (0699219E+5)

2019-03-03 (내일 월요일) 21:23:52

제가 생각하는 폴리요? 뒤에
제가 폴리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어떤 이미지로 떠올리기 때문에. 이미지 몇 개를 대신해서 적을게요.
라는 문장이 들어갔어야 했는데 빼먹었네요... 어흌ㅋㅋㅋ 오늘... 되게... 실수가 잦네요. (부끄) 이만 줄일게요. 벌써 9시가 넘었어요. 릭주, 미리 굿나잇이에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셨길 바라요. (❁´▽`❁)*✲

358 폴리주 ◆lcVSk6vvyc (5152353E+5)

2019-03-05 (FIRE!) 21:44:49

갱신하구 갈게요~ 이번주 정신 없겠지만 건강 잘 챙기시구 미세먼지 조심하시구 (저도 내일부턴 마스크 해야겠더라구요. 어질어질해요.. @,@ 릭주도 되도록 마스크 끼고 다니세요!) 매일 좋은일이 하나씩은 꼭꼭 있기를 바라요 *^◇^*

359 릭주 ◆rAqAiJ2zqg (4673523E+5)

2019-03-06 (水) 11:21:35

잠깐 갱신하구 가요! 흑흑 죄송해요 이번학기에 제가 맡은 게 있어가지구 개강하니까 생각보다 더 바쁘네요...8ㅅ8 언제 시간이 날 지 모르겠어요 틈틈이 써서 답레 이어올게요ㅠㅡㅜ 맞아요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요 어제는 암 생각 없이 강의실 창문 슥 내다봤는데 학교 바로 앞에 있는 아파트들이 안보여서 ...?띠용?(부빗)한 수준이더라구요..^ㅜ 바로 마스크 샀어요 폴리주도 꼭 마스크 챙겨서 다니셔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360 폴리주 ◆lcVSk6vvyc (5666151E+6)

2019-03-06 (水) 22:42:17

맡은 게 생기면 알게 모르게 바빠지고 스트레스도 쌓이죠. 많이 쌓이기전에 스트레스 해소 자주 해주세요 8ㅅ8! 빨리 안 주셔도 돼요. 릭주 일정이랑 페이스에 맞추어서 천천히 주세요! 전.. 이번주 평일은 정신없이 흘러갈거구 이번주 주말이 되서야 여유가 날 것 같네요 ㅜ.ㅜ 한번 쓰고 버려도 되는 일회용 마스크 선호하는데, 올해는 공기가 더 나빠져서 일회용 마스크로는 소용이 없는걸까 싶어서 다른 걸로 구매해 보려구요 ㅜㅠ 잘하셨어요. 세상에... 학교 앞에 아파트가 안 보일 정도라니 ㅜㅠ... 마스크 꼭꼭 쓰시구 다니세요! 좋은 하루 행복한 매일 보내세요♡

361 릭 - 폴라리스 (6646522E+5)

2019-03-08 (불탄다..!) 18:07:46

가까이 다가온 이에게서는 따뜻한 체온이 스며들었다. 그는 마주 잡히는 손가락 틈새로 사근사근하게 자신의 것을 밀어넣었다. 릭은 입을 다물었고, 침묵은 그들이 지탱하고 서 있는 해가 진 캄캄한 하늘과 완벽하게 맞물렸다. 고요한 밤에는 그가 타고 온 승용차만이 희미하게 손을 들고 있었다. 밤공기가 더 차가워지기 전에 서둘러 조수석 문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맞잡고 있던 희고 가는 손이 차체 안으로 스스르 빨려들어갔다. 그마저 돌아와 앉아 엔진이 울기 시작한 차 안에서는 매캐한 담뱃재와 방향제가 섞여 기묘한 향이 났다. 별다른 말 없이 그는 그녀가 앉은 쪽의 창문 위쪽을 조금 내렸다. 그리고 핸들을 쥐었다. 그 순간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왜 내게 연락하지 않았어?

엑셀을 밟음고 동시에 불쑥 튀어나온 물음이었다. 사실은 그녀의 발목을 보았을 때부터 묻고 싶었을 수도 있었다. 릭이 조금만 더 어른스럽지 못했다면 진작에 여린 눈을 하고 폴라리스에게 아픈 질문을 내던져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바보같은 짓이었다. 여기까지 오며 걱정하던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막상 폴라리스를 눈 앞에 두자 그의 가슴 한 켠에 일렁이던 낯선 불안은 점점 다른 색과 형태로 변질되어 갔다. 조금은 화가 났다. 파헤쳐보면 그 화살은 폴라리스에게 향하는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에게, 그리고 한 걸음 더 나가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 그 자신에게 그랬다. 그래서 왜 내게 연락하지 않았냐고 묻고 싶지 않았다. 내가 걱정할 줄 몰랐느냐고, 날 믿지 못하는거냐고 윽박지르고 싶지 않았다. 저를 향한 분노를 사랑하는 이에게 전가해버리는 것만큼 추한 일은 없었다. 릭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나 자신이 실망스러워."

그래서 그는 사랑하는 폴라리스에게 자신의 마음을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조심스럽지도 격양되지도 않은 평소와 아주 비슷한 목소리, 그러나 그보다는 조금 짓눌린 것도 같았다. 약간은 말하기 어려운 것을 고백하는 듯했다. 그는 핸들을 움켜쥐었다. 미간이 찌푸려졌다. 살랑, 부는 바람에 엷은 머리카락 한 가닥이 무겁게 춤췄다.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할게."

사실은 그게 말하고 싶은 전부였다. 릭은 유리창 앞을 내다보았다. 흐릿하게 비치는 금발의 남자가 있다. 나 자신이 미운 것은 끔찍한 일이었다. 릭은 그 기분을 거의 처음으로 느껴보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험에 빠트렸다는 슬픔 때문이었다. 그것이 그의 가슴을 자꾸만 찔렀다.

362 릭주 ◆rAqAiJ2zqg (6646522E+5)

2019-03-08 (불탄다..!) 18:25:57

불금을 맞으며~ 갱신할게요! 흐아아 폴리주 잘 지내셨어요??(T▽T) >>360 으아 폴리주도 바쁘시군요 일회용 마스크가 가격부담이 있긴 하지만 제일 좋다고 들었던 것 같긴 해요! 아예 마스크를 넘어 방독면을 구비해서 다니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지만..ㅠㅅㅜ 요며칠이 진짜 최악의 대기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그나마 어제 오랜만에 파란 하늘을 봐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o(^^o) 미세먼지 수치가 높으면 입안도 붓고 머리아프고 그런데 건강 잘 챙기셔야 해요..ㅠㅜㅜㅜ 어디서 이럴 때 견과류를 많이 먹으면 좋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떻게 하루견과 이런거라도 보내드리고 싶네요 어떻게 웹박을 파거나 할 방법이라도 없을까..(;へ:)
이번 한주는 약간 정신이 없었어요 바로 저번에 맡은 것이 있다는 말을 한게 무색하게..ㅋㅋㅋㅋㅋㅠㅜㅜㅜ 트러블이 자꾸 생겨서 엎고 나와버렸어요 헤헤^ㅡ^;; 이번학기는 벌써부터 여러모로 다사다난하네요.. 약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어요.. 그래도! 덕분에 그래서 아주 약간은 더 여유로워 질 것 같아요(*´∇`*) 맘같아서는 휴학하고 내내 키보드만 두드리고 싶은데 말예요.. 사람은 왜 일을 하고 살아야 하는 걸까요ㅛ....?^ㅠ(글러먹음)

>>352 ㅋㅋㅋㅋㅋㅋㅋㅋㅠㅜㅜㅜ왠지 모르겠는데 ʚ♡⃛ɞ(ू•ᴗ•ू❁)이거 임티 왠지 꿀벌같아요 귀요웡ㅠㅅㅜ 그럼요 답레 올리는 간격도 그렇고, 길이도 그렇고! 정말정말로! 상관이 없답니다 흑흑.. 사실 요 며칠 간 답레 뭐라고 이을지 잠깐잠깐 생각하면서, 릭이 흑화(??)하는 쪽으로도 생각했는데(답레에서 릭이 처음 생각했던 질문을 실제로 던지는 등ㅠ), 폴리주 답레를 다시 읽고 나니까 도무지 그럴 수가 없더라구요..^ㅠ 한 포인트를 딱 꼬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돌아가자고 하는 곳이 어디든 함께 걷겠다는 듯이, 이런 표현이 와닿았던 것 같아요 사랑이 너무 느껴져서 비뚤어질 수가 없었어요 파사사 정화되는 느낌..

앗 저 근데 30분부터 수강신청이라^ㅁ^(?!) 잠깐 다녀올게요...!(호다닥)

363 릭주 ◆rAqAiJ2zqg (6646522E+5)

2019-03-08 (불탄다..!) 18:55:19

>>352-353 돌아왔어요! 역시 집에서 하는 건 무리였나봐요 헤헤^ㅁ^()
ㅋㅋㅋㅋㅋㅋ아앗 원래 저도 영어 못하는데 그때는 꼭 쓰고 싶었나봐요 흑흑 그렇게 느껴주셨다면 매우 성공이네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포인트가 되는 대사는 그런식으로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맞아요 솜니움에 가서 물어봤어요!! 최대한 평범하게 물어봤을 것 같은데,(왜냐면 폴리 직장이니까..?(*´ω`*)) 그냥 "폴라리스라는 바텐더를 찾으러 왔는데요." 정도로 이야기 꺼냈을 것 같아요. 음.. 릭이 솜니움 앞으로 갔던 적도 있는데, 물어본 상대가 릭이 폴라리스 애인이란 걸 알아봤을지 아닐지도 궁금하네요!
ㅋㅋㅋㅋ앗 맞아요 뜻밖에 취향저격..ヾ(^^ゞ)(기쁨의 댄스) 다정이었을까요? 그렇담 다행이에요 만약 폴라리스가 부담스러워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물론 운동화까지 사다준 시점에서 릭은 이미 직진확정이었을 것 같은데(〜^∇^)〜..ㅋㅋㅋㅋㅋㅋ

병아리.. 어린 사자.. 폴리주가 릭을 귀여워 해주시는 게 느껴져요 갸악..!!^ㅁ^(몸둘바) 앗..앗 생각해보니까 그렇네요 외관상으로는 폴리 어린시적을 캐낼 수가 없겠군요...ㅇㅁㅇ 철저해요 너무해|ω・`)(???) 앗 제비꽃.. 자수정.. 다 넘 예뻐요ㅠㅜㅜ 보석같이 반짝이는 순수하고 맑은 눈이었을 것 같아요.. 그러게요, 그래서 더 특별하네요 어린 시절의 폴라리스도 엄청 귀여웠을 것 같아요 뽀짝뽀짝 인형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특이한 눈동자 덕분에 더더욱요(ღ˘⌣˘ღ)

앗.. 좀더 떠들고 가고 싶은데 일이 생겨서 이만 가봐야 할 것 같네요ㅠㅜ 주말에 온다고 하셨으니까, 내일 혹은 모레에 오시려나요? 조금 이르지만 오늘도 좋은 저녁, 좋은 밤 보내고 행복한 꿈 꾸시길 바라요ღゝ◡╹)ノ♡ 앗 혹시 저녁 아직 안드셨다면 맛있는 저녁도 드시길^ㅡ^...!! 언제나 좋은 하루 되세요!✿♥‿♥✿

364 폴리주 ◆lcVSk6vvyc (3012821E+5)

2019-03-09 (파란날) 22:59:51

예쁘게 이어오고 싶었는데 이번 것은 좀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ㅜ...!! 예쁘게 이어오고 싶은데 마음만큼 글이 안 나오네요... 어려워요. 릭이... 릭이 폴리에게 실망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부분 읽고 으아ㅏㅏ... 심장 부근을 꽉 쥐었어요... 릭은 왜 이렇게 (폴리에겐) (폴리 한정으로) 착하고 다정할까요...!! ㅠ~~~ㅠ!! 일단 갱신해두고 갈게요, 좋은 주말!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S2!!

365 폴리주 ◆lcVSk6vvyc (1934551E+5)

2019-03-10 (내일 월요일) 01:46:48

잘 시간이지만 쪼금만 더 수다 떨고 갈게요 ><!
>>362 일회용 마스크 약국에서 사려니 비싸더라구요. 8.8 세상에 방독면... 쓰고다닐 용기는 없는데 공기 보면 몇년내로 방독면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예전에는 봄에 황사 불고 말았던 거 같은데 요즘은 사계절 내내 미세먼지란 느낌이라 슬퍼요.. ^ㅜ 견과류가 좋군요! (몰랐던 사실) 간간히 견과류 든 에너지바 구입해서 먹어야겠어요 ㅎㅅㅎ 저한테 보낸다 생각하시고 (?) 릭주가 건강에 좋은 거 두배로 드셔주셨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합니다 (❁´▽`❁)*✲ 전 마음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것을요 u.u (폴리주의 마음이 따땃해져따!) 엎고 나오신 게 차라리 다행인지도 몰라요. 하기 싫은 역할 계속하다가 릭주가 스트레스 받는 건 싫거든요 ㅜㅠ! 이게 액땜이구 앞으로 계속 평탄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으하핰ㅋㅋ.. 저도 하는 생각이네요. 다음생에는 건물주.. 혹은 부잣집의 사랑 받는 고양이나 강아지가 되고 싶어요 *'◇'* (글러먹음)

앗... 사실 쓰다보면 좀 좀 더 예쁜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기곤 하는데 그래서 텀이 길어지거나 단번에 완성을 못하거나 하거든요 ^*^... (현생에 치여서 늦어질때가 더 많긴 하지만요 ^ㅜ) 그래서 텀이랑 길이가 신경쓰일 때도 종종 있는데 릭주가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
릭이 흑화요??? 라는 심정으로 글을 읽어봤는데.. 흑화의 ㅎ자도 안 보이는데요 ㅋㅋㅠㅠㅠ 릭이.. 폴리에게 착하고 다정해요... 저도.. 릭주 글을 읽을 때면 릭이 폴리에게 심하게 못 굴겠어 8ㅁ8.. 라는 거랑 폴리에게만 착하고 다정하게 굴어주는 게 느껴져서.. 어떻게 하면 폴리가 더 예쁘고 따스한 말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것입니다... 흐흐흑 ㅜㅜㅠ... 릭이 폴리를 많이 사랑해줘서 폴리는 행복하고 복 받은 것 같아요... ㅠㅜㅠ(눈물 팡) 세상에 저런 남자가 어떻게 있지... 어디 있다 이렇게 다정하게 나타났을까요... 8ㅁ8... (엉엉)

헉 벌써 새벽 두시가 되어갈라고 하네요 0ㅁ0 이미 주무시고 계시겠지만 안녕히 주무시고 좋을 꿈 꾸세요 릭주 ^♡^~~!

366 릭주 ◆rAqAiJ2zqg (9125111E+5)

2019-03-10 (내일 월요일) 19:51:47

또 다시 잠깐 갱신할게요^ㅡ^!!

>>354 누군가를 꼭, 있는 힘껏 안는 포옹을 릭은 처음 해봤을 것 같아요 상대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포옹도 맞아요 꽉 끌어안는다는 게 지금 생각해보면 물리적인 행위 너머에 그런 상징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ㅠ▽ㅜ 앗!! 스며들면 사랑이라니 넘모 낭만적이에요ㅠㅜ 저도 스며든다는 표현 넘 좋아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서로에게 파고드는 느낌..ㅎㅎ 옛날에 번짐이라는 시를 읽은 적이 있어요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라는 문구가 있는데, 딱 그런 느낌이에요>~<

피투성이가 된 발이라니.. 왠지 모르겠지만 신데렐라가 떠올랐어요. 유리구두를 선물해주고 싶은 시점이에요. 폴리의 발에는 흉이 져 있을까요? 릭이 그걸 봤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  폴리와 만난 지 얼마 안됐을 때 즈음의 릭이든, 지금의 릭이든 폴리를 혼내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좀 놀라다가 자리에 안히고 다친 걸 치료해주었겠지요. 그 과정에서 폴리가 자기의 괴로움에 대해 조금 흘려주었다면, 만난지 얼마 안된 릭은 잠자코 듣고 있다가 여전히 피흘리는 발을 보고 농담을 빙자한 가벼운 위로(?)를 던졌을 것 같아요. '그래서 당신 발이 당신을 위해 울어주고 있구나. 내가 돌봐줘도 쉽게 그칠 생각이 없어보여.' 정도.. 만난지 조금 된 현재의 릭이라면, 되려 아무 말도 못하지 않을까.. 다 치료해주고 오랫동안 폴라리스를 안고 있을 것 같아요. 폴리를 어떻게 위로해주려는 목적이 아니라, 자기가 너무 슬퍼서요ㅜㅅㅜ

ㅋㅋㅋㅋㅋㅠㅜ흑흑 맞아요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과 관련된 하나하나가 귀여워요..ㅎㅅㅎ 사랑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랑이랑 상대의 모든 것을 수용하는(fully accept하는) 거라는 말을 봤는데, 그 일환이지 않을까 싶어요..

앗 네!! 피어싱도 귀걸이처럼 뺏다 꼈다 할 수 있는데, 아마 피어싱 대(?)가 귀걸이보다 훨씬 두꺼운 차이일거예요^ㅁ^!!

367 릭주 ◆rAqAiJ2zqg (9125111E+5)

2019-03-10 (내일 월요일) 20:31:05

앗 그리고 폴리 먹는것도 좋아했군요ㅋㅋㄱㅋㅋㅠㅜ 귀요웡.. 폴리 식성에 대해 전에 말해주신 적이 있었나요? 단거 좋아하는지, 좋아한다면 케이크는 어떤거 좋아하는지, 싫어하는 음식은 없는지 궁금해요^ㅁ^..!!

이어주시는거는 정말로 천천히 주셔도 된답니다ㅠ▽ㅜ!! 현생에 치이고 계시는군요ㅠㅅㅜ 저도 요즘 멘탈이 안좋아서.. 시름시름 요양을 해야겠어요 참치 한번씩 들여다보면서.. 헤헤^ㅡ^
ㅋㅋㄱㅋㅋㄱㅋ폴리한테 나쁘게 못굴겠어가 보였나요...?? 흑흑 폴리랑 폴리주가 릭을 좋아해주셔서 저도 참 좋아요88 폴리도 이미 너무너무 다정한걸요.. 폴리가 릭을 이렇게 사랑해주지 않았다면 릭도 절대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없었을거예요.. 릭에게 이런 면도 있었나 저도 종종 놀란답니다^ㅠ

오늘도 벌써 해가 져서 깜깜하네요.. 폴리주는 좋은 저녁 보내고 계실까요? 하루에 하나쯤은 행복한일이 있었음 한단 폴리주 말이 기억나요/▽\.. 폴리주한테도 꼭 행복한일이 하나씩 일어나길 바라요!! 내일 하루도 조은하루 보내세용 캔디해요^ㅇ^♥

368 폴리주 ◆lcVSk6vvyc (1934551E+5)

2019-03-10 (내일 월요일) 20:39:39

앗.. 이것은 동접! 일까요...!! 벌써 가셨을까...!!
요양...ㅠㅜㅠㅜㅠㅜ.... 힐링.. 힐링 꼭 하시고 요양도 하시고 푹 쉬기도 하시고 잘 자는 거랑 잘 먹는 것도 해주세요... 8ㅅ8... 하다못해 잘 자는 건 꼭 해주세요... (보듬보듬)

369 폴라리스 - 릭 (1934551E+5)

2019-03-10 (내일 월요일) 21:00:44

손가락 틈으로 그의 손가락이 들어오고 안정적으로 맞물린다. 품에 안겼을 때는 안도감이 들었는데, 어쩐지 지금은 심장이 떨린다. 품에 안길 때보다 손을 잡을 때 더 심장이 빨리 뛴다는 것은 조금 이상한 일일까? 폴라리스는 그의 옆얼굴을 슬며시 올려다보았다. 그가 입술을 다물고 있는 모습을 처음 본 게 아닌데도, 평소의 얼굴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지만, 폴라리스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가 하는 행동에 맞추어 움직였다. 이곳까지 오는데 차 안에서 담배를 피웠는지 평소보다 공기가 탁한 것 같기도 했다. 방향제랑 섞여서 더 오묘한 느낌의 탁한 공기가 조금 열린 창 사이로 빠져나간다.

그래도 역시 평소와 공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침묵도 평소와는 달랐다.

폴라리스의 시선이 그의 손끝을 타고 올라가 천천히 그의 얼굴을 향한다. 그는 평소보다 어둡게 가라앉은 눈동자를 하고 있다. 불안과는 조금 다른 듯한 감정이 그 속에서 일렁거리는 것 같았다. 어쩌면 화가 난 걸까...? 내가 그가 화날만한 일을 했을까? …연락을 안 했지, 내가. 화날만한 일인지도 몰랐다.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했으면서 연락 안 하고, 또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혼자… 고민할 예정이기도 하고. 릭이 먼저 찾아오지 않았다면 그의 아버지를 만났다는 말을 나중에서야 하게 되었겠지.

하지만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했으니까 연락을 하지 않은 거다. 내 연락 때문에 당신이 위험에 빠지면 어떡하지, 하는 염려와 당신의 아버지와 당신 사이가 틀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내…

그래, 내 욕심 때문에.

나는 당신이 가진 것 중 어느 한 가지라도 빼앗고 싶지 않아.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라면 더더욱 그래.

-나 자신이 실망스러워.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조금 억눌러진 채 슬픈 고백을 뱉는다. 가슴이 아파지는 음성이다. 릭은 내게 화내는 것 대신 스스로에게 실망의 화살을 돌리는 것을 택했다. 그 선택을 하기까지 그가 거쳐야 했을 생각과 인고와 감정들이… 아프고 무거웠을 것 같은데. 폴라리스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가 자책하게 만든 게 제 탓인 것 같아서, 아니, 제 탓인 게 맞아서 마음이 짓눌린 것처럼 아픈데. 아파하는 것마저 그에게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 같아서 괴로웠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은 아파할 자격이 없는 건지도 몰라서 더욱, 심장이 조인다.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할게.

나는, 폴라리스는 입술을 달싹였다가 곧 다물었다. 릭 탓인 게 전혀 아닌데.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할게, 라니.

…나는 나쁜 경험을 한 게 아닌데. 릭의 아버지에게 세상이 쪼개져도 들어줄 수 없을 권유를 받고, 또 상상해 본 적 없는 말을 들었고, 또… 또 보자는 인사를 받았을 뿐이다.

“릭...”

아주 조심히 부른 그의 이름이 공기를 울렸다. 조금 망설인 끝에 겨우 뱉은 한 어절이 혀끝에서 부드럽게 굴러 내려갔다. 폴라리스의 시선이 핸들을 잡은 그의 손 위를 서성였다. 붙들지 않으면 운전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 그녀는 제 손을 꼭 모아 잡았다. 사실은 그의 손등을 제 것으로 다정히 덮고서 아무것도 상처 입히지 못할 다정한 음성으로 속삭이고 싶었다. 그게 너무 명백한 운전 방해일 것 같아서 못하는 거다.

“내가 오늘 만난 건 인페르노의 보스가 아니라,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의 아버지였어요.”

핸들 위에 놓인 그의 손을 바라보며 꼭 모아 잡아 기도하는 것처럼도 보이는 그녀의 손에 힘이 조금 들어갔다가 풀린다. 살짝 움찔거린 것도 같았다. 손등을 도닥여주고 싶은데 그것도 역시 운전 방해일까. 폴라리스는 눈을 한 번 깜박였다가 조심스럽게 시선을 올린다.

“나는 내게 이런 일이 있어도, 저런 일이 있어도 괜찮지만 당신이 괜찮지 않을 것 같으니까. 그때마다 당신이 자책하는 것도 싫으니까.”

세근하게 올라간 시선이 그의 눈을 바라본다. 어설프고 서툰, 그러나 다정다감한 미소가 폴라리스의 얼굴에 번진다.

“...내가 좀 더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행동할게요.”

370 폴라리스 - 릭 (1934551E+5)

2019-03-10 (내일 월요일) 21:03:08

역시...!! 하루 자고나서 쓰길 잘했어요. 어제보다 문장이 더 예뻐진 것 같아서 기쁘네요...! (헤헤)
좀 아랫부분에 세근하게 올라간 시선이~ 라는 문장이 있는데, 조심하다는 뜻을 가진 문장? 단어? 를 여러 개 찾아보고 그 중에 세근하다-라는 말의 어감이 맘에 들어서 써보았어요.

371 폴리주 ◆lcVSk6vvyc (1934551E+5)

2019-03-10 (내일 월요일) 21:28:32

세근-하다 細謹--
[ 세ː근하다 ]
1.
작은 일에도 삼가고 조심하다.
국어는 진짜... 의외로 끝이 없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조심하다 두 번 쓰기보다는 다른 단어 쓰고 싶어서 찾아본건데 제가 모르는 국어(+한자) 단어가 엄청...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네요...!

>>363 폴라리스는 자기 직장에 자기가 연애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 ^*^.... 다만 삼형제 중 둘째는 쟤 연애하고 있을지도, 라고 생각하고 셋째는 최소 썸 타는 중이다! 라고 촉이 (삼형제 중 가장 빠르게) 캐치했고, 첫째는 뭔가 찝찝하긴 한데... 라고 느끼고는 있지만 폴리가 연애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하진 못하고... 사장님은 사랑에 빠져본 적 있는 연륜있는 사람이셔서 폴라리스가 사랑을 하고 있구나... (어쩐지 씁쓸+기특+기타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계십니다) 라고 알고 계셔요. 솜니움 직원 중에 그런 쪽으로 촉 좋은 소수의 사람도 쟤 연애하고 있는지도 or 썸타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라고 지나가는 생각을 했는데, 아마 릭이 오늘 만나고 평범한 질문(?)을 받은 바텐더는 소수의 촉 좋고 낄낄빠빠 잘 하는 사람일 거예요! 그래서 폴라리스가 일찍 퇴근했다고 말해준 걸테구요...!
처음에 릭과 만났을 때 릭이 비싼 정장 입고 비싼 시계 찬 거 한눈에 알아봤는걸요. ^◇^ 선물하는 사람에게 부담되지 않을 가격일 거라서... 받으면서 부담이라고 느끼지 않았을 거예요. (만약 릭이 가난(...상상 안 된다)한데 하얀 운동화 사줬다면 어떻게든 어떤 식으로든 갚아줬을 거예요. 밥을 여러 번 사준다든가 릭에게도 운동화를 사준다든가!) 운동화 사준 시점에서 직진 확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렘터짐) 직진확정인 게 다행인 게 감정이나 행동이 돌아가는 거 확정이었다면 폴리도 폴리주도 릭이 폴리에게 호감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1도 눈치 못했을 거예요.... 직직하셨어도 릭이랑 릭주가 폴리에게 치였는지도 몰랐는걸요... 돌아갔다면 아마 릭이 폴리 싫어하는 걸로 착각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어요, 제가... ( ´ ∇`).... (파워둔감)

아닠ㅋㅋㅋㅋㅋ 느껴지셨나요...!! (뿌듯) 어쩌다보니 철저하게 숨기게 됐네요... ㅎㅎㅎㅎㅎ..... 이름도 머리색도 눈색깔도 과거랑 달라서, 현재 폴라리스로 과거 찾으려고 해도 못 찾고... 폴리가 둘째에게 부탁해서 (그나마 남아있을) 과거 기록 삭제하고 조작하고 일부러 1년 기록만 남겨두긴 했어요... ^*^... 제가 철저한 게 아니고 폴리가 뭔가 숨기는 데 있어서 철저한 게 아닐까요...! (๑•̀ㅂ•́)✧ 앗... 아앗... 어린 시절 폴리는 그렇게 예쁘지 않을거예요...?!?!? 그치만... 릭주가 생각해주시는 뽀짝뽀짝한 어린 폴라리스 이미지를 그냥 놔두고... 예쁘게 간직하게 놓아두고 싶네요... ^ㅠ.... 어린 시절 푼다면 천사 만나기 이전부터 푸는 게 좋을까요...? 아님 천사 만난 후부터...??

372 폴리주 ◆lcVSk6vvyc (1934551E+5)

2019-03-10 (내일 월요일) 22:08:22

>>366 흐악... (녹아내림) 꽉 끌어안는 것에 상징성 같은 거 느껴본 적 없는데... 종종 느끼는 거긴 하지만 로맨틱하시네요 릭주... 8ㅅ8... 그렇게 처음 안아준 사람이 폴리라서 기뻐요.... 스며든다는 표현은 뭐라고 하지... 되게 두 사람이 서로의 인생에 스며드는 느낌이라서 더 낭만적인 것 같아요... y////y 릭주가 알려주신 시 호다닥 검색해서 읽고왔는데 이 시 너무 좋네요... 릭주가 적어주신 표현도 너무 좋지만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 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 이 구절 역시 인상적이네요...!!

사실 폴리주가 폴리 생각하면서 떠올리는 동화는 신데렐라랑 인어공주랑 백설공주... 입니다! 릭이 볼때는 폴리가 신데렐라인 것 같은 느낌도 들어서 좋네요 *^~^* 신데렐라 au 로 릭폴리도 보고 싶다 (의식의 흐름) 흉진 건 아니예요... 삼형제가 치료를 워낙 잘해줬어서 ()() (잔소리가 함께하는 상냥하고 집요한 치료).... 다만 진짜진짜 희미하게 유리나 돌멩이 긁힌듯한 자국은 아직도 남아있으려나요... ^ㅠ.... 릭이랑 만난 첫날도 맨발로 걸었잖아요... 앗... 아앗... 현재든 과거든 혼내지 않는군요... (읽으면서 왈칵) '그래서 당신 발이 당신을 위해 울어주고 있구나. 내가 돌봐줘도 쉽게 그칠 생각이 없어보여.' 그자리에선 나름 가볍게 위로 던져놓고 릭이 한동안 폴리의 피흘리고 있는 발을 가끔 생각할 것 같고, 폴리 만날 때마다 발에 은근슬쩍 신경 써줄 것 같아요... 8_8 .... 릭 대사 왜케 좋지요... 진짜 반해버리겠네요... 이미 반해 있지만... (으흑흑) 그런 말 해주면...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만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는 평상시와는 상냥한 미소와 다른, 살짝 가라앉은 얼굴로 웃고, 한참 침묵한 후에야 "오늘은 고마워요." 라고 말하고 다른 말이랑 표정을 최대한 아낄 것 같아요. 릭은 그 평소와 다른 웃는 얼굴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해줄까요...? 88.. 어떻게 위로해주려는 목적이 아닌데.. 릭이 너무 슬퍼서 안고 있는건데 그 오랜 포옹이 폴라리스에겐 위로가 될 것 같아요... ㅠㅜㅠㅜㅠㅜㅠ..... 으흑흑... 릭이 안 슬펐으면 좋겠다.... (열심히 폴리 발을 가리며) (엉엉)

앗... 큰일이에요... 0ㅁ0... fully accept라는 표현도 마음에 들어버렷...!! (신기) 사랑의 정의... 사랑은 도저히 정의내릴 수 없는 거라서 여러 해석? 여러 정의가 있는데 릭주가 찾아와주시는 건 신기하게도 다 마음에 들어요... 0ㅁ0....

앗... 피어싱은 함부로 못 빼는 건줄 알았어요.... ㅋㅋㅋㅋㅋ 대가 두껍구나... 0ㅁ0.... 그럼 뚫린 구멍도 크겠네요...! 뭔가 많이 배우는(?) 기분이에요...!

>>367 그때그때 땡기는 게 다르겠지만 단 맛 좋아할 거예요! (사실 정성이 들어간 맛있는 거라면 대체로 다 좋아합니다. 소박한 맛도 화려한 맛도 좋아해요) 앗... 케이크라면 그때 케이크랑 같이 먹는 음료랑 어울리는 거? 칵테일에 대해 찾아보고 요리 만화(...)도 찾아봤는데, 폴리는 은근슬쩍 궁합이 맞는 요리+음료의 조합을 좋아할 거란 생각이 들어요 :D! 음.. 근데 칵테일은 딱히 별다른 안주 없이 칵테일만 천천히 맛 볼 것 같기도 하네요. 이것 저것 신중하게 맛보면서요. 마시는 게 공부기도 하니까요

373 폴리주 ◆lcVSk6vvyc (1934551E+5)

2019-03-10 (내일 월요일) 23:22:11

마솝 실수가 한두번이 아니니까 이제 해탈하게 돼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367 술은... 공부중일때는 안주 없이 술만 먹고, 누군가랑 같이 먹고 있을 때 그 누군가가 안주까지 챙겨주면 안주와 함께 먹습니다. 같이 먹는 사람이 바텐더라면 안주가 아니라 입가심물이나 별 맛도 안 나는 싱거운 크래커나 약간 짭짤한 크래커랑 같이 먹겠네요. 싫어하는 음식은... (망설) 흙이나 모래 끼얹은 음식, 유리조각 섞은 음식 (+플러스 기타 등등)처럼 악의가 느껴지는 음식 싫어합니다! 사실 맛이 없는 거라도 정성이 들어간 거 (+폴리를 위해 만든 거) 알면 그냥 맛 없는 거 내색 하지않고 잘 먹어줘요... ''... 탄 쿠키도 잘 먹어요...

릭주도 천천히 이어주세요... 릭주의 힐링은 소중하니까 힐링도 해주시고... 요양도 하시구... ㅠ.ㅠ!! 좋은 음식도 먹고 푹 주무시기도 해야 하구...!! 8ㅅ8...
네, 보였어요. (ㅅ´ ˘ `)♡ 아니 근데 이건... 릭뿐만 아니라 릭주한테도 느낀 거예요.... ㅋㅋㅋㅋㅋㅋ ^◇^ 폴리한테 심하게 못굴겠어... 8ㅅ8.... 라는 게 느껴져서 마음이 찡하고 좋아요... *^ㅇ^* (헤헤) 아니.. 그런 말씀을 하면 제가 감동해 버린다구요0w0?!?! 폴리가 다정한 것은 릭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있는 다정 없는 다정 전부 릭한테 주고 싶으니까요. (*˘︶˘人)♡*。+ 앗... 이런 면이 있어서 종종 놀란다는 말을 읽고 저도 릭주가 보는 릭이 몹시 궁금해졌어요. 릭주가 보는 릭은 어떤 사람일까요?

네! 맛있는 거 잘 먹고 잘 자고 좋은 주말이었어요. (헤헤) 아니 제가 그런 말을 하긴 한 건 같은데, 같은 문장인데 릭주가 쓰면 제가 쓴 것보다 스윗해 보이는 건 어째설까요. (눈부빗) 릭주도 오늘 내일 모레 매일매일 좋은 하루 보내세요! ଘ(੭*ˊᵕˋ)੭* ੈ✩‧₊˚ ✩‧₊˚ 벌써 밤인데... 조금 이르긴 하지만 좋은 꿈도 꾸시구요.

+) 앗.. 갑자기 문득 생각났는데, 초반 (?) 폴라리스 구상할 때는 눈의여왕, 이라는 동화 내용 생각했었어요. 눈의 여왕적인 면모도, 카이같은 면모도, 게르다같은 면모도 전부 다 폴리 안에 있다고 생각했어서....ㅋㅋㅋㅋㅋ ^ㅇ^... 지금 생각해도 눈의 여왕이랑 (눈의 여왕에 등장하는 어떤 인물도) 폴리가 잘 어울리네요. 혼자서 등장인물 다 해버리네요.. 어쩌죠.... (큰일)
++)신데렐라가 릭폴리랑 맞다고 생각한데 왕자가 신데렐라에게 첫눈에 반하는 게 릭이 폴리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거랑 어쩐지 겹쳐보여서 인 것도 있어요...(〃´-`〃) 그리고 이건 해피엔딩이잖아요! 전 인어공주도 좋아하지만... ()() 릭폴리는 어쩐지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그런데 릭이 인어왕자에 나오는 왕자라고 하더라도 인어공주였던 폴리에게 반할 것 같긴 하네요... ㅎㅎㅎㅎ... 인어공주도 해피엔딩으로 원본 이야기를 틀어 해석하면 릭폴리랑 어울려요... 인어폴리 목소리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울 거라는 것도, 왕자가 그 노랫소리를 기억할 거란 것도, 배경이 바다란 것도 전부... 물거품이 되어도 좋으니까 인간 왕자를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 라고 생각하는 폴라리스 인어도요...!

374 폴리주 ◆lcVSk6vvyc (8822002E+5)

2019-03-12 (FIRE!) 22:16:12

갱신하고 갈게요! (´͈ ᵕ `͈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 ワ `*)

375 폴리주 ◆lcVSk6vvyc (2305253E+5)

2019-03-15 (불탄다..!) 21:57:10

갱신할게요! 이래저래 정신 없는 일주일이었어요... 주말에는 그래도 평일보단 여유 있을 것 같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셨길, 그리고 또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라요. 굿나잇이에요, 릭주! ଘ(੭*ˊᵕˋ)੭* ੈ✩‧₊˚ ✩‧₊˚

376 릭주 ◆rAqAiJ2zqg (2761549E+5)

2019-03-16 (파란날) 16:25:14

잠깐 갱신할게요!! 흐아 너무 못들어왔네요 죄송해요T-T 답레 읽고 엉엉 울면서 얼른 이어와야지 생각했는데 어느새 거진 일주일이 뚝딱..ㅠㅅㅜ 좋은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미적미적 알바중이에요 얼른 퇴근하고 다시 돌아올게요^ㅠ!

377 폴리주 ◆lcVSk6vvyc (7193976E+5)

2019-03-16 (파란날) 21:32:46

앗, 괜찮아요.. 저도 매일 갱신은 못하구 있구 (T ^ T)...! 오ㅐ 우셨을까요... ㅠㅜ 살짝 감기기운이 있지만 좋은 주말이에요! 답레는 언제나처럼 천천히 여유될 때 주세요~ XD 현생이 우선이랍니다...!! 맞아요... 일주일이 너무 뚝딱 가버렸어요... 。゚( ゚இ‸இ゚+)゚。 미세먼지에 좋은 음식 이것저것 찾아보니까 쉽게 접할 수 있는 걸로는 물이나 녹차도 있더라구요. 자주자주 섭취해주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D

378 릭 - 폴라리스 (4858739E+5)

2019-03-17 (내일 월요일) 14:10:30

릭은 늘 자신이 눈물 흘릴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희미한 파편만이 남아 있는 어린 시절, 사랑하는 이들을 잃을 때 조차도 얼어붙은 눈매는 사막처럼 말라 있었다. 문득 보이는 인간적인 면모는 그에게 수단일 뿐이었다. 총에 맞아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냉혈한이라는 수식이 차라리 어울릴 지도 몰랐다. 그는, 자신이 용광로 속의 금속처럼 따뜻하고 무른 것처럼 보일지언정 결국 차갑게 식은 철처럼 강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릭의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 그를 눈물조차 흘릴 수 없는 인간으로 오랜 세월 속이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지금은 몹시 울고 싶은 기분이 드는걸까. 릭은 마음 속으로 나지막히 되물었다.

-릭, 내가 오늘 만난 건 인페르노의 보스가 아니라,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의 아버지였어요.

폴라리스가 말문을 열었고, 그는 입을 다물었다. 때로는 침묵이 말보다 더 많은 것을 함축하는 경우도 있는 법이다. 지금이 그랬다. 미안한, 고마움, 안도감, 색색깔의 감정들이 오로라처럼 뒤섞인다. 상처 주었을까봐 두려웠던-두려웠던.- 것이 무색하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신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고백이 무력한 방어막을 내리찍는다. 제일 좋아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밝히는 사람도 있겠지만, 폴라리스는 그런 것이 힘든 사람이다. 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꼽는 것이 당신에게 절대 가볍지 않은 일임을 안다. '아버지', 그 말은 릭에게 있어 무거운 단어였다. 아버지라고 부르면서도 릭은 종종 자신이 그를 얼마만큼 아버지로 받아들이고 있는 지를 알 수 없었다. 릭먼을 만나는 것은 그에게조차 편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당신은 그렇지 않아보인다, 오직 나를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당신에게는 그가 인페르노의 보스라는 것보다 내 아버지라는 게 훨씬 중요했던 것임을, 릭은 그제야 꺠달았다.

대체 얼마만큼 나를 사랑해야 가능한걸까? 세상에서 제일?

어쩐지 말문이 막히는 듯 해서, 릭은 핸들을 잡지 않은 손-아마 오른손이었을 것이다-으로 입가를 살짝 막았다. 뒤따르는 폴라리스의 약속이 복잡한 머릿속에 흩어지는 듯 했지만, 그는 가까스로 대답했다.

"당신이 잘못한 것도, 고쳐야 할 것도 없어."

목소리에 조금 눈물이 섞인 것도 같았다. 이어서 그가 짧게 내뱉었다.

"I love you."

간결한 한 마디였다. 이야기하고 싶었던 '제일', '아주 많이' 같은 수식어는 전부 빠져있었지만, 폴라리스라면 말하지 않아도 전부 이해할 터였다. 때맞춰 신호등이 붉은색에 걸렸다. 릭은 몸을 틀어 폴라리스의 볼에 쪽, 가볍게 키스했다. 그리곤 다시 고개를 돌려 엑셀을 밟았다.

379 릭주 ◆rAqAiJ2zqg (4858739E+5)

2019-03-17 (내일 월요일) 15:21:44

살짝 갱신할게요 오늘은 날씨가 참 좋은 듯 해요^ㅁ^! 폴리주는 좋은 일요일 보내고 계실까요?

흑흑(T▽T) 폴리주 답레 읽고 왠지 엄청 찡해서 눈물 도르륵 할뻔한 거시에요(;へ:) 나쁜 경험을 한 게 아니라 또 보자는 인사를 받았을 뿐이고..ㅠㅜ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말도 심장이 아펐고.. 예전에 제일 좋아하는 노래 불러달라고 했을 때, ~‘제일’ 좋아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밝히는 사람도 있겠지만 폴라리스는 그럴 수 없는. 아니, 그런 것이 힘든 사람이다.~라고 했던 게 생각나서 더 그랬어요 그냥 애인이니까 별 뜻 없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할 수도 있겠지만 폴라리스가 하는 말을 그렇지 않은 느낌이에요. 사실 처음 >>369 읽고 어떻게 이을지 구상할 때는 폴라리스가 좀 더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행동한다고 한 데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릭이 얼른 부정하고 '당신 잘못 아니다, 내가 ~게 하겠다'라고 이야기해 나갈 줄 알았거든요. 근데 막상 쓰다보니까 릭이 폴리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데 너무너무 감동을 받더라구요..ㅎㅎ 결국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버렸어요 뽀뽀할 줄은 몰랐는데^ㅁ^(???)

>>371 앗 헐 저도 앞에 썼던 표현이랑 비슷하면서 안 겹치는 단어 쓰고 싶을 때 국어사전 자주 찾아봐요(〜^∇^)〜ㅋㅋㅋㅋㅋㅋㅋ맞아요 한국어 어휘는 끝이 없지요 싸랑해요 한국말~ 세근하다라는 말도 참 예쁜 것 같아요ㅜㅜ 한자어는 딱 봤을 때 뭔가 대충이라도 의미가 감이 와서 좋아요 뭔가 섬세하고 사근사근한 느낌이었는데 폴라리스랑 찰떡같은 단어네요..(/ω\)

ㅋㅋㅋㅋㅋㅋ앗 그렇군요! 솜니움 앞에 데리러가고 이런 것 때문에 알아차렸을 줄 알았는데 하긴 연애하는 사람은 가까이서 보면 티가 나지요.. 사장님 씁쓸기특이라니 진짜 연애하는 딸래미 보는 아버지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ㅠㅠ 바텐더들도 아는군요 폴라리스 공사구분 철저한 사람일 것 같은데 그래도 나 지금 연애중임 요즘 행복함!이 살짝살짝 티나는 타입일까요? 귀여웡...(つㅁ<。)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저는 자꾸 괜히 한번씩 더 볼 핑계 만들고 대놓고 티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생각하면 넘 웃겨요ㅋㅋㅋㅋㅋㅋㅠㅜ 전 오히려 폴리가 고백할 줄 전혀 모르고 있다가 해당 레스 올라오고 ...??(눈 부빗) ? ???(실화?)???? 했었죠ㅋㅋㅋㅠㅜㅜㅜ
사실 당시에 대해 잠깐 이런저런 생각 했는데 여전히 떠오르는 게 많네요^ㅠ 즐거운 얘기는 아니지만.. 폴리가 관캐였던 중에 다른 레스주께서 자꾸 잡담으로 호감 표시를 하셔서 곤란했던게 기억나요 오래돼서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한번은 취중레스로 그랬던 것 같기도.. 끙 폴리랑 연플하고 나고선 일방적으로 엄청 냉담해지셨지요. 너무 불편해서 한 일주일 시트 동결하고 다시 왔었는데 그뒤로도 뭔가 변했던 것 같진 않아요 탈판하셔서 이제 와 문제제기를 할 것도 없이 그냥 묻고 지내야겠지만, 아직도 그때 어떻게 하는게 좋았을 지는 모르겠네요..

>>371 앗 저는 폴리의 모든 게 궁금하지만^ㅁ^(히익!) 폴리가 어디부터 얘기하고 싶어할지를 모르겠어요 뽀짝뽀짝 어린 시절 폴리가 아닐거라니 왠지.. 완전 어린시절도 궁금해지는 부분이긴 해요(*´ω`*) 친부모는 어떤 사람들이었을지.. 왠지 높은 확률로 쓰레기일것같긴 하지만.......(폴리주:???)

앗..아앗 언제 시간이 이렇게 되었대요 저는 이제 알바 가기 위해서..! 잠깐 자리를 비우고 오겟읍니다 출근해서 다시올게요^ㅁ^(글러먹음)ㅋㅋㅋㅋㅋㅋ 좋은 오후 보내고 계셔요!!

380 폴리주 ◆lcVSk6vvyc (0091043E+5)

2019-03-17 (내일 월요일) 19:20:34

>>379 약간 헤롱헤롱한 주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 음~ 감기 기운이 있는 상태지만 그게 심해지진 않았어요 :D!

아앗... 저 그 부분 읽고 깜짝 놀랐었어요... 쓴 기억은 있는데 그거 독백? 하는 형식으로 써서, 대사지문으로 표현한 게 아니었어서, 그리고 오래 전에 적은 거라 기억에 묻혀 있던 거였어서, 릭이 폴라리스는 그런 것이 힘든 사람이다. 라고 알아주고 릭주가 기억해 주신게... 내 기억에 묻혀 있는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써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감동이었어요... 8ㅅ8.... 않이... 릭이 폴리가 자기를 사랑하는데 감동 받은 게 너무너무 좋은데... ㅠㅜㅠㅜ.... 릭이 더 폴리를 감동시킨 것 같아요... ㅠㅜㅠㅜ 사랑을 너무 예쁘게 잘 표현해줘서...이미 반했는데 또 반하겠구... (흑흑)

앗.. 릭주도 찾아보세요...? 0ㅁ0 (신기) 않잌ㅋㅋㅋㅋ 폴리랑 찰떡이라니까 또 쓰고 싶고 그러네요!
연애하는 딸내미 보는 아버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쾌) 릭주가 그렇게 봐주시니까 또 신기하네요... 공사구분 철저한 사람인 거 맞는데, 촉이 좋은 몇몇은 안다고 할까... 딱히 티내려고 하는 건 아닌데, 예전에 폴리가 커플 손님에 대해 정말 1도 감흥이 없었다면 (여럿이든 혼자든 그냥 손님은 손님일뿐) 지금은...ㅋㅋㅋㅋㅋㅋ 뭐라고 해야하지 괜히 커플손님에 대해 약간은 더 관대해지고 (그럴 수도 있지~의 수용폭이 약간은 더 넓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음, 그리고 숨기고는 있지만 그 사람이 연애할 때 더 예뻐지는? 반짝반짝하는? 특유의 느낌 같은 게 있잖아요. 그런 느낌이 나서 본인이 열심히 숨기고는 있지만 촉이 좋은 사람은 알 거라고 생각을 해요.. 원래 가난과 기침과 사랑은 숨기려고 해도 숨겨지지 않는 거랬어요....ㅋㅋㅋㅋㅋㅋㅋ... 본인은 잘 숨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ㅇ^... 그래서 눈치챈 바텐더도 굳이 너 연애하지? 라고 물어보지는 않습니다. 릭은... 어라, 그러고보면 릭이 신뢰하는 부하들 중 몇몇은 (아이작, 알렌, 칼리...?) 릭이 연애하는 거 알고 있겠네요. 저 세 명 정도로 신뢰하지 않는 부하 앞에서는 연애하는 티 안 낼까요...? (궁금) 인페르노 사람들 중에 릭이 연애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극히 소수인 걸까요 :3 ? 아이작은ㅋㅋㅋㅋ... 아이작은 릭이 폴리한테 운동화 전달해라 할 때까지만 해도 릭이 폴리랑 사랑에 빠질 거라고 예상 안 하고 있었을 거 같은데 지금 심정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 뭔가 아이작은 릭이 특별하게 신뢰하는 사람.. 이라고 할까 부하지만 릭의 형? 같은 느낌도 들어서요!

앗.. 아앗... 않잌ㅋㅋㅋㅋㅋㅋ 왜 전 진짜 그런 걸 눈치 못 채고 있었죠...^ㅜ 괜히 한번씩 더 볼 핑계라니 너무 귀엽잖아요... 왜 이걸 눈치 못채고 있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진짜 고백하기 전날에 자기 꼬리 쫓는 강아지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 고민하다가 내일 고백하자! 결심하고 잠들었던 거 같아요. 왜냐면 다음 일상까지 도저히 제가 기다릴 수 없었어요. 차일 땐 차이더라고 고백은 하고 죽자고 생각했습니다 ^◇^.... 그리고 제 레스를 되짚어 읽어 보는데 저기 폴리 목떡이기도 한 노래에서 폴리가 릭 좋아하는 게 왠지 태나는 것 같아 보이는 거예요....! ㅋㅋㅋㅋㅋ... 그냥 내가 관통당했단 자각은 없었어도 릭 좋아하는 건 무의식적으로 티내고 있었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그치만 릭주가 레스 보고 실화??? 라고 하시니까 제가 티가... 안 났었나...!! 싶기도 하궄ㅋㅋㅋㅋㅋㅋ....
음, 그랬었죠... 8_8 릭주 많이 불편하셨었군요... ㅠㅜㅠㅜ... (지금이라도 도닥도닥 해드리고 싶다...) 그때 어떻게 하는 게 좋았을 거라는 답은 아마 없을 거예요.... 88... 냉담해지신 게 느껴지는데, 내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많이 고민하시고 일주일 시트 동결하고 왔는데 그 이후로도 뭔가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이 터져 버려서... 8ㅁ8... 그때 어떻게 하는 게 좋았을 거란 답은 없지만, 그때 릭주가 많이 고민하셨을테고, 그 고민 끝에 행동을 하셨을 거고, 그 행동이 옳았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88... 릭주가 가장 마음이 편해지는 선택을 하시는 게 좋고, 지금 이렇게라도 말씀해 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혼자 생각하다가 응어리지신 걸 그냥 묻어버리는 건 내버려두고 싶진 않아서요. ㅜ︿ㅜ! 음... 상판하면서 관캐...가 생기고 관캐에 얽힌 관계가 꼬이게 되면 마음 고생하게 되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때 사람은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다고 생각을 해요. 각자의 마음을 풀어가는 건 각자의 방식으로밖에 할 수가 없는 거고... 그래도 기본적인 예의나 매너는 지키는 선에서 풀어가야 하는 거니까요... 그분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냉담해지셨었고 그건 분명 매너 있는 행동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 그때문에 릭주가 마음 고생하셨었던 게 생각나니까 정말 어쩔 수 없이 속상해지는데 릭주는 안 속상하셨으면 좋겠다는 모순적인 마음이 들어버리네요... 。゚( ゚இ‸இ゚。)゚。

앗... 높은 확률로 쓰레기라는 것에 일단 뿜었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저는 고아라고 설정을 했고, 친부모에 대한 설정은 1도 안했습니다. (당당) 대신 과거 짜다가 폴리가 천사가 죽고나서 입양이란 걸 가게 되는데까지 흘러갔는데... ()() (릭주 : 네?? 입양요...??) 그분들이 쓰레기...인 것 까진 (아마(자신없는 목소리)) 아니지만, 그래도 폴리에게 '나의 부모'는 될 수 없는 사람들인 것은 맞아요. 입양가서 폴리가 원래 가졌던 '가족'에 대한 환상이 어느정도 깨지긴 했습니다. 음~ 여기서 더 말하면 스포일까요! 않이 근데... 입양도 가보긴 했었어요... 라고 말씀은 드려야 할 것 같았어요... ㅜ*ㅜ...
으아앙... 릭이 릭먼을 만나는 게 편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에 가슴이 아파요... 릭먼씨가 릭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릭은 모르는 걸까요... 8_8... (하지만) (카르멘씨 일을)(릭이 모르잖아!) 카르멘씨랑 릭먼씨랑 릭 생각하면... ㅠㅜㅠㅜ... 걱정이 많이 돼요.... 어뜩하지... 폴리는 크게 걱정되는 일이 없는데 릭이 걱정이에요... 8^8.....

앗... 벌써 저녁시간이네요.. 내 주말 어디로 사라졌지..? (눈부빗) 릭주도 좋은 오후 보내시고, 맛있게 저녁 식사하세요 (´͈ ᵕ `͈ )

381 릭주 ◆rAqAiJ2zqg (457841E+61)

2019-03-17 (내일 월요일) 20:04:41

다시 왔어요!^ㅁ^ 학교 근처에서 알바하는데 개학개강을 해서 손님이 많네요ㅇㅁㅇ꺅

>>372 ㅋㅋㅋㅋ앗.. 그런가요?^▽^(왠지 쑥쓰) 제가 생각하기에도 현실적이라기보다는 낭만적인 편에 가까운것 같긴 해요() 인생에 스며든다는 말도 좋네요T^T 점점 스며들다가 결국에는 원래 어디까지가 나였는지, 너였는지 알 수 없게 되겠지요..

ㅋㅋㅋㄱㅋㅋㅋㅈㅋ반해버리겠네요 이미 반해있지만ㅋㅋㅋㅠㅜ귀엽(엉엉) 폴리하고 신데렐라 인어공주 백설공주요? 동물들이 백설공주 졸졸 따라다니는 장면이 왠지 생각나네요 폴리로 그려봐도 잘어울려요ㅎㅎ 신데렐라 AU 재밌을것 같아요ㅇㅁㅇ!! 정석대로하면 폴리가 신데렐라, 릭이 왕자일까요^ㅁ^? 폴리 찾겠다고 온 나라 여자들한테 폴리가 놓고 간 구두 한짝 하나하나 신겨보는게 묘하게 릭같기도 하구..ㅋㅋㄱㄱㄱㅋ

382 릭주 ◆rAqAiJ2zqg (457841E+61)

2019-03-17 (내일 월요일) 20:07:30

앗 동접!!인줄 알고 호다닥 달려왔는데 약간 늦었네요T▽T 예상 외로 손님이 많아서ㅇㅁㅇ(ㅂㄷㅂㄷ) 나중에.. 다시올게요ㅠㅅㅜ..흑흑 폴리주, 부디 남은 주말 행복하게 보내셔요^ㅠ!!

383 폴리주 ◆lcVSk6vvyc (0091043E+5)

2019-03-17 (내일 월요일) 20:15:01

앗.. 동접 맞아요 릭주.... 0W0 (호다닥) (기웃) 저녁 먹으면서 답레 구상하구 있었구! 않이... 손님러쉬....ㅠㅅㅠ... 사장님에겐 죄송하지만 저기 손님 제가 다 쫓아내버리고 싶어지네요... (으흑흑) 릭주도 남은 주말 행복... 하게 보내셔야 해요... 8ㅅ8 (꼬옥) (토닥토닥)

384 릭주 ◆rAqAiJ2zqg (457841E+61)

2019-03-17 (내일 월요일) 20:35:54

앗 맞았군요!!ㅠㅁㅜ 엉엉 이것이 얼마만의 동접일가요ㅠㅜ눈물이 남니다,,(쭈륵쭈륵) 정말 얘기하고 싶은 내용 쫙 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일 것 같은데 현생과 손님이 저를 절제하게 하네요ㅜ▽ㅠ >>380 자기 꼬리 쫒는 강아지ㅋㅋㅋㄱㅋㅋㅋㅋㅋㅜㅠ하지만 이 표현에 대한 말은 꼭 하고 가야겠어요 흑흑 귀여운걸 보면 폭력성이 생기는 이유가 정반대의 감정으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라는데 저는 지긒 지구도 뿌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85 릭주 ◆rAqAiJ2zqg (457841E+61)

2019-03-17 (내일 월요일) 20:55:55

그리고 도와주고 공감해주고.. 하려고 해주셔서 고마워요ㅜ▽ㅠ 사실 그 당시에는 엄청 스트레스 받아서 비슷한거 하는 친구한테 고민얘기도 하고 그랬는데.. 스레에서 얘기하기에는 여러모로 다들 고통스러워 하실 것 같아서 말았어요 치나츠주도 어쩔수 없었을 걸 알지만 가끔 그땐 왜그러셨는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이라도 얘기해보면 좋을걸. 이젠 불가능하지만 말예요.. 이아기해서 다행이라고 해주셔서 고마워요 근데 신기하게 폴리주가 안속상해했으면 좋겠다구 해주시니까 진짜 안속상해지는 기분이에요8▽8 폴리주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늘 생각해요 저도 폴리주가 안 속상하셨음 좋겠다는 모순적인 마음이 들어요 행복하세요 세상 누구보다도요..^ㅜ(진심)

386 폴리주 ◆lcVSk6vvyc (0091043E+5)

2019-03-17 (내일 월요일) 21:22:32

서울에서 부산까지... 8ㅅ8 (왈칵) 폭력성이 생기는 이유 어디서 읽은 것 같은데... 이걸 이렇게 기억하시다니... 릭주 똑똑하셔... 0ㅁ0 그렇지만 자기 꼬리 쫓는 강아지란 표현보다... 괜히 한번씩 더 볼 핑계 찾는 게 훨씬훨씬 귀여운걸요...???

으앙... 친구한테도 털어놓고 그러셨구나... 8ㅁ8 비슷한 거 하는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고민이 있다면 털어놓을 사람이 있어야 좀 마음이 편해지니까요... ㅠㅜㅠㅜ.... 스레 생각해서 참으셨군요... (왈칵) 이젠 불가능한 일이라서 가끔 생각 나시는 걸까요... 8_8 으응, 들어주는 건 얼마든지. 언제라도 할 수 있으니까요. 고민이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얼마든지 말씀해주세요! ㇏(•̀ᵥᵥ•́)ノ 으앗... 릭주가 안 속상해지는 기분이 드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붙이신 문장이 넘... ㅠ_ㅠ.... 너무 따스하네요. 저도 릭주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릭주도 세상 누구보다 행복하시길 빌어요. 많이, 많이, 아주 많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

387 릭주 ◆rAqAiJ2zqg (5261627E+5)

2019-03-18 (모두 수고..) 11:41:23

수업 가기 전에 잠깐 갱신해요!! 좋은 점심이에요!!ღゝ◡╹)ノ♡

>>372 ㅋㅋㅋㅋㅋㅋㅋㅋㅋ요리만화도 찾아보셨어요?? 궁합이 맞는 요리+음료라^ㅁ^ 예를 들면 치킨+콜라일까요?(폴리주: 아뇨;) 릭이 술을 마실 수 있다면,... 와인 셀러 갖다놓고 치즈 쫘라락 폴리랑 같이 즉석 시음회를 열 수도 있었을텐데 말예요.. 난 왜 릭을 알쓰로 설정해놨는가(〜^∇^)〜(릭: 주륵) 정성이 들어간 요리나 궁합이 맞는 요리, 폴리는 상당한 미식가군요!(♡´艸`)
는 맛이 없더라도 정성이 들어간 건 먹어준다니ㅋㅋㅋㅋㅋㅠㅜㅜ폴리 당신은.. 에인절.. 흙이나 모래나 유리조각이라니 그것은 더이상 음식이 아니잖아욬ㅋㅋㅋㅠㅜㅜㅜ(광광) 그런걸 싫어한다는 것은.. 받아봤다는 거 아입니가............

>>373 헤헤 제가 보는 릭이요? 제가 처음 생각했던 릭은 릭이 자기 자신을 생각하는 거랑 비슷하긴 한데.. 차갑고, 가식적이고, 철저하고, 자기중심적이고, 거의 언제나 타인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사람... 어떻게 보면 악간 소시오패스 같기도 하네요^ㅜ 자기 감정을 드러내는 거나 다른 사람과의 감정적인 교류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그렇지만 아주 감정이나 공감능력 같은 게 결여된 사람은 아니라서 때로는(정말 때로는)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연민을 느끼기도 하고, 마음 깊숙히 인간적이고 여린 면도 존재하는 것 같아요. 폴리가 파고든 게 그런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앗 눈의 여왕! 정말요, 여왕이나 카이나 게르다나 다 폴리랑 어울려요ㅋㅋㅋㅋㅋ 뭔가 눈의 여왕이 폴리의 외적인 이미지?랑 어울린다고 하면, 제가 생각하는 폴리 자체는 겔다랑 제일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의지가 강하고 겁먹지 않는 그런 면이요(ღ˘⌣˘ღ) 인어공주도 좋네요..ㅠㅜ 폴라리스 인어ㅋㅋㅋㅜㅜㅠ워딩이 귀여워요(엉엉) 앗 저도 인어공주 목소리가 아름답고 노래가 아름답고 한 게 폴리랑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물거품이 되어도 좋으니까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니 로맨틱의 끝이네요....ㅠㅅㅜ..

아앗 저는 이만 수업시간이 돼서! 슬슬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다행히 이번주는 내내 미세먼지가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네요^ㅁ^~ 그래도 감기기운 있으시다고 했지요ㅠㅜㅜㅜㅜㅜ ಥ_ಥ 건강 꼭 잘 챙기시고, 오늘 하루도 이번 한 주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ღ˘⌣˘ღ)~

388 릭주 ◆rAqAiJ2zqg (3948639E+5)

2019-03-19 (FIRE!) 19:52:26

짠 저는 학교 끝나고 달려왔답니다!!(≧艸≦*) 이렇게 말하니까 왠지 학교 끝나고 피시방으로 우다다 달려가던 애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ღゝ◡╹)ノ♡(??)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아요 폴리주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실까요✿♥‿♥✿?

>>380 훌찌럭ㅠㅅㅜ 폴리주 감기기운은 이제 좀 떨어졌을까요? 제가 기억력이 글케 좋은 편은 아닌데^^3(긁적) 이상하게 폴리주가 그렇게 쓰셨던 게 딱 생각이 나더라구요 인상 깊었나봐요(❤ฺ→艸←)
ㅋㅋㅋㅋㅋㅋ커플 손님한테 더 관대해졌다니 앞에서 대놓고 손발 오그라드는 짓 하고 있어도 구래구래 좋을 때지^^.. 할 수 있게 된 느낌일까요?ㅋㅋㅋㅋㅋ(보살이 되어가는 폴라리스) 헉 세상에 가난과 기침과 사랑은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다니 구절이 너무 좋아요 진짜루(iДi)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말이네요 가난도 사랑도.. 언젠가 인용하고 싶어지는걸요(*´∇`*)
인페르노즈 중에 릭의 연애 사실을 아는 사람은.. 대놓고 말하면 왠지 큰일날 것 같아서 다들 쉬쉬하지만 릭이랑 어느 정도 가까운 사람이면 이제 다 알고 있을거예요(〜^∇^)〜 릭은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어코 숨기지도 않는 타입이에요. 선약 있다면서 자주 일찍 퇴근한다든지, 아니면 폴라리스 선물 고를 때 마침 옆에서 업무 보던 칼리한테 '이거랑 이거 중에 뭐가 더 낫지?' 대놓고 물어본다든지..ㅋㅋㅋㅋ
아이작한테 그런 느낌이 났나요?Σ(꒪ȏ꒪) 릭의 형 같다고 하면 아이작은 난리치면서 부정할테지만, 설정상 아이작은 릭이 8살일 때부터 봐와서 실제로 그런 느낌일지도 모르겠어요! 아이작은 가끔 예상치 못하게 촉이 좋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눈치가 없는 편이라..ㅎㅎ 릭의 주변 사람 중에서 연애하는 걸 가장 늦게 눈치챈 사람 중에 한 명일 거예요. 릭이 폴리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엽서도 간직하고 하는 거 보고 처음에는 충격 그자체였을 것 같은데^ㅁ^ㅋㅋㅋㅋㅋㅋ 제일 처음에 폴리한테 운동화 심부름()한 것도 자기다보니 그래도 릭이 진짜 사랑을 하고 있다는 걸 빨리 받아들이고 지금은 속으로 응원 비슷한 것도 하고 있을 것 같아요(ღ˘⌣˘ღ) 물론 아직도 가끔은 안 믿겨서 릭 얼굴 쳐다보면서 '..저인간이? 진짜로?' 생각하다가 릭이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 하면 금방 깨갱할 것 같아요..ㅋㅋㅋㅋ

천사가 생각보다 어린 시절 죽었군요..ㅠㅜ 입양 가서도 그 가족에 온전히 소속될 수는 없었나봐요 벌써 찌통 예약인데요오..(덜컹) 폴리의 가족에 대한 환상에 대해서는 몇번 언급하셨었지요 폴리에겐 가족이 어떤 의미일까요? 마음이 아프네요༶ඬ༝ඬ༶ 릭먼 씨는 뭐랄까, 매우 헌신적이었지만(ex. 릭이 어린 시절 피아노 치고 싶다고 하니까 바로 집에 그랜드 피아노 들여놓기) 친근한 부모와는 매우 거리가 멀었어요ㅋㅋㅋㅠㅜㅜ 성장기에 둘이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본 적은 커녕 같이 시간을 보낸 적도 손에 꼽아요. 릭먼이 너무 바쁘기도 했고, 원래 인간관계에 서툰 사람이기도 하구요.. 엄밀히 말하면 릭은 아버지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걸 모를 것 같네요ㅎㅎㅠ 릭에게 릭먼은 항상 아버지보다는 보호자 한 명에 가까웠을 거예요.
릭이 자기 친아버지 일을 알면 어떻게 반응할지는 저도 모르겠어요ㅎㅎㅋㅋㅋㅋㅋㅋ 그치만 어떻게든 되겠지요?^ㅁ^(릭: ) 저는 폴리야말로 걱정되는데 말예요.. 폴리 행복해야하는데 항상...(끙끙..)

벌써 저녁이네요! 폴리주는 행복한 화요일 보내고 계신가요? 이번 일주일도 하루하루 행복한일만 가득하시길 바라요!(*´∇`*)

389 폴라리스 - 릭 (5126115E+5)

2019-03-19 (FIRE!) 23:07:01

-당신이 잘못한 것도, 고쳐야 할 것도 없어.

눈물 섞인 목소리로 그렇게 말해버리면… 삽시간에 가슴을 흔들고 복받쳐 올라온 감정이 울음으로 새어 나올 것 같아진다. 릭의 눈물 속에 녹아 있는 감정이 폴라리스의 마음을 뜨겁게 적신다. 당신이 가끔, 내가 한 번도 듣고 싶다고 생각해 본 일 없는 말을, 그러나 내 말랐던 영혼 속 우물이 너무나도 원했던 말을 해 줘. 나를 기쁘고 슬프게 만든다. 당신이 잘못한 것도 고쳐야 할 것도 없다는 말은 꼭, 지금 이대로의 나도 당신에겐 괜찮다는 것처럼 들려서. 마음을 술렁이게 해. 가슴이 벅차서 영혼까지 충만해지는 것 같아.

-I love you.

간결한 한 마디가 간절하게 와닿는다. 뺨에 닿은 감촉에 잠시 숨을 멈추었다. 입술이 떨어지고 얼마쯤 후에 무너지듯 숨을 뱉으며 폴라리스는 흐으, 짧게 웃었다. 흐느낌 같은 웃음소리였을지도 모른다. 울 것 같은 얼굴로 환하게 웃고 있을 것이다. 아아, 이제는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다. 폴라리스는 릭을 사랑한다. 릭 역시 폴라리스를 사랑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저를 사랑해주는 행복을, 폴라리스는 깨닫지 않을 수가 없었다.

깨닫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 같은 건 이제 할 수가 없어.

사랑을 알게 되면 그것을 몰랐던 시절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처럼.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으면 그것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진다. 폴라리스는 비로소 죽음을 원할 수가 없어졌다. 그녀는 사실 행복을 느끼고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는 일이 두려웠다. 살고 싶어질 것 같아서… 그래서 겁이 났고, 어쩌면 행복하고 싶지 않았다. 행복을 다시 알기 전에 죽어버리고 싶었으므로. 하지만.

하지만 이미 깨달아 버린 것은 돌이킬 수가 없고, 돌이키고 싶지도 않았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캄캄한 밤, 시야에 스쳐가는 희미한 별들과 도시의 가로등이 아름답게 반짝였으므로.

폴라리스는 소리 내어 그를 부르지 않았다. 다만 또다시 신호에 걸려 차가 멈추면, 그가 해주었던 것 같은 짧은 입맞춤을 그의 뺨 위로 되돌려주고 행복한 얼굴로 미소 지을 것이다.

390 폴라리스 - 릭 (5126115E+5)

2019-03-19 (FIRE!) 23:07:01

-당신이 잘못한 것도, 고쳐야 할 것도 없어.

눈물 섞인 목소리로 그렇게 말해버리면… 삽시간에 가슴을 흔들고 복받쳐 올라온 감정이 울음으로 새어 나올 것 같아진다. 릭의 눈물 속에 녹아 있는 감정이 폴라리스의 마음을 뜨겁게 적신다. 당신이 가끔, 내가 한 번도 듣고 싶다고 생각해 본 일 없는 말을, 그러나 내 말랐던 영혼 속 우물이 너무나도 원했던 말을 해 줘. 나를 기쁘고 슬프게 만든다. 당신이 잘못한 것도 고쳐야 할 것도 없다는 말은 꼭, 지금 이대로의 나도 당신에겐 괜찮다는 것처럼 들려서. 마음을 술렁이게 해. 가슴이 벅차서 영혼까지 충만해지는 것 같아.

-I love you.

간결한 한 마디가 간절하게 와닿는다. 뺨에 닿은 감촉에 잠시 숨을 멈추었다. 입술이 떨어지고 얼마쯤 후에 무너지듯 숨을 뱉으며 폴라리스는 흐으, 짧게 웃었다. 흐느낌 같은 웃음소리였을지도 모른다. 울 것 같은 얼굴로 환하게 웃고 있을 것이다. 아아, 이제는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다. 폴라리스는 릭을 사랑한다. 릭 역시 폴라리스를 사랑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저를 사랑해주는 행복을, 폴라리스는 깨닫지 않을 수가 없었다.

깨닫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 같은 건 이제 할 수가 없어.

사랑을 알게 되면 그것을 몰랐던 시절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처럼.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으면 그것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진다. 폴라리스는 비로소 죽음을 원할 수가 없어졌다. 그녀는 사실 행복을 느끼고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는 일이 두려웠다. 살고 싶어질 것 같아서… 그래서 겁이 났고, 어쩌면 행복하고 싶지 않았다. 행복을 다시 알기 전에 죽어버리고 싶었으므로. 하지만.

하지만 이미 깨달아 버린 것은 돌이킬 수가 없고, 돌이키고 싶지도 않았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캄캄한 밤, 시야에 스쳐가는 희미한 별들과 도시의 가로등이 아름답게 반짝였으므로.

폴라리스는 소리 내어 그를 부르지 않았다. 다만 또다시 신호에 걸려 차가 멈추면, 그가 해주었던 것 같은 짧은 입맞춤을 그의 뺨 위로 되돌려주고 행복한 얼굴로 미소 지을 것이다.

391 폴리주 ◆lcVSk6vvyc (5126115E+5)

2019-03-19 (FIRE!) 23:15:03

아니 어째서 두 번 올라갔죠;;

기분 좋으셨다니까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걸요! *^◇^* (빵긋)
쓰기는 일요일에 썼는데 초본에... 폴라리스 반응이 너무 격한 나머지...ㅋㅋㅋㅋㅋ 이거는 좀 수정해야겠다~ 고 묵혀두다가, 한 세번쯤? 수정한 것 같아요! 폴라리스 반응이 너무 격했어서 옆에서 보는 릭이 걱정할까봐요 u.u! (릭주 : 설마 지금 올리신 게 절제된 반응인가요?)(폴리주: 네 그렇습니다..)
사실 행복하다는 말을 그동안 아껴왔었어요. 폴라리스에 대해 이것저것 상념하면서, 폴라리스는 무의식 중에 행복해지는 게 두려울 거야- 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 이 이야기를 풀까 고민했었거든요.
폴라리스는 이제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자기 자신의 의지로 깨달은 것을 돌이키고 싶지 않기 때문에 괜찮을 거예요 :D!

392 폴리주 ◆lcVSk6vvyc (5126115E+5)

2019-03-19 (FIRE!) 23:25:05

감기기운은 있는데 신기하게 이게 심해지지 않아요! >< 보통 감기기운 있으면 며칠 사이로 앓아버리는데...ㅋㅋㅋㅋ (에헷) 릭주가 걱정해주신 덕분일까요, 평소보다 무사히 지나갈 것 같아요! 답글! 답글에 답글을 달고 싶은데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해서 오늘은 들어가봐야 할 것 같아요. 잘자고 좋은 꿈 꾸세요 (*ฅ́˘ฅ̀*)♡

앗.. 그래도 이건 쓰고 싶어서 생각날 것 같아서 몇 자(?) 더 적어봐요!
'당신이 잘못한 것도, 고쳐야 할 것도 없어.' 라는 말이 정말 너무너무너무 좋아요... (엉엉) 원래 쓰려고 하신 방향보다 이게 더 좋아요... 흑흑... '당신 잘못 아니다, 내가 ~게 하겠다'라고 이건 약간 희생적인 측면이 있잖아요... 8ㅅ8.... 릭이 고생할 것 같아서... 고생하는 남캐 좋아하는데 어쩐지 릭은 고생시키고 싶지가 않아요... 꽃길, 행복길만 걷게 해주고 싶어... ^ㅠ... 릭주도 꽃길 행복길만 걸으셔야 해... (현생을 때리고 오자!) 오늘도 좋은 일이 있었길 바라요. (매일매일 하나씩 좋은 일이 있길 바라고 있으니까요 u.u) 안녕히 주무세요 *^▽^*

393 릭주 ◆rAqAiJ2zqg (5390873E+5)

2019-03-20 (水) 01:41:30

자기 전에 잠깐 들어왔는데 답레가 달려있네요 저도 일찍 일어나야 해서 오래 있지는 못하지만..ㅠ▽ㅜ 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넘 좋고 스윗하고 행복해서 핸드폰 붙잡고 혼자 내적댄스 여섯 곡 정도 췄어요(왈칵) 말랐던 영혼 속 우물, 충만해지는, 폴라리스는 릭을 사랑하고 릭도 폴라리스를 사랑하고.. 다 너무 좋아요ㅠㅜ엉엉.. 근데 다 읽고 나니까 왜 제가 다 울고싶어질까요ㅠㅜ 사실은 행복해지고 싶지만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 게 너무 마음이 아프고 슬퍼요 살아갈 날에 대한 두려움이 모든 희망을 집어삼켰기 때문이겠지요.. 별들도 가로등도 넘 좋아요 뭔가 꼭 별이 되지 않아도 가로등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기분이었어요. 그걸 살고싶은 이유로 삼게 된 폴리와 정반대의 의미이긴 하지만 '내가 죽으려고 생각했던건'(?제목 약간 다를 수도 있어요^ㅜ)이란 노래 가사가 생각나네요..
글구 또 이대로의 나도 괜찮다는 것처럼 들리다니ㅠㅜㅜ 처럼이 아냐 폴리야..(오열) 폴리는 릭이 괜찮지 않아 할 거라고 생각했군요 그게 아닌데.. 릭은 사랑하는데..

뭔가 엄청 간질간질해져서(?) 꼭 이 상황 확실하게 끝맺지 않아도, 둘이서 차 타고 폴리집으로 가고 있는 장면으로 끝내도 기억에 남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ㅠ 아직 안썼지만() 한두레스 쯤으로 마무리 지어도 될까요?
다시 다음 상황을 맞아줄 시간이 다가오는 듯한 기분이네요..ㅎㅎ 그치만 지금은 밤이니 일단 자야해요(주륵) 폴리주는 꿀잠^ㅁ^ 주무시고 계실까요? 오랜만의 멘트지만 행복한 릭폴리릭 꿈 꾸세요! 굿나잇이에요⊙♡⊙

394 폴리주 ◆lcVSk6vvyc (7770187E+5)

2019-03-21 (거의 끝나감) 00:41:44

>>393 내적댄스 여섯 곡 정도 추셨다는 게 귀여워서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새벽에 깨어 있던 걸 혼내지 못하겠어요... 8ㅁ8 릭이 폴라리스 못 혼내는 게 이런 기분인걸까요...? 릭은 폴리가 너무 귀여워서 혼내지 못하는 건가..? (릭 : )
앗... 제가 신들린듯이.. 혹은 폴라리스들린듯이(?) 쓴 부분을 맘에 들어해주셔서 신기해요... 0◇0 (삐약) 아아앗... 너무... 폴라리스 심리상태를 잘 아시네요ㅠㅜㅠㅜ! 맞아요. 살아갈 날에 대한 두려움이 모든 희망을 집어 삼킨 것도, 모든 희망이 집어 삼켜졌기 때문에 앞으로 살아갈 날이 두려웠던 것도 전부... 않이.. 릭주를 울리고 싶은 것은 아닌데... 8ㅅ8... 제가 적은 것보다 더 정확하게 폴라리스 마음을 알아주는 릭과 릭주를 보면 가끔은 엄청 신기해요... 어떻게 이렇게 잘 알아주시지..? இ‸இ 아앗... 저도 아는 노래 같아요! 내가 죽고 싶은 건 생일에 살구꽃이 피었기 때문이야. 라는 가사가 나오는 노래지요? 아앗... 다시 찾아서 가사 읽고 있는데 이거 되게.. 폴라리스 느낌이 나는 곡이네요. (신기) 아까부터 계속 신기해하구 있지만 매번 설레고 신기한걸요! (´͈ ᵕ `͈ )
릭이 사랑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어요! (*´ ワ `*) 다만 폴리는 사랑해서 행복한 와중에도 지금 이대로의 내가 릭에게 괜찮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마음과 염려와 걱정 같은 게 있을 거예요. ^ㅜ... 폴라리스는 자기가 너덜너덜한 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릭에게도, 자기를 사랑해주거나 애정을 주는 사람들에게도 미안합니다.. 8ㅅ8....

그 간질간질한 기분 알 것 같아요.. 제가 릭 레스 보고 간질간질 자주 하거든요.. *^◇^* 이대로 끝맺어도 좋고, 마무리 레스 주셔도 좋아요! u.u
다음 상황은 릭이 폴리 집에 놀러오는 거였죠! 으음~ 이미 한참 지났지만 ㅠㅠ... 발렌타인데이 일주일 전쯤에 폴라리스가 릭한테 14일에 시간 내줄 수 있어요? 라고 문자 보낼 것 같긴 해요! 시간 낼 수 있다고 하면, [그러면 그 날 집에 와줄 수 있나요?] 라고 답문을 또 보내겠죠 ^*^ 상황은 발렌타인데이 당일일까요. 릭이 초콜릿 좋아할까요? 전에 단맛 좋아한다고 적어주셨던 것 같은데... ^///^ 이미 주무시고 계시겠지요. 안녕히 주무세요. ଘ(੭*ˊᵕˋ)੭* ੈ✩‧₊˚ ✩‧₊˚ (행복한 릭폴리릭 꿈 꾸세요..!(소근))

446 행복한 릭 - 사랑하는 폴라리스 (4401115E+4)

2019-03-22 (불탄다..!) 14:15:47

릭은 죽음이라는 단어와 아주 가까운 동시에 아주 먼 사람이었다. 피와 날붙이가 난무하는 전쟁을 휘저으며, 그는 단 한번도 스스로에게 지금 자신이 왜 살아가고 있는지를 질문한 적이 없었다. 폴라리스가 비로소 죽음을 원할 수가 없어졌다고 고백한다면 그는 아주 놀란 얼굴로 괴로움에 젖게 될 것이다. 그에게 삶이란 달이 뜨면 밤이 오는 것만큼이나 당연했다. 그러나 펼쳐진 그의 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 한 포기 나지 않는 쓸쓸한 황무지였다. 그 모래밭은 한 줌의 행복도 불행도 없이 무미건조하고 황량했다.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그가 달콤한 젊음을 잃고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맛본 순간 삶은 한없는 지옥 속으로 빠져들었을 것이다. 인간으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랑을 받는 축복도, 사랑을 하는 축복도 누리지 못했다.
그러므로 그가 행복하다, 생각한 것은 그의 삶을 통틀어 아주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것은 햇빛에 녹은 초콜릿처럼 달콤하고 끈적거렸다. 누군가 그의 오른뺨에 부드럽게 키스했기에,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별빛을 담은 푸른 눈이 우주처럼 빛난다. 전에 한 번도 맛본 적 없는 생소한 감정이었지만, 그는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그토록 열망하던 행복임을 오래지않아 받아들였다. 그는 손을 들어 폴라리스의 얼굴을 감쌌다. 복사빛 부드러운 볼이 손 안쪽에 감겨들었다. 그녀가 웃어 스치는 살결이 손바닥을 간질였기 때문에, 릭 역시도 더 이상 슬며시 비져나오는 미소를 참을 수 없었다. 꼭 달맞이꽃이 보름달을 맞닥뜨린 것처럼, 그는 웃었다. 전에 어느 무덤가에서 그랬던 것처럼, 밤의 도시니 인페르노니 하는 것들은 금방이라도 내던질 수 있을 것처럼 밝게, 쑥쓰러움 따위는 전부 날려버린 채로 정말로 기쁘게.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은 타는 듯한 석양이 아니라 희미한 별들과 가로등이 그들을 축복하고 있다는 것이겠지. 달님의 비호를 받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사나운 폭풍도 거친 해일도 그들을 갈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릭은 어둠이 내려앉은 도로 위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네가 오고 은은히, 동화에서처럼 밤이 울려퍼졌다. 밤은 은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한 주먹의 꿈을 뿌린다. 꿈은 속속들이 마음 속 깊이 스며들어 나를 취하게 한다. 나의 사랑, 나의 달, 나의 꿈, 네가 밤 속을 걸으며 꽃송이 송이마다 입맞추어 주는 것을, 그는 오랜 시간 보았다.

447 릭주 ◆rAqAiJ2zqg (4401115E+4)

2019-03-22 (불탄다..!) 14:20:20

?????아니미친?????? 아..아니... 띠용..... 아니 죄송ㅇ해요 >>395-445까지 다 스루해야할것같은데.. 아니 이게 뭐지.....??
왜이런ㄹ 대형사고가 생긴거지..>?? 아니 사실 제가 이거 지금 친구집에서 올리고 있는데 써놓고 네메칸 뭐라고 채우지 고민하면서 잠깐 딴데 보고 있었는데... 제 생각에는 이 집에 고양이가 있는데ㅠㅜㅜ 책상 위에 계속 앉아있더니 아마 마솝란을 얘가 계속 누르고 있었던 것 같은데요... ㅠㅜㅜㅜ않이 이렇게 얘기하니까 되게 구라치는 것처럼 보이는데 진짜입니다 죄송해요...ㅠㅜㅜㅜ헐..

448 릭주 ◆rAqAiJ2zqg (4401115E+4)

2019-03-22 (불탄다..!) 14:34:32

바로 이친구인데요..ㅠㅜ 어케 삭제하거나 하이드 할수 있는 방법 찾아보겟습니다 죄송해요..ㅠㅜ 오늘 날씨 엄청 춥네요 따뜻하게 입구 다니시구 좋은하루 보내세요88~!!

449 폴리주 ◆lcVSk6vvyc (9014803E+5)

2019-03-22 (불탄다..!) 22:14:27

전 괜찮은데 릭주가 많이 당황하셨겠어요...! (토닥) 아닠ㅋㅋㅋㅋㅋ 고양이님이.... 그랬다면 어쩔 수 없죠! 당황한 릭주도 고양이도 귀엽네요... 분홍색 코... ㅜ////ㅜ....

이전 레스에 색색깔의 감정들이 오로라처럼 뒤섞인다라는 문장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감탄했는데.... 안 아름다운 문장이 없는 것 같아요... 릭이 행복해해서 더 그런가... ㅠㅜㅠㅜㅠㅜ 릭의 인생에 여태 행복도 불행도 없었단 게... 마음 아프네요.... 8ㅁ8..... 죽음을 원할 수가 없어졌다는 고백은 평생 하지 않아야겠습미다... (오열) ㅠㅜㅠㅜㅠ... 왜지... 달콤한 젊음을 잃고 외로움이란 감정을 처음 맛본 순간에서 자꾸 릭먼씨 생각이 나요... ^_ㅠ.... 릭이 폴라리스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릭먼씨보다 외로운 삶을 살게 되었을까요... 누가 이 부자가 마음이 통해서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해주세요.... (엉엉) 릭이 행복하다 생각한 게 처음이지만 이전부터 행복했으면 좋겠다~ 는 바람이 드네요... ㅠ^ㅠ... 폴리도 이전부터... (어느 순간부터) 행복했겠지만 그걸 무의식적으로 깨닫지 않았었는데, 릭은 왜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 생각했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폴리가 행복하다고 깨달았기 때문에...?, 라는 생각으로 이어져서... 가슴이 달고 간질간질한 것 같아요... ㅠㅜㅠㅜㅠㅜ.... 으앙.. 첫레스 시가 지금 나오다니 완전 반칙적으로 아름다운 문장이잖아요..ㅠㅜㅠㅜㅠㅜ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레스를 읽고 릭이 폴리 때문에 감정이 크게 흔들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ㅠㅜㅠㅜㅠㅜ.... 폴리야 우리 잘하자.... (엉어엉엉)
릭주가 나메란 고민하시고 행복한 릭 - 사랑하는 폴라리스 ~ 라고 적어주신걸까 생각하니까 저도 행복해지네요... ㅠㅜㅠㅜㅠ....

날씨가 추워졌는데 추워지면 미세먼지는 덜하니까 그건 좋아요! (한파랑 미세먼지 중에 슬픈 택일을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ㅜ...) 릭주도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

450 폴리주 ◆lcVSk6vvyc (9014803E+5)

2019-03-22 (불탄다..!) 22:26:24

친구네 고양이님 털색도 진짜 예쁘네요... ㅠㅜㅠㅜ... 동물 있으면 저도 모르게 시선이 멈추는데 지금 제가 그래요... ㅠㅜㅠㅜㅠㅜ... (나만 고양이 없어...)

릭에게 삶이 달이 뜨면 밤이 오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던 건 좋은데... 황무지였단 거 읽으면 슬퍼요... ㅠㅜㅠㅜㅠ... 않이.. 카르멘도 그웬도 릭을 사랑했을텐데 릭의 너무 어린 시절이라 릭이 기억을 못하는 걸까요... 릭먼씨도 릭을 사랑하는데 그 사랑이 좀 복잡하기도 하고... 릭먼씨가 표현을 잘 못하는 사람이고... ㅠㅜㅠㅜ... 그래서 모르고 있는 걸까요... ㅇ<-< 릭의 황무지에 꽃이 송이송이 피었거라고 믿고, 앞으로는 정원.. 꽃밭.. 꽃의 바다가 되도록 (폴리가) (폴리주도) 힘내겠습니다...!! ㅠㅜㅠㅜ...

레스 날아갈까봐 길게 안 적으려고 했었는데 저도 모르게 길어지네요... 살다보면 고양이가 마솝 여러번 누를수도 있죠! 그것때문에 죄송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 하이드 방법은 잡담스레에 올라와 있는 것 같구, 그 방법으로 안 되면 관리자님 메일로 레스 삭제해달라고 하면 되겠죠...? 전 오늘 달콤한 꿈을 꾸게 될 것 같아요. 릭주도 부디 달콤한 꿈 꾸시길! ʚ♡⃛ɞ(ू•ᴗ•ू❁)

451 릭주 ◆rAqAiJ2zqg (9271942E+5)

2019-03-23 (파란날) 00:42:50

잠깐 갱신할게요^ㅁ^!! 흐어 엄청 피곤한 하루였어요...(흐느적)
흑흑 네 메일 발송했는데 제가 제대로 한 것인지 모르겠어요ㅠㅅㅜ 딱 마솝 눌렀는데 분명히 300대였던 레스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있을 때 저의 상태는..(부빗) 물론 분홍젤리 분홍코의 귀여운 고양님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잘 모르는 듯 했지만요ㅇㅁㅇ
카르멘씨네는 릭을 매우 사랑했고, 그 5살 이전의 일들도 분명 릭의 일부로 남아있을 테지만, 정작 본인은 거의 기억하는 바가 없을 거예요^ㅠ... 결국 한번도 사랑받는 걸 느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황무지라고 했어요88 꽃이 송이송이 피었을 거라니 넘 예쁘네요... ㅠㅜㅜㅜ아 사막에 십몇년 동안 비가 안 오다가 한번 오고 나니까 다음날 모래속에 있던 식물씨앗이 후두두둑 자라서 온통 꽃피고 초록빛이 된 사진?이 떠올라요.. 아 젊음을 잃고 외로움을 느낀게 릭먼 씨라니 그렇게 생각 못해봤는데 딱인 것 같아요 네 아마 누구랑도 가까운 교류를 하지 못하고 살다가 말년에 아주 쓸쓸해졌을 거예요..ㅠㅜ 릭이 왜 하필 지금 행복함을 깨달았냐고 한다면, 아마도 폴리가 자기를 진짜 사랑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아서일 것 같아요 그게 릭한테는 매우 큰 사건이었을 거예요^ㅁ^..! ㅎㅎ레스 처음 봤을 때부터 꼭 1레스 시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불안함도, 밤도, 입맞춤도 너무 찰떡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였을까요?

>>394 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0◇0 <-이 임티 진짜로 너무 삐약같아요ㅋㅋㅋㅋㅠㅠ(엉엉) 앗 그노래 맞아요!! 여러모로 띵곡이에요^ㅜ 뜬끔 없지만 요즘은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거야'라는 노래 자주 들어요 이미 들으셨을지도 모르겠지만 백예린님 신곡인데 넘 좋더라구요..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어 불안한 마음은 어디에서 태어나 우리에게까지 온 건지/나도 모르는 새에 피어나 우리 사이에 큰 상처로 자라도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거야'라는 가사가 있는데 굉장히 와닿네요... 릭하고 폴리도 마찬가지로, 둘이 언제나 행복할 순 없더라도 그건 둘의 잘못이 아니니 더욱 손을 잡아야 하는걸요!

앗 발렌타인데이로 돌아가는 거 좋아요^ㅇ^!! 초콜릿 좋아해요 안좋아하는 것처럼 굴지만..ㅎㅎㅎ 담 상황은 그걸로 할까요^ㅁ^??(방방)
으 오늘은 진짜로 날씨가 추워요 전기장판이 있다면 꼭 따뜻하게 틀어놓고 주무세요!ㅠㅅㅜ 핫 달콤한 꿈을 꾸게 될 것 같다니 다행이에요ㅎㅎ!! 저도 꼭 그럴게요 지금쯤은 주무시고 계시겠지요? 부디 행복한 밤 보내고 계시길 바라요 굿나잇이에요ㅇvㅇ~!!

452 폴리주 ◆lcVSk6vvyc (8462686E+6)

2019-03-23 (파란날) 16:16:48

>>451 피곤한 하루였나요. ;ㅅ; 간밤에 푹 주무셨고, 오늘은 충분하게 쉴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잘 발송되었을 거예요. 아... (토닥토닥)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싶으셨겠죠^ㅜ? 근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르는 듯 보이는 고양님은 또 귀여워서... (으흑)
매우 사랑했대... 88... (녹음) 기억하는 바가 없을지라도 릭의 일부로 남아서 릭의 다정함이 되었을거라고 생각해요... 앗... 그런 사진 본 적 없는데 릭주 묘사로 막... 식물이 후둑후둑 자라는 모습이 잘 상상이 돼요! 마법같은 장면이네요.. ㅠ/////ㅠ 전 릭주가 릭먼씨 생각하시면서 쓰신건가... 했는데 생각 못했다고 해서 조금 놀랐어요. ㅠㅜㅠㅜㅠㅜ... 제가 언제 한 번 (아마 릭먼씨랑 폴리랑 대화하던 중간레스 쯤에..?) 릭은 폴라리스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카르멘과 그웬을 만나지 않은) 릭먼씨 같은 삶을 살지 않았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정점에는 올랐겠지만 쓸쓸한 삶이겠죠...... 。゚( ゚இ‸இ゚+)゚ 。 릭이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하니까 처음 깨달은 시점이 궁금해지는데, 역시 폴리가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라고 말했을때가 폴리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처음 깨달은 시점이었을까요...? 앜ㅋㅋㅋㅋ 릭 인생에 큰 사건(?)이라서 기뻐요... (´͈ ᵕ `͈ ) 덕통사고 이런 거 생각나요. ^◇^ (폴리 : 아니;;) 맞아요. 찰떡이에요. 처음에는 두 사람에게 모두 잘 어울리는 시라고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릭의 시.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y////y

0◇0 그쵸! 0◇0 이거 되게 삐약같죠! 0◇0 (헤헤) 앗... 저는 몰랐던 노래예요. 릭주 덕에 좋은 노래를 알게 되었네요. 무비도 아름다워서 깜짝 놀랐어요... 노래랑 너무 잘 어울려... ㅠ///ㅠ... 언제나 행복할 순 없어도 그건 둘의 잘못이 아니니 더욱 손을 잡아야 한다... ㅠㅜㅠㅜㅠㅜ.... 가슴이 따뜻해지네요... 언제나 행복할 순 없더라도 손을 잡고 있으면 결코 외롭지가 않을 거예요... 8ㅅ8....

초콜릿 좋아하는군요... (*´ ワ `*) 정석대로의 초콜릿이 좋을까, 살짝 변형(?)한 게 좋을까 즐거운 고민이 되네요... ^◇^ 네에, 그걸로 해요. 릭은 폴리 집에 들어오는 게 처음이겠죠...? 으앜ㅋㅋㅋ 폴리 집 안 대충 구상은 해뒀는데 제가 잘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453 릭주 ◆rAqAiJ2zqg (6469655E+6)

2019-03-23 (파란날) 17:59:34

일하다 잠깐 갱신하구가요! 앗 캔드민이 레스 삭제해주고 가셨군요..!! 압도적 감사해요 엉엉.. 클날뻔ㅜ▽ㅜ(점핑큰절)

아 그 사막 이미지는 이거였어요^ㅁ^!! 찾아보니까 칠레에 있는 사막인데 7년동안 말라있다가 12시간동안 비온 후의 모습이래요! 이쁘지요*^^* 폴리가 사랑한단 걸 처음 깨달은 순간은, 글쎄요 언제였을지 명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처음 사귀었을 때보다는 좀더 뒤일 것 같아요ㅎㅎ 자기도 모르는 새 자연스럽게 깨닫지 않았을까요..?0◇0(삐약^.<)

그럼 그렇게 레스 써오면 될까요ㅎㅎ?? 그런데 제가 이번주에 때아닌 과제폭탄을 맞아버려서...ㅇ<-<(대학생이 누워서 눈물을 흘리고있다) 곧 중간고사도 치는데 매우 큰일이네요..(왈칵) 그래서 오늘내일은 안될것 같구 빠르면 월요일..? 늦으면 수요일쯤..에 다시 올게요ㅠㅅㅜ 벌써 3월말이라니 시간 참 빨라요.. 폴리주도 오늘도 좋은 하루,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454 폴리주 ◆lcVSk6vvyc (8462686E+6)

2019-03-23 (파란날) 20:02:15

캔드민님 감사합니다...!! ٩(*´◒`*)۶

초록초록할 것 같았는데 핑크핑크하네요?!?! 앗... 근데 너무 예뻐요.... ㅠㅜㅠㅜㅠㅜㅜ 마음이 평화로워져요... 처음 사귀었을 때보다 뒤였군요? 폴리는 릭이 처음 고백할 때 너무나도 격정적인 고백을 해줬어서.. 그때 모를 수가 없었을 것 같아요... 그때 저 심장 터지는 줄 알았는데... ㅠ////ㅠ 자기도 모르는 새 자연스럽게 깨닫는 것도 왠지 모르게 릭 같아서 좋네요. >◇<

앗, 선레는 제가 써올 생각이었어요. 저도.. 오늘은 좀 힘들 것 같고, 늦으면 수요일 정도...? 라고 생각했는데 릭주도... ㅋㅋㅋㅠㅠㅠㅠㅠㅠ 중간고사 기간때는 레스 잇지 마시고 쉬어주세요... 공부는 중요한 겁니다..... 재수강이란 게 있지만, 재수강은 하기 싫은 거잖아요...? (왈칵) 맞아요. 3월초인가 싶었더니 금방 3월말이 와버렸어요. 과제 무사히 끝내시고 좀 쉬도록 하세요. (어깨 조물조물) 굿데이예요^ㅜ!

455 폴리주 ◆lcVSk6vvyc (8462686E+6)

2019-03-23 (파란날) 21:48:11

쓰려던 선레는 천천히 구상할 생각이었는데 잡담이 너무 이어오고 싶었어요... (´͈ ᵕ `͈ ) 릭이 폴리 집안으로 들어오는 게 처음일 거라고 생각하니까 왠지 저도 긴장이 되어서...ㅋㅋㅋㅋㅋ...


>>387 바텐더 폴리 부분은 만화책(바텐더라는 만화책일 거예요!)에서 많이 인용해 왔는걸요. 만화, 자료 찾기, 이것저것 해보긴 했는데 사실 아직도 바텐더에 대해선 잘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 치킨 콜라 그것은 진리죠...! (끄덕) 으앜... 미식가 아니에요! 그냥.. 기왕이면 맛이 있는 걸 좋아합니다! 릭은 음식이 무(無)맛이라면 그 음식에 입을 안 댈 것 같은데... 무(無)맛이라면 폴리는 (배고프면) 그냥 무맛 정도는 먹을 것 같긴 해... 릭보다 먹는 음식의 폭 자체는 넓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전 릭이 알쓰인 부분 굉장히 좋아합니다. (데헷) 제가 갭이란 것을 매우몹시 좋아하기 때문에! ^^ (신남)

릭주가 적어주신 부분 읽고 다른 건 느낀 적 있었는데 릭이 가식적이라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다... 는 걸 깨달았어요. 차갑고 철저하고 이성적이란 생각은 했었었는데...!! (자기 중심적이고 타인과 거리를 둔다는 문장도 몇 번 읽었었죠!*^-^*) 다시 레스를 정주행해도 가식적이라고 느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릭이 어느 순간부터 폴리에게 진심이 되었기 때문일까요 00?

외적인 이미지로 보면 릭도 눈의 여왕이랑 어울릴 것 같죠! (릭 : ?) 릭이 눈의 여왕 역할이라면 폴리가 카이가 될지 게르다가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Q.... (둘 다 하면 되나..?) (둘 다 할 수 있을까...?) 릭은 왕자님 같은데 인어공주에 나오는 왕자같지는 않아요. 릭이라면 왠지 자길 구해준 사람을.. 아니 인어를 몰라볼 것 같지가 않아서...ㅋㅋㅋㅋㅋ 눈치 챘어도 모른 척이라면 할지도 모르겠지만... ()() 사실 전에 신데렐라 이야기 할 때 하나하나 신겨보는 게 묘하게 릭 같다고 해주셔서 기분이 엄청 유쾌해졌었거든요 ㅋㅋㅋㅋㅋ ^D^

가난과 기침과 사랑과 사랑은 숨길 수 없다... 0ㅁ0...를 이렇게 맘에 들어해주실 줄 몰랐는걸요... 저도 어디서 많이 읽은 말이라서 다시 찾아봤는데 터키 속담이라고 하네요!
대놓고 말하면 큰일...ㅋㅋㅋㅋ (뿜) 앗.. 일찍 퇴근... 저희가 레스를 쓰지 않아도 폴리랑 릭이 종종 만나겠지요? ^-^ 아닠ㅋㅋㅋㅋ 뭐가 더 낫냐닠ㅋㅋㅋㅋ 칼리는 그 질문 듣고 첨엔 당황하다가 짧은 시간에 열심히 생각해서 이게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고 말해주려나요. 저 질문은 왠지 부하별 반응이 다를 것 같아서 더 웃음이 터져요...ㅋㅋㅋㅋㅋ
아이작이 좋은 사람같다~ 생각했지만 속으로 응원 비슷한 것 해준단 것 보고 좋은 사람인 게 확실해 졌어요.. ㅠㅜㅠㅜ.... 왜 눈물이 나죠..... (엉엉)

폴리에게 가족이란 고아가 가질만한 환상 같은 게 아니었을까, 싶기도 해요. 가져본 적 없어서 더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는 건 입양가고 시간이 약간 지난 후에 알았을 것 같네요. 릭이 릭먼씨의 헌신을 전혀... 모르고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드는 건 왜지요... ^ㅠ... 릭먼씨도 자기가 헌신한다는 생각은 안 했을 것 같구... 보호자 한 명... ^_ㅠ....
어떻게든 되는... 어떻게는 행복하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릭과 릭먼씨 둘다요... (왈칵) 폴리는... 릭이 괜찮으면 괜찮을 거예요. 그리고 곁에 좋은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선레는 느긋하게 기다려 주세요. 오늘도 좋은 밤 되세요! (ノ◕ヮ◕)ノ*:・゚✧

456 릭주 ◆rAqAiJ2zqg (6144714E+6)

2019-03-24 (내일 월요일) 18:35:00

잠깐 갱신하구가요^ㅇ^!! 흐아 오늘은 엄청 피곤하네요 저도 넘모넘모 수다를 떨고싶은데ㅠㅅㅜ 흑흑 눈꺼풀이 자꾸 내려와요..(스르륵) 어제 약간 늦게자서인가.. 일해야하는데 큰일이에요ㅇㅁㅇ >>454 ㅋㅋㄱㅋㅋ앗 폴리주의 조물조물을 받았어요 정신이 번쩍번쩍^ㅁ^(뾰롱) 네에 과제친구들과 함께 느긋하게 기다리구 있을게요 선레천천히 주세요ㅎㅎ!!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457 이름 없음 (1396108E+5)

2019-03-26 (FIRE!) 22:10:17

갱신해 둘게요~! ㅠㅅㅠ 선레는 수요일보다 늦어지게 될지도 모르겠어요....。・゚・(ノД`)・゚・。 월요일에 이상한 전화 걸려왔는데 이번주가 지나야 확실히 알 것 같구... 아무래도 보이스피싱 전화같은데 다행이도 제가 그냥 제 개인 정보 말 안하고 어떻게 넘기긴 했거든요... 근데 불안하긴 하네요... (´;ω;`) 릭주도 보이스피싱 사기 조심하세요.....!!
릭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시길 바라요! ヾ(。>﹏<。)ノ゙✧*。

458 릭주 ◆rAqAiJ2zqg (9928557E+5)

2019-03-29 (불탄다..!) 21:57:12

폴리주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조금 일이 생겨서 며칠 제대로 못 들어왔었네요..ㅠㅜㅜ >>457 그런데 폴리주도 큰일이 생기셨었군요 이번주가 지내야 알것같다니 잘 해결됐을까요ㅠㅜㅜ?? 개인정보 안 얘기하셨다니 정말 다행이지만 단순한 피싱이 아니었나봐요 괜찮으신지 모르겠어요 많이 놀라셨겠어요ㅠㅜ..(토닥토닥..) 폴리주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답레는 항상 그랬듯이 늦어져도 괜찮아요 언제나 행복한 하루 보내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요8-8 부디 잘지내고 계시길!

459 폴리주 ◆lcVSk6vvyc (4231979E+5)

2019-03-29 (불탄다..!) 22:40:51

릭주우... 8ㅁ8... 릭주 일은 괜찮은가요. 8ㅅ8... 바쁘실거라고 짐작은 했었지만, 그래도 릭주 현생에 휴식시간이랑 힐링시간이 잔뜩 있었으면 좋겠어요... (진짜루)
네에, 목요일까지 보내겠다던 소환장이 금요일까지 안 온걸로 봐서 그냥 피싱사기전화였다는 게 명백해졌어요... ^ㅜ... 개인정보 안 말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이게 뭐라고 내내 스트레스 받으면서 몸상태 안 좋아졌다가 오늘에서야 한숨 돌리긴 했네요... 88..... 끙... 그냥 털어버리는 게 제일 좋은건데 제가 미련하게 끙끙 앓았어요... ㅇ<-< 내일은 병원도 들르고 간단한 기분전환이라도 해야죠! 릭주도 언제나 행복한 하루 보내시고 좋은 일들만이 가득하길 빌어요... ヾ(。>﹏<。)ノ゙✧*。

460 폴라리스 - 릭 (9653268E+5)

2019-03-30 (파란날) 18:05:06

발렌타인 일주일 전 문자를 보내고,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들떴다고 할까. 싱숭생숭하다고 할까, 긴장이 된다. 그가 집 앞에 바래다준 적도, 내가 그의 집에 간 적도 있었지만. 내 집에 그를 정식으로 초대한 것은 처음이지 않은가. 누군가를 위해 메뉴를 구상하고, 식탁에 화병을 놓고, 인테리어에 조금 변화를 주고 또… 선물을 고민하는 사이에 시간은 너무도 빠르게 지나갔다.

문을 열면 현관을 지나 심플하고 모던한 느낌의 실내가 얼핏 보일 것이다. 거실과 부엌은 모노톤을 기반으로 해서 심플하고 모던한 느낌이 주를 이루지만, 각각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방마다 가지는 느낌이 다르다. 이를테면 침실은 하늘색을 기반으로 짙은 파랑과 깨끗한 화이트가 조화를 이뤄서 하늘이나 바다를 –어쩌면 폴라리스를- 연상시키는 공간인 것. 일부러 그렇게 하고자 마음먹고 꾸민 것은 아니었는데 자연스럽게 방마다 분위기가 다르다니 좀 이상한 걸까. 보통이나 평범의 기준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잘 모르겠다. 폴라리스는 속으로만 한숨을 내쉬었다. …타인의 보통과 내 보통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연한 일인데도 보통이나 평범함에 대해서 신경이 쓰이는 건 다른 사람의 눈에 모나지 않은 인생을 살아온 것처럼 보이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그의 눈에 모나지 않은 인생을 살아온 것처럼 보이고 싶어서일까. 어느 쪽이 정답인지 지금은 알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폴라리스는 잠시 생각을 멈추고 바깥을 내다보았다. 문득 내다본 눈에 들어온 광경이 어딘지 모르게 추워 보여서 그녀는 보일러의 온도를 조금 더 올렸다. 그가 이곳을 방문할 즘이면 공기에 적당한 훈기가 돌 것이다.

*

프랑스 가정식 비프스튜에 리코타 치즈 샐러드와 연어 카르파초, 곁들일 와인은 레드와 화이트 둘 다 준비해뒀다. 후식으로 먹을 초콜릿 케이크는 오늘을 위해 몇 번 연습해둬서 최고로 잘 구워진 것 같았다. 혹시라도 빼먹은 게 있을까 생각하며 시계를 보았다. 곧 그가 올 시간이었다. 화병에 꽃을 꽂아 두었지만, 따로 꽃다발을 준비하는 게 좋았을까. 한 품 가득 넘치는 꽃다발에 당황하다가 웃는 릭이 보고 싶은데, 릭의 행동은 대체로 예상할 수가 없어서. 어쩌면 릭이 꽃다발을 들고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하다가 준비를 안 했었는데.

…역시 꽃다발을 준비할 걸 그랬어. 종류별로 준비해서 품에 넘치게 안겨주고 싶은데, 지금 꽃집에 가기는 좀 그런가? 폴라리스는 화병에 꽂아둔 안개꽃을 물끄러미 보다가 한숨을 얕게 떨어뜨렸다.

461 폴리주 ◆lcVSk6vvyc (9653268E+5)

2019-03-30 (파란날) 18:20:43

앗... 생각보다 너무 길게 써졌나...? 싶었는데 막상 올려 보니까 그렇게 길지도 짧지도 않네요!
릭을 집으로 초대하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 거고, 발렌타인을 기다리는 일주일 중에 폴리는 한 번쯤은 싱숭생숭()()한 마음에 그릇을 한 두번쯤 깨먹을 뻔 하기도 했을 거예요... 다행히 깨뜨리진 않았겠지만...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괜히 가구 매장 이곳저곳 들러봤을 것 같아요. 다른 곳 인테리어는 어떤 느낌인가 하구... 원래 폴리는 식탁에 화병 놓는 사람이 아닌데 릭과 단 한 번의 식사를 위해서 고민하다가 속이 투명하게 비치는 예쁜 화병도 사고. 음식 냄새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옅은 향기를 가진 꽃도 고민해서 샀을 거고... 새하얗고 약간 투터운 커튼도 새로 사서 달았을 거고... (원래는 옅은 푸른기가 도는 회색 커튼이었을 거예요!) 모노톤이 기반이라지만, 군데군데 군청색이라든지 톤다운된 녹색이라든지 튀지 않는 색을 가진 것들도 적당히 있을 거예요. ^*^ 릭은 어떤 일주일을 보냈을까 궁금하네요.

기분전환 삼아서 꽃이 핀 곳까지 걸어갔는데, 벚꽃이 예쁘게 피었더라구요. 릭주도 예쁜 벚꽃 보셨으면 좋겠어요! 올린 사진은 제가 찍은 게 아니구 구글에서 주워온 거지만... (´・ω・`) 제가 찍은 사진보다 이게 더 예뻐서... (사다리 타고 올라가면 이런 사진 찍을 수 있을까요...? 제가 찍은 건 벚꽃이 아니라 자동차 사진 같아서... :Q) 기왕이면 더 예쁜 사진을 올렸습니다. (데헷) 기분 좋은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D 주말 잘 보내세요, 릭주 ☆*:.。. o(≧▽≦)o .。.:*☆

462 폴리주 ◆lcVSk6vvyc (3631651E+5)

2019-04-02 (FIRE!) 22:09:49

갱신하고 갈게요~! 일교차가 크니까 감기 조심하시구, 오늘도 내일도 좋은 하루 되셔요 :D!!

463 릭 - 폴라리스 (4679201E+5)

2019-04-02 (FIRE!) 23:33:32

문을 연 순간 그의 얼굴에 훅 끼친 훈훈한 공기에서는 엷고 포근한 향이 났다. 그 따뜻한 분위기에 마음 놓고 취하는 대신, 정직하게도 릭은 이 집이 평범한 바텐더가 살만하지 않다고 문득 생각했다. 구두끈을 풀며 무심한 눈길로 집안을 한 바퀴 둘러보는 그에게 폴라리스는 무얼 하냐고 멋쩍은 듯 물었을 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아니야, 피묻은 냄새가 그녀를 눈살 찌푸리게 만들까봐 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어린 시절에 대해 기억하는 것은 거의 없지만, 폴라리스가 놓아둔 화병에서 그는 아이 시절 그의 저녁 식탁도 늘 그랬음을 어렴풋이 떠올렸다. 붉은 것이든 노란 것이든, 향기가 나든 그렇지 않든 투명한 유리병 안에 담긴 꽃들은 포크를 드는 그의 시야 한켠에 늘 있었다.

"예쁜 꽃이네. 안개꽃이라고 하던가?"

오랫동안 묻어 왔던 기억이 어째서 불현듯 수면 위로 올라왔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남아있는 기억은 어떤 종류이든 반드시 감정과 결부되어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듯도 했다. 그것이 떠오른 기억 때문이든 사랑하는 사람의 집에 있다는 사실 때문이든, 무엇에 의해서인지 그는 전에 없이 나른한 기분이 든다고 생각했다. 그는 손을 뻗어 화병 가득 꽂혀있는 꽃 한 송이를 뽑아들었다. 그리고는 빙긋 웃으며 폴라리스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감아쥐었다.

"어렸을 때는 백과사전처럼 두꺼운 책 뒷면에 눌러 놓고 말려서 책갈피로 쓰기도 했어. 때로는 넣어 두었던 것도 잊고 있다가... 우연히 책을 펼쳤을 때 발견하고 놀랐지."

그는 뽑아든 새하얀 꽃송이를 그녀의 귀뒤에 가만가만 꽂아넣었다. 비져나온 머리카락을 매만져주며, 그는 전혀 강압적이지도 긴장되어 보이지도 않는 평온한 어투로 흘리듯이 이야기했다. 그답지 않게 아무런 목적도 의미도 없어 보이는 내용이었다.

"잘 어울려."

마지막 한 가닥을 귀 뒤로 넘겨줌과 동시에 그는 속삭였다. 별다른 계산이나 숙고 없이 총알처럼 튀어나간 말이었다. 민망하지도 않은지, 얼떨결에 귓가에 꽃을 꽂아버린 폴라리스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464 폴리주 ◆lcVSk6vvyc (2372661E+5)

2019-04-03 (水) 00:18:40

동접인가요! 싶지만 올리고 자러가셨을지도 모르겠네요...0v0
피묻은 냄새라니 어디 다쳐서 온 건 아니겠지 걱정부터 드는데, 아마도 릭이... 인페르노의 언더보스이기 때문에 본인에게서 피 묻은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ㅜ... 전에 다리 다친데가 터진 건 아니겠죠... 8ㅅ8.... (별 생각이 다 든다...) 헉... 아이 시절이라면 카르멘씨와 그웬씨와 살던 시절일까요? 아니면 릭먼씨와 살던 어린 시절...? 늘 꽃이 있는 식탁... ㅠㅜㅠㅜ...(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진다아...) 책갈피로 꽃 끼웠다 잊어먹는 어린 릭이 너무 귀여워요... 8ㅁ8... 놀라는 것도 귀여워... (심장 부여잡) 아아니... 지금 가슴이 부드럽게 두근거리는데 어딘지 평화로운 기분이 드는 것은 릭이 나른한 기분이기 때문이겠지요... ㅇ<-< 안개꽃은 그냥 흰색이라고 생각해두고 있었는데 위에 묘사 안 했으니까 은은한 푸른빛과 보랏빛이 도는 게 섞여 있는 걸로 해야겠네요...^◇^! (폴리 눈색에 맞춘 거 맞아요... ㅇ.<)

자기 전에 우연처럼 발견해서 기분이 좋아졌는데, 릭주도 엄청 기분좋게 잠드셨으면 좋겠네요. 안녕히 주무시고 좋은 꿈, 스윗한 밤 보내세요~ (´͈ ᵕ `͈ )

465 릭주 ◆rAqAiJ2zqg (0255485E+5)

2019-04-03 (水) 00:34:54

짠짠 갱신해요!! >>459 ㅠㅜㅜㅜ나쁜 일은 언제나 생각 안해버리면 그만이긴 하지만, 바로 그게 안 되기 때문에 나쁜 일이라고 하는 것 같아요 ಥ_ಥ 잘 끝나셨다구 해서 너무너무 다행이지만 그동안 맘고생하셨을거 생각하니 맘이 아프네요 나쁜 사람들..〴⋋_⋌〵 왜 폴리주를 힘들게 하는걸까요! 찾아가서 진짜 왜 그러냐고 물어보고 싶네요ㅠㅅㅜ
>>461 아앗 사진 벚꽃도 하늘도 넘 예뻐요(つ﹏<。) 예쁜 벚꽃도 보구, 병원도 잘 다녀오셨나요? 이제 4월인데도 봄같지 않게 이상하게 날이 추워요 이것을 바로 고전적인 용어로 꽃샘추위라고 하는 것일까.. 폴리주도 몸조심하셔야 해요 감기도 조심하시구.. 아니 그리고 벌써 모기가 있더라구요ㄱㅡ(이미 몇방 물린 사람ㅂㄷ) 모기도 조심하세요 다흑흑..
저희쪽도 슬슬 꽃 피었다구 해서 이번주에 가보려고 해요ヾ(^^ゞ)!! 물론 꽃구경이라고 해봐야 학교 한바퀴 돌고 오겠지만요 헤헤*^^* 목련도 피고, 개나리 노랑도 넘 이쁘더라구요 화사하게 펴서 괜히 기분 좋고 그래요(*´∇`*) 약간 슬프지만 저는 요즘 때아닌 과제폭탄을 맞아버렸어요... 으음 이번 학기에 어쩌다보니 평소보다 한두 과목을 더 듣는데 본의아니게 발표도 해야하구 레포트도 써야하구 바로 담주에 시험인 과목도 생겨버렸답니다 엣큥...☆ 끙 사실 그건 다 그렇다 치는데 약간 정신건강에 안좋은 일이 생겨버려서 그것이 조금 문제네요..(T▽T) 사실 원만하게 해결될 수도 있었는데 완전히 꼬여버려서 조금 긴 고통이 될 것같아요 엣큥....2 어쨌든 그래서 답레가 좀 늦어질지도... 아님 올리긴 올리는데 퀄리티가 좀 떨어질 수도 있어요(;へ:) 항상 예쁜 문장만 드리고 싶은데 조금은 슬픈 일이에요^ㅜ 사실 이번 답레도 조금 더 예쁘게 쓰고 싶었는데 오늘 안올리면 일정상 너무너무 늦어질 것 같았어요(훌쩍)

흑흑 폴리 집 분위기는 너무 좋아요ㅎㅎㅠㅜㅜㅜ 깔끔하고 예쁘면서도 사람 사는 집같은 느낌.. 그렇게 신경썼다니 넘모 고마운데요(T▽T) 사실 저는 인테리어 완전 무지랭이지만 폴리집은 뭔가 딱 생각해도 내가 살고싶은 이상적인 집의 느낌이에요 일단 방마다 인테리어가 다르다니 넘모 낭만적..(/ω\) 초대받아서 가는 릭도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아닌 척 하지만 일하는 중간중간 이런저런 상상도 하고, 은근히 묘한 기대도 하지 않았을까요...✿♥‿♥✿??
앗 쓰다가 잠깐 멍때렸는데 어느새 열두시 반이네요 띠용ㅇㅁㅇ! 저도 얼른 자러가야겠어요 건강 조심하시구, 이번 한주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아직 날이 추워서 따뜻하게 입으셔야 해요 저는 생각 나는대로 틈틈이 들어올게요^ㅁ^~

466 릭주 ◆rAqAiJ2zqg (0255485E+5)

2019-04-03 (水) 00:53:00

>>464 아아아앗 띠용 멍때리는 동안 폴리주가 오셨었네요ㅇㅁㅇ!!(콰광) 동접..와장창^ㅜ(피눈물) 앗 인페르노의 언더보스이기 때문에도 맞을 것 같아요 릭이 염려한 것은 뭐랄까.. 보통은 애인 집에 놀러오면 좋고 설레하고 신나하고 그런 게 정상일 것 같은데, 그 와중에 '평범한 바텐더가 살만한 집이 아닌데..' 같은 생각이나 하고 있는 건 자기가 밝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인 것 같아서.. 결국 자기가 그런 사람인 게 폴라리스를 불편하게 할까봐 아무말 안한 것이었어요.. 다친건 아니예요^ㅁ^!!(헤헤..
저기서 말한 아이시절은 친부모와 살던 시절이 맞아요 릭먼 씨는 식탁에 꽃을 놓을 감수성 같은건 한없이 제로이기 때문이지요.. 후후..^^ 그웬은 어려서부터 거리에서 꽃을 팔던 소녀였고, 카르멘과의 만남도 그렇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부부에게 꽃은 소중한 의미었어요. 릭은 화병에 꽂힌 수많은 꽃들을 보며 자랐지요. (앗 독백 썼던 거 다시 읽어봤는데 공교롭게도 카르멘이 릭먼에게 처음 그웬을 소개시켜 줄 때 산 꽃도 안개꽃 다발이었네요ㅇㅁㅇ!) 릭이 의식한 건 아니지만, 그렇게 어린 시절 얘기를 누구에게 한 게 처음일지도 모르겠어요. 릭은 이상하게 폴리한테가 처음인 게 많네요^ㅁ^.. 앗 푸른빛과 보랏빛 안개꽃이라니 넘 예뻐요 폴리 눈색ㅋㅋㅋㅋ더욱 신비로운데요!

헤헤 폴리주 기분이 좋아졌다니 넘 기뻐요ㅠvㅠ 그 기운을 몰아 엄청 행복한 꿈 꾸셨음 좋겠어요 폴리주도 달달구리한 밤 보내세요^ㅇ^~!

467 폴리주 ◆lcVSk6vvyc (2372661E+5)

2019-04-03 (水) 23:24:31

>>465 위로가 되네요... ㅠㅜㅠㅜ... 릭주는 넘 상냥해... (찌이잉) 이렇게 상냥한 사람이 제 앤캐 오너십니다... 폴리주는 복받은 사람이야... 。・゚・(ノД`)・゚・。
병원은 잘 다녀왔는데, 낫기는 느리게 나을 것 같아요! ^*^ 맞아요. 추웠어요! 내일부터 날이 풀린다고 얼핏 들은 것 같은데 낮하고 아침밤 기온차가 몹시 크더라구요... (호달달) 이런 때일수록 감기조심 하세요 릭주! 아니... 벌써 모기가 나왔다구요........ ㅇㅁㅇ....??? 조심하겠습니다... (따흐흐흑)
ㅠㅜㅠㅜㅠㅜㅠㅜㅜㅜ... 과제폭탄도 넘 슬픈 일인데 정신건강에 안 좋은 일이라뇨... 8ㅁ8.... 제가 슈퍼맨이 되어서 릭주의 골칫거리를 뽀샤버리고 싶네요.... ๑◣﹏◢๑!! ㅠㅜㅠㅜㅠㅜ.... 완전히 꼬여버렸다고 해도, 그게 어떻게든 풀렸으면 좋겠지만, 어려운 일이니 릭주가 힘들다고 하시는 거겠지요... (´;ω;`) 진짜 뭔가 도와드리고 싶은데... ㅠㅜㅠㅜㅠㅜ.... 제 힐링송 중에 가장 달달한 곡이 찰리푸스의 - One Call Away예요. 가사 인용해서 제 심정을 적겠습니다.. 8ㅁ8...
- 레스 한 통이면 돼요. 어려울 때 도와주기 위해 옆에 있을게요. 전 그저 당신이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길 바라요. 릭주는 혼자가 아닐테고, 주위를 둘러보면 제가 아니더라도 릭주의 손을 잡아줄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 중 한 사람은 저일테구요..! ٩(๑òωó๑)۶
릭주에게 받는 문장은 언제나 예뻐요. 조금 더 예쁘게 쓰고 싶다는 마음은 (저도 그러니까) 너무나도 이해하고 있지만...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부담을 내려놓고 손가는 대로 쓰시거나, 언제든지 쉬셔도 좋아요. (그래도 아무 말 없이 쉬시는 것보단 얼마 정도 쉬고 오겠다고 레스 남겨주시면 안심이 되겠지만요 8_8) 저도 답레가 좀 늦어지거나 올리긴 올리는데 퀼리티가 좀 떨어질 수도 있을 거 같아요... 현생이란 분이 제게 시련을 좀 주시네요... 지난주에 비하면 별 거 아니긴 한데 오늘도 또 사소한 문제가 생겨버려서... ^ㅜ.... 해결하려면 내일이 조금 바쁠 것 같아요.

더 적고 싶은데, 오늘은 이만 줄여야 할 것 같아요. 8ㅅ8....!! 소확행이라구, 진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매일 있으셨음 좋겠구, 매일 좋은 기분으로 잠드셨으면 좋겠어요. 안녕히 주무시고 좋은 꿈 꾸세요 릭주 (*´◇ `*)~~!

468 폴라리스 - 릭 (4469881E+5)

2019-04-06 (파란날) 22:39:33

어서 와요. 폴라리스는 수줍게 웃는 얼굴로 릭을 반겼다. 집에 초대하는 건 생각보다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구나. 새삼스럽게 생각한다. 민낯을 보인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생각하지만 그것과는 좀 더 다른 것 같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이제는 릭에게 렌즈를 끼지 않은 눈을 보여도 괜찮을 것 같지. 검은 렌즈를 꼈을 때처럼 아무렇지 않게 그 색도 잘 어울려, 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는 답지 않은 소망을 잠시 품어보았다.

화병에 그의 시선이 닿는다. 릭에게는 저 안개꽃보다는 장미처럼 화려하고 자기 색이 또렷한 꽃이 어울릴 것 같았다. 예쁜 꽃이네. 안개꽃이라고 하던가? 묻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두르고 있는 분위기가 전에 없이 온후했다. 그가 손을 뻗어 화병 가득 꽂혀있는 꽃 한 송이를 뽑아들었다. 그리고는 봄볕처럼 웃으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감아쥐었다.

어렸을 때는 백과사전처럼 두꺼운 책 뒷면에 눌러 놓고 말려서 책갈피로 쓰기도 했어. 때로는 넣어 두었던 것도 잊고 있다가... 우연히 책을 펼쳤을 때 발견하고 놀랐지.

귀에 머리카락을 장식해주는 손길이 여느 때처럼 다정하다. 그는 평온한 어투로 이야기해주었지만, 비져나온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스치는 손길이 따뜻하고 간지러워 폴라리스는 잠시 눈을 꾹 감았다 떴다. 흘리듯이 해주는 어린 시절 이야기가 귀했다. 넣어둔 것을 잊고 있는 것도, 우연히 펼쳤을 때 발견하고 놀랐을 어린 얼굴도 틀림없이 귀엽겠지. 응, 뽀뽀해주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러울 거야.

잘 어울려.

마지막 한 가락을 넘겨주고 그는 속삭인다. 몇 번은 이미 들었던 말이지만 들을 때마다 새삼스럽게 기분이 좋아지는 마법 같은 말이다.

“릭이 내게 준 거라 어울리는 거야.”

분홍색으로 달아오른 뺨, 부드럽게 접히는 눈, 보기 좋게 올라가는 입매. 그 모든 것에 기쁨이 번졌다. 소중히 보관하고 있는 하얀 운동화, 손목에 찬 시계, 크리스마스에 받은 다이아몬드 목걸이, 귀에 장식해준 안개꽃 전부가 폴라리스 마음에 들었다. 그가 준 것 중에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정말 단 하나도 없었다. 폴라리스는 빤히 보는 시선에 고개를 천천히 기울이더니 식탁 위에 음식에 시선을 내렸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연어 한 조각을 포크에 콕 찍어서 그의 입가로 가져갔다.

“그렇게 쳐다보는 건 먹여달라는 의미지?”

조금은 장난기가 어린 것 같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의미로 쳐다본 게 아닌 것 같았지만, 먹여주고 싶었는걸! 반달처럼 접혀 들어간 눈동자에 기대감과 닮은 감정이 반짝거렸다. 릭이 먹여주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이따 후식으로 내올 초콜릿 케이크도 먹여주고 싶다고 생각하며 폴라리스는 웃었다.

469 폴리주 ◆lcVSk6vvyc (4469881E+5)

2019-04-06 (파란날) 23:24:02

전에 없이 나른한 기분에 잠긴 릭이 전에 없이 온후해 보였어요. 온화랑 온후 중에 고민하다가 온후라고 썼지요. ❀´▽`❀ 으악 정말 답레를 쓰고 싶다, 쓰고 싶다 생각하다가 오늘 겨우 썼네요...!! 쓰고 싶었던 표현도 쓰고, 쓰고 싶었던 대사도 쓰고, 먹여주는 것도 시도해보고 아주 뿌듯합니다! ☆*:.。. o(≧▽≦)o .。.:*☆ 릭이 나른한 기분에 잠겼다면, 폴리는 좀 신난 것 같네요. 릭이 나른한 기분에 잠긴 것도 좋고, 어린 시절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해준 것도 좋아서요. 신나고 들떴답니다.. ㅎㅎㅎㅎㅎ

>>465 깔끔하면서 사람사는 집 느낌을 받았다니....... 생각도 못했는데 기분이 좋은걸요?! 0ㅁ0 전 처음에 모노톤 폴리집 생각하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잠깐 생각했었어요 ㅎㅎㅎ 아닠ㅋㅋㅋㅋㅋㅋㅋ 일하는 중간중간에 딴 생각하면 위험하다구요?!?!?! 아... 근데 이런 저런 상상도 하고 묘한 기대도 하는 릭이 넘모 귀여워요... ;^;.... 마구 쓰담쓰담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워요... 그러고보면 폴리도 릭 마구 쓰담쓰담해주는 것도 해보고 싶을텐데, 그거 언제쯤 하게 될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 격의 없이 격하게 쓰담쓰담하는 걸 쓰고 싶은데 그렇게 흐트러트리기엔 릭이 너무 정돈된 머리를 하고 있을 것 같아서.... 왠지 조심스럽게 쓰다듬게 될 것 같구....ㅋㅋㅋㅋㅋㅋㅋㅋ ^◇^
동접 와장창... 8ㅁ8... 언젠가는 또 동접할 수 있을 거예요! 평범한 바텐더가 살만한 집...이 전 오히려 상상이 안 가네요... 술... 술장이 있어야 하나...?? 0ㅁ0?? 밝지 않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 그게 폴라리스를 불편하게 할까봐... ㅠㅜㅠㅜㅠㅜ.... 아... 왜 릭은 이렇게까지 다정한걸까요..... 제가 잘 우는 사람은 아닌데(?) 눈물이 나요... (´;ω;`) (어흑흑) 릭이 밝은 일을 하든 밝지 않은 일을 하든 상관없이 폴라리스는 릭을 사랑해요.... 8ㅁ8....
감수성 제로 릭먼씨도 좋고, 그웬과 카르멘에게 꽃이 중요한 의미라는 것도 좋고... 화병에 꽃을 보고 자란 릭도 좋고... 릭주가 풀어주시는 이야기는 다 좋아요... 캐릭터들이 매력있어서 자꾸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아요... ㅠ◇ㅠ 허억.. 그랬었나요?! 우연히 겹친 거지만 왠지 좋네요! 이상하게 폴리가 처음인 게 많다고 하시니까 제 심장이 뛰는데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릭이 폴리 귀에 꽂아준 거라면 그게 흰색이든 보라색이든 푸른색이든 그런 건 중요치 않은 것 같아요. 릭이 꽂아줬다는 게 중요한 거죠! (❁´▽`❁)

잘 자고, 잘 먹고, 늘 좋은 매일을 보내시길 바라요. 굿나잇이에요 릭주! (´͈ ᵕ `͈ )

470 폴리주 ◆lcVSk6vvyc (9497233E+5)

2019-04-08 (모두 수고..) 22:49:52

갱신하고 갈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되셨길 바래요. 행복한 꿈 꾸세요! (*´ ワ `*)

471 릭주 ◆rAqAiJ2zqg (6259974E+5)

2019-04-09 (FIRE!) 03:23:03

흐아아아 넘 오랜만에 들어왔지요8ㅅ8ㅠㅜㅜ 얼른 갱신해요! 과제가 밀려서 저번주 말부터 오늘까지가 조금 바빴어요.. 그치만 이제 다 해치워서 오늘 밤엔 들어올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이제 시험기간의 악몽이 밀려오겠지만요..^ㅠ흑흑
ㅠㅜ아이고 자야하는데 이건 말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답레 읽으면서 발을 몇번이나 굴렀는지 모르겠어요 으앙ㅠㅜ 온후하다는 단어도 넘 좋구요 봄볕같이라는 말에 왜 순간 심쿵했을까요..?? 그리고ㅋㅋㅋㅋㅋㅠㅜ아 대사 흑흑 여기에 눕고싶네요...ㅇ<-< 미쳐요 응앙 문득 학교외전의 제인이 생각났어요 아무런 예고없이 훅들어오고ㅜ▽ㅜ 그것말고도 좋은게 너무너무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은데ㅠㅠ 낼 아침수업이라 일단은 줄여야 할것 같아요..ㅠㅜ 아니 정말 고통스럽다 1교시가 아니라 지금 줄여야한다는 사실이요(..) 아 다행히 골치아프던 일은 어찌어찌 해결되었어요ㅎㅎ! 완벽히 해피엔딩은 아니더라도 다시 어찌어찌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ㅎㅎ 다 걱정해주신 덕분이에요..ㅠㅜ 고마워요 기다려주신것도;-;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이제는 정말(진짜..) 줄여야할 것 같아요 곧 다시 올게요! 폴리주도 행복한 꿈 꾸고 계시길 바라요ㅜvㅜ!!

472 폴리주 ◆lcVSk6vvyc (0759548E+5)

2019-04-10 (水) 00:33:36

ㅠㅜㅠㅜㅠㅜ 시험은 모두의 적이죠... 천천히 오셔도 괜찮아요. 저도 현생 때문에 종종 늦곤 하잖아요. 여기 오시는 것보다 잠과 현생을 소중히 여겨주세요! ^ㅠ!
헤헤, 그 단어들과 말이 마음에 드셨구나. 이번에 답레를 쓰면서 릭이 보는 폴라리스가 사랑스러운 사람이듯, 폴리가 보는 릭이 따스한 사람인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게 글에 잘 표현이 된 것 같아서 기뻐지네요! 전 릭과 릭주를 심쿵 시키는 게 넘 좋아여! (*´ ワ `*) 앗 학교 외전의 제인이 생각나셨나요...?? “그렇게 쳐다보는 건 먹여달라는 의미지?”이건 너무 학교 외전의 제인도 했을 법한 대사네요...ㅋㅋㅋㅋㅋㅋㅋ 여기의 릭과 학교외전의 릭의 폴리(제인)에게 가진 감정은 비슷한데 반응이 다를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닐까요...?? 반응도 같을까요...? 으응, 괜찮아요. 하고 싶은 말은 천천히 하셔도 돼요! 늦게 잠드신 것 같은데 오늘 무탈히 일어나셨길... ㅠㅜ! 골치 아프던 일이 해결되었단 게 오늘 들은 모든 소식 중 제일 기쁘네요.... (´;ω;`) 아아니잇... 이렇게 말씀을 예쁘게 해주시면 제가 쑥스러워져 버린다구요...!! 저도 감사하고 있답니다 *^◇^* 아앗... 벌써 열두시 반이네요. 하루 24시간이 넘 짧은 거시에요... 8ㅅ8.... 굿나잇이에요. 오늘도 행복하고 예쁜 꿈 꾸고 계시길 바라요 (´͈ ᵕ `͈ )

473 릭주 ◆rAqAiJ2zqg (8808927E+5)

2019-04-10 (水) 00:48:43

???아아앗 띠용 동접각인데 제가 약간 늦었네요 이미 주무시러 가셨겠지요?^ㅜ 저도 지금 오긴 왔는데 놀라운 눈꺼풀 중력으로... 금방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아 진짜 답레 얼른 쓰고 싶은데ㅠㅡㅜ 흑흑 폴리의 저 말에 답하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어요 학교외전 릭과 밤의도시 릭의 대답은..ㅋㅋㅋㅋ 글쎄요, 역시 약갸 다르지 않을까요^ㅁ^?? 학교외전 릭이라면 아마 잠깐 벙쪄 있다가 "제인, 그런 앙큼한 말은 대체 어떤 놈한테서 배워온거야?" 정도로 대답할 것 같아요ㅋㅋㅋㅋ 지금의 릭이라면 어떻게 대답할거냐면-(스포방지삭제)-^ㅁ^
아코 벌써 한시가 다돼가서 저도 얼른 자러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내일밤에.. 아마 올 수 있지 싶어요!! 문제는 그담부터는 진짜 중간고사 기간이라 약간 뜸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ㅠㅡㅜ 헤헤 어찌됐든 담주에 다시 말씀드릴게요 오늘도 좋은 밤, 행복한 꿈 꾸세요! 캔디해요▷○◁!

474 폴리주 ◆lcVSk6vvyc (1023964E+5)

2019-04-11 (거의 끝나감) 00:07:41

쫌만 더 버틸 걸 그랬네요... (또르륵) 앜ㅋㅋㅋㅋㅋ 학교 외전 릭 덕분에 웃어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인은 큰 생각없이 한 말에 릭이 벙찌고 앙큼한 말에 어떤 놈까지 튀어나와서 조금 놀란 눈을 깜박거릴 것 같궄ㅋㅋㅋㅋㅋ "딱히. 아무한테도 안 배웠는데..." 정도로 대답하고 여전히 들고만 있던 포크 한 번, 릭 한 번 보고 (먹여줄 타이밍은 아닌 것 같고) (이런 상황에서 먹을꺼야? 라고 묻는 건 민망하니까) 찍었던 음식 그냥 자기가 먹을 것 같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가 먹는 것도 민망하겠지만 계속 포크 들고 있으면 팔이 아프니까()() 아닠ㅋㅋㅋㅋㅋ 릭이 한 말이 너무 웃겨옄ㅋㅋㅋㅋㅋㅋㅋ 릭 안의 제인은 대체 어떤 이미지길래 저런 앙큼한(?) 말을 누구한테 배워온 거냐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듣고 있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포방지삭제가 너무... 너무 궁금합니다 릭주 선생님.... 0◇0... 너무 궁금한데서 끊을 줄 아셔....
좀 더 버티고 싶은데 언제 잠들지 모르겠네요... 8ㅅ8 시험기간에 뜸해지는 건 너무 당연한 겁니다... 학점은 소중하니까요! ^ㅠ... 오늘도 좋은 밤이에요! 캔디... 귀엽고 달콤한 울림이네요. 저도 스위츠해요! (*´ ワ `*)

475 릭주 ◆rAqAiJ2zqg (442487E+52)

2019-04-13 (파란날) 16:30:45

잠깐..잠깐 갱신하고가요 ㅇ<-< 다담주부터 시험인데, 내일까지 제출인 과제가 생각보다 애를 먹이네요 릭이 무어라고 대답할지만 머릿속에 잔뜩 있어요ㅠㅅㅜ 얼른 이 과제와 시험의 무리를 헤치고 답레와 함께 돌아올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476 폴리주 ◆lcVSk6vvyc (6955275E+4)

2019-04-14 (내일 월요일) 00:10:09

폴리주도 갱신할게요! 과제와 시험의 무리... 8ㅅ8.. 네에, 기다리고 있을게요! 무리하지는 말아주세요 (´;ω;`)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마감하시고 푹 주무시길 바라요.

477 릭주 ◆rAqAiJ2zqg (6121468E+5)

2019-04-15 (모두 수고..) 17:10:44

또 잠깐 갱신하러들어왔어요ㅠㅡㅜ..!! 아 흑흑 자꾸 늦는다구만 해서 죄송해요ㅠㅜ.. 약간 좋지안은 소식이 있어요 제가 노트북을 떨궜는데 액정이 나가버려서()..... 지금 수리하러 가는데 수리비용이 가난한 대학생에게 너무나도 슬픈 규모라 어찌해야할지 조금 고민이에요 수리하면 얼마나 걸릴지 물어봐야겠어요..^ㅠ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언제나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라요 갔다와서 다시 연락드릴게요88...!

478 릭주 ◆rAqAiJ2zqg (2255024E+5)

2019-04-15 (모두 수고..) 19:24:41

와!! 굉장히 기쁜 소식이에요 원래 수리 견적이 17만원이 나왔었는데^ㅁ^..(주륵) 막상 센터 가서 열어보니까 액정 문제가 아니였대요!! 그래서 만 7천원에 수리했어요 와아~~(灬♥ω♥灬) 갑자기 세상이 아름다워 보여요~! 얼른 답레 써서 저녁 안에 올게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헤헤(´⌣`ʃƪ)!!

479 릭 - 카나리아ㅇ◆ㅇ (2255024E+5)

2019-04-15 (모두 수고..) 20:12:44

분수처럼 쏟아져내리는 달빛 머리칼과 그 안에 핀 오색 안개꽃에 숨이 멎는다. 아, 당신이 미처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한아름 꽃다발을 안겨줄걸, 릭은 그제야 바보같이 후회했다. 이보다 더 환할 수는 없을 것처럼, 폴라리스가 담뿍 웃는다. 가을하늘처럼 맑은 눈빛은 언제나 그의 마음 한켠을 몹시 시리게 했다. 입가에 들이밀어지는 포크에 놀랄 새도 없이, 릭은 아주 솔직하게 소리내어 웃었다. 절대로 이를 드러내면서까지 진솔한 목소리를 낼 사람이 아닌데, 그를 알고 있는 누구라도 눈이 휘둥그레져서 귀를 후빌 만큼 투명한 울림이었다.

"당신은 꼭 삐약거리는 카나리아 같아."

병아리마냥 삐약 소리를 내는 카나리아라는 건 듣지도 보지도 못했지만, 어쩐지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릭이 내게 준 거라 어울리는 거라니, 그렇게 쳐다보는 건 먹여달라는 의미냐니. 갑작스레 마음을 후비고 들어오는 공격에는 볼을 꼬집어 주어야 할지, 귀여워해주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 건 다 둘째치고 우선은 카나리아가 물어다 준 먹이 조각을 얻어먹어야겠지. 릭은 흘러내리는 제 머리칼을 우아하게 뒤로 그러쥐었다. 그리고 그대로 연어를 향해 입을 벌리려다, 쪽, 그녀의 입가에 키스했다.

"방금 건 에피타이저였던 걸로 하자."

그리곤 그제서야 포크 끝에 매달려있던 작은 선홍빛을 치아 끝으로 당겨 입안에 밀어넣는 게다. 맛있네. 그는 작게 중얼거렸다. 맛있는 게 연어 조각이었을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였을지는 그저 함구했다. 몸을 돌려, 그는 폴라리스가 분주히 준비했을 온갖 음식들이 놓여있는 테이블 앞에 앉았다. 그리고 식기를 들어 그 위에 소담하게 담긴 따뜻한 스튜를 한 스푼 떠냈다. 후, 그가 채 식지 않은 표면을 살짝 불었다. 눈이 마주쳤다.

"My turn, sweetie."

그리고 살풋 웃으며 숟가락을 내밀었다. 내 차례야, 내 사랑.

480 릭주 ◆rAqAiJ2zqg (2255024E+5)

2019-04-15 (모두 수고..) 20:25:39

흐아 오랜만에 수다를 떨고 싶은데 그만 가봐야할 것 같아요...ㅠㅅㅜ 아 얘기하고 싶었던게 여러가지 있었던 것 같은데 아쉬워요 이번에 드디어 릭이 음주를 못하는 사실()이 드러날텐데 폴라리스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한거랑..(^ω^)ㅋㅋㅋㅋㅋㅋㅋ 폴리 집구경도 어서 하고 싶네요! 아 릭이 폴리 집 딱 보고 놀란 건 예상보다(?) 집이 넘 좋아서였어요 그냥 바텐더 월급 정도로 살 수 있을 집이 아닌 것 같아서..ㅎㅎㅎ 어쩌면 릭이 폴리 과거를 더 궁금해할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릭이 어떤 반응을 할지도 궁금하네요! ㅋㅋㅋ제가 지금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이번 레스에서 릭이 너무 신나해서 조절이 힘들었어요 아님 폴리가 귀여워서 신난 걸 수도 있겠지만..(*´ω`*) 폴리 말에 제가 심쿵당했다고 저번에 말했었나요? 귀여워요 폴리 저런 말은 정말로 어디서 배워온거람 헤헤..( ◜◡‾) 학교 릭하고 본편 릭하고의 차이는 본편 릭이 좀더 산전수전 다 겪고 좀더 어른이 된(?) 느낌인 것 같아요 학교 릭이 제인이 저렇게 말했을 때 당황한다면 본편 릭은 ㅎㅎ귀여운녀석..ʢᵕᴗᵕʡ 이런 느낌일까요?ㅎㅎ
흑흑... 아 글구 제가 시험이 어느새 다음주로 훌쩍 다가와벌였어요()... 다음주 목요일에 끝나는데, 그래서 그때까지는 답이 약간 뜸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ㅠㅡㅜ 그래도 쉴때마다 자주 들어올게요^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행복한 저녁 보내세요!(♡´艸`)

481 폴리주 ◆lcVSk6vvyc (1197119E+5)

2019-04-15 (모두 수고..) 22:31:36

아앗... 다행이에요! 8ㅁ8!! 노트북은 이제 수리되어 릭주 품에 안겨 있을까요....! 수리비가 많이 나오지 않아 다행이에요.... ˘◡˘ ♡

이름칸에 카나리아ㅇ◆ㅇ 귀여워 (헤헤) 흐뭇한 마음을 안고 스크롤 내려서 읽는데......... 릭이 내게 준 거라 어울리는 거야, 가 사실 회심의 대사였는데ㅔㅔ.... 릭은 회심의 대사 할 것 없이 그냥... 모든 게 달아요......... 스윗하다고 생각한 게 한참 전인데 갈수록 달콤해지는 것 같아요..ㅠㅜㅠㅜ 생각도 행동도 대사도 모조리 다 달아서... 스위티는 폴리가 아니라 릭이 들어야 할 호칭같은데요 아무래도... ㅇ<-< 소리 내어 웃는 릭이라니 ㅠㅜㅠㅜㅠㅜ 생각도 못한 거라 더 기쁘네요.... 현실 비명 나오려는 걸 겨우겨우 참아냈답니다..... (어어엉) 마음으로만 비명 지르며 읽었어요... (어흐흐흑) 8ㅁ8.... 제 심장도 안 괜찮고 폴리 심장도 안 괜찮을 거 같아요.... ㅇ<-< 릭은 어떻게 저렇게 자연스럽게 내 차례야, 내 사랑... 이러죠.... 흑흑.... 엉엉....

음주 못하는 사실 드러난다는 것을 위의 저 레스 덕에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취한 릭도 볼 수 있을까요! (두근) 아닠ㅋㅋㅋㅋ 집구경...이요...?? (폴리 : ( 호달달) ) 하긴 식사하고 나면 릭이 집구경하고 싶다고 말 꺼낼 수도 있겠네요... ! 앜ㅋㅋㅋㅋㅋㅋ 바텐더 월급으로 살 수 없는 집.... 예상보다 좋은 집이라니 릭한테 폴리의 가난한 이미지가 있었던가요... (흐릿) (스쳐가는 기억) (납득) 저야말로 에피타이저라고 먹는 것보다 먼저 키스하는 것에 놀랐는데 릭은 어디서 배워온거냐고 물어보고 싶었다구요?!?! 사람 설레게 하는 방법이라든가 이런 거 따로 배운걸까... 8ㅁ8.... ㅋㅋㅋㅋㅋㅋㅋㅋ 폴리는 릭 따라가려면 멀은 것 같아요... 넌 갈 길이 멀다... (폴리를 본다) (절레) 아닠ㅋㅋㅋㅋㅋㅋㅋ 근데... ..( ◜◡‾) 이 표정 너무 흐뭇해 보여서.... 저도 덩달아 흐뭇해지네요.... (*´︶`*) 아닠ㅋㅋㅋㅋㅋㅋㅋ 산전수전의 차이가 생각보다 큰가봐요... 당황하는 것과 귀여운녀석..ʢᵕᴗᵕʡ 의 차이가 넘 큰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학교외전의 제인이 학교외전의 릭과 함께 어른이 되어가는 거라면, 본편의 폴리는 이미 어른이고 어른인 릭을 만나서 서로가 서로를 변화시켜 가는 것... 같기도 해요! ⁺◟(●˙▾˙●)◞⁺♡
그때까지는 답레스 잇지 마셔요.... 8ㅁ8... 쉴 때마다 자주 들어와주시는 건 기쁘긴 하지만 답레 쓰느라 시험공부 못하시는 건 안 될 말입니다... ㅇ<-< 전 이미 좋은 하루가 되었답니다, 릭주도 행복한 저녁, 행복한 밤 되셔요! 。・゚・(ノ∀`)・゚・。 ♡♡

482 폴리주 ◆lcVSk6vvyc (1197119E+5)

2019-04-15 (모두 수고..) 22:53:58

수다 덧붙이고 싶은 게 생각났어요!
학교 외전의 릭은 제인을 고양이>>>>병아리, 아기 오리... 이렇게 볼 것 같은데. 본편의 릭은 사슴 토끼 카나리아... 이렇게 볼 것 같다고 할까.... 생각하는 동물의 범주가 조금 다를 것 같다는 느낌...?? 제인이 더 쬐깐하고 어리고 덜 자란 동물이고, 폴리는 좀... 자랐는데 한창 예쁠 때(?)의 동물일 것 같구....ㅋㅋㅋㅋㅋㅋㅋㅋ
학교 외전의 제인은 릭한테 받는 동물 이미지가 크게 없긴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캥거루... 엄마 오리... (그외 새끼를 싸고 도는 동물들...) 일 것 같구, 릭이 사자 닮지 않았어? 라고 주위 사람이 물어보면 글쎄... 라고 말끝을 흐릴 것 같은데, 본편의 폴리는 사자 이미지랑 릭이 꽤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오히려 캥거루나 엄마 오리는 절대로 떠올리지 못할 것 같아요....ㅋㅋㅋㅋ ^▽^ 가끔 학교 외전의 두 사람 이야기가 좀 더 보고 싶다~~~ 라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생각난 김에 이렇게 푸니까 좋네요! (헤헤)
답레는 천천히 쪄올게요! 느긋하게 기다려 주세요~ *'▽'*

483 이름 없음 (1657394E+5)

2019-04-18 (거의 끝나감) 00:08:43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혹여 무례일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난입해봅니다.
밤의 도시 참가자 중 한명이었습니다. 그 당시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그냥 반가워서 그랬어요. 그냥 그랬습니다.

484 릭주 ◆rAqAiJ2zqg (2912272E+5)

2019-04-18 (거의 끝나감) 01:23:16

공부를 안해서 슬픈 대학생이 잠깐 갱신을 해요(o^-’)b! 책은 왜 이리도 펼치기 싫은 걸까요..?(흐느적 흐느적..)

>>481 헤헤 사실 웃는게 이번 레스 포인트였어요 좀더 청량하면서도 경쾌하게, 인상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는데 싶지 않더라구요✩°。⋆⸜(ू。•ω•。) ㅋㅋㅋㅋㅋㅋ릭은 원래도 쑥맥과는 1억광년쯤.. 멀리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어째 갈수록 더 능숙해지고(?)있는 것 같아요 처음 생각했던 건 그냥 폴리가 귀여워서 웃고 자리에 앉아서 계속 식사하는 거였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폴리한테 스튜를 떠먹여주고 있더라구요^ㅁ^(대체)
취한 릭은~ 글쎄용 볼 수 있으려나요?(≧艸≦*) 가난한 이미지..는 옛날에 카페에서 바로 기타 사버리던 데에서 많이 깨지긴 했지민..(아득) 더 정확히 말하면 부자인 이미지가 없었을 것 같아요 폴리 집이라면 끽해야 아늑한 아파트 정도 예상하지 않았을까요? ㅎㅋㅋㅋㅋㅋㅋ저도 ( ◜◡‾) 이 임티 발견하고 맘에 들었어요 귀여운 폴리.. 호호 쓰담쓰담....( ◜◡‾) 이런 느낌(??)

>>482 앗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요 학교 릭의 포지션은 좀더.. 보모....(릭:???) 폴리를 보는 시선이 좀 다를 것 같아요 건드리면 깨질라 불면 날아갈라 금이야옥이야 키울(?) 것 같은 느낌ㅎㅎ 캥거루나 엄마 오리ㅋㅋㅋㅋㅋㅋㅋ 학교 외전의 릭이 들으면 충격에 휘청할 것 같은걸요(*´ω`*) 학교 외전 얘기도 재밌었지요 학교 릭은 졸업하면 뭘 할까요? 왠지 졸업하고 좋은 대학 가서 거기서도 학생회장 해먹고 뭐든 했을 것 같아요(´∀`;) 릭은 대학생이고 제인은 여전히 고등학생인 1년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아 개인적으로 조선시대 썰도 재밌었는데 조선시대에는 좀더 ~선비~인 릭이 이무기(?) 폴리랑 어떻게 만날지도 궁금해요ㅎㅁㅎ
네에 답레는 천천히 천천히 가져와주셔도 좋아요!! 후후^ㅜ 조아요 저는 열심히 공부하도록 할게요....(먼산) 오늘 하루 행복하게 보내셨을까요? 아 벌써 열두시가 지나버렷군요() 오늘도 여유롭고 즐거운 일반 가득하길 바라요 굿밤이에요ㅇ◇ㅇ~~!!

485 (2912272E+5)

2019-04-18 (거의 끝나감) 01:39:37

>>483 안녕하세요! ༶ඬ༝ඬ༶ 그렇지요 밤의 도시 뛰었던 게 17년 봄 여름 가을.. 이정도였으니까 따지고보면 시간이 신기할 정도로 빨라요 폴라리스를 만난 지도, 릭을 굴린 지도 벌써 2년이라니ㅇㅁㅇ.. 폴라리스와 릭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사람들은 제 기억 속에서 그 시간에 머물러 있는 느낌인데, >>483주를 비롯한 모두 각자 어딘가에서 잘 살아가고 계시리라 다시 생각할 수 있어서 참 기뻐요.
보통은 이럴 때 관전스레가 쓰이는 것 같은데 왜인지 거기가 잘 안 사용되는 것 같아요 저는 정말 반가웠어요...(T▽T) 다들 잘 지내시길 바라요

486 릭주 ◆rAqAiJ2zqg (3622889E+4)

2019-04-19 (불탄다..!) 13:06:01

좋은 점심이에요! 잠깐 갱신하구 가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ㅁ^~!

487 폴리주 ◆lcVSk6vvyc (1744696E+4)

2019-04-19 (불탄다..!) 22:06:00

>>483 안녕하세요! 반가워 해주셔서 감사해요. 밤의 도시 스레... ㅜ.ㅜ 그게 벌써 2년 전 일인가요... 그때 좀 더 시간을 쪼개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둘 걸, 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밤의 도시에도 아침은 오는가, 라는 스레 제목부터 좋았고, 거기에 참여하신 분들도 좋았었는데... 88 느와르 주제보면 전 지금도 밤의 도시가 제일 먼저 떠올라요. 다들 잘 지내고 계시겠지,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냥 반가워서 그랬어요, 라고 해주시니까 왠지 조금 왈칵하네요... ㅠㅜㅠㅜㅠㅜ 밤의 도시가 그리워지는 밤이에요.... 잘 지내시길 바라요.

488 폴리주 ◆lcVSk6vvyc (1744696E+4)

2019-04-19 (불탄다..!) 22:48:14

감성이 충만해지는 밤이네요... ༶ඬ༝ඬ༶

>>484 릭 웃음소리 투명한 울림이 제 심장을 쾅쾅 때렸어요... 으앜ㅋㅋㅋ 청량이란 단어 써주시니까 더 좋네요 ㅠ///////ㅠ 폴리는 좋겠다 저 웃음소리가 음성지원 되서... (흑흑) 릭 웃음소리 만큼 -그런 건 다 둘째치고 우선은 카나리아가 물어다 준 먹이 조각을 얻어먹어야겠지. <- 이 문장도 인상적이었어요! 너무 사랑스러운 문장이라서... (*´////`*) 먹이 조각이란 게 이렇게 귀여운 단어였나 싶기도 했구... ㅠㅜㅠㅜ 아닠ㅋㅋㅋㅋㅋㅋ 거기서 더 능숙(?)해지면 폴라리스는 어떻게 하지요..... (;´Д`) 이러다 조만간 진짜 심장마비 오는 거 아닐까요...? 왠지는 모르겠지만 전 릭이 (당연히) 떠먹여 줄 것 같다구 생각하구 있었어요 ()() (그러나 삐약거리는 카나리아는 상상도 못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취한 릭 보고 싶어요... ❤(ӦvӦ。) 얼굴 새빨개진 릭도 보고 싶고, 무언가에 서툰 릭(이게 제일 보기 힘들까요...?)도 보고 싶구.... 보고 싶은 건 많은데 다... 보기 힘들 것 같은 것들인 것은 어째서일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 앗, 그렇군요. 부자인 이미지가 없다에 납득이 확 됐어요! (이거다!) 전 이게 ( ◜◡‾) : 한없이 흐뭇, 으로 보여섴ㅋㅋㅋㅋㅋㅋㅋ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아니 처음에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학교 외전의 릭이 아기 새 지키는 엄마 새 ()() 로 보일 때가 있어서.... 본편의 릭보다 좀 더 보모... 적이고... 건드리면 깨질까 불면 날아갈까 애지중지 보살필 것 같은 느낌! 보살펴준다~ 는 느낌이라서 릭주가 쓰신 키울(?) 것 같은 느낌에 빵 터졌지 뭐예요....ㅋㅋㅋㅋㅋ 맞아요. 폴리를 보는 시선이 다를 것 같죠. 학교 외전의 릭이 더 제인을 >>제인은 작고 약하니까 내가 지켜줘야 해!<< 라는 의식이 훨씬 강하다고 할까 제인을 생각하는 마음에 이 의식이 깔려 있을 것 같구... 충격에 휘청이는 릭도 귀여울 것 같네요ㅋㅋㅋㅋ! *^ㅇ^* 반면에 제인은 릭이 꼽은 동물들(새끼 고양이, 새끼 병아리, 새끼 오리... 기타 작고 귀여운 동물 앞에 붙는 새끼란 표현들...) 보면서 제인 : (그럴 줄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병아리 앞에도 새끼를 붙이는 건 조금 심각하지 않은가...) 정도를 느낄 것 같네요. 제인이 충격에 휘청인 때는 역시 그때죠. 릭에게 여자친구 있단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릭에게 여자친구가 있단 것에 1차 충격, 그리고 그게 첫번째 여자친구가 아니라 한 다섯번째..? 여자친구라는 것에 2차 충격.... 완전 크나큰 충격과 함께. 왜 누구랑 사귀게 됐는지 나한테 제일 먼저 말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서운함과 내가 릭을 (이성적으로도) 좋아하고 있었구나, 를 깨닫고 또 다시 충격과 불안과 온갖 슬픈 감정이 밀려와서 엉엉 울 것 같네요... 원래 사람 보는 앞에서 어지간해선 잘 안 우는 앤데 별 생각 없이 사실을 흘리듯 말한 릭의 (반)친구 앞에서 펑펑 울 것 같아요... (친구 : ((매우당황))) 아, 저도 조선시대 썰 정말 좋아해요! 조선시대에 약간 요괴 판타지...?? 동양풍 판타지가 후추후추 된 게 좋았는데! 밤의 도시 러닝할 때 선비인 릭과 이무기인 폴리 썰도 풀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다 안 나는 게 원통하기까지 하네요... (어흑흑) 릭주 레스 보고 떠올린 썰도 있긴 한데 그거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 다음에 기회되면 푸는 걸로... ()() ㅠ^ㅠ... 적고 싶은데 아직 할 게 있구, 답레도 안 적어서....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급하게 글을 줄일게요. 공부 하시는 와중에 밤 새시진 말구... 8ㅅ8.... (근데 밤 샐때도 있긴 하죠... 정말 어쩔 수가 없어서.. ^ㅜ) 오늘도 행복한 하루, 좋은 밤 보내세요! ヾ(❀╹◡╹)ノ゙

489 폴라리스 - 릭 (7999005E+5)

2019-04-21 (내일 월요일) 23:24:58

릭이 소리 내어 웃었다.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의 웃음소리는 언제까지라도 듣고 싶은 음악처럼 투명하고 아름다워서 잠시 홀린 것처럼 그를 바라보았을지도 모르겠다. 홀린 것처럼, 이 아니라 이미 진즉에 홀렸는지도. 당신은 꼭 삐약거리는 카나리아 같아. 믿기 힘든 말을 듣지 않았더라면 조금 더 오랫동안 정신 못 차리고 있었을 거다. 아니, 그런 카나리아가 세상에 존재할 리가 없잖아요. 폴라리스는 그렇게 반박하는 대신에 옅게 미소를 지었다. 또 소리 내어 웃어주면 좋겠다고 가슴 깊이 바랐다.

머리카락을 뒤로 그러쥐는 사소한 동작마저 우아하고 아름다워서 그 모습에 시선이 멈추고 만다. 깨닫고 보면 이미 입가에 키스를 당한 후여서.

방금 건 에피타이저였던 걸로 하자.

…어쩔 도리 없이 낯이 뜨거워진다. 양 뺨이 홧홧하게 달아오른 듯 싶었다. 맛있네, 다분히 중의적으로 들리는 말에 더욱더 낯이 뜨거워진다. 식사 중에 이러는 건 아니지 않나요. 가슴이 너무 세게 뛰어서 소화가 안 될 것 같다. 음식을 먹는 건 좀 진정되고 나서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My turn, sweetie.

“…sweetie라는 호칭은 당신에게 더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

내뱉는 말도 하는 행동도 모두 지나치게 달잖아, 심장에 안 좋다구. 한숨처럼 말을 흘린 폴라리스가 고개를 숙이고 양손에 얼굴을 포옥 묻었다. 식지 않은 스튜를 후, 하고 불어주는 것도 눈을 마주치며 건네는 말도 심박의 안정에 방해가 되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릭은 진짜 심장에 너무 안 좋은 남자다. 언제까지라도 얼굴을 숨기고 싶었지만 (적어도 얼굴과 심장의 열기가 가실 때까지 이러고 있고 싶었지만) 내민 그의 손이 아플까 저어되는 게 사실이라 폴라리스는 제 얼굴을 가렸던 손을 치우고 부끄러워하는 게 여실히 드러나는 붉은 얼굴로 합, 스푼에 담긴 스튜를 받아먹었다. 그대로 삼키면 소화가 되지 않을 것 같아 느릿하게 우물우물 거렸다. 그렇게 쳐다보는 건 먹여달라는 의미지? 라고 말했을 때의 자각 없는 패기 같은 것은 이미 증발해 버렸다. 한번쯤은 (아니 한번쯤이 아니라 여러 번이면 더 좋겠다) 릭이 내 말이나 행동에 얼굴을 새빨갛게 붉혀줬으면 좋겠지만. ……그게 너무 힘든 일일 것 같아서 슬퍼지는데. 슬픈 생각을 한 탓에 심장이 조금은 진정된 터라 그제야 릭과 시선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제부터는 자기 스푼으로 각자 알아서 먹는 게 좋겠어요, 라고 말하는 대신에 제 스푼을 들어 스튜를 떠서 제 입안에 쏙 넣고 빙긋 미소했다. 눈치도 빠르고 영민한 그는 쉽게 그녀의 의중을 알아차릴 터였다.

490 폴리주 ◆lcVSk6vvyc (7578708E+5)

2019-04-22 (모두 수고..) 00:07:34

제가 정말 답레를 더 일찍 가져오고 싶었는데, "당신은 꼭 삐약거리는 카나리아 같아." 라는 대사를 보고 있자니 자꾸만 멍해져서 답레 쓰는 게 너무 늦어지는 거예요.... 8ㅅ8..... 너무 기다리게 한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으흐흑)

삐약거리는 카나리아보다 북극에 사는 반달가슴곰 같은 게 더 있을 법 했다.

↑라는 문장 썼다가 갑자기 분위기 개그인 것 같아서 지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 저는 개그를 쓰려고 한 게 아니라 로맨스를 적으려고 했다구요! 근데 제가 개그나 드립 같은 거도 좋아해서 ()() 여기 잡담에 살포시 적어 봅니다. *0▽0* 지웠던 문장이 더 웃기게 써졌는데 한 번 지웠더니 원형이 기억 안 나서 덜 웃기게 적어진 것 같아서 조금 슬퍼지네요... ^ㅜ.... 그리고 전 정말... 새빨개진 릭이 보고 싶은데... 왜 붉은 얼굴의 폴라리스를 적고 있을까요... (아련) 처음에는 자꾸 멍해져서 쓰기가 어려웠는데, 막상 문장을 몇 번 고치고 나니까 뒤는 술술 써졌어요! (*´ ワ `*)

외전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맞아요. 릭은 좋은 대학 갈 것 같고 거기서도 학생회장이든 암묵적인 리더(?)든 하고 있을 것 같은데 제인이... 문제네요...? 아닠ㅋㅋㅋㅋㅋㅋ 릭은 대학교 1학년인데 제인이 고3이라니 너무 슬픈 일이에요....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릭은 당연히 소개팅 제의 같은 거 많이 받겠지.. 슬픈 눈으로 창문을 쳐다보는 고3 제인과 그런 제인을 보면서 고3 생활이 많이 힘든가 보다... 생각하는 제인의 짝궁의 모습이 얼핏 떠올라 버렸어요...ㅋㅋㅋㅋ ^▽^ 으음~ 학교 외전의 릭도 피아노를 칠까요? 어린 릭이 피아노 치면 마찬가지로 어린 제인이 그거 보면서 피아노랑 어울리는 악기 시작하고 싶단 생각을 하고, 그 다음날 바로 바이올린을 시작했을 거예요. 그리고 의외로 바이올린에 재능..이 있어서, 계속하는데 그게 직업이 되면 좋겠네요. 바이올리니스트 제인은 릭이 오지 않더라도 늘 자기 콘서트에 릭의 좌석을 따로 비워둘 것 같지요! (´͈ ᵕ `͈ )
그리고 조선시대 이무기와 선비 릭 만남... 은 장터였던 거 같은데... 아닌가, 주막이었을까요...? (가물가물) 어린 시절에 만났다가 릭이 어른이 되서 재회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린 릭의 첫사랑이 이무기였음 좋겠다는 작은(이라고 쓰고 큰이라고 읽습니다) 바람이 있기 때문에... ◑▽◑

이무기가 인간불신이긴 하지만 죄를 짓지 않은 어린이한테는 좀 약하다고할까 무른 구석이 있어서, 퉁명스러운 척하긴 해도 나름대로 잘 대해줄 것 같네요. 어쩌다가 만나야 할까요...? 날아가서 나무에 걸린 연을 바라보는 어린 릭을 보고 쯧, 혀차고 나무에 걸린 연을 도력(?)으로 내려주는데 손도 안 쓰고 내려줘서 신기해하는 릭이 감사하단 소릴 하면, "딱히 그런 소릴 듣자고 한 게 아니다." (흥) 퉁명하게 말을 뱉는 김첨지 같은 이무기 ()() 를 짧게 떠올려 보았습니다. 물론 어른이 연 날려서 나무에 걸린 거 쳐다보고 있으면 내려주지 않습니다.. ()() 아니면 릭의 전생과 이무기가 따로 연이 있다거나, 하는 설정도 전 좋아요! 이것도 쓰면 길어질 것 같으니까 다음기회에 또 적어보는 걸로... *'▽'* 더 적고 싶긴 한데 벌써 열두시가 넘어버렸거든요... ^ㅠ....
릭주에게 행운이 있길 기원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고 안녕히 주무세요! ❤(ӦvӦ。)

491 폴리주 ◆lcVSk6vvyc (0243955E+5)

2019-04-24 (水) 23:22:49

잠깐 갱신하고 갈게요! 화이팅이에요! ٩(๑•̀o•́๑)و 오늘 푹 주무시고, 릭주가 내일 최고의 컨디션으로 일어나시길 기도할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492 릭주 ◆rAqAiJ2zqg (6940323E+5)

2019-04-27 (파란날) 14:50:51

폴리주 잘 지내셨어요༶ඬ༝ඬ༶?? 전 무사히 시험기간을 헤치고 돌아왔답니다!! 그동안 좋은 하루 보내셨을까요(*´ω`*)?? ㅋㅋㅋㅋㅋㅋㅋㅋㅠㅜㅜ 헤헤 들어와서 답레랑 잡담 보자마자 기쁘네요 앗 릭이 당연히 먹여줄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통했네요 후후.. >>49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니 문장 넘 좋아요 차라리 북극에 사는 반달가슴곰..ㅎㅎㅎㅎ 제인은 뭔가 나중에 조용하고 포근한 캣카페를 할 것 같아요(?) 처음에는 포실포실한 고냥이들로 입소문 타다가 뜻밖에 같이 파는 커피나 디저트류도 맛있어서 점점 유명해질 것 같은 느낌이.. 앗 바이올리니스트도 넘 좋아요 늘 자리를 비워둔다니 자주 가자 릭(T▽T)..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은 오페라의 유령같은 걸 상상할 듯도 싶네요(???)
답레는 얼른 써올게요!! 어제 비가 와서 엄청 추웠는데 오늘은 날씨가 어떤지 모르겠네요.. 이제 완전 여름인줄 알았더니 통수치고() 날씨가 오락가락해서 건강 마이 조심하세요ㅠㅜ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ㅁ^

493 릭 - 반달가슴곰 (0131509E+5)

2019-04-27 (파란날) 18:04:06

모르는 척 눈치없게 굴고 싶기도 한 요즘이었다. 잔뜩 붉어진 폴라리스의 뺨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새초롬이 그녀의 입안에 들어가버린 은색 스푼도. 그냥 다시 한 번 포크를 그녀의 입가에 들이밀어볼까, 싶기도 했지만 역시 그만 두었다.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가끔 우연히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이걸 다 혼자 준비했어?"

아까 폴라리스의 혀끝에 닿았던 스푼이 아무렇지 않게 입안에 들어간다. 오랜 시간 재료를 우린 듯한 스튜는 따뜻하고 건강한 맛이 났다. 맞물리는 치아 사이로 소고기가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정성 없이 나오지 않는 맛이라는 건 꼭 이런 음식을 가리킬 것이다. 음식 만드는 데에도 취미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요리는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누구에게 배웠는지, 이걸 만드는 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같은 수많은 것들이 알고 싶은 듯, 릭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폴라리스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그런 그의 시야 안에 문득, 폴라리스가 준비해두었을 얼음바구니 안의 와인이 눈에 들어왔다. 와인.

"와인 좋아해?"

릭은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평소 같으면 술을 즐기지 않는다고 자연스러우면서도 단호하게 거절했을 것이다. 웃고는 있지만, 두번 다시 권할 수 없도록 칼같이. 하지만 폴라리스에게는 그런 식으로 어색한 벽을 세우고 싶지 않았다. 중요한 고백이라도 하는 것처럼, 그는 속삭이듯이 이야기했다.

"사실 당신한테 말할 게 있어."

494 릭주 ◆rAqAiJ2zqg (0131509E+5)

2019-04-27 (파란날) 18:31:45

알바하면서 잠깐 갱신해요! 오늘은 손님도 많이 없구 평화롭네요^ㅁ^~ 릭이 드디어 자기 주량을 고백하려구 하는데 무슨 진지한 얘기하는 것처럼 낚시(?)하는 거에 폴리가 속아줄지 모르겠어요..ㅋㅋㅋㅋㅋㅋ 항 아까 얘기 못했는데 조선시대 썰도 넘 발려요..(잼잼) 어린 릭은 이무기를 약간 수호신(?)이미지로 생각했을 것도 같아요 아니면 어린날 꿈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커서 다시 만나고 허걱'ㅁ' 절 기억하십니까? 해도 재밌을 것 같아요ㅋㅋㅋ 조선시대 릭 설정이 아마,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서 머리도 좋고 관직도 높지만 아내가 일찍 죽은 뒤 혼자 살구 있는.. 이미지였던 것 같은데 이무기 만난 뒤로 매일매일 칼퇴하고 산으로 가는거 보고싶네요ㅋㅋㅋㅋ 친구랑 대화하면서 '자네는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이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게 대체 무슨 소린가?' '...아닐세.' 이런 흐름도 재밌을거같아요ㅎㅎ 친구는 띠용해서 쟤가 오래 혼자 지내더니 기가 쇠했나..하고 걱정하는ㅋㅋㅋㅋ

오늘은 다행히 어제만큼 춥지는 않은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도 언제나처럼 행복하시길 바라요!*^^*

495 폴리주 ◆lcVSk6vvyc (3337561E+5)

2019-04-27 (파란날) 22:18:44

허억 바깥에서 이거 보고 얼마나 갱신하고 싶었는지 몰라요! 이제 겨우 들어와서 적네요.. 어서오세요, 릭주! 수고하셨어요! (부둥부둥) (꼬오오옥) (부빗)
반달가슴곰이 마음에 드셨군요! 아닠ㅋㅋㅋ 릭 옆에 연결된 반달가슴곰 보고 웃었다구요...ㅋㅋㅋㅋㅋㅋ 왠지는 모르겠는데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가끔 우연히 보는 걸로 만족하는 릭이 좋네요... 으흑... 소박해... (?) 음식 묘사도 좋네요.. ㅠ▽ㅠ 따뜻하고 건강한 맛이래... (기쁨) 평소에는 칼같이 거절... :Q... 폴리가 와인 좋아한다고 하면 같이 마셔줄까요...? 릭이 해서 그런가 사실 당신한테 말할 게 있어 란 말이 괜히 의미심장 하네요!

>>492 캣카페... 일은 알바한테 다 시키고 제인은 고양이랑 노는 역을 하겠습니다.. (^・ェ・^) (알바 : 아니;; 사장님;;;;) 유명해질 필요없이 그냥 아는 사람만 아는 비교적 한적한 카페인 편을 제인은 더 좋아할 것 같은데 본의 아니게 유명해져서 바빠져서 자주 뚱한 표정 짓는 제인도 상상이 가네요. 그 뚱한 표정이 사람을 귀찮아 할때의 고양이 표정이랑 닮아서 사람들이 괜히 품에 안은 고양이 한 번 제인 한 번 번갈아 쳐다볼 것 같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태까지 이런 캣카페 사장은 없었다. 저것은 사람인가. 사람고양이인가) 오지 않을 걸 알아도 늘 자리를 비워두는 게 스윗하지 않나요! (´w`*) 자주 가기에는 릭이 어쩐지 바쁠 것 같아요... 왠지 모르게 한가한 직업을 가지는 릭은 상상이 잘 안 되는 것... ^ㅜ... 앗...! 오페라의 유령 상상하는 것도 어쩐지 좋네요.(^v^)날씨야.. 낮은 여름 같구, 아침 밤은 아직 춥고... ()() 감기 조심하세요 릭주!

496 ʕ•㉨•ʔ - 릭 (3337561E+5)

2019-04-27 (파란날) 23:12:15

제 의중을 알고도 모르는 척 다시 포크를 들이밀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진정할 시간을 얻은 심장이 조금은 평온하게 뛰기 시작했다.

이걸 다 혼자 준비했어?

당연한 것을 묻는다. 폴라리스는 그의 말에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는 스튜는 어제부터, 신선도가 중요한 샐러드와 카르파쵸는 그가 오기 전 시간을 계산해서 점심이 되기 직전에. 혹시나 음식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한 사이드 메뉴도 준비해 두었지만, 굳이 그 메뉴까지 꺼내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으니까. 메뉴 구상이야 그를 초대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했던 것이고 음식과 어울릴 와인을 고르느라 주류전문매장을 빙글빙글 돌았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특별한 날을 준비한다는 것은 기쁜 일이라는 것을 폴라리스는 알게 되었다. 부드러운 표정으로 저를 응시하는 릭에게 폴라리스는 다정한 미소를 띄워 보냈다. 당신이 내 수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아직도 조금은. 아니 조금 이상으로 두려울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사실은 당신의 수많은 것을 알고 싶어.

와인 좋아해?

“좋아해요.”

산뜻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별로 어렵지 않은 질문이었다. 사실 저 질문이 칵테일 좋아해? 나 맥주 좋아해? 라는 것이었어도 지금과 마찬가지도 산뜻하게 웃으며 답변을 돌려줄 수 있었다. 무슨 술을 ‘제일’ 좋아하냐고 물으면 고민에 빠졌겠지만 전체를 뭉뚱그려 그 전반에 포함되는 것을 좋아하냐고 묻는 것에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거나 저을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당신한테 말할 게 있어.

중요한 고백이라도 하는 것처럼 속삭이는 그의 말에. 귀를 쫑긋하는 토끼처럼 폴라리스는 고개를 들어 릭을 바라보았다. 뭘까? 그게.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 적 없는 비밀이라도 말해주려는 걸까?

497 U╹ x ╹U (760108E+51)

2019-04-28 (내일 월요일) 00:54:49

ʕ•㉨•ʔ 곰
U╹ x ╹U 토끼
중에 고민하다가 일단 곰으로 보내보았습니다! (헷) 오늘은 왠지 고민하기보다 지금 그대로 스르륵 답변을 쓰고 싶어지길래 그냥... 스르륵 썼어요! 이게 바로 (무알콜) 칵테일의 힘인가봐요! 왠지 모르게 글이 써진다~는 근자감(?)이 생겼던 것입니다. ☆ミ(o*・ω・)ノ 알콜 든 칵테일을 먹었다면 답레스를 이렇게 일찍 못 썼겠지요 ㅎ▽ㅎ

>>494 속았다... ? 라고 하기엔 릭 주량 고백이 릭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 적 없는 비밀이기도 하지 않나요....ㅋㅋㅋㅋㅋㅋㅋ ^ㅇ^! 릭이 고백처럼 속삭이는 어조에 부정적인 느낌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초롱초롱 릭을 바라보고 있을 거예요! 저도 릭주가 주는 조선시대 썰들 넘 좋아요... (허우적) 수호신...!! 의외로 신성스럽게 봐주네요 0ㅁ0...??? 헉... 존댓말을 써주네요...?? 아니 제 기억 속의 릭은 이무기에게 반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ㅋㅋㅋㅋㅋㅋ 허걱 절 기억하십니까?가 너무 귀여워요... ㅠㅜㅠㅜㅠㅜ.... 매일매일 칼퇴에 산으로 가서 이무기 만나주는 건가요...! (두근) 누가 보면 이무기가 아니라 구미호에게 홀린 줄 알지 않을까... '자네는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이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 대사의 흐름이 넘 좋아요... ㅠㅜㅠㅜ 이끌린다는 표현도 넘 좋구.... 매일매일 와주니까 릭이 평소에 오는 시간이 되면 저도 모르게 길목 쪽을 바라보는 이무기 생각나네요... 조선시대판 어린왕자와 사막여우... ? 절 기다리셨습니까? 하고 릭이 물으면 흥, 하고 고개를 돌렸다가 잠시 생각하는 듯 시선을 내릴깔지만 긴 시간을 침묵으로 보내지 않고 다시 릭 쪽을 바라보면 좋겠네요. (그러나 기다렸단 말은 솔직하게 하지 않는다) 이런 이무기에게 릭이 정말 이끌려 주려나 모르겠어요... :Q... 대체 이무기의 어딜 보고 반해야 하지...?? (알 수 없음) 이무기는 말은 솔직하게 하고 싶어하지 않는데, 행동은 정직. 이었으면 좋겠네요....ㅋㅋㅋㅋㅋ ^p^... 이무기는 릭을 좋아하게 되면... 릭이랑 같이 거리를 걷다가 손잡고 걷는 어린 아이들에게 부러워하는 시선을 잠시 보낼 것 같아요. 둘 다 인간인 게 부럽고, 무지하고 순수한 게 부럽고, 손을 잡고 아무렇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부럽고... 부럽다고 생각은 하는데, 티는 많이 안 낼 거예요.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정도로... (*´ ワ `*)

손님이 많이 없어서 평화로우셨다니 기뻐요! (*˘︶˘人)♡*。+ 릭주는 오늘 좋은 하루셨을까요. 저는 좋은 하루였어요! 오늘도 잘자고 좋은 꿈 꾸세요! (´͈ ᵕ `͈ )

498 릭주 ◆rAqAiJ2zqg (4970791E+5)

2019-05-02 (거의 끝나감) 21:26:40

윽윽윽 넘 늦게왔지요 죄송해요ㅠㅁㅠ 시험 끝나고 밀린 과제들을 약간 처리하고 왔어요 오늘은 수업도 몇개 빠지고 죽은듯이 푹 자다 일어났네요 헤헤^ㅁ^!!(교수님: ) 폴리주는 잘 지내고 계신가요?? 다시 좀 추워진다 했더니 요 며칠은 또 날씨가 덥네요^ㅜ

>>497 ㅋㅋㅋㅋ좋아요!! 앗 부정적인 느낌이 아니었더니 이것도 좋네요 헤헤...^ㅇ^ 다시 읽어보니까 저도 그런 것 같아요 폴리주가 그려주는 상황에 좋네요 헤헤헷(ღ˘⌣˘ღ) 앗ㅋㅋㅋㅋㅋㅋ 그렇군요 아마 어린 시절에 이무기랑 만난 적이 있으면 커서 만나도 디게 반가워하면서 수호신(?)같이 생각할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어린 시절에 그 짧은 만남이 릭의 성장 모습에도 영향을 줄 것 같으네요 ㅇ▽ㅇ 이무기를 만나지 않았을 경우 좀더 날카롭고 회의적이고 "너는 어디서 온 요괴이기에 세상을 혼탁하게 어지럽히느냐?" 같은 재수없는 대사 날려주시지 않을지^ㅁ^(;;) 앗 사막여우 비유 왠지 전에도 나왔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ㅋㅋㅋㅋㅋ 아마도 처음에는 이끌리는지 모르다가, 점점 이무기와 있지 않은 시간이 재미 없어지고 자기를 진짜 이해해주는 건 이무기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내가 미쳤나 이러면 안되지 하다가,, 가족들이 조금씩 의심하기 시작하기도 해서 이제 진짜 더이상 산에 안 올라가기로 마음먹었다가, 결국 못참고 한밤충에 다급하게 산에 올라갈 것 같아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긁히고 하면서 엉망진창, 보이지 않는 이무기를 찾으면서 설마 내가 찾아오지 않는 새 떠나버렸나 생각할 쯤, 눈앞에 나타난 이무기에 자기도 모르게 멍해질 것 같아요 오랜 정적 끝에 마침내 마른 입술을 열어서 떨리는 목소리로 한 첫마디는..(생략)

다음 과제들(..) 제출은 월요일인데 전 뭐든지 발등에 불떨어져서 시작하는 고통스러운 버릇을 가지고 있어서() 왠지 느긋하네요!! 호호^ㅁ^ 얼른 답레 써올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499 이름 없음 (1866534E+4)

2019-05-02 (거의 끝나감) 22:42:30

많이 피곤하셨나봐요... ㅠㅜㅠㅜㅠ 맞아요. 시험 끝나고 밀린 과제 처리하면 기절잠... 이 찾아오죠. (때론 과제중에도....) .... 늦게 오신 거 아니예요! 바쁘실 때는 갱신 쉬엄쉬엄 하셔도 돼요!
저는... 잘 지냈다고 말하고 싶은데 오늘 발목을 살짝... 삐끗한 것 같아요....ㅋㅋㅋ큐ㅠㅠㅠㅠㅠ..... 가만히 있음 괜찮은데 걸으면 또 아프네요... ( •᷄⌓•᷅ ) 많이 삔 것은 아닌 것 같으니까 내일 일어나면 멀쩡하면 좋겠어요! 대자연도 활동중이시라 ()() 이번 주말까지 답레 잇기는 좀 힘들지도 몰라요! ㅠㅜㅠㅜ.... 잉... 좋은 소식 가져오고 싶었는데 아파서 죄송합니다... (흑흑)

어린 시절 짧은 만남이 영향이 큰가요...? 반가워 해주는 릭이 혼탁()() 대사 날리는 릭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습니다. 이무기는 저 정도 대사 쯤이야 코웃음치며 흘려 넘길 수 있으니까... "세상을 혼탁하게 어지럽히는 건 언제나 인간일진데, 우매한 인간들은 항상 그걸 모르는구나." 고아하게 대꾸하고 한쪽 입꼬리만 살짝 올려 미소 비슷한 걸 짓겠죠. (어디서 왔는지 안 알려줌) 아니... 이럼 릭이 이무기를 싫어하게 될까요... ㅜAㅜ 한쪽이 한쪽에게 호감을 먼저 가지지 않으면 둘의 성격상 좀 많이 부딪히게 되려나요...? 부딪혀도 사랑이 싹이 틀 수가 있을까요...?? (저는 쌍방 싫어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사랑에 빠지는 관계도 꽤 좋아합니다... ^ㅇ^...) 이무기쪽이 먼저 호감 가지려면 전생부터 연이 있어야... ()() 전생의 릭을 먼저 알아서, 현생의 릭을 다시 만났는데 첫대사가 저거면 좀 충격 먹겠네요...ㅋㅋㅋㅋㅋ 뭔가 말하고 싶은데, 지금의 릭 앞에서는 할 수 있는 말은 없어서. 몇 번 입술 달싹이려다가 그냥 홀연히 사라질 것 같아요. (어디서 왔는지 안 알려줌222) (그리고 종종 릭 근처에 출몰했다가 할 말이 있는 것만 같은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결국 입술을 떼지 못하고 홀연히 사라지기를 몇 번 반복한다) (보는 사람 : (답답)) 앗.. 언제 나왔었을까요! 전 기억이 나질 않네요...ㅋㅋㅋㅋ... 와... 와아아ㅏ... 릭주 드라마 작가 하셔도 되겠다... (침 꿀꺽) 이무기에게 점점 이끌려가며 변하는 릭의 감정선 완전 좋은데... 생략으로 첫 한마디를 끊으시다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흐흐흑... 저 본방사수할게요... 첫 한마디 뒤에 무슨 이야기가 이어지나요...! ㅠㅜㅠㅜ...

그건... 세상의 대다수가 가지고 있는 버릇이지요... (아련) 사실 저도 좀 그래요... 급할 때 시작해야 속도도 불 붙고... ()()... 어어라.. 아까까진 아팠는데 잡담하다보니까 좀 괜찮아지는 기분도 드네요 :3.... (대체) 열두시까지는 아마 안 잘 것 같지만, 미리 좋은 밤 되세요 (╹◡╹)♡

500 릭 - U╹ x ╹U (4970791E+5)

2019-05-02 (거의 끝나감) 23:03:48

종종 여유가 생기면 짬내서 한두 장 씩이라도 책장 넘기는 것을 좋아했다. 유명한 시구부터, 과학, 철학, 셰익스피어의 비극적 서사까지, 수많은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지금보다 어렸을 때는 꿈같거나 환상적인 이야기도 즐겼다. 소년일 때 읽었던 오래된 동화에서는 먼 옛날 사악한 용을 무찔렀던 젊은 왕자가 나왔다. 왕자는 크고 강했지만, 인간인 이상 아주 작은 약점 하나 존재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는 어느 아침 사랑하는 여인에게 자신의 역린을 고백했다. 그만이 알고 있던 비밀이었다.

"궁금하구나."

쫑긋거리는 귀며 반짝이는 눈빛에 강한 호기심이 비친다. 어쩐지 좀 더 뜸을 들이고 싶은 기분이 드는데. 한쪽 손으로 턱을 괸 채로, 그는 비뚜름히 웃었다.

"난 사실 술을 별로 안 좋아해."

와인이 아니라, 모든 종류의 알코올을 일컫는 말이었다. 왜냐면. 그가 말을 이었다.

"잘 못 마시거든."

바텐더인 애인을 앞에 두고 술을 잘 못 마신다는 걸 고백해야 하는 것도 새삼 우스운 일이었다. 주량이 약하다는 게 아주 희귀한 특성은 아니겠지만, 릭은 그 사실이 그의 평소 모습과 그다지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조금 놀라려나.

"당신이 만들어주는 칵테일, 한번 쯤은 마셔보고 싶었는데 어떡하지."

여전히 희미하게 웃는 얼굴로, 그는 폴라리스를 지긋이 응시했다.

501 릭주 ◆rAqAiJ2zqg (4970791E+5)

2019-05-02 (거의 끝나감) 23:21:46

>>499 앗 폴리주!!(T▽T)(방방) 앗 우연이네요 저도 생리중인데ㅋㅋㅋㅋㅋㅠㅜㅜㅜ 자궁 이놈이놈 이 나븐놈..(엉엉) 게다가 발목도 삐셨다구요;-; 삔거는 진짜 빨리 낫는 방법이 없어서 고통스러운 것 같아요 병원가도 딱히 소용이 없는듯 하더라구요..ㅠㅜ 옛날에 한의원가서 침맞아봤는데 차라리 그게 효과가 좋았던 듯 해요 흑흑 당연히 괜찮아요!! 푹 쉬고 천천히 오세요ಥ_ಥ 얼른 나아야 할텐데 말예요 약손.. 내 손은 약손..(보듬보듬)

ㅋㅋㅋㅋㅋㅋ우매한..우매한 인간....!(털썩) 아뇨 릭은 팩폭맞으면 벙쪄있다가 고민해보고 금방 인정하는 타입이라..ㅋㅋㅋㅋ 이무기가 "느그 인간들이 더 문젠데?" 같은 말로 야단치면 잠깐 생각하다가, "...그래, 네 말을 들으니 그도 일리가 있구나. 그러면 너는 어떤 존재이기에 여전히 이 인간들이 사는 세상 근처에 머물러 있는 것이냐?" 하고 물어볼 것 같아요..ㅎㅎㅎ 앗 전생의ㅠㅜㅜㅜ연ㅠㅜㅜㅜㅜ 이런 사약같은 클리셰..(벌컥벌컥) 계속 그렇게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면 릭도 결국 답답해서 붙잡고 "너는 도대체 누구냐?" 하고 물어볼 것 같아요 후후 뻔하지만 폴리 마주칠 때마다 자꾸 흐릿하게 뭐가 떠오르고 고통스러워도 좋겠구..ㅋㅋㅋㅋㅋㅋ 전생에는 어떤 연이 있었을까요? 역시 이루어지지 못한 비극적인 인연이었어도, 아니면 서로 사랑해서 짝짝꿍 잘 지내다가 릭이 수명이 다해서 일찍 죽었던 거여도... 아 빠져나올 수 없는 썰이네요 흑흑..^ㅠ

폴리주 아직 안 주무시고 계실까요?? 저도 슬렁슬렁 과제하면서 있으려구요 ㅎㅎ 괜찮아지는 기분이라니 다행이에요ㅠㅡㅜ 잠을 자야지 몸이 회복을 하니까(?) 너무 늦게 주무시진 않기예요~ㅇ.<

502 폴리주 ◆lcVSk6vvyc (3862606E+5)

2019-05-03 (불탄다..!) 00:16:47

>>501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 대자연이 릭주에게도 찾아갔나요... 이거 아주 나쁜 눔이네요! (때찌!) 다행히 심하게 삔 건 아닌 것 같아요 자고 일어나봐야 확실히 알겠지만요! 그런데 진통제를 먹어서 그런가 지금은 아파서 글을 못쓸 정도는 아니라 슬금슬금 잇고 있어요! ㅠㅜㅠㅜㅠㅜ... 릭주 약손 해주시는 것도 좋고, 보듬보듬 해주시는 것도 좋아요! 동접인 것도 기쁘구요! (❁´▽`❁)*✲

허억... 진짜요...?? 역시 릭은 시대 불문하고 제 예상을 빗나가는군요...! ٩(*´◒`*)۶ 팩폭에 벙찌고 의외로 순수한(?) 질문을 하면.... 잠시 입을 다물고 표정이 살짝 뚱해질 거예요. 왜냐면... ()() 이무기는 인간은 싫어하지만 인간이 만든 술은 좋아하기 때문에 (뱀술 제외)... (요괴가 담근 술도 좋아합니다) (약간 알콜중독...) 술 사러 마을에 왔다가 릭 선비를 만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존재냐고 대답해 주는 것은 아직 이르고, 인간들이 사는 세상까지 굳이 내려온 까닭은..." 술 사러 왔다고 하면 모양 빠진다는 걸 알아서 말하기 망설이긴 하다가 길게 시간을 끌진 않고... 그냥 적당히 뜸을 들인 후에. "이곳에 원하는 게 있기 때문이다." 라고 솔직하지만 안 솔직한 대답을 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 술이라는 주어만 빼고 순순하게 답하기... 그러나 릭이 한 번 더 그래서 원하는 게 뭔데..? 라고 물어보면 대답하기 싫은 아이마냥 입술 삐죽거리다가. "술." 이라고 말해주긴 할 겁니닼ㅋㅋㅋㅋㅋㅋㅋ...
릭주도 사약같은 클리셰 좋아하세요...??? 저도 그래요...!! (벌컥벌컥222) 조선시대 이무기 진명 생각해 둔 게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백사라고 지칭하고 다니는 건 기억이 나는데... (괴롭) 도망칠 수 있는데 붙잡혀 주겠죠! 한참 망설이다가. "...내가 누구길 바라니." 처음으로 릭과 똑바로 눈을 마주할 것 같네요. 무슨 감정인지 모를, 지금은 릭이 읽을 수 없을 감정만이 투명한 눈동자 위로 일렁거릴 것 같아요! 앜ㅋㅋㅋㅋㅋ 릭이 흐릿하게 떠오르고 고통스러운 거 싫은데 이런 클리셰는 또 좋아해서 전 어느 마음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어요... (혼란) 생각해둔 건 릭이 전생에 용이 되기 전에 착한 이무기 (아직 인간에게 배신당하기 전)를 깊이 사랑하는데, 이무기는 용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릭이 자기를 사랑하는 줄 알아도 그 마음에 대답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서 이무기가 인간들에게 배신당하고... 이무기를 따르던 사람들과 릭(이무기가 지키고 싶었던 것들)은 그 와중에 죽어 버려서... ㅠㅜㅠㅜ... (이하 생략) (그리고 너덜너덜 해지는 이무기) 아무튼 그 후로 쭉 인간들을 싸잡아서 (...) 싫어하게 됐는데, 릭이 다시 태어나고 그애가 자기를 사랑해줬고 지키고 싶었던 사람의 영혼과 같다는 걸 첫눈에 알아서... 이무기는 감정이 복잡할 것 같아요... ㅠㅜㅠㅜ...

아직 안 자고 있어요! 릭주도 너무 늦게 주무시진 마세요!

503 바텐더 - 언더보스 (3862606E+5)

2019-05-03 (불탄다..!) 00:26:39

궁금하구나. 한쪽 손으로 턱을 괸 채로, 비뚜름히 웃는 연인의 얼굴이 뱉은 말처럼 짓궂고 매력적이다. 짓궂은 얼굴도 잘생겼네,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난 사실 술을 별로 안 좋아해.

...왜 술을 좋아하지 않을까? 의문이 채 시작하기도 전에. 잘 못 마시거든, 솔직한 고백이 뒤이어 붙어온다. 바텐더로 근무하는 환경 탓일까. 술을 못 마셔도 좋아하는 경우는 종종 봤어도, 술을 잘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 건 처음은 아니지만 좀 드문 경우의 일이었다. 그는 이 도시의 사람이고, 어두운 조직의 언더보스이기 때문에 술을 접할 일이 많을 텐데 술을 못하면 불편하지 않을까...? 동그랗게 떠진 연푸른 눈동자의 약간의 의문과 당연한 걱정이 한데 섞였다가.

당신이 만들어주는 칵테일, 한번쯤은 마셔보고 싶었는데 어떡하지.

한 차례의 일렁거림 뒤로 파도의 거품처럼 사라진다. 폴라리스는 푸스스 웃음소리를 흘렸다. 그 웃음소리 역시 파도의 거품을 조금 닮아있는지도 모르겠다.

“복잡한 기분이 드네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술을 권하지 않는 게 예의라는 건 아는데 그런 말을 하면 만들어주고 싶어지잖아. 나직이 말을 흘린 그녀가 텅 빈 와인 잔에 시선을 주었다. 당신이 만든 칵테일을 먹어보고 싶어, 라고 그가 말하면 몇 잔이든 몇십 잔이든 만들어주고 싶지만. 한 잔… 정도가 당신에겐 정량일까. 폴라리스는 술이 약하다고 고백한 사람도 한두 잔 정도는 마시는 장면을 목도했으므로, 릭도 한 잔 정도는 마실 수 있으리라 생각해 버렸다. 릭이 폴라리스 앞에서 술을 마시게 된다면. 어쩌면 그는 그녀가 본 사람 중에 최고로 술에 빨리 취하는 사람, 이라는 신기록을 세울지도 모르겠다.

“무알콜 칵테일도 만들 수 있고, 도수가 낮은 칵테일도 만들 수 있는데.”

와인 잔에 가 있던 시선이 천천히. 그러나 자연스럽게 그에게 옮겨갔다.

“취한 당신도 보고 싶은 마음이 아주 없는 건 아니라 어떡하지?”

폴라리스는 배싯 웃었다. 휘어지는 푸르고 흰 눈꼬리가 자못 매력적이었다. 어떡하지.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권하지 않는 게 당연한 예의라는 건 알고 있는데. 릭의 취한 모습을 보고 싶단 마음이 자꾸 나를 유혹하는 것 같은데.

504 폴리주 ◆lcVSk6vvyc (3862606E+5)

2019-05-03 (불탄다..!) 00:35:35

"취한 당신도 보고 싶은 마음이 아주 없는 건 아니라, 어떡하지?"

마지막 대사만 살짝 수정할게요! 아니라~ 다음에 살짝 텀을 두고 생긋 눈꼬리 휘면서. "어떡하지?" 라고 물을 것 같아서! (왜 이런 건 올리고 나서 보일까요)
어훜ㅋㅋㅋㅋㅋㅋㅋ 주말까지 못 쓸 거 같았는데 못 쓰긴요.... 릭주가 주시고 제가 제조하는 사약이 이 글들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대사만 몇 번 수정했어요. 어떡하죠? 라고 썼다가 어떡하지? 로 썼다가... ()() 근데 이번 일상은 폴리의 반말 비중을 좀 높여보고 싶어서 (´͈ ᵕ `͈ ) 최종적으로는 릭이 앞서 했던 어떡하지. 를 폴라리스의 어투로 살짝 변형해 어떡하지? 로 적는 걸로... 릭이랑 폴라리스는 같은 대사를 해도 어투라든지, 어디에 악센트를 준다든지 하는 게 미묘하게 다를 것 같지요! (*´ ワ `*)

본편의 폴리릭은 공식이니까 아주 맛있고, 조선시대 클리셰 사약도 아주 맛있네요.... (❁´▽`❁)*✲ 이제 슬슬 자러가야 할 시간이네요! (좀 더 붙어 있고 싶지만... ^ㅠ) 굿나잇이에요 릭주!

505 이름 없음 (1393085E+5)

2019-05-03 (불탄다..!) 10:40:09

ㅋㅋㅋㅋㄲㄱㅋㅋㅋㅋㅋ아.. 아아~ 아침에 일어나서 잠깐 들어와봤다가 뜻밖의 선물을 받았네요 취한게 보고싶다니 옥독계^ㅁ^..!(난리) 답레는 좀이따 드릴게요ㅎㅎ! 오늘 하루도 즐겁걱 보내세요 폴리주~!

506 폴리주 ◆lcVSk6vvyc (1913295E+5)

2019-05-05 (내일 월요일) 21:00:47

취한 게 보고 싶단 게 너무 제 마음이 투영되었나 싶기도 했는데 릭주 마음에 든 거 같아서 다행이네요! ^◇^ 전 진짜 취한 릭이 궁금합니다... 릭 주량도 궁금해요.. 한 잔은 마실 수 있을까요...?? 두잔 마시면 쓰러질까요...? 즐거운 하루였어요! 릭주도 즐거운 하루 보내고 계시길 바라요~ (❁´▽`❁)*✲

507 폴리주 ◆lcVSk6vvyc (884957E+53)

2019-05-07 (FIRE!) 22:02:14

갱신하고 갈게요~~ (´͈ ᵕ `͈ )

508 릭주 ◆rAqAiJ2zqg (7254393E+4)

2019-05-08 (水) 17:52:46

예상치 못하게 또 시간이 꽤 많이 지나서 와버렸네요.....(இ﹏இ`。)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이제 정말 날이 더워진 것 같아요 강의실에서 에어컨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드네요ㅋㅋㅋㅋㅠㅜㅜ 바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어서 정말 슬퍼요 자주 자주 오고 싶은데..༼ಢ_ಢ༽

>>502 ㅋㅋㅋㅋㅋ릭은 뭐랄까요, 자존감도 높고 자존심도 세지만 고집..?은 의외로 별로 없어서..? 누가 다른 의견을 내거나 괜찮은 제안을 하면 금방금방 수긍하는 타입이에요. 뱀술제욐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본편 바텐더 폴라리스랑 이어지는 느낌이기도 한데요^ㅁ^?? ㅠㅜㅜㅜ흑..ㅎ.ㅡㄱ...아니 내가 누구길 바라니라니 가슴이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지네요 흑흑ㅠㅜㅜㅜ배경에 사극 브금 같은 거 흘러야 할 것 같아요.. 흑흑 본편 릭폴리가 처음에 삽질을 엄청나게 했다면..??(고구마) 이쪽은 엄청난 찌통이네요 최고야...༼ ༎ຶ ෴ ༎ຶ༽(벌컥벌컥)

답레 얼른 써올게요!ㅎㅎ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509 사자 - 사슴 (7254393E+4)

2019-05-08 (水) 20:40:04

릭은 술잔을 처음 혀끝에 대어 보았던 날을 어렴풋이 기억했다. 사실 어렴풋한 기억, 이라고 말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의 무기력한 파편들 뿐이지만, 흐려지는 시야 사이로 누군가 저를 흔들어 깨우던 것만은 똑똑히 기억난다. 입고 있던 부드러운 상의가 이름을 알 수 없는 독한 액체로 축축하게 젖어갔었다. 릭, 소리치며 어깨를 감싸쥐는 손에 힘없이 얼굴을 문댄다. 자지러지는 웃음소리 가운데 저도 얼핏 웃었다.
그러나 그건 어린 날의 일이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의 의미도 되지 않아.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빈 글라스를 만지작거리며, 릭은 여전히 조금은 짓궂은 얼굴로 폴라리스를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취한 내가 보고싶어?"

생긋 휘어지는 흰 속눈썹의 가닥가닥에는 파란 별조각이 묻어있을 것만 같았다. 꼭 마녀가 요술을 부릴 때 쓰는 마법가루처럼. 술은 아직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는데, 어떡하지, 주문을 거는 듯한 당신의 말 한 마디에 벌써 어딘가로 깊이 빠져드는 듯했다. 평범한 사람의 말이라면 코웃음치며 손등으로 쳐냈을지 몰라도, 무엇을 하려는지 빤히 보이는 네 장난 섞인 목소리에는 모른 척 끌려들어가고 싶어진다. 릭은 물었다.

"당신이 감당할 수 있을까?"

늘상 그렇듯 겸손과는 거리가 멀다. 살짝 꺾이는 고개를 따라 조명을 받은 창백한 머리카락이 흘러내린다. 이런 건 어때. 그는 흥미로운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 제안했다. 폴라리스 쪽으로 의자를 조금 당겨 앉는다. 흰 머리카락 끝을 부드럽게 말아쥔다.

"서로 질문을 한 가지씩 던져서, 대답할 수 없는 사람이 마시면."

510 릭주 ◆rAqAiJ2zqg (7254393E+4)

2019-05-08 (水) 20:46:31

>>506 제가 본 사람 중에 제일 주량 약한 사람은 소주 두 잔 정도였는데요, 릭이 어떨지는.. 후후...✩°。⋆⸜(ू。•ω•。)(???) 으아 벌써 시간이 9시를 향해 달려가네요^ㅜ~ 요즘은 특별히 사람도 안 만나는데 왜 이렇게 바쁜지 모르겠어요 아마 이번 학기 수업을 많이 넣은 여파가 큰가봐요 제가 큰 실수를 해버린것입니다..(;へ:) 슬프지만 월요일에 또 시험이 있어서 약간 드문드문 들어올 것 같아요..ㅠㅜ 이제 한달 정도면 또 학기가 끝나는데, 너무 먼 얘기지만 방학되면 지금보다 훨씬 자주 올게요(இ﹏இ`。)(광광)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을까요? 내일도, 모레도 좋은하루 되시길 바라요^ㅁ^~▷○◁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셔야해요~!

511 폴리주 ◆lcVSk6vvyc (9836546E+5)

2019-05-09 (거의 끝나감) 21:57:12

레스 읽고 엄청 불안해졌어요... ㅠㅜㅠㅜㅜㅜ... 독한 액체가 설마 피인가 싶다가 마약인가 싶기도 해서.... ㅠㅜㅠㅜㅠㅜ... 대체 릭이 처음 술을 마셨던 때가 언제고 (아마 어린시절...? ㅠ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어요... (╥_╥) 자꾸 릭이 마신 게 보통 술이 아닌가 싶어서 걱정이 되구... 8ㅁ8...
걱정되고 불안한 와중에도 속눈썹 가닥가닥에 묻어 있는 파란 별조각... ㅠㅜㅠㅜㅠㅜ... 마법가루... 표현 너무 예뻐서 울어요.... ㅠㅜㅠㅜㅠㅜ... 사실 폴리의 어떡하지? 에 살짝 유혹()()... 이라고 할까 매혹적인(??) 뉘앙스를 담고 싶었는데 릭이 깊이 빠져드는 기분을 느껴줘서 기뻤어요! 릭은 역시 눈치가 빠르고 감이 좋은 것 같아요... ㅠㅜㅠㅜ... 하고 싶은 말이 더 있지만 그 내용은 답레에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5월인데 낮엔 여름인가 싶죠... ㅇ<-< 괜찮아요 저도 바쁠 때는 며칠 내리 못 오기도 하고요! ⊂(´・ω・`⊂) 자주자주 오고 싶은 마음은 저도 그러합니다...

>>508 자존감 높고 자존심은 강한데 고집이 별로 없다니... 이상적이네요... ㅠㅜㅠㅜ.. 다른 의견이나 괜찮은 제안에 금방금방 수긍하는 것도... 뭔가 이상적인 리더상을 보는 것 같구! 술 잘 마시는 건 본편 바텐더 폴라리스도 그렇고, 이무기도 그렇고... 다른 세계의 릭이 만날 폴리들이 대체로 술이 (무지무지) 셀거예요...ㅋㅋㅋㅋㅋ.. 하나쯤은 술이 약한 폴리가 끼어 있어도 좋겠네요. 내가 누구길 바라니, 라는 말도 엄청 숙고해서 했을 거라서.. (ToT) 사실 저 말에 릭이 어떤 대답을 해도 이무기는 가슴이 아프지 않을까요... .༼ ༎ຶ ෴ ༎ຶ༽ 이 이모티콘 때문에 잠시 빵 터져 웃었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천히.. 천천히 들이키세요... (쭈우욱) 본편이랑 조선시대랑 확실히 느낌이 다르네요! 물론 둘 다 최고예요! 전 지금의 살짝 긴강잠 있는(..??) 본편 분위기도 사극..? 조선시대 찌통애절 분위기도 너무 좋아하니까.. (꿀꺽꿀꺽)

답레는 천천히 써올게요! 좀 늦어질지도 몰라서 걱정되구... ㅠㅜㅠㅜ... 더위 안 먹게 조심하세요! 앗 저도 캔디 드릴래요! ▶♥◀ 릭주도 매일 좋은 하루 보내시고, 건강하게 잘 지내셔야 해요! (´v`)

512 sway - fascinate (300173E+49)

2019-05-10 (불탄다..!) 22:55:13

취한 내가 보고 싶어?

그의 말이 여기서 끝났다면. 보고 싶다는 대답을 당연하게 돌려주었을 텐데.

당신이 감당할 수 있을까?

이윽고 이어지는 말에 심장 부근이 덜컹해서 폴라리스는 대답을 돌려줄 수 없었다. 폴라리스는 난생처음으로 ‘위험한 남자에게 끌린다는 기분’이 뭔지 알 것 같다고 느꼈다. 정말로 위험하네. 이런 기분 예전에는 이해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이해하지 않을 예정이었는데. 릭을 만난 시점에서 이미 틀려먹은 일인 것 같지.

하지만 이건,
릭이 위험한 남자라서 끌리는 게 아니라.
릭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의 위험한 부분에도 마음이 끌리는 거겠지.

살짝 꺾이는 고개를 따라 반사되는 조명이 달라지는 창백한 백금발이 더 눈부신지, 저를 보고 있는 개암나무를 닮은 눈동자가 더 눈부신지 모를 일이라 폴라리스는 잠시 눈을 찬찬히 깜빡거렸다.

이런 건 어때.

그가 손에 말아 쥔 것이 제 머리카락이 아닌, 제 마음의 자락인 것 같기도 했다.

서로 질문을 한 가지씩 던져서, 대답할 수 없는 사람이 마시면.

자꾸만 마음이. 그리고 심장이 덜컹덜컹 움직였다. 불안하기도 했고, 설레기도 했고, 긴장되기도 했다. 폴라리스에게는 비밀이 많았다. 저 제안을 거절하는 편이 안전하겠지만, 그렇겠지만…

당신이 내게 궁금한 게 많을 것처럼, 나도 당신에게 궁금한 게 많은걸.

폴라리스는 제 머리카락을 말아 쥔 그의 손을 양손으로 붙잡아 천천히 당겨서 제 머리카락 위로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머리카락의 감촉과 그의 손가락 감촉이 동시에 제 입술에 닿아왔다. 폴라리스는 한숨 같은 웃음소리를 작게 흘렸다.

“첫 번째 질문을 내가 던지게 해준다면 응해도 좋을 제안이네요.”

513 폴리주 ◆lcVSk6vvyc (300173E+49)

2019-05-10 (불탄다..!) 23:05:43

제가 본 제일 약한 사람은 맥주 두모금에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두 사람이 마실 게 와인인데 릭 한 잔... 은 마실 수 있을까요? 학기 수업 많이 넣으면 힘들죠.... (┳Д┳) 방학이 얼른 왔으면 좋겠어요!

이번에는 쓰면서 고민을 많이 하긴 했는데... 릭 제안 거절하는 것도 생각해 봤는데 릭이 모처럼 저런 제안을 해준거니까 받아들이더라구요 폴리가! 릭이 무슨 질문을 할지 불안하면서도 두근거려요! 으음~~ 당신이 감당할 수 있을까? 라는 릭 대사 보고 쓰고 싶은 게 있었는데 못 쓴 부분...?? 은 릭의 질문에 따라 나올수도 있고, 안 나올수도 있을 것 같아요! 드문드문 들어오셔도 좋아요! 당연히 현생을 우선해야죠. 오늘도 건강하고 좋은 하루가 되셨길 빌어요 (´͈ ᵕ `͈ )

514 릭주 ◆rAqAiJ2zqg (0370765E+5)

2019-05-15 (水) 17:01:57

갱신할게요!! 시험도 치고, 약간 쉬기도 하고 룰루랄라 왔어요^ㅁ^! 잘 지내셨나요? 몰랏는데 어제가 로즈데이였더라구요() 늦었지만 오늘은 꽃으로 된 이모티콘이라도 많이 써볼까요 헤헤..(◡‿◡✿)

>>511 앗 첫부분을 너무 어둡게 써서 범죄적인 냄새가 물씬 났나봐요! 피는 아니구 아마 비싼 술.. 혹은 마약류였을 것 같아요(◕⍸ ◕✿)(쩜쩜..) 처음 술을 마셨던 건, 글쎄요 아무래도 보통사람보다는 훨씬 일찍이 아니었을까요? 아마 십대 중반, 혹은 그보다 조오금 더 아래가 아니었을까 싶어요ㅎㅎ 아기같았을 시절(?)
헤헤 뭔가 릭이 자기도모르게 폴라리스가 하자는대로 스스륵 끌려가는, 뭔가 마법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512 으아아아ㅇ아 말아쥔 것이 머리카락이 아닌 마음의 자락이라니 넘 좋은데요ㅋㅋㅋㅋㅠㅜㅜㅜ 흑흑.. 이름의 sway는 폴라리스의 마음도 흔들린다는 뜻일까요? fascinate는 릭보다 폴라리스에게 더 어울릴 것 같은 표현인데 뭔가 좋네요.. 헤헤≧❀‿❀≦ 제안을 거절하는 것도 선택지에 있었나요? 그치만 첫 질문권을 달라고 할 줄은 몰랐어요ㅋㅋㅋㅋㅋ 저도 폴라리스가 무슨 질문할지 매우 궁금하고 두근두근해요^ㅁ^ㅋㅋㅋㅋㅋ 곧 답레랑 같이 다시 올게요~!

515 이미 멈출 수 없게 되었다. (0370765E+5)

2019-05-15 (水) 17:57:18

직감은 수많은 죽음의 위협에서 번번이 그를 건져올렸다. 그러나 때로는 손끝에서부터 타고오르는 그 눅진한 감각을 벗거내면서까지 거머쥐어야 하는 것이 있다. 폴라리스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온 혈류에 타고 흐르는 위험한 예감을 짓밟고 넘어섰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며 묻는 그녀의 눈에는 그 주차장에 의미없이 날아다니던 한 줌 먼지만큼의 공포도 없었다. 릭은 담담히 대답했다.

'실수했네요, 내가.'

실수했다는 걸 깨달았으면 그 즉시 발을 빼고 원래의 궤도로 돌아갔어야 했다. 원래라면 그랬다. 하지만 릭은 그렇지 않았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릭은 희미한 머리카락을 사이에 두고 폴라리스가 가벼운 입맞춤을 내리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하늘을 바라보는 사자의 눈처럼, 푸른 눈이며 흰 머리카락이 눈동자 가득 비친다. 첫번째 질문을 내가 던지게 해준다면. 폴라리스가 다시 제안했다.

"나한테 뭘 묻고 싶을까, 폴리."

릭이 감추고 싶은 게 없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그러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는 것을 마음 속으로 알고 있었다. 폴라리스는 언제나 처음 만난 그날처럼 그를 흥미롭게 한다. 그녀는 다른 수많은 사람들과 다르게 그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도,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도,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지도. 그를 위해서, 혹은 무엇인지 모를 다른 무언가를 위해서, 폴라리스는 침묵했다. 나한테 뭘 묻고 싶을까, 꼭 블랙잭에서 상대의 마지막 패를 뒤집기 직전처럼 묘했다. 멈출 수 있는 시기는 아득히 지난 것이다.

"물어봐."

두 눈빛 사이가 가깝다. 릭은 희미한 호기심이 어린 얼굴로 폴라리스를 응시했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녀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부탁했을 때도, 피흘리며 나타났을 때에도 폴라리스는 많은 것을 묻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던지려는 것이 무엇인지, 그는 궁금해졌다.

516 릭주 ◆rAqAiJ2zqg (0370765E+5)

2019-05-15 (水) 18:04:48

앗.. 폴리가 과연 뭘 물어볼지 쓰면서 더 궁금해져버렸어요!(◕▿◕✿)ㅋㅋㅋㅋㅋㅋ이상하게도 뭔가 둘이 사귀기 직전의 묘한 긴장감?을 다시 느끼는 기분이 들었어요..ㅎㅎㅎ 릭이 뭘 질문할지는 대충 생각해봤는데, 역시 폴리가 뭘 물어볼지에 따라 또 달라질 수도 있겠다 싶고 그르네요!! >>513 앗 그런데 못쓴 부분이 뭐였을까요?? 릭이 맞는 질문을 해야할텐데 말예요. 혹시 안나오게 되면 끝나고 알려주세요 헤헤 궁금쓰^ㅁ^..
이제 여름이 돼가니까 철쭉도 다 지구 아주 덥네요!乁༼☯‿☯✿༽ㄏ 그래도 아직 라일락은 있는지 주말에 알바하고 밤늦게 돌아가는데 동네에 꽃향기가 막 진동하더라구요 좋은 기분이었어요^ㅁ^ 그치만 아직 미세먼지가 좋지 않은 슬픈 현실이에요..() 아 또 요즘 같은 날씨가 오히려 한여름보다 식중독이 더 많다고 하더라구요 먹는 거 꼭 주의하시고.!! 건강 조심하셔야 해요! 오늘도 행복한하루 보내세요~! 캔디해용(艸′v'★*)。+

517 폴리주 ◆lcVSk6vvyc (8287479E+4)

2019-05-16 (거의 끝나감) 15:41:58

꽃으로 된 이모티콘이 귀여워요...! ⁺◟(●˙▾˙●)◞⁺♡ 잘 쉬셨을까요ㅎㅎ? 답레도 적고 이것저것 수다도 떨고 싶은데 이번주 평일은 현생때문에 힘들 것 같아요! ㅠㅠ...!! 빠르면 이번주 주말, 늦어도 다음주에 다시 만나요! (つ﹏⊂) 답레는 천천히 가져올게요! 저도 캔디해요~ (/‿\✿)

518 당신만큼 능숙하지는 못하겠지만. (8029214E+5)

2019-05-18 (파란날) 14:59:01

나한테 뭘 묻고 싶을까, 폴리.

릭에게서 나온 폴리, 라는 두 글자가 조금 신선했다. 그는 대체로 그녀를 ‘폴라리스’ 아니면 ‘당신’ 혹은 낯이 간지러워지는 연인 사이에 통용될만한 수많은 애칭으로 불렀으니까.

물어봐.

가까운 거리, 희미한 호기심이 어린 얼굴이 소년 같아 보이기도 했다. 무언가를 말할 듯 벌려진 분홍빛 입술이 감질나게 다물린다. 무언가를 말하는 대신 빙긋 웃은 폴라리스는 그가 손가락에 말아 쥐고 있던 제 머리카락을 천천히 풀어냈다. 긴장감이 흐르는 묘한 분위기도 함께 풀어내듯이 느릿하게.

“질문을 하기 전에 하고 싶은 게 있어요.”

부드럽게 미소 띤 얼굴을 하고 있지만 심장이 수런거렸다. 여전히 마음은 흔들리고 있다. 여유로운 척하는 것은 여유로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질문과 답변이 오가기 전에, 당신이나 내가 취하기 전에,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자리에서 일어난 폴라리스가 식탁에서 떨어진 제 방까지 다녀온다. 손에 들린 작은 검은 상자가 심플하고 고급스럽다. 폴라리스는 케이스를 열었다.

다이아몬드 커프스단추. 무색투명한 보석이 빛을 반사하는 게 이를 데 없이 아름다운. 그것은 그녀가 가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어딘가 닮아있다. 마치 한 쌍을 이루는 것처럼.

이쯤이면 당신도 눈치를 챘겠지. 그녀가 당신을 집에 초대한 이유를.

가늘고 흰 손가락이 릭의 소매에 커프스단추를 채운다. 이미 차고 있던 커프스단추가 있다면 그 위로 채웠겠지. 그녀의 긴장한 마음을 드러내듯, 정성스런 손길이 이따금 떨려왔다.

“...당신만큼 능숙하게는 못하겠어.”

미간을 살풋 찡그리고 흐, 웃었다. 그녀는 다는 것을 끝마친 커프스단추에서 손을 떼어냈다.

‘그저 당신이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냈으면 했는데.’

“크리스마스의 답례예요.”

나도 그저 당신이 행복한 발렌타인 데이를. 행복한 오늘을 보내길 바란다. 그런 마음으로 고른 선물이다. 케이크를 먹고 선물을 꺼내겠다는 당초의 예정은 틀어져 버렸지만 어쩔 수 없지. 어느 한 쪽이 취한 상태로 선물하기는 좀 그렇지 않은가.

“생일이 언제예요, 릭?”

대화의 일부분처럼 자연스럽게 질문이 흘러나왔다. 묻고 싶은 것은 많지만, 그중에 하나만 꼽을 수도 없겠지만, 가장 처음 하는 질문이 있다면 역시 이게 좋겠지. 약간은 우스운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질문을 하고 나서야 겨우 긴장을 풀고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폴라리스는 편한 낯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519 폴리주 ◆lcVSk6vvyc (8029214E+5)

2019-05-18 (파란날) 15:21:12

제목 고민했어요... 당신만큼 능숙하지는 못하겠지만. 처음 생각한 제목으로 낙점했어요. 폴라리스는 릭만큼 능숙하지는 못한 것들이 많을 것 같거든요...... (´͈ ᵕ `͈ ) 폴리가 집에 초대한 이유는 저걸 선물해주기 위해서 였어요.. 진짜 원래 계획은 발렌타인데이 기념 케이크 먹고 딱! 꺼내는 거였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요...? (원인 : 릭이 취한 걸 보고 싶다)

>>514 릭이 마약을 한 적 있다는 (많다는...) 이야기는 예~전에 흘러가듯 들은 것 같아요... ㅠ▽ㅠ...... 그게 아마 어렸을 때부터라고 들은 것 같기도 하구... 릭 배경이 배경이다보니 어쩔 수 없겠지만 마음은 아프네요.. (ノ﹏ヽ) 마법에 걸린 건 릭인데, 마법에 걸린 것보다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은 폴리 같아요....ㅋㅋㅋㅋㅋ .... 블랙잭에서 상대의 마지막 패를 뒤집기 직전처럼 릭도 긴장했겠지만... (긴장한 것 맞죠?) 폴리가 더... 긴장했다고 할까, 릭보다 긴장한 티가 슬쩍 날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솔직하게 당신만큼 능숙하진 못하겠다고 털어놓구...ㅋㅋㅋㅋㅋㅋㅋ (*´ ワ `*)

저도 그 문장 쓰고서 마음에 들었어요! 릭주도 좋아해주시니까 기쁘네요!! (* >ω<) 단어 여러개 찾아보고 sway랑 fascinate로 했어요! 흔들리다는 뜻이 있는 단어는 여럿 있었지만 이 단어가 swan이라는 단어랑 닮아보여서... 이걸로 정했고, fascinate 단어 뜻이 릭이네..! 싶어서 이걸로 했는데 폴리한테 더 어울릴 표현이라고 들으니까 왠지 기뻐요! (*´ ワ `*) 제안을 거절하는 것도 선택지에 있었어요. 만약 거절했다면 릭이 실망... 했을까요? (´;ω;`)

520 폴리주 ◆lcVSk6vvyc (8029214E+5)

2019-05-18 (파란날) 15:26:55

저도 둘이 사귀기 전의 긴장감이라든지, 그... 릭이 알렌 붙였을 때의 긴장감을 다시 느끼고 있어요... 릭이 뭘 질문할 예정이었는지 저도 궁금해요! 폴리 질문때문에 바뀌었을까요? (바뀌었다면 알려주세요!) >>513에 쓰고 싶었는데 못 썼던 부분은 일상 끝나고도 안 나오면 그때 알려드릴게요. ㅎㅎㅎㅎ!!

이번주 일주일이 너무 힘들었어요... 더워서... 무슨 5월이 6월 7월 날씨 같더라고요... 릭주도 더위 안 먹게 조심하시고, 식중독 조심하세요! (´;ω;`)

521 릭주 ◆rAqAiJ2zqg (9134997E+5)

2019-05-19 (내일 월요일) 01:00:12

으아아아 보자마자 소리지르면서 읽었어요(T▽T) 흑흑흑 선물이 또 있으리라고는 전혀 예상 못했어요 깜짝놀랐어요(艸′v'★*)。+(엉엉) 헤헤 맨날 폴라리스나 당신이라고 부르다가, 갑자기 첫만남때 폴라리스가 폴리라고 불러도 된다고 해줬던게 생각나서 폴리라고 해봤는데.. 딱 눈치채셔서 그것도 깜짝 놀랐어요 최고예요 당신만큼 능숙하지 못하다니 완전 능숙한걸요(*´ω`*)~~~ 첫 질문이 생일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 그것도 넘 좋아요 드디어 서로 생일을 알게 되겠군요 후후..후후후후... 지금 배경이 발렌타인이니까 정말 못해도 6개월만에 알게되는거네요 이 귀여운 커플이여^ㅁ^() >>519 ㅠㅜㅜ제목도 넘 좋고.. 아니 좋다는 말을 벌써 몇번이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용 케이크도!! 폴리가 구워준 케이크도 먹어야되는데 분명히 맛있을텐데(T⌓T)

릭은 엄청나게 자기조절이 잘 되는 사람이라서(..) 아마 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로는 안했을 거예요!(⋟﹏⋞) 앗 릭과 긴장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까 그렇네요.. 네, 릭은 약간 긴장했던 것 같아요ㅇㅁㅇ 이것도 새삼 신기하네요! 그만큼 폴리가 릭한테 중요한거겠죠??^u^ 만약에 폴리가 제안을 거절했다면.. 음, 실망하기보다는 더 궁금해졌을 것 같아요 무얼 대답하기 곤란해서인지요..ㅎㅎㅎㅎ

이제 답레 쓰려는데.. 질문은 생각했던 거랑 아마 좀 바뀔 것 같아요!^ㅁ^ 희희 뒤에서 다시 물어볼 수도 있지만요? 요즘 날씨 정말 덥죠 저도 벌써 30도인걸 보고 소름이 끼쳤어요(ノ﹏ヽ) 저는 꽤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여름은 정말 불지옥의 계절이에요ㅇㅁㅇ 시원한 에어컨 아래 이불을 덮고 있는 것이 현명해요.. 올해는 막 40도까지 올라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말예요. 폴리주도 더위도 조심하시구 냉방병도 조심하시구 나쁜 모기들도 조심하세요●︿●!!

522 폴리주 ◆lcVSk6vvyc (1914795E+5)

2019-05-19 (내일 월요일) 15:10:23

⁺◟(●˙▾˙●)◞⁺♡ 서프라이즈 대성공이네요! (헤헤) ⁺◟(●˙▾˙●)◞⁺♡
이 서프라이즈는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이후로 기획되었으며 폴라리스는 릭 선물 고르는 데 고민을 많이 했을 거예요...!! ㅎㅎㅎ 폴리주도 고민 많이 했어요. 서프라이즈 하고 싶은데 어느 타이밍에 어떻게 선물을 꺼내지..!! 하고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동안 나름 숨긴다고 숨겼는데 전혀 예상 못하셨다고 하니 매우 뿌듯하네요 (*´ ワ `*)
릭이 폴리라고 부르는 게 드물었으니까요! 릭은 폴리 뒷조사로 서류상 생일은 이미 알고 있지 않나요...??? 질문.. 릭을 술마시게 할 법한 질문 고민도 해봤는데, 릭주가 언젠가 릭 생일은 릭만 알고 있다고 하셔서 물어보고 싶었어요. (´͈ ᵕ `͈ ) 6개월만에 알게 되었다고 하니까 웃음 터져요ㅋㅋㅋ.... 폴리가 구워준 케이크도 먹어야 한다는 릭주가 귀여워여...ㅋㅋㅋㅋㅋㅋ 릭은 케이크 준비된 것도 모르고 있을텐데...ㅋㅋㅋㅋㅋㅋ (*´ ワ `*)

생활에 지장가면 큰일나죠... 릭은 특히 더... (기겁) 정말요? 저는 릭도 긴장할 거라고 생각했어서... 오히려 릭주가 릭은 엄청나게 자기조절 잘 되는 사람이라고 말해주신 데에서 새삼 놀랐어요. 릭 당황한 모습 많이 봐서 그런가 당연히 긴장도 할 것 같았습니다 ^*^ 릭의 자기조절 잘하는 일례도 보고 싶네요... 폴리 앞에서 말고.. 다른 사람 앞에서는 자기조절 완전 잘 할 것 같은데! 앗 그래요? 무얼 대답하기 곤란해서인지 더 궁금해질 것 같다는데서 릭의 호기심을 더 키우면 안 될 것 같은 느낌도 조금 드네요...ㅋㅋㅋㅋㅋㅋ....

바뀔 질문도 원래 물어보려던 질문도 궁금하네요! 궁금은 하지만 긴장이 또 되려고 해요 ㅎㅎㅎㅎ 맞아요... 5월에 30도라니 기겁했고... 이번 여름 너무 걱정되고 그랬어요... 작년에 40도까지 올라갔었나요...? 지옥처럼 더웠던 것만 기억나지 어느 온도까지 올라갔는지는 기억이 안 나요.. _:(´ཀ`」 ∠):_ 벌써 모기...도 찾아왔죠.. (つ﹏⊂) 릭주도 더위 냉방병 모기 배탈 전부 조심하셔야 해요 ㅠ◇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셔요, 릭주! (´͈ ᵕ `͈ )

523 당신을 만난 뒤로는 (8851765E+5)

2019-05-20 (모두 수고..) 22:32:25

검은 함에서 나온 다이아몬드는 눈부셨다. 찬란한 빛은 지켜보는 이의 입을 고요히 다물리고, 사랑에 눈멀게 만들었다. 흰 손아귀에 스스럼없이 제 손목을 맡기기까지 릭은 작은 탄성이나 신음조차도 흘릴 수 없었다. 그는 그의 커프스 단추가 새하얀 셔츠에 채워지고 그 위에서 오롯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의 담담한 표정에서 무언가를 읽어내는 것은 늘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의 릭은 조금은 기쁜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놀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혹은 무언가 공상에 빠진 것처럼 멍한 지도 몰랐다. 그는 내리쬐는 전등빛 아래 제 손목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조금도 그 단추에서 눈을 떼지 않아서, 누가 보면 그 조그만 물건에 무언가 씌인 것은 아닌지 의심했을 것이다. 릭이 반짝이는 것이라면 물불 안가리고 달려드는 까마귀도 아닐텐데 이상한 일이었다. 심지어 평소의 그는 탐욕과는 꽤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생일을 묻는 폴라리스의 질문에, 릭은 여전히 커프스를 응시한 채로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12월..."

그러다 문득 무언가를 깨달은 듯, 도중에 잠시 말을 멈추었다.

"아니, 6월 22일이야."

그는 천천히 눈을 들었다. 뭐가 그리 믿기지 않는지 계속해서 작은 선물을 들여다보던 눈이 어느새 희미한 생기로 빛나고 있었다. 폴라리스를 바라보는 눈빛은 언제나와 같았다.

"하지만 당신을 만난 뒤로는 매일이 생일같네."

그는 조금 웃었다. 폴라리스를 만난 뒤로 부쩍 늘어버린 바로 그 부드러운 미소였다. 릭은 구태여 제 생일에 대한 별다른 말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따라서 무려 20년 동안이나 그의 6월 22일이 평범한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불과했음을, 이제 릭이 자신의 진짜 생일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 아니게 되었음을 폴라리스는 결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릭은 폴라리스에게 묻고 싶은 게 있었지만, 이제는 또 다른 게 묻고 싶어졌다. 사실 더 일찍 물어야 했던건지도 모르겠는데. 그가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당신은 내 뭐가 그렇게 맘에 들었어?"

릭은 모든 일의 처음에 대해 생각했다. 석양이 지고, 밤이 내리기 시작했던. 처음 입을 맞추고, 모든 것이 시작되었던.

-나는, 당신을 또 만나고 싶은 것 같아요.

무엇이 우리를 그 길로 인도했는지, 그는 가끔 궁금했다.

524 릭주 ◆rAqAiJ2zqg (8851765E+5)

2019-05-20 (모두 수고..) 23:22:16

끙 일요일부터 쓰기 시작해서 좀더 일찍 오려고 했는데 마무리가 좀 늦어져버렸네요!(T▽T) 행복한 주말 보내셨나요ㅎㅎ?

>>522 ㅋㅋㅋㅋㅋㅋㅋㅠㅜㅜ전 폴리주 말투가 귀여워요 흑흑ㅠ 네 서프라이즈에 저도 릭도 엄청 놀라버렷서요ㅎㅎㅎㅎ(艸′v'★*)。+ 앗 그렇네요 릭은 케이크가 있는 줄도 모르지요ㅋㅋㅋㅋ 큰일이에요 이러다가 케이크가 와인안주가 될지도 몰라요(*´ω`*)(꺅)
맞아요 릭은 폴리 생일을 서류상의 3월 15일로 찰떡같이 알고 있는데............... 있는데.... 방금 큰 문제를 알아차렸어요 둘의 시간은 아직 2월이니까 그렇다쳐도 재가 폴리 생일을 그냥 넘어가버렸다니.....(.....) 심지어 폴리 진짜 생일도 스레 내 오늘인 2월 14일이네요 이건 릭은 물론이고 폴리 자신도 없으니 챙길 수가 없지만요ㅋㅋㅋㅋㅋㅋㅠㅜㅜㅜ아이고 아이고.. 이렇게 된 이상 다음 일상은 꼭 3월 15일로 해요ㅜ^ㅜ(?!) 릭이 생일축하 해주려고 이번에는 폴리 집에 깜짝 방문했다가 뜻밖에 폴리 제2의 가족인 솜니움 사장님 가족을 만나버린다거나요^ㅁ^....(!)

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네요 릭 초기구상은 당황과도 매우 거리가 먼 사람이었는데ㅋㅋㅋㅋㅋㅠㅜ 폴리 앞에서는 풀어져서 그런지 폴리가 워낙 신기해서 그런지(?) 자주 당황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둘 다일지도요ㅎㅎ 맞아요 사실 릭은 폴리 앞에서가 아니면 굉장히 포커페이스일거예요^ㅜ 말그대로 엄청 여유롭고.. 서로 총 겨누고 있는 대치 상황에서도 전혀 긴장하는 기색 없이 태연하게 이야기하면서 빈틈을 노릴거예요()
지금 생각하니까 폴리를 좋아해서 자주 당황하는 것 같기도 해요!ㅎㅎ 릭 주변의 사람들(ex 아이작..) 중에서도 허둥허둥하면서 종종 당황스러운 짓(?)을 하는 사람이 몇몇 있는데, 릭은 그 사람들 앞에서는 오히려 정색할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

지금 상황이 뭔가 로맨스릴러..?같아서 로맨스쪽으로 갈지, 좀더 긴장되는 쪽으로 갈지 고민했는데 폴리가 선물도 주고 생일도 물어봐주고 한 덕분에 달달한 질문을 하게 된거 같아요^ㅁ^ㅎㅎㅎ 흑흑 전 서울사는데 여기는 40도까지 올라갔었어요 아마 대구는... 그 이상이지 않았을까......(⋟﹏⋞) 후후 전 요즘 다이소 5000원짜리 전기파리채를 사서 매우 잘 쓰고 있어요 가격대비 효과가 매우 좋더라구요ㅇㅁㅇ 전기모기향으로도 모기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매일밤 모선생님이 찾아오신다면 꼭 써보세요ㅜㅅㅠ 어제 전국적으로 비가 온 것 같던데 잘 피하셨는지 모르겠어요ㅠㅜ! 그래도 덕분에 오늘내일은 좀 선선한 것 같네요ㅎㅎ 얼마 안남은 오늘도 행복한 시간 보내시구 좋은 꿈 꾸셔요(〇*>∀<)ゞ★☆~!! 내일도 좋은 하루예요!

525 폴리주 ◆lcVSk6vvyc (6446752E+5)

2019-05-20 (모두 수고..) 23:26:54

헉 오늘 타이밍이 엄청 좋네요! 릭 질문이 너무 예상 밖이라서... ㅇㅁㅇ 지금은 아무 생각 안 나는데 아... 까마귀 같은(???) 릭이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526 릭주 ◆rAqAiJ2zqg (8851765E+5)

2019-05-20 (모두 수고..) 23:35:51

앗 동접인가봐요^ㅁ^!!!(방방)헤헤 잘 지내셨어요?? 저도 원래 다른 거 물어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저게 생각났어요..ㅎㅎㅎㅎ 생각해보니까 한번도 안 물어본 것 같아서요^ㅡ^
후후 사실 릭이 선물받고 엄청 감동받고 얼떨떨해하고 있는데.....(..) 약간 안믿어지도 계속 들여다보고만 있을 것 같아요 역시 까마귀 같은가요!(〜^∇^)〜(릭: ...)

527 폴리주 ◆lcVSk6vvyc (6446752E+5)

2019-05-20 (모두 수고..) 23:44:42

동접이죠! (방방방) 폴리도 릭도 안 물어본 게 많죠...?? 아... 근데 저 질문 너무 좋아서 릭이 폴리한테 "당신은 내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어요?" 라는 질문 들으면 뭐라고 대답할지 궁금하네요... (*´ ワ `*) 문제는 폴리가 저 질문을 안 할 것 같단 거죠... (눈물)

릭을 감동시키는 것도 제 서프라이즈 계획에 들어있었는데, 진짜 감동해주니 너무 좋고요... ㅠㅜㅠㅜㅠㅜ... 사랑에 눈 멀었다는 표현보고 신기했었어요... 폴리 만나고 부쩍 부드러운 미소가 늘었다고 하니까 그 미소보고 식겁할 아이작(?)과 다른 릭의 부하들이 생각나고 ㅋㅋㅋㅋㅋㅋ.... 릭이.. 사자같은 릭이 까마귀처럼 폴리 선물 봐주니까 넘 좋아여... ㅎㅎㅎ 제인은 릭을 캥거루(...)라고 생각해도 폴리는 릭을 사자라고 생각한다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528 릭주 ◆rAqAiJ2zqg (8851765E+5)

2019-05-20 (모두 수고..) 23:54:43

ㅋㅋㅋㅋㄱ릭이 뭐라고 대답할지는 샤샥 떠오르는데 폴리가 물어보기 전까지는 비밀로 할까요^ㅁ^~? ㅎㅎ처음엔 자기가 그렇게 웃고 있는 거에 대해 릭 자신도 어색해했는데 주변사람들은 아마 더 그렇겠지요() ㅋㅋㅋㅋㅋㅋㅋ캥거ㅋㄱㄱ루ㅋㄱㅋㅋㅋ 학교 릭은 어떻게 어미..캥거루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틴에이저 릭()은 제인이 자기를 그렇게 생각하는 걸 알면 엄청 황당해하기도 하고 일부러 더 어른스럽게 굴면서(?) 벗어나려고 할지도 몰라요..ㅋㅋㅋㄱㄱㄲ

529 폴리주 ◆lcVSk6vvyc (7196654E+4)

2019-05-21 (FIRE!) 00:14:29

릭주 굉장하시다.. 어떻게 뭐라고 대답할지 바로 샤샥 떠오르죠?? 폴리가 안 물어봐도 일상 끝나고 가르쳐 주세요.. ( ´ ▽ ` )ノ ♡ 자기도 어색해 했대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귀여워o(≧▽≦)o) 폴리는 릭의 부드러운 웃음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을텐데 말예요! 학교 릭은 어미.. 캥거루에서 벗어나고 싶은 건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굳이 동물 이미지를 꼽자면 어미... 캥거루인거지 제인은 평소에 릭보고 동물을 거의 안 떠올릴... 거지만, 릭의 과보호가 튀어나올 때는 어미... 동물을 떠올릴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 릭이 일부러 어른스럽게 굴면 일부러 더 어른스럽게 구는 건 아는데,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원인은 모르겠는 제인이 떠오르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음~ 아마 다른 사람 협박(?)하는 릭을 우연히 보게 되면 그때는 제인이 떠올리는 동물 이미지도 바뀌지 않을까요? 육식동물로...? 앗, 근데 틴에이저 릭은 다른 사람 협박(?)하는 장면 제인한테 들키면 엄청 당황할 것 같긴 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

530 릭주 ◆rAqAiJ2zqg (7351165E+4)

2019-05-21 (FIRE!) 00:40:59

헤헤 릭을 이제 한 2년쯤 봐서 그런지 가닥이 잡히는 느낌이에요 근데 이상하게 폴리는 봐도 봐도 재밌고 깜짝 놀래고 신선하고(??) 그래오ㅎㅎ 첫만남때 폴리가 무서운 척이라도 해드릴까요^^? 했을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히지 않네요ㅎㅎ후후
ㅋㅋㅋㅋㅋㅋ전에 릭이 엄청 혼란스러워 했던 게 생각나요 자기가 막 변해가는거 같다고 하면서^ㅁ^ 폴리도 릭도 이제 슬슬 익숙해지고 있나봐요!
협박하는 모습..은.... 학교 릭도 본편 릭도 매우 당황해할 것 같아요 좀 다르다면 학교 릭은 깜짝 놀라서 '제인? 왜 여기에..'하고 안절부절한다면,(어미동물하니까 저도 왠지 그런 이미지로 그려져요^ㅠ^ㅋㅋㅋㅋㅋ) 본편 릭은 그냥 가만히 서서 눈빛으로만 봤냐고 물어볼 것 같아요ㅎㅎㅠ 아 전에 알렌이 권모술수(??)를 써서 폴리가 그런 릭을 마주치게 하는 상황 얘기했던 것 같은데 생각나네요 그렇게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알렌의 악역 포지션^^....

531 폴리주 ◆lcVSk6vvyc (7196654E+4)

2019-05-21 (FIRE!) 01:17:16

저는 릭이 신선한걸요. 이런 점이 있는 걸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저런 점도 있고. 저런 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그런 점이 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서운 척이라도 해드릴까요 ^^? ㅋㅋㅋㅋㅋㅋㅋ 전 너무 웃음 나오는데, 릭과 릭주에게는 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점이 넘 좋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폴리.. 연기파 사슴... (폴리 : 연기파 사슴이 아니라 연약한 사슴 연기라구요? ^^)
아.. 맞아요.. 릭이 혼란스러워 했는데, 변하는 게 두렵다고 했는데 폴리가 용감하게 만든다고... (감동) 서로가 서로로 인해 변하는 게 익숙해지고 있다.. 으아 왠지 스윗해요!
학교 릭과 본편 릭이 차이가 큰데요...ㅋㅋㅋㅋㅋㅋㅋ 두 반응 다 좋네요... (흐뭇) 아앗.. 그런 이야기도 했었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렌 어쩌다 충신(?)포지션에서 악역 포지션 된 건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 수다떨고 싶지만 자러갈 시간이에요! 굿나잇, 좋은 밤 되셔요 릭주 ( ´ ▽ ` )ノ ♡

532 릭주 ◆XOmIdXUdEo (7351165E+4)

2019-05-21 (FIRE!) 01:24:17

헤헤 네에..! 저도 이제 이불덮고 눈만 깜빡깜빡 하구 있었어요 폴리주도 안녕히 주무시구.. 스윗드림이에요'▽'~!! 잘자요!

533 릭주 ◆rAqAiJ2zqg (7351165E+4)

2019-05-21 (FIRE!) 01:25:38

앗 인코가 괴상해졌네요ㅋㅋㅋㅋㅋ 제가 맞답니다^ㅁ^! 폴리도 폴리주도 굿나잇이에요♡

534 릭주 ◆rAqAiJ2zqg (8299422E+4)

2019-05-21 (FIRE!) 21:53:18

운동하면서 잠깐 갱신해요~ 오늘 날씨도 선선하네요 즐거운 하루 보내셨나요^ㅠ^?

535 폴리주 ◆lcVSk6vvyc (3828823E+5)

2019-05-22 (水) 23:35:25

운동하는 거 멋있어요...! 어제는 좀 선선했지만 오늘은 어제처럼 입었다가 더웠어요 ㅎㅎ... 음~ 즐거운 하루였어요! 릭주도 즐거운 하루되셨으면 좋겠어요 ( ' ◇ ' )ノ ♡
답레는 다 썼는데... 글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갈아엎을까 생각 중이에요... (;﹏;) 내일 다시 써보거나 수정해봤다가 둘 중에 더 좋은 걸로 들고 올게요!

536 사소하다면 사소한 곳에서부터 (5959023E+5)

2019-05-23 (거의 끝나감) 23:05:38

저렇게 좋아할 줄 몰랐는데. 조금은 놀란 것 같기도 하고 기쁜 것 같기도 한 묘한 얼굴로 그는 내내 시선을 선물에서 때지 않았다. 그 표정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선물을 받은 아이 같기도 해서 슬쩍 웃음이 새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이미 얼굴 가득 미소가 번진 후였다. 선물을 받을 때마다 저런 얼굴을 해주면, 뭔가를 자꾸 주고만 싶어질 것 같다.

12월...

반사적으로 흘러나오려던 대답이 잠시 멈추었다.

아니, 6월 22일이야.

정정한 답변에 눈을 깜박였다. 뭐, 서류상 생일이 진짜 생일이랑 다를 수도 있지. 서류상 생일이라는 게 따로 있는 폴라리스는 아주 자연스럽게 12로 시작되었던 생일이 그의 서류상 생일이지 않을까 하는데 생각이 미쳤다. 6월 22일이 진짜로 태어난 생일이라는 걸까. 어쩐지 나한테만 알려주는 비밀 같네,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기분 탓인지도 모르겠다. 생기가 도는 갈색 눈이 즐겁고 기뻐 보여서 폴라리스는 자꾸만 미소가 새어 나왔다.

하지만 당신을 만난 뒤로는 매일이 생일같네.

말과 함께 이어지는 부드러운 웃음까지 포함해서 완벽하게 달콤했다. 완벽한 것이 없다고, 완벽해 보일수록 의심해야 한다고 신조처럼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그와 연인이 된 후로 가끔은. 아주 가끔은. 이런 게 완벽하게 달콤한 순간이라는 게 아닐까, 예전의 폴라리스-릭을 만나기 전의 폴라리스-답지 않은 생각을. 예전의 폴라리스라면 하지 않을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당신은 내 뭐가 그렇게 맘에 들었어?

폴라리스의 커다란 눈동자가 조금은 놀란 것처럼 깜박거린다. 이런 질문을 할 줄 몰랐지. 나는 당신의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을까. 폴라리스는 그를 만난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부터 떠올렸다.

“담배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담배를 버린 게 조금 신기했어요, 나는 당신이 내게 더는 친절하게 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생각에 잠긴 눈동자가 약간은 먼 곳을 본다.

“당신이 선물한 흰 운동화를 처음 신은 날. 내가 예쁘다고 칭찬하지 않고 흰 운동화가 잘 어울린다고 말해준 게 기뻤어요.”

그리고 그 호수같은 눈동자는 약간은 먼 과거를 더듬었다.

“매너를 챙기는 포인트가 남들과 조금 다른 게 귀여웠던 것도 같고~”

이 말을 하면서는 잠시 현재로 돌아와 살짝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릭을 흘긋 보고선 시원스레 웃어보였다.

“곱씹으면 심장이 아플 것 같은 미소를...”

말하다가 멈춘다. 말하고 나면 아주아주 부끄러워질 것 같은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데굴 시선을 굴렸다가 아무 말도 안 했던 것처럼 생긋 웃는다. 곱씹으면 심장이 아플 것 같은 미소를 내게 보여준 건 사실 좀 곤란했어요.

“힘과 권력이 있는데도 나를 강제로 어쩌려고 하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사소하다면 사소한 곳에서,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않은 곳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당신이 좋아졌기 때문에.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냐고 물어보면 딱 잘라 대답하기가 좀 힘드네요.”

대답이 마음에 안 든다면 와인을 마셔야 할까요? 아, 이건 질문이 아니라 의견을 묻는 거예요. 말을 끝맺은 폴라리스가 와인을 잠시 바라본다. 뺨이 발그레한 빛깔로 물들어 있다.

“...당신은 내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어요?”

다른 질문을 할까 했지만, 나도 궁금해졌는데. 잠시 머뭇거리던 폴라리스가 릭과 똑같은 질문을 되돌렸다.

537 폴리주 ◆lcVSk6vvyc (5959023E+5)

2019-05-23 (거의 끝나감) 23:21:04

폴리는 릭이 (폴라리스에게만) 보여주는 사소한 일면들에 반해서,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드냐고 하면 대답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 ᵕ `͈ ) 저 대답들 쓰려고 정주행하느라 답레가 쫌 늦어진 것도 있어요... (; ㅅ ;)
질문을 어떻게 하지 고민했는데 릭이 어떻게 대답하는지 너무 궁금해서 릭과 똑같은 질문을 하게 됬네요! 구상할 때만 해도 안 할줄 알았는데!

>>524 와인 안주가 되면 다행이겠지만 이러다가 릭한테 홀려서 케이크 잊어먹을 판인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괜찮아요! 저도 폴리 생일을 까먹고 있어서... ㅎㅎㅎㅎ 폴리도 자기 생일 굳이 기억하지 않고.. 남들이 물으면 잠시 생각하다가 서류상 생일을 기억해내서 말하겠죠! 그래요! 다음 일상은 3월 15일로... 앗ㅋㅋㅋㅋㅋㅋㅋㅋ 솜니움 사장님 가족들은 폴리 생일 때 만날 수 없을텐데요....ㅋㅋㅋㅋㅋㅋㅋ 전... 그집 막내아가씨랑 폴리랑 쇼핑할 때 릭이랑 우연히 마주치는 게 첫만남이지 않을까 되게 예전에 생각했어서, 폴리 생일 때 만나는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아요.... (´͈ ᵕ `͈ )

릭 초기구상이 대체 어땠길래... ㅇㅁㅇ... 폴리 초기구상에는 신비주의가 있었던 거 같은데 이제 (폴리주에게 폴리가) 그런 거 없는 거 같기도 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씀해주시는 일례 멋있어요... 영화의 한 장면이네요... ㅠㅠㅠㅠㅠ

아직은 로맨스죠! 로맨스릴러로 언제 바뀔 지 모르겠어서 불안하기도 하고 두근거리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해요! ㅎㅎㅎ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좋은 밤 되세요! (*´ ワ `*)

538 폴리주 ◆lcVSk6vvyc (3448521E+5)

2019-05-26 (내일 월요일) 20:07:40

갱신하고 갈게요~! 오늘은 어제보다 날씨가 더 낫네요. 좋은 주말 보내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 ᵕ `͈ )

539 릭주 ◆rAqAiJ2zqg (5078903E+5)

2019-05-29 (水) 23:29:10

흐아아아 폴리주 제가 너무 오랜만에 왔지요 정말 죄송해요...ㅠㅜㅜㅜ 학기말이 다가와서 그런지 공부도 그렇고 알바도 그렇고 정신이 없네요^ㅜ 그치만 저 말에 릭이 어떻게 대답할지는 솔솔 떠올라요..;▽; 폴라리스는 언제나 참 사랑스럽고 말예요... 벌써 6월이네요, 오늘 날씨는 조금 더웠던 것 같아요. 폴리주도 항상 좋은 하루 보내시구, 자꾸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ㅠㅜ 아마 이번 주 내로 답레랑 같이 돌아올게요'^'! 항상 바라지만 건강 조심하셔요!!

540 폴리주 ◆lcVSk6vvyc (0765581E+5)

2019-05-30 (거의 끝나감) 21:58:48

오랜만이에요! 아니에요 (இ﹏இ。) 학기말이라 과제며 시험이며 알바가 겹쳐서 많이 힘드실텐데 답레는 더 천천히 주셔도 돼요! 저도 이번주는 좀 정신이 없네요.. (´エ`;) 시간이 돌아보면 엄청 빨리 가 있어요... 지금 일상 배경이 발렌타인데이 아직 겨울인데 벌써 여름이구... 릭도 언제나 사랑스럽고 매력 있어요! (*・艸・) 건강... (흐릿) 릭주도 건강 잘 챙기셔야 해요! ㅠ▽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ᵕ `͈ ) ♡

541 폴리주 ◆lcVSk6vvyc (3969988E+5)

2019-06-02 (내일 월요일) 20:53:08

잠깐 갱신하고 갈게요~ 릭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 ▽ ` )ノ ♡

542 릭주 ◆rAqAiJ2zqg (1096345E+4)

2019-06-08 (파란날) 15:19:01

너무 오랜만에 와서 정말 면목이 없네요 정말 죄송합니다..ㅠㅜ.... 제가 다다음주 종강인데, 종강하고도 제출해야 할 과제가 많아서 약간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아요 정말 드릴 말씀이 없네요..ㅠㅜ 주중에 답레를 쓰면 좋았을텐데.. (;へ:) 이달 중후반까지는 접속이 띄엄띄엄 할 것 같아요.. 항상 기다려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해요88.... >>540 ㅋㅋㅋㅋㅋㅋㅠㅜㅜ정말 겨울부터 시작했는데 벌써 여름이네요! 날이 너어무 더워요 언제나 더위 조심, 이제는 냉방병도 조심이에요 건강하게 지내셔요..!

543 폴리주 ◆lcVSk6vvyc (0028666E+4)

2019-06-09 (내일 월요일) 20:38:25

종강하고도 제출해야할 과제라니 교수님.... 자비를... (;﹏;) 띄엄띄엄 오셔도 돼요. 당연히 현생을 먼저 살고 오셔야죠. 말없이 안 오시는 것보다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마운 걸요.
맞아요. 벌써 여름이에요! 하루는 느리게 가도 일년은 금방 지나가니까요. 맞아요... 너어무 더웠죠... (╥_╥) 열사병 조심하시고 수분 섭취도 꼬박꼬박 잊지 마세요! 앗.. 냉방병... 릭주도 냉방병 조심하시고 건강하게 지내셔야 해요...!! (つ﹏<。)

544 폴리주 ◆lcVSk6vvyc (0965867E+4)

2019-06-16 (내일 월요일) 22:32:16

벌레도 조심하세요! 기분탓인지 옷도 뚫고 무는 것 같아요... ㅠㅅㅠ! 갱신하고 갈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빌어요!

545 폴리주 ◆lcVSk6vvyc (0006043E+4)

2019-06-22 (파란날) 20:31:23

뭘 했다고 벌써 릭 생일이 와버렸죠! 8ㅁ8... 장미 열심히 검색해봤는데 꽃다발은... 릭 이미지랑 맞는 게 없고, 오히려 제 안의 릭 이미지에는 우연히 본 상자 속 장미꽃이 어울리더라구요! 그리고 폴리가 선물하는 것도 다발보다는 상자에 담아서 주는 게 더 어울릴 것 같기도 하구... (*・艸・) 폴리가 릭 생일에 장미 상자 선물하면 릭이 어떤 표정 지을지 너무 궁금하네요...!! 사랑하는 릭의 생일 축하하구... 8ㅅ8 오늘도 릭주가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546 폴리주 ◆lcVSk6vvyc (2857157E+5)

2019-06-27 (거의 끝나감) 22:14:10

6월도 며칠 안 남았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셔요. 갱신하고 갈게요! ( ´ ▽ ` )ノ ♡

547 릭주 ◆rAqAiJ2zqg (9054372E+6)

2019-06-29 (파란날) 11:59:43

흐아 폴리주 저 다시 왔어요!!!!!(;ㅁ:)(와락) 드디어 마지막 과제 제출하고 지옥같은 학기가 완전히 끝났답니다ㅜ▽ㅜ~와아~~~ >>545 ㅠㅜㅜ흑흑 저조차 그냥 지나가버린 릭 생일도 챙겨주시구ㅠㅜㅜㅜ 릭 반응은 커프스 단추 줬을 때처럼 엄청 놀래서 멍-할 것 같아요 폴라리스랑 만나다보면 릭이 놀랄 일이 많기두 해요^ㅜ 와앙 오랜만에 오니까 넘 좋네요 저 얼른 답레 써올게요 ㅎㅎ~!!

548 알아야 하는 것 (9054372E+6)

2019-06-29 (파란날) 13:06:53

릭은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기 시작하는 여름과 초여름의 길목에 태어났다. 그 해는 유독 더운 여름이라 그는 태어나자마자 뜨거움이라는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법도 한 더위는 어쩐지 날이 가도 늘 새롭고 살갗이 타도록 뜨겁게 느껴지기만 했다. 폴라리스와의 사랑도 꼭 그래서, 릭은 자기 심장이 펑 소리를 내며 터져버리지 않는 것을 종종 다행으로 여겼다. 폴라리스가 하는 말들을 들으며 릭은 몹시 기뻤다. 그녀가 늘어놓은 이야기들은 혀에 닿으면 단번에 녹아버리는 작은 설탕조각들 같았다. 당신이 그런 사소하다면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를 전부 기억하고 어여삐 여기는 것처럼, 나도 정말 그렇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그 자신도 정확한 기원까지는 말할 수 없겠지만, 어쩌면 그는 사실 처음부터 폴라리스를 좋아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렇지 않으면 그토록 친절하게, 흰 운동화가 잘 어울린다고, 선물로 준 종잇조각까지도 소중하게 간직해놓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굴지 않을 리가 없지 않은가.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나. 왜 그랬을까. 릭은 정답이 무엇인지를 알 것 같았다. 그가 입을 열었다.

"당신은 사랑스러웠지."

처음으로, 쑥쓰러운 지도 몰랐다. 그는 조금 웃었다. 처음 만난 날의 어두운 주차장에서 폴라리스는 감히 그녀를 연약한 사슴이라고 생각하던 릭의 오만함을 흔적도 없이 박살냈다. 폴라리스는, 심지어 그를 전혀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그 순간, 손쓸 틈도 없이, 무언가가 시작되어 버렸다. 사실 릭과 폴라리스는 그때부터 이미 보상만으로 엮인 관계가 아니었다. 조금의 침묵 뒤에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당신이 이 다음에 무슨 행동을 할 지 단 한 번도 예측할 수 없었어."

놀라움의 연속. 해돋이를 보여주고 처음 듣는 노래를 들려주고, 늘 나를 새로운 세계로 데려가는 당신이 좋았다. 무언가 떠오른 듯 릭이 조금 덧붙였다.

"내 손을 그렇게 덥썩 잡은 사람이 처음이기도 했고."

방금 것은 아마도 농담이었다. 릭은 여전히 미소지은 채로 그 때 폴라리스의 표정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를 좀 더 회상했다. 사실 어디가 그렇게 좋았는지를 다 말하려면 나흘 밤을 새도 모자랄 것이었다. 사실 다른 건 다 차치하고, 그저 당신이 좋아서 당신의 모든 것들도 마음에 들었으니까. 가랑비에 몸이 젖는 걸 모르듯, 천천히 빗방울에 몸이 잠기는 것처럼... 그렇게 사랑에 조금씩 스며들었다. 당신의 모든 것이 다 아름답게 보였으므로, 이 감정을 사랑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릭의 차례였다. 그는 시선을 조금 내렸다. 그가 부드럽게 폴라리스의 이름을 부드럽게 불렀다.

"사랑하는 폴라리스."

아까와 같은 달콤하고 낭만적인 분위기였다. 릭의 표정도 그랬다. 다시 들어올린 그의 시선이 폴라리스의 수정같은 두 눈을 가만히 마주쳤다. 그러나 그가 다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한 순간, 따뜻하게 흐르던 분위기가 어딘가 오묘하게 변질되는 것도 같았다.

"밤의 도시에 들어오기 전에는 어디서 살았어?"

그가 물었다. 그는 사실 폴라리스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그녀의 이름과 생일-전부 진짜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것-, 그녀의 직장과 근무요일.... 그 외에 부모, 형제, 과거, 친구, 그 어떤 것도. 그건 누군가의 애인과 어울리지 않고... 사자와도 그랬다. 릭은 언젠가 물어야만 했다. 그건 오늘이었다.

549 릭주 ◆rAqAiJ2zqg (9054372E+6)

2019-06-29 (파란날) 13:23:56

헤헤 >>536에서 하나하나 어디가 마음에 들었는지 폴리가 얘기하는 게 너무 재밌고 설렜어요(≧艸≦*) 어디가 좋았는지 폴리가 직접 되짚어주니까 또 다른 느낌이에요 매너를 챙기는 부분이 어딘가 이상한거..ㅋㅋㅋㅋㅋㅋㅋ 맞다 그렇게 얘기했던 적도 있었지 싶어서 즐겁네요 리얼타임으로는 어느덧 2년 전 일이니까요(◠‿◠✿) 릭도 그렇게 하나하나 얘기할까 하다가, 릭은 사실 폴리를 처음부터 좋아한게 아닌가 싶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 손잡은 거(귀여워ㅠ), 엽서준 거, 노래불러준 거, 릭이 또 노래 불러달라니까 즉석에서 악기 사버리는 것 등등 다 넘 좋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그냥 처음 만난 주차장에서부터 좋아하기 시작해서 그 뒤는 다 마음에 든게 아닌가 싶었어요^-^(헷) 아마 폴라리스가 자기를 있는 그대로 봐준 첫 번째 사람이나 마찬가지라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더 훅 빠져든 것 같아요..✩°。⋆⸜(ू。•ω•。)
ㅎㅎ그리고 올게 와 버렷네요 이게 과연 로맨스릴러의 시작일지...(??) 폴리가 어떻게 대답해주려나 궁금해요^ㅁ^ 그냥 와인 한잔 와랄라 마셔버려도 재밌을 것 같네요(ღ˘⌣˘ღ)희희

이제 방학도 했으니까 더 자주 들어올게요(艸′v'★*)。+!! 기다려주셔서 고마워요 헤헤.. 이제 정말 한여름이 시작되네요 언제나처럼 건강조심 몸조심!!이에요 러브해요~(*´ω`*)!!

550 폴리주 ◆lcVSk6vvyc (6500619E+5)

2019-06-29 (파란날) 16:49:38

어서오세요 릭주! (와락) 이제 방학이네요...!! (팡파레) 으앙 아녜요! 좀 더 잘 챙겨드리고 싶었는데... ㅠㅜㅜㅜ... 제가 슬럼프가 와서 호다닥 장미상자만 찾아왔는걸요! 장미상자 보는 까마귀가 되는 건가요... ㅜㅜㅜㅜㅜ (귀여워 죽음) 릭 생일에는 꼭... 장미상자를 선물하는 걸로... (메모) 릭 쑥스러워하는 장면 너무 흐뭇하게 읽다가 덥썩 잡은 게 설마 그...ㅋㅋㅋㅋㅋㅋㅋㅋ 주님과 베드로 연상하는 그 장면인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릭 질문... 폴리주는 올 게 왔다...는 느낌이지만 폴리가 어떤 느낌을 받을지는.... (흐릿) (어떻게 쓰지 나...) (버벅) (버버벅) 쓰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어요! ^ㅜ!!

앗. 사실 폴리 대답 쓰려고 쓰기전에 정주행 했었거든요. 릭이랑 릭주가 설레주셔서 다행이네요. (*・艸・) 매너 챙기는 부분이 이상하다기보다는 특이..?? 남들과 약간 다른 느낌은 저랑 폴리만 받았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전 릭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매너 챙길 때랑 (고백 전) 폴리 앞에서 매너 챙길 때랑 태도가 좀 달랐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태도가 좀 다른 이유와 원인을 그때는 몰랐다고 한다..) 하나하나 얘기해줘도 좋았겠지만 지금 대답도 좋아요! 다만 릭이 너무 달콤하게 생각하는 걸 폴리가 못 읽을 거라는 게 너무 아쉽지만 전 읽을 수 있으니까 괜찮아요! (^~^) 릭이 첫만남에 반할 것 같은 사람이 아닌데 첫만남에 반했다는 게 지금도 신기하기도 하고, 이젠 오히려 첫만남에 반하는 게 아니라면 쉽게 안 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만약 릭이 먼저 고백했다면 어땠을지도 궁금한데 폴리가 사랑한다고 말해달라고 했을 때 릭 대사가 너무.. 너무너무 완벽 그 이상으로 좋았어서 폴리가 먼저 말 꺼낸 잘했단 생각이 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릭주도 올게 왔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글을 쓰셨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지금 머리가 좀 멍하고 텅 비어서 글을 못 쓰겠는데 (고기를 안 먹어서 그런가...?) (어쩌면 슬럼프일지도 몰라요ㅠ) 무언가 충전 좀 하고 글을 써야겠네요... ! 대답 안 해주려고 와인 한 잔 와랄라 마셔버리면 그때부터는 확실히 로맨스릴러(???) 시작이 되어 버릴 것 같은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주 오신다니 기쁜 소식이네요! (♡´艸`) 사실 전 여름이 오는 게 무서웠어요 저도 더위에 약해서....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근데 이미 와버렸으니 어쩔 수 없네요! 릭주도 언제나처럼 건강조심 몸조심하시고 매일매일 좋은 하루 보내셔요! 사탕해요! ღゝ◡╹)ノ♡

551 릭주 ◆rAqAiJ2zqg (9665564E+5)

2019-07-03 (水) 15:31:52

앗 슬럼프를 만나셨군요(T▽T)! 저는 슬럼프 왔을 때 그냥 편한 마음으로 놀고먹고(?) 쉬다보면 어느 순간 다시 글쓰고 싶고 이어나가고 싶은 순간이 오더라구요ㅎㅎ 당연히 오래 걸리셔도 괜찮아요(*´ω`*) 종종 와서 썰풀고 얘기하구 그래요^ㅁ^ 헤헤

남들과 다른ㅋㅋㅋㅋㅋ 그게 아마 저는 의도하지 않았던 거 같은데(센스 있다는 설정을 살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기억이 나는 것 같아요(‘-’*)) 글쎄요, 진심에서 우러나온 매너가 아니었기 때문일까요? 폴리가 릭의 가식을 간파했는 지도 모르겠어요..ㅋㅋㅋㅋㅋㅋ 혹은 릭이 폴리한테 호감이 있어서(꼭 연애적인 게 아니라 인간적인 호감이라도요ㅎㅎ!) 운동화 사주고 오버했으니(>>) 특이하다고 느꼈을 지도 모르겠어요..ㅋㅋㅋㅋㅋㅋㅋ

정주행을 하셨어요(ღ˘⌣˘ღ)? 그때 답레 쓸 때는 진짜 영감이 퐁퐁퐁퐁 솟아났던 것 같아요 아!!이 말 해야지!! 이 말도 해야지!!! 하고 신기할 정도로 대사가 잘 떠올랐어요 엄청 신났었나봐요^ㅡ^..ㅎㅎㅎㅎ 지금 생각하면 그 이전에 보여웠던 냉담한(?) 모습과 다르게 엄청나게 꿀떨어지는 대사들인데 릭도 저도 그렇게 할 수 있음서 어떻게 꾹꾹 누르고 있었나 싶네요(艸′v'★*)。+

만약 폴리가 고백하지 않았다면, 릭이 언젠가는 하지 않았을까요? 원래 그 다음 일상에 하려 그랬다고 얘기했던 것 같은데... 왠지 밤의 도시를 가르지르고 있다는 강변에 앉아서 얘기할 것 같아요 그 근처에서 우연히 만났을 수도 있고, 아님 릭이 솜니움 앞을 지나다가(원래는 지나지 않아도 되는데 일부러 솜니움 앞에 지나가려고 돌아가면서 자기 스스로도 왜 이러는 지 알 수가 없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ㅋㅋㅋ) 마침 퇴근하는 폴라리스를 보고 놀라서 빵!!하고 경적 울릴 것 같아요. 폴리를 진짜 만나게 될 지는 몰라서 자기도 당황했지만 태연하게 내려서 "어디 가는 길입니까?" 물어볼 것 같아요 폴리가 그건 왜 묻냐고 물어본다면 매우 할 말 없어서 'x'..하고 어물쩍 화제를 돌리겠지만요(。・・。)
폴리랑 얘기하다가 밤의 도시에 야경이 예쁘다는 얘기가 나오면, 괜찮다면 잠깐 드라이브 하자고 할 것 같아요. 그리고 강가에 야경을 보고 앉아서, 혹시 폴리가 춥다고 하면 주저없이 자기 자켓을 벗어줄 것 같아요. 그리고 깨닫지요 망가진 정장의 보상을 받으려고 시작한 만남인데 이제는 폴라리스를 위해 자기 자켓 밑단이 흙바닥에 쓸리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요..ㅎㅎ 그걸 깨달은 뒤로는 눈에 띄게 말수가 적어질 것 같아요. 자기가 왜 그랬는지, 이제까지 폴리랑 만나면서 왜 그렇게 평소답지 않게 굴었는지 긴가민가 할 것 같아요. 폴리를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결국 대화 중에 잠깐 침묵하다가 툭 튀어나올 것 같아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 그리고 폴리가 엣..띠용..하면 놀라는 거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계속 얘기할 것 같아요. "아까는 이 도시의 야경을 좋아한다고 말했지만, 그보다는 당신과 있는 이 시간을," "...또 당신을." 그러고 계속 눈을 마주치고 있을 것 같네요..ㅋㅋㅋㅋㅋ 릭이 고백했다면 폴리가 어떻게 대답할 지 모르겠어요. 아마 언제부터였냐고 물어볼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릭은 아마 자기도 모르겠다고 하지 싶어요ㅎㅎ 혹은 이번에는 폴리가 당황해서 'x'..하고 있다면 "곤란하게 만들었나요?" 살짝 시선 피하면서 물어볼 것 같아요(o^^o)

릭이 생각한 손잡는 장면은.. 그 성스러운(?) 장면이 맞아요^ㅁ^ㅋㅋㅋㅋㅋㅋㅋ 장미상자 보는 까마귀라니ㅋㅋㅋㅋㅋ 갑자기 폴리가 그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모습이 떠오르는데 찰칵 소리 나면 릭은 응??하고 고개 들었다가 카메라 보고 엄청 해맑게 웃을 것 같아요ღゝ◡╹)ノ♡

552 릭주 ◆rAqAiJ2zqg (9665564E+5)

2019-07-03 (水) 15:46:24

올 게 왔을까요? 저도 약간 그렇게 생각한 것 같아요 후후.. 서로 숨기는 게 많은 이 귀여운 커플에게 올 것이 왔어요(Ŏ艸Ŏ)(??)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글 쓰고 싶은 맘이 들 때까지 푹푹 쉬다 오셔요ㅠㅅㅜ 억지로 쓰려고 하면 더 안 좋더라구요(‘-’*)

저도 요즘 다이어트하느라 풀떼기와 계란과 닭가슴살(..)만 먹고 있는데 맛이 없으니까 고기를 먹어도 영 고기 같지가 않네요^ㅜ 그리고 뭣보다 행복하려고 하는 다이어트인데 삶의 질이 주르륵 떨어지고 있어요 흑흑.. 일상생활에서 좀 예민해지는 것 같기도 하구.. 뭐든지 적당히가 좋은 것 같아요 폴리주도 꼭 건강하게 챙겨드세요!! 올 여름도 벌써 엄청 덥네요 ㅂㄷㅂㄷ^-^ 이런 힘든 날씨에는 더 잘 챙겨먹고 힘을 내야 하는 거시에요!(?)

시간이 정말 빨라서 저도 내년에 벌써 졸업 예정이라..(주르륵) 이번 방학은 뭔가 알차게 보내려고 뭐도 하고 뭐도 하고 면허도 따야지 했는데 집에서 룰루랄라 즐겁게 놀고 있네요 헤헤. 뭐 힘든 학기였으니 이 정도 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ц^ )??(아니다) 으응..사실은 오랜 희망사항이었던 취미로 그림그리기도 해보려고 얼마 전에 타블렛을 샀어요 첫 그림으로 폴라리스를 그려봤는데() 그림판이기도 하구 아직 익숙치 않아서 약간 부끄럽네요ㅋㅋㅋㅠㅜㅜㅜ 그치만 한 번 올려봐요 나중에 실력이 나아지면 릭하고 투샷도 그려보고 싶어요 후후^ㅡ^
그럼 오늘은 여기서 줄일게요!! 폴리주도 언제나처럼 건강조심, 좋은 하루 보내세요!! 캔디*^^*~!▷○◁♥

553 폴리주 ◆lcVSk6vvyc (918147E+54)

2019-07-03 (水) 22:25:11

으아악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 감동한 마음을 꺼내 보여드리고 싶네요... 글써야지 생각하면서도 한자도 못 쓰고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말씀을 너무 예쁘게 해주세요... (ಥ﹏ಥ) 흑흑...

앗... 전 그건 제가 익히 봐왔던 다른 사람들(+캐릭터들)의 매너를 챙기는 포인트와 릭이 매너를 챙기는 포인트가 달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폴리 주변의 매너 있는 사람들의 매너와, 릭이 챙기는 매너가 다르기 때문에) 릭의 매너를 좀 다르게 본 건가 고민하고 있었는데, 폴리가 릭의 가식을 간파해서인지도 모른다는 릭주의 해석이 좋네요! 음, 초반의 폴리라면 릭이 가식을 떨어도 이 가식(+매너)이 되도록 오래갔으면~ (^ㅜ) (가식이라는 것은 당연히 파악함) 이라고 바랬겠지만. 지금의 폴리는 릭이 가식을 떤다 해도.. '아주 가끔 보이는 그의 가식이 귀여울 때가 있는데 이게 원래 나 자신이 가진 정상적인 감상인지, 그의 연인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감상인지 잘 모르겠다. (ㅎㅎ)'. 란 마음으로 볼 거예요! 운동화... 저는 운동화보다 병원 슬리퍼를 챙겨주는 게 세심하다. 세심한 매너다.. ㅇㅁㅇ.... 고 생각했었어요! 운동화는 처음 레스 받았을 때는 돈이 많으면 이런 것도 그냥 사주는 건가...? ㅇㅁㅇ (망충) 하고 조금 놀랐었는데...ㅋㅋㅋㅋㅋㅋ 둘이 연인이 되고 나서 연애적인 의미의 어필에 포함되었다는 것을 알았고, 오늘 또 이렇게 인간적인 호감 어필이기도 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네요... ㅠㅠㅠㅠㅠ 아... 호감 어필 받아도 모르는 제가 너무 슬퍼요....

릭이 고백해주는 거 너무너무 좋은데... 진짜 입꼬리 조절이 너무 안 되서 어쩔 줄 몰라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 자세한 감상은 다음 답레와 함께 가져올게요... 아... 진짜 릭주 너무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 제가 릭이 고백하는 썰..?? 만약의 이야기 보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했다는 것만 알아주세요... (어흑흑) 지금도 좋아서 입꼬리 주체가 안 돼요...

다이어트.... ㅠㅠㅠㅠㅠ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갑자기 경각심을 가지게 되네요... 으악 저도 조금은 다이어트 해야겠어요! ㅠㅠㅠㅠ 다이어트는 하셔도 릭주 삶의 질은 떨어지시면 안 되는데... ㅠㅠㅠㅠㅠ 너무 무리는 하지 말아주셔요. (;﹏;) 너무 더워서 그런가 모기가 재작년보다는 덜 보이는 것 같은데 그래도 나오긴 꾸준히 나오네요... oTL 릭주도... 다이어트 하셔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꼭 잘 챙겨먹는 데이 같은 거 만들어서 잘 드셔야 해요... 8ㅁ8... (혹시 다이어트 관련 책 찾으시면 웹툰 다이어터 추천드려요!)

힘든 학기시니까 쉬셔도 돼요... (야) 릭주가 너무 힘들어 보이셔서 걱정했는걸요. (T⌓T) 푹 쉬시고 하시고 싶으신 것도 다 하셔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첫 그림으로 폴라리스 그리셨다는 말에 얼마나 감동 받았는지 보여드리고 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 지금 노래도 열창할 수 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릭주가 그리신 폴리 시선이 어찌나 따뜻한지... ㅠㅠㅠㅠ 릭주 그림으로 보는 폴라리스는 신선한데 엄청 따뜻하고 또 매력적인 사람이라서 대차게 감동받게 돼요... 이것은 토끼 앞발.. 폴리 손을 토끼 앞발로 묘사해주셨을 때 느꼈던 감동 같기도 하고 아주 새로운 감동 같기도 해요... (T▽T) 폴리가 노란 옷 입은 게 신선했어요! 저는 폴리한테 메인으로 노란 옷을 입혀본 적 없는데, 릭주는 노란 옷 입히신 게 신선했어요...! (*´∀`)폴리랑 눈 오래 마주치고 싶다~ 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릭주 그림의 폴리랑은 오래오래 눈을 마주치고 싶어요. 릭주의 애정이 담긴 그림이라서 그렇겠지요! (*>艸<) 릭주도 언제나처럼 좋은 하루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캔디가 가득한 밤이에요...ㅠㅠㅠㅠㅠ ♥▷○◁♥

554 폴리주 ◆lcVSk6vvyc (918147E+54)

2019-07-03 (水) 22:32:51

힘든 학기셨으니까 쉬셔도 돼요!
걸리는 문장은 꼭 올린 후에나 보이네요 ㅜㅡㅜ

555 폴리주 ◆lcVSk6vvyc (918147E+54)

2019-07-03 (水) 22:36:09

앱으 좀 급하게 만든 건데 다음에는 좀 더 시간 여유 가지고 만들래요... (ಥ﹏ಥ) png 파일이라 올라갈까 걱정했는데 일단 올라가긴 올라가네요! 릭주 폰이나 노트북에서도 잘 보였으면 좋겠어요 (T▽T) ! 릭주도 사탕이 넘치는 밤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556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788407E+52)

2019-07-09 (FIRE!) 23:45:41

당신은 사랑스러웠다고, 쑥스러운 듯 조금 웃는 그의 모습을 시야에 가득 담았다. 조금의 침묵 후에 들려온 말이 마음을 즐겁게 했다. 원래도 타인의 예측을 벗어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연인의 예측을 벗어났다는 것은 더욱더 흐뭇하고 기쁘다. 내가 당신에겐 늘 새로웠다는 칭찬처럼 들려서 경쾌하게 올라가는 입꼬리를 막을 수가 없었다. 당신의 농담에 폴라리스는 기억을 빠르게 뒤졌다. 그가 말한 것은 아마 그 주님과 베드로... 미간이 조금 구겨졌지만, 폴라리스는 귀여운 장난꾸러기를 눈앞에 둔 사람처럼 살짝 찡그린 미소를 베어 물었다. 사람의 시점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폴라리스에겐 흑역사인 것이 릭에게는 즐거운 추억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했지만, 그래도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릭도 흑역사... 라고 할까 수치사 할 것 같단 생각을 한 적이... 없을 것 같은데.

답변이 끝난 것 같으니 질문이 돌아오겠지. 시선을 조금 내린 채로 달콤하고 낭만적으로 저를 불러준 게 좋았다. 사랑하는 폴라리스, 그의 목소리처럼 꿈만 같은 시간이다. 그러나 당신이 말을 이어가기 직전, 따뜻했던 분위기가 미묘하게 요동쳤다. 꿈만 같은 시간이라고 생각한 탓이었을까.

-밤의 도시에 들어오기 전에는 어디서 살았어?

꿈은 언젠가 깨어지는 법이다. 그리고 깨어진 꿈은 유리 조각의 파편보다 날카롭다.

난데없이 공격을 받은 것처럼. 혹은 파편에 찔린 사람처럼 폴라리스의 눈이 커진다. 심장이 불안하게 쿵쾅거렸다. 뜻밖의 질문을 받은 것은 아니다. 릭이 아니더라도 폴라리스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할 법한 질문이다.

조금 먼 시골에서요, 라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답변. 그것이 아니라면 어디에서 살았을 것 같아요? 라고 되려 상대에게 생각하게 하다가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화제를 바꾸는 것. 평소라면 쉽게 할 수 있을 것을 지금은 하지 못한다. 당신에게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다. 설령 폴라리스가 세상에서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거짓말이라 하여도 당신에겐 그러고 싶지 않다.

하지만 당신이 내 과거를 알려고 하는 것은 두려워.
불행했던 과거만 있는 건 아닐 텐데, 과거라는 단어는 끔찍한 고통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해서. 고통 뒤에 떠오르는 것은 절망일 것이어서. 폴라리스는 제 과거를 외면하려 애써왔다. 폴라리스의 시선이 가라앉았다. 눈치가 비상하고 감이 좋은 그로서도 읽기 어려운 표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폴라리스는 릭보다 무언가를 숨기는 것에 능숙한 인간인지도 모른다.

당신이 내 고통과 절망을 몰랐으면 좋겠어.
폴라리스는 어느 단어도 쉽게 꺼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영원히 입술을 다물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잠깐의 고민 끝에 와인에 손이 뻗었다. 그녀의 내리깔린 시선은 무언의 깊이가 있고 오프너로 와인을 열고 잔에 따르는 동작이 정갈해서 도리어 사람의 마음을 매혹시킬 때도 있지만 그녀 눈앞의 사자까지 자신의 질문을 잊게 할 정도로 매혹적일지는 모르겠다. 폴라리스가 제 손에 잔을 쥐고 천천히 돌리며 와인의 향기를 열었다. 섬세한 향이 공기 중에 퍼졌다. 붉은 액체가 입술에 닿고 목구멍 뒤로 넘어가는 순간까지 폴라리스는 고민에 잠긴 눈동자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내 과거를 모른 채로, 나를 사랑할 수는 없나요? 그에게 그렇게 묻고 싶다. 그러면 당신은 더욱 내 과거를 알고 싶어 할까? 아니면 모른 척 넘어가 줄까?

“내...”

빈 잔을 내려놓고 폴라리스는 운을 떼었다. 운을 떼면서도 망설이는 것 같은 눈치였다.

“과거를 영영 모른 채로, 나를 사랑할 수는 없나요?”

질문을 하면서도 어딘가 잘못된 것을 느낀다. 과거를 모른 채로 사랑에 빠질 수 있겠지만, 사람은 호기심이 많은 생물이고 대다수의 평범한 연인들은 서로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할 것이다. 그제야 폴라리스는 깨닫는다. 저 역시도 그에게 평범한 연인은 되어줄 수 없음을. 그게 가슴에 못처럼 박힌다. 구멍 난 가슴을 치고 올라오는 감정이 미안함인지 죄책감인지 분별할 수 없었다.

이런 사람이라 미안해요.

그래도 나를 사랑해줄 수는 없을까요...?

560 폴리주 ◆lcVSk6vvyc (788407E+52)

2019-07-09 (FIRE!) 23:47:02

헉 이거 뭐죠;;; 저 마솝 버튼 한 번 밖에 밖에 안 눌렀는데 왜 이러지.... 공기중에 버튼 누르는 공기고양이가 있는 것도 아닐텐데요 (ಥ﹏ಥ)

561 폴리주 ◆lcVSk6vvyc (8336393E+5)

2019-07-10 (水) 00:27:13

또 여러번 올라가면 어떡하지... 불안한 마음으로 글이 써지네요... (;﹏;) 글이 참 안 써지다가 오늘 마신 커피의 힘인가 그래도 올릴 수 있게 써졌어요! 처음 쓴 거랑 느낌이 많이 다르네요. 처음 쓴 것에도 릭 답변에 술을 마시긴 하는데... 하도 글이 안 써져서 폴리 질문 안 쓰고 중간에 글을 끊어버렸거든요... 폴리는 결국 와인을 마셨습니다! 이런 사람이라 미안해요, 랑 그래도 나를 사랑해줄 수는 없을까요? 는 입밖으로 꺼낸 말이 아니고 마음 속으로 한 겁니다! 시선이 가라앉았을 때부터 폴리는 릭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살짝 내리깔고 있을 것 같네요 U・x・U 당신이 내 고통과 절망을 몰랐으면 좋겠어, 라는 문장은 언젠가 릭이 폴리 과거에 대해 물어볼 때 쓰고 싶었던 문장인데 내내 까먹고 있다가 오늘 자연스럽게 써지더라구요!⌒(・x・)⌒ 좀 더 가슴 아프고 애처로운 문장으로 써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담백하게 써진 것 같아요!

릭 고백... 맞아요 다음 일상에 하려고 했다고 얘기해주셔서 설렜는데...!! (고백 참을 걸 그랬나 3초 정도 생각하다가 결국 못 참고 썼던 과거의 나를 칭찬한다) 강하면 다리 위에 위태롭게 앉아서 강물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폴리 생각나는데... 만약 그런 상황에서 마주쳐도 릭이 고백을 했을까요...?? 솜니움에서 퇴근하는 폴리 마주쳤다면 평범하게 릭 따라가는 루트를 탔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가냐고 물으면 어물쩡 화제 돌리는 게 귀여워요...(^v^) 깨달은 뒤로 말수 적어지는 거 왠지 자기 감정 자각한 뱀파이어 릭 생각나는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심장 1차 어택) 그후로 계속 심장 어택 당하다가 곤란하게 만들었나요? 살짝 시선 피하면서 물어보는 것에 폴리주가 K.O 당했습니다... 이거야말로 세상에... 입니다...ㅠㅠㅠ 언제부터였냐고는 못 물어볼 것 같아요. 폴리 심장 어택 당하느라 정신 없어서 못 물어볼 거예요... 계속 눈 마주치면서 릭이 고백 이어가면 이거 꿈인가...? 생각하고 있을텐데.. 그래서 당황한 표정으로 멍하니 있을 때, 릭이 곤란하게 만들었나요? 라고 시선 피하면서 물어보면 자기도 모르게 덥썩 릭 손이나 손목 잡고 놀랐다가. (생각보다 손이 먼저 움직여서 놀람) 무슨 말을 할지 망설이다가 활짝 웃으면서 "곤란하게 만들었으니까 책임을 져주셔야겠어요." 말할 거예요. 릭이 무슨 책임... 이냐고 표정으로 물어보면, "반하게 만든 책임." 이라고 말하고 릭 뺨에 뽀뽀할 것 같아요!

562 폴리주 ◆lcVSk6vvyc (8336393E+5)

2019-07-10 (水) 00:39:43

"반하게 만든 책임을." 이라고 말하고 뺨에 뽀뽀하고, 입술이 뺨에서 떨어진 뒤에 생글생글 웃으면서. "어떻게 져주실 건가요?" 앙큼요망하게 물어보면 좋겠네요. (♡´艸`) 태연한 척 어떻게 책임 져주실 거냐고 말하려고 해도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심장은 터질 것처럼 뛰고, 뺨이 사과처럼 붉어져 있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다음에 릭이 어떻게 대답할지도 궁금해지네요! 지금 쓰면서 제 심장도 두근거리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y≦*)

이미 주무시고 계실 것 같지만 오늘도 스윗데이, 스윗나잇 되셔요!

헉 답레 쓰는 와중에 운영자님이 중복레스들을 지워주셨나봐요! 폴리주는 이제 자유로운 집요정이에요 감사합니다. 운영자님..!! (இ﹏இ`。)

563 폴리주 ◆lcVSk6vvyc (9286109E+5)

2019-07-13 (파란날) 21:40:35

초복이 어제였어요! 닭으로 몸보신 하셨길 바라며 폴리주가 갱신하고 갈게요! 주말 잘 보내세요~ ( ´ ▽ ` )ノ ♡

564 이름 없음◆rAqAiJ2zqg (4167369E+5)

2019-07-14 (내일 월요일) 16:35:53

폴리주 너무 오랜만에 왔지요..ㅠㅜ 정말 죄송해요
실은 얼마 전에 몸이 좀 안 좋아져서요.. 지금은 좀 나아졌어요ㅎㅎ 다음주중에 병원 가구 하려구 해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지요? 죄송해요ㅜㅡㅠ 저 아마 화요일쯤 다시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때 좀더 길게 남길게요ㅎㅎ 지금은 제가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운 게 퍼득 느껴져서 짧게라도 얼른 왔어요
초복이 벌써 지났군요! 그것도 모르고 살구 있었네요^ㅠ 폴리주는 치킨얌얌 하셨을까요? 언제나처럼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며.. 곧 다시 올거요^ㅡ^!

565 폴리주 ◆lcVSk6vvyc (7678572E+5)

2019-07-14 (내일 월요일) 19:08:45

앗 릭주 ㅠㅠㅠㅠㅠ 아니에요 아니에요 아프면 푹 쉬셔야죠. 다음주 시작하자마자 병원부터 다녀오셔야 해요...ㅠㅠㅠㅠㅠ 아프신 게 빨리 나으셨음 좋겠어요...
길게 남기는 거 신경쓰지 마시고, 다른 거 신경 쓰지 마시고 몸 회복부터 우선해주세요...ㅠㅠㅠㅠㅠㅠ
초복이 벌써 지나버렸죠... 전 치킨 얌얌 맛있게 했는데 릭주께 삼계탕이라도 보내고 싶네요...ㅠㅠㅠㅠ 네, 전 잘 지내고 있을테니 릭주도 아픈 거 나으시고 잘 지내셔야 해요!

566 이름 없음◆rAqAiJ2zqg (7638422E+5)

2019-07-16 (FIRE!) 20:28:17

폴리주 안녕하세요? 오늘 올 때는 답레도 같이 써와야지 생각했는데 또 그러지 못했네요 이러언^ㅜ 하지만 폴리주 답레랑 썰이랑 잡담들이랑은 읽어봤어요 >>561 ㅋㅋㅋㅋㄲㅠㅜ하앙.. 그런 상황에서 폴리랑 마주쳤더라도요? 그야 당연하지요 릭은 아마 처음 보는 폴리의 모습도 마음에 새겼을걸요.ㅎㅎ

사실 몸이 안 좋다는 게, 제가 원래 약한 우울증을 가지고 있었어요.ㅜㅜ 우울증에 걸리면 몸을 누가 쭉 끌어내리는 것 같고 삶이 무기력해진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불안하고 부정적인 생각만 하기도 하고.. 자꾸 뭘 까먹어서 약간 바보 같아지기도 해요ㅎㅎㅠ 그래서 상담을 받아보려고 했는데 막상 전화를 하려니까 또 입이 잘 안 떨어졌네요. 그치만 너무 걱정하지시는 않아도 돼요^ㅜ 저는 계속 이런 상태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아마 계속 뭔가를 하고 금방 다시 나아질 수 있을 것 같아요.ㅎㅎ
모든 일이 마음먹은 것처럼 쉽자 않겠지만.. 곧 다시 올게요.ㅎㅎㅎ 역시 건강이 제일이에요. 폴리주도 그때까지 건강하게 지내셔야 해요..!! 머지않아 다시 올게용 캔디해용_♡

567 폴리주 ◆lcVSk6vvyc (3531628E+5)

2019-07-16 (FIRE!) 22:43:19

>>566 답레는 릭주 마음이 편해지면 그때 주셔요! 처음 보는 모습도 마음에 새겨준다는 말이 마음을 찡하게 하네요.

무슨 말을 할까 신중하게 적고 싶기도하고, 지금 당장이라도 다정한 말을 해드리고 싶기도 해요. 알죠. 우울증 걸리면 아무 것도 하기 싫은데 내버려 두면 악화된다는 거도 알아요. 바보 같아지는 게 아니고 원래 우울증 걸리면 자기 방어 심리인지 뭘 자꾸 까먹게 되더라구요... ㅠㅠ... 저도 병원 가는 게 무서워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불면증까지 걸려서 내과에서 수면제 처방 받고.. 일단 잠부터 제대로 자고 나니까 증상이 조금 나아지더라구요. 제시간에 혹은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자는 거랑, 햇볕 보는 게 우울증에 도움이 되었어요. 여름볕이라... 너무 더울 때말고 아침.. 해가 너무 올라가기 전에 잠깐이라도 쐬어 주셔요. 아플 때는 아프다고 말해야 하고, 우울할 때는 우울하다고 말해야 하는데 그게 힘들 때가 많죠. 이렇게 이야기 해주셔서 참 감사해요. 상담 받아보려고 마음 먹은 것 자체도 칭찬해 드리고 싶어요. 상담 받으려고 마음 먹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전문가에게라도 우울한 마음을 다 털어놓는 건 무서운 일이니까요. ^ㅜ.. 음, 작년 말쯤에 읽은 책인데 유명한 책이라 릭주도 들어보신 적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라는 책의 앞부분이 참 공감가더라구요. (뒷부분은 군데군데 공감이 안 가는 부분도 있는데, 전 앞부분이 참 좋았어요.) 릭주에게도 이 책이 작은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음, 제가 말재주가 없어서 제가 백마디 말을 해드리는 것보다 작은 위로가 되었던 책의 이름을 알려 드리는 게 더 나을 것 같았어요. 전 위로에 서툴거든요. 말보다 몸으로 행동하는 파여서, 백마디 위로보다는 한 번의 포옹을 해드리고 싶어요. 랜선 포옹이라도 어떻게... (;﹏;) 이게 포옹이라는 이모티콘이래요. 제 랜선포옹이 전해질까요... ⊂(´・ω・`⊂) (꼬오옥)

맞아요. 건강이 제일이죠! 건강이 제일인 걸 알지만 한 번 잃어버리면 다시 되찾는 게 어려운 것도 건강이구요. ㅠㅠㅠ... 머지 않아 다시 만나요, 릭주. 사랑해요. (´͈ ᵕ `͈ )

568 그는 믿고 있었다 (9379783E+6)

2019-07-26 (불탄다..!) 14:45:25

릭은 오만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누구도 함부로 그의 심기를 거스르려 들지 않았다. 웃는 얼굴 뒤의 서슬 파란 칼날을 알아 사람들은 모두 그를 두려워했다. 기만하는 자가 있다면 가차 없이 혀를 잘라버렸을 것이다.
그랬다. 사자는 사실 그들 모두를 자기 발 아래의 먹잇감으로 생각했다. 그가 누군가를 자기와 같은 사람으로 여긴 것은 극소수, 어쩌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경우가 달라져버렸다. 그는 이제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버렸다. 폴라리스는 사람이었다. 그와 같은, 사유하고 느끼는 하나의. 그는 더 이상 자기가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 위해 다그칠 수도, 화를 내고 협박할 수도 없었다. 그럴 엄두도 나지 않았다. 이제 그가 진정 두려워하는 것은 와인이 반사된 저 보랏빛 눈이 슬픔과 괴로움으로 무겁게 가라앉는 것이었다.

폴라리스는 잔을 들고 안에 든 것을 혀 너머로 부드럽게 흘려넘겼다. 그건 꼭 그리스의 아름다운 조각상이 살아 움직이는 것만 같았다. 릭은 아주 잠시, 아프로디테에게 기도해 그 기적을 이뤄낸 청년이 누구였는 지에 대해 멍하니 생각했다. 그녀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한 기억은 근소한 차이로 그 바로 뒤에 연이어 도착했다. 폴라리스는 릭의 물음에 대답하는 대신 침묵을 선택한 것이었다. 어째서. 그는 묻고 싶었으나, 자신의 차례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그저 앞에 있는 제 사랑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째서야, 말 대신 눈빛으로 묻고 있는 것도 같았다. 시선은 끝내 맞물리지 않았다. 그녀가 물었다.

-내 과거를 영영 모른 채로, 나를 사랑할 수는 없나요?

"......"

그는 무엇을 이야기해야할 지 몰라 입을 다물었다. 어떻게 대답해야 했을까. 그는 사랑이 처음이었고, 다섯 살 아이보다 그 모든 작용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는 그저 지독하게 차오르는 감정을 사랑이라고, 이것이 사랑이 아닐 리 없다고 확신했을 뿐이었다. 어쩌면 폴라리스는, 그가 모든 것을 알게 된 뒤에는 결코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 믿고 있는 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녀는 그를 믿지 않고, 그는 그녀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계속 사랑하리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대체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사랑의 위대함이란 무엇일까. 어쩌면 사랑은 그저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허상인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릭이 느낀 따뜻함, 그 뜨거움, 서로가 서로에게 흠뻑 잠기는 충만함도 모두 허상이었을까.

"아니,"

물론, 릭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사랑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만약 지금처럼 폴라리스를 계속 보고싶고, 그녀가 생각나고, 사랑스러워 보이는 것을 사랑이라고 못박아둔다면,

"사랑할 수 있어."

릭은 그렇지 않은 자신을 조금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는 폴라리스가 어떤 사람이든, 어떤 모습이든 사랑할 것이다. 심지어 그녀가 과거는 모두 기억 저편에 묻어두었더라도. 그가 폴라리스의 과거를 모르는 것과,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였다. 그는 더 이상 재촉하려 들지 않았다. 그것은 폴라리스를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했고... 그가 비상한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때로 행인의 옷을 벗기는 데 바람의 역할이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를 믿지?"

그가 물었다. 폴라리스의 눈을 부드럽게 마주치면서 물은 질문은 퍽 진심이었다.
하지만 그는 사실 아무 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아직 때가 아님을 알았고, 인내심을 조금 더 발휘할 수 있었을 뿐이었다. 그는 따뜻한 햇빛처럼 기다리기로 했다. 그는 언젠가는, 언젠가는 폴라리스에 대해 지금보다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되리라고 믿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 과거를 영영 모른 채로, 라는 조건에 응한 것은 거짓이었을까. 그것은 릭 자신조차도 명확히 알 수 없었다.

569 릭주 ◆rAqAiJ2zqg (9379783E+6)

2019-07-26 (불탄다..!) 15:08:39

사실 마지막 부분 전까지는 며칠 전에 이미 써놨었는데.. 마무리가 약간 애를 먹였네요 이럴 때는 과감하게 마솝 버튼을 눌렀습니다(´ε`*)

많이 기다리셨지요ㅠㅜ? 근황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ㅎㅎ >>567 폴리주 말이 맞아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데는 햇빛이 잘 안 드는데..(흑흑) 하루종일 밖에 안 나가고 있으면 꼭 우울해지더라구요. 그래서 하루에 한 번은 꼭 짧게라도 외출하려고 하고 있어요.ㅎㅎ 운동도 다니고.. 얼마 전에 상담도 다녀왔어요 각오는 했지만 상담 비싸요..(*´∇`*) 누가 저한테 10억 정도를 턱 주고 갔으면 하고 꿈꾸는 요즘이에요(^ц^ )(헷)
아 그 책 제 친구가 과제로 읽는 걸 봤어요!! 작가가 자기 상담 내용을 에세이로 쓴 거라고 들었어요. 감사해요 나중에 시간 나면 그 책도 꼭 빌려서 읽어볼게요.ㅎㅎㅎ 힝 폴리주 포옹이 완전 전해졌어요⊂(´・ω・`⊂) 따수움이 느껴지네요 훌쩍.. 폴리주가 있어서 종종 참 기뻐요ღゝ◡╹)ノ♡ 희희

>>554 아아ㅠㅜ 이것도 저번에 보고 와아 했엇는데 급해서 말을 못했었어요 흑흑 귀여워요ㅠㅜㅜ 한동안 유행했던 캐릭터 만드는 어플이잔아요ㅎㅎ~!! 머리스타일이 넘 맘에 들어요ㅠㅜ 입에 막대사탕(??)까지 물려주신 거 보고 넘 웃었어요 완성물도, 소품 하나하나 열심히 고르셨을 폴리주도 넘 좋아요(〇*>∀<)ゞ★☆ 헤헤..!

>>553 아앗.. 앗 저는 이 문장에서 치여버렷네요 '아주 가끔 보이는 그의 가식이 귀여울 때가 있는데 이게 원래 나 자신이 가진 정상적인 감상인지, 그의 연인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감상인지 잘 모르겠다.' 가식이 귀엽다니.. 카페같은 데서 둘이 마주보고 있는 게 상상돼요. 릭이 무뚝뚝하게 맘에 없는 소리를 하면, 폴리가 맞은편에서 음료 쪼로록 하면서 얼핏 웃고 저 생각 할 것 같아요. 릭이 알아채고 "...왜 웃는거야?"하면 고개 도리도리 하면서 "아니? 안 웃었는데요?" 할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노래도 열창할 수 있단 말이 넘 귀여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ㅠㅜㅜㅜ 아니 저도 폴리주 말한 거 듣고서야 깨달아서 으응??했는데 정말 제가 폴리가 입은 적도 없는 노란 옷을 입혀놧네요ㅇㅁㅇ 생각해보면 폴리는 주로 거의 하얀 옷을 입고 있었는데.. 희한하게 그림 그릴 때는 '옷 무슨 색으로 하지? 웅 노란색~'하고 별 고민도 안하고 바로 노란색으로 칠했었어요 릭이랑 제 마음 속의 폴리가 엄청 따뜻하고 다정한 이미지인가봐요 그게 바로 반영된 것 같아서 지금 정말 신기해요!!(Ŏ艸Ŏ) 이런 사소한 그림에서도 제 마음을 들켜버렸네요..ㅎㅎㅎ

570 릭주 ◆rAqAiJ2zqg (9379783E+6)

2019-07-26 (불탄다..!) 15:26:11

>>561 폴리주도 중복레스의 악몽을 겪으셧군요^q^! 캔드민이 빛의 속도로 일처리를 해주셨나봐요 최고최고.. 많이 놀라셨겟어요(T⌓T)
후후 사실 폴리가 와인을 마실 줄은 몰라서 놀랐어요 저라면 조금은 놀라고 마상이었을 지도 모르겠는데, 릭은 저랑 꽤 다른 사람이라서 늘 릭의 입장에서 답을 두번 세번 생각하게 돼요(T▽T) 근데 릭의 머릿속에서는... '과거를 영영 모른 채로'라는 상황 자체가 제대로 상상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정말 폴리가 쭉 얘기 안 해줘도 자기가 폴리를 사랑하지 않게 될 리는 없다는 걸 알지만, 동시에 폴리가 쭉 얘기 안해주거나/자기가 알아내지 못할 리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뭐라고 대답할 지가 약간 모호했는데... 릭은 결국 계속 사랑하겠다고 대답하더라구요!(艸′v'★*)。+
당신이 내 고통과 절망을 몰랐으면 좋겠다... 담백한 문장이라도 그런대로 슬프게 느껴지네요 고통과 절망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폴리가 울지도 않고 얘기하는 느낌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흑흑 근데 반하게 만든 책임이라고 하면서 뽀뽀라니요! 릭도 심장 어택 당하느라 그 직후에 다시 입 열기 까지 긴 로딩시간이 있을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 아님 눈 크게 뜨고 잠깐 쳐다보다가 키스하려나요? 후후 남사스럽네요 이만 줄여야겠어요(*´ω`*)

날씨가 참 덥네요. 장마도 계속 이어지구요. 아직 한달쯤 남긴 했지만 이번 방학은 어쩐지 짧은 느낌이에요. 여름이 빨리 지나가는 건 좋지만요?(o^^o) 중복도.. 얼마 전이었다고 들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도 몸보신 잘 하셨나요 ㅎㅎ? 요 며칠 낮밤이 바뀌어서 이제야 밥먹고 운동도 하러 가야겠어요. 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나 따뜻하네요 저도 사랑하구❀◕ ‿ ◕❀ 또 행복한 하루하루 되시길 바라요! 또 올게요 ㅎㅎ~!

571 You don't know how amazing you are (8944473E+5)

2019-07-28 (내일 월요일) 12:31:06

내 과거를 모른 채로 누군가가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폴라리스는 그 질문을 입 밖에 꺼내기 전까지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릭을 모르던 시절의 그녀가 바라는 것은 사랑이 아니었고, 삶이 아니었고, 희망이 아니었으니까.

간절히 바랐던 것은 오직 하나, 안식과도 같은 죽음이다.
그런 때도 있었다.

-아니,
서두에는 심장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 뒤에 나올 문장이 부정형일 것 같아서. 숨이 흐트러지려는 것을 애써 다잡았다.

-사랑할 수 있어.
그러나 그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상념을 헤치고 그녀가 예상해 본 적 없는 것들을 답으로 내놓는다. 아. 어쩌면 이 사람은 이렇게 놀라울까.

사랑은 늘 우리를 어딘가로 데리고 가. 그것은 때로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지.

언젠가 스치듯 들은 사랑에 관한 격언이 과장된 것이라 생각한 적 있지만 그 문장은 그다지 부풀려진 것이 아니었다. 사랑할 수 있다는 릭의 한 마디로 인해, 폴라리스는 사람이 사랑으로 인해 지옥에도 천국에도 갈 수 있다는 하나의 문장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나를 믿지?“

그가 묻는다. 시선을 부드럽게 마주하면서 퍽 진심인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이 달콤하게 들려서 폴라리스는 웃었다. 추운 겨울바람을 지나 겨우 햇빛이 닿은 사람처럼 기쁨에 차 웃었다. 그렇지. 나그네의 외투를 스스로 벗게 하는 것은 언제나 북풍이 아닌 태양이다.

“You don't know how wonderful you are.”

당신은 당신이 얼마나 놀라운 사람인지 모를 거예요. 나를 믿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의 시작으로는 엉뚱하게 들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폴라리스는 서두르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안타깝네요. 당신이 폴라리스라는 사람이어서 릭이라는 사람의 놀라움을 알아야 하는데.”

폴라리스는 몸을 일으킨다. 그의 어깨에 손을 짚고 몸을 천천히 기울여 오래전부터 받아온 사랑에 답하듯 그의 이마에 키스하며 속삭인다. 믿어요, 라고. 깃털 같은 키스가 끝나도 그녀는 그의 어깨에 손을 짚고 있었다. 그 상태로 상체를 조금 일으켜 지금의 그를 눈동자 안에 담아두었다. 어떤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이 흔히 그러하듯이, 그녀는 깊어진 시선으로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영원처럼 응시했다.

폴라리스가 바라는 것은 이제 하나가 아니다. 안식과도 같은 죽음을 바랄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죽음이 아니라 삶을 향해 걷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많은 것을 바라게 되는구나. 평범하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을 수많은 욕망을 폴라리스는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릭이 가지고 싶었던 수많은 것들을 대해 알고 싶어요. 가르쳐 줄래요?”

좀 두서없이 말해도 괜찮으니까. 생각나는 대로 말해달라며 그녀는 또다시 태양의 따스함을 알게 된 나그네처럼 웃었다. 그의 어깨를 짚었던 손을 거두고 자리에 앉아 편하게 몸을 기댔다.

572 폴리주 ◆lcVSk6vvyc (8944473E+5)

2019-07-28 (내일 월요일) 12:48:53

마지막 부분이 나를 믿지? 이후로 이어지는 글들일까요? 흑흑 릭주 답레 보면서 릭에게 또 반했습니다... ㅠㅠㅠㅠ ~~ 사랑이라고 못박아 둔다면, 이라는 부분이 너무 좋아요... 릭 특유의 자신만만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라고 해야할까... 사랑(혹은 폴라리스가)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는 없다고 해도 사랑에 대해 (혹은 폴라리스에 대해) 확고한 태도를 취하는 릭이 너무 멋있어요...ㅠㅠㅠㅠㅠㅠ 앞부분에 서술된 가차없는 사자같은 릭도 좋고, 폴라리스가 와인 마시는 거 보면서 아름다운 조각상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며 아주 잠시 멍해지는 릭도 좋고, 아무 것도 포기하지 않는 릭도 좋고... ㅠㅠㅠㅠ You don't know how wonderful you are. 는 '넌 네가 얼마나 멋진지 몰라.' 로 번역할 수도 있는데 릭은 놀라운 사람인 것도 맞고 멋진 사람인 것도 맞아서 amazing이라는 단어랑 wonderful이란 단어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wonderful로 적었는데요. 제목 달기 직전에 amazing을 제목으로 올림 되겠다!! 라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이 답레 제목이 You don't know how amazing you are가 되었습니다... (T∇T)

573 폴리주 ◆lcVSk6vvyc (8944473E+5)

2019-07-28 (내일 월요일) 13:40:07

>>569 그런대로 잘 지내고 계신다는 말에 조금은 안심 됐어요 ㅠㅠ... (그래도 여전히 걱정은 돼요ㅠㅠ 앞으로도 몸도 마음도 잘 챙겨주세요!) 경험상 이유 없이 우울해지면 그게 햇빛을 안 받아서... (...) 인 경우도 종종 있더라구요. 흑흑 여름 햇볕은 싫지만 그래도 우울해지기 전에 꼬박꼬박 쐬야합니다.. ㅇ<-< 상담은 역시 비싸군요... (주르륵) 아앗 그 꿈은 저도 꾸고 싶네요... ⊂(´・ω・`⊂) 따숩게 전해져서 다행이에요. 폴리주도 릭주가 있어서 종종보다 더 자주 기뻐요! (❁´▽`❁)*✲

유행탔던 어플이군요...? (유행하는지 몰랐음) 여캐 만들기 어플 먼저 다운 받았었는데 남캐 만들기 어플도 있더라구요! 쓰리피스 정장 아이템이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전 릭이 베스트까지 갖춰 입는 점도 좋아해서... (T∇T)저는 릭 덕분에 쓰리피스 정장의 매력을 확실히 알게 된 것 같아요!

카페에서 그러고 있는 거 너무 귀엽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폴리는 릭의 가끔 빤히 보이는 가식이 귀엽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릭은 폴리가 가식... 떠는 모습을 이미 봤군요? 연약한 사슴일 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 완전히 속아넘어간 것도 지금 생각하니 너무 귀엽네요. 그때는(과거의 저는) 릭이 속아줘서 릭이 폴리를 연약한 사슴처럼 보는 것을 엄청 신나했었는데.... *^◇^* 지금은 폴리가 연약한 척 기대면 릭은 그냥 웃으며 받아줄 것 같아요. 따뜻하고 다정한 이미지...ㅠㅠㅠㅠㅠ 그건 폴리 앞에서의 릭 이미지 아니던가요... 릭한테도 노랑 옷을 입혀줘야겠어요...ㅠㅠㅠㅠ (릭 : (정색)) 근데 릭이 노랑 옷을 캐쥬얼처럼 이게 나한테 어울릴 거라 생각하십니까? 라고 정색하는 것만 떠올라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74 폴리주 ◆lcVSk6vvyc (8944473E+5)

2019-07-28 (내일 월요일) 13:59:49

>>570 메일 보내고 얼마 안 돼서 삭제해 주셨더라고요! 감사했어요... (T∇T)
저는 릭이 저랑도 폴리랑도 릭주랑도 다른 사람이어서 좋아요... ㅠㅠㅠㅠ 늘 두번 세번 생각해 주셔서 그런가 릭주 답레 읽을 때면 생각지 못한 곳에 치이게 되네요! 저는 폴리 대사는 그렇게 고민 안 하는데 (폴리 대사는 릭 대사 보면 딱하고 떠오를 때가 많아서요!) 폴리 심경은 고민하게 되네요.... 얘가 저한테도 감추는 게 많은 사람이라서 쓰고 싶었던 문장을 못 쓸때가 많았던 것 같기두 하구...

575 폴리주 ◆lcVSk6vvyc (8944473E+5)

2019-07-28 (내일 월요일) 14:27:31

읭? 저는 마솝 버튼 누른 기억이 없는데 언제 눌렸지요? (´・ω・`);;;;;
담백한 문장으로 보였다는 게 조금 신기해요! 저는 그 문장이 너무 비통해 보일까봐 앞에도 뒤에도 너무 많은 감정묘사를 덧붙이지 않았는데 그게 성공한 건가 싶기도 하구....ㅋㅋㅋㅋㅋㅋㅋㅋ ^◇^

긴 로딩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고, 눈 크게 뜨고 보다가 키스하는 것도 좋네요....(●´艸`) 저는 이럴 때 보면 릭이 엄청 로맨스 영화 남주 같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릭 본인은 본인이 로맨스 영화 남주같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을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학은 길었으면 좋겠지만 여름은 짧았으면 좋겠다는 게 모두의 바람 아닐까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작년보다 덜 더운 것 같기도 해요.... 아직은... 아직으은... 작년보다 덜 폭염이에요...! 중복은 모르고 지나갔는데 아마 잘 챙겨먹지 않았을까요? 운동하러 가시는 거 너무 멋져요! 전... 너무 본격적인 운동은 못하겠고 햇빛 사라진 밤에만 겨우 잠깐 걸을만 해서... 물론 오래 못 걸어요 잠깐만 걸어도 땀이 나는걸요...(T∇T)릭주도 매일매일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576 폴리주 ◆lcVSk6vvyc (4515601E+5)

2019-08-06 (FIRE!) 21:52:49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8월되니 너무 덥네요 ㅜ 더위에 건강 잃지 말고 잘 지내세요. 릭주!

577 소년이 정말 원한 것은 (8683272E+5)

2019-08-18 (내일 월요일) 14:09:24

릭은 왼손으로 턱가를 매만지며 비뚜름하게 웃었다. 그건 당신이 얼마나 놀라운 사람인지 스스로는 모를 것이라는 말의 자신만만한 부정이기도 했고, 사랑하는 기쁨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응시하는 폴라리스와 조용히 눈을 맞추었다. 그리고는 오랜 기다림 끝에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 일련의 행위는 마치 살아있는 사진을 찍는 것과 같았다. 이제 그의 머릿속에는 지금 이 순간의 따뜻한 온도와 달콤함, 사랑이 그녀의 부드러운 표정과 더불어 영원으로 기억될 것이었다.

'가지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질문에 릭은 고개를 우로 조금 기울였다. 그가 가지고 싶었던 것들. 어느 순간부터, 릭이 바란 수많은 것들이 그의 손 안으로 미끌어져 들어온 것은 무거운 빗방울이 땅으로 떨어지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쉽게 가진 것들은 마음에 오래 남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시선을 아래로 두고 무엇이든 아주 쉽지만은 않았던 옛날을 회상했다. 한 때, 그 역시도 평범한 또래 소년들 마냥 몹시 갈망한 적이 있었다.

-

때는 벽난로에 따뜻하게 불을 지핀 크리스마스 사흘 전의 저녁이었다. 만찬을 늘어놓은 커다란 마호가니 테이블 앞에 아버지와 아들이 앉아 있었고, 이번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수 없다는 아버지의 고백에도 아이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혼자서 보내게 될 홀리데이는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실상 오늘 저녁은 두 사람만의 무미건조한 크리스마스 파티나 다름없었다. 아버지는 아이의 학교 생활, 혹은 평소 행실에 대한 형식적인 질문을 던졌다. 소년은 아버지가 만족할 만한 대답들을 무리 없이 그 물음 뒤에 붙여놓았다. 그리고 마침내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는 여전히 고깃덩어리를 써는 채로 돌연 물었다.

"부활의 돌이라는 게 정말 있을까요?"

프레드리히 릭먼은 아이가 아무렇지 않은 척, 그러나 진중하게 묻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가 포크를 내려놓자 아이 역시 깊은 갈색 눈을 들어 그와 시선을 마주쳤다. 그는 전날 저녁 아들이 읽던 아동용 소설의 표지에 반드시 크고 환하게 반짝이는 '부활의 돌'이 그려져 있었으리라 추측했다. 릭먼은 썩 오랜만에 곤란함이라거나, 곤혹스럽다는 감정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건 없단다, 릭. 어떤 수단으로도 이미 흙으로 돌아간 사람을 되살릴 수는 없어."

'그런가요?'라는 대답 정도는 있었다면 좋았을까. 릭은 더 이상 고개를 끄덕이거나 그에게 무언가를 되묻지 않았다. 아이는 그저 잠시간 그를 응시하다가, 다시 고기 쪽으로 시선을 돌려 쥐고 있던 나이프를 잘근잘근 움직였을 뿐이었다. 그가 제 대답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는지, 혹은 실망했는지, 릭먼은 그 백지같은 표정에서 무언가를 읽어낼 수도 없었고, 더 묻고 싶지도 않았다. 벽난로는 불타고 있었고, 어린 소년의 입안에서는 고기에 배어있는 핏방울이 터졌다. 릭먼은 검지를 뻗어 제 손 안의 포크날에 손끝의 통통한 굳은살을 가만히 찍어 눌렀다. 그가 가까스로 물었다.

"또 선물로 받고 싶은 건 없니?"

-

"어렸을 때, 라디오에서 나오는 피아노 연주를 들은 적이 있어."

릭이 빙긋 웃었다. 족히 15년은 전의 일이었다.

"그래서 피아노가 가지고 싶어졌지. 결국 그 해 크리스마스에 피아노를 받고... 꽤 기뻤어."

사실 그 외에는 기억을 쥐어짜봐도 특별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예전, 폴라리스가 당신의 힘으로 가질 수 없는 게 나타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던 것이 생각난다. 그런 건 없어요. 릭은 뻔뻔하게 대답했다. 릭은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고, 무언가를 원하는 즉시 수많은 것들이 그의 손에 굴러떨어졌다. 그가 어려움을 겪거나 좌절해본 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주 잠시의 고통과 노력 끝에 모든 것은 그의 원대로 그랬다. 사랑도 그랬다. 그는 폴라리스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그의 곁에 앉아 있었다.

'부활의 돌은 어땠을까.'

그것으로 누구를 그리도 살리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는 어렸을 때에도 그리 세상물정 모르고 허무맹랑한 꼬마는 아니었다. 아버지에게 굳이 그것이 실재하냐고 물어보기 전에도 이미 존재하지 않음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릭은 자신이 그것을 원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찰나의 백일몽이었다.

"당신의 마음도 가지고 싶었지."

조금은 즐겁고, 조금은 따뜻한 표정이었다.

"인페르노도 가지고 싶었어."

인페르노. 사실 그건 아주 오랜 시간 릭의 의식 가까이에 자리한 목표였다. 릭은 이미 일정 수준 그를 이루었다. 지난 시간 그가 해온 거의 모든 일들이 모두 그것을 위함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릭은 결국 자신이 인페르노를 가지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떤 희생을 치루어서라도. 그리고 그 다음에는, 아마 이 밤의 도시가 가지고 싶어지지 않을까. 최고 자리에 오른다면, 지금의 보스가 해왔던 것처럼 이 도시를 통합하는 데 가장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릭은 막연히 생각했다.

"당신은 언제까지 여기 있을거야?"

여기, 밤의 도시에. 그가 중얼거렸다. 이 도시는 아름다우리만치 위험한 곳이었다. 마치 깊은 동굴 속에 있는 억만금의 보석처럼. 릭은 이곳을 떠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았다. 그중에는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고 도망치듯 새벽에 떠나는 사람도 있었고, 평화로운 노년을 위해 자기만의 낙원을 찾아 가는 사람도 있었다. 사실 릭에게는 모두 상관 없는 일이었다. 세이렌의 노래처럼, 달콤한 꿀 향기처럼 이 도시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사라진 사람들의 빈 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릭은 밤의 도시에서 태어났고, 아마 그 끝맺음도 이 도시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러한 운명을 타고난 것은 아니다. 릭은 폴라리스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578 릭주 ◆rAqAiJ2zqg (8683272E+5)

2019-08-18 (내일 월요일) 15:13:52

일단 제가 너무너무너무 늦게 와버려서 석고대죄부터 시작할게요.._| ̄|○ 기다리셨죠 죄송해요..ㅠㅜ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제가 아마 계속 바빠질 것 같아요 이제 졸업 준비 하면서도 그렇고, 아마 대학원에 가게 될 것 같아서요..으..(ノ﹏ヽ) 그래서 너무 죄송하고 걱정되는 건 레스 텀이나 이야기가 늘어지게 될까봐예요.. 제가 그렇게 되는 걸 정말정말 원치 않는데.. 그래서 지금처럼 게속 자연스럽게 일상을 이어 나갈지? 아니면 폴리주랑 저랑 같이 얘기해서 대략적인 기승전결이나 스토리, 엔딩을 짜 두고 달려갈지 얘기해보고 싶었어요. 스토리가 전개되면 텀이 좀 길어지게 되더라도 뭔가 탄력(?)이 붙을 것 같아서요..ㅜ^ㅜ

항상 하는 얘기지만 릭이랑 폴리의 이야기를 정말 좋아해요(つ﹏<。) 이건 약간 웃길 수도 있는데..ㅋㅋㅋㅋㅋㅋㅋ사실 그저께 밤 꿈에 릭이랑 폴리가 나왔어요. 꿈이라 엄청 허무맹랑한 설정이었던 것 같은데.. 대충 기억해보면 릭이랑 폴리랑, 다른 밤의 도시 캐릭터들 전부 환생하는 내용이었어요. 문제는 환생하면서 소수 전생의 기억이 남아 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걸 밝히면 세계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에 그냥 아무것도 기억 못하는 것처럼 살아야만 하는 거였어요. 문제는 릭한테 전생의 기억이 있어서..ㅋㅋㅋㅋ 어찌어찌 현생 폴리를 만나고, 폴리도 기억이 있을지 없을지 확신하지 못한 채로 뚫어져라 쳐다보는 장면이었어요. 끙 다 말하고 보니 좀 슬픈 것 같기도 하고..

앗 폴리주 답레를 되게 여러 번 읽었는데 엄청 즐거웠어요ㅋㅋㅋ!! 개인적인 인상이지만 amazing은 뭔가 신나고 기쁘고, wonderful은 아릅답고 별가루 빤작빤작 날리는 느낌..? 폴라리스 질문이 엄청 의외여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한참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해볼 수록 릭은 어렸을 떄부터 물욕이 그다지 많지 않은 아이였을 같아요..ㅋㅋㅋㅋ 사실 욕심이 아예 없다기보다는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쉽게 가질 수 있어서 강하게 원할 필요가 없었던 걸까요. 다만 릭이 피아노를 가졌을 때가 10살 전후일 것 같은데 그 때까지도 부모님에 대한 미련이 은연중에 있었을 것 같아요. 저 사건 이후로도 그렇고 크면서 거의 잊혀졌(혹은 잊혀졌다고 생각)지만요.

좀 더 얘기 나누고 싶었는데.. 제가 지금 벌써 알바를 갈 시간이네요ㅠㅜ 제가 너무 늦게 와서 다시 한 번 죄송해요..ㅠㅜㅜ 텀이 길어져서 폴리주가 아마 바로 보실 것 같진 않지만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요! 앗 아무말 대잔치인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저 내일 벌써 수강신청이에요..ㅋㅋㅋㅋㅋ 응원해주세요 헷 ㅎ-ㅎ!

579 릭주 ◆rAqAiJ2zqg (2236472E+5)

2019-08-19 (모두 수고..) 22:03:05

잠깐 갱신하구 가요. 좋은 주말 보내셨을까요'v' ?

580 릭주 ◆rAqAiJ2zqg (6490509E+5)

2019-08-25 (내일 월요일) 00:12:30

싱숭생숭한 저녁이네요.. 제가 얼마나 자리를 비웠나 다시 봤는데 거의 3주 정도.. 그동안 폴리주가 제가 다시 안 올거라고 생각하셨으면 어쩌지 슬퍼요.. 다다음주면 다시 개강이네요! 이야기를 다시 이어나가기 시작한지도 벌써 8개월이에요ㅋㅋㅠㅜ시간이 어쩜 이렇게 빠른 지 모르겠어요
오늘은 갱신을 마지막으로 자러 가요 폴리주도 행복한 꿈 꾸고 계시길*^-^*

581 폴리주 ◆lcVSk6vvyc (9037391E+5)

2019-08-26 (모두 수고..) 22:33:19

글을 적기가 참 어렵네요. 오랜만이에요 릭주. 어떻게 하면 덜 슬프게 말을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해봤지만, 여기서 고민의 시간이 더 길어지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기다린 지 2주가 지난 시점에서 어쩌면 릭주가 다시 오시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요^ㅜ... 휴판을 생각하게 되었고 릭주가 다시 돌아오셨지만... 저는 두세 달 정도 쉬었다 가고 싶어요. 그동안 몸이 안 좋아졌고 몸이 안 좋아진 영향인지 마음도 우울해졌거든요.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안 우울할 수가 없더라구요... ㅠㅠ... 마음이 우울하면 몸이 더 아픈... 나쁜 연쇄작용을 끊는 게 참 어렵네요..

릭주가 참 많이 걱정이 됐어요. 지금은 덜 우울하고 더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계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구요. 마음이 안 좋으시더라면 몸은 누구보다 건강하시길 바라기도 했구요. 잘 지내고 계셨으면, 그리고 앞으로도 잘 지내셨으면 해요. 졸업 준비하면서 대학원...! 대학원 가겠다는 사람이 주위에 있는데 그 사람이 참 멋져 보였거든요, 릭주도 엄청 멋져 보여요. 자신이 도전해 보지 않은 일에 도전하는 사람을 멋있게 보는 게 비단 저만은 아니겠죠. 릭주를 응원해요. 앞으로 하시는 모든 일이 다 잘 되시길 바라요.
레스 텀이나 이야기가 늘어지게 되는 것은 저도 걱정이 되는데 제가 쉬었다 돌아오면 저도 굉장히 바빠질 거라서 그게 마음에 걸리네요. 텀이 길어지더라도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일상을 이어나가는 게 좋긴 해요. 제가 기승전결 스토리 엔딩 짜두고 스레를 달려본 적이 없어서 겁이 나는 걸까요? 선뜻 도전하겠다는 용기가 안 나네요... ^ㅜ

저도 릭이랑 폴리의 이야기를 정말 좋아해요. 릭주가 해준 꿈 이야기 너무 좋은데요... 전생의 기억이 남아 있는 릭이 폴리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장면이 정말 영화처럼 머릿속에 그려져요. 폴리 역시 전생을 기억하든, 기억이 없든 간에 릭폴리는 해피엔딩일테니까 릭주의 꿈 뒷내용은 슬픈 내용은 아닐거예요! 영화하니까 떠오르는 건데 실사 라이온킹 보면서 릭이 생각나더라고요. 릭이 생각나서 웃지 말아야 할 장면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어요. ㅎㅎㅎ....

9월, 10월 쉬고 11월 초나 중순에 돌아올게요. 돌아오지 못할 상황이면 11월이 끝나기 전에 글을 남길게요. 12월이 되어도 제가 소식이 없으면.... 그때는 기다리지 않으셔도 돼요. 기다림이 사람을 지치게 하는 걸 잘 알고 있거든요. 잘 지내고 아프지 마세요. 푹 주무시고 나쁜 꿈은 꾸지 마시길. 이만 글 줄일게요.

582 릭주 ◆rAqAiJ2zqg (0325886E+5)

2019-10-30 (水) 00:19:14

폴리주!! 벌써 10월 말이네요! 그간 잘 지내셨나요?
저는 잘 지냈어요. 개강을 했고, 얼마 전에 중간고사도 쳤지요.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얼마 후면 벌써 4학년이네요. 시간 참 빠르죠, 사실 폴리주 처음 만났을 땐 새내기였는데요(..)ㅋㅋㅋㅋㅋㅋㅋ 제 대학생활을 계속 함께 했다니 믿겨지시나요?

한동안 릭과 폴리의 페이지에 들르지 못했네요. 그리고 들르지 못했던 그 전에도 오지 않아서 미안하다는 말을 이제야 다시 전해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몸이 많이 아파본 적은 없지만 마음이 아파본 적은 많아서 우울했다는 폴리주의 말이 너무 가슴 아프네요. 정말 슬퍼요.
저는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알고 믿고 있는데, 릭과 폴리의 사랑이 폴리주에게도 닿을까요. 그리고 폴리주의 목소리도 생김새도 모르는 저지만, 역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동안 폴리주가 많이 건강해지셨길 바라요. 맛있는 음식도 먹고 좋은 풍경도 보고 행복으로 가득찬 두어 달이었기를 진심으로 간절히 바라요.

저는 내일 시험을 봐요. 중요한 시험인데, 폴리주 응원을 보고 갈 수 있어 기쁘네요. 정말 감사해요. 제가 잘 된다면 그 안에는 폴리주의 덕분도 분명히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거예요. 저를 응원해주셔서 고마워요. 마음이 저릿하네요.
폴리주가 자연스럽게 일상을 이어나가는 게 좋다면 저도 그렇게 할래요. 저도 그게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실사 라이온킹 분명히 전에 읽었을 문장인데 왜 또 보니까 처음 보는 것마냥 웃길까요? 전 갑자기 알라딘의 자스민이 떠오르네요. 어떤 부분이 폴리랑 닮았어요.

하고 싶은 말이 많네요. 곧 11월이에요. 천천히 기다릴게요. 12월 말이 제 생일이라고 아주 오래 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들으면 아! 하실까요? 크크. 그 전에 선물처럼 오셨으면 좋겠네요. 폴리주가 아프지 말라고 해서 진짜로 그랬어요. 폴리주도 잘 지내고, 아프지 않고, 푹 주무시고, 눈과 별이 날리는 행복한 꿈 꾸세요. 저도 이만 줄일게요. 안녕히 주무세요.

583 릭주 ◆rAqAiJ2zqg (4727865E+5)

2019-12-01 (내일 월요일) 01:12:03

안녕하세요 폴리주? 어느새 12월의 첫날이 되었네요. 학기가 끝나가서 저는 지금 조금 바쁜 시기예요. 12월 말까지도 시간이 주르륵 흘러갈 것 같네요.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실까요? 그동안 계속 참치에 들락날락했는데 레스를 남기는 건 오랜만이네요. 안부 차 인사 남겨요. 날이 점점 추워지는데 감기 조심하시길!

585 ◆rAqAiJ2zqg (341824E+57)

2020-01-26 (내일 월요일) 09:36:49

폴리주 안녕하세요? 갱신 방지 기능이 생겨서 한 번 써보려고 하는데, 제가 맞게 하고 있는 거면 좋겠어요.
폴리주는 12월이 되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지만 사실 아직까지도 드문드문 참치를 들락거리고 있어요. 지금은 방학이라 좀 여유롭네요. 개강하면 또 바쁘겠지만..
아마 한동안은 가끔이라도 들어올 것 같은데, 인사를 남기는 건 이게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와 함께 상황극을 즐겨주어 진심으로 감사했어요, 폴리주. 상황이 허락한다면 다시 보고 싶어요. 요즘 폐렴이 위험하던데 부디 조심하세요.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계시길 바라요.

586 이름 없음 (2614423E+4)

2020-03-13 (불탄다..!) 10:01:08





587 폴리주 ◆lcVSk6vvyc (5377404E+5)

2020-03-13 (불탄다..!) 23:58:33

안녕하세요, 그리운 릭주. 정말 많은 말을 쓰다 지우다 쓰다 지우다 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부터 적어야 할 지 모르겠어요. ㅠ 마지막으로 레스 남기신 게 1월이네요. 가끔이라도 들어올 것 같다고 하시니 어쩌면 이 글을 읽어 주실지도 모르고, 어쩌면 읽지 못하실지도 모르겠어요. 저도요. 저와 함께 상황극을 즐겨주셔서 마음 깊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레스를 못 남긴 지난 8월 부터 올해 3월 까지도, 밤의 도시 스레에서 뛴 시간들과 어장에 와서 뛴 시간들도, 그리고 앞으로도 릭주와 릭이 그리울 거예요.

정말정말 적기 싫은데 그동안 못 온 이유도 적어야겠지요. 지난 11월달에 제 건강 하나 제대로 책임지지 못하는 상태에서 상황극을 이어갈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주구장창 하다가 그 고민에 빠진 상태에서 12월이 지나버렸고, 그때가 지나니까 다시 오기 너무 죄송스럽더라구요... 그리고 정말인지 아프다고 적는 게 싫었답니다...ㅠ... 저는 제가 아픈 게 싫고, 제가 아픈 것으로 인해 누군가를 걱정 시키는 것도 싫고,.... 무엇보다 이별하고 싶지 않았어요. 이별의 말을 적는 것도 싫었구요. 제 건강이 안 좋아져서 상황극을 할 상황이 아닌 것 같고, 그래서 상황극을 그만해야 할 것 같다고는 도저히 못 적겠더라고요.. ㅠㅠㅠㅠ.... 하다못해 조금이라도 건강해진 상태에서 글을 적고 싶었는데.. 위의 어그로가 절 화나게 해서... 제가 사랑하는 어장의 마지막 레스가 저것인 것은 용납할 수가 없어서 진통제를 꾸역꾸역 먹고서라도 글을 쓰게 되네요. 릭주가 지금은 참치어장에 방문하지 않으실지도 모르지만, 혹여나 방문하셨을 때 그래서 이 어장에 들어오셨을 때 마지막으로 보실 글이 어그로라면... 마음이 아프고 괴로우실 것 같아서요.

릭주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상하는 것이 싫어서 삭제 요청할까도 생각했지만. 고소도 증거가 있어야 하니까 일단 삭제 요청 하지 않고 놓아둡니다. 캡쳐는 해두었습니다.

마음이 조금 어지럽네요. 릭주는 언제나 예쁘고 좋은 것만 눈과 마음에 담으셔야 하는데 저런 레스를 삭제 요청하지 않고 두어도 괜찮은가... 폐렴 정말 걱정되는데 잘 지내고 계실까... 혹시라도 제가 남기는 레스가 조금이라도 생채기를 낼까 두렵기도 해요... ㅠ

가장 바라는 건 그거네요. 몸과 마음 어느 하나도 아프지 않고 잘 지내고 계시길, 그리고 앞으로도 잘 지내시길 바라는 것. 그리고 또 어느 시의 아름다운 구절과도 같이 릭주에게 행복이 매일 햇빛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오길 바라고 있는 것. 건강히 잘 지내세요.

588 릭주 ◆rAqAiJ2zqg (4674999E+5)

2020-03-15 (내일 월요일) 23:45:34

폴리주!! 꽤 오랜만에 둘의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참치어장에 들어왔다가, 어장이 갱신되어 있는 것을 보고 눈이 튀어나올 뻔했어요{*≧∀≦} 매우 기뻐요. 정말로요... 저는 다 괜찮아요. 정말로 다 괜찮답니다. 저도 이별하기 싫고, 힘 닿는대로 기다릴게요. 걱정하는 게 싫으시다면, 그저 기뻐할게요. 와(*´▽`*) 다시 볼 수 있어 정말로 기뻐요. 신을 믿지 않은지는 조금 됐지만, 오늘밤은 사랑하는 폴리주를 위해 기도할게요.

그, 예전에도 사실 한 번 어그로가 끌렸던 적이 있는데 제가 이걸 어케할까.. 좀 고민하던 사이에 삭제가 되었었답니다. 아마 캔드민이 지우셨거나 다른 참치님이 신고하셨겠죠? 그때 그 호의에 따로 말씀은 못 드렸지만 무지 감사했습니다. 이번 어그로도, 아마 같은 사람일 것 같은데 물론 밉고 화나지만 더 이상 그러지 마십쇼. 남의 어장이 망했으면 하고 계속 들여다보기에 당신의 인생이 소중합니다(TT) 진짜로요.

어쨌든 폴리주! 저는 상처받지 않을거고, 때로 힘들더라도 여전히 폴리주가 보고싶을 거예요. 그리고 저는 엄청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요! 저는 참 운이 좋았어요. 그리고 폴리주에게도 이 행운이 올 것을 믿고, 또 깊이 바란답니다. 기도할게요. 건강을 빌어줘서 고마워요. 폴리주, 언제나 잘 지내세요.(♡´艸`)

589 앞으로도 계속 (9620249E+5)

2020-03-21 (파란날) 10:59:13

평범하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을 수많은 욕망을 폴라리스는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사람마다 가지는 욕망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그녀는 릭이 가지고 싶었던 혹은 가지고 싶은 많은 것들에 대해서 알고 싶어졌다.

어렸을 때, 라디오에서 나오는 피아노 연주를 들은 적이 있어. 그래서 피아노가 가지고 싶어졌지. 결국 그 해 크리스마스에 피아노를 받고... 꽤 기뻤어.

어린 릭이 피아노 연주를 듣고 그것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하고 결국 그 해 크리스마스에 피아노를 받게 되는 장면들이 머릿속에 멋대로 스쳐 지나간다. 귀여워.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어린 모습이지만 틀림없이 그녀가 보아왔던 어떠한 소년들보다 깜찍하겠지. 기쁘고 흐뭇한 미소가 제 얼굴에 번지는 것이 느껴졌다.

조금은 즐겁고, 조금은 따뜻한 표정으로 당신의 마음이 가지고 싶었노라고 말하는 그의 대답도 조금 생경하게 느껴질 정도로 귀여웠다. 정말 새삼스럽게 사랑스러운 대답이 아닐 수 없었다. 인페르노도 가지고 싶었다는 말은 글쎄, 귀엽다거나 멋지다는 감정적인 상념을 가지기 전에 해가 동쪽에서 뜨면 서쪽으로 진다는 말처럼 당연하게 납득이 되었다. 밤의 도시를 가지고 싶어, 라는 말이 이어졌다고 해도 그다지 놀랍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은 언제까지 여기 있을거야?

여기, 밤의 도시에. 그가 중얼거렸다. 폴라리스는 눈이 조금 동그래졌다. 릭에게 받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이었다. 이 남자는 언제나 그렇다. 항상 예고 없이 어떠한 순간에 그녀를 놀라게 하는 경이로운 사람이다. 이런 질문을 하면 눈을 피할 법도 한데. 달아나지 않고 물끄러미 닿아오는 시선이 참으로 그다워서 그녀는 동그래진 눈을 접으며 상쾌하게 웃었다.

“처음 이 도시에 왔을 때는 이삼년 정도만 머물렀다 갈 예정이었어요.”

그보다 더 줄어들었으면 줄어들었지, 길어지지는 않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를 만나게 되었고,

“하지만 그 예정이 틀어졌죠. 릭이라는 남자한테 반하게 되어서.”

그를 너무나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그게 이루어지지 못할 계획이 되었음을 알았다. 그녀는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도발적인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책임질 거예요? 라고 묻는 것처럼. 스스로 생각해도 겁 없는 짓이다 싶었지만. 그냥 그러고 싶었다. 가끔은 나도 당신을 놀라게 해주고 싶거든.

이제는 마저 대답을 해주고 질문을 던질 차례인가.
폴라리스는 생각에 잠겨 시선을 반쯤 내리 깔았다.

“당신의 사랑으로 있는 동안, 당신이 있을 밤의 도시가 곧 내가 있을 도시랍니다.”

노래의 운율처럼 경쾌하게 읊조린 후 그녀의 입술을 호선을 그리며 다물렸다. 사실 당신의 연인으로 있는 동안으로 대답할까, 당신의 사랑으로 있는 동안으로 대답할까 잠시 고민했었다. 다시 고민해 봐도 당신의 연인으로 있는 동안 이라는 말보다 당신의 사랑으로 있는 동안이라는 말이 아무래도 조금 더 낭만적으로 들리는 것 같았지. 음, 역시 그랬다.

당신은 언제까지 여기 있을거야? 여기, 밤의 도시에.
설마 불안한 걸까? 내가 여기 밤의 도시를 떠나게 될까봐.

“나는 네 곁에 있고 싶어. 앞으로도 계속.”

만약 그랬다면 지금 이 대답이 당신의 불안을 불식시키길. 그런 바람을 담아 폴라리스는 그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했다. 오늘 당신을 집으로 초대하길 잘한 것 같아. 그러다가 그녀는 문득 목적 중 하나를 떠올렸다. 발렌타인데이 케이크를 준비해 뒀는데 케이크의 존재를 잠깐... 아니, 잠깐 보다 조금 더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취한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은 그것보다 짧은 시간 동안 잊어버리고 있었고.

“자기야. 나한테 취한 모습이나 약한 모습은 보여주기 싫죠?”

폴라리스의 손가락이 릭의 와인 잔을 소리도 나지 않을 정도로 약하게 건드렸다가 떨어졌다. 장난기를 가득 머금은 폴라리스가 방싯 미소 지었다.

590 폴리주 ◆lcVSk6vvyc (9620249E+5)

2020-03-21 (파란날) 11:24:26

>>588
걱정하는 게 싫으시다면 그저 기뻐하겠다는 릭주는 천사같네요... ㅠ... 죄송하고 감사해요.

말할까말까 망설여지는데... ㅠㅠㅠ... 영타로 써진 어그로라면 저도 보았습니다. 한타로 바꿔 읽고 머리가 멍해지고 속이 뒤집어졌다가(...) 이걸 릭주가 보시기전에 캔드민님께 부탁해서 삭제해야 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나쁜 말의 한 글자라도 릭주가 읽는 게 싫어서요... ㅠ... 당장 어장으로 돌아올 용기는 없었는데, 그 레스는 너무 상처가 되서 그래서 릭주가 한 글자라도 읽지 않길 바랬어요... (그런데 이미 읽으셨고... ㅠㅠㅠ.... 당신의 인생이 소중하다는 상냥한 말도 해주시네요..) 아마 저말고 다른 참치분도 삭제 요청 부탁드렸을지도 모르겠고, 캔드민님이 제 삭제 요청이 가기 전에 먼저 삭제해주신 걸 수도 있겠네요.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릭주가 엄청 건강하게 지내고 계셨다는 말이 제겐 위로가 돼요. 상처 받지 않을 거고, 힘들더라도 여전히 보고 싶을 거라는 말도요... 앞으로도 릭주에게 행운이 있기를 저 또한 깊이 믿고, 바랄게요. 릭주의 다정한 레스를 읽고 있자니 감사하다는 말만 수십 번 할 게 될 것 같아요... ㅠ.... 사실 지금도 어떤 말들을 이어야 할 지 모르겠어요.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뒤섞여서 말이 좀 횡설수설 할 것 같기도 하네요..

작년에 써놓고 가져오지 못했던 답레를 좀 더 다듬어서 올려 놓았어요.
당장은 복귀하기 어렵고, 그래서 오래 기다리게 할 지도 모르겠지만,(현생에 큰 문제가 안 생긴다면..ㅠㅠ) 4월에 한 번쯤 들를게요. 앞으로도 나쁜 일 없이 잘 지내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591 폴리주 ◆lcVSk6vvyc (6611399E+4)

2020-04-03 (불탄다..!) 22:52:43

들렀다 갈게요 (*'∇'*) 폐렴이 기승이긴해도 봄이긴 해서 꽃들이 예쁘게 피었더라구요. 보여드리고 싶을 만큼요.
릭주가 언제나 건강하고 잘 지내시길 바래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592 릭주 ◆rAqAiJ2zqg (2992259E+4)

2020-04-25 (파란날) 02:42:56

아니 미쳤다ㅠㅜㅜㅜ 잠깐 한번 들어왔다가 심장 덜컥 내려앉았네요 두 번이나 다녀가셨었군요༼⁰o⁰;༽

개강을 한 뒤로 제가 너무 여유가 없었네요ㅠㅜ 폴리주가 훨씬 뒤에 오실 거라고 예상하기도 했고.. 그래도 한 번 들어와볼걸 너무너무 아쉬워요. 다다음주쯤이면 중간고사 치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 같은데, 그 전에도 시간 나면 들어올게요.

벚꽃, 정말 예뻐요!! 사진 보여주셔서 생각났는데 제가 사실 서프라이즈로 뭐 드리려고,, 하던 게 있엇는데 무슨 지금 답레 쓰는 게 급하네요 으엉엉엉(T▽T) 폴리주 답레 너무 좋아요 매력적인 폴라리스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대사 하나하나에 다시 깨닫고 심장 부수네요. 과제하던 도중에 잠깐 들어왔다가 심장 벌렁거렸어요..

생각해보니 폴리주 처음 만났을 때는 저 새내기였는데 이제 고인물 4학년이네요 세월 무슨(;;) 그러나 릭과 폴리는 나이를 먹지 않아요 곧 릭 나이도 추월하겠다(..)

제가 너무 안 들어와서 기다리셨을까봐 또 너무 죄송하고ㅠㅜ 시간 없으면 들어와서 진짜 짧게라도 레스 남기는게 낫겠다 싶네요.. 혹시 괜찮으시지요..? 답레는 내용 조금만 생각해보고 써올게요(ღ˘⌣˘ღ)
폴리주도 언제나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항상 감사해요 폴리주.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금방 올게요.

593 폴리주 ◆lcVSk6vvyc (4063472E+5)

2020-05-01 (불탄다..!) 18:38:07

릭주 오랜만이에요! 맞아요 개강해서 한참 정신 없을때죠... ㅠ.ㅠ.. 저도 5월엔 정신 없을 것 같아요... 4월말에도 정신 없었지만요! 다다음주 중간고사 다 끝나고 편하게 답레 주셔도 돼요, 그것보다 더 나중에 주셔도 되구요! 서프라이즈라고 하시니 궁금하긴 한데 답레 쓰는 게 급하다는 릭주가 귀여우셔서... (´͈ ᵕ `͈ ) 개인적으로는 “자기야. 나한테 취한 모습이나 약한 모습은 보여주기 싫죠?”이 대사가 쓰는 게 제일 즐거웠는데 (특히 자기야, 쓸 때 즐거웠어요 ㅋㅋㅋㅋㅋ 자기, 랑 자기야, 중에 고민하다가 후자로 했습니다!) 릭주는 어느 대사에 심장 부셔졌을까도 궁금하네요! 세월 무슨...222 흑흑 폴리 나이 추월했군요. 폴리 처음 만들었을 때는 저정도면 살만큼 살았다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지금와서 보니 저 나이는 살만큼 살았다..고 말할 나이는 아니다 싶어요...(´͈ ᵕ `͈ )
폴리랑 릭도 작중 기준으로.. 6개월이 지났지만 1월 1일이 지났으니까 한살씩은 더 먹지 않았을까요..?? 지금이 발렌타인 배경이니까 다음 배경은 화이트 데이일까 싶고.. 폴리 프로필 생일이 3월 중에 있었던 거 같은데 정확한 날짜는 역시 기억이 안 나네요... ㅋㅋㅋㅋ 생일이 여러개라 기억도 어렵.. (다 기억 못합니다...) 릭 생일이 6월 22일인 건 기억해요! 위에 올라가 확인해 보니까 6월 22일이라고 말해줬네요. 폴리도 저도 폴리 생일보다는 릭 생일을 기억하는데 기억력을 써서... ◑▽◑
제가 더 오래 릭주를 기다리게 만들었기 때문에 기다렸다고 말하기가... 양심 아프네요... ㅠ.ㅠ... 지금은 잠잠해졌지만 시국이 시국이다보니까 안 오실 때 걱정이 되더라구요 ㅠㅠㅠ... 잠잠해졌어도 그래도 아직은 더 조심해야 할 때니까 릭주도 계속 조심해주세요! 저어는 마스크도 꼭꼭 끼고 다닙니다 :) 릭주도 언제나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평안한 5월 보내세요!

594 릭주 ◆rAqAiJ2zqg (2747625E+5)

2020-05-04 (모두 수고..) 15:22:09

흐흐 전 폴리 생일 알고 있어요 진짜 찐생일은 2월 14일이구 폴리가 정한 생일은 4월 16일 이란거..!! ...는 얼마 전이었네요??(・□・;) 아니..어떻게 이런 일이.. 역시 캘린더에 적어놨어야 했어요(T▽T) 네 좋아요 이렇게 되면 다음 상황은 화이트데이 아니면 폴리생일로... 흑흑...

저는 '릭이라는 남자한테 반하게 되어서'부터 이미 심장 휘뚜루맞뚜루 맞고 녹다운이었답니다(艸′v'★*)。+ ㅋㅋㅋㅋㅋㅋㅠㅜㅜㅜ폴리 이렇게 갑자기 훅 들어올 때마다 무방비하게 있다가 어이쿠 하고 쓰러져요 그 뒷부분은 이미 싱글벙글 한 채로 읽었던 것 같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도 웃고있어요 후후(*´∇`*)

아 사실 답레를 쓰고 있다가!! 궁금한 부분이 있어서 물어보려고 했어요 폴리 손은 어떤 모습인가요?? 고생을 많이 해서 상처가 많을 것 같기도 하고.. 흑흑 발에 대한 묘사는 있는데 손은 못 찾겠더라구요 궁금해요~

지금 중간고사 기간인데 코로나 때문에 시험이 많이 없어졌어요 대신 대체과제들이..있긴..하지만..(つ﹏<。) 예년보다는 좀 여유롭네요! 저도 아직 마스크 열심히 끼고 다닌답니다 확진자 이제 0명대던데 쫌만 더 힘내죠 아자아자~;-; 폴리주도 바쁘시군요! 혹시 답이 안 달리면 일단 상상한대로 답레 들고 올게요 생각과 다르면 나중에 수정하구ㅎㅎ 곧 다시 올게요 항상 건강 조심하셔요~!

595 릭주 ◆rAqAiJ2zqg (2747625E+5)

2020-05-04 (모두 수고..) 15:25:19

아 또 보니까 폴리 서류상 생일은 3월 15일이네요 릭은 아마 그걸로 알고 있겠죠?{*≧∀≦} 문득 떠올라서 좀 더 덧붙이고 가요 좋은 폴리주 5월 보내세요~ㅎㅎ

596 폴리주 ◆lcVSk6vvyc (8662465E+5)

2020-05-05 (FIRE!) 00:20:42

어.. 폴리 생일이 1달 간격이네요...??? (본의 아닌 한달 간격...???) 찐생일 2월 14일 천사랑 정한 생일 4월 16일 폴라리스 서류상 생일이 3월 15일 이란 거죠? ㅋㅋㅋㅋ 캘린더에 안 적으셔도 돼요ㅋㅋㅋ 왜냐면.. 폴리주도 캘린더에 폴리 생일 안 적거든요. ㅎㅎ... 화이트데이도 좋고, 생일이어도 좋네요. 폴리는 자기 서류 생일은 까먹고 있으면서도 올해 발렌타인은 챙겼기 때문에 화이트 데이는 기억할 것 같네요. 음, 생일 일주일전에 솜니움 식구 중에 한 명이 받고 싶은 선물 있냐고 물어봐서 아. 서류 생일이 이 근처였지, 떠올릴 수도 있고요. 폴리가 생일을 잊어 먹고 있는 전개가 더 재밌을지, 누가 알려줘서 인지하고 있는 전개가 더 재밌을지는 고민해봐야 겠어요!

릭은 서류 봤으니까 폴리 생일 기억할 것 같아요! 그런데 릭이 화이트데이 기념일 자체를 알고 있으려나...?? 기념일은 알고 있어도 챙기진 않을 것 같은데, 이번에는 릭이 챙길지도 모르겠네요 :D!

앗 그 대사 쓰는 것도 무척 즐거웠어요! ヽ(*^ω^*)ノ 이번 레스 대사들은 전체적으로 쓰는 게 즐거웠어요. 폴리가 언제 릭이랑 릭주 마음에 훅 들어가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대사 쓸 때 특히 즐겁다고 생각할 때 폴리가 훅 들어가는걸까? 싶기도 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와~~ 릭주를 웃게 만들어서 행복해요 (*´∀`*)

제가 한 발 묘사 기억 안 나긴 하는데... (내가 폴리 발 묘사 언제 했더라...??) 제 기억으로는 폴리 발은 상처 많은 발..인 것 같긴 해요. 맨발로 유리조각 밟은 전적도 있을 것이고.. 감출 수 있는 부위니까 관리에 그렇게까지 신경쓰진 않았을 것 같고.. (아예 관리에 신경 안 쓰는 건 아니고 "비교적"신경 안 쓴다, 네요. 여름에는 보일 때도 있으니까 겨울에는 방치했다가 봄부터 급하게 관리하려나... 여름에는 신경 써서 관리하겠네요.)
손은 잘 보이는 부위니까 신경씁니다. 예쁘고 보드라운데 안쪽 만져보면 칵테일 쉐이커 열심히 흔들어서 생긴 굳은 살 조금이랑, 공부할 때 펜 잡는 부분에 굳은 살 조금... 있을 거고. 사격할 때 생기는 굳은 살은... 안 생겼을 것 같아요. 처음 총을 겨눴던 때부터 잘 맞춰서.. (a.k.a타고난 사격천재) 구태여 굳은 살 생길 때까지 연습할 필요가 없었을 것 같고 솜니움 마스터나 형제 중 한명이 연습하라 권하면 잠깐잠깐 연습하겠지만... 폴리 생업이 킬러나 스나이퍼인 것도 아니니 매일 총 쏠 일도 없죠. 굳은살 있기는 한데 많지는 않고 손이 가늘고 살짝 말랑하고 하얗기 때문에 보기엔 예쁠 것 같아요. 아아아주 희미한 흉터...도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흉생긴지 10년 이상 지나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것 같은데.. 어렸을 때 생긴 건 빨리 아물기도 하잖아요. 오래된 흉터고 손금이랑 섞여 있으면 더더욱 눈치채기 힘드니까 안 보일테고 손으로 만져도 모르지 않을까요? 의사가 아닌 이상에야... ()()... 모를거라고 생각하는데 릭이니까 아주아주아주 희미한 흉터가 있네, 알아차릴지도 모를.. 모를...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릭주는 폴리 손을 어떻게 상상하셨나요?

일정은 바쁜데 몸이랑 마음이 놀고 싶다고 하네요... ㅇ<-< 마스크 벗고 다니고 싶긴 해도 5월 말까진 되도록 하고 다니자! -고 생각했지만 뉴스랑 현황 봐서 벗고 다닐지도 모르겠어요 ㅠ_ㅠ... 그새 날씨가 더워져서 이젠 마스크 쓰면 얼굴이 덥더라고요. 흑흑... 맞아요. 신규확진자가 한자리수로 줄어서 뉴스볼 때 좀 마음이 놓이더라구요. 조금만 더 힘냅시다 ;^;!!! 내일 어린이날이라 혹시 몰라 들어와 봤는데, 릭주 레스가 있기에 호다닥 답레 쓰다보니까 시간이 훌쩍 가있네요... 씻고 자야 겠어요. 굿나잇이에요!

597 Will you? (4123081E+5)

2020-05-05 (FIRE!) 20:58:33

나는 네 곁에 있고 싶어. 앞으로도 계속.
심장 안에 찰랑이던 감정이 뜨겁게 끓어올랐다. 폴라리스의 은근한 푸른 눈을 바라보던 릭의 머릿속에, 순간, 어느 한겨울의 차가운 눈밭이 오버랩됐다. 모친의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봤던, 비릿한 피내음. 릭은 두려웠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총을 든 사자들을 노려보고 있었지만, 한순간 어머니와 아버지, 동생을 모두 잃은 5세 아이는 분명 몹시 떨고 있었을 것이다. 누구보다 강해진 지금에 와서 그 두려움은 전혀 다른 형태로 잔재했다. 사랑했던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싸늘하게 식어 자신을 떠날 것만 같은 생각이, 때로 무의식적이고 침투적인 형태로 그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릭은 모두 잊었다고 생각했다. 그 날의 기억도, 감정도. 그러나 그것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아있는 외상이었다. 뜨겁게 끓어오르는 감정이 자꾸만 상처부위를 헤집었다. 심장 벽에 아주 조금씩 핏방울이 맺혔다.

릭은 충동적으로 팔을 뻗어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폴라리스의 손을 홱 붙잡았다. 뒤늦게 '...내가 지금 뭘 한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어쨌든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릭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대해 구태여 해명을 하지 않았다. 이왕 저지른 일, 릭은 그냥 아무 말도 없이 폴라리스의 작은 손을 몇 번이나 어루만졌다. 희고 보드라운 손이었다. 쥐는 부위에 생긴 미세한 굳은살, 손금처럼 연하게 패인 자국 같은 것이 손가락 끝에 스쳤으나, 크고 작은 흉터와 굳은살 투성이인 그의 손에 비하면 너무나 깨끗했다. 놀라울 정도로 전혀 달랐다. 폴라리스는 이 손으로 칵테일을 만들었다. 그에게 기타를 연주해주기도 했고, 그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기기도 했으며, 그대로 끌어당겨서, 입을 맞추기도-

"......"

입을 맞추기도. 그는 상체를 숙여 폴라리스의 손에 쪽, 소리가 나게 입을 맞추었다. 맞닿은 손 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제치며, 릭은 고개를 들어 폴라리스를 가만히 응시했다. 폴라리스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한다. 그의 시선이 폴라리스의 두 눈에 머물렀다가, 얄상한 콧날을 타고 미끄러져 내렸다가, 이내 입술에 멈췄다.

자기야. 나한테 취한 모습이나 약한 모습은 보여주기 싫죠?
폴라리스가 물었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다. 귀엽게도. 릭은 대답 대신 조금 웃었다. 답지 않게 장난을 치고 싶어져서, 그는 잡고 있던 폴라리스의 손끝을 약하게 앙 깨물었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사랑스러운 나의 폴라리스.

"당신한테라면 괜찮겠지."

왜일까? 가슴 한켠이 조금 떨렸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릭은 턱을 괸 채로 자기 입술을 매만졌다. 그리고 반대쪽 손을 뻗어,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아랫입술을 꾹 눌렀다. 그 의미는 자명했다.

"당신이 먹여줬으면 좋겠는데."

생략된 질문은 그럴래? 였을 것이다. 릭은 자주 그렇듯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기분 좋은 떨림이었다.

598 릭주 ◆rAqAiJ2zqg (4123081E+5)

2020-05-05 (FIRE!) 21:15:34

써주신거 바로 확인하고 고대로 완성해 왔답니다! 네, 어린이날이네요 즐거운 휴일 보내고 계신가요~??(〇*>∀<)ゞ★☆

화이트데이를.. 릭이 학교를 어느정도 다녀서 학생 때는 알았을텐데 현 시점에서는 ???아 그런 것도 있었지...?라는 반응일 것 같아요. 저녁 다 돼서 길거리에 사람들이 사탕 한아름 들고다니는 거 보고 "왜 사탕을 든 사람들이 많지?" 물었다가 옆에서 대답해주는 거 듣고 흠칫해서 '...폴라리스가 설마 기대했을까?'하고 고민할 것 같아요ㅋㅋㅋ 그러다 결국 전화를 걸겠죠. 착한 폴라리스는 아마 자기도 생각 못했다고 해줄 것 같은데(흑흑) 릭은 목소리가 미묘하게 다른 걸 눈치채고 실수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T▽T)

오랜만이라 왠지 잘 안 써져서 이번 답레는 몇 번 다시 엎었어요. 원래 그냥 릭이 충격과 감동~하는 반응을 쓰고 있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저러고 있더라구요 폴라리스가 어떤 반응일지 궁금해요(艸′v'★*)。+

맞아요 특히 어제그제 너무 더웠죠! 마스크 쓰고 다니기 가혹한 날씨에요..
저는 이번주까지는 약간 바쁠 것 같아요 흑흑_(┐「ε:)_♡ 답레 기다리면서 종종 들어올게요 폴리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길 바라고, 내일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ღ˘⌣˘ღ) 미리 굿나잇!

599 릭주 ◆rAqAiJ2zqg (2507788E+5)

2020-05-07 (거의 끝나감) 02:26:10

내일 아침에 시험이라 밤새는 와중에 들렀어요 ;▽; 문득 생각나서 쉬는 시간 겸 잠깐 정주행했는데, >>461에 폴리주가 작년 이맘때에도 벚꽃을 보여주셨었네요.. 후후..(눈물줄줄) 요즘 정말 날씨가 덥죠? 갑자기 이렇게 돼서 시원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셨으면 해요ㅎㅎ 굿나잇~ 캔디해요~

600 폴리주 ◆lcVSk6vvyc (8432188E+5)

2020-05-09 (파란날) 00:08:34

즐거운 휴일 보냈어요! 릭이 학교를 어느 정도 다녔다는 게 새롭네요..!! 언제부터 언제까지 다녔을지도 궁금한데 화이트데이 알려면 중고등학교? 까진 일단 다녔을 것 같네요. 아, 그런 것도 있었지...? 라는 반응이 귀여워요...ㅋㅋㅋㅋ 폴리는.. 칵테일바에서 화이트데이 페어, 발렌타인 데이 페어, 할로윈 데이 페어, 크리스마스 페어... ()() 이런 걸 소소하게(?) 다 하기 때문에 기념일은 자기 생일보다 더 잘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그 기념알에 커플 손님이 몰리거나(...) (헌팅하러 온 손님들도 늘 것 같기도..?) 곁들이 안주에 사탕이나 초콜릿이 추가될 테니까요! 아앗... 폴라리스는 릭이 화이트 데이를 모를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ㅋㅋㅋㅋ 따라서 기대하고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알지도 못하는 기념일을 챙겨줄 순 없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 ^◇^ 릭이 전화하면서 첫 마디를 뭐라고 할까요?
릭 : 오늘 화이트 데이인 거 알아?
폴리 : 화이트 데이를 알아요, 릭? (릭이 화이트 데이를 알 거라고 생각해 본 적 없는 새럼) (약간의 놀라움과 신기함)
생각도 못했다고 말해주는 게 아니라, 릭이 화이트 데이를 안다는 것 자체를 신기해 할 것 같아요.

저는 답레가 술술 써졌는데요, 글을 생각으로 할 때랑 막상 글로 옮겨 적으니까 달라지는 점도 있었고... 넣고 싶었는데 안 들어간 부분도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처음 쓴 답레가 맘에 들었는데 하룻밤 자고 나니까 그게 성에 안 차서 ()()... 그리고 정주행 빠르게 해보고 다시 답레 적고 싶은 마음도 생겨나서 답레가 쪼끔.. 늦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_;

가혹한 날씨였는데 날씨가 아주 변덕쟁이에요... :Q... 갑자기 비오고.. ! 밤새는 와중에 들러서 정주행은 말리고 싶은데요 ^ㅠ.... 주말이라도 좀 주무세요... 시험기간인 걸 알지만 밤샜다는 릭주가 아주 걱정이 되네요 ㅠ.ㅠ... 아앗... 제가 작년 벚꽃사진을 올렸군요? 벚꽃 사진을 올린 기억이 있는데 작년 이맘때 인줄은... 확인해봤는데 다행히 사진이 똑같지는 않네요ㅋㅋㅋㅋㅋㅋㅋ! (와!) 저도 사탕해요. 굿나잇이에오 ٩̋(ˊ•͈ ꇴ •͈ˋ)و

601 와인 맛이 나는 (2564518E+5)

2020-05-12 (FIRE!) 20:07:56

나는 네 곁에 있고 싶어. 앞으로도 계속.

그것은 소망이었을 수도 있다. 앞으로도 나를 사랑하는 당신 곁에 있고 싶다는, 폴라리스의 염원. 그녀는 그 대답이 릭의 불안을 불식시키길 바랐지만. 그의 눈동자에 순간 끓어 넘치는 것이 두려움 섞인 불안이라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릭도, 영원의 개념을 몰랐던 때에 앞으로도 계속 함께일 거라고 믿었던 상대를 잃어버린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급작스럽게 붙잡힌 손 덕분에 폴라리스는 끔찍한 과거를 회상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아무렇지 않게 폴라리스의 손을 어루만지는 그의 손이 폴라리스를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이어주는 것이었다. 크고 작은 흉터가 있고, 굳은살이 딱딱하게 박여있는. 열심히 살아온 흔적이 있는 그의 믿음직한 손이 폴라리스는 아주 좋았다. 마냥 예쁘고 깨끗하고 연약해 보이는 손이 아니라서 더 사랑스러운지도 몰라. 폴라리스는 간질간질한 어루만짐에 작게 웃었다. 그대로 끌어당겨서 입을 멈췄을 때는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이제는 그의 급작스러운 스킵십에도 익숙해질 때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입맞춤은 그렇다 치더라도 –아니다. 소리 없이 입 맞췄더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는데 부러 쪽 소리를 내는 것은 나더러 부끄러워하라는 뜻인가? 정녕 그런 뜻인가?- 눈과 코를 따라 이어지다 입술에 멈추는 시선에는 살짝 긴장된다.

자기야. 나한테 취한 모습이나 약한 모습은 보여주기 싫죠?

긴장하지 않은 것처럼 장난스럽게 물었지만. 장난치고 싶은 어린 사자처럼 손끝을 앙, 물었다가 고개를 젓는 릭은... 폴라리스의 마음을 요동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내 마음을 휘젓고 싶은 거지요, 응? 이러면 귀여워 보일 거라는 것도 사실은 알고 있는 거지요?

당신한테라면 괜찮겠지.

떨어진 허락이 기뻤다. 취한 모습이나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고 하더라도 고개를 끄덕여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당신에게라면 괜찮다는 허락이 더 기쁘고 귀중하다. 활짝 웃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턱을 괸 채로 입술을 매만지고선 반대편 손을 뻗어 제 말랑한 입술을 꾹 눌러오는 단단한 엄지손가락에 그럴 수가 없어졌다. 폴라리스는 일시 멈춤 했다. 지금 이게 뭐지요...?

당신이 먹여줬으면 좋겠는데.

폴라리스는 일시 멈춤한 상태에서 커진 눈동자만 몇 번 깜박거렸다. 지금 이게 뭐지요? 묻는 듯한 동요한 눈동자가. 시선이 내리깔리더니 릭이 대답해주기 전에 알아서 생각에 잠긴다. 입술을 만졌다가 입술을 누른다는 건 입에서 입으로 먹여달라는 의미인가? 이런 일은 로맨스 영화에서나 벌어지는 게 아니었나...? 입에서 입으로 먹여달라는 게 의외로 흔한 일이었나...???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당연한 것처럼 먹여줘야 할 것 같은데. 액체를 입에서 입으로 먹여본 적이 있어야 능숙하게 할 것 아닌가. 의식이 있는 사람에게 액체를 먹이는 게 쉬운가, 아니면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액체를 먹이는 게 쉬운가- 지금은 쓸데없을 고민에 빠지려다가 말았다. 릭은 키스를 잘하잖아. 먹이는 사람이 서툴러도 받아먹을 사람이 능숙하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깔끔한 결론이었다.

폴라리스는 릭의 잔에 와인을 따랐다. 향기를 여는 대신에 그냥 그것을 입에 조금 머금었다. 그녀의 양손이 릭의 뺨을 조심히 감쌌다가 목덜미를 받쳐주는 게 더 나겠다고 판단했는지 한 손만 천천히 내려갔다. 한 손은 여전히 뺨을 감싸고, 한 손은 목덜미 뒤쪽을 받쳐주며 폴라리스는 몸을 세웠다. 릭보다 조금 위에 위치한 상태에서 고개를 내려 입술을 맞춘다. 열어달라는 것처럼 입술을 살짝 눌렀다가 그가 입을 벌린다면 조심히 액체를 넘겨주었을 것이다. 한 모금, 또 한 모금, 마침내 한 잔이 다 비워질 때까지 계속하겠지. 한 잔의 끝, 마지막 모금을 넘길 때는 입맞춤이 조금은 길어지고 또 조금은 짙어졌을 것이다.

*

“와인 맛이 나는 키스도 나쁘지 않네요.”

상기된 뺨을 하고선 폴라리스는 수줍게 웃으며 속삭였다.

“한 잔으로는 부족한가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물어보았다. 한 잔으로는 당신을 취하게 하기엔 부족할까?

602 폴리주 ◆lcVSk6vvyc (2564518E+5)

2020-05-12 (FIRE!) 20:29:16

2안도 썼는데 결국 1안을 올리게 되네요 ;ㅅ; 괜히 기다리게 한 것 같아 죄송스러우면서도... 2안까지 써보니까 느껴지는 것들이 있더라구요. 저는 2안을 쓰기 전에 폴리가 릭의 상처 많은 손을 보면서 걱정과 불안을 느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걱정과 불안보다는 그냥 릭이 치열하게 산 게 와닿았고, 자신의 손과 달라서 더욱 릭의 손을 좋아한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1안은 1안대로 2안은 2안대로 맘에 들고, 또 부족하게 느껴져서 뭘 올릴까 조금 고민했는데요. 다시 읽었을 때 1안의 먹여주는 씬이 더 맘에 들게 적어져서 이걸로 올리게 되었슴미다.. OvO♡ (2안은 정주행하고 적은 거라 폴라리스 초기 모습이 좀 보여요..ㅋㅋㅋ) 저는 언제나 릭주가 적어주는 릭의 행동 묘사에 설레는데 폴리주가 적는 폴라리스의 행동 묘사가 릭이랑 릭주를 설레게 할지는 모르겠어요...ㅋㅋㅋㅋㅋㅋ(*´︶ `*)

폴라리스는 (릭이 능숙하게 느껴져서 더욱) 본인이 서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게 서툴지만은 않을지도 몰라요. 언젠가 지문에 적어주셨던 것처럼 폴라리스(제인 모습이었던 것 같음)가 릭의 어린 선생님이라면, 릭 또한 폴라리스에게 사랑을 알려주는 선생님이니까요! (´͈ ᵕ `͈ ) 뉴스 봤는데 올해는 계속 조심하고 지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릭주도 안전이랑 건강 잘 챙기세요 ^ㅠ!! 오늘도 내일도 모래도 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릭주!

603 릭주 ◆rAqAiJ2zqg (4033614E+5)

2020-05-18 (모두 수고..) 03:59:36

폴리주!! 잘 지내셨어요? 사실 답레는 며칠 전에 확인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바로 답을 못 달았어요ㅠㅜ
전에 릭이 학교를 다닌 적이 있다는 내용을 답레에 쓴 줄 알았는데, 다시 확인해보니까 없네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수정하면서 빼버렸나봐요.ㅎㅎ 릭먼 씨는 릭이 완전히 살인병기처럼 크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보냈다는 설정이었어요. 아마 꽤 좋은 사립학교를 다니지 않았을까. 중학생 때까지는 확실히 다녔고, 고등학생부터는 홈스쿨링을 했거나, 릭이 다니다 중간에 이제 그만두고 싶다고 했을 것 같네요. 학교생활은 꽤 괜찮았을 것 같은데, 릭이 진짜 친구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 같아요. 릭은 (폴라리스 제외..^^) 가면을 잘 쓰니까요.

귀여워보이는 걸 아냐니~~ 그렇게 생각하는 폴라리스가 더 귀여워요ㅋㅋㅋㅋㅠㅜ엉엉 얼굴 잡고 있는 것도 뭔가 그림같아요 이번 답레는 어떻게 쓸지가 생각이 퐁퐁 나네요 역시 로맨틱한 부분이 쓰는 게 재밌는지도요^ㅁ^ 치열하게 산 게 와닿았다는 것도 너무 좋아요.. 저도 폴리한테 항상 너무 설레요 릭은 말할 것도 없구오^ㅡ^~~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새 학교가 좀 바빠서 답레는 좀 더 걸릴 것 같아요ㅠㅜ 저도 답레 올리고 나면 폴리주 답레가 언제 올라올지 너무 기다려져서, 막 하루 간격으로 티키타카 하고 싶은데 너무 아쉽네요.ㅎㅎㅠㅜ 폴리주도 잘 지내고 계시죠?? 곧 다시 올게요 좀만 더 기다려주세요~~
점점 더 날씨가 더워져서 아마 곧 올해 첫 에어컨을 개시할 것 같아요. 폴리주도 항상 건강 조심하시구, 좋은 하루 보내고 계세요~

604 폴리주 ◆lcVSk6vvyc (1652968E+5)

2020-05-18 (모두 수고..) 23:28:32

괜찮아요! 저도 바로 답을 못 달 때가 많거든요 ^ㅜ..
저는 정주행 하니까 적은 기억이 없는 것까지 적혀 있었는데! 수정하면서 빠지는 내용들이 생기죠. 물어보길 잘했네요! 좋은 사립학교 출신 잘 어울려요! 중학생 때까지는 다녔다고 했으니까 그때 사진도 남아있을까요? 릭 교복 입은 사진...!! (*´∇`*) 홈스쿨링도 어울리고, 중간에 이제 그만두고 싶다고 한 것도 잘 어울리네요...! 학교외전 릭이 학생회장이었어서 그런가 본편 릭도 중학생 때 학생회장이었을까? 싶구... (회장 아니었어도 학교안의 권력은 잡고 있다거나 상위층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요.) 친구 대신 믿을 수 있는 부하는 있으니까요 ㅜ.ㅜ... 폴라리스 제외ㅋㅋㅋㅋㅋㅋㅋ (기쁨) 릭이 폴리 앞에서 가면 쓰고 있었을 때가 아련하게 떠오르네요...

헉 그림 같다는 말을 들을 줄은 몰랐어요! (설렌다) (뿌듯하다) 저도 로맨틱한 부분 쓰는 게 재밌어요! 완전 로맨틱이 아닌 로코가 될 때도 있고, 나중에 읽으면 쑥스러울 때가 많지만 쓸 땐 즐겁습니다 ^~^ 릭은.. 열심히 살았어요... 저는 릭의 어느부분이 좋냐면(어느 부분도 좋아하지만),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 하는 면이 있는 점이나 치열하게 사는 부분이 좋아요! (´͈ ᵕ `͈ ) 생에 대한 욕망이 당연하다는 느낌이 좋더라구요! 항상 너무 설레고, 릭은 말할 것도 없다고 말씀해주시는 게 엄청 로맨틱한 거 아세요..? ㅋㅋㅋㅋ >///<

답레는 천천히 주세요! 앗.. 릭주 마음이 곧 저의 마음과 같군요 ㅠㅁㅠ.... 현생의 방해만 아니라면 하루 간격 티키타카도 하고 싶은데 말예요... ^ㅜ 마스크 열심히 쓰고 다녀서인가 감기 안 걸리려고 노력해서인가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감기 안 앓고 지내고 있어요 ㅎㅎ 네에, 기다릴게요 :D! 릭주도 건강 항상 챙기시구, 매일매일 좋은 하루 보내세요~ ^♡^

605 폴리주 ◆lcVSk6vvyc (7817079E+4)

2020-05-28 (거의 끝나감) 23:05:08

보고 싶어서 들렀어요. 폰이라 짧게 남기고 갈게요! 몸조심하고 건강하게 지내세요, 사랑하는 릭주 :>

606 입맞춤 (8007932E+5)

2020-06-05 (불탄다..!) 01:55:12

부드러운 입술이 맞닿았다. 맞춘 것은 입술만이 아니라, 따뜻한 시선이 두 사람 사이에 얽혀들었다. 릭은 일부러 장난치듯이 입을 다물고 있다가, 이내 조심스럽게 입을 열고, 가지런한 치아를 벌렸다. 체온으로 데워진 뜨거운 와인과 함께 뭉근한 살덩어리가 잇몸을 내리눌렀다.

아.

릭은 눈을 감았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 떨린다.

메마른 땅에 나일강이 범람하듯, 심장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피가 아주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튀어오르다가, 이내 넘쳐 흐른다.

'폴라리스, 떨리네.'

입이 막혀있었기 떄문에 실제로 그 말을 입밖으로 낼 수는 없었다. 기실 폴라리스와 맞추고 있는 입술이 자유로웠다고 하더라도, 너무 바보같아 보일 것 같아 그저 속으로만 생각했을 것이다. 오랜만의 포도주를 씹지도 않고 삼켜서일까. 그러나 이 떨림이 오직 취기 때문인 것은 아니었다. 하고 있는 행위, 취하고 있는 자세 때문인지, 진득하고 고혹적인 공기가 공간을 내리눌렀다. 폴라리스와 처음으로 키스할 때에도 이처럼 떨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 이렇게 떨리지, 릭은 정말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숨을 들이쉬며, 뼈가 굵은 손가락이 폴라리스의 허리를 조심스럽게 휘감았다. 아주 맑은 현악기를 연주하듯, 손끝이 차례로 꿈틀거렸다. 가슴이 크게 뛰었다.

"와인 맛이 나는 키스도 나쁘지 않네요."
'나쁘지 않은 수준이 아니지.'

릭은 그렇게 말하려다 가까스로 참았다. 한 잔으로 부족한가요? 폴라리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릭은 대답 대신 테이블 위에 있는 자기 잔을 들어 한 모금을 더 마셨다. 깔끔한 움직임이었지만, 뭐가 급했는지 마지막 손놀림이 거칠었던 탓에 한 방울이 흘러 아랫입술 끝에 아롱졌다. 릭은 굳이 그것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폴라리스에게 입맞췄다. 폴라리스가 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그가 위에서, 보송한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는 뒷통수를 그러쥐고, 따뜻한 와인을 흘려보냈다. 굳은살이 박혀 그다지 부드럽지는 못한 손으로 폴라리스의 얼굴을 감쌌다.
하. 릭은 마침내 숨을 내뱉었다. 그녀가 올려다 본 그의 얼굴은 모르긴 몰라도 꽤 붉어져 있었을 것이다. 취기 때문에, 그리고.

"...나는 취한 것 같네."

입맞춤을 마친 직후, 여전히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채로, 릭은 중얼거렸다. 조금 잠긴 목소리였다. 답지 않게, 눈빛이 약간은 풀려 보였다.

이제 어떻게 할까나. 일단은 뽀뽀를 하자. 어떤 사고과정을 거쳐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릭은 다시 고개를 내려 폴라리스의 입술에 쪽, 소리가 나게 제 입술을 붙였다 떼었다. 그리고 다시 멍한 표정으로 폴라리스를 바라보았다.

607 릭주 ◆rAqAiJ2zqg (8007932E+5)

2020-06-05 (불탄다..!) 02:34:11

늦었습니다(ノ﹏ヽ) 조금 바빴고, 사실 아직도 바쁜데 폴라리스랑 폴리주가 너무 보고싶기도 하고 더 늦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달려왔어요(T_T) 좋지 않은 소식이 있는데, 종강이 6월 29일.. 예정이라 아마 그 전까지 짬이 다시 없을 것 같다는..ㅠㅜ 벌써 마지막 학년이라 조금 바쁘네요 자주 못 보니 죄송한 마음이에요༶ඬ༝ඬ༶

>>604 릭 교복입은 사진..ㅋㅋㅋㅋㅋ이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2000년대 후반이니까 아직 그래도 종이 사진 좀 있을 때죠? 릭은 사진 찍히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것 같지만, 잘 찾아보면 남이 찍은 파티 사진 한켠에 찍혀있는 릭을 발견할 것 같아요. 친구라고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릭을 따르는 애들은 많았는데, 그런 애들이 찾아서 릭한테 줬을 것 같아요. 지금보다 조금 짧은 머리에 앳된 얼굴. 릭은 당시에 읽던 책 책갈피(..)로 끼워놨다가 까먹었는데, 최근들어 우연히 발견하고 폴리가 릭의 학창시절을 궁금해 한다면 보여줄 수도 있겠네요.ㅎㅎ 학창시절에 성적은 그다지 관심 없는데 의외로 수업시간에는 집중해서 나쁘지 않았지 싶어요. 본편 릭은 학생회장은 그딴거 귀찮게 왜 해()의 느낌이지만, 아빠 빽(?)도 있으니 존재감은 확실했을 것 같아요. 아니면 초반에 시비 거는 애랑 한 판 했다거나.. 카페테리아 들어가면 모세의 기적(?) 마냥 자자작 갈라지고 막상 릭은 '왜 저렇게까지..'정도의 감상이지만 릭한테 붙어 다니는 친구들이 도리어 으쓱으쓱 했을 것 같아요..ㅋㅋㅋㅋㅋ

릭의 '어느 부분도 좋아하지만' 어느 부분이 좋냐면.. 이게 왜 이렇게 좋죠(*´∇`*) 생의 열망이 강한 것의 매력은 저도 생각하지 못햇는데, 폴리주가 발견해주시니 좋아요(*´ω`*)
이번 답레는 왠지 처음 구상할 때부터 릭이 답지 않게 떨려하는 게 떠올랐어요. 꼭 술 때문은 아닌데 왜인지.. 릭으로서도 생소한 경험이었을 거예요. 귀엽게 봐주시면 좋겠네요ღゝ◡╹)ノ♡

다시 보니 제가 저번에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했었군요..ㅠ 조금이 길어진 듯하여 미안한 마음입니다..ㅠㅜ
코로나 때문에 방역도 하고 손씻기 마스크 착용도 해서 감기 환자가 훅 줄었다고 들었어요.. 폴리주한테도 적용돼서 다행이에요(艸′v'★*)。+ 사람들이 계속 손 잘 씻고 다녀야 폴리주가 안 아플텐데 호호.. 날씨가 계속 더워져서, 저는 어제 처음으로 에어컨을 틀었어요. 냉방을 해서 어떤 식당은 심지어 조금 춥더라고요. 폴리주도 얇은 겉옷 잘 챙겨 다니시구.. 건강하시길 바라요.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저도 이제 눈을 붙여야 할 것 같아요. 6월 말 전에 또 답레 들고 오고 싶지만,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미안하고, 또 늘 감사해요. 폴리주도 건강하게 지내세요 저도 사랑해용~(ღ˘⌣˘ღ)

608 릭주 (8007932E+5)

2020-06-05 (불탄다..!) 02:38:15

좋지 않은 소식만 있는 것이 마음쓰여..ㅠ 사실 꽤 전에 만들어둔 릭인데, 어울리는 글이랑 같이 올리려다 결국 쓰지 못했네요;3 짤이라도 조심스럽게 투척하고 갑니다 후후.. 좋은 밤 되세오, 폴리주!

609 다른 사람 앞에선 취하지 말아요. (7268835E+5)

2020-06-10 (水) 00:26:38

얌전히 입맞춤을, 와인을 넘겨받는가 싶었다. 그의 손이 허리를 휘감고 손끝이 차례로 꿈틀거리기 전까진 말이다. 자극적이야. 폴라리스는 살짝 미간을 찡그렸다가 피고는 그의 아랫입술을 아프지 않게 깨물었다. 왜 이 남자는 의도치 않은 순간에도 섹시한지 모르겠다. 저한테도 조금은 그 매력을 나눠줬으면 싶다.

*

부족하거나 넘친다는 대답 대신에, 입맞춤이 되돌아왔다. 뒤통수를 그러쥐는 손길이, 얼굴을 감싸오는 단단한 손이 와인의 향보다 감미롭다. 언젠가 차 안에서 그가 처음으로 해주었던 첫 키스와 닮은 입맞춤이다. 폴라리스는 그때처럼 그의 어깨에 떨리는 손을 얹는 대신 조금 전 그가 했던 것처럼 그의 허리에 손을 감았다. 건반을 치는 것처럼 차례로 오르던 가늘고 하얀 손가락이 어느 순간 그의 옷자락을 꾹 쥐었다. 하, 내뱉은 숨에서 달큰한 향이 감돌았다. 폴라리스는 고개를 들었다. 시야 가득 그의 붉어진 얼굴이 보였다. 처음이지. 이렇게까지 붉어진 당신의 얼굴은.

..나는 취한 것 같네.

심장이 두근거렸다. 언젠가부터 당신이 얼굴을 붉히기를 바라왔다. 참을 수 없이 저한테 설레서, 얼굴이 붉어지는 순간이 보고 싶었다. 릭에겐 미안하지만, 폴라리스는 아주 기뻐서 환하게 웃었다. 현실이 기대했던 순간보다 더 달콤할 수도 있구나.

쪽, 예고치 않은 짧고 귀여운 뽀뽀에 그가 취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와닿는다. 아. 정말 당신 취했구나. 멍한 표정, 살짝 풀린 눈이 무방비하고 귀여워 보였다.

“당신, 아무 앞에서나 취하면 안 되겠어. 너무 귀여워서 큰일 날 것 같아.”

게다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보다 훨씬 주량이 약하다. 그 점이 더더욱 귀여운 거지만,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가만 놔두면 또 뽀뽀해줄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일단 그를 자리에 앉히는 게 좋지 않을까. 물가에 가려는 아이를 뭍으로 데려오는 것처럼 폴라리스는 조심조심 릭을 자리에 앉게 하고 입가에 흐른 자국을 닦아주었다. 이제는 앉은 릭을 폴라리스가 애정이 담긴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취한 내가 보고 싶어? 당신이 감당할 수 있을까? 불현듯이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귀여움을 감당할 수 있냐는 뜻... 이었을까?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닐 것 같은데 결과가 이렇게 되었다. 어쩌면 아직 과정일지도 모르지. 폴라리스는 그의 머리카락을 가만가만 쓸어보다가 고개를 숙여 그의 콧등에 가볍게 입술을 맞추었다. 몹시 사랑스러운 것들에게 남기는 입맞춤처럼 살포시 닿아왔다가 떨어진다.

“물줄까요?”

술에 빨리 취하는 만큼 빨리 깨는 타입일까, 아니면 취기가 오래가는 타입일까 궁금하지만. 무방비한 모습도 좀 더 보고 싶지만. 지금보다 더 취한 모습도 알고 싶지만. 폴라리스는 참기로 했다. 선하게 웃으며 그에게 물을 원하냐 물어보았다.

610 폴리주 ◆lcVSk6vvyc (7268835E+5)

2020-06-10 (水) 00:44:12

달려와주셔서 감사해요. 마지막 학년...!! 마지막이니까 되도록 미련 안 남기게 하고 싶은 거 해야 하는 거 다하세요, 릭주. 6월 29일 이후에 오셔요! 다만 중순쯤에 생존신고만 잠깐 남겨주시면 기쁘겠지만, 남겨주시지 않더라도 이해할게요.. 마지막 학년이 좀 정신 없고 여유가 없으니까요 ^ㅜ! 바쁘더라도 밥은 굶지 마시고 건강은 더더욱 잘 챙기셔야해요...!!

저는 이렇게 릭주가 풀어주시는 이야기들이 넘 좋아요... ㅠㅠㅠㅠ 파티사진 한켠이라도 릭이 빛나보일 거예요! (폴리가 몹시 사진을 가지고 싶어할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 짧은 머리에 앳된 얼굴... 88 보고 싶네요...!! 그러고보니 릭이 머리 기르고 있는 이유도 궁금하구...! 학생회장 그딴 거 귀찮게 왜 해 ㅋㅋㅋㅋㅋㅋ ^ㅁ^ 학교외전 릭 이미지가 아직 남아있어서 그런가 웃음부터 튀어나왔궄ㅋㅋㅋㅋㅋ 저도 릭 친구들 뒤에서 괜히 어깨 으쓱으쓱 해보고 싶다...! 아마 이건 학교 외전 제인이 대신 으쓱거려줄 건데... 제인은 뭐할 때 괜히 어깨가 으쓱하냐면, 릭 운동측정 기록이 잘 나올 때 괜히 으쓱할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

611 폴리주 ◆lcVSk6vvyc (7268835E+5)

2020-06-10 (水) 00:57:37

앗... 작성 도중에 올라가 버렸네요... 제가 오늘 좀 멍해서 아까부터 자꾸 오타가 나서 지우고 다시 쓰고 있는데... 릭주가 올리신 릭 픽크루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릭주가 그리고 쓰고 연성하고 만드는 릭이 역시 최고예요! 릭은 릭주가 만드실 때 제일 릭다운데, 전 그걸 정말정말 좋아합니다...ㅠㅠㅠㅠㅠ 릭은 따뜻한 아메리카노 같아요.. 부드러운데 날카롭고, 잘생겼는데 예뻐... ㅠㅠㅠㅠㅠ.... 릭주는 천재예요. 어떻게 릭을 이렇게 잘 만드셨을까...ㅠ_ㅠ 전 릭이 앞에서 저렇게 쳐다봐주면 아무 생각도 안 나는 백지가 될 것 같은데, 저 앞에서 말도 생각도 하는 폴라리스가 사실 굉장한 애가 아닐까요...?? (아닐 것이다) 잠은 안 오는데 졸리고 멍한 상태라 문장이 점점 아무 말 대잔치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일단 누워야 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오늘도 안녕히 주무시고, 좋은 꿈 꾸세요. 사랑하고 아끼는 릭주의 매일이 안전하고 행복하길 바랄게요. (///▽///)

612 릭주 ◆rAqAiJ2zqg (6423427E+5)

2020-06-17 (水) 02:50:39

폴리주!! 잘 지내셨나요??
과제 내고 잠깐 와서 생존신고 하려고 했는데 참치가 되게 북적거려서 깜짝 놀랐어요(@○@;) 활력이 넘쳐서 좋네요. 스레가 뒤로 한참 넘어가서 검색해야 했지만요(*´∇`*)

ㅋㅋㅋㅋㅋ요즘은 릭을 귀엽다고 하는->폴리를 귀엽다고 하는->나의 먹이사슬에 갇힌 것 같아요 폴리 귀여워~~ 폴리가 더 귀여워d(^^*) ㅎㅎ
감당할 수 있냐니 릭이 저런 말을 했다고?? 하고 호다닥 전에 레스 보고 왔어요 ㅋㅋㅋ그리고 이마 탁 쳤는데 아마 자기가 엄청 솔직해 질텐데 감당할 수 있겠냐는..ㅎㅎㅎ그런 뜻이었을 거예요 그러고 보면 어느정도 맞는 것 같기도.. 귀여움을 감당할 수 있냐는 뜻...?(??)

>>610 아니...제인 제인도 귀여워요 릭 운동기록 측정이 잘 나올 때(*´▽`*)ㅋㅋㅋㅋ 릭은 어렸을 때부터 중교등학교 시절 내내 키가 큰 편이었는데.. 본편 릭하고 외전 릭 둘 다 스포츠도 꽤 좋아했을 것 같아요. 농구 같은 거. 릭이 점수낼 때 으쓱거려 줬을까요?

제가 만든 릭이 좋다니 되게 기분 좋네요...헤헤(∩_∩) 계속 좋아해주세요() 음료 비유라면 폴리는 에이드 같아요 달달하면서 묘하게 쌉싸름한 맛도 있고 톡톡 쏘는 자몽에이드? 제가 차를 좋아해서 홍차나 카모마일 같은 것도 생각해봤는데, 역시 폴리는 에이드예요. 마음이 시원해지고, 달콤한 것 같으면서 방심할 수 없는.ㅎㅎ

저는 물론 밥도 잘 챙겨먹고 잘 지내고 있답니다!! 요리할 시간이 없어서 오히려 맛있는 배달음식을 양껏 먹고 있어요ㅋㅋㅋㅋㅋ 폴리주 물론 저도 사랑하고 아끼는 폴리주의 매일이 완전 안전하고 행복하길 바라요. ㅎ흐흐 날씨 너무 좋은데, 폴리주도 건강 잘 챙기셔요. 러뷰 잘자요~o(^-^)o

613 폴리주 ◆lcVSk6vvyc (4793749E+5)

2020-06-18 (거의 끝나감) 21:42:44

그쵸! 복작복작하죠! 생존 신고 해주셔서 기뻐요 ㅠ////ㅠ 저도 어제 생존신고 하려다가 그냥 잠이 들어부렀네요... ㅋㅋㅋㅋ... 제가 언제 잠들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ㅇ<-<

앗, 저는 레스 볼 때마다 릭의 새로운 매력이나, 이미 알고 있던 매력이 새로워서 설레여요... ㅋㅋㅋㅋㅋㅋㅋ섹시해! -> 귀여워! -> 어른스러워! -> 소년같아! 이렇게 매 레스마다 조금씩 두근거리는 포인트가 달라서 먹이사슬에 갇히신 릭주가 신기하고 귀엽네요! ٩꒰。•◡•。꒱۶ 녜, 그런 말을 했어요! 저는... 릭 술버릇이 대체 뭐길래 감당할 수 있냐는 말을 했을까 두근거렸는데, 엄청 솔직해질텐데 감당할 수 있겠냐는 뜻이었어요?? ㅋㅋㅋㅋㅋ 릭은 어느 기점부터 늘 많이 솔직하지 않았나요? 본인이 굳이 말할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거랑, 지금은 이야기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 등등을 제외하고는요! (이렇게 적으니까 안 솔직한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ㅋ) 릭의 귀여움은 감당하고 싶은 귀여움이니까 얼마든지 귀여움 보여 주셔도 됩니다! «٩(*´∀`*)۶» (ㅁㅐ우 환영)

앗, 제인(폴리)은 반대로 어렸을 때는 (혹은 어렸을 때부터) 또래보다 작고 말랐을텐데 ㅋㅋㅋㅋㅋㅋㅋ... 항상... 항상 제인이 릭보다 작았겠네요...ㅋㅋㅋㅋㅋㅋ(둘 다 1살 때는 제인이 더 컸을까...?? 싶기도 한데 1살 때 기억이 남아있을 리가...) 항상 작았겠지만 중고등학교 때 차이가 더 벌어졌을까옄ㅋㅋㅋㅋㅋㅋ 동갑일텐데 작고 약해 보이는 제인...을 보면서 릭은 얘는 내가 지켜줘야 겠다고 생각했을까요? 스포츠 꽤 좋아해요? 그런 점도 설레네요. (◡‿◡˶) 농구하면서 점수낼 때는 으쓱거리기 보다는 '잘한다.' '멋있다.' 생각하면서 반짝반짝한 눈으로 릭을 쳐다봐 줄 것 같네요! 릭이랑 우연히 눈 마주쳐도 좋겠네요. 릭은 왠지 제인이 반짝반짝한 눈으로 자기를 바라봐주는 때를 좋아할 것 같아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요!

계속 좋아할 수밖에 없는 걸요! 위에 적었던 것처럼 릭의 새로운 매력, 몰랐던 매력, 이미 알고 있는 매력들이 저를 매번 설레게 하니까요! 제가 정말 졸렸었나봐요... 전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라고 적었던 기억이 있는데 아이스 어디로 사라졌을까요??(๑•﹏•) 그 외에도 폴리는 물을 줄까요? 라고 권했지만 폴리주는 폴리를 바보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안 적었군요?? (적었다고 생각했는데) 그외에도 까먹고 안 적은 내용이 있는 것 같은데 졸림이 그 내용들을 다 먹어치워서 기억이 나질 않네요 ^ㅠ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다고, 냉정한 부분과 열정적인 부분이 같이 있는 릭을 보면서 가끔 생각했거든요! 근데 음료 비유라면 따뜻한 라떼도 릭한테 어울려요. 부하한테는 아메리카노, 적들한테는 에스프레소, 폴리한테는 라떼 아닐까요..?? (◡‿◡˶) 자몽에이드를 선호하진 않는데, 릭주가 적어주신 것 보고 자몽에이드가 조금 좋아졌어요. ๑>ᴗ< ๑ 릭주가 음료로 비유해주시는 폴리는 뭔가 신선하고, 쌉싸릅하고, 톡 쏘고 달콤하네요. 제가 폴리를 음료에 비유한다면 생긴 건 블루레몬에이드처럼 보이는데 마셔보면 오미자차 맛이 나는 그런... 오묘한 음료수를 떠올릴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

잘 챙겨드시는 건 좋은데 배달음식 양껏... ㅋㅋㅋㅋㅋ... 아니... 배달음식이 맛있긴 하죠. 맛있긴 한데... (흑흑) 집밥처럼 깨끗하고 요리잘 하는데서 시켜드세요...!날씨가... 좋은... 좋은... 때는 해가 뜨기 전에 살짝 시원할 때네요. 날씨가 변화무쌍하니까 더 건강에 유의해야 할 것 같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아 방금 적었다고 생각했는데 안 적은 내용이 갑작스레 떠올랐는데요. 제 원대한 꿈 중 하나를 이뤘다는 걸 적으려고 했었어요! °˖✧◝(⁰▿⁰)◜✧˖°릭의 붉어진 얼굴을 보는거요! 취한 모습 보는 것도요. (어라) (이룬 꿈이 둘이잖아?) 저어는 릭의 붉어진 얼굴이나 취한 모습을 더 보고 싶긴한데.. ㅋㅋㅋㅋㅋ 한 잔 더 먹여보고 싶은데, 언젠가 또 릭의 붉어진 얼굴이나 취한 모습을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참기로 했어요! (*´ ワ `*)

614 폴리주 ◆lcVSk6vvyc (3858027E+5)

2020-06-22 (모두 수고..) 00:13:24

릭 생일이에요!
축하하고 싶어서 픽크루 만들어 봤는데, 저번에 릭주가 올려주신 픽크루 보고 폴리도 예쁘게 만들고 싶어져서 만든 픽크루가 오늘 만든 픽크루보다 예쁘더라구요 ^ワ^*
드물게 아이스블루나 소다색처럼 하늘색(청색)계열 픽크루가 아니라 보라색 눈동자로 만들어 봤는데요, 이 픽크루는 아이스블루나 소다색으로 만든 것보다 보라색이 더 예뻤어요. 폴리 맨눈(...) 구상할 때는 새벽하늘 같은 몽환적인 눈동자색(푸른 색에 보랏빛이 섞여 들어간)을 구상했는데요. 이 픽크루로 만든 건 새벽 하늘이라기보다는 새벽밤 같았어요. 릭 생일이니까 릭 픽크루를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릭은 릭주가 만든 것이 제일 잘생겼기 때문에 저는 폴리를 만드는 걸로... ^ㅁ^... 개인적으로 예쁨 순위를 매겨보자면 보라색(새벽밤)>>소다색>아이스블루 순으로 예뻤는데, 이 픽크루는 눈동자가 진할수록 예뻐보이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https://picrew.me/image_maker/345389

615 폴리주 ◆lcVSk6vvyc (3858027E+5)

2020-06-22 (모두 수고..) 00:29:46

그리고 이 픽크루는 너무너무 예뻤기 때문에 릭폴리를 만들고 싶었는데요.... ㅠ 릭 헤어스타일이랑 매치되는 게 없어서 릭제인으로 선회해서 만들었습니다. 복장도 교복이라서 학교 외전의 릭이랑 제인이 더 어울릴 것 같았어요. 이거 만들면서, 그리고 또 예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제인이 "결혼해, 나랑." 이라고 말해놓고 (...) 거절해도 좋아, 대답은 내일 들을게 하고 뒤돌아 서서 걸음을 옮겼을 때 릭이 따라와서 무언가 대답을 들려줄까 아니면 내일까지 기다렸다가 대답을 들려줄까 매우 궁금했거든요... ʕ̢̣̣̣̣̩̩̩̩·͡˔·ོɁ̡̣̣̣̣̩̩̩̩ 릭이 어떻게 했을까요..?? 제인이랑 릭이랑 연애하는 이야기도 궁금해요! 사귀기 전이랑 후가 많이 바뀌었을까? 그런 것도 궁금하고 제인이 유학 간다고 말하면 릭이 어떤 반응일지도 궁금하고 (전 처음에 해외 유학 생각했을 때 버클리 음대쪽 생각했었는데요. 학교 외전 배경이 한국이 아니면(외국인 이름 다수...였지요) 굳이 유학갈 필요가 없구나 라는 생각은 나중에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외전 배경이 평행세계 한국이라고 생각했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 학교외전 릭 장래희망도 궁금하고... ㅋㅋㅋ 아아니 적다보니 궁금한 게 갈수록 더 늘어나서 여기서 줄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릭주, 릭을 만들어 주셔서, 또 폴리를 좋아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맞관캐라서 기쁘고 행복했고, 지금은 앤캐라서 또 기쁘고 행복하고 마음이 따뜻해요. 항상 감사해요. (´͈ ᵕ `͈ ) 오늘도 좋은 밤 되시고, 내일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616 말 잘 듣는 남자처럼 (4295282E+5)

2020-07-01 (水) 05:29:24

너무 귀여워서 큰일 날 것 같아.

귀엽다고, 내가. 릭은 조금 멍한 표정으로 폴라리스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어딘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된 듯한 말인데, 알코올이 스민 뇌가 처리과정을 미루고 있나보다. 한 템포 늦게, 릭은 눈썹을 약간 찡그리며 웃었다.

"그건 내가 너한테 할 말이지..."

혀가 굳어서 말꼬리가 늘어진다. 릭은 몸에 힘을 풀고, 잠자코 폴라리스가 하자는대로 따라가서 자리에 앉았다. 술에 취하면 유치해지는걸까, 그는 입가를 닦아주는 폴라리스의 손을 물어 입에 넣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정신이 멍해서, 릭은 비에 젖은 동물이 몸을 터는 것처럼 머리를 한 번 푸르르 흔들었다. 그리고 말 잘 듣는 남자처럼 폴라리스가 하자는대로 가만히 콧잔등에 입맞춤을 받았다.

그녀의 입술이 닿은 콧날을 괜히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릭은 물이 필요하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물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정말 취해버릴 것이다. 아니, 어쩌면 벌써 취했는지도. 졸음이 몰려오는 듯해서, 릭은 테이블 위에 한쪽 팔꿈치를 짚고 마른세수를 했다.

"갈아입을 옷 있어?"

열이 올라 조금 덥다. 입고 있는 셔츠가 답답해서 넥카라 쪽의 단추 몇 개를 풀렀다. 검지를 집어넣어 펄럭거리자 가시달린 장미가 사이로 언뜻 보였다가 사라졌다. 폴라리스가 건네주는 물잔을 얌전히 받아마시며, 그는 손목에 찬 시계를 힐끗 바라보았다. 어차피 시야가 흐린 탓에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늦은 시간인 것만은 분명할 것이다. 숨을 쉴 때마다 희미하게 느껴지는 술냄새를 스스로 맡는다. 운전은 못 하겠네.

"자고 가도 돼?"

폴라리스.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취해버린 탓일 것이다.

617 릭주 ◆rAqAiJ2zqg (4295282E+5)

2020-07-01 (水) 05:37:26

갸어어어 폴리주 오랜만이에요!! 흑흑 보고싶었어요~(┳Д┳)
종강이 원래 29일 예정이었는데, 과제 제출 날짜 하나가 바뀌어서 자정에 겨우 끝났답니다. 그리고 신나게 호다닥 써왔는데ㅎㅎㅎ 귀여운 폴리가 제 심장을 두드리네요ㅠㅜㅜ 아야ㅠㅜ(つ﹏<。) (대략 심쿵당해서 날아가는 짤)
흑흑 떠들고 싶은 말이 한보따리인데, 시간이 넘 늦어서(늦다못해 이른 시간이 됐네요,,) 쫌이따 다시 올게요! 아마 폴리주가 발견하는 것보다 제가 다시 오는 게 빠를 것 같네요 크크. 이따봐요~

618 릭주 ◆rAqAiJ2zqg (4295282E+5)

2020-07-01 (水) 14:17:19

다시 왔어요!!(^-^*)ノ 좋은 점심이네요~

릭이 폴라리스를 부를 때 보통 '당신'이라고 했죠? '너'라고 부른 건 아마도 처음인데, 취해서 말할 때 필터링이 좀 사라진 것 같아요. 릭은 의외로 잡아보면 손이 따뜻한 편,이라고 설정했었던 것 같은데 술을 마셔서 좀 더 따끈따근 하겠네요!

>>613 ㅋㅋㅋㅋㅋㅋㅋ릭은 본인이 귀엽다는 생각을 전혀 해본 적이 없는데, 폴라리스가 귀엽다고 할 때마다 당황하면서도 속으로는 내심 아주 살짝 좋아할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릭을 귀엽다고 한 것도 폴라리스가 처음일지도 모르겠어요. 옛날에 아이작이랑 릭 첫만남에 대해 써둔 게 있어서 긁어왔는데..

*
바로 그날이었다. 말이 좋아 하우스지 거대한 마약회사나 다름없는 그곳에서 어린 '릭'을 만난 것은.

"조직에 웬 꼬맹이가 돌아다니네요?"

턱끝에 스치는 금발에 천사같은 얼굴이 인상적인 소년이었다. 내 말을 들았는지, 소년은 내게로 천천히 시선을 옮겼다. 휘몰아치는, 형형하고 매서운 어린 맹수의 눈빛이었다. 실수했다는 생각이 순간 번득였다.
*

8살 무렵인데, 그때부터 이상하게 어른스럽고 냉랭한 아이였어서.. 귀엽다는 말은 못 들었을 것 같아요(つ >ω●)つ

제인이 반짝반짝한 눈으로 바라봐주면 어린 릭(학교 릭?)은 '뭐야 제인, 왜 그렇게 봐?' 같은 느낌으로 웃다가 묘하게 부끄럽기도 하고 머쓱해서 뒷머리를 간질거렸을 것 같아요. 자기도 감정의 정체를 정확히 모르지만, 묘하게 설레했을 것 같네요.ㅎㅎ

저 블루레몬에이드 보고 잇몸웃음하고 있어요ㅋㅋㅋㅋㅋㅋ 헉 완전 어울려요 그 생각을 못 했네요. 청량한 폴리. 레몬에이드도 달면서 상큼하고 새콤하게도 한 게 엄청 비슷해요 (*´ω`*)

619 릭주 ◆rAqAiJ2zqg (4295282E+5)

2020-07-01 (水) 14:50:55

>>614 맞아요 릭 생일이에요!! 저도 날짜 보고 문득 생각했었는데 폴리주도 기억해주셨네요 헤헤(〜^∇^)〜

흑흑ㅠㅜㅜ 폴리 넘 예뻐요 릭 생일이라 폴리 사진을 선물로 받은 느낌이네요.ㅋㅋㅋㅋㅋ 아니면 둘이 어디 놀러갔을 때, (어디 여행이라든가?) 경치 구경하는 폴리를 구경하던 릭이(..) 빤히 보다가 "폴라리스."하고 불렀을 것 같아요. 그리고 폴리가 ?하고 돌아보면 그 순간을 카메라로 찍었을 것 같은. 저번 릭 픽크루>>608랑 이어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사진 찍힌 폴리가 복수전으로 릭이 담배피면서 멍때리고 있을 때 다가가서 찍었을 것 같아요ㅋㅋㅋ 여행 마지막 날에, 폴라리스는 잠깐 기념품 사러 갔다 온다고 하고, 릭은 어디 카페 들어가서 담배피고 있는데, 카페 벽면이 통유리라 기념품 사고 돌아온 폴리가 발견해서 웃으면서 바로 찍어버렸을 것 같은. 릭은 사진찍는 게 어색하지만, 자기가 한 짓이 있어서 지워달라고 말도 못 하고.ㅎㅎ

>>615
이것도 넘 좋아요 피어싱까지 챙겨서 붙여주셨네요(灬♥ω♥灬) 이건 왠지 둘이 사귀고 난 이후일 것 같아요. 안 그래도 붙어다녔지만, 학교에서 더 대놓고 붙어다니면서 꿀떨어지게 쳐다봤을 것 같은♡´・ᴗ・`♡
제인이 "결혼해"라고 했을 때, 릭은 엄청 벙쪘을 것 같아요ㅋㅋㅋㅋ 벙쪄서 제인을 보내고 집에 갈 때도 멍.. 저녁 먹을 때도 멍.. 해서 사람들이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봤을 것 같네요. 그리고 밤에 누워서 제인이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생각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아마도 누구보다 서로 잘 아는 사이니까, 다음 날 하교할 때 만나서 평소랑 다름없는 것처럼 집에 가다가 "제인. 내가 널 떠날 것 같아?"라고 물어봤을 것 같아요. 그리고 잠깐 뜸 들였다가 "나는 너 안 떠나. 근데 너는 나 좋아해?"라고 물어봤을 것 같고..ㅋㅋㅋ 그렇다고 하면 그래, 그럼 결혼해. 하고 시원하게 웃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장난처럼 무르기 없기라고 핸드폰 녹음기 켜서 "자, 빨리 나랑 결혼하겠다고 말해."해서 녹음하거나 근처에 토끼풀 뜯어서 반지라도 만들어줬을 것 같아요.(。ˇ艸ˇ)

앗 사귀기 전이랑 후 차이를 이미 약간 말해버렸네요 원래도 제인한테 다정했지만, 그보다도 훨씬 다정해졌을 것 같아요. 본편 릭하고 비교하면 좀 더 댕댕이 같은 느낌..ㅎㅎ 멀리 제인이 보이기만 해도 이미 웃고있을 거예요. 그리고 전처럼 제인을 금이야 옥이야 해서ㅋㅋㅋ 같이 걸어가다가 누가 제인 어깨에 부딪히고 지나가기라도 하면 정색하고 뒤돌아서 쳐다볼 것 같아요. 따지려고 하기 직전에 제인이 하지 말라고 이름 부르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응, 제인." 하면서 돌아올 것 같아요.
학교외전은 뭔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 배경이라고 생각했어요ㅋㅋㅋ 전체적으로 한국 학교 느낌인데 막상 한국은 아닌 가상의 세계? 제인 유학가면.. 따라갈걸요..>?ㅋㅋㅋㅋㅋㅋㅋㅋ 교환학생으로 같은 나라로 가든지, 워홀 같은 거 신청해서 같이 있고.. 본인도 어쩔 수 없이 학교 가야 하니까 국내 돌아왔다가 다시 방학 내내 나가있고 할 것 같아요.

저도 항상 감사해요 폴리가 릭 좋다고 했을 때 깜짝 놀라서 허거걱 했던 생각 나네요(*≧艸≦) 저도 현생 살다가 폴리랑 폴리주 생각하면 자주 신나요.ㅋㅋㅋ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 폴리주, 요즘 자꾸 비오는데 감기 조심하시구요!

620 폴리주 ◆lcVSk6vvyc (4986471E+5)

2020-07-01 (水) 21:42:20

8ㅅ8 주무셔야지 날새서 답레 쓰신 거예요...? (주르륵) 오늘은 일찍 주무세요!
처음 답레 봤을 때는 oO (답레 어떻게 쓰지...????) 상태였는데 릭한테 입힐 옷 고르고 있자니 저 너무 신나요...!! 처음에는 평범하게 캐쥬얼 생각했었는데 (릭 : 그런 거 안 입어요 (라고 답레에 나온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너무 입히고 싶은 옷이 이써여... 주면 입어줄까...?? 옷 이름이 생각 안 나는데 캐러비안 해적들이 입고 있을 법한 옷이라 해적 셔츠라고 검색하니까 옷이 나오네요...!!

621 폴리주 ◆lcVSk6vvyc (4986471E+5)

2020-07-01 (水) 22:11:26

너무 신난 나머지 글을 다 쓰기 전에, 이미지를 첨부하기 전에 마솝을 누르고 말았습니다.. (머쓱) 첨부한 이미지가 왠지 릭도 폴리도 입을 수 있을 디자인인 것 같아요. 폴리한테는 (꽤 많이) 오버사이즈라서 저거 입고 소매 롤업하고 허리에 벨트도 해서 원피스로 입을 것 같은데 릭한테 주면 정사이즈지 않을까 싶은...? 대충 저런 디자인이고 소재는 사진보다 훨씬 좋고 부드러운 걸 상상해주세요! 잘 때 입을 건데 소재가 편하고 좋아야죠 >:3 !! 하의... 하의가 문제인데... 고무줄()() 밴딩 처리된 파자마면 알아서 잘 늘어나지 않을까요...?? ()() 아님 세트 잠옷 지나가다 봤는데 예뻐서 남녀 사이즈 둘 다 산 옷이 마침 있다던지 하는 식으로... 하지만 찾아놓은 잠옷 하의랑 해적 셔츠가 미묘하게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고민에 빠지게 되네요 :Q.... 그거 외에도 남녀공용티(이건 파자마 바지랑 입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도 예쁜 것 같은데 릭 취향일지 아닐지는 모르겠어요. (일단 아닐 것 같음) 일단 더 검색해 보겠습니다...! 답레도 수다도 천천히 가져올게요. (´͈ ᵕ `͈ )

저어는 릭이 폴리를 좋아하고 있었다라고 릭주가 말씀해 주셔서 얼마나 놀랐는데요... (차일 줄 알았었다) 릭이 좋아하는 걸 알고 보니까 그.. 예전에 통화할 때 담배 책상에 지져 끄는 장면이 다시 보이는 거 있죠? ^*^ (그외의 장면들도요!) 제가 썼던 장면도 다시 보였는데, 폴리 목떡이라고 생각하면서 레스 중간에 녹여놓은 가사가 너무 고백()() 같더라고요... ^▽^ 만날 이유가 없어졌는데도 당신을 또 만나고 싶은 것 같아요, 라는 대사보다 더 찐고백같은 목떡... (*´ ワ `*)... 인데 전 그래서 더 좋은 것 같기도 해요. 릭주도 감기 조심하시고 밥도 잘 먹고 다니셔야 하고 잠도 잘 주무셔야 해요!

622 릭주 ◆rAqAiJ2zqg (7126826E+5)

2020-07-02 (거의 끝나감) 16:46:25

ㅋㅋㅋㅋㅋㅋ아니 전혀 예상 못 했는데 옷 너무 귀여운 거 아닌가요? 릭은 지금 상태로는 아마 무슨 옷을 주든 정신 없지 않을까..ㅎㅎ 매체가 글이라 입은 모습을 볼 수가 없는게 아쉽네요.

폴리주 말 듣고 저도 초반부분 정주행하고 왔어요! 저는 릭이 폴리 좋아하는 티가 엄청 난 것 같은데 폴리주가 예상 못하셨다고 해서 놀랐었어요(♡´艸`)
릭은 폴리를 왜 좋아하게 됐을까요. 릭은 정서적으로 꽤 안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기분 업다운이 그리 심하지 않은) 친밀한 애착관계에 있어서는 초보 수준이었던 것 같아요. 양부와의 관계도 데면데면하고, 이성관계에 있어서도 일정 선 이상으로 가까워지지 않게 멀리하죠. 너무 어렸을 때 부모를 동시에 잃은 게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사랑하면 어느 순간 떠나버릴 것 같은 두려움 같은 거요.
근데 무의식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폴리한테 그랬죠. 연약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압도적으로 불리하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전혀 굴하지 않고 자기를 무서워하지도 않는 거요. 릭의 어머니나 아버지나 부드러워 보여도 용감한 사람들이었죠. 무의식적으로 겹쳐봤을 것 같아요. 그래서 첫 만남부터 답지 않게 마음 쓰고 신발까지 선물하고..
해돋이 엽서를 선물받았을 때는 사실 엄청나게 감동받았어요. 릭을 둘러싼 온갖 물질적인 것들 사이에서 진심이 담긴 선물이라고 느꼈거든요. 자기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감정이었을지 몰라도요.ㅋㅋㅋ 그 노을의 이미지가 마음에 박혔을 것 같아요. 그때 이미 부모님이 묻힌 무덤가를 연상했을지도요. 그리고 폴리가 노래를 불러줬을 때 쐐기를 박았죠.. 마음이 한없이 녹아내리는 것 같은 감동. 그래서 더 참지 못하고 하고싶은대로 그 언덕으로 데려갔다고 생각해요.
폴리가 고백해서 릭은 자기 마음이 뭔지 급격하게 깨달았을 거예요. 사랑이구나. 그 때 폴리가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릭은 좀더 천천히 깨달았을거예요. 사랑하고 있다는 걸.

전 정주행하다 기억났는데, 첫만남 때 주차장에서 릭이 다르게(?) 나왔다면 폴리가 하려고 했던 유언은 대체 뭐였을까요?ㅋㅋㅋㅋㅠㅜ 궁금해요 네에 답레도 수다도 좋아요(灬♥ω♥灬) 좋은 하루 보내세요!

623 그렇게 해요 (7077661E+5)

2020-07-04 (파란날) 15:25:55

“그건 아니죠.”

다른 때라면 그냥 웃어주었겠지만 지금은 다소 단호하게 부정했다. 귀여워서 큰일 날 것 같은 건 릭이지, 폴라리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혀끝이 굳어 늘어지는 어조까지 귀엽고 무방비해서 정말... 한숨을 쉬고 싶었다. 술에 취한 그가 이렇게까지 얌전하게 사랑스러울 줄 누가 알았겠는가? 머리를 터는 것도 괜스레 입맞춤이 닿은 콧등을 만지작거리는 것도 몇 차례 더 뽀뽀해주고 싶을 만큼 귀여운 것을.

“찾아볼게요.”

술에 취해 열이 오른 사람이 으레 그러하듯 그가 단추를 몇 개 끄르고 옷자락을 펄럭였다. 익숙하게 시선이 다른 쪽을 향한다. 벌어진 옷자락 쪽이 아니라 다른 곳에 시선을 두는 게 바에 근무하는 사람의 매너이기 때문이다. 스치듯이 장미 문신이 그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했지만 지금은 굳이 생각하지 말아야지. 대신 그가 입어도 될 만한 옷가지들을 떠올렸다. 원피스로 입으려고 산 넉넉한 셔츠도 괜찮을 것 같고, 마음에 들어서 남녀 세트로 산 잠옷도 괜찮을 거 같았다. 사이즈가 예상보다 미스 나서 사놓고 입고 나간 적 없는 남녀 공용 티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한데 릭이 캐주얼 그런 거 안 입어요, 라고 말한 적이 있었지. 그 외에 또 그한테도 맞을만한 옷이...

"자고 가도 돼?"

잠긴 목소리가 그에게 어울리는 옷을 더 찾아보려는 상념을 방해했다. 자고 가도 돼? 심장이 순간 철렁했다. 폴라리스는 다른 쪽에 두었던 시선을 굴려 릭을 바라보았다. 취하긴 했어도 사심이 전혀 없어 보이는 –멍하고 순진한- 표정으로 보였다. 정말 다른 뜻 없이 잠만 자고 가려는 건가 보다.

“그렇게 해요.”

그래서 폴라리스 또한 사심 없이 천진하게 웃으며 허락의 말을 꺼냈다. 생각해보면 술에 취한 사람에게 운전대를 잡게 하는 건 옳은 행동이 아니다. 다른 사람-예를 들면 전에 운동화를 주었던 그의 부하?-을 부르라고 해서 대신 운전하게 할 수 있겠지만, 저렇게 무경계한 모습을 한 모습을 신뢰하는 부하 직원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꺼려지기도 하고. 폴라리스는 잠깐 기다리라고 말한 후에 이런저런 옷들은 한쪽에 안고 남은 손으로는 새 양치 세트를 가져왔다. 졸려도 양치는 하고 자야죠.

“어떤 걸 입을래요?”

폴라리스가 한쪽 팔을 가볍게 들어 보였다. 기대가 담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을 것 같고, 들뜬 것을 넘어 조금은 신나 보일지도 모르겠어. 뭘 입혀도 잘 어울릴 것 같았기에 하나만 가져올 수 없었다. 베이지색 해적 셔츠, 세련된 로고가 들어간 잠옷 세트, 캐주얼 박스티까지 그녀의 판에 걸려 있는 옷의 종류가 나름대로 다양했다. 그가 옷을 골랐다면 그녀는 양치 세트를 그의 손에 넘겨주고 욕실을 알려주었을 것이다.

624 폴리주 ◆lcVSk6vvyc (7077661E+5)

2020-07-04 (파란날) 15:44:44

올려놓고 보니 마음에 안 드는데 처음부터 갈아엎어서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기도 싫었어요! 수다도 빨리 떨고 싶었구요.... 릭주 답레 보고 머릿 속에 떠오른 장면은 얼추 쓴 거 같은데 왜 성에 안 차는지 모르겠네요 음.. ಥ_ಥ 마음에 들어서 산 남녀 잠옷 세트 중에 남자 잠옷 올려요. 릭을 하얀 잠옷 입히고 폴리를 검은 잠옷 입히고 싶었어요! 하지만 해적 셔츠도 포기할 수 없는데... (끙끙) 폴리가 사이즈 미스 나게 산 남녀공용티도 귀여워요! 삼일 밤 자고 갈래요? ( •᷄⌓•᷅ ) ((급기야)) 잠옷 고르면서 생각난 건데 폴리가 릭 집에서 자고 가도 되냐고 물어보면 릭은 무슨 잠옷을 줄까요?? 폴리야 옷이 많아서 줄 옷도 많지만...()() (변장도 하다 보니까 장르(??) 별로 종류도 다양하게 살 것 같네요) 릭은 정장은 드레스룸 채우게 넉넉할 것 같지만 다른 장르의 옷은.. 몇 개 없을 것 같은데...

>>618 너라고 불러 준 게 처음 같기도 해요. 폴리도 릭을 당신, 이나 릭이라고 불러주지 너라고 부르는 경우가 드무네요 ㅎㅎㅎㅎ

625 폴리주 ◆lcVSk6vvyc (7077661E+5)

2020-07-04 (파란날) 16:55:50

레스 쓸 때마다 마솝 실수 한 번씩 하는 것 같아요... (또르륵) 이모티콘 찾으려다가 마우스가 눌렸습니다... (흑흑) 기왕 실수한 김에 잠옷 파일 하나 더 올려야지.. 릭이 해적셔츠나 위에 하얀 잠옷 입으면 폴리는 이 검은 잠옷 입고 나올 것 같아요!

>>618 계속 적겠습니다... ( ˃̵⌓˂̵) 속으로 아주 살짝 좋아하는 릭도 너무 귀엽네요... ( ˃̵⌓˂̵)( ˃̵⌓˂̵)( ˃̵⌓˂̵)

릭주가 가져와 주신 아이작과 릭 첫만남 좋아 죽겠어요... ( ˃̵⌓˂̵)( ˃̵⌓˂̵)( ˃̵⌓˂̵)( ˃̵⌓˂̵)( ˃̵⌓˂̵) 어린 맹수가 얼마나 귀여운데 귀엽다는 말을 못 듣다니...!! 외치고 싶은 마음과 이상하게 어른스럽고 냉랭해서 귀엽다는 말을 못 들어본 릭도 좋다는 마음이 갈등이 빚고 있네요...

학교 릭이 순박하고 풋풋하고 귀엽다... (ᵕ̣̣̣̣̣̣﹏ᵕ̣̣̣̣̣̣) 릭이 저렇게 풋풋한 반응을 할 줄 몰랐어서 더 귀엽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요... 감정 정체 모르면서 묘하게 설레하는 것도 너무 좋아요... ㅠ_ㅠ...


>>619 제가 폴리 생일은 잊어버려도 릭 생일은 기억하거든요! ٩꒰。•◡•。꒱۶ 사실 이젠 폴리 서류상 생일이 화이트데이 근처였지, 까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생일은 기억해두지 않는다) 이상하게 날짜는 14일 아님 15일 이겠지.. 이런 식으로 대충 기억해도 서류상 생일 탄생화가 독당근인 건 기억나요. 신기하죠?

저는 여행썰을 선물받은 기분이네요! «٩(*´∀`*)۶» 같이 여행가는 일상도 쓸 수 있겠죠? 그때는 자연풍광이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가도 좋고(이쪽은 폴리 취향일 것 같다..) 아니면 릭 취향의 여행지로 가도 좋고..!! 아니면 같이 바다를 보러가는 것도 좋고, 오로라를 보러가도 좋을 것 같아요! 폴리는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애초에 흔적 남기는 걸 (약간 강박적으로?) 안 좋아하기도 하고) 릭이 찍으면 그냥 웃어줄 것 같구, 릭은 왜... 본인이 폴리를 사진 찍는 것은 어색해하지 않으면서 폴리가 릭을 찍는 것은 어색해 하는 것인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저는 사귀기 이전에는 학교에서는 안 붙어다녔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1차적으로는 나이는 같아도 학년이 다르고 2차적으로는 제인이 릭이 여자 친구 있을 것을 고려해서 (제인은 릭이 여자친구 있다는 걸 알게 된 중3? 중2?때쯤 부터 릭의 데이트 시간을 방해할 것 같진 않아요. 되려 시간을 줬으면 줬지.. ^ㅜ...) 구태여 붙어다닐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사귀기 전에는 학교에서 약간의 거리를 두고 (방과후에 둘이 있을 때는 거리 두지 않음), 사귄 이후에나 대놓고 붙어다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릭 중2나 중3때쯤 제인이 릭이 데이트할 시간도 필요할 테니까 (세상에서 제일 쓸데 없는 배려하면서) 알게 모르게 자기랑 같이 있는 시간을 좀 줄이려고 할 것 같은데 릭이 그걸 내버려 두진 않았을 것 같네요...? (아닌가...??)

엄청 벙쪄서 계속 멍해 있는 거 귀엽네요... ㅋㅋㅋㅋㅠㅠㅠㅠㅠ "제인. 내가 널 떠날 것 같아?" 라는 질문에는 바로 대답 못하고 떠날 것 같진 않지만 멀어질 것 같아, 라고 제인이 생각하는 와중에 "나는 너 안 떠나. 근데 너는 나 좋아해?" 라는 2차 질문이 들어왔을 것 같네요... ^ㅇ^....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사랑한다고 했잖아.." 라고 했다가 "좋아하는 것도 맞아." 라고 덧붙이듯 대답해줄 것 같은데. (첫번째 떠날 것 같냐는 질문에는 대답해주지 않음) 그렇게 말해도 "그래, 그럼 결혼해." 라고 말해줄까요? 장난처럼 녹음기 키면서 자, 빨리 나랑 결혼하겠다고 말해 라고 하는 건 너뭌ㅋㅋㅋㅋㅋㅋㅋ 본편 릭이 생각나고... 클로버 반지 만들어주는 건 풋풋하고 순박해서 위에 쑥쓰러워 하면서 머쓱하게 웃는 거 생각나네요... ㅠㅜㅠㅜ... 어떻게 안 반하겠어요... 흑흑

본편 릭보다 댕댕이... 같은 모습 하니까 골든 리트리버 생각나네요. 색깔도 딱인 것 같은데... 이로써 제인이 생각하는 릭 동물 모습에 골든 리트리버도 추가되었습니다.. ๑>ᴗ< ๑ 정색하고 따지기 직전에 릭이라고 부르면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응, 제인 하면서 돌아오는 모습이 왠지는 모르겠지만 경찰견이 생각나요... ㅋㅋㅋㅋㅋ *^◇^* 사자... 학교 릭의 사자같은 모습은 가까이선 못보고 멀리 있어야 보이겠네요...ㅋㅋㅋㅋㅋㅋㅋ 아니면 릭이 친구들이랑 있을 때 보려나요?

한국인듯 한국 아닌 한국 같은 가상한국 같은 느낌이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헉... 유학까지 따라와줄 줄 몰랐는데. 가끔씩 릭의 사랑이 깊어서 놀라고 감동 받는데 지금이 그래요... (ᵕ̣̣̣̣̣̣﹏ᵕ̣̣̣̣̣̣) 제인도 릭이 교환학생이나 워홀같은 형태로 따라와줄 줄 몰랐어서 깜짝 놀라고 감동받을 것 같아요... 존재하지 않는 세계 배경이면 음악계 최고의 환경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데가 국내(???)에 있다치고 그냥 같은 나라 대학 다녔으면 좋겠네요... 제인은 일단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면 국내이든 국외이든 상관없이 최고의 곳으로 갈 것 같아요. ㅇ>-< 그럴 배경(재력)이 뒷받침 되고, "큰물고기가 되려면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 라는 가르침도 받았을 거고.. 그래서 릭도 국내이든 국외이든 상관 없이 릭이 원하는 최고의 교육환경이 갖춰진 곳으로 대학 갈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것 같은데 (제인보다 1년 일찍 진학했을테니까 릭 본인이 원하는 좋은 곳으로 갔을테고요) 교환학생으로 뙇 오면 엄청 놀랄 것 같죠.... (´;ω;`)

626 폴리주 ◆lcVSk6vvyc (7077661E+5)

2020-07-04 (파란날) 17:03:28

렉.. 렉이 걸리고 말았습니다 ㅜ 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컴에선 마솝 버튼이 안 보여요 ㅜ 이미 제 수다가 너무 길어지기도 했으니까 >>622레스에서 받은 감동이랑, 폴리가 하려던 유언은 다음에 풀어볼게요! 좋은 하루 되세요! ^~^♡♡

627 폴리주 ◆lcVSk6vvyc (4028891E+5)

2020-07-06 (모두 수고..) 23:02:47

>>622 이렇게 릭이 사랑에 빠지는 감정 묘사를 적어주셔서 제가 서프라이즈 상자를 받은 것 같았어요.... (´;ω;`)

제가 예상 못한 이유는 제가 둔하기도 둔하지만(이 이유가 제일 클 겁니다^▽^...), 릭 시트를 읽을 때 초면에 친절하다는 설정이 왠지 인상적? 이었구, 다른 분들이랑 일상을 돌릴 때에도 폴리랑 일상 돌릴 때에도 릭의 진짜 본심이 잘 안 드러난다는 느낌도 받아서 일 거예요.
릭이 폴리에게 관대한 것 같은데 (착각인가?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ㅋㅋㅋㅋ) 릭의 관대함의 기준을 잘 모르겠어! (혼란) + 아직 초면 (존댓말 사용 중) 이니까 친절한 편에 속하지 않을까? -> 초면 아닌데도 미묘한 곳에서 친절하구, 다른 사람이랑 매너 챙기는 포인트도 다른 것 같아! (재밌고 즐거움) ====> 어느 날 문득 내가 치인 것을 깨달아 버렸다. ===>> 심각하게 치인 것 같다.
이랬어서... (。。*)...
폴리는 왜 릭을 좋아하게 되었을까요. 사소하다면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좋아졌는데, 그 까닭은 (폴라리스를 좋아하는) 릭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폴라리스에 대한 배려가 깔려 있었고, 남들과 매너 챙기는 포인트가 약간 어긋난 것도 조금 즐겁게 느껴졌고, 권력과 힘을 가졌는데도 폴라리스를 함부로 대하지 않았고, 릭의 눈동자 안에서 가끔 내비치는 찰나의 공허가 정말 조금도 무섭지 않았고, 알면 알수록 더 모르겠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알면 알수록 새로운 부분도 보이니까 다른 부분도 보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폴라리스는 극적으로 사랑에 빠진 게 아니라 정말 자연스럽고 평범하게 사랑에 빠졌어요. 만나고 싶다는 말에 릭이 키스가 아니라 그냥 아무 대답도 안 해주었다면 폴리도 '내가 사랑에 빠진 거구나.' 라는 깨달음이라고 할까 확신을 좀 늦게 얻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아, 그런데 릭은 확신을 달라고 하는 순간 바로 확신을 주는 사람이었어서 (그래서 또 치였다...) 그 순간 감정을 못 깨달을 수가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그 유언에 대한 것은 조금 텀을 두고 대답하고 싶었는데요. 저도 말할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고, 릭주에게도 충격적인 내용일 거라서... 바로 말하기가 망설여 지더라구요 ^ㅜ... 바로 풀지 말라는 컴퓨터의 게시인지 렉도 잠깐 걸렸었구.. 폰으로 적기에는 긴 내용이라서 나중에 올리기로 했었습니다.
*폴라리스의 인생은 트리거 워닝과 충격적인 내용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조금 해주세요*

릭이 다르게 나왔다면 폴라리스는 죽이지 말라고 구걸할 생각이 없었구요. 본인(폴리) 기준으로 소박한 부탁 겸 유언을 할 생각은 있었습니다. "죽이지 말라고는 안 할 건데, 제 시체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라고 릭이 대답할 여유도 주지 않고. "혹시 불태워 주실 수 있을까요? 시체는 팔지 말아주세요." 라고 부탁할 생각이었습니다... ^_ㅜ....

폴리도 좀 남들과는 다른 기준이 있는데 (혹은 기준이 엇나갔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살려주라고 구걸하는 것에 비하면 시체를 팔지 말아달라고 하는 건 (부유하고 여러모로 여유 있어보이는 사람에게 하는 부탁으로) 소박한 부탁이지 않을까? 생각하는 점이겠네요. 자기 흔적이 세상에 남는 것이 싫기도 하고요. 하나 더 부탁할 수 있다면 불태운 가루는 강이나 바다에 뿌려주시면 좋겠는데 그게 어렵다면 그냥 뒷골목 눈에 안 띄는 곳에 버려달라고 했을 거예요.

적기는 적었는데 마솝을 누르기 몹시 어렵네요... (☍﹏⁰)。 조금이라도 덜 충격적이었으면 좋겠는데요.. (☍﹏⁰)。
첫만남에 릭이 다르게 나왔고, 폴리가 유언을 말했다면 릭이 폴리를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하고, 릭과 폴라리스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했을까도 궁금한데, 그때 첫만남 때 릭이 친절했고 폴라리스가 유언을 말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란 생각도 들어요... ˃̣̣̣̣̣̣︿˂̣̣̣̣̣̣ 글을 마무리 짓기가 몹시 어렵네요... 언제나 그렇듯이 좋은 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고, 건강 조심하시구, 하시는 모든 일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어요.

628 사랑할 수밖에 없는 (8830233E+5)

2020-07-16 (거의 끝나감) 17:38:06

자고 가도 돼?

그 말 안에 사사로운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을 고한 죄로 당장 지옥에 떨어져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릭은 입술에 닿았던 감촉을 기억했다. 부드러운 입술, 뭉근한 혀끝, 그리고 귀에서 목으로 떨어지는 은근한 살내음 까지도. 다시 구하고자 한다면 욕심일까. 그녀를 안고, 그녀에게 안기고 싶었다.

사심 없이 순진한 눈빛으로 읽힌 것을 안다면 릭은 조금 당황했을 것이다. 편하게 자고 가라며 손님방을 내어 준다면 더더욱. 그러나 그는 이제 폴라리스라는 사람을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폴라리스는, 굉장히 즐거워하고 있었다. 애인이 사라진 동안 테이블에 걸터앉아 머리를 가볍게 흔들며 취기를 이겨내고 있던 릭은, 곧 패션쇼마냥 눈 앞에 늘어서는 옷들을 보고 실제로 조금 당황했다. 그리고 가까스로 가장 평범해 보이는 잠옷세트를 골랐을 것이다. 욕실에 들어가 씻고 옷을 갈아입으면서, 릭은 문득 폴라리스에게 남자 사이즈의 잠옷 세트는 왜 있는 것일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젖은 머리 끝을 손으로 털면서 욕실 밖으로 나왔을 때 비로소 답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내가 맞는 선택을 했네."

그가 입고 있는 것이, 폴라리스의 잠옷과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릭은 참을 수 없어서 조금 웃었다. 혹시나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미리 준비해 둔 건 아닌지, 멋대로 오해하고 싶어졌다. 귀엽다고 생각했다.

"Adorable."

그는 웃으며 중얼거렸다.

629 릭주 ◆rAqAiJ2zqg (8830233E+5)

2020-07-16 (거의 끝나감) 17:46:00

종강하고 이런저런 약속이 많아서 장장 2주만에 왔네요 늦어져서 죄송해요;◇;
길게 쓰고 싶었는데 스으을슬 상황이 끝나가는 느낌이에요. 다음 일상은 어떻게 할지 고민돼요.
폴리주가 풀어주시는 썰 허버허버 받아먹고 있어요ㅠㅜㅜ 거기에 대해서 더 수다떨고 싶은데 일이 있어서 갔다가 다시 올게요ㅎㅎ 폴리주도 늘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630 폴리주 ◆lcVSk6vvyc (847152E+55)

2020-07-17 (불탄다..!) 22:41:05

제인 이야기 조금 적고 싶어서 왔는데, 릭주 답레가 도착해 있었네요! 답레는 주말에 할 것 끝내고 천천히 써올게요! 사사로운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을 고한 죄로 지옥에 떨어져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는 릭이 너무 귀엽네요....ㅠㅠㅠㅠ.. 폴리 왜 독심술사 아니어서 이렇게 귀여운 거 못 보죠...

631 폴리주 ◆lcVSk6vvyc (847152E+55)

2020-07-17 (불탄다..!) 23:09:09

파일 선택 누르려다가 마솝을 누르고 말았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폴리 만든 픽크루로 만든 제인인데 만들 때 '색을 바꿨을 뿐인데 인상이 다르게'랑 '새침한 고양이스럽게'를 생각하면서 만들었어요! 아 역시 이 픽크루는 눈색이 진해야 예쁜 것 같아요.

위에 [다시 생각해보면 릭 중2나 중3때쯤 제인이 릭이 데이트할 시간도 필요할 테니까 (세상에서 제일 쓸데 없는 배려하면서) 알게 모르게 자기랑 같이 있는 시간을 좀 줄이려고 할 것 같은데]라고 적었는데 그 배려 며칠 못 갈 거 같아요 ^ㅇ^... 라고 적으려고 했습니다. 저거 적고 다음날 다시 생각해보니까
릭이랑 같이 있는 시간을 조금 줄여보았으나
1. 제인 자기 감정 자각한 지 얼마 안 됐음
2. 자기 감정 자각하니까 릭이 더 보고 싶음
3. 외로움
4. 내가 릭이랑 같이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릭도 나랑 같이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겨주겠지
5. 화나...
6. 내년이나 내후년쯤에 릭이 고등학교 가면 릭이랑 있을 시간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음
여러 복합적인 감정으로 앓다가 그냥 원상복구할 것 같아요ㅋㅋㅋㅋ 오히려 그 배려 포기(실패)하고나서 며칠은 고양이가 아니라 강아지처럼 릭한테 달라붙어 있을 것 같아요. 그후로 진짜 원상복구!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붙어 있고, 릭이 고등학교 올라가면 학교가 갈리는만큼 자연스럽게 같이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겠지만 다시 제인이 입학하고 나서는... :Q... 이때는 잘 모르겠네요. 학년이 다른데다가 릭은 학생회 소속이고 제인은 소속이 없을텐데 같이 붙어 있을 수 있을까...? 방과후에 음악실 비었으면 (혹은 빈교실에서 허가받고) (아니면 방과후 옥상에서...?) 거기서 바이올린 연습 좀 하다가 릭이 학생회 마칠 때쯤 같이 하교하기는 가끔 있을 것 같구. 릭이 기다려달라고 하면 제인이야 당연히 기다릴테고, 제인이 특별히 학교에서 늦게 나갈 일 있으면 (제인을 과보호하는 릭이) 제인을 혼자 하교하게 둘 것 같지는 않아서... ㅋㅋㅋㅋㅋ 등교야 집이 옆집이니까 시간 맞춰서 매일 같이 나갈 수 있을 것 같네요! (하교 때는 따로따로 행동하는 날이 있겠지만요)

적고 싶었던 이야기도 적었으니 이제는 마솝버튼을 안심하고 누를 수 있겠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셨길 바라요!

632 폴리주 ◆lcVSk6vvyc (192544E+50)

2020-07-19 (내일 월요일) 21:32:33

해야할 게 끝나지 않아서 답레는 조금 늦어질 것 같아요! 원래는 오늘까지 써오려고 했는데... (´;ω;`)

약속 가실 때 손소독제랑 마스크 잘 챙겨 다니세요, 릭주! (말 안해도 잘 챙겨 다니시겠지만!) 늦어져도 괜찮아요. 현생 살다보면 늦을 수도 있으니까요. 저도...ㅋㅋㅋㅋ 현생 살다가 이리저리 치여서 계획보다 답레를 늦게 쓸 때도 많으니까요. 이번 일상 마무리는 제가 다음 레스로 마무리 지으면 될 것 같아요! 릭은 폴리 침실이든 손님 방이든 내어주면 혼자서 잘 자겠죠? ㅎㅎㅎㅎ... 사실... 릭을 침대에 재우고 그 아래 바닥에 이불 깔고 폴리 재우고 싶은데 릭이 그걸 두고 볼 거 같지 않아서 ()() (폴리는 본인이 바닥에서 이불 안 깔고 자도 괜찮다고 생각하겠지만...) 방 하나를 온전히 내어주는 걸로 마무리 지으려구요.

다음 일상은 폴리 생일...? 이나 화이트 데이에 벌어지는 일이 좋을 것 같은데 릭이 폴리 서류 생일날인 3월 15일에 생일을 챙겨줄지, 3월 14일에 화이트데이랑 생일을 한꺼번에 챙겨줄 지 모르겠네요...?? 다음 일상 시작은 릭주에게 맡겨도 괜찮을까요! 여유 있는 주말 보내셨길 바라고 오늘도 좋은 꿈 꾸세요! (´͈ ᵕ `͈ )

633 Goodnight (9085048E+4)

2020-07-20 (모두 수고..) 22:49:02

잘 어울려.

머리끝을 손으로 털면서 나오는 릭을 보며 작게 감탄했다. 흰색이 주가 되는 옷이 근사하게 어울린다는 걸 릭도 알고 있을까? 그녀가 본 릭은 대체로 검거나 어두운색의 격식 있는 정장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잠옷을 입고 있는 것이 매우 신선했다. 사실 무엇을 고르든, 무엇을 입고 나왔든 감탄사가 절로 나왔을 것이다. 무엇을 입든 빛이 나겠지만, 그렇기에 더욱 더 좋은 옷을 입혀주고 싶은 사람.

Adorable.

사랑스러워.
수건을 들고 다가가 물기가 묻어나는 그의 머리 위에 푹 씌웠다. 수건을 슬쩍 끌어당기며 가까워진 그와 눈을 마주하며 씩 웃었다.

“As much as you?”

당신만큼?
묻는 폴라리스 때문에 또다시 릭이 당황하게 되었을까, 아니면 함께 웃으며 그녀의 콧등에 짧은 키스를 돌려주었을까. 모를 일이지. 그가 어떤 행동을 했든 그것이 초콜릿보다 달콤했을 것만은 짐작할 수 있겠지만.

*

수건으로 그의 머리를 정성스레 말려주며 폴라리스는 고민했을 것이다. 그녀의 침실에서 그를 재울지 아니면 손님방에서 그를 재울지. 따로 재우는 게 맞는 것 같아. 취해서 무방비해진 릭과 한 방에 자는 것은 조금.. 조금 파렴치하지 않아? 스스로의 양심이나 이성 같은 것들에게 자문해 보다가 뺨에 살짝 열이 올랐다. 머리를 말려 주는 것은 괜찮지만, 그 이상은 하면 안 될 것 같다. 이게 바로 무방비한 사람은 지켜줘야 한다는 기분인 걸까... 지금 폴라리스가 느끼는 기분은 어린이는 어른이 지켜줘야 한다는 도덕심에 가깝겠지만 본인은 그걸 깨달을 일은 없을 것이다.

“이쪽으로 와요.”

손님방으로 그를 데려갔다. 드라이기도 들고서. 수건으로 미처 말리지 못한 부분도 꼼꼼하게 말려주었다. 조금 미용사가 된 기분이네, 생각하며 폴라리스는 소리 없이 웃었다. 다 말리고 나서는 살짝 뿌듯한 표정이 되었을 것이다.

“잘 자요.”

좋은 꿈 꿔요, 는 속삭이듯 덧붙인다. 그가 침대에 얌전히 앉아 졸린 눈을 깜박이고 있었다면 폴라리스는 망설이다가 굿나잇 키스 대신에 그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주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당신의 잠이 평안하기를, 잘 수 없어서 괴로웠다는 당신의 말을 들은 이후로 늘 바랐던 소망이다.

634 폴리주 ◆lcVSk6vvyc (9085048E+4)

2020-07-20 (모두 수고..) 23:07:30

Goodnight!

잘자란 인사로 끝을 마무리 하다니 달콤한 기분이 드네요! (´͈ ᵕ `͈ ) 제목 굿나잇 뒤에 달링을 붙일까 말까 고민하다가 달링을 덧붙이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달아서 굿나잇만 적었어요. (*´ ワ `*) 저번 레스보다 맘에 들게 써져서 다행이었어요. 고민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ex 굿나잇 키스) 언젠가 쓰고 싶었던 부분 (릭 머리 쓰담쓰담 해주기!)도 썼으니까요! 폴라리스는 본인이 도덕심이 없거나 높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다소 어긋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함) 스스로 평가하는 것보다는 도덕심 있는 편일 거에요! 친밀한 사람에게는 더욱이요! ㅎㅎㅎㅎ 어떤 상황들에 한정해서는 도덕심을 버릴 건데 릭이 그런 장면을 볼까? (본다면 알렌이 볼 가능성이 더 높을지도...:Q...) 싶네요.
릭의 도덕심...은 아주 어린 사람(아기나 아이들) 한정해서 있을 것 같은데, 없을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고... 갑자기 릭의 도덕심과 도덕심이 발휘되는 상황과 사람이 궁금해지네요! 폴리 도덕심은 친밀한 사람들에게 있고, 초면인 사람에게 조금 있고, 눈 밖에 난 사람에겐 없고... 그럴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맘에 드는 부분 부분들이 있어서, 오늘은 좀 개운한 기분이에요. (๑•̀ㅂ•́)و✧ 좋은 꿈도 꿀 것 같아요. 좋은 날 되세요, 릭주~ ヾ(´︶`*)ノ♬

635 릭주 ◆rAqAiJ2zqg (wxYQvH9nJE)

2020-08-03 (모두 수고..) 02:28:42

음..ㅠㅜ폴리주 제가 정말 과장 조금 보태서 한 일주일 정도 내내 고민했는데.. 요즘 창의력이 부족한지 다음 상황을 어떻게 짜와야 할지 도무지 생각이 안 나네요..(T_T) 바로 전에 발렌타인 데이를 해서 화이트데이or생일파티를 하기에 분위기가 너무 비슷해서 그런가 싶기도 해요.

그래서 다음 상황은 오랜만에 느와르 느낌 살려서 가는 건 어떤가 싶어요..! ex긴박한 상황에서 릭이 폴리한테 별 기대 안 하고 총 건네줬는데 너무 잘 쏴서 깜짝 놀라는 장면 제가 아주 엣날부터 꼭 보고 싶은 거였거든요..ㅋㅋㅋㅋㅋ 혹은 둘 중 한 명이 크게 다치는 거.. 아니면 폴리 과거사도 넘 궁금해요 풀리는 거 보고싶어요..(艸′v'★*)。+

아님 스핀오프로 다시 학교나 조선시대나 판타지 등등 해도 재밌을 것 같아요..! 혹시 끌리시는 거 있나요! 쫌만 얘기 나눠봐요

636 릭주 ◆rAqAiJ2zqg (wxYQvH9nJE)

2020-08-03 (모두 수고..) 03:12:44

>>625
아니.. 흔적 남기는 걸 안 좋아해서 사진 안 찍는다니 이게 몬가요 저 울어욧,,,(T⌓T) 릭도 어느 정도는 비슷한 느낌일 것 같아요 자기가 찍히는 걸 아는 상황에서는 포즈 취하거나 하는 게 어색해서 그렇고, 자기가 찍히는 걸 모르는 상황에서는 의식하지 않은 모습이 기록으로 남는 게 싫어서...

>>627
억...어억.. 허얼.. 폴리가 이렇게 나왔다면 릭은 어떻게 반응했으려나요..

-
릭은 미동도 없이 그녀를 곧게 응시했다. 매캐한 담배연기를 머금은 숨이 이따금씩 냉담한 얼굴 표정 위로 부유했다. 시체는 팔지 말아주세요. 여자가 속삭였다. 시체를 팔아넘긴 적이 있었던가, 릭은 짧은 시간 지난날의 기억들을 더듬었다. 아마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인페르노는 하찮은 장기밀매 조직 따위가 아니라고 병명하는 것은 우습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는 어느새 손가락에 닿을만큼 짧게 타들어간 담배를 바닥에 떨어트리고 밟아 지졌다. 값비싼 구두의 밑굽이 미련 없이 거뭇해졌다. 자동차의 보닛에 몸을 살짝 뉘인다. 그는 여전히 폴라리스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어쩌면 좋을까. 고민하는 것이다. 삶의 미련이 없다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삶의 무게로부터 짓이겨지고 도망치다 결국 밤의 도시까지 흘러들어온 수많은 인생들이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시체 냄새가 코앞까지 다가온 것을 직감할 때, 그리고 그 썩은내가 바로 자기 몸에서 풍기는 것일 때, 여전히 평점심을 유지할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이다. 그녀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체를 팔지 말고 불태워 없애달라는 뻔뻔한... 그래, 뻔뻔하다고 해 두자. 뻔뻔한 부탁까지 하고 있다. 그것은 릭의 예상과 달랐다. 그의 예상대로라면, 여자는 이미 그의 소매를 붙잡고 집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어린 동생-실제로 있든 없든-따위를 언급하며 구슬같은 눈물방울들을 흩뿌리고 있어야 했다.

"살려달라고는 안 합니까?"

이왕 뻔뻔한 김에, 아예 살려달라고까지 해 보시지. 조금 기가 차기도 해서, 릭은 비릿하게 웃었다. 오해를 사기 좋은 타이밍이지만 개의치 않았다.
-

대충 이런 느낌으로.. 그리고 똑같이 자기를 무서워하지 않고,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고, 겉보기와 다른 폴라리스의 모습에 흥미를 느낄 것 같아요.ㅎㅎ 그러니까 시체를 팔자 말아달라는 말에는, 고개를 갸웃하고(실제로 그러지는 않았지만) 약간 황당해하는 느낌...

여기까지가 릭의 반응이었고, 제 반응은 릭이랑은 또 좀 달라요(T▽T) 흑흑.. 막 충격받은 건 아니었어요 폴리가 삶의 미련이랄까 그런 게 별로 없었던 건 알고 있었고, 진짜 죽음이 닥쳐도 벌벌 떨 애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치만 실제로 죽기 직전인데도(릭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지만) 전혀 동요 없이 시체는 태워달라고 하는 게 폴리다워서 슬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멋있기도 해요. 목숨을 구걸하지 않고 또렷하게 자기가 원하는 바를 계산해서 얘기하는.

637 릭주 ◆rAqAiJ2zqg (wxYQvH9nJE)

2020-08-03 (모두 수고..) 04:04:11

>>631
흐어어어 저 폴리 픽크루 저장해놓고 가끔 들여다보면서 실실거리는거 어케 아시고 제인도 주시나요~흐흐흐 저장저장(〇*>∀<)ゞ★☆
5번에 화나... 넘 귀여워요ㅋㅋㅋㅋㅋㅋㅠㅜㅜㅜㅜ 둘이 학년이 달라도 급식은 같이 먹지 않았을까? 싶어요! 맞아요 등하교는 당연히 같이 했을 것 같아요
제인 이전에 연애할 때 소년 릭은.. 다정한데 상대한테 별로 기대하는 것도 없고, 자기가 별로 맞춰주는 것도 없는 느낌이랄까요. 상대를 이상하게 외롭게 만드는 타입이었을 것 같아요(나빠-`д´-) 어떤 여자친구는 제인을 신경쓰여 했을 것도 같은데, 고민하다가 남자친구인 릭한테 말하면 릭은 일단은 다정하게 제인은 정말 친구고 이러이러해서 소중하다고 설명해주지만, 결국 행동 상으로는 아무 것도 변하는 게 없는 느낌. 제인 외에 다른 싸울 거리에서도 그런 식이니 점점 지치게 되고 상대 입장에서는 '얘가 정말 나를 좋아하는 게 맞나?'싶어서 결국 헤어지게 됐을 것 같아요. 실제로 그렇게 좋아한 게 아니었으니 할 말 없네요.

>>633
저는.. 왜 '흰색이 주가 되는 옷이 근사하게 어울린다는 걸 릭도 알고 있을까?'<<여기에서 치였을까요? 릭은 자기가 흰색이 잘 어울린다는 거 모를 거예요 릭주인 저도 몰랐거든요..ㅋㅋㅋㅋㅋㅋㅠㅜㅜ 본인도 모르는 걸 애인이 알고 있다는 게 되게 리얼하고 로맨틱하게 느껴지네요 좋아요...(*´▽`*) 다음에 육성으로 말해주면 릭은 아마 한동안 폴리 만날 때 하얀 셔츠만 입을 거예요.
발렌타인데이 상황이어서, 초콜릿보다 달콤했을 거라는 표현도 참 좋네요.(ღ˘⌣˘ღ) 폴리가 "as much as you?'라고 한다면, 릭은 잠깐 당황하다가 웃으면서 포옹하고, 얼굴 안 보이는 채로 조용히 "...내가 사랑스럽니?"라고 물어봤을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 얼굴 안 보여주는 이유는 부끄러워서..(땅땅)

>>634
폴리가 도덕심을 버리는 상황;; 상상만으로 맛집이네요 허버허버 퍼먹고 있습니다 그게 대체 어떤 상황일까요(^ц^ ) 아 알렌이 일부러 폴리한테 릭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빌런짓 하는 상황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ㅎㅎ 반대로 그런 상황을 맞닥뜨리면 어떻게 반응할지도 궁금하네요.
릭은 의외로 일이랑 관계 없는 사람들한테는 관대한 편이에요.ㅎㅎ 그래서 폴리랑 처음 만났을 때 커피 쏟아도 별로 화 안 내고 넘어간(?) 거구.. 다만 일이랑 관련돼서 상대가 뭔가 실수를 하거나, 어떤 목적 달성을 위해 이용해야 하면 짤 없을 것 같아요()

에구 좀더 얘기하고 싶었는데 생각하는 동안 시간이 금방금방 가네요.. 요새 비가 정말 많이 오죠. 폴리주랑 저랑 둘다 윗지방에 살고 있었던 것 같은데(?) 여기는 침수 안 되려나 모르겠네요.. 실종자도 간간이 나오는 것 같아요.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돌아다니기 힘든데, 더 집에 숨어 계셔요(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638 폴리주 ◆lcVSk6vvyc (44OdaGO79.)

2020-08-03 (모두 수고..) 20:02:32

릭주 오랜만이에요!! (와락) 아니... 고민을 일주일 정도 하신 거예요??? 전 분위기가 비슷해도 좋지만, 릭주가 원하신다면 느와르 분위기 나는 것도 좋아요! 앗... 근데 스핀오프로 학교 릭 제인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예전에 밤의 도시 어장 뛸 때 학교 릭이랑 못 돌려본 게 너무너무 아쉬웠거든요... 학교 스핀오프 돌린 다음에 느와르 분위기로 폴리 총 쏘는 장면 들어가는 일상 하실래요? 음... 폴리 과거사가 풀리려면 폴리가 다치는 게 낫겠네요! 라이트 튜나..? 로 바뀌어서 인코가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는데, 폴리주가 맞습니다... ヽ(•̀ω•́ )ゝ✧

639 폴리주 ◆lcVSk6vvyc (44OdaGO79.)

2020-08-03 (모두 수고..) 23:18:13

>>636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의 손에서 짧게 타들어간 담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희미한 불씨를 밟아지지는 그 모습이 익숙해보였다. 폴라리스는 일종의 기시감을 느낀다. 결코 좋아할 수 없는 감각이었다. 당장의 현실에 집중하지 않으면, 과거의 지옥으로 끌려가 버릴 것 같은 감각이라, 폴라리스는 그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 손바닥에 손톱이 깊이, 아주 깊이 박혀 현실적인 고통을 느낄 수 있도록.

"살려달라고는 안 합니까?“

이왕 뻔뻔한 김에, 아예 살려달라고까지 해 보시지. 기가 찬 듯 비릿하게 웃는 모습에도 기시감을 느낄려면 느낄 수도 있다. 그러고 싶지 않아서 과거를 떠올리는 대신에, 그가 했던 말을 곱씹어 보았다. ‘살려달라고는 안 합니까?’ 생각을 깊이 하지 않았다면 그에게 ‘내가 왜요?’ 라는 대답을 해버렸을까.

“시체를 불태워 달라는 건 소박한 소원에 들어가지만, 살려달라는 건 소박한 소원에 안 들어가잖아요.”

대체 소박함의 기준이 뭡니까? 물어보고 싶어질 만한 대답을 평이한 어조로 들려주었다. 릭의 입장에서는 뻔뻔한 부탁일지 몰라도 폴라리스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소박한 부탁이었던 것이다. 두 사람의 기준은 이렇게나 다르다. 기준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들이 다른 사람일테지. 어느 책의 제목처럼 그는 화성에서 살아가는 사람이고, 그녀는 금성에서 살아왔던 사람이라서. 단박에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리라.

내가 지금 죽는다면, 인생에 마지막으로 보는 게 이 사람의 얼굴이겠네.

살아서 마지막으로 볼 풍경을 무심코 눈에 담는 것처럼 그를 바라보았다. 남자치고는 길게 기른 백금발이, 오묘한 다갈색 눈동자가, 그리고 완연한 성인의 모습이... 기억 속의 끔찍함과는 달라서 다행이다 생각하며 폴라리스는 아주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

아니.. 쓰다보니 길어지네요 이게??? 릭주 글을 처음 보고 머릿속에 이었을 때는 좀 명랑하고(?) 기가 막힌 오해도 들어가서 좀 더 밝은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릭의 시선에서 볼 때는 "살려달라고는 안 합니까?" 라고 묻는 질문에 잠시 생각해보더니 "시체를 불태워 달라는 건 소박한 소원에 들어가지만, 살려달라는 건 소박한 소원에 안 들어가잖아요." 라고 평범하게(...) 대답하고는, 사람이 아닌 풍경을 담는 것처럼 가만히 릭을 시선 안쪽에 담았다가 아주 희미하게 미소 짓는 여태껏 만나본 적 없는 유형의 여자가 있을..까요...?

그 희미한 미소가 쓸데 없이 평화로워 보였으면 좋겠는데. (실제로도 쓸데없을 정도로 평화로워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폴리는 -아직 안 친해졌을 때 더욱- 표정 관리 잘 하니까...) 폴리의 내면이나 무의식은 결코 평화롭지 않을 거예요.
릭이 하필이면 담배를 피는 사람이고, 하필이면 오만하고 능력 있는데다가, 하필이면 살려달라고는 안 합니까? 비릿하게 물어봤으니까... 과거 연상 안 하려고 필사적일 거예요. >>기억 속의 끔찍함과는 달라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일부러 다른 점만을 필사적으로 찾는 거예요. 곧 죽을 거고(릭은 죽일 생각 없겠지만) 죽는 마지막 순간에는 끔찍한 과거를 떠올리고 싶지 않아서요.


파멸할거야. 위험한 여자, 라고 생각해주진 않는 거네요! 좀 아쉽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겉보기와 다른 폴라리스의 모습에 흥미를 느껴주고 황당... 황당해 하는 것도 좋네요. 아마 폴리와 좀 더 엮이면서 황당할 일도 당황할 일도 늘어나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 o(^▽^)o 그런데 첫만남이 이러면 둘 다 호감을 느끼는 순간도 늦어질 거고, 자각하는 순간도 늦어질 것 같네요...! 그리고 릭도 폴리를 '이상한 여자' 혹은 '별난 여자' 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생길 것 같고, 폴리도 릭을 '이상한 남자' 혹은 '별난 남자'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폴리도 죽음이 닥치면 떨 거예요. 동요도 할 거고요. 세상에 확실하고 커다란 미련(=릭)이 생겼으니까요. 음.. 그리고 세상에 확실하고 커다란 미련이 생겼기 때문에. 마스터와 삼형제와의 관계라고 할까 감정선도 좀 달라지게 될 거 같네요. 충격 크게 안 받으셔서 다행이에요... 슬프다고 생각해 주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멋있다고 생각해 주실줄은 정말 몰랐는데... (/ω\) (살짝 기쁘네요!) 뭐라고 할까.. 릭이 바라보는 그리고 릭주가 바라보는 폴라리스가 폴리와 폴리주 생각보다 반짝이는 사람이어서 놀랄 때가 있어요... ( 〃..)

640 폴리주 ◆lcVSk6vvyc (.aGBswZi7Q)

2020-08-04 (FIRE!) 01:23:06

>>637 후후 저도 릭 픽크루 저장했어요! 볼때마다 새삼스럽게 잘생긴 게 정말 릭 같아서 넘 좋아요! o(〃’▽’〃)o 폴리 픽크루도 제인 픽크루도 좋아해주셔서 기뻐요!! o(∩_∩)o
급식도 같이 먹어요??? ㅋㅋㅋㅋ 밥은... 따로 먹을 줄 알았는데...ㅋㅋㅋㅋㅋㅋㅋ 릭이... 제인 잘 챙기는 이미지도 있고, 뭔가 제인이 우물우물 먹는 모습 보는 것도 좋아할 것 같아서 같이 먹는 것도 상상이 가네요 (/≧ω\) (제인 친구 : 쟤네 둘 왜 안 사겨...?/릭 친구 : 그러게...)
이러이러해서 소중하다의 이러이러하다가 몹시 궁금해지는데요ㅋㅋㅋㅋㅋㅋㅋ 아... 릭은 나쁜 남자친구군요... 뭔가 순정만화에서 본 거 같아서 릭의 여자친구 쪽 감정을 알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 다정해서 좋은데, 제일 소중한 여자는 따로 있는 것 같고 (제3자 입장에서 보면 사랑인데 정작 릭 본인이 무자각인 거 같음) 그래서 같이 있으면 있을수록 외로워져서... 헤어지자는 말도 내가 먼저 꺼내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요. 제인이 릭 여자친구한테 한두번쯤 머리끄댕이 잡혀봤을 거 같네요... 잡혀도 할 말이 없다.. ( 제인 : ((매우 억울)) )


그녀를 안고, 그녀에게 안기고 싶었다. <- 전 이거에 치였어요... ㅠㅜㅠㅜ.... 릭이.. 진짜 초콜릿보다 달아... 어지간한 초콜릿 뺨 백번은 때렸다 진짜... ㅇ(-( 릭주가 치인 장면(??) 쓰면서 그러고 보면 '폴라리스'가 선호하는 색이 흰색이었지,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근데 릭이랑 릭주가 릭한테 흰색을 잘 어울리는지 몰랐다는 게 귀엽고, >>본인도 모르는 걸 애인이 알고 있다는 게 되게 리얼하고 로맨틱하게 느껴지네요<< 해석... 릭주 해석 너무 로맨틱해서 또 치이네요... 릭주도 초콜릿 뺨 백번은 때리셨겠다 진짜... ㅇ(-(
as much as you? 는 나름 회심의 대사였어요! ㅎㅎㅎㅎㅎ 릭 지금도 폴라리스한테 종종 당황하는 게 진짜 좋아요...ㅋㅋㅋㅋㅋㅋㅋ 폴리는 릭 품에 안겨서 "그럼요. 당연히 사랑스럽지요." 라는 대답을 되돌려 줄 것 같네요! 전... 저랑 폴리는 릭의 부끄러운 얼굴이 보고 싶은데 왜 안 보여주지요?? (^v^)ㅋㅋㅋㅋㅋㅋㅋ

알렌 목숨은 두 개인가요...?? 저도 알렌이 빌런짓(??)해서 릭의 어두운 모습을 보는 폴라리스를 보고 싶어요! 근데 그런 상황이 되면 알렌 목숨... 목숨은 괜찮을 것 같지만, 폴라리스와 알렌 사이는 더욱 안 좋아... 질 것 같은데... (´ヘ`;) (회복할 가능성이 0이 되어 버릴 것 같음) 릭이랑 알렌 사이가 괜찮다면 알렌은 괜찮으려나요... 알렌에게 폴라리스의 생각은 중요치 않잖아요. 릭의 생각이 중요할 뿐. 전 모르겠어요. 알렌 때문에 폴라리스가 릭의 어두운 면을 보게 되면 릭이 어떻게 반응할지... (쪼금 무섭기도 해요!)
릭의 어두운 모습을 폴리가 보면 어떻게 반응할 지 조금도 짐작이 안 가세요? 조금은 짐작하고 계실 것 같은데, 저도... 짐작은 하고 있는데, 그때의 정확한 상황에 따라서 반응이 제 예상과 다른 형태로 써질지도 몰라서.. 말을 아끼겠습니다! (=>써봐야 알 것 같아요, 라는 뜻입니다)
???? 릭 관대한 사람이었어요????? 화는 안 냈지만 ㅋㅋㅋㅋㅋ 배상은 받으려고 했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ꉂꉂ(ᵔᗜᵔ*) 그 자리에서 화내고 털어버리는 게 아니라 배상 받아내고, 그게 리미티드 에디션이었고 그러고 알려주지 않아도 집주소 알고 있는 (뒷조사로 알아낸) 사람이 보통은 더 무서운 사람이라구요! ꉂꉂ(ᵔᗜᵔ*) 근데 릭이 선물해준 신발이 너무 폴리 취향이었고, 전화 너머로 자기 스케쥴을 잘 알고 있는 것에 깜짝 놀라서 무섭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한 게 다행이네요 ㅋㅋㅋㅋㅋ (폴라리스가 가난하지 않은 것도 다행이구요)

2020년 정말 힘든 해 같아요.. (´皿`;) 코로나도 그렇고, 장마... 장마가 길어져서 침수 피해 생기는 것도 그렇고... 8월 되니까 비와도 더운 것도 그렇고... ( ; ω ; )
릭주도 잘 숨어 계셔야 해요! 나가시게 되더라도 조심하시구요...!! 릭주가 적어주신 이야기와 썰을 허버허버 먹으면서 좋은 하루 보냈어요! 릭주도 좋은 하루 되셨으면 좋겠네요! (Ŏ艸Ŏ) ♡♡

641 개학날 (XBSyr.qRdA)

2020-08-17 (모두 수고..) 22:06:06

생일에 릭은 새 자전거를 선물 받았다. 알루미늄으로 된 매끈하고 가벼운 몸체가 근사한 자전거였다. 무더운 여름방학이 끝나고, 가을의 초입에 학교는 저마다의 집에 흩어져 있던 학생들은 다시 불러들였다. 이런 행사가 있는 날이면 릭은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식을 준비하곤 했다.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에 선행한 릭의 낭창한 개학 인사는 반마다 배치된 모니터를 통해 전교에 울려퍼졌을 것이다. 당연히, 제인의 반에도.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 릭은 자전거를 살 때 일부러 뒷자리에 책가방이나 짐 같은 것을 실을 수 있는 작은 철판이 있는 것을 골랐다. 언젠가 쓸모가 있겠지. 기실 그것은 비단 물건을 실을 목적만은 아니었다. 예컨대, 제인을 태우기 위해서.

"제인."

릭이 교문 앞에서 하교하는 제인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안장에 앉은 상태에서, 두 다리로 땅을 짚고 자전거를 지탱하는 상태였다.

"뒤에 탈래?"

특별한 일이 없으면, 바로 옆 집에 사는 두 사람은 학교를 마치고 늘 함께 돌아가곤 했다. 제인이 자전거를 무서워하지 않으면 좋을텐데. 릭은 싱긋 웃으며 턱을 살짝 돌려 뒤편을 가리켰다.

642 폴리주 ◆lcVSk6vvyc (xZNsAel45M)

2020-08-17 (모두 수고..) 22:13:37

!! 백만년만에 동접인가요??? 어서와요, 릭주! 오랜만이에요!! (Ŏ艸Ŏ)♡

643 릭주 ◆rAqAiJ2zqg (XBSyr.qRdA)

2020-08-17 (모두 수고..) 22:21:49

폴리주 잘 지내셨나요!! 저도 오랜만이에요~~;-;(와락) 벌써 8월 중순이네요. 저는 어제 시험을 보고 왔어요. 졸업할 때 필요한 시험이었는데,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걸 새삼 또 실감해요.(つ﹏<。)

>>638
밤의 학교 버전으로 써왔어요! 히히히 본편에서는 볼 수 없는 풋풋한 10대 청춘물(?)이라 신나네요. 아직 둘이 사귀기 전이라고 가정하고 썼는데, 사실 사귄 이후로 설정해도 무방할 것 같아요. 걱정되는 건 제인이 차를 무서워했던 것 같은데..? 자전거는 괜찮을지 궁금하네요!
근데 폴리가.. 다친다구요...?(동공지진) 제가 또 찌통 분위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다친 폴리를 보면서 좀 멘붕하는 릭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손이 근질거리지만(?) 역시 폴리가 다치는 걸 생각하면 슬프네요.. 흑흑..(T_T) 한편으로 드디어 폴리 과거사가 풀리는 게 두근두근해요.

>>639
흐아 저 이 글 진짜진짜 마음에 들었는데..ㅋㅋㅋㅋㅠㅜㅜㅜ 마음에 박히는 문장이 많아요. 근데 지금 일이 있어서 다음에 다시 와서 얘기할게요(艸′v'★*)。+

정말 슬프게도 코로나가 다시 기승이네요..흑흑 장마 끝나서 덥기도 하구요. 벌레도 진짜 많던데, 모기도 조심하시구(ㅇ<-< 모기 매우 잘 물리는 새럼) 언제나 건강하시길 바라요!

644 릭주 ◆rAqAiJ2zqg (XBSyr.qRdA)

2020-08-17 (모두 수고..) 22:22:39

으어어어어억 아니 근데 동접이네요 폴리주!!!(와락)ㅠㅜㅜㅜ 잘 지내셨나요!

645 폴리주 ◆lcVSk6vvyc (xZNsAel45M)

2020-08-17 (모두 수고..) 22:28:22

동접이라 깜짝 놀랐어요! 너무 기쁜데 일이 있어서 가셔야 할 것 같으시다... 그래도 동접은 기쁘다...!!
잘 지냈다고 하고 싶은데 폭염과 모기로 조금 고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기승이죠... ㅠㅠ... 매일 불안한 마음으로 문자 확인하고 있는데 릭주 사시는 곳은 괜찮았으면 좋겠네요! (부디!!)

646 릭주 ◆rAqAiJ2zqg (XBSyr.qRdA)

2020-08-17 (모두 수고..) 22:29:52

흑흑 진짜 백만 년 만의 동접인데..(T^T) 제가 지금 가봐야 해서 진짜진짜 아쉬워요 흐앙 요즘 제가 바빠서 텀이 길어서 죄송해요 하지만 폴리랑 폴리주랑 같이 돌릴 수 있는 거 항상 즐겁고 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ω`*) 또 만날 날을 고대할게요..헤헤..

647 릭주 ◆rAqAiJ2zqg (XBSyr.qRdA)

2020-08-17 (모두 수고..) 22:31:51

제가 사는 곳도 난리난리인데 다행히 도서관-체육관 외에 집에서 거의 칩거 중이랍니다^_^ 폴리주도 안전한 곳에서 건강하시길 바라요.♡

648 폴리주 ◆lcVSk6vvyc (xZNsAel45M)

2020-08-17 (모두 수고..) 22:37:15

밤의 학교 버전이라 너무 신나요... 개학날이고 가상한국(???) 밤의 학교니까 약간 날조해서 하교 시간 낮으로 해도 괜찮을까요?? 개학날이라 일찍 끝났다고 치고... (초등학교 아니라 고등학교지만...가상국가 배경이니까 날조가 가능하다고 해주세요ㅋㅋㅋㅋㅋㅋ) 학교 끝나고 군것질 하는 두사람도 보고 싶고... 글 읽으면서 사귀기 이전이라고 생각했어요! 사귄 이후로 제인 반응도 보고 싶긴 한데... (갈등) 사귀기 이전의 두 사람도 보고 싶고... 제인 차 타는 거 무서워 했던가요...(없는 기억...) (사고 후 트라우마 생각하면 차 타는 것 무서워 하는 설정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그러면 제인 생활하기 정말 불편하겠네요) 비린내 나는 좁고 어두운 곳에 갇혀 있는 건 무서워 할 것 같은데 그건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고...

저도 찌통은 좋은데 릭이 다치는 건 싫어요... 멘붕하는 릭... 헉.. 얼마나 멘붕할지 조금 궁금한데.. 폴리가 얼마나 다쳐야 멘붕을 할까요...? 일단 다리 다치는 것 생각 중이에요. 릭이 다친 건 어느 쪽 다리였나요? 다리 다치게 할 생각이었는데 릭이랑 같은 쪽 다리로 해야할지 반댓쪽 다리로 해야할지 조금 고민되서... ()() 여쭤봅니다!

649 폴리주 ◆lcVSk6vvyc (xZNsAel45M)

2020-08-17 (모두 수고..) 22:48:53

괜찮아요. 저도 텀이 길때는 길고 현생을 사는 게 우선이니까요! 저도 그래요. 릭주랑 돌리는 게 늘 즐겁고 두근거리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나갈 때 먼저 동선 체크하고 마스크 끼고 손소독제도 챙기고 다니니 괜찮아요! (다행히 아직 동선 겹친 적도 없구요!)

>>639 맘에 들어해주셔서 기뻐요 (o´▽`o)ノ 다음에 여유 되실 때 천천히 풀어주세요! 저는 지금 미리 밤의 학교 일상 쓰려구요! 밤의 학교 제인은 쓰는 게 재밌어서 신나게 적고 있어요 o(^▽^)o

650 햇빛 아래에서 지나치게 눈부신 (Q.49pKTAUs)

2020-08-18 (FIRE!) 00:09:41

하이틴 영화에서 튀어나온 남자 주인공 같다.

대낮의 태양 아래에선 백금발의 소꿉친구가 지나치게 휘황하다. 빛이 눈부신 고양이마냥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며 제인은 생각했다. 비단 제인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쪽을 흘끔대는 여학생들 중 대다수가 하이틴 남자 주인공을 보는 마음이 되겠지. 그 마음이 시청자의 마음일지 여주인공의 마음일지 모르겠지만. 제인은 여주인공에 자기 자신을 대입할 수는 없었다. 시청자의 마음 또한 될 수 없었다. 굳이 따져야 한다면... 주인공의 가장 친한 친구에는 이입할 수 있겠지. 가장 친근하면서도, 그렇기에 가끔은 가장 거리가 있을. 남자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소꿉친구1 포지션이겠다.

“탈래.”

작은 철판 위에 모로 앉으며 릭의 허리춤을 붙잡았다가 이게 아니다 싶은지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껴안는 자세로 고쳤다. 허리춤만 붙잡는 것보다 이쪽이 아무래도 안정감 있겠지. 이 정도로 붙어 있으면 당연히 릭 특유의 담배 냄새와 향수가 섞인 알싸한 체취가 느껴진다. 평소보다 담배 냄새 섞인 비중이 적은 것 같은데 그래도 개학날이라고 안 폈나 보다.

“딱딱해...”

다음번에는 방석 깔아줘. 나른하게 속삭인 제인이 끌어안은 등판에 젖살이 빠지지 않은 말랑한 뺨을 살짝 누르듯이 붙였다. 좁고 비좁고 어두운 자동차에 타는 것은 꺼려지지만 여기는 꺼려지지 않았다. 시야가 트인 탓일까, 운전하는 사람이 릭이기 때문일까 조금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가 이내 후자 쪽으로 헤아림이 기울었다.

“저기, 있지. 군것질할래?”

드물게 군것질할 기분이 들었다. 샌드위치가 먹고 싶지만 다른 것이어도 괜찮겠지. 이대로 집에 돌아가기엔 좀 아쉽지 않아?

651 폴리주 ◆lcVSk6vvyc (Q.49pKTAUs)

2020-08-18 (FIRE!) 00:18:45

신나게 썼어요! 사실 대낮으로 하고 싶었던 게 햇빛 아래에서 빛나는 백금발의 릭을 보고 싶어서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O ^ ~ ^ O)
쓰고 싶었던 거 이것저것 넣고 싶었는데 너무 우겨 넣으면 길이 글어지니까 고치고 수정했어요! 두 사람이 사귀기 전 시점입니다. 짝사랑하는 (맞사랑이지만) 제인 모습이 조금 더 쓰고 싶었거든요..!
담배 안 폈으면 좋겠어... 라고 릭 옷깃 붙잡고 시무룩한 얼굴을 한 제인도 쓰고 싶은데 개학날이기도 하고 같이 탈 생각으로 자전거 끌고 온 릭이 담배 피웠을 것 같진 않아서 저렇게 적었는데... (´∀`)쓰다보니까 학교 외전 시점의 릭은 담배 언젠가 끊나요...?? 라고 묻고 싶어지네요. 일 마무리 잘 하시고 좋은 밤 되세요! (*^ワ^*)

652 이름 없음 (e0xe5u65SI)

2021-07-27 (FIRE!) 02:30:12

갱신

653 이름 없음 (gO9O7YBbKE)

2021-08-07 (파란날) 02:16:43

갱신

654 이름 없음 (OKC7RrScI6)

2021-08-31 (FIRE!) 02:23:47

갱신

655 이름 없음 (c0nIrgfn/Q)

2021-09-06 (모두 수고..) 20:54:11

갱신

656 이름 없음 (TurjzNtg2Y)

2021-09-08 (水) 03:02:10

갱신

657 이름 없음 (./8jwWp73o)

2021-09-11 (파란날) 17:52:11

갱신

658 이름 없음 (RWBm1y8vTc)

2021-09-11 (파란날) 18:06:53

이따금 갱신해주시는 분이 관전참치신지 릭주이신지 아니면 전에 밤의 도시에 참여해 주신 분인지 모르겠네요. 망설이다가 남겨봐요. 혹시 릭주신가요?

659 이름 없음 (C7BJFHXUiI)

2021-09-23 (거의 끝나감) 21:05:16

보고 싶어요.

660 이름 없음 (PR2eYwdiXo)

2021-11-08 (모두 수고..) 16:34:00

릭입니다.

661 ◆rAqAiJ2zqg (NxLXjjXhjc)

2022-04-15 (불탄다..!) 06:57:52

인증코드가 이게 맞았나 모르겠네요..

662 릭주 ◆rAqAiJ2zqg (NxLXjjXhjc)

2022-04-15 (불탄다..!) 07:33:53

너무 오랜만에 들어와서 인코 다는 법도 좀 헤맸고.. 용어도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이름 댄 거 포함해서 위에 레스 달린 것들은 전부 제가 아닙니다...
꿈을 꿨는데 꿈에 폴리주가 나왔어요. 왜인지 저희는 따로 어장을 판 게 아니라 여럿이 공용으로 쓰는 커플 스레 같은 데를 쓰고 있었는데, 여러 레스들 사이에서 폴리주가 꾸준히 저를 찾고 계시더라고요. 꿈에서 저는 폴리주에게 너무 죄송하고, 그 이상으로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고 달았습니다...

20년 8월에 저는 한창 대학원 준비중이었습니다. 서류제출이 9월 면접이 10월인가... 그랬어서요. 그리고 합격해서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습니다.
바빴던 건 맞는데, 왜 바쁘다는 한 마디도 안 했냐고 저 스스로도 궁금한데요. 언제 안 바빠질지 기약이 없기도 하고 폴리주한테 또 기다려달라고 하는 게 저한테 너무 부담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사라져버리면 그게 더 상처받게 하는건데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사실 일주일에 몇 시간 내는 게 가능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 시간이 없다고 하는 게 그때의 제가 생각해도 핑계같고 싫어서 그냥 회피해버린 것 같아요. 어떻게 죄송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코로나에 걸려서 며칠 잘 못 잤는데요. 코로나에 걸려도 일은 똑같이 있어서... 일하다 잤어서 사실 꾸려면 일하는 꿈을 꾸는 게 맞는 것 같은데, 뜻밖에 폴리주가 나왔습니다. 그냥 계속 삶에서 회피했지만 걸렸던 부분인 것 같아요 컴퓨터 정리하다가 내용 정리해둔 파일 나오면 놀라고, 전에 백업하려고 드라이브에 올려놨어서 드라이브 열었다가도 나오고, 예전에 제가 폴리 그렸던 그림도 나오고 그랬었는데... 그냥 이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니? 들어가봐야하지 않겠니? 사과해야하지 않겠니?하고 꿈에서 얘기해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사과를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죄송해요. 둘의 이야기가 소중하지 않아서가 아니고 굳이 말하면 제가 비겁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만큼, 어쩌면 저보다 더 둘의 이야기와 이 인연을 아껴주셨던 폴리주께 말없이 사라져서 정말 죄송합니다.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