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젠가 그젠가 엑스한테 전화해서 대체 뭔 얘길 하고싶었던 건지 듣기나 해보려고 했는데 걔는 아직도 지 잘못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 사람들을 도저히 좋아할 수가 없다. 굳이 관심을 주고 싶지도 않다. 사람들이랑 교류하고 그 안에서 안정을 얻으려고 하는 일련의 모든 행동들이 다 헛짓거리 같다. 애초에 외로움이란 허상이다. 내 내면이 안정되어 있으면 그런 헛된 욕구를 충족시킬 필요도 없다. 실제로도 난 외롭지 않다.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모두가 독심술을 익힌다면 아마 우리는 평생 타인과 관계맺지 못할거야 그렇지만 진짜 문제는 나는 누구든 그렇게 사랑하지 않는다는거야 내가 정말 사랑하는건 나 자신 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듯 인생은 유한하고 선택의 연속인데 이도저도 못하고 결정을 유보하기만 하면 일단 대업은 영영 못 이루다 죽을듯 내 유언이 "내게 시간이 더 있을 줄 알았는데" 가 아니었으면 함
이기는게 그렇게 중요한가? 칭찬받는게 그렇게 기분 좋나? 난 인정받고 싶지도 않고 단지 내 만족만이 중요한데. 근데 지금은 나 자신도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네 내 기준 자체도 모호해져가고 있기 때문에 내가 기계가 된 기분이다. (기분과 별개로 우리가 하나의 장치인건 맞다.)
아니... 후쿠모토 노부유키 만화 보는데 (최강전설 쿠로사와라고...) 대충 40대 공사현장 감독 아저씨가 지나간 너무 소박한 인생에 회한을 느끼면서 지금부터라도 나의, 나만의 감정에 진솔하겠노라고 다짐하면서... 인망을 얻겠다는 목표를 갖는다는 내용인데 정말 나도 이런 고민 없이 되는대로 살다간 이 아저씨처럼 될거같아서 눈물이 나오더라... 정말 이대로 괜찮은걸까? 이대로? 남들도 이렇게 사는걸까? 하는 그런 불안의 집약체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고민하고 망설이고 때론 내 노력이 헛수고가 될 때나, 내 노력을 타인이 알아주지 않을 때 분노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앞으로 나아가는? 그 모습이? 아주 용기가 있었다? 입니다.
이런 만화를 그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이 사람은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는가보다. 최소한 다자이같은 사람이 이런 만화를 그릴 수는 없었겠지. 그러고보면 정말 사람을 사랑한다는건 어떤걸까? 그러니까, 단순히 우리가 이 드넓은 우주 속의 초라한 한낱 먼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대한 동정만이 아니라, 어떤 개인이나 아니면 반대로 인류 전체에 대한 애정을 가진다는건 어떤거냐고요
>1596246765>28 그래도 이때까지는 행복감이나 고양감이나 활기나 삶의 목표같은 것이 어렴풋하게 존재했던거같은데 왜 점점 시간이 갈수록 회의감만 가득해질까? 어쩌면 과거에는 미정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이라도 있었다면 이젠 그 미래의 윤곽이 서서히 밝혀지고 생각보다 별거없었다는 그 초라함이 드러나버려서인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