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비린내다. 정어리 박사는 본능적으로 코를 막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취는 여전했다. 이 비린내를 막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것 같은 공간. 주변은 온통 회색 빛이다. 창문은 존재하지 않고 가느다란 선에 지탱해 작은 백열전구가 하나 천장에 달려있을 뿐이다. 처음 눈을 떴을 때의 흥분은 어느 정도 가라앉혀졌다. 정어리 박사는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고, 왜 이곳에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토요일... 자갈치학회... 동해대학 수산물학과... 학계를 뒤흔들 새로운 발표...'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못한 박사의 뇌는 기억 속에서 몇가지 키워드만을 뽑아낼 뿐이다. 비린내가 심하다. 이 환경 속에서는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 없다. 정어리 박사는 비틀거리며 문을 향해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