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가 아니메 같다는 이유가 뭐냐면... 인물들은 만나서 사랑받을 운명으로 정해져 있음. 근데 그건 너무 쉽기도 하고... 너무 막연한 상상이잖아. 좋은 이야기꾼이란 현실에 있을 법한 관계를 그려내는 거 아니었나?
심각해서 좋다는 <메이드 인 어비스>도 보면 리코는 레그가 찾으러 올라오고 있었고, 파프타도 자기를 이미 알고있는 가브룬을 저절로 만났고, 나나치도 미티한테 선택받았음. 현실에는 그런 게 없는데 허무맹랑한 관계를 엮어서 모험이니 뭐니 해도 말이야... 딱히 모험이랄 게 없잖아.
서로 똑 닮은 애들이 저절로 만나서 짜여진대로 움직이는 게 재미있나? 하나도 안 닮은 애들이 만나서 닮아가는 쪽이 재미있는 거 아니었나? 흠... 이상하단 말이지.
이게 사랑받는다는 게 극중에서 주인공으로서 관심을 받고 사건의 중심이 된다는 거임. <보석의 나라> 주인공인 포스는 팔다리 잘리고 고통받는데요? 라고 말해도 똑같단 말이지... 어느날 금강이 주워서 깎아서 교육시켜놓고 보석들이랑 같이 살게 해줬잖아. 이게 관계가 저절로 형성됐다는 거야.
<모모>의 모모도 기기도 베포도 저절로 친구가 된 건 아니었음. 친구가 되고 나서도 항상 친구였던 것도 아님.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그런 거여야 하지 않나? 뭐 언제는 사람을 보려면 드라마 보라더니, 오타쿠들 보는 아니메랑 별반 다를 바 없는 걸 보면서 지들끼리 유행어 은어 만들어 쓰고...
오타쿠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언제 처음 들었냐면... 그 오타쿠 모임(당연히 온라인)에 공부 꽤 한다는 애가 있었음. 전교권 들고, 상식도 있고, 아는 것도 많았음. 같은 고등어인 내가 봐도 '흠 좀 괜찮군...' 이렇게 생각했단 말이지?
어느날 걔가 그런 얘기 하는거임. 자기 야자시간에 트위터 하다가 폰 만진 걸로 학주한테 걸렸는데, 학주가 '야자시간에 채팅같은 거 하지마!' 라고 혼내니까 걔가 "트위터는 채팅 아니거든요!!!" 라고 했다가 더 혼났다며 씩씩대는 걸 보고 '아, 오타쿠 그만둬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음. 고등학생도 큰 애들은 20살에 비빌 거라고 생각했지만 데스노트의 라이토가 그랬던 것처럼 고등어는 고등어일 뿐이었음.
트위터도 채팅 같은 게 맞긴 하잖아... 애초에 인스턴트 대화 위주고... 근제 그걸 생각 못하고 '트위터는 카톡이랑 달라!!! 씩씩...' 이랬다니...
위에서 말한 거랑은 상관 없지만 "온라인 지인은 현실 지인이랑 같은 대우를 해야 하는가?" 로 나홀로 토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근데이제 지금은 말고 나중에...
일단 온라인 지인을 직접 만나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함.
찬) 내가 시간 내서 직접 관계를 만들었으니 현실 지인과 정확히 같다. 최소 동호회 사람과 같은 취급이어야 한다. 반) 온라인에서 만나고 온라인 상으로만 연락하는 관계는 실제로 만나는 관계와는 다르다. 현실의 관계보다 훨씬 가볍고 쉽게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지인처럼 대하면 감정소모만 심해진다. 중립) 실제로 만난다면 어떨까?
고등학생인 것도 답답한데 오타쿠이기까지 하니까 생각이 편협해져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 것임. 기본적으로 코믹스나 아니메나 "어떤 상상"을 가지고 만든 작은 세계임. 작다는 게 중요함. 거기서 "어떤 특징"을 가진 더 작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 위주로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만약 어떤 인물의 "어떤 특징"만을 좋아한다면... 내 시각이 세계관을 바라볼 때보다 훨씬 작아져있다는 거지. 그럼 뭐야, 당연하게도 편협해진다는 거다.
즉, 자기가 좋아하는 게 아니면 배척하기 쉬워지는 환경이라는 거임. 또 그런 분위기가 매우 팽배한데, 심지어 트위터는 논의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디메리트로 작용해서 논란이 해결 없이 커져만 가는 곳임. 그래서 오타쿠 그만두자, 라는 결론.
그런 의미에서 <데스노트>도 생각해볼만한 작품임. 나는 이걸 청소년 시절에 한 번, 성인 돼서 한 번씩 볼 수 있어서 좋았음. 성인 돼서 다시 보니까 '나쁜 사람을 죽이면 좋은 사람만 남는다'는 생각이 위험한 건 둘째치고 아예 실현불가능이라는 것도 모르고, 선을 추구하는 자신에게 취해서 자기 인생을 조져버린 고등학생의 이야기였음. 선과 악이라는 건 뭘까? 라는 고민에서 출발한 재미있으면서도 진지한 작품으로 <데스노트>를 꼽음.
아, 그러고보니... 무협지랑 스포츠는 안 봐서 랭킹에 안 들어감. 무협소설도 삼국지연의 정도 되는 거 아니면 주인공들 정서가 약간 특수해서 이야기가 실제의 삶이랑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함. 의지나 순수함의 정도가 판타지의 영역이랄까... 라노벨•로판이 물렁이들을 위한 거라면 무협•스포츠는 딱딱이들을 위한 거라고 생각함. 뭔말인진 나도 모르겠지만 암튼 그런 게 있음.
<대행사>는 주인공 고아인이 상당히 매력적이군... 돈만을 위해 일만 하는 소시오패스 캐릭터를 정교하게 만들었어. 상처받기 싫어서 꽁꽁 싸매지만 버림받기 싫어서 매력적으로 보이려고 애쓴다고 작중에서 대놓고 말해버림. 그리고 주은정에게 보살핌(?)을 받으면서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라...
작가가 캐릭터를 보는 시선이 중요하다고 항상 말하고 있는데, <대행사>의 고아인이 딱 좋은 예시인 것 같다. 불행한 서사에만 집중하지도, 그렇다고 능력치 밸런스가 말도 안 되게 사기인 것도 아냐.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성장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군...
정신과 의사가 친구인데 고아인에게 팩폭으로 극딜 박는데 뭔가 이 장면이 웃김. 죽어라 야근하고 집에와서 술만 마시고 연애도 안 하고 인생이 뭐 그러냐고 패고, 니 성격은 단점밖에 없고 딱 하나 시간약속 잘 지킨다는 장점밖에 없다고 까고, 상처받기는 싫은데 버림받기는 싫은 거 아니냐거 패고... 이쯤되면 의사가 환자한테 돈을 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 수준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주은정이 본의아니게 고아인의 속사정을 다 알게 되는데, 애기 엄마라 그런지 눈치 안 주고 그냥 다 챙겨줌. 근데 또 챙겨주면 고아인이 받아먹긴 함. 그냥 철벽만 치는 게 아니라서 괜찮단 말이지.
드라마 극초반에 8년차가 나가면서 '님은 일밖에 모르는 싸이코에요!!! 8ㅁ8!!!!' 했지만 다른 팀원들이 8년차인데 일을 못했다고 하는 정황으로 보아 싸이코긴 하지만 아무한테나 성질부리는 것도 아니고... 이건 클리셰 비틀기로 넣은 장면 같음. 원래 이런 캐릭터들이 애초에 심성이 안 좋다는 식으로 나오니까.
고아인 인생도 충분히 힘들지만 불쌍하지 않게 그려낼 수 있다는 말은 무엇이냐. 그렇다. <더 글로리>를 간접적으로 돌려서 까고 있는 것이다.
난 막장을 핑계로 선정적인 장면만 편집하는 작가들이 싫다. 그런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 그런 편협한 드라마 캐릭터로 세상을 보려고 하는 사람을 손절하는 게 뭐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도 않음. 비판적인 수용을 과몰입이라고 할 것 같으면 무조건적인 수용은 선을 지킨 집중이다 이거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막장드라마는 선정적이고 편협한 게 아니라 잘못된 시각을 제공하는 드라마라고 해야 정확하다고 생각함.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카타르시스 어쩌고 한번쯤은 부적절한 상상 해본다 이렇게 말해도 귀 막을거임. 막장드라마는 잘못된 게 맞음. 잘못된 걸 알고 봐야 그제서야 옳게 되는 드라마잖아.
다른 사람 말에 귀 막는 사람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만은 마지막까지 양보하지 않겠음. 막장드라마는 잘못된 것임. 파멸하기 위한 캐릭터는 한 가지 목적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인격은 납작하고 얄팍해질 수 밖에 없고, 극의 사건도 그를 파멸시키기 위한 사건만이 일어나지만 우리 삶은 그렇게까지 납작하고 얄팍해지지도 않고, 우리 삶을 파멸로 몰아가기 위한 사건만 일어나지도 않는다. 상상하는 것부터가 잘못인, 그런 드라마라고. 나는 끝까지 그렇게 믿을 것임.
<술꾼도시여자들> 시즌1부터 보고 있는데, 작가가 캐릭터에 애정을 갖는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 싶음. 술꾼들이 술 마시면서 즐겁기도 하지만 술 때문에 아프기도 하고 술 마시다가 싸우기도 하지만, 사이좋게 잘 지내는 건 술 때문만은 아니라는 시각을 보여줘서 좋음. 캐릭터의 좋은 점도 나쁜 점도 보기좋게 그려낸다는 건 참 중요한 요소고, 작품이 감상자 앞에서 갖춰야 하는 예의라고 생각함. 그래서 고어는 팬덤의 규모랑 상관없이 언제나 서브컬쳐잖아. 그런 예의를 갖추지 않으니까 메이저가 될 수 없어서 마이너잖아. 또 그러려고 마이너인 거고. 잘못인 걸 알면서 파는 게 마이너잖아.
마이너를 물 위로 끌어올리지 않았으면 좋겠고, 나는 그런 이유로 웹툰을 드라마화 영화화 하는 것이 싫음. 어벤져스 시리즈는 남는 게 없지먼 다크나이트는 생각할 만한 주제를 남긴다... 왜일까? 왜겠냐고.
보지도 않은 드라마인 <더 글로리>를 절찬리에 까는 이유. 잠시 스쳐지나간 몇 초의 장면만으로도 그 상스러움에 역겨워서 치를 떨었기 때문이다. 보지도 않았지만 또 동성애는 부끄러운 거고 어쩌고 저쩌고... 그런 예의 없는 작품을 까는 건 불평이 아니라 비평으로 받아들여졌으면 해.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었으면 해. <대행사>의 고아인은 돈과 일밖에 모르는 롸벗이지만, 직원들에게 심하게 굴 때도 있다는 설정이지만 작중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진 않는다. 이래야 맞는 거다. 아무데서나 상스러운 소리 하는 모습 보여줘봤자 작품의 격만 떨어질 뿐임.
친구가 책을 쓰겠다고 했고, 나보고 <더 글로리>에 열내지 말라며 드드봐를 시전했다. 작가가 허술한 문장을 내놓더라도 치열한 고민이 있은 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를 상대로 말이지... 넌 죽었다.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나는 작가가 서문에 '잘못이 있더라도 어여삐 봐달라'고 쓰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다. 너는 딱 걸렸다는 것이다.
난 착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진 않다. 그럴 거면 차라리 열받는 인간이라고 기억했으면 좋겠음. 착한 사람을 떠올리면 이용해먹을 궁리만 하지, 생각은 안 한단 말이야? 내 행동이 열받는 이유를 생각하면서 성찰이란 걸 좀 했으면 좋겠음. 나는 그렇게 하거든. 누가 미우면 융의 투영이론에 따라 반성한다. 아, 또 나의 자기혐오가 때와 장소 못 가리고 발작을 하는구나~ 하고 셀프 싸대기 때리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거든.
아무튼 극의 사건은 좀 인물이 원하는대로 안 되는 게 재미있는 것 같다. 고아인은 매출 50% 늘려온다고 다른 임원들한테 큰소리 쳤는데 광고주가 재판에 넘겨지고, 최창수는 고아인 누른다고 수를 썼는데 회장 딸 건드린 셈이 되고, 강한나는 젊고 능력있는 고아인이 자기 과라며 좋아했더니 바로 골탕먹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una>1596731077>52 에 이어서... 나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장 상처받은 말 1위가 기억났다. "비켜"임.
니가 문에 기대고 서서 내가 못 지나가겠으니까 비키라고 한 건데 이거는 뭐 전교 몇 등 하는 반장이고 불량학생이고 소심한 학생이고 뭐고 다 한결같이 8ㅁ8)!?? 하는 표정으로 나를 보더라. 지가 문을 막고 서있었던 것도 아닌데도 "야 그건 너무 심하지 않아?" 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서 내가 비키라는 말의 뜻을 모르나? 싶을 정도였음.
<고장난 론>은 뜨끔!하는 포인트가 좋았는데, 주인공 남자애가 론한테 "기계는 사람의 친구다" 라고 하니까 론이 그 말 듣고 "그럼 사람은 기계의 친구야?" 하는 장면이 그랬음. '그런 거 모르겠고! 그냥 나한테 맞춰달란 말이야!' 하면서 기계한테 떼를 써 봤자인 거 아니냐고 정곡을 찌르는...
이거 해설서 없어도 될거같다. 있으면 좋을 것 같긴 한데, 결국 리더의 감대로 읽게 되는거라 해설서는 어디까지나 가이드라인이라는 느낌임.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말은... 황제나 여사제 같은 경우에 그림이 좀 많이 바뀌었음. 그림이 바뀐단 얘기는 리딩하는 방향이 달라진다는 건데, 뭔말이냐면...
황제카드는 원래 거만한 카드임. 모든 것의 정점에 오른 사람은 옥좌를 지켜야 하고, 그러다보면 고집도 세겠지? 옥좌에 앉아있으니 의외로 보지 못하는 부분도 많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음. 굉장히 남성적인 카드고, 보수적인 이미지도 강함. 일단 유니버셜 기준으로는 이렇게 읽지만... 덱마다 같은 번호라도 카드의 느낌이 좀 다르달까? 뮤즈 덱은 황제가 거쳐온 길이 강조가 되어있음. 나같으면 황제카드를 볼 때 '겉으로는 굉장히 화려하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으로 볼 것 같다. 칼에 피가 마르지 않았으니 황좌에 오른지는 얼마 안 됐다고 생각해봐도 되겠고 혹은 여전히 폭력을 휘두르는 폭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듯.
그래서 첫덱으로 개인제작 덱을 사면 좀 힘들어. 이것저것 공부할 게 많달까. 뮤즈는 유니버셜 웨이트 기반이라 비교해가면서 공부하면 되겠습니더ㅇㅇ
알기쉬운 카드~ 이런 식으로 홍보하는 덱들이 상징을 빼버려가지고 아트덱을 만들어놓는 경우도 많아서 나는 개인제작 덱은 소장용으로 생각하거든. 뮤즈는 상징 퀄리티도 괜찮은 것 같다. 아쉬운 카드가 몇 장 있긴 한데, 개인제작 덱이 이만하면 상당히 괜찮다! 이렇게 볼 수 있겠읍니다.
학창시절부터 정치와 행정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고있다고 생각함. 반을 위해서 일하겠다는 말은 어디서 주워들어가지고 지껄이는 건 뭐 좋다 쳐. 그래놓고 반장선거에서 떨어지면 부반장도 안 하려고 하는 건 이상하지 않아? 말하자면 장관급인 학습부장 이런 거 달고나서 반장 된 애한테 앙심 품고 삐딱선을 타는 거, 난 학창시절 내내 봤다. 그게 아니라도 그 반 1등이 반장인 경우라든지, 잘 사는 애가 반장이 되는 경우라든지, 뭐 많잖아?
반장을 독재자를 같은 걸로 생각하는 애들부터 생기부에한 줄 적으려고 이악물고 반장 되겠다며 기를 쓰는 걸 보면 교육감씩이나 되는 사람이 국민을 상대로 개돼지라고 말하는 것이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근현대 들어서 반장이 유권자인 학생들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보통의 학생들도 인기투표 하듯 대충 아무나 찍고 관심을 꺼버렸던 게 무능한 지도자들을 뽑게 된 경위라고 봄. 정치인들이 유권자 눈치를 안 보게 되니까, 한 명 한 명의 유권자가 권리 행사를 하려고 해도 되게 어려워지는 거임. 결국 그렇게 돌고 도는 거지.
이 얘기가 왜 나왔냐... 여자들도 민방위 보내자고 개소리했다는 뉴스를 보고 생각한 거임. 재난교육 차원에서 민방위 복무하게 시킬 거면 아예 학생들 학교에 모여있을 때 교육하는 게 빠르지~ 라고 생각하다가 조기교육해야 하는 건 뭐뭐 있나 생각했더니 반장선거까지 간 거임.
<메이드 인 어비스>는 의외로 탐굴과 인물들 간의 관계도가 컨텐츠의 전부임. 딱히 스토리라고 할 건 없는데 이게 작중 역사를 2천년이나 잡아놓으니 할 말이 많아서 그렇지 탐험 요소 외엔 뭐가 없다. 평이 너무 박한가? 근데 머리에 남는 내용이 딱히 없어. 생태계의 묘사가 촘촘하진 않은데 인물들이 환경이랑 상호작용하는 게 신선하게 다가옴. 요즘 애니들이 너무 시시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일단 밋밋하다고 느끼는 건 인물들이 변한 게 별로 없어서 그런 것 같음. 나나치나 파프타의 결심도 그렇고, 베라프나 베로엘코가 최후에 남기는 말이나... 이미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캐릭터라는 생각이 많이 들고... 딱히 성장했다는 생각이 안 드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결정적으로 주인공들 너무 어려. 그래서 더 몰입이 안되는 것 같음. 생긴건 8~9살쯤 먹었나 싶은데 하는 말은 거의 성인이라 여기서 오는 괴리감이 장난 아님. 세계관을 잘 짰냐고 하면 솔직히 평범한 축에 들지 않나? 라는 생각. 환경 작화가 좋고, 스케일이 커서 그렇지 아주 훌륭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나 <강철의 연금술사>만 떠올려도... 흠... 뭘 보고 대작이라 하는지...
코믹스는 안 봤지만 아니메로 만드는 과정에서 소아성애 요소를 상당히 다운시켰을텐데 그런 작업을 거친 게 이정도면... 작가 잡혀가는 건 정말 시간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웩... 내가 페도작가놈 만화를 봤다니...
요즘 애니들이 시시하다는 말이 뭐냐면... 학교가 배경이면 인물 간의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단 말이지? 학생들 바글바글 모인 곳이니까 당연하잖아. 괜히 뛰어다니거나 소리지르면 선생님한테 야단맞는다든가 뭐 그런 식으로... 근데 너무 주인공들만의 이야기를 한다 이거지. 요즘 나오는 양산형 먼치킨 애니가 다 이런 식이더라.
그냥 아예 인물 간 상호작용만을 메인 컨텐츠로 잡은 게 <마왕성에서 잘자요> 였다고 생각함...
세계관과 스토리가 탄탄한 건 왁푸였다고 생각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많은 국가와 많은 종족이 나오고, 주인공들의 행보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주인공들을 향한 여론도 작중에서 언급됨. 인물들도 의견 대립으로 갈라서기도 하고, 끝내 화해할 수 없는 인물도 있고, 맞춰가기 어려운 인물들도 있음. 이런 다양함이 있어야 세계관을 잘 짰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말이 좀 샜는데, 암튼 <메이드 인 어비스>는 환경 작화가 훌륭하고 수많은 유물과 생물을 구체적으로 디자인했습니다, 라고 평가하는 게 정확하다고 생각함. 인물간의 유기적인 연결... 도 솔직히 잘 모르겠음. 누가 누구의 안티테제고 이런 것도 딱히 없는 것 같아서 인물의 매력도 좀 떨어짐...
옛날 만화인데 <블레임!>이라고... 건축과 나온 작가가 환경작화를 살벌하게 해놓은 작품이 있었음. 이것도 내용은 딱히 없는데, 주인공부터가 대사도 거의 없는 점이 특이함. 거대한 건물들이 복잡하게 엉켜있는 배경에 개미같은 인물을 보여주는 컷이 많은데 마지막 생존자들이 느끼는 압박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가 싶음.
그에 반해 <메이드 인 어비스>는... 심계 탐굴을 핑계로 어린이 캐릭터를 마구 굴리고 싶은 작가의 흑심이 이 작품의 메인 아이디어가 아니냐?! 라고 욕먹어도 할 말 없는 것 같음.
애초에 삼현은 왜 삼현이었는데? 리코가 와즈캰 포지션이다 치면, 나나치가 베로엘코, 레그가 베라프 포지션이란 얘긴가? 글쎄... 그런 대비가 좋았다고 여겨지는 장면이 있었냐 이거지. 애초에 대비도 없었던 것 같은데.
<대행사>로 보면 주인공 고아인이랑 비교가 되는 사람들이 많음. 같은 직책의 최상무와는 성별부터 출신대학, 회사생활을 해나가는 시각까지 정반대인 인간임. 최상무가 설정 면에서 반대인 캐릭터라면 성격적으로 반대인 건 주은정임. 이쪽은 성별은 같지만 밝은 옷을 입고, 단 것을 좋아하고, 언제나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는 모습이 고아인이 되어야 할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고아인의 안티테제라고 볼 수 있겠음... 또 강한나는 고아인처럼 새로 임명된 젊은 여성 임원으로, 직책은 같지만 미래의 고용주라 입장은 또 반대인 캐릭터임. 이런 식으로 겹치면서도 반대인 면이 많아야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보이는데, 메인어는 딱히 그런 거 없었어.
나는 학교에서 뭔일 터져가지고 나한테 너는 잘못 없냐는 식으로 나오면 '저한테 잘못이 있으면 이●끼 잘못도 없는 게 되나요?' 하고싶었는데 그런 일은 딱히 없었음. 그냥 것보단 작은 일에 '너는 뭐 잘못 없냐'고 적반하장으로 큰소리치는 애들한테 '논지 흐리지 마라. 찔리니까 말 돌리는 거 아니냐'고 똑같이 치사하게 맞붙는 사람이 됨.
<메이드 인 어비스> 세계관과 생태계가 탄탄하지도, 치밀하지도 않다는 게 무슨 소리요?! 를 보강설명하도록 하겠음.
추운 기후 사는 사람들은 두꺼운 옷을 입는 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한 일임. 이제 주변환경이나 문화적 성격에 따라서 두꺼운 옷이라도 어떤 옷을 입을 것이냐가 달라지겠지? 이런 게 잘 짜여 있으면 치밀하다는 거임. 작중에서 언급되는 역사만 2천년 이상이고, 2천년 주기로 침강한다고 가정하면 훨씬 더 오랜 세월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 즉, 스케일이 큰 것도 아니다 이거임. 간쟈 결사대 엄청 많이 내려왔지만 주인공이랑 상호작용하는 인물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일블루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마을이 있었지만 과감하게 내용을 압축해보면 삼현을 만나는 곳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거임.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가 길어서 이렇게 한 층에서 10명 안팎으로 만나고 진행하는 거면 뭐 그럴 수야 있겠다 싶은데... 이야기가 좀 빈약해진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음.
솔직히 일블루 에피소드는 '파프타가 겁나 귀엽고요, 사연 많은 일블루는 대충 해결됐답니다' 이거임. 말하고자 하는 바가 딱히 없어.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동경 원툴로 간다니까? 동경 뭐 알겠는데 그래서 어쩌라고요. 차라리 동경이라는 핑계 하나로 별의별 미친짓거리를 해대는 본도르드가 더 흥미로운 인물임. 와즈캰도 욕먹는 포지션이 되고 말았지만 리더로서 틀린 판단을 한 것도 아님. 미래를 내다보고 그런 선택을 혼자 내렸다는 점은 역겹지만 그렇다고 와즈캰이 깨끗한 물을 숨긴 것도 아니라서 결사대가 괴멸 직전까지 간 건 와즈캰한테도 위기였음. 막말로 모험하겠답시고 지 혼자 다 해먹는 본도르드보다는 그래도 하나라도 더 살리려고 손수 대원들 밥 해먹이는 와즈캰이 낫지 않냐? 워낙 똥통대전이라 이딴걸 비교라고 해야 하나 싶긴 하지만.
인물이 변화하지 않으면 사실상 스토리가 없다고 봐도 무방함. 육하원칙도 못 채우는 거 아니야. 누가 어떻게 뭘 했다는 흐름정도는 있어야 맞잖아. <강철의 연금술사> 예로 들어볼까? 금기인 인체연성에 손을 댄 에드가 자기 스스로 연금술 필요 없다고 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있잖아.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는 변방의 공주가 파멸로 치닫는 세상을 구원하는 메시아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룸. <모모>는 들어주기를 잘 하던 모모가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이야기고.
긍까 이게 그... 티키타카라 그러나? <대행사>의 고아인은 세상이 너무너무 미운 나머지 단 맛도 멀리하고 아메리카노만 먹는 사람임. 그러다 얼마 전에 주은정이 내민 케이크도 레몬 사탕도 먹었음. 이런 게 있어야 진행이 됐다고 그러지.
메인어는 시청자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함. 일블루에서 가치를 지불한다고 리코가 머리 잘랐을 뿐인 건데, 처음과는 다른 차림을 하면 시간이 지난 것처럼 느끼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스토리가 있는 척하는 거라고. 그런데 리코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인격적으로나 내면적으로나 달라진 점이 하나도 없다. 인물들이 이룬 게 딱히 없는데 벌써 심계 7층을 향하고 있으니 뭔가 엄청나게 진행된 것 같잖아.
근데 진행 하나도 안 됐다고. 진짜로. 하다못해 애들이 신체적으로라도 성장해야 하는데 페도작가놈 때문에 시간의 흐름 어쩌고 이래서 평생 어린이인 채로 살게 됨. 장난하냐.
<털사 킹>도 초반의 유쾌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그냥 범죄다큐가 되고 말았다... 너 내 부하를 무시해? 이녀석 한 대만 맞아! 이러고 경찰에 신고한다니까 전화기 여기있다고 수화기로 뚜드려패고 이러는 게 좋았지... 늙은이가 합법적인 절차는 복잡하다며 이러니까 사람들이 범법을 하는 거라고 할 때만 해도 웃겼지...
그런데 급발진 유턴해서 범죄현장을 재연한 것에 지나지 않게 되었음... 대놓고 부도덕해서 잠시 웃겼지만 역시 부도덕한 것을 보면서 오래 웃을 수는 없군요...
주인공이 자신의 신념을 위배하는 사소한 실수를 하는 것을 작중에서 보여주는 것은 크나큰 실수라고 생각함. 캐릭터는 작가가 어떤 메세지을 중심으로 빚은 가상의 인물임. 그가 현실의 사람들처럼 실수하는 것을 보여줄 이유가 없음. 이건 순전히 작가의 역량 부족이 맞다고 생각해.
근데 <더 글로리>는 문제가 있기는 해. 굳이 '누구나 이런 상상 한 번쯤은 해보잖아요, 가해자를 파멸로 몰아가는 상상이요' 라고 설득을 해야 드라마를 시작할 수 있는 거잖아. 나는 이 드라마가 뭘 잘했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솔직히 이 드라마에 몰입하는 사람은 학교폭력 심하게 안 당해본 사람일 거라고 생각함.
김주영, 문동은은 복수의 스케일이 너무 작지 않아? 그리고 너무 구체적인 게 문제가 되는 거 아닌가? 덱스터, 한니발도 자기만족을 위해 살인을 하고 가끔 복수할 때도 있지만 그건 명분에 불과함. 내가 볼땐 김주영, 문동은은 복수라는 명분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란 말이지? 살인만 안 했을 뿐, 악질인 걸로 치면 이쪽도 만만찮게 구리다는 거야.
한니발은 다 못봤지만 그래도 작중에서 한니발이 하고다니는 짓을 미화하진 않는다. 다른 캐릭터들이 역겹다는 식으로 반응하니까... 덱스터도 어렸을 때 교육받기를 불필요한 살인은 저지르지 말라고 배우고, 나름대로 피해자의 죄질을 따지는 등 저울질을 하지만 그게 옳은 것처럼 연출하지는 않는다...
반면에 스카이캐슬만 해도 김주영이 하는 일이 조금도 옳지 않다는 식의 연출을 했던가... 슈베르트의 마왕을 배경음악으로 삽입한 거 이상의 뭘 했던가? 김주영은 결국 남의 자식 잡아먹는 괴물이라는 이 메세지를 알아듣는 사람만 알아듣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함. 마왕보다는 좀 더 쉬웠어야지. 누구나 김주영을 나쁘게 생각할만큼...
<소년심판>도 그렇고, 나름 의도는 좋았던 <스카이캐슬>, 이번에도 작가가 사회문제로 고민했다던 <더 글로리>도 마찬가지로... 막장 드라마, 아니, 거칠고 어두운 드라마는 메세지를 남기기가 어려운가봐. 벌써 소년심판은 기억이 나는 장면도 몇 없다. 스카이캐슬도 드라마의 흐름이 잘 잡히지 않고... 엔딩도 가물가물 하네. 왜 그렇지?
그러지 말자... 피해자가 '가해자니까, 내가 폭력을 가해도 돼'라고 합리화하는 드라마까지 나와버렸잖아. 이러기야? 연쇄공감마들이 결국 일을 쳤다, 쳤어.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으니 공감한다고? 나는 못하겠는데. 그런 상상 수도 없이 해봤지만 상상 속에서조차 합리화할 근거를 못 찾았는데.
>>266 폭력의 연쇄를 끊자는 나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폭력이 영원해야 하니까 거기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건 너무 역겹지 않아? 덱스터나 한니발이 '그놈은 죽어 마땅하다'는 식으로 말해도 본인들은 애초에 생겨먹길 살인마로 났으니까 그렇게 무겁게 다가오진 않는 것 같은데,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학교폭력 피해자가 악인이 되어서 가해자랑 같이 파멸하길 바라는 건 너무 무겁게 다가온다고. 이걸 어떻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니까', 이렇게 생각할 수가 있어?
캣맘 캣대디 마음은 잘 알겠지만, 도시에서 캣맘 자처하고 사료봉지 사놓는 사람들은 음... 자기가 생태계 파괴에 일조하고 있다는 의식 정도라도 가지면 좋겠음. 거기에 책임질 생각이 없다는 건 잘 알겠으니까...
물론 고양이가 사람보다는 약한 생물이기 때문에 고양이가 최상위 포식자라는 사실이 생각보다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고양이는 지능이 높아서 재미로 사냥을 하는 동물이라는 것도 모르고 단순히 밥을 줬을 수도 있다. 근데 이걸 알고 하는 거랑 모르고 하는 거랑, 앞으로도 모르는 채로 살겠다고 우기는 게 다름.
생태계 파괴가 어쩌고 저쩌고가 궁금한 사람은 새덕후 채널 방문해서 관련 영상을 보면 되겠음.
내가 생각하는 캣맘, 캣대디가 도시에서 고양이 밥을 안 줘야 하는 이유 세 가지
1. 이미 사회적으로 갈등이 심각한데 고양이 밥 주는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면 사회적 갈등만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2. 그 고양이는 당신이 밥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굶지 않는다. 3. 도시는 사람들 개개인이 소유한 공간보다 공유공간이 압도적으로 넓음. 고양이 응가는 생각보다 냄새 장난 아님...
친구가 고양이 있다고, 임신한 것 같으니 밥 주자고 그러는데 내가 주지 말자그랬음. 쟤 저거 임신한 거면 먹고살만한 환경이다, 우리 이 동네 사람도 아닌데 고양이 밥 주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이면 다른 사람이 고양이 밥 주다가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실제로 고양이 밥 주는 사람을 공격하는 범죄 사건도 있었다, 이건 안 해야 한다! 이렇게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나는 생각을 하는게, 왜 사람들이 즐겁게"만" 살고 싶어하는지 모르겠음. 나만 즐거우면 좋은 거야? 잘못된 걸 고치는 건 항상 기분 나쁜 거 맞아. 그건 기분 좋게 배울 수가 없다. 그래서 공부는 즐겁게 할 수가 없음. 치열하고 힘들게 해나가는 거임. 내가 요즘 즐겁기만 하다면 인생을 전혀 배우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하지 싶다.
그러고보면 친구가 고양이 밥 준다고 그럴 때 '우리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 본다'고 여러번 설득했지만 이미 고양이 밥 줄 생각으로 가득이었던 걸 생각하면... 우리가 아직 세상을 살아간다는 감각이 부족한 것 같음. 아직도 중성화만 하자는 사람들은 내 일상만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 같달까.
길에서 고양이에게 밥 챙겨주는 사람 중에 진정으로 고양이를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 몇 없을거임... 대부분은 '착한 일을 하는 나! 멋져!'거나 '이 아이들은 내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난 중요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논문과 통계자료를 디밀어도 바뀌지 않음...계속 밥뿌리고 댕길것
어떻게 아냐고요? 제가 고양이 키우면서 정보 필요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그만......심연을.....
생각해보면 자주 가던 빵집에서 고양이 밥을 줬었는데, 거기 근처가 빌라촌이라 멀지 않은 곳에 쓰레기 버리는 장소가 있었음. 빵집 사장님이 사료봉지 들고나와서 고양이 밥그릇 채워주면 다른 가게 사장님들이 나와서 그거보고 욕하고 그러더라. 그냥 지나가던 사람들도 고양이 밥 주는 학생들 괴롭히고 그랬음.
하지만 현실은 복잡해서, 시골에 할매들이 고양이 새끼 낳게 도와주고 있잖음? 그런걸 일일이 말릴 수가 없다... 그 할매들이 혼자 안 살면 같이 사는 사람이 말려도 되는데(조금이라도 젊으면 경제력이 있으니까) 독거노인들이 고양이 밥 주는 건 말릴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요즘 젊은층도 1인 가구가 많으니 고양이 밥 주지 말라고 말릴 가족이 없는 사람들도 많아서 더 통제불가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지...
나 : 엄마가 나한테 요새 왜 이렇게 화가 늘었냐고 했잖아. 그래서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모친 : 너 잔소리가 너무 많아. 그냥 생각을 하지마. 생각을 하면 잔소리가 불어난다고. 나 : 아니 나는... 모친 : 아니 생각을 하지 말라니까? 나 : 그냥 무지성으로 일차원적인 단발성 잔소리만 하라고? 모친 : ㅇㅇ 생각 같은건 하지마
그런 고로 이 스로그가 끝날 때까지 무뇌 컨셉으로 간다 어차피 불평불만 안하기는 망했어 분노폭발도 이미 해버렸고
나더러는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말라 그래놓고 자신들은 한없이 이기적으로 구는 사람들을 보면 참 이상한 기분이 든다. 내가 이기적으로 굴 명분을 주면서도 그러지 말아달라고 떼를 쓰는 그 이기심... 그걸 포장하는 거짓말... 나를 화나게 하면서도 간지럽히기도 하는 기분을 뭐라고 하면 좋을까?
세상이 너무 각박해졌달까, 요즘엔 가해자들이 너무 멍청해졌음. 논리적 모순도 이해를 못해. 그니까 뭔... 자기 행동에 핑계를 대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계산도 없이 그저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믿어. 얘네들은 선악과를 먹어도 산치 안 깎일 것 같달까. 선악과 한 입이 아니라 선악과 잼 같은 걸 빵에 발라서 먹여도 모를 것 같다.
mbti도 그렇고 다른 성격검사도 마찬가지지만 거짓말을 싫어한다는 특성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잘 설명을 해주지는 못하는 것 같음. 보통 정의로움이라는 특성도 따라붙는데... 나도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거짓말을 혐오하고, 거짓말과 거짓말쟁이를 찾아내서 제거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음. 심지어 자기소개를 할 때 거짓말을 싫어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이걸 자기 정체성으로 여기기도 한다는 거임.
문득 생각난 건데, 트위터 하던 시절에 작가한테 '오늘 무료분으로 풀린 회차 연출이랑 너무 좋았다'고 말하니까 그 사람이 '저는 돈 안 내시는 분은 독자로 안 치는데요 ㅎㅎ' 이래서 그냥 그 만화 안 봤음. 나도 소장가치 없는 만화 욕먹어가면서 굳이 안보기 때문에 ㅎㅎ...
게다가 스타벅스 코리아가 '한옥이니까 슬로프 안만들겠습니다' 한 건 사기업의 자유지만 넷플릭스가 계정공유 제한하겠다고 한 건 죽을 죄야? 오히려 후자가 사기업의 이윤추구 아니냐? 얼마나 어뷰징을 해댔으면 핵심 정책이 바뀌겠냐고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걍 노숙만 안 했다 뿐이지 다 그지들이여
병원에서 받아도 되긴 하겠지만 여태까지 상담실에서 상담을 받다가 검사를 받은 경험(매우 부정적)으로 보자면... 상담이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았음. 내 생각엔 아닌 것 같은데 한쪽으로 몰아가려고 한달까, 내가 아니라고 해도 상담사가 어떻게든 나를 이겨먹으려고 든달까... 암튼 좀 이상했기 때문에 검사만 딱 받고 나올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받아보기로 했다. 게다가 무료! 와! 내 세금!
종이 하니까 웃긴거 생각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병원 다닐 때 내가 그림 그린다고 하니까 의사가 혹시 보여줄 수 있는거 있냐고 해서 내가 챙겨갔단 말임. 파일로 해가지고 의사한테 가져다주려고 했더니 의사양반이 아니라고 자기가 간다고 일어서려고 하는데 내가 동작이 빨랐음.
의사양반 무릎담요 하고있고 발 밑에는 온갖 자료란 자료가 널부러져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도 앗, 아아,,, 아 저 아무것도 못봤어요,,, 아,,, 이러고 의사도 아,,, 아니에요,,, 이러고 어색해졌다...
그런 애들도 머릿속에 기분 나쁜 말을 속삭이는 벌레가 기어다니는 느낌을 안다면 좋을텐데. 미량의 독을 먹어서 죽지 않을 정도로 신경이 곤두서고 온 몸이 가려워서 미칠 것 같은 느낌을 안다면 좋을텐데... 트라우마라고 부르기엔 약하고, 교훈으로 치기엔 기분 나쁜 무언가가 없어서 그래. 인생이 너무 편한거야. 그러니까 섭리를 들먹이지. 자기가 우주의 섭리에 복종하는 삶을 산다고 착각하는 거지.
난이도 3/5 사탄숭배맨 3학년 때인가, 스토킹이 영 성과가 없었는 모양인지 내 옆자리 앉겠다고 일부러 자리 바꾸더니 사탄숭배인지 뭔지 그런거 보여줌. 이상한 노래 부르고 찌질한 낙서나 하고 지가 술쳐먹은 병에 장미꽃을 곰팡이 필 때까지 방치했음. 내 책상이랑 자기 책상 사이에 둔 거임. 다른 건 니 자유니까 다 참았는데 곰팡이만은 참을 수가 없어서 이것 좀 치우라고 몇 번이나 말했음. 그럴 때마다 변태같이 웃기만 하고 알았다고만 하길래 한 번은 내가 못 참고 "이 @발 쓰레기 좀 치우라고!!!!" 하면서 병째로 쓰레기통에 쳐박았더니 그 뒤론 사탄숭배고 뭐고 아무것도 안 하는 일반인이 됨.
난이도 2/5 눈알콜렉터 대학교 저학년 때 나보고 선배한테 인사도 안 하냐면서 온갖 쌍욕을 웃으면서 하는 사람이 있었음. 언제는 눈을 파버린댔나, 나는 나잇값+선배값+능력 삼박자가 맞아야 그들이 바라는 선배 대접을 하는 사람임. 근데 눈알맨은 빠른이라 사실 나랑 동갑이었던 거임. 선배로서 갑질은 하고싶지만 친구로서의 혜택도 누리고 싶은 얌체였음. 언제는 나를 흘끗흘끗 쳐다보면서 자기들 친구랑 쑥덕대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까 "나 사실은 쟤랑 친해지고 싶었어" 이러고 있었음. 내가 쳐다보니까 지도 나를 쳐다보길래 입모양으로 "@발" 이라고 했더니 그 뒤로 피해다니더라.
난이도 4/5 도둑스토킹맨 이건 중학교 다닐 때였는데, 이게 진짜 골때리는 학생의 전형임. 성적 좋음+작고 마름+여학생+가정폭력 이슈+부모님 직업 좋음 환장의 시너지로 얘네 담임들이 얘가 뭔짓을 하든 대충 덮어줬던 거임. 이건 지가 자기 입으로 말해서 알게 된 거임. 얘랑 같은 아파트 단지라 ㄹㅇ 골때린게 내가 나올 때까지 우리반 뒷문에 붙어있는거를 스토커라고 할 수도 없어, 하급생 여자애라 주먹으로 한 방이면 갈 것 같으니 경찰 불러도 웃음거리야, 좀만 뭐라고 하면 자기 가정이 불안정하다면서 가드 올려, 관심 끄면 자해한다고 그러고 자해한 사진 보내고 환장할 정도였음. 그런데 얘가 선물이랍시고 매일 비싼 학용품을 가져오는 거임. 화방 죽돌이였던 덕에 그 물건들 가격을 다 알았고, 고맙다고 받고 그대로 모셔뒀음. 나중에 모아둔 물건이랑 파는곳, 누가 도둑질한 건지 교무실에 익명으로 제보함 ㅋ
난이도 5/5 변태선생맨 이 선생님은 원래 성희롱&성추행으로 유명한 사람이긴 했다. 애들 사이에서 평판도 안 좋고. 우연히 내 동아리 담당이 됐는데, 진짜 많이 더듬었음. 그때도 그림그리는 동아리여서 애들 봐주고 돌아다니다 교탁 옆에 붙여놓은 책상으로 와있으면 '선생님은 안 그려주니~' 이럼. 하루는 동아리 끝나고 애들 다 보낸 뒤에 남아서 "저는. 선생님이. 싫어요." 이러고 나도 갔다. 그러고나서는 바로 선생님들한테 내 뒷담 까고 다녔음. 우리 담임도 성질이 불같은 양반이라 그 자리에서 뭐라 그랬단다. 길길길(roadroadroad)
내가 이런 일 있었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 아마 자기가 평범하다고 믿고 싶어하는 사람 대부분은 '아 나는 그런 일 무서워서... 잘 몰라서... 나한테 말하지 말아줄래' 이런다. 대부분의 평범한 방관자들이 다 이런 식임. 그 사람들에게 뭘 기대한 건 아니지만 발 빼는 모습이 그렇게 더럽고 치사할 수가 없다고.
근데 나는 내가 가진 증오와 적의가 싫지 않다. 내 자랑스러운 두 송곳니거든. 사람을 미워해야 학대할 수 있는 법이라, 이 개같은 세상을 해쳐나가기에 이만한 무기도 없어. 별로 숨길 생각도 없다. 이걸로 굉장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생각한 거야말로 변덕이지. 내가 왜 돼지랑 살찐 개를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을까? 왜 이렇게 굶주려가며 살아야 할까?
기안은 이제 작가라기보단 방송인이 맞는 것 같음. 요즘도 연재 하나? 그럼 방송인 겸 작가... 암튼간에.
기안이 작품 홍보하려고 활동하는 건 아니니까 일단은 작가보단 방송인이라는 생각인데, 성공한 웹툰 작가 대열에 놓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 솔직히 성공한 웹툰 작품으로 말할 것 같으면 스토리 작화, 고증 삼박자 잡은 <닥터 프로스트>나 장애인 소재로 이렇게까지 해낸 <Ho!>, 한국판 죄와 벌 <도롱이> 같은 걸 언급해야 맞다고 생각함. 그 외 여러가지 관점에서 부분적으로 어떤 경지에 이르는 데 성공한 작품들을 다뤄야 맞지, 그냥 돈만 잘 벌면 다냐?
그니까 이게 문화를 돈으로 소비하면 단지 소모하게 된다는 거임. 중요한 게 닳아 없어져버린다고. 웹툰도 손재주가 다가 아닌데 철학 없다고 까여, 철학 챙기면 유치하다고 까여, 철학 챙기고 안 유치하면 어렵다고 까여, 하여튼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이불에 몸 파묻은 거만한 자세로 불평불만을 하려면 끝이 없는거임. 이건 비평이 아니라 비아냥임.
기안이 웹툰 작가로 시작해서 드라마화•영화화에 성공하고 방송인으로 데뷔했고, 유명 연예인으로서 돈도 많이 벌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기안의 모든 행보에 그의 작품의식이 함께했나... 그건 잘 모르겠음. 아닌 것 같음. 그래서 작가라는 인식은 없음. 웹툰 작가 출신 방송인. 딱 그 정도.
근데 기안이 한 뭐가 마음에 안 든다고 까려고 보면 그렇게 크게... 잘못한 건 없음. 기존의 무언가를 다 뒤짚어 엎을 뿐이지. 기안을 맹렬하게 비난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싫은 거랑 실제로 잘못된 거를 구별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함. 일반적으로 제대로 된 직업이 아니라며 무시 당하는 웹툰 작가로 시작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운이 전부는 아니었겠지. 타고난 어그로꾼이라 솔직함과 무례함 사이에서 성의없는 외줄타기를 해도 돈을 잘 번다니, 그건 좀 신기함.
굳이 노력해서 이해를 하기 싫으면 무례한 짓 하다가 싸대기 맞을 각오도 하든가, 무례한 짓 했다고 싸대기 맞기 싫으면 굳이 노력해서 이해를 하든가. 하나만 골라야 한다. 무례한 짓 하면서도 싸대기 안 맞으려고 했는데, 모든 사람이 무례해지면 내가 무례하지 않았어도 싸대기를 맞아야 하거든. 이게 수시로 일어난다 이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