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걸 다루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지. 예를 들면 요루시카의 말해줘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함. 그거보다 심각하고 적나라하고 왜곡된 생각을 퍼블리싱 하고싶으면 서브컬처 정도로 만족하라고. 솔직히 스트리머들이 그렇게 좋은 일 하고있다는 생각은 안 든다. 나쁜 문화를 엄청나게 빨리 퍼지도록 하잖아.
지금 현시점에서 내가 생각하는 소신/사회악 작품을 다루고 있으니 사회악이라는 건 양심없는 쾌락이 여기에 해당됨.
소신 : 지금은 차별받을지라도 다양성에 기여하는 것들(예: 인간이 반드시 다른 한 인간을 사랑하고 결혼해서 생을 마쳐야 한다는 것은 편견이고, 다른 형태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 사회악 : 내 고통과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소문 쪼가리와 망상을 범벅한 것을 작품이라는 형태로 발싸하는 것(예: 나는 불량품이라서 죽어야 해)
오늘 오전에 이 얘기를 한 이유가 있음. 내가 좋아하는 곡 가사중에 '너 나를 감당하기 힘들댔지, 내가 지나친 게 아니라 니가 부족한 거야' 이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듦. 어떤 장르든 모두 마찬가지지만 특히 음악은 좋은 거를 들어야된다. 하루하루 사는 게 죽도록 힘들 때야말로 거장의 음악을 들을 때임.
뭔가 작품에서 그런 걸 보여주면 좋겠다 싶었던 것들 위주로 >>834 를 다뤄보겠음. 홍토끼 소설강의 듣다가 이런 주인공 나올 수도 있음.
나는 '내 능력 안에서 내가 아는 것만 신경쓰겠다'는 이기주의에 기반한(?) 이타주의도 작품에서 다뤄지면 좋겠다고 생각함. 작품에서 너무 극적으로다가 주인공의 능력을 과장하고 기적에 가까운 그런 사건들이 현실... 특히 21세기 한국인으로서는 별로 감흥이 없음. 그 이상이 없다는 지적을 받을지라도 1인분은 확실히 해내는 그런 인물들을 그려보고 싶기도 해. 구세주도 영웅도 아닌, 약간 잘났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그냥 사람.
뭔가 귀찮씨가 언급한 무성애 캐릭터나 그런 사랑을 다룬 작품...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하는 사람을 다룬 서브컬쳐는 마리갤에서 한 번 다룬 적이 있긴 하다. 마치다 군의 세계 https://youtu.be/aALN4Cra_wI 리뷰를 링크하면서 시작해보겠음... 일단 내가 아는 것 중에서는 이게 그나마 가까운 것 같다. 근데 이거는 인류애랑 애정이 구별이 안 되는 청소년 캐릭터였고, '짜잔, 주인공은 무성애자가 아니었습니다!' 가 아니라 모든 사람을 가족처럼 사랑하던 캐릭터가 자신만의 사랑을 찾는 과정이 살짝 가미된 힐링물이니까 무성애를 다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른 사람을 예술작품(타자화된 대상이 아니라 찬미하고 보호해야 할 대상)이나 가족처럼 여겨서 성적인 욕망을 느끼지 않는 인물의 삶이 어떨까... 건강하지 못한 관계에서 고통받고 트라우마로 감정을 잃은 캐릭터와 동행하게 해서 이 둘을 비교하는 이야기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함. 흔히 사람들이 '무성애자가 된 거 아니야?' 라고 말하기도 하니까.
그래서 주인공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이 이 인물이 사건을 겪고, 다른 인물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천천히 드러나게 하는 것이 이게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엄청 답답한 거 아는데, 그렇게 천천히 진행되는 소설도 있다면 보고싶음. 안나 카레니나가 심리묘사 소설로 유명하니까 좀 이런 걸로다가...
갑자기 생각난 건데 알지도 못하면서 퀴어가 차별을 당하면 뭐 얼마나 힘들고 이런거 하지 말고 '정체성이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다르게 생각할까?' 나 '정체성이 다르면 다른 삶을 사는가' 나 '정체성이 다른 사람이 공존한다는 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같은 걸 주제로 하는 그런 건 없나. 제대로 조사 뛰어서 말이지. 퀴어소설은 그냥 그들이 알아서 하게 냅둬...