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picrew.me/ 픽크루 : 어떤 창작자의 그림을 토대로 머리모양, 눈, 착장 등 세세하게 자신의 취향대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사이트
*픽크루 이용 전 해당 픽크루의 주의사항을 읽어보자. 비상용(非商用)이 X 처리된 캐릭터는 완성본 링크를 올릴 것.
레스의 글자 수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음. 가볍게 짜고 싶으면 가볍게, 세세하게 짜고 싶으면 세세하게 짜기
http://ko.thredicoc.wikidok.net/Wiki 이 스레의 캐릭터들을 정리하는 위키. 캐릭터를 만들 때마다 위키 문서를 생성하는 것을 권장.
**연성어장에서는 스레딕 시절 캐릭터들은 Old를 의미하는 O(번호)로 부르고 있음. 2판부터는 1000의 자리 숫자를 붙여서 캐릭터를 구분한다.(2판은 +1000, 3판은 +2000... 과 같은 식)
[관계 이어줘!] 1. 픽크루로 창작캐 만든 후 2. 레스로 픽크루 이미지, 간단한 설정 작성 3. 위키에 캐릭터 문서를 작성 * 쌓인 레스가 있으면 관계 이어주는 것을 우선으로 하자 * 유혈, 고수위, 트리거 관련은 미리 경고하되 선을 넘었다 판단하면 하이드 가능.
[관계 짰음!] 1. 레스에 달린 창작캐를 보고 2. 어울릴 것 같은 관계의 (친구, 가족, 라이벌, 애인 등) 3. 창작캐를 픽크루로 만들어서 4. 레스를 작성한 후 문서를 위키에 추가한다 * 잇고 싶은 레스의 픽크루와 다른 픽크루 사용 가능 * 원레스의 참치에게 상처, 모욕, 혐오감을 주거나 관계가 이어지는 캐릭터에게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설정은 상의 하에.(ex: 애인) * 단, 원레스의 참치가 미리 큰 영향이 있을 법한 관계 등 특정한 관계를 허용했을 경우 자유롭게. * 유혈, 고수위, 트리거 관련은 미리 경고하되 선을 넘었다 판단하면 하이드 가능.
[연성어장] 이 어장의 캐릭터들을 연성하는 어장. 링크는 위키 참조. 참치어장 규정에 걸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연성, 썰, 잡담 등을 하는 어장.
*스레딕 시절 캐릭터들의 연성도 가능하나 여기는 참치어장이므로 뉴비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하자.
그녀는 현대 소서(小暑)로 열한 번째 계절기의 주인이다. 이십대 초반의 외양을 한 여성으로 환도를 두 자루 소지하고 다니며 조선세법을 토대로 한 검술을 선보인다. 하지와 대서 사이의 절기로서 뜨겁게 달구어진 대지를 비로서 식히는 작은 더위의 역할을 하기에 여름의 절기임에도 그녀의 능력은 냉각, 또한 주변의 더위와 이물질을 씻어가는 장마의 시작으로서 정화의 능력을 가진다. 단순히 더러운 것을 씻어내어 치유하는 작은 의미부터 인세에 속하지 아니한 것들을 쫓아 부정한 힘과 그 주체를 가르는 소멸과 파괴의 의미까지, 능력이 지닌 함의가 넓다. 두 환도는 치유가 아닌 공격의 의미로 한 손검과 양 손검을 변형해가며 휘두르며 하나는 정화, 다른 하나는 냉각의 힘을 불어넣어 사용한다.
바람이 불면 훅 날아갈 것 처럼 가볍기 짝이 없어 보인다. 장마철 날씨같이 변덕스러워 하고픈 것이 생겨 열중하다가도 금새 질려 내팽겨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애주가에 한때는 끽연을 하다 경고를 들은 이후 겨우 끊었으며 그때의 습관의 지금도 남아있어 종종 금연껌을 씹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호기심이 강한 편이라 지금 또 다시 인간계에 자리를 잡아 다른 절기들의 뒷목을 잡게했다. 행동이 꾸밈없이 소탈한 편으로 술이 들어가면 영락없는 아저씨같이 군다. 지금은 학문을 하겠다며 대학원에(재주도 좋다)들어가 랩노예 생활을 하다 결국 탈주해 방바닥에 눌러앉은 백조가 되었다.
https://picrew.me/share?cd=VDCSaKedz4 - 훌륭한 백조가 된 평시
"난 내가 노력하면 바뀔 줄 알았지. 그런데 아니더라."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민주주의의 나무는 국민의 피를 먹고 자란다- 교육에 뜻이 있던 지식인 아버지와 신여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그 당시로는 드물게 대학교육까지 받을 수 있었다. 순탄히 엘리트 교육을 받고 최고의 명문대학에 입학한 그녀의 사회개선의 욕구는 하늘을 찌를 듯 했고 이는 주변의 동기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3월의 그 사건이 벌어지자 망설임없이 소위 불온세력에 가담해 전쟁의 전방에 나섰다. 부정함을 몰아내기 위한 지식인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그녀의 부모또한 이에 참여하였다. 의욕만 넘쳤지 세상을 모르는 혈기넘치는 대학생은 아직 무모함의 대가가 자신과 가족의 피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시위는 성공했으나 부모님은 오발탄에 맞아 돌아가셨다. 동기들이 하나 둘씩 사라졌고 남은 동기들 중 운동세력을 바탕으로 하여 정치적인 목적으로 저희가 몰아낸 자들과 다를 바 없이 행동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1년 후 이리를 몰아낸 자리에 늑대가 돌아왔다. 대중은 총과 칼 아래 침묵했다.
가슴이 사무치도록 허무했다. 복학이후 술과 담배로 세월을 죽였다. 해야 하기에 공부를 하였으나 앞으로의 길이 보이지 않았다. 단정하고 총기 넘치던 학생이 사라지고 세파에 찌들은 약한 개인만이 남아 모든것에 미련을 버릴쯔음 전대 소서를 만났다. 다른 곳에서 다시 뜻을 펼쳐보지 않겠느냐는 말에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 한번은 해볼게요." 라는 맥없는 답을 돌려주었다.
빠르게 제자로서의 과정을 마무리하고 다음대의 소서가 된 그녀는 작열하는 태양과 함께 지나간 하지의 뒤에 서서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다시 답을 구할 수 있을까, 한번 더 날아 볼 여름을 맞을 수 있을까 생각을 머금었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 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위의 설명은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으며 오너의 정치 성향과 무관함을 알립니다. 관계는 위키에
行きはよいよい 帰りはこわい 가도 좋아요 좋아요, 돌아가는 건 두렵죠. こわいながらも 두렵더라도 通りゃんせ 通りゃんせ 지나가세요, 지나가세요. -민요. 通りゃんせ중
쇼와시대. 전쟁의 광기가 지나가기 전일까? 아니면 전쟁의 상흔이 이미 일본 구석구석을 뒤덮은 후일까? 이마하마무라에 세워진 사각관에 학교 이름이 붙은지도 3년이 넘게 흐르던 무렵이었다.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는 활발하고 남들과 어울리기를 매우 좋아하는, 그 시대의 소녀상과는 맞지 않는 말괄량이였다. 여자애들과 도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남자애들에게도 자주 찾아가서 이런저런 잡담을 즐기고는 했다. 그런게 들킬 때면 남녀구분이 없는 그녀에 대한 교사의 훈계가 이어졌으나 소녀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는 시대에 맞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었기에, 그런 것이 통하지 않았다.
곧 그녀는 좋아하는 사람들을 잔뜩 사귀었다. 반 모두가 그녀를 좋아하게 만들었다. 여자아이들에게는 강한 여성에 대한 동경의 형태로, 남자아이들에게는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귀여운 소녀라는 형태로 좋아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그런 것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3학년 2반에 들어선 그 해. 소녀는 급격히 몸이 약화되었다. 그녀는 습관처럼 하던 말을 더 자주 반복하게 되었다. “내가 사라지더라도 날 기억해줘”라고. 소녀는 그때마다 기억하겠다는 아이들의 말을 듣고 싱긋 웃었다. 그리고 소녀는 죽었다.
하지만 그녀가 죽었다는게 밝혀진건 다음 해 졸업식 이후였다. 누군가 먼저 의문을 품었을까? 그러고보니 저번 여름에 동급생 장례식에 참가했던 것 같다는 말을 꺼냈다. 그러자 다들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어라, 그런데 왜 우리의 기억속에는 ‘시카바네 카나이’라는 아이가 졸업식까지 있었던 것 같을까?
그리고, 졸업식에서 분명 이런 말을 하고, 모두의 긍정을 받았던 기억을 모두가 떠올렸다.
“이 학교에서 나는 절대 잊히지 않을거야. 그렇지?”
이마하마의 3학년 2반 저주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소녀는 어째서 그런 말을 남기고 간걸까?
>>640 소녀는 유학파였던 한 건축가와 친분이 있었다. 네가 일을 잘해주니 기쁘기 그지 없구나. 그녀와 건축가가 밀회를 즐기는 모습은 마을에서 자주 목격되었다. 그래. 이 마을은 이제 곧 요미의 밭이 될지니. 그와 있는 소녀는 무언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자주 보여주었을까? 심지어 토진칸에서 나오는 모습도 목격되었다. 이자나미...아니, 이건 버린 이름이던가? 그리고 사이좋은 소녀와 건축가는 그로부터 1년 후, 공범이 되었다. 요모츠오오카미가, 그대를 지켜보고 있음을 잊지 말아라.
천과 천오백을 역전시키고 오너라.
爾千引石引塞其黄泉比良坂、其石置中、各対立而、度事戸之時、伊邪那美命言、愛我那勢命、為如此者、汝国之人草、一日絞殺千頭。 여기에 천명이 밀어야할 정도의 암석을 그 황천비량판에 당겨 덮어, 이르러 서서 이별의 말을 전했을 때, 이자나미 말하길 "사랑하는 당신의 목숨, 이렇게 되면, 당신 나라의 사람들, 하루에 천명 목졸라 죽이겠노라"고 말했다. -고사기, 황천비량판(黄泉比良坂)편-
소녀는 시체(屍)의 밭을 일구었으니, 이제 목적은 이루었다(叶). 그녀는 다시 자신의 땅으로 돌아가며, 이 땅을 축복했다. 얼마나 즐거운 죽음이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되는구나. 그렇지 않느냐? 나를 대리하는 대리인이여?
이마하마 시에는 나름 예산이 많다는 이유로 50년 전쯤에 설립된 대학이 하나 있다. 시의 의사에 따라 '관'이 아닌 일반 건물로 지어진 대학은 주로 '심리학', '사회학', '논리학' 등의 학과가 그나마 유명하며, 웬만해서는 지방대라는 이유가 있어 이곳에서 졸업하는 경우는 아예 이마하마에서 뼈를 묻기로 결심한 사람이나 이곳의 유명 교수에게 가르침을 받고 싶어서 밖에서 온 경우가 아니라면 꽤 드물다. 그만큼 시류와는 꽤 동떨어져있는 학교.
그곳의 이름은 '이마야(今破) 시립대학'. 대학 이름에 마귀 마 자를 넣으면 안된다는 억지로 붙여진 이름이지만, 딱히 아무도 그런 비사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 곳. 배움의 장이자 여러 사건들을 쫓아다니는 추리소설연구회가 있는 학교다.
"이 정도 과제도 무리인가? 그럼 그게 한계인거겠지. F. 다른 과 알아봐."
사회학과 교수. 본래는 준교수였다고 하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하여 교수가 실형을 선고받고, 본인은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교수라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 다만 이 자리에 집착하지 않고 있는데다가 가끔 수업도 펑크내고 바깥으로 나다닐 때가 있다는 것이 꽤 마이너스인지 학교 내부에서 평판은 좋지는 않은 편. 그래서 자주 해임하겠다는 통보를 받고는 하지만 어찌어찌 잘 해결될 때가 많다. 본인은 이를 아직 명운이 다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적당히 넘기는 중. 덤으로 교수로서도 안좋은데, 유명 교수에 그의 교육을 받은 학생은 뛰어난 사회학자로서 보통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하지만 그만큼 중간 탈락율이 상상을 초월하게 높다. 그 이유는 자신을 따라오지 못하면 무자비하게 버리는 그 성향 때문. F를 받고도 계속하는 학생들은 좋게 평가해준다고는 하지만 상술된 말을 듣고도 계속 따라올 학생은 그리 많지는 않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겉으로는 굉장히 무심해서, 아들이 수영하다가 쥐가 나서 죽을 뻔했다는 말을 듣고도 "살아남았으니까 아직 운이 다하진 않았나보네."하고 무심하게 말한다던가, 아내가 사고에 휘말려서 병원에 입원해도 "친 녀석 고소는 끝났어"라고 보고성으로 방문하는 등 어딘가 평범한 사람과는 어긋난 부분이 꽤 큰 것이 눈에 띄는 사람. 그것이 그의 겉이다.
속은 다른가? 속도 차가운 이성의 수호자와 같았다. 그는 그저 관찰할 뿐이었다. 그래도 아들과 다른 점이라면 자신을 꾸밀 줄 알았다는걸까. 그래서 완전히 겉도 차가워지기 전까지는 그래도 사교적으로 보였겠지. 대체로 아들과 닮아있기에 아들을 아는 애들에게는 아들이 그대로 큰 듯한 느낌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버지는 적어도 사람으로서의 정은 겉보기보다는 많은 편이라는 것이 그나마 다행일까. 그렇지 않았다면 귀찮은 자식같은건 버렸을지도 모르는 사람이니까.
이런 이상한 사람을 써주는 곳이 있다면 당연히 말보다는 머리를 요구하는 일이겠지. 그래서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탐정이다. 이름은 아이하라 지로(相原治郎).
초등학생 때부터 명석한 두뇌와 그 두뇌를 통한 계산으로 얻은 사교성은 지로가 크는데 큰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일이 있기 전까지는 그래도 애들 사이에서 신기한 분위기를 지닌 아이 정도로만 취급받지 않았을까. 하지만 중학교 3학년. 3학년 2반의 저주와 함께 그의 인생은 완전히 변하고 말았다.
왜 네가 망자야?
중학교 3학년에 올라와서 본 소녀. 이성밖에 몰랐던 아이에게 소녀의 존재는 꽤나 큰 자극이 되었다. 4월 한 달. 그녀를 관찰하면서 그녀가 가장 좋아할 방식으로 고백하고, 겨우 한 달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행복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와 만난지 단 이틀만에 알아낸 사실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떠나야한다. 자신은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 그녀를 없애야만 한다. 소년은 첫번째 사건으로 친하게 지내던 아이가 가족들과 함께 검게 타버린 뒤에야 결심할 수 있었다.
소녀를 찌를 때, 소녀는 경악과 배신감에 가득찬 표정으로 지로를 보고 있었다. 붉게 물드는 손, 땅에 흐르는 피. 그리고 찌르는 순간 마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듯 사라지기 시작하는 소녀에 대한 기억. 지로는 무표정이었다. 질풍노도를 달려야할 시기에 감정을 잃고 말았다. 모두 놀라 그를 볼 때, 그는 적당히 지나가듯 말했다. "간단한 추론일 뿐이야."라고.
그 후 일주일 정도 실종된 적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 다시 돌아온 그는 이미 논리의 화신이 되어있었다. 그나마 이런 그가 즐기는 취미라고 해봐야 추리소설 읽기 정도가 전부. 그 무렵부터 그는 주변인들과 다른 길로 가게 되었다. 탐정의 길이었고, 학자의 길이었다. 자신이 피를 봤던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어서. 절대 잊을 수가 없었기에 이 길로 갈 수밖에 없었다. 시를 떠날 수도 없었다. 이곳에 그와 그의 '첫사랑'이 좋아했던 것이 너무나도 많아서 이를 포기한다면, 인간을 포기하게 될 것만 같았다.
그렇게 탐정이 된 그는, 추리소설연구회에 참가하면서 화산분출 도중 일어난 사건을 푼다던가, 유명 예술가의 의문의 죽음을 밝혀낸다던가, 남에게 범죄를 뒤집어 씌우고 자신은 선량한 척 살고 있는 범죄자를 붙잡아 인도한다던가 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무엇보다 그의 명성을 크게 빛내준 사건은 그 중에서도 '퍼즐관'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그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연쇄살인을 그저 전화 한 번 받아서 설명을 들은 것만으로 해결해버렸다. 나중에 소감을 말해달라고 했을 때는 "그냥 풀 수 있었으니까 풀었다"라고만 답했다는 것이 유명하다.
현재의 아내와는 추리소설연구회부터 알고 지내던 동생이었던 사람. 저쪽이 계속 대쉬해오다가 그대로 결혼해버렸다. 아들이 자기보다 아버지를 닮고 있는데 괜찮은거냐고 하니까, 사랑하는 사람이 두 배가 된 거 같아서 좋다고 한다. 역시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각별하게 생각하게 되는건 사랑을 한 번 잃었던 미련 때문일까. 아니면 정말로 사랑에 빠져 있는 것일까.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기계장치화되어버린 그에게 그걸 분별할 능력은 없었다. 남들의 감성들을 관찰하면서 역으로 자신의 감성은 완전히 잃어버렸기에.
그는 지금도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면 교수로서의 일을 내팽개치고 돌아다닌다. 그는 탐정이다. 그리고 '관의 제작자'의 적이기도 하다. 사건은 적이 준 시련이다. 그렇다면 그 시련을 깨고 내가 있는 이상 더 이상의 일은 할 수 없다고, 말해야하지 않을까?
기계탐정은 어떤 꿈을 꾸는가. 핏빛으로 물든, 자신의 꿈을 꾸겠지.
>>620 어릴 때 잘 따르던 애가 있었다. 몇 살 차인지는 기억 안해. 그 아이의 아들인가. 충동적인게 빨리 죽게 생겼군. 끝.
>>640 분노에 나를 가뒀었지. 이미 모두 눈치채고 있었기에 뒷구멍을 만들어두었었지만. 뭐 그 뒷구멍도 뒤늦게 막아서 6일 정도 허송세월하게 만든 점은 칭찬해줄까. 다만 불러낼 때부터 최악을 가정하고 있었으니까 몸 곳곳에 비상식량 등을 챙겨놓았기에 죽일 수는 없었으니 아쉽겠군. 사악한 녀석이라는걸 알았으니 관도 모두 이상한 것들이 있을 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관 구경 하나는 잘하고 있다. 자신도 이제 인맥이 많이 늘었으니 슬슬 땅으로 떨어트리는 것도 해볼만 하겠지만, 그렇게 하면 안그래도 없는 취미 생활 중 하나가 사라질 거 같으니까 적대적 공생. 이제 아들이 또 3학년 2반에 들어갔으니, 아들은 과연 너를 알아볼 수 있을지 궁금하군. 그나마 내 흥미를 끌 수 있을만한 화제야.
>>643 아들. 그 이상의 관계가 있나? 이번에 3학년 2반에 들어가서 나도 다시 영향을 받게 되겠군. 주위를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겠다. 끝.
https://picrew.me/image_maker/435106 어떤 때: https://picrew.me/share?cd=PrrFHbsHnb
이마하마 공립 중학교 3학년 2반의 학생, 유즈하라 안(柚原 杏). 그러나 유즈하라 안이라는 이름이, 교실에서 불리는 일은 없다. 왜냐하면 소녀는,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없는 존재라는 건 다음과 같다. 망자가 끼어들어 한 명이 늘어난 반의 인원수를 맞추기 위한 임시적인 대책으로 설정되는, 망자 대신에 철저히 존재를 부정당하는 존재. 반 전체가 그 한 명을 무시하고, 없는 사람으로 취급한다. 다만 학교 내에서와, 교외에서 학교 일의 연장으로 마주하는- 즉 학교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있는 존재로 취급해도 좋다. 이렇게 없는 존재로 지정된 사람은,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학교 바깥에 나가지만 않는다면 수업 시간에는 수업을 전혀 듣지 않고 빠져도 괜찮다.(다만, 시험 날에는 시험을 쳐야 한다.) ......그러나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한 사람을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은 말 그대로 임시방편이다. 한 사람을 없는 것으로 취급한다는 것과는 별개로, 서류상으로는 그 존재가 남을 수밖에 없고 자리 또한 있다. 그리하여 결국, 한 명을 없는 존재로 취급해서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죽음이 아닌 다른 고통으로, 그것을 조금 미룰 뿐이다. 게다가 이것에는 부작용 또한 존재하는데, 그렇게 한 사람의 존재를 암묵적으로 지워버리는 행위가 과연 올바른 것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망자를 찾아낼 시간을 벌었는데도 망자를 찾아내 처리하지 못했다면 이미 저질러버린 부덕에 대한 징벌로써- 죽는 사람은 늘어난다.
어쨌든 유즈하라 안은, 없는 존재이다. 야사카 다음에 유즈하라가 끼어들 자리는 없고, 요이케 앞에 유즈하라가 불린 적은 없다. 그렇게 철저히 무시된다. 아무도 소녀를 신경쓰지 않기에, 소녀는 조금 제멋대로 굴었다. 이렇게 무시당하는 상황을 나름 즐기는 것 같기도. 어쨌든 소녀는 무시당하는 아이라기엔 지나치게 화려하고 순수했으며, 동시에 음울하고 수수했다. 표정은 늘 속을 알 수 없는 미소였고, 생에 미련따위는 한 점도 없는 듯 굴며 수영도 못 하면서 하천에 몸을 던지다가도- 역시 살고 싶다며 까르르 웃으며 물에서 나오려 힘겹게 발버둥쳤다. 그래도 근본적으로 소녀는, 제멋대로였지만 선은 지킬 줄 아는 또라이였고, 음침하고 무기력한 유령 같은 존재였다. 작년에도 그랬느냐 함은, 글쎄. 그 때도 4차원적인 기질은 조금 있었지만, 그보다는 어둡고 조용한 면이 훨씬 눈에 띄었다고 할까. 아마 이 정도로 돌아버린 것- 혹은 원래 돌아있던 점을 대담하게 드러내게 된 것은, 3학년 2반으로 배정된 뒤의 어떤 일 때문이다. 소녀는 3학년 2반으로 배정받은 사실을 알게 되자, 조카를 찾아가 물었다. "3학년 2반이래. 그래서, 왜 3학년 2반은 안 된다고 한 거야?" 그녀의 조카는 6년 전 이마하마 공립 중학교 3학년 2반에서, 그 끔찍한 현장을 겪었다. 조카는 울면서 겨우 입을 열었다. 소녀는 으응, 주의할게. 하고 답한 뒤 덤덤하게 웃었다. 소녀가 웃은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소녀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글을 쓰는 것이 지나치게 좋았다. 그래서, 자신이 써내려간 수많은 이야기를 누군가 봐주길 바랐다. 소녀는 천성적인 이야기꾼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2반에서 펼쳐질 이야기는 제법 재미있을 것 같았다. ......오직 그것이, 소녀를 웃게 만들었다. 이왕이면 조금 더 재미있고 특별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지금의 상황은 좋은 소재가 되어줄 게 분명했다. 학교에서는 어차피 수업을 듣지 않아도 좋으니 계속해서 무언가를 계속해서 써내려갔다. 어쩌면, 하이퍼그라피아가 아닐까. 어쨌든, 써내려가는 것이 소녀의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그래서 1학년 시절부터, 문예부원이었다. 지금은 문예부에는 이름만 올려놓은 유령부원. 실질 귀가부.
사는 곳은 완구관(玩具館)이라 불리며, 세 개의 관이 마트료시카처럼 된 구조이다. 완구관을 이루는 세 개의 관은 각각 표제관(表題館), 서표관(枝折館), 저술관(著述館)이라고 하며, 세 관을 묶어 부르는 이름이 완구관이다. 표제관은 완구관에서 가장 바깥에 나와 있다. 서표관은 두 번째, 그리고 제일 안쪽에 있는 것은 저술관이다. 세 관이 겹친 특유의 형식에 비해 관 자체의 구조는 작으며, 유즈하라 가에서 소유하고 관리중이다. 구조는 꽤나 복잡하다. ......근데, 실은 별 거 없다. 정말로. 완구관이라는, 어쩌면 사는 사람도 집도 장난감 취급하는 것 같기도 한 이름이 주는 선입견과는 별개로 정말 별 게 없다. 숨겨진 비밀 공간도 없고, 비밀 트랩도 없고, 어떤 비밀도 없다. 구조가 많이 독특한 것을 제외하면 정말 아무 것도 없다. 이름에서 말하듯이, 이건 건축가의 장난감이고 질 나쁜 장난일 지 모른다. 뭔가 잔뜩 있어보이는 것 같은 구조면서, 하나도 없어서. 그래서 유즈하라 가의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쩌면 완구관이, 건축가 본인이 아닌 누군가가 설계하고는 건축가의 명의를 도용한 게 아닐까 하는 얘기도 있었다.
이제부터는 조금 잡스러운 이야기들. 조카가 있는 것은 손윗형제와의 나이차가 20살이 넘는 바람에 족보가 꼬인 탓이다. 사는 곳은 완구관이라고는 했지만, 정확히는 그 안의 표제관.
-이마하마 공립 중학교 3학년 2반 >>620(요이케 야이치), >>621(야사카 츠루미) 친분은, 딱히 없다. 저 둘의 친구관계에 끼어들고 싶은 마음도 없다. 없는 존재니까. 그리고 없는 존재가 아니었더라도. 다만 둘의 소꿉친구라는 관계는 상당히 재밌어보인다. 나도 저런 친구 하나쯤 있으면 재밌을텐데, 싶기는 하지만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니 넘긴다. 그런 단순한 감상 외의 뭔가가 있다면...... 둘의 성이, 아무래도 조금 신경쓰이려나. 오십음도순으로 야, 유, 요. 야사카의 다음은 유즈하라, 유즈하라의 다음은 요이케. 제대로 출석이 불린 적이 없어서, 자신이 없는 존재라는 것을 상기시키게 해준다. 덕분에 조금 더 대담해질 수 있으려나.
>>629(라이 마코토) 처음에 상대가 지금의 상황을 거짓말로 치부하는 점에 대해서는, 거짓말이었다면 내가 없는 존재가 되었어야 할 일은 없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거 외에도 이름이 재밌다고 생각했던 것 외에는, 딱히 큰 관계는 없으려나. 다만 평상시에 상대를 보면서, 자신이 지나치게 위기감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 명작을 쓰지 못 했는걸. 아직 내 팬이 없는 걸. 내 팬이 생긴다면 팬 생각이라도 하면서, 조금이라도 몸을 사릴 지 모르겠지만......
>>634(케이카와 히로시) 알 수 없는 녀석. 큰 접점은 없음.
>>641(콘 콘) 낯가림도, 편견도 없는 점은 재밌다. 저렇게 해서 마구 휘젓고 다니면서 붕 떠있는 녀석은 보통 추리소설에서는 첫 타자로 죽더라, 싶은 인상은 있다. 다만 소녀는 학교와 관련된 상황이라면 반 아이들 전체에게 무시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실제 관계는 글쎄, 어떨 지 모르겠다. 어쨌든 상대에 대해서, 꽤나 재밌어보여서 상황만 좋았다면 말을 걸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있기도. 이름은 한자가 조금 그렇긴 해도 머리카락이라던가, 예쁘게 반짝반짝하고. 여우 울음소리같다. 그래서인지, 상대에게 여우의 이미지를 덧씌워서 보는 듯한.
>>643(아이하라 슈스케) 재작년, 작년에도 같은 반이었다. 그러니까, 1학년때부터 쭈욱 같은 반이었다던가. 당신은 당연한 것을 기억하기에, 소녀가 작년과 달라진 것에 대해서 당연하지 않은 것이라고 여겼을 지 모른다. ......아, 애초에 사람에게 당연함이라는 건 없었나? 어쨌든, 소녀는 작년과 재작년- 당신에게 제법 말을 걸었었다. 제법 어두운 인상에서 비슷하다고 여겼던 걸까. 소녀는 당신을 제법 마음에 들어했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반이 세 번째로 겹친 이번 해의 어느 주말에, 우연히 하천 곁에서 마주친 당신을 보며 소녀는 웃어보였다. 그러곤 하천에 뛰어들었다. 수영도 못 하면서, 제법 대담한 짓이었지.
-이외 인물 >>631(미나고시 미도리) 녹색. 녹색. 응, 녹색. 그리고 문예부 고문. 소녀는 작가 지망생에, 문예부원이었고, 상대는 문예부 고문이었다. 얼굴만 보고 들어가지 않은 케이스. 오히려 얼굴보다는 글이 궁금했다. ......뭐, 이제 와서는 인생 막 살기로 결정한 것처럼 부활동도 빠지곤 하니 대화는 별로 없지만. 어쨌든 작년까지는 꽤 자주 대화를 했었다. 그러면서 선생님한테 책을 추천받거나, 상대의 수업시간에 대놓고 노트를 펴고 글을 미친듯이 써내려가거나... ......별로 좋은 학생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그런 사이였다.
>>640(아라나미 카이리) 아라나미 카이리. 소문으로 지나가듯 들은 이름. 이름이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 했는데, 생각해보니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설계한 사람의 이름 또한 아라나미 카이리였지. 그래서 꽤나 관심이 가는 존재이다. 아무래도 가문 사람들 일부에게 도는 소문이 있으니까. 정말로, 아라나미 카이리가 지은 게 맞은 걸까? 물론 지금의 아라나미 카이리가 지었을 리는 없고, 그 때의 그 아라나미 카이리. 대를 이어서 같은 이름을 쓴다지. 궁금해졌어.
제국의 시작과 함께한 유서 깊은 헬렐가는 검은 머리카락과 붉게 빛나는 눈동자가 특징인 대공가문이다. 이들의 힘의 원천은 주신이 태양이 없을 때의 세상을 위해 만든 축복받은 달과 어둠의 일족 네세프족의 왕 루시페르와의 계약을 통해 얻은 암 속성의 검은 마력이며, 때문에 간혹 이들 가문을 꺼리는 자들도 있지만 대체로 신이 균형을 위해 만든 또 다른 선한 질서이기 때문에 제국 내에서의 취급은 상당히 좋다. 오히려 제국의 밤은 이들 가문이 있어 안전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
아무튼 그런 가문에서, 굉장히 예외적으로 탄생한 알비노 돌연변이 아가씨 아보트는 굉장히 비사교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날때부터 흰 머리카락이라 가문에서는 크게 상관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주위 사람들이 하도 수군거리다 보니 실제 가족이 그녀를 어떻게 대하는가와는 상관 없이 많이 소심해진 것도 있는 듯. 아카데미에서는 한때 헬렐 가라는 것을 숨기고 다닐 정도로 그녀는 자신의 가문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상태다. 결국 한 가신의 실수로 헬렐 가라는 것을 들켜버렸지만. 참고로 그 가신은, 그녀의 아버지의 분노를 사 현재는 해고된 상태다.
...실체는 주신의 천사 중 하나인 예디엘. 그러니까, 나는 분명 신녀에게 황가에 대한 예언을 전하려고 이 땅에 내려왔다. 그런데, 내려가던 중에! 이 헬렐 가의 태 중에 있는 생명이 너무 미약한 게 어미의 뱃속에서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에 신경이 쓰여서 잠깐 보겠다는 것이!! 이 어린 생명의 육체에 갇혀버린 게 아닌가!!! 그래, 곧 죽을지도 모르는 미약한 생명이 살기 위한 갈망으로 신력을 나누어받은 천사인 자신을 끌어들인 것까지는 이해한다. 그러지 않아도 그 작은 생명을 돕고자 했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예언의 날이 오기 전까지 반드시 황제에게 예언을 전해야 하는데, 그 날은 점점 더 가까워져만 오는데 언제쯤 황제를 만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녀가 자신의 가문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도 여기서 비롯되었는데, 아무리 똑같이 선한 질서 중 하나라지만 그, 태생적인 다름이 있는 법이다. 나는 빛, 얘네는 어둠!! 다행히 마력의 운용 방식은 비슷해서 금방 적응했다지만, 그래도 빛에 속한 존재가 다루는 어둠의 마력은 그 존재를 깎아먹기 마련이다. 때문에 일단 대외적으로는 자신의 마력이 자신을 공격하는 그런 잘 알려지지 않은 난치병을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자신의 이런 체질을 고치기 위해 마법이론 쪽으로 전공 중이다. 그러나 마탑과는 엮이기 싫어해서 마탑과 최대한 관련이 없는 마법학자를 찾고 있다. (그런데 찾아서 뭐해, 본질적인 차이인데 이런 걸 인간 마법사가 어찌 해결하리오 라는 회의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지만.) 참고로, 어쩌면 지금쯤 그녀의 가문인 헬렐 가에서도 그녀의 태생적인 다름이 돌연변이가 아니라는 걸 조금은 눈치채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472 아보트가 대외적으로 찾고 있는 마법사. 음 낚시하고 지낸대? 그거 참 괜찮은 취미지... 가 아니라 그래 봤자 인간 마법사인데 과연 자신에 대해 눈치챌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본래는 빛에 속한 존재였다는 것도, 지금은 어둠과 본의 아니게 섞이고 있어서 그 존재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것도. 그래도, 그래도 한 번쯤은... 인간 마법사들의 수준도 알고 싶은걸.
>>473 페이로스 백작가의 음... 인간 소녀. 전공 때문에 한 번 말을 섞어본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전공 이야기를 할 때에는 나름 평범하게? 이야기를 했던 거 같은데, 좀 친해진 거 같아서 다른 사적인 대화를 끌고 오려다....... 앞으로 그러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아무리 이 땅에 떨어졌거니와 나름 천사였던 나에게 감당하기 버거운 주둥아리, 아니 입이다. 잭 스미스와 아는 사이라는 걸 알았을 때에는 연결다리를 놓아달라고.... 말을 걸어야겠는데 아직 후유증이 남아있어. 으앙.
>>474 아마 셀레나를 통해 조금은 알고 있을지도? 다만 자신과는 영 접점이 없는 검술 전공이기 때문에 분야가 많이 달라 의미 있는 접점은 없다.
>>491 이전에 아카데미에서 몇 번 다니다가, 자신과는 상관 없는 검술 전공자인 줄 알았는데 어라...? 천사였던 그녀의 눈에는 조금 다른 게 보인다. 이 아이, 황가 출신이잖아? 게다가 자신이 전해야 할 예언과 관련된 아이다. 뭐 어차피 예언의 내용도 황제의 패배와 관련된 예언이지만, 그래도 일단 대상자는 황제란 말이다. 이 아이를 통해서 황제에게 접근하는 건 무리 of 무리겠지.
Καταξίωσον, Κύριε, ἐν τῇ ἡμέρᾳ ταύτῃ, ἀναμαρτήτους φυλαχθῆναι ἡμᾶς. 주여, 오늘 우리가 죄를 짓지 않게 보호해 주소서. -정교회의 대영광송 중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이제와 항상 또 영원히 있나이다 아멘.”
한국에 파견된 러시아 정교회 사제의 딸. 결혼 이후 사제 서품을 받았기에 큰 문제는 없었으며, 그 딸 또한 종교에 몸담고 싶다는 뜻을 밝혔기에 그녀는 아버지의 곁에서 언제나 일을 돕고 있으며, 아버지가 가는 곳을 언제나 따라다니며 그의 수족이 되어주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수도자가 될 길도 열렸으나, 현재로서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그녀가 사는 주변에 사는 사람들과의 사이도 그리 나쁘지 않다. 그녀는 모두를 평등히 사랑으로 대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돌아오는 것들은 부수적일 뿐이다. 소녀는 투명하게 모두와 교류한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그녀는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자비라고 하면서 이 모든 영광을 하느님에게 돌렸노라고 한다. 사제의 딸다운 행보였다.
현재는 학문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학교에 다니고 있다. 주말에는 아버지의 성찬예배를 도우니 일주일 내내 쉴 틈이 없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저 즐거워한다. 그것이 자신이 해야하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는 듯 기뻐할 뿐이다.
소녀의 이름은 아나스타샤 알렉세예비치 미하일로프 (Ἀναστασία Алексе́евич Михайлов). 느와르 세계관의 평범하지 않은 아이다.
https://picrew.me/share?cd=oIluCXsQWH
"하느님의 전령입니다. 반드시 읽고, 회답을 보내주세요."
"거룩한 분은 주님 한 분, 주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 아버지를 영접케 하는도다. 하늘에서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 높은데서 주님을 찬양하여라. 알릴루이야."
소녀의 신앙은 거짓이 아니다. 다만 소녀는 신을 믿고 또한 그 신과 동일한 존재로서 속한 '레드 마피아'의 보스를 믿고 있을 뿐이다. 조직은 자경단이 태동하여 삼합회의 우위가 흔들린다고 확신하자, 세력 확장을 곳곳에 주문했다. 이에 따라 점조직 형태로라도 영향력을 확보한 뒤, 타 조직들과의 연락책으로서 가게 된 것이 그녀의 아버지와 그녀. 정확히는 아버지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한 보디가드로, 핵심적인 역할은 '그릇' 그 자체로서 능력이 아주 뛰어났던 소녀가 맡게 되었다.
소녀는 무엇이든 잘 받아들였다. 언어도, 문화도, 관습도, 모두 그 은발에 맞게 받아들였다. 그렇기 때문에 타 조직들과 갈등을 최소화시키는데에는 최적화되어 있었다. 그런 중책을 맡긴 것에 소녀는 '하느님'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오 주여, 우리는 주님을 찬송하며 찬미하며 주님께 감사드리며 우리 하느님께 기도하나이다.'. 소녀에게 있어서 이미 조직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종교가 되어 있었다. 자신이 믿는 것과 동치시킬 수 있을 정도로.
현재 소녀는 최대한 많은 이들을 접하면서 그 지식을 쌓아가고 있다. 이 나라에 있는 것을 흡수하지 않으면 별거 아닌 실수로 협상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으니까. 소녀는 대담하게 돌아다니며 종종 학생의 탈을 쓴 채 타 조직 영역이나 중립구역을 염탐한다. 그녀에게 있어서 위험은 상수이기에 거기서 더 위험해져도 별 상관 없었다. 소녀는 아버지와 함께 오늘도 다른 조직들의 수뇌부를 찾아간다. 그곳에 있는 건 소녀가 단정하게 정돈한 보스의 지령. 소녀는 첫번째 지령을 아직 완수하지 못했다.
히가시가와 카호(東川花芳). 이마하마 공립중학교의 3학년 2반. 그녀는 죽은자에 대한 전승을 믿지 않는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랫 동안 있었던 학생들의 죽음은 건축물에 있는 결함으로 인해 유출된 유독물질로 인한 것이며 그 물질이 신체를 침투하여 세포를 파괴해 괴사로 이끄는 기간이 1달 간격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마지막의 참사는 공포를 이기지 못한 학생들이 단체적인 동조현상에 의해 서로를 살해하여 벌어진 비극이다. 왜 합리적으로 조건을 따지지 않고 미신부터 들먹이는 건지. 무능을 없는 것의 탓으로 돌리는 것 만큼 쉬운 건 없으니까. 시간이 촉박하니 서둘러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 봐야 했다.
소녀는 반을 '관찰'하는 것을 선호한다. 무질서한 소음과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터무니없는 의식의 나열같은 아이들의 패턴을 파악해야만 그나마 그들의 이해범위에 맞는 반응을 할 수 있을것이다. 사실 말은 하지 않지만 제 또래 아이들의 행동에는 불필요한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연예인의 열애설에 학교 쪽지시험을 까먹는다든지. 거슬리고 떠드는 소리에 머리가 아파와 사무적으로 거리를 두고 싶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도 히가시가와 카호가 저희들과 선을 긋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보기엔 그들이 지나치게 생각이 없어보였지만 도리어 동급생들은 자신이 잘난 척 한다며 뒤에서 수근거렸다. 그러던지 나도 너희말고 말이란 걸 할 줄 아는 사람과 대화하고 싶어. 소녀는 그럴수록 공부와 독서에 열중했다.
높은 지능과 반비례하는, 일상적인 교우에 대한 이해도를 지닌 그녀는 미숙한 사고방식으로 완고한 벽을 쌓았다. 외톨이의 생활은 고단하다. 더더욱 책 잡히지 않기위해 깔끔하게 옷을 입고 다녔으며 가난한 가정형편을 숨기기 위해 부모님의 배웅을 마다하고 홀로 등하교를 했고 이번년도에는 기숙사에 들어갔다. 말 한 마디가 표정 하나가 실수 없이, 모든 것이 완벽해야했다. 이 시기만 지난다면 명문고교에 들어가 몰지각의 소동과 멀어져 하고싶은 것에 마음놓고 집중할 수 있을거야. 단 하나의 희망을 품고 질주해왔기에 더더욱 그 말도 안되는 미신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작에 죽은 건축가의 유품이라도 수사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누군가가 하지 않았다면 자신이라도 나서야 한다.
650에게 주워져 그녀의 전속 메이드가 된 소녀. 이름은 요한나, 애칭은 조. 출신은 불명. 상당히 어릴 때 조직에 주워져 기억하는 것은 자신의 이름 뿐. 본인도 650을 알기 전 자신의 과거는 그닥 개의치 않는다. 대외적으로는 650의 시종으로 각종 사무 업무의 처리와 그녀의 사생활 전반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녀의 일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아나스타샤의 이름으로도 명분이 없거나 혹은 직접적으로 나설 수 없는 모든 비공식적인 일들의 처분과 뒷처리를 담당하고 있다. 그녀에게 있어 자신의 일은 650에게 바치는 일종의 기도. 정교회에도, 조직에도 딱히 소속감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녀가 속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아가씨 650 뿐. 자신 있는 분야는 딱 맞게 차 우리기, 그리고 흔적 없애기. 그것이 얼룩이든, 사람이든, 기록이든. 가장 좋아하는 일은 역시 아가씨의 생활 전반을 돌보는 일. 무해해 보이는 외양과 쾌활하고 발랄한 성격 덕에 타인의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 학생으로 위장한 650 곁에 종종 친구 포지션으로 투입되지만 한동안 아가씨 호칭과 존댓말만큼은 좀처럼 고치지 못했다. 식전, 식후 기도를 아가씨에게 올리다 650에게 단단히 야단맞은 이후로 기도는 묵음 기도를 고수하고 있다. 일단은 메이드답게 가사노동과 바느질, 다과 준비와 수예는 수준급. 650의 중요한 손님 대접은 그녀가 도맡고 있다. 조직 내에서도 지위가 낮은 몇몇은 그녀를 말 그대로의 '메이드'라고 믿는다.
>>650 어려운 건 잘 모르겠지만, 제 신은 아가씨니까요.
그녀의 신, 그녀에게 소속을 준 사람. 요한나가 아는 것은 모두 그분께 배운 것이요 요한나가 가진 것은 모두 그분께서 주신 것. 그녀가 시키는, 혹은 그녀를 위하는 조직의 일을 모두 기쁘게 해내고 있다. 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딱히 별 생각이 없지만,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아가씨이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말 그대로 아나스타샤는 불멸, 불사이고 그 무엇도 아나스타샤를 해칠 수 없다. 만약 무엇인가 그분을 해친다면 그것이 삿된 것이기에 신성해 마지않은 아가씨에게 흠집을 낼 수 있었을 뿐. 그녀를 향한 음해와 모독은 용서 없이 벌하고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자신이 할 일이라 생각한다.
루드베키아의 붉은 장미꽃의 요정. 붉은 장미의 꽃말, 사랑,욕망,절정,기쁨,아름다음 등등에 걸맞게 꽃다발을 사가는 자가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거나 아름다움을 최대로 드러내거나 절정의 순간을 최대한 즐길 수 있게 자신이 가진 힘을 불어넣어 돕는다. 다만 성향이 불타는 사랑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짓굳은 악동 혹은 소악마에 가까워 변덕을 부리기도 한다. 그에 손님들이 지나치게 불타올라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사랑 때문에 저지른 바보짓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한다면 사랑을 한 적이 없는거라 제법 유식한 척 셰익스피어의 어구를 인용하며 뻔뻔하게 시치미를 뗀다. 어쩌면 한 여름밤의 꿈같은 환장을 오히려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본인이 포함되는 거나 붉은 장미 군락이 흐트러지는 건 질색이지만. 근거없는 자신감이 넘치고 독선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타인의 눈치를 거의 보지 않아 말을 듣기도 하지만 그에 힘을 담은 장미꽃을 뿌려 교란시키고는 깔깔거리며 구경한다. 마냥 선을 모르고 행동하진 않아 조용할 땐 조용하지만. 아무튼 쇼맨십과 허세가 넘치는 얌체다.
>>642 그가 여자에게 홧김에 소리지른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서는 브라보! 라며 휘파람을 불었다. 이후 여자가 와 소리없는 절규를 할때마다 옆에서 대놓고 구르고 있다. 장미 꽃잎을 들고 팔랑대며 하나줄까? 소리를 하는데 거부하면 또 끅끅거리고 가져가도 능구렁이같은 미소를 짓고. 환장이다. 전에 갑자기 들어와서 제 꽃을 가져간 빚 (허락을 받았음에도)을 갚는 구경거리라며 요새는 자리를 깔고 구경한다. 사실 가져간 것에 큰 불만은 없다. 제 군락의 질서가 조금 흐트러져 짜증났지만 욕망의 힘을 불어넣어 그에 속마음을 오픈~한 그놈이 실시간으로 불꽃 싸다구를 맞는걸 볼 수 있었으니까. 깔끔한 완벽주의자가 괴로워하는 건 절경이라며 실컷 놀리고 있다.
>>644 그가 자신쪽을 유심히 쳐다보면 주변에서 야 너 나 보이냐며 기웃거리다가 알아본다는 말에 잠시 표정이 구겨졌지만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놀려먹을 인간 한명 줄어든건 아쉽지만 더 많은 사람이 있는 걸. 어쩔 수 없이 마주하면 조금은 허세를 부려 자연스레 대하지만 속으로는 희생양이 하나 없어진 것에 신경질 부리고 있다. 그에게 주는 꽃에는 유감스럽게도 장난을 치지 못한다.
린 뤼옌(林蕤燕//Lín Ruí yàn), >>527, 린 취엔핑의 양녀. 삼합회의 무력 순위권에 드는 강자이자 악명높은 살수. 10년전 인신매매단으로 부터 구해진 후 오랜시간을 린 취엔핑과 함께했다. 빛 바랜 시간이지만 아직도 그때 보던 하늘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사실 지금도 그가 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자신을 구해 주었는지 알지 못한다. 긴 세월을 함께하며 본 그의 모습으로 정상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하기 위해 벌인 일이겠거니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의도가 어떻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527을 보좌하기 위해 스스로 그를 위한 살수를 자처하며 이를 위해 체득한 온갖 종류의 암기를 능하게 다룬다. 요새 527의 방침에 따라 유해졌지만 취엔핑을 방해하는 이들을 망설임 없이, 자세한 명령이 없다면 몰살에 가깝게 처리하여 부하들 중 유약한 이들은 그녀를 꺼리기도 한다. 게다가 일을 하는 그녀의 표정이 순진한 어린아이의 그 것과 같이 천진하여 더 기괴하다 구술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귀한 집 소공녀에게서나 볼법한 해맑은 얼굴 위에 말간 미소를 띠우고 여염집의 순수한 처녀가 호기심에 고개 내민 듯 수줍음 어린 안부인사를 건네오는 평상시의 그녀를 보자면 흑사회가 아닌 어느 목가적인 시골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순간적으로 방심하다가도 허리춤에 감긴 승표가 눈에 훅 들어오니 그 괴리가 크다. 늑대무리에 들어선 양이 양떼무리에 있는 듯 평범하게,어떠한 이상한 점도 찾지 못한 것 마냥 티없이 맑은 모습을 보이는 여인은 주변에 녹아들어 한 없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이질적인 존재다.
>>527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꽃」
그가 내게 손을 내민 순간 나는 나의 존재를 인정받았다. 이름은 기억하지 못한다. 고려인 출신의 무국적자 고아는 그 누구에게 어떠한 의미도 되지 못했다. 심지어 부모가 누구인지 러한 혼혈인지 순수 고려인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다만 자신을 붙잡은 매매상의 카례이스키(Коре́йский) 한 마디로 제 출신을 알 수 있었을 뿐이었다. 이대로 무채색으로 도색된 삶을 끝내나 싶어 모든 희망을 버렸을 때 기적이 나타났다.
그렇게 다시 피어났다.
난 지금도 당신이 보이는 모습의 진위를 구별하지 못해요. 어쩌면 구분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내게 보이는 것을 믿을래요 언어와 삶을 주었고 내가 행하는 모든것에 당신이 있는데, 이미 물들어 살아가는데 이가 애정의 증거가 아니면 무엇이겠나요.
당신이 있는 곳이 곧 나의 집입니다.
이제 여인이 된 소녀는 삼합회를 집으로 받아들였다. 그 어디에도 집처럼 안온한 장소는 없으며 뒷골목에서의 업무는 그저 일상일 뿐이였다. 어떤 색에도 물들지 않은 어린아이가 처음 마주한 세계가 그러하였기에 소녀는 이를 자연스럽게 여겼다. 늑대 무리에서 키워진 아기가 자신을 늑대로 여기 듯 뤼옌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린 양은 늑대를 제 가족으로 여겼다.
※뤼옌의 취엔핑에 대한 감정은 복합적이며 다방면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370 527이 모시는 주군이므로 그녀 또한 따르고 있다. 370의 딸과 말동무를 하고 있으며 그의 앞에서는 항상 몸가짐을 조심히 한다.
>>484 (송 지안) 육식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먹는 양꼬치는 별미라 가게에 발을 들이고 있다. 잘 지내시나요? 등등으로 인사를 꼬박꼬박 하고 있으며 난동을 한번 보고 난 다음엔 일이 힘들지 않나요 라 적당한 선에서 안부를 묻고 있다. 뒷세계의 암묵적인 예의로 출신은 묻지 않고 있지만. 옆의 소년도 그렇고 눈여겨 보고는 있다. 어쩌면 나중에 '이미 결정된 일이고 알리지 않을테니 안심하세요.' 라고 적힌 쪽지를 남겼을 수도 있다.
>>485 (류 신) 같은 조직이였어도 류신의 과거와 깊숙히 관련된 강경파의 인물이 아니라 서로 섣불리 행동하지 않고 경계만 하고 있다. 싸우는 방식에서 삼합회 특유의 자세를 보았지만 어렴풋이 370의 딸에게서 말을 들은 기억으로 주시만 하고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487 (쳔 샤오) 아버지를 쫓아낸 전대의 딸이라 들었다. 큰 감정은 없고 다만 취엔핑과 마찬가지로 관조에 가까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안의 가게에서 서로 동선이 우연찮게 겹치지 않아 아직 행방을 모르고 있다. 다만 지안의 친구가 머무르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뿐이다.
>>501(리 위량) 양꼬치 가게에 자주 가는 편이 아니라 잘 모른다. 흔한 조직잃은 흑사회 일원이겠거니 여긴다.
>>504(세르조) 일을 하던 어느날 골목에 숨어 있던 사람. 척 보아하니 조직원으로 보이지도 않는 외국인이라 붙잡아 혹시모를 후환을 대비하여 이름만 묻고 세르게이(sergio의 러시아 발음)라는 말을 들은 후 보내주었다. 그리고 술집에서 다시 한번 보았고 예의를 지켜야하니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류신과의 사건 이후 떨떠름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김서영(金恕榮). 여명아파트 101동 101호에 거주하고 있다. 뭔가 분위기에 안맞게 평소에 하는 일은 빨래에 설거지에 아파트 내부에 있는 나잇값 못하는 애들을 챙겨주는 것. 사실상 맏언니를 자처하고 있다. 이런 뭔가 노련한 느낌에 나이를 물어보면 항상 영원한 17세라고 말하는 모양. 그녀의 특화는 MGI와 CHR. 그리고 낮은건 STR과 RES의 전형적인 마법사 캐 스텟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보유하고 있는 스킬은 [주문]과 [저주]. 말 그대로 마녀 그 자체인데, 흰 마녀의 전승대로 모두를 치유하고 보조하는 주문과, 검은 마녀의 전승대로 피아 구분없이 모든 걸 잡아먹는 저주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사실 그녀는 능력 때문에 피해를 본 케이스에 속하는데, 남편하고 아이까지 낳고 행복하게 살던 도중에 저주의 능력을 얼떨결에 친가에 들키는 바람에 친정에서 내쫓기고, 남편과 아이들도 친정에 감금되어서 억지로 이별하게 되었기 때문. 그래서 자신을 마녀라고 칭하는걸 꺼리고, 마법사라고 칭한다. 그게 그거지만 그래도 마녀라고 매도하는 그 소리는 잊기가 힘들다고 한다.
자신의 능력이 이런 느낌인 것에 좀 많이 불만을 품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평만 해서는 안된다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당장은 홀몸이지만 만약 상황이 안정되고, 친가에게서 가족을 빼낼 방법을 찾는다는 두 가지의 목표가 이루어진다면 다시 과거의 삶으로 돌아갈 생각도 있는 모양. 그야 아이들의 어머니인 이상, 기회가 있다면 애들에게 사랑을 줘야할 의무가 있으니까.
여명아파트 101동에 적이 침입하면 동생들의 집합 및 주문을 통한 치유와 보조 공격을 담당하고 있다. 저주도 쓸 수는 있지만 정말 위급한 순간이 아니면 쓰지 않는다. 그야 그녀의 저주는 강력한 대신 피아구분이 먹히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542 최근에는 경찰도 믿을 수 없지. 하지만 그래도 우리들에게는 힘들 때 언제든지 의지하렴? 너뿐만 아니라 사람은 언제나 도움만 받으면 썩기 마련이니까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 더 아름다운 관계가 아닐까? 그래도, 언제나 덕분에 피해가 적으니까 감사하고 있어. 아픔이 훨훨 날아간다면 좋겠다. 노을아.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최근에 여명아파트 101동에 입주한 아이. 사별 후 입주했다고 하여 신경쓰고 있다. 만날 가능성이 아예 없는 이별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니까. 어떻게 도움이 될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고 있을까.
특별히 잘 하는 분야는 없지만 반 아이들과 두루두루 친한 남고생. 머리는 약간 곱슬에, 눈썹이 두꺼워서 조금 순한 인상.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때 자연스럽게 지어지는 미소가 예쁘다. 의외로 농담하거나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성실하기도 딱 적당히 성실한 정도. 숙제 좀 보여달라고 하면 순순히 책을 펼쳐주면서도, 빚은 나중에 갚으라며 농담조로 말하는 타입. 물론 그러고 나선 본인이 까먹는다. 여러모로 허술한 아이. 본인도 이런 점을 어느 정도 자각하고 있다. 고쳐지지 않을 뿐.
나기사는 기숙사에서 지내지 않는다. 그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신 후,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외조부모님을 옆에서 위로해 드리기 위해 그들과 함께 살고 있다. 학교까지는 통학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지만 자전거를 타면 가뿐하니까 괜찮다. 그리하여 그가 사는 곳, 즉 외갓집은 수은관水銀館. 상온에서 액체 상태인 신비의 금속. 진시황이 영생을 위해 집어먹었다는 약재. 끔찍하게 무겁기에 유용했던 재료. 그것이 수은이다. 이 건물은 정교한 각도 설계와 광학적 착시를 이용하여, 담는 용기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퀵실버처럼, 태양이 이동하여 햇빛이 비치면 시시각각 그림자의 형태가 바뀐다. 또한 이상하리만치 금속재나 원석 등이 많이 사용되었다는 것이 특기할 점. 믿거나 말거나, 이 물질들이 신비한 파동을 내뿜기에 수은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조금 더 장수한다고 한다.
그래봤자, 이미 죽은 사람에게는 아무 소용도 없으니.
카미시라타키 나기사는 올해 3학년 2반의 망자이다. 그는 자신이 죽은 사람임을 모른다. 그렇기에 모두와 친하게 지내고 싶어한다. 모두가 단결한다면 분명 망자를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는, 누군가를 리더 역으로 세워두고 자신은 옆에서 아이디어 제공 정도를 하려는 중이다. 다만 아직 완벽한 후보는 찾지 못했다(관계캐 추가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음). 자신은 공부나 운동이나 예술이나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없고, 이목을 끌기엔 부적합하므로. 단지... 사람을 조종하는 데에 조금의 재능이 있으려나. 아주 조금이지만.
죽고 싶지 않았다. 살아서 졸업하고 싶었기에, 이 사태에 대해 알고 있다 생각되는 기묘한 건축가를 찾아갔다. 그는 나기사를 죽지 않게 도와줄 수 있다 하였다. 살아서 지속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단다? 불행히도 나기사는 그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즉 자신이 망자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알아듣기에 실패한 것. 그러나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행동이, 건축가의 도움이 정말로 '우리 반을 위한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이미 광기에 가까웠다. 그 누구보다 신뢰할 수 있는 조력자를 얻었다는 생각에, 그는 조금씩 조금씩 자신감을 비틀린 형태로 회복하기 시작한다.
나기사의 부모님은 3학년 2반의 관련자로서 죽은 것이 아니다. 정말로, 정말로 불운한 우연의 일치로 저주와는 아무 관계도 없이 사고로 사망한 것. 그렇다면 그는, 언제 어떻게 죽은 것일까? 6년 전 3학년 2반의 저주에 휘말려서, 그 정도. ...또한, 그에게는 동생이 있다. 부모님이 사고로 사망한 현장에서, 아직 아기였던 동생은 기적적으로 상처 하나 없이 발견되었다. 그 애를 좀 더 보살피기 위해서라도 여기서 죽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취미는 필기구 수집과 라디오 청취. 약간 올드한 취미 픽은 외조부모님께 옮은 듯. 자주 듣는 라디오에 사연을 보낸 적도 몇 번 있다. 그저 저녁 시간대에 흘러나오는 전파에 몸을 맡기는 정도의 가벼운 취미. 반면 펜이나 연필은 한정판 구매라든가, 해외 배송이라든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돈이 꽤 깨진다. 그래도 아직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니 조금만 더 많이 모으고 싶다고. 글씨를 잘 쓰는 건 연습으로 갈고닦은 것.
관계- 위키에 올릴 때 수정될 가능성 높음.
>>620 요이케 야이치 호칭은 요이케 군. 무난하게 지내는 클래스메이트. 어느 날 펜을 빌려준 것을 계기로 이쪽에서 먼저 다가가서 적당히 친하다. 가끔은 같이 축구를 하기도. 대부분은 중도에 뻗어버리지만.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그룹의 리더로 삼으려다가 야이치가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 잘 되지는 않았지만, 나기사는 낙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도 야사카 상도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며 격려해 주었다. 참고로 그는 굉장히 촉이 둔한지라 야이치가 마코토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다. 굉장히 친하구나! 정도로 생각 중.
>>621 야사카 츠루미 호칭은 야사카 상. 아주 많이 친하진 않은 듯. 야이치와 마코토와 친한 아이~ 라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언젠가 둘이 대화하다 저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츠루미가 눈에 띄게 화제를 돌리려는 모습을 보이자, 바로 사과하고는 그 후로도 그녀와 있을 때는 밝은 이야기만을 하려고 노력하는 중. 뭐든 잘 까먹는 나기사에게는 이 정도만 해도 장족의 발전인 걸까. 여자아이들의 패권 다툼(???)에는 관심이 별로 없기에 그쪽 화제 역시 잘 꺼내지 않는다. 다만... 눈치를 키우는 방법은 물어봤을지도?
>>629 라이 마코토 호칭은 라이 상. 어려운 말을 사용하는 건 적응이 조금 힘들지만, 그래도 나기사 자신도 외조부모님께 배운 것이 있어서(?) 의사소통 자체는 어렵지 않은 편. 시구를 인용해서 말을 건네면 이쪽은 어버버하다가 겨우 떠올린 답시를 꺼냈으려나. 임기응변에 그리 강하지는 않아서 답이 떠오르지 않으면 그대로 망하긴 하지만. 그래서 상대방이 실은 여리고 겁 많은 아이라는 것도 잘 모를 수도 있다.
>>631 미나고시 미도리 호칭은 미나고시 선생님. 그다지 껄끄러워하지 않는 걸 보면 미나고로시, 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위키에 상세 서술.
>>640 아라나미 카이리 호칭은 카이리 사마. 혹은 도련님(御曹司). 그에게는 여러가지로 도움을 받고 있다. 경외감을 담아 존댓말을 쓰거나 예법을 가득 차리거나 한다. 목적 의도 이해 타산이 딱딱 맞아떨어지며 완벽히 엇나간 은인. 위키에 상세 서술.
>>641 콘 콘 호칭은 콘 상. 이름의 특이성 때문에 호칭 뒤에는 '성으로 부른 거야' 등의 말이 따르기도. 그리 많은 접점은 없어도, 외부에 저주를 알린다는 건 조금 조심스러워야 하는 문제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643 아이하라 슈스케 호칭은 아이하라 군. 그렇게 친하지는 않아 보인다. 위키에 상세 서술.
>>646 시카바네 카나이 위키에 서술.
>>647 아이하라 지로 언젠가 사람 없는 길가에서 어떤 아저씨와 단둘이 마주친 적이 있다. 갑자기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싸한 느낌에, 그 사람의 옆을 스쳐 지나가자마자 발걸음을 빨리 해서 얼른 도망쳐왔다.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의 방 침대에서 앓아누워 있었다. 적당히 설렁설렁 뜀박질했다고 생각했는데, 집까지 일 킬로미터를 넘게 전력질주했단 걸 나중에야 알았다. 정말로 무서워서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아. 그렇기에 그 사람이 누구든, 망자나 저주와 어떤 식으로든간에 관련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 정도의 만남이었기에 당연히 슈스케의 아버지라는 것은 모른다.
유즈하라 안 호칭은 없다. 그녀를 철저하게 무시하기 때문. 망자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건 안타깝지만, 그럼 망자를 얼른 처치하면 되는 일 아니야? 자신이 반의 모두를 위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 시점에서 나기사는 자기합리화의 달인이 되어 있다. 안을 괴롭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철두철미한 무시. 평소의 나기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나, 오히려 그것이 그의 본질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봐, 그 금빛 눈동자라든가 말이야.
류자키 렌(龍崎 廉), 이마하마 공립중학교 3학년 2반의 보통의 남학생 중 한명. >>620, >>621의 소꿉친구이며 오랫동안 함께한 삼총사의 명실상부한 구멍이다. 해맑게 웃는 얼굴로 어른들이 들어가지 말라는 곳에 들어가던지 만지지 말라는 물건을 만진다던지 등등 아차, 싶은 장난의 시작은 십중팔구 류자키 렌이라 기억되곤 한다. 대개 야이치와 츠루미가 머뭇거리면 소년이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장난스러운 어린아이들이 할법한 대담한 행동을 하는 식이였다. 친구에게 장난을 치다가도 삐지거나 눈물이 그렁그렁 할때쯤 괜찮아? 라고 장난의 주체가 제가 아닌 양 그럴듯한 모습으로 부드럽게 달래는 종잡을 수 없는 면모는 중학교를 졸업할 나이가 된 지금에도 남아 간간히 잊을때면 얄궂은 얼굴을 내밀곤 한다. 어린시절의 개구진 모습이 다듬어져 적당히 다정하고 유들유들한 모습으로 주변에 맞추어 스며들 줄 알아 가볍게 분위기를 띄우며 친구들 사이를 중재하곤 하지만 속에 남기어둔 어린아이의 내면이 불쑥 튀어나와 은근히 아픈데를 긁는, 심술맞은 구석이 있어 듣는 이를 당황스럽게 한다.
쇼와시대, 한국에서 어느 무가(巫家)의 여인이 이마하마무라에 자리를 잡았다. 여인은 곧 일어날 큰 전쟁을 피해서 왔다고 하였으며 전쟁 후 망가진 마을의 복구를 돕다 지역의 신사를 물려받은 신관의 아들과 결혼을 하여 아이를 두명 낳았다. 아들은 자라 신도학과를 졸업하여 제 아버지의 자리를 이어받았으며 딸은 유감스럽게도, 어머니의 바람대로 무속인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신병을 앓아 따로 가르침을 받게 되었다. 성년에 가까워져 정화기간을 보내고 신내림을 받은 그녀는 수행이후 집을 나와 따로 당집을 차렸다. 지금까지 자리를 이어와 이마하마에서 아는사람은 아는, 문화재와 비슷하게 여겨지는 무속인 집안이 되었다. 소년은 딸의 후손으로 집안의 외동아들이다.
어릴때 무병을 앓고 어머니의 가르침을 받아오며 소년은 삶과 죽음의 경계점에 위치한 여러 존재들을 보아왔다. 내림굿을 받지 않아 제대로 신기를 다루지는 못하지만 허주굿 이후의 배움으로 간단한 퇴마등의 임시방편이 가능하다라 츠루미와 야이치에게만 말했다. 어릴때부터 일반적인 동년배와는 동떨어진 생활을 해와 가벼워 보이는 모습과 다르게 왠만해서 진심이나 힘든말을 나누지 않으며 사람을 마음에 들이지 않는다. 지금 그 울안에 있는 사람은 츠루미와 야이치 단 두명. 이자나미가 자신의 지옥을 강림시키기 위해 세운 죽음의 땅 위에 살아가는 소년은 보지 말아야 할 것의 편린을 보았고 그 때문인지 죽음과 삶의 경계가 흐릿한 편이다. 그래. 어쩌면 이승에 큰 미련이 없을수도.
류자키 렌은 평범한 생활을 즐긴다. 야이치와 츠루미가 마코토와 떠드는 소리 새로 친해진 카호라는 아이가 수식을 공책에 써가는 소리. 지금 살아서 나간다고 하여도 자신의 끝에 변함이 있을까?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 조금 변덕을 부려도 받아주었으면 해. 너희들이 나의 웃는 모습만을 기억했으면 하니까. 장난치고 화내고 다시 또 모여서 치기어린 말을 하며 보내는 일상이 소중하다. 그는 친구들과 노는것을 좋아하며 가끔 수업시간에 엎드려서 자는 평범한 중학생이다. 관계 위키
청량리에 거주하는 차분하고 깊고 미스테리한 분위기의 여성. 서구인이다. 말을 걸기 위해 더듬더듬 영어를 시작하면 억양이나 표현이나 무척 능숙한 한국어를 들려준다. 결혼하면서 남편을 따라 영국에서 건너왔지만 이제는 완전히 능숙해졌다고 한다. 나이는 서른 중후반. 늘씬한 몸매에도 은근히 근육이 붙어있어 몸을 어루만지면 탄탄함을 느낄 수 있다. 젊고 아름다운 처녀들의 얼굴을 주름으로 가르고 찌그러뜨리는 것이 세월이라지만 그녀의 탄력있는 피부에는 분위기의 깊이만을 더하고 지난 듯하다. 짧은 머리는 사내아이같이, 멋 없게 잘려 있지만, 말하다가 귀 뒤로 머리카락을 넘길 때의 손길은 농염하고 섬세하게 악기를 다루는 연주자의 그것과도 같아 정신을 차리고 보면 대화하다 말고 어느새 그녀의 손짓에 생사라도 달린 듯 온통 집중하고 있던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러면 그녀는, 저기요?, 부르며 웃는다. 네가 왜 한순간 혼이 빠졌는지 마치 안다는 듯이. 그 여자, 미인은 분명 아니었지. 악세사리는 일절 하지 않고 화장기도 없는, 심지어 약간은 잡티가 있는 밋밋한 피부. 옷이라고 해도 아이가 있는 여자들이 대개 입는 펑퍼짐하고 편안하고 멋대가리 없는 것들만을 걸치고.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지. 어딘가 사람을 매료시키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는 걸 부정할 수 없었으니. 아이는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다. 남편은 이혼 후 청량리를 떠났다고 한다. 싱글맘에다, 타국에 와서 핏줄 하나 없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커리어우먼. 청량리의 한 바의 주인이자 바텐더이다. 깔끔한 유니폼을 입고 칵테일을 내놓는다. 밤에 하는 일에 사회적 시선이나 수면 패턴이나 이것저것 좋지 않냐고 물어보면 그래서 좋다며, 이색적인 대답을 해 온다-그녀는 사람들 백이면 백 비슷한 대답이 나올 만한 질문에도 예상하지 못한 대답을 꺼내놓으며, 그것은 자연스레 그녀라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상대로 하여금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시계의 움직임을 잊게 만든다. 아마도, 지금껏 살아오며 그녀가 익힌 전략에 비슷한 것이 아닐까. ..그러나 단순한 바텐더는 아니다. 그보다 그녀의 본업에 가까운 것은-
매주, 가게가 쉬는 날이면 청량리에 있는 소규모 조직 '블루밸'의 보스인 그녀는 휘하의 인물들을 빠짐없이 빈 바에 불러모아 보고를 받기 시작한다. 블루밸의 인원들은 대부분 바텐더로 그녀의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의 기현상들-미스터리 서클이나 라 만차 네그라, 예티나 저주받은 물건들. 그것들의 본질을 가장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관리하던 거장이 있었고, 그 아래 여러 제자가 양성되었다. 그녀는 독립한 제자들 중의 하나이며, 그녀의 사상은 스승의 것을 모태로 하지만 그녀만의 가치관과 경험과 기술 등이 덧붙여졌다는 점에서 본래 것에서 나아간 유파에 가깝다. 청량리의 비상식적인 현상을 위해 그녀는 몇 년 전 파견되었고 그녀의 조직은 청량리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와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스승은 조금 더 강제적이고 인간 중심의 스탠스를 취하고 있지만, 그녀는 공존을 지향한다.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 상식과 비상식의 공존- 모두가 조화를 이루며 존재하도록 돕는 것이 조직의 과업이다. 따라서, 청량리에 큰 사건-특히 이것은 최악의 경우, 비일상에 관여된 존재와 그렇지 않은 존재의 충돌을 이야기한다-이 일어날 만한 조짐이 보이면 이를 읽어내고, 사전에 차단하거나 완화하여 청량리 바깥으로 새 나가지 않도록 주력한다. 그리하여 청량리의 질서를 유지한다. 그녀의 조직이 현재 가장 신경쓰고 있는 일은 낮마다 '고슴도치'들의 개체수를 관리하는 것. ('고슴도치'란 그녀의 조직들이 편의상 부르는 가칭으로, 다른 곳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몇 년 전부터 검은 형체들이 청량리의 밤거리를 활보하게 되었다. 그것들은 기본적으로 선제공격을 하지 않으면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에게 발견된다면 두려워하면 할수록 점점 커진다. 건물만큼 커졌다가도 갑자기 사라져버린다-는 것이 발견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것들은 크기가 일정 정도로 커지면 분열한다. 개체수가 너무 많아지지 않도록 그녀의 조직원들은 낮에, 후미진 곳에 숨어있는 고슴도치들을 찾아내서 전투를 벌이고 적당한 정도로 처치해나가고 있다. 없애고 나면 고슴도치들의 흔적은 남지 않는다. (조직원들이 입은 상해를 제외한다면) 위협받기 시작하면 형체 전체에 가시가 돋치기 때문에 '고슴도치'라 불린다. 블루밸의 상징은 푸른 천칭. 그것은 청량리의 균형을 유지하는 그들의 영향권이라는 의미로, 수많은 그래비티로 덮인 청량리의 벽이나 표지판 뒷면에 그려져있기도 하다. 조직의 활동자금은 그녀의 바 뿐만 아니라 청량리 내의 개인 채팅을 통해 판매하는 약간 수상한 재료들(고슴도치로부터 얻은 가시라거나)로부터 나온다. 그녀의 조직 블루밸은, 채팅방을 만들고 청량리를 관리하는 가장 크고 느슨한 조직과는 직접적인 회담이 오가거나 우호적인 얘기가 오간 적은 없었지만 서로를 묵인하고 있는 협력 관계에 가깝다.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그들의 채팅방을 이용해서 판매활동을 하고 있지만 별다른 제재가 가해지고 있지 않은 것도 조직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일면.
그는 지나가는 행인이었다. 어떤 세상에서도 그건 바뀌지 않았다. 어떤 이야기에도 휘말리지 않고, 어떤 이야기에서도 똑같은 포지션을 유지하며, 본인의 포지션을 유지할 수 없을 경우에는 시체로 발견되거나, 아니면 그 세계에서 이미 죽은 사람이기에 이름만이 어느 묘비에 남아있을 뿐이다. 그는 대개 그 세계의 평범한 직업을 가진 평범한 사람으로 지내며 평범한 삶을 살다가 평범하게 죽을만한 상황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그는 당연히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 그는 그저 세상이 만들어낸 고정관념, 편견일 뿐이었고, 그렇기에 자기주관조차 평범이라는 이름 속에 묻혀버린 인간의 군상이었다.
그러다가 그는 개화하게 되었다. 우연이었다. 우연이라는 말 이외에 이를 설명할 수는 없었다. 평범한 세계의 평범한 남자’들’은 그 일부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큐브에 갇혔다. 그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그 중 ‘1번’으로 지칭된 수염을 기른 중년의 ‘그’가 갑자기 머리를 잡고 쓰러졌다. 그리고 100년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그가 일어나 말했다.
“나는 전세계에 있어.”
그는 채팅에 접속해있는 이들에게 자신에게 ‘지금도’ 들어오고 있는 영상에 대해 말해주었다. 어떤 세계는 천사와 악마가 싸우고 있었다. 어떤 세계는 자신은 죽어 좀비가 되어 있었다. 그는 어떤 세계는 도시의 평범한 샐러리맨, 어떤 세계는 흔하디 흔한 동네 사람이었다. 공통적으로 어딜 가든 그는 혼자였고, 어딜 가든 그는 클리셰조차 허락받지 못한 엑스트라였다. 이름은 모두 달랐다. 동일한 것은 중년 남성이라는 키워드와 이목구비. 그는 이 세상이 창작된 세상임을 깨달았다. 자신 또한 그렇기에 무한히 태어날 것임을 알았다.
그는 따분하지 않게 되었다. 성격도, 상황도 바뀌지 않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좋다. 그는 무한한 채널의 텔레비전을 얻었다. 호러 미스터리를 보기도 하고, 학원물을 보며 즐거워하기도 한다. 어딜 가나 그는 엑스트라. 혹은 죽은 사람. 하지만 그걸로 좋다. 오히려 얽혀버리면 관찰자 시점으로 보는 재미가 없지 않나.
남자는 오늘도 다른 세계를 보며 가끔 채팅을 켜서 중계해주거나 다른 세계 이야기를 하면서 이리저리 거기에 자기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등 말문을 연다. 그는 여기에 와서 행복을 얻었다. 정확히는 티비 보는 것이 즐거울 뿐인거겠지만. 어차피 굶어죽는 것도 아니다. 평생 티비만 보자.
남자. 본인이 자신을 칭하길 ‘디스맨’은 오늘도 수많은 세계를 구경한다. 그리고 다른 ‘그’들은 계속해서 세상을 살아간다. 어떤 관계도 맺지 않고, 그저 세상의 톱니바퀴로서.
*일단 현재 여기서 설명되는 ‘디스맨’은 폐소공포증 세계관 소속입니다. *아저씨 자체는 모든 세계관에 속해있다는 기괴한 생명체입니다 (?)
다른 모든 세계관의 등장인물들 - 드라마 배우 보는 감각. 좋아할 때도 싫어할 때도 있을 뿐이다. 어떤 배우에도 큰 감정은 없다. 그저 관찰할 뿐.
>>347 설명을 듣자마자 쓰러지더니 대략 100년 뒤에야 답한 것 때문에 뭔가 더 말해주기도 했던가? 신입들 챙겨주는 면모 때문에 꽤 호감으로 보고 있다. 어차피 탈출하려는 마음이 없기에 회의적인 면모를 본 적이 손에 꼽아서 적당히 낙관적인 사람이구나하는 느낌으로 보고 있는 중. 가끔 다른 세계에서도 튜토리얼 양은 튜토리얼이나 해줄거야? 하면서 장난스럽게 물을지도 모른다.
>>350 정신나간 평범한 인간군상 중 하나. 왜 망가졌는지 모르겠지만 첫날부터 이미 이상한 상태였다는 건 기억하고 있다. 다른 세계에서는 또 어떤 사람이었으려나- 하고 적당히 생각하지만 직접 말을 거는 일은 없을까. 미치광이를 관찰하는건 좋지만 접하는건 역시 평범한 사람이라 꺼려지니까.
>>637 꽤 최근에 온 신입. 밝아보이는 아이라서 이번에는 좀 더 오래 버티려나하고 생각하고 있다. 자신이 부르는 호칭은 Ms. 스포트라이트 양. 저런 타입은 다른 세계에 가서도 주인공 일행이려나-하고 생각하면서도 너무 비정상적으로 활발한게 역으로 호러 세계의 살인마같은 것도 어울릴지도하고 속으로 생각하는 중.
>>660 본인들. 본인이 주는 것 덕분에 즐겁게 살고 있어서 고마워하고 있다. 자신이 쓰러진 동안 나머지 이 세계관의 ‘나’들은 미쳐버렸지만 상관없다. 다른 세계의 ‘나’들은 많이도 죽어버린 걸 생각하면 미쳤더라도 살아있는 지금이 더 나은거 아닌가? 그들은 자주 ‘왜 너는 다른거야’하고 개인챗을 걸지만 무시한다. 관찰자에게 눈은 일상적인 것이지. 뭔가 소중한 것이 아니다.
https://picrew.me/image_maker/11678 사람과 함께할 때: https://picrew.me/share?cd=396J6SM71Z
미야케 유키야(三宅 雪夜)
이마하마 공립 고등학교 3학년 4반 소속의, 평범한 남고생이다. 평상시 성격은 꽤나 밝고 활기차며, 공부보다는 노는 것을 훨씬 좋아하지만 불량하지는 않다. 평상시의 표정은 꽤나 침울하고 조용한 인상이지만 누군가와 대화를 시작하거나 하면 표정이 확 바뀐다. 사람과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평상시에는 돌아갈 때도 혼자 돌아가고 타인과 함께 식사를 하는 일도 드물다. 그럼에도 제법 발은 넓다. 따지자면, 얕고 넓은 관계를 추구하는 듯한 느낌. 실제로 깊은 친구는 사실상 없다. 기숙사생은 아니며, 아침에는 이마하마중 3학년으로 재학중인 동생을 깨우고 뭔가 챙겨먹인 뒤 등교할 때가 많다. 부모님이 맞벌이라 챙겨주기 힘들다던가. 취미는 작곡. 어쿠스틱 기타를 다룰 줄 알아서 기타 연주 또한 좋아하지만... 노래는 부르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고 쓰는 곡에 가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사를 써둔 걸 보면 글 실력이 나름 있는 것 같기도?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그는 보통 목을 비롯한 피부를 자연스레 가릴 수 있는 복장을 하곤 했다. 교복 안에 목티를 입거나 하는 등. 그럼에도 목도리나 넥타이 등등을 하는 일은 없으며, 평상시에는 설령 여름이 된다고 하더라도 더위를 감수하고 동복과 목티를 고수하며 꼭꼭 가리고 다닌다. 그래야만 할 이유가 있는 것처럼. 게다가 2학년이 끝나고 3학년으로 넘어가기 전의 겨울, 그는 2반에 뭔가 원한이라도 있는지 또 2반에 가거나 하는 것만큼은 안 된다고 중얼중얼거리기도 했다. 물론, 3학년 2반이 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건 없었겠지만... 어쨌든 반 배정은 4반이었다. 2반이 된 다른 아이들도 문제는 없었다. 나중에 그에게 피부 노출을 꺼리는 등의 여러 가지에 대해 묻자, 실은 옷으로 가리고 있지만 살집이라던가 이것저것 있어서 콤플렉스야. 하고 말하며 시선을 피했다. 2반을 기피한 것은 2학년 때도 2반이었던 탓에 지겨웠던 것이라고 말했다.
3년 전의 그: https://picrew.me/share?cd=vn10UTCZ3Q (*목의 자국에 주의해주세요) ......그러나 사실 그가 피부 노출을 꺼리는 데에도, 2반을 꺼리던 것에도, 노래를 부르지 않는 것에도, 혼자 있을 때가 많은 것도, 전부 다른 이유가 있었다. 전부 둘러대기용 거짓말이었다. 그는 3년 전, 이마하마 중학교의 3학년 2반 반장이었고...... 그 비극에서 겨우 살아남은 사람 중 하나이다. 당시 문예부 소속이었으며, 그로 인해 이마하마중 문예부의 미출간 문집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피부- 특히 목 부분을 어떻게든 가리면서도 목도리나 넥타이를 꺼리는 건 과거 그가 망자로 몰려 교살당할 뻔 한 적이 있던 것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인해 생긴, 불안해질 때마다 저 스스로 목을 피가 날 때까지 할퀴는 버릇으로 인한 흉이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함이며, 노래를 부르지 않는 것 또한 당시의 사건으로 인해 목을 무리하게 쓰기 힘들어졌기 때문.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사람과 깊게 연관되지 않으려 하는 것 또한 그 당시의 트라우마가 원인이다. 2반을 꺼리던 것 또한 그런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키워드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동생의 이야기이기도 했는데... 다행스러운 건, 동생 또한 3학년 2반이 되는 것은 피했다.
>>631(미나고시 미도리) 3학년 2반이자 문예부였던 그 시절, 그는 당신에게 미출간 문집을 보여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은 문집을 보여주었다. ......어쨌든, 그랬다.
아무튼, 당시 3학년 2반이라는 정체성 외에도 문예부원이라는 중요한 정체성을 하나 갖고 있었던 그는 그로 인해서 선생님과 비슷한 고통을 공유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그는 사실 자세한 건 제대로 모른다. 상대 또한 '있는 해'의 3학년 2반이었다, 그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건 그가 느끼는 그 동질감의 이유로는 충분했다. ......그리고 그랬기에 그는 그 해 자신에게 찾아온 죽음의 위기 이후로 당신을 찾아가 그 일에 대해 상담했다. 평범한 상담실을 이용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리고 지금도 종종, 동생을 만나러 중학교 쪽에 갈 경우- 당신을 만나서 종종 이야기를 하곤 한다. 선생님, 저는 아직 그 때의 일이 너무나도 생생해요. 저는 아직도 그 때 그 애가 제 목을 졸라 죽이려 하던 그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선생님 정도 나이가 되면, 다 잊고 이런 과거의 벗어날 수 있을까요?
>>640(아라나미 카이리) 동생과 같은 반의, 월반으로 3학년이 되었다는 아이. 동생에게서 들은 것이 있고, 게다가 관을 설계하는 그 건축가들의 후손이자 그런 건축가로 이름을 남길 아이라고 하니 뭔가 신기하다.
눈 밑엔 짙게 드리운 다크서클, 흐트러진 셔츠, 이따금씩 담배 냄새, 칙칙한 진보라색 눈동자, 목을 긁는 다듬어진 손톱, 바 테이블에 올라간 한쪽 팔꿈치와 빈틈없는 분위기. 그런 한 줄로 묘사할 수 있는 그녀는, >>447의 단골인 바의 손님, 정부의 공무원.
그녀가 얼마나 높은 직급이고 무슨 일을 하는지, 그녀도 모른다. 모든 업무에 대한 기억은 업무가 끝나는 즉시 소거된다. 그녀는 냉정하고 유능한 직원이라는 평을 받지만, 그 평을 하는 이도 받는 이도 무슨 업무를 어떻게 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업무를 위한 또 하나의 인격을 만드는 프로그램. 정말 그것뿐인가. 공무원용의 고성능 칩은 '주파수가 맞지 않는' 그녀에게 심한 두통과 열, 기억 혼란을 유발하기도 한다. 남편과 어떻게 만나고 결혼하고 헤어졌던가, 텅 비어 허전한 약지를 만져도 무언가 쌓일 뿐 해결되지 않았다. 처음 공무원을 꿈꿨을 땐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국가에 대한 충성심, 능력으로 잡아낸 기대, 질서를 유지하려는 성향, 자신과 부속품을 부양할 책임감, 누군가를 향한 동경[소거됨]위화감을 느끼고 맞서싸울 의지가 없는 법과 나라의 인형, 그녀는 그 이상의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녀에겐 남편과 헤어지고 낳은 딸이 있었다. 제멋대로. 말괄량이. 그녀는 제 뱃속에서 뭘 받고 태어났는지 모를 핏덩이를 이해하진 못했지만 사랑했다. 작은 시간을 쪼개가며, 매뉴얼 인간의 사랑법대로 육아서 그대로 따라하며 키웠다. 매일 어딘지 모를 곳에 가는 것도, 수상한 자들과 어울리는 것도, 규제되지 않을 만큼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말을 뱉는 것도 막지 못했다. 육아법의 문제에 앞서 함께한 시간이 너무 짧았다. 그리고 딸은 실종됐다. 혹시[소거됨]그녀는 MAGI.exe의 사용자들을 격리하고 훼손하고 해제하기 위한 서류에 도장을 찍는다. 이전부터 해왔던 일이고, 해야 하기에 한다. 그녀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칩이 삽입됐건 삽입되지 않았건 자신은 이런 성격이었을 것이라고. 그렇게 변함없이 차가운 심장에 문구 하나를 품었다. Deny the Witch.
>>343 샌디에이고. 들어본 적이 있다. 정부에 대항하는 위치. 그녀의 해킹 때문에 보안을 준수하라는 공고가 몇 번 내려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실종되기 전 그녀의 딸이 샌디에이고의 말투나 복장을 따라하던 걸 봤다. 딸은 샌디에이고의 자유로운 성격, 자신만만한 태도를 동경하는 듯했다. 매뉴얼 인간은 데자뷔를 보지 않는다. 기억할 뿐.
>>447 디마의 술집의 단골이자 '가짜 손님'. 디마가 몇 번 파괴되기 전부터 만나온 사이일지도 모른다. 자기가 자신이라고 확신하게 해줄 기억이 쪼개지고 혼란스러운 밤을 떠돌다가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되었다. 인간관계를 맺을 때 감정을 지불하는 것보다 돈을 지불하는 쪽이 편했고, 딸도 없는 지금 무슨 일로 버는지조차 모르는 돈은 썩어넘쳤다. 취할 만큼 마시고, 바텐더의 말이나 손님들의 수다를 듣다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길로 돌아갔다. 메뉴얼 인간의 휴일이었다. 뇌파 해킹은 문제없이 먹힐 것이다.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느냐가 문제일 뿐.
이름은 이마하마 카오리(今浜香織). 이마하마 공립 고등학교 3학년생으로, 친구 거의 없이 홀로 살아가는 느낌의 소녀다. 평소에는 그저 공부를 하고 있거나 무언가 쓰고 있는 모습이 대다수고, 누군가가 이마하마도 같이 어디 가자고 하면 당황하면서 웬만하면 완곡하게 거절한다. 그러다보니 원래 없었던 인간관계가 더 없어졌고, 소녀는 반 안에서, 학교 안에서 고립되었다. 그럼에도 오히려 소녀는 그것이 편한 듯. 그저 겉돌면서 살아가고 있다. 가끔씩 아이들을 향해 부러운듯, 혹은 자신도 끼고 싶다는 듯한 표정을 지을 때도 있지만 워낙 벽을 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보더라도 다가올 사람은 적겠지.
그녀는 하교시간에 학교에서 나오지 않는다. 정확히는 기숙사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녀가 사는 여기숙사는 본래 이마하마에 있었던 메이지 시대의 여학교의 교사로 사용되었을 정도로 오래된 건물을 개수해서 쓰고 있는 것으로, 몇 번 관으로 바꾸라는 제의를 받았으나 전통이라는 이유로 바꾸지 않았고, 그로 인해 메이지 시대의 느낌이 아직도 살아숨쉬는 것이 주변과 굉장한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데 그 주변이 또 기숙사의 부지로 지정되어 있어 숲속 한 가운데에 기숙사가 위치한 형태를 띠고 있다. 기묘한 느낌이라서 그녀는 들어가고 싶지 않았지만 부모님의 뜻이 완고한 탓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녀가 사는 방은 기숙사 내부에서도 가장 햇빛이 안드는 1층 흑묘실. 그곳에서 소녀는 하루빨리 이 도시에서 벗어날 날만을 기다린다.
https://picrew.me/share?cd=dSb7OSXhm9
2년 전. 카오리는 전학을 왔다. 별 이유는 없이 그저 아버지가 갑자기 용의 꼬리가 아니라 뱀의 머리가 되라면서 지방 학교로 막무가내로 보내셨다. 하지만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친구를 더 사귈 기회이기도 했고, 원래 살던 곳이 따분한 곳이기도 했다. 좀 더 많은 자각을 바랐고, 시골과 도시가 섞인 풍경은 그런 마음을 자극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그녀는 도착하기 전, 어머니에게 선물을 받았다. 부적이었다. 창조신 이자나미가 새겨진 부적이 어머니를 대신해서 재액을 막아줄거라고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카오리는 그것을 품에 넣고 어차피 여기에서 일이 일어나도 자신한테 일어나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듯 가볍게 생각했다.
그렇게 이마하마 공립 고등학교에 전학 온 그녀는 활발하고 섬세한 성품으로 인기를 얻었다. 그녀는 여자애들 그룹에 끼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그런 평범한 소녀였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친구가 자기 집에 초대하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흔쾌히 승낙했다. 기숙사감에게 미리 말을 전달해놓고, 친구와의 이야기소재를 떠올리며 흥겹게 그곳에 향했다. 그리고. 친구는 그 날 죽었다.
“왜...? 왜 내 근처에만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거야...? 어째서......?”
그 이후, 가는 곳마다 사건이 발생했다. 놀이공원의 아이 납치사건, 연쇄살인마에게 옆에 있던 친구가 죽는 경험, 친구들이 불러서 간 ‘관’에서 일어난 참혹한 대량살인사건, 그런 사건들을 거치며 그녀는 깨달았다. 사건이 자신을 중심으로 하여 일어나고 있었다. 중학교 때까지는 절대로 없었던 일이었다. 이 시가 이상한 것이 틀림없었다. 그녀는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가족은 허가해주지 않았다. 그녀는 그렇다면 철저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벽을 쳐서 타인을 지키자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성격을 숨긴지 1년. 이미 소녀의 마음은 피폐해져 있었다.
그래도 괜찮다. 다들 괜찮을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버티고 있는 소녀 앞에 새로 들어온 기숙사생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이 다가오는걸 소녀는 막을 수 없었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조금의 마음을 열어준 순간.
기숙사에서, 사람이 죽었다. 연쇄살인의 시작이었다.
>>661 일단은 같은 반 남자아이. 활발해보이는 것이 보기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은 저렇게 될 수 없음에 한탄하고 있다. 2학년 초까지는 여름에 일부러 덥게 입고 있는 것에 의문을 품는 수준의 평범한 동급생이었지만, 노는 애들이 달라서 큰 접점은 없었으리라고 본인은 생각한다. 3학년이 되어서는 아예 같은 반이 되었지만 아마 상대방은 2학년 초까지의 그 인싸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겠지. 그래. 사건을 부르는 여자 같은건 멀리하는게 낫다.
미래의 아포칼립스 이후. 살아남은 인류는 멸망한 도시들과 동떨어져 재해로 안전한 유일한 어느 무인도로 이동해 삶을 지속해나갔다. 모든 것이 무너져 변변찮은 살림살이와 황폐해질대로 황폐해진 건물과 도로, 차가운 금속 잔해의 촉감이 머리에 남아 순간 아득해지지만 생존자들은 다시 한번 인간의 발이 닿지 않아 아름다운 초원과 해변이 펼쳐진 작은 섬에서 생존의지를 다졌다. 간단하게 임시 베이스 캠프를 세우고 배에 실어 가져온 컨테이너를 집 삼아 거주지를 만드는 등등 그들은 모여서 서로를 가족과 같이 도우며 종말 이후의 삶을 이어간다.
올해 만 14세가 된 미국인 소년. 어머니와 누나와 함께 생존자들의 배를 타고 섬으로 피난을 왔다. 이름은 제레미 로웰(Jeremy Lowell). 배를 탈 수 있게 돕겠다며 남매와 아내를 위로 보낸 아버지의 뒷모습이 가물가물하다. 한동안은 좋아하던 카툰도 보지 않고 선실의 침대에 파묻혀 보내었다. 섬에 도착해서도 가족의 뒤를 따라 묵묵히 다른 사람들을 도울 뿐 거의 말을 잃은 상태로 보내었다. 하지만 따뜻한 사람들과 남은 어머니와 누나. 아름다운 섬의 정경을 둘러보며 지낸 몇개월의 시간이 지난 이후 서서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주저앉아 죄책감으로 기쁨도 슬픔도 느끼지 못한다면 아버지도 좋아하지 않으실거란 생각으로 다시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건 그림 그리기와 작곡. 작곡 실력은 초보자에 가까워 정말 친한 친구와 가족에게만 기타를 치며 보여준다. 종종 해변에 앉아 풍경화를 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기분이 좋으면 가끔 다른이들의 초상화를 스케치 해주곤 한다. 온화하고 차분한 편으로 어른들을 도와 베이스 캠프일에 손을 거들거나 어린 아이들을 보고 있다.
통일되고 안정된, 묘하게 현실과 많이 다른 한 나라. 이곳은 굉장히 특이한 법령으로 인해 주변국으로부터 제발 좀 그 법 좀 철회하라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도입 당시부터 있던 법이라 이걸 바꾸면 사회 전체를 다시 갈아엎어야해서 정치계에서는 계속 머뭇거리고 있다고 하네요.
그 법이란 무언가 하니...
행정의 간편함(?)을 위해 1년마다 시행되는 ‘개명투표’ 시기를 제외하면 모든 시민이 같은 이름으로 살아야한다는 기괴한 악법인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 우회법이 있어서, 현이라는 이름의 해가 되면 현악기라는 이유로 나는 바이올린이라 불러달라 한다던가, 혀니라는 표기를 쓰거나, 성씨가 다른 점을 이용해 이상한 성씨로 바꿔서 그 성씨로 불러달라 하는 등의 이상한 문화가 정착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언제나 이름을 적어야할 때, 공식적으로 불릴 때 등에는 항상 그 이름을 써야하기 때문에 이 사정을 모르는 외국인이라던가가 이름을 부르면 모두가 고개를 돌려 그 사람을 보는 사태가 종종 발생하고는 합니다.
이런 이상한 국가에는 채팅방이 하나 있습니다. 모두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건 싫어! 우리는 개성을 추구할거야! 하는 그런 채팅방입니다. 이 평화로운 동명이인들의 일상 속에서 이름 같은 수천만의 사람들은 오늘도 일상을 살아갑니다.
https://picrew.me/share?cd=J0LX68r5MX
“이름은 왜 자기결정권이 없는건대?!”
이 시대의 사춘기 소녀. 성씨는 신(辛). 본인은 성씨를 바꿔버리고 싶지만 과거와는 달리 성씨를 바꾸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어졌음에도 가족이 보수적이라 우리 족보에서 나가고 싶은 거냐면서 아우성을 치고 있다. 적어도 한자만큼은 바꾸자고 했지만 요지부동이라 답답해서 죽을 지경. 일단 본인을 소개할 때는 최대한 독특하게 보이도록 스파이시 XX라고 소개하고는 있는데, 주변인은 중2병이라던가로 보이는지 안쓰러운 눈으로 보고 있다.
채팅방에는 최근에 들어온 아이로, 들어오자마자 올해의 이름을 변형한 이상한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 성격이 워낙 까칠하다보니 채팅방에서도 막말을 내뱉다가 10분 정지를 먹는 등의 활동을 보이고 있다. 본인은 이것도 나름 순화한거라고 주장하지만 그걸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취미는 음악감상, 그리고 작사와 꾸미기. 작사는 친구가 작곡을 취미로 하는 애라서 어울려주다보니 그렇게 되었고, 음악감상도 그 친구와 어울리다보니까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현재는 아무 다양한 장르들에 도전하면서 즐겁게 살고 있는 그런 느낌이다.
핵심은 꾸미기. 남들과 전혀 다른 스타일로 꾸민다는 목표를 가지고 패션을 최대한 자기에 맞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 학교에서도 꾸역꾸역 그렇게 입고 오는 통에 심심할 때마다 정문에서 걸려서 벌 서고 있는 모습이 목격될 정도로 자신을 남들과 다르게 보이는 것에 크게 관심이 있는 편.
그녀는 오늘도 부모님 어린 시절처럼 고유의 이름을 얻는 시기를 바라고 있다. 뭐, 지금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이런 이상한 법이 정착해버려서 본인도 아쉬워하면서 만 13세 이상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개명투표’에 참여하고 있지만 말이다.
6년 전 이마하마 공립 중학교 3학년 2반의 일원이었다. 저주에서는 가까스로 살아남았으나 안면 반쪽에 화상을 입어 원래 꿈이었던 아이돌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얼굴을 최대한 쓰지 않는 성우 등의 직종으로 장래희망 전환을 시도했으나 실패, 남들처럼 평범하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한다.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기에 두 배로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불성실한 대학생. 과제는 매번 마감시일에 쫓겨서 내기 일쑤요, 학점이 폭탄맞고 쑥대밭이 되어서 자꾸만 재수강을 노린다. 애초에 점수 맞춰서 집에서 정말 가까운 대학으로 간 게 화근이었던 걸까. 의욕도 없고 미래도 없다. 굉장히 무기력한 성격을 보고 있자면 여태 제적당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다.
추리소설연구회의 유령회원. 일단은 회원이 되어 있어야 여러 가지 사건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기에 가입은 했지만 직접 추리하는 건 귀찮다고. 주변에 쟁쟁한 탐정들이 너무 많아서 자신은 뭘 해도 묻힐 거라나. 그냥 이름만 올려 놓고 가끔씩 얼굴을 비추는 중이다. 그렇지만.
"나만 이렇게 되는 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어."
그는 탐정이 아니라 범인에 가깝다. 그것도, 추리소설이 아니라 공포소설의 범인.
"하나도 아깝지 않은걸... 목숨도, 미래도."
어릴 적에는 성격이 밝았다. 좀 나른하긴 해도. 특히 외모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들었기에 자연스레 연예인을 꿈꾸게 되었고, TV에 나오는 아이돌들을 동경했었다. 노력이 결실을 맺기 직전까지 갔는지 고등학교 입학 전후로 데뷔가 결정되어 있었다든가 그런 얘기도 있었다. 그렇지만 3학년 2반의 저주에 휘말려서 얼굴이 망가지는 바람에 꿈을 포기해야 했던 이후에, 주변의 관심도 식어버린 데다가 SNS에 셀카를 올리던 것도 더 이상 못하고, 주변의 변해 버린 시선이 두려워서 그대로 히키코모리가 되고 말았다. 머리는 그때부터 기르기 시작한 것.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은 상태로 끝없이 심해로 가라앉는 생활. 그러나- 그럼에도 그를 놓지 않은 주변인들이 있었다. 분명 더 좋은 일이, 재밌는 일이 생길 테니 세상 밖으로 나오라며. 그 말조차 듣기 싫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맞는 얘기였다. 3년 후의 3학년 2반의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으니까.
행방을 찾지 못한 채 자라난 분노는 없어지지 않았다.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사람을 죽였다. 저주로 인한 사고사로 위장했더니 다들 속더라. 하필이면 반에서 일등을 하던 아이가 죽었다고 모두들 슬퍼했다. 아, 죽으면 저렇게들 추억하고 안타까워하는데. 나는 죽지 못해서 관심이 끊기는 걸로 끝이었나? 기분이 묘했다. 타인의 인생을 마무리지어 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 해는 즐거웠고, 또다시 삼 년 후를 기약해야 한다는 점이 못내 아쉽기만 했다.
그리하여 그는 저주를 일으키는 자들에게 협력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망가뜨리는 게 좋지 않으려나? 어차피 다 모르는 애들이고. 아는 애가 있더라도 뭐, 어쩔 수 없고. 예예,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단 머리 쓰는 건 곤란해요? 시키면 하겠지만.
덤으로 말하자면 왼눈도 아주 잘 보인다. 안 보인다고 말하고 다니는 이유는, 눈이 하나인 애한테는 힘든 일은 안 시키니까. 외출할 때는 안대와 머리카락으로 이중보안을 지키고 있다. 이름에 대해선 부모가 지어준 한자가 정말 마음에 안 든다는 느낌. 0과 2사이에 1이 없어서 그렇다니 이름부터가 결손이라 싫어. 예전엔 특별해 보인다고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저 귀찮을 뿐. 비공식적인 상황에서는 대충 가타카나로 レイジ라고 쓰고 있다.
올해의 3학년 2반은 솔직히 말해 썩 많은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 저주에 대해 아는 녀석도 많고, 그 교수의 아들 하며, 망자는 대체 왜 그런 거야? 그럼에도 열심히 하긴 해야지. 곧 체력의 전성기가 지날 것이며, 지나치게 꼬리가 길면 밟히니까 아마 3년 후는 조금 힘들지 않으려나. 이미 들켰을지도 모르지만 상관없다. 놔두고 있는 이유가 있을 거 아냐.
만 9세. 아직 어머니 뱃속을 10년도 채 채우지 못한 아이는 갑작스러운 종말의 때로 인해 가족을 모두 잃고 어떤 의인의 도움을 받아 배에 탑승했다. 모든 걸 잃었지만 소녀는 밝았다. 자신이 살아난 것에 어떤 의미가 있으리라 믿고, 모두가 자신을 구해줬으니 자신은 행복한거라 믿었다. 그러지 않으면 아마 절망에 물들었을테니 어쩌면 다행인걸까. 가족들이 어디 있냐는 말에는 자기보다 먼저 행복한 천국으로 가버렸다고. 나도 크면 가족을 만나러 갈거라고 하는 것을 보면, 너무 어려서 가족에게 배운 사후세계 개념을 너무 낙관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일단 국적은 독일. 이름은 알리나 슈나이더(Alina Schneider)라고 한다. 사실 그녀를 구해준 사람은 그녀의 큰아버지로, 큰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살아남은 친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처음 섬에 도착했을 때부터 방방 뛰면서 놀더니 지금도 그 성격이 전혀 안죽는걸 넘어 더 대담해져서 자기가 남자아이라도 된 마냥 위험한 곳에서 노는 걸 아주 즐기는 활발한 아이. 외형적인 면에서 빨강머리 앤이라던가 이런저런 착각을 받기도 하지만 본인은 아무 신경도 안쓰는 것으로 보인다.
취미는 탐험, 성인이 들어가기 꺼릴 거 같은 곳을 탐험하면서 이런저런 이상한 것들을 가져오는걸 좋아한다. 개중 예쁘게 생긴건 종종 바다에 흘려보내는데 먼저 간 가족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답하고는 한다. 표정을 보면 슬픔이 전혀 없는걸 볼때 조금 머리가 크고 나서도 가족이 자기보다 행복한 곳으로 먼저 여행 떠났다는 생각은 여전한 듯. 이곳저곳 굉장히 자주 돌아다니기 때문에 걱정 많은 어른들은 저러다가 큰일나면 어떡하냐고 불안감을 갖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알리나는 이게 자신의 취미라고 당당히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생활에 더해서 조금씩 몸이 커지고 있는게 느껴져서 하루하루 큰 나무에 등을 대고 키를 재보는 것도 취미 중 하나가 된 듯하다.
>>664 “오빠 언제나 고마워! 사랑해!”
사랑한다는 말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잘 챙겨주는 오빠를 친남매같은 느낌으로 좋아하고 있을 뿐이다.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잘 듣고 자랐는지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쓰는 것에 거리낌이 없게 되었을 뿐. 오빠를 데리고 이리저리 위험한 곳에 데려가고 싶어하지만 아무래도 그건 힘들고, 본인 기준으로는 마음을 열기 직전쯤부터 계속 자신의 모험담을 들려주는 느낌으로 사귐을 이어가고 있다. 어린애 모험담이라고 해봐야 이상한 것들 뿐이지만 그래도 이리저리 묵묵하게 일하던 오빠가 신경쓰여서 시작한 것이 오빠 심심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바뀐 모양. 호칭은 아메리카 오빠. 뭔가 분위기가 이런 호칭이 어울린다나 뭐라나.
인간계와 유리되어 각종 요괴들만 드나들수 있는 요괴들의 도시 금문(黔門)이 존재한다. 강력한 세 요괴를 두령으로 하여 질서를 잡아 상업과 유흥업,숙박업이 발달하였으며 그 중 눈에 띄는 큰 호텔은 세두령중 하나의 지배하에 세워졌다. 안에서 여러 괴이들과 정령등 가지각색의 존재들이 여로의 피로를 풀었다 떠나고 직원 명찰을 단 요괴들은 바쁘게 일하며 돌아다닌다.
"아 정말 더는 못해. 몰라 때려칠거야!" -몇 번째일지 모를 작심삼분 사직선언
소녀는 슬라브 신화에 등장하는 키키모라로 가정의 정령이다. 이름은 소냐. 호텔의 잡다한 가사를 맡아 일하고 있다. 매사 일이 많다 툴툴거리면서 하기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사는데 동시에 바닥을 먼지 한 톨없이 쓰는 모습이 볼만하다. 툭하면 일과 후 사직선언을 하지만 모두가 안다. 내일 제일 일찍 일어나서 지나치게 꼼꼼하게 침구정리를 할 것이라는 사실을. 집안일이 천직이라는 걸 본인만 부정하고 있다. 종종 바느질이나 수선업을 겸해 팁을 버는데 그 수입이 제법 짭짤하다며 가끔 보람에 차 세상 행복한 얼굴로 돌아다닌다.
평범한 중산층 가족의 장남이었던 그는 평범한 중산층적인 사고관을 가지고 그저 그렇게 살아갈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가 살아가던 시기는 빛과 영광의 빅토리아 시대. 그가 태어나기 직전에 중산층은 드디어 정치에 참가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그가 살아가던 시대는 빅토리아즘에 따른 낙관적인 세계관이 유행하는 영국 중심의 세상의 '팍스 브리타니카'였다. 그 또한 비극이 없었다면 이에 따른 낭만적인 인물이 될 수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어른이 되자 수출업에 큰 가능성을 느끼고 이미 연이 닿아있던 여러 해운사에 접근하고, 자력으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겨우 수출에 닿는 작은 공장들을 설득하여 그들을 중계해주는 비용을 받으면서 자신이 이미 그곳에 들어서있는 영국 회사들과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하여 돈을 벌기 시작했다. 수완이 뛰어났기에 그는 가족들을 부유하게 해줄 수 있었고, 그쯤 거래처 중 한 곳에서 아내를 만나, 그녀에게 구애한 끝에 결혼까지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장녀를 얻고, 이제 곧 행복이 남아있으리라 여겨지던 시기. 둘째를 가졌던 아내가 갑자기 병에 걸렸다. 폐렴에 걸린 아내. 남자는 의사를 수소문했지만 그 사이 아내는 조용히 눈을 감고 말았다. 비극이었다. 그 이후 남자는 빅토리아즘을, 낭만주의를 버렸다. 자신이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던걸까. 그 이후 딸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아내와 너무나도 닮았기에, 그 죄책감에 템즈 강에 몸을 던지고 싶어졌다. 결국 딸에게 소홀한 아버지가 되고 말았다. 정말 어리석은 자였다.
그런 그를 채워준 것은 아내의 친우였던 여성이었다. 둘은 가까워졌고, 재혼했으며, 득녀도 했다. 남자는 그 후 자신의 장녀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지냈다. 부인이 챙겨주니 자신은 이제 필요없으리라 속단했고, 이런 자신을 용서해주기를 바라며 신앙에 철저한 사람이 되었다. 다만 본인은 속죄가 신에게 하는 것으로 끝인 줄 알았으니, 어리석다고 할 수 있겠지.
그리고 그렇게 그저 어둠침침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그에게 소식이 전해져왔다.
딸이 납치당했다는 소식과, 그에 딸린 딸이 잠시 친구와 휴가를 갔다는 소식이었다. 남자는 딸의 목적도 모른 채, 무슨 일인지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남자는 딸의 진위와 어째서 갑자기 휴가와 납치라는 두 가지 상반된 것이 왔는지 고민하며, 오늘도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216 딸아. 나의 딸아. 하지만 내가 절대 다가갈 수 없는 딸아. 너를 안고 있던 시절에는 네 어미와 닮아 사랑했거늘, 이제는 네 어미와 닮아 내 아픔을 계속 찌르는구나. 그때 내가 아예 일을 하지 않았다면 네 어미를 살릴 수 있었을까? 그때 네가 조금만 더 놀아달라고 내민 손을 놓지 않았다면 네 어미를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죄책감에 짓눌려 나는 아직 네 얼굴을 볼 수가 없단다. 미안하다. 나의 딸.
최근에는 납치인지 휴가인지 모를 것의 진의를 알 수 없어 계속 신경쓰고 있다. 하지만 믿을만한 사람의 곁에 있으니까 찾지는 않는다. 그저 계속 신경쓰이는 것이 가끔 어린 아이의 얼굴을 떠올리게 되는 자신이 있어 계속 머릿속을 지우개로 지우고 있을 뿐.
>>217 외국과의 교류를 위해서는 수많은 노하우를 지닌 동인도회사와의 협업은 중요한 것이었고, 최근에는 젊은 나이에 고위 간부에 오른 이와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생겼다. 선량한 자이기에 이 이익으로 점철된 세상에 어울리지 않다는 인상을 받고 있었으며, 분위기를 풀기 위해 가족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을까. 하지만 언제나 장녀의 이야기는 하지 않거나 넌지시 암시만 전했다. 그래서 그가 장녀가 친구와 휴가를 갔다고 전보를 날렸을 때는 도리어 그것이 사실임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가 알아서 잘 돌봐주리라 생각하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도대체 딸의 진의가 무엇인지 그를 통해서라도 듣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이었다.
https://picrew.me/share?cd=S6G2sU2XCD (필요할 때 인간 모습을 취하며, 모자는 역장 모자 느낌)
"안녕하십니까 손님. 이쪽에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금문의 한 호텔. 그곳에서 데스크를 맡고 있는 평범한 지니로, 그 수많은 지니 중에서는 그래도 알라딘과 요술램프에 나온 지니에 가까운 친척이다. 이름은 아리즈(اريز). 그 뒤에 100개가 넘는 조상의 이름이 있지만 남들에게 말해봤자 시시할 뿐이고 아리즈라는 본인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선호한다. 악한 지니가 아니기에 평범하게 알라를 믿고 있는 이슬람교도지만, 신기하게도 수니파나 시아파가 아닌 오만에서 주류 교파로 정착되어 있는 이바디파라서 다른 종교를 믿고 있는 요괴든 이슬람을 믿고 있는 같은 신도든 묘하게 종교쪽 이야기에는 안맞는 방향을 보여준다. 본인 왈. 어차피 웬만하면 내가 양보하면 되는데 그런 이야기로 열낼 필요는 없다는 듯하다.
성격은 평소에 보여주는 면에서는 쿨하고 만사에 양보하는 태도를 보이는 신사. 남들과 말싸움한다던가 하는걸 싫어하고, 누군가가 뭔가 일을 시킨다면 어떤 불평 없이 일을 마치는 그런 성격을 지니고 있다. 갈등을 빚을 시간에 갈등을 빚을 요소를 없애는 것이야말로 효율적이라던가 뭐라던가. 뭔가 감정이 결여된 것은 아니고, 그냥 성격이 그런거라서 의외로 여자와 단둘이 있으면 부끄럼도 타고, 남자들끼리 있을 때는 편히 앉아서 이리저리 딴지거는 역할을 맡는 등 갭이 있는 편이다. 쿨한 성격은 수니파 지니와 시아파 지니에 치이고 치이다보니 신앙에 매달리는게 우스워서 생긴 성격이라고하니 본래 성격은 후자에 가까운 모양. 다만 손님이 있을 때는 사람 자체가 달라지는데, 아주 사교적이고 어떤 손님에게든 친절하고 상냥하게 안내하는 데스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이런 모습을 지적하면 일은 일이라고 대답하는 걸 볼 때, 역시 평범한 감정노동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외형은 지니라는 존재가 본래 투명한 존재로, 누군가 만날 때는 원하는 생명체로 변해서 나오기도 한다는 느낌으로, 처음 볼 때 놀라지 말라고 보통은 인간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데스크에 사슴이 있다던가, 거대한 뱀이 노려보고 있다던가하면 바로 데스크에서 짤릴테니까 어쩔 수 없는 듯. 인간의 모습은 답답하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이 일 말고는 무슨 청부업이라도 하면서 살아야하냐고 하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메뉴얼대로 하면 뭐든지 중간은 가는 곳이라서 그런 것이 사실 가장 크겠지만 말이다.
취미는 손님들 이름 외우기. 단골이든, 단 한 번만 찾아간 손님이든 아리즈는 모두 기억하고 손님을 호명하며 오랜만에 와주셔서 감사하다. 언제나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하면서 립 서비스를 하지 않을까. 원래는 적당히 금문 안에 있는 요괴를 외우는 정도였는데, 이 편이 업무에도 그렇고 본인 흥미에도 그렇고 꽤 좋을 거 같아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거에 감동받아서 다시 오는 손님도 있다는 걸 보면 효과는 좋은 듯.
일 자체는 평소에는 평범하게 하는 편이다. 자신도 그걸 알고 있으니까 그냥 짤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듯. 그래도 뭔가 '직접' 맡긴다면 최고조로 해결한다고 하는걸 보면 정말 지니가 맞구나하는 느낌이 들지도.
>>668 "내일 보자고. 아, 내일은 단체손님 예약 있으니까 조금 일찍 와줘."
일을 싫어하면서도 자기보다 업무를 굉장히 성실하게 잘하는 모습에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계속 하루마다 때려치겠다며 나가고는 다음 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오는 것을 보고 그런 아이구나싶어서 이제는 뭔가 자기보다 연하처럼 바라보고 있다. 이래저래 귀찮은 아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끝날 때면 수고했다는 말 정도는 해줄까. 데스크와 가사 담당 직원이다보니 소냐가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가끔 데스크에 일이 없을 때는 데스크 근처의 허드렛일 정도는 도와주기도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일에 재능이 있는데 부정하는 모습에서 조금 짠눈으로 바라볼지도. 그래도 가끔 행복해보이는 얼굴을 볼 때면 귀여운 소동물을 보는 느낌도 있어서 좋아한다. 편하게 말 붙일 수 있는 동료 중 하나이기도 하고.
https://picrew.me/share?cd=kGgletpBO0 INNSMOUTH 종합병원 시설물 이용 안내를 위한 기초 안내서
INNSMOUTH 종합병원은 현재 지극히 제한된 상태로 일부 시설물만을 제한된 상태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관리자 직원 여러분과 시설물 이용자 분들의 안전과 건강 그리고 무엇보다 즐겁고 건전한 생활을 위해 해당 안내서를 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본 안내서는 가장 기초적인 초판으로 추후 내용이 추가, 수정되고 덧대어질 수 있습니다. 당 안내서의 지정 사항을 무시하거나 위반 시의 모든 결과에 당 병원은 책임이 없음을 밝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당 안내서의 조항이 새어나가는 일이 없도록 해 주십시오. '그들'은 우리의 준비를..... 최대한 긍정적인 표현으로도 달가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본 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고, 즐겁고 안전하고 머리가 무사히 붙어 있는 시간을 보내세요! 1. 저희 병원은 소매에 레이스 달린 간호복을 입은 여성을 고용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녀는 저희 직원이 아닙니다. 될 수 있으면 그녀가 지나갈때까지 그녀를 무시하십시오. 1-1 만약 그녀가 당신에게 말을 걸었다면 간단한 인사와 일상 회화로 응하되 결코 업무 이야기만은 꺼내지 마십시오. 그녀는 '지겨운 일 이야기'를 무척 싫어합니다. 1-2 일상 회화라면 무엇이든 좋지만, 당신의 구체적인 거주지는 언급하지 마십시오. 저희는 무척 어렵게 그녀를 붙잡아 두고 있습니다. 1-3 대화를 마치고 즉시, 어떤 업무든 우선 미뤄두고 담당 신부님 혹은 수녀님께 달려가 정화 의식을 받으십시오. 그녀는 인간에게 유익한 존재가 아닙니다. 1-4 어리고 연약해 보이는 소녀가 당신의 동정심을 불러 일으켜 사적인 친근감을 갖게 하더라도, 방심하지 마십시오. 그녀는, 그것은 결코 어리지도 무해하지도 약하지도 당신을 정상적으로 아끼지도 않습니다. 1-5 그녀의 정확한 이름을 비롯한 여타 신상 정보를 알려고 하지 마십시오. 잊힌 것이 잊힌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1-6 마찬가지로 당신의 '업무용 이름'이 아닌 '진짜 이름'을 그녀에게 알려줬다면, 행운을 빕니다. 그녀는 나름의 방식으로 인간을 '귀여워'합니다. 1-7 저기, ㄴㅐ 목소리 들ㄹㅕ? 위의 시끄러운 내용은 전부 무시해! 이름이 뭐야
>>664와 같은 세계관 속, 씩씩하게 살아가는 한 17세 한국인 소녀 박연람(朴緣濫). 섬의 통용어인 영어로는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이다 보니, 보통 람(Ram)으로 불린다. 참고로 별명은 람세스(?) 이름의 뜻은 인연 연자에 넘칠 람자를 써서, 살아가며 모든 좋은 인연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그녀의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이다. 형제자매 하나 없는 외동딸로 태어나, 배를 타기에는 마냥 좋지만은 않은 가정 사정이었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가진 모든 재산을 털어서 그녀만 배에 태웠다. 누군가 우리 가족 중에서 살아야 한다면 자식인 네가 되어야 한다며, 다만 살아서 이 부모를 기억해주고, 오늘 이 날을 부모의 기일로 삼아 지켜주며,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서 새로 가족도 꾸리고 아이도 낳아서 번성하라는 게 부모님의 유언이었다. 그리고 람은 그 말을 새겨 들어 명심하였다. 반드시 씩씩하게, 보란 듯이 살아남아 주겠다고. ...아직 결혼 생각은 너무 먼 이야기긴 하지만.
다시 현재, 섬에 정착한 이후 그녀는 여전히 밝고 씩씩한 모습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선실에 있을 때부터 도울 수 있는 일에는 아낌 없이 나서고, 성격도 밝은 지라 꽤나 발이 넓고 부모님이 이름에 담아준 뜻대로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들어가며 살아가고 있다. 좋아하는 것은 역시 사람들,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면 부모님을 눈 앞에서 잃은 슬픔이 좀 가라앉는다고. 시끌벅적한 분위기도 좋아해 무엇이든 일단 축제 분위기를 만들고 보는 걸 좋아한다. 덕분에 이젠 그들의 달력에 별의 별 기념일들이 다 생겼다고. 처음 섬에 도착한 날부터 시작해 처음 집 다운 집을 하나 완성한 날, 처음 물고기를 10마리 이상 잡은 날, 처음 멧돼지를 사냥한 날, 처음 심은 씨앗에서 싹이 난 날부터 처음 이 섬 공식1호 커플이 생긴 날과 그들이 깨진 날(?) 등 각종 기념일을 만드느라 이젠 그녀도 다 기억을 못한다고... 아무튼 그래도 기억 나는 대로 일단 다 챙기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그들이 처음 배에 올라탄, 그녀의 부모님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기일만은 절대 잊지 않고 챙긴다.
항상 활달해 이곳저곳에서 나타나는 그녀가 유독 보이지 않는 날이 있다면, 다들 어렴풋이 그게 오늘이라는 걸 눈치챈다고. 그 날의 그녀를 살짝 엿본 누군가의 말에 따르면, 마치 일년간 쌓아온 슬픔과 그리움을 모두 쏟아내듯 방 안에 틀어박혀 부모님과 찍은 가족 사진을 보며 운다고. 그러다가도 다음 날이 오면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의 활발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최근에는 그래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어서인지, 이젠 울기보단 그냥 가족 사진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시간이 늘었다고 한다. 이제야 부모님이 진정으로 바랬던 씩씩한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그녀는 멋쩍게 웃으며 그렇게 대답한다.
차고 있는 귀걸이는 부모님으로부터 15세 생일 선물로 받은 것이다. 이제 남은 게 인화된 가족 사진과 함께 이 귀걸이 뿐이라 잘 때도 웬만해선 잘 빼놓지 않는다.
>>664 제레미, 졀ㄹ미, 절미, 인절미의 과정을 거쳐 현재는 인절미라고 부르고 있는 미국인 소년 동생(?). 처음에는 가족 중 홀로 살아남은 그녀와 달리 가족과 함께 살아남은 그녀를 보며 조금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친해지려고 처음엔 온갖 사탕과 함께 말을 걸다가 포기할 뻔했는데, 그 때쯤 마침 마음의 문을 열어주어서 드디어 출발선에 선 기분이라고. 가끔 그에게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달라붙거나 함께 노을지는 해변을 걸으며 섬의 전경을 구경한다. 어린 나이에, 얘도 참 마음 고생이 많다는 생각에 친해지고자 자신의 이야기를 이것저것 해주다 보니 아마 제레미는 그녀의 초등학교 시절 절친부터 담임 선생님의 성격까지 모두 알게 되었을 것(...)
>>667 알리나, 알, 계란의 과정을 거쳐 병아리(?)라고 부르고 있는 독일인 소녀 동생(??). 자신과 달리 먼저 떠난 가족에 대해, 좋은 곳에 이미 가 있을 것이라고 여기는 그녀를 보며 정말로 씩씩한 소녀라고 내심 감탄했다. 가족을 떠나보낸 감정을 정리할 때, 그녀를 보며 속으로 많은 도움을 얻었기도 하다. 그래, 우리 부모님도 분명 좋은 곳에서, 저 하늘 위에서 날 지켜주고 바라보고 계실거야, 라고. 위험한 곳을 열심히 탐험하는 그녀를 말리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때론 같이 모험하기도 한다. 음... 확실히 가끔은 너무 위험한 곳에 기어들어가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 그녀도 호기심이 동하는 장소를 알리나가 발견해내 주변 어른들의 동의를 받아 탐험한다고.
도시를 옮겨다니며 이야기를 얻고, 이를 신문으로 펴내어 한동안 도시 전체를 떠들썩하게 한 뒤에 더 재미있는 정보를 위해서라고 하면서 다른 도시로 옮겨 다시 신문사업을 하고 있는 특이한 소녀. 도시뿐만 아니라 시골에도, 한 나라의 수도까지도 가는, 어디든지 가는 소녀라고 할 수 있다. 그녀에 대한 목격담은 신기한 구석이 있는데, 소란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라는 말이 나왔더니 다음 날 멀쩡하게 신문팔이 소녀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이 있는가 하면, 하루 전에 피투성이로 와서 깜짝 놀랐더니 다음 날에 물어보니 그런 적 없다고 태평하게 대답하는 등 의문투성이인 점이 있는 편이다.
그녀에게는 빠른 발 이외에는 아무 특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침에 순간 보이면 신문을 다 돌리고 잠깐 뛰고 있는거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빠르기. 솔직히 신문에 적혀있는 것들도 속필하고 그것을 그대로-어디서 인쇄하는지는 몰라도-인쇄하느라 알아보기 쉽지는 않은 편으로, 그나마 정보 자체는 굉장히 신선하고, 최근에 일어난 일을 모두 알 수 있게끔 배치되어 있어서 그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는 꽤 비싸게 팔리기도 하는 모양.
신문 자체는 신문값을 내준 사람들과 적선이라면서 뒷골목 아이들에게도 몇 개 뿌려주는데, 완전 신선한 정보라고 하면서 돈을 다른 신문보다 좀 더 받으면서도 그 가치를 하기 때문에 그녀가 도시에 도착했다고 하면 접근하려는 이들이 많이 있는 편이다. 그럴 때마다 소녀는 며칠동안 이곳에 머물 것이고, 이곳에서 얼마나 신문을 쓸 것인지 말하고, 선불로 받아 배달하는 형식을 취하는 편. 후불이 아닌 이유는 후불로 해버리면 보기만 하고 돈을 안내려고 발악하는 파렴치한이 있어서 어쩔 수 없다는 듯.
성격 자체는 굉장히 쾌활하고 말이 많은 편이다. 정보를 알아내는 것도 이 남들과 굉장히 섞이기 좋은 성격을 이용해서 마구 모으는 느낌. 여기에 신문기자답게 교양도 풍부해서 고위층과도 알고 지내는 것을 즐긴다. 특히 고위층 부인들이 정보를 알아내기 좋아서 좋다나 뭐라나. 개인적인 이야기보다는 가십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해서 이야기하다보면 그쪽으로 화제가 쏠리는 느낌을 받을지도.
소녀는 오늘도, 바쁘게 돌아다니며 명성을 쌓는다.
- Chi va con lo zoppo impara a zoppicare. -
소녀의 이름은 '죽음의 자식, 알리체'. 절망교 소속으로, 거기에 더해 '토끼자리'의 화신이기도 하다. 그녀의 성격에 거짓은 없다. 다만 모든 것이 가식이라는 것이 다를 뿐이지. 그녀가 하는 말에도 그녀가 전하는 것에도 거짓은 없다. 그저 누군가가 자신의 말에 휘둘리는 것이 즐거울 뿐이지. 거짓을 다루는 것은 언론인으로서 해서는 안된다는 자각은 가지고 있다.
Where does a wise man hide a leaf? In the forest. But what does he do if there is no forest? He grows a forest to hide it in. 현자는 잎을 어디에 숨기는가? 숲에 숨긴다. 하지만 숲이 없으면 어떻게 하는가? 그는 그것을 숨길 숲을 키운다. - G. K. 체스터턴
그녀는 딱히 절망교 실험의 희생자는 아니다. 오히려 소녀는 절망교를 만든 이들과 깊숙이 연관되어 있었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건 소녀가 대를 잇는 이였기 때문이었다. 토끼는 절대 멸종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소녀 또한 죽어도 죽지 않는다. 그 뿐인 이야기다. 머리의 색과 패션 스타일은 계속 바뀌었지만, 토끼자리는 화신이 죽을 때마다 새로운 화신을 정했다. 그들의 수명은 굉장히 짧았다. 하지만 그들은 마치 같은 사람처럼 행동했다. 토끼자리가 그들에게 전대의 지식을 전해주었다. 전대가 쓴 글이 후대에게 기억을 전해주었다. 전대와 후대는 사실상 동일인물처럼 되었다. 토끼는 자기 자신과 동일한 존재를 원했기에 화신이 되는 순간, 외형을 자신이 기억하는 토끼자리의 화신으로 바꾸어버렸다. 그렇게 영생이 아님에도 영생처럼 보이는 존재가 탄생했으니, 첫 화신이 자신의 이름인 '알리체'를 남기고, 계속해서 죽는 본인의 처지를 비관한 어떤 '알리체'가 성을 '데 모르테'라고 자칭함으로써 알리체 데 모르테라는 사람이 탄생하게 되었다.
수명은 최소 하루, 가장 오래 산 경우는 10년까지 버틴 정도. 전대의 기억은 후대가 글로 계승하지만, 너무 옛날이 되면 후대가 직접 전대의 정리본을 자신의 글에 포함시키는 형식으로 기억을 이어가게 되었다. 원본도 물론 보관하지만, 웬만하면 여행중에는 정리본이 있어야만 의외의 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본들은 모두 오래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구한 오래된 저택에 보관되어 있는데, 용병을 구해서 지키게 하고 있으며 비밀공간에 숨겨두었기에 본인은 누가 훔칠 걱정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훔쳐지더라도 웬만하면 정리본에 모든게 들어있으니까 역사기록이 사라졌다는 아쉬움 정도만 남겠지만.
"나에게 다가오지 마...나는...나는...당신에게 보답해줄 수 없어...그러니까..."
뒤편의 성격은 언제 죽을지 모르기에 굉장히 불안하고, 이런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을 피하는 느낌에 가깝다. 뒤에 계승되는 자신이 있겠지만 그건 지금의 자신이 아니다. 자신이 아닌 자신에게 자신을 좋아해주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넘기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으며, 그렇기에 깊은 관계를 맺는걸 회피하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절망교에 꽤나 깊이 관여되어 있음에도 절망교 안에서의 인맥도 교주와 일부 간부를 제외하면 없다시피한 수준. 본인도 별자리의 화신들이 더 많이 내려온 지금은 절망교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 이미 비즈니스적인 관계로 전환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녀가 가진 능력은 지속되는 화신과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쌓인 지식, 뛰어난 시간감각, 그리고 속도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속도조차도 하루에 50번 정도 죽은 이후 지금과 같은 속도가 되었다는 걸 보면 사실상 이어진다는 점을 제외하면 무능력이라고도 볼 수 있다. 토끼자리는 애초에 오리온자리에 부속되어있는 것과 다름없는 별자리라서 힘이 그렇게 강하지 않기도 하고.
지금 소녀는 변하고 있는 정세를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다. 수없이 오랜 세월동안 행했던 실험의 성공 보고, 탈주한 두 사람, 선지자가 된 소년, 이쪽을 적대하고 있는 별자리들의 등장, 그 모든 것을 기록할 생각을 하니 최근의 '그녀들'은 함박웃음이 떠날 일이 없다. 소녀는 펜을 든다. 그리고 모든 것을 적는다.
>>206 인세에 너무 관심이 많았기에, 그녀 때문에라도 점점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절망교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시선을 돌릴 것이 필요했다. 약간의 시선만 있으면 되었다. 그렇게 되면 바로 두 번째 몸으로 벗어나 완전히 시선에서 멀어질 자신이 있었으니까. 그렇게 성공한 이후에는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을까. 현재에 와서는 자신도 다른 별자리들과 마찬가지로 최근에 온 사람처럼 행동하면 되니까 더더욱 관심이 없어졌다.
>>207 토끼자리는 황도의 13궁의 아이들의 활동이 끝나갈 무렵 몰래 화신을 심었다. 충동적인 행동이었고, 당연히 신들에게 들킬 수밖에 없을 안건이었다. 하지만 토끼자리는 존재감이 거의 없는 별자리였기에 거의 대부분 그 사실을 몰랐고, 이런 사실을 더 감추기 위해서 토끼자리가 선택한 것이 연막이었다. 그때부터 여론이라는 것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사실만을 보도했다. 독이 있다는 사실도, 그 축복에 독과 저주가 있다는 것도 모두 조금씩 사람들에게 풀었다. 당연히 여론은 끓었고, 그 상황에서도 신앙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다른 곳에 비슷한 이들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그들은 모였고, 그들을 모은 소녀는 당연하게 자신은 평범하게 에피오네와 라스 알하게의 축복을 받은 존재라는 듯 끼어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절망교 안에서 소녀는 자신이 하고 싶은걸 모두 할 수 있었다. 그들이 처음의 모습에서 점점 더 광기에 타락하는 모습을 보았음에도 자신의 삶만 영원하다면 되었다고 생각했다. 토끼자리는 토끼처럼 그저 아랫것들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지금도 뱀주인자리에게는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덕분에 이리 오랫동안 즐길걸 모두 즐기면서,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면서 지내고 있지 않은가. 신의 아이를 이용한 죄가 결코 가볍지 않음은 알고 있지만 오늘만 살고 있는 토끼자리에게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그저 위대한 레피아이시어하고 부르면서 장난스럽게 언제나 감사를 표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토끼자리의 뜻이 그런 것이고, 토끼자리에 희생된 수많은 아이들은, 속으로 뱀주인을 향해 자신을 구원해주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지만 말이다.
>>208 그 기록들에 관심을 보였지만 그뿐. 그 누구보다 법칙을 어기는 것을 즐기는 토끼자리로서는 그가 뒤편으로 물러난 것이야말로 나가는 것을 결의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209 그의 기록은 무너진 이상에 대한 철학에서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이미 자신이 내려왔을 때는 그 흔적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에 더 궁금해하고 있고, 현재는 드디어 자유를 찾은 몸으로 그 기록을 더 찾아헤매고 있다. 언론인으로 시작했다면, 그 진실조차 밝혀내어 그가 찾을 명예가 있다면 그 명예를 밝히기 위해, 그가 저지른 죄가 있다면, 더 이름을 검게 칠하기 위해서.
>>210 염소에 악마의 이미지를 덧씌운 사람들 중 하나였다. 그때는 자신도 그저 휩쓸렸을 뿐이지만. 자신도 왜곡에 한몫 거들어버렸으니 언젠가는 염소에 대해서 신원회복(?)을 시켜줘야할지 고민하고 있는 모양.
>>211 그 기록을 보면서 계속 죽고 죽지만 생을 바라는 자신과는 반대라는걸 알고 손을 뗐다. 잘못 손댔다가 뭔가 귀찮아지는건 사양이라서.
>>212 저 성읍에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도대체 뭘하고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다만 역시 염소자리처럼 귀찮은 일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으므로, 일단은 입맛만 다시는 것에 가깝다.
>>214 "원한다면 눈과 귀 정도는 빌려줄 수 있어? 어차피 억지로 나온거라서 수명도 짧고, 이 정도면 거래하기 좋지 않아?"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다. 처음 '알리체'부터 많은 수는 본래 외모를 되돌려 지옥으로 보냈기에 어떻게든 무마시킬 수 있었어도, 아무래도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계속 오는 것은 의심을 살 수밖에 없었고, 결국 토끼자리가 미처 떠나기도 전에 한 '알리체'가 명계에 끌려왔다. 이미 각오한 일이었기에 싱글벙글 웃으며 협상에 임했고, 결국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은근슬쩍 빼면서 정보를 이리저리 전달해주는 느낌이 되었다. 어차피 신의 기준으로는 정말 짧은 생만 살고 죽는 알리체였기 때문에 급무가 아니라면 웬만해서는 자연스럽게 죽은 뒤에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들을 수 없는 정보들을 전달했다. 그렇게 토끼자리는 최소한의 노출로 현대까지 사는데 성공했고, 최근에는 번룡이 생기면서 교류하는 것이 완전히 죽을 때로 고정되었다. 토끼자리는 오래 봐서 정이 들었지만, 화신은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자로 손꼽힌다. 그야 변덕스러운 처녀자리에게 잘못 걸리면, 화신으로 선택당해 괴로워한지 하루도 채 안되어 세상을 뜨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것 또한 기록에 그대로 남아있기에 대를 이어 공포가 각인되어 있다. 그래도 최근 대의 기록에서 점점 우리 토끼자리의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안심하는 '알리체'도 있을지도.
>>215 해결사와 같은 그 모습에 일반인을 가장하여 몇 번 도움을 받은 적이 단 한 번의 생에서 있다. 그 이후에는 들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부른 적이 없지만. 그때 받았던 조언들은 소녀에게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돌아다니는 신문도, 그에게 받은 조언이 영향을 끼쳤을까?
>>218 계속 인간으로 살아가는 별자리에 대해 조사했고, '노엘 레오니스'와 만난 적도 있었을까. 하지만 소녀는 자신은 평범하게 신화에 관심이 많은 소녀임을 어필했을 터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조우에 당황하여 마치 예전부터 '사자자리'를 알고 있었다는 듯한 말을 하나 내뱉어버렸고, 그 이후에는 그를 피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소녀는 언젠가 다시 그에게 접근할 것이고, 그때는 자신의 비밀을 밝힐지도 모른다. 이 세계의 발전을 만들어준 기술 중 하나인 연금술, 그 명문가의 시초이자 별자리의 아이. 그녀에게 있어서는 이 정도로 맛있어보이는 '정보'가 더 없기 때문에.
>>219 계속 돌아다니는 소식을 돌아다니며 듣기는 하지만, 딱히 큰 신경은 쓰지 않고 정보를 모으고 있다. 그녀에 대해서는 정보가 모두 상상 그대로인지라 재미없지만, 그래도 언론이라는건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존재가 아니니까 말이다.
>>220 폭군 그 자체라서 기록도 그렇게 취합했지만, 딱히 싫어하지는 않고 오히려 고마워하고 있다. 사교가 흥할 수 있었던 것은 질서가 무너져 혼돈이 잠시 도래한 것도 큰 영향을 끼쳤으니까. 덕분에 숲속에 더 깊이 숨을 수 있었으니 소녀에게 마누스는 영웅이오. 존경하는 대상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소녀가 대대로 남긴 기록에는 오히려 마누스를 칭송하고 찬양하는 내용이 많다. 무너진 나라였지만 후대에 모든 것을 남겼으니, 어찌 훌륭하지 않다 할 수 있겠냐면서.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챙길 수 있게 해주었으니 그런 점에서 좋아하는 것에 가깝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이 시대에 몇 없는 오닉스 왕의 신봉자로 보일 뿐이리라.
>>242 로맨티시스트라 기록을 수집하는 재미는 있지만 좀 바보같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그 이상으로는 딱히 다가가지는 않고 있다.
청량리 채팅방에는 평일 오후 일정 시간에만 가끔 접속하는 이이다. 정확하게는 3:05분 가량에서 4:30분까지만 그것도 드문드문 접속하는 타입이라고. 그 외에는 아주 이른 아침이나. 저녁 10시 이후에 간혹 접속하는 이다. 항상 피곤해 씁씁.. 이라는 말을 달고 다니는 중.
그는 현재 20대 후반이고, 청량리에서 파인 다이닝.. 원테이블(사실 테이블은 3개지만 원리상 원테이블이다)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무지막지한.. 일반적으론 보기조차 어려운 재료들을(알마스 캐비어라던가, 최고급 향신료라던가, 최고급 포도주라던가..) 취급하는 한편 품질에 굉장히 깐깐하기까지 하고, 한 달에 한 번 개별 채팅방을 열고 그 방 안에서만 한 달 중 이주일간의 예약자를 받고 가격을 미리 모두 내는 식의 악명높은 방식이기 때문에... 하지만 그만큼의 맛은 보장한다고. 이번 달의 식사 코스는 다 안내되며, 매달 어떤 부분이라도 바뀐다. 가장 쉽게 바뀌는 건 역시 국가(양식, 한식, 중식 등등)일까..?
예시. 이번 달의 코스 아페르티프와 아뮤즈 부쉬 앙트레 2종류 빵과 수프 푸아송(생선) 비앙드 2종류(고기=메인) 입가심 소르베 혹은 프로마쥬 선택. 데세르 4종류중 2종류 선택 (디제스티프 선택시 커피나 차 대신 디제스티프가 제공된다) 커피나 차와 함께하는 프티 푸르
그것이 슬쩍슬쩍 외부에도 알려지기는 했지만, 애초에 단골들의 소개로만 갈 수 있겠지.
그가 품고 있는 어떤 사랑이 일그러져있나.. 요리에 대해서? 아니면 타자에게 무언가를(그것이 상해라 할지라도) 주고 싶다는 것인가? 애초에 태생부터 명백히 비일상적인 존재였지 않았나. 어떤 예술가의 자녀인 것이라던가? 요정에게서 배운 마녀술이나 드루이드술에 가까운 것을 할 줄 안다거나? 사실 그건 별 건 아니고 생활능력이다. 뭘 바라는 건가... 불 뿜고 그런 건 무리다. 이봐요. 맛있게 맛있게라면 몰라도! 아니면 신선도를 유지하는 정도? 만연이야 생활에 톡톡하게 써먹지. 본인은 조리 관련이나(손목을 보호할 수 있다!) 일종의 포션 제조(그것도 치유 외에는 안됨)밖에는 안되는 모양.
식재료를 만연과 협력해서 얻는 편이라 그런 무지막지한 식재의 공급이 가능한 것이다. 사실 만연과는 어색하다. 뭔가.. 엄마라 불러야 하는데 현재 호적상으론 누나 혹은 여동생이라는 환장하는 거라. 호적상 여동생이라도 수용할 수 있는 한계는 누나까지인 듯하다.
그러고보니 이 레스토랑은 세 번의 큰 항쟁이 벌어졌을 때 세 번 박살났고, 그 박살낸 조직 세 개는 다 이 청량리에서 사라져버렸던가?
EggMoneyNa-우리 좋은 말로 할 때 내 가게 근처에서는 싸우지 말자 응? EggMoneyNa-어?(가게 박살난 걸 봄) EggMoneyNa-후... 샥샥샥(장검*1을 갈며)돼지xx 멱 따는 소리는 전기충격기 덕분에 못 듣고. 사람 멱 따는 소리도 법 때문에 못 듣지만. 팔다리 정도는 깽값 주고 받아가야지. 응? EggMoneyNa-괜찮음. 포션은 잔뜩 있으니 죽진 않을 거야. 그저 트라우마만 좀 생기겠지. 그챠?
https://picrew.me/image_maker/618172 뱃사람들 사이에는 그런 소문이 돈다. 어느 해역, 그 근방에서 불타는 듯한 붉은 머리의 여인을 잃은 인어가 분노해 오랜 세월 다시 태어나 돌아올 연인을 기다리며 근방에 접근하는 배란 배는 모조리 침몰시키고 있다고. 바다의 정령. 이름은 키르케. 깊은 심해 속에서 홀로 오래 전에 죽은 연인을 기다린다. 그녀의 연인은 인간이었고, 너무나도 연약하고 주어진 생이 짧아 젊은 나이에 그녀를 두고 죽었다. 잃은 연인을 되찾게 되면 이번에야말로 결코, 결코 놓아주지 않고 저 깊은 바다 밑에 영영 가둬둘 것이다. 긴긴 세월이 흐르며 짖궂은 바다 정령치고 온화했던 본래의 성정은 무뎌지고 오로지 맹목적인 연인에 대한 집착만이 남았으며, 이미 완전히 미쳐 연인을 제외한 인간은 모두 그녀를 죽이고도 감히 뻔뻔스레 생을 이어가는 생물로 생각해 증오하고 있기에 근처를 지나는 인간들의 선박을 유혹해 깊숙한 심해 속으로 끌어들여 침몰시키는 방식으로 연인의 흔적을 찾으며 다른 인간과 선박을 바다 속에서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있다. 몇백년 전 자신의 연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인간 여럿을 죽여 바다 속으로 흩뿌린 벌로 속한 해역에 묶여 움직일 수 없는 저주를 받았고, 날이 갈수록 그녀가 죽인 인간도 늘고 저주의 영향이 강해져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되고 있기에 더더욱 더 다급해져 근처를 지나는 선박, 인간 비슷한 것은 전부 끌어들이고 있다. 이로 인한 이상현상이 인간들 사이에서도 퍼지면서 근방 해역에 대한 각종 소문과 도시전설이 나돌고 있으며 뱃사람들과 그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미 기정사실 취급. 어지간해선 그 근방으로 배를 돌리지 않는 것이 일종의 미신 겸 규칙이 되었다.
이 세계에 처음 발을 딛은 우리의 신께서는, 무상하고 공허한 이 세계를 조금 더 재미있게 바꿔나가고자 다섯 날동안 열 가지 변수를 더했다. 여명에 축복을, 황혼에 재앙을,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다섯 날동안 하루에 하나의 축복과 하나의 재앙이 세계에 더해지자 세상에는 이변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신께서 세계에 열 가지 변수를 더한 뒤 만족하자, 신은 이 세계에 마지막으로 선물을 주기 위해 스스로 세계 전체에 녹아들어 마술이 되었다. -창세 신화의 첫 시작
다섯 황혼의 재앙은 세계를 밤으로 이끌고 간다. 재앙들은 세계에 새겨진 저주이며 그것들이 존재하는 한 세상은 멸망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간다. 그럼에도 세상의 멸망이 지금 당장 찾아오지 않는 것은 다섯 축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세계는 지나치게 잔혹하고 비정하다. 이 세계는 그렇기에 순례자들의 세계이다. 이 세계의 존재들은 자신이 행복하게 살아갈 곳을 찾는 대신 이 곳에서 죽는다면 행복할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 장소를 찾는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렇게 죽을 장소를 찾는데도 불구하고 세상은 발전해왔다. 마술사의 존재 때문이다. 마술사는 마술을 배워 사용하는 존재로, 그들의 존재로 인해 기이한 효과를 내는 기계장치나 인공적인 마술 생명체가 탄생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마술사와 유사한 이름이지만 다른 개념의 존재가 있다. 마법사이다. 그들은 다섯 축복과 재앙에 영향을 받아 드물게 태어나는 이변의 존재들이며, 태어나는 아이들 중 열 명 중 두 명에서 세 명 정도가 그런 체질을 가진다. 그들은 마술사와는 비슷한 영역에 있지만, 그럼에도 아예 다른 법칙을 갖고 살아가는 존재라 하여 마법魔法을 부리는 자들이라 불린다. 그들은 창세의 다섯 날에 맞춰, 다섯 유형으로 나뉘어진다.
첫 날에는 생명이 태어났다. 첫 여명도 첫 황혼도 생명에 그 의미가 있으니, 첫 황혼의 재앙은 사악한 괴물이었으며 악마들이었고, 또한 저주받은 요괴들이었다. 그것은 마물들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재앙에도 살아갈 수 있도록 강한 보호자를 내려주시니, 첫 여명의 축복이었다. 그들은 흔히 정령이라 불리웠으며, 인간보다 두 세배는 큰 동물의 형태를 하고 자신이 자리잡은 터전에 기적을 불러일으킨다. 그리하여 정령은 수호신처럼 모셔지며, 그를 위한 사원은 곳곳에 세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애석한 것은, 정령의 언어는 일반적인 생명의 언어와 달라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일까. 그러나 일명 '듣는 아이', 또는 '언령사'라고 불리는 존재들이 있다. 그들은 마법사의 한 유형에 속하며, 그들은 보통 사원에서 신관의 역을 맡아 정령의 말을 인간의 말로 번역해 뜻을 전하곤 한다. 그러나 귀가 트여있는 것으로 인한 주의점 또한 있는데, 말을 배우는 데 있어 인간의 언어보다 정령의 언어를 우선시해서 배울 경우 그들의 존재 자체가 '다른 영역'으로 옮겨가 점점 인간이 아닌 다른 것이 되어버린다. 그래, 예를 들자면 첫 황혼의 재앙과 비슷한 성질의 무언가가-
......어찌하였든, 세상은 찬란했다. 그러나 모두는 이것을 뭐라 하는 지 알고 있다. 회광반조回光返照, 그것이 지금의 상황을 부르는 말이다.
*방랑과 순례와 여행이라는 느낌의, 목가적인 다크 판타지입니다. 물론 정착하는 사람도 있고 나라 같은 개념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소규모의 마을 정도의 공동체 위주? *마법사는 돌연변이. 마술사는 따지자면 위저드나 메이지보다는 드루이드나 인챈터. 마법사이면서 마술사일 수도 있습니다. 체질과 기술의 차이. *필요한 설정은 맘대로 날조해서 덧붙여주세요.(사실 위에 저거밖에 짠 게 없다는 뜻임)
https://picrew.me/image_maker/73327
방랑 중인 여자. 이름은 로(Rho). 나이는 알 수 없으나, 갓 성인에서 성인 직전 정도로 보인다. ......몇 살이지? 그녀는 어째선지 몸은 늘 붕대투성이에, 눈동자 또한 그 빛이 조금 탁해서- 소위 말하는, 약간 맛이 간 것처럼 보인다. 언제나 머리 위에는 큰 빵모자를 덮어쓰고, 옷은 넉넉하고 품이 넓은 걸 꼭꼭 껴입고, 제법 자주 헤실거리는데 몸이 성할 날이 없다. 게다가 가끔, 해골과 보석, 나뭇가지, 혈액, 그리고 전체적으로 여우의 이미지가 섞인 형태의 악령으로 보이는 것이 그녀의 상처 등등에서 튀어나오곤 하는데...... 본인의 말에 따르면 정령이다. 그 정령은 그녀의 심장을 자신의 터전으로 삼고, 그녀의 혈액에 자신의 본질을 뒤섞은 채 그녀와 함께 살아간다고 하는데, 보통 그런 경우가... 있던가? 잘은 알 수 없지만 정령은 보통 그녀에게 씌인 듯한 형태로 존재하며, 가끔 그 기괴한 본체를 드러내며 로의 '부탁'을 들어준다. 부탁을 들어주는 방식 또한 평범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런 걸 곁에 두고 살아가는 지 상상조차 하기 싫어진다. 게다가 정령에게 자연스레 부탁을 할 수 있는 걸 보면 당연히 정령과 말이 통한다는 것이고, 본인 또한 자신이 언령사라고 말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랑 중이라는 것도 특이사항. 보통 언령사는 사원에 들어가서 신관이나 무녀 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던가? 그런데 그런 일반적인 경우를 생각해보면... 그녀는 상당히 별종이었다.
본인의 성격 자체는 조금 맛탱이가 간 것 같은 그 탁한 분홍색 눈동자나, 붕대투성이인 몸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다정하고 착하다. 제멋대로라거나, 다루기 힘들다거나 하는 특징은 전혀 없다. 어떤 일이 닥쳐도 운명인가보다 하고 순응하며, 사람을 만나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상냥하고 좋은 사람. 편견 같은 것도 전혀 없다. 그런 점이 오히려 특이하려나?
(*이하, 잔인한 요소가 존재합니다. 주의해주세요.) 원래의 그녀: https://picrew.me/share?cd=1SvNJpIyle 사실 처음 태어났을 적 부모에게 버려져 정령의 손에 조금씩 키워졌던 탓에 가장 처음 배운 언어가 정령의 언어였고- 결과적으로 그녀는 인간보다는 마물에 가까워져버렸다. 정령은 그런 어릴 적의 그녀를 데리고 근처 마을로 데려갔고, 아이는 인간의 언어를 배우며 점점 자라났다. 그럼에도 정령의 언어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한 이변은 계속될 예정이었으나, 다행히도 그녀는 언어에 소질이 있었다. 인간의 언어를 빠르게 습득한 탓에 신체적인 변이는 인간의 것이 아닌 귀가 돋아나는 것으로 그쳤다. 그것까지는 괜찮았지만...... 나이를 조금 먹고 나서, 청소년이 되고 나니 그런 것조차도 조금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다. 그녀는 자신을 인간의 곁으로 돌려놓은 정령을 찾아갔다. 그러곤 정중하게 '부탁'했다. 그 결과로 인간이 아닌 귀는 정령에 의해 뜯겨나가고, 아직 살아갈 곳을 정하지 못한 정령에게 자신의 심장을 내어주었다. 그렇게 그녀의 방랑-혹은 여행-이 시작되었다. 그녀의 목적은 친구 사귀기. 듣자하니, 저 어딘가에는 마술사들이 모여 사는 공중도시가 있다지. 바다에는 바다를 유랑하는 사람들이 있댔어. 저 산을 넘으면 다른 마을이 있댔지. ......만나보고 싶은 걸.
https://picrew.me/image_maker/592834 이마야 시립대학 경제학 조교 히가시가와 카오루(東川薫風) . 풍문으로는 아이비리그 유학파라고도 하고 도쿄의 대학을 다니다왔다고도 한다. 소문은 분분하지만 진짜 그의 과거를 아는 사람은 가족이 아닌 이상 얼마없다. 안다 하더라도 9년전 이마하마 중학교를 다니던 말 수 없고 서늘한 눈빛의 남학생을 마지막으로 본 동창들만이 그의 어린 시절을 띄엄띄엄 기억하는 정도. 그가 중학교 졸업 후 도쿄의 유명 고교를 들어갔다는 당시 교사의 증언이 이후 행방의 전부다.
강의시간 외로도 대학건물, 특히 담배를 피기 위해 골목과 맞닿은 으슥한 곳을 왔다갔다 하는 편이라 학생들과 안면을 많이 텄다. 매캐하고 씁쓸한 블랙데빌 의 향이 흐려져 단정하게 정리한 머리와 빳빳한 옷깃에 잔존하고 남자는 슬쩍 두 손가락을 들어올려 얇은 막대를 잡는 시늉을 하며 눈꼬리만 휘어접으며 미세하게, 하지만 앞의 상대는 충분히 알 수 있는 정도로 묘한 웃음을 지어 친근함과 비밀스러운 범죄의식에 가담한 듯 알 수 없는 연대감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그는 지나치게 모두와 거리감이 없어보였으며 인생을 장난같이 보는듯 멋대로 굴었다. 처음 만난 새내기들에게 다정한 미소 사이로 짓굳은 농지거리를 던지다가도 다른 이들에게 한마디 들으면 되려 지적하는 이에게 신경질적인 웃음과 함께 비꼬는 말을 시니컬하게 툭툭 내뱉는 등 대놓고 불쾌하게 군다. 장난스럽지만 거칠고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다루듯 성의없으며, 비뚜름한 입에는 신경을 긁어내리는 비판과 풍자 가끔은 자조어린 말이 낮지만 묘하게 히스테리컬한 톤으로 흘러나왔다. 종종 느물거리며 특유의 과장스러운 동작으로 지식인의 영락을 표현하며 반항적인 제스처를 취하지만 격한 빈정거림 끝에 나온 한마디는 "뭐, 그러던가. 하."
툭 던진 한마디와 짧은 냉소를 끝으로 남자는 말없이 서늘한 눈을 내리깔고 침묵속에서 담배연기만 날렸다. 다음날 조야하고 흐트러진 분위기 사이로 일견 쳐다본 날선 눈빛이 싸늘했다. 다시 눈을 뜨고 본 남자의 얼굴은 평소처럼 비뚜름한 웃음을 걸치고 고개를 살짝 까닥이며 넌지시 인사를 건내고 있었다.
평소 동료들에게 순조로히 협조하며 일에 몰두하다가도 탕비실에서 커피를 꺼내며 치는 심술궂은 대사등 선의와 악의를 구분하기 힘든 태도를 보인다. 이마하마에 조교로 부임한 이후로 그와 미묘한 관계에 있다는 여학생들에 대한 속삭임이 뒤에서 달 마다 이름이 바뀌며 퍼졌다. 히가시가와 카오루 또한 알면서도 부정하지 않아 학교 전체에 불이 옮겨붙었지만 실제로 그와 이름이 거론된 여학생들의 밀회를 누구도 본적이 없어 실체없는 말만 울려퍼질 뿐이였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직접 대놓고 물어본 동료들에게도 의뭉스러운 농만 던지다 There once was a girl from Nantucket. 으로 시작하는 불건전한 limerick 을 낄낄대는 어투로 능청스레 읊으며 마지막 단어의 첫 스펠링 f을 말하려다 보다못한 동료에게 입이 막히는 등의 난봉꾼 이미지를 공고하게 하는 일이 있었을 뿐이었다. 몇 시간 후, 그는 메마르게 자신의 사생활이 난잡한 건 사실이라 얘기하며 방에서 나갔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니, 역시 아니다. 현대의 법의학 기술로는 유체가 타더라도 부검으로 사인을 밝혀낼 수 있다. 화재의 원인도 알아낼 수 있다. 조금이라도 부자연스러운 점이 보이면 경찰이 물고 늘어질 것이다.' -미야베 미유키 저 솔로몬의 위증 中
히가시가와 카오루는 9년 전 이마하마 3학년 2반의 지금은 없는 누군가와 친분을 맺었다. 싸늘하고 오만한 분위기의 소년과 친한이들은 얼마없었고 그가 친구로 볼만큼의 호감을 가진 학생은 더더욱 없었기에 단 하나뿐인 친분이 그에게는 나름 소중했었다. 집안에 돌아가면 어린 여동생이 부모님이 싸운다며 조잡한 소음을 뒤로하고 성마르게 보고하는 일상이 지긋지긋했기에 아마 그 자신의 생각보다도 앏다면 얇은 학창시절의 우정에 매달렸다. 학업에 보태지는 못할망정 허구한날 술병을 들고와 소란을 일으키는 무능한 그들을 보자면 불길이 일어 가슴 한켠을 갉아먹는 것 같아 새벽에 몇 번이나 라이터를 쥐고 고민했다. 언제는 실제 일어난 범죄기록을 반복해서 읽으며 자신을 대입하여 상상해 보았다 거울을 보고 마주한 얼굴의 눈빛은 건너서 안될강 을 건넌듯 깊게 파여있었다. 지금 16살의 히가시가와 카호가 본 가정보다도 더 황폐한 곳에서 소년은 고민하다 망설이는 것을 끝없이 반복하였다. 그나마 위로가 되었던 친구마저도 2반의 저주로 죽고 그는 나중에 치열한 추적끝의 우연한 계기로 이 사실을 대강이나마 알아내었다. 이후 고교입시를 치르고 전액 장학금을 주는 도쿄의 학교로 말없이 가출하여 떠났다. 다 타버려 심지만 남은 소년의 뇌리에 끝없는 의문만이 잿불이 되어 함께했다. 그 불길을 잡기위해 끝없이 공부하고 운 좋게 후원을 받아 외국의 대학에 진학하여 경제학도지만 심리학부터 카오스 이론을 연구해 물리학까지 섭렵하는 등 남들이 보기에 미친짓을 자행했다. 사실 친구의 얼굴은 이미 고등학생 때 흐릿해져 기억나지도 않으며 이름마저 잊었다. 불타버린 언덕위에서 무언가를 붙잡듯 끝없이 도시를 증오할 뿐이었다. 그리하여 석사 과정 이후 이마하마로 교수의 허락을 받아 잠시 돌아왔다. 그는 이곳에 있는 시간이 못내 혐오스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647(아이하라 지로) 사회학과 교수님. 추리소설연구회의 일로 동료들에게 떠밀려 자문을 한다.
>>651(히가시가와 카호) 친동생이지만 사이가 매우 좋지 않아 남보다 못하다.
>>666(소노바시 레이지) 심리학부 삼 학년학생. 경제학 교양시간에 불려가 본 적이 있다.
검은 모래가 끝없이 이어지는 어느 광활한 사막에 외로이 사원이 세워져 있다. 사원은 달빛을 머금어 은은한 빛을 내는 모래암석으로 지어져 있다. 방랑자가 사원에 발을 디디면 쉽게 만날 수 있는 존재.
소녀는 전라다.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듯 하며 호기심이 많다. 일반적인 방랑자는 이런 작은 소녀가 왜 전라로 이런 인적 드문 곳에 있냐거나 부모님은 어디 계시냐는 등을 물어도 대화가 통하지 않는 듯하다. 어쨌든 소녀는 방문객을 굉장히 반긴다. 필요하다는 기색을 보이면 사원 안에서 묵을 곳과 먹을 것, 심지어 넓은 목욕탕도 내어준다.
소녀는 용의 모습을 한 정령이다. 사원이 세워진 인근은 예전에는 번성한 지역이었지만 신관이 타락하여 정령이 자리를 비운 사이 마물을 들였다. 돌아온 정령을 맞아준 것은 폐허였고 신관도 사라져 있었다. 정령은 영문을 모르는 채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nnn년째 신관과 마을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676 로를 처음에 보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정령과 인간이 함께 유랑이라니 드문 일이로고. 같은 정령이라서 그녀의 심장에 깃든 정령을 알아본 모양이다. 대화가 통하는 존재(언령사)를 오랜만에 만나 들떴다. 로가 죽을 장소를 찾고 있는 줄 알았다면 자기와 함께 지내다가 사원에서 죽지 않겠냐고 물어봤겠지만.. 그게 아니었다. 조금 맥이 빠졌다. 그래도 사원에서 잘 먹이고 잘 재워주었다. 다음날에는 용의 등에 태우고 사막을 빠져나가게 데려다 주었다.
그 여자는 평생 햇볕을 안 쬐본 것처럼 창백하리만큼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고, 곱게 풀린 붉은 머리카락은 물속에 잠겨 있으면 꿈꾸는 인어처럼 아름답고, 소년이 힘을 줘도 부러져 버릴 것 같은 가녀린 목을 드러내는 옷을 입고, 크고 선명한 금빛 눈을 빛내며 즐겁게 스테이크를 썰었지. 잇자국을 내고 싶어지는 쇄골 위로 물빛 큼직한 아쿠아마린 목걸이를 늘어뜨리고, 가늘고 흰 손가락과 우아한 손목과 머리카락 사이로 살짝 드러난 귀에 온갖 보석과 장신구를 매달아 여린 살이 머리카락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어. 무겁지 않느냐 물었더니 몹시 기분이 상했다는 듯 긴 속눈썹을 단 눈을 새초롬하게 내리며 그 사람을 심하게 조롱했는데, 어째 조롱을 받았는데도 기분이 나쁘지가 않더래. 그 여자가 기분나쁜 소리를 들었단 이유만으로 모든 장신구를 그 사람 앞에 내던지고 갔다는 게 그 이유겠지만. 거의 수백년 전 양식으로 만들어져서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유물적 가치도 넘쳐흐르는 장신구들을 다 버리고 가다니, 그 여자는 대체 어디서 그런 걸 얻은 걸까?
"바다 속에 가라앉은 건 바다의 정령의 것이야. "우린 서로 사랑하니까, 네 것도 내 걸로 해도 되지?" "너는 내 거야. 사랑해, 키르케."
불타는 듯한 붉은 머리의 여인, 파시파에는 반짝이는 것을 사랑했다. 하지만 반짝이기만 해서는 안되었다. 가치가 있어야 했다. 그녀는 금과 보석을 사랑했다. 만약 그녀가 제대로 된 죽음을 맞았다면 그녀는 죽기 직전 자신의 모든 보석을 삼켰을 것이다. 그만큼 그녀는 보석을 사랑했다. 그렇기에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가져다주는 키르케에게 사랑을 나눠줬다.
키르케를 만나고 연인이 된 것은 우연이었다. 하지만 뱃사람들의 소문, 키르케가 손댈 수 있는 근처 해역에 과거 수많은 상선을 약탈한 전설의 해적선이 침몰해 있다는 것을 듣고 파시파에는 욕망을 품었다. 온화한 키르케가 난감해하자 "원래 짓궂은 바다정령들은 침몰선을 건드리는 일도 드물지 않다며?", "바다 속에 가라앉은 건 바다의 정령의 것이야."라며 키르케를 설득했고, 결국 바닷속에 잠든 금은보화를 손에 쥘 수 있었다. 그 일을 계기로 욕망에 미친 파시파에는 키르케를 살살 구슬려 모든 걸 얻고자 했다. 그것이 파멸의 시작이었다.
결국 파시파에는 키르케의 위세를 빌려 해역을 지나는 배에 실려 있던 성물을 빼앗았고, 성물을 잡는 순간 온몸에 저주의 불꽃이 붙어 갑판 위에서 키르케를 내려다보며 뼈 한 줌 남기지 않고 불타 죽었다.
>>675 "키르케." "나는 영원히 죽지 않아." "바다 속에 가라앉은 건 바다의 정령의 것." "너의 것이 되기 위해 다시 바다로 돌아올게." "알았지? ...모두 가라앉히는 거야." '내가 널 사랑할 수 있게 해.'
가령고 2학년 2반의 자칭 투명인간. 누구와도 크게 의미있는 대화를 하지 않는, 무기력하게 늘어진 존재감 흐릿한 남학생 한 명이 모두가 핑크빛을 날리는 교실 구석에 자리한다. 처음부터 그가 홀로 동 떨어져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말을 걸어도 별 흥미를 보이지 않고 구색만 맞추어 대꾸를 하는 급우에게 더 관심을 기울일만한 괴짜는 없었으니까. 자연스럽게 이리 되었다.
그는 그저 모든 것이 귀찮았다. 눈에 띄기 싫었고 크게 타인을 신경써가며 서투름을 드러내 더 어색한 상황을 만드는건 더더욱 꺼려졌다. 음침한 내면을 누군가에게 보이기도 싫었고 이상한 녀석이라는 수근거림은 이만하면 족했다. 혼자 제 세상을 지키며 둥둥 떠다니는 기름같은 존재로 겉도는 것이 훨 편하여 맨 뒷자리의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앉아 못나지도 그렇다고 크게 잘나지도 않는 성적을 고수하며 투명인간같이 지냈다. 평범하고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로 있다 졸업하고 싶었다.집이나 도서관 구석에서 즐기는 비밀스러운 취미는 판타지 소설 독서와 천문학 도서를 읽다 샛길로 빠져 알게 된 점성학 등 오컬트 카페 눈팅 .
>>250 얘가 다가오기 전까지는 제법 평범하고 그저 그런 일상이였다. 왜 나 같은 놈에게 관심을 보이는 건데. 내가 누군가랑 맺어진다는 가능성 같은 게 존재할 리가 없으니 헛수고일 뿐이다. 이 정도로 대충 대꾸를 했으면 관심이 없다는 사실은 충분히 전해졌을텐데. 나 너 관심없고 다른 애들한테는 더 관심없어. 귀찮고 성가셔. 연애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아 자꾸 다가오면 기대를 하게 돼. 지금도 사실 떠올리고 싶지 않아도 네가 가끔 신경쓰여서, 애써 지키던 평형이 깨질까봐 거슬려.
모두를 하나로 통일해서 더 개성이 피어나는 이 시대에, 개성 추구따위 관심 없어 보이는 소년이 있다. 성씨는 남궁(南宮). 현실과 조금 다른 이 나라에선 정말 희귀해서 개명한 성씨로 오해받지만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성이다. 반의 모두가 각자 개성있는 별명을 지었으니 나 하나쯤은 올해의 이름으로 불려도 되지 않을까, 하고 매년 올해의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하지만 현실은 그냥 남궁이라고 불린다.
취미는 주변 분위기에 녹아들기. 주변이 바뀌면 적당히 바뀐다. 활발한 아이들 사이에 있으면 적당히 분위기를 띄우고 조용한 아이들 사이에 있으면 존재감이 없어진다. 하지만 본성은 귀찮음 잘 타는 게으른 녀석. 이런 재미없는 녀석이지만, 한 사람이 똑같은 이름으로 여러 명을 불러도 누굴 부른 건지 알아맞히는 신기한 재주가 있다. 형과 함께 걷다가 누가 "남궁아~!"라고 부르면 "형, 부르잖아." 하고 형의 옆구리를 툭 칠 만큼. 초능력 같아 보이지만 몰컴하다가 창밖에서 들리는 주차 소리만 듣고도 부모님이 돌아왔단 걸 깨달을 수 있는 인간의 능력에 끝은 없다. 그저 뛰어난 눈치와 감의 산물. 그래서 무개성인데도 답지 않게 특기는 남의 개성 찾기.
채팅방엔 꽤 오래 있었다. 정말 평범한 말투를 사용한다. 닉네임은 올해의 이름. 온갖 닉네임이 넘치는 채팅방에서 혼자 무개성이라는 건 결국 또 다른 개성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을까. 참고로 개명투표는 남궁에 찍는다. 이유는 이름이 남궁남궁이면 재밌을 거 같아서.
>>665 무개성 그 자체인 나랑 이 녀석이 어떻게 친구가 되었을까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일단은 친구. 새학기에 스파이시의 강렬한 첫인상에 얻어맞고 저 녀석 뭐냐고 생각했던 것밖에 기억나지 않았다. 스파이시 XX라는 별명은 중2병같으니까 좀 바꾸라는 말을 할지 말지 고민한지 n개월. 지금은 본인이 좋다면야... 하고 넘어가는 중. 절대 귀찮은 것 맞다. 작곡이 취미인 그 친구는 아니지만, 가사와 음악이 있다면야 노래 정돈 불러줄 수 있다. 채팅방의 >>665는 얘 혹시 스파이신가? 하고 정말 지나가듯 생각했었다. 이후 스파이시가 핸드폰으로 채팅하다 실시간으로 정지먹는 걸 봐서 진짜 얘였어? 하고 충격먹었다. 고유의 이름 같은 건 관심없는 태도인 (올해의 이름)은 채팅방에서 >>665와 많이 부딪쳤을지도 모른다.
밤의 교회에서 볼 수 있는 그녀는 깨끗한 피부와 청초한 수도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얼핏 평범한 사람인 것 같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눈이 꿰매여져 있단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보통 기도를 드리거나 교회 안을 천천히 누비고 있다. 교회가 지저분하면 빗자루를 쓸어 청소도 한다. 해가 떨어지면 묵언을 하는데 그녀는 밤에만 나타나기에 말하는 모습을 아무도 본 적이 없다. 요제파 목사를 잘 따라서 밤에 열리는 행사 등이 있다면 보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녀를 자매님으로 불러주는 요제파 목사는 그녀를 다룰 줄 알기 때문이다. 밤의 교회에 들어간 민간인이 그녀를 만나서 살아남는 방법은 낮이 되도록 옆에서 밤새 함께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찬송가릉 밤새 부르거나 고해성사를 해도 괜찮다. 어쨌든 교회의 수도자로서 그녀를 대한다면 (그리고 다른 마녀들에게서 무사히 살아남는다면)안전하다. 그러나 바늘자국이 선명한 눈꺼풀을 지적하거나, 이 밤의 교회에 정상적인 수도녀가 있을 리 없다고 말하거나(썩 그럴듯한 소리다), 정체가 수상하다고 생각하며 뚫어져라 보고 있으면.....투둑, 투둑, 눈을 꿰맨 실밥이 뜯어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뒤이어 번뜩이는 마귀의 눈과 끝까지 찢어진 입에 가득한 날카로운 이빨을 보게 되고 이 광경을 마지막으로 생을 마치게 될 것이다. 최근에 들어온 마녀들은 그녀를 같은 마녀로 알기도 하지만.... 오래 전에 죽은 마녀의 유흔에 가깝다. 그래도 성격은 마녀와 비슷한지 장난을 좋아한다. 말을 하지 않는 만큼 다른 마녀들보다 적극적으로 장난을 치지는 않지만, 상냥한 수도녀인 듯 민간인을 이상한 곳으로 안내하기도 한다.
>>639 그녀가 치는 장난을 좋아한다. 장난을 치고있을때 어느새 뒤에서 나타나 평소같은 부드러운 미소를 품고 서 있다. (사실 구경하는 중이다) 교회와 종교를 조롱한다면..... 음? 입가가 조금 시무룩해진 것 같다... ...기분 탓일까?
소년이 아직 어린아이던 시절 어머니는 코앞에서 개가 사납게 으르렁거리는데도 제 자식이 눈 하나 꿈쩍이지 않는 장면을 보았다고 했다. 나쁜 징조였다. 선천적으로 감정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아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감정이 극히 미미했다. 울지도 웃지도 않았고, 좋거나 싫지도 않았다. 어머니는 타인의 어지러운 감정들 사이에 섞일 미래를 우려해 아들에게 가나다를 가르치듯 감정을 가르쳤다. 이건 웃는 표정이야. 이건 슬픈 표정이야. 알겠지? 그러나 본디 약하게 갖고 태어난 것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되기까지 이리저리 전학다녔다. 전학의 원인이 된 학교폭력에서는 주로 피해자였다. 가해자를 향한 원망도 슬픔도 없었다. 초자연해 보이는 소년의 바로 그 점을 다른 아이들은 싫어했다. 부모의 뜻에 따라 학기 초에는 흉내라도 내 보았지만 갈수록 귀찮고 불편해서 그만둔 지 오래다.
감정을 가장 극적이고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면 표정이었다. 적어도 어머니의 교육에 의하면 말이다. 사람들의 [표정]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탐구해왔다. 비록 어머니가 표정을 읽는 훈련을 시키며 의도했던 표정 흉내내기에는 젬병이었으나, 타인의 감정을 표정으로부터 읽어내는 능력은 전문가 수준에 도달했다. 눈썹의 휘는 정도. 입가 근육의 팽팽함. 눈가의 미세한 떨림. 동공의 크기.. 설령 똑같이 웃고 있다 해도 슬퍼서 짓는 웃음과 기뻐서 나오는 웃음 혹은 이면에 있어서는 안 되는 감정을 품고 내보이는 웃음은 천지차이와 같이 보였다. 표정을 읽을 수 있게 되고 나서 처음으로 수많은 희로애락을 마주보았다. 그러던 소년에게 어느 순간 작은 불씨가 생겼다. 그것은 어떤 열정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이것과 비교할 다른 감정도 부를 이름도 알지 못하는 소년은 그저 무엇이 자신을 이끄는지도 모른 채 그저 번져가는 불길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어쩌면 흥미라고도 할 수 있었을까. 혹은 호기심? 애정? 탐욕? 남에게는 있고 자신에게는 없는 것에 품은 동경? 그것이 무엇이든 가리키는 방향은 같았다.
소년은 감정을 소유하고자 했다. 그러나 자신에게 없었기에, 타인의 감정을 훔쳐 오래도록 보관하기로 했다. 소년의 방은 벽지의 본래 색이 보이지 않도록 사진이 빽빽했다. 사면과 천장, 심지어 바닥까지. 기숙사에 오고부터 그런 방식으로 방을 꾸미면 남들이 보고서 소름끼쳐했기에 육면을 도배할 수 없었지만 할 수만 있었더라면 능히 그렇게 했을 것이다. 사진의 대다수는 동영상의 캡쳐된 장면이었는데 표정이, 그리고 그 뒤의 감정이 생동감있게 보이기만 한다면 매체를 가리지 않았다. 보물 1호라 할 수 있는 외장하드에는 자신의 기준에 따라 감정을 라벨링해서 동영상을 분류해두었다. 그 중에서도 소년이 가장 좋아하는 감정은 - 어쨌든, 동영상 촬영하기를 광적으로 좋아한다. 피사체가 늘 사람의 얼굴인 게 기묘하지만 그 정도의 촬영은 다행히도, 사회에서 건전한 취미로 통하는 영역이었다. 사진을 찍어주길 부탁받거나 학교행사에서 촬영기사를 맡으며 소소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무심코 지나가는 학생의 흥미로운 표정에 초점을 맞춰버리게 되지만 가끔씩 저지르는 그런 실수를 빼면 결과물은 나쁘지 않았다. 공부는 학생의 일이라니까 했다. 정서변화에 시달리는 다른 학생들 사이에서 홀로 역동하지 않아도 되었으니 이것이 면학을 도왔는지 모른다. 졸업여행은 다들 가니까 갔다. 가서도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서 시간의 흐름만을 느꼈지만 말이다. 다음날 루프가 시작되고도 소년은 수동적으로 졸업여행에 참여했다. 이대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전날 촬영한 동영상들이 모두 지워져 있어서 더이상 표정을 수집할 수 없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말이다.
>>418 감정 그 자체는 다른 사람과 비슷하지만 속도가 유별나다. 418의 단숨에 치고 올라오는 분노를 가지고 싶다. 경험상 화내는 모습을 찍어대면 상대방이 싫어해서 끝이 안 좋다. 그래도 목의 핏대가 빠르게 오르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자극해 화내게 만들기도 한다. 418이 화내기 시작하면 초롱초롱한 눈으로 보고 있다가 멱살을 잡히고서야 사과한다. 418이 영상을 찍을 캠코더나 핸드폰을 부술 것 같지만 않았어도 이 장면을 깨끗한 고화질로 소장했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가까이서 화내는 418을 찍은 영상은 아직 없다. 418이 정말로 뭘 훔쳐서 루프하고 있다면 빨리 제자리에 돌려놨으면 좋겠다. 루프가 끝나지 않으면 더이상 수집을 못하니까..5회차 이후로는 418이 무리를 이탈해서 마주치지 않았다.
>>420 접점이 많지 않다. 420과 친분을 쌓으려고 말을 거는 다른 학생들을 보았는데 420의 표정을 보면 그런 노력은 일절 열매를 맺지 못할 게 뻔해보였다. 그래서 자신도 괜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죽은 학생이 있다는건 들었지만 4회차 전까지 420과 관련이 있다는 건 몰랐다. 정말 420이 죽여서 그런 거라면 책임을 져 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에 책임을 어떻게 지게 한단 말인가.. ....혹시 420가 죽으면 루프가 끝날까?
>>421 고루 친한 421이기에 사이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얼굴이 가려져서 표정이 잘 보이지 않는 점은.. 뭐든 다 좋다는 듯이 고분고분하지만 머리카락 사이에서 문득문득 읽히는 표정은, 반대되는 감정을 말해주는 백지 퍼즐 같다. 잠깐 보였다가도 사라지기 때문에 벌떡 일어나서 앞머리를 걷어올리고 그 아래 있는 것을 보고싶은 마음을 눌렀다. 422와의 관계는 모르지만, 421의 주장을 들었더라면 초점없는 멍한 눈을 둥그렇게 하고 전혀 다른 것을 말해왔을 것이다. 사랑해? 조연수를?? 하지만 내 눈에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422 성적표가 나오는 날을 좋아했다. 종이를 받아들면 단번에 구겨지거나 화색이 도는 표정, 표정, 표정들. 모든 학생들에게서 읽히는 것이지만 422는 그 중에서도 유독 강렬한 감정을 갖고 있었다. 성적이 발표되는 날이면 저절로 눈이 그를 향했다. 루프가 시작되고 421을 불러낸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422의 표정에서 새로운 것이 읽히기 시작했다. 어떻게 갈수록 재미있어지지, 넌? 캠코더를 들고 가서 물었다. 너를 찍고 싶은데 찍게 해 주겠느냐고. 수락했으면.. 화장실까지 따라다니고 싶어하는 촬영꾼이 되었을 것 같다. 매번 성실하게 메모리카드를 갈아끼우지만 루프때문에 영상은 남지 않는다. 그래도 혹시 남을지 모르니까.. 그리고 화면을 통해 보면 또 다르니까... 거절했으면 억지로 찍지는 않는다...적어도 루프 안에서 갖는 윤리의식이 얼마나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지 알게 되기 전까지는?
>>425 갈등하는 학생들 사이에 낀 425가 말하는 내용이 설령 슬프거나 안타깝다는 색을 띠었을지라도, 왜 즐거워하고 있지? 항상 옅게 엿보이는 감정은 락.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는 학생들과는 별개로 일관된 부분에 관심이 갔다. 425가 감정과 표정을 엇갈리게 하고 있으면 사람 뚫어낼 것 같은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425의 감정이 담긴 영상은 상대적으로 수집하기가 쉬웠기 때문에 교실 안에서의 일상적인 일들을 영상에 담는 듯이 촬영해놓고 돌려보고 있다. 루프가 시작되기 전에 수집해둬서 다행이다.
>>437 보통은 정신적으로 내몰릴 상황에서도 아무렇지 않다. 오히려 좋아 보이지 않나. 단번에 괜찮은 '척'이 아니라는 걸 알아봤다. 이 녀석은 다르네- 같은 인식을 갖고 있었다. 8회차에서 437에게 불러내졌다. 경험상 맞으려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말 괴롭히려는 거라면 그럴 때 437은 무슨 표정을 지어줄까가 궁금해서 나갔다. 그랬다가.....
의식이 흐려져가는 와중에서 437에게서 읽힌 감정은 소년이 예상한 어떤 것도 아니었고 이런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보여지리라고 기대되는 종류도 아니었다. 그저 순수했고 그걸 본 것만으로도 나온 가치가 있었지만, 자신을 옥죄어오는 강대하고 선명한 감정이 있었다. 생전 처음이었다. 부르는 이름은 모른다. 누군가는 같은 것을 공포라 부르겠지만 소년이 알 리 없었다. 9회차를 알리는 아침에 깨어나 제 머리를 쥐어뜯었다. 숨이 멎기 전 느꼈던 마지막을 속속들이 기억하려 애쓰며. 그러나 기억은 급속도로 풍화되어가고 자신이 가진 영상들을 아무리 보아도 그때에 지었을 자신의 표정을 상상할 수 없다. 충격에 컴퓨터를 놓치고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일어나서 437을 어렵사리 찾아갔다. 편의점에서 구한 무기식칼 를 서투르게 쥐고서 복수와 원망 대신 다른 것을 말했다. 알고 싶어 견딜 수 없다. 숨이 끊어지던 자신의 표정에 대하여, 그 때에 도대체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지었느냐고. 437이 자신을 죽인 이유는 모른다. 이유가 어쨌든 다시 한 번 그것을 느낄 수 있다면 느껴보고 싶은데, 아아. 그보다 영상이 남으면 좋겠지만. 찍어준다고 해도 나는 영영 볼 수 없을 테고... 뭣보다 혼자 보고 치사하잖아? 너도 보여주지 않을래....? 날의 끝으로 437을 향했다. 평소의 의욕없는 목소리였지만 그 끝에는 열망이 매달려 있었다.
아주 오래전, 이제는 잊혀진 초고대의 문명 중에는 현 인류의 기술과 맞먹는, 혹은 그보다 더 뛰어난 문명을 자랑했던 한 제국이 있었다. 너무나도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했던 그들은 자신들의 수명을 크게 늘려 아직까지도 현 세대의 인류가 도달하지 못하는 수명을 가지고 살았으며, 노화까지 이겨내어 이제는 하늘에 직접 닿아 신만이 아는 죽음을 이겨내는 방법까지 구하고자 높디 높은 탑을 쌓았다.
자, 이 탑을 높이 쌓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모이게 하고 흩어짐을 면하자. 그리고 하늘에 우리의 이름을 걸자.
그러나 그런 그들을 지켜본 신이 그 오만함에 분노해 손을 내려 그들이 쌓고 있는 탑을 무너뜨렸고,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땅에서 떼어 바다 속 깊은 곳에 가라앉혔다. 깊이, 더 깊이... 그렇게 바다의 바닥조차 그들의 위에 있게 될 때까지. 시간이 흘러 그들은 더 이상 기억되지 못하였고, 단지 그들이 쌓고자 했던 탑은 바벨탑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그들의 이름은 아틀란티스라는 이름 등으로 전설로만 남아 지상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그들은 지구의 내부에 존재하는 자, 지구의 안에서 자신들만의 하늘과 땅을 새로 가꾸어 살아가고 있는 위대한 고대의 제국의 생존자들. 신의 분노를 산 그들이 받은 피해가 어찌나 큰지 이천여년에 걸쳐서 그들은 간신히 자신들만의 세상을 개척하고 문명과 기술력들을 복구해냈으며 지금은 이제 다양한 군대를 양성해 지상의 인간들을 무릎꿇리고 다시 진짜 햇빛을 보게 될 날만을 기다리며 이를 갈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를 클리포트라고 부르는 자들이며, 신이 자신들을 이 땅덩어리 껍질에 가두었듯 지상의 사람들을 반대로 하늘로부터 덮어버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를 위해 10개의 클리파들을 세워 지상에 영향을 끼치고자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으며, 그들을 이끄는 예체르 하라(Yetzer hara)의 뜻을 따른다.
여섯 번째 클리파인 타기리온에 속한 군주 벨페고르.
사람은 일생 동안에 고통 속에서 살아가며, 죽어서는 땅에 묻힌다. 그렇게 땅에 묻힌 넋들은 쌓이고 쌓여, 결국 그 반대편인 클리포트의 땅으로까지 건너온다. 타기리온은 그렇게 건너온 넋들을 모아 그 영혼과 영혼에 쌓인 고통을 추출해내 양식 삼아 살아가는 자들이다. 일반적인 음식물만으로는 그들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그들은 더 많은 지상인들의 고통과 영혼을 원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그 영혼에 새겨진 고통의 비명소리를 음악으로 삼고, 영혼까지 고문하여 더더욱 고통을 뽑아내며 끝내는 영혼을 양식처럼 먹는다. 타기리온은 지상인들의 고통만이 자신들을 구원해줄 것이라고 믿는 자들이다.
그들의 군주인 벨페고르 역시 잔인하기 짝이 없는 자다. 지상인들의 끔찍한 웃음소리는 그를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나게 하며, 지상인들의 아름다운 비명소리는 그를 잠에 들게 하는 자장가다. 그의 저택의 곳곳에는 짓밟히고 있는 영혼들이 천지이며, 끝내는 비명지를 힘조차 잃어버린 영혼은 그의 특별식이 된다.
태어날 때부터 온통 새하얗던 그는, 입조차 열지 않으면 그저 하얀 석고상으로 오인받기도 한다. 핏기 하나 없는 하얀 피부, 하얀 눈동자와 하얀 머리카락에 역시 눈처럼 하얀 의복까지 갖춘 그 모습은 지상인들의 분노와 가증함, 그리고 공포를 담아 하얀 악마라는 이명으로 불리우게 되었다. 그는 지상인들이 붙여준 이러한 감정이 담긴 이명을 꽤 좋아해, 다른 군주들 앞에서도 스스로를 하얀 악마 벨페고르라 소개한다.
그는 지상에서 태어난 자로, 예체르 하라와 함께 몇 안되는 지상의 찬란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자이자 지하에 파묻히게 된 어둠의 시절에 클리포트들을 이끌어 문명을 재건해 그 공로를 인정받아 군주로 추대되었다. 어린 시절의 그는 진짜 하늘을 좋아해 하늘에 닿기를 꿈꾸는 소년이었으나, 신에게 버림받아 땅 속에 파묻히게 되며 신에 대한 증오를 품고 본래의 이름을 버리고 악마의 이름을 덧씌웠다. 그리고 그 본래의 이름은 그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자들에게서도 잊혀진지 오래다. 그에게는 오직 다시 한 번 그 찬란한 하늘을 눈에 담고, 그곳에 오르겠다는 목표만이 남았을 뿐이다.
아홉 번째 클리파 주인 릴리스. 가말리엘은 태초에 그저 행복한 여인이었다. 훌륭한 학자요 좋은 친구요 영리한 언니이자 다정한 아내였으니 무엇 하나 빠지는 것 없이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 바벨이 무너지던 날조차 그녀의 행복에 대한 확신은 무너지지 않았다. 곁에 사랑하는 그녀의 남편이 있어주기만 한다면 어떤 불행도 뚫고 다시 일어날 수 있으리라 그리 믿었다. 그러나 천재적인 학자였던 그녀조차 예상치 못했던 일은 있었다. 그녀의 남편의 야욕과 야망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배신했고 그 댓가로 야훼에게 최초의 인류의 조상이 될 기회를 얻었다. 지하로 처박혀 낙원을 잃고 명예을 잃은 날 그녀는 맹세했다. 그녀를 배반한 아담을, 더 나아가 그의 후손을 언젠가 저 지상에서 모조리 절멸시키리라. 그들이 그토록 주창하는 사랑을 가장 모독적인 방식으로 망쳐 그들 앞에 내보이리라. 그렇게 외설적인 자 릴리스가 새로이 탄생했다. 여전히 가말리엘일 적의 아름다운 모습과 다정한 언동으로 산 자들을 기만하며. >>686 같은 방향성과 다른 목표를 지닌 동료. 그녀에게 하늘은, 야훼는 어찌 되어도 좋다. 그녀의 목적은 지상 그 자체에 있는 것. 아담의 자손들을 단 하나도 남기지 않고 핏물로 덮는 것. 그녀에게도 그의 능력이 필요하고 일단 방향성이 같으니 기꺼이 가말리엘 시절의 학자로서의 지식을 활용해 그를 돕고 있다. https://picrew.me/image_maker/521639
https://picrew.me/image_maker/455830/complete?cd=PcqayLmGel 아홉 번째 클리파 소속 그레모리. 릴리스의 보좌이자 누이. 레벤나는 금지된 시간과 생사에 대해 연구하던 학자였다. 왜 신께서는 우리가 시간에 얽매이고 생과 사로 갈리게 두시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모두가 말렸음에도 끊기지 않는 학구열로 금기된 연구를 계속했고 끝내 바벨을 쌓는데에 동참하기에 이르렀다. 그녀를 움직이는 것은 의문, 끝없는 의심과 호기심이다. 의학과 시간 계열의 마술에 관해 능통하며 타인의 감정을 움직이는 금지된 술법에도 손을 댔었다. 정작 본인은 감정이 무디고 표현도 적은데다 타인과의 교류를 꺼리고 연구실에 처박혀있는 편이었다. 끝끝내 감히 신을 의심해 금지된 연구에서 손을 떼지 않던 그녀는 바벨이 무너지던 날 언니와 함께 지하로 떨어져 살아남아야 했다. 그날이 레벤나가 그레모리로 다시 거듭난 날이었다. 다만 지하에서 지상에선 도덕을 이유로 가로막힐 연구를 거침없이 계속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그닥 남아있지 않은 지상에 대한 미련을 놓고 연구에 열중하고 있다. 무뚝뚝하지만 인간 소환자에게도 제법 다정하고 정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과 달리 윤리 의식, 특히 연구에 관한 윤리 의식은 완전히 바닥. 현 인류는 물론 힘이 허락하는 선에서 같은 타기리온까지 잡아와 그녀 자신의 실험을 계속한다.
>>686 당신도 '그'를 의심했기에 이곳까지 떨어진거죠. 그렇지만 여기야말로 신으로부터 자유로운 끊임없이 의심하고 탐구할 수 있는 진정한 낙원 아닌가요? 나의 언니는 아담의 배신으로 그와 손을 잡은 야훼를 미워하죠. 하지만 당신은 그렇지 않잖아요. 그렇다면 당신의 아담은 누구인가요? 역시 당신을 저버린 저 하늘 위의 야훼? .....실례였다면 미안해요. 언니 빼고 다른 이랑 대화한지 너무 오래 지났거든요.
>>687 언니이자 모시는 주군. 아무래도 자매 간엔 익숙한 옛 이름으로 호칭하는 편이다. 훌륭한 학자로 존경하고 있었고 이 지하까지 함께 떨어졌지만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판이하게 다르다. 일단 언니의 분노의 이유를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지상을 뒤엎는데도 협조하고 있지만 딱히 아담의 후손들에게 악감정은 없다. 그저 더 완벽한 탐구를 위해 그들이 필요할 뿐.
지성을 가진 종족들이라면 그 탐구심은 세계의 근원과 관련된 모든 곳으로 뻗어나가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들이 속한 세상의 법칙을 규명해내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였고, 불완전하게나마 답에 근접해가는 중에 있었다. 그 과정에서 마법과 과학의 개념이 정립되었고,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틀을 갖춘 마법과 과학은 각자의 응용 분야와 함께 마도공학이라는 분야를 만들어내며 각종 연구와 이에 따른 새로운 지식들을 쏟아내었다.
그리고 그 연구성과들로부터 만들어진 것들은 그들의 문명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현재에 이르러, 현대와 유사한- 혹은 어떤 부분에는 현대 과학기술만으로는 불가능한것도 가능하게 만드는 - 형태의 기술들이 존재하는 세상이 되었다.
다만, 마법과 과학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둘 중 어느 한 쪽만 존재하는 세상보다 조금 더 많은 현상들을 주무를 수 있게 되었고, 날이 갈수록 초월적인 힘을 다루게 되기 시작하며 이에 인류 역시 이 세상에 속해있는 존재임을 망각하기 시작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이것이 후에 각종 '개념'을 인간을 닮은 틀에 가두고, 더 나아가 그 '개념'을 이 세계에서 쫓아낸다는 사건으로, 그리고 그 다음은 세계의 멸망으로 이어지고야 만다.
현 시점으로는 아직 멸망 이전, 그리고 '개념'을 인간의 형상에 가두는 프로젝트 계획 초기. 누군가는 마법과 과학이 만들어낸 힘에 취해있고, 누군가는 세상의 멸망을 직감하며, 누군가는 아직 아무것도 모를...그러한 세상이다.
...그 중, 마도공학 기술의 최첨단을 달리는 어느 연구소 소속 인물. 어릴적부터 천재적인 두뇌로 마도공학에 남다른 소질을 보이면서 아직 20대 초반이라는 젊은 나이임에도 현재와 같은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세간에서는 '마도공학 기술을 몇 세기, 혹은 그 이상 앞당긴 인물' 이라고 하나...문제점이 하나. 성격이 굉장히 나쁘다는 점일까. 괴팍하다면 괴팍하고, 동시에 얼핏 보기에는 상당히 거만해 보인다. 각종 연구성과에 대해 "그도 그럴게, 저는 천재니 말이죠." 같은 소리를 함에도 정말 불세출의 천재가 맞는데다, 그를 뛰어넘을만한 이가 현재 없기에 반박할 수 없다는 것이 미묘한 포인트(...).
게다가 말도 꽤 거칠다. 주로 "목 위에 달고 다니는 것은 장식입니까?" "지능 문제는 여기서 어떻게 고칠 수도 없는데, 유감스럽군요." 풍의 말들을 서슴없이 한다. 남발하지는 않지만, 또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그 말들을 굳이 참지는 않는 느낌.
여담이지만, 그 성격탓인지 직급도....프로젝트를 마음대로 주도하고 추진할 정도의 직급은 되나 그 이상은 주어지지 않은 모양.
당연하게도 '개념을 인간형 틀에 가두는'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참여할 것을 제의받았지만, 그는 그 참여 제안서를 슥 훑고서는 던져버렸다.
그는 단순히 오만에 찌든 천재라기에는 또 본인의 능력이나 상황에 대한 판단이 정확하고, 냉정한 인물이었다. 천재라 불릴지라도 결국 하나의 인간이기에 가지는 모든 한계, 넘어서는 안 될 선을 그는 인지하고 있다. 어쩌면, 인류가 그 선을 넘었을 때 돌아올 것은 자만의 대가, 즉 멸망 뿐이라는 사실을 오히려 천재이기에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는 그 제안을 거절했다. 저 프로젝트는 개념을 물리적 존재에 묶는 부분까지만 나와있지만, 그 다음이 어떨지는 뻔하지 않은가.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간 자멸 프로젝트다.
하지만 그 정도는 상대측에서도 이미 예상한 부분일 것이다. 그는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아도 될 정도의 인물. 제안서에 적혀있던 내용은 현재의 기술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계획들이었으며, 다만 그가 합류했다면 조금 더 빠르고 완벽한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이다 - 하는 정도겠지.
그렇기에 그는 세계에 대해 일찌감치 포기한 상태. 멸망이 오기 전에 연구소 일 때려치고 즐겁게 놀고 먹기나 할까? 같은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역시 그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연구 뿐이었기에 연구소 일을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전보다 조금 더 냉소적으로 변한 면이 없잖아 있다.
1. 각자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던 인물들을 일시적으로 끌어와 만들어진다. 목표가 달성되면 원래의 부서로 돌아가게 된다. 2. 프로젝트 관리자(책임자)가 있다. 그 외 구성원 간에는 평등한 입장을 취한다. 3. 세계를 창조하는 마법사와 다른 작업을 전담하는 마법사는 하는 일이 구분되어 있다.
(※ 위의 설정은 안되면 무시해주세요!)
---
마도공학이 발달한 세계의 연구소 소속 마법사.
30대 초반에 두각을 나타내어 [개념을 인간의 틀에 가두는 프로젝트]의 일원이 되었다. 같은 부서의 689가 거절한 관계로 끈질기게 권유받아 그를 대체하듯이 들어갔다고. 프로젝트가 불러올 결과에 대해서는 신중하자는 입장이지만 다수의 압력에 휩쓸려.. 그냥 주어진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가 맡은 일은 재앙들을 들어갈 세계를 창조하는 일. 그 중 쓰나미-바다와 관련된 재앙이 지낼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다른 마법사가 담당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그다지 잘 모른다. 현재 완성된 지역은 없고 계획하는 정도의 단계이지만, 세계를 만드는 마법사들 중 사이에 재미삼아 이스터에그 만들기가 유행하고 있다. 그가 계획하고 있는 이스터에그는, 자신이 맡은 지역에서 특정한 행동을 하면 땅이 솟아올라 전망대가 만들어지는 것. 일정 시간이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거지만 계획 단계라 나중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입이 험하지만 성격까지 험하지는 않은지 뭘 물어보면 쉽게 대답해준다. 그런데 이상하게 불행이 그를 따라다니는 듯하다. 다같이 차를 마셔도 그의 찻잔에만 벌레가 빠져있거나.. 그러면 그는 익숙하다는 듯이 벌레를 흘끗 내려다보고는 그대로 찻잔을 입술에 가져다 대ㄴ(동료: 당장 그 잔 내려놔요!!!) ......아무튼 그의 동료로 지내다 보면 저런 장면들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너무 오래 같이 다니면 불행이 전염된다는 말이 있고 전염당했다는 사람도 있다. 그게 진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인간됨이 나쁘지는 않아서 동료는 있다. 존경한다는 후배도 연구소 안에 제법 있는 모양이다. 시간이 지나면 운 나쁘게 괴상한 구설수에 휘말려 대부분 등을 돌리게 된다고는 하나 지금은 그 전의 시점이다. 유별난 점이라면 프로젝트 계획 회의 때마다 토끼를 재앙에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어릴때 동화책을 잘못 읽어서 토끼를 무서워한다. 물론 회의에서 동화책 얘기는 꺼내지 않고 토끼의 번식력이나 개체수로 인한 자연파괴 자료를 내놓지만 말이다. 터무니없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매번 진지하게 주장하다 보니 재앙에 토끼도 포함하자는 쪽으로 여론이 기우는 중이다. 풀네임은 아이웰 아모타리츠 알락슈애노스트피스티핀. 쓰잘데기없이 긴 성은 과거에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길이를 늘리던 시절의 성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통은 성을 약식으로 줄여 쓰거나 생략하기도 한다. 무채색계열의 옷을 선호하며 머리 아래로 맨살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추위를 타는 것 같다.
>>689 같은 부서의 상사. 젊은 천재라고 귀가 닳도록 들었다. 거만한 태도에는 내가 적응하면 되겠거니 해서 고쳐달라는 요구는 하지 않았다. 직급이 본인보다 높기도 하고... 딱 한번, 타 부서에서 불만을 갖고 찾아온 사람이 실컷 농락당하고 쫓겨나듯 떠난 뒤에 공중에 띄워놓은 자료를 넘겨보며 " 689씨 아무리 천재라도 사람을 무시하면 보통은 싫어합니다.... " 하고 말한걸 빼면 말이다. 남의 기분을 생각해달라는 의도였지만, 689가 지금까지 그걸 몰라서 사람을 모독해왔던 건 아니겠지.... 지금은 프로젝트에 차출되어서 예전만큼 자주 보진 못하지만 만나면 인사는 한다. 낌새를 보아 예전보다 성격이 약간 더 나빠진 것 같다. 689가 프로젝트를 거절한 데는 여느 때처럼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여행을 소재로 한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의 홍일점 고정멤버. 다른 멤버들에게 누나만 믿으라고 큰소리 떵떵 치지만 어처구니없는 실수만 반복해서 No나, 유(치원)졸(업)누나 등의 별명이 있다. No나 쪽이 메이저. 본인은 전부 각본이라며 바보설을 부정하고 있다. 태권도 유단자라서 신체능력은 좋고 가끔 다른 남자 멤버보다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Picrewの「五百式立ち絵メーカー」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a2eYtwl3dP #Picrew #五百式立ち絵メーカー 눈, 장갑, 머리띠 등의 가공이 들어감.
가아그셰블라의 군주이자 아마도 아디셰스로 불리는 자일지어다. 그러나 지상에서는 아스타로트라는 이름으로 혼동되기도 할까. 애초에 나간 적도 없으니 혼동된다 해도 아무 상관 없지만.
하늘로부터 덮어버리겠다는 그런 쪽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의 주 관심사는 태만함에.. 가까운 편이다. 물론 그들이 결정한 것에 군말은 없다. 지상을 향하자는 것에도 그러던가요. 도울게요. 정도의 말 뿐이다. 물론 말이랑 행동이 틀리진 않다. 지금도 똑같은 외양일 것이다.
가아그셰블라는 마치 미래의 도시인 것 같을까. 그들은 무감동한 자들이다. 그들은 그들의 포식이나 여러 행위에 아무런 것을 느낄 수 없다. 그렇기에 기계적이며, 참으로 평화로워만 보이는 이들이겠던가? 그러나 그 무감동은 겉의 껍데기이니. 속은 넘실거리던가 사실 폭탄이란 뜻이다. 건드리거나 건드려지면 아주 망하는 거야.(농담반진담반 취소선 드립)
쌓이고 쌓여 넘어온 넋이나 어쩌다 끌려들어온 인간이 어쩌다 이 곳에 온다면 신경쓰지 않음에 그들과 반대되는 것처럼 자비로움이라고 안도할지도 모르나, 그들은 허기를 외면하지 않는 자들이며, 떠나가려는 이들을 방해하는 자일지어니. 짧은 착각을 좋아하거라. 그렇기에 2천여년에 걸친 재건 중 다른 10개의 클리파들 중에선 분란이 적어보였던 걸까? 하지만 아디셰스는 그 긴 시간동안 멈춰있었다. 마치 영원과도 같이.
그러나 그는 웬만해서는 잠들 수 없으니. 다만... 특정한 날에는 잠들 수는 있으나.. 그것을 쓸데없이 깨운다면 그림자에 먹혀버릴지도? 일종의 흡수일지도.
*불행 주의 그 잠들지 못함과 멈춤은 어째서였을까. 그의 다른 형제들은 교만함을 속죄한다며 신께 향하며 맹세했던 대로 처음으로 맞이한 너를 희생양으로 삼아 저주한 것이었을까. 어린 너에게 죄를 쏟아붓고 한쪽 눈을 뽑고 희생양이 되어서 끝나기 전까지는 쉬지 못하리라 저주하며 쫓아냈겠지. 일종의 신께 바치는 인신공양이었나? 아니.. 사실 맹약이 문제였을 것이다. 너는 지상의 모든 태만함과, 교만함과, 슬픔과, 식탐과, 인색함과, 분노함과, 여러 따르는 죄에 대한 값을 치르리라.. 라고 한 것으로 너는 영문도 모른 채 모르는 장소에 버림받았다. 그러나 황야를 헤매며 죽어야 할 것이 죽지 못하고 제국에 흘러들었던가? 제국에서 도움받고 지내다가 바벨탑이라 불릴 탑의 건설에 동경하는 순간. 끝은 찾아왔다. 그리고 너는 신을 마주보았고, 황야에서 죽어서 바쳐져야 할 게 죽지 않았기에 저주받았고, 제대로 바쳐질 때에야 죽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제국에서도 친인들과 같이 지냈다가 친인들이 어쩌다 온 재앙에 죽어버린 것으로 왜곡해 기억하고 있겠지. 그걸 아는 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있었다 해도 대부분 재앙으로 죽었을 테니까.
수천년의 시간동안 잠들 수도 없는 자가 뭘 하겠나. 과학과 학문과 지혜를 발전시킬 뿐이겠지. 클리포트의 문명의 재건에 배우고 나서 꽤 많이 참여했으며 발전의 정도로만 따지면 그의 가아그셰블라가 세 손가락 내에 꼽힐 것이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이라고 믿고 있을지도 모른다.
본명은 제국에 들어오기 전부터 본인도 잘 기억 못한다. 다만.. '안'이라고 불렸던 건 기억하고 있을까?
>>686(벨페고르) 밖으로 나가는 것에는 찬성도 반대도 없이 멍해있었다. 나가기 싫냐. 라면 그건 또 아니긴 하지만. 예전의 그를 잘 알지는 못한다. 나이차가 나는 편이니만큼. 다만 하늘에 오르겠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까. 아디셰스는 그렇구나. 라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하얘서 석고상 같아. 엄청 컸는데. 라는 생각일까. 하지만 깨닫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무감동 밑의 것이 지상을 원할지도.
>>687(릴리스) 언니언니거리면서 따르는 느낌에 가깝다. 학자로써 많은 것을 배움받고 응용하는 것으로 도움을 주고받았다고 생각한다. 지상으로 나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알 수 없다. 지하도 살만하다는 농담은 당연하지만 본인만 생각하는 것이니 하지 않고 그냥 그런갑다. 라 생각할까? 아담의 후손을 다 핏물로 만들겠다는 언니의 꿈은 아마 응원하는 것이다. 깨닫는다면 어쩌면 제 친인의 후손도 아담의 후손이랑 통혼했을 테니까 비슷한 말이겠지요? 라고 말할지도.
>>688(그레모리) 그레모리 언니. 릴리스 언니의 여동생이라고 들었다. 시간에 대해 연구한다거나 그런 학자같음에 와.. 하고 감탄했다고. 별개로 연구 대상으로써의 아디셰스는 무척 탐나는 것일지도. 연구에 협조를 잘 하지는 않지만서도. 눈빛이 어쩐지...? 깨닫는다면 그들의 눈빛과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생각하려나.
세번째 클리파는 클리포트들의 모든 의학과 생명공학을 담당하는 클리파다. 저주받아 지하로 끌어내려지기 전부터 그들은 의사 집단으로 이름 있었으며, 지하인이 되어버린 현재도 과거의 의학을 회복시킨 후 이젠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현재 클리포트들이 길게는 수천년까지 젊은 모습으로 생존할 수 있는 것에는 그들의 공헌이 매우 컸다고 볼 수 있다.
그녀는 세번째 클리파의 군주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보좌관 중 한 명이자 지금은 다양한 다른 클리파들을 돌아다니며 그들을 의술적으로 돕고 있다. 최근에 머무르고 있는 클리파는 타기리온. 지상인들의 영혼과 그 고통을 먹으며 살아가는 클리파다 보니, 그 찢혀지고 고통받는 영혼들의 생명력이 쉬이 닳지 않게 하는 일이 의료행위의 일종인 동시에 육체가 아닌 영혼을 치료한다는 그 짜릿함에 계속 머무르고 있다고.
무뚝뚝해보이는 인상이지만, 자신이 치료할 대상이 눈 앞에 있다면 그녀의 표정은 환하게 빛이 난다. 그리고 그 대상이 지상인들이라면, 더더욱. 부숴진 영혼 조각까지 꿰맬 수 있는 그녀의 신묘한 의술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으며 한 때는 지상에서도 이름 있는 의사였기에 오랜 시간 쌓아온 의학적 지식들은, 때로는 그 반대의 일에 대해서도 빛을 발한다. 예를 들면 사람이나 영혼을 죽이지 않고 최대한 오래 살려두며, 동시에 극한의 고통을 주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녀를 따라올 자가 없다. 때로는 지상인들과 클리포트들의 육체를 뒤섞거나 붙여보는 기행에도 망설임이 없기 때문에, 그녀의 실력은 인정하되 꺼리는 클리포트들은 적지 않으며 지하로 넘어온 지상인들에게 있어서 타기리온들만큼이나 악명이 자자하다.
그녀의 이름은 아나테마(Anathema), 저주받은 가증한 것이다.
과거사 스포일러. 고대 여성 의사로 유명했던 앤썸(Anthem), 애칭은 앤. 역시 유명 의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의술을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의술을 익혔다. 그녀의 아버지는 고대 클리포트들의 수명을 크게 늘리는 것에 일조한 의사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끝내는 그런 위대한 아버지도, 죽음을 이기지 못하였다. 아버지의 장례 이후, 그녀는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왜 신은 인간에게 죽음을 허락했는가? 죄와 죽음이 없던 시대에 하와를 유혹한 뱀이 문제였더라면, 애초에 그녀가 그런 유혹에 넘어가지 않게 하였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죄와 죽음을 인세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어야 했던 게 아닌가?
영원한 생명을 줄 수 있음에도, 우리를 사망의 그늘 아래 머무르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단지 죄가 들어온 타락한 세상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죽어 마땅한 존재라는 건가? 나는 인정하지 못한다.
결국 그녀는 신을 찬양하기를 그만두고, 자신의 이름을 아나테마라 고쳐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부터 그녀는 인류의 기술로 죽음을 이겨내겠노라 다짐하였다.
>>686 (벨페고르) 현재 그녀가 머무르는 타기리온의 군주. 살아온 햇수는 비슷하거나 그녀가 아주 조금 더 많을 지도 모른다. 뭐 이젠 그런 걸 신경 쓸 나이는 지났지만. 고통을 에너지처럼 사용하는 그와 타기리온의 모습을 보며, 어쩌면 그녀도 죽음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 이러한 비물질적 에너지로부터 비롯되는 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그 개인에 대한 평가로는, 새하얘서 가끔 낙서(?)하고 싶어지는 놈.
>>687 (릴리스) 지식을 탐구하는 학자. 분야는 다르지만 자신과 크게 다를 건 없다고 생각한다. 타기리온에 머무르기 전에 릴리스의 클리파에 머무른 적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누가 크게 다칠 일이 없는 분위기라(...) 아나테마 입장에서는 조금 따분하게 느껴졌다고. 그녀의 남편에 대해서는, 서로 죽음을 이겨내려 했던 방법이 달랐지만 아무튼 걔는 틀렸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죽는 걸 방관한 존재에게 매달리는 것보다는 우리들끼리 이겨내는 방법을 찾는 게 더 낫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688 (그레모리) 릴리스의 보좌관, 역시 타기리온에 머무르기 전에 릴리스와 함께 지냈던 적이 있다. 학자들 중에도 과연 의학을 연구하는 자가 있구나 라고 생각해 자신의 클리파에도 들러보지 않겠냐고 제안한 적이 있다. ...영 연구실 죽돌이, 아니 죽순이?라 제대로 들었고 거기서 나올 생각이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따분한 9i에서 그나마 좀 말이 통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