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기독교인들을 좀 귀찮게 한 이유를 나도 몰랐는데, 대학와서 동양사상 수업 듣다가 알았음. 한반도는 주로 기복신앙임. 음... 겁나 쉽게 사적인 복을 빈다는 말임.
기복신앙이랑 기독교가 섞여서 천국에 가려고 예수님을 믿는다는 특이한 형태가 된 거라고, 외국에서 한국만 보이는 특이한 기독교 형태에 관해서 연구도 한다고 들었지... 내생각에 기독교가 박해를 받아서 섞이지 않았을까 싶다. 선교사들이 숨어지내는 동안 현지화가 되어버린 거임. 원래 교회를 제대로 세워서 교회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현지인들이 이해하는 형태로 약간 변한 거지. 어... 약간보다는 좀 많은가?
거기 데리고 갔던 애가 계속 같이 가자고 해서 '나는 내가 알아서 살거니까 교회는 너나 다녀라' 했더니 타락했네 어쩌네 사탄이네 뭐네 해서 오... 기왕이면 용이라고 해주지 않겠니... 이러고 입을 턴 것이 레전드임. '하나님께서 모든 인간에게 자유의지 주셨는데 왜 내가 니네 교회를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니~' 로 시작해서 걔를 한참이나 괴롭히고 있었다는 괴담이야... 나는 어떻게 이런 모욕적인 말만 골라서 쓸까. 아주 고민이야 고민...
문장도 옛날 번역이라 어렵게 되어있고 비유도 많고 읽기 쉬운 글은 아니지. 간단한 일화도 막 두세번씩 곱씹어야 뭔말인지 이해할수 있거든. 어떻게 해석하는건지 예를 들어주면 조금 도움이 되려나 싶어서 하나만 가져와볼게.
한 장을 통째로 가져오는건 글자수를 너무 많이 먹으니까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고 대신 위치를 알려줄게.
대충 요한복음 4장에서 예수님이 사마리아 지방을 지나가다가 우물가에서 쉬게 돼. 그때가 6시 쯤이었는데 한 여인이 우물에 물을 길러 나와. 오래 걸어와서 지쳐있던 예수님은 여인에게 물을 조금 나눠달라고 해. 하지만 그때 당시에 유대인은 사마리아를 천시했거든. 그래서 원래 유대인들은 우리를 상종도 안하더니 목마르니까 물달라그러네? 하고 거절당하지. 중간 문답은 대충 생략하고, 예수님은 여인에게 말해. 너는 오히려 내게 물을 달라고 구해야 한다. 이 우물의 물은 마시면 다시 목마르지만 내가 주는 물을 마시면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여인은 물동이를 내려두고 마을 사람들에게 가서 복음을 전하게 되지.
자 여기서 마시면 목마르지 않은 물이 복음을 의미한다는건 추측하기 쉬워. 하지만 그걸 알아도 좀 이상하잖아? 복음을 들으면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거라고 말은 해도 기독교인이라고 물을 마시지 않고 살수 있는건 아닌데. 아무리 들어도 뜬구름잡는 소리같은데 그걸 듣고서 여인이 갑자기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됐다고?
사실 여기서 핵심은 다른데 있어. 이 일화에서는 여인이 재혼을 6번 한 사람이라는게 나오거든. 그런데 현대에도 이혼하고 재혼하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 그때 그 시절이면 어떻겠어. 자세한걸 알수는 없지만 여인이 계속 자신의 진정한 '남편'을 찾고자 재혼을 반복해왔다는건 추측할수 있지. 인간관계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는거야. 예수님은 그 부분을 지적한거지. 너 지금 아무리 재혼을 반복해도 목마를 뿐이지 않냐.
사실 여인은 예수님한테 남편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았어. 그도 그럴게 외부인이고, 초면이고, 심지어 유대인인데 자기 사정을 줄줄 말할리가 없지. 오히려 남편이 없다고 말했거든. 그런데 예수님이, 이전에 남편이 다섯이 있었고 지금 남편도 남편으로 생각하지 않는구나? 하니까 놀란거지. 말도 안했는데 정확하게 맞춘거잖아.
이때 마을로 먹을걸 구하러 떠나있던 제자들이 돌아와. 제자들은 예수님이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하는걸 보고도 왜 이방 사람과 대화하세요? 이러지 않았단말이야. 비록 속으로는 이상하게 여겼어도. 그런데 아까도 말했듯이 당시 유대인은 사마리아인을 천시했단말이야. 그게 여인에게 알려준거지. 이들의 신은 우리가 이방인이라고 차별을 두지 않네?
그 모든게 맞물려서 여인으로 하여금 예수님은 선지자고 그들의 신은 진짜구나 하고 생각하게 만든거지.
자 이렇게 간단한 일화를 하나 해석해봤는데 청새치씨가 성경을 해석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네. 좀 어렵지... 많이 어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