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 그리고 네 캐들 너무 일관적임. 사람이 항상 일관적일순 없잖아. 매번 기분에 따라서 같은 상황에도 달라질수도 있고 한거지. 귀찮: ??내캐 입체적인데. 친구: 입체적으로 일관적임. 귀찮: 뭔소리지 친구: 그런게 있어 귀찮: 아니 그 주인공1도 기분 좋아서 원래 사람한테 오지랖 안부리다가 주인공2 도와줬는데. 기분에 따라서 다르잖아 친구: 근데 그 변덕에도 원리가 있잖아 귀찮: 있...나...?
나는 그런 부분도 생각해보곤 함. 결국 계획이라는 건 '얼마나 포기할 것이냐' 에 관한 거라고. 희생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계획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음. 계획이 없는 사람이라는 건 근본적으로 그 무엇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뜻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 물론 창작물 속 인물 한정으로 말이지.
그럼 이런 건 어떰? 두뇌싸움 하다가 어떤 계기로 기억을 잃거나 머리가 살짝 나빠졌다거나 해서 두뇌싸움을 못하게 되어서 육탄전을 선호하게 된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탐정이면 탐문 열심히 하고 방 안에서 머리 굴리면 다 해결할 수 있었는데 교통사고 이후로는 머리가 안 돌아가서 직접 발로 뛰어서 눈으로 증거물 보고 온갖 위험을 몸으로 돌파해야 하는 캐릭터가 되는거지 원래는 지붕에서 지붕으로 뛰어넘어갈 때에도 계산 먼저 정확히 하고 뛰었는데 지금은 에잇 @발!! 외치고 그냥 뛰는 애 되어버린거임
이야 이거 어떠냐?? 제가 맞춤 캐릭터 하나 짜드렸어요 논리적이면서도 돌진파이면서도 계획과 충동이 공존하는 진짜 혼돈이다
아니 나는 추리 해도 될 것 같애. 그런 탐정이라면 유능했던 과거의 자신을 무조건 그리워하고 되돌아가려고 교통사고 다시 당하려고 할 수도 있을걸? 자기 멍청함을 참을 수 있겠냐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주변 사람들이 지금이 더 호쾌하고 인간적이라서 기억 못 찾게 가짜 정보를 준다고 하면 어때? 아무튼 온 소설 속 세상이 그의 기억되찾기를 방해하는 거 은근히 '과거는 잊어버려, 현재를 살라고' 하는 제스쳐가 있는거임
약간 이런 느낌으로 나는 생각했었음 피해자 탐문하러 갔는데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습격해서 자기가 온몸으로 막아주고는 집에 돌아오면서 조수나 친구한테 "이러면 용병이나 보디가드지 무슨 탐정이야?!" 하고 성질부리지만 친구가 온화하게 웃으며 "그래서 계획은 있고?" 하면 "... 아니..." 하는 주인공...
어떤 인물이 대화하다가 언성을 높이게 된거임. 진짜 급 술이 땡겨서 마시려고 술병을 집어들었는데 앞에 앉아있던 사람이 싸우자는 걸로 착각해서 덤비는 바람에 둘 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갑자기 몸싸움 되버리는... 그런 장면은 상상이 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그냥 이해라는 게 필요가 없어요
근데 의외로 난 정신적 가치에 대해서 관대한 편임. 가지고싶다? 가져야지 뭐... 나만해도 용돈 모아서 별 실용적이지 않은 만년필 사잖아? 근데 이제 그걸 가졌을때의 만족도가 잃는 금액에 비해 큼 or 그걸 갖지 못했을때의 불만족도가 보존되는 금액보다 큼 이런 경우에만 사야한다 느낌이라 그런거지. 사고 후회한다고 해도 그 후회가 안샀을때의 후회보다 작다면 후회의 총량을 따져봤을때 사는게 이득이고. 그래서 캐릭터들도 정신적 가치를 계산했을때 비록 물질적으로는 비효율적이라도 그편이 복합적으로 이득이라면 그렇게 행동하게ㅎ... 아 이게 나같다는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